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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쓰레기를 통해 본 ‘소비문화와 숨은 경제

    쓰레기를 통해 본 ‘소비문화와 숨은 경제

    2001년 12월 미 애리조나주립대의 종신교수인 제프 페럴은 돌연 강단을 떠난다. 안락한 둥지를 박차고 나온 이 대학교수가 향한 곳은 다름아닌 쓰레기 더미였다. 8개월간 고향인 텍사스 포트워스에 머물며 이렇다 할 소득없이 쓰레기 더미에서 그때그때 필요한 물건을 채집하며 생계를 유지했다. 그리고 쓰레기에 관한 인문·사회·문화범죄학적 고찰에 나선다. 그는 지금 손꼽히는 원로 인류사회학자다. 책은 쓰레기 더미를 통해 ‘소비문화의 그늘’을 엿보고, 길거리에 또 다른 세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쓰레기 더미는 개인이 소유한 물건과 법적으로 공인된 재활용 자원 간의 경계가 수시로 변하는, ‘숨은 경제’가 지배하는 세계다. 쓰레기를 처리하는 일이 공무원들에게는 골칫거리일지 모르지만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자원의 공급처가 된다. 페럴은 “거리의 쓰레기통만큼 사회의 불평등을 그대로 반영하는 대상이 또 있겠느냐”고 묻는다. 아울러 줍고 털고 뒤지는 도시 이면의 모습을 통해 어쩌면 길거리에 함부로 버려졌을 삶을 주우면서 ‘길거리 탐색자들’의 삶을 추적한다. 놀랍게도 그들은 모두 집 없는 노숙자나 거지가 아니었다. 상당수는 제대로 된 집을 갖고 있었고, 더러는 정규 직업을 가진 이도 있었다. 불법 쓰레기 수집인부터 노숙자, 금속 수집가, 재활용 운동가, 대안건축물 건축가, 아웃사이더 예술가까지 다양했다. 이 책은 한 마디로 8개월간 페럴 교수가 보고 겪고 느낀, 버려진 물건을 재활용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이들은 폐기업자나 공중위생 기관보다 한발짝 앞서 쌓여 있는 쓰레기 더미를 뒤져 내 새로운 가치를 찾아낸다. 저자는 이들을 ‘쓰레기 탐색자’라고 부른다. 책의 원제는 ‘Empire of Scrounge’. 저자는 Scrounge가 내포한 ‘찾아 모으다’ ‘훔치다’ ‘뒤지다’ 등의 뜻에 주목한다. 책에 따르면 이 단어는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쓰레기 수집에 대한 정부의 태도를 대변한다. 한때 ‘범죄의 가장자리’ ‘시간제 도둑질’ 등으로 불렸던 쓰레기 수집이 지금은 미국의 TV쇼 ‘정크야드 워즈’의 주요 소재가 되고 있다. 미 연방 대법원이 쓰레기 수집에 대해 너그러운 판례를 남긴 것과 달리 지방정부들은 여전히 최고 2000달러의 벌금을 부과한다. 또 버려진 음식물을 재활용해 무료급식하는 ‘폭탄 대신 식량을’과 같은 단체의 회원들을 체포하고, 폐건축물을 활용한 해비탯 운동을 규제한다. 책 곳곳에는 페럴 교수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깨알같은 재미도 숨어 있다. 2002년 초 구입한 15달러짜리 스췬자전거에 노끈으로 재활용 바구니를 달고 쓰레기 수집에 나선다거나, 쓰레기 더미에서 건져올린 가장 괜찮은 물건으로 기어변속이 되지 않는 BMX 자전거를 꼽는 대목이 그렇다. 환경파괴적인 자동차 정책에 동의하지 않기 때문이란다. 페럴 교수는 또 괜찮은 물건들은 노숙자 캠프나 자선단체에 기부했다. 필요 이상 집어가지 않는다는 ‘쓰레기 탐색자들’의 불문율에 따른 것이다. 그는 쓰레기 수집을 시공을 초월한 선(禪)의 경지로 끌어올리며, 동시에 소비문화의 확산에 대한 다양한 비판이 반세계화 운동에 입각해 발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책을 덮고 나면 ‘쓰레기’라는 단어가 전혀 새로운 의미로 다가온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아! 이럴 수가… ‘가요무대’에도 밀리는 가요순위 프로

    아! 이럴 수가… ‘가요무대’에도 밀리는 가요순위 프로

    방송 3사의 TV가요 프로그램들이 순위제 부활 등 눈물겨운 노력에도 여전히 바닥권 시청률을 헤어나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스타들을 동원하는 방송 3사의 가요프로그램 시청률을 다 합해도 KBS ‘가요무대’ 하나를 당해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팬덤 경쟁만 부추겨 아이돌끼리 격돌하는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방송사들은 시청률을 높이고 가요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킨다는 취지에서 지난 3~4월 앞서거니 뒤서거니 TV 가요 프로그램의 순위제를 부활시켰다. 그러나 효과는 미미해 방송사들은 ‘죽을 맛’이다. 순위제 시행 전 3%대이던 시청률은 제자리를 맴돌고 있고 강력한 팬덤을 등에 업은 아이돌 가수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업계의 우려도 그대로 현실화되고 있다. ‘SBS 인기가요’와 MBC ‘쇼! 음악중심’이 순위제를 부활시킨 것은 각각 지난 3월과 4월. 2008년부터 K차트라는 순위제를 운영해 온 KBS ‘뮤직뱅크’도 경쟁 프로그램의 새 단장과 함께 바짝 긴장했다. 하지만 여전히 시청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시청률 조사업체 AGB닐슨코리아의 집계에 따르면 5월 마지막주 금·토·일요일에 방송된 KBS ´뮤직뱅크´의 시청률은 2.5%, MBC ‘쇼 음악중심’ 3.4%, SBS ‘인기가요’ 3.1%에 그쳤다. 세 프로그램을 다 합쳐도 시청률 10%를 넘기지 못하는 수준. 이는 중장년층 시청자를 대상으로 흘러간 노래를 들려주는 KBS ‘가요무대’의 시청률(지난 3일 9.3%)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한 방송관계자는 “매 주 초마다 매니저들이 가요프로그램에 소속 가수를 출연시키기 위해 방송사에 일렬로 줄을 늘어서는 진풍경을 감안하면 초라하기 짝이 없는 성적표”라고 꼬집었다. 아이돌 그룹(가수)들만 득을 봤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순위제 부활 이후 1위를 차지한 가수들의 면면을 살펴 보면 절반 이상이 강력한 팬덤을 기반으로 하거나 대형 기획사를 등에 업은 아이돌 그룹(가수)이었다. 최근 실제 가요시장에서는 아이돌이 급락세를 타는 것과 정반대의 아이러니다. ‘비아이돌’로 정상에 등극한 얼굴은 조용필과 싸이 정도다. ‘인기가요’의 경우 3월 셋째주부터 6월 첫째주까지의 총 11회 중 남성 아이돌 그룹이 3회(샤이니 1회, 인피니트 2회), 여성 아이돌 그룹이 2회(포미닛), 여성 솔로가수가 3회(이하이 2회, 이효리 1회), 남성 솔로가수가 3회(싸이) 각각 1위에 올랐다. 대형 기획사 소속 또는 아이돌 가수가 점령하다시피 하는 실정. ‘쇼! 음악중심’도 사정은 엇비슷하다. 4월 셋째주부터 6월 첫째주까지 총 7회 중 남성 아이돌 그룹이 4회(인피니트 1회, B1A4 1회, 신화 2회)나 정상을 차지했다. 이처럼 순위제의 판세가 아이돌 그룹 위주로 돌아가는 이유는 무엇보다 시청자 투표 때문이다. ‘인기가요’의 사전투표와 실시간 투표, ‘쇼! 음악중심’과 ‘엠카운트다운’의 문자투표 점수는 팬덤을 거느린 남성 아이돌 그룹이 압도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다. B1A4의 ‘이게 무슨 일이야’가 문자투표에서 2000점을 얻고 ‘쇼 음악중심’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음원, 음반, 투표, SNS 등 순위제의 기준에 따라 대형기획사와 군소기획사 사이에서도 희비가 엇갈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부 대형기획사가 음원과 음반을 사재기한다는 의혹이 여전한 데다 동영상 조회수는 유튜브와 제휴한 대형 기획사 소속 가수들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말했다. SNS 점수 역시 자체 SNS팀을 운영하거나 바이럴 마케팅 회사와 결합할 수 있는 대형 기획사에 유리할 수밖에 없다. 순위제를 운영하는 방송사들이 공정성을 떨어뜨리기도 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방송사별로 기준이 달라 1위도 제각각이지만 객관성이 떨어지는 기준은 여전히 문제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뮤직뱅크’가 반영하는 방송횟수는 자사 프로그램에 대한 기여도를 기준으로 한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는다. ‘인기가요’는 자사가 개발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아야 투표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지 않은 중장년층의 참여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 지금대로라면 가요프로그램의 순위제는 앞으로도 신뢰를 얻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한 가요계 인사는 “팬클럽을 조직적으로 관리하는 대형 기획사, 스타 섭외 문제로 어쩔 수 없이 그들의 눈치를 봐야 하는 방송사들 사이에서 힘없는 군소 기획사와 가수들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면서 “순위제가 꼭 필요하다면 아이돌 대 비아이돌 가수의 순위를 따로 매기는 등 보완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은석 대중음악평론가도 “순위제는 대중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한다는 취지에서 가요산업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장치이지만 음원, 음반, 방송횟수 등의 산정 방식과 반영 비율 등을 과학적으로 재조정해야 공신력 있는 차트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어차피 징계 안돼… 정치적 쇼야” 국회 윤리특위 사실상 무용지물

    “어차피 징계 안돼… 정치적 쇼야” 국회 윤리특위 사실상 무용지물

    국회의원의 ‘권위와 품격’을 유지하기 위해 설치된 국회 윤리특별위원회가 사실상 무용지물인 채로 방치되고 있다. 의원들의 도에 어긋나는 행위를 징계하는 기능이 수십 년째 작동하지 않아 정쟁의 도구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국회에 따르면 지난 3일 민주당 심재권 의원은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지난달 25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김 의원이 “통일부 업무보고에서 장관에게 김정은에 대한 예를 갖춰 호칭하라고 질책한 민주당 의원이 있다. 종북 세력과 결별하라”고 말한 것을 문제 삼았다. 앞서 유승희 의원 등 민주당 의원 20명은 국회 본회의장에서 스마트폰으로 여성의 누드사진을 보다가 취재진 카메라에 포착된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발의했다. 국회법상 품위 유지의 의무를 위배했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런 징계안에 대해 의원들은 일제히 “어차피 징계 안 돼”라고 입을 모은다. 3선의 한 의원은 “그냥 창피 한번 주려는 거지. 정치적인 쇼”라고 말했다. 정치적 사안이 있을 때마다 의원 징계안은 어김없이 제출되지만 정치 공세일 뿐 징계 의지는 사실상 없다는 의미다. 실제로 1981년 제11대 국회 이후 현재까지 발의된 의원 징계안 176건 가운데 본회의를 통과한 징계안은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원 임기만료로 인한 폐기가 98건(55.7%), 철회 32건(18.2%), 사임 등으로 인한 폐기 29건(16.5%), 계류 16건(9.1%), 윤리특위 가결 1건(0.5%) 등이었다. 가결된 1건은 18대 국회 때 남녀 대학생과의 식사자리에서 성희롱 발언을 해 물의를 일으켰던 강용석 전 의원에 대한 징계안이었으며, 본회의에서 찬성 111표, 반대 134표, 기권 6표, 무효 8표로 부결돼 제명안은 무산됐다. 의원 징계안 발의가 정쟁의 도구로 전락한 것은 윤리특위가 제 역할을 못한 탓이 크다. 윤리특위 내에서 위원들이 자신과 같은 당 소속 의원을 보호하기 위해 제동을 걸기 때문이다. 윤리특위 새누리당 간사인 김태흠 의원은 “윤리특위가 일정대로, 규정대로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면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민간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윤리심사자문위원회의 의견을 받아들이기만 해도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논문 표절과 성추행 논란 등으로 당에서 제명되면서도 국회에서는 제명되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국회의원 신분이 ‘방탄’ 역할을 한다는 비판도 적잖이 제기된다. 국회는 여야가 꾸린 정치쇄신특별위원회에 윤리특위 개선안을 상정했지만 논의는 지지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알몸 오디션?…여성 나체 평가 프로그램 논란

    알몸 오디션?…여성 나체 평가 프로그램 논란

    가운을 걸친 한 여성이 조용히 스튜디오 한 가운데로 걸어 들어온다. 무대 앞에는 마치 오디션 프로그램의 심사위원 처럼 두 명의 남성이 진지한 표정으로 바라본다. 곧 여성은 가운을 벗어 알몸이 되고 두 남성은 그녀의 몸을 놓고 비평한다. 마치 포르노 영화같은 상황이 덴마크 케이블 TV 프로그램으로 당당히(?) 방영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달 초 부터 방영되기 시작한 이 프로그램의 제목은 ‘블라크만’. 현지의 유명 재즈 뮤지션이자 작곡가인 토마스 블라크만이 호스트로 출연하는 프로그램이다. 방송 직후부터 이 프로그램은 성상품화는 물론 여성에게 모욕과 굴욕을 준다는 비판에 시달리고 있다. 실제로 방송 속 두 남성은 편한 소파에 앉아 나체 여성에게 뒤로 돌아보라고 지시하고는 그녀의 엉덩이를 평가한다. 이에대해 진행자인 블라크만은 “이 쇼는 천재적인 프로그램”이라면서 “여성을 포르노적인 의미로 보는 것이 아니라 미학적인 관점에서 토론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같은 해명에도 여성계를 중심으로 논란이 더욱 거세지자 블라크만은 미국 뉴욕으로 도망(?)쳤다. ’블라크만’의 PD이자 여성인 소피아 프롬버그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여성의 몸에 대한 남성의 생각을 솔직히 드러내고자 했다. 무엇인 문제인가?”라고 반박했다.   인터넷뉴스팀 
  • 日언론, 아베정권 비판 잇따라

    일본 언론이 야스쿠니 신사 참배 옹호 발언, 무라야마 담화 수정론 등을 들고 나온 아베 신조 내각에 대해 연일 강도 높게 비판하는 등 각료들의 역사인식에 대해 본격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특히 총리 관저 출입기자들이 26일 이례적으로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을 몰아 붙이는 등 일본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모습도 연출됐다. 총리 관저 출입기자들은 오전 스가 관방장관이 브리핑을 시작하자 날카로운 질문 공세를 벌였다. 스가 관방장관은 아베 총리의 역사 인식을 놓고 한국과 중국이 반발하고 있는 데 대해 “외교문제가 됐다고는 보지 않는다”는 기존의 입장을 거듭 밝혔다. 그러자 기자들이 나서 “현실은 한국에서 총리의 발언이 침략전쟁의 부정으로 크게 보도돼 외교문제가 되고 있다”며 “무라야마 담화중 어느 부분을 계승하고 어떤 점은 계승하지 않는지를 지금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다그쳤다. 당황한 스가 관방 장관은 “저는 외교 문제가 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거듭 우겼고, 이에 기자들은 “지금 한국으로부터 항의가 들어오고 있는데 외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은 그쪽(내각)의 희망에 지나지 않는다”고 몰아붙였다. 그러자 스가 장관은 “아니 그러니까...”“(초조해하며) 저기, 손을 들고 얘기하세요”라며 말을 더듬는 등 쩔쩔맸다. 주요 신문들도 비판을 멈추지 않았다. 마이니치 신문은 ‘총리의 역사인식을 의심한다’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일본이 과거 식민지 지배와 침략을 한 것은 역사적 사실”이라며 “‘(야스쿠니 참배와 관련한 주변국 등의) 위협에 굴하지 않는다’는 총리의 발언은 냉정함을 결여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아사히 신문도 ‘조용한 참배를 위해’라는 사설에서 “침략을 부정하는 듯한 발언을 반복하면 이웃 국가뿐 아니라 유럽국과 미국의 불신도 강해지게 된다”며 “1978년 야스쿠니에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이후 쇼와 일왕도 야스쿠니를 참배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평소 아베의 경제정책에 대해 호의적인 논조를 유지하던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역사문제를 과열시키지 말라’는 제하의 사설에서 아소 다로 부총리의 야스쿠니 참배에 대해 “이웃을 두루 살피는 판단을 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문재인 정계은퇴 요구는 부관참시 하는 것… 아까운 인재 죽일거냐”

    “문재인 정계은퇴 요구는 부관참시 하는 것… 아까운 인재 죽일거냐”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대선 패배 뒤 여전히 표류하고 있는 당을 재생시켜야 할 의무를 ‘무한대로’ 지고 있다. 그러나 권한은 거의 없는 상태다. 성과를 내기에는 근본적으로 어려운 구조다. 문 위원장은 계파 간 알력을 조정하면서 당 재생을 위해 머리를 짜내고 있다. 지난달 9일 당 비대위원장으로 선출된 이후 취임 한 달을 앞둔 그는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통해 “나는 희망을 봤다”고 투지를 드러냈다. 당 분란의 핵심인 문재인 전 대선 후보가 정계은퇴 등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는 당 일부의 주장에 대해서는 “이미 과오에 대한 고백은 수없이 했다. 왈가왈부해서 물러나라는 것은 부관참시”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비대위원장 취임 한 달을 맞은 소회는. -힘껏 노력해도 ‘뭐 하고 있냐, 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 때문에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혁신을 하지 않으면 신뢰를 잃는다는 각오로 했다. 100일 뒤에 지금의 비대위는 혁신위원회였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 처음은 미약했으나 혁신에 관해서는 창대해질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 나는 욕망이 없는 비대위원장이다. 마음을 비우면 세진다. →민주당 워크숍(1~2일 충남 보령)을 보고 느낀 점은. -큰 희망을 봤다. 127명 중 122명이 참석했고 발언하고 싶은 사람들이 모두 발언했다. 말을 하기 시작하면 반드시 해법이 있다. 워크숍은 문제 해법의 시작이었다. →문재인·이해찬·한명숙 의원 등은 워크숍에 불참했는데. -중요한 것은 거꾸로다. 세 사람이 안 왔다는 게 아니라 나머지는 다 왔다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우리는 위기에 강하다. 세 사람이 못 온 것은 면목이 없어서다. 그것이야말로 책임의식이 있다는 것 아닌가. 안 왔다고 책임의식이 없다는 것은 당파적 발상이다. →문 전 후보는 어떤 과오를 어떻게 고백해야 한다고 보나. -과오 고백은 수도 없이 했고, 워크숍에 못 나온 것도 과오 고백이다. 이번에 ‘워크숍에 오십시오’ 했더니 문 전 후보가 “무슨 면목으로 갑니까”라고 하더라. →문 전 후보가 의원직 사퇴, 정계은퇴 등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는데. -그런 결정을 왜 우리들이 하나. ‘과오 고백+알파(α)’라는 것은 본인의 의지다. 왈가왈부해서 물러나라고 할 일이 아니다. 부관참시와 다를 바 없다. 속은 시원할지언정 아까운 인재를 죽이는 것이다. 물론 후보이기 때문에 무한 책임은 있다. 그러나 자기 나름대로 이미 심판을 받고 있다. 책임을 지우겠다면 선거에 참여한 모두가 책임져야 한다. 공동선대위원장이었던 박영선·이인영 의원은 후보보다 더 열심히 선거를 치렀는데 다 책임져야지. 선거를 주도적으로 이끈 사람들은 다음에 나오지 말라는 것이다. 그것이 정치인의 책임이라는 것이다. →문 전 후보가 역할을 해야 할 시기는. -지금은 자숙 기간이라 안 된다. 국민 공감대가 형성됐을 때다. 내년 6월 지방선거 때 지원 유세 요청이 많을 것이다. 그때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안철수 전 교수도 그때가 적절하다. 지금 신당을 만들고 후보를 낸다면 야당 분열의 책임을 면할 수 없다. 깊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라면 그런(신당 창당) 생각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워크숍에서도 ‘책임지겠다’는 사람은 나오지 않았는데. -근본적으로 정치인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책임 질 사람은 져야 한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책임져야 한다는 말은 뒤집으면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말이다. 친노가 됐든 비노가 됐든 상관이 없다. 둘 다 주도적으로 선거를 치렀다면 둘 다 책임져야 한다. 후보는 무한 책임이다. 문 전 후보가 주연을 했다면 안 전 교수는 공동 주연 내지는 조연을 했다. 그쪽에서 이쪽 탓을 하고 이쪽에서 그쪽 탓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공동의 탓이다. →민주당이 중도층 마음 얻기에만 집중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분법적인 논리다. 진보 아니면 보수라는 이분법에 매달리는 것은 20세기 논리다.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 이념적 싸움이다. 배고픈 사람 배부르게 해주고, 억울한 사람 눈물 닦아주는 게 기본 민생이다. 이데올로기에 갇혀 좌냐 우냐 하면 안 된다. →전당대회 모바일 투표의 존폐와 시기는. -절충을 하더라도 비대위나 비대위원장이 하면 안 된다. 전대 준비위에서 해야 한다. 독립성, 자율성을 보장하고 여기에 토 달지 않고 집행하겠다는 약속을 지킬 것이다. 만약 전당대회 시기를 못 정하면 표결로 가야 하고, 표결로도 안 되면 현 당헌대로 가야 한다. 현 당헌은 (대표의 임기가 내년 1월까지인) 임시전당대회다. 모바일도 합의가 안 되면 안 하면 되는 것이다. →안철수 신당을 고려해 새 지도부 임기를 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데. -객관적으로 상황을 인식한 것이라고 본다. 틀린 말은 아니다. →안철수 신당 창당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내가 안철수라면 만들지 않는다. 학습 효과에 의해 우리 의원들 절대 (신당으로)안 간다. 갔다면 대선 때 왕창 갔을 것이다. 만약 간다면 공천 탈락자 내지 불평하는 B급 정치인이 갈 것이다. 그런 집안 치고 잘되는 집안 못 봤다. 망하는 길이다. 안철수 현상까지 죽이게 된다. 새 정치가 아니라 전형적인 헌 정치다. 민주당이 망하기를 기다렸다가 득이나 보려 하는 것도 전형적인 구태 정치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지지율이 52%로 떨어졌는데. -우려될 만한 사태다. YS(김영삼 전 대통령)는 1년 안에 안가 허물고 하나회 숙청, 공무원 재산공개를 해서 85%로 갔는데도 막판에 힘을 잃었다. 불통 반복하면 큰일난다. 상호 보완적 총리와 대통령 비서실장을 빨리 임명해야 한다. 삐죽한 수석(壽石)을 받치려면 받침대는 둥글어야 한다. 진짜 유능한 사람을 앉혀 궁합을 맞춰야 한다. 대통령의 실패는 나라의 실패다. →국민께 드리고 싶은 말은. -야당이 망하면 나라가 망한다. 민생, 생활, 현장에서 정책 정당을 하겠다. 아픔과 설움을 정책적으로 대변하겠다. 야당을 키워 달라. 힘이 빠져 아무것도 안 되는 야당이 되면 여당과 정부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러 독선에 빠지고 그대로 망해버린다. 사즉생의 각오로 거듭나려는데 그나마 싹을 잘라 버리면 안 된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945년 3월 3일 경기 의정부 출생 ▲경복고, 서울대 법학과 ▲14, 16~19대 국회의원 ▲노무현 대통령 비서실장 ▲김대중 대통령 정무수석비서관 ▲국정원 기조실장 ▲열린우리당 의장 ▲국회 부의장(18대 국회)
  • 민주 ‘회초리 투어’ 씁쓸한 마무리

    대선 패배에 대한 국민들의 쓴소리를 직접 듣겠다며 시작한 민주통합당의 ‘회초리 투어’가 18일 대전·충남 방문을 끝으로 중도에서 막을 내렸다. 민주당은 지난 13일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이후 광주·전남과 부산·경남을 다녀왔지만 내부에서조차 ‘보여 주기식 이벤트’라는 냉소적 반응이 일자 전국을 돌기로 한 당초 일정을 대폭 축소했다. 결국 마지막 방문지가 된 대전·충남에서도 민주당은 “회초리 쇼 같다’는 비판을 들으며 씁쓸하게 발길을 돌렸다. 18대 대선의 주요 전략지역이었던 대전과 충남에서 민주당은 각각 49.7%, 42.9%를 득표했다. 적지 않은 차로 패배한 지역인 만큼 지지층의 상실감은 컸고 질책도 매서웠다. 대전 유성구 도룡동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회초리 민심간담회’에는 150여명의 당원과 비당원이 참석해 민주당의 앞날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시민사회단체에서 일하는 김남숙씨는 “지금 국민의 심금을 울리며 회초리 투어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며 “사죄의 3배 대신 간편복을 입고 현충원 묘비라도 닦았다면 진정성이 느껴졌을 것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참 봉사를 하라”고 꼬집었다. 안철수 전 대선 후보를 지지했다는 박종범씨는 “민주당에 대한 불신이 안철수 현상으로 나타났던 것”이라며 “기득권을 내려놓는 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한 참석자는 “민주당이 죽었는데 우는 사람이 없다”며 곡을 해 비대위원들을 곤혹스럽게 했다. 대전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사설] 민주당 대선 패인 바로 보고 새 이념좌표 찾길

    18대 대선이 끝난 지 한 달이 다 됐건만 민주통합당이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꾸려진 문희상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도 언제부터 본격 가동될 지 기약이 없는 상황이다. 지지자들에게 회초리부터 맞겠다며 비대위 인사들 중심으로 엊그제부터 광주와 부산·경남 지역을 잇따라 방문해 ‘사죄의 3배’를 하고 쓴소리를 듣고 있지만 당 안팎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한낱 쇼에 불과하다는 비판만 듣고 있다. 대선 패배의 원인은 대체 무엇인지, 오도된 정책·노선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질 것인지에 대한 아무런 반성도, 성찰도 없이 그저 “사죄드린다”며 지지자들에게 허리만 굽히고 다니니 공허하기 짝이 없어 보이는 것이다. 민주당의 표류는 친노무현계와 비노무현계, 반노무현계 등으로 갈린 해묵은 당내 계파 대립과 이에 따른 권력 공백과 구심점 부재, 그리고 이념적·정책적 지향점 상실이 근본 원인이다. ‘대선 패배의 책임을 왜 우리만 져야 하느냐’는 친노 진영과, ‘친노 진영의 2선 후퇴가 당 쇄신의 출발점”이라고 주장하는 비노·반노 진영의 권력 다툼이 이처럼 당을 뒤죽박죽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김대중·노무현 두 정부를 거치면서 분당과 탈당, 합당을 거듭하며 분열과 반목을 이어온 고질적 병폐가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127개 의석을 지닌 제1야당의 표류는 새 정부 출범을 앞둔 이 나라 정치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루속히 당을 수습해야 하며, 가차없는 자기 성찰을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지난해 4월 총선 패배 요인을 분석한 당내 보고서를 친노 진영으로 짜인 당시 당 지도부가 쉬쉬하며 덮고 넘어간 상황이 재연돼선 희망이 없다. 철저히 패인을 분석해 밝히고, 응분의 책임을 물은 뒤 쇄신에 나서야 한다. 이를 위해 대선 패인 분석 일체를 외부인사들에게 맡기는 결단이 필요하다. 계파를 떠나 중진들은 모두 2선으로 물러나고 신진기예에게 당의 재건을 맡기는 영국 노동당 식의 파격도 요구된다. 그것만이 “뼛속까지 바꾸겠다”는 다짐을 실천으로 옮기는 길이다. 위기를 기회로 삼기 바란다. 낡은 계파구도를 청산하고 이념좌표를 새롭게 설정해 새 민주당으로 거듭나는 대장정을 시작하라.
  • 문희상 “외부 공개과정 안 거치면 혼날것” 진영 “朴 ‘국회 존중·野와 협력’ 말했다”

    문희상 “외부 공개과정 안 거치면 혼날것” 진영 “朴 ‘국회 존중·野와 협력’ 말했다”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국회 민주당 대표실에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진영 부위원장과 유일호 당선인 비서실장의 예방을 받고 박근혜 정부가 성공하기를 바란다면서도 “잘못하는 일이 생기면 가차없이 비판해야 한다. 비판을 안 하면 썩는다”고 말했다. 진 부위원장은 “당선인은 ‘국회의원을 해봤기 때문에 국회를 존중하고 야당과 협력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인수위가 내놓은 정부조직개편안의 국회처리에 협조해 줄 것을 요청한 셈이다. 문 비대위원장은 진 부위원장 등에게 “박근혜 정부가 어떤 역사적 소명을 갖고 (당선) 됐다고 생각하고, 어떻게든 꼭 성공하길 바란다”면서도 “야당 및 반대자와 언론이 다 알게 하는 과정을 약식이라도 거치지 않으면 나중에 크게 혼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회동에 대해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덕담만 오갔다. 정부조직 개편안에 대한 설명차 방문한 것이라더니 서류 한 장도 들고 오지 않았다”면서 “인수위가 야당과 국민, 언론과 충분히 소통하는 자세를 가져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한편 민주당 비대위는 출범 닷새를 맞이했지만 대선 평가를 위한 위원장 인선 등에 난항을 겪고 있다. 외부 비대위원 인선도 표류 중이다. 문 비대위원장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비대위 활동의 고충을 호소하며 “이름을 부르기도 외람된 권노갑 고문, 김원기·임채정 전 국회의장 등이 무릎 꿇고 절하는 것을 ‘쇼’라고 하면 그 사람은 어느 당 사람이냐”고 말했다. 그는 “한 당파가 맡아 계속하려는, 그걸 이용해 왜곡하려는 세력 간 파쟁(派爭)심을 없애지 않으면 안 된다”고 호소했다. 앞서 재선의 정청래 의원은 전날 라디오에서 “삼배하고 그러던데 이게 이벤트성 쇼”라면서 “몇 년 동안 반복돼 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텃밭 광주, 野 민생투어에서 제대로 ‘회초리’ 들었다는데…

    텃밭 광주, 野 민생투어에서 제대로 ‘회초리’ 들었다는데…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가 15일 ‘회초리 민생현장 방문’의 첫 일정으로 호남 지역을 찾았다. 민주당을 지지해준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데 대해 회초리를 맞는 심정으로 쓴소리를 듣고 당을 ‘재건축’하는 자양분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예상대로 혼쭐이 났다. 민주당 비대위원들과 지역 의원 50여명은 5·18 민주묘지를 먼저 찾아 헌화, 참배했다. 이어 ´광주전남 시도민께 드리는 삼배’를 올렸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지려야 질 수 없는 선거를 지고 말았다. 열화와 같은 광주시민들의 뜻을 받들지 못했다”며 “살려달라, 도와달라”고 읍소했다. 하지만 민주당에 대한 광주 시민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텃밭’으로 부르기조차 민망할 정도로 냉담한 기운이 느껴졌다. 비대위원들의 첫 방문지였던 광주 YMCA 간담회에는 당의 원로들과 당원들 외에 시민들이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그마저도 전체 100석 자리 가운데 30여명도 채 안 되는 인원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민주당에 대한 쓴소리를 ‘봇물’ 터진 듯 쏟아냈다. 송희성 한국여성지도자연합 광주전남회장은 “태어나서 두번 울었는데, 한번은 1987년 DJ가 떨어졌을 때였고 또 한 번은 이번이다”면서 “전부 나서서 똘똘 뭉쳐도 이길까 말까 하는데, 대통령 경선에서 떨어진 분들이 똘똘 뭉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안성래 전 5월 어린이집 원장은 “(울먹거리며) 우리가 논밭 다 팔아서 민주당 만들었다”면서 “역사를 바로 세우려면 나날이 자살하는 분들, 크레인 위의 그 분들을 위해 뭘 하겠다는 성명서라도 내라”고 지적했다. 이창 유네스코 협회장은 “문재인 후보가 대선 패배 후 감사와 참회의 민생투어를 하기를 기대했다”면서 “정치쇼로 보일지언정 봉사하고 독거노인 찾아가는 등 민생을 살펴야 민주당에 대한 연민이라도 생긴다”고 지적했다. 이 대목에서는 문 비대위원장의 얼굴이 굳어졌다. 계파 정치의 폐해도 지적됐다. 대선 광주 지역 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이었던 무진 스님은 “매번 위급한 상황이 올 때마다 계파정치 안 한다고 하더니, 꼭 선거 때마다 계파정치 되더라”면서 “민주당은 친노, 친손 세력이니 하는 계파를 우선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천 과정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송 회장은 “왜 꼭 새누리당보다 공천을 늦게 해 선거운동 출발이 늦어지나”라고 꼬집었다. 박종택 상임고문은 “권리당원을 등한시하는데, 내년 6월 지방선거 때는 납득할 수 있는 공천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생현장 첫 방문지는 광주 양동시장이었다. 상인들과의 간담회에서도 ‘매질’은 계속됐다. 한 상인은 “민주당에서 정책다운 정책을 내놓은 게 없었다. 정말 한심스럽다”면서 “선거 때만 되면 호남, 광주를 볼모로 삼아서 광주 시민들에게 해준 게 뭐 있나. 상처만 많이 받았다”고 질타했다. 일반 시민들도 민주당을 호되게 비판했다. 광주 서구에 사는 나병수(56)씨는 “왜 선거만 지면 5·18 묘지에 오나. 정치인들은 하루만 인사하고 당선되면 끝이다”면서 “민주당은 호남 사람들을 그만 좀 이용해라”고 다그쳤다. 또 다른 시민인 정익주(72)씨도 “선거 때 친노니 비노니 하는 얘기는 정말 듣기 싫다”면서 “제발 줄 잘 서서 공천 얻고 이런 것 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비대위는 함평의 한 노인정을 방문해 어르신과의 간담회를 끝으로 이날 일정을 마무리했다. 16일에는 경남 창원에서 비대위 2차 회의를 연 뒤 봉하마을을 찾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 참배, 부산 민주공원 참배 등의 일정을 이어간다. 광주·함평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누가 더 웃겼냐고? 궁금하면 500원

    누가 더 웃겼냐고? 궁금하면 500원

    지상파 방송의 잇단 파업으로 홍역을 치른 올 방송가에선 주변 문화의 중심 문화 침범 현상이 빈발했다. 그간 변방으로 취급받던 케이블 채널의 예능 프로그램이 참신한 콘텐츠를 앞세워 강세를 띤 반면 철옹성을 쌓아온 지상파 예능은 파업의 영향으로 공백을 드러내며 대부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전문가들은 “엎치락뒤치락이 반복되고 변수가 횡행한 한 해였다.”고 입을 모은다. 30일 방송계에 따르면 올 한 해 MBC는 사상 최장인 170일, KBS는 90일 넘게 파업을 이어갔다. 이는 ‘무한도전’(MBC)과 ‘해피선데이-1박 2일’(KBS) 등 대표적인 지상파 예능의 상승곡선을 한풀 꺾었다. 파업이 끝나도 여파가 이어졌다. MBC의 경우 ‘일요일 일요일 밤에’는 새 코너의 신설과 폐지가 반복됐고, 8년간 인기몰이를 해온 ‘놀러와’는 토크쇼의 극심한 침체와 맞물려 아예 문을 닫았다. 반면 파업과 무관했던 SBS는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을 앞세워 예능 강자의 자리를 꿰찼다. 파업의 영향을 덜 받은 KBS ‘개그콘서트’도 이같이 혼잡한 상황을 틈타 ‘국민 예능’에 등극했다. ‘1박 2일’에 눌려 만년 시청률 2위 자리를 고수했지만, 올 4월부터 평균 시청률 20%를 넘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궁금해요? 궁금하면 500원”, “사람이 아니무니다” 등의 유행어는 흥행몰이의 방증이다. 지난해 말 세금 탈루 소동으로 잠정 은퇴를 선언한 강호동의 빈자리도 컸다. 유재석과 함께 쌍두마차를 이뤄온 유-강 2인 체제가 무너지면서 MC계의 판도가 변했다. 이런 가운데 파업에서 복귀한 몇몇 예능 프로그램은 롤러코스터를 연상시키는 극적 행보를 띠었다. 무려 24주간 결방했던 MBC ‘무한도전’이 대표적이다. 제작진이 MBC 파업에 동참하며 6개월간 재방송으로 버티면서 시청률은 3%대까지 추락했다. 참여 패널들이 기획해온 ‘슈퍼7’ 콘서트도 중단됐다. 하지만 방송 재개부터 시청률 14%대를 곧바로 회복하더니, 최근 ‘못친소 특집’으로 분위기를 완전히 되돌렸다. 롤러코스터를 탄 또 다른 예능은 KBS ‘1박 2일’. 파업의 영향에다 새롭게 시작한 시즌2에서 제작진과 출연진이 모두 바뀌면서 인기가 주춤했다. 하지만 서서히 제 색깔을 찾아가더니 최근 20%를 오르내리는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김승우, 차태현, 성시경, 주원 등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배우·가수의 조합이 빚어낸 신선함이 강점이다. SBS의 ‘런닝맨’은 올해를 분수령으로 삼았다. 20%대 시청률의 벽은 넘지 못했지만 술래잡기식 진행에서 벗어나 웃음폭탄 한방씩을 지닌 초대 손님을 끌어모으며 인기가도를 달렸다. 주말 예능의 최강자 자리를 넘나들며 SBS의 다른 예능 프로그램인 ‘정글의 법칙’, ‘K팝스타’와 삼각편대를 이뤘다. 케이블 채널은 반사이익을 보면서 지상파와 대적할 자체 기획 프로그램으로 한층 성장세를 나타냈다. tvN의 ‘SNL코리아’, ‘코미디 빅리그’, ‘롤러코스터2’, ‘현장토크쇼 택시’, ‘더 로맨틱&아이돌’, ‘슈퍼챌린저코리아’, ‘세얼간이’, ‘화성인 바이러스’ 등이 신선하고 파격적인 소재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케이블을 넘어 지상파 프로그램과 경쟁하며 새로운 문화코드를 제시했다는 평가를 들었다. 케이블에선 ‘시즌제 예능’이란 새로운 형식도 안착했다. 시즌을 거듭하며 기존의 틀은 유지하는 동시에 실험적인 소재와 버라이어티로 무장했다. 일각에선 성공한 프로그램의 ‘이름값’을 내세워 시청률을 담보하려는 편법이란 비판도 있었다. 37년 역사를 지닌 미국 NBC의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의 한국버전인 ‘SNL코리아’는 발칙한 ‘19금’ 유머와 수위를 넘나드는 풍자로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해 12월 처음 선보인 뒤 올 5월 시즌2, 최근 시즌3의 닻을 올렸다. ‘롤러코스터2’도 효자 예능 중 하나다. 반면 올해 네 번째 시즌을 맞은 ‘코미디 빅리그’는 최근 시즌제를 폐지하고 진행방식을 바꾸는 등 새로운 시도를 벌이고 있다. 독보적인 지위를 누리는 tvN의 경우 올해 아예 지상파 채널과 맞대결할 일요 예능 프로그램을 출범했다. 주말 예능의 황금시간대인 일요일 밤 7시 45분부터 ‘세 얼간이’와 ‘더 로맨틱&아이돌’을 잇달아 방영 중이다. 인기 몰이의 배경에는 지상파와 달리 타깃층이 뚜렷하다는 점과 상대적으로 규제에서 자유롭다는 이점이 작용했다. 신동호 tvN 편성기획팀장은 “간판급 일요 예능 프로그램까지 편성해 엔터테인먼트 채널로서 정체성을 확고히 했다.”면서 “변화에 민감하고 트렌디한 젊은 시청자의 구미에 부합하려 했다.”고 밝혔다. 오디션 프로그램은 인기가 예전만 못했지만 Mnet의 ‘슈퍼스타K4’가 로이킴과 딕펑스란 신예 스타를 낳으며 순항했다. ‘오페라스타2’, ‘코리아 갓 탤런트’, ‘슈퍼 디바’(이상 tvN)와 ‘더 보이스 오브 코리아’(Mnet), ‘도전 수퍼모델 코리아3’(온스타일), ‘마스터 셰프 코리아’(올리브) 등의 프로그램도 줄을 이었다. 다양한 주제의 서바이벌 대결은 케이블 특유의 빠른 전개와 절묘한 편집이 어우러지며 젊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그늘도 존재한다. 지상파의 아류쯤으로 여겨졌던 케이블의 대반격은 반길 일이지만 이를 주도한 tvN, Mnet, 온스타일, 올리브 등의 채널은 대부분 복수채널사용사업자(MPP)인 CJ E&M 소유다. 지상파와 차별화를 내세웠지만 어느새 거대 자본에 물든 그들만의 코드를 양산하고 있다는 비판에선 자유롭지 못하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될 경우 ‘문화 다양성’이란 케이블 본래의 취지가 퇴색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외자유치 양해각서 지자체장 홍보쇼? 양해 안 됩니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양해각서(MOU)를 ‘조자룡이 헌 칼 쓰듯’ 활용하고 있다. 자자체들은 외국 투자기업과 MOU를 맺으면 마치 외자유치에 성공한 것처럼 홍보하지만, 실제 투자까지 이뤄지는 경우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 때문에 포퓰리즘에 편승한 ‘외자유치 깜짝쇼’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인천경제청 52건중 35건 투자 무산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2008년 이후 외국기업과 교환한 총 52건의 MOU 가운데 실제 투자로 이어진 것은 32.6%인 17건에 불과했다. 다른 지자체들도 대체로 20∼30% 선에 머문다. MOU만 맺고 정식 계약에 실패한 사례는 부지기수다. 미국 CWKA사는 인천시와 2002년 국내 최대의 관광개발 프로젝트인 용유·무의관광단지에 6조원을 투자하겠다는 MOU를 맺었으나 투자능력이 없는 데다, 재원조달 계획마저 불투명한 것으로 드러나 기획예산처는 우선협상대상자 취소 결정을 내렸다. 2008년 이 사업에 뛰어든 독일 캠핀스키 컨소시엄도 인천시와 MOU를 맺은 뒤 특수목적회사(SPC) 설립 시한을 넘김에 따라 기본협약이 해지됐다. 프랑스 아키에스사의 용유도 해상호텔 건설과 한국중화총상회의 영종도 차이나타운 건립이 무산된 것도 MOU로 ‘간만 보고’ 무산된 케이스다. 경기 김포시가 지난 2월 60억 달러 규모의 외화유치 MOU를 맺은 투자업체도 실적 없는 이름뿐인 회사인 것으로 드러났다. 유영근 김포시의원은 “직접적인 자금투자 없이 금융기관을 설득해 장기 리스계약과 차입으로 60억 달러를 조달하겠다는 기업과 시가 MOU를 체결한 것이 놀라울 뿐”이라고 말했다. ●고군산군도 3조짜리 리조트 유치 불발 전북도는 2009년 7월 고군산군도에 9000억원을 투자해 국제해양관광단지를 조성하겠다며 미국 페더럴사와 MOU를 맺었으나 그해 9월까지 이행보증금을 납부하지 않아 수포로 돌아갔다. 또 같은 해 12월 미국 옴미홀딩스사와 3조 5000억원을 투자해 새만금지구에 명품리조트와 호텔을 건립하겠다고 맺은 MOU 역시 불발로 끝났다. 이런 현상이 빈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외자유치는 일반적으로 투자의향서(LOI)-양해각서(MOU)-계약(Contract)이라는 단계를 거친다. LOI는 투자에 앞서 일방에 의해 참여의사를 표시하는 것으로 아무런 법적 구속력이 없다. MOU는 정식계약 이전에 당사자 간 교섭 결과 양해된 사항을 확인, 기록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법적 구속력은 없고, 위반했을 경우 신뢰도에 문제가 생기는 정도다. 이처럼 MOU는 상호 입장을 조율하는 차원에서 이뤄지기에 실제 계약까지는 현실적 제약이 많다. “MOU 가운데 30∼40%만 계약해도 성공”이란 게 지자체에서 외자유치를 담당하는 직원들의 솔직한 토로다. 하지만 정작 문제는 MOU가 자치단체장의 전시행정으로 이용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지방자치제 이후 민선 단체장들은 경쟁적으로 외자유치에 나섰다. 외자유치만큼 단체장 치적을 홍보하기에 좋은 메뉴는 없기 때문이다. 지난날 어떤 단체장은 선거가 다가오자 외국기업에 사정을 하다시피 해 MOU를 맺은 일조차 있었다. 이렇게 맺은 MOU가 내실을 갖추기란 쉽지 않다. MOU가 꽃을 피울지는 뒷전이다. ●검증없이 체결만 급급… 성과 집착 인천경실련 김송원 사무처장은 “MOU가 본계약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은 지자체가 드러나는 성과에만 집착해 정확한 검증 없이 성급하게 MOU를 체결하는 데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강기운 의원은 “MOU 체결을 지자체 홍보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생각을 버리고, 대상자를 신중하게 선정해 실질적 투자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대선 첫 TV토론] 새누리 “文, 시종일관 답답” 민주 “상생통합, 朴과 차별”

    [대선 첫 TV토론] 새누리 “文, 시종일관 답답” 민주 “상생통합, 朴과 차별”

    18대 대선 첫 TV토론회를 둘러싼 각 당의 반응은 뜨거웠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후보가 야권 후보들과의 2대 1 대결 구도에도 불구하고 차분하게 정책을 잘 설명했다고 자평했다. 안형환 선대위 대변인은 “박 후보는 토론에서 준비된 여성 대통령의 면모를 확실히 보여줬다. 그동안 꾸준히 국정에 대해 공부하고 고민해 온 결과를 유감없이 보여준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희 막말로 토론회 품격 떨어져”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에 대해서는 “전체적으로 토론회에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고 박 후보와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 사이에 끼어 자신의 주장을 드러내지 못한 채 자신없는 모습과 답답함만을 보여줬다.”면서 “게다가 자신의 정책에 대해 충분히 숙지되지 않은 것처럼 보였고 같은 야권 후보인 이 후보에게조차 밀리는 모습이어서 안타까웠다.”고 지적했다. 당내에서는 특히 박 후보에게 집요한 공세를 펼친 이 후보에 대한 불만이 쏟아져 나왔다. 안 대변인은 “전체적으로 토론의 격을 떨어뜨렸다.”면서 “시종일관 예의 없고 인신공격만 퍼부어 이 후보는 물론 통합진보당의 한계를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또 “박 후보에게 조롱과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아닌 욕설을 계속해 과연 다음에도 이런 후보가 토론에 나와도 되는 것인지 의문이 들게 했다.”고 덧붙였다. 문 후보 측은 이날 대선 후보 TV토론에 대해 “대통령감으로서 문 후보가 가장 돋보였다.”고 자평했다. 특히 ‘안정감’에 무게를 뒀다. 박광온 대변인은 “문 후보는 국정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안정적 수권 능력을 가진 후보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박 대변인은 “문 후보가 박 후보에게 여·야·정 협의체 구성을 제안하는 등 상생 통합의 정치를 내세우며 박 후보와 명확하게 차별됐다.”면서 “겸손한 자세로 소통하는 새 시대 대통령의 모습을 보여줬다.”며 높은 점수를 매겼다. 그는 “문 후보는 전반적으로 품격을 지키면서 상대 후보를 배려하며 책임감 있는 대안, 균형감각 있는 정책을 국민들에게 보여줬다.”고도 했다. ●“朴·李 대결 구도로 문재인 손해” 그러나 당 내부적으로는 첫 TV토론이 박 후보와 이 후보 간의 설전 양상으로 이어진 데 대한 불만도 적잖게 흘러나왔다. 문 후보 측은 박 후보를 대척점에 두고 이 후보와 함께 2대1 구도로 진행될 것으로 내다보긴 했으나, “이 후보가 이처럼 강경하게 나올지 몰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런 탓에 “이 후보가 박 후보를 지나치게 몰아세우다 보니 마치 이 후보의 ‘원맨쇼’처럼 진행됐다.”는 평가도 있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박 후보와 이 후보 간의 대결 구도로 진행돼 문 후보의 발언이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고 했다.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 측의 한 관계자는 “문 후보가 통합의 리더십을 보이기 위해 네거티브보다는 정책적인 부분에 중점을 뒀고 토론 과정에서 상대 후보를 포용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사설] 여야 정치쇄신 대선 전 공통분모부터 입법하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새누리당 박근혜·민주통합당 문재인·무소속 안철수 후보 측이 경쟁적으로 정치쇄신안을 발표하고 있다. 세 후보가 제시하는 정치쇄신안들은 대부분 그동안 정치권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던 문제점들에 대한 해결 방안이기 때문에 서로 비슷한 점들이 많다. 대통령의 권한 분산이나 정당 및 선거제도 개혁, 국회의원 특권 포기 등이 그렇다. 국무총리의 국무위원 제청권을 보장한다거나 장관의 부처 및 산하기관장 인사권을 보장한다는 것은 세 후보 모두의 공통된 약속이다. 또 국회의원 공천권을 유권자에게 돌려준다는 취지의 국민참여경선제 도입이나 기초의원에 대한 정당 공천 폐지도 세 후보 측의 의견이 일치하는 공약이다. 물론 세세한 내용으로 들어가면 세 후보의 공약 간에 차이점도 있고, 일부 공약은 현실적으로 실현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대통령 인사권 대폭 축소, 국회의원 수 감축, 의원 겸직 금지, 중앙당과 국고보조금의 축소나 폐지 등에 대해서는 각 후보 캠프 간에 크고 작은 차이가 있다. 그런 공약들도 정치 발전을 위해 한번쯤 장단점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그러나 진정한 정치 쇄신을 위해서 필요한 것은 공약 그 자체가 아니라 이를 실현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지금 쏟아져 나오는 정치 쇄신 방안들이 대선을 앞두고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홍보용에 그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다음 선거에서도 똑같은 내용의 공약이 반복될 것이다. 박근혜 후보 측은 문재인·안철수 후보 측에 정치 쇄신 실천을 위한 협의기구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정치쇄신안 가운데 국회의원 특권 제한, 선거구획정위원회 독립기구화 등 입법이 필요한 사안들을 논의하자는 것이다. 문·안 후보 측에서도 이미 ‘새정치공동선언’을 위한 실무협상을 벌이고 있기 때문에 반대하지는 않았다. 세 후보 측이 서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상황으로 볼 때 협의기구의 구성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세 후보가 공통으로 제시한 공약에 대해서는 협의기구를 통하지 않더라도 국회에서 법을 만들거나 고칠 수도 있을 것이다. 만일 대선 전에 여야 합의로 일부 정치쇄신안에 대한 입법이라도 마친다면, ‘정치적인 쇼’라는 비판을 넘어 정치 불신 해소를 위한 의미 있는 진전이 될 것이다.
  • 여야 ‘반값 선거비’ 설전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법정선거비용의 절반을 국민투자금으로 마련하는 ‘안철수 펀드’를 출시하는 등 ‘반값 선거비’에 대한 실천에 나섰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TV토론을 늘려 선거비용을 줄이자고 화답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측은 야권이 선거비용부터 단일화하라고 공세를 이어갔다. 안 후보 캠프는 13일 오전 10시부터 안철수 펀드를 출시한다고 12일 밝혔다. 펀드 모금 목표액은 280억원으로 18대 법정 선거비용 제한액인 559억 7700만원의 절반이다. 무소속인 안 후보는 정당 국고보조금이 없어 후원금과 펀드만으로 선거를 치러야 해 선거비용 제한액에 거의 전부를 펀드로 마련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이 금액이 절반으로 준 것이다. 전날 안 후보는 “국민 세금으로 치러지는 법정선거비용의 절반만으로 이번 대선을 치를 것을 국민 앞에 약속드린다.”고 공언했다. 문 후보는 안 후보의 제안에 대해 “함께 협의하자고 수용했다. 반값 선거는 새로운 정치개혁 과제로 별도 협의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문 후보는 “TV나 신문을 통한 정책연설, 광고, 유세비용 등까지 포함하면 80% 이상이 홍보비용”이라며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세 후보 간 또는 저와 안 후보 간이라도 후보들 간 TV토론이 활성화되면 선거비용을 줄일 수 있고, 유권자들의 알 권리도 충족시켜줄 수 있을 것”이라며 TV토론을 제안했다. 문 후보측은 또 15일로 예정됐던 문재인펀드 2차 출시일을 연기하고 사전예약만 진행하는 등 단일화 협상 중인 안 후보 측을 배려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야권의 반값선거 논란에 대해 새누리당은 “‘단일화 쇼’ 대신 선거비용 펀드부터 단일화하라.”고 요구했다. 전광삼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둘 중 한 명은 조만간 사퇴해야 하는데도 선거비용은 각자 모금해서 일단 쓰고 보자는 식이다.”면서 “둘 중 한 명이 그만둘 거라면 선거비용도 한 사람 몫만 거두는 게 최소한의 양심이다.”고 비판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서울광장] 야권 후보 단일화 관전법/최광숙 논설위원

    [서울광장] 야권 후보 단일화 관전법/최광숙 논설위원

    야권 후보 단일화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지난 6일 회동에서 후보 등록일인 26일 전까지 대선 후보를 정하기로 했다니 국민들은 그때까지는 좋든 싫든 단일화 과정을 지켜보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벌써부터 양측은 단일화 주도권을 놓고 신경전을 펼치는 등 과열 분위기다. 과연 누가 최종 단일후보가 될 것인가. 요즘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비롯, 문·안 후보에 대한 각종 여론조사가 하루가 멀다하고 나오는데, 주변의 얘기를 종합해 보면 이렇게 요약이 된다. 박·문 후보를 탐탁지 않게 여기는 이들은 안 후보가 될 것이라고 본다. 안 후보라야 박 후보와 겨뤄서 이길 것이라며 본선 경쟁력을 높이 보기 때문이다. 반면 정치 현장에 있거나 이래저래 정치를 좀 안다고 하는 이들은 대부분 문 후보를 야권 후보로 점친다. ‘선거꾼’들이 모여 있는 민주당의 조직이 결국 ‘순진한’ 안 후보를 미는 모래알 같은 지지층을 넘어설 것이라고 본다. 단일화의 변수로 여론조사의 방식, 호남 민심의 향배, 새누리당 지지자들의 역선택 등이 거론된다. 현 시점에서 누가 승자가 될 것인지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하지만 어떤 경우라도 양 캠프 간의 ‘조직의 힘’은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이번 미국 대선에서도 보았듯이 오바마 대통령 측의 치밀한 선거전략과 조직 다지기 등이 정권 교체라는 ‘바람’을 잠재우지 않았는가. 조직면에서는 충성도 높은 노무현 지지자들이 버티고 있는 민주통합당이 우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벌써 안 후보가 야권 후보가 되면 가만있지 않겠다는 이들이 적지 않다. 정치 신인인 안 후보 캠프 분위기는 다르다.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을 비롯한 민주통합당 출신과 김성식 공동선대본부장 등 새누리당 출신 등은 불과 한달여 전 모인 ‘연합군’들이다. 캠프 내에서 주도권을 잡은 민주통합당 출신 인사들이 주류이고, 나머지는 비주류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조직이 아직 화학적 결합이 안 됐다. 급조된 조직이니 단일화 협상력이 민주통합당에 비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안 후보 캠프 안에 문 후보를 위해 뛰는 ‘위장취업자’들도 있다는 얘기까지 나돈다. 어떻게든 안 후보를 단일 후보로 만들겠다는 의지보다 누가 되든 단일화를 통해 정권교체만 하면 된다거나, 내심 문 후보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안 캠프 내에서도 어떤 방식이든 여론조사로는 문 후보를 이기기 어렵지 않겠느냐고 보는 시각이 있다. 안 후보가 이길 수 있는 길은 오로지 두 후보 간의 담판밖에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만약 단일화 담판이 이뤄질 경우, 안 후보가 조직에서는 밀리지만 개인적으로 그리 호락호락하게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안 후보는 최근 대선 예비후보 등록 때 직업란에 ‘정치인’으로 썼고, 사석에서 “앞으로 20년은 정치인으로 살아갈 것”이라고 공언했다고 한다. 안 캠프의 한 관계자는 “안 후보를 밖에서 보면 얼핏 순진해 보이지만 직접 보니 ‘결기’가 대단하다.”면서 “두 후보 간 담판이 이뤄진다면 논리정연하고 고집 센 안 후보가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요즘 안 후보의 얼굴이 갈수록 좋아진다고 한다. 현장 방문 일정이 빡빡해 피곤할 법도 한데 이제는 거꾸로 유세 과정과 정치를 즐기는 듯한 모습이다. 새누리당은 후보 단일화를 놓고 ‘이벤트 쇼’라며 공세를 펴고 있다. 하지만 단일화의 명분 여부를 떠나 이미 단일화 협상은 현실이 되었다. 어차피 진행되는 단일화 논의라면 이참에 양측 간 단일화 협상과정에서 논의되는 정치 쇄신안이라도 제대로 만들어 정당발전, 정치발전에 기여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후보 단일화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더라도 이번에 한국 정치를 확 바꾸기를 바라는 국민의 염원을 담아내는 장이 돼야 한다. 그러지 않다면 그야말로 정권을 잡기 위한 ‘야합’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bori@seoul.co.kr
  • [일본통신] 일본시리즈 정상 오른 요미우리의 명과 암

    [일본통신] 일본시리즈 정상 오른 요미우리의 명과 암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니혼햄 파이터스를 물리치고 일본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3일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시리즈 6차전에서 요미우리는 3-3으로 팽팽하게 맞선 7회말 2사 2루에서 4번 아베 신노스케의 결승 타점으로 4-3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요미우리는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우승을 확정, 3년만에 다시 만난 니혼햄을 물리치고 통산 22회 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이날 요미우리는 사와무라 카즈히로를 니혼햄은 에이스 타케다 마사루를 각각 선발로 내세웠다. 하지만 내일이 없는 경기라는 압박감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타케다가 초반부터 흔들리며 기선을 빼앗겼다. 요미우리는 1회말 공격 2사 만루 찬스에서 야노 켄지의 2타점 좌전적시타로 2-0으로 앞서간다. 기선을 잡은 요미우리는 2회말 공격에서도 2사후 쵸노 히사요시의 좌중간 솔로 홈런이 터지며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왔다. 선발 타케다가 물러난 후 계속 끌려 가던 니혼햄은 6회초 공격에서 이번 시리즈 들어 부진했던 나카타 쇼가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 놓는다. 요다이 칸과 이토이 요시오의 연속 안타로 만든 1사 1,3루에서 타석에 선 나카타는 사와무라로부터 좌중원 3점 홈런을 터뜨리며 단숨에 3-3 동점을 만들었다. 사와무라의 초구를 노리고 들어온 것이 적중했다. 하지만 니혼햄의 기쁨도 오래가지 못했다. 7회말 요미우리는 선두타자 쵸노가 볼넷으로 출루 한 후 2사 2루 상황에서 역시 이번 시리즈 들어 부진했던 아베가 볼카운트 스리볼 원스트라이크에서 중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이날 최종 스코어인 4-3를 만들었다. 요미우리는 9회초 마지막 수비에서 2사 1,2루의 위기를 맞았지만 야마구치 테츠야가 이토이를 내야 땅볼로 잡아내며 대망의 우승을 확정 지었다. 이날 경기 MVP는 7회 결승 타점을 때려낸 아베가, 그리고 일본시리즈 MVP는 1,5차전 승리투수가 됐던 우츠미 테츠야가 각각 선정됐다. ▲ 요미우리가 우승 하기까지... 올 시즌 요미우리의 출발은 좋지 못했다. 4월말 승보다 패(-7)가 더 많았던 요미우리는 어쩌면 꼴찌로 추락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들었을 정도다. 무엇보다 터지지 않았던 타선이 침 추락을 부채질 했는데 5월 들어 요미우리는 지금의 타선(1번 쵸노, 3번 사카모토)으로 타순을 조정 한 후 살아났다. 이후 승승장구했던 요미우리는 시즌 우승을 확정 한 후 4연패를 당한 것을 제외하면 5월부터 3연패가 한번도 없었다. 특히 6월에 치고 나가며 독주했는데 양 리그 교류전에서 우승(17승 7패)을 한게 상승세의 밑거름이었다. 6월 중순 팀 상승세와 맞물렸던 시점에 터진 하라 타츠노리 감독의 스캔들(조폭에게 불륜 사실을 협박 당하며 1억엔을 갈취 당한 사건)도 팀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지난해 말 터진 구단 내분 사건에 이어 두번째 위기가 찾아왔지만 요미우리는 막강한 팀 전력을 과시하며 리그를 초토화 시켰을 정도로 전력이 탄탄했다. 올해 요미우리는 외부적으로 힘들게 했던 일들은 많았지만 반대로 워낙 팀 전력이 뛰어나 시즌 전 예상처럼 가볍게 우승을 차지했다. 물론 주니치와의 CS 파이널 스테이지에서 3연패를 당하며 위기를 맞은 적도 있었지만 곧바로 3연승으로 응수하며 일본시리즈에 진출, 2009년에 이어 3년만에 다시 만난 니혼햄을 물리치고 일본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올해 리그 우승과 일본시리즈 패권까지 차지한 요미우리는 이로써 센트럴리그 우승 통산 43회, 일본시리즈 우승 22회의 통산 기록을 작성하며 일본 최고 구단의 명성을 이어갔다. ▲ 돈으로 산 우승, 그러나... 올 시즌 전 요미우리는 지난해 실패의 원인을 투수력에서 찾았다. 언제부터인가 선발층이 두텁지 못했고 특히 뒷문은 같은 리그의 주니치나 야쿠르트에 비해 불안 요소가 되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요미우리가 작년 시즌 후 소프트뱅크에서 활약했던 최고 좌완투수 스기우치 토시야, 그리고 지난해 퍼시픽리그 다승왕 출신인 데니스 홀튼을 데려온 것도 이러한 선발진의 허약함을 보충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의 4번타자 무라타 슈이치까지 데려오며 대체자가 부족했던 3루 자리를 보충한 것도 전력에 있어 플러스 요인이었다. 일각에선 이러한 요미우리의 선수 영입에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돈으로 비싼 선수들을 데려와 전력 보강을 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물론 일본 야구계에서 요미우리가 차지하는 위상을 감안하면 이제는 일상이 된 일(?) 쯤으로 치부하는 시각도 공존한다. 하지만 최근 몇년 간 요미우리는 비싼 선수들을 사들인 것도 있지만 자체적으로 키워서 핵심 선수로 성장시킨 사례도 많았다. 그중에서 이번 시리즈 6차전 세이브를 챙긴 야마구치 테츠야는 요미우리가 자체적으로 ‘육성군’에서 키워 리그 최고의 필승 불펜 투수로 키웠고 외야수 마츠모토 테츠야 역시 ‘육성군’에서 성장시켜 2009년 센트럴리그 신인왕까지 만들었다. 또한 올 시즌 마무리를 맡아 32세이브를 올리며 보직 변경에 성공한 니시무라 켄타로 역시 팀의 부족한 부분을 자체적으로 해결했다. 원래 니시무라는 중간 투수에서 선발로 전향했다가 다시 마무리로 돌아선 투수였는데 올해 팀이 뒷문 불안 없이 성공적인 한해를 보낼수 있었던 것도 그의 역할 때문이었다. 요미우리는 2009년 이후 2년 연속 리그 3위 머물렀을때 감독 교체에 대한 소문이 무성했었다. 하지만 와타나베 쓰네오(85) 회장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았던 하라 감독은 계속해서 요미우리 유니폼을 입을 수 있었고 그 불안이 정점에 이를뻔 했던 올해 우승을 차지함으로써 다시한번 하라의 전성기가 지속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라 감독은 지난해 요미우리와 2년 재계약을 맺으며 2013년까지 불안한 요미우리 감독직이 보장 됐었다. 하지만 올해 일본시리즈 우승으로 인해 당분간 구단 내 입지는 더욱 탄탄해 질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 ‘형식파괴’ 무한도전 예능의 판 뒤집었다

    ‘형식파괴’ 무한도전 예능의 판 뒤집었다

    오는 20일 방송 300회를 맞는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 2005년 4월 ‘강력추천 토요일’의 한 코너인 ‘무모한 도전’으로 출발해 2006년 5월부터 독립 프로그램으로 편성된 ‘무한도전’은 6년 5개월간 장수했다. 변화무쌍한 예능계에서 롱런하며 무한 도전을 계속하고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무형식의 형식’·감동 재미 선사 한국 예능 프로그램은 ‘무한도전’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무한도전’은 리얼 버라이어티쇼의 유행을 주도했다. 특별한 형식 없이 매회 특집으로 꾸며지는 구성은 ‘무형식의 형식’이라고 불리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정해진 대본 없이 다양하고 예측 불가능한 스토리텔링으로 가식과 설정에 거부감을 느끼는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출연자들은 예능이라는 틀에 얽매이지 않고 드라마와 뉴스, 다큐멘터리, 시트콤까지 다양한 장르를 변주하면서 재미뿐 아니라 감동을 줬다. 소재도 가요제 특집, 무한상사, 프로레슬링, 조정, 에어로빅 특집 등 장·단기 프로젝트로 다양하다. 대중문화 평론가 김교석씨는 “그 전까지 예능은 짜여진 각본에 따라 무대 안에서 펼쳐지는 쇼였다면 ‘무한도전’은 형식을 떠나 멤버들이 캐릭터로 접근해 관계 속에서 좌충우돌하며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시청자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방관자가 아닌 한 가족과 같은 유대감을 형성하는 등 시청 패턴을 바꾼 것이 롱런의 비결”이라고 분석했다. ●나이·권위의식 타파 ‘무한도전’의 인기는 출연자들의 캐릭터와도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멤버 모두 30대 이상으로 대한민국 평균 이하임을 자처하고 솔직하고 친근하게 다가서는 모습은 다양한 연령대의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며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유반장’ 유재석의 따뜻한 리더십이 프로그램의 중심을 잡고, 냉소적이지만 속마음은 따뜻한 ‘2인자’ 박명수, 어수룩하지만 정감 있는 ‘식신’ 정준하, ‘소녀들의 대통령’을 자처하는 노홍철, 친근한 매력으로 어필하는 ‘상꼬맹이’ 하하, 뻔뻔한 정형돈과 어정쩡한 길. 한 방송 관계자는 “이전의 스타들은 마치 가면을 쓴 양 무조건 좋은 모습을 보이려 했다면 ‘무한도전’의 인물들은 각자의 욕망을 솔직하게 표현하면서 감정의 희로애락을 다 보여줘 친밀감을 형성했다.”고 말했다. ●예능의 틀은 없다 ‘무한도전’은 TV 예능 프로그램이라는 한계를 넘어 문화콘텐츠로서 브랜드화하는 데 성공했다. 예능 프로그램으로는 처음으로 자체 로고를 활용한 달력, 시계, 이모티콘, 교통카드 등 관련 상품은 물론이고 멤버들의 피규어 캐릭터 인형까지 나오는 등 문화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냉면’, ‘바람났어’ 등 각종 가요제 특집에서 기존 가수들과 함께 부른 노래가 음원 차트를 휩쓰는 등 가요계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무한도전’ 브랜드화의 일등공신은 충성도 높은 마니아층이다. 파업으로 6개월 넘게 결방해 폐지설까지 흘러나오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제재도 10차례 넘게 받는 등 각종 위기가 있었지만 그때마다 마니아층은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대중문화 평론가 정덕현씨는 “‘무한도전’은 자기 틀 안에서 외부의 형식이나 인물이 들어오는 열린 구조이기 때문에 캐릭터와 형식의 무한 변주를 이뤄냈고 끊임없이 진화하는 형식으로 팬덤을 모을 수 있었다.”면서 “하지만 건강한 비판 없이 팬의 지지에만 안주한다면 마니아용에 머무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좀더 다양한 세대를 포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수익 눈멀어 ‘막장’ 눈감는 인터넷 방송업체

    일부 인터넷 개인방송이 음란·엽기물을 방송하는 등 막장으로 치닫고 있지만 당국은 뾰족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청자들이 방송 중에 ‘별풍선’이나 ‘솜사탕’ 등 현금으로 아이템을 구입해 진행자에게 직접 선물하는 현재의 수익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한다. 인터넷 개인방송 진행자들은 사실상 현금이나 아이템을 하나라도 더 받기 위해 무리한 방송을 이어간다. “별풍선 1000개가 모이면 야한 옷으로 갈아 입겠다.”는 식의 방송을 하거나 음식을 대량 섭취하는 등 음란·엽기 방송을 자처하고 있다. 일부 진행자의 무분별한 방송 행태도 문제지만 들여다보면 개인방송 플랫폼 업체의 탐욕이 이런 구조를 부추기고 있다. 가장 규모가 큰 인터넷 개인방송 A업체에서는 시청자들이 100원에 아이템을 구입하면 40%를 자체 수익금으로 가져가고 있다. 환전 수수료라는 명목에서다. 진행자는 별풍선 한 개당 60원만 환전할 수 있다. 한 네티즌은 “아이템 거래가 많아질수록 업체에 이득이 되다 보니 유료 아이템 제도를 악용하는 음란쇼 진행자를 눈감아 주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인터넷 개인방송의 유료 아이템 구매는 도입 첫해인 2007년부터 줄곧 문제가 돼 왔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관계자는 “사실상 별풍선 등이 음란·엽기 방송을 부추기는 측면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도 “유료 아이템 구조는 기업의 수익 구조와 직결돼 있어 우리가 함부로 나설 수 없다.”고 설명했다. 결국 심의기관이나 업체가 유료 아이템의 어두운 단면과 문제를 알고 있으면서도 해결책 모색을 외면해온 셈이다. 자체 모니터링을 강화해도 음란물 등의 단속 효과가 미미할 수밖에 없는 결정적 이유다. 한 인터넷 개인방송 업체 관계자도 “좋은 의도로 도입한 시스템이 왜 이렇게 문제를 일으키는지 모르겠다.”며 문제가 있음을 시인했다. 한석현 YMCA시민운동 본부 간사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인터넷 방송의 부흥은 바람직한 일이지만 일부 방송처럼 음란·엽기 퍼포먼스로 흐르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면서 “인터넷 개인방송이 자리 잡은 지 오래지만 수익 구조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에 대해 적극적으로 고민하는 공론의 장이 없었다. 이를 어떻게 선순환 구조로 만들 것인가에 대해 업체, 정부, 시민 모두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 [서울광장] 쇼는 그만 좀 하시지요/육철수 논설위원

    [서울광장] 쇼는 그만 좀 하시지요/육철수 논설위원

    대통령 직선제가 다시 실시된 1987년 대선 때는 분위기가 험악했다. 민주화의 두 축인 김영삼·김대중 후보의 야권 단일화 실패와 지역감정, 군사독재 후유증 등으로 선거판은 전쟁터나 다름없었다. 게다가 ‘5년 단임 대통령’ 개헌안은 선거일(12월 16일)을 두 달도 남겨놓지 않은 10월 27일에야 국민투표를 통과했다. 야권은 통일민주당과 평화민주당으로 갈라져 11월 9일(김영삼)과 12일(김대중) 부랴부랴 후보를 정했다. 그러니 유력 후보(노태우·김영삼·김대중·김종필)들은 국정수행 능력과 정책을 검증받거나 알릴 틈도 없이, 각자 기존의 이미지만 갖고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서로 선명성을 내세우고 강성 발언을 쏟아내니 유세장은 폭력으로 얼룩지기도 했다. 김대중 후보는 대구 유세에서 반감이 있는 청중들에게 돌멩이와 달걀 공격을 받았다. 노태우 후보와 김영삼 후보는 광주 유세 때 돌과 쇠붙이가 연단에 날아들어 연설조차 못했다. 요즘 후보들처럼 부드럽고 친밀한 분위기로 아기자기하게 이끌어 가는 선거운동을 지켜 보면 그 당시와 비교가 된다. 벌써 25년이 흘렀고 후보와 유권자도 많이 성숙해졌다. 하지만 후보들의 중량감과 선거의 역동성이 점점 뒷걸음질 치는 느낌을 받는 것은 왜일까. 추석을 지나면서 18대 대통령 선거가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연일 발표되는 여론조사를 보면 박근혜(새누리당)·문재인(민주통합당)·안철수(무소속) 등 ‘빅3’ 후보의 박빙으로 나타난다. 아직 선거전에 본격적으로 돌입한 게 아니어서 후보들은 좋은 이미지를 심기에 정신이 없다. 박 후보는 태풍 피해 현장을 찾아 고무장갑을 끼고 빨래를 하고, 대학생들과 어울려 어설프나마 싸이의 말춤을 추었다. 다문화가정을 대표한 베트남 여성의 발을 씻겨주기도 했다. 문 후보가 논산 육군훈련소를 찾아 얼굴에 위장 크림을 바르고 훈련병처럼 각개전투를 하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어느 여성모임에 참석해 앞치마를 두르고 서툴게 요리 솜씨를 보여주기도 했다. 안 후보도 소방제복을 입고 휴일 근무자들을 격려하고, 태풍 피해 지역을 방문해 어민들을 위로했다. 대학 강연회에도 참석해 젊은이들과 자주 의견을 나눈다. 후보들은 이런 ‘쇼’를 통해 국민과 아픔을 함께하고, 낮은 자세로 섬기며, 세대 간 소통을 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을 것이다. ‘정치는 쇼 비즈니스’라고 했듯, 연출한 이벤트를 탓할 일만은 아니다. 다만 ‘쇼’가 일회성 사진 촬영용으로 끝나지 않고, 거기에 담긴 마음과 열정이 국정에 파묻힐 대통령이 되어서도 변치 않기를 바랄 뿐이다. 이제는 그들의 겉모습을 볼 만큼 봤다. 하루에 한 가지씩 보이려면 후보도 피곤할 테고, 신선하고 눈길을 끄는 행사를 준비해야 하는 캠프 관계자들은 더 고달플 것이다. 형식적인 ‘쇼’는 하면 할수록 식상하고 감동도 식어 버리기 마련이다. 상품은 외관이 좋아야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역시 성능이다. 정치 소비자들은 후보의 성능(국정수행능력과 정책)을 들여다보고 싶어 하는데, 찔끔찔끔 내놓으니 감질이 난다. 박 후보는 ‘하우스 푸어’ 대책을 내놓았다가 시장에서 외면을 당했다. 그래도 대안을 찾으면 되니까 침묵하는 것보다는 낫다. 문 후보는 남북 10·4 선언 5주년을 맞아 대북정책을 밝혔다. 전문가나 언론의 평가·비판과는 별개로 유권자들이 지지 여부를 판단할 근거를 일단 내놓은 셈이다. 안 후보도 “경직된 남북관계를 풀려면 박왕자씨 피격사고,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얽매이지 말고 대화부터 조건 없이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영논리가 분분하겠지만 그의 대북관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한 가지 성능만 보고 물건을 고를 수는 없는 법. 후보들은 경제민주화, 복지, 동북아 정세 등 집권을 위해 준비한 각자의 보따리들을 좀 더 속도감 있게 풀어야 할 때가 됐다. 그래야 다음 5년 동안에 꿈을 꾸든 미리 희망을 접든 할 게 아닌가. yc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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