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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놉티콘 /제러미 벤담 지음

    1949년 소설 ‘1984’를 낼 때, 저자 조지 오웰은 자신이 그려낸 빅 브러더(Big Brother)가 불과 60여년 뒤 이렇듯 심각한 형태로 사회 전반을 지배하게 될 줄 예상이나 했을까. 현대 사회는 ‘1984’ 속 텔레스크린보다 더한 감시카메라(CCTV)가 엘리베이터·주차장·현관 등에 설치돼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는 세상이다. 이처럼 보이지 않는 감시체계를 일컫는 개념으로 영국의 공리주의자 제러미 벤담이 1791년 고안해낸 ‘파놉티콘’을 빼놓을 수가 없다. 국내 처음으로 번역 출간된 그의 ‘파놉티콘’(신건수 옮김, 책세상 펴냄)’은 정보 감시가 일상화된 요즘 더욱 비판적으로 다가오는 원형감옥 ‘파놉티콘’의 실현을 주창하고 있다.‘파놉티콘´(panopticon)은 ‘pan´(모두)과 ‘본다´(opticon)를 합성한 것으로 직역하면 ‘모두 다 본다.’는 뜻. 파놉티콘이 적용되는 원리는 이렇다. 중앙에 높은 감시탑을 세우고, 이 감시탑 바깥을 둘러서 원형감옥을 세워 죄수들을 감금시킨다. 이 속에 갇힌 수감자는 감시자의 시선이 언제 어디로 향하는지 알 수 없어 언제나 자신이 감시받고 있다고 느끼게 되며, 이에 따라 규율과 감시를 내면화해 누가 보지 않아도 스스로를 감시하게 된다. 1975년 미셸 푸코는 저서 ‘감시와 처벌’에서 파놉티콘의 감시체계가 권력자들이 폭력과 억압을 관철시키는 구조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푸코는 권력자들이 비정상인으로 분류되는 사람들을 통제하기 위해 ‘일반 상식’ 뒤에 숨어서 사회적 통제와 억압을 행사하고 있다고 말한다. 정신병자는 정신병원으로 가야하고 장애인이 옆집에 살면 불편하게 여기는 것도 바로 이에 해당하며, 이 속에 숨은 것이 바로 파놉티콘의 원리라고 푸코는 강조하는 것이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정부, 탈레반과 대면협상 임박

    한국 정부와 탈레반 무장단체측이 한국인 피랍사태 해결을 위한 요구 조건 등을 놓고 직접 협상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탈레반 무장단체측도 한국 정부와의 직접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 의사를 밝힌 데 이어 구체적 협상 방안을 우리 정부 협상단에 타진한 것으로 외신은 전했다. 이에 따라 오는 5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의 정상회담과 한국-탈레반 무장세력의 직접 대화 결과가 사태 해결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우리 정부는 무장단체측과 직접 접촉을 통해 ‘피랍자와 탈레반 죄수 맞교환’이라는 요구 조건을 바꾸도록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탈레반 대변인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AFP통신과의 전화통화에서 “탈레반이 비밀장소에서 한국 정부 협상단을 만날 팀을 선별했다.”고 밝히고 “우리 대표단이 현재 한국 및 아프간 정부와 접촉 중이며 협상을 언제, 어디서 열지 조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인 피랍사태 보름째인 2일 한·미, 한·아프간 정부는 ‘군사작전 배제’ 방침에 각각 의견을 모았다. 특히 인질 구출을 위한 군사작전 배제 방침은 김장수 국방장관과 와르닥 아프간 국방장관의 전화 통화에서도 재확인됐다. 이날 오후 3시30분부터 15분간 이뤄진 통화에서 와르닥 장관은 “한국 정부의 동의 없이는 실시하지 않겠다.”고 확답했다고 우리 국방부측이 밝혔다. 와르닥 장관은 “적극적인 협조를 지원하겠다.”는 약속도 했다고 덧붙였다. 백종천 대통령 특사는 이날 파키스탄에서 파키스탄 국무장관 등 장관급 인사 2명을 만나 지원을 당부했다.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도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 회의 참석차 방문한 필리핀 마닐라에서 존 네그로폰테 미 국무부 부장관과 회담한 뒤 기자들에게 “미국도 군사작전은 준비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마크둠 쿠스로 바크타이르 파키스탄 국무장관은 그러나 ARF에서 송 장관과 회담한 뒤 AFP 기자와 만나 “우리는 탈레반에 대해 영향력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이날 ARF에 참가한 26개 회원국 외교장관들은 민간인 납치를 규탄하는 성명을 내고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인 석방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접촉의 방식을 다각화하고 있고, 필요하면 접촉면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면서 “앞으로 며칠이 중요한 단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천 대변인은 특히 “현재로선 무장단체의 요구가 ‘수감자 석방’에 집중돼 있는 것 같다.”면서도 “그쪽 요구는 유동적으로 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탈레반 대변인 아마디는 “인질 16명의 건강이 좋지 않으며 여성 2명은 병세가 위중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면서 “한국인 인질은 가즈니주에 없으며 자불, 칸다하르, 헬만드 주 등 여러 주에 나뉘어 있으며 자세한 위치는 공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아프간 수도 카불 와하지 클리닉의 아프간 의료팀이 한국인 인질 치료를 위해 가즈니주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이 2일 전했다. 한편 한국인 인질 석방을 위해 활동해 온 아프가니스탄 정부 협상단장 와히둘라 무자디디 국회의원은 정부측의 비협조적인 행태를 비난하며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고 파지와크 아프간 뉴스 통신이 2일 보도했다. 이춘규 박찬구 김미경기자 ckpark@seoul.co.kr
  • [아프간 피랍 사태] ‘강온’ 넘나드는 탈레반 왜?

    [아프간 피랍 사태] ‘강온’ 넘나드는 탈레반 왜?

    탈레반이 죄었다 풀었다하며 강온 양면 전략으로 몰아치고 있다. 그들의 ‘입’ 카리 유수프 아마디 대변인을 통해서다. 아마디 대변인은 1일 하루 동안 강경 발언부터 유화 제스처까지 전략적으로 구사했다. 마지막 협상 시한인 오후 4시 30분(한국시간)이 넘어선 뒤 탈레반측은 한국인 인질들이 언제라도 살해될 수 있다며 초강경책으로 나왔다. 아마디 대변인은 AFP통신에 “협상시한이 지난 이후에 한명 또는 더 많은 인질들이 언제라도 살해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랍 위성방송 알 자지라도 “인질 4명을 추가 살해할 것”이라는 아마디 대변인의 말을 보도했다. 그러나 아프간군이 가즈니주에서 군사작전을 시작했다는 외신 보도가 타전될 즈음 강경 발언 수위는 급격히 낮아지기 시작했다. 마침내는 인질 살해 위협에서 협상 지속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그는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와 전화 통화에서 “시한이 지났지만 우리는 교섭을 선호한다.”면서 “협상을 통해 문제가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로이터 통신에도 “협상 시한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인질들은 모두 생존해 있다.”고 확인했다. 한국인 인질 4명 추가 살해를 경고한 알 자지라 방송과 파지와크 아프간 뉴스 등 외신 보도도 부인했다. 협상을 강조하는 태도로 선회한 것은 “우리들은 협상에 최대한 노력했다.”는 것을 선전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교섭은 여전히 가능하다.”는 유화 제스처를 취해 강온 양면 카드를 보이면서 명분과 실리를 함께 손에 쥐겠다는 태도다. 결과는 아프간 정부의 책임으로 밀려는 계산이다. 추가인질 살해라는 극약처방을 되풀이하며 아프간 및 한국, 미국 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사전포석으로도 보인다. 또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다 수감자 석방 등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인질 살해가)어쩔 수 없었다는 책임을 전가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한편 2일 탈레반측은 직접 접촉을 원하는 한국 정부의 요청을 받아들여 유화책을 이어 가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날 아마디는 “인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정부와 직접 대화하기 원한다.”고 밝혔다. 탈레반은 아프간 정부를 제치고 자신들이 전면에 나섬으로써 ‘협상당사자’임을 강조하려는 속내를 드러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아프간 군사작전 돌입] 탈레반, ‘자폭요원’ 배치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사태 14일째인 1일 탈레반이 제시한 협상 시한인 오후 4시30분을 넘기면서 인질들이 억류된 가즈니주에서 대규모 군사작전이 시작됐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자 현지 주민과 교민들의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다. 앞서 아프간 정부군이 이날 헬기를 동원해 한국인들이 억류돼 있는 가즈니주 일원에 군사작전을 경고하는 전단을 살포했다는 AP 등 외신 보도가 이어져 군사작전이 임박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이와 함께 카리 유수프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은 인질 구출작전설이 전해진 뒤 이날 한국 통신사와의 전화통화에서 “구출작전이 있을 것이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으나 작전을 개시하면 인질을 모두 죽일 것”이라고 협박해 교민들은 촉각을 곤두세웠다. 탈레반이 이에 앞서 수감자 석방 요구를 거부하면 인질 4명을 추가 살해하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한때 알려지면서 교민들의 애간장을 태웠다. 또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과 절대 거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미 밝힌 상태에서 미국 국무부도 정례 브리핑에서 테러리스트에게 양보하지 않는다며 분명하게 선을 그어 교민들의 안타까움은 극에 달했다. 반면 아프간에 파견된 한국정부 대표단이 이날 탈레반에 억류된 한국인 인질들을 만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가 보도해 극적 돌파구가 마련되는 것 아니냐는 일말의 희망을 가졌다. 한편 탈레반은 아프간과 나토군의 무력 진압에 대비, 인질들을 분산 구금해 놓고 구출작전에 대비해 폭탄 조끼를 입은 자폭요원들을 인질 주변에 배치해 놓았다고 일본 요미우리 신문이 전해 교민들이 낭패감을 갖게 했다. 하지만 탈레반의 잔혹한 인질 살해 행위를 비난하고 인질을 조속히 석방하라는 국제사회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고, 탈레반도 벼랑끝 전술에서 일부 벗어나려는 움직임도 보여 교민들은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미국 CBS 방송은 31일 인질의 납치와 억류에 직접 관여한 고위 탈레반 지휘관의 말을 인용, 전략 변화에 따라 인질 살해를 잠시 중단할 수 있으며 여성 인질들의 우선 석방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해 탈레반의 전술 변화를 시사했다. 또 탈레반이 지난 18개월간 ‘지하드’(성전)를 이끌고 있는 알 카에다로부터 납치와 자살폭탄 테러와 같은 전술을 도입, 알카에다의 아프간 지부가 되는 길로 들어서고 있다고 미국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가 이날 보도해 우려를 더욱 키웠다. 가즈니주 탈레반 지도자 물라 사비르 나시르는 31일 CBS와의 통화에서 아프간 정부가 동료 수감자 석방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자기들을 기만했기 때문에 인질 2명을 살해했다고 주장해 교민들의 가슴을 멍들게 했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아프간 군사작전 돌입] “납치세력은 강경파 압둘라 그룹”

    김만복 국정원장은 1일 국회 정보위원들을 상대로 “피랍자 구출을 위한 군사 작전은 현 단계에서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여의도 모처에서 열린 비공개 간담회에서 “아프가니스탄 특수부대원 200여명이 사건 현장에 파견된 것은 군사작전을 위해서가 아닌 돌발변수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고했다. 열린우리당 선병렬 의원은 이같은 사실을 전하며 “확인하진 못했지만 미국 정부도 군사 작전은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한국인을 납치한 탈레반 세력은 가즈니주 카라바그 지역을 근거지로 활동하는 ‘압둘라 그룹’”이라며 “(이 그룹은)150여 명으로 구성된 소규모 조직이며, 지역 주민과 파키스탄 등에서 유입된 세력이 혼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와 관련해 선 의원은 “애초 납치세력은 몸값을 요구하는 선에서 일을 마무리하려 한 것으로 보이나 탈레반 상부로 보고가 계속 올라가면서 상부에서 정치적으로 이용하려고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탈레반 세력이 배형규 목사를 살해한 이후로는 한국군 철수와 수감동료 석방을 일관되게 요구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아프간 정부는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납치단체에 대한 협상 원칙을 고수하고 수감자 석방 때 예상되는 정치적 부담을 우려하고 있어 접점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그는 “테러에 대응하는 국제사회의 원칙을 잘 알고 있지만 소중한 민간인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이런 원칙을 유연하게 적용하는 것도 인도적 관점에서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또 아프간 여행 위험 사전 경고 여부와 관련해 “지난 2월 관련 첩보를 입수해 아프간에서 활동하는 선교단체는 물론 기업 교민에게도 내용을 통보했다.”고 보고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감사중 감사내용 유출’ 말썽

    ‘감사중 감사내용 유출’ 말썽

    감사원이 시민들의 감사 청구로 진행된 ‘진해항 공유수면 매립 및 군사시설 이전사업’을 감사하는 과정에서 감사 내용이 관련 기업에 유출된 사실이 드러나 파장이 예상된다. 이같은 사실은 이 사업의 사업비 400여억원 감액을 놓고 경남 진해시와 ㈜태영·한림컨소시엄이 다투는 소유권 이전 이행청구소송 변론 과정에서 밝혀졌다. 감사 내용의 중간 유출은 재판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감사원 내부 규정에도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시민단체 “감사원 감사관이 소송중인 사업자에 제보” 1일 ‘진해시운학부 부지 권리찾기 범시민추진위’ 등에 따르면 추진위는 진해 시운학부 이전 사업을 감사 중인 감사원 특별조사본부 김모 감사관이 감사 내용을 소송 당사자인 ㈜태영측에 유출했다는 주장을 했다. 김 감사관은 지난달 12일 진해시청 감사장에서 ㈜태영 백모 과장에게 ‘공사비 감액대상은 1억 8800만원’이라고 확인하고, 서명까지 해주었다. 태영측은 지난달 19일 창원지법에서 진행된 4차 변론에서 이를 인용하고, 확인서를 증거물로 제출했으며, 다음 공판에 백 과장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김 감사관이 확인한 금액은 지난해 3월 이 사업에 대한 정부합동감사 결과와 크게 차이나 형평성 논란을 빚고 있다. 당시 합동감사반은 ‘당초 공사비에 과다 계상된 21억 9000여만원을 감액하고, 설계 변경으로 부당 증액된 부분은 전문가의 검토를 거쳐 감액조치하라.’고 진해시에 지시했다. 이와 관련, 범시민추진위는 성명서를 통해 “최고 감사기관이 대기업에 편승한 편파 감사로 스스로 위상을 추락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위법·부당한 정산 합의로 시민의 재산에 막대한 손실을 가져온 시운학부 이전사업 전반에 대해 공명정대하게 감사하라.”고 촉구했다. ●“중간 결과 확인위해 서명했다” 김 감사관은 감사원 공보관실을 통해 “감액대상 1억 8800만원은 설계내역서의 품셈적용 오류로 과다 계상된 금액일 뿐”이라며 “사업비 전반에 대한 결과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확인서에 서명한 것에 대해서는 “감사 중일 때라도 수감자가 원하면 확인서를 복사해 줄 수 있다.”면서 “중간 결과라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 서명을 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사업자와 용역기관은 수감기관이 아니므로 확인서를 받을 수 없다.”면서 “받을 수 없는 확인서에 감사관이 서명한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문제의 사업은 바다를 매립, 도심에 위치한 해군 시운학부를 이전시키고, 그 터를 양여받아 택지로 개발하기 위해 추진됐다. 진해시는 2001년 12월 태영·한림컨소시엄을 사업자로 선정하고, 공사비는 매립공사 준공 후 시운학부 터로 대물변제하기로 협약을 맺었다. 당시 사업자 선정 과정에 과다한 제한으로 태영·한림컨소시엄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그대로 넘어갔다가 지난해 3월 정부합동감사에서 사업비가 부당 증액됐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다시 불거졌다. 당초 사업비는 309억원이었으나 5차례 설계 변경을 거치면서 무려 768억원으로 늘었다. ●전임 시장 특혜 의혹 시민들의 반대에도 불구, 전임 진해시장은 지난해 6월 퇴임 하루를 앞두고 낮게 나온 시운학부 터 19만 1970여㎡에 대한 감정가액 952억 9000만원을 기준으로 공사비 767억여원을 인정, 주거지역 17만 4629㎡(5만 2918평)와 상업지역 504.9㎡(153평)를 컨소시엄측으로 넘겨주기로 합의해 의혹을 증폭시켰다.3개월 후 재감정 가액은 1291억여원. 진해시는 정부합동감사 지적에 따라 지난 4월10일 2개의 전문기관에 용역을 의뢰, 공사비 66억여원이 부당 증액됐음을 확인하고, 시운학부 터 감정가 차액 338억여원 등 모두 404억원을 공사비에서 감액해야 한다는 내용을 법원에 제출했다. 진해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아프간 군사작전 돌입] 탈레반 “인질위독” 왜 공개?

    “우리에게는 충분한 약품이 없다. 아마도 그들은 죽을 것 같다.” 카리 유수프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은 1일 한국인 인질 가운데 여성 2명이 위독하다며 AFP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도 아마디의 같은 말을 전하면서 “그러나 약은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만 아마디 대변인은 “탈레반 수감자 2명이 석방된다면 병든 여자 인질들을 풀어줄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약은 받지 않겠다” 이어 “이들이 풀려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하며 우리의 요구(탈레반 수감자 석방)를 수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해당 인질의 이름과 병명은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일각에선 탈레반측이 두 명의 여성 인질이 위독하다고 지적하고 나온 것은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 다른 한편으로 여성 인질에 대해 위해를 가하기 위한 사전 포석일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압박수위 높이고 ‘위해´ 포석 지금까지 탈레반이 외국 여성 인질들을 직접 살해한 전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납치됐던 프랑스 여성 구호요원은 26일 만에 풀려났다.2005년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무장세력에 납치됐던 이탈리아 여성은 20여일 만에 석방됐다. 그러나 2004년 이라크에서 무장세력에 납치된 국제구호단체 케어 인터내셔널의 이라크 책임자인 영국인 여성 마거릿 하산은 총살된 바 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사설] 분노하지만 협상은 계속해야

    아프간 무장단체 탈레반이 또 한국인 인질 1명을 살해했다. 무고한 비무장 민간인을 붙잡아 놓고 잇따라 목숨을 빼앗다니, 극악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지금 한국민은 물론 국제사회의 인내심이 한계점에 이르고 있다. 어떡하든 협상을 통해 남은 인질들을 안전하게 귀환시키려는 노력에 더이상 찬물을 끼얹지 말기를 탈레반측에 강력히 촉구한다. 탈레반과 같은 종파인 이슬람 수니파 지도자들조차 인질 억류·살해 행위에 분노를 표시하고 있다. 이집트에서 활동중인 수니파 지도자 압달라 무가위르 후세인은 “아프간 형제들을 도와주러 간 한국인들을 해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탈레반은 이슬람의 절대 금기사항인 여성 살해 위협마저 하면서 광신적 테러집단임을 스스로 보여주고 있다. 이슬람 사회에서도 고립된다면 곧 존재 자체가 사라질 수 있음을 탈레반은 알아야 한다. 워낙 비정상적인 탈레반 세력을 상대로 한 인질석방 협상이 쉽지는 않다. 하지만 2명의 인질이 희생당한 상황에서 협상 전반을 재검검할 필요가 있다. 우선 협상통로 문제다. 그동안 아프간 정부를 통해 탈레반과 간접대화를 벌여왔으나 미덥지 않다. 일부 인질석방 가능성이 논의될 때 1차 살해가 있었고, 그제는 협상시한 연장이 거론되면서 2차 참극이 빚어졌다. 그들의 요구사항과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는 채널을 한국이 직접 갖고 있어야 한다. 아직은 무력응징보다 협상을 강화할 때라고 본다. 탈레반이 요구하는 수감자 맞교환은 아프간 당국과 그 배후의 미국이 결정권을 갖고 있다. 정부는 어제 성명에서 ‘한국이 감당못할 요구’라는 표현을 썼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미국과 아프간을 돕기 위해 파병까지 한 한국의 목소리가 무시되어선 안 된다. 탈레반은 오늘 오후 4시30분을 새 시한으로 통보했다. 아프간과 미국 정부가 전향적으로 나오도록 치열한 외교노력을 기울이기 바란다.
  • [아프간 피랍자 추가 피살] 美, 원칙 고수…맞교환 수용 희박

    [아프간 피랍자 추가 피살] 美, 원칙 고수…맞교환 수용 희박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 간의 회담이 한국인 인질 사태 해결의 분수령이 될 수 있을까. 부시 대통령과 카르자이 대통령은 오는 5·6일 메릴랜드 주의 캠프 데이비드에서 정상회담을 갖는다. 이번 회담에서는 아프간의 안정화와 관련한 문제들이 포괄적으로 협의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한국인 납치 사건 등 탈레반의 테러 활동 확산에 대한 평가와 대책 등도 거론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이번 회담에서 부시 대통령과 카르자이 대통령이 한국인 인질들의 석방을 위한 방안을 공개적으로 천명하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일단 가능한 시나리오는 ▲한국 정부가 카르자이 대통령을 설득해 부시 대통령에게 탈레반 수감자 석방을 타진하거나 ▲한국 정부가 부시 대통령을 설득해 카르자이 대통령에게 탈레반 수감자 석방을 권유하는 것이다. ●부시“탈레반과 협상 없다” 거듭 강조 그러나 부시 대통령이 한국 정부의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외교 소식통들은 말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 무장세력이 한국인 인질 1명을 추가 살해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30일(현지시간)에도 이번 사태에 대해 달라진 입장을 보이지 않았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오후 캠프 데이비드에서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와의 정상회담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아프간 내 탈레반과의 정치적 협상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미국 정부는 한국인 납치 사건 발생 직후부터 이번 문제는 탈레반과 아프간 정부, 아프간 정부와 한국 정부가 풀어야 할 사안으로 규정하면서 직접 개입을 삼가 왔다. 따라서 한국 정부가 카르자이 대통령을 얼마나 설득하느냐가 관건이다. 그렇지만 카르자이를 설득하더라도 부시가 한국인 인질과 탈레반 수감자 교환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문제다. 두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군사작전에 대한 논의 본격화도 예상된다. 한국인 인질 사건 이전부터 미 의회 내에서는 아프간에 대한 군사작전 확대 논의가 시작됐다. 아프간의 동남부에서 탈레반이 다시 세력을 확장하면서 이라크와 같은 ‘내전’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양국 군사작전 논의 본격화 가능성 특히 아프간 전은 이라크 전과 달리 국제사회의 지지가 여전히 많은 편이다. 한국인 인질을 구출하기 위한 군사작전 가능성과 관련, 외교소식통들은 “군사작전이 실시되면 미군과 나토군이 참가할 수밖에 없다. 작전 과정에서 한국인 희생자가 더 발생하면 그것이 반미감정을 불러일으킬지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어떤 논의가 이뤄지든 부시와 카르자이간 회담은 인질 사태 해결과정의 중요한 고비가 될 것이다. dawn@seoul.co.kr
  • [아프간 피랍자 추가 피살] “무력해결등 대안 결정을”

    |워싱턴 이도운특파원|탈레반들에 의해 발생한 한국인 피랍사태에 대한 대응과 협상은 어떤 상황, 어떤 단계에 와 있나.31일 미국의 심리 컨설팅 업체인 사이크의 진단에 따르면 이번 사태의 초기 대응과 협상은 낙제점으로 나타났다. 사이크는 인질석방 협상의 구조를 ▲상황평가 ▲접근 ▲협상전개 ▲석방으로 나눠 분석했다. ●상황평가 이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초기에 희생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배형규 목사에 이어 31일 심성민씨까지 살해됨에 따라 일단 초기 단계 대응은 실패했다. 두번째 단계는 납치범과의 대화 통로를 여는 것. 아프간 정부도 탈레반과의 간접적인 대화 통로를 열고 있다. 세번째 단계는 인질을 납치한 테러리스트들에 대한 정보를 확보하는 것이다. ●접근 상황평가가 끝나면 납치범들과의 접촉을 시작하는 ‘접근’ 단계에 들어간다. 그래야 납치범들과의 대화나 협상에서 인질들에 대한 정보도 더 많이 나올 수 있다. 협상자가 ‘권위’를 갖는 것도 중요하다. 아프간에서는 탈레반과의 직접적인 접근이 이뤄지지 못해 초반 협상에 난항을 겪었다. ●협상 전개 초기단계를 거치면 구체적인 요구조건을 주고받는 본격 협상 단계가 시작된다. 납치범들의 요구사항 가운데 탈레반 수감자 석방 등 한국정부가 들어줄 수 없는 사안들도 포함돼 있다. 납치범들이 요구하는 사안들이 절대로 들어줄 수 없는 것들이라면 협상팀은 ‘대안’(무력해결 등)을 준비해야 한다. 한국 정부가 이 점에서 결정을 내려야 할 시점이다. ●석방 테러범들은 ‘자비로운’ 집단이라고 과시하고 싶어 이따금씩 어린이, 노인 등을 먼저 석방하는 조치를 취한다. 아프간에서 납치된 한국인 인질들은 대부분 여성이고 그 가운데 다수가 건강이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을 우선 석방시키는 노력이 필요하지만 탈레반 설득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단계로 납치범들과의 본격적인 ‘주고받기’가 이뤄질 수 있다. 무력 구출작전을 시도하면 인질 가운데 희생자가 발생할 수도 있지만 결국은 전체적인 희생을 최소화하는 해결책이라고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dawn@seoul.co.kr
  • [아프간 피랍자 추가 피살] 탈레반, 석방요구자 명단 공개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인질 사태 13일째인 31일 탈레반이 1차로 석방을 요구한 수감자 명단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아프간 소식통은 카리 유수프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의 말을 인용, 우선 석방을 요구하는 수감자 8명은 최고위급은 아니지만 탈레반 지역 조직의 사령관급 인사들이라고 밝혔다. 아프간 소식통은 이어 이들은 모두 풀리처키 아프간 중앙교도소에 수감돼 있으며 이들 가운데 3명은 미군이 신병을 직접 관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 중에는 전국적인 지명도가 있는 ‘거물급’은 없다. 하지만 게릴라전을 펴며 탈레반의 지역조직을 이끌고 있는 인물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연합뉴스가 입수한 명단에 따르면 8명 중 4명은 가즈니주 출신이고 나머지 4명은 각기 다른 4개주 출신이다. 탈레반이 한국인 인질을 추가 살해한 이후 석방 요구 수감자 명단을 공개한 것은 탈레반 수감자 석방을 거부하고 있는 아프간 정부를 압박하는 한편 한국 정부에도 아프간 정부와 최종 담판에 나서라는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연합뉴스가 입수한 석방 요구 수감자 명단. 괄호 안은 출신지역. 1. 압둘 와세흐 박사(칸다하르주 판즈와이 지역)2. 몰로이 모하마드 오스만(가즈니주 카라바그 지역)3. 지아 아흐마드(가즈니주 시티)4. 모히불하(가즈니주)5. 솔리만(자불주 나우바하르 지역)6. 마흐무드 후세인(파라주 굴리스탄 지역)7. 몰라 도르 칸(가즈니주 카라바그 지역)8. 놀룰라(카피사주 타카브 지역)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정부 “죄수석방,우리 권한 밖”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한국인 피랍사건 13일째인 31일 탈레반과 협상은 “절대 없다.”고 천명했다. 반면 탈레반은 심성민(29)씨를 추가로 살해한 뒤 8월1일 오후 4시30분(한국시간)을 마지막 협상시한이라고 밝혀, 피랍사태가 막다른 골목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다. 아프간 대통령궁 하마이온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아프간 정부는 탈레반과 절대 거래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들이 요구 중인 한국 인질과 탈레반 수감자 교환은 절대 없다.”고 말했다고 AP 등이 전했다. 그는 “아프간 정부는 인질을 구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인질 구출을 위한 전격 군사작전 가능성 시사로 받아들여진다. 연합뉴스는 현지소식통을 인용, 탈레반이 1차로 석방을 요구한 수감자 8명은 최고위급은 아니지만 탈레반 지역조직의 이름있는 사령관급으로 모두 남성이라고 전했다. 조지 부시 미 대통령도 한국인 인질 추가살해와 관련, 탈레반을 “냉혈 살인자 집단”이라고 비난하면서 그들과 협상은 없다고 천명했다. 우리 정부도 이날 피랍 한국인이 추가로 살해될 경우 단호하게 대처할 것임을 밝히면서 아프간과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피랍자 무사 석방을 위해 노력해 줄 것을 호소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성명을 발표하고 “납치단체가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요구를 하면서 무고한 민간인들을 납치하고 인명까지 해치는 만행을 자행한 것을 강력 규탄하고,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천 대변인은 “납치단체는 우리 국민들의 석방 조건으로 수감자 석방과 맞교환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 문제는 우리 정부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며, 우리가 아프간 정부의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수단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또다시 우리 국민의 인명을 해치는 행위가 일어난다면 우리 정부는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반드시 우리 국민들의 희생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두 번째 인질 피살자 심씨의 시신은 이날 아침(현지시간) 아프간 가즈니 주에서 발견됐다. 경찰이 발견한 시신에는 총상이 있었고, 희생자는 흰색 바지와 슬리퍼, 안경을 착용하고 있었다. 시신이 놓여 있던 곳과 희생자의 얼굴 부분에는 피가 묻어 있었다. 희생자는 심씨라고 외교통상부가 확인했다.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이날 로이터통신에 “아프간 정부와 한국 정부가 내일(8월1일) 정오(한국시간 오후 4시30분)까지 탈레반 수감자 석방 요구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으면 다른 인질들을 살해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최종 협상 시한을 재설정했다. 아마디는 다른 외신들에 두 번째 인질을 살해한 뒤에도 아프간 정부가 자신들과 접촉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국 정부가 아프간 정부에 탈레반 수감자 석방에 압박을 가하라고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두 번째 희생자가 발생한 상황에서 이번 시한을 굉장히 중대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아프간 정부나 당사자들에게 협력을 이끌어 내기 위한 방법들은 아직 남아 있고, 그 방법들을 통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아랍 위성채널 알 자지라 방송은 30일 밤 10시(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에 납치된 한국인 남녀 인질 12명의 동영상을 처음 방영했다. 인질은 여성 9명, 남성 3명이었다. 아마디 대변인은 30일 두 번째 한국인 남성 인질을 살해한 뒤 “협상이 잘 되지 않으면 남성 인질을 살해하고 그 다음 여성 인질 차례가 될 것”이라면서 “앞으로 인질 살해 주기는 점점 짧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탈레반은 지난달 25일 배형규 목사를 살해한 데 이어 30일 심씨를 살해, 남은 인질은 남성 3명, 여성 18명 등 21명이다. 이춘규 박찬구 김미경기자 taein@seoul.co.kr
  • [아프간 피랍자 추가 피살] 고비마다 ‘살해카드’ 꺼낼듯

    [아프간 피랍자 추가 피살] 고비마다 ‘살해카드’ 꺼낼듯

    아프가니스탄 피랍사태 13일째인 31일. 탈레반은 8월1일 오후 4시30분(한국시간)으로 협상 시한을 다시 설정하면서 한국과 아프간 정부를 벼랑끝으로 몰고 있다. 동료 수감자의 석방 요구에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으면 한국인 인질들을 추가 살해할 것이란 위협도 빼놓지 않았다. 탈레반은 이날 새벽에 한국인 가운데 두 번째로 심성민씨를 살해하며 그동안의 ‘추가 살해 위협’이 빈말이 아님을 보여주었다. 탈레반의 일관된 요구인 ‘동료 수감자 석방’요구를 손에 쥐기 위해 협상 고비 때마다 ‘인질 살해’ 카드를 꺼내 들 가능성이 현실로 다가온 셈이다. 1일 협상 시한까지 탈레반 수감자의 석방이 어려워 보여 희생자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여성 인질 안전도 위험속에 특히 대규모 인질 살해도 불사하겠다는 탈레반들의 태도는 탈레반 최고지도자를 거론하는 상황에서도 감지돼 불안감을 더했다. “새로 제시된 협상시한은 물라 모하마드 오마르가 이끄는 탈레반 최고 지도부가 내린 것”이란 30일 카리 유수프 아마디 대변인의 발언은 ‘결연한’ 탈레반측의 입장을 보여줘 모골을 송연하게 한다. 인질 일부를 추가 살해하더라도 탈레반 수감자들에 대한 석방을 이뤄내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전문가들은 “수감자 석방을 끝내 이뤄내지 못하더라도 탈레반 지도부가 한국인 인질들의 희생을 통해 동료 수감자들을 잊지 않고 있음을 세상에 알리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이 점에서 한국인 인질의 추가 희생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또 재집권과 이슬람 원리주의에 입각한 국가 건설이 목표인 탈레반이 목적 관철을 위해 ‘작은 희생’은 아무렇지 않게 여길 가능성까지 높아 남성은 물론 여성 인질들의 안전까지도 위험속에 들어간 상황으로 판단된다. 실제 아마디 대변인은 이날 “아프간 정부가 협상에 진지한 태도로 임하지 않아 한국인 인질 1명을 추가 살해했다.”면서 “남성 인질들은 차례로 살해하고 여성 인질이 다음이 될 것”이라고 협박했다. 탈레반은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의 요구를 계속 거부하면 한국인 인질을 몇 단계로 나눠 순차적으로 살해할 가능성을 암시한 것이다. ●대량 살해도 개의치 않을 듯 반면 인질 사태 해결의 직접적인 열쇠를 쥔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 수감자 석방에 반대 입장임을 감안할 때, 백종천 대통령 특사와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과의 2차 면담에서도 포로 교환문제가 진전을 보지 못하면 탈레반은 인질 추가 살해라는 ‘극약 처방’에 나설 확률이 높다. 탈레반은 동시에 친(親)탈레반 언론인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와 알 자지라 방송 등을 통해 한국인 인질들의 육성과 동영상을 계속 공개하는 등 심리전도 강화하며 아프간 및 한국 정부를 더 압박할 전망이다. ‘테러리스트와 타협 불가’라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아프간과 미국의 입장이 요지부동인 상황에서 한국인 인질들의 생명은 강한 바람앞의 등불인 상태다. 인질 사태를 장기화 국면으로 끌며 인질들을 하나씩 살해하면서라도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겠다는 탈레반의 벼랑끝 전술과 잇따른 초강수에 한국인 인질들의 안전 위기는 더욱 심연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아프간 피랍 사태] 추가 살해 협박 현실로

    결국 두번째 희생자가 발생했다. 한국인 인질 22명을 억류중인 아프간 탈레반 무장세력은 31일 새벽 1시(한국시간) 남성 인질중 심성민(29)씨를 총으로 살해했다고 카리 유수프 아마디 대변인이 AFP통신에 밝혔다. 배형규 목사가 살해당한 지 엿새 만으로 탈레반은 아프간 정부가 수감중인 탈레반 동료들의 석방을 강하게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앞으로도 탈레반의 한국인 인질의 추가 살해 위협 및 추가 살해 강행이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혼돈의 하루였다. 앞서 탈레반은 30일 오후 4시30분을 최종 협상 시한으로 통보했다. 아프간 정부와 무장세력측은 협상시한을 넘겨서도 전화기를 꺼놓은 채 침묵만을 지켰다. 이런 와중에 익명의 탈레반 사령관이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와의 전화통화에서 “협상은 실패했으며 탈레반은 인질들을 살해하기로 결정했다.”는 보도가 나와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하지만 수시간 뒤 탈레반이 협상시한을 오후 8시30분으로 4시간 연장했고, 이어 아프간 정부측 요구대로 재차 협상 시한을 8월1일까지 이틀 연장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인질 석방 협상에 극적인 돌파구가 마련되는 것 아니냐는 희망을 갖게 했다. 그러나 기대는 무참하게 꺾였다. 탈레반은 지난 25일 배형규 목사를 첫 희생자로 삼은 이후 협상 시한을 9차례 연기하며 한국인 인질과 죄수 석방 교환을 요구했지만 이날 심성민씨까지 결국 살해하면서 평화적인 협상 진행에 대한 전망은 불투명하게 됐다. 이런 가운데 인질 구출을 위한 전격적인 군사 작전설까지 흘러나와 불안감은 증폭되고 있다. 특히 29일 백종천 대통령 특사의 아프간 대통령 면담 이후에도 교착 상황에 돌파구가 마련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 등 사태 장기화 우려가 높아졌다. 하지만 새달 5∼6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어 한가닥 희망을 주고 있다. 그동안 미국은 한국인 인질의 조속한 석방을 요구하는 원론적 입장만 강조했을 뿐 직접적인 개입은 없었다. 한편 탈레반은 한국인 인질들을 억류하고 있는 지역의 최고 사령관은 하지 핫산이며 그는 탈레반 최고 지도자 물라 모하마드 오마르와 직접 연결되어 있다고 밝혀 이번 인질 사태가 탈레반 최고위층과 연관돼 있는 정치적 사건임을 시사했다. 한국인 인질들에 전달돼야 할 의약품이 아직까지 전해지지 않고 있고 장기 억류에 따른 후유증으로 인질들이 정신과 육체적으로 많이 쇠약해져 있을 것으로 보여 이들의 건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앞서 아프간 주재 미국 대사관은 29일 자국민에게 아프간 내 테러 위협을 경고했다. 미 대사관은 카불대학을 겨냥한 테러 위협 정보를 입수한 뒤 자국민에게 아프간 수도 카불을 여행할 때 특별히 주의할 것을 당부하는 등 이번 인질 사태가 미국인에게 불똥이 튈 것을 우려했다. 아프간 정부가 이슬람 성직자와 탈레반 출신 국회의원을 동원, 탈레반을 설득하고 있으나 탈레반이 여성 인질까지도 살해할 수 있다고 위협하면서 탈레반 수감자와 맞교환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교민들은 불안에 떨었다. 이와 관련,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29일 “이슬람 율법은 ‘눈에는 눈’을 가르침으로 한다.”면서 “우리는 여성이든 남성이든, 또 어린이든 억류하고 죽일 수 있다.”고 말했다고 AP 통신이 전해 교민들의 긴장감을 고조시켰었다. 최종찬 이순녀기자 siinjc@seoul.co.kr
  • [아프간 피랍 사태] 카르자이 왜 힘 못쓰나

    탈레반이 줄기차게 요구하는 동료 수감자들의 석방에 열쇠를 쥔 쪽은 하미드 카르자이(49)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이다. 그런 그가 테러 집단과 타협하지 않는다는 원칙에서 꿈쩍도 하지 않아 한국을 애태우고 있다. 미국의 꼭두각시 정권이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명분을 깨기는 어렵다. 탈레반과의 협상에도 어정쩡하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지난 2001년 아프간 전쟁에서 미국을 도와 탈레반 정권을 무너뜨린 뒤 2004년 집권에 성공했으나 ‘카불 시장’이라는 비아냥을 들을 정도로 권력 기반이 취약하다. 겉으로는 정통성을 갖추었지만 민심이 등을 돌린 지 이미 오래다. 탈레반은 호시탐탐 재집권을 노리며 건재하고, 지방 군벌이 득세하면서 그의 행정력과 치안권은 카불 정도에 머물렀다. 민심이탈은 무엇보다 재건사업이 지지부진하고, 경제가 호전 기미를 보이지 않은 데 있다. 국민 70% 이상이 실업자일 정도로 일자리가 없다. 국제사회의 재건과 복구지원도 턱없이 부족하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이 2002∼2006년 아프간에 제공한 재건ㆍ복구비는 73억달러(6조 8550억원)에 이른다. 이와는 반대로 군사비 사용은 825억달러나 돼 아프간은 여전히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미국의 눈 밖에 나거나 미국의 협조가 없다면 정권이 곧바로 붕괴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까닭에 협상 최전방에 내세운 부족장과 탈레반 출신 국회의원들의 역할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29일 AP통신에 따르면 인질들이 억류된 가즈니주의 부족 원로들은 이슬람 성직자들과 함께 최근 며칠간 탈레반을 직접 만나지 않고 전화로만 협상을 하고 있다. 경찰 책임자인 알리 샤 아마드자이도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 협상 초기단계인 지난 24일만 해도 “한국 대표단이 부족 원로들의 중재로 탈레반과 직접협상을 추진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으나 이후 원로들에 대한 소식은 사실상 끊겼다. 아프간 정부가 협상에 동원한 지역 성직자와 탈레반 출신 국회의원들도 탈레반으로부터 따돌림을 당하는 신세다.“여성을 인질로 붙잡는 것은 이슬람 율법에 반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일단 여성만이라도 석방할 것을 설득했으나 납치범들은 여성 인질까지도 살해할 수도 있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탈레반, 피랍 심성민씨 추가 살해

    탈레반, 피랍 심성민씨 추가 살해

    정부의 끈질긴 탈레반과의 협상에도 불구하고 31일 오전 1시 30분쯤 한국인 인질 심성민(29)씨가 살해됐다고 AFP 통신 등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카리 유수프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은 AFP와의 인터뷰에서 “아프간 정부가 우리가 정한 협상시한에 대해 진지한 태도로 임하지 않아 한국인 인질 1명을 추가로 살해하게 되었다.”며 “우리가 살해한 인질은 성신(심성민씨로 추정)으로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31일 오전 1시)에 AK-47 소총으로 살해했다.”고 밝혔다. 시체는 가즈니 주 카라바그 지역에 버렸다고 아마디 대변인은 덧붙였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동생 심모씨는 울음을 터트리며 더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나머지 인질들의 석방을 애타게 기다리던 샘물 교회 관계자와 유가족들도 심씨의 사망 소식을 듣고 큰 충격에 휩싸였다. 정부 관계자도 “사실을 확인중”이라면서 침통한 표정이었다. 이에 앞서 정부는 30일 한국인 피랍자 22명의 무사 귀환을 위해 백종천 대통령 특사와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의 2차 면담을 추진하기로 했다. 익명의 탈레반 사령관은 이날 오후 “아프간 정부와의 협상이 완전히 실패했다. 인질 처형을 시작하겠다.”고 위협했다고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가 보도했다. 정부 당국자는 이에 대해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고수했다. AP통신은 그러나 밤 늦게 탈레반이 협상 시한을 이틀 더 연장했다고 아프간 관리의 말을 인용, 보도해 협상이 계속 진행중임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현장에서 이틀 연장됐다는 정보가 보고 됐다.‘압박’보다는 ‘협상’에 무게를 둔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면서 “중요한 이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오후 피랍사태 이후 14번째로 열린 안보정책조정회의를 처음으로 주재하고,“백 특사가 현지에 2∼3일 더 머물며 추가 활동하라.”고 지시했다. 정부는 백 특사를 통해 “추가 인질 살해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아프간 정부와 현지 지역원로 등을 통해 탈레반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피랍자 22명의 석방을 위해 군사작전을 뺀 모든 수단과 방법을 검토할 수 있다는 뜻을 아프간 정부측에 거듭 전달하고 협조 요청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아프간 정부가 ‘한국인 피랍자-탈레반 수감자 맞교환’에 난색을 표하는 등 사태 해결에 난항을 겪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여성인질 선(先)석방 제안에 대해서도 탈레반측은 거부했다고 아프간 정부협상단의 일원인 가즈니주 출신 국회의원 마무디 가일라니가 AFP 보도를 통해 전했다. 아프간 소식통은 “현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획기적인 성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탈레반측이 추가 협상 시한으로 정한 이날 오후 4시30분부터 70분 동안 안보정책조정회의를 주재,“피랍자의 안전과 조속한 석방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보다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노 대통령의 회의 주재가 상황의 긴박함에 따른 것은 아니며, 회의 참석자들을 격려하고 상황을 점검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백 특사와 카르자이 대통령의 1차 면담 결과가 민족스럽지 못하다고 결론짓고,2차 면담 시기를 판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탈레반측이 명단을 제시한 8명의 인질과 관련, 아프간과 미국 정부와 물밑으로 전략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테러단체와 협상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아프간이나 미국 정부를 설득하기가 쉽지 않아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정부는 탈레반측이 정권을 탈환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는 점을 중시, 아프간 재건을 위해 한국 정부가 기여해왔고, 대규모 경제 원조를 제공할 용의가 있다는 점을 현지 주민들을 상대로 적극 부각시킬 방침이다. 이와 함께 억류 지역으로 추정되는 아프간 가즈니주와 수도인 카불에서 지역 원로와 지도자를 폭넓게 접촉, 현지 봉사활동 중인 한국인 납치의 부당성을 알리고 협조를 당부하고 있다. 한편 고 배형규 목사의 시신은 이날 오후 4시45분 아랍에미리트항공편으로 국내에 운구돼 경기 안양 샘병원에 임시 안치됐다. 박찬구 김미경 구동회기자 ckpark@seoul.co.kr
  • [아프간 피랍자 석방 협상] 송민순·라이스 장관 전화통화

    아프간 피랍 사태가 11일째를 넘기면서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한·미 협력체제 가동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미국은 탈레반의 수감자 석방 요구에 부정적인 입장이다.인질 구출을 위한 무력 작전 가능성도 조심스레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피랍된 국민들의 무사귀환이 최우선 해결과제여서 무력 사용은 반대하는 입장이다.●“무사귀한 협조를” 총력 외교전 송민순 외교부장관은 아프간 사태 발생 이후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과 전화통화를 갖는 등 한·미 고위급 협의 채널을 가동하고 있다. 송 장관은 라이스 장관과의 통화에서 한국인 인질들의 조속한 무사 귀환을 위해 미국측이 적극 나서 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이들은 이번 사태 해결과정에서 양국이 긴밀히 협조하자는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적극적인 한·미 협조체제 구축에 나선 것은 이번 사태 해결의 열쇠를 미국이 쥐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탈레반의 수감자 석방에 난색을 표하는 아프간 정부를 움직이려면 미국의 협조가 필요하다.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경제원조로 이곳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는 상황이다.이 때문에 정부는 테러단체와는 협상하지 않겠다는 미국 정부의 기조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이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급선무라고 보고 있다.●군사작전 가능성 배제못해 인질 구출을 위한 군사작전이 개시될 수 있다는 의견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는 점도 한·미간 협력체제의 깊이를 더해야 하는 이유로 꼽는다. 정부는 그동안 인질의 안전을 우려,“우리 정부 동의없이 구출작전은 실시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어 놓았다.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군사작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려워 우리 정부로서는 미국을 상대로 ‘군사작전 불가’방침도 관철되도록 외교력을 모아야 하는 시점이다. 정부는 현재 미국 국무부를 비롯, 주한 미국 대사관, 주미 대사관 등 다각적인 채널을 통해 미국 정부에 인질과 탈레반 수감자의 맞교환, 인질 구축작전의 비효용성 등을 알리는데 외교력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아프간 피랍자 석방 협상] 교착상태 ‘맞교환 협상’ 물꼬 트나

    백종천 대통령 특사의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 면담으로 교착상태에 빠진 한국인 피랍자 석방 교섭에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 백 특사는 29일 오후(한국시간) 카르자이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석방 교섭의 관건인 ‘한국인 피랍자와 탈레반 수감자의 맞교환’을 비롯해 아프간 정부의 탄력적인 대처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르자이 대통령이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우리가 별도로 언급할 내용은 아닌 것 같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靑 “아프간 정부인사 발언 비공개” 백 특사는 ‘테러집단과 협상불가’라는 원칙만 앞세우는 아프간 정부의 입장이 인질의 무사귀환을 목표로 하는 우리 정부측과 괴리가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또 그는 ‘피랍자-수감자’ 맞교환 카드, 아프간 내 우리 군부대 조기 철군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 대변인은 이날 오후 6시30분부터 50분 동안 청와대에서 열린 안보정책조정회의 직후 “면담 성과를 공개하는 것은 탈레반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고, 우리에겐 위험한 정보가 새어 나가는 것”이라면서 “면담 결과와 관련해 갖가지 외신 보도가 나올 텐데 어느 것에도 국내 언론이 휘둘리지 말아 달라.”고 밝혔다. 백 특사는 현지 상황을 좀더 지켜 본 뒤 필요하면 아프간 정부측 인사를 더 만나거나 적절한 귀국 시점을 판단할 것이라고 청와대는 밝혔다. 하지만 지난 27일 현지에 파견된 백 특사가 이틀이 지나서야 카르자이 대통령과 만날 수 있었다는 점은 한국 정부의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음을 시사한다. ●현지 원로 활용등 간접 접촉 시도 아프간 정부는 지난 3월 납치된 이탈리아 기자를 석방하는 조건으로 탈레반 수감자를 풀어 줬다가 국제사회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고 “다시는 테러조직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이 때문에 국민의 생명을 우선시해야 하는 한국 정부와는 시각이 다를 수밖에 없다. 백 특사와 카르자이 대통령의 뒤늦은 면담에서 양국 정부를 만족시키는 극적인 해결방안 도출을 기대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한국 정부로서는 현지 원로 등을 매개로 탈레반측과 간접 접촉을 시도하는 등 전방위 자구 노력과 함께 미국·아프간 정부를 최대한 설득하는 총력 외교전을 병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아프간 피랍자 석방 협상] 협상시한 재설정 배경

    피랍사태 11일째인 29일 아프간 탈레반이 아홉번째 협상시한을 제시해 다시 긴장이 고조됐다. 특히 한국의 대통령 특사가 아프간 대통령과 회동한 가운데 한국과 아프간 양국을 압박하는 카드로 들고나온 것이어서 긴장감을 높였다. 탈레반은 또 “마지막 시한까지 우리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한국인 인질들을 살해할 수밖에 없다.”고 밝혀 우려를 더했다. 그러나 아프간 정부가 여전히 수감자 석방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는 강경입장을 누그러뜨리지 않고, 탈레반은 이에 ‘벼랑끝 전술’로 맞서 인질구출을 위해서 군사작전이라는 극단적 해결책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다시 커졌다. 앞서 탈레반은 카리 유수프 아마디 대변인을 통해 지난 27일 오후 4시30분을 최종시한으로 선언하며 협상연장은 없다고 선언했다. 최후통첩이나 다름 없는 발언으로 비쳤다. 그러나 이후 시한을 넘기면서도 협상은 계속된다던 탈레반이 사흘 만에 새로운 시한을 들고 나온 것이다. ●탈레반 거물급 뺀 수갑자 명단 재통보 아프간 정부의 협상대표인 무르니 만갈 내무차관도 수감자를 석방하라는 탈레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워싱턴타임스가 보도했다. 이에 대해 탈레반은 수감자 명단에 포함됐던, 미국이 관리하는 수감자와 거물급을 뺀 8명의 명단을 새로 통보해 아프간 정부에 퇴로를 열어 주는 태도를 보였다. 이날 일본을 비롯한 언론들은 무력을 동원한 사태해결 가능성을 어느 때보다 높게 점쳐 긴장은 커졌다. 극도로 위기감을 느낀 탈레반이 갑작스런 시한제시로 긴장을 조성, 극적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왔다. ●아프간 내무차관 “대화실패땐 다른 수단 강구” 일본 NHK는 아침뉴스에서 아프간의 무니르 만갈 내무차관이 전날 “대화에 의한 해결을 기대하지만 만약 실패하면 다른 수단을 취하지 않을 수 없다.”며 무력에 의한 사태 해결도 배제하지 않고 있음을 분명히 밝혔다고 보도했다. 물론 만갈 내무차관은 “어디까지나 교섭에 의한 평화적 해결을 목표로 한다.”고 전제, 무력행사는 최후의 수단인 점을 강조했다. 아사히신문은 탈레반측이 당초 3개 그룹으로 나눠 감금했던 22명의 한국인을 며칠 전부터 소형 오토바이를 이용,2∼3명씩 사막이나 산악지대의 마을로 분산, 수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아프간의 인질구출작전에 대비한 조치 같다.”는 아프간 당국자의 분석도 덧붙였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아프간대통령 “석방 위해 최선”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사태와 관련, 대통령 특사로 파견된 백종천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은 29일 오후(이하 한국 시간)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을 만나 노무현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인 인질을 납치한 탈레반은 30일 오후 4시30분을 인질 석방을 위한 새로운 협상시한으로 정하고, 시한 내에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 수감자의 석방에 동의하지 않으면 한국인 인질 가운데 일부를 살해하겠다고 위협했다고 AFP는 전했다. 이와 함께 탈레반은 1차로 석방을 요구하는 수감자 8명의 명단 가운데 바그람 미 공군 기지에 수용된 수감자를 빼고 아프간 정부 통제 아래 있는 수감자로 바꾼 것으로 알려져 인질 협상에 긍정적인 영향이 미칠지 주목된다. 아프간 소식통은 29일 가즈니주 탈레반 사령관인 압둘라 잔의 말을 인용,“새 명단은 모두 아프간 정부가 석방을 직접 결정할 수 있는 수감자이기 때문에 협상이 훨씬 수월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백 특사는 이날 50분 동안 진행된 카르자이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피랍자와 탈레반 수감자 맞교환을 비롯해 ‘22명 무사 귀환’을 위한 아프간 정부의 유연한 대처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면담 결과를 보고받고 청와대에서 안보정책조정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면담을 마친 뒤 이번 사건 발생 이후 첫 공식 입장을 내고 “탈레반에 납치된 한국 인질 22명의 석방을 위해 아프간 정부는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또 “이번 사건은 아프간 국민의 품위에 수치스러운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면서 “여성을 납치한 것은 이슬람에 반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안보정책조정회의 직후 “양측은 한국인 피랍문제 해결을 위한 진지한 대화를 나눴다.”라고만 밝혔다. 정부 소식통은 “백 특사는 아프간 정부에 가동할 수 있는 역량을 최대한 발휘, 더 적극적·창의적으로 석방 노력을 해 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한편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은 새달 5,6일 이틀간 미국 메릴랜드주의 대통령 휴양지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조지 부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전했다. 이 소식통은 두 정상은 정상회담에서 테러와의 전쟁 등을 주 의제로 논의하며 탈레반의 한국인 납치문제도 협의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 NHK는 이날 아프간 정부 당국자의 말을 인용,“아프간 정부가 인질 구출작전에 대비해 특수부대를 현지에 파견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천 대변인은 “우리 정부의 동의없이 군사작전을 하지 않기로 얘기가 돼 있고, 군사 작전에 반대한다는 우리 입장도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만약 아프간 정부가 무력을 사용한다면 이는 인질들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으로 탈레반은 마지막 한 명까지 저항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마디는 또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아프간)정부에 석방을 원하는 탈레반 수감자들의 명단을 넘겼으며 이들의 석방이 바로 우리의 주요 요구 사항”이라고 주장했다. 아마디는 “석방 요구 대상자는 고위급이 아닌 평범한 탈레반의 협조자”라고 밝혀 알 자지라가 전날 보도한 ‘거물급 인사 석방 요구설’을 부인했다. 또 아마디는 같은날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인 인질들은) 봉사단원이 아니라 미국과 아프간 정부를 도우려고 온 기독교인”이라고 주장했다. 송민순 외교부 장관은 최근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과의 전화통화에서 양국이 긴밀히 협조하자는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한·미간 협의는 정부가 백 실장을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아프간에 파견, 현지 정부 당국자들과 접촉을 갖게 한 것과 마찬가지로 사태 해결을 위한 외교활동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한편 탈레반은 28일 밤 여성 인질 유정화씨의 육성을 추가로 공개했다. 앞서 아마디 대변인은 “한국인 인질 22명 가운데 17명이 아픈 상태”라고 말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박찬구 이순녀기자 c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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