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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체육계 성폭력 뿌리 뽑는다”…내달 한체대 종합감사 등 대책발표

    정부 “체육계 성폭력 뿌리 뽑는다”…내달 한체대 종합감사 등 대책발표

    정부 스포츠 미투 종합 대책 발표 한체대 종합감사 등 스포츠계 비리 전수조사 대한체육회와 대한올림픽위원회 분리 등 검토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의 고발로 대두된 스포츠계 미투에 대해 정부가 종합적인 대응에 나선다.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과 혁신위원회 등을 통해 현 체육계 내 폭력·성폭력 실태를 조사하고 예방을 위한 처벌 강화 등을 실시한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도종환 문화체육부,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은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올해 첫 사회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체육 분야 정상화를 위한 성폭력 등 체육계 비리 근절대책’을 발표했다. 우선 이달 중 국가인권위원회 내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을 꾸리고 2020년 1월까지 1년간 운영한다. 성폭력과 폭력을 비롯해 체육계 인권침해 신고를 접수 받고 제도개선 권고 등을 실시한다. 성폭력 피해가 발생하면 직무정지 등을 통해 피해자와 가해자 분리를 의무화 하고 비위 신고가 접수되면 처리기한을 명시해 가해자 징계조치를 강화한다. 또 체육계 성폭력과 비리 등의 근본 원인으로 지적됐던 엘리트 선수 육성 시스템 개선 방안에 대해서도 본격적인 논의를 할 계획이다. 정부는 민관합동 ‘스포츠혁신위원회’를 구성해 토론회와 공론화 등을 통해 구조개혁 과제를 도출할 예정이다. 정부는 상반기에 체육계 비리 관련 법과 제도를 정비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대한체육회로부터 대한올림픽위원회(KOC)를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소년체전을 폐지하고 전국체전 고등부에 통합해 ‘학생체육축제’로 전환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국제대회 우수 선수와 지도자에게 지급하는 경기력향상연금과 병역특례 제도 개선도 검토할 방침이다. 유 부총리는 “2월 중 한체대를 대상으로 한 종합감사를 실시해 성폭력을 비롯해 입시·회계·시설운영 등 종합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확인할 것”이라면서 “아울러 체육계 비리를 근절하기 위한 근본적인 혁신 방안을 관계부처와 협의를 통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도 장관은 “체육계 비리를 해소하기 위해 더는 국위 선양에 이바지한다는 미명 아래 극한의 경쟁 체제로 선수들을 몰아가고 인권에 눈을 감는 잘못이 반복돼선 안 된다”면서 “스포츠 가치를 국위 선양에 두지 않고, 공정하게 경쟁하며, 최선을 다해 뛰고 달리고, 상대방을 존중하고 인정하며, 결과에 승복하고, 건강한 사회를 이루며 사는 것에 두겠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맞으면서 따낸 금메달 이제는 필요 없습니다”

    “맞으면서 따낸 금메달 이제는 필요 없습니다”

    24일 충북 진천선수촌을 찾은 정성숙(47) 신임 부촌장의 눈에 촌내에 걸려 있던 현수막 하나가 들어왔다고 한다. ‘스포츠 강국에서 스포츠 선진국으로’라는 문구가 적혀 있는 현수막이었다. 선수촌에서도 성적지상주의로 인한 폐해를 감지하고 이러한 표어를 내걸었지만 최근 알려진 스포츠계의 폭행·성폭력 문제는 예방하지 못했다. 신임 부촌장이자 선배 체육인으로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문구였다. 정 부촌장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우리나라는 현재 스포츠 강국에서 선진국으로 가고 있는 과도기를 겪고 있다”며 “이제는 다들 ‘맞으면서 훈련해 따낸 금메달은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도자들의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 기술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스포츠를 통해 교육을 하고 있다. 도덕성이 중요하다”며 “일련의 (폭행·성폭력) 사태들이 지도자들로 인해 일어나고 있다. 지도자들이 먼저 바뀌면 선수들도 더불어 변화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림픽 유도 동메달리스트·교수 출신 정 부촌장은 지난 21일 대한체육회로부터 여성 부촌장에 선임돼 25일부터 정식 업무를 시작한다. 그는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과 2000년 시드니올림픽 여자 유도 63㎏급에서 연달아 동메달을 따냈으며 은퇴 이후에는 용인대에서 경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었다. 역대 선수촌장 중에 여성은 이에리사 전 선수촌장이 유일했고, 2017년 부촌장 직위가 새로 생긴 이후 여성 부촌장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부촌장은 “이제 국가대표 선수들의 성비율이 반반에 가깝기 때문에 여성 부촌장이 나온 것 같다”며 “선수 출신의 여성 훈련관리관을 두고 여자 선수들과 주기적으로 만나 혹시 필요한 것이 없는지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체육계 폭행, 지도자들 먼저 바뀌어야” 유도 선수 출신인 신유용(24)씨가 코치로부터 수년간 성폭행을 당했다고 고백한 것에 대해서는 “지도자가 고등학생에게 그렇게 했다는 것은 더이상 말할 게 없는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쇼트트랙의 심석희 등에 대한) 구타가 선수촌 라커룸 같은 곳에서도 이뤄졌다고 하는데 주변 지도자들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은 부분이 아쉽다”며 “빠른 시일 내에 여자 선수들에게 필요한 부분을 파악하겠다. 부촌장이라면 멀게 느껴질 수 있는데 그런 것이 생기지 않도록 친밀하게 다가가겠다”고 덧붙였다. 어떤 선수촌을 만들고 싶냐는 물음에 정 부촌장은 선수 출신의 경험이 묻어나는 대답을 들려줬다. “선수촌은 선수들에게 제2의 집입니다. 가장 지긋지긋하면서도 가장 마음이 편한 곳이 선수촌입니다. 훈련에 집중하다가도 집처럼 편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단독]“성폭행 처벌 못해도 외쳐야 했다”… 동네 체육관의 미투 절규

    [단독]“성폭행 처벌 못해도 외쳐야 했다”… 동네 체육관의 미투 절규

    “관장이 지시 안 따른다며 1년간 폭행” ‘해고 협박’과 함께 성폭행까지 이어져 경찰 “목격자 없어 기소 어렵다” 판단 해당 관장 “폭행·성폭행 사실 아니다” “범죄 특성상 객관적 증거확보 어려워” 수사기관 접수 성폭행 사건 절반 불기소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22·한국체대) 선수의 고발로 체육계에 ‘미투’ 바람이 불어닥친 이후 서울신문은 태권도 사범 A(여)씨로부터 제보를 받았다. “함께 일하던 관장에게 1년간 상습 폭행은 물론 성폭행까지 당했다”는 내용이었다. 법적으로 다퉈 보려 경찰서를 찾았지만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법정에 서 보지도 못했다. 그는 “더이상 태권도를 할 수 없게 되더라도 마지막으로 내 이야기를 알리고 싶다”고 했다. 본인과 비슷한 어려움을 겪은 이름 없는 체육인들이 많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그가 겪은 악몽 같은 1년에 대해 들어 봤다. “최근 체육계 미투를 보면서 ‘저 같은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 하고 생각했어요. 유명하지도 않고, 가해자를 처벌할 증거도 없는 사람들이요.” 2016~2017년 자신이 겪은 일을 털어놓던 A씨는 언론의 문을 두드린 이유를 “억울해서”라고 했다. A씨는 지방의 한 태권도장에서 일할 당시 관장 B씨에게 상습 폭행과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일을 시작한 직후인 2016년 12월 가벼운 폭행이 시작됐고 4개월쯤 지나자 손바닥으로 뺨이나 머리를 구타하는 등 강도가 세졌다. “지시를 따르지 않는다”, “군대식 말투를 쓰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A씨는 “관장과 사범 관계는 시합하는 선수와 지도자 관계 못지않게 위계적”이라고 말했다. 부당한 대우를 당해도 침묵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관장은 A씨에게 “내 말을 듣지 않으면 태권도계에 발붙이기 어렵고, 사범 생활도 그만둬야 한다”는 말을 곧잘 했다고 한다. A씨는 ‘사범 생활이 힘들다’는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지만 폭행 사실은 차마 말하지 못했다. A씨는 “폭언, 폭행하던 관장이 꾹 참는 나를 보고는 어느 날 성관계까지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2017년 3월 수업이 없는 점심 시간 때 일이었다. A씨는 “성관계를 거절하니 ‘너 여기서 나가고 싶냐’며 뺨을 때렸다”면서 “더이상 저항하지 못하자 강제로 성관계했고, 이후 2차례 더 성폭행당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2017년 8월 도장을 그만뒀다. 이후 A씨의 삶은 황폐해졌다. 길거리에 태권도복을 입은 아이나 노란 차(태권도장 버스)만 봐도 손이 떨렸다. 병원에서 우울증 치료도 받았다. 변호사에게 성폭행 피해 사실을 털어놓는 데도 시간이 걸렸다. “사건을 회상하는 게 힘들었기 때문”이라고 했다.A씨는 2017년 9월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B씨가 상습 폭행과 성폭행 등을 했다”는 내용이었다. 가해자를 법의 심판대에 세우고 싶었다. 하지만 경찰은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사건을 송치했고, 검찰은 지난해 5월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불기소 처분했다. A씨 측 변호인은 “사건을 다시 살펴봐 달라”며 항고와 재정신청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도장 안에는 폐쇄회로(CC)TV가 없었고, A씨가 폭행이나 성폭행 이후 남긴 SNS나 문자메시지 기록도 없었다”며 “참고인 조사에서도 ‘그랬다고 하더라’는 증언만 일부 있고, 직접 목격한 사람이나 추가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허위 주장을 하는 것으로 판단하지는 않았지만, 수사의 단초가 될 만한 증거가 없어 기소 의견을 내긴 어려웠다”고 말했다. A씨가 일했던 도장에 아이들을 보냈던 한 학부모는 “아이들에게 ‘관장이 사범을 사무실 안으로 데려가 가끔 때린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제가 직접 본 게 아니라 증거가 될 수 없다는 걸 알지만 사정이 안타까워 경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관장 B씨는 A씨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폭행과 성폭행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공개된 공간인 도장 안에서 그런 일이 어떻게 일어날 수 있겠나”라며 “제가 잘못한 것이 있었으면 경찰 수사에서 이미 밝혀졌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지금이라도 ‘증언하겠다’는 목격자 나타났으면…”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수사기관에 접수돼 처리된 성폭력 범죄 3만 78건 가운데 재판에 넘겨진 경우는 48%(1만 4404건)에 그친다. 전체 사건 중 절반 가까이가 법원 문턱조차 넘지 못하는 것이다. 법무법인 예강의 안주영 변호사는 “성폭력 사건은 범죄 특성상 증거 확보가 어려워 불기소되는 경우가 있다”며 “CCTV와 같은 객관적인 증거가 없다면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증거가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전직 유도선수 신유용씨도 참고인들이 진술을 거부하는 바람에 증언 확보에 실패했고 불기소 의견으로 사건이 검찰에 송치됐다.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은 “혼자서 증거를 찾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라면서 “증거 없이 경찰에 신고하고 조사받다가 불기소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과 교수는 “성폭행 이후에는 기억이 조각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경찰 조사 등에서 피해자가 정확하게 논리적으로 설명한다는 게 힘들 수 있다”고 전했다. A씨는 “지금이라도 체육관 내 폭행을 본 목격자 중 누군가 ‘증언하겠다’며 연락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선수들 상습폭행’ 조재범 항소심 재판, 연장될까

    ‘선수들 상습폭행’ 조재범 항소심 재판, 연장될까

    심석희 선수를 포함해 쇼트트랙 선수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법정구속된 조재범 전 국가대표팀 코치에 대한 항소심 공판이 23일 열린다. 수원지법 형사항소4부(부장 문성관)는 원래 지난 14일 조 전 코치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을 열 예정이었으나 검찰의 요청을 받아들여 이날 속행공판을 열기로 했다. 앞서 조 전 코치는 평창올림픽 준비가 한창이던 지난해 1월 16일 훈련 중 심석희 선수를 주먹으로 수차례 때려 전치 3주의 상처를 입히는 등 2011년부터 지난해 1월까지 4명의 선수를 폭행한 혐의(상습상해) 등으로 기소됐다. 피해자 4명 중 3명은 여자 선수다. 1심에서 검찰은 조 전 코치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그에 미달하는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여러 지도자들이 조 전 코치의 선처를 호소하고 빙상계에서 선수 폭행 구습이 대물림됐다는 점, 지도받은 선수들이 성과를 낸 점 등을 양형사유로 고려했다는 것이 1심 재판부의 설명이었다. 조 전 코치의 항소심 선고기일은 지난 14일이었지만 검찰이 그에 앞서 변론재개를 요청했다. 항소심이 진행 중에 조 전 코치의 성폭행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심석희 선수는 고등학교 2학년이던 2014년부터 지난해 평창올림픽 개막 2달여 전까지 조 전 코치로부터 수차례 성폭행과 강제추행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긴 고소장을 지난해 12월 17일 경찰에 제출했다. 앞서 법원은 심 선수의 성폭행 피해 고소장이 최근 제출돼 초동 수사가 이뤄지고 있는 점, 수사가 끝나 기소되더라도 심급이 달라 사건 병합이 여의치 않은 점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할 때 폭행 사건과 별도로 다뤄야 할 것으로 보고 항소심 선고를 예정대로 진행하려고 했다. 그러나 검찰은 심 선수가 주장한 수차례의 성폭행 피해와 조재범 전 코치의 상해 혐의 사이에 연관성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수사를 통해 공소장 변경 여부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해봐야 입장을 최근 법원에 전달했다. 법원은 검찰의 요청을 받아들여 항소심 선고공판을 연기했다. 검찰은 심 선수의 성폭행 피해 고소장이 접수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수사가 더 필요하다며 전날에도 2심 재판부에 공판기일을 연장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가 이 요청을 받아들이면 검찰은 시간을 더 벌게 된다. 그러나 반대의 경우에는 이날 재판이 결심공판이 될 수도 있다. 결심공판은 형사사건 재판의 선고 전 마지막 절차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10년 전처럼 또 성폭력 실태조사… 스포츠계 “변죽만 울릴라”

    10년 전처럼 또 성폭력 실태조사… 스포츠계 “변죽만 울릴라”

    “권고 조치로는 가이드라인 실효성 부족 법적 강제력 얼마나 부여할지가 중요”체육계 ‘미투’ 바람이 거세지자 국내 인권 문제를 총괄하는 국가인권위원회가 “특별조사단을 꾸려 스포츠계의 성폭력 문제를 뿌리뽑겠다”고 밝혔다. 의지는 강력해 보이는데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10년 전에도 대대적 실태조사를 해 인권 가이드라인까지 만들었는데 현장에선 별 변화가 없었기 때문이다. 최영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은 22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스포츠계 성폭력 대책을 발표했다. 핵심은 ‘스포츠인권 특별조사단’(25명)을 만들어 약 1년간 체육계 인권 관련 조사·제도 개선 업무를 도맡게 하고 빙상·유도 등 폭력·성폭력 위험군인 50여개 종목을 대상으로 최대 규모의 실태조사를 해 종합 정책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최 위원장은 “조사 결과에 따른 개선안이 지켜지는지 끝까지 책임지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체육계에서는 “또 변죽만 울리고 끝낼까 걱정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좋지 않은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인권위는 2008년 전국 중·고교 학생 선수를 대상으로 폭력·성폭력 실태조사를 벌였다. 당시 여성 프로농구단 우리은행의 박명수 감독이 선수 성폭행 미수 혐의로 집행유예 선고를 받는 등 파문이 일자 대처한 것이다. 당시 응답자 1139명 중 78.8%가 언어·신체적 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했고, 63.8%는 성폭력 피해 사실을 털어놨다. 인권위는 이를 계기로 현장 지도자 등이 따라야 할 ‘스포츠인권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하지만 최근 여자 쇼트트랙의 간판 심석희 선수 등의 성폭력 피해 폭로를 통해 현실이 별반 달라지지 않았음이 확인됐다. 인권위도 이날 성명서를 통해 “(체육계 성폭력 실태가 크게 나아지지 않은 데는) 권고 이행 여부를 모니터링하지 못한 인권위도 책임이 있다”고 시인했다. 송강영 동서대 스포츠레저학과 교수는 “인권실태조사를 통해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보다 법적 강제력을 얼마나 부여할지가 중요하다”면서 “그냥 권고하는 수준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니 대한체육회나 문화체육관광부에서도 의지를 갖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렬 체육시민연대 사무국장도 “대한체육회 등 관련부처들이 조사만 우후죽순으로 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10년 전 실태조사 때 인권위가 약속한 모니터링이 왜 이뤄지지 않았고 문제가 왜 반복되고 있는지에 대한 분석과 점검부터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선수들이 속내를 털어놓도록 실태조사에 대한 설계를 정밀하게 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장은 “최근 대한체육회도 실태조사를 했는데 ‘체육계 성폭력이 줄고 있다’는 현실과 동떨어지는 결과를 내놨다”면서 “선수들이 ‘말해봤자 아무것도 안 바뀔 것’이라는 무력감을 털고 조사에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체육계 미투’ 봇물…이기흥 체육회장 사퇴론 직면

    ‘체육계 미투’ 봇물…이기흥 체육회장 사퇴론 직면

    체육계 미투(#MeToo)가 이어지면서 대한체육회를 이끌고 있는 이기흥 회장이 거센 사퇴 여론에 직면했다. 22일 체육계에 따르면 이 회장과 전명규 대한빙상경기연맹 전 부회장 사이의 공방이 진실게임 양상으로 번지면서 이 회장의 사퇴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이 회장이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전명규 전 부회장,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와의 삼자 회동에서 심석희를 상습 폭행한 조재범 전 코치를 대표팀에 복귀하도록 하겠다고 한 발언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다. 이 회장과 체육회는 올림픽 기간 심석희를 만난 사실이 없다며 발언 자체를 부인해왔다. 그러나 빙상계 적폐로 몰린 전 부회장이 21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 회장의 발언 사실을 소개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전 부회장은 삼자 회동에서 한 이 회장의 발언을 전하며 “회장님이 보고를 잘못 받은 것 같다”며 “(심석희에게) 저 말에 개의치 말고 경기에 전념하라는 취지로 말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전 부회장의 말이 사실이라면 이 회장과 체육회는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한 셈이 된다. 이 회장과 체육회는 조재범 전 코치의 성폭행 의혹 사건을 계기로 체육계 미투 고발이 잇따르자 관련 대책을 발표하고 상황 수습에 나섰다. 특히 체육회에 당면한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자신과 체육회를 흔들려는 세력이 있는 것 같다며 사퇴를 촉구하는 일부 사회단체 등에 불만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3년 전 선거에서 엘리트 스포츠를 책임진 대한체육회와 생활 체육을 이끈 국민생활체육회의 결합으로 탄생한 통합 대한체육회의 첫 회장으로 당선됐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인권위, 체육계 성폭력 조사 독립기구 만든다

    인권위, 체육계 성폭력 조사 독립기구 만든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체육계 성폭력 실태를 대대적으로 조사하기로 했다. 최근 전현직 선수들의 성폭력 피해 고발(미투)이 잇따르자 나온 조치다. 최영애 인권위원장은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체육계 실태 특별조사 계획을 밝혔다. 인권위는 1년간 기획조사와 진정사건 조사, 제도 개선 업무를 도맡을 스포츠인권 특별조사단을 신설할 계획이다. 인권위는 특히 빙상과 유도 등 최근 문제가 된 종목의 전수조사를 포함해 역대 최대 규모로 실태조사를 할 방침이다. 인권위는 스포츠 폭력 및 성폭력 사건을 전담 조사기구와 연계하는 등 새로운 신고 접수 시스템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피해자 구제 조치와 법률 지원, 독립적이고 상시적인 국가 감시 체계 수립을 추진한다. 최 위원장은 “실태조사의 1차적인 목적은 실상을 정확히 드러내는 데 있지만, 궁극적 목표는 확실한 개선 대책 마련에 있다”며 “민간 전문가와 선수 당사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확한 실태 파악부터 시작해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제도개선을 이뤄가겠다”며 “향후 국가적 감시 시스템을 완전하게 정착시키는 중장기 계획까지 차근차근 긴 호흡으로, 최대한 빨리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쇼트트랙 선수 심석희 씨와 전 유도 선수 신유용 씨의 성폭행 고발로 체육계 미투가 촉발되면서 국가가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정부는 체육 단체, 협회, 구단 등의 사용자나 종사자가 성폭력 사건을 은폐·축소하는 경우 최대 징역형까지 처벌될 수 있도록 2월 임시국회에서 관련 법령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한, 피해자가 안심하고 상담할 수 있는 익명상담창구 설치, 심리 치료·수사 의뢰 등을 비롯한 지원 체계 강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메달 못따도 ‘졌잘싸’…한국 사회 바꾸는 힘

    메달 못따도 ‘졌잘싸’…한국 사회 바꾸는 힘

    정부, 즐기는 스포츠로 패러다임 전환 ‘국제대회 성적=국력’ 틀 벗어나야 “욕 먹을 각오로 개혁… 지금이 적기”‘한국 사회는 금메달을 포기할 준비가 됐습니까.’ 여자 쇼트트랙 간판 심석희(22·한국체대) 선수의 용기 있는 고백 이후 번지고 있는 ‘체육계 미투’가 우리 사회에 던진 질문이다. 체육계의 적폐인 폭력적 지도법은 성적지상주의가 드리운 그림자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기는 스포츠’에서 ‘즐기는 스포츠’로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는데, 이에 따른 국제대회 성적 하락은 불가피하다. 21일 체육·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유소년 체육 정책 방향을 ‘공부하는 학생 선수’ 육성으로 정하고 세부 정책을 다듬고 있다. 초·중·고교 운동부 학생들이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포기한 채 운동에만 올인하는 틀에서 벗어나겠다는 취지다. ▲대회·훈련 참가를 이유로 한 공결처리 일수를 전체 수업일의 3분의 1로 제한 ▲최저학력기준 미달 학생은 경기 출전 제한 ▲2020학년도 대입 때부터 체육특기자전형에 학생부 내신·출석 의무 반영 등이 도입됐거나 추진 중이다. 교육당국은 중장기적으로 선수 육성 체계를 일본이나 미국, 독일과 유사하게 전환하려고 한다. 일본은 1980년대 이후 엘리트 선수 육성 시스템을 버리고 학교 내 ‘부카쓰’(部活) 활동을 통해 아이들이 운동과 공부를 병행하도록 했다. 부카쓰는 우리의 방과후 동아리 활동과 비슷하다. 학생들은 합숙 위주의 스파르타식 훈련 대신 일주일에 2번 정도 방과후 집중 훈련을 통해 기술을 익힌다. 일본 체육계에 밝은 윤현수 청담중 교사는 “1964년 도쿄올림픽에서 3위를 기록하던 일본이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는 23위에 그쳤다”며 “일본에서는 메달중심적 사고가 덜해 부카쓰 활동이 축소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의 선수 육성 시스템도 일본과 비슷하며, 독일은 3600여개 스포츠클럽에서 아이들이 운동을 즐긴다. 문제는 국제대회 성적이다. 한태룡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연구실장은 “선수 육성 모델이 바뀌면 향후 6년 내 올림픽 등에서 메달 수가 절반으로 줄 수 있는데 국민이 이에 동의하고, 정책 입안자들이 비판을 감수할 자신이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미투’ 바람 앞에 웅크린 체육계의 속내도 복잡하다. “학령인구 급감 탓에 가뜩이나 선수 수급이 어려운데 집중지도 방식까지 포기하긴 어렵다”는 의견이 여전하다. 또 당장 전국체전 등에서 좋은 성적을 얻어 아이의 대학 진학을 바라는 학부모의 반발도 예상된다. 교육당국은 ‘졌지만 잘 싸웠다’는 응원 정서가 우리 사회에 이미 형성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국민 30% 이상이 올림픽 메달리스트에게 주는 병역특례 혜택을 없애야 한다고 응답하는 등 ‘국제대회 성적=국력’이라는 틀에서 벗어나고 있다”면서 “3년 전 리우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누구인지 기억하는 국민이 얼마나 되는가”라고 반문했다. 1970년대 이후 계속된 성적만능주의를 깨려면 정부가 국면을 과감하게 돌파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정희준 동아대 교수는 “국제대회 성적 하락에 대한 비난을 각오하고 개혁해야 한다. 지금이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이대택 국민대 교수는 “선수 활동을 도구 삼아 유명대 진학을 노리는 ‘스포츠 캐슬’ 구조를 바꾸는 과정에서 일부 학부모와 지도자의 반발이 불가피하지만, 이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빙상 대부’ 전명규 “조재범 성폭행 전혀 몰랐다”

    ‘빙상 대부’ 전명규 “조재범 성폭행 전혀 몰랐다”

    빙상계 성폭력을 덮고 가해자들이 계속 선수들을 지도하도록 도왔다는 의혹을 받는 ‘빙상 대부’ 전명규 한국체대 교수가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의혹 대부분을 부인했다. 조재범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의 심석희 선수 폭행 및 성폭행에 대해 사전에 알지 못했고 자신이 모든 것을 결정할 위치에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젊은빙상인연대가 성폭력 가해자들을 감싼 ‘적폐’로 자신을 지목한 것에 대해서도 문제제기 의도가 의심스럽고, 자신을 향한 음해는 빙상파벌 싸움의 연장선이라고 본다고 전 교수는 밝혔다.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언론을 피해온 전 교수는 이날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빙상문제로 국민들에게 아픔을 준 것에 대해 고개 숙여 용서를 구한다”며 90도로 허리를 굽혔다. 전 교수는 “조재범 코치로부터 형용할 수 없는 고통을 당한 심석희 선수에게 사죄하고 싶다”면서도 이런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주장했다. 전 교수는 “조재범 코치가 석희를 상습 폭행했다는 것조차 몰랐다”며 “석희는 어려서부터 조재범한테 배우고 대학에 들어와서도 대표팀 소속으로 선수촌에 있었기 때문에 (폭력 피해를) 알 수 없었다”고 심 선수에게 용서를 구했다.전 교수는 빙상계 성폭력 피해 폭로에 앞장선 젊은빙상인연대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듯 했다. 그는 “특정 의도를 지닌 경기인, 균형감각을 상실한 매체,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보도가 난무하고 있다”며 기자회견을 연 취지를 설명했다. 전 교수는 조재범 코치 구명 운동과 관련된 녹취록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앞서 전 교수가 구치소에 갇힌 조재범 코치를 빼낼 수 있도록 탄원서를 받고 피해자와 지인들이 정신병이 생길 때까지 압박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돼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전 교수는 “과격한 표현은 충분히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솔직히 조재범도 내 제자, 석희도 내 제자인데 그때 상황에서는 (조재범이) 구속됐다고 해서 너무 과하지 않나 생각한 것도 사실”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전 교수는 “조재범이 구속되기 전 저에게 ‘젊은빙상인연대가 전명규 비리를 주면 합의서를 써주겠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며 의구심을 제기했다.빙상계 성폭력 은폐 의혹에 대해서도 전 교수는 “선수나 코치들을 불러서 사실을 묻는 것조차 조심스러웠다”며 간접적으로 부인했다. 성폭력 가해자인 백모 코치의 대한항공 실업팀 취업을 도왔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전 교수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취재기자가 “전 교수가 대한항공 측에 지원자의 수험번호와 면접시간 정보를 담은 문자메시지를 갖고 있다”며 재차 묻자 “그 누구도 어디에 취직시켜보려 생각한 적이 없다. 청탁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전 교수는 빙상연맹의 오랜 후원사인 삼성과의 관계를 의심하는 보도가 가장 힘들었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전 교수와 삼성의 유착관계를 빙상 적폐로 지목하기도 한다. 전 교수는 “빙상연맹이 다 잘하진 않지만 대한체육회에서 상당히 상위 클래스에 속했다고 생각한다”며 “삼성 관련 (음해가) 가장 힘들었다. 삼성은 절대 호락호락하지 않다. 나도 힘들 정도로 꼼꼼하게 시스템을 관리했다”고 해명했다. 전 교수는 자신을 향한 비방과 음해에 대해서 고소 등 법적 조치는 자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빙상인들, 다 제자들인데 그렇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내가 아프고 상처받아도 (고소하지 않는) 그런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전 교수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 없이 모든 의혹을 부인하기만 해 논란을 해소하기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전명규 “이기흥 회장 ‘조재범 빨리 돌아오게’ 비슷한 발언 했다”

    전명규 “이기흥 회장 ‘조재범 빨리 돌아오게’ 비슷한 발언 했다”

    빙상계 적폐란 세간의 의혹을 사고 있는 전명규(56) 한체대 교수가 휘발성이 강한 발언을 내놓았다.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이 조재범(구속) 전 쇼트트랙 대표팀 코치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해 한참 수사를 받던 심석희(22·한국체대)에게 했다는 믿기지 않는 발언을 한 것이 사실이라는 취지로 언급한 것이다. 당시 문제의 발언 때 전 교수는 이 회장, 심석희와 한 자리에 있었다. 전 교수는 21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 파크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을 둘러싼 여러 의혹들을 해명하는 와중에 한 기자로부터 심석희와 함께 이기흥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어떤 얘기를 들었는지 얘기해달라는 주문을 받고 “이 회장이 ‘조재범 전 코치가 빨리 돌아올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말한 것과 비슷하게 말한 것이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아울러 이 회장이 상황을 잘못 보고받았다고 판단해 심석희에게 ‘회장님이 보고를 잘못 받으신 것 같다’고 얘기하며 훈련에만 전념하라고 달랬던 일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폭행이든 성폭력이든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해 실체를 규명해야 할 시점에 이기흥 회장이 “빨리 돌아오게 해주겠다”고 말한 것은 잘못 돼도 한참 잘못된 발언이었다. 더욱이 대한체육회 수장이 그런 잘못된 발언을 했다면 정말 큰일이다. 이 회장은 심석희의 성폭행 폭로 이후 일부 언론이 이 문제를 제기한 이후 지금까지 이에 대해 어떤 의견도 표명하지 않았다. 전 교수는 이날 “조재범 전 코치를 내가 잘못 교육시켰다. 심석희에게 사과한다”고 밝히면서도 녹취록 파문과 관련해 “젊은빙상인연대가 내 발언을 따오면 대가를 주겠다고 해서 한 사람이 내게 관련 발언을 하게 유도한 것이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전체 발언을 처음부터 끝까지 듣지 않은 이가 녹취록만 보면 오해할 여지가 충분하고 내 발언이 조금 지나쳤다고 볼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 당시의 나는 조 전 코치에 대한 구속이 지나치다고 판단해 화가 나 있었던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의 해명과 별개로 이기흥 회장의 발언 진의를 둘러싼 논란은 그의 지도력과 공신력에 더욱 큰 상처를 남길 수 있는 폭발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빙상 실세’ 전명규, 오후 3시 긴급 기자회견

    ‘빙상 실세’ 전명규, 오후 3시 긴급 기자회견

    빙상계에 만연한 폭력 및 성폭력 범죄를 은폐했다는 의혹을 받는 ‘빙상계 대부’ 전명규 한국체대 교수가 21일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앞서 손혜원 국회의원과 젊은빙상인연대가 국회에서 빙상계 적폐로 전 교수를 지목하고 사법당국의 수사를 촉구한 것에 대한 반응으로 보인다. 빙상계에 따르면 전 교수는 21일 오후 3시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기자회견을 연다.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반박 또는 해명하는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명규 교수는 최근 빙상계 성폭력 사건 은폐와 관련이 있다고 지목을 받은 인물이다.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코치를 폭행 및 성폭행 혐의로 고소한 심석희(한체대) 선수의 기자회견을 막고 심 선수의 지인들을 압박해야 한다는 전 교수의 발언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돼 파문이 일기도 했다. 손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빙상계에 성폭력 피해사례가 많지만, 대부분 가해자가 어떤 제재나 불이익도 받지 않고 있다”며 “그 이유는 가해 코치들이 한국체육대학교 전명규 교수 휘하 사람들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 교수는 ‘빙상계 대부’로 불리며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사람으로, 빙상 선수들은 그가 자기 측근의 성폭력 사건 은폐에 관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피해자들이 증언에 소극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조재범, 첫 피의자 옥중조사서 성폭행 혐의 전면 부인

    조재범, 첫 피의자 옥중조사서 성폭행 혐의 전면 부인

    성폭행 혐의가 제기된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가 구치소에서 이뤄진 첫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이날 오후 1시쯤부터 수원구치소 접견실에서 조재범 전 코치에 대한 피의자 조사를 시작했다. 이번 조사는 성폭행 피해를 봤다고 밝힌 심석희 선수가 제출한 고소장과 피해자 진술, 조재범 전 코치로부터 압수한 휴대전화와 태블릿PC, 심석희 선수가 제출한 휴대전화에서 확보한 자료 등을 토대로 이뤄졌다. 경찰관 2명이 조사를 진행했고, 구치소 접견 마감 시간인 오후 5시까지 4시간가량 조사가 진행됐다. 조재범 전 코치는 “성폭행 혐의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일단 이번에는 조재범 전 코치의 입장을 충분히 들으려고 했다”면서 “피의자 조사는 이번 한번으로 끝나지 않고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심석희 선수는 고교 2학년이던 2014년부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 두달여 전까지 조재범 전 코치로부터 수차례 성폭행과 강제추행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긴 고소장을 지난해 12월 중순 경찰에 제출했다. 조재범 전 코치는 심석희 선수를 비롯해 쇼트트랙 선수 4명을 상습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수원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김동성 “청부살해 여교사와 내연관계 아냐” 의혹 부인

    김동성 “청부살해 여교사와 내연관계 아냐” 의혹 부인

    “팬으로서 시계 선물…추측성 소설”“친구끼리 여행갈 수 있다고 생각”쇼트트랙 국가대표 출신 김동성(39)씨가 친모 살해청부를 계획한 혐의로 구속된 여교사와 내연관계라는 보도를 부인했다. 여교사 임모(31)씨의 범죄와 자신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김씨는 18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임씨와 내연 관계가 아니었고 살해를 청부하지 않았다”며 “미디어가 나를 죽이고 있다”고 억울해했다. 서울의 중학교 기간제 교사인 임씨는 인터넷 검색으로 알게 된 심부름센터 업자 정모(60)씨에게 친모 살해를 청부하고 그 대가로 6500만원을 건넨 혐의(존속살해 예비 혐의)로 지난달 26일 검찰에 구속기소됐다. 일부 언론은 임씨가 내연관계인 김씨와 함께 살 집을 마련하기 위해 재력가인 모친을 살해하려 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김씨는 “추측성 소설”이라며 강력히 부인했다. 임씨와는 지난해 9월 친해졌고 이혼소송을 밟는 힘든 시기에 의지했을 뿐 내연관계는 아니라는 게 김씨 측 입장이다. 함께 해외 여행을 다녀왔다는 보도 내용에 대해서도 김씨는 “친구와 충분히 여행을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당시 난 이혼한 상태가 아니었고 임씨 역시 이혼하지 않은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임씨로부터 외제차와 고가 시계 등을 받은 것에 대해 김씨는 “(임씨가) 중학생 때부터 팬이었다며 고가의 손목시계 등을 준 것”이라며 “처음에는 부담돼 안 받겠다고 했지만 임씨가 교사하기 전 모아둔 돈이 있다며 이런 선물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임씨의 범죄사실과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12월 임씨의 어머니와 만나 범죄 사실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내가 잘못한 것은 공인으로서 고가의 선물을 일반 팬으로부터 받은 것뿐이다. 살인교사는 말도 안 된다. 그 범죄를 통해 내가 얻을 것이 무엇이 있겠나”라고 하소연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한국체대 교수회의 “전명규 연구년 취소, 성폭력 확인 땐 선발 인원 감축”

    한국체대 교수회의 “전명규 연구년 취소, 성폭력 확인 땐 선발 인원 감축”

    최근 빙상계에서 불거진 폭력·성폭력 사태와 관련해 한국체대가 ‘비위의 몸통’으로 지목된 전명규 교수의 연구년 자격을 취소하기로 했다. 한국체대는 18일 오전 김동민 교학처장 주재로 긴급 교수회의를 열어 최근 한국체대 빙상장 등에서도 벌어진 일련의 사건과 관련해 쇄신책을 논의했다. 복수의 참석 교수들에 따르면 이날 50여명의 교수가 참석했고 1시간가량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교수들은 우선 전 교수의 연구년 자격부터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조재범 전 쇼트트랙 코치의 성폭력 의혹과 관련해 전 교수가 한국체대 선수들의 실력을 올리기 위해 폭력을 강요했을 뿐만 아니라 폭력 피해자들을 회유하고 심석희의 기자회견을 막았다는 의혹도 제기된 데 따른 것이었다. 지난해 4월 빙상연맹 부회장 직에서 사퇴한 전 교수는 당초 오는 3월부터 1년간 연구년,이른바 안식년을 가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교수들은 전 교수가 이번 사태로 학교 이미지를 떨어뜨리고 품위를 손상했다는 이유로 연구년 자격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김동민 교학처장은 “연구년 취소는 의결이 필요한 사항은 아니지만 참석 교수들이 이견 없이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한국체대는 전 교수를 피해 학생들로부터 격리하는 한편 수사가 종결되는 대로 교원징계위원회를 열어 추가로 징계하기로 했다. ‘빙상계의 대부’로 알려진 전 교수는 파벌 논란이나 비리가 불거질 때마다 적폐의 중심으로 지목됐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는 빙상연맹 감사에서 전 교수의 전횡이 확인됐다고 밝혔으며 이후 교육부는 문체부 감사 결과와 자체 조사 등을 토대로 한국체대에 전 교수에 대한 중징계를 요구한 바 있다. 한편 이날 한국체대 교수들은 학교 시설 내에서 지도자들의 폭력 등이 발생한 데 대해 고등교육기관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한 점을 사과하고 철저한 조사를 통해 관련자들에게 엄중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약속했다. 나아가 성폭력 등이 발생한 운동부의 선발 인원을 줄이고 문제가 되풀이되면 폐지까지 검토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빙상부는 2020년도부터 선발 인원이 감축된다.. 아울러 성폭력 가해자의 교육 및 지도를 금지하고 범죄 경력이 있는 외부 지도자의 교내시설 활용을 차단하는 등 성폭력 가해자를 퇴출하기로 했다. 또 폐쇄회로(CC)TV와 인권 벨 등 성폭력 예방 및 피해자 보호 시설을 확충하는 한편 가혹행위 및 성폭력에 대한 전수조사를 정례화해 결과에 따라 수사기관에 고발할 방침이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김동성, ‘친모 청부살해 계획’ 여교사와 내연관계 의혹

    김동성, ‘친모 청부살해 계획’ 여교사와 내연관계 의혹

    쇼트트랙 국가대표 출신인 김동성(39)씨가 친모를 청부 살해하려 한 혐의로 구속 재판을 받는 여성 교사 임모(31)씨와 내연 관계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임씨가 김씨에게 외제차, 명품시계 등 수억원대 선물을 했으며 고가 아파트 등을 추가로 선물하려고 재력가인 어머니를 살해하려 했다는 추측도 불거졌다. 김씨는 임씨의 범죄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공모설, 연루설 등을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는 18일 이런 내용을 보도하며 김동성씨의 실명을 공개했다. 서울남부지검은 지난달 26일 존속살해예비 혐의로 임씨를 구속기소했다. 서울의 중학교 기간제 교사인 임씨는 인터넷 검색으로 알게 된 심부름센터 업자 정모(60)씨에게 친모 살해를 청부하고 그 대가로 6500만원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임씨의 계획은 그의 외도를 의심하던 남편의 신고로 무산됐다. 임씨의 이메일을 몰래 열어봤다가 심부름센터 업자와 주고 받은 내용을 확인한 남편이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 김현정의 뉴스쇼는 임씨가 친모를 살해하려 한 동기가 내연남이라는 가능성을 제기했다. 임씨가 지난해 4월 김동성씨를 처음 만났고 함께 해외여행을 갈 정도로 사이가 깊어졌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김씨에게 고가의 선물을 전달해 환심을 얻은 임씨가 그와 함께 살 아파트를 마련하기 위해 목돈이 필요해졌고, 이 때문에 재력가인 모친의 재산을 확보하고자 살해 계획을 세웠다는 게 CBS의 주장이다. 김씨는 CBS와 인터뷰에서 임씨의 범죄 계획을 전혀 몰랐다고 주장했다. 그는 “임씨가 은마아파트가 있다며 등기부등본까지 떼서 카카오톡으로 보내주는 등 금전적으로 다가왔다”며 “임씨가 친족살해를 시도했다고 그의 어머니한테 말씀을 듣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김씨는 임씨로부터 고가의 시계, 차 등을 선물받은 사실은 인정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CBS 측은 사건을 수사한 경찰과 검찰이 내연남 김동성씨의 존재를 파악하고도 수사를 하지 않은 점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두 사람 사이의 범죄 공모 관계가 없다고 본 것으로 알려졌다. 임씨는 검찰 조사에서 “일찍 아버지를 여읜 뒤 어머니가 억압적인 방식으로 훈육했다”며 “그 때문에 두렵고 미워하는 감정이 생겨 이런 일을 계획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임씨가 친모의 재산을 노려 범행했다는 보도는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동성씨는 지난 2015년 박근혜 정부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조카 장시호씨와 내연 관계였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장시호씨는 2015년 김씨와 연인 관계였다고 주장한 반면 김동성씨는 결혼 전인 장씨와 잠시 교제하다 헤어진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김동성, 친모 살인청부 여교사와 내연 의혹…수억 원대 선물까지

    김동성, 친모 살인청부 여교사와 내연 의혹…수억 원대 선물까지

    쇼트트랙 국가대표 출신 김동성이 최근 친모를 살인 청부한 현직 중학교 여교사의 내연남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1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는 “최근 친모를 살인 청부한 현직 중학교 여교사의 내연남이 스포츠 해설가이자 전 쇼트트랙 선수 김동성”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한 여교사 A(31)씨가 모친 청부 살해를 교사했다가 그의 남편에게 덜미를 잡혀 미수에 그친 일이 발생해 충격을 안겼다. 붙잡힌 A씨는 강압적 성격의 어머니와 갈등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리고 A씨에게는 내연남이 있었고 그가 김동성이라는 사실이 전해졌다. CBS에 따르면 A씨가 김동성과 함께 살 아파트를 알아보는 가운데 계약 시점이 다가오는 그 무렵 어머니에 대한 살인청부를 한 것으로 파악된다. 매체는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것은 지난해 4월이며 지난해 말에는 둘이서 해외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A씨는 김동성에게 최고급 수입 명품 차량과 유명 브랜드의 시계 등 수억 원어치를 선물했다”고 보도했다. 경찰과 검찰 모두 A씨의 내연남이 김동성이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특별한 조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김동성은 선물을 받은 것은 맞지만, 살인청부 범죄와 자신과는 관련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CBS 측은 “김동성이 살인청부와 직접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공인인 김씨가 최소한 도덕적으로 비판받을 만한 여지는 분명 있기에 실명을 공개하기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A씨의 어머니는 탄원서를 내고 “오랜 시간 정신과 치료를 받아온 딸을 내가 많이 억압하며 스트레스를 줬다”면서 선처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서울남부지검은 지난해 12월 친모를 살해해달라며 심부름센터 업자에게 총 6500만 원을 건넨 혐의(존속살해예비)로 A씨를 구속 기소했다. 스포츠서울
  • [포토] ‘성폭행 혐의’ 조재범 오늘 첫 옥중조사

    [포토] ‘성폭행 혐의’ 조재범 오늘 첫 옥중조사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의 성폭행 혐의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18일 조 씨가 수감 중인 구치소를 찾아 첫 피의자 조사를 한다. 사진은 조 전 코치가 수감 중인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구치소 모습. 연합뉴스
  • [일그러진 성적 지상주의-체육 시스템 바꾸자] “운동 계속 못 할까봐”… 체벌당한 선수 1.6%만 신고

    [일그러진 성적 지상주의-체육 시스템 바꾸자] “운동 계속 못 할까봐”… 체벌당한 선수 1.6%만 신고

    신고센터 익명성 보장 안 되고 추문 퍼져 가해자 솜방망이 처벌 후 체육계로 복귀 외부기관서 조사… 피해자 적극 구제해야“피해 당사자가 용기를 내지 않으면 외부에선 알기 어렵다.”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최근 체육계 폭력·성범죄 등에 대한 대책을 발표하면서 언급한 내용이다. 당시 노 차관은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22)가 조재범(38) 전 코치로부터 수년간 성폭력을 당해왔다는 주장에 대해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며 사과하기도 했다. 심석희는 만 17세 고등학생 시절인 2014년부터 4년간 지속적으로 조 전 코치의 성추행과 성폭력을 당하면서도 제대로 된 저항을 할 수 없었다. 체육계의 폐쇄적 구조 때문에 운동선수들의 피해 내용은 스스로 이를 외부에 알리는 것이 중요하지만 현실은 달랐던 것이다. 지난 8일 대한체육회가 내놓은 ‘2018 스포츠 (성)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일반 선수(국가대표가 아닌 선수)들은 최근 1년간 체벌을 당했을 때 그 대응으로 ‘아무런 행동을 하지 못했다’(37.2%), ‘참거나 모르는 척 했다’(38.0%)고 대답했다. 75.2%가 부당함에 대해 적극적으로 응대하지 못한 것이다. 반면 ‘지도자나 관련 단체에 신고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1.6%에 그쳤다. 국가대표 선수들도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다’(50%)와 ‘참거나 모른 척 했다’(30%)는 반응이 전체의 80%에 달했다. ‘지도자나 관련 단체에 신고했다’는 응답은 한 건도 없었다. 신고 창구가 없는 것은 아니다. 문체부(스포츠비리신고센터), 대한체육회(스포츠인권센터), 국민체육진흥공단(클린스포츠 통합콜센터) 등 3곳에서 폭행이나 성폭력, 스포츠 비리 등에 대해 접수받고 있긴 하다. 그럼에도 선수들은 부당한 일을 당했을 때 이곳을 먼저 떠올리지 않고 있다. 선수들이 신고센터에 피해 사실을 알리는 것을 꺼리는 이유는 익명성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센터에 신고가 접수되면 대부분 직접 진상을 파악하지 못하고 각 종목 단체에 내용을 알아보도록 하고 있다. 각 센터의 인력만으로는 폭력·성범죄 내용을 조사하는 데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선수와 지도자, 단체 임원끼리 서로 사제 관계로 촘촘히 얽혀 있는 상황에서 센터에 신고하게 되면 곧바로 소문이 무성하게 퍼질 가능성이 있다. 신고 내용은 추문에만 그치지 않고 선수에게 보복으로 돌아오기도 한다. 상급학교로의 진학이나 대회 출전에 있어 지도자가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심기를 건드렸다간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신고 이후 선수가 팀을 떠나더라도 인맥으로 얽힌 체육계에서는 가해자가 끈질기게 마수를 뻗칠 수 있다. 폭행·성폭력을 당한 선수들이 즉시 신고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선수 생활을 계속 하지 못할까 두려웠다”고 입을 모으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피해자와 가해자가 분리돼 있지 않는 것 또한 선수들이 고통을 받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주변의 무관심도 신고를 꺼리는 데에 한몫을 하고 있다. 코치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최근 밝힌 유도 선수 출신 신유용(24)씨는 “최초로 피해를 입고 나서 1년 뒤쯤 여성 코치에게 사실을 알리며 증언을 부탁했지만 ‘가해자와 그 부인과도 아는 사이라서 어쩔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신씨의 사례와 같이 용기를 내 주변에 알렸음에도 ‘얽히기 싫다’, ‘네가 참아라’, ‘달라지는 것이 없다’는 취지의 발언에 상처를 입게 될 때가 있다. 한 체육계 인사는 “피해 사실을 밝히는 것을 팀 분위기를 흐리는 행위로 치부해 고통을 당한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솜방망이 처벌에 대한 우려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증거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을 때 신고를 한다 하더라도 무혐의라는 결론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가해자가 가벼운 처벌 이후 다시 체육계로 복귀할 수도 있다. 실제로 2017년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대한체조협회 고위간부 A씨는 시간이 흐른 뒤 지역 체조협회장을 맡아 논란이 일었다. 조 전 코치도 폭행 사건 이후 중국에서 지도자 생활을 이어가려 했다. 결국 피해 사실을 체육계 내부에서 조사하는 것이 아닌 ‘제3의 기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국회에 발의된 ‘운동선수 보호법’에서는 스포츠윤리센터를 세워 성폭행 피해 선수들을 돕도록 하고 있다. 대한체육회도 이번 사태에 대한 대책을 발표하면서 성폭행·폭력 사건에 대한 처리는 시민단체 등 외부 전문기관에 의뢰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곽정현 한국여성스포츠회 상임이사는 “피해자가 신고를 할 때 익명 보장이 확실히 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해당 분야 외부 전문가들과 바로 연결되어야 한다”며 “선수·지도자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도 필수적이다”고 말했다. 차광석 한국체육학회장은 “지도자들은 매우 높은 수준의 도덕성을 가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있어 이런 일들이 발생하는 것 같다”며 “선수들 스스로도 본인의 인권에 대한 소중함을 인식하고 그것을 스스로 지키려고 적극 주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기고] ‘강릉의 딸’ 심석희 용기를 응원한다/윤은소 강릉가정폭력·성폭력상담소장

    [기고] ‘강릉의 딸’ 심석희 용기를 응원한다/윤은소 강릉가정폭력·성폭력상담소장

    평창 동계올림픽 막바지 준비로 바쁘던 지난해 1월 ‘강릉의 딸’ 쇼트트랙 심석희 선수가 코치로부터 폭행을 당해 선수촌을 이탈했다는 뉴스를 접하고 모두 놀랐다. 오래 여성폭력 피해자를 지원해 온 터라 심상치 않은 일이라는 것을 직감했다. 그리고 얼마 뒤 심 선수는 복귀해 올림픽에 나가 열심히 뛰어 주었다. 결과는 예전만 못했지만 듬직한 모습을 보여 우리는 뜨겁게 응원했다. 심 선수가 경기장에 나올 때마다 강릉시민들은 목청껏 환호했다. 그렇게 올림픽은 끝났고 심 선수는 일상으로 돌아갔다. 그러던 심 선수가 성폭력 피해자라는 소식에 고향 강릉시민들은 분노하고 안타까워하고 있다. 권력형 성범죄의 특성이 어떠한가. 피해 사실에 대해 말할 수도 없고, 말을 하더라도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가해자와 그를 둘러싼 권력은 피해자에 대한 생살여탈권을 갖게 해 피해를 지속 가능하게 만든다. 주변인들도 가해자의 권력에서 자유롭지 못해 모두 가해자의 관점으로 사건을 바라보며 침묵·방관하거나 가해자를 옹호하는 태도로 피해자를 더욱 고통으로 몰아넣는다. 더구나 미성년 때부터 피해를 본 경우 더욱 대응하기 어렵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007년 ‘스포츠에서의 성희롱 및 성폭력 관련 합의문’을 통해 모든 스포츠에서 존엄성의 문화를 지키고 안전과 존중을 위해 성희롱과 성폭력을 예방할 책임을 공유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번 사건 가해자 조재범 코치의 행위는 합의문에서 제시한 우려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미 10여년 전 문제를 제기하고 예방 방안을 드러냈음에도 엄청난 사건이 발생하고 지속하게 한 데 대해 누구를 탓해야 할지 자책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모두에게 책임이 있음을 통감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경기장에서 당당하고 힘차게 뛰며 좋은 성적으로 국민에게 기쁨을 안긴 심 선수를 좋아하고 응원했다. 이제 선수로서의 훌륭함에 더해 스스로의 아픔과 고통을 딛고 용기를 내 피해 사실을 알리고, 후배들에게 더 나은 스포츠의 길을 열어 준 점에서 지지한다. 스포츠를 사랑하고 국민에게 행복을 주는 체육인들에게 이런 불행은 사라져야 한다. 동계올림픽 기간 성폭력 피해 사건을 지원하면서 스포츠 세계에서 생긴 성폭력 사건에 비정상적인 권력이 개입하면 얼마나 풀기 어려운지를 실감했다. 이는 비단 체육계뿐만 아닐 것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여기저기에서 심 선수의 용기를 지지하고 있다. 빙상계를 떠나 체육계 전체가 성폭력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계기로 거듭나고 있다. 심 선수에 대한 응원이 일시적·선언적 의미에서 벗어나 진정 피해자의 고통에 대해 경청하고 시스템을 바꾸고 국민의식을 성숙시키는 확실한 계기를 만들기 바란다. 안타까운 피해자가 나와야만 변하는 어리석음을 이젠 겪지 않아야 한다. 이번 심 선수 사건을 계기로 우리 사회에서 관련 부조리가 깔끔하게 척결되고, 보다 안전한 사회로 나아가길 간절히 소망한다.
  • 선수 기량 발전 핑계 지나친 신체접촉 정당화… ‘라커룸 성폭행’ 주변서 몰랐다는 건 이해 불가

    “선수촌, 그것도 라커룸에서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하죠?” 심석희(22·한국체대)가 지난 8일 조재범 전 쇼트트랙 대표팀 코치로부터 잇따라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장소들에 대해 사람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국가대표 선수촌과 한국체대 빙상장 라커룸 등에서 그런 일이 벌어졌으며 이를 주변에서 몰랐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하기야 일반인 눈에는 마음에 드는 선수를 의도적으로 괴롭혀 궁지에 몰아넣은 뒤 폭행을 가하고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면 마지막 선을 넘는 못된 지도자들의 일탈이 종목을 뛰어넘어 공통적으로 보이는 것도 선뜻 이해가 가지 않을 것이다. 멀리 기억을 거슬러 올라갈 것도 없다. 2007년 여자프로농구 A감독은 선수를 성추행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런데 같은 팀의 B감독은 2011년 선수를 벽에 밀치고 주먹을 휘둘러 역시 감독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때도 여자 선수들이 당번을 정해 감독이나 코치의 방에 들어가 빨래나 청소를 해 준다는 얘기가 파다했다. 출전 여부를 결정할 권한을 갖고 있는 감독이 방에 들어오라고 하면 따를 수밖에 없다고 당연시하는 분위기였다. 심지어 선수들을 다 모아 놓고 “너 컨디션이 왜 그렇게 안 좋아. 월경 조정하는 약 줄까”라고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감독도 있었다. 자세가 좋지 않아 기량 발전이 더디다며 지나친 신체 접촉을 정당화하는 일도 적지 않았다. 남자 선수들은 합숙하면 주먹과 발길질, 기합이 일상화됐고, 여자들은 인면수심의 남자 지도자들 앞에 무방비로 던져졌다. 그러나 지금은 여자프로농구 구단 모두 여자 코치를 감독 밑에 두어 선수들의 고충을 들어주고 해결하는 일이 보편화됐다. 남자 프로농구에서는 LG 구단을 시작으로 수도권 합숙소를 지방으로 이전해 연고제의 취지를 살리되, 가급적 출퇴근하며 경기를 치르게 하는 문화로 바뀌고 있다. 경기도의 한 지자체 여자 아이스하키 팀은 감독 숙소를 선수들 숙소와 분리했다. 역시 경기도 한 고교의 여자축구 부원들은 몇 년 전 감독의 성범죄 사건이 있어서 숙소에 여자 코치만 상주시킨다. 과거에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가능했던 것은 나보다 팀, 개인 인권보다 팀 성적을 앞세우는 체육계 문화가 워낙 뿌리 깊은 탓이다. 학교 체육부터 합숙 위주와 도제식 훈련에 길들여져 있어 문제의 소지조차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대한체육회가 지난 15일 폭력과 성폭력 근절 대책을 발표하면서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수석 및 보좌관회의에서 발언했던 내용을 그대로 옮기다시피 하며 합숙과 도제식 훈련 방식의 쇄신책을 마련하겠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기흥 회장은 ”메달을 포기하더라도 체육계에 만연한 온정주의를 혁파해 조직적으로 폭력·성폭력을 은폐한 종목 단체를 영구 퇴출하겠다”고 강조했다. 심석희 파문의 당사자인 대한빙상연맹 관리위원회가 지난 14일 대표팀 합숙 훈련을 최소화하기 위해 각급 훈련단 하계훈련을 합동훈련으로 대체하고 합숙을 단계적으로 줄여 나간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세계 최대·최신식 훈련 시설로 자부하던 충북 진천선수촌이 개촌 1년 남짓 만에 폭력과 성폭력으로 얼룩진 곳이란 추한 이미지를 얻은 것은 충격적인 일이다. 합숙 훈련 철폐는 개인과 자율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점에서도 고개가 끄덕여진다. 하지만 체육회의 선수촌 관리 부실 책임을 덮기 위해 무작정 합숙 폐지에 팔을 걷어붙이는 것이 올바른 방향인가는 생각해 볼 대목이 있다. 내년 도쿄하계올림픽이 1년 6개월여 앞으로 다가왔고, 올해는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국제대회가 많이 열리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합숙 일자를 줄이는 것보다 실정에 맞게 축소하는 방향이 옳다는 것이다. 체육회의 한 관계자는 “합숙과 관련해 비판적인 시선이 있지만, 오로지 올림픽 출전만 바라보고 선수촌에서 구슬땀을 흘린 선수들도 있다”며 “올림픽 출전권과 포인트를 따야 하는 올해는 이들에게 중요한 해”라고 합숙 훈련을 줄이기 어려운 이유를 설명했다. 최동호 스포츠문화연구소장은 16일 “초·중·고교 합숙은 폐지하는 것이 옳지만 엘리트 선수들, 특히 비인기 종목 선수들은 비용이나 여러 가지 측면에서 선수촌을 활용하는 것이 옳다”며 옥석을 가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다른 관계자는 “국가 대항전을 목적으로 하는 대표 선수들의 합숙 훈련을 당장 중지하거나 훈련 일수를 줄이기는 어렵다”며 “현재 프로를 비롯해 각급 실업팀도 합숙 훈련을 줄여 가는 추세인 만큼 합숙의 폐단을 키우는 학생 대상 운동부의 합숙 훈련부터 줄여 가는 게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말했다. 올해 종목별 선수촌 최대 훈련 일수는 260일이며 체육회는 선수촌에서 합숙 훈련하는 회원종목 단체 국가대표 선수들의 숙식·전지훈련 지원, 선수촌 운영 유지로 연간 예산 4000억원의 20%인 800억원을 집행한다. 곪을 대로 곪은 고름은 도려내면서도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야 하는 체육회는 그만큼 이중삼중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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