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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저축은행비리 은진수 가석방 제정신인가

    부산저축은행에서 뇌물을 받아 복역 중인 은진수 전 감사위원이 이달 말 가석방된다. 법무부는 은 전 위원이 모범수로 분류돼 가석방 명단에 포함시켰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의 ‘BBK 의혹’을 덮는 데 일조한 측근이다. 그러니 그의 가석방을 둘러싸고 측근 봐주기, 특혜 논란이 일 수밖에 없다. 더구나 이명박 대통령이 친인척·측근 비리에 대해 사과한 지 불과 하루 만에 그 소식을 들으니 허탈하기까지 하다. 은 전 위원의 가석방은 절차상으로는 크게 하자가 없어 보인다. 현재 형의 70 % 이상을 복역해 형의 3분의1 이상을 복역해야 가석방될 수 있는 조건에 부합한다. 하지만 그는 지난해 5월 서울구치소에 수감되자마자 무슨 근거인지 모범수로 분류됐다고 한다. 형이 확정된 4월부터 최근까지 9차례나 검찰 조사를 위해 구치소 밖으로 출정을 나오기도 했다고 한다. 출정 시 사복을 입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런 일련의 일들만 봐도 그는 구치소에 있으면서도 다른 수감자와 달리 갖가지 ‘대접’을 받은 게 아니냐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 은 전 위원이 부산저축은행으로부터 챙긴 7000만원은 서민들의 피눈물이 서려 있는 돈이다. 어떤 이는 저축한 돈을 날리게 되자 생업을 포기하고 서울에 온 것만도 44차례라고 한다. 오죽하면 피해자들이 저축은행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법원에 출두한 이상득 전 의원의 넥타이를 부여잡고, 계란까지 투척했겠는가. 권재진 법무장관은 분통이 터지고 억장이 무너지는 그들의 심정을 헤아리기나 했나.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은 전 위원의 가석방안에 서명을 했는지 한심하기 그지없다. 저축은행 사태는 단순히 뇌물이 오간 비리가 아니라 정권의 실세들이 줄줄이 개입한 권력형 비리다. 비리 연루자들을 더욱 엄하게 다스려야 하는 이유다. 행여 다른 권력실세들까지 사면 또는 가석방시킬 계획이 있다면 이참에 깨끗이 접기 바란다.
  • 檢 “양승덕 주연·신명 조연 대국민 사기극”

    檢 “양승덕 주연·신명 조연 대국민 사기극”

    ‘BBK 가짜 편지 의혹 사건’도 무혐의 처분으로 끝났다. 검찰은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 사건과 민간인 불법 사찰 및 증거인멸 사건를 포함, 이명박 대통령을 둘러싼 3대 의혹 사건의 윗선이나 배후를 규명하지 못했다. 수사결과는 ‘양승덕 실장 주연, 신명 조연의 대국민 사기극’으로 막을 내렸다. 개인의 출세욕과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의 잘못된 판단이 빚어낸 합작품이라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국민 전체가 농락당한 셈이다. 검찰은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민간인 불법 사찰 등과 달리 ‘BBK 가짜 편지’는 실체와 전모를 밝히겠다.”고 공언해 왔다.그러나 사건의 실체와 전모는 ‘경희대 관광대학원 행정실장 양승덕(59)씨의 단독 기획’이다. 검찰에 따르면 신명(51·치과의사)씨는 2007년 10월 김경준(46·복역 중)씨의 미국 로스앤젤레스 구치소 동료 수감자였던 친형 경화(54)씨 등으로부터 “김경준이 ‘이명박 대통령이 BBK 실소유주다. 증거 갖고 한국 가면 MB(이명박 대통령)는 끝난다. 국내로 송환되면 호텔에서 조사받을 것이다’라고 얘기했다.”는 말을 듣고 평소 따르던 양씨에게 전했다. 양씨는 같은 해 11월 10일 신명씨에게 워드로 작성된 편지 초안을 주면서 형 경화씨 명의로 ‘자네가 큰집하고 어떤 약속을 했건 우리만 이용당하는 것이니 신중하게 판단하라.’는 내용의 편지를 작성토록 지시했다. 대필을 시킨 것이다. 양씨는 같은 대학에서 친분이 있던 김병진(66·당시 한나라당 상임특보) 두원공대 총장에게 편지를 전했다. 김 총장은 이명박 후보 캠프 특보였던 강모씨를 통해 은진수(51·한나라당 클린정치위원회 BBK대책팀장·복역 중) 전 감사원 감사위원을 만났다. 은 전 위원은 홍준표(58·한나라당 클린정치위원장) 전 대표에게 편지를 건넸고, 홍 전 대표가 대선 직전인 12월 13일 편지를 공개했다. 검찰 측은 “양씨가 한나라당 측에 공을 세우기 위해 신명씨에게서 들은 말을 토대로 신씨에게 편지를 작성케 했다.”면서 “이후 김 총장과 함께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정치적으로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양씨가 가짜 편지의 기획, 배후라는 의미다. 가짜 편지 기획의 대가로 양씨는 교육 관변단체의 감사직을 제의받았지만 본인의 하자 탓에 부임하지 못했다. 당시 대학교수였던 김 총장은 두원공대 총장에 취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명씨는 검찰 조사 때, 가짜 편지의 배후와 관련해 최시중(75·구속) 전 방송통신위원장, 이명박 대통령의 형 이상득(77) 전 새누리당 의원, 이 대통령 손위 동서 신기옥씨 등 이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들을 지목했었다. 그러나 검찰은 가짜 편지 작성 지시 라인이 ‘양승덕→신명’, 즉 양씨 선에서 막힌 것으로 결론냈다. 검찰 관계자는 “배후 의혹은 신명씨가 양씨로부터 ‘뒤에서 봐주는 사람이 있다’는 취지의 얘길 들었기 때문에 제기됐지만 ‘윗선’ 연결은 전혀 안 된다.”면서 “은 전 위원이나 홍 전 대표도 모두 부인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양씨, 김 총장, 최 전 위원장, 이 전 의원, 신기옥씨 등의 통화 내역을 비교·분석한 데다 이 전 의원과 최 전 위원장을 대검 중수부에서 조사하는 등 거론된 인사들을 모두 조사했지만 가짜 편지와의 연관성을 찾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검찰 관계자는 “정황상 양씨가 신명씨를 안심시키기 위해 말을 지어낸 것”이라면서 “양씨는 김 총장 외에 만난 사람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학 교수가 대선을 앞두고 확실한 보장도 없이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수도 있는 ‘초대형 스캔들’을 기획했다는 검찰의 수사 결과는 납득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높다. 양씨와 신명씨는 검찰의 수사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나아가 가짜 편지를 들고 온 김 총장에 대해 처음에는 “믿지 못하겠다.”며 굴욕적인 면박까지 줬다는 홍 전 대표가 가짜 편지를 기획입국설의 입증 자료로 믿고 공개하게 된 과정 등은 확실하게 풀리지 않았다. 김승훈·홍인기기자 hunnam@seoul.co.kr
  • [보고 듣고 즐기세요]

    대중음악 ●슈퍼 버라이어티 리믹스 콘서트-청춘나이트 8월 11~12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 김건모, 구준엽, 그룹 쿨, R.ef, DJ DOC 등 1990년대 가요계를 풍미한 스타들이 총출동해 공연을 꾸민다. 7만 7000~9만 9000원. (02)3143-5156. ●인피니트 콘서트-그 해 여름 8월 8~12일 서울 광장동 악스 코리아. 아이돌 그룹 인피니트가 소규모 공연장에서 관객과의 거리감은 좁히고 라이브의 강점은 최대한 살린 ‘신개념 감성 콘서트’를 선보인다. 9만 9000원. 1544-1555. 국악·클래식 ●이주용 피아노 독주회 11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 피아니스트 이주용 리사이틀. 브로톤스의 ‘쇼스타코비치의 죽음에 대한 애가’,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2번, 쇼팽의 환상곡 등 연주. 2만원. (02)581-5404. ●이주연의 소리놀이 20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 우면당. 해금·타악기·전자밴드 연주와 그림자극 ‘별주부전’으로 꾸며 아이들에게 국악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2만~3만원. (02)515-9227. 연극·뮤지컬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 8월 28일부터 10월 7일까지. 서울 흥인동 충무아트홀. 찰스 디킨스의 동명 소설이 원작. 파리혁명 당시 파리와 런던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처절하고 숭고한 사랑 이야기. 5만~12만원. 1577-3363. ●연극 ‘허탕’ 9월 2일까지 서울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소극장. 남자 수감자 2명이 지내던 감옥에 임신을 한 미인 여성이 입감되면서 3명의 예기치 않은 동거가 시작된다. 3만 5000원. (02)747-5885. 미술·전시 ●‘김종영 그 절대를 향한’ 특별전 26일까지 서울 평창동 김종영미술관. 한국 현대 조각의 선구자 우성 김종영 서거 30주년을 맞아 조각, 회화, 소묘, 서예 등 모든 분야를 총망라한 전시다. (02)3217-6484. ●‘맵핑 더 리얼리티즈’전 8월 19일까지 서울 서소문동 서울시립미술관. 소장품 기획전의 하나로 1970년대 모노크롬 회화와 실험미술을, 1980년대 민중미술의 대표작들을 다 함께 선보인다.(02)2124-8800.
  •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 인천공항 매각 강행 ‘광분’ 이상득의 검찰 출석 ‘광클’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 인천공항 매각 강행 ‘광분’ 이상득의 검찰 출석 ‘광클’

    7월 첫째주의 검색어 순위를 보면 우리나라 네티즌들이 정치·사회 이슈에 얼마나 큰 관심을 쏟고 있는지 확연히 드러난다. 1위는 예상대로 ‘인천공항 매각 강행’이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4일 “오늘 할 일을 (다음으로) 미뤄서는 안 된다.”면서 주요 정부 현안을 강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국민 대다수가 “세계공항평가에서 7년 연속 1위를 차지하는 인천공항을 왜 팔려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는 마당에 다시 매각을 추진하려하자 네티즌의 관심이 집중됐다. MB정부에서 권세를 누린 ‘대통령 형님’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3일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이상득 검찰 출석’이 2위에 올랐다. 이 전 의원은 구속기소된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과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에게서 저축은행 퇴출 저지 청탁과 함께 돈을 받았다는 의혹으로 조사를 받았다. 3위는 ‘인화학교 행정실장 징역’이다. 소설이자 영화인 ‘도가니’의 실제 인물인 광주 인화학교 전 행정실장 김모씨는 2005년 학교에서 청각장애 여학생을 성폭행하고, 이를 목격한 학생을 음료수병으로 폭행한 혐의로 징역 12년 형과 10년간 신상정보 공개 및 위치추적장치 부착을 선고받았다. ‘신의 입자’로 불리는 힉스 추정 입자를 발견하면서 전 세계 과학계를 흥분시킨 소식이 4위를 차지했다. 지난 4일 영국 과학기술시설위원회는 우주 생성의 비밀을 풀어내는 핵심인 힉스 입자로 추정되는 새 소립자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5위는 지난 4·11 총선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경선에서 이석기 의원의 득표 수 중 58.8%가 중복 아이피(IP)로 투표된 것으로 드러났다는 뉴스이다. 이어 ‘피겨 퀸’ 김연아 선수가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은퇴하고, 이후 IOC 선수위원에 도전하겠다.”고 전한 소식이 6위에 올랐다. 7위는 수원 20대 여성 살인범 오원춘이 호송버스 안에서 다른 수감자와 벌인 몸싸움, 8위는 많은 축구팬을 잠 못 이루게 했던 ‘유로 2012’의 ‘스페인 우승’이 차지했다. 9위는 지난달 말 부산에서 강도를 검거한 용감한 여학생, 10위는 반삭 머리로 돌아온 2NE1의 멤버 산다라박이 밝힌 스타일 변신 이유이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이승만 집권 때도 독립운동가 수감했다”

    “이승만 집권 때도 독립운동가 수감했다”

    서울 통일로 ‘서대문형무소’는 1905년 을사늑약 때일제가 만든 경성감옥이었고 1912년 서대문형무소로 이름이 바뀌었다. 조선의 독립운동가들은 이 형무소의 신세를 졌다. 해방 이후 독립운동가들이 다 떠난 서대문형무소에는 누가 수감됐을까? 왜 곧바로 일제의 악행을 고발하는 역사박물관으로 직행하지 못했을까? 김삼웅(69) 전 독립기념관장은 4일 오후 2시 서대문형무소역사관 독립관 무궁화홀에서 열리는 ‘이승만 집권기의 서대문형무소’란 학술대회에서 ‘1948~1959년 서대문형무소’란 제1주제 논문을 통해 서대문형무소 수감자들의 변천사를 밝혔다. 김 전 관장은 “1948~1959년 12년은 이승만의 1인 통치와 자유당의 전횡기였다.”면서 “1949년 1월 반민특위의 검거활동으로 서대문형무소가 악질적 친일파인 소설가 이광수, 일제경찰관 노덕술 등 친일파로 가득했지만, 겨우 1개월 만인 그해 2월 15일 이승만이 반민특위 활동을 비난하고 반민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등으로 서대문형무소가 다시 독립운동가들로 가득 차게 됐다.”고 탄식했다. 소설가 이광수는 수감 20일 만에 보석으로 풀려났고, 노덕술은 이승만 대통령이 “경찰의 기술자이며 경험자이므로 그를 제거하고는 국가의 치안을 유지하기 어렵다.”면서 석방을 요청하던 중 그해 6월 6일 반민특위가 와해되자 풀려났다. 1949년 6월 ‘국회프락치사건’이 발생했다. 신의주 등에서 독립운동을 했던 김약수 의원과 반민법 제정에 남다른 열정을 보인 노일환·서용길 의원 등 13명의 의원이 체포됐다. 김 전 관장은 “헌병사령부 산하에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하고 이들을 심하게 고문해 ‘자백’을 받아 냈다.”면서 “당시 헌병대에는 친일경찰 김정채, 윤우경, 최운하, 김호익 등이 핵심이었다.”고 말했다. 노일환은 재판 과정에서 “남로당 가입 사실과 남로당 지시에 따라 움직였다는 자백이 고문을 못 이긴 허위 자백”이었다고 진술했다. 즉 반민특위 활동이 와해된 후 서대문형무소에는 일제강점기와 비슷하게 독립운동가들이 가득해졌다는 것이다. 1947~1954년 제주 4·3사건으로 2530여명이 일반재판 및 군정재판, 군법회의 등을 통해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 중 16~30세 여자 수감자 70여명이 서대문형무소로 이송됐다. 제주도에는 형무소가 없어서 전국 각지 형무소에 분산·수감된 탓이다. 김 전 관장은 “일제강점기에 총독부가 여성 독립운동가들을 수감하기 위해 특별히 여사(女舍)를 지어서 관리했기 때문”이라면서 “6·25전쟁으로 이 중 일부는 인민군에 편입되거나 여맹에 들어갔고, 또 일부는 잡혀서 총살됐다.”고 설명했다. 6·25전쟁 직후부터 3개월 동안 서대문형무소는 북한군이 사용했다. 반공·친미 인사라고 추정되는 사람들을 투옥하고, 후퇴할 때는 대량 학살하거나, 북으로 끌고 갔다. 1950년 9월 28일 서울을 수복한 이승만 정부는 서울시민 중 북한군에게 협조한 부역자들을 색출해 서대문형무소에 가두기 시작했다. 당시 서울시민은 대략 145만명이었고, 이 중 40만명만이 피란을 떠났다. 김 전 관장은 “서울시민은 안심하라는 라디오방송을 거듭하다가 한강다리를 폭파시켜 피난도 못하게 해 놓고는 잔류한 서울시민을 부역자로 모는 것은, 임진왜란 때 한성을 떠난 선조나 병자호란 때 인질로 잡혀 갔던 처자를 ‘환향녀’라며 비난했던 인조와 다를 바가 없다.”고 비판했다. 실제 사형에 처해진 사람은 다소 줄었지만, 당시 부역자 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자는 867명에 이르렀다. ‘종로의 협객’ 김두한은 1947년 4월을 시작으로 1954년 5월, 1965년, 1966년 ‘국회오물투척사건’ 등으로 4차례 수감됐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알카에다 2인자, 美무인기 공격에 사망

    국제적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2인자인 아부 야히야 알리비(49)가 4일 오전(현지시간) 파키스탄 북서부 자택에서 미국 무인 공격기의 미사일 공격으로 사망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5일 보도했다. 미국 언론들은 미국과 파키스탄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이같이 전하면서 알리비의 사망은 지난해 5월 오사마 빈 라덴 제거 이후 가장 큰 성과라고 자평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와 관련, 알카에다에 “큰 타격”이라면서 알카에다 최고 작전지휘관이자 ‘간판 스타’로서 중요한 역할을 해 온 그를 대체할 인물이 당분간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알카에다는 아직까지 알리비가 미 중앙정보국(CIA)이 운용하는 무인 공격기 공격으로 숨졌는지에 대해 아무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미 정보 당국자도 알리비는 풍부한 작전 경험과 카리스마 넘치는 인물이라며, 그의 사망으로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을 무대로 한 알카에다의 일상적인 무장 활동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측했다. 알리비의 사망과 미군의 계속되는 공격으로 알카에다 본거지가 파키스탄에서 예멘과 소말리아로 옮겨 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테러 문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1963년 리비아에서 태어난 알리비는 2001년 9·11 사태 이후 알카에다 와해에 주력한 미국에는 빈 라덴과 함께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 알리비가 조직 내 입지를 굳히고 국제적인 관심을 끈 것은 2005년 아프간 바그람 미군 기지 내 수용소에서 동료 수감자 세 명과 함께 돌로 경비병을 제압하고, 탈출에 성공한 직후부터다. 이후 미 정부는 그의 목에 100만 달러의 현상금을 내걸었다. 알리비는 특히 동영상을 통해 알카에다의 존재 이유와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서방 세계에 대한 항거의 필요성을 역설, 조직원을 충원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빈 라덴을 이어 알카에다 최고 지도자가 된 아이만 알자와리에 의해 조직 내 2인자로 인정받은 알리비는 시인과 학자로서도 명성을 구가했다. 알리비는 2009년 아프간 접경 파키스탄 서북부 지역에서 진행된 무인 공격기 공습 과정에서 제거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후 사망자가 다른 인물로 드러나 건재함을 과시했다. 파키스탄 현지 언론들은 지난 2일부터 3일간 계속된 공격에서 알리비 등 무장 조직원 15명과 함께 민간인 등 모두 30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파키스탄 정부는 리처드 호글랜드 이슬라마바드 주재 미국 대리대사를 불러 “무인공격기 공습은 국제법 위반이며 파키스탄의 주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항의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G2 또 톈안먼 인권충돌… 美 “수감자 석방” 中 “내정간섭”

    중국 ‘톈안먼(天安門) 사건’ 23주년을 맞아 미국과 중국이 또다시 ‘충돌’했다. 중국 시각장애 인권변호사 천광청(陳光誠)의 주중 미대사관 피신 사건에 이어 중국의 인권 상황을 비판한 미 국무부 인권보고서, 공자학원 소속 교사들에 대한 비자 ‘늑장’ 발급, 남중국해 문제 등에 이어 미국과 중국이 사사건건 부딪치고 있다. 미국 정부는 톈안먼 사건 23주년을 하루 앞둔 3일(현지시간) 당시 민주화 시위와 관련해 아직도 갇혀 있는 수감자를 모두 석방하라고 중국에 촉구했다. 마크 토너 국무부 부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미국은 톈안먼 사건의 ‘폭력적인 진압’을 기억한다며 중국 당국이 중국민의 보편적 인권을 보호하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톈안먼 시위에 참가했다가 실형을 선고받고 아직 복역 중인 사람을 전원 풀어주기를 권고한다.”고 말했다. 이어 “희생자와 구금자 혹은 실종자에 대해 충분한 보상을 실시하고 시위 참여자와 그 가족에 대해 지속해 온 탄압을 중단하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미국의 이 같은 발언에 내정 간섭이라며 발끈했다. 외교부 류웨이민(劉爲民) 대변인은 4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 국무부는 매년 사실을 왜곡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수법으로 중국 정부를 터무니없이 질책하는데 이는 중국에 대한 내정 간섭으로, 강한 불만과 반대를 표시한다.”고 밝혔다. 톈안먼 사건에 대한 입장 변화가 있는지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당시 정치 풍파에 대해 우리 당과 정부는 이미 명확한 결론이 있다.”면서 “중국 개혁 개방 30년 이래 경제와 사회 부문의 발전이 중대한 성취를 이뤘고 이는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가 중국 국정에 맞고 중국 인민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국 당국은 톈안먼 사건 23주년을 맞아 소요 사태가 일어날 것에 대비해 경비 태세를 대폭 강화했다. 4일 오전부터 톈안먼 광장 일대에는 공안 병력들이 대거 배치돼 톈안먼으로 통하는 지하통로 등 주요 길목마다 검문 검색을 실시했다고 홍콩상업TV가 보도했다. 특히 사전 취재 허가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언론인들의 출입이 전면 제지됐다고 전했다. 톈안먼 광장 이외에 대학 캠퍼스와 주요 도로, 쇼핑가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 대해서도 경계를 강화했다. 톈안먼이 소속된 베이징 퉁저우(通州)구는 웹사이트를 통해 “4일까지 전시 경계 태세와 통제 조치가 발효된다. 붉은 완장을 찬 자원봉사 보안요원들이 순찰을 하게 될 것”이라며 공안 분위기를 조성했다. 퉁저우구는 당 간부들에게 반체제 인사들의 대외 활동과 그들의 이념 상태에 대한 정보를 수집할 것을 촉구했다. 또 인권운동가와 종교단체에 위협이 가해졌으며 수백명의 활동가들이 경찰에 연행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AFP통신 등이 이날 보도했다. 하지만 홍콩 빅토리아 공원에서는 15만명의 시민이 모여 촛불 집회를 여는 등 추모 분위기를 달궜다. 워싱턴 김상연·베이징 주현진특파원 carlos@seoul.co.kr
  • 美 전 법률자문관 한국계 존유 ‘테러범 고문 허용’ 혐의 무죄

    美 전 법률자문관 한국계 존유 ‘테러범 고문 허용’ 혐의 무죄

    9·11 테러 이후 테러범에 대한 고문 행위에 법적 정당성을 부여했다는 이유로 소송당했던 한국계 존 유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 교수가 무죄를 선고받았다. 샌프란시스코 연방항소법원은 2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군 교도소에서 고문을 받았다고 주장한 호세 파디야가 조지 W 부시 정부의 법무부 법률자문관이었던 유 교수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 대해 위법행위가 있었다고 보기 힘들다고 판결했다. 또 1심 법원이 파디야를 비롯한 테러 용의자들이 군 교도소에서 일반 수감자들과 똑같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판단한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고 AP 등이 전했다. 푸에르토리코계 미 시민권자인 파디야는 알카에다 캠프를 다녀온 뒤 미국에서 방사성물질이 포함된 이른바 ‘더러운 폭탄’(dirty bomb)을 터뜨리려 했다는 혐의로 지난 2002년 체포됐다. 2007년 마이애미 연방법원에서 테러지원 혐의만 인정돼 징역 17년 4개월을 선고받았다. 파디야는 유 교수가 2001년부터 2003년까지 법률자문관으로 재임하면서 미군의 감시하에 있는 ‘적군’들에 대해 고문을 허용하는 일련의 메모를 작성했고, 대테러전 과정에서의 고문 행위 등을 정당화하는 법률적 토대를 제공했다며 2009년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었다. 앞서 사우스캐롤라이나 연방법원도 지난해 파디야가 도널드 럼즈펠드 전 국방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유사한 소송에 대해 패소 판결을 내렸다. 유 교수는 이날 재판 결과에 대해 “이 소송이 처음부터 터무니없는 것이라는 점을 확정한 것”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선진국 “양육비는 복지”… 산정·집행 모두 국가가 지켜본다

    선진국 “양육비는 복지”… 산정·집행 모두 국가가 지켜본다

    양육비는 복지 문제다. 국내에서는 양육비를 받지 못해 어머니가 어렵게 아이를 키우는 사례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복지 제도가 발달한 이른바 ‘선진국’은 양육비를 계산, 집행하는 데 국가가 개입해 관리감독한다. 서울가정법원에서 이달 중순에 발표할 ‘양육비기준안’은 상당수 국가에서 시행하는 제도다. 북미를 비롯, 영국·프랑스 등 유럽 등지에서는 우선적으로 부모가 합의해 자녀 양육비를 결정하도록 조정하고 있다. 유럽은 자녀 양육비 산출 등을 담당하는 공공기관을 따로 두고 있다. 캐나다는 법원이 양육비를 결정하면, 자동적으로 여성가족부와 유사한 국가기관에 등록된다. 양육비를 국가에 내면, 국가가 부모에게 지급하는 방식이다.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으면 운전면허가 정지되고, 대출을 신청할 때 신용도가 하락하거나 여권이 취소돼 출국을 막는 등 강력한 제재 조치가 이뤄진다. 미국은 주마다 다르긴 하지만 하와이·로스앤젤레스(LA) 가정법원 등 대다수 법원들이 양육비 가이드라인을 제정, 준수하고 있다. 법관은 이를 따라야 하며, 따르지 않을 때에는 이유를 명시해야 한다. 양육비 계산프로그램이 법관의 컴퓨터에 설치돼 있을 만큼 보편화됐다. 자녀양육지원집행국은 양육비가 제때 주어지는지를 모니터링하기도 한다. 영국은 부모의 소득을 구간별로 나눠 양육비를 산출하고 있다. 주간 소득이 5파운드(약 9000원) 이하이거나 교도소 수감자일 경우 양육비를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양육하지 않는 부모가 자신의 소득정보를 제공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꾸밀 경우 벌금까지 물릴 수 있다. 재혼을 하더라도 양육비 지급 의무는 계속된다. 또 양육비 이행을 담당하는 고용노동부 산하 기구인 ‘아동양육이행확보위원회’가 별도로 설치돼 있다. 위원회 산하 기관인 ‘아동양육선택’(CMO)은 자녀 양육비 지급에 대한 정보를 주면서 부부 간의 합의를 돕는다. 양육비를 주지 않으면 소송절차에 대해 지원하기도 한다. 법원은 재산 압류 및 동산 매각 명령을 내릴 수 있는 데다 신용정보를 하향 조정하기도 한다. 프랑스는 이미 1975년에 관련 법률을 마련, 부양의무자로부터 부양료를 회수할 수 있도록 하는 부양명령 이행을 국가가 보장하도록 했다. 정상적인 방법으로 부양료 징수가 되지 않으면 벌과금 10%는 물론 추가로 10%를 더 징수할 수 있다. 심지어 형법에서도 일종의 가정 유기죄로 판단, 부양권리자에게 고지하지 않고 주소를 변경한 경우 6개월 이하의 징역이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독일도 비슷하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알카에다 ‘여객선 납치계획’ 포르노에 암호화

    알카에다 ‘여객선 납치계획’ 포르노에 암호화

    지난해 5월 16일 독일 베를린의 모처. 독일 경찰들이 알카에다 조직원으로 의심되는 오스트리아 청년 마크 수드로딘(22)을 붙잡았다. 한 조사관이 심문 도중 수드로딘의 팬티 속에서 소형 메모리카드를 발견한다. ‘섹시 타냐’, ‘킥애스’ 따위의 제목을 가진 포르노 영상물이 가득했다. 조사관은 뭔가 꺼림칙한 생각에 저장 장치를 암호 전문가에게 넘겼다. 해독 결과는 놀라왔다. 영화 속에는 알카에다의 향후 테러 계획 및 작전 지침 등이 담긴 100여개의 문서가 암호화돼 숨어 있었다. 미국 정보 당국 관계자는 “발견 문건은 그야말로 순금 같은 것”이라며 가치를 평가했다고 CNN이 1일 보도했다. 알카에다의 최고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의 사살 1주년(2일)을 맞아 ‘보복테러’의 공포가 고조되는 가운데 알카에다의 향후 테러 계획이 추가로 공개됐다. 대규모 인질을 잡아 협상을 벌이고, 유럽에서 무차별 총격을 계획하는 등 여전히 대담한 테러를 모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수사당국이 입수한 파일 중 ‘향후 작업’이라는 문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계획은 ‘여객선 납치 계획’이었다. 알카에다는 문건에서 “(여객선) 승객을 인질로 붙잡으면 여론의 압력이 고조될 것”이라면서 ”인질들을 한명씩 살해하며 특정 수감자의 석방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인질들에게 미군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테러 용의자들이 입는 오렌지색 옷을 입히고 이들을 살해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촬영한다는 계획도 담겨 있다. 파일에는 또 알카에다가 유럽에 ‘뭄바이식 테러공격’을 가하려고 논의한 정황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의 최대 도시 뭄바이에서는 2008년 11월 자동무기와 수류탄으로 무장한 세력이 테러 공격을 벌여 180여명이 사망했다. 실제로 로딘이 체포되고 2주 뒤 오스트리아 빈에서 유수프 오카크라는 인물이 검거됐으며 서방 정보기관들은 로딘과 오카크가 유럽 내 자살폭탄 테러범을 모집하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정보 소식통에 따르면 2009년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이 문건은 알카에다 고위 간부인 유스니 알마우레타니가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알마우레타니는 지난해 파키스탄 경찰에 체포됐다. 한편, 미국 정부는 빈라덴 사살 1주년을 맞아 당시 작전 과정에서 획득한 자료들을 일반에 공개하기로 했다. 복수의 정부 당국자는 30일(현지시간) “빈라덴이 마지막으로 남긴 기록들을 이번 주 중에 육군사관학교 웨스트포인트의 테러방지센터에 전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군 특수부대는 지난해 5월 초 파키스탄의 아보타바드에 위치한 은신처를 급습, 빈라덴을 사살하고 그가 자필로 쓴 일기와 테러 조직책들과의 연락기록 등의 자료를 획득했다. 존 브레넌 백악관 대테러 담당 보좌관은 “자료에 따르면 빈라덴은 (생전에) 조직책임자들에게 ‘재앙 뒤 재앙이 온다.’면서 알 카에다 조직의 괴멸을 사실상 시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돈 받고 죄수 식단에 ‘마약’ 준 요리사 10년 형

    아랍에미리트 동부의 푸자이라 교도소에서 수감자 식사를 통해 수개월간 마약을 전달한 요리사에게 유죄가 확정됐다고 현지 캬리지타임스가12일 보도했다. 수감자 사이에서 마약을 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교도소 당국은 요리사를 감시했고 배식 된 죄수의 음식 속에서 작은 플라스틱 캡슐을 발견했다. 캡슐 안에는 해시시라 불리는 환각 성분의 마약이 담겨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수사당국의 추궁 끝에 요리사는 결국 범행을 자백 했고 현지 법원은 감옥에서 마약을 공급받은 수감자에게 4년을, 요리사에게는 징역 10년 형을 구형했다. 범행을 저지른 요리사는 해당 수감자로부터 뇌물을 받고 교도소에서 배식하는 음식을 통해 마약을 전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해외통신원 K.라지브 k.rajeev0828@gmail.com
  • ‘불멸의 세포’ 남긴 흑인 여성의 비극은 왜 끝나지 않았나

    인간의 정상 세포는 50회 이상 분열하지 못한다. 수명은 며칠에서 길어야 몇 년. 외부 영향을 받지 않을 만큼 몸속 깊이 있는 세포는 10여년을 산다지만 세포 생존은 유한하다. 연구자들은 난치병 백신 발견은 물론이고 유전자 연구, 외부 환경 영향 등을 실험하는 데 시간제한에 쫓길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1951년’은 대단히 중요한 의미가 있는 해다. 불멸의 세포가 탄생했고, 의학계는 혁신을 시작했다. 그리고 한 흑인 여성 헨리에타 랙스는 죽었다. 헨리에타 가족에게는 아내이자 엄마의 사망이 극한의 슬픔이었지만 의학계는 환호했다. 여인이 앓던 자궁암을 검사하기 위해 떼어낸 세포는 죽지 않고 끊임없이 분열했다. 이 덕분에 소아마비 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암, 파킨슨병 등 다양한 질병의 치료법을 연구할 수 있었다. 유전자 지도를 그리는 데, 체외수정을 실험하는 데, 심지어 인간세포가 우주의 무중력 상태에서 어떻게 반응하는지 연구하는 데 쓰였다. 여인의 이름을 따서 ‘헬라세포’로 불리는 이 세포는 세상을 죽음의 위협에서 벗어나게 했을 뿐만 아니라 수명 연장의 꿈을 가능하게 한다. 지금까지 증식된 헬라세포의 총량은 어림잡아 5000만t이 넘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의학계는 막대한 수익을 얻었다. 그래서 공로로 유족들은 대대손손 잘살고 있을까. 천만에. 남편 데이에게는 전립선암이 있고, 폐에는 석면이 가득하다. 아들 소니는 심장이 좋지 않고, 딸 데버러는 관절염·골다공증 등을 앓았다. 가족 전체가 고혈압과 당뇨로 고생한다. 하지만 의료 혜택을 받기는커녕 오히려 대부분 혜택에서 제외돼 있다. 흑인 빈곤층인 탓이다. ‘헨리에타 랙스의 불멸의 삶’(레베카 스클루트 지음, 김정한·김정부 옮김, 문학동네 펴냄)에는 헬라세포를 둘러싼 비극적인 가족사가 담겨 있다. 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한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헬라세포의 시작과 현재를 추적하기 위해 1000시간에 달하는 인터뷰, 10년간의 취재로 책을 완성했다. 책에는 헨리에타와 가족들이 어떻게 의학계에서 제대로 이용당했는지, 흑인과 백인을 구분짓던 지독한 인종차별이 횡행한 시대상과 당시 의학계의 논쟁, 흑인과 교도소 수감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부도덕하고 불법적이고 개탄스러운” 연구들과 연구 윤리, 헬라세포로 가능했던 연구 성과 등을 풍부하게 녹였다. 저자는 그들의 삶을 제대로 전하기 위해 그 시대와 환경에서 실제로 쓰였던 말을 사용했다고 했다. 한국어 번역에서도 그것을 표현하기 위해 사투리를 썼는데, 다소 어색하게 턱턱 걸린다. 물론 헨리에타와 가족의 삶과 책의 목적에 거슬릴 정도는 아니라 다행이지만. 1만 8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제 얼굴 찾은 서대문형무소

    제 얼굴 찾은 서대문형무소

    일제 강점기 유관순(1902~1920) 열사를 비롯한 독립 운동가들이 투옥돼 민족독립운동의 성지로 불리는 서대문형무소가 2009년 발견된 1936년 건축 원형 도면에 맞게 전면 복원됐다. 26일 서대문구에 따르면 1961년 5·16 쿠데타 이후 군 출신 형무소장이 냉전 이데올로기에 따라 붉은 색을 꺼려 주요 건물인 보안과 청사(현 전시관) 붉은 외벽에 덧붙였던 흰 타일을 제거하고 원래의 붉은 벽돌 건물을 되살렸다. 또 1987년 서울구치소 이전 직후 철거했던 지상 1층 398㎡(120평) 규모의 취사장을 과거 공사 도면을 근거로 복원했다. 아울러 유관순 열사가 순국했던 여성 옥사와 실외에서 운동하는 수감자들이 대화하지 못하도록 만든 격벽장, 형무소 정면담장 등의 복원작업도 마무리됐다. 서대문형무소는 1908년 일제에 의해 ‘경성감옥’으로 지어졌다가 광복 뒤 ‘서울구치소’로, 1988년에는 ‘서대문형무소역사관’으로 탈바꿈했다. 구는 2007년부터 서울시와 함께 역사관 주변 무질서한 상가지역을 편입해 9만 803㎡(2만 7516평) 면적의 원형 복원 사업을 진행했다. 2009년 1월에는 국가기록원에서 형무소 초기 원형 도면이 발견돼 청신호를 켰다. 현재 서대문형무소는 서울시 지정 제1종 전문박물관이다. 옥사 3개동과 사형장을 포함해 2만 9218㎡(8854평)가 사적 324호로 지정돼 있다. 서대문구 관계자는 “서대문형무소는 외국인 5만명을 포함해 연간 55만명이 찾는 역사적 문화명소”라면서 “원형 복원으로 더 많은 방문객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당선 하루만에… 크렘린 주변 反푸틴 집회

    러시아 대선에서 승리한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기쁨의 눈물을 흘린 지 하루 만인 5일(현지시간) 밤 모스크바에서 부정선거 규탄 시위를 벌이던 유명 블로거 알렉세이 나발니를 비롯해 참가자 500여명이 경찰에 구금됐다가 풀려나는 등 우려했던 후폭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야권은 이날 오후 7시부터 모스크바 시내 크렘린궁 북쪽 푸시킨 광장에서 대규모 항의 집회를 열었다. 자유주의, 민족주의, 좌파 등 3개 야권 진영이 대선 이후 처음으로 개최한 연대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2만명, 경찰 추산 1만 4000명이 모였다. 야권 지도자들은 불공정 선거에 항의하며 푸틴 퇴진과 재선거 실시를 요구했다. 나발니는 연단에 올라 “그들은 (승리를) 도둑질했다.”며 ‘푸틴없는 러시아’, ‘푸틴은 도둑’ 등의 구호를 외쳤다. 비교적 평화적으로 진행되던 집회는 오후 9시쯤 참가자 수천명이 경찰의 자진 해산 요구를 거부하면서 긴박하게 변했다. 검은 헬멧을 쓴 진압 경찰들이 투입돼 강제 해산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나발니와 좌파 지도자 세르게이 우달초프, 자유주의 성향 지도자 일리야 야신 등 야권 인사들이 체포됐다. 이들은 집회와 시위 절차법 위반 혐의에 대한 조서를 쓴 뒤 6일 새벽 풀려났다. 야권은 이날 500~1000명의 시위자가 체포됐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경찰은 모스크바에서 250명, 상트페테르크부르크에서 300명을 각각 붙잡았다고 발표했다. 비슷한 시간, 크렘린궁 바로 옆 마네시 광장에선 푸틴 지지자들의 집회가 열렸다. 친(親) 크렘린계 청년 조직 ‘나시’가 대선 당일에 이어 이틀째 연 이날 시위에서 참가자들은 러시아 국기를 흔들고, 푸틴의 이름을 연호했다. 경찰은 이 집회에 1만 5000명이 참가했다고 밝혔다. 푸틴 총리는 공정하고, 열린 경쟁에서 자신이 승리했다고 주장하지만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불공정 선거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유럽안보협력기구(OSEC) 감시단이 개표 결과 발표 직후 “이번 선거가 푸틴 총리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명백히 편향됐다.”고 지적한 데 이어 미국도 러시아 야권이 제기한 각종 부정선거 의혹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다. 빅토리아 뉼런드 미 국무부 대변인은 5일 “우리는 모든 선거부정 보도에 대해 독립적이고 신뢰할 만한 조사를 진행할 것을 러시아 정부에 촉구한다.”고 말했다. 안팎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푸틴 총리의 유화 정책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푸틴 총리는 당선 발표 후 첫 일정으로 야당 후보들과 면담을 가졌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수감 중인 반(反) 정부 성향 인사들에 대한 유죄 결정을 재검토하라고 검찰에 지시했다. 수감자 중에는 탈세와 횡령 등의 혐의로 13년형을 선고받고, 2003년부터 복역중인 거대 석유기업 ‘유코스’ 사장 미하일 호도르콥스키도 포함됐다. 또 모스크바 시당국에 시위 허가 신청 절차가 합법적인지를 점검하라는 지시도 내렸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누명쓰고 27년간 옥살이한 남자의 보상액은 얼마?

    누명을 쓰고 30년 가까이 옥살이한 남자의 피해 보상액은 얼마나 될까? 미국 플로리다주 주의회가 지난 1일(현지시간) 살인죄를 뒤집어 쓰고 27년 간 억울하게 옥살이 한 윌리엄 딜론(52)에게 총 135만 달러(약 15억원)의 지불을 결정했다. 딜론은 지난 1981년 제임스 드보락을 살해한 혐의로 27년간 감옥에 수감됐으며 사건 직후 부터 줄기차게 무죄를 주장해왔으나 사법당국은 이를 묵살해왔다. 이후 딜론은 억울한 수감자를 지원하는 단체인 ‘이노센트 프로젝트 오브 플로리다’와의 노력으로 DNA검사를 통해 무죄가 입증돼 지난 2008년 자유의 몸이 됐다. 딜론은 “보상금을 받아 기쁘지만 내 잃어버린 인생을 되돌려 줄 수는 없다.” 면서 “끝까지 나의 무죄를 믿어주고 도와준 사람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주의회가 지불을 결정한 135만 달러는 1년 당 5만 달러의 보상으로 27년을 산정한 것이다. 릭 스코트 플로리다 주지사는 “주를 대표해 개인에게 일어난 잘못된 판결에 사과드린다.” 며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자세로 자신의 무죄를 입증한 딜론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美 흉악범이 치매흉악범 돌본다

    미국 캘리포니아 남자 교도소 욕실. 40대 중년 남성이 60대 노인을 샤워시킨 뒤 면도해 주고 있다. 이어 겨드랑이 냄새 제거제를 발라주고 기저귀도 채워준다. 있는 정성 없는 정성 다 쏟는 이 중년 남성은 한 여성을 칼로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25년째 복역중인 세셀 몽고메리다. 그리고 어린아이처럼 양순하게 몽고메리의 손길을 받는 노인은 여자친구를 잔인하게 살해한 죄로 역시 종신형을 살고 있는 월터 그레고리다. 치매에 걸린 그레고리의 수발을 몽고메리는 매일 들고 있다. 미국에서 흉악범에게 사형 대신 종신·장기형을 선고하는 주들이 늘어나면서 수감자들이 고령화되고 있으며 이에 비례해 치매 환자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재정난으로 신음하는 교도소 당국은 치매 환자를 돌볼 여력이 없어 흉악범 죄수가 치매에 걸린 동료 흉악범 죄수를 돌보게 하는 고육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 전역의 교도소에 있는 기결수 160만명 가운데 10%가 종신형, 11%가 20년 이상의 장기형 복역자들이다. 55세 이상 재소자는 12만 5000명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재소자들은 과도한 긴장이나 당뇨, 흡연, 우울증, 약물남용 등에 노출돼 있기 때문에 일반인에 비해 치매에 걸릴 위험이 높다고 지적한다. 죄수들이 일반인보다 15년 정도 빨리 늙는다는 점을 들어 50세 이상을 노인층으로 분류하는 주들도 많다. 뉴욕주는 치매 재소자를 위한 특별 수용소를 운영하고 있는데 비용이 만만찮다. 1명당 연간 비용이 9만 3000달러로 일반 교도소(연간 4만1000달러)의 2배가 넘는다. 펜실베이니아주 등에서는 정신질환 담당자들에게 치매 환자를 위한 특별교육을 병행한다. 반면 캘리포니아나 루이지애나의 교도소처럼 예산과 직원이 부족한 곳에서는 비용은 적게 들지만 훨씬 위험한 방법을 선택하고 있다. 정신이 멀쩡한 흉악범들을 교육시켜 치매에 걸린 재소자의 일상을 돌보도록 하는 것이다. 캘리포니아 남자 교도소의 심리상담 직원 체릴 스티드는 “그들이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고 이곳에 왔다는 것을 우리도 안다.”며 “하지만 그들 없이는 이 많은 치매환자를 제대로 돌볼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 교도소에서 치매환자를 돌보는 흉악범들은 푸른색의 통상적인 수의가 아닌 노란색 재킷을 입고 있어 ‘황금 코트’로 불린다고 한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경제 불평등의 저주 신자유주의 함정에 빠진 美

    경제 불평등의 저주 신자유주의 함정에 빠진 美

    “미국식 신자유주의 반대!” 이 구호, 참 식상하다. 이 구호를 사랑하는 이들은 이만큼 중요한 주제가 어디 있느냐고 항변하겠지만, 귀에 못이 박히도록 이 말을 들은 사람으로서는 어쩔 수 없다. 그렇다면 이렇게 접근해 보는 것은 어떨까. 미국식 신자유주의의 본산 미국 땅에서 그 때문에 자살하거나 살인을 저지르는 사람이 크게 늘어났다면? 그리고 구체적으로 미국 노동자의 삶이 어떻게 열악해졌는가를 찬찬히 들여다본다면? 국방부 불온도서 목록에 오를 만한 책 2권이 나왔다. 인권문제에 밝은 조효제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에게 추천사를 받았다. “에밀 뒤르켐의 고전 ‘자살론’이 21세기 버전으로 환생했다고나 할까.”라고. 그 말대로다. ‘왜 어떤 정치인은 다른 정치인보다 해로운가’(제임스 길리건 지음, 이희재 옮김, 교양인 펴냄)는 뒤르켐의 전통에 따라 놀라운 결과를 제시한다. 1900년부터 2007년까지 미국의 공식 자살률, 살인율 통계를 봤더니 공화당 대통령 집권기에는 늘어나고, 민주당 대통령 집권기에는 줄어들었다. 공화당이 주장하는 보수정치, 그리고 그 보수정치가 생산해 내는 경제적 불평등, 그리고 그 경제적 불평등이 강요하는 수치심이 원인이라는 주장이다. 정신병적·범죄적 성향 때문이 아니다. 저자는 자살과 살인을 ‘폭력치사’(Lethal Violence)라는 하나의 범주로 묶는다. 나 자신이냐, 남이냐 하는 방향만 다를 뿐 극한적 파괴행위라는 점이 똑같아서다. 10만명당 폭력치사율을 나타내는 그래프를 보면 1900년 15.6명으로 시작해 1908년, 1911년이 되면 22.6명으로 늘어난다. 공화당 대통령 집권기다. 민주당 출신 윌슨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이 수치는 1920년 17.4명까지 떨어진다. 그 뒤 공화당 소속 대통령이 줄줄이 나오면서 1929년에는 22.3명으로 늘어난다. 1933년 민주당 출신 F 루스벨트 대통령이 등장하면서 1941년에는 19명까지 줄어든다. 최근 자료도 매한가지다. 민주당 클린턴 정권은 21.7명이라는 수치를 물려받았으나 2000년에는 16명까지 떨어뜨렸다. 10만명당 기준이라 인구 3억명을 대입하면 통계수치상 1명은 곧 3000명이다. 순누적치를 봤더니 1900~2007년까지 공화당 정부 때가 민주당 정부 때보다 38.2명이 더 많았다. 그러니까 지난 한세기 동안 공화당 대통령 집권기에 민주당 대통령 집권기라면 안 죽었을 수 있는 11만 4600명이 더 죽었다는 얘기다. 예외도 있다. 공화당 출신 아이젠하워 대통령과 민주당 출신 카터 대통령이다. 아이젠하워 때 폭력치사율은 늘지 않았고, 카터 때는 줄지 않았다. 상대당 집권기 사이에 끼어 있어서 추세를 반전시키기 어려웠던 것일까. 저자는 아니라고 한다. 이들의 소속 정당은 각각 공화당, 민주당이었지만 실제 정책 방향은 오히려 민주당, 공화당에 가까웠다는 것이다. 이 흥미로운 주장을 받아들이려면 몇가지 문턱을 넘어야 한다. 첫 번째 문턱은 저자다. 광적인 민주당 지지자이냐는 점이다. 저자는 폭력행동의 심리적 메커니즘 연구를 진행한, 하버드대에서 34년간 일했고 이후 뉴욕대로 자리를 옮긴 정신과 의사다. 스스로도 “난 의사지 정치학자나 경제학자가 아니다. 내 관심사와 분야는 삶과 죽음의 문제였지 불황과 선거 문제가 아니다.”라고 밝힌다. 1977~1992년까지 하버드대 법정신의학연구소장 자격으로 매사추세츠주 내 여러 교도소 수감자들의 폭력치사율을 떨어뜨리는 작업을 실제 진행한 경험도 있다. 이 경험은 책 서술 곳곳에 녹아 있다. 저자는 폭력행위의 원인을 찾다가 20세기 전반에 대한 통계자료 분석에 착수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 스스로도 깜짝 놀랐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 이렇게 간단할 리 만무하다. 폭행치사 발생률이 단지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의 정치적 꼬리표일 리는 없다.” 그래서 대공황, 2차대전처럼 다른 요인이 작용했을 가능성을 고려하면서 통계수치를 이리저리 만져 봤지만 결론은 하나였다. “오직 공화당 정부 때만 올라가고, 오직 민주당 정부 때만 내려간다.” 두 번째 문턱은 정당과 폭력치사발생률 간의 관계를 ‘인과’관계로 볼 수 있느냐는 문제다. 저자는 의학에서 쓰는 ‘복용량-반응 곡선’ 논리를 가져온다. 가령, 담배는 몸에 나쁘고 운동은 몸에 좋다. 꾸준한 운동은 보호요인, 꾸준한 흡연은 위험요인이다. 그러나 꾸준한 운동에도 불구하고 일찍 죽는 사람은 있다. 꾸준한 흡연에도 불구하고 건강하게 잘 사는 사람도 있다. 해서 담배와 건강, 정확히는 폐암과의 인과관계가 법적으로 인정된 적은 없다. 소비자 권리 보호 차원에서 폐암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문구를 담배에다 붙이는 게 타협책이다. 다시 말해 의학적 용어를 쓴다면 “공화당 행정부는 폭력치사의 ‘위험요인’으로, 민주당 행정부는 ‘보호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말할 수 있다. 정치를 통해 정책을 소비하는 유권자 권리 보호 차원에서 말이다. 사회과학적 용어를 쓰자면 “폭력치사율을 올리려면 공화당 대통령이, 내리려면 민주당 대통령이 ‘필요’하지만 공화당 대통령이나 민주당 대통령이 등장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는 않다.”고 말할 수 있다. 이 논의에서 뺄 수 없는 인물이 있다. ‘깨진 유리창’ 이론을 내세워 엄격한 법집행을 통해 범죄율을 낮췄다고 주장하는 루돌프 줄리아니 뉴욕시장이다. 저자는 인정하지 않는다. 왜 그런가. 줄리아니의 시장 재임기간은 1994~2001년이다. 클린턴 정부 시절 전반적으로 폭력치사율이 하향곡선을 그릴 때다. 미국 전체 평균이 그렇다는 말은, 그 부분집합인 뉴욕의 하락세가 더 크게 나타난다는 뜻이다. 실제 뉴욕뿐 아니라 다른 곳의 범죄율도 이 시기 동안 급격히 떨어진다. 저자는 범죄를 척결했다는 줄리아니를 두고 “자기가 울면 아침이 온다고 믿는 닭”이라고 부른다. 세 번째 문턱도 있다. 공화당과 보수주의는 늘 법치주의를 내건다. 그런데 이들은 왜 살인과 자살을 치솟게 할까. 그리고 국민은 안전을 원한다면서 왜 정반대 결과를 낳는 곳에다 표를 줄까. 이 점은 4장 ‘수치심이 사람을 죽인다’와 6장 ‘보수정당 지지자와 진보정당 지지자’를 참고할 법하다. ‘수치심의 윤리’와 ‘죄의식의 윤리’를 각각 정치적 보수, 정치적 진보 성향에 연결시킨다. 이는 이념, 인종 문제와 연결된다. “민주당이 유럽식 사회민주주의나 복지국가를 추구한다고 비난하고, 그것은 결국 소련식 공산주의와 빈곤, 전제 정치로 치닫는다고 주장해서 이런 사실을 깨닫지 못하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공화당의 ‘남부전략’(Burbon Strategy)이라는 것이다. 마침내 마지막 문턱에 다다랐다. 미국 이외 다른 나라에서도 이런 경향을 확인할 수 있을까. 멀리 갈 것 없다. 한국은 자살률이 OECD 1위인 국가다. 가령, 김대중-노무현정권과 이명박 정권하에서 폭력치사율을 비교해 본다면 어떨까. 남부전략을 동서전략으로 바꿔보면 어떨까.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1만 3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아프간 미군 ‘코란소각’ 파문확산… 美 진화 나서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의 코란 소각 사건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즉각 사과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아프간인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상황이 악화되자 카불 주재 미 대사관은 직원들의 현지 활동을 중단하고 대사관을 폐쇄했다. 미 백악관이 21일(현지시간) 아프간 바그람 미 공군기지 내에서 미군이 코란 등 이슬람 종교 서적을 불태운 사건과 관련,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를 약속했으나 수백명의 아프간인들이 이틀째 강력히 반발하며 항의 시위를 벌여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AP·AFP통신이 보도했다. 전날에 이어 22일 오전부터 500여명의 아프간인들이 수도 카불의 중심가로 뛰쳐 나와 “미국에 죽음을”이라는 반미 구호를 외치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AP와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이날 하루 동안 카불과 잘랄라바드, 파르완 등 4곳에서 군경과 시위대가 충돌해 적어도 7명이 사망하고 32명이 다쳤다. 현지 미 대사관은 “직원들이 통제된 상태에 있으며, 여행도 중단됐다.”고 밝혔다. 앞서 존 앨런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은 21일 성명을 통해 “바그람 공군기지에서 코란을 비롯한 다수의 이슬람 종교 자료를 부적절하게 처리했다는 보고를 받고 이를 즉각 중단시키고 나서 전면 조사를 지시했다.”면서 “고의는 아니었지만, 이번 사건으로 상처받았을 아프간 정부와 국민에게 사과한다.”고 밝혔다. 미군 소식통은 이들 서적 중 일부가 극단주의적 메시지를 담고 있어 바그람 기지와 인접한 파르완 수용시설의 수감자들 간의 과격 메시지 교환에 이용되고 있기 때문에 소각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사실이 알려진 직후 2000여명의 아프간인들이 바그람 기지 인근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는 등 파문이 번지자 미 백악관은 철저한 조사와 재발 방지를 약속하며 진화에 나섰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일은 매우 불행한 사건”이라면서 미군이 아프간인들의 종교에 대해 갖고 있는 존경심을 반영하지 않은 것이라고 사과했다. 아프간에서는 지난달에도 미 해병대원으로 추정되는 4명이 사살된 탈레반 시신에 소변을 보는 동영상이 공개돼 파문이 일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공포의 육군교도소 잊어주세요”

    “공포의 육군교도소 잊어주세요”

    “시금치 오래 삶으면 어떻게 되는지 아세요? 비타민C가 파괴돼서 좋지 않아요.” 21일 경기 이천시 장호원읍 육군교도소에서 만난 수감자 이모(38)씨는 요리 강의를 하면서 새로운 인생을 꿈꾸고 있다. 2년 정도의 수감 생활 동안 한식조리사 등 자격증만 3개를 취득했고, 육군교도소가 마련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동료 수감자에게 특강도 한다. 이씨는 “인터넷 교육 등을 통해 자동차 정비 기능사와 이용사, 한식조리사 자격을 모두 취득했다.”며 “내년 봄에 출소해서는 새 인생을 살겠다는 희망을 품고 있다.”고 말했다. 국방부가 군 범죄자를 수용하는 유일한 전문 교정기관인 육군교도소를 이날 언론에 공개했다. 과거 ‘인권 사각지대’로 악명 높던 육군교도소가 설립 63년 만에 다양한 프로그램을 도입하며 변화하고 있다. 기자가 찾은 수감동 한쪽에서는 ‘웃음치료’가 한창이었다. 권영세(54) 웃음치료사의 지도에 따라 10명 남짓한 수감자들이 율동에 맞춰 노래를 부르고 박수를 치며 활짝 웃었다. 권씨는 “수감 생활로 우울해지기 쉬운 장병을 돕고 싶어 자원봉사로 치료를 맡게 됐다.”고 말했다. 육군교도소는 수감 장병의 자기 계발을 위해 다양한 교육을 도입했다. 수감자 대부분이 군 생활 부적응으로 인한 군무이탈자라는 점에 착안해 어학·공인중개사 교육과 자동차 정비 등 8개 종목 자격증 취득 강좌도 열었다. 지난해에만 134명의 수용자가 각종 자격증 시험에 합격했다. 다음 달부터는 교도소 내에 고시원을 열어 검정고시 응시자들의 교육을 지원하기로 했다. 수용자 1인당 하루 급식비는 6155원으로 민간 교도소(1인당 3602원)의 1.5배를 넘는다. 교도소 내에서는 매점 이용과 신문 구독, 케이블 TV 시청도 가능하다. 가족을 면회할 수 있는 기회도 대폭 늘렸다. 성규선(50) 교도소장(중령)은 “가족 관계를 회복하고 재소자의 재사회화를 돕기 위한 취지로 과거 폐쇄적인 육군교도소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육군교도소에는 120여명이 수용돼 있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세계적 인권판사 가르손 모국 스페인서 직무정지

    세계적인 ‘인권 판사’ 발타사르 가르손(56)에 대해 스페인 대법원이 11년간 자격정지를 결정했다. 이에 가르손 지지자들은 “수치스러운 판결”이라고 비판했고 국제단체도 이에 가세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가르손은 반인도적 범죄에 대한 ‘보편적 관할권’을 내세워 칠레의 전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1915~2006)를 기소해 국제적으로 주목받았다. ●대법 “직권남용 유죄” 스페인 대법원은 “가르손이 자의적으로 교도소 내 수감자와 변호인 간의 대화를 녹음하도록 지시했다.”며 그의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렸다고 AP, AFP 등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대화 녹음 사건은 스페인 정부 발주 계약과 관련된 것으로, 집권 국민당 관계자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가르손은 그러나 “법을 존중하면서 테러리즘과 마약 밀거래, 반인도주의 범죄, 부패와 싸워 왔다.”며 무죄라고 주장했다. 검사도 가르손 판사가 무죄라고 선언했다. 스페인에서는 검사 동의 없이도 기소할 수 있다. ●검사 무죄 선언에도 기소 가르손 지지자들은 “우리는 가르손 같은 판사가 더 필요하다.”며 판결에 불만을 표시했고, 국제법률가위원회(ICJ)는 “판사의 활동을 범죄로 단죄하는 것은 사법부 독립을 해치는 행위”라고 거들었다. 가르손 측은 자격정지 건을 최고법원인 헌법재판소에 넘길 계획이다. 가르손 측은 판사 자격정지 결정이 스페인 내전(1936~1939년)과 프랑코 독재시대에 자행된 범죄를 처벌하지 못하도록 하는 ‘정치 판결’이라고 주장했다. 가르손은 2008년 10월 내전 당시 프랑코 정권의 조직적 민간인 학살과 피살 민간인들의 암매장 추정 장소 19곳에 대해 발굴, 조사하라고 명령했다. 이와 관련, 가르손은 직권을 남용해 수사를 지시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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