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조항」 심사 활성화/「행정규제혁신위」 왜 만드나
◎원점서 전면적 재검토… 실효성 제고
정부가 곧 「규제와의 전쟁」을 선포할 전망이다.대통령의 자문기구인 행정쇄신 위원회와 경제부총리가 위원장인 경제행정규제 완화위원회가 통합,규제완화 전담 상설기구인 행정규제 혁신위원회(가칭)로 확대,개편됨으로써 경쟁력 향상의 주요 장애로 꼽혀온 규제를 원천적으로 없앨 방침이기 때문이다.
문민정부 출범 이후 1년6개월 이상의 완화작업으로 민간 업계가 요구한 현안들이 웬만큼 해소되긴 했다.그러나 아직도 기업이나 일반 국민들이 완화의 효과를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정부가 규제완화 전담기구를 신설키로 한 것은 첫째,기존 규제에 대한 전면적이고 종합적인 검토가 미흡하기 때문이다.지금까지의 완화는 주로 민간 업계 및 단체에서 요구한 과제 및 각 부처에서 발굴한 과제를 대상으로 추진해 왔다.비교적 해당 부처에서 수용하기 쉬운 문제들이 대부분이었다.
때문에 여신관리 제도를 비롯한 금융 규제,토지 제도,물가관련 규제,근로기준 등 업계가 줄기차게 제기한 핵심 사항들은「정책적 고려사항」이라는 이유로 완화대상에서 제외돼 왔다.
둘째,현재의 행정규제 사전 심사제도로는 규제신설을 원천적으로 억제하기에는 매우 미흡하다는 점이다.현행 「행정규제 및 민원사무 기본법」은 행정기관장이 규제를 신설할 경우 그 필요성 및 국민의 불편과 부담을 심사하도록 돼 있으나 실제로는 각 기관의 형식적 심사에 그치고 있다.공무원들도 자신의 소관업무가 아니면 다른 부처의 규제 도입에 무관심하기 때문에 규제신설에는 사실상 무방비 상태이다.
「규제와의 전쟁」에 나선 것은 개방화·국제화를 부르짖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선진국 정부들도 마찬가지이다.국가간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이다.
예컨대 미국은 작년 9월 국가행정 평가보고서를 발표,「레드 테이프(번문욕례)」 제거 등 규제개혁 4대 원칙을 천명했고 일본은 올 6월 총리 산하의 행정개혁 추진본부가 규제완화의 기본 지침과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유럽 각국도 EU(유럽연합) 집행위에서 제시한 기준에 맞도록 자국의 법령과 제도를 개편하는 등 오는 96년까지 명실상부한 단일 시장을 가꿀 전망이다.
앞으로 행정규제 혁신위가 설치되면 ▲신설규제에 대한 철저한 사전심사 ▲현행 행정규제의 전면 재검토 ▲이해당사자와의 공청회 등을 규정한 행정절차법의 제정 등으로 완화작업의 효율성이 높아질 전망이다.미국처럼 규제완화를 장기적으로 기획하고 분석,연구하는 전문가 기구도 별도로 설치되고 정부의 완화작업에 경제단체와 민간기업의 임직원을 참여시켜 이들의 작업결과를 적극 수용하게 될 전망이다.
규제완화 전담기구의 설치는 획기적인 구상이다.다만 이 기구를 정부조직 편제상 어디에 둘 것인지,「작은 정부」 구현의지와의 상충여부는 없는 지 등이 논란거리로 예상된다.
정부 당국자는 『규제개혁의 성공을 위해서는 규제를 만들어내거나 집행하는 공무원들의 사고와 행태의 변화가 필수적』이라며 행정을 서비스산업으로 인식해 새로운 행정문화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