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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번엔 프렌치 쇼크] 치솟는 엔·프랑… 제2 환율전쟁 불붙다

    [이번엔 프렌치 쇼크] 치솟는 엔·프랑… 제2 환율전쟁 불붙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제로 금리’를 2013년까지 유지하겠다고 밝히면서 환율 전쟁이 다시 불붙는 양상이다. 달러화 약세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자 일본과 스위스가 환율 방어에 나선 것이다.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도 달러 약세의 후폭풍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는 상황이다. 미 경제 쇼크로 일시적으로 원화가치가 하락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원화 강세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이자 전미경제연구소(NBER) 소장을 지낸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달러화의 미래’라는 보고서에서 4가지 이유를 들어 “달러화 가치는 최소 몇 년간 계속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그는 “아시아, 중동 등에서는 외환 보유고가 달러에 치중해 있다고 믿고 다양화하기를 원한다.”며 외환 보유고 다변화를 달러 하락의 첫째 이유로 꼽았다. 여기에 재정 적자와 경상수지 적자, 스위스·싱가포르·타이완·한국 등의 경상수지 흑자는 달러 약세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중국도 큰 변수다. 국제사회의 위안화 절상 압박에 버텨온 중국 당국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위안화 절상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연준의 저금리정책이 약달러를 부채질할 것으로 펠드스타인 교수는 내다봤다. 연준은 그동안 제로금리 정책에 대해 ‘상당 기간 지속’이라는 다소 애매한 표현을 써왔지만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이후 2013년이라고 기간을 못 박으면서 미국의 초저금리 기조는 기정사실이 됐다. 당장 불똥은 스위스프랑으로 튀었다. 연준 결정 이전부터 강세를 보였던 스위스프랑은 10일(현지시간) 스위스프랑당 1.3746달러를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또다시 갈아치웠다. 이에 스위스중앙은행(SNB)이 이날 당좌대월 규모를 당초 예정된 800억 스위스프랑(약 120조원)에서 1200억 스위스프랑(180조원)으로 늘리고, 중장기 환리스크 헤징 수단인 통화스와프를 실시하겠다고 밝히자 11일에는 다소 진정세를 보였다. 하지만 유로존 국가의 재정 위기까지 겹친 상황에서 당국 개입의 ‘약발’이 얼마나 갈지는 미지수다. 일본의 경우도 일본중앙은행(BOJ)이 나섰지만 엔고 흐름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선진국들의 환율 전쟁이 가열되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 중국 등 신흥경제국들의 통화 가치도 한층 더 오르게 된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대부분이 수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통화가치가 오르면 수출에 나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 정부가 딱히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허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국제금융팀장은 “무역 흑자가 계속되는 상태에서 원화 강세는 피할 수 없다.”면서 “정부는 변동 폭을 줄여 급작스럽게 환율이 내려가는 것을 막아 기업 등이 예측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2008년과 다른 외국인

    2008년과 다른 외국인

    두 얼굴의 외국인이다.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 강등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아 국내 주식시장에서 대규모로 물량을 팔면서도 채권 시장에서는 우리 국채를 사 모으고 있다. 주식, 채권 할 것 없이 내다 팔기 바빴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180도 다른 행보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주말을 제외한 8거래일 동안 9575억원의 국고채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4조 2740억원어치를 팔아 치웠다. 한국 채권에 대한 외국인의 애정이 신기할 지경이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이들이 3년 만기 국고채와 1년짜리 통화안정증권을 주로 사들인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인을 등에 업은 국내 채권 시장은 7일째 강세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대표적인 국채인 3년 만기 국고채의 금리(수익률)는 10일(오전 11시 30분 기준) 3.53%를 나타냈다. 전날보다 0.03% 포인트, 지난 1일(3.90%)보다는 무려 0.37% 포인트 떨어졌다. 채권 금리는 곧 수익률을 의미한다. 사려는 사람이 많을수록 국채를 발행하는 한국 정부로선 수익률을 높게 줄 필요성을 못 느끼기 때문에 금리가 내려간다. 한국 채권 매수에 나선 외국인의 행보는 과거와 사뭇 다르다. 외국인은 미국의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월가의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화한 2008년 8월부터 5개월 동안 13조 6000억원어치의 채권을 처분하고 한국 시장을 떠났었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한국 경제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보기 때문에 채권을 사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정부와 금융당국이 자본 유출입을 철저하게 감시한 까닭에 대외 충격이 몰려오더라도 정부가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다는 믿음을 외국 투자자들이 갖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외국인이 한국 채권 시장에서 급격히 자금을 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지배적인 시각이다.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으로 마땅한 투자처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미국에 문제가 생기면 유럽으로 자금이 흘러갔지만 유럽도 재정위기에 시달리고 있어 대안이 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경제가 탄탄하고 외화유동성 관리가 잘되는 한국 채권 시장이 매력적인 투자처로 떠오른 것이다. 한편 안전자산인 금은 독보적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30분 현재(한국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금 선물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0.56% 오른 1752.70달러를 나타냈다. 그러나 석유 값은 한때 80달러선이 깨지는 등 약세를 보였다. 미국발 쇼크로 인한 선진국의 경기 둔화가 우려되면서 원유 수요가 줄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미국보다 유럽이 문제다

    10일 국내 증시가 7일 만에 반등에 성공하면서 미국발 신용등급 강등의 쇼크는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유럽이라는 더 큰 산이 버티고 있어 시장 변동성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은 어디까지나 단일 국가 내에서 벌어진 위기이고,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기축통화인 ‘달러’와 금에 버금가는 안전자산인 ‘미 국채’라는 무기를 쓸 수 있다. 유럽은 다르다. 27개 국가가 모여 유럽연합(EU)을 만들었고 이 중 17개국은 단일 통화인 유로를 쓰는 ‘유로존’이다. 경제 위기가 발생하면 회원국의 동의를 얻어야 하기 때문에 대처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초 그리스에서 시작된 재정위기는 유럽 전역으로 번져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잠재적 불안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재정위기에 대한 유럽의 해법이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두 나라는 ‘덩치 큰 문제아’다.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 등 PIG 국가는 경제 규모가 작고 재정위기가 전면에 드러났기 때문에 시장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지만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유로존에서 3, 4위의 경제국이어서 상황이 다르다. 이런 이유로 유럽중앙은행(ECB)은 7일(현지시간)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국채를 사주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지난달 21일 유로존 정상회의에서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한도를 늘려 회원국에 자금을 공급해 주기로 결정했지만, 여름휴가와 맞물리면서 각국 의회의 승인이 늦어지자 시장 안정을 위해 내린 특단의 조치였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국채만기가 9~10월에 몰려 있어 9월 위기설이 불거진 것도 원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유럽의 돈줄’인 독일의 반대가 문제다. 독일은 ECB의 역할은 물가 안정이지 회원국의 국채 매입이 아니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EFSF의 한도를 늘리는 데도 미온적이다. 김철중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독일 국민들은 회원국 자금을 지원하느라 자국 재정부채가 늘어나는 것에 대해 반감이 있다. 독일의 두드러진 경제성장으로 인해 위기 의식이 희박해 양보할 생각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득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전문위원은 “유럽 위기의 불씨를 끌 칼자루를 쥔 독일이 통 큰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면 시장 불안은 계속될 것”이라면서 “유럽 재정위기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유로존의 단일 채권인 유로본드를 발행함으로써 국채 금리가 높아 자본 조달 비용이 높았던 국가들의 비용 부담을 덜어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美쇼크 국내 파급 더 빨라졌다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으로 촉발된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혼란은 3년 전 리먼사태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우선 비슷한 점은 진앙지가 여전히 미국이고 피해도 신흥국, 그중에서도 자본시장이 발달돼 있는 우리나라가 가장 큰 피해를 봤다는 것이다. 국내에 미치는 영향은 3년전 보다 빨라졌다. 3년 사이에 국제화가 더욱 가속화된 탓이다. 그동안 정부는 외화의 빠른 유출·입을 막을 장치를 마련했다. 물론 ‘방패’가 있지만 파급의 전이 속도가 빨라졌다는 점에서 정부는 안심을 못하고 있다. 그래서 정부 대응도 보다 신속해졌다. 2008년 금융사 리먼 브러더스가 9월 15일 파산하고 보름 동안 코스피 지수는 1400을 넘나들었다. 헤지펀드가 투자금의 관리를 맡기는 리먼 브러더스 파산의 의미를 파악하기도 힘들었고, 뒤를 이은 세계적 금융사들의 도산 등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해 초부터 거론된 비우량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은 이미 구문에 불과했다. 사태의 심각성이 드러난 것은 10월 중순경. 이때부터 외국인 투자자들은 주식과 채권 모두를 대거 팔았다. 두달 동안 외국인이 주식시장에서 판 주식은 6조 9041억원에 달했고 시가총액 기준 외국인 보유 비중이 30%에서 20%대 후반로 주저앉았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열흘 동안 주식을 4조원 이상 팔았고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이후는 투매 수준이었다. 그래도 여전히 시가총액 기준 외국인의 보유 비중은 30%를 넘는다. 이 점에서 외국인이 주식을 더 팔 여지가 있는 셈이다. 특히 자금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미국과 영국이 상장 주식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 더욱 불안한 요인이다. 이 같은 맥락에서 공매도 금지 조치가 3년전 보다 빨리 나왔다는 지적이다. 반면 채권시장은 다른 모습이다. 3년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외국인들은 채권도 팔아버려 4달 동안 700억 달러가 빠져나갔다. 외화 자금 부족을 느낀 정부가 미국 정부와 통화스와프를 체결해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했을 정도다. 외국인들의 채권 매수는 두 가지 원인에서 비롯된다. 하나는 정부 조치로 외국인의 단기채권 투자 비중이 줄어들어 매수 여력이 있다는 점이고 우리나라의 기초체력(펀더멘털)에 대한 믿음 때문에 매수를 선호한다는 점이다. 해결책은 3년 전과 다르겠지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재정의 여유가 있었던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 등 선진국들도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했고 결과는 신속했다. 하지만 그 결과 지금은 사태를 해결할 돈이 없다. 정치권의 결단이나 시장이 스스로 일어서거나 둘 중 하나가 필요한 셈이다. 전경하·나길회기자 lark3@seoul.co.kr
  • 대책없는 日…“뛰는 엔 잡아라” 총력전

    도쿄 증시도 9일 글로벌 금융시장의 패닉(공황)에 휩쓸려 5개월 만의 최저치로 추락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와 금융 당국은 엔고를 잡느라 증시 폭락을 막기 위한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닛케이 평균주가지수는 전날 밤 미국 뉴욕 증시의 폭락 여파로 장중 한때 5% 가까운 440포인트나 폭락해 8700선을 밑돌다가 10일 새벽(한국시간)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까스로 반등세로 돌아섰다. 전날보다 153.08포인트(1.68%) 떨어진 8944.48포인트를 기록했다. 일본 경제 전문가들은 세계 금융시장을 이끄는 뉴욕 증시의 패닉 상황이 진정되지 않을 경우 일본 주가의 추가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은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세계 경제 쇼크 속에서 지난 4일 4조 5000억엔(약 60조원)을 풀어 ‘엔고 저지 총력전’을 벌이고 있는 상태다. 미국 경제와 유럽 금융 위기의 우려에 대한 반작용으로 나타나는 ‘엔고’ 현상을 잡아야 주식시장도 안정될 수 있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노다 요시히코 재무상은 참의원 재정금융위원회에 출석해 “산업공동화 등을 피하기 위해 시장 개입뿐만 아니라 확실한 엔고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안 된다.”고 밝혀 추가 경기부양책을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도 기자회견에서 “시장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실물경제를 확실하게 떠받치기 위한 대책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신용 평가사 무디스가 8일 “일본의 환율 개입이 효과가 없을뿐더러 신용등급에도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고 경고해 주목된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사설] 미국발 경제쇼크 전방위 대처 서둘러라

    미국발 경제쇼크로 국제금융시장이 연일 공포 분위기다. 하루가 멀다하고 지구촌의 주가는 폭락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어제 코스피는 한때 1700선마저 붕괴됐다 간신히 1800선을 유지했다. 미국 다우지수가 1만 1000선이 무너지는 등 미국·유럽도 폭락대열에서 비켜나지 못하고 있다. 사실 이번 위기는 미국의 ‘설마하는’ 방심에서 초래됐다.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에 물려 큰 손실을 입은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으로 촉발된 2008년 금융위기와 달리 이번 사태는 조지 부시 행정부 시절부터 10여년에 걸쳐 쌓인 만성적인 재정적자가 가장 큰 주범이다. 하루아침에 생긴 병이 아니라고 보고 행정부와 의회가 안이하게 대처한 것이다. 문제는 위기의 본질이 만성적인 데다 부채를 갚을 능력이 의심을 받으면서 시장의 불안감이 수그러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바마 미 대통령이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의 미 국가신용등급 하향 조정과 관련해 “미국은 가장 안전한 투자처 가운데 하나”라고 했지만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3차 양적완화 등 어떤 대책이 나와도 큰 효과가 없을 것이란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유럽 재정위기와 관련해 유럽중앙은행(ECB) 이사회 내의 이견 노출, 미국과 중국·유럽연합(EU) 등의 국제공조 실패 등도 시장을 실망시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의 경제 기초체력(펀더멘털)이 그나마 양호한 건 다행이다. 2008년 위기와 비교해 볼 때 국가채무를 제외한 외환보유액, 총외채, 단기외채, 경상수지 등은 비교적 탄탄하다. 다만 정부가 국민의 불안심리를 진정시키려고 상황 인식 자체를 낙관적으로 해서는 곤란하다. 미국의 방심을 교훈삼아 차분하되 신속하게 대처해야 한다. 우선 외국인의 달러 유출을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 부채를 갚을 달러가 부족하면 국가부도로 이어진다. 아울러 정부는 이번 사태가 정상화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릴 수도 있는 만큼 물가, 금리, 환율 등 거시정책 기조를 재점검하는 한편 금융시장의 혼란이 실물부문으로 전이되는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수출기업의 타격은 물론 개인들의 주식 등 자산가치 하락에 따른 소득감소-소비위축-생산감소 등의 파장을 예의주시해야 한다. 가계부채와 부동산시장의 후폭풍 등도 유념해야 한다.
  • 금과 채권의 역설

    금과 채권의 역설

    “금값이 오르면 뭐합니까. 거래가 없는데….” 9일 금 도매상가가 몰려 있는 서울 종로3가를 찾았다. 금값이 치솟는데도 손님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A 금은방 사장 최모(53)씨는 “몇 시간 단위로 금값이 바뀌어서 얼마에 금을 사야 하는지, 팔아야 하는지 가늠하기 어렵다.”면서 “금을 팔겠다는 사람들은 하루에 10여명 정도 전화로 문의하지만 실제 거래는 없다. 앞으로 금값이 더 오를 거라고 보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한국귀금속판매업중앙회 관계자는 “하루에 한번 국제 금값을 반영해 도·소매 금값을 정했는데 이달 들어서는 하루에도 2~3차례 금값을 바꾸고 있어 상인들이 혼란스러워한다.”며 현재 분위기를 설명했다. 그는 “금값이 올라도 상인들은 달갑지 않다. 금반지 등을 비싸게 매입한 뒤 이를 녹여서 골드바로 만들어도 살 엄두를 내는 소비자가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금의 몸값이 그야말로 ‘금값’이다. 미국발 쇼크로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서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의 가치가 오르고 있는 것이다. 국제 및 국내 금값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거래는 실종된 상태다. 또 다른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도 가격이 오르고 있다. 미국의 신용등급이 70년 만에 강등되는 수모를 겪었는데도 국채의 인기는 오히려 올라가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금지금업체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국내 금 소매가는 3.75g(1돈)당 24만 3200원(부가가치세 10% 제외)으로 하루 만에 1만 1200원이 올랐다. 이 업체는 오전 금값을 전날보다 8900원 오른 24만 900원으로 정했다가 국제 시세가 계속 오르자 오후에 2300원을 더 올렸다. 국내 금값은 지난 7일 22만 5500원이었는데 이틀 만에 1만 7700원이나 오른 것이다. 국제 금값도 상승세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물 금 선물가격은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후 1시 30분 1769.40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미 국채는 안전 자산으로서의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오후 2시 50분 기준으로 뉴욕시장에서 미국 국채 10년 만기물의 금리는 지난 주말보다 0.21% 포인트 하락한 2.35%를 기록했다. 채권 금리는 사려는 사람이 많을수록 내려가는데 금리 하락은 곧 국채 가격의 상승을 의미한다. 시장에서는 금을 제외하고 미 국채를 대체할 안전 자산을 찾기 어렵기 때문에 국채의 인기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본과 유럽, 중동 등 미 국채를 다량 보유한 나라들도 변함 없는 신뢰를 보여주고 있다. 국내 채권 금리도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6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 갔다. 이날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3.57%로 전날보다 0.03%포인트 하락했다. 외국인 매도세로 연일 폭락 중인 주식시장과 대비되는 모양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블랙먼데이] MB “글로벌 서바이벌 게임 시작됐다… 국제협력 중요”

    [블랙먼데이] MB “글로벌 서바이벌 게임 시작됐다… 국제협력 중요”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등 관련 기관의 협력과 모니터링 강화, 그리고 국제 공조 강화.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으로 코스피 지수가 폭락하던 8일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다. 정책이나 행동이라기보다는 말의 성찬이다. 정부로서는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어 극도로 신중한 반응이다. 금융시장은 지금의 대책이 아니라 그동안 정부가 마련해 놓은 외화유동성 관리 방안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보고 있다. 이날 오전 이명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긴급 소집한 경제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하락과 관련, “현재 진행되고 있는 상황은 어느 나라도 독자적으로 할 수 없는 세계 모든 나라의 서바이벌 게임”이라면서 “국제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재정부, 금융위, 한국은행 등 관계 기관들이 수시로 모여 동향을 살펴보고 필요한 대책을 적기에 추진해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게 하라.”면서 “당분간 상황 전개를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 금융시장뿐 아니라 세계 실물경제 동향도 같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세계 금융시장 흐름으로 볼 때 중동으로 돈이 모인다. 우리나라 금융기관 차입이 유럽과 미국에 많이 의존하고 있는데 앞으로 중동과의 협력도 높이는 안을 점검해 보라.”고 지시했다. 회의에는 박재완 재정부 장관, 김석동 금융위원장, 권혁세 금융감독원장, 김중수 한은 총재, 현오석 한국개발연구원장, 김태준 금융연구원장, 이성한 국제금융센터 소장, 권구훈 골드만삭스 전무와 청와대에서 임태희 대통령실장, 백용호 정책실장, 김대기 경제수석, 이종화 국제경제보좌관 등이 참석했다. 금융의 주요 인물들이 모두 모여서 회의를 한다는 소식도 코스피의 폭락을 막지는 못했다. 재정부는 앞으로의 상황에 따라 주요 20개국(G20) 회원국과 구체적 행동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재정부는 채권시장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시중은행과 해외 은행의 국내 지점을 중심으로 외화 유동성에 대한 점검을 강화할 방침이다. 지식경제부는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 실물경제나 무역 투자에 미치는 영향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무역·투자동향 점검반’을 가동해 해외 바이어 동향, 외국인 투자 동향, 원자재 가격 동향을 매일 점검할 계획이다. 정부가 우려하는 것은 외화 유동성 부족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채권에 투자한 규모는 7월 말 현재 84조원으로 사상 최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외국인 자금의 급격한 유출로 신용 경색을 경험한 정부는 지난해 은행의 선물환 매입 규모를 제한하는 선물환 포지션 한도 규제와 외국인 국채 투자에 대한 과세를 도입했고, 지난 1일부터는 이른바 ‘은행세’로 불리는 ‘외화건전성부담금’도 시행하고 있다. 일단 채권시장은 그동안의 정책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그동안 정부의 여러 정책으로 채권시장에서 헤지펀드 성격의 자금도 많이 줄었기 때문에 당분간 채권시장은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정부에 따르면 외국인이 만기까지 남은 기간이 1년 이내인 국고채 보유비중은 2008년 36.5%에서 지난 7월 24.7%로 줄어들었고 8월 매수세를 유지하고 있다. 김성수·전경하·김승훈기자 sskim@seoul.co.kr
  • [블랙먼데이] 외국인 팔았다가 저점에서 되사들여 증권가 “셀 코리아는 아닌 듯”

    미국의 신용 강등 쇼크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8일 한때 코스피를 1800선 붕괴 직전까지 몰아갔다. 주식시장에 본격적인 공포가 불어닥친 지난주 2조원 가까이 순매도하며 주가 하락을 이끌었던 외국인 투자자들은 되레 우리 증시가 패닉 상태에 빠져들자 진정세를 보이며 매수로 돌아서 그나마 낙폭을 줄이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증권업계는 향후 세계 경제의 불안정성 때문에 외국인의 매도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고 우려하고 있다. 외국인은 장 개장과 동시에 매도를 시작해 정오 2193억원을 순매도하며, 6거래일째 매도 우위를 보였다. 지난 2일부터 외국인의 누적 순매도 규모는 2조 2000억원을 넘어섰다. 외국인의 매도 공세 속에 개인 투자자들이 공포에 빠졌다. 하지만 외국인은 코스피가 저점을 찍은 직후부터 점차 매수를 시작했고, 최종적으로 804억원을 순매도하며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 매도세는 화학과 운송장비 등 수출 업종에 집중됐다. 외국인 매도는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식 시장의 악재로 전망되고 있다. 이날은 낙폭이 과도했다고 판단해 매도를 잠시 멈췄지만 국제 경제 상황이 외국인이 투자할 여건이 안 된다는 관측이 많다. 오재열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은 미국 신용등급 조정에 대비해야 하고 전 세계적인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당분간 국내로 돌아올 여건이 안 된다.”며 “외국인이 이날 장 후반에 매수로 돌아오는 성향을 보였지만 지수가 어느 정도 올라가면 다시 팔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승우 대우증권 투자전략팀 연구위원은 “외국인이 주가 1800은 과매도라고 생각해 매수를 재개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외국인이 본격적인 매수로 돌아섰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셀 코리아’(Sell Korea) 기조로 돌아서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사설] 미국발 경제쇼크 총체적 대비책 서두르자

    미국정부와 의회가 국가부도를 벗어나는 조건으로 향후 10년간 2조 4000억 달러 규모의 재정 지출을 줄이기로 함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을 치고 있다. 재정 긴축으로 더블 딥(이중 경기침체)에 버금가는 경기후퇴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그리스에 이어 이탈리아·스페인 등 유럽의 재정위기와 일본의 외환시장 개입, 중국의 긴축기조 전환 등 미국발(發) 충격을 완화해줄 방파제가 사라진 것도 불안심리를 자극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 때문에 글로벌 증시가 폭락하는 가운데 우리 증시는 최근 나흘 만에 220포인트 이상 수직 추락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금융시장의 ‘백기 투항’이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물론 이번 위기상황도 우리와는 무관하다. 우리 경제는 핵심 성장동력인 수출과 제조업 가동률, 고용 등 모든 경제지표에서 탄탄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소규모 개방경제인 탓에 대외변수에는 극히 취약하다. 아무리 기초체력이 튼튼해도 해일이 닥치면 휩쓸릴 수밖에 없다. 더구나 이번에도 진앙지가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이다. 주요 20개국(G20)과 국제적인 공조를 취하기도 어렵다. 글로벌 경제 주도국들은 양적 완화정책의 후유증을 제대로 추스르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은 각국이 자신의 여건에 맞춰 독자생존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도 경험했지만 위기를 타개하려면 집안살림이 넉넉해야 한다. 재정이 건전해야만 외우내환을 극복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는 내년도 경제운용계획을 다시 점검해볼 것을 권고한다. 글로벌 경제환경 악화 가능성 등에 대비해 성장률을 다소 낮추고 물가상승률을 높이기는 했으나 지금과 같은 미국발 쇼크는 감안하지 않았다. 정부는 내년 예산편성에서 총선과 대선의 수요를 배제한다고 공언하지만 정치권의 요구가 곳곳에 스며들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 경제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예고되는 만큼 원점에서 재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정치권도 표 욕심에 앞서 발 밑을 파고드는 위기의 파도를 직시하기 바란다.
  • “中도 손 쓸 수 없는 상황… 새로운 소비영역 창출해야 산다”

    “中도 손 쓸 수 없는 상황… 새로운 소비영역 창출해야 산다”

    전 세계 증시가 미국과 유럽발 ‘더블 악재’로 폭락했다. 2008년 9월 미국발 금융위기가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번 위기는 파생상품으로 촉발된 단순한 금융위기가 아니라 경제 펀더멘털의 위기로 더욱 심각하며 세계 각국 정부가 동원할 수 있는 대응책이 제한돼 있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 중국, 일본 경제전문가들과 연쇄 인터뷰를 통해 위기 원인과 전망, 대응방안 등을 긴급 진단했다. ■손성원 美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 “그리스 등 유럽 재정위기 국가 부도 인정하고 대책 수립해야” →세계 증시 폭락 원인은. -크게 봐서 미국과 유럽 문제 때문이다. 미국 정치권의 재정적자 감축 협상을 지켜보면서 투자자들이 미래에 대해 비관적인 생각을 갖게 됐다. 정치가 경기 회복에 기여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올해 말 2단계 재정적자 감축 협상에서도 미 정치권이 경제에 좋은 방안을 내놓을 리 없다는 불신이 확산됐다. 더 큰 걱정은 유럽이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계속 지연되고 있다. 그리스의 경우 차라리 부도를 인정하고 빨리 대책을 세우는 게 나은데 1990년대 일본 경제가 그랬던 것처럼 썩은 생선을 계속 방치하는 식이니 냄새가 진동하는 것이다. 유럽의 재정위기는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유럽은 중국의 가장 큰 시장인데, 유럽이 망가지면 세계 경제의 기관차로 불리는 중국도 잘될 수 없다. 이런 총체적 비관론이 모여 증시가 폭락한 것 같다. →더블딥이 오는 것인가. -더블딥 확률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3개월 전 더블딥 확률이 20~25% 정도였다면 지금은 30~35% 정도로 높아졌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더블딥이 생길 것 같지는 않다. 왜냐하면 경기가 이미 바닥까지 내려올 만큼 내려왔기 때문에 더 이상 내려가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경기는 언제쯤 회복될까. -하반기에는 지금보다 좀 나아질 것 같지만 바닥을 기다 조금 올라가는 정도일 것이다. 완연하게 회복될 가능성은 없다. 과거 바닥에서 반등했던 경기 순환 역사로 볼 때 정상적이라면 미국의 잠재 성장률이 5~6%는 돼야 한다. 그런데 하반기 잠재 성장률은 거의 0%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이런 우울한 지표 때문에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것으로 투자자들이 비관하고 있는 것이다. 차라리 현금을 갖고 있는 게 낫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때와 비교하면 지금 상황은 어떤가. -그때보다 더 나쁘다고 할 수 있다. 그때는 유럽 경제가 튼튼했었다. 유럽이 미국에 경제운용 좀 똑바로 하라고 비판하고 유럽을 배우라고 손가락질했었다. 중국도 그때는 부동산 거품이 없었는데 지금은 확실히 부동산 거품이 가시화되고 있다. →2008년 위기 때는 중국 등 아시아 경제가 견인차 역할을 했는데. -분명한 것은 미국과 유럽이 안 좋으면 중국도 잘될 수 없다는 것이다. 아시아 국가의 수출구조를 보면 아시아 국가끼리의 수출이 40%, 아시아 밖으로의 수출이 60%다. 그나마 아시아 국가끼리의 수출 40%도 동남아가 중국에 원자재를 수출하는 형태 등이 대부분이다. 결국 미국·유럽 등 수출 시장이 안 좋아지면 중국이 원자재를 수입할 이유가 없어 총체적으로 아시아 수출 환경이 나빠지는 것이다. →한국도 세계적인 경기 불황의 영향을 받을까. -당연하다. 한국 경제가 상대적으로 튼튼하다고는 해도 수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큰 타격을 받게 된다. 수출이 안 되면 내수로라도 버텨야 하는데 가계부채가 많아 내수로 수출 부진을 상쇄하기가 어렵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손성원(66) 미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 ▲하버드대·피츠버그대 경제학 석·박사 ▲백악관 수석경제관, 미 웰스파고은행 수석부행장 ■궈톈 융 中중앙재경대 교수 “기업 경영환경 개선해 이노베이션 추진해야” →현 경제위기를 어떻게 보나. -미국, 유럽, 중국 등 주요 경제체가 모두 좋지 않다. 미국 경제를 돌아보면 두 차례 양적완화 조치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치유가 되지 않고 있는 것이 문제다. 성장은 여전히 더디고, 높은 실업률 등 펀더멘털이 좋지 않다. 유럽도 마찬가지다. 유럽의 위기는 근본적인 해결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유럽 각국의 채무위기는 앞으로 신뢰 문제로 이어질 것이다. 그런 점에서 올해 전 세계 경제는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 역시 높은 통화팽창 상황에 직면해 있다. 정부가 통화 억제 정책을 길게 끌고간다면 중국 경제 역시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주요 경제체가 이런 상황 속에서 공황 정서가 확산돼 전 세계 주식시장의 폭락으로 이어졌다고 본다. →2008년 금융위기와 현 위기의 차이점. -2008년에는 금융 부문에서 드러난 버블 과다가 금융위기를 불렀고, 세계 각국은 앞다퉈 경기부양에 나섰다. 그때는 금융영역의 거품을 없애고, 각국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실시하는 것이 효과를 거뒀지만 지금은 아니라는 데 문제가 있다. 이번 위기는 펀더멘털의 위기이기 때문에 미국과 같은 주요 경제체에 진짜 위기가 몰아친다면 정부가 적극 경기부양에 나선다 해도 효과를 거두기 힘들다. 사실상 그럴 만한 힘도 없고, 방법도 부족하다. →2008년 위기극복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이 컸다. 이번에도 기대할 수 있나. -2008년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중국은 정부가 주도하는 경제성장의 한계를 절감했다. 지금 중국은 경제성장 방식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보다는 기업의 혁신과 국내 소비 확대를 통한 경제성장이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중국이 세계경제를 부양시킬 저력이 줄어들었다고도 볼 수 있다. 중국 정부가 경제성장 방식의 전환을 꾀하는 상황에서 (세계 경기회복을 주도하길) 기대하기는 어렵다. →중국의 경우, 통화팽창과 자산버블이 우려되는데. -정부 주도에서 기업 주도, 수출 주도에서 내수 강화 등을 내용으로 하는 경제성장 방식의 전환이 실효를 거두게 된다면 통화팽창, 부동산 거품 등의 난제를 해결하고, 진정한 경제성장의 길에 접어들 수 있을 것이다. →미국, 유럽의 채무위기 해결 방안은. -지금 세계는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의존해서는 위기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걱정에 휩싸여 있다. 경제에서 심리적 요인이 중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기업 경영환경을 개선해 이노베이션을 적극 추진하면서 새로운 소비영역을 창조하는 것만이 경제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 →중국 경제의 강점과 약점은. -중국은 여전히 10% 안팎의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정부가 투자를 주도하면서 이런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는 통화팽창과 자산거품이라는 불청객을 불러 왔다. 중국은 이제 이런 경제성장 방식을 바꾸려 한다. 불합리를 고치겠다는 것이다. ‘적절한 시점의 적절한 선택’ 이것이 중국 경제의 강점이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궈톈융(郭田勇·45) 중앙재경대학 금융학원 교수 ▲산둥대 졸업 ▲중국인민대 재정금융학원 석사 ▲중국인민은행 연구생부 박사 ■ 무사 료지 日무사리서치 대표 “양적인 금융 완화정책 절실 고용 늘려 민간수요 높여야” →경제위기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번 위기의 원인은 무엇인가.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쇼크 이후 후유증이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 미국이 부채한도 합의로 채무 불이행(디폴트) 위기를 겨우 막았지만 경기침체를 회복할 가능성이 적은 게 가장 큰 이유다. 그리스를 비롯해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 등의 채무 위기 후유증이 세계 금융시장을 패닉으로 몰고 갔다. →이번 위기가 2008년 금융위기와 닮은 점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닮은 점은 기업들의 수익이 향상되고 저축이 증가했는 데도 불구하고 수요가 없어지고 고용도 없어졌다는 점이다. 리먼 쇼크를 계기로 단기적으로 만들어진 수요가 없어지며 위기를 맞은 것이다. 공적 수요를 만들거나 단기적인 경제안정을 취한 것 처럼 보였으나 수요가 없는 게 문제다. →향후 전망은 어떻게 보나. -생산성 혁명에 따라 글로벌 수익이 많아졌지만 싼 노동력으로 흘러갔고, 인터넷 혁명으로 인해 생산성이 향상되는 등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지만 수요가 줄어든 게 가장 큰 문제다. 세계시장 측면에서 보면 기업들이 수익을 증가시켜도 수요가 늘어나야 생산성 혁명이 지속되고 중국과 인도, 아프리카 등의 신흥국 등이 힘을 받는다. 해결책으로는 적극적인 금융정책을 통해 민간 수요를 늘려야 한다. 양적인 금융완화정책을 취해야 한다. 역사적으로 보면 경제 공황 때 전쟁 등 나쁜 쪽으로 갔다는 것을 유의해야 한다. →이번 경제는 얼마나 장기화될 것으로 보는가. 또 어떻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하는가. -금융 및 재정정책을 재구축해야만 정상화될 것으로 본다. 닛케이주가는 내년 혹은 내후년에는 크게 올라갈 것이다. 현재 9000엔대의 주가는 굉장히 싼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중국과 아시아 경제가 구원투수 역할을 할 것으로 보나. -중국 경제는 2008년에는 세계 경제가 회복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인플레이션과 버블 문제 때문에 중국 경제 자체도 주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 경제는 당분간 성장은 계속할 것으로 보이지만 세계 경제의 위기를 구할 정도의 영향력은 아직 갖추질 못했다. →일본 정부 당국은 이번 위기를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으로 보는가. 일본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정책수단은 어떤 것이 있나. -일본 경제는 수요를 늘리기 위해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야 하는데 정책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규제가 많아서 새로운 기업들이 성장을 못하고 있다. 일본은행의 역할이 문제가 되고 있다. 경제가 성장하고 고용이 늘어나는 정책을 써야 한다. →일본 정부가 지난 4일 외환시장에 개입했는데 앞으로 엔화는 어떻게 될 것으로 보나. -미국 경제가 불안정하기 때문에 기업은 벌고 있는데 주식은 내려가고 있다. 금융 및 재정정책이 재구축되면 시장이 정상화될 것이다. 구매력으로 볼 때 1달러당 90~110엔대가 적절하다고 본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무사 료지(62) 무사 리서치 대표 ▲요코하마 국립대 졸업 ▲도이치증권 부회장겸 선임투자고문 ▲사이타마대 대학원 객원교수
  • 서강대 김경환 교수 전·월세 상한제 도입 반박

    정치권을 중심으로 거론되고 있는 전·월세 상한선 도입에 대한 정식 반박이 나왔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일 계간지인 ‘부동산시장 동향 분석 보고서’에 김경환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의 전·월세 상한제 도입에 대한 정책 제언을 실었다. 김 교수는 “임대료 규제는 의도한 대로 세입자를 보호하지 못한다.”며 “저소득층의 주거 안정을 위해서는 전·월세 상한제 대신 서울시에서 도입한 주택바우처제도의 시행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주택임대료 규제는 임대 주택의 수는 물론 품질의 저하도 가져온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임대료 규제를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눴다. 1세대 규제는 실질 임대료를 시장 균형보다 낮은 수준에서 동결하는 가장 단순한 형태로 유럽 각국이 1차 세계 대전 이후, 미국이 2차 세계 대전 중인 1942년부터 1950년대 초까지 유지했다. 2세대 규제는 일정 범위 내에서 임대료의 조정을 허용하는 규제로 1973년 오일쇼크를 계기로 물가 관리 차원에서 미국 주요 도시에 도입됐다. 3세대 규제는 기존 임차인에게는 임대료를 올리지 못하도록 규제하지만 새로운 임대는 규제하지 않는 것으로 현재 일본, 미국, 스위스, 스페인 등에서 시행하고 있다. 김 교수는 미국의 1세대 임대료 규제에 대한 연구 결과 주택 유지 비용이 오르는 상황에서 임대료 규제를 적용받는 임대인들이 주택 서비스 공급량을 줄였다고 지적했다. 뉴욕주 5개 카운티의 1942~1949년 상황을 보면 주택 수선 유지 비용이 70% 올랐고 이로 인해 주택 서비스 공급량은 27%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임대료 규제의 폐지나 완화는 민간 임대시장의 활성화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영국은 1910년부터 1964년까지 1세대 임대료 규제를, 1965년부터 1988년까지 임대료 안정화 규제를 시행했다. 이 기간 동안 전체 가구 중 민간임대주택에 거주하는 가구 비중은 1910년 90%에서 1980년대 말 10%까지 떨어졌다. 1988년 신규 임대에 대해 임대료 규제 적용이 배제되면서 이 비중은 75%까지 올랐다. 김 교수는 “대부분의 나라에서 임차인이 상대적 약자, 임대인이 강자로 인식되기 때문에 임대료 규제는 정치적으로 인기가 높은 정책”이라며 “같은 이유로 일단 임대료 규제가 도입되면 철폐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과천청사 활용 어떻게] 과천 집값에 어떤 영향

    과천 주택시장이 정부청사 부처들의 세종시 이전에 따른 대체 기관 입주 발표에도 꿈쩍하지 않고 있다. 이미 보금자리주택 ‘쇼크’에 빠진 가운데 당분간 침체를 면치 못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26일 과천 시내 공인중개업소들은 여전히 한산한 모습이었다. 재건축을 추진하는 아파트 단지 주민들과 그동안 개발제한에 묶인 토지 소유주들이 보금자리지구 개발을 놓고 찬반으로 나뉘어 대립하면서 주택 거래는 더욱 위축되고 있다. 과천시 G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보금자리주택이 들어서면 인근에서 진행 중인 재건축 사업의 일반분양률이 떨어질 것”이라며 “일반분양이 잘 안 되면 사업성이 하락해 재건축 사업 추진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과천의 재건축 대상 아파트는 주공아파트만 1만 2000여 가구로 정부가 갈현동과 문원동 일대에 짓겠다고 발표한 보금자리주택 6430가구보다 두 배가량 많다. 주민들은 보금자리주택이 주변 아파트 시세의 80~85% 선에서 공급되기 때문에 (일반분양) 아파트값 하락을 부추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주민들은 “경주 방사성폐기물처리장의 경우 정부가 4000억원의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는데 정부정책에 협조한 과천시에는 4억원이라도 줬느냐. 정부는 시민들의 바람을 외면한 채 과천지식정보타운 조성 지역에 대규모 보금자리 폭탄까지 안겼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김병철·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금빛 궁합’ 과시 볼 코치는…

    ‘금빛 궁합’ 과시 볼 코치는…

    “수영할 때 즐거운 마음이 50%, 의무감이 50%다.”고 고개 숙였던 ‘마린보이’ 박태환을 일으켜 세운 건 금발의 마이클 볼(49·호주) 코치였다. ‘로마 쇼크’로 실의에 빠졌던 박태환은 “볼 코치를 만나 수영하는 즐거움을 되찾았다. 아버지 같다.”고 애정을 숨기지 않았고 2011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또 한번 ‘금빛 궁합’을 과시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자유형 400m 금메달, 200m 은메달을 따며 특급스타로 떠오른 박태환은 이듬해 로마세계선수권대회에서 출전한 세 종목 모두 결승행에 실패하며 충격을 안겼다. 올림픽 후 이원화된 지도방식이 문제였다. 박태환은 미국 전지훈련 때는 데이브 살로(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감독에게, 한국에서는 노민상 전 경영대표팀 총감독의 지휘 아래 훈련했다. 원활한 공조가 되지 못했고 엇박자는 고스란히 ‘로마 참패’로 이어졌다. 대한수영연맹과 SK텔레콤스포츠단은 ‘박태환 특별강화위원회’를 구성하고 2010년 1월 볼 코치를 낙점했다. 볼 코치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3관왕(여자 개인혼영 200m·400m·계영 800m) 스테파니 라이스를 지도하는 등 호주 올림픽대표팀을 두 번이나 맡았던 세계적인 명장. 1987년부터 지도자의 길을 걸었고 최고 지도자 자격증인 ‘플래티넘 라이선스’를 갖고 있다.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친 덕분에 스페인, 중국 등에서 러브콜이 있었지만 볼 코치는 박태환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대한수영연맹 차원에서 영입한 만큼 보수도 적은 편이지만 선뜻 코치직을 받아들였다.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박태환이 강박을 벗고 ‘신바람 수영’을 할 수 있도록 자신감을 북돋았다. 지난해 호주 전지훈련에서 볼 코치와 구슬땀을 흘린 박태환은 광저우아시안게임 3관왕(자유형 100m·200m·400m) 등 7개 출전종목에서 모두 메달을 따내며 완벽하게 부활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새달 우유發 물가폭탄

    새달 우유發 물가폭탄

    우유의 원료인 원유(原乳) 가격이 이르면 다음 달 인상된다. 원유 가격은 적어도 10% 이상 오를 것으로 예상되며 10%만 올라도 시중 우유 가격은 ℓ당 84원이 상승한다. 이후 빵·과자·음료 가격도 줄줄이 오르는 ‘2차 쇼크’도 우려된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19일 “우유값 결정 주체인 낙농진흥회가 지난달 21일부터 우유 가격 인상폭 논의를 진행 중”이라면서 “본래 이달 말까지 인상폭을 결정하기로 했으나 축산 농가와 우유 업체의 시각 차이가 커 다음 달 중순까지 실태 조사를 한 뒤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유 가격은 2008년 7월 ℓ당 840원으로 20.5% 인상된 뒤 3년째 동결 상태에 있다. 축산 농가는 사료 등 물가 상승으로 25%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우유 업체는 6% 인상을 고수하고 있다. 통계청은 가격 인상 요인이 9.6% 있다고 분석한다. 농식품부가 소비자의 34개 주요 식재료 구입 현황을 조사한 결과 우유는 가정에서 가장 많이 구입한 품목이었다. 지난해 우유를 구입한 가구 비율은 99.5%였고, 연간 1ℓ 우유를 113.4회(24만 1900원어치) 구입했다. 식품업체들이 구입한 주요 식재료 가운데 우유 구입 비용이 연간 1조 3215억 23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2위인 밀의 구입액(1조 2085억 8500만원)보다 1129억여원이 많았다. 정부 관계자는 “업체들이 원유 쟁탈전에 나서면서 해당 업체에 우유 공급을 줄이라는 내용의 공문을 지난달 원유 공급량의 26%를 차지하는 낙농진흥회에 보냈다.”면서 “쟁탈전이 더 심해지면 축산 농가가 원유 공급 회사를 옮기는 것도 금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의 이 같은 인상 억제책이 어느 정도 먹힐지는 미지수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국민 건강 위해 공공기관 ‘8 to 5 출퇴근’ 꼭 도입해야”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국민 건강 위해 공공기관 ‘8 to 5 출퇴근’ 꼭 도입해야”

    “국민건강을 위해 저녁 7시 이전에 저녁 식사를 마치도록 오후 5시 퇴근제를 도입해야 합니다.” 서울신문 창간 107주년을 맞아 지난 15일 과천 청사 집무실에서 이뤄진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과의 특별인터뷰에서 그는 오후 5시 퇴근제 도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지난달 민생 점검 장·차관 국정토론회에서 그가 제안한 ‘공공기관 오전 8시 출근·오후 5시 퇴근제’(현재 오전 9시 출근·오후 6시 퇴근)를 꼭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녁 7시 이전에 저녁을 마치는 습관이 뇌졸중 예방 등 국민 건강을 위해 중요하다는 것이다. 육아 때문에 오전 8시 출근이 힘든 여성 등은 오전 9시 출근·오후 5시 퇴근을 하면 된다고 했다. 임기가 끝나는 공공기관장 및 감사의 인사에 대해서는 민간 전문가의 비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유사들의 ‘100원 할인’이 끝난 뒤 치솟는 휘발유 가격에 대해서 유류세 인하는 검토하고 있지 않으며 관세 인하는 검토 중이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완화해 달라는 건설업계 건의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육아부담 여성은 ‘9 to 5’로 가능 →현재 공공기관의 오전 9시 출근·오후 6시 퇴근제를 오전 8시 출근·오후 5시 퇴근제로 바꾸어야 한다는 정책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고있다. -지난달 1박 2일로 진행된 장·차관 국정토론회에서 직접 제안했다. 요점은 저녁 6시가 아니라 오후 5시에 퇴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국민건강과 가족 생활에 좋다. 뇌졸중 등을 예방하고 국민 건강을 높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저녁 7시 이전에 저녁 숟가락을 놓도록 하는 것이다. 지금은 아침과 점심식사의 시간 간격은 너무 짧고 점심과 저녁 식사의 시간 간격은 너무 길다. 7시 저녁 약속을 6시로 만들어야 한다. 이는 직장인이 가족과 보내는 시간을 길게 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 →육아부담이 있는 여성 등은 오전 8시 출근이 힘들다. 재정부와 같은 중앙부처 공무원은 일이 몰리면 밤 12시 퇴근도 종종 있는데 잘 되겠나. -육아부담이 있는 이들은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5시에 퇴근하면 된다. 또 중앙부처 공무원도 매일 자정까지 일하는 것은 아닐 뿐더러 현재 오후 6시 퇴근제를 지키는 공공기관 직원이 대다수다. 예전에 삼성이 오전 7시 출근 ·오후 4시 퇴근제를 하다가 실패한 것은 홀로 시행했기 때문이다. 다른 이들은 저녁 7시에나 저녁 식사 약속을 할 수 있으니 어차피 삼성 직원들은 퇴근 후 이들을 기다려야 했다. 결국 오후 5시 퇴근제는 대다수의 기관이 동시에 실시해야 가능한 일이다. 정부가 민간 기업을 제어할 수는 없으니 공무원, 공기업 직원, 학교 직원 등이라도 동시에 해보자는 것이다. ●삼성 ‘7 to 4’ 중단은 홀로 시행한 탓 →하반기에 임기가 끝나는 공공기관 기관장이나 감사들이 많은데 인선을 지금보다 공정하게 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위원장으로서 대안이 있는가. -우선 정부와 청와대도 고심을 많이 해서 인사를 한다고 말하고 싶다. 그저 낙점하는 것이 아니라 공모 절차와 검증 과정을 거치면서 여러 관점에서 검토를 한다. 지난 정부와 비교할 때 민간 전문가들을 많이 영입했다. 소위 낙하산에는 정치권 인사와 공무원 출신 두 종류가 있는데 그 비중이 지난 정부보다 많이 줄어든 것은 확실하다. →그렇다면 향후 공공기관에 민간 전문가가 더 늘어난다고 보면 되나.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에 금융계 출신인 최종석씨가 임명된 사례를 봐도 그렇고, 그 방향으로 노력하고 있다.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에 대해 증여세 과세 방안은? -기업집단 소속 계열사끼리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수혜를 얻는 기업의 가치가 단기간에 급등하고 일부 주주들에게 세금 없이 부(富)가 대물림된다는 의혹에 따라 정부는 증여세 과세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8월에 과세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지만 고민할 부분이 많아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 사실 과세는 국민의 재산권을 제한하는 행위여서 상당히 엄격한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어떤 상황을 일감 몰아주기로 정의할 것인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 때 과세할 것인가, 또 어떤 편법이 나타날 것인가 등을 종합적으로 고민하고 있다. 다른 방식의 증여와 세율의 균형도 맞추어야 한다. →다주택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 완화를 언급한 바 있는데 1가구 다주택 양도소득세 중과제 폐지도 포함되는지. 또 일각에서 주장하는 종부세 폐지도 추진하나. -우선 종부세 폐지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 현재 가장 큰 고민은 전·월세난이 향후 상당기간 계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자기 집을 보유하려는 유인은 낮아지고 1인·2인 가구와 만혼·미혼 가구도 증가하면서 소형주택의 전·월세 임차수요가 늘고 있다. 또 임대주택 공급도 줄어든 상황이다. 원인이야 여러 가지일 것이다. 우선 집값이 안 오를 것이라는 예상에 집에 투자할 필요 없다는 실망감이 작용했을 것이다. 또 다주택을 보유할 때 징벌적 과세가 제한 요소로 작용하면서 전·월세 공급이 줄었다는 점이 있다. 결국 소형주택의 임대 공급 물량을 늘려야 하는데,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임대주택을 늘리겠지만 민간부문에서도 부동산 임대 전문회사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또 개인 중에서 자산 여력 있는 이들이 나서서 소형 주택을 임대하도록 해야 되는데 이 경우 징벌적 중과제가 제약이 된다. →양도세만 징벌적 중과세는 아닐 텐데. -아직 상세히 말할 시점은 안 되지만 양도세 중과제를 포함해서 제재조치에 상응하는 것들을 검토하는 단계다. 또 양도세 중과제를 완화하는 것이지 과세를 폐지하는 것이 아니다. →내년부터 100억원 이상 300억원 미만의 중소형 공공공사에도 최저가 낙찰제가 확대되는 것에 대해 보완책을 내놓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DTI 규제 완화 건설업계 요청은 안 돼 -사실 최저가 낙찰제에 대한 보완책 언급은 안 했다. 건설업계의 많은 건의사항을 듣고 가부를 명확히 했다. 원도급 업체들의 건의사항으로 하도급 업자들이 임금·자재 장비 등을 제대로 2,3차 하도급 업체에 지급하는지 확인할 장치를 만들어 달라는 것은 ‘하겠다’고 했다. 하도급 업체가 부도 나면 원도급 업체가 책임져야 하니 가을에 개선 방안이 나오도록 하겠다. 하지만 DTI 규제를 완화해 달라는 요청은 안 된다고 했다. 양도세 중과제 문제점도 지적됐는데 앞에서도 말했지만 공감하며 소형 임대주택을 늘리는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했다. 양도세 중과제는 재산을 많이 가진 사람들을 위한 거라고 생각해서 제도가 유지되는 건데 소형주택이 늘어나면 전·월세입자들이 이익을 본다는 점도 봐야 한다. 공인중개사들도 전·월세 물량이 없어 계속 가격이 오른다고 하더라. 임차인이 아닌 임대인의 마켓이 된 셈이다. →ℓ당 2000원 넘을 이유 없다고 발언했던 기름값이 시끄럽다. 유류세, 관세 인하는 고려중인가. -유류세는 ℓ당 130달러 초과할 때만 검토한다는 원칙에 변함 없다. 관세는 계속 검토중이다. 관세도 가격이 급하게 오를 때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도입하는 것이어서 국제 유가가 기준이다. 또 국제 유가가 올라도 환율로 인해 국내 유가는 안 오를 수도 있다. 정유사들이 100원 할인 행사를 시작할 때와 끝날 때를 비교하면 원·달러 환율이 꽤 내렸고, 유가도 아직은 불안하지만 당시보다 내렸다. 주된 요소만 가늠해도 정유사가 할인했다고 주장하는 폭까지 환원하지 않아도 된다고 본다. 휘발유 가격이 ℓ당 2000원이 넘지 않을 거라고 말한 바 있는데 실제 오늘(15일) 전국 평균이 1933원이다. 여전히 전국 평균은 2000원을 넘지 않을 것으로 추정한다. 단, 정유사들이 2000원까지는 올려도 된다는 의미로 오해할까 염려스럽긴 하다. ●임금체계 성과급 요소 단계적 높여야 →임금이 최근 크게 상승하면서 물가와 악순환이 일어난다는 우려가 있다. -임금 상승이 공급 측면에서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해 물가가 상승하는 것이 맞다. 다만 정부가 민간부문 임금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은 가격에 바로 개입하는 것이어서 안된다. 결국 노사 관계에 달려 있다. 우리나라 임금체계는 연공급적 요소가 강하고 성과급적 요소가 약해 불공정하다. 물론 이를 하루아침에 다 바꾸는 것도 젊을 때 상대적으로 월급을 적게 받은 후 이제 나이 들어 많이 받으려 하는 세대에게 불공평할 수 있다. 단계적으로 성과급 요소를 높이고 임금피크제를 강화하는 것이 방편일 것이다. 또 임금 외에 우리사주제도 등을 통해 노사가 일심동체에 가깝게 만드는 방안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회사의 이익을 종업원이 공유하고 책임도 함께 갖게 하는 것이다. →청년 실업 쇼크의 원인이 대졸자가 너무 많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고졸자들이 좋은 직장을 갖는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인데 공공기관부터 쿼터제를 실행하자는 제언이 많다. -사실 공기업도 자율책임경영을 해야 하는데 청년, 지방학생, 취약계층, 장애인에 고졸자까지 비율을 정해주는 것이 합리적인 것인지는 의문이다. 일부 은행이 이미 고졸사원을 뽑고 있는데 자연스럽게 정착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좋은 정책으로 검토할 수 있겠지만 고졸 사원 채용을 의무적으로 제도화하면 그것이 또 학력 차별에 안 걸릴지 모르겠다. 인터뷰 전경하 차장·정리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박재완 재정부 장관은 ▲1955년 경남 마산 출생, 행시23회 ▲부산고, 서울대 경제학과, 미국 하버드대 정책학 석·박사 ▲17대 국회의원(비례대표·한나라당, 2004년 5월~2008년 2월 ) ▲대통령실 정무수석·국정기획수석비서관(2008년 2월~2010년 10월) ▲고용노동부 장관(2010년 8월~2011년 5월) ▲기획재정부장관(2011년 6월~)
  • [씨줄날줄] 스포츠 G7/곽태헌 논설위원

    잘 알려진 바대로 G7은 서방 선진 7개국의 모임이다. 회원국은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이탈리아, 캐나다. G7은 매년 정상회의와 재무장관 회의를 갖고 세계의 주요 경제현안을 논의한다. 요즘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미국과 중국이 G2로 불리지만, 중요한 경제현안은 G7에서 대부분 결정된다고 봐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1차 오일쇼크 이후인 1974년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당시 서독), 일본 등 5개국 고위 경제관료들이 세계경제를 자연스럽게 논의하면서 G5로 불렸다. 이듬해 이탈리아가 포함되면서 G6로, 그 다음 해에는 캐나다가 추가되면서 G7이 됐다. 1997년 서방이 아닌 러시아가 포함되면서 G8이 출범했지만, 러시아는 재무장관 회의 멤버는 아니다. 1997년의 아시아 외환위기를 계기로 선진국과 신흥국 간의 긴밀한 공조를 위해 G20(G7+한국 등 13개국) 재무장관 회의가 시작됐고, 2008년 선진국에서 터진 금융위기 공조를 위해 G20 정상회의로 격상됐다. 우리나라는 아직 선진국은 아니지만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세계 15위, 수출과 수입을 합한 무역규모는 8915억 달러로 세계 9위다. 올해 무역규모는 1조 달러를 돌파할 게 확실시된다. 남북분단 직후인 1946년 무역규모는 5000만 달러를 겨우 넘었다. 경제발전 과정에서 부작용도 있었지만, 분단과 6·25전쟁을 딛고 이렇게 압축성장한 것은 놀라운 일이다. 경제발전 속도를 훨씬 더 뛰어넘는 게 스포츠분야다. 하계올림픽의 경우 주최국의 프리미엄이 있었던 1988년 서울올림픽(4위)은 논외로 하더라도,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7위,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9위,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7위에 올랐다. 동계올림픽 성적도 좋다. 2006년 토리노올림픽에서 7위, 2010년 밴쿠버올림픽에서 5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올림픽에서는 이미 톱10, 톱5에 진입했다. 2018년 동계올림픽을 평창에서 개최하는 데 성공하면서 하계·동계올림픽, 월드컵, 세계육상선수권 등 4개 대회를 모두 유치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여섯 번째 나라가 됐다.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일본, 러시아도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러시아를 제외한 서방 선진국만으로는 ‘스포츠 G5’가 된 셈이다. 더구나 프랑스는 103년, 일본은 38년에 걸쳐 개최한 4개 대회를 30년 만에 ‘압축’한 것은 전무후무(前無後無)한 기록이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룬 데 이어 스포츠분야에서도 전설을 이어가고 있는 자랑스러운 코리아. 참 대단한 나라다. 곽태헌 논설위원 tiger@seoul.co.kr
  • ‘새콤달콤’ 망고 먹고 혼수상태…원인은?

    최근 중국의 한 남성이 망고를 먹고 혼수상태에 빠진 사건이 알려지면서, 과민성 쇼크를 일으킬 수 있는 식품에 대한 주의가 높아지고 있다고 중국 현지 언론이 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우한(武漢)시에 사는 리 씨(李·41·남)는 망고를 먹은 뒤 과민성 쇼크를 일으켜 곧장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아직까지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식품과민현상은 생명을 위협할 만큼 위험한 증상이며, 특정 음식에 과민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은 반드시 의사 등 전문가와 상의한 뒤 음식섭취를 해야 한다고 권장했다. 리씨는 몇 년 전에도 망고를 먹고 쇼크를 일으켜 한동안 망고를 피해왔지만, 며칠 전 방심하고 망고 몇 조각을 먹은 뒤 이 같은 변을 당했다. 호흡곤란을 호소한 리씨는 의료진에 의해 호흡기 부분을 열어두는 수술을 받았으나, 수술 후에도 상태가 호전되지 않고 도리어 후두(喉頭)부종이 심해지고 뇌조직이 괴사하는 등 심각한 상태에 빠졌다. 후한인민병원의 한 의사는 “최근 들어 망고를 먹고 과민증상을 보여 병원을 찾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하지만 증상 자체가 희귀하다 보니 시민들의 별 주의 없이 망고를 섭취하고 있다.”면서 “망고 외에도 포도, 복숭아 등이 음식이상현상을 일으키는 주요 과일이므로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거취 고심’ 김준규총장 저축銀 수사 ‘대못’ 왜

    ‘거취 고심’ 김준규총장 저축銀 수사 ‘대못’ 왜

    사실상 사퇴 입장을 밝혔던 김준규 검찰총장이 부산저축은행 수사에 대못을 박고 나섰다. 법조계는 “4일 거취 표명을 예고한 김 총장이 세계검찰총장회의가 끝난 뒤에도 해외 검찰수장을 만나 수사 협조를 적극적으로 당부하고 있는 것은 다소 의외”라며 김 총장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김 총장은 ‘제4차 유엔 세계검찰총장회의’가 끝난 다음 날인 지난 2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로 출근, 그동안의 밀린 업무를 보고받았다. 이날 캄보디아와 홍콩 검찰총장을 잇달아 만나 검찰이 진행 중인 수사에 대한 협조를 당부했다. 김 총장은 대검 청사에서 세계검찰총장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추온 챈타 캄보디아 검찰총장과 회담을 가졌다. 김 총장은 “캄코시티 및 캄코에어포트 등 캄보디아 개발 사업에 투자된 부산저축은행 대출금이 적정하게 사용됐는지 수사하기 위해 캄보디아 측의 협조를 구한다.”고 요청했다. 또 캄보디아에 은닉된 것으로 의심되는 돈의 추적 및 환수를 위한 공조도 협의했다. 캄보디아 측은 이에 대해 적극적인 협조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저축은행은 2005년 8월부터 캄보디아 캄코시티 개발사업에 3534억원, 2007년 8월부터 시엠리아프 신국제공항 개발사업에 661억원 등 총 4195억원을 특수목적법인(SPC)에 불법대출하는 방식으로 투자했으나 자금의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현재 대부분의 사업이 중단됐다. 김 총장은 또 케빈 저보스 홍콩 검찰총장과도 회담, 독일계 은행 도이체방크의 ’옵션 쇼크’ 사건과 관련해 홍콩 금융당국의 자료를 공유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앞서 김 총장은 방한했던 브라이언 손더스 캐나다 연방 검찰총장에게 거물 로비스트 박태규씨의 조기 송환을 요청해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장의 이 같은 행보는 후임 검찰총장이 부산저축은행 수사를 흐지부지 끝낼 수 없도록, 박씨의 도피 배후까지 수사하도록 하는 ‘대못’을 박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 총장은 부산저축은행 수사가 ‘해외’에 막혀 중단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한 셈이다. 김 총장은 3일 출근하지 않은 채 모처에서 거취에 대해 막바지 숙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안팎에선 김 총장의 사퇴와 관련, “사태 수습 차원에서 총장이 검찰 입장만 내세워 사퇴하는 것은 부담스럽다. 검찰을 위해 남은 임기를 차질 없이 수행해야 한다.”며 현실적 실리론이 대두됐다. 반면 다른 관계자는 “총장의 사의 표명으로 조직관리가 불가능해졌다. 때늦었지만 총장이 책임지고 사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명분론을 들고나왔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기고] 합당한 전기가격이 에너지저소비 원동력/손양훈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

    [기고] 합당한 전기가격이 에너지저소비 원동력/손양훈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

    수년 전부터 국제 에너지 가격은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해외에서 모두 수입해야 하는 우리나라는 누구보다 어려운 처지에 몰리게 된다. 경제도 어렵고 물가도 불안한데 매우 고통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당장 마땅한 수단도 별로 없다. 수입국으로서는 에너지를 절약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밖에 없다. 미국과 유럽 각국을 다녀 보면 에너지를 사용하는 방식에 큰 차이가 있다. 같은 선진국들이지만 서로 다르다. 미국은 대형차를 주로 타고 대중교통은 불편하기 짝이 없다. 로스앤젤레스처럼 넓은 땅을 차지하고 대형차가 고속도로를 누비는 방식으로 살아간다. 큰 집을 짓고 전기도 펑펑 쓴다. 환경에 심각하게 부담을 주는 에너지 비만형 삶의 방식이다. 반면 유럽이나 일본은 경차의 비중이 높고 대중교통도 잘 구비되어 있다. 주거형태도 비만형과는 거리가 멀다. 에너지 절약형이고, 친환경적이며 요즘 말로 몸짱형이다. 국제 에너지 가격이 오르고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국제적인 압력이 높아지면 이 둘의 처지는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 누가 유리한 입장인지, 혹은 최소한 덜 불리한 처지인지는 명확하다. 이런 차이는 어디에서 연유하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이 궁금하다. 녹색성장을 국가적 어젠다로 삼고 있는 우리에게는 중요한 교훈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역사적 사실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과거에도 에너지 가격이 일시에 급등하는 오일쇼크가 있었다. 수입가격이 급등할 때 국내 에너지 가격을 어떻게 하는가는 나라별로 차이가 있었다. 미국은 에너지의 상당 부분을 외국에서 수입하였지만 이를 국내 에너지 가격에 반영하기를 꺼렸다. 가격 상승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으로 보기도 했으나 정치적으로 국민을 설득하지 못한 경우라고 볼 수 있다. 에너지를 싸게 공급하고, 이로 인해 소비가 늘면 다시 에너지 공급을 더욱 늘리는 정책이다. 이른바 공급위주의 에너지 정책이다. 반면 유럽 각국들은 국내 에너지 가격에 이를 전가시키고 절약을 유도하는 정책을 선택했다. 이들 나라의 국민도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는 고통을 느끼는 것은 마찬가지다. 국민을 설득하고 가격이 높아지는 대신 소비량을 줄여서 전체 지출이 늘어나지 않도록 유도하는 정책을 채택했다. 국민이 느끼는 고통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도 필요하다. 빠듯한 씀씀이에서 전기요금으로 지출하는 돈이 늘면 고통스럽다. 그런데 지출은 가격에 소비량을 곱한 값이다. 에너지 가격을 인위적으로 싸게 해도 소비를 방만하게 하면 지출은 줄어들지 않고, 고통도 줄어들지 않는다. 오히려 에너지를 제값 내고 쓰게 해야 한다. 그래서 고통스럽더라도 소비를 줄여야 한다. 그리고 올린 돈만큼 효율적인 소비를 유도하는 데 투자해야 한다. 지출은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 유럽 여러 나라가 이런 전략을 선택했다. 어렵지만 국민을 설득하고 실천했다. 무엇보다 인내력을 가진 시민 정신이 오늘날 경차가 누비는 거리를 만든 것이다. 전기요금을 위시한 에너지 가격이 오를 전망이다. 원가가 오르고 적자가 쌓여서 불가피하다고 할 수도 있지만 이것만이 아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미래를 헤아리는 현명함도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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