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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프간 피랍자 석방 협상] 교착상태 ‘맞교환 협상’ 물꼬 트나

    백종천 대통령 특사의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 면담으로 교착상태에 빠진 한국인 피랍자 석방 교섭에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 백 특사는 29일 오후(한국시간) 카르자이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석방 교섭의 관건인 ‘한국인 피랍자와 탈레반 수감자의 맞교환’을 비롯해 아프간 정부의 탄력적인 대처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르자이 대통령이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우리가 별도로 언급할 내용은 아닌 것 같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靑 “아프간 정부인사 발언 비공개” 백 특사는 ‘테러집단과 협상불가’라는 원칙만 앞세우는 아프간 정부의 입장이 인질의 무사귀환을 목표로 하는 우리 정부측과 괴리가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또 그는 ‘피랍자-수감자’ 맞교환 카드, 아프간 내 우리 군부대 조기 철군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 대변인은 이날 오후 6시30분부터 50분 동안 청와대에서 열린 안보정책조정회의 직후 “면담 성과를 공개하는 것은 탈레반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고, 우리에겐 위험한 정보가 새어 나가는 것”이라면서 “면담 결과와 관련해 갖가지 외신 보도가 나올 텐데 어느 것에도 국내 언론이 휘둘리지 말아 달라.”고 밝혔다. 백 특사는 현지 상황을 좀더 지켜 본 뒤 필요하면 아프간 정부측 인사를 더 만나거나 적절한 귀국 시점을 판단할 것이라고 청와대는 밝혔다. 하지만 지난 27일 현지에 파견된 백 특사가 이틀이 지나서야 카르자이 대통령과 만날 수 있었다는 점은 한국 정부의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음을 시사한다. ●현지 원로 활용등 간접 접촉 시도 아프간 정부는 지난 3월 납치된 이탈리아 기자를 석방하는 조건으로 탈레반 수감자를 풀어 줬다가 국제사회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고 “다시는 테러조직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이 때문에 국민의 생명을 우선시해야 하는 한국 정부와는 시각이 다를 수밖에 없다. 백 특사와 카르자이 대통령의 뒤늦은 면담에서 양국 정부를 만족시키는 극적인 해결방안 도출을 기대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한국 정부로서는 현지 원로 등을 매개로 탈레반측과 간접 접촉을 시도하는 등 전방위 자구 노력과 함께 미국·아프간 정부를 최대한 설득하는 총력 외교전을 병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아프간 협상 중대국면] 향후 협상 시나리오는

    [아프간 협상 중대국면] 향후 협상 시나리오는

    한국인을 납치한 탈레반 무장세력이 협상 내용을 둘러싸고 내부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향후 협상 시나리오도 다양한 그림이 그려진다. 우선 ‘인질 맞교환’ 방식으로 협상이 전개될 상황을 가정해 볼 수 있다. 현재 생존해 있는 인질 22명과 동수인 탈레반 수감자 22명을 전면적으로 혹은 단계적으로 교환하는 방안이다. 그러나 이는 탈레반이 다산·동의부대 철수 요구 이후 들고 나온 카드다. 성사되면 배형규 목사를 살해한 것으로 추정되는 탈레반 내부 강경파의 요구 조건을 들어주게 되는 셈이다. 그래서 미국과 아프간 정부가 반대하는 방안이다. 또 다른 가능성은 인질과 수감자 일부를 맞교환하고 나머지에 대해서는 몸값을 지불하는 것이다. 일부 인질을 풀어줌으로써 탈레반 내부에서 맞교환을 원하는 강경파에 명분을 주고 몸값을 요구하는 온건파도 설득시킬 수 있는 시나리오다. 특히 몸값 지불의 경우 협상 전문가들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으로 꼽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인질 안전은 보장할 수 있지만 미국과 아프간 정부를 설득해야 하는 어려움이 남아 있다. 미국과 아프간 정부에 명분을 주면서도 인질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협상 내용을 외부에 알리지 않는 물밑 맞교환 방안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인질 맞교환이든, 몸값 지불이든 탈레반이 원하는 것을 해주되 이를 반대하고 있는 미국과 아프간 정부에는 비밀로 협상을 진행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비밀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군사 구출작전을 감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배 목사가 살해되기 전까지는 인질들을 보호하는 차원에서도 무리한 구출작전보다는 원만한 협상을 선호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인질이 살해되는 상황에서 미국이 아프간에서 탈레반의 영향력 확대를 두고 보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아프간 협상 중대국면] 우리도 伊·佛처럼 양면작전?

    |파리 이종수특파원|‘철군 압박과 막후 협상.’ 지난 4월 비정부기구(NGO) ‘테르 당팡스’소속 구호활동가 2명이 탈레반에 납치되자 프랑스 정부는 이 두 방법으로 문제를 풀었다. 앞서 3월 라 레퓌블리카 기자 다니엘레 마스트로자코모가 납치될 때 이탈리아도 같은 경우였다. 탈레반에 실리와 함께 명분을 주는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또 ‘말을 잘 듣지 않는’ 아프간 정부의 설득에도 ‘철군 카드’는 잘 먹히는 등 ‘양날의 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프랑스 구호활동가 셀린 코르들리에와 에릭 담프르빌이 아프간 가이드 3명과 함께 아프간 남부 님로즈에서 납치된 것은 지난 4월3일. 당시 탈레반이 요구한 것은 아프간 주둔 프랑스군 1000여명의 철수와 탈레반 수감자 석방이었다. 프랑스는 아프간 주둔 프랑스군의 철군 카드와 탈레반측과 막후에서 인질 몸값 협상을 병행하는 양면전략을 구사했다. 먼저 공식적으로는 철군 시사 발언이 나왔고 고위급 인사의 방문으로 이어졌다. 피랍 다음날 두스트 블라지 외교장관은 언론을 통해 “프랑스군이 아프간에 계속 주둔할 이유가 없다.”고 철군을 시사했다. 이어 19일에는 외교차관이 직접 카불을 방문,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에게 ‘철군 압박’ 카드로 인질 석방을 촉구하는 강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프랑스의 철군을 시사하는 발언이 잇따르자 탈레반측은 5월5일 “프랑스 정부에 대한 선물”이라며 여성 인질 코르들리에를 석방했다. 그리고 철군 시한도 프랑스 대선이 치러지는 5월6일로 연장했다.그러자 당시 대선 후보였던 니콜라 사르코지 현 대통령은 대선 결선투표 직전인 5월5일 “당선되면 파병 병력을 철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탈레반은 5일 뒤인 11일 남성 인질 담프레빌마저 석방했다. 탈레반 대변인은 “사르코지 당선자가 프랑스군 철수 의사를 시사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함께 납치된 아프간 가이드 3명도 27일 풀려났다. 인질 석방을 위해 일체의 몸값도 지불하지 않았다는 게 프랑스의 공식 입장이다. 이와 관련, 르 몽드는 5월11일,29일자에서 “프랑스 정부가 인질구출을 위해 500만달러를 준비했는데 이 가운데 200만달러(약 18억 4000만원)를 지불했다.”고 보도했다. “이탈리아의 경우 당시 철군 카드로 아프간 정부를 압박, 탈레반 수감자의 석방을 이뤄낼 수 있었다.”고 파리의 고위 외교소식통은 지적했다. 철군 카드가 탈레반뿐 아니라 아프간 정부를 움직이는 데도 적절하게 사용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vielee@seoul.co.kr
  • 정부 ‘조기철군 카드’ 제시할듯

    정부 ‘조기철군 카드’ 제시할듯

    아프가니스탄에서 납치돼 억류 중인 한국인 22명의 석방을 위한 정부의 ‘전방위 외교’가 27일 최고조로 치달았다. 한국인 인질과 탈레반 수감자 맞교환을 위해 압박 수위를 높여가는 등 총력 외교전을 펼쳤다. 정부의 한 고위당국자는 이날 “탈레반과 아프간 정부의 협상을 진전시키고 인질 문제의 조기 해결을 위해 아프간 주둔 한국군의 ‘조기 철수 카드’를 제기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프랑스와 이탈리아도 올해 3월과 4월 아프간에서 발생한 자국민 인질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탈레반과 아프간 정부에 주둔군을 조기철군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협상을 성공적으로 해결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탈레반측은 이날 다시 한 차례 최종 협상 시한을 무기한 연장했다고 신화통신 등이 아프간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독일 dpa 통신은 현지 협상관계자의 말을 인용,“세 그룹으로 나뉜 탈레반 납치범들이 내부 의견조율이 안 됐다며 더 많은 시간을 원했다.”고 보도했다. 탈레반은 여성 인질 일부를 민가로 옮기는 등 감시가 완화된 것 같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통신은 “탈레반이 신뢰하는 지역 주민의 가옥”이라면서 탈레반 무장요원은 동행치 않은 것 같으며, 민가에서는 의식주가 제공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알자지라 방송은 “한국인 인질 가운데 일부가 석방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지만 카리 유수프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은 이날 밤늦게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협상에 아무런 진전도 이뤄지고 있지 않다.”면서 “이런 식으로 협상이 진행될 경우 인질들의 생명이 위험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한국의 백종천) 대통령 특사가 석방 협상을 진전시키는 데 도움이 못 되고 있는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편 정부는 27일 노무현 대통령 특사인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이 아프간 수도 카불에 도착함에 따라 탈레반측과의 협상과 별개로 아프간 정부와의 대화를 강화하는 등 다각도의 석방 교섭에 착수했다. 백 특사는 이르면 28일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을 만나 한국인 인질 조기 석방을 위한 공조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백 실장은 대통령 특사인 만큼 고위급 수준에서 포괄적이고 심도 있는 협의를 할 것”이라고 밝히고 “카르자이 대통령을 비롯, 아프간 정부 안보관계자들을 두루 만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백 특사가 카르자이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조기철군 카드를 제시할지 주목된다. 정부는 한국인 인질 22명을 일괄 석방토록 한다는 기존 방침도 수정, 탈레반과의 협상 추이에 따라 순차적 석방도 적극 검토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사태의 조기타결을 위해 이슬람 민간 전문가인 황의갑 한국외대 연구교수를 현지에 급파, 협상단에 합류시켰다. 또 국정홍보처 소속 김승호 주 인도 대사관 홍보관도 함께 파견했다. 정부의 협상 채널을 다각화하고, 탈레반의 외신 홍보전에 적극 대응하는 차원으로 보인다고 정부관계자는 전했다. 억류 9일째인 이날 남성 인질 1명이 아파 치료를 받았다고 미국 CBS가 보도했다. 한편 알자지라 방송은 아프간 정부소식통의 말을 인용,“26일(현지시간) 오후 한국인 5명을 태우고 카불에서 칸다하르로 향하던 버스가 첫번째 검문 초소에서 아프간 경찰에 적발됐다.”고 전했다. 알자지라는 이들의 경로가 이미 피랍된 한국인 봉사대원들의 이동 경로와 똑같았다고 밝혔다. 이들의 소속이나 이동 목적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YTN이 보도했다. 앞서 아사히신문은 25일 밤 현지 탈레반에 인질 몸값의 일부가 전달됐다고 보도했다.8명을 우선 석방하기 위해 몸값이 지불됐고 나머지 인질교환시 잔액을 지불하려 했으나 우선 석방이 무산됐다는 것이다. 이춘규 최광숙기자 taein@seoul.co.kr
  • [아프간 협상 중대국면] 대통령특사 협상 어떻게

    아프가니스탄 피랍사태 핵결을 위한 정부 움직임이 급류를 타기 시작했다.27일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이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현지에 도착한 데 이어 정부 요청을 받은 민간 이슬람 전문가가 이날 현지로 떠나는 등 한국인 피랍자 조기 구출을 위한 움직임이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는 한국인 인질들의 건강이 날로 악화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 최대한 조속히 석방 협상을 마무리지을 방침이다. 특히 탈레반 수감자들과 한국인 인질의 맞교환 여부가 협상 타결의 관건이 될 공산이 크다는 판단에 따라 아프간 정부 및 관련국들을 설득하는 데 역점을 둘 것으로 알려졌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이 이날 “백 특사의 활동은 아프간 정부 고위층과의 협력에 중점이 두어질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탈레반의 강·온파간 이견을 감안, 한국인 피랍자들을 선별적으로 구출하는 방안도 조심스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피랍자 22명 전원을 일괄 구출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지만 상황에 따라 유연한 대응도 불가피하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백 특사 등을 통해 아프간 정부 및 미국 등의 보다 적극적인 협력을 이끌어내는 동시에 죄수·인질 맞교환보다 몸값에 더 관심을 보이는 탈레반 온건파에 대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협상카드를 제시한다는 방침인 것이다. 그러나 선별대응 카드는 자칫 남은 피랍자들의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 데 정부의 고민이 있다. 지금으로선 이같은 위험 요소를 최대한 제거하는 것이 정부 대책의 관건인 것이다. 정부가 민간 이슬람 전문가인 황의갑 한국외대 연구교수를 이날 비밀리에 현지에 급파한 것도 선별협상에 따른 위험을 보완하고 협상이 장기화할 가능성에 대비하는 포석으로 보인다. 정부는 인질·죄수 맞교환 카드를 관철하기 위해 관련국들에 ‘다산·동의부대 조기 철군’을 압박카드로 꺼내드는 극약처방도 강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특파원 칼럼] 인질석방과 미국의 역할/이도운 워싱턴 특파원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에게 납치된 한국인 인질들을 석방시키기 위해 미국은 얼마나 큰 도움을 주고 있을까? 워싱턴의 고위 안보소식통은 한국과 미국의 외교·국방·정보 기관들이 납치 사건 발생 직후부터 줄곧 긴밀하게 협력해 왔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 국가정보국장의 직속기구인 대테러센터(NCTC)는 탈레반의 조직 구조와 조직원, 납치 및 협상 행태, 현지 정황 등과 관련해 그동안 축적해온 정보들을 우리 정부에 전달했다고 이 소식통은 설명했다. 그러나 인질이 살해되는 상황까지 발생한 이번 사태와 관련한 한·미 정부의 ‘절박감’에는 온도차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한국 정부는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의 말대로 인질들을 구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려 할 것이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인질들이 미국인이 아니기 때문에, 그리고 납치범 등 테러리스트들과는 협상하지 않는다는 원칙 때문에 한국을 지원하는 데 어느 정도 한계를 두는 것 같다. 사우스캐롤라이나대학의 테러 전문가인 매튜 드플렘 교수는 “아프간 납치 사태와 관련한 한국과 미국의 전략적 이해관계는 다르다.”면서 미국의 역할에 너무 많은 기대를 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드플렘 교수는 “미국 정부는 한국이 아프간에서 탈레반과 알 카에다와 맞서 싸워주기를 바랄 것”이라고 말했다. 보수적인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의 한반도 전문가인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이번 인질 사태와 관련해 한국과 미국이 어떻게 협력해야 하겠느냐?”는 질문을 던지자 “한국 정부는 미군 및 연합군과 협력해 군사적 구출작전의 타당성이 있는가를 고려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티모시 키팅 미 태평양군 사령관도 지난 24일 “한국 정부가 미국 대통령에게 지원을 요청해 지시가 내려온다면 우리는 신속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한 점으로 미뤄볼 때 미국 정부가 협상보다는 군사작전을 선호할 수도 있다고 짐작하게 된다. 이번 인질사건이 아니더라도 최근 미국 의회에서는 이라크와 마찬가지로 다시 정황이 혼미해져 가는 아프가니스탄에 대규모 미군을 투입, 탈레반 세력을 소탕해야 한다는 강경한 목소리가 힘을 모으기 시작하는 상황이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미 정부가 탈레반과의 인질 석방 협상을 앞장서 돕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인질 석방을 위해서는 탈레반이 요구하는 수감자 석방이 해결돼야 하며, 그러려면 미국이 아프간 정부에 압력을 넣어줘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탈레반에 납치된 한국인 23명은 미국인은 아니지만 아프간에서 봉사활동을 벌이며 미국이 희망하는 아프간의 ‘안정화’에 작은 힘이나마 보탠 사람들이다. 또 미 정부가 한국 인질의 석방을 돕는다고 해서 대테러전의 원칙을 크게 훼손하는 것일까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있다고 본다. 미국도 협상을 통해 인질 문제를 해결한 사례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라크 전이 발생한 이후 현지에서 납치된 미국인은 모두 22명이라고 한다. 이 가운데 6명이 살해되고,11명은 생사가 불명확하지만,5명은 석방됐다고 한다. 석방된 5명 가운데 한 명은 스스로 탈출했고, 또 한 명은 군사 작전에 의해 구출됐다. 나머지 3명은 납치범들이 풀어줬다고 한다. 납치범들과 미 정부 사이에 협상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이번 인질사태는 미국이 아프간 정부에 압력을 넣어 탈레반 수감자를 석방하면 문제가 해결되는 간단한 구조가 결코 아니다.”고 문제의 복잡성을 강조했다. 아프간 상황은 복잡하고 미국 정부도 힘든 상황이지만, 한국은 더욱 큰 어려움에 빠져 있다. 그런 시점에서 한국의 유일한 동맹국인 미국이 어떤 선택을 해줄 것인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다. 이도운 워싱턴 특파원 dawn@seoul.co.kr
  • [아프간 협상 중대국면] “남부 총사령관이 납치한 듯”

    아프가니스탄 반군인 탈레반에 의한 한국인 인질 사태가 9일째로 접어들면서 탈레반이 아프간 정부, 한국 협상 대표단과 최종 시한을 넘겨 협상을 계속 하는 것으로 교민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미국을 중심으로 한 다국적군이 탈레반 거점에 대한 대규모 공습 등 공세를 강화하고 이에 맞서 탈레반도 저항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어 교민들은 불안감을 떨치지 못했다. 특히 인질사태 해결의 핵심 열쇠를 쥔 미국이 테러리스트와는 협상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의회에선 탈레반을 소탕하기 위한 군사작전을 벌여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어가고, 일본도 아프간 전역에 있는 자국민들에 대해 대피 권고를 내려 인질 사태를 둘러싼 외부 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어 관계자들은 더욱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 하지만 아프간 현지에 우리 정부의 최고위급이 파견돼 있고 노무현 대통령 특사도 급파돼 탈레반과 접촉 내지 협상 채널을 다각도로 가동하고 있어 현지 교민들은 인질 사태 해결의 꿈을 되살렸다. 더욱이 프랑스의 경우처럼 우리 정부가 아프간 정부에 ‘조기 철군카드’로 압박할 것으로 알려져 교민들은 상황이 희망쪽으로 반전되기를 기대했다. 협상과 관련, 아프간 문제 전문가인 크리스토퍼 랭튼은 한국 통신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인 인질 납치범은 아프간과 파키스탄 국경지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탈레반 남부지역 총사령관 만수르 다둘라일 가능성이 있다.”며 “그는 강경파로 한국인 인질과 탈레반 수감자의 맞교환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혀 인질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앞서 AP 통신 등 외신은 아프간 헬만드주 게레시크 지방의 행정책임자 압둘 마나프 칸의 말을 인용, 헬만드주 쿰바라크 마을에서 26일 오후 탈레반과 아프간 정규군 및 미군 주도의 연합군 사이에 치열한 교전이 발생, 공중 폭격으로 탈레반 50명과 민간인 28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해 인질협상에 악영향이 미칠까 하는 우려가 커졌었다. 일본 정부는 25일 카불과 잘랄라바드를 포함하여 아프간 전 지역을 대상으로 자국민에 대한 ‘대피 권고’를 내렸다. 그동안 ‘입국 연기’ 수준에 머물렀던 카불에 대해 가장 높은 위험 단계인 ‘대피 권고’가 내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납치사건을 취재 중인 아프간 언론사 기자는 익명을 전제로 27일 한국 통신사와의 통화에서 “탈레반이 수감자 교환이 유일한 요구라고 주장하지만 사실상 돈을 바랄 가능성이 높다.”고 말해 탈레반이 이미 몸값을 받아놓았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그는 “한국인 인질이 억류된 것으로 추정되는 가즈니주 카라바그 지역은 강경한 정통 탈레반이 아니라 비교적 온건한 세력이 장악한 지역”이라며 “이들은 그동안 대부분 납치를 한 뒤 돈을 받고 인질을 풀어줬다. 따라서 이번에도 돈이 이들의 궁극적인 요구사항으로 보인다.”고 말해 관계자들을 조금은 안심시켰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모두 매우 아프다…도와 달라”

    탈레반 무장세력이 피살된 배형규 목사를 제외한 한국인 인질 22명 전원을 억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여성 인질 한 명의 육성이 26일 공개됐다. (출처 美CBS 홈페이지) 미국 CBS방송은 자신을 ‘현주’(현지 안내인 임현주씨)라고 밝힌 여성이 CBS와의 단독 전화통화에서 “우리는 지금 힘들고 어려운 시기에 처했다.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고 전했다. 탈레반 사령관의 주선으로 3분간 한국어와 아프가니스탄 파르시어로 이뤄진 전화통화에서 그는 “우리 모두는 매우 아프고 건강이 아주 좋지 않으며 처참한 상황에 빠져 있다.”면서 “하루하루를 매우 어렵게 보내고 있다. 한 사람도 다치지 않고 돌아갈 수 있게 부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한국인 인질들이 남녀 두 그룹으로 격리돼 있다면서 자신은 나머지 여성 17명과 같이 있으며, 남성 인질들은 따로 억류돼 있다고 말했다. 배형규 목사의 피살 사실도 알지 못했다고 CBS는 덧붙였다. 연합뉴스도 아프간 소식통의 말을 인용,‘Chan Cho’라는 이름의 여성 인질이 지역 라디오 언론과의 통화에서 “지금 건강이 아주 좋지 않다. 그런데 탈레반이 약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알자지라 방송은 인질 중 일부가 음식물 섭취를 거부하고 있어 탈레반 요원들이 음식을 먹으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탈레반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으나 아프간 소식통은 이를 부인해 사실여부에 대한 의문을 낳고 있다. 앞서 탈레반 무장세력은 동료 수감자 8명에 대한 석방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다른 인질들의 목숨을 빼앗을 것이라고 재차 위협, 또 다른 희생자가 나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조되기도 했다. 일본 NHK방송은 저녁뉴스에서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의 협상이 재개됐으나 난항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알자지라는 “탈레반이 아프간 정부와 죄수 8명을 교환하는 협상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는 엇갈린 보도를 내보내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영국 더 타임스는 “한국 정부가 몸값을 지불하려고 탈레반과 약속을 잡았으나 탈레반이 겁을 먹고 약속 장소에 나타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정부 당국자는 “구체적으로 확인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아프간 피랍 중대국면] 1차 협상 결렬 안팎

    한국·아프간 정부측과 탈레반측의 한국인 피랍자 석방협상이 본격화한 25일 탈레반측은 오후 6시쯤 “협상이 실패했다.”며 일부 인질의 살해 가능성을 밝혔다. 이에 대한 진위가 파악되지 않은 상황에서 결국 인질 중 한 명인 배형규 목사의 시신이 발견되면서 석방 협상은 파국으로 치달았다. 배 목사를 살해한 탈레반측 강경파 조직은 대변인을 자처한 유수프 아마디를 통해 8명의 탈레반 죄수와 한국인 인질을 맞교환하자며 명단까지 제시했으나 아프간 정부측이 이에 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결국 죄수와 인질 맞교환이 이뤄지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일부 외신에 따르면 아프간 정부 당국자는 “수감 중인 탈레반 요원 8명의 석방을 약속했다.”고 밝혔으나 아프간 정부측은 탈레반 죄수 명단에 절대로 풀어줄 수 없는 수감자들이 포함돼 있어 탈레반 요구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8명의 탈레반 죄수들은 미국과 캐나다, 영국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평화유지군의 감옥에 수감돼 있는 상황이어서 더더욱 아프간 정부가 석방권을 행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한국인 인질을 분산 억류한 납치세력 중 몸값을 중시하는 이른바 ‘세속화된 조직’이 거액의 돈을 받고 다른 인질 8명의 석방을 추진하자 강경파 진영이 이에 제동을 거는 동시에 맞교환 협상에 소극적인 아프간 및 미국 정부를 한껏 압박하려 배 목사를 희생양으로 삼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탈레반 죄수 석방과 관련해 우리 정부와 아프간·미국 정부, 나토 등 4자가 어떤 공감대를 이뤄내느냐가 여전히 석방 협상의 관건인 셈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국내외 전문가가 제시하는 해법] “美 등과 협력… 탈레반에 명분줘야”

    생사의 기로에 서 있는 22명의 인질들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기 위해선 탈레반 내부의 강경파를 만족시키는 카드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리를 추구하는 온건파는 금전 제공 등 물밑 거래로 설득이 가능하고, 우리 정부의 힘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이다. 문제는 탈레반 수감자 석방을 지상 과제로 삼은 강경파에게 명분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두 번 다시 인질과 포로를 교환하는 일은 없다.’는 아프간 정부를 압박하기 위해 카르자이 정권을 쥐고 흔드는 미국을 설득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는 분석이다. ●최진태 한국테러리즘연구소장은 “표면적으로는 아프간 정부가 당사자이지만 키를 쥐고 있는 것은 미국이다.‘테러범과 협상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견지하고 있는 미국을 설득하는 데 외교력을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소장은 또한 아프간 정부에 대해서도 “‘이런 식이면 향후 경제적 지원은 기대하지 말라.’는 협박에 준하는 강경한 입장을 표명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종택 명지대 인문대학장(아랍지역학과) 역시 “미국에 대한 외교적 노력이 중요하다.”면서 “테러범들과 협상하지 않는다는 미국의 원칙이 확고하지만, 탈레반 역시 명분을 중요시하는 집단이다. 한 명의 탈레반 포로도 풀어주지 않으면서 해결을 보려고 하는 것은 안이한 생각”이라고 잘라 말했다. 탈레반에 영향력을 지닌 유일한 국가인 파키스탄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분석도 설득력 있게 제기된다. ●이종화 경찰대 교수는 “아무리 뛰어난 협상가가 가더라도 현재 한국 정부가 내놓을 카드는 돈밖에 없다.”면서 “지금까지 우리 정부가 파키스탄의 힘을 간과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탈레반에 대한 파키스탄 정보국의 정보력과 공작능력은 세계 최고수준이며 유착관계 역시 공공연한 비밀”이라면서 “파키스탄 정부에 적극적인 협조와 정보를 요청해야 한다.”고 밝혔다. 인질 1명이 숨진 상황이지만, 감정적인 대응보다는 탈레반을 협상의 대상으로 인식하고 적극적인 설득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장준희 한양대 세계지역문화연구소 연구원은 “정부는 사건발생 초기에 탈레반을 테러단체쯤으로 보고 직접 접촉을 하지 않아 두 번 정도 시기를 놓친 감이 있다. 미국이나 아프간 정부의 협조를 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탈레반을 협상의 파트너로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연구원은 또한 “탈레반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지 않고 있다. 피랍된 한국인들을 분산 수용한 것처럼 하나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면서 “부족 원로회의와 접촉해 지역 경제 원조 등을 명분으로 탈레반들을 직접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병하 조선대 아랍어과 교수는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인질을 납치한 세력이 탈레반 무장 세력이라면 오래 끌지 않을 텐데, 현재 정황에 비춰 보면 각기 다른 부족 단위의 세력이 다른 목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이어 “납치를 당한 입장에서 초조할 수밖에 없지만 이러한 심리를 너무 드러내면 정부가 협상과정에서 역이용당할 수 있다.”면서 “아랍쪽 관행을 보면 사고 자체가 급한 게 없고 느긋한 면이 많다. 이들의 생활양식을 이해하고 문제를 차분히 풀 수 있는 지혜가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임일영 서재희 이경주기자 argus@seoul.co.kr
  • [사설] 더 이상 희생은 없어야 한다

    아프간 피랍 한국인 가운데 배형규 목사가 그제 탈레반에 의해 처참히 살해됐다. 아프간 정부가 수감자 석방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탈레반은 인질을 추가로 살해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나머지 한국인 인질 22명의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이다. 인질 가운데 8명의 석방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 배씨를 살해한 경위도 혼란스럽다. 탈레반은 가난과 질병으로 고통받는 아프간 국민들을 도와주기 위해 찾아간 민간인들을 납치하고, 그것도 모자라 고귀한 생명을 서슴없이 빼앗았다. 이들의 만행은 어떤 이유로도 용납할 수 없다. 그러나 분노하고, 슬퍼하고 있기에는 상황이 너무나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남은 사람들을 모두 안전하게 구해내는 일이다. 탈레반은 외신을 통한 언론플레이로 협상력을 높이려 하고 있다. 탈레반이 한국인 인질을 무기삼아 국제사회에 자신들의 존재를 과시하고, 실질적 지위를 인정받기 위해 이번 협상을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탈레반 내부에서 강경파와 온건파간 지휘체계의 혼선을 빚는다는 분석도 있다. 이같은 상황을 정밀하게 관리하지 못할 경우 제2, 제3의 희생자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는 여러가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치밀하게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특히 교섭통로를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아프간 정부는 국제사회의 눈을 의식해 탈레반의 수감자 석방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부족원로를 매개로 한 협상은 지금까지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했다. 지금은 우리의 외교력을 강화하고,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국제사회의 협력을 이끌어 내야 하는 시점이다. 아프간 정부에 대통령 특사를 보내기로 한 것은 시의적절한 판단이라고 본다. 아무쪼록 정부의 현명하고 신속한 대응으로 나머지 전원이 무사히 석방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 탈레반, 인질 1명 살해

    아프가니스탄 피랍 한국인 23명 가운데 1명이 25일 탈레반측에 의해 끝내 살해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22명의 인질은 계속 억류 중이라고 독일 dpa통신이 보도했다. 이와 관련,AP는 “시신 발견됐으며 살해된 인질은 남성이며 시신은 가즈니주 카라바그 지구의 무셰키 지역에서 머리와 가슴, 배 등에 10발의 총상을 입은 상태였다.”고 현지 경찰간부 압둘 라만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탈레반은 특히 26일 오전 5시30분(한국시간)까지 자신들이 요구한 탈레반 수감자를 석방하지 않을 경우 나머지 인질들도 차례로 살해하겠다고 협박, 사태가 긴박하게 흐르고 있다. 아울러 ‘8명 석방-1명 살해’,‘1명 살해-22명 계속 억류’,‘피살-병사’ 등의 소식이 시차를 두고 전해지는 등 극심한 혼란상이 밤새 계속돼 가족과 당국을 안타깝게 했다. 외신들은 탈레반이 25일 오후 한국인 인질 1명을 살해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그러나 로이터,AFP와 아랍 위성방송 알 자지라 등은 이날 오후 “탈레반이 한국 남성 인질 1명을 살해했다고 주장했다.”며 “탈레반 대변인은 한국 국민으로 하여금 한국 정부에 협상하도록 압박을 가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카리 유수프 아마디 대변인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아프간 정부가 우리 요구를 듣지 않았기 때문에 인질 1명을 총으로 쏴 죽였다.”며 “앞으로도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추가로 살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프간 정부관계자도 인질 1명의 사망, 시신도 발견됐다고 AFP에 밝혔다. ●“아프간 군경·미군 구출작전 위해 병력이동” 탈레반은 사망자의 시신을 인질들을 납치한 지역 인근의 무세키 지역에 버렸다고 주장했다. 알 자지라는 인질들이 억류돼 있는 가즈니주에 집결한 아프간 군경과 미군은 인질 살해소식에 구출작전을 위해 병력을 이동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앞서 아마디가 독일 인질 살해와 관련해서도 아프간 정부군과 다국적군의 공격을 중지시키기 위해 살해했다고 거짓으로 발표한 바 있어 이같은 보도 내용이 사실인지 여부는 최종 확인되지는 않았다. 탈레반은 인질 살해는 물론 나머지 인질들의 석방협상에 대해서도 26일 오전 1시(한국시간 오전 5시30분)를 마지막 협상시한이라고 최후통첩성 제시를 했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나머지 인질들도 살해 할것”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은 로이터와의 전화통화에서 “만약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 죄수들을 오전 1시까지 석방할 준비가 되지 않을 경우 나머지 인질들도 살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탈레반은 한국인 남성 1명을 살해하기에 앞서 한국인 인질 중 8명을 석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dpa통신은 인질들이 억류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즈니주의 파탄 주지사가 “8명이 석방됐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탈레반은 중앙 정부에 압박을 가하기 위해 인질 1명을 살해했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그렇지만 일본의 NHK 방송은 석방된 8명 가운데 7명은 여성이고 남성이 1명 끼어있다고 보도했지만 한국 KBS는 살해된 1명을 제외한 22명이 탈레반에 여전히 억류돼 있다고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dpa와 같은 내용이다. 한편 아프간 정부 협상단을 이끌고 있는 와히둘라 무자디디는 25일 탈레반이 협상 장소에 도착한 자신을 체포하려 했으나 원로들의 도움으로 화를 면했다고 주장했다. 정부 당국자는 26일 새벽 아프가니스탄에서 피랍된 한국인 23명 중 1명이 살해되고 8명이 석방됐다는 보도에 대해 “현재까지 공식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현재 피랍자 8명이 석방되고 1명이 사망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아직 최종 확인은 안됐다.”면서 “현재 확인 중에 있으니 확인이 되는 대로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납치된 23명 가운데 1명이 살해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서초동 한민족복지재단에 모여있던 가족들은 할 말을 잊은 채 충격과 극도의 불안에 휩싸였다. 이춘규기자 taein@seoul.co.kr
  • 美 사법제도 문제점 다룬 다큐

    한국정책방송 KTV는 ‘미국 사법제도의 허와 실-억울한 피해자들(원제:Burden of Innocence)’을 26일 오후 6시에 ‘KTV다큐? 이슈’를 통해 내보낸다. 이 프로그램은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피해자들이 무죄가 입증돼 풀려난 이후 어떻게 사회에 적응해가는지를 다룬 것으로 미국의 인권사각지대에 대한 고발을 담고 있다. 미국의 한 법률자선단체에 따르면, 수감자에 대한 유전자(DNA)조사가 시작된 1989년 이래 최근까지 억울하게 복역한 사람은 모두 201명에 이른다. 성폭행 죄로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던 ‘클라이트 찰스(Clyde Charles)’도 그 중 한 명. 앙골라 주 감옥소에서 18년이나 복역한 그는 뒤늦게 받은 DNA검사로 무죄를 선고받고 자유인이 되었다.
  • [피랍 한국인 1명 피살] 탈레반, 피랍 한국인 살해 왜

    피랍 한국인 23명 가운데 배형규 목사가 살해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이슬람권 전문가들은 탈레반 무장단체가 실리와 명분을 동시에 취하려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민간인을 납치한 탈레반으로선 한국 정부와의 거래를 통해 투쟁 자금을 얻어내는 것도 중요했지만, 조직 내부의 강경파들을 설득할 만한 구실이 필요했다는 의미다. 대테러 전문가인 이종화 경찰대 교수는 “탈레반은 가장 극단적이면서 보수적인 원리주의자들이다. 그들 내부에서도 이번 납치사건을 일으키고 협상이 지연되는 과정에서 마무리지을 명분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여성을 해치지 않는다는 불문율을 지닌 탈레반으로선 남자 인질 가운데 희생양을 찾아야 했고, 인질 가운데 유일한 목사인 배 목사를 선택하는 것이 일종의 종교적 본보기로서 바람직하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국중동학회장 겸 한국외대 중동연구소장인 장병옥 교수는 “탈레반이 협상 시한을 세 차례나 미루면서 성의를 보인 데 대해 우리 쪽에서도 명분을 줬어야 한다. 탈레반으로선 협상 조건으로 내건 동료들을 한 명도 구출하지 못했기 때문에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을 것”이라면서 “명분을 줄 수 없다면 몸값을 올려줘서라도 현지 부족 원로와 탈레반 수뇌부에 물밑 작업을 했어야 하는데 이것이 안 된 것 같다.”고 주장했다. 결국 피랍사건 석방 협상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은 아프간 정부에 절대적 영향력을 지닌 미국이었는데, 단 한 명의 탈레반 수감자도 석방시키지 못한 것은 정부의 외교력이 못 미쳤기 때문이라는 진단이다. 장 교수는 이어 “배 목사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형제, 자매를 안전하게 귀가시키고 나를 희생시키라.’는 식으로 탈레반을 설득하려 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희수 한양대 문화인류학 교수는 “이슬람원리주의자들의 문화적 배경보다는 협상 전략이나 불가피한 차원에서 생겼을 것”이라며 “미국이나 나토군에 의해 매일매일 생사 기로에 서 있는 탈레반에게 합리적인 선택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또한 “일부를 풀어준 것은 대규모 인질에게 먹을 것을 주면서 장기간 데리고 있을 능력이 없었기 때문이거나 협상 테이블에서 더 큰 반대 급부를 얻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면서 “탈레반이 배 목사를 본보기 격으로 죽였는지 (건강이 악화돼) 죽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시신을 처리할 수 없어 내버렸는지는 단정짓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임일영 서재희기자 argus@seoul.co.kr
  • [피랍 한국인 1명 피살] 탈레반 진의파악 급선무

    정부가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을 상대로 한 협상이 배형규(42) 목사의 살해 소식으로 막다른 골목에 처하게 됐다. 그동안 “낙관도 비관도 하지 않는다.”며 신중한 자세를 일관했던 정부로서는 끝내 피랍자 1명이 살해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향후 협상에 ‘빨간불’이 켜질 수 밖에 없음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촉박한 협상 시한 탈레반이 마지막 협상 시한을 현지시각 26일 오전 1시(한국시간 26일 오전 5시30분)로 제시함으로써 정부는 극도의 효율적인 협상력을 발휘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배 목사가 살해됐다는 소식이 외신을 통해 전해진 시각이 25일 밤 9시40분쯤이니까 마지막 협상시한까지는 불과 8시간 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탈레반은 지난 21일 처음으로 협상시한을 제시한 이후 22일,23일,24일 매일 밤 한국시간으로 11시30분으로 협상시한을 연장하다가 돌연 24일 밤 11시30분 이후에는 새로운 협상 시한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다 이번에 새로운 협상 시간을 제시하고 나선 것은 탈레반의 고도의 심리전’이라는 지적이다. 탈레반측이 한편으로는 수감자 8명 석방설을 흘리면서 한편으로는 배 목사를 살해한 것으로 이중 플레이를 취함으로써 향후 협상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죄수를 인질과 맞교환하지 않는다.”는 아프가니스탄 정부의 강경한 입장을 보면서 더 이상 끌려 다녀서는 안되겠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정부 상황 분석·정보력 한계 그동안 교착상태에 있던 협상이 24일 밤부터 수감자와 탈레반 포로 맞교환설, 거액의 몸값 지불설등이 흘러나오면서 사실 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그 어느때보다 높았다. 그러나 25일 오후 들어 탈레반이 돌연 인질 살해 위협을 재차 들고 나오며 위기감이 다시 고조됐다. 탈레반 대변인으로 알려진 유수프 아마디는 AFP통신과의 전화통화에서 “협상시한은 이미 만료됐다.”면서 ”협상에 진전이 없으면 오늘(현지시간으로 25일 오후 2시)한국인 인질 중 일부를 살해할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정부 내부에서는 설마하는 분위기가 우세했다. 하지만 결국 아마디의 발언이 배 목사의 살해 소식으로 이어지자 일각에서는 정부의 상황 분석과 정보력에 한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탈레반이 계속 수감자와 포로의 맞교환을 요구할 경우 정부는 수감자의 선별적 석방에 응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피랍된 23명을 한꺼번에 석방시키겠다는 ‘일괄 타결방식’의 협상 원칙도 지키기 어려운 상황이다. 탈레반이 앞으로 찔끔찔끔 몇명 단위로 석방시키는 식의 협상 전략을 쓸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나머지 수감자들을 무사히 석방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피랍 한국인 석방협상] 탈레반 결국 ‘돈요구 포석’?

    [피랍 한국인 석방협상] 탈레반 결국 ‘돈요구 포석’?

    탈레반측은 자신들이 설정한 시한이 임박할 때마다 시한을 재연장하고 요구조건을 조금씩 바꾸는 등 목표를 최대한 관철시키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24일 저녁 탈레반측과의 협상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정부는 탈레반 죄수 석방은 어렵다고 보고 대신 인질 23명의 석방조건으로 수백만달러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인질과 직접 통화하려면 10만달러를 내라고 요구한 탈레반측으로선 경제적 실리를 챙기려는 의도도 보인 셈이다. 협상 시한인 24일 저녁 7시(한국시간 오후 11시 30분)가 지나도 인질을 살해하지 않겠다고 함으로써 거래를 계속할 의사가 있음도 내비쳤다. 철군, 수감자 석방 등 서방세계와 투쟁을 위한 명분을 요구 조건으로 내세우다 금전적 보상도 추가되면서 탈레반측의 본심이 드러나는 양상이다. 애초 탈레반 무장세력이 지난 19일 한국인 23명을 인질로 붙잡은 이후 처음 내건 석방조건은 아프간 주둔 한국군의 즉각적인 철수였다. 동의, 다산부대 요원 200명의 조건없는 즉각 철군을 내세웠다. 그리고 하루 뒤 철군 시한인 21일 낮 12시(한국시간 오후 4시 30분)가 임박하자 한국정부의 태도가 적극적이라면서 시한을 오후 7시(한국시간 오후 11시 30분)로 늦췄다. 한국정부가 올 12월로 예정된 철군이 이미 예정대로 작업 중이라며 적극 대응한 데 대한 응답이었다. 가슴을 쓸어내린 한국 정부에 “한국인 인질의 운명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숨통을 트여줌으로써 협상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한 노림수였다. 이후 한국 정부와 아프간 정부, 미국 등의 반응을 살펴가며 협상의 완급을 조절하는 수완을 발휘했다. 탈레반측은 한국 정부와 직접 교감함으로써 아프간 정부에 탈레반 수감자들의 석방을 우회적으로 압박하기로 방향을 선회했을 가능성이 높다. 아프간의 가즈니주 탈레반 최고위급 사령관의 석방을 추가로 요구한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협상시한 또 연장… 장기화 우려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인 납치 사건이 발생한 지 5일째인 23일 탈레반 무장 단체가 협상 시한을 24시간 추가 연장했다. 이런 가운데 탈레반과 우리 정부 대표단이 가즈니주 원로들의 중재를 통해 밀고 당기는 협상을 다각도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이번 인질 사태가 장기화 국면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탈레반 대변인은 세번째 협상 시한인 23일 밤 11시30분 직후 인질 석방을 위한 협상 시한을 24시간 다시 연장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프간 정부에 대해 한국 정부 협상단과 직접 접촉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협상 시한 연장은 청와대 대변인의 브리핑에서 이미 예고됐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협상시한 직전인 밤 10시50분 브리핑을 갖고 “협상시한이 있지만 그 이후에도 접촉이 유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 대변인은 이날 밤 청와대에서 열린 안보정책조정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현재로서도 무장단체측과 접촉은 유지되고 있다.”고 말해 24일에도 탈레반측과의 직·간접 접촉이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조희용 외교부 대변인도 “납치단체측과의 협상이 안정적으로 계속 이뤄지고 있으며, 협상 창구는 단일화돼 있다.”고 말하고 “아프간 정부는 중개인 등을 통해 납치단체측과 대면 접촉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앞서 현지 언론인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는 23일 탈레반이 아프간 정부와의 협상이 실패쪽으로 가고 있다며 한국 정부와의 직접 대화를 2차례에 걸쳐 요구하고 나섰다고 보도했다. 탈레반 지휘관인 압둘라 잔의 대변인은 AIP와의 인터뷰에서 “아프간 정부와의 협상은 성공하지 못할 것으로 본다.”며 “우리는 한국정부가 직접 협상에 응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공은 한국과 아프간 정부의 코트로 넘어갔다.”며 “협상 시한 내에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인질들을 살해하겠다고 위협했다. 그는 또 “우리는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면서 “아프간 정부와의 협상이 진행 중이지만 어떤 결론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카리 유수프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도 이날 AFP 통신에 “협상이 잘 진행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해 아프간 정부와의 협상이 어려움에 빠져있음을 시사했다. 가즈니 주 출신의 국회의원인 카일 무하마드 후세이니는 탈레반이 주내 반군 수감자 전원을 풀어달라며 자신들의 요구조건을 높였다고 말했다. 압둘 하디 칼리드 아프간 내무부 차관은 이날 알 자지라 방송과의 회견에서 “아프간 정부가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지만 불법적인 거래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탈레반 수감자 교환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임을 확실히 한 것이다. 위싱턴포스트는 탈레반이 석방을 요구하는 수감자 중에는 2주일 전 체포된 가즈니 주 탈레반 최고위급 사령관이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방한 중인 윌리엄 스탠튼 주한 미국 대사대리는 이날 한국인 피랍사태의 해결을 위해 미국이 적극 협력할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고 외교부가 전했다. 미국은 이 사태와 관련 그동안 침묵해 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22일(현지시간) 아프간 주둔 독일군의 철군 요구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 공영 ARD 방송 회견에서 “우리는 탈레반의 요구를 들어 줄 수 없다.”면서 “아프간에 독일군 증파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최종찬 김미경기자 siinjc@seoul.co.kr
  • [피랍 한국인 석방협상] 정부 “사태 장기화땐 직접대화 검토”

    [피랍 한국인 석방협상] 정부 “사태 장기화땐 직접대화 검토”

    정부는 23일 밤 늦게까지 청와대에서 안보정책조정회의를 열고 대책 마련에 나서는 등 숨가쁜 하루를 보냈다. 납치단체가 정한 협상 시한인 밤 11시30분이 다가오면서 다소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곧바로 탈레반이 협상 시한을 또다시 연장한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자 일단 시간을 확보했다는 안도감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이번 사태가 장기화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감을 감추지 못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안보정책조정회의가 끝난 뒤 “협상 시한 이후에도 접촉이 유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현지에 급파된 조중표 외교부차관으로부터 현지 상황을 보고받으며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장기화되면 탈레반과의 직접적인 대화도 검토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조심스럽게 내놓기도 했다. 앞서 천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무장단체의 요구사항 가운데 가장 중요한게 무엇인지에 따라 정부의 대응도 달라질 것”이라며 “우리 정부의 동의없는 구출작전은 실시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교부 당국자도 “현재도 무장단체측과 여러 경로 통해 접촉 이뤄지고 있다.”며 중단없는 협상이 이뤄질 것임을 강조했다. 정부는 탈레반이 협상 시한을 또다시 연장한다는 외신 보도가 있기전 이미 협상이 연장될 것임을 보고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밤늦게 외교부 브리핑룸을 지키고 있는 기자들과 만나 “장관도 집에 가는데 왜 남아 있냐. 집에 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또 “피랍자들도 집에 가나.”는 기자들 질문에 “하루 이틀만에 갈 수 있겠냐. 조속하고 안전한 귀환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해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정부는 이날 탈레반측이 한국 정부와의 직접 대화 요구와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의 수감자 교환 요구를 거부한다는 외신보도가 전해지자 진위 파악과 함께 탈레반측의 의도를 파악하느라 분주히 움직였다. 그러나 외교부 당국자는 “무장단체로부터 직접 협상하자는 제의는 확인된 것이 없다.”며 부인했다. 무장세력과의 직접 협상을 염두에 두지 않았던 정부로서는 이같은 요구를 무시하기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정부는 탈레반 무장세력의 직접 대화 요구는 그동안 아프칸 정부의 협상이 실패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편 국방부는 현지 대책반을 지원하기 위해 준장 1명과 영관급 4명으로 구성된 협조단을 이날 오후 아프간 현지로 급파했다. 현지 동맹군과 긴밀히 접촉, 정보교류를 보다 강화할 수 있도록 유엔평화유지활동(PKO)에 경험이 있는 인사를 단장으로 했다. 국방부 김영식 해외파견팀장은 알자지라 방송과 긴급 인터뷰를 갖고 “납치된 이들은 선교활동이 아니라 의료봉사활동 중이었고 파병된 한국군도 전투부대가 아니라 의료진료, 재건지원을 수행하는 부대”라고 거듭 강조했다. 최광숙 이세영기자 bori@seoul.co.kr
  • [사설] 아프간과 미국 정부에 바란다

    억류된 한국인 석방조건으로 ‘수감자 맞교환’을 내건 탈레반 무장세력이 아프간 정부와의 협상에 불만을 표시하며 우리정부에 직접 대화를 요구했다는 외신이 들어왔다. 우리는 이같은 요구가 조속 귀환에 장애가 될까 우려한다. 따라서 아프간 정부가 억류된 한국인들의 안전 귀환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최종 판단을 하루빨리 내려줄 것을 기대한다. 한국은 그동안 아프간에 비전투 병력인 다산·동의 부대를 파견해 건설·의료 사업을 전개해 왔고, 민간 부문 역시 봉사활동에 나섰다. 납치된 한국인들이 칸다하르에 있는 병원·유치원에 생필품·의약품·문구류 등을 전달하러 가던 길이었음은 아프간 정부와 국민 모두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처럼 전화(戰火)의 한복판에서 아프간 국민을 돕고자 애쓴 한국인들이 만에 하나 희생되면 아프간 정부는 앞으로 국제사회에 어떻게 도움을 청하겠는가. 우리는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 수감자들을 석방하기가 쉽지 않은 현실을 물론 인정한다. 지난 3월 납치된 이탈리아 기자를 송환하고자 탈레반 수감자들을 석방하면서 다시는 같은 일이 없을 것임을 공언한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경우가 다르다. 납치된 한국인이 23명이나 되며 그 대부분이 여성이다. 게다가 모두가 민간인 자원봉사자이다. 이들의 석방을 위해 결단을 내린다고 해서 비판할 세력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아울러 우리는 미국 정부가 피랍자 석방에 적극 나서 주기를 바란다. 우리 국민과 정부는 미국과의 오랜 우의를 존중해 이라크와 아프간에 파병했다. 그 결과 이라크에서는 김선일 씨가, 아프간에서는 윤장호 하사가 테러에 희생됐다. 그런데도 미 정부가 피랍자 석방에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인상을 준다면 전통적인 우호관계에 악영향을 줄까 걱정이다.23명의 목숨이 달린 일에 미국이 적극적이고 가시적인 노력을 하리라는 우리의 기대를 전한다.
  • [피랍 한국인 석방협상] “아프간 정부 권한없단 말만…”

    “또 하루를 넘겼지만….” 아프가니스탄 피랍사태 닷새째인 23일 협상 시한이 세번째 연장되자 온 한국민이 또 한번 가슴을 쓸어내렸다.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이 제시한 한국인 인질과 탈레반 재소자의 맞교환 요구를 거부하면서 짙은 한숨도 터져 나왔다. 이날 현지언론 등을 통해 탈레반과 한국 정부의 직접 협상론이 불거지면서 정치적 요구에 이어 ‘경제적 보상’이 주요 조건으로 부상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탈레반이 아프간 정부와 한국 정부 양 갈래로 협상 전선을 확대한 점, 인질들에 대해 비교적 양호한 대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석방 협상의 시간을 번 만큼 가시적 성과가 나올 지 주목된다. 탈레반이 재차 협상 시한을 연장하면서 피랍 사태가 장기화 양상을 띌 가능성이 커졌다. 혼선 속에서 낙관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적어도 탈레반이 협상을 통해 실익을 챙기려는 강한 의지가 엿보이기 때문이다. 관건은 한국인 인질 23명과 탈레반 수감자와의 맞교환 요구이다. 수감자 석방은 아프간 정부의 주권 문제이지만 미국·영국 등 주둔 연합군의 막후 입장도 고려할 수 밖에 없다. 탈레반과 아프간 정부의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분위기는 곳곳에서 감지된다. 알자지라 방송은 이날 압둘 하디 칼리드 아프간 내무차관이 인질과 수감자 교환 요구를 수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탈레반 대변인 유수프 아마디는 “인질과 동수인 수감자 23명의 석방을 요구했지만 (아프간) 정부를 대표한다는 사람들이 자신들에게는 권한이 없다고만 말한다.”면서 “그들은 협상의 전권을 가지지 못한 것 같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 거점 지역인 남부 카라바흐 부족장 등 부족 원로를 중개인으로 내세운 협상이 기대와 달리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해 사태 장기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탈레반은 3차 시한인 23일 오후 7시(한국시간 오후 11시30분)을 앞두고 한국 정부와의 직접 대화를 요구하면서 국면은 다시 바뀌었다. 탈레반 지휘관인 압둘라 잔의 대변인은 이날 “우리가 한국과의 직접 협상을 요구하는지 알리기를 희망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협상 시한을 24시간 연장하면서 한국 정부 협상단과의 직접 접촉을 또 다시 촉구했다. 시선은 아프간 정부를 배제한 채 탈레반이 한국 정부와의 협상 테이블에서 꺼내놓을 구체적인 주문에 쏠리고 있다. 그러나 나토가 주도하는 아프간 국제안보지원군(ISAF)의 댄 맥닐 사령관은 “극단주의자들과의 직접 협상은 좋은 생각이 아니며 납치를 하나의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속셈이기 때문에 협상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이날 압둘라 잔의 대변인은 아프간이슬라믹프레스(AIP)와 인터뷰에서 “한국인을 수용한 각 그룹마다 자살폭탄 대원이 배치돼 있다.”면서 “이들 대원은 폭탄이 장착된 조끼를 입고 있다.”고 인질 감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이어 “만약 정부가 어떤 형식으로는 모험을 감행한다면 인질 처형의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며 “군 병력이 진입할 경우 인질들을 살해하겠다.”고 위협했다. 따라서 아프간 군 당국 등이 섣불리 구출 작전에 나설 경우, 끔찍한 인질 처형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다. 이 대변인은 “우리는 개로 하여금 사람을 물도록 하는 기독교도나 유대인이 아니다.”고도 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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