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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트럭으로 실어나른 불법 대선자금

    불법 대선자금 수사가 진행될수록 정치권과 정치인에 대한 혐오는 커져가고 있다.불법 자금이 천문학적으로 늘어나는 것도 경악할 일인데,자금을 끌어모은 수법도 충격적인 것이어서 혀를 내두르게 한다.구속된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의 측근인 서정우 변호사는 LG그룹으로부터 150억원의 현금을 실은 트럭을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자동차 키와 함께 통째로 넘겨받았다고 한다.앞서 SK로부터 100억원을 받은 최돈웅 의원은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현금 쇼핑백을 넘겨받았다.게다가 고압적으로 돈을 요구했다고 하니 권력을 조폭처럼 휘두른 것이 아닌가.음습한 갱 영화에나 나옴직한 수법이다. 한나라당이 끌어모은 불법 대선자금은 드러난 것만도 700억원이 넘는다.한나라당은 서 변호사가 받았다는 150억원 가운데 당에는 50억원만 들어왔다고 주장하고 있다.이제는 한나라당내에서 책임 미루기를 하는 꼴이 됐다.사라진 돈은 당시 이회창 후보의 측근과 사조직에서 썼거나,누가 착복했거나,남겨서 숨겨놓았거나 크게 이 셋 중의 하나일 것이다.실제 후보의 사조직과 핵심 측근인물들이 비밀리에 끌어모은 불법 자금을 한나라당이 전모를 파악하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다.그래서 우리는 한나라당은 아는 만큼 솔직히 고백하고,이회창 전 총재와 측근들도 진실을 밝히라고 촉구했었다. 그런데도 한나라당과 이 전 총재측은 최소한의 반성의 기미도 보이지 않고 당내에선 책임 미루기에 골몰하고 당 밖으로는 편파수사니 하면서 본질을 흐리는 것은 옳은 태도가 아니다.노무현 후보측이든 이회창 후보측이든 대선과정에서 불법과 비리가 있다면 당연히 책임져야 한다.수사는 검찰의 몫이고 판단은 국민들이 할 것이다.한나라당과 이회창 전 총재측은 수사에 협조하고 책임지는 일 외에는 할 일이 없다.이런저런 주장들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변칙으로 보일 뿐이다.검찰도 수사의 속도를 올리되 만에 하나라도 편파수사라는 말이 나올 여지가 없도록 더욱 자세를 가다듬어야 할 것이다.
  • 패션+@

    ●애경산업은 방문판매용 색조브랜드 ‘루나’를 론칭했다.나노 크리스탈 신기술을 적용해 부드러운 발림성과 보습성,커버력이 우수하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립스틱 2만 5000원대 ▲메이크업베이스 2만 8000원대 ▲투웨이케이크 3만원대 ▲파운데이션 2만 8000원대 등. ●금강제화는 15∼30일 ‘금강·랜드로바 패키지 디자인 공모전’ 응모작을 접수한다.응모부문은 쇼핑백과 포장지 디자인,응모대상은 대학생 및 대학원생이다.선정작은 1월14일 발표할 예정.문의·접수는 공모전 운영사무국 (02)3404-2880∼1,crystal@kumkang.com.자세한 사항은 회사 홈페이지(www.kumkang.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아가방은 오렌지·레드를 기본 색상으로 한 방한복 ‘스노 베이비 시리즈’를 선보였다.스키복 8만 2000원,귀마개 2만 4000원,오버롤 6만 1000원,장갑 2만 1000원,목도리 세트 2만 9000원 등. ●㈜일루이는 2003년 한해 동안 제품을 구매한 고객을 대상으로 ‘사은이벤트’를 연다.이름,주소,연락처,일루이가 발급한 제품 품질 보증서를 1월10일까지 팩스,우편,이메일 등으로 제출하면 추천을 통해 최고급 디지털카메라,DVD플레이어,최고급 진주목걸이 등을 증정한다.홈페이지 www.illui.co.kr ●웰라 살롱은 ‘박준 이대점’과 함께 대학 입학을 앞둔 예비 대학생들을 위한 ‘대변신 이벤트’를 펼친다.31일까지 4만원 이상 고객에게 행사 응모권(1장)을 증정하고 추첨을 통해 성형수술 이용권,헤어 무료 시술권·할인권,웰라 살롱 헤어케어 제품 등을 증정한다.
  • [씨줄날줄] 돈 500㎏

    “돈은 악한 것도 선한 것도 아니다.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악한 것이 될 수도 있고 선한 것이 될 수도 있다.”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경구다. 세상이 온통 돈 얘기로 들끓고 있다.대선자금이니,부동산 투기자금이니 하는 것은 악한 쪽으로 쓰여졌기 때문에 공분을 사는 것이다.태풍 성금이니,독지가의 장학금이니 하는 것은 선한 쪽이어서 귀감이 된다.돈은 죄가 없지만 돈을 만지는 손은 ‘검은 손’도 되고 ‘흰 손’도 되는 것이다. 지난 정권에서 공적자금 비리가 문제가 됐을 때 ‘돈의 두께’가 회자된 적이 있다.139조원의 공적자금 손실이 예상될 때였다.100만원을 만원권으로 쌓으면 1㎝ 정도 되니까 139조원은 1390㎞나 되는 두께다.참고로 경부고속도로가 428㎞다.이만한 현금은 본 사람도 없고 상상할 수도 없어 실감이 나지 않는다. ‘돈의 부피’가 문제가 된 적도 있었다.한때 정권의 실세가 5억원을 뇌물로 받았는데 도대체 10만원권 수표로 ‘007가방’에 5억원이 들어갈 수 있느냐가 논쟁거리였다.헌 수표와 새 수표의 부피가 다르다는 웃지 못할얘기로까지 번졌다. 요사이는 현금이 유행이다.게다가 두께나 부피뿐 아니라 ‘돈의 무게’까지 등장했다.한나라당이 SK로부터 받은 100억원은 모두 현금이었다.쇼핑백에 2억원씩 담았다나 어쨌다나….또 현대비자금 사건과 관련해 구속기소된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에 대한 심리를 맡은 재판부가 현대측이 권 전 고문측에 전달했다는 현금 200억원이 과연 승용차로 수송할 수 있는 분량인지 알아보기 위해 현장검증을 실시키로 했다고 한다.다이너스티 승용차에 현금 40억원을 2억∼3억원씩 든 박스 15∼18개에 나눠 싣고 5차례 수송했다는 것이 검찰측의 주장이고,돈의 무게나 승용차의 공간을 고려할 때 불가능하다는 것이 변호인측의 주장이다.변호인측은 1만원권으로 40억원은 500㎏ 정도니까 승용차로 한번에 나르기 힘들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금 500㎏의 부피나 무게는 상상에 맡기든지,현장검증을 하든지 보통사람들과는 상관없는 일이다.하지만 돈을 두께로 따지다 못해 부피와 무게로까지 따져야 하는 현실은 보통사람들마저 부끄럽게 한다.양심을 두께나 부피나 무게로 따져보면 어떨까. 김경홍 논설위원
  • 대선자금 공방 / 한나라 “檢·言 부풀리기”

    한나라당은 31일 SK비자금 100억원 외에 거액 모금 가능성이 검찰로부터 제기되고,이 내용이 언론에 대서특필되자 발칵 뒤집혔다.최병렬 대표와 이재오 사무총장 겸 비상대책위원장,박진 대변인 등 당 지도부는 저녁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파문 확산을 막느라 긴박하게 움직였다. 한나라당은 오후 이재현 전 재정국장 구속영장에 첨부된 검찰측 의견서에 재정위원장실의 ‘현금더미’가 언급된 데 대해 “검찰이 일방적인 추정을 의도적으로 흘려 의혹을 부풀리고 있다.”면서 ‘수백억 비자금설’을 강력 부인했다.당 법률지원단장인 심규철 의원은 오후 이 전 재정국장을 긴급 면회하고 당사로 돌아와 “‘재정위원장실에 SK자금 100억원을 가져다 놓을 당시 다른 현금은 없었다.’는 것이 이 전 국장의 검찰 진술”이라며 “검찰을 인용한 일부 보도는 이 전 국장 진술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 비대위원장은 “검찰 의견서 내용을 보면 당비가 4단 캐비닛 등에 16억원,라면박스에 8억원,A4용지박스에 8억원 등으로 나뉘어 보관돼 있었고,그외 SK비자금 100억원이 든 쇼핑백 다발이 있었다.”면서 “검찰이 의도적으로 수백억원을 흘렸다면 이는 정치적 의도가 담긴 정치공작이자 야당 음해”라고 비난했다. 특수부 검사 출신의 은진수 수석부대변인은 “검찰이 일개 실무자의 구속영장에 장황한 설명과 함께 ‘거액의 대선자금을 받았을 가능성’ 등 일방적 추정을 언급한 점은 이 전 국장을 구속하려고 애를 썼다는 방증”이라며 검찰의 ‘의도’에 의구심을 나타냈다.배용수 부대변인도 “검찰 의견서 내용은 SK비자금 말고도 거액이 있지 않았겠는가 추정된다는 것”이라며 “그런데도 검찰과 언론이 마치 기정사실인 것처럼 부풀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거액의 ‘현금더미’ 관련보도가 1일자 가판신문에 크게 실리자 최 대표는 저녁 이 비대위원장,임태희 대표비서실장,박 대변인,심규철 의원 등과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파문 진화에 부심했다. 최 대표는 “있지도 않은 거액 현금더미를 기정사실인 것처럼 검찰이 언론에 흘리고,언론이 이를 크게 보도했다.”면서 검찰과 언론에 적극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그는 특히심 의원에게 “언론에 ‘수백억원’을 언급한 검사가 누군지 반드시 찾아내 법적으로 대응하고,내일 아침까지도 ‘수백억대’를 언급한 언론은 언론중재위에 제소하라.”고 지시했다.이에 따라 대변인단은 각 언론사에 전화를 걸어 이 전 국장 진술내용을 전하는 등 파문 차단에 분주히 움직였다.심규철 의원은 대책회의가 끝난 뒤 대검 중수부를 방문,이 전 국장의 진술내용을 거듭 확인하는 한편 대검측에 ‘수백억’발언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진경호 박정경기자 jade@
  • 대선자금 공방 / ‘재정위장실 돈상자’ 한바탕 소란

    한나라당 재정위원장실에 SK제공 선거자금 100억원을 포함해 거액을 쌓아뒀다는 이재현 전 한나라당 재정국장의 구속영장 진술을 놓고 31일 정치권과 검찰에서 한바탕 소란이 벌어졌다. 이 전 국장의 구속영장에는 “캐비닛과 4단파일 캐비닛에는 1만원권 현금다발을 넣어두었고,가로로 약 3m,세로 최소 5m,높이 1.2m의 공간에 현금을 담은 보통크기의 라면박스와 A4용지박스는 4단으로,SK로부터 받아온 보자기로 싸인 쇼핑백은 약 1.2m의 높이로 차곡차곡 쌓아두었다고 진술하고 있으며”라는 대목이 있다. 문제는 처음에 캐비닛과 쇼핑백이 있던 곳을 제외한 나머지 3×5×1.2m 공간에 현금이 든 박스가 있었다고 와전된 데서 비롯됐다.한국은행에 문의한 결과 이만한 공간에 들어가는 돈은 무려 10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런 추정이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한나라당측은 강력히 반발했다.이에 검찰은 3×5×1.2m 공간에는 박스만이 아니라 SK로부터 받은 100억원이 든 쇼핑백 100개가 같이 놓여져 있었다고 설명했다.결국 재정위원장실에 있던 돈은총 130억원이라고 검찰은 밝혔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의문은 남아 있다.검찰은 SK의 100억원을 뺀 30억원이 당비라고 밝혔지만 믿기 어렵다.정상적인 당비를 라면박스에 넣어놓고 꺼내 쓴다는 것은 상식 밖이다. 따라서 이 돈도 SK 외에 다른 기업에서 받은 선거자금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재정위원장실은 10층 당사의 5층 구석진 곳에 있다.재정국 사무실을 거쳐 들어가도록 돼 있다.특이한 점은 ‘ㅁ’자 구조의 다른 층과 달리 한쪽 복도를 막아 ‘ㄷ’자 구조의 가장 끝에 재정국과 재정위원장실이 있다는 점이다.막다른 골목의 끝방인 셈이다.때문에 용무가 있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지나칠 일이 없다. 외부인사에 쉽게 노출되지 않는다.대략 10평 남짓한 크기에 사무용 책상과 소파 등 일반 집기가 있다.책상 옆에 금고가 있다.문제의 현금 캐비닛과 A4용지 박스 등은 이 금고 옆의 공간에 있었다. 조태성 홍지민기자 cho1904@
  • 한나라 수십억 추가수수 포착

    대검 중앙수사부(부장 安大熙)는 31일 한나라당이 100억원을 받은 SK그룹 외에 다른 대기업에서도 거액의 대선자금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수사중이다. 또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지난해 대선에 쓴 선거자금에 대한 전면수사 착수 여부를 다음 주중 결정하기로 했다. ▶관련기사 3면 검찰은 구속수감된 이재현 전 한나라당 재정국장이 SK비자금 100억원을 당비 30억원과 함께 재정위원장실에 보관한 사실을 밝혀내고 다른 추가적인 불법자금 수십억원을 함께 관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또 당비도 다른 기업에서 받은 선거자금일 것으로 보고 조사중이다.이 전 국장의 구속영장에 따르면 한나라당 재정위원장실에는 100억원이 든 쇼핑백과 함께 캐비닛과 라면박스 등에 30억원의 당비가 같이 보관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 전 국장이 이 부분에 대해 “관련 자료를 폐기해 기억나지 않는다.”거나 “모르겠다.”고 진술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이 자금 대부분이 불법 선거자금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이날 이 전 국장을 재소환,전체 비자금 규모와 사용처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안 중수부장은 이날 “지금까지는 SK자금만 수사해 왔지만,대선자금에 대한 국민적 의혹이 증폭되고 있는 만큼 수사확대에 대해 다음 주중 공식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정치자금법은 불법자금의 입금된 부분도 봐야 하겠지만 입법취지가 투명한 사용처 보장에도 있기 때문에 수사한다면 입·출금 전 과정을 규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민주당 역시 불법 대선자금을 사용한 단서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사무총장 출신인 열린우리당 이상수 의원이 기업으로부터 받은 후원금 영수증을 검찰에 제시하면서 “합법적인 후원금”이라고 주장했지만 검토 결과에 따라 일부 위법성이 인정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이로써 다음주부터 SK 외에 민주·한나라당에 선거자금을 제공한 기업으로 거론되고 있는 삼성,LG,현대차,롯데,두산과 풍산 등 관련자 소환은 물론 각당 후원금 계좌에 대한 제한적인 계좌추적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날 SK비자금 11억원 수수혐의로 구속된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에 대해 11월3일 기소하면서 수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검찰은 최 전 비서관이 SK 돈 11억원 외에 다른 기업에서 별도의 돈을 받은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태성 홍지민기자 cho1904@
  • 최돈웅씨 대선모금 이회창씨 인지한듯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지난해 대선 당시 최돈웅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기업에 전화하는 등 돈 문제에 지나치게 나서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한나라당 법률지원단장인 심규철 의원이 22일 말했다. ▶관련기사 3면 최 의원의 법률지원을 맡고 있는 심 의원은 “(최 의원이 받은 SK비자금이)이 전 총재에게는 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전 총재에게 돈은 안간듯” 심 의원의 발언은 이 전 총재가 무분별한 대선자금 모금에 제동을 걸었다는 의미이나 거꾸로 이 전 총재가 대선자금 모금 과정에 일정부분 개입하거나 이를 인지하고 있었음을 뜻하는 것으로도 해석돼 주목된다. 심 의원은 “최 의원이 대선 기간 강원도에 머물고 있었으나 몇군데 ‘당이 어려우니 도와달라.’는 전화는 했다고 한다.”며 “다만 최 의원은 SK쪽에는 직접 연결되는 사람이 없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편 대검 중앙수사부(부장 安大熙)는 22일 대선자금 명목으로 한나라당 최돈웅 의원이 받은 SK비자금 100억원을 그대로 제3의 장소에 보냈다는 정황을 포착,자금의 이동경로를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최 의원이 지난해 11월 12일부터 26일까지 SK그룹으로부터 1억원씩 담긴 비닐쇼핑백을 20개씩,모두 100개를 서울 동부이촌동 자신의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넘겨 받았다고 밝혔다. ●“20억씩 5차례 받아 제3장소 옮겨” 검찰은 이에 따라 최 의원의 운전사와 보좌관 등을 상대로 100억원의 자금이 어디로 전달됐는지 확인하고 있다.검찰은 최 의원이 100억원의 사용처에 대한 진술을 계속 거부함에 따라 최 의원과 주변인물들에 대한 계좌추적작업에 착수했다.또 한나라당 대선조직이었던 부국팀 관계자들의 소환 조사도 검토하고 있다. 한편,검찰은 이날 지난 2000년 국회 산자위원장 재직 당시 현대그룹으로부터 기업활동 편의 청탁과 함께 3000만원을 받은 박광태 광주시장을 소환,조사했다.그러나 박 시장은 대가성은 물론,돈 받은 사실 자체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태성 홍지민기자 cho1904@
  • 서울도심 우체국도 털렸다

    대낮 서울 도심 우체국과 은행에 연쇄 강도가 들어 돈을 털었다. 17일 오후 3시50분쯤 서울 동작구 대방동 대방새마을금고 분소에 택시기사 김모(26)씨가 장난감 권총을 들고 침입,1000만원을 털어 달아나려다 붙잡혔다.김씨는 문방구에서 구입한 장난감 권총을 수건으로 감싼 뒤 창구 여직원에게 들이대고 “종이가방에 현금 1000만원을 담으라.”고 지시했다.김씨는 “비상벨을 누르면 죽인다.”,“빨리 돈을 담지 않으면 총으로 쏘겠다.”고 위협하다 비상벨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검거됐다.김씨는 최근 회사규정을 어겨 20일 동안 근신 처분을 받던 중이었다.그는 “카드빚 200여만원을 갚고 생활비로 쓰려고 했다.”고 말했다. 앞서 낮 12시25분쯤 서울 도봉구 도봉2동 우체국에 마스크를 쓴 청년이 들어가 현금 400여만원을 털어 달아났다.각목을 들고 침입한 범인은 이모(40·여)씨 등 여직원 2명에게 “총이 있으니 쇼핑백에 돈을 넣으라.”고 협박했다.경찰은 감색 트레이닝 상의와 베이지색 바지를 입고 흰색 운동화를 신은 키 170㎝ 정도의 20대초반 남성을 쫓고 있다. 박지연기자 anne02@
  • 세계인 - 우리는 이렇게 산다 / 中 슈퍼마켓시대 활짝

    중국에 ‘유통혁명’의 물결이 거세게 일고 있다.고도 경제성장 덕에 중국 주민들의 소득이 높아지면서 대도시를 중심으로 슈퍼마켓 체인점 시대가 활짝 열린 것이다.베이징의 가구당 연평균 구매력은 지난 91년 4893위안(73만원)에서 11년만인 2002년 말 12만 8145위안(1920만원)으로 26배나 늘었다. 물가인상 요인을 감안해도 10배 가까이 높아진 수치다.새롭게 형성되고 있는 중산층들이 보다 쾌적한 서구식 쇼핑 환경을 중시하는 것도 유통혁명에 불을 지핀 주요한 이유로 꼽힌다.중국인들은 슈퍼 체인점을 차오스(超市·슈퍼시장)라 부른다.월마트,자러푸(家樂福) 등 대형 할인매장이나 징커룽(京客隆) 등 일반 슈퍼마켓을 통틀어 차오스로 통한다.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오후 6시,국제전시장(國際展覽中心) 동쪽에 위치한 베이징의 대표적 대형 할인매장인 자러푸는 사람들로 가득찬다.섭씨 38도를 오르내리는 바깥 날씨와 달리 매장 내부는 에어컨 덕에 쾌적한 쇼핑이 가능하다. 1층은 생필품과 식료품 코너로 선반 위에 물건들이 넘쳐난다.2층 가전·신발·의류 매장은 20∼30% 할인가격(特價)으로 판매하는 여름 상품전이 한창이다.매장에는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계층들이 눈에 띄었지만 20∼30대의 젊은 남녀들이 주력을 이루는 분위기다. ●깔끔한 매장 분위기로 젊은 고객 흡수 2층 의류매장에서 만난 20대 팡자오칭(方昭淸)은 “물건이 많아 선택의 폭이 넓고 널찍한 매장이 마음에 들어 일주일에 세번 정도 이곳을 찾는다.”며 “가격도 생각보다 비싸지 않은 것 같다.”고 자러푸의 장점을 늘어놓았다. 의류 코너의 한 판매원은 “20대 아가씨들을 겨냥한 경품 서비스 때문에 최근 들어 소비력을 갖춘 신세대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귀띔했다.20,30대 초반의 부부들이 다정하게 쇼핑하는 모습도 제법 많아졌다.남편과 함께 쇼핑을 나온 장샤오화(張小華·29)는 “맞벌이를 하기 때문에 서로 시간이 없지만 가끔 오붓하게 데이트를 겸해 물건을 사는 재미도 괜찮다.”고 웃는다. 위생적이고 질좋은 상품을 안심하고 고를 수 있는 장점도 있다.50대의 지후이민(吉慧敏·여)은 “재래식 시장에서 파는 생선이나 육류는 특히 여름에는 비위생적”이라며 “다른 생필품들도 품질이 좋아 우리 가족 모두가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1층 매장의 어류·육류·과일 코너는 저녁장을 보려는 사람들로 훨씬 소란스럽다.마오쩌둥(毛澤東) 시대에 확립된 ‘남녀평등’ 때문인지 남자들이 장바구니를 든 모습은 이곳에서는 아주 흔한 일이다.상하이 등 남쪽보다는 덜하지만 베이징에서도 남자들이 요리하고 빨래하는 것은 이제 뉴스 거리도 못된다. 쉬위안빈(徐元斌)은 “외국계 회사에 근무하는 아내가 당직이라 내가 아이들에게 저녁을 차려줘야 한다.”며 “가격 흥정 없이 정찰제로 원하는 물건을 마음껏 살 수 있는 것도 슈퍼시장의 좋은 점”이라고 예찬론을 폈다. ●장바구니 든 남성들 북적 자러푸 상품구입부에 근무하는 장융즈(張永志)는 “최고급 상품을 가장 싼 가격에 판매한다는 것이 자러푸의 경영방침”이라며 “식료품의 경우 당일 새벽에 가장 싱싱한 물건을 구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네 슈퍼마켓은 서민층이,자러푸 등은 중산층들이 주로 애용한다.베이징최대 번화가인 왕푸징(王府井)에 밀집된 고급 백화점들은 주로 고급관원이나 사업가 가족 등 상류 계층들의 몫이다.이 때문에 중국인들 사이에서는 자러푸 등 서구식 대형 할인매장의 쇼핑백을 들고 다니면 중산층 신분으로 높아졌다는 농담이 오갈 정도다. 베이징 차오양(朝陽)구 공런티위관(工人體育館) 북문 맞은편에 위치한 징커룽은 서민들이 찾는 슈퍼마켓이다.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네 슈퍼마켓인 셈이다.중산층들이 애용하는 자러푸나 월마트 앞에는 승용차들이 주차장을 가득 메우고 있지만 징커룽 입구 한편에는 서민들의 ‘발’인 자전거들이 즐비하게 놓여 있는 것도 재미있는 현상이다. 서민 슈퍼마켓의 가격은 어류나 육류,야채의 경우 재래시장보다 5∼10% 정도 비싸다.하지만 냉장고도 없는 비위생적인 재래시장의 불결한 환경과는 사뭇 대조적이다.소득이 높아진 중국인들이 깨끗한 슈퍼마켓을 찾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추세같다. 이곳에는 주스와 과자류부터 라면·조미료·간장 등 온갖 식료품들이 20m 8층 선반 판매대에 진열돼 있다.안으로 들어서면 삶은 육류와 면류·만두류 등 온갖 먹거리들이 중앙 판매대에 쌓여 있다.자러푸 등 대형 할인매장과 달리 의류나 신발,가전제품은 취급하지 않는다. 슈퍼 한 구석에는 쇠고기와 돼지고기,닭고기,양고기 등 육류 판매대에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려 있다.판매직원이 고객들의 수요에 따라 즉석에서 고기를 잘라주고 있다. 판매원은 “매일 새벽 도살장에서 신선한 고기가 운송되기 때문에 주민들이 ‘싱싱하고 좋은 부위’를 먼저 사가려고 아침 일찍부터 줄을 서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단골 손님이라는 30대의 리슈징(李秀京·여)은 “사스 파문 이후에는 조금 비싸더라도 위생적인 슈퍼에서 물건을 사는 것이 이제 습관이 됐다.”고 환하게 웃는다. ●외국 유명 유통업체 잇따라 진출 중국 주민들의 이러한 의식 변화를 파고들며 세계 최대 유통업체인 미국의 월마트,프랑스의 카르푸(자러푸) 등이 중국에 적극 진출,성업 중이다.월마트는 중국에 이미 22개의 매장을 개설했고 경쟁이 치열한 베이징에도 지난 7월 1호 매장을 열었다.자러푸는 베이징에만 6개 점포를 냈는데,휴일에는 고객들로 붐벼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슈퍼마켓 체인점은 베이징(北京),상하이(上海),충칭(重慶),우한(武漢),난징(南京),칭다오(靑島)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퍼지는 중이다.일부 중소도시들에서도 체인점들이 서서히 생겨나고 있지만 전체인구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농촌은 시기상조다. 체인점 열풍은 일용품이나 식료품에 그치지 않는다.이미 중국 전역에는 가전과 의약,도서,음향,건자재,가구점 등 다양한 분야로 확산 중이다.소득 수준이 높아진 중국인들이 품질과 ‘브랜드’ 위주의 구매 패턴으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장쑤(江蘇)성의 대표적 민영기업인 훙싱(紅星)가구 그룹은 지난해 11월 베이징의 새로운 상업지구로 떠오른 시쓰환루(西四還路)에 3만 3000평 규모의 베이징 체인점을 개설했다.전국 12번째 체인점으로 모두 3억 2000억위안(약 500억원)의 비용이 들어간 초대형 매장이다. 1층 매장 입구 로비에 들어서면 초대형 등나무 조각이 사람들을 압도한다.가정용과 사무용품으로 구분된 매장에는 최고급품에서 서민용품까지 ‘원스톱-쇼핑’이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다.천위핑(陳宇萍·여·47)은 “이름있는 메이커를 찾아야 비싸도 속지 않는다.”며 “가격은 재래 가구점보다 평균 20% 정도 비싼 것 같지만 애프터 서비스가 확실해 안심하고 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들어 톈진자(天津家),신둥팡궈위안(新東方國園),마이더룽(麥德壟) 등 가구 체인점들도 잇따라 매장을 오픈했다.베이징,상하이 등 중국 대도시에는 요즘 이러한 대형 체인점들이 속속 문을 열고 있다. oilman@ ■슈퍼마켓 ‘춘추시대’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슈퍼·할인 매장업의 경우 다른 유통업종에 비해 늦게 시작됐지만 개방식 진열과 자유로운 구매,다양한 결제 시스템 등으로 소비자의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향후 수년 안에 슈퍼·대형 할인매장의 시장 점유율이 백화점을 누를 것이란 전망이 많다. 중국의 WTO(세계무역기구) 가입에 이은 유통시장 개방에 따라 자러푸,월마트 등 다국적 유통업체들이 거대자본과 선진 관리기술,풍부한 경영 경험 등을 앞세워 중국 시장 개척에 나서고있다.자러푸와 월마트 이외에 어우상(歐尙),일본의 이텅양화탕(伊藤洋華堂),자스커(佳世客),한국의 이마트,타이완의 하오유둬(好又多),다룬파(大潤發) 등도 가세했다.가위 유통업의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한 것이다. 다국적 기업들의 공세에 맞서 중국 유통업체들도 최근 전열을 정비하고 있다.중국 최대 체인기업의 하나인 롄화(聯華)의 경우 올 상반기 슈퍼 매장 수가 30%나 늘었고 베이징 화롄(華聯)은 56%,장쑤성의 쑤궈(蘇果)는 63%,상하이눙궁상(上海農工商)은 64.6%나 확대됐다.매장 수 증가와 더불어 중국 유통 기업들은 경쟁력 제고에 사활을 걸고 있다.연쇄경영 관리기술과 구매관리,가격관리,매장 디자인과 상품 진열,정보관리 등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전자상거래와 홈쇼핑,무점포 판매 등으로 다양한 점포 운영 방식도 도입 중이다.중국 정부도 자국의 유통업체 지원을 위해 다양한 조세정책을 실시 중이다.이 때문에 중국의 슈퍼·할인매장 등 대형 체인점들이 유통산업의 주류로 등장하고 있다.전체 매출에서 할인매장 등 신종 업종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6년 0.72%에서 2001년 6.7%로 늘었다.9배가 넘는 증가세다. 중국에는 현재 2100여개사의 체인 기업이 있고,매장 수는 3만 2000여개다.연간 매출액이 278억달러(33조원)에 이른다.1992년에 유통업 대외개방을 시작하여 2000년까지 중국 중앙정부가 비준한 중외 합자 소매기업은 28개,지방정부가 비준한 중외합자 유통기업은 277개다.외자 유치 총액은 20억달러에 달한다. 박진형 KOTRA 베이징 무역관장은 “중국의 내수시장을 감안하면 슈퍼·할인매장 등 유통시장의 성장은 앞으로 눈부실 것”이라며 “중국 내수시장 공략을 위해선 단순한 제품 수출 방식을 벗어나 현지생산 시스템의 구축과 유통업 동반 진출을 통한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권노갑씨 항소심서 무죄 / “진승현 돈 5000만원 받은 증거없다” 원심파기

    금융감독원의 조사를 받던 MCI코리아 부회장 진승현씨로부터 5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이 무죄 판결을 받았다. 서울지법 형사항소8부(부장 고의영)는 2일 “진씨는 김은성 전 국정원 2차장과 함께 피고인의 평창동 자택을 방문,돈을 건넸다고 주장하지만 두 사람의 진술이 여러번 뒤바뀌어 신빙성이 떨어진다.”면서 “범죄사실을 입증할 충분한 증거가 없어 유죄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진씨는 권씨의 집 현관문에 들어가자마자 거실 소파에 앉아 있는 김씨에게 돈이 든 쇼핑백을 전달했다고 진술했지만 재판부의 현장검증 결과,현관문과 거실 사이엔 4∼5m 가량의 복도가 있어 소파를 볼 수 없다는 것이다.또 “진씨가 검찰에서 그린 권씨 집 약도도 사실과 달라 신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진씨가 ‘처음 만난 자리라 인사 정도만 원했지 청탁할 뜻은 없었다.’고 밝히는 데다 김씨도 피고인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찾아간 자리라고 말해 당시에 청탁이 있었는지도 의문스럽다.”고 말했다.이어 “청탁을 했더라도피고인이 이를 수용해야 유죄라 인정할 수 있는데 객관적인 정황상 부탁을 받아들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김씨는 권씨 집에 돈을 놓고 나오며 10초 동안 부탁을 했고,권씨가 고개를 끄덕였다고 주장했지만 이 짧은 시간에 ‘거래’가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정은주기자 ejung@
  • [2003 여성문화](4·끝)소비 주체인가 노예인가

    대량소비의 시대를 살면서 소비의 주체로 불리는 여성들,그들의 소비생활은 어떤가. ‘알뜰하다’는 말이 칭찬으로 통하지도 않지만 여전히 ‘과소비’와 ‘사치’‘허영’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다니면서 비난도 받고 있다. 어려운 시대를 살았던 어머니 세대의 가치는 머릿속에 존재하고,실제로 발딛고 선 현실은 쉴새없이 ‘소비하라’는 주문 공세를 받고 있다. 여성은 소비하는 존재인가. 소비를 좋아하는 존재인가.소비에의 유혹이 넘쳐나는 시대를 곁눈 주지 않고 살아가기란 쉽지 않다면서 소비하고 때로는 후회하는 여성들,그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1. 강남의 유명 백화점 수입아동복 코너에서 20대의 ‘젊은 엄마’들이 한가롭게 유모차를 끌면서 쇼핑을 하고 있다.최고급 아기옷을 입고 우유병을 물고 있는 아기에게 입힐 옷을 고르는 눈길이 사뭇 신중하다.손바닥만한 아기 여름옷이 10만∼30만원대.물론 더 비싼 옷도 얼마든지 있다. “광고에서 말하는 ‘내 아기는 특별하다.’는 말이 바로 내 생각이에요.하나뿐인 내 아기,어떤 아기와도 비교되지않게 정말 특별하게 키우고 싶어요.” 30대 여성 두 사람이 명품 광고에서 막 튀어 나온듯한 옷차림으로 백화점의 명품코너에서 나 온다.손에는 묵직한 쇼핑백이 몇 개씩이나 들렸다. 판매원은 “아예 출근하는 손님도 많다.다른 사람들이 갖지 않은 것을 먼저 갖기 위해 전화로 예약하는 것은 필수다.불경기라지만 명품만은 예외인 것 같다.”고 들려줬다. 자신을 ‘쇼핑중독자’라고 서슴지 않고 말하는 여성 윤현정(34)씨는 “때로 후회할 정도로 사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비난받을 이유는 없다고 본다.능력이 되니까 사는데 때때로 ‘과소비’를 욕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기분 망친다.못사니까 괜히 욕하는 것이겠지만….”이라며 소비에 대해 비난하는 사람들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다. #2. 유명백화점 부근 좌판 아기를 포대기로 가슴에 껴안은 20대 엄마가 화려한 색상의 티셔츠와 반바지를 고르고 있었다.“집에서 아기와 놀면서 입으려면 구태여 좋은 옷이 필요없어요.자주 빨아 입을 수 있는 순면이면 좋아요.늘어진 티셔츠도 있지만 그래도 제가 신혼인데 너무 구질구질하게 입을 수는 없잖아요.그래서….” 5000원짜리 옷을 고르던 김정은(28)씨는 몇 차례나 “싼 게 비지떡이라는데 잘 샀는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갸웃거렸다.자신도 재작년까지만해도 ‘쇼핑광’이었단다.“처지와 분수에 맞게 살게 되네요.그전에는 정말 메이커 없는 옷이라면 딱 질색이었는데….” 점심시간을 이용해 좌판에서 쇼핑 중인 서경미(37·회사원)씨의 검은 비닐백을 잠깐 들여다봤다.아이들의 여름 팬티 한 장에 1000원,서씨의 수영복과 남편을 위한 여름용 반바지 각각 5000원,미끼상품인 양말이 한 켤레에 200원씩이라 한 보따리를 구입,총 지출액이 3만원이라 했다.“남편으로부터 매달 250만원,제 수입이 200만원이에요.집도 있고,앞날을 위해 저축하고 있어요.아이들 사교육비도 많이 쓰지 않는 편이라 돈 문제로 어렵지는 않지만 값이 싸도 품질이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떨이매장을 좋아해요.눈만 밝으면 좋은 물건은 얼마든지 있어요.물론 제가 지금 입고 있는 옷이야 디자이너 부티크에서 산 ‘좀 비싼’옷이에요.알뜰한 편이지만 늘 싸구려만 사는 것은 아니고요.”그는 “때때로 물건을 사놓고 후회하지만 값이 싼 물건이니까 부담없다.”면서 비닐백에 자꾸 물건을 담았다. #3. 텔레비전 홈쇼핑 프로가 켜진 아파트 거실 “이제 마지막 기회입니다.단 한번뿐인 기회,명품을 이 가격에 장만할 기회는 다시 없을 겁니다.”는 쇼핑 호스트의 목소리에 갑자기 바빠지는 것은 한영선(47·경기 고양시 일산구)씨의 마음뿐이 아니다.휴대폰을 들고 텔레비전 앞으로 다가간 손은 더 바쁘다.“전 절대 쇼핑중독자는 아니에요.하지만 다른 때보다 좋은 조건이라는 확신이 들면 구입하고 싶어요.쇼핑 호스트의 다급한 목소리에 저 자신도 모르게 흥분된다고나 할까요.” 소비하는 여성들.이들은 소비의 주체일까 노예일까. 사실 이 시대 여성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그 속에 여러 모습의 소비자를 함께 안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명품족,또순이,쇼핑 중독자,살림꾼 등등. ●마님이 될 것인가,삼월이가 될 것인가 여성이 확실하게 ‘대접’받는 것은 ‘소비자’로서만이라든가.TV광고 속에서 거침없이 소비하면 ‘마님’이 되고,알뜰하면 자칫 ‘삼월이’로 전락하고 마는 세상이 된 것이다.광고 속의 여성은 우아하게 소비한다.물건으로 인해 행복이 확실하게 증명된다. “뭐 하느라 그 (많은)돈을 다 썼느냐?”는 비난은 결혼한 여성이라면 한두 번은 들어본 적이 있는 남편의 잔소리다.남편의 경제력,그 자체는 크게 문제가 아니다.‘분수껏’ 살림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것은 여성들에게는 비난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내의 과소비를 문제삼아 이혼을 원하는 남성들도 있다. 직장인 김영철(39)씨는 “카드로 무분별한 소비를 하는 아내에게 질렸다.더이상 이런 생활이 유지된다면 나는 아무것도 제대로 갖지 못한 채 아내의 옷과 가방,구두에 치여 죽을 것 같다.”는 극단적인 말까지 했다.김씨의 부인 이영화(33)씨는 “직장생활을 하기 위한 당연한 투자로 나를 위해 돈을 쓴다.알뜰하다고 직장에 아줌마 같은 옷차림으로 다니면 그것 역시 직업의식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소비에 대해 남편과 다른 생각에 괴롭다고 말했다. 이혼상담소에 가보면 이처럼 아내의 과소비를 이유로 이혼을 고려중인 부부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직장여성 김현옥(35)씨는 아이들을 맡아주는 입주 아주머니에게 매월 100만원씩 지불하기 때문에 자신의 생활은 “아낄 수 있는 것은 철저하게 아낀다.”고 했다.그렇다고 그도 마냥 알뜰한 소비자만은 아니란다.“오랫동안 갖고 싶었던 물건을 살 때는 선뜻 큰돈도 쓴다.나의 소비생활은 이분화돼 있다.”또 가끔 충동구매도 한다고 고백했다.“스트레스 해소에는 아이쇼핑이 좋아요.속 상할 때 마음에 드는 것 하나 사는 것도 건강에 좋다는 생각이에요.”김씨는 친구들 가운데서도 ‘철저하게’ 알뜰한 소비자는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소비생활의 주도권은 이미 여성에게 넘어온 지 오래다.우리나라의 경우 구매결정권의 85% 이상이 여성의 손에 있다 한다.소소한 물건은 물론 자동차와 아파트까지도 철저하게 여성 소비자를 겨냥해 마케팅 전략을 세운다. 가톨릭대 의류학과 조정미 교수는 물건에 집착하는 이유를 “계급이 붕괴된 시대에 소비가 권위이자 신분의 한 표시가 됐다.명품이라는 물질에 집착한 사람들이 외모와 피부 등을 가꾸는 일을 본격적으로 하게 된 것 또한 소비문화의 심화과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허남주 기자 hhj@
  • 박지원씨 前비서 집 압수수색/ 특검 ‘北송금’ 권력핵심 본격수사

    ‘대북송금 의혹사건’ 송두환(宋斗煥) 특별검사팀은 1일 남북정상회담 과정에서 대북 막후접촉을 했던 박지원 당시 문화관광부 장관의 수행비서를 지낸 하모(32)씨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전격 실시했다.대북송금 의혹과 관련,권력 핵심부에 대한 특검수사가 본격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검팀은 서울 여의도의 하씨 오피스텔에 수사관을 급파,컴퓨터 본체와 쇼핑백 1개 분량의 서류를 압수했다. 문화관광부 사무관 출신인 하씨는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 당시 박 전 장관을 수행했으며,같은 해 3월 박 전 장관과 송호경 당시 조선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의 싱가포르 회동에도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특검팀은 하씨에 대해 이미 출국금지 조치를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특검팀 관계자는 “압수수색은 수사 수순에 따라 예정된 것이었으며 지난 17일 출금 조치한 15명 외에 하씨 등 2명을 추가로 출금 조치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이날 산업은행 대출금 2235억원의 대북송금 당시 영업부장을 맡았던 최성규 외환은행 부행장과 환전 실무자 2명을 소환,조사했다. 특검팀은 이들을 상대로 대북 송금에 사용된 산은 수표 26장의 배서 및 국가정보원의 개입 경위 등을 추궁했다.특검팀은 현대상선이 외환은행 본점에서 산은 수표를 출금하기 전날인 같은달 9일 2235억원을 이미 송금한 것에 주목,국정원 계좌 부분을 캐고 있다.특검팀은 국정원 직원들로 알려진 배서자 6명에 대해서는 이르면 다음주 초 소환할 방침이다. 안동환 정은주기자 sunstory@
  • 김충식씨 日서 귀국안해 / 특검, 현대상선임원 2명 소환

    ‘대북송금 의혹사건’ 송두환(宋斗煥) 특별검사팀은 29일 현대상선 대출 업무를 담당했던 박재영 미주본부장과 김종헌 구주본부 상무 등 고위 간부 2명을 소환,4000억원 대출 요청 배경 및 송금 경위 등을 집중 조사했다.특검팀은 당시 재정담당 전무를 지낸 박남성 싱가포르 본부장에 대해서는 30일 출두하라고 통보했다. 이날 일본에서 귀국할 것으로 예상됐던 김충식 전 현대상선 사장은 예약된 항공기에 탑승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특검팀 관계자는 “간접적인 통로로 김 전 사장 등으로부터 수사협조 의사를 전달받았다.”면서 “소환 등 수사가 원활하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한편 전날 대출당시 산은총재였던 이근영 전 금감위원장의 자택과 개인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해 개인 컴퓨터,통장 등 확보한 쇼핑백 2개 분량의 서류를 분석 중이다. 안동환 홍지민기자 sunstory@
  • 이근영 前금감위원장 압수수색 김충식씨 오늘 귀국즉시 소환

    ‘대북송금 의혹사건’ 송두환(宋斗煥) 특별검사팀은 28일 산업은행의 현대상선 5000억원 대출 당시 산은 총재를 지낸 이근영 전 금감위원장에 대한 압수수색을 전격 실시했다.특검팀은 이 전 위원장에게 금명간 소환을 통보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이날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 이 전 위원장의 서울 강남구 대치동 자택과 역삼동 개인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개인 컴퓨터 와 쇼핑백 2개 분량의 서류 등을 압수했다.특검팀 관계자는 “수사상 필요한 조치이며 개인 자료의 은닉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또 현대상선 등 현대 계열사의 해외송금 업무를 담당한 외환은행 계동지점으로부터 관련 자료 일체를 제출받아 분석에 착수했다.특검팀은 2000년 5∼6월 산은 대출금 5000억원이 외환은행 계동지점 등 시중 10개 은행 지점을 통해 현금화된 사실에 주목,자금 세탁과정을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이날 정철조 전 산은 부총재를 재소환,대출 과정의 외압 여부를 조사했다.정 전 부총재는 지난 21일 1차 소환 조사 뒤 “이 전 위원장이 현대상선 대출 과정에서 한광옥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전화를 받았다고 말했다.”고 언급,파장을 일으켰다. 특검팀은 한편 현대 고위간부들에 대한 소환 일정을 확정,당시 회계를 담당했던 박재영 현대상선 전무(현 미주본부장),은행 대출업무를 총괄한 김종헌 상무(현 구주본부장) 등에 대해 오늘 출두를 통보했다.특검팀은 김충식 전 현대상선 사장이 지난 25일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출발,일본에 체류중인 사실을 확인,입국 즉시 소환키로 했다.김 전 사장은 29일자 인천공항행 대한항공 KE704편을 예약했으나 귀국 여부는 미지수다. 안동환 홍지민기자 sunstory@
  • 안희정·염동연씨 내주 소환

    나라종금 퇴출저지 로비의혹 사건을 수사중인 공적자금비리 특별수사본부(본부장 安大熙 대검 중수부장)는 15일 전 보성그룹 회장 김호준(수감중)씨로부터 각각 2억원과 5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인 안희정 민주당 국가전략연구소 부소장과 염동연 민주당 인사위원을 다음주쯤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지난 14일 밤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경기도 일산과 서울 개포동에 있는 이들의 집을 수색해 본인과 가족 명의의 통장과 메모가 적힌 수첩 등 사과상자 2개 분량의 관련 자료를 확보,분석하고 있다. 검찰은 안씨가 받은 돈을 투자했다고 주장하는 생수회사 오아시스워터 사무실과 이 회사의 회계 관리를 맡았던 W회계법인의 여의도 지점 사무실도 함께 수색했다. 이미 확보한 오아시스워터의 경영자료도 활용, 안씨가 김 전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99년 후반기 오아시스워터의 경영상황 전반을 확인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를 바탕으로 16일중 안·염씨 본인과 가족 등 계좌에 대해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이들이 99년 7∼9월 김 전 회장으로부터 받은 2억 5000만원의 명목은 물론,추가로 받은 돈은 없는지도 조사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안·염씨의 소환 조사는 이르면 다음 주쯤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4월23일자로 발행된 한국판 뉴스위크지는 안상태 전 나라종금 사장이 지난해 6월 검찰조사에서 “기밀비와 활동비조로 4억 5000만원을 사용했다”고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안 전 사장은 당시 조사에서 김호준 전 회장에게서 받은 30억원 중 10억원은 되돌려줬고,4억 5000만원은 99년 7월부터 2002년까지 기밀비 및 활동비로 사용했다고 진술했다. 뉴스위크는 김 전 회장이 2000년 1월 서울 용산의 한 카페에서 안씨를 만나 쇼핑백에 든 5억원을 건네주며 ‘위기상황에서 어려울 때 사용하라.’고 말했다며, 안씨가 나라종금 고문을 맡았던 K씨와 함께 나라종금 퇴출저지를 위한 로비를 벌였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1차 수사 당시 김호준 전 회장이 나라종금을 살리기 위해 로비를 벌이기로 계획했다가 포기했다는 진술은확보했다.”면서 “그러나 안씨를 통해 실제 로비를 벌인 정황은 드러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
  • 안희정 부소장 인터뷰/ “호텔 로비라운지서 현금으로 2억받아”

    안희정(사진) 민주당 국가전략연구소 부소장은 7일 나라종금 로비의혹 사건과 관련,“김호준 전 보성그룹 회장 동생과의 친분으로 생수회사 투자금조로 2억원을 받았으나 순수한 투자금이었다.”고 대가성을 부인했다.이어 노무현 대통령과의 연관성 의혹에 대해서도 “전적으로 내가 판단해 내 책임하에 진행한 일”이라고 일축했다. 2억원을 받았다는 것은 사실인가. -1999년 6월쯤 나라종금 최은순 이사를 만나 1개에 1억원씩 현금이 들어있는 쇼핑백 두 개를 받았다.김 회장의 동생인 김효근(청바지 제조업체 닉스 사장)씨가 대학(고려대) 1년 선배고 학생운동도 같이 했던 사이여서 투자금 명목으로 받은 것이다. 당시 종로 보선을 통해 재기한 노무현 의원을 보고 돈을 주었을 수도 있지 않나. -김효근씨가 청바지 사업을 하고 있었는데 ‘청바지와 생수’를 결합시키는 개념의 사업을 구상하고 있었다. 당시 청바지 뒷주머니에 생수병을 차고 다니는 것이 유행하지 않았나. 현금으로 2억원을 줬다는 것은 쉽게 납득이 안 된다.또 호텔 주차장에서 돈을 받았다고하는데. -한 푼이 아쉬운 판인데 현찰로 주든 수표로 주든 따져 물을 처지가 아니었다.돈을 주고받은 장소는 지하 주차장이 아니다.강남 노보텔호텔 1층 로비 라운지였다.최 이사가 다른 사람 만난 것을 착각하고 잘못 말한 것 같다. 나라종금 퇴출 저지 로비와는 전혀 무관하다는 말인가. -99년 당시 상황을 제대로 봐야 한다.그때 나는 나라종금 퇴출 저지 로비를 위한 어떤 포지션에도 있지 않았다.그때 잘 나가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왜 우리에게 로비를 했겠나. 당시 노무현 의원에게도 보험금 넣는 차원에서 (로비)했을 수도 있을 텐데. -내 책임하에서 내가 진행한 일이다.대통령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노무현과 일했던 사람들’은 끊임없이 무슨 일이든 해야 했다. 생수회사가 노 대통령과 관계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 판매회사는 내가 전적으로 판단해 만든 회사다.받은 돈은 전액 다 회사로 들어갔다. 김상연기자 carlos@
  • [男男女女] 남자와 쇼핑

    일반적으로 여자는 쇼핑을 좋아하고,남자는 쇼핑을 싫어한다.그러면 부부사이의 쇼핑 문화는 어떻게 될까. 신혼일 때 남편은 “두 시간 뒤에 입구에 차를 대놓을 테니까 늦지 말고 내려와.”라며 아내를 홀로 쇼핑센터에 떨어뜨려 놓고 휑하니 사라진다.또는“1시간 동안만 쇼핑하는 거다.”라고 약속을 받고 쇼핑백을 들고 마지못해쫓아다닌다.그러다 신혼 시절이 끝나면 아내 쪽에서 먼저 “친구랑 쇼핑할거야.”라고 ‘남편 사절’을 외친다.처음에는 참던 남편이 어느 순간부터짜증을 내고,끝내 부부싸움으로 발전하는 악순환을 익히 경험했기 때문이다. 여자들은 궁금해한다.남자들이 왜 그렇게 쇼핑을 싫어할까.남자들도 의아해한다.왜 여자들은 쇼핑에 물불을 안가리는가. 연애시절에는 타협점이 생긴다.타협이라기보다 사랑에 눈 먼 남자들의 일방적인 양보에 가깝다.남자들은 자신의 눈에 별 차이가 없는 귀고리를,여자 친구가 이것저것 착용하며 1시간은 족히 머뭇거리다가,결국 “맘에 드는 것이없네.”하고 돌아서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여자들은그런 남자 친구의속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돈 굳었다.’고 의기양양해하며 앞서간다. 남자들이 무엇보다 경악을 금치 못하는 일은,그렇게 다리 품을 팔아 고른물건을,집에 돌아와 이리저리 살펴보고는 “너무 비싼 걸 샀나? 딴 걸로 바꿔야겠다.”라고 아내가 말할 때다.남자들은 이렇게 묻는다.“돈도 돈이지만,시간이 아깝지 않느냐.”고.남자의 쇼핑 방식은 대부분 이렇다.구두를 사야겠다고 마음 먹으면,아무 신발가게에나 들어가 메이커를 가리지 않고 사서신고 나온다.상점에 들어가서 나올 때까지 아마 5분이 채 안 걸릴 것이다. 일부에서는 이런 남자와 여자의 차이를 수렵시대에 새겨진 유전자 탓으로돌리기도 한다.그 시절 사냥이란 돌도끼 외에 별다른 도구가 없고,주력도 마땅치 않던 남자의 조상들에게 ‘시간과의 전쟁’이었을 것이다.토끼·노루·사슴 등의 주력과 인간의 주력을 비교해 보라.사냥감이 정해지면 인간은 죽을 힘을 다해 쫓아가 돌도끼를 던져야만 간신히 잡을 수 있지 않았을까.남자들에게 시간이란 곧 절박한 생존의 문제였을 것이다. 반면 채집과 저장·분배를 관장한 여자들은 사냥한 짐승을 부위별로 비교해 등급을 매기고,다른 가족과 배급할 양을 공평하게 나누는 일이 중요했을 것이다.시간을 다투기보다 정확한 판단이 우선이었다.구석기 시대의 ‘쫓아가는 문화’와 ‘비교하는 문화’가 현대인들의 쇼핑 문화를 결정한다는,그럴듯한 가설이다. 남자 중에도 쇼핑을 좋아하는 이가 있다.‘게이’다.미국 여자들은,여자와정말 죽이 잘맞는 남자가 ‘게이’라고 말한다.게이는 질투심 많은 여자 친구들과 달리 똑부러진 조언도 잘한다는 평가다.한국에서도 마찬가지 같다.커밍아웃이 자유로운 미국과 달리 한국의 문화에서 그들을 만날 일이 거의 없어서 문제지만 말이다. 문소영기자 symun@
  • 강북구노인 “일할수 있어 행복”

    ‘강북구의 노인은 일할 수 있어 행복하다.’ 강북구 미아동 이봉녀(77)할머니는 하루 하루가 즐겁다.노인정에서 연결해준 일자리 덕에 생활비도 벌고 동료들과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 무료함을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할머니의 일터는 미아1동 경로당.이곳에서 다른 10여명의 노인들과 2년째 ‘쇼핑백 손잡이 끼우는 일’을 하고 있다.하루평균 3∼4시간 소일거리로 하는 듯 하지만 한달이면 10∼20만원의 용돈벌이는 족히 된다.특히 안방에서처럼 편안하게 일할 수 있고 또래의 노인들과 어울릴 수 있어 더욱 좋다. 경로당 등에서 일자리를 제공받는 이같은 ‘노인공동작업장’은 현재 강북구에서만 미아 8동 경로당,구세군 종합사회복지관,노인복지관 등 4개소.한곳당 하루평균 20여명의 노인들이 실밥따기,박스접기,가방끈달기,봉투만들기 등 가벼운 생산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2년전부터 쇼핑백 끈달기 일거리를 주고 있는 모 업체 대표 고영욱씨는 “노인들의 꼼꼼한 손놀림 덕분에 별도의 점검이 필요없다.”며 비용은 비슷하지만 전문 하청업체 보다 노인공동작업장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 관계자는 “최근 노인들을 상대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절반 정도가 일자리를 원했다.”며 “노인들을 위한 일거리 확보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
  • [대~한민국 24시] 백화점 가을세일

    ‘감각이 앞선 당신을 초대합니다.’(좀 있으면 또 세일을 하지만 하루라도 빨리 신상품을 사는 게 좋을 걸.) 1년의 대부분을 ‘사바사바(사은행사-바겐세일-사은대잔치-바겐세일)'한다는 백화점들이 ‘추석 맞이 대잔치’를 끝내자마자 24일부터 ‘브랜드 세일’을 시작했다.브랜드 세일은 정기 바겐세일 직전 전체 입점 브랜드의 50∼60% 정도가 참여하는 일종의 ‘맛보기 세일’이다.그래서 백화점이 뿌린 광고 전단의 카피가 ‘감각이 앞선 당신’ 운운하는 것이다. ◆줄 선 사람들-24일 오전 10시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앞.뭘 사러 나오기에는 다소 이른 시간이지만 100여명의 쇼핑객들이 굳게 닫힌 유리문을 바라본다.아니,절반 정도는 백화점 쪽을 하염없이 보고 있었지만 나머지는 마치 시내 버스를 기다리는 듯한 표정으로 도로를 쳐다보고 있다. 딸과 함께 나온 중년 부인부터 친구의 팔짱을 낀 20대 여성,사이좋게 담배를 나눠피우는 일본인 남녀 관광객까지.이유야 어찌됐든 이들은 찍어둔 물건을 한시간이라도 빨리 사고 싶은 욕망을 채우기 위해 줄을 서 있다. 그리스 신화의 신들과 포도넝쿨을 돋을새김한 웅장한 현관 유리문 너머에서는 산뜻하게 유니폼을 차려 입은 매장 직원들이 ‘볼룸댄스’를 추며 하루일과를 준비한다.머리카락 하나 흐트러지지 않은 단정한 모습에 하이힐을 신고 오후 7시30분까지 서 있으려면 마디마디 관절을 풀어줘야 할 것이다.전투 준비인 셈이다. 춤을 추면서도 이들의 얼굴은 표정이 전혀 없다.하지만 잠시 후 문을 열면 ‘스마일 컨설턴트’들이 가르쳐 준대로 한없이 맑은 미소를 띤 모습으로 바뀔 것이다.‘변검(變瞼·순식간에 가면을 바꾸는 중국의 전통 가면술)’이 따로 없다. 10시20분쯤 왕궁의 수문장같이 근엄한 표정으로 문을 지키던 검정양복 직원이 무슨 이유인지 잠깐 문을 열었다.팻말에 분명히 ‘Open 10:30 AM’이라고 써놨지만 행여나 하는 마음에 ‘버스를 기다리는 체’ 하던 사람들까지 입구로 몰린다.물론 이들은 검정양복 직원의 가벼운 제지에 막혀 다시 담배를 피우거나,버스를 기다리거나 하며 딴전을 피워야 했다. ◆활짝 열린 ‘왕궁’문-10시30분 드디어 ‘왕궁’의 문이 열렸고 사람들은 출근길 지하철을 타듯 그렇게 입구로 빨려 들어갔다. 슈퍼마켓에서 길을 잃기도 한다는 세상이지만 백화점이 익숙지 않은 사람들은 그 휘황찬란한 내부에 들어서는 순간 방향감각을 상실한다.처음에 들어설 때야 5층 신사복,6층 골프·스포츠 의류 코너 등으로 목표를 잡았겠지만 1층에서부터 눈을 뺏기고 만다.샤넬,프라다,버버리,조르지오 아르마니 등 그이름만으로도 황홀한 ‘명품’들이 손만 뻗으면 잡힐 듯하다.그러나 주머니에 넣기는 쉽지 않다.174만 8000원의 가격표가 붙은 부츠나 74만 8000원짜리 하이힐을 넋을 잃고 바라볼 뿐이다. 브랜드 세일과 별도로 지난 20일부터 진행돼온 9층 ‘숙녀 캐주얼 가을 패션 대전’은 이른 시간부터 붐비기 시작했다.진열장 대신 시장처럼 ‘난전’을 펼쳐 놓아 심리적인 거리감도 없는 데다 철지난 옷이라 하여 평소의 절반값이면 마음에 드는 옷을 부여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한 장에 만원짜리 티셔츠는 얼핏 고급 백화점에 어울리지 않는 것 같지만 ‘백화점에서 만원짜리를 살 수 있기 때문에’ 일부러 찾는 사람도 적지 않다. 1만∼3만원에 불과한 가격표를 본 사람들은 마음 놓고 물건들을 유린하기 시작했고 제품이 헝클어질 때마다 직원들은 재빠른 손놀림으로 이를 원상태로 돌려 놓았다.마치 군대에서 땅을 팠다가 다시 메우는 작업같이 무의미해 보이지만 그때 그때 정리를 하지 않으면 이내 쑥대밭이 되고 말 터이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5층 남성정장 코너의 온갖 브랜드들도 할인 간판을 내세웠지만 8층에도 ‘신사 가을정장 특집전’이라는 이름으로 똑같은 브랜드들이 널려 있다.역시 오전 시간대라 실 수요층인 남자들의 모습을 찾아보긴 어렵다.입사 시험 면접을 앞두고 애인과 함께 찾아온 취업지망생,아들의 옷을 눈대중으로 맞춰보려는 노부인이 눈에 띌 뿐이다. P브랜드 코너의 한 직원은 “8층에 전시된 옷은 20만원 후반대 정장으로 품질은 다소 떨어질 수밖에 없지만 값은 싸다.”며 유혹했다.이 매장에서도 30%세일을 하지만 가을 정장은 최소 30만원 후반대를 줘야 살 수 있다.그는 “다음주면 정기바겐 세일을 할텐데 브랜드 세일을 왜 하는가?”라는 우문(愚問)에 “정기 세일 때는 사람도 너무 많고 때로는 물량이 달려 원하는 사이즈를 사지 못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미리 싸게 파는 것”이라는 현답(賢答)이 돌아왔다. 추석 연휴 직전에는 하루 1200만원 어치를 팔았다는 이 매장은 지난 몇달동안 세일 아닌 기간이 불과 보름 남짓 했지만 이 기간에도 하루 평균 300만∼400만원(주말 700만원)어치는 꾸준히 팔았다고 한다.1주일 정도만 기다리면 최소 10만원 이상 싸게 살 수 있는데도 제 값 주고 사는 손님이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지만 “마음에 드는 옷을 발견하면 1주일씩이나 기다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아서” 걱정할 필요가 없단다. 숙녀 정장이 넘쳐나는 4층 디자이너 코너에서는 중년 부인들이 그들의 몸에 맞게 설계된 디자이너의 옷을 걸쳐 본다.품이 넉넉한 정장들은 빨강,파랑 원색에 금빛,은빛 테를 둘러 오히려 눈에 낯설다. 잠자리 날개처럼 하늘하늘한 흰색 재킷이 터질 듯 위태위태하게 부인의 몸에 끼워 맞춰진다.거울 앞에선 그녀의 얼굴에는 만족한 웃음이 번지지만 옷깃을 바로잡아 주는 직원의 얼굴에는 조바심이 묻어난다. 친구들과 함께 백화점을 찾은 박모(53·여·노원구 상계동)씨는 “주방용품을 사러 들렀지만 이왕 온 김에 한 장에 30만∼40만원짜리 블라우스도 입어보고 구경도 하며 시간을 보낸다.”고 말했다. 7층에서는 ‘가전 특별 한정 서비스’가 한창이다.할인가로 대당 400만원이 넘는 49인치 프로젝션 TV는 20대가 한정이고 145만원짜리 세탁기도 20대만 그 가격에 판단다.550만원짜리 진동의자에 느긋하게 누워 안마를 즐기는 아저씨는 허리를 굽힌 직원이 혀에 쥐가 나도록 제품을 설명하지만 한귀로 흘려 듣는다.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하루중 가장 붐빈다는 오후 6시를 넘기자 쇼핑객들의 발걸음이 조금 바빠진다.7시30분 폐점 전에 맘에 드는 물건을 골라야 하지만 저마다 10∼30% 할인 팻말을 내걸거나 무슨 특집전,기획전 식으로 눈길을 사로잡아 선택이 쉽지 않다. 7시30분이 되자 폐점을 알리는 안내 방송이 흘러 나온다.사람들은 여전히쇼핑에 열중이지만 선택의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저마다 이 백화점의 상징인 포도송이처럼 주렁주렁 쇼핑백을 든 사람들이 다 빠져나오는 데 정확히 30분이 걸렸다.물론 아무 것도 사지 않은 사람이 절반이 넘는다. 백화점 정문 앞에는 떡볶이,어묵,꼬치,삶은 고구마 등을 파는 노점이 성황이다.양손에 든 쇼핑백만으로는 ‘허기’가 가시지 않는지 500원짜리 어묵꼬치를 베어물고서야 어린 아가씨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핀다.알듯 모를 듯 묘한 표정의 여자 모델 얼굴로 뒤덮인 쇼핑백을 안고 먹는 오뎅맛.‘늬들이 이 맛을 알아?’ 쇼핑객들이나,오뎅가게 아줌마나,10만원짜리 상품권을 9만 5000원에 판다는 구둣방 아저씨나 백화점 세일이 기다려지기는 마찬가지다. 류길상기자 ukelvin@ ■백화점 쇼핑심리 자극장치 백화점 건물은 고객이 물건을 사는 데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하루 종일 조명을 밝혀 닭이 매일 알을 낳게 만드는 양계장처럼 쇼핑객들이 지갑을 열도록 온갖 장치를 마련해놓은 것이다. 최근 개장한 경우는 예외지만 대부분의백화점에는 창문과 시계가 없다.햇빛이 비치면 시간이 흐르는 걸 몸으로 느끼고 시계를 보다 보면 ‘아니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나.’하고 조바심을 내기 때문이다.대신 실내가 워낙 넓고 거울이 많은 데다 조명이 대낮처럼 환하고 벽에 조명을 비춰 ‘창문효과’를 내놨기 때문에 사람들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쇼핑을 즐긴다. 만약 일반 사무실에 창문이 없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온갖 고통을 호소하며 큰 사회문제로까지 비화될 것이다.욕구를 발산하는 공간과 이를 억제해야 하는 공간 사이에는 그렇게 큰 차이가 있다. 이를 위해 제품을 직접 비추는 국부조명은 1200∼1500룩스이지만,일반 매장은 사람의 마음을 가장 편안하게 하는 수준인 500∼600룩스의 조도를 유지한다. 잘 느끼지 못하지만 음악 선정도 철저히 쇼핑 심리에 맞춰져 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우선 개점시간부터 낮 12시까지는 클래식 음악을,12시∼오후 3시는 경쾌하고 빠른 팝송을,3∼5시는 가요를,5시∼폐점까지는 추억의 올드 팝송을 튼다.시간대별로 주로 찾는 고객층의 선호도와 인간의 생체리듬을 고려한 선곡이다. 또 개점,12시,3시,6시,폐점 시간 때는 백화점측에서 자체적으로 만든 ‘테마송’이 직원들에게 ‘알람’ 역할을 해주고 있다.이 매뉴얼은 지난 20년간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백화점측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작품’이다. 1층에 화장실이 없는 것도 불문율이다.만일 1층에 화장실이 있다면 지나가다 ‘볼일’만 보러 오는 사람 때문에 매장이 혼잡해지는 반면 화장실이 위층에 있으면 한번이라도 더 매장을 둘러보는 효과를 거두기 때문이다. 류길상기자
  • 재사용 종량제봉투 보급

    환경부는 26일 업소 등에서 물건을 담아간 뒤 가정에서쓰레기 종량제 봉투로 재활용할 수 있는 ‘재사용 종량제봉투’를 제작,전국에 보급하기로 했다.연간 150억장에 이르는 일회용 비닐봉투의 남용을 줄이기 위한 방안이다. 재사용 종량제 봉투는 기존 종량제 봉투와 달리 쓰레기관련 광고문안을 축소하고 색상도 3가지로 다양화하는 등‘쇼핑백’처럼 만들어진다.크기는 시민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10ℓ와 20ℓ 두 가지로 제작했다.또 물건을 담기편하게 손잡이 부분의 폭을 넓게 하고 내용물을 많이 담더라도 찢어지지 않도록 재질도 강화했다.환경부 관계자는“한해동안 판매되는 10∼20ℓ봉투 6억 4000만장중 절반가량을 재사용 종량제 봉투로 사용하면 비닐봉투 수입비용과 매립비용 등 134억원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일만기자 oil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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