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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상황 내수마저 위축… ‘재벌세’는 반대”

    “현상황 내수마저 위축… ‘재벌세’는 반대”

    둔화되는 수출 증가율을 대체할 내수마저 위축되고 있다. 부작용이 우려되는 경기 부양책을 쓰지 않고 내수를 살리는 방안이 필요하지만 올해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쏟아져 나올 포퓰리즘적 정책과 어떤 차별화를 취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야권에서 검토 중인 이른바 ‘재벌세’에 대해서는 공개적으로 반대 의견을 밝혔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3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외신기자클럽 초청 간담회에서 “대외여건 악화로 제조업·수출이 둔화되는 가운데 경제심리가 움츠러들면서 소비·투자 등 내수도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위험 요인들이 어느 때보다 크고 불확실하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은 3분기에 비해 0.4% 성장에 그쳤다.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3.4% 성장으로 연간 성장률 3.6%에도 못 미친다. 특히 설비투자는 전년 동기보다 3.4% 줄어들어 2009년 3분기 이후 2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기업들의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 한국은행이 제조업의 경영애로 사항을 물은 결과 내수 부진을 꼽은 비율이 지난 6월 14.7%에서 점차 늘어나 12월에는 18.3%로, 불확실한 경제상황(18.1%)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달에는 연초의 기대심리 등으로 내수 부진을 꼽은 비율이 16.3%로 줄었지만 여전히 불확실한 경제상황(17.9%)과 더불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재정부에 따르면 IMF는 최근 멕시코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재무차관회의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3.5%로 전망했다. 지난해 9월 전망치 4.4%보다 0.9% 포인트 낮은 것이다. IMF가 지난 25일 세계경제 수정 전망에서 아시아 신흥공업국(NIEs:한국·타이완·홍콩·싱가포르)의 전망치를 3.3%로 기존 전망보다 1.2% 포인트 낮춘 것과 비교하면 낙폭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내수 진작을 위한 대책으로 물가안정, 서민생계비 부담 감소 등에는 이견이 없지만 증세 여부를 둘러싸고는 논란이 일 전망이다. 박 장관은 “‘재벌세’처럼 국제 표준을 뛰어넘는 규제나 중과세는 우리 기업의 국제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외국인 투자를 위축시킨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도 자회사로부터 받은 주식 배당금의 익금불산입(소득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 국제 표준에 비해 지나치다는 의견이 있는데, 이를 강화하자는 주장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면서 “차입금 가운데 주식 취득에 사용된 부분에 대해 과세하는 것도 국제 기준보다 좀 과한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대기업 집단의 양식과 윤리는 강조돼야 하지만, 국제 표준보다 과도한 규제나 제한으로 기업들의 발목을 잡는 것은 한국 경제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민주통합당은 모기업이 자회사에서 받은 주식 배당금을 소득으로 보고 과세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과 대기업 집단이 금융기관 차입(대출)을 통해 계열사에 투자할 때 차입이자 비용을 세법상 비용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경하·이경주기자 lark3@seoul.co.kr 김종인 與 비대위원도 “반대”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 산하 정책쇄신분과 위원장인 김종인 비대위원도 30일 민주통합당의 재벌세 검토에 대해 “특정 계층을 상대로 한 세금은 존재할 수 없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박근혜 ‘좌클릭’ 승부수

    30일 의결된 한나라당의 새 정강·정책 ‘국민과의 약속’에는 차기 대선 주자로서의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국가 미래에 대한 비전도 담겼다고 볼 수 있다. 당의 핵심 가치를 복지와 일자리 창출에 두고 경제민주화 실현이라는 가치를 도입함으로써 그동안 ‘국민 모두가 골고루 행복한 나라’를 지향해 온 박 위원장의 의중을 그대로 담은 것이다. ●“국민 개개인 행복에 정책역량 집중” 박 위원장은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그동안 우리는 시장과 효율성을 중심 가치로 국가를 이끌어 왔는데 이러한 국가 발전이 국민의 행복과 연결되지 못하는 한계에 봉착해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제는 모든 국민이 골고루 행복을 누리는 대한민국 공동체를 만들어야 하고 또 그래야만 앞으로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발전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강·정책 개정은 이를 위한 “대국민 선언”이라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오후 방송된 4·11 총선 정강정책연설에서도 미래에 대한 로드맵을 제시했다. 공식적으로는 첫 총선 지원연설인 셈인데 박 위원장은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인사로 시작했다. “5년 전 한나라당에 정권을 맡겼을 때 큰 기대를 하신 걸 알고 있지만 지금 국가 경제는 성장했다고 하는데 서민과 중산층이 느끼는 체감 경기는 더 어려워졌다.”며 정치권에서 국민들의 어려움을 제대로 챙기지 못한 데 대해 사과했다. 박 위원장은 그러면서 “이제 한나라당은 모든 의사결정과정에서 국민 행복을 최우선 기준으로 삼고 국민 개개인의 행복을 증진시키는 데 모든 정책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연설을 통해 ‘국민과의 약속’의 핵심 가치들을 소개하고 당의 변화 의지를 설명했다. 가장 우선 순위로 내세운 복지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의 여건에 맞으면서 국민의 실생활에 다가가는 생애주기 맞춤형 복지제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2010년 12월 박 위원장이 직접 발의한 사회보장기본법 전부개정안의 틀을 담은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일자리 문제도 “청년층, 노인층, 장애인 등 계층별 특성에 맞는 일자리 대책”을 제시했다. 경제민주화를 위한 공정한 시장경제를 강조하면서 “시장경제의 활력을 저해하는 불필요한 규제는 과감하게 철폐하겠지만 정부의 역할이 필요한 분야에서는 과감하고 단호하게 개입하는, 작지만 강한 정부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역할을 대폭 늘리고 강화하겠다는 발상이다. ●“공천개혁 통해 국민마음에 희망의 불씨” 박 위원장은 특히 정치개혁에 대해 “국민들의 삶에 실질적인 도움을 드리고 고통받는 국민들 마음에 희망의 불씨를 지펴 드리는 것이 쇄신의 본질”이라면서 “핵심은 제도보다 실천이고 그에 대한 국민의 신뢰”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총선을 앞두고 논란을 빚고 있는 공천에 대해서도 “역시 실천의 문제”라며 개방형 국민경선제 도입, 도덕성 기준 강화 적용 등의 방침을 밝혔다. 박 위원장은 “무엇보다 기본에 충실하면서 절대 뒤로 물러서거나 도로 과거로 되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약속만큼은 분명히 드리겠다.”면서 “그 과정에서 어떤 희생과 고통이 따르더라도 결코 양보하거나 후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김종인 “166석 여당 한심하게 만든 분들 책임져야”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 김종인 위원이 30일 “당을 이 상황으로 이끌어온 데 결정적 영향력을 행사한 분들은 책임질 각오를 하는 게 가장 온당하다.”고 밝혔다. 전날 김세연 비대위원이 ‘MB(이명박 대통령) 정권 실세 용퇴론’을 재점화한 직후인 데다, 이날 당이 정강·정책 개정안을 마련한 만큼 인적쇄신 국면으로 접어드는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김 비대위원은 이날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가장 보편적이고 상식적인 얘기인데 책임을 지는 정치인이 아무도 없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어 “국민이 생각할 때 166석이나 되는 정당이 이런 상황까지 도래한 것은 굉장히 한심한 상황”이라며 “(책임을 져야 하는) 본인들이 얘기를 하지 않으니 다른 사람들이 (용퇴를) 얘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용퇴론 대상에 전직 당 대표가 모두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당 대표를 했다고 책임지라는 것은 아니다.”라고 한 발 비켜섰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인적쇄신을 주저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당 화합도 생각해야 하므로 과감성이 떨어지는 면이 있는데 결국 ‘과감성 없이는 변화하는 모습을 보일 수 없다’는 의견에 따르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연이은 비대위원들의 용퇴론이 공천심사위 구성을 앞두고 친이(친이명박)계는 물론 친박(친박근혜)계 영남권 중진들까지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면서 해당 의원들은 불편한 심기가 역력했다. 한 쇄신파 의원은 “공심위 구성 시점과 맞물려 박 비대위원장의 결단까지 간접 촉구한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당초 예상과 달리 용퇴론에 대한 갑론을박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오히려 날을 숨긴 채 정면 대응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다만 누군가 물꼬를 틀 경우 논란은 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한 친이계 의원은 “물갈이의 칼끝이 어디를 향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긁어 부스럼을 만들 수는 없는 상황 아닌가.”라면서 “공천을 무기로 협박하는 것도 아니고 정도껏 해야 한다.”면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여 “고교 의무교육 장기적 추진”

    한나라당이 기초단체장 정당 공천 배제를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현역 국회의원들이 지방선거 공천에 관여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당 비상대책위원인 김세연 의원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기초단체장 및 기초의원에 대한 정당 공천제를 폐지하는 방안을 정치구조 개혁 차원에서 비상대책위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사견을 전제로 “한나라당이 이토록 국민적 불신을 받도록 근본 원인을 제공한 분들이 그에 상응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현 정부 실세 용퇴론을 제기, 공천심사위 구성을 앞두고 당내 논란을 예고했다. 비대위는 이와 함께 당 정강·정책에 ‘고교 의무교육’을 명시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비대위 산하 정책쇄신 분과는 이런 내용의 정강·정책을 30일 비대위 전체회의에서 의결할 예정이다. 한편 당 비정규직 노동분야 총선공약개발팀은 비정규직 실질적 급여 수준을 정규직의 80%로 높이는 정책을 마련, 총선 공약으로 제시할 계획이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월요 포커스] “富양극화 가장 문제”… 공유·투명경제로 중산층 재건 목표

    [월요 포커스] “富양극화 가장 문제”… 공유·투명경제로 중산층 재건 목표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강조해 온 정책 쇄신이 ‘김종인표 경제 민주화’를 기치로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정강·정책 1조에 경제 민주화 조항을 전격 배치, 양극화 해소를 위한 재벌 개혁에 적극 나설 것임을 천명한 것이다. 논의의 회오리 중심에는 비대위 좌장격인 김종인 비대위원이 자리한다. 6공화국 때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을 지낸 대표적 재벌개혁론자인 그는 1987년 개헌 당시 경제 민주화 조항인 119조 2항을 입안한 주인공이다. 한나라당 정강·정책 전면에 헌법의 경제민주화 조항이 포함된 게 재벌개혁의 신호탄이라면 성장보다 공유, 투명한 경제구조 관련 정책이 후속타가 될 전망이다. 이와 더불어 좌우 이념에 얽매이지 않는 ‘중산층·서민층 재건 방안’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으로 선임되기 전후 이미 수차례에 걸쳐 “현재 가장 심각한 문제는 양극화”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원래 복지는 보수의 어젠다”라고 주장해 왔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무너진 시장경제 원칙과 중산층·서민계층을 되살리는 게 시급하다는 것이다. 결국 불개입 위주의 작은 정부가 능사가 아님을 ‘김종인식 재벌개혁’은 시사하고 있다. 자본주의 시장질서가 무너진 상황에서 부의 공정한 분배, 정부의 개입은 이념적 경제정책과는 별개라는 주장이다. 한 비대위원은 “김종인식 재벌개혁은 지속가능한 자본주의를 위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화 방안, 공정경제를 실현하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 역할 등에 초점을 맞춘 정책구상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보완을 비롯해 중소기업 적합 업종 지정, 대기업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차단, 프랜차이즈 불공정 거래행위 근절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김 비대위원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본주의의 과실은 대기업이 가져가고 부작용은 사회가 책임지는 구조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종인 구상’은 상당 부분 민주통합당이 내세운 정책기조와 중복되는 인상을 준다. 실제로 과거 노무현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인사가 김 비대위원이기도 하다. 김 비대위원 본인도 ‘좋은 정책이라면 과감히 베껴야 한다.’는 데 주저함이 없다. 다만 민주통합당이 재벌정책에 있어서 보다 구체적인 사안별 접근을 강조하고 있다면 김 비대위원의 구상은 시장경제의 틀을 바꾸는 식의 거시적 관점에 접근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실제로 그는 동반성장 구호, 대기업 초과이익공유제 등 최근 여권의 양극화 해소 대책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다. ‘원천을 바로잡는 게 아니라 말단으로 바꿔보겠다.’는 정치적 쇼에 불과하다는 게 그의 견해다. 김 비대위원은 “정부와 여당이 대기업을 비판하는 것은 양극화 현상으로 인해서 민심이 굉장히 불안정하니까 이를 의식한 제스처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같은 맥락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도입한 종합부동산세처럼 세금으로 부동산 투기를 잡는 정책에 대해서도 “세금만 내면 부동산 투기를 해도 괜찮다는 말이냐.”며 반대의 뜻을 표시했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지난 대선 공약에 대해서도 “‘줄·푸·세’(세금을 줄이고, 불필요한 규제는 풀고, 법질서를 세우자) 공약으로 감세정책을 내걸었던 것은 상황인식을 제대로 하지 못한 공약이었다.”고 비판했다. 박 비대위원장의 싱크탱크인 안종범 성균관대 교수는 김종인식 재벌개혁안에 대해 “더 이상 좌우 이념에 기반한 경제정책 추진이 중요하지 않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안 교수는 “글로벌 경제 위기 이후 자본주의 시장질서가 어지렵혀진 상황에서 정부의 강한 개입, 부의 공정한 분배가 절실해졌다.”면서 “‘자본주의 4.0’으로 대변되는 중산층 재건, 복지 정책을 우리나라 상황에 맞게 추진하는 게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당 불신 원인제공자 책임져라”… 親李실세 용퇴론 재점화

    “당 불신 원인제공자 책임져라”… 親李실세 용퇴론 재점화

    4월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 내에서 ‘MB(이명박 대통령) 실세 용퇴론’이 다시 불거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본격적인 공천 심사를 앞두고 제기됐다는 점에서 한달 전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초기 제기된 용퇴론과 달리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 간 정치 생명을 건 계파 갈등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여권 분열의 불씨가 지펴졌다는 관측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한나라당 비대위원인 김세연 의원은 29일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총선이 실제로 목전에 다가온 지금쯤에는 한나라당이 이토록 국민의 불신을 받을 수밖에 없게 만든 근본 원인을 제공한 분들이 그에 상응하는 책임 있는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결단의 의미가) 대통령 탈당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당내에서 그런 책임 있는 행동들이 나올 때가 됐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박근혜 비대위원장과의 교감 가능성에 대해서는 “개인적 의견”이라고 선을 그었다. 용퇴론은 이상돈 비대위원이 비대위 출범 직후인 지난달 말 처음 제기해 크게 논란이 됐다가 박 비대위원장의 수습 노력으로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바 있다. 김 의원은 용퇴론의 대상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핵심 인사 또는 전직 당 대표를 타깃으로 한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친이계 핵심으로 특임장관을 지낸 이재오 의원과 안상수·홍준표 전 대표, ‘전당대회 돈 봉투’ 파문의 당사자인 박희태 국회의장 등을 거론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 의원은 친박계로 분류된다. 김 의원의 발언은 이 대통령의 탈당까지는 아니더라도 MB정부와 일정 부분 ‘선 긋기’를 하겠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이는 현 정권 핵심 그룹인 ‘6인회의’의 이상득 의원과 박 국회의장,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등이 잇따라 측근 비리와 돈 봉투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한나라당의 쇄신 노력이 자칫하면 물거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재오 의원과 홍 전 대표 등 당사자들은 즉각적인 대응을 삼가고 있다. 발언의 진위 파악도 하지 않은 채 섣부르게 대응했다가는 정치적 논란만 가중될 수 있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친이계 한 의원은 “공심위 출범을 앞두고 이런 의견을 꺼내는 것은 MB정부의 핵심 인사를 무조건 배제하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하면서도 정면 대응은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친박계도 “김 의원의 개인 의견일 뿐”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김 의원 역시 “일반적인 언급으로, 누구와 교감이 있은 것도 아니고 특정인을 겨냥한 것도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커버스토리-선거와 재벌 ‘불편한 관계’] ‘적정분배’ 헌법 119조 기치 든 與野, 같은 듯 다른 재벌개혁 공세

    [커버스토리-선거와 재벌 ‘불편한 관계’] ‘적정분배’ 헌법 119조 기치 든 與野, 같은 듯 다른 재벌개혁 공세

    한나라당과 민주통합당이 ‘헌법 119조’를 정책 기조의 기본 가치로 뽑아들었다. ‘균형 성장’과 ‘적정 분배’, 그리고 ‘경제주체 간 조화를 통한 경제민주화’를 향해 앞을 다투기 시작한 것이다. 4월 총선을 겨냥한 선거 전략이라는 지적도 있으나, 한국 정치의 두 축인 양당이 탈(脫)자유시장경제의 흐름을 타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나라당은 기회 균등의 공정경제에, 민주통합당은 사회주의적 분배정의에 방점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서로의 결은 다르다. 그러나 분명한 것 한 가지는 대기업에 대한 정치권의 대대적 정책 공세가 시작됐다는 점이다. ■與 “기회 균등의 따뜻한 경제” 한나라당이 당 정강정책의 기본 가치에 ‘경제민주화의 실현’을 담기로 했다. 정치는 뒤로 돌리고 ‘공정경제’를 바탕으로 복지와 일자리 창출을 전면에 내세우기로 했다. 박정희 정부 때의 산업화에 이은 김영삼 정부 시절의 정치민주화를 넘어 보수정당의 패러다임이 시대 변화에 맞춰 경제민주화로 넘어가고 있음을 웅변하는 사건으로 평가된다. 당명 개정과 함께 이명박 정부와의 결별이라는 함의도 담고 있다. 대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크게 강조해 나갈 것임을 시사한 것이기도 하다. 당 비상대책위원회 정책쇄신분과는 27일 오전 국회에서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으로 정강정책 개편을 추진하기로 했다. 성장을 중시한 자유시장경제 중심의 보수주의에서 경제적 기회 균등을 강조하는 ‘따뜻한 경제’로의 전환을 선언한 것이다. 이는 헌법이 정한 경제 가치로의 복귀를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 헌법 제119조 2항에는 ‘국가는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 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정책쇄신분과 권영진 의원은 브리핑을 통해 “지금처럼 재벌들의 과도한 탐욕이 시장질서를 무너뜨리고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의 영역까지 침해하며 생존권을 박탈하면 공정한 시장이 될 수 없다.”면서 “그런 관점에서 재벌·대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담아냈고 그것을 통칭해 경제민주화의 실현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권 의원은 “야당은 경제민주화를 분배 정의의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지만, 한나라당은 거대 경제세력으로부터 시장과 중소기업, 소비자를 보호하는 공정 경제의 실현 관점에서 도입하기로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책쇄신분과 위원장인 김종인 비대위원은 이러한 정강정책 개정에 대해 “정부가 시장경제에서 해야 할 일이 뭐냐 하는 차원에서 경제민주화 조항을 넣었다.”고 설명했다. 경제민주화 조항이 담기면서 재벌에 대한 규제도 적시되는지에 대해서는 “거기에 입각해 소위 경제 세력과 관련된 정책들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책쇄신분과는 이와 함께 기존의 정강정책의 강령이 ‘미래지향적 선진정치’를 제1조로 시작했던 것을 고쳐 앞부분에 ‘모든 국민이 행복한 복지국가 건설’을 배치하고 이를 위해 일자리 창출을 경제정책의 핵심으로 내세우기로 했다. 이 같은 정강정책의 수정은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747공약’(연평균 7% 성장, 소득 4만 달러 달성, 선진 7개국 진입)으로 상징되는 현 정부의 외형 위주 경제성장 정책기조를 질적 수준이 향상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작지만 강한 정부’와 같이 독점과 불균형·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정부와 정치권의 역할을 강조했다. 정강정책 수정 작업이 완료되면 한나라당은 ‘경제민주화 실현’을 목표로 4·11 총선 공약 차원에서 재벌 개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9일 현 정부에서 이뤄진 출자총액제한제도(출총제) 폐지에 따른 부작용을 보완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한 바 있고 당내에서는 대기업의 중소기업 업종 침범 및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등을 막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대기업이 빵집이나 카페 등 골목 상권 영역에 침범하는 것에 대해 “국제무대에서 활약해야 할 박지성 같은 선수가 동네 골목 축구로 돌아와 대장 노릇하려는 것이냐.”면서 “국민들의 불만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대기업 집단의 탐욕을 규제하기 위한 여러 제도 및 조치, 정책들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재벌 개혁에 나설 수밖에 없음을 시사한 것이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野 “양극화 없는 나누는 경제” 일찌감치 당내 ‘헌법119조 경제민주화특별위원회’를 설치하며 경제민주화의 기치를 한껏 끌어올린 민주통합당은 ‘분배정의’에 방점을 찍으며 4월 총선에서 재벌을 정조준한 공약을 내놓을 계획이다. 핵심은 ‘한국판 버핏세’인 1% 부자 증세와 재벌 개혁을 통한 중소기업 보호, 비정규직 문제 해결 등을 통한 노동시장 민주화, 조세 개혁 등이다. 대기업과 수출 중심의 경제 구조와 부자 감세로 대표되는 이명박 정부와의 차별화에 주안점을 뒀다는 게 민주당 측 설명이다. 민주당 경제민주화특위는 29일 출자총액제한제도 부활과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근절 대책, 다음 달 7일에는 비정규직 및 정리해고 대책과 중소기업 보호·지원 정책 등을 잇따라 내놓을 예정이다. 이 가운데 민주당이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양극화 해소를 위한 분배에 초점을 맞춘 재벌 개혁이다. 재벌 개혁의 일환으로 대기업 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기로 했다. 사기·공갈·횡령·배임 등 불법 행위로 얻은 이득액에 따른 처벌을 기존 5억~50억원 미만 3년 이상 징역, 50억원 이상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에서 500억원, 5000억원 초과 시 현행보다 가중 처벌하는 규정을 신설하는 방안이다. 또 출자총액제한제 부활을 비롯해 ▲순환출자 금지 및 지주회사 규제강화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근절 ▲중소기업 단체의 하도급 분쟁 조정협의권 인정 ▲금산분리 강화 및 계열분리 청구제 ▲종업원 대표의 이사 추천권 등을 통해 재벌에 편중된 경제 구조를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유종일 경제민주화특위 위원장은 “재벌 독식 경제가 양극화의 주범”이라고 꼬집었다. 한국판 버핏세 도입에도 당력을 집중할 예정이다. 상위 1% 소득층에 대해 소득세뿐만 아니라 법인세·종부세 등 전 세목에 대한 증세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용섭 정책위의장은 “‘1% 부’에 대한 증세를 통해 ‘99% 국민’의 세 부담을 높이지 않으면서 복지 재원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소득세는 1억 5000만원 초과 시 기존 38%(전체 소득자 0.16%)가 아닌 40%로, 법인세는 2억~100억원 미만은 22%, 100억~1000억원은 25%, 1000억원 초과는 30%로 하는 최고세율 구간 신설을 내세웠다. 1%의 대기업에 대한 증세를 통해 99%의 중소기업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한명숙 대표는 “부자 감세 등의 ‘MB노믹스’는 민생대란, 지방경제 고통으로 이어졌다.”고 비판했다. 부동산 보유세도 대폭 강화해 다주택자들의 부동산 투기를 막기로 했다. 소득 수준에 관계없이 소득 공제가 이뤄져 고소득자일수록 소득 공제 혜택이 커지는 조세 감면 제도도 뜯어고친다. 대기업들이 불로소득으로 엄청난 부를 축적하는 것을 막기 위해 상장주식과 파생금융상품의 양도차익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아울러 종합소득 과세표준 계산에 포함되는 이자 소득과 배당 소득의 종합과세 기준금액을 현행 4000만원에서 하향 조정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지난해에만 조세 감면액이 30조 6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노동개혁 공약으로 기업은행 등 공공 금융기업을 중소기업 육성을 위한 전담 국책은행으로 전환하고, 정부의 예산지원으로 개발된 프로그램 등 지적재산권은 대·중소기업이 공유 연계해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기술 독립에 힘을 실어 주기로 했다. 정보기술(IT)·벤처기업 육성을 위한 ‘젊은이 펀드’도 조성,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 2010년 기준 2193시간의 근로자 평균 노동시간을 다음 정부 임기 말인 2017년까지 2000시간 이내, 2020년까지 1800시간으로 줄이기로 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여야 ‘경제민주화’ 경쟁

    여야가 4·11 총선을 앞두고 ‘경제민주화’를 정책 전면에 내세웠다. 사실상 ‘재벌 개혁’ 경쟁에 뛰어든 것이어서 향배가 주목된다.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 산하 정책쇄신분과는 27일 국회에서 회의를 열고 “헌법에 명시된 경제민주화 실현을 당의 정강정책에 담기로 했다.”고 권영진 의원이 전했다. 경제민주화 조항은 복지국가 건설, 일자리 창출 등과 함께 정강정책의 강령 제1조에 전면 배치된다. 기존 제1조에 있던 ‘정치’ 관련 조항은 뒤로 밀려난다. 권 의원은 “야당은 경제민주화를 분배정의 관점에서 접근하지만, 한나라당은 거대 경제세력으로부터 시장과 중소기업, 소비자를 보호하는 공정 경제의 실현 관점에서 도입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총선 공약 차원에서 대대적인 재벌 개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에 따른 부작용 보완을 비롯해 중소기업 적합 업종 지정, 대기업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차단, 프랜차이즈 불공정 거래행위 근절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민주통합당도 경제민주화와 보편적 복지 등을 핵심으로 한 총선 공약을 29일 발표한다. 여기에는 출총제 부활과 지주회사 규제 강화, 금융·산업자본 분리 등 현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전면 재조정 방안이 포함돼 있다. 기존 ‘3+1’(무상급식·무상보육·무상의료+반값등록금)에 주거와 일자리를 더한 ‘3+3’ 보편적 복지를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한명숙 대표는 “보편적 복지, 경제민주화는 포퓰리즘이 아니라 거역할 수 없는 시대적 요구”라면서 “1% 부자 증세, 법인세 인상을 통한 재벌 증세를 반드시 이룰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세훈·강주리기자 shjang@seoul.co.kr
  • MBC 노조 총파업 돌입

    MBC 노동조합이 30일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MBC 노조는 27일 총파업 찬반투표 결과 투표율 83.4%, 찬성률 69.4%로 파업이 가결됨에 따라 30일 오전 6시부터 총파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김재철 사장의 퇴진이 요구사항이다. 사측은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인사와 관련된 파업이기 때문에 불법파업이고 사규에 따라 처리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MBC기자회와 영상기자회는 그간의 편파·불공정 보도를 문제 삼아 보도본부장과 보도국장의 사퇴 등 인적 쇄신을 요구하면서 제작거부를 선언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서울광장] 박희태 의장, 명예를 안다면 사퇴하라/김종면 논설위원

    [서울광장] 박희태 의장, 명예를 안다면 사퇴하라/김종면 논설위원

    사마천의 ‘사기’ 항우본기에 지오기사(支吾其詞)라는 말이 나온다. 애매모호한 말로 실제의 정황을 얼버무려 회피한다는 뜻이다.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의 중심에 서 있음에도 “현재로선 모르는 얘기”라며 어물쩍 넘어가려는 박희태 국회의장에게 딱 들어맞는 말이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국회의장 비서실이 압수수색당하고 주변 인사들이 줄줄이 검찰에 소환돼도 수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방관자적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으니 이게 정치지도자로서 온당한 처신인가.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네가 알고 내가 아는 일을 혼자서만 세월이 지나 기억이 희미하다고 강변하니 ‘치매의장’이란 소리를 듣는 것 아닌가. 개인의 수치를 넘어 나라 망신이다.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그건 헌법은 지켜야 한다고 말하는 것과 같은 당연한 얘기다. ‘공직DNA 결핍증’이라도 앓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정치 초짜도 아니고 일흔이 넘은 노정객이면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알 만도 한데 헛된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자리에만 매달리고 있으니 안타까운 노릇이다. 사람은 자신이 있어야 할 곳에 있어야 한다. 지금 입법부 수장의 자리가 정녕 도덕적 권위가 땅에 떨어질 대로 떨어진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이라고 생각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사퇴촉구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한 야권은 물론 여권도 박 의장의 무모한 버티기에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엊그제에는 국민 65.9%가 검찰의 공정한 수사를 위해 국회의장직 사퇴에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이쯤 됐으면 더 이상 미련을 갖지 말고 당장 의장직에서 물러나는 게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다. 그러고 나서 수사를 지켜봐도 지켜봐야 할 것이다. 아니 국회의장이라는 보호막을 거두고 일개 시민의 자격으로 성실하게 검찰 조사에 응해야 한다. 검찰도 칼집만 만지작거리며 속 끓이지 말고 좀 더 당당해질 필요가 있다. 법이 결코 작은 파리만 걸려드는 거미줄이 아님을 진정으로 보여줘야 한다. 정치적 후폭풍 같은 건 계산하지 말고 오로지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데 명운을 걸어야 한다. 이번 사건이 명쾌하게 매듭지어지지 않는 한 정치권이 아무리 쇄신을 부르짖어도 믿어줄 국민은 없다. 박 의장은 ‘돈 봉투 관행’에 대해 왜 나만 당해야 하느냐고 억울해할지 모른다. 하지만 세상사 다 지은 대로 받는 거다. 끝내 정치적 희생양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면 지나간 ‘고문의 시대’를 잠시 떠올리며 마음을 추슬러 보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언론인의 사표로 존경받는 청암 송건호는 독재정권 시절 받은 고문 후유증으로 죽은 피를 두 사발이나 빼냈다고 한다. 고문의 트라우마로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온 민주인사가 한둘이 아니다. 이들이 스스로 밀알이 돼 썩고 모퉁이돌이 돼 한편을 지탱했기에 이 땅의 민주주의가, 정치가 이만큼이나마 발전한 것이다. 정작 억울해하여야 할 그들이 언제 대의를 그르치면서 구차하게 군 적이 있는가. 박 의장에게 그런 대인의 풍도를 기대해 본다. 다시 말하건대, 이면 체면 가리지 않고 어떻게든 당장의 위기를 모면해 정치적 잔명을 유지하려 하는 것은 최악의 길이다. 역사에 죄를 짓는 일은 없어야 한다. 국가 의전서열 2위 인사의 무책임한 행태에 국민의 분노는 임계점을 넘어섰다. 하루라도 빨리 벼슬도 정치도 버려야 산다. 물러날 때를 놓치면 낭패를 보고 만다는 사실을 역사는 생생히 증명한다. 중국 춘추전국시대 월나라 정치가 범려는 제때 물러날 줄 알았기에 세 번이나 다른 선택을 하고도 천하에 이름을 떨칠 수 있었다. 반면 그의 친구인 대부 문종은 어땠는가. 선택의 기로에서 머뭇거리다 결국 자살검을 받아들게 되지 않았나. 선택은 박 의장 몫이다. 역사에서 배우기 바란다. 양심의 명령을 따르라. 허무하면 허무한 대로 아쉬우면 아쉬운 대로, 있는 그대로 내려놓아야 한다. 요지경 같은 정치를 떠나 임천(林泉)에 집을 짓고 은인자중하는 삶을 살겠다는 귀거래사라도 한 조각 남기는 것이 그나마 명예를 아는 자가 취할 태도 아닐까. jmkim@seoul.co.kr
  • “국민과 나누고 소통하는 세상에 덜 알려진 분 삼고초려해 모셔올 것”

    “국민과 나누고 소통하는 세상에 덜 알려진 분 삼고초려해 모셔올 것”

    한나라당이 비상대책위원을 선정해 실질적인 비대위 활동의 기지개를 켠 지 27일로 꼭 한 달째다. 비대위 활동은 정치·정책 쇄신과 외부 인재 영입의 두 축으로 굴러 왔다. 비대위 산하 인재영입분과를 맡고 있는 조동성 서울대 교수에게 이 즈음 시선이 모아지는 이유는 당연하다. 4·11 총선을 앞두고 땅에 떨어진 한나라당 지지도를 획기적으로 회복할 ‘새 피 수혈’의 막중한 임무가 그의 어깨에 지워져 있기 때문이다. 이날 오후 조 위원은 양복에 검정 파카를 걸치고 어깨엔 배낭을 멘 채 여의도 당사에 도착했다. 인재영입을 위해 장돌뱅이처럼 팔방으로 뛰는 하루를 대변하는 차림새였다. 이날 열린 제9차 인재영입 워크숍은 전국백수연대 회원 14명에게서 청년층 취업난, 복지정책 제언을 듣기 위해 조 위원이 직접 마련한 자리였다. 워크숍에 앞서 잠시 시간을 낸 조 위원은 선 채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앉아서 얘기하는 것은 버릇이 들지 않아 어색하고 캐주얼한 것이 좋다.”고 말했다. →최근 당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이 싸늘하다 못해 냉랭하다. 외부에서 인재를 구하기가 힘들 텐데. -제가 비대위원으로 오자마자 ‘지금 시점에 한나라당이 훌륭한 인재를 바깥에서 모셔오는 게 어려울 거다.’라고 숱한 걱정들을 들었다. 하지만 실제로 돌아다녀 보니 바깥 세상이 보기와는 많이 다르더라. 배우 짐 캐리가 나오는 영화 ‘트루먼 쇼’와 닮았다. 사람들은 자기가 갇힌 상자 안에서 제한된 생각을 한다. 한나라당도 갇힌 상자다. 의외로 한나라당에 호의적인 분들도 많다는 뜻이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요새 회의 때마다 강조하는 단어가 ‘경청’이다. 저도 그 단어를 가슴에 품고 다닌다. 당 지지도가 땅에 떨어진 게 사실이니 제가 도와 달라고 호소하고 다닌다. 넘어진 한나라당을 일으켜 주겠다고 자발적으로 좋은 얘기를 해주시는 분이 많다. →그동안 과학계, 대학생, 직능단체 대표, 군인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만났다. 접촉한 사람들은 몇 명이나 되나. -어제(26일)까지 8번의 워크숍을 진행했고 평균 회당 5~20명을 만나뵈었다. 그러나 이건 공식적인 만남이었고 비공개 일정으로 접촉한 분들도 많다. 1대1로 보기도 했고 단체로 뵌 분들도 있어서 다 합치면 일일이 세기 어렵다. →한나라당이 지난해 10·26 재·보궐 선거에 앞서 강호동, 나승연씨 등 저명인사를 스카우트하려다가 여론이 좋지 않아 불발됐다. 이런 분들이 한나라당에 오는 게 바람직하다고 보나. -우리나라는 선거가 두 종류다. 유권자들이 직접 뽑는 선거도 있지만 비례대표 의원은 선거로 뽑지 않는다. 선거를 치르지 않아도 (당선)되는 사람들은 굳이 비례대표로 모셔올 필요가 없는것 아닌가. 외부에서 삼고초려해 모셔와야 하는 이들은 본인 성품상 겉으로 나서지 않는 분들, 그러면서도 국민과 호흡하고 현장을 누구보다 잘 아는 분들이어야 한다. 특히 우리 당이 모셔와야 할 인물은 세상에 덜 알려진 분들이 낫지 않겠나. →현재 한나라당에 가장 절실한 인재는 어떤 사람인가. -기존에 사회에 기여하는 인재는 성실과 정직이 필요충분조건이었다. 그러나 사회가 바뀌고 진화했다. 성실과 정직은 이제 최소조건이다. 여기에 나눔지수와 현장능력이 더해져야 한다. 자신이 갖고 있는 능력을 사회에 환원하는 사람, 그리고 현장을 누구보다 잘 알고 국민과 함께 호흡하는 사람을 가려내야 한다. →광범위한 인맥을 자랑하는 이로 손꼽힌다. 인재영입 업무에 도움이 되나. -제가 주도해서 만든 각종 모임이 20여개이고 모임당 회원이 10~30명 정도 되니 한달에 정기적으로 만나는 분들만 한 700여명 되는 셈이다. 반면 정치엔 전혀 문외한이었다. 정작 국회의원 친구는 한 명도 없다. 신문 정치면도 잘 안 봤다. →휴대전화에 전화번호가 몇개나 저장돼 있나. -그건 세보지 않아서…. 기본적으로 동료 교수 1800명이 내 블랙베리폰에 저장돼 있고 각 분야 인사 연락처가 망라돼 있다. 이 휴대전화 말고 또 다른 전화기에도 저장돼 있으니 다 합치면 얼마나 될까…. →당에 영입할 대상은 정했나. 그분들과는 논의가 얼마나 진행됐는지. -지금까지 만난 분들 중에서 영입해야겠다고 꼽아놓은 분들이 있다. 단계별로 다를 텐데 더 설득해야 하는 분들도 아직 있다. 늦어도 2월 중순까지는 끝낼 예정이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흥행 참패] 2030이 들러리냐… “비례대표 우선배정·연예인식 등용 모두 정치쇼”

    [흥행 참패] 2030이 들러리냐… “비례대표 우선배정·연예인식 등용 모두 정치쇼”

    여야가 총선을 앞두고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2030세대’ 청년층 영입이 흥행 참패를 맞고 있다. 비례대표 안정권 순번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지만 정작 청년들의 반응은 냉랭하다. 정치권의 청년층 영입 경쟁이 취업과 학자금 등 젊은이들의 고통에 귀를 기울이겠다는 본래 취지에서 벗어나 ‘정치 쇼’로 흐르는 경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기성 정치권이 청년층의 고민은 안중에도 없고 젊음의 이미지를 차용해 쇄신 경쟁에 들러리를 세우고 있다는 쓴소리도 나온다. 한나라당은 일찌감치 27세의 이준석씨를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에 임명하며 청년층 영입의 신호탄을 울렸다. 하지만 서울과학고와 미국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교육벤처기업을 운영하던 그가 취업 문제로 고민하는 20대 젊은이들을 대변하는 인물이라고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與, 현장워크숍 통한 인재영입도 여의치 않아 이 위원 영입으로 ‘바람몰이’에 성공한 한나라당 비대위는 전국백수연대·청소년협의회와의 현장 워크숍을 통해 20~30대 청년층을 더 영입할 계획이지만 실제 공천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한나라당에 대한 젊은 층의 거부감을 극복하고 20~30대 인재를 영입하기는 말처럼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국백수연대와 청소년협의회가 20~30대를 대변하는 대표 단체라고 보기도 어렵고, 단체들이 추천하는 인물에 대한 검증 작업도 기준을 정하기 모호하기 때문이다. 또 지역구 공천의 80%에 개방형 국민경선제를 도입하기로 한 점을 감안할 때, 추천된 20~30대 젊은 층에 가산점을 주더라도 실제 투표에서 얼마나 표를 얻을지도 알 수 없다. 인재영입위원장인 조동성 비대위원은 “20~30대는 인재 영입 대상을 설정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 “그룹별로 만나 추천 대상을 선정해 달라고 요청하는 수밖에 없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민주통합당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민주당은 28일까지 25~35세의 지원자를 모집한 뒤 일명 ‘슈퍼스타K’(슈스케) 방식의 오디션을 통해 25~30세 남녀 각 1명, 30~35세 남녀 각 1명 등 총 4명을 선발해 비례대표에 배치한다는 계획을 세웠었다. 이 제도를 도입할 당시 민주당은 500여명의 지원자가 몰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종 선발자가 되면 안정권 순번을 받아 국회에 입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상은 크게 빗나갔다. 신청이 저조하자 당초 13일이었던 신청 기한을 28일로 연장했지만 26일까지 청년 비례대표 지원자는 70명 정도로 참여율이 저조한 상황이다. 이 중 25~30세 여성은 2명이며, 30~35세 여성은 3명이다. 평균 경쟁률이 3대1에도 못 미친다. 골머리를 앓던 민주당은 세부적인 보완책을 마련하기로 했지만 당 지도부 경선 일정 때문에 차일피일 미뤄 왔다. 신청 마감을 하루 앞둔 27일이 돼서야 최고위원회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野, 제한 연령 상한조정 등 부랴부랴 대책 청년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살리되 연령 상한을 높이고 선발 방식을 바꾸는 등 전면 재설계할 것으로 보인다. 당 관계자는 “청년 비례대표제에 관심이 있지만 연예인 선발 방식을 못마땅해하는 청년들이 많다.”며 “관심 끌기용 이벤트부터 진중하게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구조개선 없이는 정치 쇼에 동원된 청년 비례대표들이 결국 기존 정치 행태를 똑같이 답습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현정·황비웅기자 hjlee@seoul.co.kr
  • 고비마다 간판 교체… 한나라 정치 쇄신? 총선 꼼수?

    고비마다 간판 교체… 한나라 정치 쇄신? 총선 꼼수?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26일 당명 개정을 의결함에 따라 당은 국민공모 등 후속 절차에 들어갔다. 정치적 고비마다 간판이자 정체성과 동일시되는 당명을 갈아치워 온 한국 정당사의 전례를 이번에도 답습하게 됐다. 황영철 대변인은 이날 “재창당이 일단 불발된 만큼 재창당 수준의 쇄신을 하고 총선 공천도 국민들이 납득할 만하게 할 것”이라면서 “쇄신 차원에서 당명을 바꾸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현재의 당명은 1997년 11월 신한국당과 민주당이 통합하면서 탄생한 이후 14년 3개월간 지속돼 왔다. 당시 조순 민주당 총재가 97년 대선을 앞두고 급히 고안했다고 한다. 당시엔 흔치 않은 순우리말이어서 세간의 관심도 높았다. 한국 정당 역사에서 한 이름으로 최장수를 누린 정당은 민주공화당이다. 1963년부터 1980년까지 17년간 장수를 누렸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위해 창당한 뒤 재임 기간 내내 이름을 유지했다. 역대 두 번째로 장수한 한나라당은 지난해 11월 창당 14주년을 맞아 현존 최장수 정당으로 기념식을 열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 다시 새 이름에 자리를 내주게 됐다. 1995년 창당된 이후 2006년까지 유지했던 자민련(자유민주연합)이 10년 9개월의 역사를 기록해 세 번째 장수 정당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정당들이 정치적 격변기나 역사적 위기의 순간마다 당명을 바꾸는 바람에 각종 이름이 명멸했다. 야당인 민주통합당 역시 1980년대 통일민주당·평화민주당을 거쳐 1990년대 신민주연합당(1991년)·새정치국민회의(1995년), 2000년대 새천년민주당(2000년)·열린우리당(2004년)·대통합민주신당(2007년) 등 쉴 새 없이 이름이 바뀌었다. 한나라당 내에선 지금 시점에서 당명을 바꾸는 데 대한 회의적 여론도 만만치 않다. 여의도연구소가 설 연휴 동안 원내외 위원장 220명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50%(110명)가 당명 변경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8%(84명)는 반대했고 12%(26명)는 무응답이었다. 당내에서도 찬반이 어금버금한 셈이다. 황영철 대변인은 “수도권 의원, 원외 위원장들이 주로 찬성한 반면 중진 의원들은 반대하는 분위기로 갈렸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중진 의원은 당명을 바꾸는 것에 대해 “총선 일정도 시급하고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율이 땅에 떨어진 상황에서 당명을 바꿔 봤자 유권자들에게 ‘겉옷만 바꿔 입었다’는 안 좋은 인상을 주기 십상이다.”고 우려했다. 노년층 유권자들이 많은 지방이 지역구인 의원들도 대다수가 “선거 때 어르신들이 헷갈려 하셔서 오히려 표만 깎아먹을 것”이라며 반대했다. 반면 당명 개정에 찬성한 윤상현(인천 남구을) 의원은 “당 쇄신의 가장 마지막 단계에서 당명을 바꿔 국민들께 진정성을 보여 드리고 기존 한나라당의 공과도 모두 가져가야 한다.”고 말했다. 4선인 김무성 전 원내대표도 “지금 한나라당의 이미지가 워낙 안 좋아 이름을 바꿔 새롭게 시작하는 것도 나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미국, 영국 같은 선진국이 각각 ‘민주-공화’, ‘보수-노동’ 당명을 100년 이상 이어 온 역사를 본받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우리나라 정당의 평균 존속 기간은 44개월에 불과해 국회의원 임기(4년)보다도 짧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與 ‘공천 살생부’에 불쾌半 불안半

    4·11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 내에서 ‘공천 살생부’가 나돌기 시작했다. 선거철이 되면 어김없이 이런 명단이 돌게 마련이라지만 의원들은 불쾌감을 드러내면서도 내심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국회 의원회관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확산된 것으로 알려진 한 문건에는 총 42명의 지역구 의원들 이름이 나열돼 있다. 이 가운데 4명은 ‘예비명단’으로 분류돼 있고, 나머지 38명은 사실상 공천배제 대상으로 명시돼 있다. 당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최근 경쟁력(50%)과 교체지수(50%)를 바탕으로 지역구 의원의 25%(34명)를 공천에서 배제한다는 방침을 발표한 뒤여서 대상 의원들의 수도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 계파별로는 친이·친박계가 고루 포함됐다. 그러나 문건의 출처가 불분명한 데다 수도권과 영남권에 집중된 점, 기준이 모호한 점 등으로 미뤄 특정 정치세력에서 유출한 것 아니냐는 논란도 확산되고 있다. 명단에 나온 의원들은 서울의 경우 초선(6명)과 재선(3명)에 집중됐고 영남권의 경우 중진 의원들이 대다수였다. 이 문건대로라면 당내 4선 이상 의원 17명 가운데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을 제외하고 ‘생존’하는 의원이 정몽준·박근혜·이재오·황우여 의원 4명뿐이라는 기이한 결과가 나온다. 3선 의원도 22명 가운데 13명으로 대폭 줄어들게 된다. 문건을 본 한 중진 의원은 “무조건 선수와 연령이 많은 순서대로 작성한 것 같다.”며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당 지도부는 살생부 논란을 일찌감치 차단했다. 비대위 정치쇄신분과 위원장인 이상돈 비대위원은 “누가 소설을 썼느냐. (비대위와) 전혀 관계없는 일이다. 비대위에서 그런 문제를 언급할 상황이 전혀 아니다.”고 부인했다.신뢰성과 관계없이 이러한 명단이 나왔다는 것 자체에 현역 의원들은 반감을 갖고 있다. 일부 의원들은 자신의 이름을 확인하기 위해 명단을 확보하느라 분주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천막 추억]가자! 그 결기로…개혁 지지부진에 갈등만 커지고… 박근혜의 고민

    [천막 추억]가자! 그 결기로…개혁 지지부진에 갈등만 커지고… 박근혜의 고민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가 진용을 갖춘 지 27일로 한 달이 된다. 박 위원장이 “재창당을 뛰어넘는 쇄신과 개혁”을 내세우며 전면에 등장했지만, 각종 돌발 악재와 당내 갈등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되는 것도 없고 그렇다고 안 되는 것도 없는 ‘풍요 속 빈곤’ 형국이다. 박 위원장은 26일 비대위 전체회의에서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을 계기로 급부상한 당대표·중앙당 체제 개편 요구에 대해 “워낙 크고 (당의) 근간을 바꾸는 것”이라면서 “시간을 두고 검토하자.”며 제동을 걸었다. 쇄신파 의원들은 지난 15일 중앙당·당대표 폐지를 주장했고, 24일에는 이상돈 비대위원이 중앙당을 대표가 아닌 전국위원회 중심 체제로 전환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논란은 박 위원장의 이날 발언으로 일단락됐다. ●비대위 한달… 탈MB 정책 정부와 갈등만 앞서 당의 정강·정책에서 ‘보수’ 용어 삭제 여부를 놓고 벌어진 논란도 없었던 일이 됐다. 박 위원장이 논의 자체를 중단시켰기 때문이다. 이상돈·김종인 비대위원이 각각 불을 댕긴 ‘MB(이명박) 정권 실세 용퇴론’과 ‘이명박 대통령 탈당론’에 대해서도 박 위원장은 “개인 의견”, “차별화를 위한 차별화는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현역 지역구 의원 25% 공천 배제’ 등을 담은 공천 기준을 정한 것 외에는 이렇다 할 정치 쇄신안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박 위원장 입장에서는 쇄신을 추진하는 동시에 당내 반발도 수습해야 하는 ‘외줄 타기’의 결과물로 해석된다. 정치 쇄신은 물론 정책 차별화도 지지부진한 형국이다. 비대위가 정부의 KTX 민영화에 대해 반대 입장을 내놨지만, 이 과정에서 당정 간 불협화음만 노출시켰다. 전세자금 이자부담 및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등의 대책도 정부와의 사전 조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재벌 개혁과 관련된 출자총액제한제도 문제에서도 뚜렷한 결론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현 정부와의 정책 차별화에 성공하더라도 야당을 뛰어넘는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도 의문으로 남아 있다. 이렇듯 국민들이 체감할 만한 쇄신안이 눈에 띄지 않는 상황에서 설 연휴를 전후로 한나라당은 정당 지지도에서 민주통합당에 밀렸고, 대선 후보 지지율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박 위원장의 격차는 확대되고 있다. ‘쇄신 딜레마’에 빠지는 형국이다. 정치·정책 쇄신이 힘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인적 쇄신이 남아 있는 카드가 될 수 있다. 이는 공천 개혁을 통해 어떤 현역 의원이 교체되느냐가 아니라 어떤 새 인물이 들어오느냐에 달렸다. 문제는 물갈이되는 현역 의원들의 탈당 등 반발 가능성이다. ●인적쇄신 여부 따라 쇄신 성공 갈릴 듯 김종배 시사평론가는 “비대위가 여론의 집중 조명을 받게 된 것이 풍요라면 실제 성과는 별로 없어 빈곤”이라면서 “2004년 천막당사로 대표되는 박 위원장의 위상도 야당 대표일 때 설정·구축된 것으로, 지금은 MB 프레임에 갇혀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박 위원장 입장에서는 정권 심판론에 맞서 인물론으로 승부할 공천이 중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박 위원장이 지난 한 달 동안 보여 준 모습은 수성의 자세였다.”면서 “먼저 기득권을 놓는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여야 총선 방송연설 첫 주자 20대 ‘맞불’

    여야 총선 방송연설 첫 주자 20대 ‘맞불’

    여야가 4월 총선 선거방송 연설의 첫 주자로 각각 20대 ‘젊은피’를 내세웠다. 총선을 앞두고 ‘2030세대’ 청년층을 겨냥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민주통합당에서는 숙명여대 행정학과 1학년생인 박소희(왼쪽·20)씨가 나섰다. 이번 총선에서 처음으로 투표권을 행사하는 박씨는 26일 오후 5시 20분부터 20분간 KBS1 TV 방송연설을 통해 “빈곤의 악순환, 기회의 불평등을 해결하지 못하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다.”면서 “제가 비정규직으로 ‘워킹푸어’나 ‘하우스푸어’가 돼 빚더미에 허덕이기 전에 지금부터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힘을 보태야 한다.”고 말했다. 박씨는 27일 오후 KBS1 라디오를 통해 2차 연설에 나선다. 두번째 주자로는 충남 태안에서 소를 키우는 60대 후반의 축산농 조대호씨가 나선다. 소값 폭락 사태로 고통을 겪고 있는 축산농들의 애환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재협상 필요성에 대해 얘기할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는 오는 30일 오후 MBC TV, 31일 오후 MBC 라디오를 통해 두차례 연설할 계획이다. 한나라당은 일반인을 출연시킨 민주통합당과 달리 당 지도부를 직접 내세워 무게감을 강조할 계획이다. 최연소 비상대책위원인 이준석(오른쪽·27) 비대위원이 27일 오후 5시 20분부터 40분까지 KBS1 TV로 방송되는 첫 선거연설에 나설 예정이다. 미국 하버드대 출신으로 비대위 초반부터 주목을 받았던 이 비대위원은 비대위 산하 정책쇄신 분과위와 눈높이위원회에서 파격적 아이디어를 제시해 참신함을 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번째 주자로는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직접 출연한다. 박 비대위원장은 30일 MBC라디오와 31일 MBC TV를 통해 비대위의 정치·정책쇄신 방안과 민생 살리기 의지 등을 강조하며 유권자의 지지를 호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비대위원 제안 ‘의원 기득권 포기’ 문건 보니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현역 국회의원들의 기득권 포기를 통한 쇄신을 추진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비대위는 첫 회의에서 의원들의 불체포 특권을 포기하기로 한 데 이어 계속해서 기득권을 내려놓는 방안을 준비해 왔다. 당 안팎에서도 각종 아이디어가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본질적인 ‘특권 포기’가 아닌 외형상 보여주기용 안들이 제기되면서 쉽게 의견을 모으지 못하고 있다. 최근 비대위 회의에서는 한 외부 비대위원이 ‘한나라당 국회의원의 대국민 약속’이라는 제목의 문건과 함께 기득권을 버리자는 취지로 8가지 사항을 제시했다. 통상 국회의원의 특권으로 알려진 200여개 가운데 ‘기득권’이라고 볼 수 있는 부분 10여개에서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명시된 8가지 약속을 3번 이상 어길 경우 19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결의도 담겼다. 문건에는 먼저 반말이나 욕설을 하지 않겠다는 것과 폭력을 쓰지 않겠다는 다짐이 적혔다. 그동안 유독 한나라당 의원들의 설화(舌禍)가 잇따랐던 만큼 ‘막말 정치인’을 걸러내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또 매년 새해 예산안 처리를 비롯해 여야 간 첨예한 대립으로 빚어진 폭력국회의 오명을 씻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또 항공기를 이용할 경우 이코노미석에 탑승할 것과 철도요금이 추가로 발생했을 경우 코레일이 부담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 등이 포함됐다. 현재 국회의원들은 국유 철도와 비행기, 선박 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철도공사나 항공사들이 공영·민영으로 운영되는 만큼 대부분의 교통수단 요금은 국회사무처에서 의원들의 의정활동 여비로 지원해 오고 있다. 그러나 이 문건에는 골프를 치지 않겠다거나 담배를 태우지 않겠다는 등 의정활동과 무관해 보이는 다소 황당한 방안도 포함돼 있어 비대위 내에서도 비현실성이 제기됐다. 다만 의원 보좌진과 관련된 사항에 대해서는 논의 필요성도 높게 점쳐진다. 특히 가족 및 친·인척을 보좌진으로 임용하지 않겠다는 데에는 비대위에서도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문건에는 또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대한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 사건과 같이 보좌진들의 잘못이 드러날 경우 의원이 함께 연대 책임을 지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한나라 공심위원 3분의 2 이상 외부인사로 구성될 듯

    한나라 공심위원 3분의 2 이상 외부인사로 구성될 듯

    한나라당이 4·11 총선 공천심사위원회 구성과 관련, 외부 인사 비율을 3분의2 이상으로 끌어올리기로 의견을 모았다. 또 정강·정책에서는 기존 정치 대신 복지를, 시장보다 정부를 각각 앞세우기로 가닥을 잡았다. 당 비상대책위원회 산하 정치쇄신분과 위원장인 이상돈 비대위원은 25일 분과회의 직후 “공심위에는 당내 인사 비율이 3분의1 이내로 되는 게 좋겠다는 공감대가 있다.”면서 “(공심위원 수는 표결에 대비해) 11, 13, 15명 등 홀수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구성안은 26일 비대위 전체회의에 상정, 확정될 예정이다. 앞서 2004년 17대 총선 당시 공심위원 15명 중 김문수 위원장을 제외할 경우 당 내외 인사는 각각 7명씩 동수를 이뤘으며, 2008년 18대 총선에서는 전체 11명 중 안강민 위원장을 포함해 6명이 외부 인사였다. 정치쇄신분과에서는 이공계 출신 정치 신인이 경선에 참여할 경우 20% 가산점을 주는 방안도 확정했다. 김세연 비대위원은 브리핑에서 “이공계 출신은 공고를 포함해 이공계 학부 출신자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당 대표 폐지를 핵심으로 한 정당구조 개편방안에 대해서는 오는 31일과 다음 달 3일 세미나를 열어 의견수렴을 거친 뒤 최종 확정키로 했다. 정책쇄신분과도 이날 회의를 열어 당 정강·정책의 강령 제1조인 ‘정치’ 관련 조항을 뒤로 미루고, ‘복지’ 관련 항목을 1순위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정책쇄신분과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정강·정책 초안을 27일까지 마련한 뒤 30일 비대위 전체회의에서 보고할 계획이다. 분과위원장인 김종인 비대위원은 “제1조에 ‘미래지향적 선진정치’ 대신 복지 관계 내용이 들어갈 것”이라면서 “현재 강령 7조에 언급된 자생 복지보다는 생존의 위협을 받는 사람들을 도와주는 생존 보장을 지향점으로 두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생애주기별로 국가가 선제적으로 개입해 맞춤형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박근혜식 복지’와도 맥이 닿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정책쇄신분과는 또 강령 제2조의 ‘큰 시장, 작은 정부’라는 표현을 ‘작지만 강한 정부’로 대체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자문위원인 권영진 의원은 “정부가 규모는 작더라도 역할을 강화해 시장 질서를 바로잡고 사회 양극화를 해소하며 복지를 확대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그동안 비대위가 강조했던 ‘유연한 대북정책’과 ‘공정경쟁’, ‘경제정의’ 등의 개념도 별도 조항에 담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책쇄신분과는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에 따른 부작용 보완 등 재벌 개혁 방안을 마련키로 했으나, 이날 회의에서는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김종인 비대위원은 “재벌 개혁은 쉽게 방안을 낼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눈높이위원회도 이날 회의를 갖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역량지수 평가방안 등을 점검했다. 눈높이위원장인 조현정 비대위원은 “트위터 계정 거래(계정을 사고 파는 방식으로 팔로어 수를 증가시키는 것)가 적발될 경우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與는 카카오톡에서… 野는 트위터에서… 설 민심 훑어보니

    與는 카카오톡에서… 野는 트위터에서… 설 민심 훑어보니

    설 당일인 23일 스마트폰 문자서비스인 ‘카카오톡’에 한나라당 의원 60여명이 모였다. 한나라당의 한 상임전국위원이 의원들에게 새해 인사를 하기 위해 단체로 ‘채팅방’에 초대하면서다. 이 위원은 올해가 ‘흑룡해’라는 의미를 담아 여의주 모양이 담긴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동시에 모인 의원들이 저마다 인사와 덕담을 나누기 시작했다. 먼저 연휴에도 불구하고 매서운 추위 속에서 지역구 활동을 하는 의원들이 자신들의 움직임과 민심을 전했다. “집 앞 마트에 있는데 (추위에) 온 몸이 얼어버린 것 같네요.”(강승규 의원), “시장에서 서너 시간을 떨었습니다.”(김재경 의원), “다들 난리가 났네요. 저도 20분 만에 밥 먹고 마트로 출동!” 그러나 의원들에게 돌아온 것은 날씨만큼 싸늘한 민심이었다. “이른바 대구·경북(TK), 서·북부 경남은 아성이었는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통과 이후 분위기가 녹록지 않네요.”(신성범 의원) 서민경제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주민들의 이야기도 전해졌다. 채팅방에는 곧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최근 당내 쇄신파 활동을 하면서 친이(친이명박)계와 갈등을 빚었던 권영진 의원은 “민심에 조금이라도 다가가려고 애는 쓰지만 (동료 의원들과) 악연이 돼 괴롭습니다.”라고 토로했다. 강석호 의원은 “한나라당 내부 싸움이 더 큰 문제”라면서 “국민들이 제일 바라는 것은 더 이상 싸우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분위기가 썰렁해지자 어렵지만 잘해 나가자는 응원이 잇따랐다. 채팅방은 곧 총선 결의장이 됐다. 김기현 의원이 “우리가 용기를 가지고 국민을 보고 달려가면 승리할 수 있습니다.”라고 했고 정의화 국회부의장도 “정직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4선의 남경필 의원은 “우리 국민은 현명합니다.”라면서 “나라를 위해 꼭 필요한 우리가 되면 반드시 길이 열립니다.”라고 격려했다. 원내 수장인 황우여 원내대표는 “외길 눈보라를 헤쳐 나가는 우리는 광야의 버팔로”라며 의원들을 독려했다. 민주통합당 의원들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활발하게 귀향 활동과 설 민심을 전했다. 전병헌 의원은 트위터에 “한파보다 설 경기가 더 얼었다.”면서 “이명박 정부 들어 ‘명절 대목’ 없어진 지 오래다. 빨리 정권이 바뀌길 바랄 뿐”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4·11 총선에서 대구에 출마할 예정인 김부겸 최고위원은 “지역의 오피니언 리더들을 만나 보면 ‘변화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면서도 “민주당이 서민 정책을 위해 노력하긴 하지만 실질적으로 현실을 바꾸는 것에 대해선 보여준 게 없지 않으냐는 지적도 있다.”고 전했다. 김유정 원내대변인은 24일 논평을 통해 “이명박 정권에 대한 설 민심은 엄동설한보다 더 꽁꽁 얼어붙었다.”고 지적했다. 비례대표 출신으로 첫 지역구 도전에 나서는 김 원내대변인은 지난 22일 밤 페이스북에 “이제 인사 마치고 들어갑니다. 완전히 동태가 됐어요.”라면서 “전통시장에서 추운 날 종일 장사하시는 상인분들 얼마나 고생 많으셨어요. 위로와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라고 새해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꼰대’로는 안 된다/이소영 서울대 소비자아동학부 4년

    [옴부즈맨 칼럼] ‘꼰대’로는 안 된다/이소영 서울대 소비자아동학부 4년

    “제가 잘못 생각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지난해 11월, ‘나는 꼼수다’로 더 잘 알려진 김용민 시사평론가가 트위터에서 한 말이다. 지난 2009년 그는 ‘너희에겐 희망이 없다’는 글을 통해 이른바 ‘20대 포기론’, ‘20대 개새끼론’을 주창하며 정치에 무관심한 청년들의 행태를 맹렬하게 비판한 바 있다. 2년 만에 자신의 발언을 전면 수정하게 된 배경에는 10·26 서울시장 보궐 선거가 있었다. 여느 때와는 다르게, 선거 과정에서 20대가 온라인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공간에서 선거에 대해 높은 관심을 두고 활발히 활동했으며 이것이 투표로까지 이어져 박원순 시장의 당선에 크게 이바지했기 때문이다. 청년의 목소리가 투표라는 실질적 힘으로 표출되자, 정치권은 청년세대에 러브콜을 보내기 시작했다. 한나라당은 비상대책위원회에 27세의 이준석씨를 앉혔으며, 민주당은 ‘슈퍼스타 K’ 방식의 완전 국민참여 경선으로 청년비례대표를 공천해 2030세대의 정치 참여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 역시 ‘청년 유니온’에 서울시의 청년 정책 수립 파트너가 돼 달라고 요청했다. 청년 일자리 창출과 등록금 인하 역시 하나의 정치 담론으로 자리 잡았다. 2011년이 ‘청춘 콘서트’로 대표되는, 멘토들이 아픈 청춘들을 위로하는 해였다면, 총선과 대선이 있는 2012년은 청년들이 하나의 정치세력으로 부상하는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미성년자도, 기성세대도 아닌 하나의 유보 계층으로 무시당하던 청년의 목소리가 비로소 표출되고 이것이 정책화되는 것은 물론 바람직하지만,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 속에 여전히 ‘꼰대’의 그림자가 보인다. 김용민의 사과는 20대의 각성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20대를 ‘개새끼’로 보는 이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투표했음에 대한 칭찬이었고, 한나라당의 이준석씨는 나이만 20대일 뿐 청년으로서 목소리를 내기보다는 당 쇄신의 젊은 이미지 담당에 그치고 있다. 민주당의 청년비례대표 후보 모집 역시 서바이벌 프로그램 방식의 경선을 도입해 주목도를 높이는 ‘정치 쇼’ 이상은 아닌 듯하다. 청년의 목소리에 진정으로 귀 기울이기보다는 구색을 갖추고 이를 통해 청년세대의 힘을 이용하고자 하는 것이다. 청년을 하나의 독립된 세대로 인정하지 않고 기성세대 진입의 이전단계로 보는 시각은 아직도 바뀌지 않았다. 이것이 ‘청년 열풍’의 진짜 모습이다. 아쉬운 것은 서울신문 역시 청년 세대에 대해 정치권과 다름없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의 거짓 청년 열풍 속에서, 신문은 그 이면을 지적하며 진짜 청년들의 목소리를 듣고 이들의 진정한 정치참여 통로를 모색해야 마땅하다. 하지만, 서울신문에서는 청년 세대와 관련된 기사를 찾기 쉽지 않다. 혹시 놓친 것이 있나 싶어 검색창에 ‘청년’이나 ‘대학생’을 입력해도 앞서 언급한 기사 외의 내용은 찾아보기 어렵다. 해당 기사를 살펴봐도 단편적인 보도에 그칠 뿐, 그 어디에도 당사자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한나라당 이준석 비대위원의 임명에 대해 청년 세대의 생각을 묻는다거나(2011년 12월 28일 자), 민주당 청년비례대표 입후보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에 대한 분석은 없다(1월 12일 자). 등록금심의위원회 구성에 아직 갈등을 겪는 대학이 있고, 반값등록금 운동의 구심점이 됐던 숙명여대의 등록금 인하율이 3% 미만에 그친 데 대한 여러 의견이 있을 것임에도, 서울신문에서 그에 대한 관심은 찾아보기 힘들다(1월 24일 자). 서울신문은 다른 신문과는 달리 ‘고시&취업’ 면을 통해 청년들에게 더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청년은 단지 취업을 준비하고 기성세대 진입을 준비하는 단계가 아니다. 단순히 정보를 제공하고 도와주려는, 내려다보는 시선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제 가만히 손잡아 주는 위로의 시대는 끝났다. 이들을 말하게 하라. 이들의 목소리를 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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