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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제로 위기를 극복하자(사설)

    페만 전쟁에 대한 우리의 대응자세 여부는 위기극복의 주요한 변수이자 관건이 된다. 위기란 한마디로 말해 개인이건 단체이건 모든 유기체에 있어 어떠한 결정여하에 따라서는 그 이후 존속이 위태롭게 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때문에 우리 경제주체들이 그것을 어떻게 처리하고 극복해 나갈 것인가가 매우 중요하다. 정부·기업·소비자·노동조합 등 경제주체들이 난국을 맞아서 그 기능과 역할을 명확히 정립하고 수범적이고 실천적인 행동과 분담을 차질없이 수행해 나가야 할 시점에 있다. 먼저 정부는 다른 경제주체들의 위기극복 의지를 유도하기 위하여 안정의지를 확고히 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발표한 비상대책을 빈틈없이 추진하는 동시에 17일 국가안전보장회의에 보고된 페만전쟁 발발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방안에 맞춰 모든 정책을 착오없이 수행하기를 바란다. 다만 우리가 거듭 강조하고 싶은 것은 민간의 절약과 가제를 유도하기 위하여 절실히 요구되는 것은 금융과 재정정책을 긴축적으로 운용하고 물가안정에 최대의 노력을 기울여달라는 당부이다. 또 국제유가 인상에 따라 적자폭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국제수지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있어야 할 것이다. 정부의 정책과 노력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민간의 절약과 자제이다. 시민들이 지나치게 위기의식에 휩싸여 사재기 등 경망한 행동을 하거나 또는 남의 나라 전쟁으로 간주하여 무관심하고 절제 없는 행동을 해서는 결코 안된다. 우리가 경제위기를 맞은 것은 사실이나 우리 모두가 스스로 내핍하고 근검절약하면 그 난관을 극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 그 점에서 소비자인 가계의 에너지 절약 정신이 매우 긴요하다. 정부가 이미 발표한 에너지 절약을 위한 비상대책에서 한 걸음 나가서 한방울의 물과 한등의 전기를 아끼는 절약정신을 함께 실천해 나가기를 바란다. 아울러 지난해 붐을 이루었던 해외여행을 자제하는 것이 곧 국제수지를 방어하는 길이 된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기업의 사명과 책무는 중차대하다. 먼저 유가인상에 의한 원가상승 요인을 소비자에게 전가시키지 않고 자체내에서 흡수하겠다는 확고한 경영전략이 요구된다. 유가인상에 따른 원가상승 요인을 제품의 가격인상을 통해 해소한다면 그것은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려는 물가안정을 해친다. 뿐만 아니라 근로자들의 높은 임금인상 요구로 연결돼 물가와 임금의 악순환을 초래케 된다. 한편으로 기업들은 이번 페만전쟁을 계기로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하여 절약형 공정의 도입과 에너지원별 대체성이 있는 에너지 기기의 선택은 물론 부가가치의 증대를 위해 보다 많은 노력이 있어야 한다. 특히 제품생산에서 에너지원 단위의 감소와 생산성 향상을 통한 원가절감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또한 막강한 사회세력으로 부상한 노동조합의 획기적인 발상전환을 기대하고 싶다. 제2차 오일쇼크때 일본 노조는 유가상승에 따른 임금인상 요인부분은 당해연도 임금인상 요구에 반영시키는 것을 자제했던 사실이 있다. 이러한 분담노력이 일본의 오일쇼크를 극복케 했다는 교훈은 우리에 시사하는 바가 많다.
  • 페만의 전쟁(사설)

    ◎인내와 자제로 슬기롭게 대처하자 전쟁은 마침내 터졌다. 흔히 석유전쟁으로 불리는 이번 전쟁은 아마도 금세기의 마지막 최대전쟁이나 가장 기이한 전쟁으로 기록될 것이다. 미영불 등 서방 강대국을 비롯,28개국의 연합군이 어떤 강대국의 후원이나 주변국가의 지원도 없는 중동의 한 소영웅주의자 사담 후세인을 응징하기 위해 바그다드에 대한 야간공습으로 큰 전쟁을 시작했다. 전력으로만 따진다면 전쟁은 얼마나 빨리,얼마나 적은 손상을 입고 미국이 주도하는 다국적군이 이기며 그후 중동의 새 정치지도를 어떻게 만들어 세계가 중동 석유의 안정공급을 도모하고 앞으로 중동의 패권을 노리는 새로운 소영웅의 출현을 막느냐 하는데 있다.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은 지난 80년 이란을 선제공격,8년간의 긴긴 소모전을 계속하면서 1인 체제를 강화해 왔고 지난해 8월 안보상의 위험 등 아무 명분도 없이 그냥 산유쿼 를 초과해 원유를 과잉생산해 왔다며 석유부국 쿠웨이트를 기습점령하는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 후세인의 첫 오산은 미국이 감히 군사개입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지 않았고 시리아 등 이웃 아랍국들이 반이라크 전선에 가담할 수 있으리라고는 예견치 못했다. 그가 그간 쿠웨이트 문제를 팔레스타인 문제와 연계해서 새로운 탈출구를 모색했으나 쿠웨이트를 침공하면서 팔레스타인 문제를 염두에 두고 행동개시를 한 것으로 믿는 아랍권의 지도자는 없다. 아랍권에 출현했던 지난날의 모든 영웅들이 그러했듯 코란을 높이 쳐들고 성전을 외치며 서방 이교도들을 분쇄해야 한다는 후세인의 주장이 아직은 이웃 아랍국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이라크의 후세인이 아랍권의 패권을 장악하는데 대한 이웃들의 견제심리와 그에 대한 어떤 두려움 등이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력의 아랍권 진입을 묵인하게 했다. 전쟁은 때로 위대한 전략가도 예상못한 상황이 벌어지는 수도 있다. 특히 아랍세계처럼 서구의 합리주의적 계산을 뛰어넘는 알라신을 섬기는 정신세계 속에서 예언자를 따라가는 그들의 행동양식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너무도 엄청난 전력차이를 보면서 우리는 후세인을 주축으로 한 이라크가 어느 정도,얼마나 오래 저항과 항전이 가능한가에만 생각이 미치고 있다. 이라크의 경제는 전적으로 수입의존 체제요,수입대금의 대부분을 원유수출로 얻어진 외화로 결제해 왔고 전쟁을 지속할 수 있는 대단한 군수산업 체제가 있는 것도 아니다. 결국 그들의 저항은 코란의 정신력과 금지된 화학무기와 신경가스를 사용하는 방안,그리고 이스라엘을 공격,전쟁에 끌어들임으로써 서방의 기독교 세력과 아랍의 이슬람권간의 대결구도로 전쟁의 방향을 바꿔놓은 전략밖에 길이 없을 것같다. 중동 유전의 한가운데 성냥불을 그어들고 앉아있는 후세인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하는 것이 다국적 참전국들의 기본목표라면 미국은 그후 중동에서의 영향력 강화 등 21세기를 향한 원대한 세계전략 구도가 그 밑에 깔려 있는 것으로 믿어진다. 어찌보면 중동은 우리에게는 대단히 멀리 떨어져 있는 타국이면서도 바로 이웃에서 전투가 벌어진 것 이상으로 온 국민의 관심이 높다. 우리의 수입석유는 70%가 그곳에서 들어오고 건설·수출선 등으로 그간 아랍권과 맺어진 경제적 우대가 깊었던 점을 감안하면 그럴만도 하다고 여겨진다. 그러나 우리는 조금은 떨어져서 사태를 정관하는 균형감각과 냉정을 유지할 줄 아는 지혜를 보여야할 것으로 생각된다. 국가간의 이해는 냉정한 계산과 합리적인 접근,슬기로운 판단 등이 요구되며 지나침이나 부족함이 없는 적정한 수준의 대응이 정부나 국민 모두에게 절실히 필요한 시점임을 우리는 명심해야겠다. 물론 쿠웨이트와 이라크의 전화가 결코 대안의 불은 아니나 그렇다고 바로 우리 자신의 전쟁 또한 아닌 것이다. 우리가 외면할 수 있는 전쟁도 아니지만 우리 스스로의 전쟁인양 너무 흥분하고 덤비는 모습 또한 바람직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중동의 전화가 한반도에 어떻게 투영될 것인가 등 우리 자체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해야 할 것이다. 교전중인 이라크에 군사고문단을 파견하고 무기를 공급중인 유일한 지원국이 북한이라는 보도 또한 우리는 깊이 새겨봐야 할 것이다. 우리는 어떤 큰 전쟁의 발단이 된 한 중간형의 국가가 보다 작은 이웃국가를침공함으로써 비롯된 국지전이 지역평화는 물론 세계평화 기운마저 깨는 불행한 사태가 묵인되고 방치되는 것을 결코 바라지 않는다. 이 때문에 우리는 유엔의 기본입장에 호응,의료단을 보내 간접적으로 참전을 하고 있다. 무모한 침략행위는 응당 응징되어야 하고 힘에 밀려 주권을 빼앗겼던 국가는 다시 주권을 되찾아야 한다는 유엔의 결의에 우리는 뜻을 같이 한다. 그러나 한 통치권자의 정치적 모험주의에 희생당하는 많은 인명을 생각하며 전쟁의 조속한 종결을 우리는 고대한다. 이번 전쟁은 전쟁 당사자간의 현격한 국력과 전력의 차이,그리고 제3 강대국의 개입으로 인한 보다 큰 전쟁으로의 발전 가능성이 없는 만큼 전쟁의 장기화는 예상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라크가 호언했듯 뜻밖의 대단한 무기(핵)을 보유하고 또 사용을 위협하며 화학이나 생물학전 무기로 자살적인 공격을 하고 나서면 예상치 않은 사태가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없지는 않다. 우리는 오늘의 페만전의 발발배경에 유의하면서 경제적인 손실을 최소화하도록 국민 각자가자제하면서 지난달 6·25의 참화와 제1·2차 오일쇼크를 극복했던 우리의 의지와 지혜를 되살려 이번의 고난을 재도약의 계기로 삼는 슬기로운 국민이 되어야겠다.
  • 유가 50불로 치솟을땐 주가 500선도 “흔들”

    ◎국내주가/단기전 일땐 되레 호재… 급반등 예상/대폭락 전망속 전쟁양상 따른 널뛰기 반복될듯 페르시아만에서 마침내 전쟁이 터진다면 국내주가는 어떻게 될 것인가. 페르시아만 사태가 중동대전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날로 커지면서 우리 주식시장은 연일 속락해왔다. 결국 전쟁의 첫 총소리는 우리증시에 지금보다 몇배의 대폭락 신호일 수밖에 없는 것일까. 증시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개전의 총성은 분명 대폭락의 신호이지만 전쟁양상에 따라 급반 등을 기대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전쟁자체는 최악의 길이나 일단 개전이 되면 오히려 그때부터 해결의 실마리가 잡힐 수 있기 때문에 반등국면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내리막 신호탄 예고 이는 다국적군측의 승리로 단기간에 끝났을 경우에 한정되는 얘기다. 증시전문가들의 의견은 우선 정기전이든 단기전이든 전쟁이 발발한후 2∼3일간은 폭락이 필연적이라는데 일치하고 있다. 그 다음이 문제로 연합군측이 압도적인 우세를 차지한 가운데 전쟁이 단시일내에 마무리될 가능성이 비치면 포성이 아무리 요란해도 주가폭등이 예견된다는 것이다. 이때문에 단기전으로 종료만 된다면 페만전쟁은 결과적으로 커다란 호재로 작용한다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만약 전쟁이 시간만 질질끌고 결판이 선뜻나지 않는 장기전이 된다면 증시는 어떻게 될 것인가. 이 경우의 주가향방에 대해서는 비관론과 낙관론이 교차하고 있다. 낙관론을 펴는 측은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위기」라는 느낌이 엷어져 주가가 전쟁전의 수준으로 자율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이 견해의 밑바닥에는 전쟁이 장기화되더라도 군사적으로 보아 이라크측의 사우디 유전파괴정도가 일정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예측이 깔려 있다. ○비관·낙관론 엇갈려 그러나 예상하지 않았던 최악의 상태로 원유가가 50달러선 이상에서 상당기간 지속될 경우에는 국내 주가는 침체기 최저바닥(5백66)은 물론 지수 5백선까지 내몰릴 가능성이 크다. 또 사우디의 유전이 어느정도나 파괴되든 전쟁이 장기화되는 사실 하나만이라도 우리증시는 맥을 못추리라고 내다보는 사람도 많다. 그만큼 국내 주식시장의 기조가취약하다는 얘기이다. 이와관련,지자제 실시나 금융산업 개편,그리고 북방외교 및 북한 관계개선 등 우리 스스로가 일구어온 호재의 밭이 장기전의 와중에서 얼마나 무성해 지는가가 장세회복의 관건으로 지적되고 있다. 전쟁이 빨리 끝나면 다행이지만 불행히 오래 끌 경우 국내 여건에서 자구책을 찾아야 한다는 말이다. ◎국제원유가/전면전땐 배럴당 60불선까지 폭등/전략원유 활용… 70년대식 오일쇼크는 안올것 페르시아만에서 전쟁이 터진다면 국제원유가는 얼마까지 치솟을 것인가. 지난해 이라크의 쿠웨이트 기습점령으로 빚어진 페르시아만 사태는 하룻밤 사이에 배럴당 13∼14달러에 머물던 국제원유가를 24∼25달러 수준으로 폭등시키는 엄청난 위력을 발휘한 바 있다. 쌍방간의 전쟁으로 사상자가 생기고 유전시설이 파괴된 상황이 아닌데도 거의 충격이라 할 만큼 국제원유가가 널뛰기를 시작한 것이다. 이라크의 철수시한인 15일 국제원유 시장에서 거래된 4개기준 유종의 가격이 일제히 오름세를 보였다. 우려할만한 큰폭은 아니지만 미국 텍사스 중질유(WTI)는 전날에 비해 배럴당 12센트가 오른 30.05달러를 보여 일찌감치 30달러선을 돌파했다. 영국산 브렌트유는 45센트가 뛴 배럴당 28.7 0달러,두바이와 오만유는 각기 43센트가 오른 24.20달러,24.75달러를 보였다. 사실 이같은 가격수준은 미·이라크간 군사적 충돌 조짐이 심했던 지난해 9월말에 비해서는 아직은 배럴당 10달러정도 약세인 셈이다. ○기존유종 일제 상승 석유전문가들은 전쟁의 위협만큼 가격이 변하지 않는 것은 페만 전쟁의 불확실성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국내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전쟁이 발발해 단기전으로 미국이 승리할 경우는 일시적으로 배럴당 40달러대로 급등하고 그뒤 급락세도 돌아서 20달러대에서 안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달리 전쟁이 전면전으로 확대되면 단숨에 배럴당 50∼60달러로 치솟고 미국이 이긴다해도 일부 유전시설이 파괴돼 5개월의 피해복구기간까지는 35달러선을 유지하리라는 분석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전망은 이와 약간 다르다. 미국이 루이지애나 및 텍사스주에 비축되어 있는 약 5억8천만 배럴의 전략원유를 활용,석유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면 70년대식의 석유위기는 도래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에따라 페만에서 전쟁이 일어나더라도 세계는 석유부족을 느끼지 않게돼 일시적인 가격상승을 보일뿐 배럴당 40달러 내외선을 유지하리라는게 IEA의 전망이다. ○사태이전 복귀 난망 이같은 분석을 종합해 볼때 전쟁이 터지게 되면 국제원유가는 한때 배럴당 50∼60달러까지 치솟다가 점차 내림세를 보여 35∼40달러선을 유지하리라는 게 국내외 석유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어쨌든 국내외 연구기관들의 유가전망은 페만사태가 어떻게 변하든 사태이전의 배럴당 13달러내로 복귀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데에는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 페만위기와 시민의 지혜(사설)

    페르시아만에서의 전쟁위기가 초미에 닿아 있다. 지구반대편 아득한 저쪽 사막땅에서 남의 나라끼리 분쟁을 벌이는,우리와는 관계없는 전단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오늘의 세계는 그렇지가 않다. 시시각각의 변화가 우리에게 닥쳐온다. 우선 우리는 이미 군의료진 선발대를 이 전장에 보내어 15일 상오에는 사우디아라비아에 도착했다. 전쟁이 일어나면 곧 다치는 사람이 생길 것이고 그것을 치료해야 한다. 야전병원은 전선과 거의 같다. 우리의 귀한 육친들이 거기 파견되어 있는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빠져나오지 못한 교민 및 동포 수십명이 아직도 이라크에 남아 있다. 우리가 이 위험한 전쟁을 몰라라하고 외면하지 못할 처지임은 명백하다. 이 전쟁은 또 일어나는 것과 동시에 우리를 최악의 위기상황에 빠뜨리게 될 것이다. 석유수급이 막혀 우리가 겪었던 어떤 경우보다도 불행한 사태가 올 것이기 때문이다. 오일쇼크는 지난날에도 그랬듯이 오일 그 자체로서도 심각한 문제를 만들지만 그보다 더 힘든 것은 세계 전체를 불황의늪속으로 침잠시킨다는 점에 있다. 우리나라처럼 수출에 의존해서만 생존이 유지되는 경제체제의 나라로서는 말할 수 없는 타격을 입는다. 그렇지않아도 91년의 경제상황은 개방압력의 외풍과 생산여건의 악화에 의한 내압이 겹쳐 다른 조건들이 순조롭더라도 힘든 형편에 있는데 사막의 전쟁모래바람에 휩쓸릴 운영에 있는 우리로서는 난감하기 그지없는 일이다. 그런데도 사치와 과소비가 문제가 되고 있는 우리의 현실이 한심스럽고 서글프다.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 페르시아만 사태가 전쟁상황으로 돌입되는 것에 대비하여 단계적인 대응책을 개발해 놓고 있는 당국의 계획을 보면 에너지의 경우 배급제가 되는 단계까지 상정하고 있다. 이런 대응책은 도상에서와 실시되었을 때의 사이에 굉장히 큰 간격이 있게 마련이다. 도상작전일 경우에는 사람들이 현명하고 협조적으로 호응해올 경우를 전제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시민이란 예측을 불허하는 감성적인 집단이다. 비상식량에 화장지까지 사재기를 해가며 이기심의 본능을 발휘하는 집단 히스테리로 공황의 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사태가 악화하여 수습할 수 없게 되는 것은 사태 그 자체 때문인 경우가 드물다. 항상 우중의 이성적이지 못한 행동때문에 생긴 혼란이 원인이 되어 최악의 사태는 벌어진다. 그러므로 도상의 계획이 완벽하고 당국의 의지나 대응책이 충분히 마련된다 하더라도 시민이 따라주지 않으면 위기를 극복하기 어렵다. 지금은 시민 모두가 현명하게 발등에 떨어지려하는 불을 응시하고 떨어져 번지기 전에 불씨를 죽여 꺼야 하는 시기다. 그러면서 할 수 있는 껏 몸을 작게하여 좁아진 통로를 벗어나야 한다. 몸을 작게 한다는 것은 긴축하고 절약하고 낭비를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우리는 에너지 비축분이 적고 경제적 자생력이 믿을만하지 못한 나라다. 그러므로 어느나라보다 국민의 현명성이 필요한 나라다. 시민이 똘똘 뭉쳐 허튼 것에는 한방울의 에너지도 낭비하지 말고 서로 격려하고 협조하며 함께 위기를 극복하지 않으면 이 수렁에서 살아남기 어렵게 된다. 합심하여 기도드리는 마음으로 평화를 발원하며 닥쳐올 시련을 극복하는데 국민적 합의를 이뤄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 “「3차오일쇼크」 온다”… 각국,석유수급 “비상”

    ◎철군시한 「D-4일」 앞두고 「에너지대책」에 고심/전략 비축석유 대량방출 계획/미/심야 방송ㆍ상점 영업시간 단축/일/차량속도 제한ㆍ석유배급 실시/불 페르시아만의 전쟁발발 위험이 고조되면서 세계의 주요 석유수입국들은 냉ㆍ난방기구의 사용시간을 줄이고 석유배급제를 실시하는 한편 자동차 속도제한을 낮추는 등의 전쟁발발에 대비한 에너지관리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미에너지부는 전쟁이 발발할 경우 1차 오일쇼크에 따라 지난 75년부터 비축이 시작된 전략비축석유(SPR)를 방출하도록 제안할 방침이다. 텍사스와 루이지애나 해안의 소금동굴에 저장된 약 5억8천6백만배럴의 SPR를 처음 90일간 하루 최대방출량을 3백50만배럴로 잡고 그 이후에는 3백20만배럴씩 방출할 경우 미국 원유수입의 절반이상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에너지보존단체들은 미행정부가 광범위한 에너지보존 프로그램보다는 비축원유를 방출하는데 관심을 두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일본 통산성은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이후부터 에너지 절약을 권고해 왔는데 지난해 10월부터 이를 강화하고 있다. 통산성은 사무실과 가정에서의 에너지절약을 촉구하고 상점 영업시간의 단축을 권유하는 한편 겨울철 실내 난방을 섭씨 21도 이하로 유지하고 심야 TV방송을 단축하도록 하고 있다. 프랑스 산업부는 점진적으로 도입될 단계적인 에너지 절약계획을 발표해 놓고 있다. 이 계획은 홍보를 통해 국민들에게 자동차의 속도제한을 준수하도록 하고 중앙난방을 섭씨19도로 유지하도록 요청할 계획이다. 상황이 악화될 경우 자동차속도를 현재의 시속 1백30㎞에서 시속 1백20㎞로 제한시킬 예정이다. 또한 일요일의 자동차 운행을 불법화하고 2부제 운행을 실시하는 한편,지난 56년 수에즈운하 사태때 사용했던 석유배급제를 실시하는 등의 마지막 수단을 강구해 놓고있다. 이탈리아도 에너지수급 상황에 따라 석유의 사용을 7%,15%,30%씩 감축하는 3가지 계획을 연구하고 있다. EC회원국 가운데 이탈리아 다음으로 석유의존도가 높은 스페인은 상황에 따라 단계적으로 에너지 절약조치를 도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2개월분의 석유밖에 비축해 놓고 있지 못한 그리스는 9일 비상각료회의를 개최한뒤 페르시아만에서 전쟁이 발발할 경우 즉각 석유배급제를 실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21개 회원국들은 11일 전쟁이 발발할 경우 취할 수 있는 조치에 관해 논의하기 위해 파리에서 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다. 헬가 슈테그 IEA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필요할 경우 IEA의 비상분배체제를 발동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IEA의 비상분배체제가 발동될 경우 IEA는 석유가 풍부한 국가와 부족한 국가를 결정,석유회사가 유조선을 석유부족국가로 향하도록 조정할 수 있다.
  • 「독존」 버리고 「타협」 익혀야/새해 대담

    ◎우리 정치문화 선진화의 길은 어디에/이기 집착은 갈등 조장,파국만 초래/보스 중심의 「사랑방정당」 사라져야/위정자 선택·감시는 국민의 몫… 지자제 선거 공명해야 제구실 기대/이용필 진덕규 ▲이용필교수=오늘의 한국 정치현실은 건국후 6공화국에 이르기까지 지난 42년간 5∼6차례 헌정중단을 겪었던 우리 헌정사의 명암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여야 정치갈등이 심화되는 반면 현안문제는 타협이 안되고 이것이 다시 정치갈등을 증폭시켜 그 결과 헌정 중단이라는 파국을 자주 겪어온 것이 우리 헌정사의 두드러진 특징이었습니다. 그러나 5공이후 6공화국에 들어서면서 이같은 정치갈등이 지나치게 심화돼 공존의 여지조차 없어지면 곤란하다는 인식이 여야 지도자간에 고조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예컨대 지난 여름 야당의 의원직 사퇴도 상호 파국은 피해야 한다는 인식 때문에,3∼4개월의 국회공전은 있었지만 국회 복귀로 종결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선진국의 민주주의가 장구한 세월을 통해다듬어져 온데 비해 우리는 민주화를 위한 「학습과정」 자체가 짧았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 지도자들의 정치기술이 미숙한데다 명분에만 집착,실리를 놓쳐 파국을 초래하곤 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중산층이나 지식층의 정치감각이 크게 세련되는 등 우리 국민의 정치의식이 상당히 높아졌다는 사실입니다. 정치적 갈등을 포함해 사회 각 부문의 갈등 팽배로 지난봄 한때 「총체적 위기」라고 할 정도의 위기국면을 맞았으나 이를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었던 것도 그에 힘입었다고 할 수 있겠지요. ○“권력은 공유” 인식을 정치 지도자들도 이같은 국민의식 수준에 맞춰 동시적이든 계기적이든 권력을 공유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생각이 바뀌어야 하고 이는 지도자간 신뢰구축이 선행돼야 가능하다고 하겠습니다. ▲진덕규교수=해방이후 40여년간의 정치사를 되돌아보면 정권장악에서 집권기를 거쳐 붕괴,몰락에 이르기까지 일정한 유형을 답습해 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정권의 획득 및 고착화 과정에서 상당한 분파성과특정영역에 대한 인사치중 현상이 나타나 일반 국민들의 정치욕구와는 간격이 생기고 국민불만이 누적됨에 따라 권력구조는 더욱 경직화하고 소수 집중화돼 왔습니다. 국민들의 정치체제 변혁요구가 강해지고 마침내 시민저항이나 쿠데타 등에 의해 정권이 붕괴되면 다시 소수세력이 국민합의를 무시한 채 정권을 장악하는 식으로 정치변동의 단순반복적 성격이었지요. 이로써 이른바 6월 민주항쟁을 계기로 국민들의 직접선거에 의해 탄생된 6공화국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높았습니다. 그러나 그 후의 정치과정은 국민의식과 괴리를 보여 총체적 위기의 형태로 나타났습니다. 국민욕구를 수용하고 부응하는 정치라기 보다는 많은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한 채 지체 내지 유예시킴에 따라 정치혼란이 사회 각 부문의 혼란으로 이어져 파국이 초래되고 있는 것이지요. ▲이교수=우리 정치가 이처럼 답보상태에 있는 요인을 3∼4가지로 분석해 볼 수 있습니다. 가장 주된 요인으로는 고도의 산업화 과정에서 사회적 갈등은 심화·증폭되는데 비해 이를 수렴·해소시키는 제도권정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는 사실을 지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광주 민주화운동의 해결이 지연되었다든가 최근 안면도 핵처리시설 문제로 말미암은 주민들의 과격시위운동이 좋은 예입니다. 특히 후자의 경우 사전에 행정적·정책적 수단으로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이같은 갈등을 초래한 것은 우리 정치체제의 관리능력의 부족이라고 봐도 좋을 것입니다. 우리 정치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두번째 요인으로는 정당정치·의회정치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는 점을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5공에서 6공으로 넘어오면서 체제변화는 아니지만 평화적 정권교체를 할 수 있었다는 것은 우리 헌정사에서 획기적 경험이라고 볼수 있습니다. 6·29로 6공의 정통성 문제가 해결돼 부분적으로 민주화가 점진적으로 진행되는 한편 완전한 민주화가 지연되고 있는 것은 정당간 정권교체 경험이 없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또 근자에 진보세력이 정당 간판을 달고 제도권으로 들어와 다행이지만 아직 제도권·비제도권으로 나뉘어 있다는 것 자체가 의회정치를 마비시키는 요인입니다. 대중사회에서 정당정치를 확립하려면 당내 민주주의가 선행돼야 하고 당내 민주주의는 정당의 보스가 일방적 공천권 행사 등 전권을 갖는데서 벗어나 중간보스제가 정착돼야 가능하다는 생각입니다. 로버트 달이 말한 권력정치의 다원화가 이뤄져야 정권교체시 등 변혁기에 힘의 공백도 메울수 있는 겁니다. 즉 정권교체기의 레임덕 현상이랄까,권력의 누수를 줄여 정권교체를 스무스하게 해주는 중간보스제를 통한 권력의 다원화가 이뤄져야 하는데도 우리 정치 지도자들은 이를 소홀히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치가 그나마 현상유지라도 하고 있는 것은 조금 전에도 얘기했듯이 저변이 넓어진 중산층과 지식층이 정치의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국민의견 수렴 미흡 ▲진교수=우리나라의 정치현실을 5가지 정도의 영역을 중심으로 되짚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 정치 이데올로기 측면에서 이념만 자유민주주의 민족주의 정의사회구현일 뿐 현실성이 결여돼 있어요. 추상적인 논의에 머물다 보니 정치목표나 이데올로기가 없는 사회로 떠돌고 있는 셈이지요. 정치 엘리트의 성격면에서는 보스의 자의성에 의해 충원되는 직업정치인들이 모든 영역을 다 지배하려다 보니 한계를 느끼게 되고 정치엘리트와 국민들간의 의식이나 능력 격차가 없어지거나 역전된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선진국에서는 국민의 지지를 바탕으로 최소한 일정 영역의 전문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정치 제도화에 있어서도 국민정당 대중정당 민중정당이나 압력단체를 기간 조직으로 하는 정당이 없고 보스중심의 사랑방정당으로서 특정인의 권력창출기능만 하고 있는 현실이지요. 의회도 국민 다수의 의견마저 반영하지 못한 채 요식절차의 기능만 수행할 뿐이어서 의회와 사회의 괴리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정치 과정으로서의 선거는 국민들이 서로 다른 생각을 합치는 축제의 성격을 지니고 있으나 우리의 현실은 서로의 위치만 확인하는 분열 전주곡으로서 국민 의사와 관계없는 특정 지도자의 정당성만 부여해주는 역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정치문화를 살펴볼 때 중산층,특히 지식인들이 이제까지 보여준 태도는 비판을 전제로 논리성과 윤리성을 확보하면서 대안을 제시하기 보다는 논리나 대안없는 비판절대주의나 맹목적 지지일변도였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이 누적되면서 총체적으로 급격히 부각된 것이 최근 1∼2년의 정치현상입니다. 이러한 문제의 개선여부는 우리의 자구노력에 의해 좌우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젠 「삶의 질」 향상 ▲이교수=20세기 후반기 들어 선진민주주의 국가부터 통치력의 한계가 노출되기 시작하고 있어요. 인간이 갖고 있는 자원은 제한된데 비해 인구는 엄청나게 증가돼 갈등은 더 심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지요. 이같은 흐름은 우리 정치에도 그대로 투영되고 있습니다. 즉 정치체제에 가해지는 스트레스는 시간이 갈수록 누적되고 있는데 반해 관리능력은 이에 못미치고 있지요. 예컨대 우루과이라운드 협상·무역마찰 등 우리 정치체제에 누적되는 중압감(정치적 스트레스)은 국민 대다수의 협조 없이는 해결이 불가능한 문제여서 졸속으로 결정된다면 체제관리에 굉장한 문제를 초래하게됩니다. 또 우리 정치에 있어서 봄만 되면 과거 춘궁기나 풍토병처럼 위기가 오는 것에 대한 심각한 진단이 선행돼야 할 것입니다. 우리 정치가 갖고 있는 정치과정상 일종의 간헐적 스트레스에 대해 집권층이나 야당세력이 충분히 인식을 않고 있다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진교수=통치능력의 위기문제가 심각합니다. 우리 사회의 40대 이상에게는 좋든 나쁘든 자기귀속 이데올로기가 있었는데 지금은 공중분해돼 이념공백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40대 미만은 상업주의적 자본주의 문화의 침투로 인해 감각세대로 돌변,인내라는 고전적 의미의 가치관 붕괴를 초래했지요. 국민들의 정치적 요구도 크게 달라져서 부당한 간섭을 배제하려는 예전의 「삶의 영역보장」 단계에서 「삶의 질 고양」 및 정치요구 차원으로 높아졌습니다. 평등의식과 열정적 참여의지를 바탕으로 한 대등한 정치참여 요구에 대해 기존의 제도와 정치권 및 권력구조로 대응,극복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올라가는 국민 욕구수준을 정치권력 구조가 따라잡지 못하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지요. 때문에 정치영역이 의사당에서 거리로 옮겨가고 있으며 비제도권의 존재는 곧 제도권의 통치능력 한계를 드러내는 것입니다. 정치는 마냥 표류하는데 가까스로 이 사회를 지켜가는 힘은 정치 이외의 다른 영역에서 나오지 않나 하는 느낌입니다. ▲이교수=우리 정치가 표류하고 있는 것은 의회가 국민대표적 기능이나 정책적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방금 지적하신 바처럼 삶의 질을 높이는 것과 동떨어진 권력 헤게모니 쟁탈 내지는 갈등조장으로 끝나고 있지요. ○개혁만이 안정도모 자유민주주의의 강점은 선거제도와 시장경제 원리가 적절하게 결합이 돼야 극대화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우리 여야 지도자들은 개인의 집권과 당리당략에만 집착하다 보니 선거와 시장경제 원리의 조합이라는 효용을 망각하고 있습니다. 민주화가 꾸준히 지속돼 더 나은 삶의 질을 유도할 수 있는 정치의 장이 마련돼야 합니다. 앞으로 지자제가 실시되면 또 한번의 소란과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같은 과정은어쩔 수 없이 한번은 겪어야 하겠지만 자제제 선거에 있어서도 정권적·당략적 입장에 집착하다 보면 우리 민주주의의 장래는 더욱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사실에 유념해야 합니다. ▲진교수=개혁이 없으면 정치는 오히려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개혁이 정치안정을 가져오고 안정이 있어야 국가가 발전할 수 있지요. 그러나 6공화국은 안정면에서 한계에 와있고 개혁은 더디며 발전은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습니다. 이같은 현상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정치가와 국민들 사이의 의사합의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난번 3당 통합만 해도 특정 정치권력의 재창조가 아니라 국가 정치발전을 위한 신사고의 소산이라고 당사자들이 주장했던 기억이 나는데 얼마후 내각책임제개헌 합의각서가 있느니,차기 대권주자가 누구라느니 하는 등 국민의사와 관계없는 권력거래로 비침에 따라 국민들의 정치환멸만 부추기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지자제 문제만 해도 바람직하고 합리적인 제도를 논의하기 보다는 당리당략에 이용하려다보니 국민과 자꾸 멀어지게 되는것이지요. 정치가들만의 게임으로는 미래가 밝아질 수 없습니다. 정치 지도자를 불신하는 국민감정은 요즘의 윤리·도덕적 위기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느낌입니다. ○양보하면 서로 이득 ▲이교수=민주주의가 제대로 뿌리내리려면 정치 지도자간의 신뢰구축이 전제돼야 합니다. 정치 지도자들이 피차 조금씩 양보하면 서로 큰 이득을 볼 수 있는데도 상호 양보를 안해 똑같이 손해를 보는 「죄수들의 딜레마」와 같은 상태로 빠져들고 있어요. 정치가 불안하니 경제가 제대로 뻗어나갈 수 없고,노사문제가 확산되고 각종 부조리 등 사회악이 독버섯처럼 돋아나고 있는 것도 따지고 보면 정치공백에서 비롯되고 있습니다. 하루 속히 정당정치가 궤도에 진입할 수 있도록 우리 정치 지도자들이 더욱 노력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또 브란트 전 서독총리가 지적했듯이 민주주의가 곧 방종이라는 생각으로 흐르거나 개인이 너무 자기 이익추구에만 급급하다 보면 민주주의는 파국을 맞게 되고 「독재의 바다」가 생기게 마련이지요. ▲진교수=대처 영국총리에도전했던 해즐타인의 경우와 바웬사 폴란드 대통령의 등장은 우리에게 시사해주는 바가 큽니다. 해즐타인은 50대에 총리가 되기로 목표를 정한 야심가입니다. 어려서부터 총리당선을 목표로 잡는다는 것이 얼마나 치졸한 얘기입니까. 국민의 인정과 지지를 받아야만 대권을 차지할 수 있다는 생각보다는 목표를 미리 정하고 이 목표달성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고방식이 우리 정치 지도자들의 모습은 아닌지 우려됩니다. 바웬사가 노조지도자로서 폴란드 민주화에 기여한 것은 인정하지만 바웬사의 영역은 거기서 끝나야 합니다. 정치 지도자의 전문영역이 따로 있기 때문이지요. 바웬사의 정치권력 욕심이 폴란드에 어떤 이익을 가져다줄지 의문입니다. 우리 정치 지도자들도 이제는 인내와 관용과 타협의 길을 열어야 합니다. 과거 우리 정치체제는 이전의 권력구조를 희생으로 삼지 않은 경우가 없었습니다. 이 사실은 우리가 인내와 관용을 갖고 하나의 장에서 역량을 경주해 협의하고 경쟁하기 보다는 분열과 소수화의 길을 걸어왔다는 얘기고 이것이 바로 우리 정치사회의 해결과제입니다. ▲이교수=마거릿 대처 전 영국총리가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를 못하고 2차 투표에 나서려다 결국 포기한 결정은 참으로 슬기롭게 여겨졌습니다. 바웬사의 경우도 사회주의 체제속에서 노동운동을 활성화시켜 오늘의 폴란드 민주화에 결정적 기여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의 역할은 그것으로 끝났으면 좋았다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어쨌든 우리 사회에서도 대처의 경우처럼 참신한 쇼크가 있어야 더 밝은 정치를 기약할 수 있을 겁니다. 우리 정치의 가장 큰 문제점의 하나는 정치 지도자들이 게임의 룰도 안 지키면서 나 아니면 안된다는 유아독존식 사고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다가오는 21세기에는 있을 수 없는 일로 여야 지도자들의 인식의 전환이 절실한 때입니다. ▲진교수=범국민적인 인식의 전환이 가장 절실한 시점이 바로 올해지요. 올 봄에 지자제 선거가 실시되고 연말부터 총선 분위기가 무르익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6공화국 중반기로서 레임덕 현상이 불가피하고 무정부주의에 가까운자기규제결핍 상황에서 선거를 치러야 하는 여건은 우리 정치를 매우 걱정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기에 국민과 정치가의 의식과 실천의 대전환이 중요한 겁니다. 국민은 인식전환이 가능한 정치 지도자를 선별하고 감시해야 하고 정치 지도자는 국민선도 책임을 져야합니다. 6공화국이 추진해온 북방정책의 결과로 우리 사회가 이념공백을 자초한 것 또한 사실이지요. 지하철 구내에서는 『공산주의자나 간첩신고는 안기부에』라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오는데 남북한 총리회담과 문화·체육교류 관계로 서울에 우글우글한 「공산주의자」는 왜 신고대상이 안되는지에 대한 논리적 설득작업이 생략됐기 때문에 이데올로기의 공백이 생겨난 것입니다. ○대안있는 비판 중요 사회지도급 인사들도 정치 지도자를 비판하기는 하지만 이데올로기 문제가 심각했을 때 관념이 아닌 현실을 연구한 학자가 몇이나 되며 언론은 상업주의에 치우치지 않고 국민의 알권리를 지키기 위해 노력을 다했습니까. 종교는 기복 종교로서가 아니라 국민의 정신적 가치확립을 위해 얼마나 매진했을까요. 우리 사회의 기성제도 정치가 한계에 다다름에 따라 시민운동에 기대를 걸게됩니다. 정당차원과는 달리 직업 및 이익·사회단체가 활성화돼야 합니다. 차기 대권주자를 밀실에서 뽑고 또 그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의식에 제약이 가해져야 합니다. 지도자는 국민이 선출하는 것이지 밀실에서 뽑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선거가 선동정치의 포로가 되어서는 안되고 올바른 국민의사를 반영하는 수단이 돼야하며 자신의 책임을 다하는 대안있는 비판이 중요합니다. ▲이교수=우리 민족은 맨 주먹으로 이만큼이나마 경제적 성장을 이룬 것만 보더라도 뛰어난 민족임에 틀림없습니다. 우리 국민이 이같은 훌륭한 자질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물꼬를 트는 것이야말로 우리 지도자들의 소임입니다. 이같은 맥락에서 정치 지도자들이야말로 앞서 말한대로 나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을 버리고 자기 희생을 감수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다시 말해 정치인들이 씨는 뿌리되 수확은 다른 사람이 거둘수도 있다는 식으로 신사고를 해야만 민주주의가 정착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단군 이래 처음 맞이한 성장의 호기에서 아르헨티나처럼 하루 아침에 주저앉지 않으려면 그만큼 정치 지도자들의 자기 희생이 뒤따라야 한다는 얘기지요.
  • 유가쇼크 벗고 주가 상승/거래도 활발… 6P 올라 「6백87」

    ◎상한가 59개 주가가 6포인트 올랐다. 27일 주식시장은 유가인상 단행에도 불구하고 전날 반등역전된 사실에 많은 투자자들이 고무돼 매수를 고려하는 분위기였다. 북방관련 루머가 퍼진 후장에 10포인트까지 치솟았다가 반락했지만 상승기조는 굳건히 지켜졌다. 종가는 6.71포인트 올라 종합지수가 6백87.27이 됐다. 지수 상승폭이 4배로 커지면서 반등세가 이틀 연속됐으며 거래량도 전날보다 5백70만주나 늘어난 1천3백27만주를 기록,최근 10일장 가운데 제일 많았다. 상한가종목은 59개였으며 1백36개 종목만 내렸다.
  • 상황판 앞서 「현장지원」… 가족회의도/대입원서 마감창구 이모저모

    ◎“합격 완전보장”… 컴퓨터 토정비결 인기/「교원고시」 불구,사대지원 폭주 어리둥절/아랍어과,“후세인을 아십니까” 유치격문 ○…서울대 접수상황표가 마련된 체육관앞에서 마지막까지 최종 지망학과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던 수험생과 학부모 등 2백여명은 이날 하오4시30분쯤 마감시간을 알리는 안내방송이 있자 한꺼번에 접수창구안으로 몰려들어 큰 혼잡. 이들은 대부분 지망학과를 비워둔채 입장한 뒤 바깥에 있던 친지들로부터 지원상황을 다시 확인,즉석에서 지원율이 낮은 학과를 써넣은뒤 접수시키는 모습. 한편 이날 서울대에 가장 늦게 원서를 접수시킨 김봉천씨(29·부산 가야고 졸)는 이날 상오11시 원서를 접수시키러 왔으나 일부 서류가 잘못되어 부산으로 되돌아 갔다가 하오5시45분쯤 가까스로 의예과에 원서를 접수. 이날 서울대에서는 막판 혼잡을 피하기 위해 마감시간인 하오5시 교문을 닫으려 했으나 수험생들의 소신지원 경향이 두드러져 예상보다 덜 붐비자 당초 방침을 바꿔 교문을 그대로 열어 두기로 결정. 접수상황판이 설치된종합체육관 앞에는 4백여명의 학생과 학부모들이 모여들어 초조한 표정으로 매시간마다 바뀌는 지원상황을 일일이 메모해 가며 「현장 가족회의」를 열어 지망학과 선정을 논의하기도. ○…교원 임용고시의 실시로 국립사범대 졸업생들의 우선임용제도가 폐지돼 지원율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던 서울대 사범대에서는 지난해보다 오히려 많은 지원생들이 몰리자 학교 관계자들이 매우 흡족해 하는 모습. 특히 접수 첫날부터 체육관 입구에서 교원임용고시의 부당성을 홍보하던 사범대 학생들은 사범대 지원생들이 꾸준히 늘자 다소 어리둥절한 표정. ○노문과 창구 뜻밖 한산 ○…고려대의 사범대 원서접수 창구가 마련된 문과대학 건물 2층 「사범대 입시상담실」에는 1백여명의 수험생들이 계속 몰려 재학생들과 입시에 대한 각종 상담을 벌이는 등 성황. 한편 노문과 학생들은 소련의 민주화추세에 힘입어 수험생들이 많이 지원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마감까지 50명 정원에 86명만이 지원,1.72대 1의 낮은 경쟁률을 나타내자 크게 실망해 하는 모습. ○…경희대에 지원하러 나온 학생이나 학부모들은 접수창구가 마련된 체육관앞에 설치된 경쟁률 현황판을 보거나 학교측에서 수시로 들려주는 학교방송에 귀를 기울이며 지망학과를 선택하는데 조금이라도 더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 창구주변의 공중전화에는 10∼20명씩 줄지어 서서 집에 있는 가족과 수시로 연락을 취하면서 다른 학교의 지원상황과 비교하기도. ○고속도로 대혼잡 ○…이날 대전·천안지역의 대학에 서울·경기지역 지원자들이 예년보다 훨씬 늘어나면서 이들이 타고 온 차량들로 경부·중부고속도로가 크게 혼잡. 이는 올해 부쩍 두드러진 하향지원과 지방대 선호 때문으로 풀이되는데 이날 낮12시가 넘으면서 수험생과 가족들이 탄 차량이 한꺼번에 고속도로에 들어서는 바람에 평소 1시간 거리인 천안∼서울간과 2시간 거리인 대전∼서울간 고속도로는 각각 3∼5시간씩 소요되는 등 북새통. ○…지방 수험생들의 편의를 위해 입시 하루 전날 남녀 기숙사를 개방키로 한 연세대에서는 이날 접수창구 옆에서 선착순으로기숙사 이용신청을 받아 수험생들에게 인기. 연세대는 이와함께 직원들이 입시생들에게 민박을 제공할 예정으로 이날 상오에만 40여명의 접수를 받는 등 신청자가 몰려 즐거운 비명. 직원 노조위원장 노규래씨(42)는 『학교이웃의 여관주변에는 유흥가가 많기 때문에 수험생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해서 민박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대의 입학원서 접수창구인 체육관앞에는 이 학교 「컴퓨터연구회」 회원 10여명이 컴퓨터 2대와 프린터 등을 갖춰 놓고 수험생들에게 시간대별 경쟁률과 시험당일인 12월18일의 바이오리듬,토정비결 등을 분석해주어 큰 인기. 회장 김건기군(20·기계공학과 1년) 등 5명은 이번 입시에 후배가 되기를 지원하는 수험생들을 위해 한달전부터 프로그램을 개발해 왔다고. ○“홍콩영화 원어감상” ○…막판 눈치작전으로 일부 수험생들이 지원학과를 결정하지 못해 갈팡질팡하고 있는 가운데 각 대학 원서접수 창구에는 학과별로 기발한 내용의 선전문구를 내붙이거나 유인물을 돌려 수험생 유치경쟁을 펴고 있어눈길을 끌었다. 서강대의 경우 사회학과·화학공학과 등 12개 학과의 재학생들이 접수창구 주변에 나와 수험생들에게 커피를 나눠주며 「연예인 최진실도 사회학과를 지원한대요」 「말로는 안되니 직접 지원해 확인해 보세요」라고 쓰인 유인물을 뿌리기도. 연세대 중문과의 경우는 홍콩의 인기영화배우 「유덕화」가 등장하는 영화 「지존무상」을 원어로 감상할 수 있다면서 최근 고교생들 사이에 인기를 모으고 있는 배우를 내세워 유치작전을 펴기도. 또 한국외국어대 입시원서 접수창구 주변에도 아랍어과의 「사담 후세인을 아십니까. 오일쇼크 후의 중동 붐 예상」이라는 벽보에서부터 러시아어과의 「페레스트로이카의 거센 물결에 동참하지 않으시렵니까」 루마니아어과의 「이곳은 루마니아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라는 등의 요란한 벽보가 나붙어 최근 동구의 자유화 물결을 그대로 표현하기도.
  • “세계경제 경기후퇴 조짐 석유파동·자금경색등 영향”

    ◎전경련서 세미나 세계경제는 현재 오일쇼크와 자금경색이라는 두가지 위기상황에 처해 있으나 오일쇼크는 70년대 겪었던 두차례의 전례에 비해 세계경제에 미칠 파장이 상대적으로 훨씬 작을 것으로 전망됐다. 전경련 한국경제연구원과 미국의 경제예측연구소인 WEFA의 공동주최로 19일 열린 「세계경제전망 세미나」에서 제라드 빌라 WEFA회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빌라회장은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광범위한 금융완화정책을 취하면 인플레를 전면적으로 확산시켜 결국 세계경제는 심각한 경기후퇴를 겪을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 유가인상 “대폭적”·“단계적” 놓고 고심/“초읽기 돌입”의 언저리

    ◎도입가 25불 넘어 「완충자금」 보전 한계/「한 자리 물가」 자신얻자 “연내 인상” 급선회 「연내에 기름값을 올리느냐,아니면 내년초로 미루느냐」를 놓고 고민하던 정부가 연내인상 쪽으로 방향을 급선회한 것 같다. 현재 정부내 기류로 볼 때 인상시기는 12월초로 압축된 느낌이다. 인상폭은 20∼25% 선이 유력시되고 있다. 이는 12월초가 되어야 인상의 판단기준이 되는 올 가격동향 및 내년도 유가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또 물가수준이 지수상으로는 무척 안정적이라고는 하나 소비자물가를 연말까지 한자리 수로 유지한다는 정책목표 때문에 인상폭은 11,12월중 물가동향에 따라 신축적으로 조정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35%에 이르는 국제원유가 상승분은 국내유가에 그대로 반영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가 장고 끝에 연내 유가인상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은 물가가 안정돼 연내 유가인상의 여력이 생긴 반면 국내 원유도입가는 「연내 동결 마지노선」인 배럴당 25달러 선을 넘어설 게 확실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물가 쪽을 보면 10월부터김장용 채소류와 양념류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소비자물가가 안정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연말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0월말 현재 9.2%,11월에도 농산물가격의 하락에 힘입어 10월과 비슷한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는 게 경제기획원의 분석이다. 반면 국내 원유도입단가는 페르시아만사태 이후 계속 오름세를 보여 배럴당 9월중 19.91달러,10월중 25.48달러,11월중 31.66달러(예정가격)로 3개월 평균 25.68달러를 기록했다. 정부가 그동안 『연내인상을 검토해보겠다』고 누차 공언해온 기준치인 배럴당 25달러 선을 넘어선 것이다. 게다가 유가인상이 지연되는 데 따른 갖가지 부작용이 지난 10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정부는 정유사에 기준유가(18달러)와 도입단가간의 차액을 보전해주어야 한다. 페만사태 이후 정부가 유가완충을 위해 쓴 자금은 정유사 정제비 인상에 따른 보전금 9백20억원과 9월 원유도입손실보전금 7백49억원 등 모두 1천6백69억원. 겨우 15일을 보전하는 데 올해 쓸 수 있는 완충용 자금 8천3백59억원 가운데 20%를 사용한 셈이다. 그러나 10월과 11월의 도입단가는 9월의 배럴당 19.91달러보다 무려 10달러 이상 오른 가격이어서 이를 전하려면 최소한 6천5백억원 정도가 소요될 전망이다. 그렇지 않아도 금융기관에 예탁한 4천2백39억원의 석유기금을 놓고 『쓴다,못 쓴다』로 말이 많은 판에 12월도 아닌 11월말이면 그것조차 바닥을 드러내게 되는 것이다. 유가완충용 자금이 남아 있는 한 이들 국내 기름값 인상에 어떤 형태로든 반영해야 할 부담을 지고 있는 정부로서는 중대한 기로에 선 셈이다. 또하나 인상시기를 어느때로 잡든 유가완충용 자금을 둘러싼 여론의 압박은 계속 뒤따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정부내의 인식이다. 이희일 동자부 장관은 이와 관련,『완충용 자금이 남아 있는 한 그 강도의 차이는 있을망정 유가완충용 자금에 대한 비난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면서 『유가인상은 국민경제에 이익이 되느냐,아니냐를 놓고 선택할 문제』라며 「연내 동결」 입장에서 크게 후퇴하는 발언을 했다. 이는 정부의 연내 인상을 가로막아온 『연내에는 절대로 기름값을 올리지 않겠다』던 당초 대국민 약속을 뒤집는 논리이다. 이 때문인지 그동안 기름값 인상문제를 놓고 중립적인 입장을 보여왔던 이승윤 부총리도 16일 국회 예결위에서 「12월초 인상 단행」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이처럼 청와대 경제팀뿐 아니라 그동안 반대의사를 표시해온 관련부처 장관들도 연내 인상으로 돌아서 기름값 인상은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연내 인상방침으로 선회했다 하더라도 정부의 고민은 여전히 남아 있다. 석유정책의 당사자인 동자부는 자칫하면 장관의 진퇴문제까지 거론될지 모르는 여론의 비난수준을 놓고 노심초사하고 있다. 석유국관계자들은 틈만 나면 연내 인상이 불가피한 점을 설명하면서도 『요즈음 국민들의 생각은 어떠냐』며 여론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기에 다시 손댈 필요없이 한 번의 작업으로 인상을 매듭짓느냐,아니면 앞으로의 경제전망이 불투명하므로 상황변화에 따라 일정부분만 현실화하느냐도 선택에 고민이 따르는 문제이다. 한꺼번에 인상요인을 전부 반영하자는 측은 여러 번 나눠 인상할 경우 잦은 인상으로 오히려 여론의 비난만을 부채질할 가능성이 크다는 논리이다. 유가를 일단 올리면 공공요금 등 관련품목의 가격도 연쇄인상이 불가피해 그렇지 않아도 곤욕을 치르게 될 판인데 자청해서 두 번,세 번 매를 맞을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다. 이에 반해 두세 차례 나눠 인상하자는 측은 한꺼번에 인상할 경우 대폭인상이 불가피하고 그로 인한 충격도 클 것이라는 논리이다. 조금씩 나눠 인상하는 것이 경제에 대한 충격을 줄이고 산업체의 적응력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다. 물론 어느 쪽의 논리이든 모두 타당하고 경제를 바로 이끌어가려는 노력임을 부인할 수 없다. 어쨌든 지난 1,2차 오일쇼크 때처럼 정부는 12월초 어느날 갑자기 인상을 전격발표할 게 틀림없다. 그러나 어느 시기에 얼마의 폭으로 유가를 올린다 하더라도 그것은 문제의 끝이 아니다. 유가완충용 자금과 정부정책의 신뢰성 문제가 또다시 심각하게 제기된다는 점을 정부관계자들은 명심해야 할 것 같다.
  • 한반도에 「교차승인」 기운 감돈다/북한·일본 급속접근의 파장

    북한이 27일 일본에 국교정상화 협의를 제의,일본은 물론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가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지금까지 일본과의 수교는 「2개의 조선」을 인정,분단을 고착화시킨다는 이유로 반대해온 북한이 갑작스레 태도를 돌변,수교협상을 제의하고 나온 데 대해 갖가지 추측이 쏟아지고 있다. 소련과 중국이 한국과 접근하고 있는 데서 오는 고립감 탈피가 가장 중요한 이유로 꼽히고 있으나 그렇다면 과연 북한이 「2개의 조선」 반대정책을 포기했느냐는 점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북한의 태도변화를 바라보는 한국과 일본의 시각을 정리해본다. ◎도쿄의 반응/“수교 앞세워 경협흥정 치중” 의구심/한·소 수교 견제 전술적 전환 시각도 북한의 전격적인 대일 수교제의는 일본에도 큰 충격파를 던졌다. 전혀 「예상밖의 사태」로서 각계가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이번 제안의 배경에는 어떤 판단이 작용했는가,일본 외무성을 비롯한 관계전문가들은 그 저의 분석에 골몰하고 있다. 외무성은 자민·사회 양당 북한방문단과 동행한 가와시마 유타카(천도유) 아시아국 심의관으로부터 상세한 귀국보고를 들은 뒤 대응책을 결정할 방침이다. 27일 평양에서 개최된 북한·일본간의 사상 첫 정부레벨 접촉인 외교 실무담당자 협의에서의 제안 당시 상황은 다음과 같다. ▲천용복(북한 외교부 부부장)=곧바로라도 국교정상화 교섭을 개시하자. ▲가와시마 유타카=그렇다면,(북한의) 방침이 변했다는 것이냐. ▲천=그렇다. ▲가와시마=지금까지 한반도에 2개의 국가를 인정하는 것은 분단을 고착화시킨다고 반대해오지 않았는가. 동·서독은 분단국가이면서도 통일국가가 되었다. 게다가 북과 남을 2중 승인하고 있는 국가가 84개국이나 되지 않는가. 일본 외무성은 이같은 북한의 대일정책 전환의 요인으로서 다음 3가지를 꼽고 있다. 첫째 한국의 활발한 북방정책에 의한 소련·동구제국과의 눈부신 관계진전에 압도되어 있는 점. 둘째 어린이들의 영양부족마저 지적되고 있는 심각한 경제적 궁핍. 셋째 지난 9월 초순 평양을 방문한 셰바르드나제 소련 외무장관으로부터 한국과의 국교수립방침을 통고받고 충격을 받았다는 점 등이다. 북한의 정책전환에 대해 일본 외무성 수뇌는 27일 밤 『북한의 지금까지의 공식발언으로 미루어볼 때 예상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북한은 김일성 주석의 주체사상을 기초로 자주·자립노선을 견지하고 있으며,일본 정부의 한반도정책에 대해 『한국 일변도로 북한에 적대정책을 취하고 있다. 분단고착화를 위한 한·미군사동맹에 가담하고 있다』는 등 격렬하게 비판해왔다. 이번 일본의 북한방문단이 평양에 도착한 당일인 지난 24일 밤 조선 로동당 주최 환영연에서도 국제부장인 김용순은 인사말을 통해 「2개의 조선」을 합법화하는 것에 의한 한반도 분단고착화는 결코 허용할 수 없다며 종전의 원칙론을 고수하고,한국과의 국교수립을 서두르고 있는 소련을 격렬히 비난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대일 국교정상화 제안이 나오리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같은 북한이 일본측에 대해 국교정상화 교섭을 제의한 것은 더이상 국제사회에서 고립될 수 없다고 판단을 내린 한편,『통일의 깃발은내리지 않지만 당분간 정책을 변경,경제중심으로 힘을 쌓아 한국에 대항하려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여기에 김일성 주석의 78세라는 나이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자신이 건재해 있을 때 정책을 전환하겠다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다. 김 주석이 이달 중순 중국을 방문했던 것도,한국과의 경제관계를 착실하게 확대해나가고 있는 중국에 대해 『최소한 중국만은 배신하지 않도록 못을 박아두려 했던 것』(외무성 간부)이 아닌가 보고 있다. 북한에 있어서 「2개의 조선」 불인정은 「국시」와 같은 것이다. 그 근간에 영향을 미치는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 문제와 대일 국교정상화는 응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 북한은 남북대화가 진행되고 있던 다나카(전중) 내각시절인 지난 72년을 계기로 『한·일기본조약의 파기가 북한·일본 국교정상화의 전제』라는 방침을 완화,일본과의 국교정상화에 유연한 자세를 취했던 일도 있다. 그러나 그후 관계개선은 기대했던 것 만큼 진전되지 않았으며,78년 일본 사회당의 아스카다 이치오(비조전일웅) 위원장이 북한을 방문했을 때는 국교정상화를 거부,현재에 이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이제와서 느닷없이 국교정상화를 제의한 배경에 대해 일본 외무성 관계자는 『한·소 국교수립을 앞두고 한국을 견제하겠다는 의미가 있다』고 본다. 「전술적 전환」이라는 것이다. 30일 뉴욕에서 개최될 예정인 한·소외무장관회담에서 양국의 국교수립은 결정적인 사실로 되어 있으며,북경아시안게임을 계기로 한국과 중국과의 경제교류도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어느 정도의 「균형감각」을 취해 서방측과의 관계개선에 나서지 않으면 국제적 고립은 더욱 심화되고,후계자인 김정일에의 정권이양이 원활하게 될 수 없다는 고도의 정치판단이 작용한 것이 아닌가라는 견해도 유력하다. 또 외무성에는 『북한측에는 제18후지산마루(부사산환)호 석방과 때를 맞춰 일본측으로부터 배상·청구권 문제 등 경제협력의 구체적인 내용을 조속히 끌어내려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차가운 시선도 없지 않다. 게오(경응)대오고노기 마사오(소차목정부) 교수는 이렇게 분석한다. 『북한의 진의는 일본과의 국교정상화 교섭을 시작함으로써 배상을 빠른 시일내 받아내려는 것이 아닌가. 일본은 국교정상화가 안된 상태에서는 북한에 보상금을 지불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으며,정상화 교섭 없이는 대규모 경제협력을 얻기도 힘들다. 따라서 우선 국교수립을 목표로 한다는 형식을 내놓았다고 본다. 그러나 북한이 통일을 전제로 하지 않고 일본과 국교를 맺는다는 것은 생각하기 힘들다. 한편 시즈오카(정강)대학 이즈미 겐(이두견원)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북한은 지난 연초부터 줄곧 일본과의 관계개선 준비를 해왔다. 일본의 국내정치가 당시 안정되지 못해 시간이 걸렸던 것뿐,의외성은 없다. 북한측은 배상 문제를 해결하려면 국교수립이 전제가 된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다. 북한의 논리로는 일본과 국교를 수립하더라도 「2개의 조선」을 인정하는 것으로는 되지 않는다. 일본이 북한을 적시하지 않고 한반도 통일에 반대하지 않는다면 지금까지라도 국교를 맺는 것은 가능했다.북한은 기본자세를 변치 않고 있다. 일본이 통일을 방해하고 있다는 「오해」가 풀린다면 분단고착화가 아니라 통일을 위한 국교수립이라는 것이 된다. 다만 교섭은 쉽사리는 진전되지 못할 것이다. 우선 배상 문제에 대해 일본 국내의 합의조성이 필요한데,거기에는 꽤 시간이 걸린다. 일본 정부는 또 한국의 반응에도 배려하며 교섭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서울의 대응/핵협정 가입 등 평화보장장치 선결/남북한 대화 고려,속도조절을 희망 한소 양국이 30일 외무장관회담을 갖고 양국 수교 문제를 공식 협의하는 등 한소 수교가 임박한 가운데 북한이 일본측에 오는 11월 국교정상화 협의를 공식 제의함으로써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 질서에 새로운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또한 방북중인 일본의 가네마루(김환신) 전 부총리 일행이 『북한과 수교 전이라도 배상 문제를 정치적 결단으로 해결하겠다』고 발언하는 등 일·북한 관계개선이 급진전하고 있는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 정부는 일·북한 관계 급진전 관련보도에 대해 깊은 우려의 뜻을 일본 정부측에 전달하는 한편 이 보도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강력한 대일 대응조치를 강구할 방침이어서 일·북한 관계개선 문제는 한일간 외교마찰을 불러일으킬 소지를 배제하지 않고 있다. 우리 정부가 일본의 대북한 관계개선에 반대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다만 일·북한 접근 문제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추구하는 범위내에서 진행되어야 하며 특히 남북대화와 관계진전이 고려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7·7선언에서 북방정책 추진과 함께 한반도의 평화를 정착시킬 여건조성을 위해 북한이 미국·일본 등 우리 우방국과 관계를 개선하는 데 협조할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 정부는 북한이 대남 적화통일노선을 포기하거나 핵안전협정에 가입하지 않고 남북 관계개선이 진전되지 않는 상황에서의 일·북한간 급속한 접근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도리어 해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일·북한이 접근하게 된 근본 동인은 한소 수교인 것으로 외교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즉 한소 수교로 인해 일본과 북한의 「충족욕구」가 맞아떨어졌다는 것이다. 과거 독점적인 동맹국이었던 소련을 잃게 된 북한은 일본을 경제협력 파트너로 인식하게 됐으며 일본은 동북아의 주도권을 소련에 뺏기지 않기 위해 「북한카드」를 이용하게 됐다고 관측된다. 경제적 위기에 처한 북한이 남북대화를 통해 남북간 경제협력을 모색하지 않고 일본과 긴밀한 경제협력을 하게 되면 결코 남북 문제 개선과 한반도 평화정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정부관계자의 공통된 지적이다. 일본이 경제적 활로를 찾고 있는 북한을 이용,핵안전협정 가입 등 한반도 평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대북 관계개선을 추구하는 것은 한일관계에도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지적되고 있다. 일본이 대북접근에 적극적인 이유로는 또 ▲미·중국 수교의 닉슨쇼크(70년초) 이후 북한과의 수교는 미국보다 먼저 하겠다는 내부방침 ▲경제력에 상응한 국제정치적 위상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한 압박감도 들 수 있다. 더욱이 역사적 경험에 비추어 한반도 4강중 내심 한반도 통일에 가장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이 일본인 점을 감안할 때 「북한 카드」를 활용해 정치대국으로 운신하고 한반도 문제에 대한 발언권을 강화하겠다는 속셈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일·북한 관계개선을 장기적으로 볼 때는 북한의 개방과 개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일·북한 관계 급진전과 관련,우려하고 있는 핵심은 현상황에서 북한에 일본의 돈이 들어가면 중단기적인 면에서 북한의 대화·개방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소련의 원조 중단,중국의 대북 경제협력 한계성에 비추어 북한은 지금 상당한 경제적 곤경에 처해 있기 때문에 개방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이다. 이런 때에 일본과의 관계개선을 통해 돈이 들어가면 오히려 전반적인 대외개방보다는 김일성 노선의 고수 강화쪽으로 기울어질 공산이 큰 것이다. 우리 정부가 불쾌하게 생각하는 대목도 없지 않다. 가네마루 전 부총리가 북한과 수교전 배상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발언한 것은 지난 65년 한일 국교정상화 과정에서 보상 문제를 오랜동안 어렵게 처리했던점을 감안할 때 한일 관계를 고려치 않은 처사라는 지적이다. 북한측은 일본과의 국교정상화 제의에 대해 『그동안 견지해온 「1개의 조선」 정책의 변경』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북한이 교차승인과 2개의 조선 정책으로 전환했는지는 오는 10월16일 제2차 평양총리회담에서 그들이 어떤 태도로 나오는지를 보면 그 허구여부가 확연히 드러날 것으로 관측된다. 앞으로 일·북한 관계개선 속도조절 문제는 한일 양국간 첨예한 외교 문제로 부각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이 우호적인 한일 관계를 계속 유지하려면 대북 관계개선 속도를 상당히 늦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이미 북한의 조속수교 의사를 읽은만큼 일단 대북관계 속도를 조절한 뒤 한소 수교 진전과정을 지켜보면서 대북 관계개선을 추진할 것으로 외교관계자들은 관측하고 있다.〈박정현 기자〉 ◎일 자민·사회당 대표 방북 4박5일/수교원칙엔 접근… 배상액수 등 난제/예상밖 성과로 되레 큰 짐 떠안은 셈 「가네마루 북한방문단」은 너무 많은 것을 안고 돌아왔다. 가네마루 신(김환신) 전 부총리와 다나베 마코토(전변성) 부위원장을 각각 단장으로 하는 일본의 자민·사회 양당 대표단의 출발 당시의 계산은 제18후지산(부사산)호 선원 2명의 석방과 쌍방의 연락사무소 설치만 합의되면 대성공이라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24일부터 28일까지 4박5일간의 짧은 교섭과정에서 대표단은 스스로 당황할 만큼 많은 것을 얻었다. 전혀 예상하지도 못했던 「국교정상화」 교섭 문제가 공동성명에까지 포함됐다. 가네마루 단장은 묘향산 초대소에서 이틀밤을 머물며 김일성 주석과 3차례의 회담을 가졌다. 기대 이상의 「성과」였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외교적 성과」로 치부한다는 것은 피상적 관찰에 지나지 않는다. 이것은 성과로 볼 수 없다. 오히려 북한측의 치밀한 「전술적 전환」에 타케트가 되었다고 보는 것이 더욱 정확하다. 「성과」란 하나의 목표를 놓고 대등한 입장에서 일진일퇴의 공방을 통해 얻어지는 것이다. 한쪽이 다른 목적을 갖고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것은,아무리 상대편이 원하고 있던 사항이라 하더라도 성과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 상대방 전략에 대한 「대응의 필요」라는 짐만 지는 셈이다. 북한은 종래의 대일 파이프라인이었던 일본 사회당을 제치고 집권 자민당의 최고실력자 가네마루 전 부총리를 조준,전략의 카드를 마음껏 펼쳤다. 국제적 고립상황의 탈피,경제적 핍박의 해소,한국에 대한 견제 등 필요에 의한 카드였다. 어쨌든 이번 자민·사회 양당 대표단의 북한 방문결과는 엄청났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물론 국교정상화 제의였다. 김일성 주석을 비롯한 북한당국자들이 27일 여러 경로를 통해 일본과의 수교를 제의해온 것에 대해 일본 정부는 한때 당혹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으나 『원칙적으로 받아들인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다만 『한반도 전체의 안정,긴장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한국·미국과도 의견을 교환해가며 교섭을 진전시킨다』는 입장이다. 이번 북한 방문에서 가네마루 전 부총리는 자민당의 첫번째 대표단 단장으로서 김일성 주석과 회담했다. 이 자리에서 가네마루 전 부총리는 과거 식민지 지배를 사죄하는 가이후(해부)총리의 자민당 총재 명의 서한을 전달하고 충분히 보상하겠다는 뜻을 전달했으며,북한·일본 쌍방은 전면적으로 관계를 개선,새로운 우호관계를 수립한다는 데 인식의 일치를 보았다. 28일 하오 발표된 북한 로동당과 자민·사회 3당의 공동성명에는 국교정상화 교섭을 양쪽 정부에 요청한다는 것을 비롯,과거 식민지 지배에 대한 일본측의 사죄와 반성을 명기했으며 보상의 실현을 위해 정부간 교섭을 개시한다는 사실이 포함되어 있다. 또 일본 정부발행 여권에 북한 제외조항을 삭제한다는 사실,도쿄∼평양간 직행편 개설,연락사무소 설치,통신위성의 이용 등 현안도 명기됐다. 전문 8장으로 된 이 공동성명은 당초 28일 상오 발표될 예정이었으나 보상 문제에 의견이 엇갈려 난항을 거듭,이날 하오 5시 넘어 조인됐다. 기초작업은 자민당의 이시이(석정) 대표단 사무총장,사회당 야마하나(산화) 부서기장 및 북한 로동당 김양건 국제부 부부장 등 사이에 27일 밤부터 28일 상오 8시에 걸쳐 철야로 진행됐으나 결론을 보지 못했다. 이에 따라 가네마루 다나베 양단장과 로동당 김용순 서기가 대표자회의를 열어 조정했다. 이날 문제가 된 보상 문제에 대해 자민당측은 『앞으로 양국 정부간의 교섭을 개시,하루라도 빨리 실현에 노력한다』는 취지로 표현하자는 데 대해 북한측은 『실행해야 할 것은 당장 해야 한다』며 직접적 표현을 고집,가네마루 전 부총리의 정치적 결단을 요구했다. 북한측은 대일 국교정상화를 제안해놓기는 했으나 교섭의 본격화로부터 국교수립까지의 타임테이블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보상 문제의 조기타결과 확약을 받으려 했던 것으로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어쨌든 이번 「가네마루 북한방문단」은 많은 과제를 안고 돌아왔다. 특히 한일관계에 새로운 과제를 안겨주었다. 일본 외무성 관계자들은 『몇년 전 같았으면 한국으로부터 맹렬한 반발을 받았을 것이다. 이번에는 그런 일은 없겠으나,한국에 대한 배려 때문에 「황신호」의 서행운전을 해야 할 것은 틀림없다』고 말하고 있다. 이처럼 일본·북한 관계의 급속한 접근은 한국과의 관계는 물론,한반도 정세에 커다란 영향력을 갖는 미국·소련·중국 등 주변제국의 주목을 끌 것은 틀림없으며,일본 정부 자체로서도 일·소 관계 등과 관련되어 극히 어려운 외교교섭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 수출부진ㆍ「페만쇼크」에 기업들 감량경영/가을철대학가 “취업 비상”

    ◎신규채용 작년보다 대폭 줄여/7만 예정에 24만명 “대기”/그나마 첨단학과 편중,인문계는 “바늘구멍” 취업철이 다가오면서 대학마다 취업비상이 걸렸다. 취업희망자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데도 취업문은 경기침체 등으로 오히려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취업희망자는 지난해 졸업생 가운데 아직 취업하지 못한 6만5천여명과 그 이전 졸업생중 미취업자 3만5천여명에 올 졸업예정자 17만여명 가운데 진학자 등을 제외한 14만여명 등 모두 24만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업들이 최근의 수출부진과 페르시아만 사태 등에 따른 경제여건의 악화로 신입사원 채용규모를 지난해 수준에서 동결하거나 오히려 줄이고 있어 채용 예정인원이 7만여명선에 머무를 전망이다. 따라서 올해 취업경쟁률은 평균 3.5대1 정도에 이르는데다 그나마 상당수 기업들이 노사분규 등의 여파로 공개경쟁채용보다 추천전형방식을 선호하고 있어 실질적인 경쟁률은 이 보다는 훨씬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거의 대부분의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들까지도 채용 규모를 지난해 수준으로 묶거나 줄인다는 계획을 세워 놓았으며 그나마 상당수 인력을 인턴사원ㆍ추천제 형식으로 뽑아놓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게다가 상당수 기업들이 내년도 투자전망의 불확실성 때문에 아직까지 올하반기 채용규모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어 대학취업담당자들과 학생들을 더욱 애태우고 있다. 기업들의 채용계획도 전자 전기 컴퓨터 기계 등 이공계열에 편중돼 있어 인문사회계열 학생들의 취업은 훨씬더 어렵게 됐다. 이에따라 지난해까지 각기업들이 대학을 찾아다니며 우수졸업생들을 확보해왔던 것과는 달리 올해는 각대학들이 기업체의 동문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취업정보를 알아내고 추천서류를 미리 확보하는가 하면 교수와 취업전문가를 불러 세미나를 열고 개별상담을 강화하는 등 취업전략에 안감힘을 다하고 있다. 연세대는 지난달말 동문들을 통해 채용계획을 알아내 10여개 대기업의 추선서류를 확보했으며 이달말에는 취업대상자전원을 모아놓고 강당에서 취업준비세미나 및 개별상담을 가질계획이다. □주요대기업대졸사원 채용계획 ●삼 성 89년 인문계 930 자연계 2,100 계 3,030 90년 인문계 610 자연계 2,440 계 3,050 ●현 대 89년 인문계 1,050 자연계 1,450 계 2,500 90년 인문계 1,050 자연계 1,950 계 3,000 ●대 우 89년 인문계 500 자연계 1,200 계 1,700 90년 인문계 자연계 계 미정 ●럭키금성 89년 인문계 500 자연계 1,100 계 1,600 90년 인문계 600 자연계 1,200 계 1,800 ●한 진 89년 인문계 300 자연계 200 계 500 90년 인문계 350 자연계 150 계 500 ●쌍 용 89년 인문계 250 자연계 300 계 550 90년 인문계 200 자연계 300 계 500 ●선 경 89년 인문계 250 자연계 350 계 550 90년 인문계 200 자연계 250 계 450 ●롯 데 89년 인문계 100 자연계 100 계 200 90년 인문계 100 자연계 100 계 200 ●해 태 89년 인문계 90 자연계 60 계 150 90년 인문계 80 자연계 40 계 120 ●동 부 89년 인문계 210 자연계 143 계 353 90년 인문계 180 자연계 120 계 300 ●포항제철 89년 인문계 150 자연계 150 계 300 90년 인문계 150 자연계 150 계 300 ●전기통신공사 89년 인문계 35 자연계 45 계 80 90년 인문계 35 자연계 45 계 70 ●토지개발공사 89년 인문계 136 자연계 124 계 260 90년 인문계 120 자연계 100 계 220 ●한국이동통신 89년 인문계 100 자연계 48 계 148 90년 인문계 20 자연계 10 계 30
  • 한국의 페만파병 “가부 공방전”/미 하원 동아태청문회 요지

    ◎“다국적군 참여 한반도 유사시 도움” 솔라즈/“북한의 위협 직면… 작전참여 부적절” 솔로몬/행정부선 “한국ㆍ일본 등 군비분담 당연” 주장도 미 하원 외교위 동아태소위(위원장 스티븐 솔라즈의원ㆍ민주)는 19일 리처드 솔로몬 국무부 동아태담당차관보 등 행정부관계자들을 출석시킨 가운데 「페르시아만 위기에 대한 아시아의 반응」에 관한 청문회를 열었다. 이날 솔라즈위원장과 도널드 루켄스 의원은 한국의 페르시아만 파병을 강력히 촉구했으나 솔로몬차관보는 『한국은 아직도 북한의 심각한 위협에 직면해 있기 때문에 파병이 최선의 지원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보였다. 솔로몬차관보는 또 한국과 일본에 더 많은 지원능력이 있다고 말해 페르시아만사태 경비분담 압력이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다음은 이날 청문회의 한국관련 언급 내용(요지)이다. ▷솔로몬차관보 증언◁ 동아시아 태평양지역에서 베트남과 북한을 제외한 모든 국가들이 유엔의 대이라크 경제제재를 따르고 있다. 유엔 회원국이 아닌 한국조차 그렇게 하고 있다. 한국은 세계 안보와 한국의 이해관계의 중요성에 대해 잘 알고 있다. 페르시아만사태 발발 후 미국과 아랍 다국적군에게 최초로 수송 서비스를 제의한 나라가 한국이었다. 페르시아만사태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나라들에 대한 재정원조를 논의하기 위해 지난 7일 서울을 방문했던 니콜라이 브래디 재무장관은 노태우대통령과의 회담을 「성공」이라고 표현했다. 한국정부는 지금 책임분담 방안을 마련중이다. 우리는 한국의 대응이 사태 진행과 보조를 맞추지 않고 있는 데 대해 우려하고 있다. 동아태지역은 수입 원유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오일 쇼크에 취약하다고 에너지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원유 소비량의 1백%를 수입하고 있는 NIES(신흥공업국),즉 한국 대만 싱가포르 홍콩은 향후 2년에 걸쳐 경제성장 둔화,물가앙등,대외수지 약화에 직면할 것이다. 한국에선 이미 인플레이션이 우려되고 있다. 배럴당 30달러의 유가는 한국의 물가 상승률을 두자리 숫자로 밀어올릴지 모른다. NIESㆍ일본ㆍ태국은 유가상승문제를 1ㆍ2년 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페르시아만사태로 경제적 타격을 받고 있는 국가에 제공할 원조를 더 끌어낼 수 있다. ▲스티븐 솔라즈 의원 질문=브래디장관이 서울에서 4억5천만달러를 요청했고 한국정부는 1억5천만달러를 내기로 결정했다는 신문보도는 사실인가. ▲솔로몬 답변=아직 협의가 진행중이다. 어림잡은 수치일 뿐 정확한 것은 아니다. ▲솔라즈=한국의 지원은 어떤 형태로 이루어지는가. ▲솔로몬=협의중이다. ▲솔라즈=이라크와 쿠웨이트에는 한국인이 얼마나 있었는가. ▲솔로몬=1천3백명이 있다가 대부분이 귀국해 4백명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솔라즈=한국은 40년전 북한의 침략을 받았을 때 미국을 비롯한 다국적군의 노력으로 구출됐다. 한국에 대해 상징적이나마 페르시아만 파병을 요구한 적이 있는가. 또 한국 스스로 파병을 고려하지는 않고 있는가. ▲솔로몬=한국인들은 그런 역사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아직도 북한의 위협에 직면해 있어 경계태세를 늦출 형편이 못된다. ▲솔라즈=당시 터키는 자국이 안보 위협을 받고 있었음에도 한국에 파병했다. 한국이 여단ㆍ대대 혹은 소수의 병력을 파견하더라도 북한 침략 저지력에 큰 차질이 생기지는 않을 것이다. 한국이 침략저지의 집단책임을 나눠 갖는 것은 결국 한국 자신의 안보에 기여할 것이다. 한국은 재침당했을 때 제일 먼저 외부의 도움을 요청할 국가이다. 오늘의 세계에서 침략은 결코 용납되지 않는다는 개념을 강조하는 한국의 페르시아만 파병은 한국의 안보를 위해 정치적으로 아주 유익한 것이 될 것이다. 한국은 1억5천만달러를 내는 것 보다 파병하는 것이 낫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솔로몬=한국은 지원문제에서 절대 미온적이 아니다. 다만 고려해야 할 복잡한 일들이 많다. 미국은 주한미군의 12%를 감축했고 노 대통령은 강력한 군사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북한과 미묘한 대화를 시작했다. 한국이 기여 방안을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생각은 온당치 않다고 믿는다. ▲솔라즈=60년대에 한국은 월남에 파병했었다. 지금 사우디에 왜 파병 못하느냐. ▲솔로몬=북한의 위협이 그때보다 더 크기 때문이라고 본다. ▲도널드 루켄스 의원 질문=솔라즈위원장의 한국군 파견 주장을 전적으로 지지한다. 현재 소련은 북한의 대남 위협을 전혀 지원하지 않고 있다. 북한의 위협은 오히려 감소됐다고 본다. 지금은 한국 정부와 국민이 40년 전 한국의 자유를 수호해준 외국들에 대해 감사를 표시해야 할 시점이다. 미국인들이 흘린 피로 가장 큰 혜택을 받은 가까운 친구들이 미국이 그들을 필요로 할때 그곳에 없다면 대단히 실망스러운 일이다. ▲솔로몬=한국이 지금 이상으로 더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를 검토해 보겠다. 행정부는 주한미군이 감축되고 있는 시점에서 한국이 파병하는 것을 최선의 협력이라고 보지 않는다.
  • 경제위기 둘러싼 강ㆍ온 대립의 저변

    ◎치열한 개혁속도 논쟁… 크렘린 갈등 증폭/급진파 “시장경제 도입 5백일내 매듭”/온건파 “사유재산제등 단계적 실시를”/방법론에 큰 이견… 소 지도부 분열 가능성도 이번 가을 회기에서의 종합적인 경제개혁안 채택을 싸고 현재 개회중인 인민대표회의(의회)를 포함,소련전역이 급진 대 온건의 일대 논쟁에 휘말려 있다. 논란의 초점은 16인 대통령자문위원인 스타니슬라프 샤탈린의 주도로 입안된 급진적인 개혁안인 「5백일 계획」과 니콜라이 리슈코프 현 총리가 추진하는 단계적 경제개혁안이다. 이 2개 안이 함께 인민대표회의에 제출돼 있다. 대체적인 분위기는 샤탈린안을 지지하는 쪽이다. 우선 보리스 옐친 러시아공화국 최고회의 의장을 중심으로 한 급진개혁 세력들이 절대적으로 이 안을 지지하고 있다. 러시아공화국의회는 이미 지난 11일 샤탈린안을 공식 채택,오는 10월1일부터 시행할 것을 결의해 놓고 있다. 소련영토의 4분의 3을 차지하는 러시아공화국의 이같은 결의는 중앙정부로서도 사실상 뒤집을 수 없는 결정이다. 일반 소련국민들도 급진개혁을 요구한다. 지난 16일 모스크바 시내에서 벌어진 대규모 시위 분위기가 이를 대변한다. 「리슈코프 사임」「옐친 대통령 지지」 등이 시위대의 주장이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도 분명치는 않지만 지난 14일 인민대표회의에서 샤탈린안과 거의 유사한 절충안을 제시,급진개혁 지지를 표명했다. 따라서 공식적으로 3개 개혁안이 의회에 제출돼 있는 실정이다. 대통령 경제보좌관 아벨 아간베기얀이 이끄는 긴급조정위가 설치됐지만 단일안 마련에는 실패했다. 리슈코프총리도 14일 기자회견을 갖고 샤탈린안이 채택될 경우 가격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와 실업 등이 초래돼 소 전역이 엄청난 혼란에 빠질 것이라며 반격에 나섰다. 그러나 리슈코프의 약점은 취임 후 5년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소련국민들이 겪는 경제사정이 전혀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물론 현재대로라면 그의 계획이 의회에서 지지를 받을 가능성도 거의 없는 것 같다. 그러나 소련경제가 처한 사정이 과연 샤탈린의 급진개혁안으로 회복될 것이냐에도 많은 전문가들은 회의적이다. 샤탈린안은 가격자유화와 국유재산의 대폭적인 사유화등 본격적인 시장경제 도입과 15개 공화국의 경제주권을 대폭인정,소연방의 소위 「경제연합체화」를 주요골자로 담고 있다. 이를 위한 5백일간의 시행지침도 마련돼 있다. 우선 1백일까지는 공화국간 경제개혁위가 설립돼 개혁일정을 조정한다. 기존 경제부처의 권한은 유명무실해진다. 그리고 국가자산의 매각과 농민에 토지매각이 시작된다. 이 기간중 세출삭감을 통해 국방비 10% 삭감,KGB예산 20% 삭감,외국에 대한 원조의 76%를 줄여나간다. 각 공화국 중앙은행으로 구성된 연방준비은행을 설립,직종별로 설치되는 상업은행과 함께 2중은행 시스템을 구축하고 루블화의 단일환율제를 정착시킨다. 2백50일까지는 가격자유화의 전면실시와 소규모기업의 절반까지 사유화를 이룬다. 4백일까지는 제조산업의 40%를 매각하고 자본자유화를 전면 실시한다. 마지막으로 5백일까지는 제조업체의 70%,건설ㆍ소규모기업의 90%를 사유화시킨다는 의욕적인 계획을 담고 있다. 이 과정 전반에서 각공화국은 중앙정부에 앞서 상당한 경제주권을 행사하게 된다. 개혁추진과정에서 초래될 부작용은 최대한 국가에서 흡수한다는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리슈코프안은 92년까지 단계적 시장화를 추구하되 가격인상 실시시기와 폭,사유화의 도입 폭을 싸고 샤탈린 안보다 신중한 입장이다. 중앙정부의 경제 권한도 보다 강조한다. 예를 들어 세금ㆍ루블화관리ㆍ석유 등의 전략자원관리는 계속 중앙정부가 관할하자는 주장이다. 어떻게 보면 이 두 안은 개혁의 실시시기와 방법상의 차이만 있을 뿐 개혁을 하겠다는 기본 정신에는 큰 차이가 없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 두 안을 싸고 전개되는 갈등은 현 지도부내의 균열로까지 비화될 조짐이다. 리슈코프는 자신의 안이 거부될 경우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이미 밝혀놓았고 옐친측은 그의 사임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고르바초프는 어쩔 수 없이 샤탈린안 지지쪽으로 입장을 바꿨지만 결국은 지난 5년간의 실정을 자인하는 결과가 돼 리슈코프의 사임만으로 정치적인 부담을 마무리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일반국민들의 샤탈린안 지지도 현 경제사정에 대한 불만에서 오는 반사적인 지지의 측면이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년초 정부가 일부 품목의 가격자유화 방침을 발표했을때 가격폭등과 사재기 등의 일대혼란을 겪었던 일을 생각한다면 샤탈린안이 안고 있는 「위험」도 간과할 수 없다. 물론 그후로도 생필품의 부족현상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도저도 안되니까 차라리 한꺼번에 해버리자는 자포자기의 심정이 일반 시민들 사이에 퍼져있다는 지적이 있다. 급진경제개혁을 실시했을 때 나타날 여러 쇼크현상을 과연 어떻게 흡수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와 함께 필연적으로 가속화될 각 공화국의 정치적인 탈크렘린 현상에는 과연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 급진개혁 채택 이후의 소련에 오히려 불안한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 오일쇼크,땅값에 어떤 영향 미치나

    ◎원유값 폭등땐 부동산시장 침체/경기위축 따른 매물 급증… 오름세 크게 둔화/작년 국제유가 16불땐 한해 땅값 32% 올라 중동사태로 원유값이 크게 올라 우리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아직 시차 때문에 토지ㆍ주택 등 부동산시장에까지는 그 위력이 파급되지 않고 있으나 지난 1,2차 석유파동때처럼 이번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치리라는 것이 부동산전문가들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과거의 예를 보면 원유값이 오르면 땅이나 주택값은 오름세가 둔화되거나 상대적으로 안정을 보인 반면 원유값이 떨어지면 그 반대의 현상을 보여왔다. 얼핏 생각하기엔 부동산시장에 별로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 같은 원유값과 부동산시장과는 이같이 서로 거꾸로 움직이는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 1차 석유파동을 전후해서는 땅 값에 대한 공식조사가 없어 정확히 비교할 수 없지만 2차파동이 일어난 78년말부터 86년까지의 동향을 보면 상관관계는 확연히 드러난다. 2차석유파동이 일어났을 때 배럴당 13달러선에 머물고 있던 원유값은 2년새 30달러선으로 치솟았다. 이때 땅값이 1년새 48.9%까지 폭등하는 등 과열현상을 빚고 있던 부동산시장은 석유파동으로 급반전 하기 시작했다. 79년 16.6%,80년 11.7%로 오름세가 현격히 둔화되더니 원유값이 35달러이상으로 급등했던 81년엔 한자리수인 7.5%로 상승세가 꺾였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87년이후 공급과잉으로 원유값이 16∼18달러선에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을때 땅값은 다시 크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88년의 경우 원유값이 15달러선을 밑돌고 있는 사이 땅값은 1년새 27.5%로 뛰었고,16달러선을 오르내리던 지난해엔 무려 32%나 급등,81년이래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물론 최근 2∼3년간 땅값이 이처럼 크게 오른 것은 무역흑자ㆍ통화증발ㆍ금융실명제실시 추진등 여러가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점도 많다. 이처럼 원유값이 오르면 부동산시장이 침체되는 현상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미국과 일본에서는 1,2차 파동직후의 2∼3년간은 땅값오름세가 현저하게 둔화되고 크게 들먹이던 임대료가 주춤해지는 현상을 보여왔다. 특히 일본에서는 1차파동 1년후인 75년엔 땅값이 전년에 비해 오히려 떨어짐으로써 60년대이후 땅값이 하락한 유일한 해로 기록되고 있다. 이같은 상관관계 때문에 중동사태로 원유공급이 불안해지고 값이 크게 오르면서 3차파동을 몰고올 가능성이 높아지자 앞으로 고유가가 부동산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해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부동산전문가들은 원유값이 크게 오르면 경기가 침체되고 그 여파로 부동산시장도 전반적으로 위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가 침체되면 기업들은 부동산을 사들일 여력을 잃게되는데다 경우에 따라서는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부동산을 처분하지 않으면 안될 입장으로 바뀌어지고,개인들 역시 구매력이 약화돼 부동산을 구입할 수 없게되므로 부동산시장은 매물증가→가격하락→침체의 과정을 밟게 된다는 분석이다. 국토개발연구원의 이원방 수석연구원은 원유값이 급등하면 성장둔화ㆍ물가상승ㆍ국제수지악화를 초래하고,이렇게 되면 전반적으로 부동산구매력을 약화시켜 부동산시장은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진모 대한부동산학회회장도 원유값 급등이 가뜩이나 침체상태에 빠져 있는 토지시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투기억제조치 및 토지공개념 확대도입등으로 일부 개발예정지구등을 제외하고는 토지거래가 거의 중단되고 가격조차 형성되지 않고 있는 현 상황에서 원유값급등은 토지시장에 더욱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같이 고유가가 토지를 주축으로한 부동산시장을 더욱 위축시킬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기는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주택 특히 아파트쪽에는 그 반대의 현상을 몰고올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부동산중개업을 하는 최대현씨(49)는 원유값 급등으로 물가가 크게 오르면 건자재값과 인건비가 뒤따라 올라 아파트 분양가 인상압박이 오르게 되고,분양가격이 오르게 되면 자연히 기존아파트값이 들먹일 가능성도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물가가 오르면 환물심리가 팽배해 투기에 제동이 걸린 토지쪽에는 부동자금이 몰리지 않겠지만 환금성이 좋은 아파트쪽으로 투기자금이 유입될 소지가 많다고 분석했다.
  • OPEC의 석유증산합의(사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석유증산 잠정합의는 증산이 갖는 의미 이상의 의의가 부여되어 있다. OPEC 회원국들이 29일 페르시아만 사태로 초래된 석유공급부족을 메우기 위하여 산유량을 늘리기로 합의함에 따라 하루 3백만∼3백50만배럴 가량의 석유 증산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번 합의는 비록 2개 회원국이 불참한 가운데 이루어진 것이긴 하지만 대부분의 회원국들이 증산에 합의한 점을 주목하게 된다. OPEC회의에 참석한 11개 회원국 가운데 이란을 제외한 10개 회원국들이 증산에 동조하는 자세를 보였다. 이번 합의는 대부분의 OPEC회원국들이 제3차 석유파동을 원치 않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OPEC합의에 대한 또 다른 의미 부여는 투기성거래의 진정이다. 페만사태 이후 폭등세에 있던 유가가 OPEC의 증산합의설이 나돈 지난 27일 배럴당 26달러로 4달러 가까이 하락했다. 증산합의설이 미리 나돌아 정작 합의가 성립된 이후 가격동향은 소강상태를 보이고는 있다. 그러나 이번 합의는 올 겨울철 성수기의 공급부족심화를 예상한 일부 미 증권회사 등의 투기적 거래를 진정시키는데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OPEC의 결정은 이러한 경제적 의미와 효과 못지 않게 정치적 측면에서도 고려되어야 할 점이 있다. 이번 회의가 비공개로 진행되면서 여러가지 추측이 나돌았다. 증산합의에 이르기는 커녕 OPEC의 내부 분열을 야기시키고 마침내는 OPEC가 붕괴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다. OPEC의 분열은 페만사태 해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OPEC의 붕괴는 석유가격 결정체계를 미치고 OPEC의 붕괴는 석유가격 결정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는다. 제1차 오일쇼크 이전에 석유가격 결정은 석유메이저의 손에 달려 있었다. 가격조작에 능란한 이들 메이저의 가격지배는 석유의 불확실성을 더욱 가중시킨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OPEC 회원국들의 합의는 무척이나 다행스러운 일이다. OPEC합의 이후 유가는 배럴당 25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물론 이 전망은 페만사태가 더이상 악화되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30달러 선까지 폭등했던 유가가 일단 25달러 선에서 안정되었다가 페만사태가 원만히 해결되면 OPEC 공시가격인 21달러 수준으로 환원되리라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이 수치는 저유가시대의 종언을 의미한다. 우리는 페만사태 이전에 배럴당 17달러 선에서 석유를 도입했다. 유가가 21달러 선에서 최종적으로 안정된다 해도 우리의 도입가격은 배럴당 4달러 이상이 오르는 셈이다. 유가가 1달러 오를 때 경제성장률은 0.6% 저하되고 도매물가는 0.44%,소비자물가는 0.08% 오르는 것으로 시산되고 있다. 유가가 21달러로 고정된다 하더라도 경제성장률이 2%포인트나 후퇴할 전망이다. 유가가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이처럼 심대한데도 유가정책당국 이외에 다른 부처나 기업,그리고 일반시민들은 유가동향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 같지가 않다. 국내유가가 30%이상 오르고 난 뒤에야 반응을 보인다면 그것은 너무나 둔감한 행동이다. 지금부터 정부나 국민이 생활속의 에너지절약운동을 실천해 나가야 한다.
  • 에너지대책 일관성 있어야(사설)

    정부가 발표한 절전방안은 정책의 일관성을 새삼 일깨워준다. 네온사인과 백열등에 대한 절전고시는 동자부가 이번에 새로이 마련한 것이 아니다. 82년 마련되어 줄곧 시행해오던 끝에 88서울올림픽을 전후하여 도시미화와 외국관광객 유치 명목으로 시행이 중단되었다가 페만사태로 다시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절전고시뿐이 아니고 다른 에너지절약대책도 유가파동이 있을 때마다 단골 처방으로 등장해왔다. 73년 제1차 오일쇼크가 나자 정부는 에너지절약을 부르짖다가 중동건설 수출로 경제가 호전되면서 절약시책은 슬그머니 자취를 감추었다. 79년 제2차 파동 때도 에너지절약시책을 추진하다가 86년부터 3저의 호황으로 흑자경제가 지속되자 파동이 언제 있었느냐는 식으로 망각되어버렸다. 동자부가 지난 87년 8월이후 90년 6월까지 에너지소비절약대책회의를 한번도 열지 않을 정도로 에너지대책은 관심권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다. 에너지정책당국의 이완현상은 다른 부처에 영향을 미쳐 에너지 소비조장적 행정이 비일비재했다. 에너지 행정은 공백상태에 있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행정은 진공상태에 있는 데 반하여 흑자경제로 국민생활에 소비붐이 일었고 이는 에너지 과소비현상을 초래했다. 에너지절약시책이 전혀 추진되지 않은 87년부터 89년까지 3년동안 석유류 소비가 연평균 12.2%씩 증가해왔다. 이는 오일쇼크 직후인 81년에서 85년까지의 연평균 증가율 0.2%에 비하여 가공할 만한 증가세이다. 이러한 에너지 소비급증을 보면서 우리는 정부정책의 일관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스럽게 생각케 된다. 간헐적으로 소비절약시책을 펴면 그 시책이 추진될 때는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둔다. 그러나 시책이 중단되면 절약에 대한 반작용심리에 의하여 소비가 이상적으로 폭발하는 것은 하나의 상례이다. 따라서 이번만은 절전고시를 비롯한 에너지절약대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해나가기 바란다. 페만사태가 원만히 수습되어 제3차 오일쇼크가 발생하지 않는다 해도 에너지절약시책은 지속적으로 시행되어야 한다. 정책의 일관성이 견지되는 가운데 범정부적 협조체계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에너지절약시책을 추진한다고 하면서 에너지절약시책과 배치되는 어떤 시책이 수립되거나 추진되어서는 안된다. 또한 정책수립기관과 일선 행정기관간의 유기적 협조체계가 절실히 필요하다. 이번 절전시책은 일선 행정기관의 협조가 없이는 그 시행여부조차 파악되기 어려운 것들이 많다. 더구나 네온사인등 광고규제는 업체들의 이해관계가 걸려 있어 절전고시대로 이행이 될지 의문스럽다. 설사 어떤 업체가 고시를 어길 경우도 1백만원이하의 벌금규정뿐이어서 큰 구속력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다. 일선 행정기관이 관련업체나 공장에 꾸준히 계도하여 이들 업체가 스스로 에너지절약운동에 동참토록 유지하지 않으면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 결국 범정부적으로 에너지 절약의지가 확고히 굳혀져야 하고 이를 토대로 정책들이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이번 절전고시의 성공여부는 정부 의지를 시험하는 주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그것은 또한 에너지절약대책의 향방을 가름하는 중요한 척도라 할 수 있다.
  • 원유도입가 29불까지 폭등/1배럴 평균 26불

    ◎국내유가 44% 인상요인 페르시아만사태로 우리나라에 도입되는 원유가격이 배럴당 29달러까지 치솟았다. 이 때문에 오는 9월부터 국내에 들어오는 수입원유의 평균도입단가가 26달러선을 넘어서게 됐다. 이같은 수입원유 가격상승은 중동산 원유의 가격기준이 되는 두바이와 오만유의 국제현물시장가격이 배럴당 30달러선을 껑충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23일 동력자원부와 정유업계에 따르면 유공이 지난 17일 아랍에미리트와 배럴당 29달러로 원유25만배럴의 도입계약을 체결했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 80년 2차오일쇼크이후 수입된 원유중 가장 높은 가격이다. 동자부는 그러나 두바이와 오만유의 폭등으로 국내도입원유값은 앞으로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러한 가격상승은 국내유가에 무려 44.5%의 인상요인을 안겨주는 것이 돼 국내유가 인상압박을 더욱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 작년이후 상장주식/40%가 발행가 이하

    최근 페르시아만 쇼크로 주가가 계속 큰폭으로 하락함에 따라 지난해 이후 새로 공개된 기업가운데 주가가 발행가이하로 떨어지는 신규 상장주식이 급증하고 있어 이들 기업의 공모주청약에 참여했던 투자자들에게 큰 피해를 입히고 있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이후 이날 현재까지의 신규공개기업 총 1백50개사중 40%에 달하는 60개사의 21일 종가가 발행가이하로 떨어짐으로써 공모주청약에서의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고 있는 투자자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최근 일부 신규상장주식에 대한 공개주간사 증권사의 시장조성이 잇따르고 있음에도 불구,올들어 새로 공개된 총25개사중 8개사의 21일 종가가 발행가 미만으로 떨어졌다.
  • 중동사태와 기름사재기(사설)

    때아닌 기름사재기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들린다. 꺼떡하면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못된 풍조가 또 극성을 부리는 것 같아 불쾌하다. 그 이유가 너무나 자기중심적이어서 더욱 그러하다. 최근의 중동사태로 기름값이 오를 것으로 보이자 많은 사람들이 난방,산업용기름 할 것 없이 마구 사들이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또 정부는 연내에 기름값은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밝히고 있으나 정부시책 불신이 사재기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보다 문제가 되는 것은 언제나 우리에게는 너와 내가 함께하는 공동체의식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올여름에도 경험한 대로 우리는 자기만이 편하면 되고,자신만의 이익을 앞세우는 자기중심적인 태도로 숱한 피해와 부작용을 체험하고 있다. 전국의 곳곳에 쌓인 쓰레기가 대표적인 것이고 주변의 자연이 그것으로 인해 형편없이 훼손되고 있음을 보고 있다. 이번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기름이 부족하게 될 것이라는 불안심리가 기름을 미리 사들일 수밖에 없이 만들고 유류값 인상에 앞서 구입해비치하겠다는 경제원칙이 당연한 것이라 해도 가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현실은 문제가 되는 것이다. 자제되어야 할 이유는 또 있다. 우리가 그동안 여러차례 경험해온 대로 무분별한 사재기는 언제나 사회불안요인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심리적인 것은 물론 다른 물가에도 영향을 미치는등 건전한 경제생활의 질서가 이것으로 침해를 받아서는 안되는 것이고 가뜩이나 중동사태의 여파가 주목되는 시점에서 오히려 불안요인을 가중시키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 사재기는 유류의 공급질서에 혼란을 가져오게 함으로써 기름값 인상의 국내요인을 앞당기게 할 염려가 없지 않다. 또 하나 주목되는 것은 등유의 소비량이 예년에 없이 폭발적인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의 사재기도 특히 가정용 난방용인 등유구입에 몰리고 있다. 올 상반기의 유류소비 실적을 보아도 등유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96.9%의 높은 소비증가율을 나타냈다. 등유는 국내생산능력이 절대부족해 소비량의 60.5%나 되는 물량을 수입해서 사용했다는 것을 고려해 볼때 문제의 일단이 없지 않다고 생각된다. 이것은 정부의 저유가 대책에 한 원인이 있는 것으로 원인분석과 함께 대응이 있어야 될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어떤 이유에서건 사재기는 중단되어야 하고 앞으로 있을지도 모를 유류부족 현상은 우리 모두가 함께 대처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지금까지 두차례에 걸친 오일쇼크 때 잘 견뎌 극복해낸 경험축적이 있다. 그것은 기름을 절약해야 한다는 길 뿐인 것이다. 함께 나눌 수 있고 아껴쓰는 절약정신이 바로 에너지 위기를 이겨내는 길이고 기름의 과소비 풍조를 줄이는 방법이다. 사재기로는 연료부족 현상을 무한정 메울 수는 없기 때문에 더욱 그러한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는 사재기 풍조를 없애는 정부당국의 신뢰성있는 정책대응이 있기를 촉구한다. 우리는 지난번의 오일쇼크 때 기름을 팔지 않고 살 수 없어 애를 태운 그런 기억을 갖고 있다. 한드럼이라도 더 쌓아 두려는 사재기 심리가 여기에서 연유하는 것이라고 볼 때 정부의 대응은 그런 불안요인을 사전에 없애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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