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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儒林(66)-제1부 王道 제3장 至治主義

    儒林(66)-제1부 王道 제3장 至治主義

    제1부 王道 제3장 至治主義 이때 김굉필은 찾아간 17세의 조광조에게 선비로서의 행동에 대해 먼저 가르치기 시작하였다.이는 노나라의 애공(哀公)이 공자에게 ‘유가선비로서의 행동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입니까.’하고 물은 데에 대한 공자의 답변이었던 것이다. “너는 마땅히 공자가 선비의 몸가짐과 마음가짐에 대해 가르친 내용을 평생 잊지 않고 명심하도록 하여라.” 조광조는 유배 길의 수레위에서 20여년 전 스승 한훤당이 일러준 내용을 묵묵히 처음부터 끝까지 되새겨 보았다. “선비는 보배(옛 성왕의 도)를 벌여 놓고서 초빙되기를 기다리고 부지런히 힘써 학문을 닦아 쓰여지기를 기다리며,충성과 신의를 품고서 등용되기를 기다리고,힘써 실천함으로써 벼슬자리를 기다리는 것입니다.그들이 스스로를 닦고 있는 것이 이와 같습니다. 선비는 의관(衣冠)이 알맞아야 하며 동작이 신중해야 합니다.그들이 큰 것을 사양할 적에는 태만(怠慢)한 듯하고,작은 것을 사양할 적에는 거짓인 듯하며,크게는 위협을 받고 있는 듯이 하고,작게는 부끄러운 듯이 합니다.그들이 나아가는 일은 어렵게 하며 물러서는 일은 쉽사리 하며,유약(柔弱)하기 무능한 사람과 같습니다.그들의 용모는 이와 같습니다. 선비는 기거(起居)에 엄격하고 어려움을 두려워하며,그들의 거동은 공경하고 말은 반드시 신의를 앞세우며 행동은 반드시 알맞고 올바릅니다.길을 나서서는 편리한 길을 다투지 아니하고,여름이나 겨울에는 따스하고 시원한 곳을 다투지 않습니다.그의 목숨을 아끼는 것은 소망이 있기 때문이며,그의 몸을 보양(保養)하는 것은 할 일이 있기 때문입니다.그들의 대비(對備)는 이와 같습니다. 선비는 금과 옥을 보배로 여기지 아니하고 충성과 신의를 보배로 삼습니다.땅 차지하는 것을 추구하지 않고 의로움을 세우는 것으로써 땅을 삼으며,재물을 많이 축적하기를 바라지 않고 학문이 많은 것을 부로 여깁니다.벼슬을 얻는 일은 어렵게 생각하되 녹(祿)은 가벼이 생각하며,녹은 가벼이 생각하되 벼슬자리에 머무는 것은 어렵게 생각합니다.적절한 시기가 아니면 나타나지 않으니 벼슬 얻는 일이 어렵지 않겠습니까? 의로움이 아니라면 화합하지 않으니 벼슬자리에 머무는 것이 어렵지 않겠습니까?” 선비사상.비록 공자가 설법함에서 비롯되었으나 전 세계에서 가장 독특한 선비사상을 남긴 우리나라.지금은 퇴색되어 흔적도 보이지 않으나 마땅히 그 명맥을 이어나가야 할 ‘선비의 길’은 다음과 같이 이어지고 있다. “선비는 재물을 탐하는 태도를 버리고 즐기고 좋아하는 일에 몰두하며,이익을 위하여 의로움을 손상시키지 않고,여럿이서 위협하고 무기로써 협박을 하여 죽음을 당한다 하더라도 그의 지조를 바꾸지 않습니다.사나운 새나 맹수(猛獸)가 덤벼들면 용기를 생각지 않고 그에 대처하며 무거운 솥(鼎)을 끌 일이 생기면 자기 힘을 헤아리지 않고 그 일에 착수합니다.과거에 대하여 후회하지 아니하고 장래에 대하여 미리 점치지 아니하며,그릇된 말을 두 번 거듭하지 않고 뜬소문을 두고 따지지 않습니다.그의 위엄은 끊이는 일이 없으며,그의 계책을 미리 익히는 법이 없습니다.그들의 행위가 뛰어남이 이와 같습니다. 선비는 친근히 할 수는 있어도 위협을 할 수는 없고,가까이하게 할 수는 있어도 협박할 수는 없으며,죽일 수는 있어도 욕보일 수는 없습니다.그들은 사는데 있어 음락(淫樂)을 추구하지 않으며,음식에 있어 맛을 탐하지 않습니다.그들의 과실은 은밀히 가려줄 수는 있어도 면대(面對)하여 꾸짖을 수는 없습니다.그들의 꿋꿋하고 억셈이 이와 같습니다. 선비는 충성과 신의로써 갑옷과 투구를 삼고,예의와 정의로써 방패를 삼으며,인(仁)을 추대하여 행동하고 정의를 안고 처신합니다.비록 폭정(暴政)이라 하더라도 그들의 입장을 바꾸어 놓을 수는 없습니다.그들이 스스로 처신함이 이와 같습니다. 선비는 좁은 집 허술한 방,사립문에 거적문이 달린 집에 살며,옷을 갈아 입어야 나갈 수 있고 이틀에 한 끼밖에 먹지 못할 형편이라 하더라도,임금이 응낙한 데 대하여는 감히 의심치 아니하며,임금이 응낙지 않는다 하더라도 감히 아첨하지 않습니다.그들의 벼슬하는 태도는 이와 같습니다. 선비는 지금 사람들과 함께 살고 있지만 옛 사람들에게 뜻을 두며,지금 세상에서 행동하고 있지만 후세의 모범이 됩니다.마침 좋은 세상을 만나지 못하여,임금이 끌어주지 아니하고 신하들은 밀어주지 아니하며,아첨을 일삼는 백성들 중에 붕당(朋黨)을 이루어 가지고 그를 위협하는 자들이 있다 하더라도,그의 몸을 위태롭게 할 수는 있으나 그의 뜻을 뺏을 수는 없습니다.비록 위태롭다 하더라도 행동을 하는 데 있어서는 끝내 자기 뜻을 믿으며,백성들의 고통을 잊지 않으려 합니다.그들의 걱정은 이와 같은 것입니다.”
  • [길섶에서] 늙은 쥐/김인철 논설위원

    옛날 음식을 훔치는 데 귀신이 다 된 쥐가 있었다.젊은 쥐들은 머리를 조아리며 그의 기술을 익혔다.하지만 세월을 어찌 이기랴.“저 늙은이에게 더이상 배울 게 없다.” 모든 비법을 전수 받았다고 지레 짐작한 젊은 쥐들은 결국 음식 나눠주기를 중단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아낙이 맛난 음식을 가마솥에 넣고 들일을 나갔다.몰래 이 모습을 훔쳐보던 젊은 쥐들이 달려들어 쇠뚜껑을 열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소용이 없었다.“안되겠다.늙은 쥐에게 물어보자.” 누군가의 제안에 모두 늙은 쥐에게 달려가 간청했다. 늙은 쥐가 답했다.“무릇 솥에는 세개의 발이 있다.그 중 하나를 고른 뒤 힘을 모아 그 주변을 파라.그러면 솥이 한쪽으로 기울고,무쇠뚜껑이라도 절로 벗겨질 것이다.” 조선 선조때 풍기군수를 지낸 고상안이 “어른에게 자문을 구하면 잘못되는 일이 없다.”고 주장하며 예시한 이야기다. “국권은 경험도 없는 어린 아이에게 맡기고,늙은 이들은 수수방관하며 입을 꼭 다문 채 말을 하지 않고 있다.” 광해군이 즉위해 난정(亂政)을 일삼자 사직하고 귀향한 고상안의 탄식이 어제오늘의 숨소리처럼 느껴진다. 김인철 논설위원˝
  • 술따라 맛따라-이강주

    “신은 물을 만들고,인간은 술을 만들어 생명의 물이라고 이름하였습니다.지구촌 어디에나 그곳의 환경에 알맞은 술 문화가 있지요.우리의 민속주가 우리 스스로에게 외면받고 있다는 사실이 정말 부끄럽고 화가 납니다.” 전주 이강주 대표 조정형(62)씨는 우리의 전통주가 처한 현실을 매우 가슴아파했다.우리 술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 부족,정부의 무관심에 대해서만 목소리를 높이다가 거듭된 요청에 마지못해 이강주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이강주는 조선시대 양반층이 즐기던 술이었습니다.구한말 한·미통상수호조약에서부터 남북적십자회담까지 국가간의 중요 행사때 단골로 쓰였지요.” 이강주(梨薑酒)는 이름 그대로 배와 생강으로 담근 술.쌀과 누룩으로 담근 전통 증류소주에 배와 생강,울금,계피,꿀을 첨가해 숙성 여과시킨 약소주다.특이한 것은 울금이란 중국 남방지방의 약초가 들어간다는 것. 울금은 숙취제거 효과와 함께 혈압 조절,신경 안정 등에 좋아 조선 왕실에서도 특수한 시설을 갖추어놓고 울금을 재배해 음식이나 약재,술 재료 등에 썼다고 한다.이강주는 울금이 주로 재배된 전주와 황해도 지방에서 빚어졌다고 전해진다. 이강주에 대한 문헌상 기록은 조선 중엽 때 이후 볼 수 있다.봉산탈춤의 6과장(양반춤)에 보면 ‘이강주 가득 부어놓고’란 대목이 나오는데,이로 미루어 이 때 이미 이강주가 상당히 대중화돼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조씨 집안에선 200여년 전부터 이강주를 가양주로 빚어마셨다고 한다. “완산골(지금의 전주) 부사를 지내셨던 6대조 할아버지께서 이강주를 아주 좋아하셨다고 해요.그 때부터 집안 대대로 이강주를 빚은 것으로 짐작됩니다.하지만 일제 강점기 때 술 빚기를 금하면서 사실상 그 맥이 끊겼던 것을 제가 재현해 대를 잇고 있는 셈이지요.” 조씨는 전주 이강주 제조 기능 보유자다.지방문화재(전북 제6호) 겸 전통식품 명인 제9호로 지정돼 있다.그는 대학에서 농화학을 전공한 후 삼학,보배소주 등에서 1급 주조사로 25년간 근무하면서 현대의 술에 관해 거의 모든 것을 섭렵했다.그러나 40대 이후 한국인의 체질에 맞는,우리 문화를 고스란히 담은 술을 만들어보겠다며 전국을 돌며 민속주를 연구했다. “민속주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달려갔어요.200여종의 술을 맛보고 직접 만들어보기도 했지요.회사를 그만두고 받은 퇴직금을 그렇게 날려버렸고,집안에선 한때 미친놈 취급도 받았습니다.” 우리술을 향한 20여년의 방랑끝에 조씨는 결국 집안의 가양주였던 이강주를 재현해보자는 결론을 내렸다. “‘지금 나서지 않으면 이강주의 맥이 영원히 끊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요.그래서 91년부터 큰형님의 허름한 창고에 솥을 걸고 술을 빚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소량 주문 생산하는 이강주는 연노랑 술빛이 신비롭고 맛과 향이 독특해 애주가들 사이에 입소문이 퍼지면서 ‘여름밤 초승달 같은 술’이란 소문이 돌았다.또 우리술과 수십년간 동고동락한 조씨의 이야기가 한 공중파 방송의 특집방송으로 나가면서 서울의 유명백화점들은 거액의 선금을 주고 이강주를 주문했다. 이를 바탕으로 조씨는 생산과정을 기계화할 수 있었고,지금은 연간 5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이는 전통 민속주 업계에선 최고 수준이다. “육당 최남선은 조선의 3대 명주로 이강주와 문경 호산춘,죽력고를 꼽았어요.증류주이면서도 주도 25도로 너무 독하지 않고,숙취가 없다는 점,계피와 생강을 넣어 톡 쏘는 듯하면서도 배에서 우러난 감칠맛이 이강주의 자랑입니다.” 이강주 제조와는 별도로 조씨는 민속주 보존에 누구보다 열심이다.삼한시대 이후 내려온 우리의 술 역사와 제조법 등을 묶은 ‘다시 찾아야 할 우리의 술’이란 책을 펴내는 등 지금도 전통주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또 전남 완주 소양면에 술박물관을 지어 그가 지금까지 빚어온 수백여종의 술과 술빚는 도구 800여점을 일반인들에게 공개하고 있다.(063)212-5765. 글 전주 임창용기자 sdragon@ ●따라 빚어보세요 재료:누룩,백미,배,생강,울금,계피,꿀 1.백미 5되(4㎏)로 고두밥을 지어 식힌다. 2.고두밥을 누룩 1되와 섞어 항아리에 넣고 물 8ℓ를 부어 잘 섞는다.누룩은 햇밀을 거칠게 빻아 반죽해 띄운 것을 쓴다. 3.1주일 정도 술이 숙성하면 소주고리나 증류기에 넣고 소주를 내린다.처음엔 도수가 높은 술이 나오다가 차차 알코올 도수가 떨어진다.30도 정도로 도수를 조절한다. 4.배와 생강,울금,계피를 베보자기에 싸서 술 항아리에 3개월 이상 침출시킨다. 5.마지막으로 꿀을 가미한다. ˝
  • 동백의 천국 거제 지심도

    꿈속에서 그리던 님이 오신다는 소식이라도 들었나 보다.오솔길 바닥엔 마치 누군가 새벽 바람에 나와 뿌려놓은 듯 이슬도 채 마르지 않은 동백 꽃송이들이 촘촘하다. 지심도(只心島).하늘에서 내려다보면 마음심(心)자를 닮았다는 거제의 작은 섬이다.경남 거제시 일운면 지세포리에 자리잡은 이 섬을 사람들은 동백섬이라고 부른다.10만평 남짓한 섬을 동백숲이 가득 덮고 있기 때문이다.거제의 섬하면 대부분의 외지인들은 화려하게 가꾼 외도를 가장 먼저 꼽지만,정작 사람의 손을 거의 타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섬 지심도를 아는 이는 드물다.폭풍주의보가 떨어져 하룻밤을 기다린 끝에 어렵게 지심도행 배에 올랐다. “동백이 좋다고 해 왔어요.지난해 태풍 때문에 숲이 많이 망가졌다고 하는데 괜찮을지 모르겠어요.” 대전에 살고 있다는 최민자(38)씨는 자연 그대로의 섬이란 이야기를 듣고 왔다고 했다.50여명 정원의 배에 탄 손님은 총 5명.이중 2명의 남자는 바다낚시를 하러 온 듯 낚싯대를 메고 있다.지심도는 바다낚시 명소로 알려져 있다. 20여분 만에 닿은 지심도 선착장에선 태풍으로 훼손된 시설 보수가 한창이다.선착장에서 마을로 이어지는 콘크리트 길 양쪽엔 동백숲이 가득 들어차 있다.발에 차이는 게 동백꽃이다. 지심도 동백은 12월부터 피기 시작해 4월 말에 모두 진다.언제라도 꽃을 볼 수 있지만 가장 아름다운 자태는 이맘때,3월에 볼 수 있다.한겨울엔 꽃망울을 잘 터뜨리지 않는데,이는 꽃이 얼어버리면 열매를 맺을 수 없음을 동백이 본능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마을을 지나 오솔길을 따라 섬 일주에 나섰다.마을이라고 해야 총 12가구뿐이다.그나마 선착장 입구에 대여섯가구,나머지는 섬 동쪽인 세끝마을에 자리하고 있다. 동백숲이 이어지는 오솔길은 컴컴하다.팔뚝만한 것부터 아름드리까지 수십년에서 수백년 나이의 동백나무가 하늘을 덮고 있기 때문이다.중간중간 숲이 끊어지며 파란 하늘이 드러나면 봄기운을 머금은 바닷바람이 온몸에 스며든다. 동백숲이 없는 편평한 곳엔 유자나무가 많다.섬 주민들이 생계를 위해 가꾸는 과수원이다.하지만 지난해 열매가 열렸다가 미처 자라기도 전에 얼어버린 것이 꼭 말라버린 탱자 같다. 지심도엔 동백뿐만 아니라 후박나무,소나무,팔손이풍란 등 37종에 이르는 수목이 어우러져 산다.그중 70%는 동백숲이 차지하고 있다.또 드문드문 울창한 대숲이 자라고 있어 산책길이 한층 호젓하다. 섬 가장자리는 깎아지른 절벽이 둘러싸고 있다.오솔길 중간중간 절벽으로 이어지는 길이 몇 군데 나오는데,절벽 아래로 내려가는 길이 제법 가파르다.절벽은 마치 병풍처럼 섬을 두르고 있다.아찔한 벼랑 아래로 파도가 철썩거리며 물보라를 일으키는 풍광이 장관이다.한겨울 동안 검은 빛을 내던 물색이 이젠 연한 청색의 완연한 봄빛깔을 띤다. 갯바위에선 태공 두명이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다.가까이 가보니 조금전 배에서 보았던 이들이다.아직 한 마리도 못 잡은 모양이다. “쉬러 왔습니다.물고기는 그냥 덤이고요.경치가 좋아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가슴이 시원해요.” 경기 일산 신도시에서 안경점을 운영한다는 이민성씨는 물고기엔 관심 없다는 듯 평평한 갯바위에 비스듬히 누워 장난만 친다.바위에 걸터앉아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고적하면서도 멋진 바다풍경에 취해 일어나기가 싫다. 지심도는 벼랑 아래 모든 곳이 낚시 포인트로 알려질 정도로 고기가 잘 낚인다고 한다.이날은 파도가 세 입질이 영 시원치 않은 것 같다.요즘 잘 잡히는 물고기는 망상어와 도다리.그러고 보니 아까 선착장에서 몇몇 낚시꾼이 그 자리에서 잡은 도다리로 회를 쳐 소주잔을 기울이고 있던 것이 기억난다. 섬을 돌다보니 일제 강점기때 일본군이 사용했던 콘크리트 시설들이 눈에 띈다.포를 설치했던 진지,탄약고,서치라이트 터 등이 비교적 손상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일본군은 1935년 섬에 살고 있던 10여가구를 강제로 쫓아내고 군대를 주둔시켰다고 한다. 지심도는 거제도 남해 동남쪽 끝 섬으로,대마도 12마일 서쪽 공해상에 위치해 있다.따라서 선박들이 오가는 것을 훤히 볼 수 있어 예전부터 전략상 중요한 섬이었다고 한다.지금의 주민들은 광복 후 일본군이 철수하면서 들어온 사람들이다. 섬을 거의 한바퀴 돌아 세끝마을 가까이 오니 매화나무가 꽃을 활짝 피운 채 화려한 자태를 뽐낸다.밑동이 꽤 굵은 것이 수령이 50년은 족히 넘을 것 같다.대여섯 그루밖에 안 되지만 워낙 나무가 크다 보니 꽃의 화려함이 웬만한 매화밭 못지않다. 지심도는 해안 둘레가 4㎞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작다.일주도로를 따라 천천히 산책을 하고,중간중간 해안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내려가 비경을 구경하면서 돌아도 2∼3시간이면 충분하다.하지만 비단폭처럼 예쁜 절벽 아래 앉게 되면 이같은 시간은 무의미하다.섬 안엔 변변한 식당도 없으니 웬만하면 소풍가는 기분으로 먹을거리를 챙겨가는 게 좋을 것 같다. ●꼭 맛보세요 장승포항 주변에 해물탕과 해물뚝배기집이 많다.해물뚝배기 하면 제주가 유명하지만,이곳 역시 맛과 푸짐함에서 뒤지지 않는다. 여객선터미널 앞에 늘어선 식당중 ‘혜원식당’(055-681-5021)이 찾을 만하다.큼지막한 뚝배기에 해물을 가득 담아 끓여내 온다. 꽃게와 딱새우,홍합,맛조개,바지락 등 10여가지가 들어간다.내용물 하나하나가 큼직큼직해 하나씩 까먹는 맛이 쏠쏠하다.나물과 파전 등 밑반찬도 전라도 지방 못지않게 푸짐하고 맛깔스럽다.해물뚝배기 1인분 1만원,해물탕과 꽃게탕은 냄비 크기에 따라 2만∼3만원. 지심도에서 나올 때 배 시간이 여유가 있다면 선착장 앞에서 싱싱한 해삼,멍게 맛도 보자.구수한 경상도 사투리의 아저씨가 썰어주는 해삼맛이 그만이다.1만원짜리 1접시면 소수 1병 곁들여 둘이서 먹을 만하다. 거제에 가려면 반드시 통영을 지나게 마련.통영 시내에 들르면 미식가들을 유혹하는 맛집들이 즐비하다. 우선 통영관광호텔 앞에 멸치요리 전문점인 ‘멸치마을’(645-6729)이 있다.멸치 회무침,멸치밥을 주메뉴로 내놓는다.회무침은 갓 잡은 멸치 살을 발라내 미나리 등 몇가지 야채와 초고추장으로 버무린 요리.매콤새콤한 맛과 입에서 살살 녹는 멸치살의 감칠맛이 일품이다. 요리의 포인트는 멸치 특유의 비린내를 없애는 것.이 식당에선 잘 삭힌 사과식초에 고추장과 몇가지 첨가물을 넣어 만든 초장으로 비린내를 말끔히 없앴다.1접시(1만 5000원)면 3∼4인이 먹을 만하다. 멸치밥은 솥에 쌀과 멸치를 넣고 짓는다.밥이 다 되면 잘 저어 대접에 담아 양념간장을 쳐서 비벼먹는다.신기하게도 멸치 비린내 대신 고소한 맛이 나고,멸치 씹히는 맛이 독특하다.1인분 7000원.통영시내엔 이밖에도 굴밥 전문집으로 ‘향토집’(645-4808),‘호동식당’(645-3133)이 유명하다.또 충무김밥을 내는 곳이 많은데,그중 ‘한일김밥’(645-2647)의 김밥 맛이 좋다. ●가는 길 서울에서 가려면 경부고속도로 및 대전∼진주 고속도로,남해고속도로를 차례로 갈아타고 사천IC에서 빠져야 한다.여기까지만 4시간 정도 걸린다.나들목에서 빠지면 우회전해 3번 국도를 타고 10분쯤 가다가 33번,14번 도로로 차례로 갈아타고 통영·거제 방면으로 계속 가야 한다.현재 4차선으로 도로확장 공사가 진행중인데,상당 부분 공사가 끝나 이용에 불편함이 없다.사천IC에서 장승포항까지는 2시간 정도 잡아야 한다.서울 남부터미널(02-521-8550)에서 장승포 시외버스터미널까지 하루 6회 버스가 출발한다.6시간 소요.부산 사상터미널,대전 동부터미널에서도 버스가 있다.버스에서 내려 택시를 타면 지심도행 배가 떠나는 선착장까지 기본요금에 갈 수 있다.배는 아침 8시,낮 12시30분,오후 4시, 3차례 운행된다.손님이 많으면 증편되기도 한다.배편 문의 017-577-1555. ●숙박 지심도 내 12가구에서 민박이 가능하다.문의 (055)682-2233.거제시내 에드미럴관광호텔(687-3761),거제관광호텔(632-7002),거제유스호스텔(632-7977) 등이 묵을 만하다.온천욕과 찜질을 하고 싶다면 거제시 신현읍 양정리의 거제해수온천(638-3000)을 찾아보자.지하 800m 에서 용출되는 약알칼리성 온천수를 이용한 실내온천과 노천온천 풀장,찜질방 등을 갖추고 있다. ●가볼 만한 곳 외도와 해금강,포로수용소 유적공원 등에도 들러보자.지심도가 사람 때 묻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섬이라면 외도는 사람 손에 의해 잘 가꾸어진 섬이다.고 이창호씨와 부인이 1976년부터 조성한 해상농원으로,산책을 겸해 다양한 아열대 식물들을 구경할 수 있다.장승포항이나 구조라 선착장에서 외도~해금강 코스 유람선을 탈 수 있다. 해금강은 ‘바다의 금강산’이란 이름처럼 다양한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져 있다.사자바위,부처바위,촛대바위 등 기이한 암석들과,동서남북으로 통하는 해로로 연결된 십자동굴,일출과 월출로 유명한 일월봉 등이 볼 만하다.포로수용소 유적공원은 한국전쟁 당시 17만명의 인민군,중공군 포로를 수용했던 곳에 조성돼 있다.포로 설득관,디오라마관,탱크 전시관 등이 있으며,실감나는 음향과 조형물,홀로그램 등을 통해 당시의 모습을 이해하기 쉽게 재현해 놓았다. 글 지심도(거제) 임창용기자 sdragon@˝
  • 못 이용한 ‘철분 사과’ 드세요

    봄은 몸이 깨어나는 시기다.신진대사가 활발해져 평상시처럼 먹어도 자칫 영양이 부족해지기 쉽다.여기에 겨우내 두꺼운 옷 속에 꼬깃꼬깃 감춰둔 살들을 날려버릴 봄맞이 다이어트까지 가세한다면? 그 어느 때보다 ‘영양결핍성 빈혈’이 심해지거나 발병할 확률이 높아지게 된다. 흔히 빈혈하면 어지럼증을 동반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따라서 자각증상이 없더라도 자신은 빈혈과 상관없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특히 여성의 경우 월경으로 인해 빈혈 증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철분 등 빈혈에 좋은 영양성분 섭취에 더욱 신경써야 한다. ●재첩·간에 철분 풍부…약수로 밥지어 먹으면 좋아 철분이 많이 들어있는 대표적인 식품은 조개다.대개 100g당 13㎎ 안팎으로 들어있다.재첩의 경우 이보다 많은 21㎎을 함유하고 있어 ‘철분의 보고’라 할 수 있다. 빈혈하면 역시 간을 빼놓을 수 없다.철분과 비타민이 풍부한 간은 혈해(血海)라고 불릴 만큼 빈혈 치료·예방에 탁월한 음식이다. 사과에 쇠못을 박아 두었다가 먹는 것도 빈혈에 좋다.5∼6㎝ 정도의 쇠못을 팔팔 끓는 물에 10분쯤 삶아 소독 시킨 다음 사과에 다섯개 정도 박는다.랩에 싸서 냉장고에 8시간쯤 넣어 두었다가 식사 전에 못을 빼놓고 식사 후에 먹는다. ‘미용식이요법’‘머리가 좋아지는 아이밥상’의 저자인 미용 건강식품 연구가 강봉수씨는 “예전에 무쇠솥에 밥을 해 먹을 때는 양질의 철분을 섭취할 수 있어 빈혈이 흔치 않았다.”며 “지금은 이 방법을 통해 그 때와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쇳내가 나는 약수도 빈혈에 좋다.이 냄새는 철분이 함유돼 있음을 의미한다.때문에 이러한 약수로 밥을 지어 먹거나 계속 복용하면 빈혈 치유에 도움이 된다. ●비타민C는 철분 흡수율 높여 철분의 평균 흡수율은 겨우 8%.그래서 철분 섭취하는 것 못지 않게 흡수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체내 흡수 비율을 높이는 대표적인 성분은 비타민C.그래서 비타민C가 풍부한 키위,오렌지 등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또 시금치,딸기,사과 등에는 철분과 비타민C가 함께 들어있어 빈혈에 더욱 도움이 된다.특히 홍당무잎은 철분 흡수를 2배 이상 상승시키므로 채소나 과일 생즙을 만들 때 10분의 1정도 비율로 넣으면 좋다. 식품으로 섭취하는 철분의 약 15%는 위에서 흡수된다.그래서 위를 흡수하기 좋은 상태로 활성화하는 것이 필요하다.이경섭 강남경희한방병원 원장은 “식초,생강,카렛가루,후추,겨자 등의 향신료를 음식에 곁들이면 위액 분비를 촉진시켜 철분의 흡수를 돕는다.”고 말했다. 철분 흡수 방해 성분을 피하는 것도 필요하다.이경섭 원장은 “떫은 맛이 나는 탄닌 성분은 철분의 흡수를 방해한다.”며 “이 성분이 들어있는 녹차,감,도토리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또 “햄버거 등 패스트푸드 등에 들어있는 인 성분도 철흡수를 제한한다”고 덧붙였다. 나길회기자 kkirina@˝
  • [토요일 아침에] 대지의 품으로 돌아오라/여연스님 조계종 총무원 기획실장

    매운 바람과 눈보라가 깊은 산골짜기에 머물며 서걱거리는 영혼을 뒤흔들고 지나간다.세상에서는 본분을 잊은 자들의 이전투구가 판을 치며 중생들의 마음을 할퀴고 있다.천리를 간다는 차진 느낌의 연분홍빛 매화 한 송이도 향기를 잃고 이리저리 천지를 헤매고 있다.자기 영혼을 잃은 자들이 세상을 슬프게 하는 것이다. 일지암 초당에 머물던 초의 선사가 어느날 지인으로부터 차나무 한 그루를 얻었다.선사는 자연이 준 천성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지상에 뿌리 내린 한 그루의 차나무를 보며 날마다 즐거웠다.그리고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이 오는 자연의 섭리를 생각했다. “소슬한 계절 낙엽들은 분분히 떨어져도/옷깃에 어린 차가운 이슬 원망하진 않네/달이 뜨면 달무리는 수면에 비추어지고/바람 불면 외로운 학 뜨락에서 춤추지/술잔을 기울이며 다정히 이야기 나누고자/만날 약속 정하고도 꿈속에서 다시 찾네/흰 구름과 맑은 이슬을 함께 지니고서/초당 안 깊은 곳에 뿌리를 내렸도다.” 찻잎이 하나둘 떨어져 앙상한 가지만 남아도 차나무는 자연을 원망하지 않는다.봄이 되면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차의 고운 이파리가 하늘하늘 춤추며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초의 선사는 그런 자연의 섭리를 알고 있기 때문에 행복한 것이고 이미 선사의 마음은 봄에 가 있기 때문에 기쁜 것이었다.작고 소담한 것들 속에 우주는 존재한다.그 우주는 모든 우주를 포함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모든 우주적 삶들과 연관되어 있다. 우리는 늘 번뇌한다.우리의 삶은 그 번뇌 속에서 희로애락의 가파른 순환 주기에 매몰돼 산다.그래서 나를 너를 보지 못하는 것이다.부처님께서는 108가지 생각에 대해 말씀하셨다. “내가 존재한다는 생각이 있을 때 생각들이 일어난다.자아 외부에 있는 것들과 관련된 갈망이 늘 따라 다니는 18가지 생각들이다.이것을 갈망이 따라붙은 36가지의 생각들이라 말한다.이와 같은 과거의 36가지 생각들,미래의 36가지 생각들,현재의 36가지 생각들의 갈망에 따라 늘 따라 다니는 108가지 생각들이다.” 중생들은 바로 이런 갈망 때문에 유혹에 빠지고,떠돌아 다니고,멀리 내던져지고,무엇에 집착하게 된다.108가지의 생각들 때문에 세상은 숨막히게 되고,덮여버리고,실타래처럼 얽히고 어둠에 휩싸이고 밧줄처럼 꼬이는 것이다.자고 나면 누군가가 자신의 목숨을 버리고,함께 평생을 살던 사람들이 ‘홧김’에 상대를 죽이고,날이 바뀌면 새로운 ‘비리’가 펼쳐진다. 옛날의 나로 우리로 돌아가고 싶어진다.싸하고 시원한 동치미와 고구마를 나눠먹던 그 시절 우리는 따스한 영혼을 나누고 교감할 수 있었던 것이다.한 잔의 차를 따르자 그 소리를 들었는지 바람결에 문풍지가 흔들린다.문을 여니 영혼을 씻어 내리는 듯한 매화향이 코끝을 간지럽히고 어디서 날아 왔는지 멧새 한 마리가 쫑알거린다.일지암 작은 차 밭엔 아직도 흰 눈이 군데군데 쌓여 있다.멀리서 봄이 오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손과 마음은 벌써 초당의 무쇠 솥에 가 있다.아침 예불을 끝내고 해가 뜨기 전 소쿠리를 들고 봄비를 가득 머금은 노랑연둣빛의 작고 작은 생명을 지닌 찻잎을 따고,초당의 뜨끈한 구들에 널어 말리면 그 속에서는 천상의 향기가 난다. 참으로 아름다운 일이다.자연의 맛을 음미하며 천상의 향기를 느끼며 그 감미로운 미소 띤 얼굴들을 나누는 일은 참으로 지고지순한 복을 나누는 일이다.대지를 잃어버린 자들이여,자연의 섭리를 잃어버린 자들이여,이젠 세상의 갈망을 버리고 대지의 품으로 돌아오라. 여연스님 조계종 총무원 기획실장 ˝
  • [길섶에서] 고구마 선물

    올 설에도 친구 녀석이 여주산 고구마를 보내왔다.3년 전 ‘민속주 재료로 고구마를 사용하는데 맛이 좋아서’라고 멋쩍은 웃음을 짓더니 명절 때면 빠뜨리지 않고 보내온다.아직도 적자에서 허덕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아무런 보답도 못한 채 넙죽넙죽 받아 챙기기만 한다. 그래도 올해에는 아이들이 아빠가 삶아준 고구마여서 그런 건 아니겠지만 처음으로 고구마에 손길이 간다.솥에 채를 걸치고 1시간 넘게 불을 지폈음에도 속은 여전히 설익은 상태로 남아 있는데도 말이다.‘진짜 맛있느냐.’고 재차 묻자 아이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칼을 달란다.껍질이 벗겨지지 않아 칼로 깎아 먹겠다는 것이다. 어린 시절 어머니는 아침 밥을 지을 때면 항상 밥 가장자리에 고구마 2∼3개씩을 올려 놓았다.우리 형제들은 밥이 뜸도 들기 전에 묵직한 솥뚜껑을 열어젖히고 젓가락으로 고구마 쟁탈전을 벌이곤 했다.이따금 다급한 마음에 맨손으로 덤볐다가 화상을 입기도 했지만 싸움은 날마다 되풀이됐다.설익은 고구마를 들고 ‘맛있다.’고 했던 아이들은 이 순간을어떻게 기억할까. 우득정 논설위원
  • 전국 해넘이·해돋이 명소/지는 해 보고 한해 마무리 뜨는 해 보고 새해 설계를

    한 해를 마무리할 때다.해가 뜨고 지는 것은 지극히 평범한 자연의 섭리지만,연말 연시에 감상하는 일출·일몰은 보통 때와 달리 각별함을 준다. 지는 해를 바라보며 어지러웠던 한 해를 마무리짓고,뜨는 해를 보며 새해를 설계하는 여행을 떠나보자.동해안의 일출 명소와 서해안의 일몰 명소,일출·일몰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곳들을 소개한다. ■ 서해안 일몰 ●안면도 꽃지해수욕장 태안군 안면읍 승언리에 있다.붉은 햇덩이가 물 위에 닿으며 황금빛 잔영을 드리우는 오메가 현상을 자주 볼 수 있는 곳.해수욕장 앞바다에 정겹게 박힌 할아비바위와 할미바위 사이로 떨어지는 해넘이 풍광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몰 풍광으로 꼽힌다. 방포항과 꽃박람회장 주차장 사이를 연결한 이른바 ‘꽃다리’ 위가 감상 포인트다.일몰 감상과 함께 수백년 수령의 해송 수만그루가 빽빽하게 들어선 안면도 휴양림 일대의 소나무 숲이 둘러볼 만하다.특히 눈 온 뒤의 소나무 숲은 따뜻한 겨울의 운치를 느끼기에 그만이다.태안군청 문화관광과 (041)670-2225. ●변산반도 격포 전북 부안군 변산반도 서쪽 끝 격포항은 수려한 경치와 함께 일몰을 감상할 수 있는 곳.수많은 책들을 겹겹이 쌓아놓은 듯한 채석강쪽에서 위도 방향으로 해가 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격포해수욕장 끝에서 시작되는 해안도로도 멋진 드라이브코스. 이곳 말고도 곰소항쪽으로 가다가 모항이나 솔섬 등에서 보는 해넘이도 장관이다.인근의 내변산 산행,천년고찰 내소사 답사,변산온천 등과 연계해 여행을 다녀올 수 있다.부안군청 문화관광과 (063)580-4449. ●강화 분오리 수도권에서 당일로 다녀오기 좋은 곳.강화도 분오리∼장화도 해안에서 바라보는 해넘이가 아름답다.서쪽으로 동막리∼장화리 바닷가에 늘어선 카페에 들아가 차를 마시며 해넘이를 즐겨도 좋다.30∼40년 전 학교 생활을 엿볼 수 있는 교육박물관,강화역사박물관 등이 인근에 있어 들러볼 만하다.강화군청 문화관광과 (032)930-3221. ■ 동해 일출 ●포항 호미곶 경북 포항시 남구 대보면 호미곶은 한반도를 호랑이 모습이라고 할 때 꼬리 끝부분에 해당하는 곳.일찍이 최남선이‘조선 최고의 일출’이라고 했을 정도로 이름난 해돋이 명소다. 호미곶 해맞이광장에선 31일 밤부터 새해 첫날 아침까지 전야제 공연 및 대형 솥에 떡국을 끓여 나누어 먹는 행사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된다.인근 등대박물관이 들러볼 만하다.포항시청 (054)245-6114. ●동해 추암해변 강원 동해시 북평동 추암리는 우뚝 선 촛대바위 끝으로 솟는 해돋이가 유명하다.삼척과 경계를 이루는 곳으로,애국가 영상에 나오는 장면이 바로 이곳이다.추암해변에서도 31일 밤부터 동해시가 주관하는 해돋이 축제가 다채롭게 열린다.주변 볼거리로 설경이 아름다운 무릉계곡,천곡천연동굴 등이 있다.(033)530-2227. ■ 일몰·일출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곳 ●당진 왜목마을 충남 당진군 석문면 교로2리.해변이 남북으로 뻗어 있어 일출·일몰은 물론 월출까지 볼 수 있다.당진 화력발전소 앞 선착장에서 멀리 석문면 장고항 노적봉과 국화도 사이로 해가 떠오른다. 해넘이는 여기서 5분 거리인 대호방조제 중간에서 서해바다로 떨어지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여수금오산 금오산 중턱의 향일암은 예부터 일출로 유명한 곳.하지만 여기서 30분 정도 더 올라가 금오산 정상에 오르면 장엄한 일몰 풍경도 감상할 수 있다. 광활한 호수를 연상케 하는 가막만 뒤로 펼쳐진 수많은 섬 너머로 지는 해넘이는 황홀함을 안겨준다. 해 떨어진 뒤 반대편 바다에서 쟁반 같은 달이 둥실 떠오르는 월출도 볼 만하다.향일암 종루 처마에 달린 풍경 너머 떠 있는 달 구경도 좋다. 금오산 아래 임포마을에서 정상에 올라 일몰을 감상하고 향일암을 거쳐 마을까지 내려오는 데 3시간 정도 잡으면 넉넉하다.여수시 관광홍보과 (061)690-2225. 글·사진 임창용기자 sdragon@
  • 이집이 맛있대요 / 울산 성남동 ‘원조궁중삼계탕’

    삼계탕은 외국인들도 즐겨 먹는 우리의 전통 보양식(補陽食)이다. 울산시 중구 성남동 ‘원조 궁중삼계탕’은 울산에서 가장 오래 된 삼계탕 전문 음식점이다.1975년 문을 열어 28년째 같은 장소에서 영업을 하고 있다. 비결은 궁중 삼계탕 고유의 변함 없는 맛 덕분이다.조미료나 잡다한 재료는 삼계탕 고유의 맛을 흐리게 할 수 있어 쓰지 않아 국물맛이 시원하면서도 깔끔하다. 농장에서 매일 새벽 3∼5개월 된 영계를 받아 깨끗하게 손질한 뒤 인삼·밤·대추·찹쌀을 넣고 큰 솥에서 한꺼번에 40여마리를 2시간여 동안 푹 삶아 국물 맛을 우려 낸다. 닭고기는 하루에 소비할 수 있을 만큼만 받아 모두 소비하기 때문에 고기가 싱싱하다.푹 삶은 닭고기는 우려낸 국물과 함께 한마리씩 뚝배기에 따로 넣은 뒤 마늘을 넣고 살짝 끓여 파를 곁들여 낸다. 삼계탕을 끓일 때 쓰는 인삼 뿌리를 깨끗하게 씻어 말린 뒤 몇 달 동안 담가 우려낸 인삼주를 삼계탕과 함께 낸다.반주로 한두 잔쯤 곁들이면 그만이다.큼직큼직하게 썰어 나오는 깍두기도 별미다. 김명화사장은 “한번 찾은 고객은 단골이 된다.”며 맛을 자신했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
  • 이 주일의 어린이 책/돌멩이국

    존 무스 글·그림 이현주 옮김 / 달리 펴냄 스님 셋이 평화롭게 산길을 걷는다.어린 스님이 큰스님에게 묻는다.“무엇이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나요?”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그림동화 ‘돌멩이국’(존 무스 글·그림,이현주 옮김,달리 펴냄)에 담겨 있다. 이야기의 배경은 어느 중국마을.자기 것만 챙기며 이웃과는 대화도 하지 않는 마을사람들에게 큰스님은 마음을 열게 하는 지혜를 발휘한다.동네 한가운데서 큰 돌멩이 세 개로 국을 끓이자 이를 신기하게 여긴 사람들이 빼꼼히 창문을 열기 시작한다.누군가 소금과 후추를 가지고 나오니 다음 사람은 더 좋은 재료들을 선뜻 내놓는다.당근,양파,버섯,국수,완두콩,두부…. 큰 솥에서 말도 못하게 맛있는 돌멩이국이 부글부글 끓어오르자 마을은 잔치마당이 된다.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과자를 내오고,등불을 밝히고,차도 끓이고….오랫동안 꽁꽁 잠겼던 대문들도 어느결에 활짝활짝 열렸다. ‘퓨전’ 그림동화다.지은이는 미국인,글감은 유럽 민담,등장인물들과 공간적 배경은 중국이다.행복의 열쇠를 상생(相生)의 철학에서 찾으려는 책은 매우 사려 깊으면서도 밝고 유쾌하다. 담담히 선(禪)적인 느낌을 주는 수채화가 이야기와 잘 어울린다.돌멩이 세 개를 쌓아놓은 것은 부처의 자태,마지막 장면의 버드나무는 이별의 상징,건강·부귀·장수를 뜻하는 스님들의 이름 복(福)·록(祿)·수(壽)….책 속에는 이렇듯 곱씹어볼 동양적 상징들이 많다.초등학생용.9000원. 황수정기자
  • 삶거나 구워 먹기만 했죠? ‘밤떡’ ‘율란’ 생각보다 쉬워요/요리연구가 이순자씨 추천 밤요리

    밤이 가을 정취를 한결 돋우고 있다.뾰족뾰족한 가시 갑옷을 벗은,짙은 갈색 빛이 도는 알밤은 보기만 해도 수확의 계절임을 느끼게 한다. 이런 밤을 딱딱한 겉껍질과 부드러운 속껍질을 벗겨 한입에 넣으면 담백하면서도 상큼한 맛이 그만이다. 하지만 굽거나 삶는 요리를 하면 맛이 더 좋아진다.밤에는 견과류 가운데 유일하게 비타민C가 들어 있고 다른 영양도 꽉 차 있다. 우리에게 밤은 예부터 관혼상제 등의 의식에 빠지지 않았던 매우 친숙한 과실이다.덕분에 밤 요리법은 다양하게 개발돼 있다.대표적으로 ‘밤떡(율고)’과 ‘율란’을 들 수 있다.밤떡은 따라 만들기도 쉬워 손님이 왔을 때,내놓을 가을의 별미로도 그만이다.맛은 ‘둘이 먹다가 하나가 죽어도 모를 정도’이다. 요리 연구가 이순자(50)씨가 자신이 강습하고 있는 서울 양천구청 주부교실에서 밤떡과 율란을 만들어 보였다.집에선 떡을 찔 때 만두를 찌는 찜통을 이용하면 편리하다.다음은 이씨의 밤떡과 율란 요리법이다. ●밤떡(율고) 재료 찹쌀가루 4컵,맵쌀가루 1컵,밤 400g(20톨),설탕 ½컵,잣 2큰술,밤고물(밤 삶은 고물 2컵,계핏가루 ⅔작은술,소금 ⅔작은술) 조리법 (1) 찹쌀과 맵쌀을 각각 씻어 충분히 불린 다음 물기를 빼고 소금으로 간을 맞춰 가루로 만들어 둔다.(2) 냄비에 물을 넉넉히 붓고 밤을 삶은 다음 물을 많이 따라내고 불을 세게 하여 남은 물을 졸인다.(3) 익은 밤 속을 수저로 파낸 다음 체에 내려 밤고물을 만들어 계핏가루·소금을 넣고 볶는다.(4) (1)의 찹쌀·맵쌀가루에 밤고물 볶은 것과 설탕을 섞어 찜통에 앉혀 윗면을 고르게 하고 잣을 고명으로 올려 장식한다.(5) 김이 오른 솥에 떡틀을 올려 30분가량 찐다. ●율란 재료 밤고물 1컵(밤 5톨),꿀 1큰술,계핏가루 ¼작은술 조리법 (1) 밤은 씻어 물을 부어 삶는다.(2) 밤이 충분히 익으면 껍질을 까서 뜨거울 때 체에 내려 보슬보슬한 고물로 만든다.(3) 밤고물에 꿀과 계핏가루를 넣어 고루 섞어서 한데 뭉쳐지게 반죽을 한다.(4) 밤 반죽을 밤톨처럼 빚어서 한쪽 끝에 계핏가루를 골고루 묻혀 그릇에 담아낸다. 글 이기철기자 chuli@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 ●요리연구가 이순자 서울 서초여성회관과 양천구청이 실시하는 주부교실의 떡·한과반과 생활요리반 등에서 강습하고 있다.지난 1977년 중앙대 가정교육학과를 졸업한 뒤 부산에서 중·고교 가정과 교사로 10년간 재직했다.93년 일본 ‘마쓰다요리학원’에서,2001년 이탈리아의 ‘외국인을 위한 요리학원’(ICIF)에서 요리를 배운 그는 일식·한식 조리사 실기서를 냈다.
  • [맛 에세이] 가을 味人

    가을 미인(味人)은 누구일까? 늦 여름과 초가을을 장식하는 맛의 ‘여왕중의 여왕’으로 손꼽히는 두 명물은 바로 전어와 미꾸라지이다.“글쎄 옛말에,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고 했다니까?”하면서 나와는 상의도 없이 나를 자신의 차에 태우고 전어를 만나러 가자며 곧바로 남해로 떠나 도착한 곳이 바로 전남 보성군 율포 해수욕장.가을 바다가 눈앞에 바로 내려다 보이는 전어 전문점 ‘바다풍경’(061-853-3315)이었다. “전어는 역시 구이가 최고지!”라며 익숙한 눈빛과 가벼운 농담으로 아주머니들과 몇마디 수선스러운 대화를 나눈 선배는 전직 요리사답게 전어 칭찬에 열을 올렸다. 가을 전어가 유독 눈에 띄는 것은 제철 생선이기 때문이다.뭐든 제철에 나는 식재료야말로 최상의 맛과 영양을 제공한다고 보면 맞다.몸통에 비스듬히 칼집을 내고 양면석쇠로 정성껏 돌려가며 숯불이나 연탄불에 노릇하게 구워가는데 알맞게 구워진 전어를 통째로 들고 머리부터 씹어 먹는 그 맛은 ‘가을은 전어철’이란 말이 절로 나온다. 가을하면 또 빠지지 않는 명물이 바로 미꾸라지탕이다.최근엔 중국산 미꾸라지가 대부분이지만 과거 논두렁이나 흙탕물 속에서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었던 미꾸라지는 가을철 최고의 보양탕으로서 서민의 사랑을 듬뿍 받아왔다.추어탕의 비린 맛은 산초로 잡는다.한약의 재료이기도 한 산초는 특유의 과일향과 나무향으로 생선의 냄새를 중화하는 데 탁월하다. 미꾸라지는 지방마다 끓이는 방법이 제각각이다.그래서 서울에서 만나는 미꾸라지탕도 지역명이 제각각 다른 것이다.크게는 통째로 산 미꾸라지를 두부 속으로 들어가게 하여 끓이는 방법과 형체가 보이지 않게 으깨는 방법 두가지가 있다. 또한 추어탕은 영양적인 면에서도 매력적이다.비타민A·D를 충분히 섭취할 수 있는 데다 시력이 나쁜 사람,피부가 거칠어진 가을의 여인들,저항력 약한 산모와 어린 아이 모두에게 효험이 있다.단백질이 부족한 간경변 환자들에게도 좋다고 한다. 가을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것은 바로 가을이 맛있다고 여기는 가을 미인(味人)들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원주추어탕(02-557-8647)은 종종 내가 들르는 집이다.푸짐한 추어탕과 넉넉한 동치미 국물 그리고 친절한 아주머니의 인심까지 곁들일 수 있는 집이라면 굳이 시골에서 무쇠솥에 끓여먹던 옛맛만큼은 아니어도 행복한 가을 마중을 나갈 수 있을 것이다.가을 미인 전어와 미꾸라지를 마중나가 보자. 정신우 푸드스타일리스트
  • 이집이 맛있대요/ 광주 ‘할머니 추어탕집’

    가을의 별미는 추어탕이다.시래기 듬뿍 넣은 얼큰한 국물은 술 먹고 아픈 속을 풀기에는 그만이다.광주에서 입소문을 타고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곳이 동구 계림동 할머니 추어탕이다.국물 한 그릇 맛보기 위해 문밖에서 20여명이 자리가 나기를 기다리며 서성거리는 모습이 이채롭다.16개월동안 이곳에서 점심 도장을 찍었다는 석인호(57)씨는 “가을에는 추어탕을 찾아 다니며 먹어야 몸에 좋다.”고 말했다.주인인 신귀업(63) 할머니가 우려내는 국물이 옛날 시골에서 맛보았던 그맛이라고 추어올렸다. 추어탕의 생명은 시원하고 얼큰하면서도 개운한 맛.신 할머니는 날마다 새벽 5시면 시장을 본다.미꾸라지를 갈아 넣고 된장을 푼 뒤 시래기와 들깨·마늘 다진 것·고추 등을 넣고 연탄불에 대여섯 시간 푹 끓인다.화학 조미료는 안 쓴다. 반찬으로는 국간장과 파를 송송 썰어 만든 양념장이 나온다.취향에 따라 국물에 떠넣어 간을 맞춘다.김치 겉절이와 오징어 젓갈은 고정 반찬이고 콩과 녹두 나물과 멸치무침이 번갈아 식탁에 오른다.굵은 검정콩을 섞은밥도 그날그날 솥에서 쪄낸다.추어탕 국물과 콩밥은 식사량에 따라 얼마든지 더 먹을 수 있다. 하루에 가마솥 큰 것 1개와 작은 것 2개 등 100여명분만 끓인다.장사하다 국물이 떨어지면 문을 닫는다. 광주 남기창기자 kcnam@
  • 호박 / 달콤한 ‘가을 보약’

    요즘같이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이면 밭두렁과 울타리 등에 호박들이 똬리를 틀고 있다.늙은 호박(청둥호박)이 대부분이지만 마디호박,엷은 녹색의 조선호박,붉은색 약호박,푸른 당호박 등 종류도 가지가지다.이 가운데 골이 깊게 팬 둥글 넓적한 모양의 늙은 호박은 큼직한 것으로 몇 덩어리만 있으면 가족들 건강을 걱정할 필요가 없을 만큼 몸에 좋은 성분을 담고 있다. ●콜레스테롤 합성 막아 성인병 예방 호박은 품종과 성숙도에 따라 영양 성분 함량이 조금씩 다르지만 대개는 비타민A의 전구체인 베타카로틴·비타민C·비타민B1·비타민B12·칼륨·인 등이 고루 든 식품이다.인체의 점막 상피세포가 변성돼 생기는 폐암·위암·식도암·후두암 등에 효과가 있다.‘가을의 보약’이라 부를 만하다. 요즘 수확하는 늙은 호박은 저장성이 뛰어나 채소류가 부족한 겨울철의 주요 비타민 공급원이다.‘동지에 호박을 먹으면 중풍에 걸리지 않는다.’는 옛말이 있듯 동짓날 팥죽 대신 먹기도 했다.옛날엔 임신과 출산후 몸을 추스르는데 호박을 애용했다. 이렇듯 건강에 좋은 호박은 요즘 열탕처리,즙을 내 먹는다.이때 대추나 구기자 등 몇가지 한약재를 넣기도 한다.또한 호박 다이어트라 해서 하루 3끼를 호박만 먹는 다이어트도 나왔다.노폐물을 배출하는 식이섬유 펙틴과 이뇨 작용을 돕는 칼륨 성분 때문이다.펙틴과 칼륨은 살을 빼주는 효과 뿐만 아니라 혈당을 조절하고,부기를 빼 주는 작용도 있어 당뇨환자나 산모에게도 유효하다. 호박 다이어트는 호박을 죽으로 먹기도하고 삶거나 쪄 먹는 것이다.하지만 호박은 열량이 적기 때문에 이 다이어트를 오랜 지속하면 몸에 무리가 올 수도 있다. 다이어트에 효과가 좋은 것은 펙틴 때문이다.펙틴은 비만을 물론 동맥경화의 원인인 콜레스테롤이 합성되는 것을 막아서 생활습관병(성인병)을 예방해 준다. 동의보감에서 호박은 성분이 고르고,맛이 달며 독이 없으면서 오장을 편하게 한다.또 산후진통을 가라앉힐 뿐 아니라,눈을 밝게 하는 등 영양 가치가 탁월한 음식으로 소개되고 있다.그래서 한의학에서는 늙은 호박은 부인병과 위장질환. 빈혈. 기침. 감기. 야맹증 치료 등에도 두루 쓰인다. ●불면증 환자에겐 좋은 수면제 이런 호박에는 야채로선 드물게 신경장애 개선에 효과가 있는 비타민B12가 들어 있다.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에게는 좋은 수면제가 된다.간 등에 많이 들어 있는 비타민B12는 악성빈혈을 예방하고,빈혈에 의한 위장 장해를 개선한다. 호박에서 정말로 주목할 것은 누런색을 내는 베타카로틴 성분.호박의 황색 과육에 풍부하다.미국 국립암연구소는 당근·고구마와 함께 하루 반컵 정도의 늙은 호박을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폐암의 위험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또한 혈액속에 베타카로틴이 많은 사람은 적은 사람보다 심장병의 발생 위험이 36%나 낮아진다고 한다.담배를 많이 피우는 애연가들에겐 늙은 호박이 좋다. 베타카로틴은 호박의 누런빛과 비례한다.따라서 누렇게 잘 익은 호박일수록 맛도 좋지만 약효 역시 뛰어나다. 베타카로틴은 늙은 호박 100g 가운데 712㎍(마이크로 그램),당호박 속에는 1145㎍이 들어 있다.베타카로틴은 정상 세포가 암세포로 되는 것을 막으면서암세포의 증식을 늦춘다는 사실도 밝혀졌다.여성들의 거칠어진 피부를 개선하는 데도 카로틴이 좋다. 베타카로틴은 기름에 녹는 성질인데다,열을 가해도 파괴되지 않기 때문에 호박에 콩기름이나 참기름,들기름 등 식물성 기름을 살짝 곁들여 볶아 먹으면 더 좋다.호박도 맛이 나아진다. 호박에는 비타민C를 파괴하는 아스코르비나제라는 효소가 있지만 열을 가하면 파괴돼 비타민C가 훼손되지 않는다. 호박은 버릴 것이 없는 음식이다.잎·줄기·씨도 먹는다.잎은 쌈을 싸 먹고 씨는 간식으로 먹는다.씨에는 불포화지방으로 된 레시틴과 필수아미노산이 많이 들어있다. ●잎·줄기·씨에도 필수아미노산등 풍부 호박은 껍질에 윤기가 있고 깨끗하며 색이 밝은 것을 골라야 한다.두드려보았을 때 속이 빈 듯한 소리가 나면서 무거운 것이 좋다.껍질은 단단하고 두꺼우며 멍이나 흠집이 없어야 한다.호박꽃이 붙었던 부분이 작은 것이 신선하고 좋다.잘라진 호박을 살 경우 호박속이 진한 황색이고 촉촉하며 씨가 차 있는 것으로 고른다.자른 호박은 표면을 덮을 경우 냉장고에서 2주 정도 보관할 수 있다.한번 자른 호박의 미리 살짝 찌거나 삶아서 냉동보관하기도 한다. ■ 도움말 최선태 농촌진흥청 원예연구소 연구관,이정렬 세종호텔 은하수 조리장,안승춘 한국식생활개발연구회 회장 이기철기자 chuli@ ■파이·주스… 아이들 간식에도 딱 편식이 심한 탓에 호박을 먹지 않는 아이들에게 호박이 ‘마법사의 음식’이라고 하면 좀 먹지 않을까.전세계 어린이들이 열광하는 ‘해리포터’가 마법사의 세계에서 처음 먹은 음식이 호박 파이이다. 호박파이를 만들려면 우선 박력분(240g)을 체에 쳐 소금(5g)과 잘게 다진 버터(240g)·물(100g)을 넣고 반죽한 다음 냉장고에 넣어 한시간 가량 숙성한다.늙은 호박(1600g)은 큼직하게 잘라 씨와 껍질을 제거하고 찜통에 찐다.호박이 다 익으면 설탕(12g)을 섞어가며 부드럽게 으깨 준 다음 계란 노른자(10개)·생크림·계핏가루·넛멕(육두구) 약간씩을 넣어 섞는다.파이 접시에 반죽을 얇게 펴서 깔고 포크로 중간 중간 찔러준 후 가장자리를 접시 모양에 맞추어 잘라낸다.여기에계란·생크림·계핏가루·넛멕 섞은 것을 채운 다음 달걀 노른자를 발라 섭씨 220도 오븐에서 20분간 굽고 200도에서 30분 더 구우면 완성된다. 해리포터에 나오는 마법 학교 ‘호그와트’에서 학생들은 ‘호박을 굽는 달콤한 향기’에 잠에서 깨어난다.이들이 즐겨 마시는 것은 차가운 호박주스.하지만 호박은 새콤한 맛이 없어 주스로 마시기엔 좀 이상할 듯하다.이때 레몬즙을 넣어주면 상쾌한 향이 난다.호박주스는 단호박(200g)의 씨와 껍질을 제거하고 부드러워질 때까지 쪄내 잘게 잘라서 얼린 다음 레몬즙(1큰술)·꿀(1큰술)을 믹서에 넣고 갈면 된다. 어른들에겐 당호박밥도 괜찮을 듯하다.요즘 백화점 등의 푸드코트에서 날개 돋친듯 팔려나간다.먼저 찹쌀(½컵)·쌀(½컵)을 물에 30분가량 담가 불린다.당호박은 꼭지 부분을 둥글게 잘라내고 속을 긁어 씨를 빼내둔다. 밤(2개)은 속껍질까지 벗겨 4등분하고,대추(3개)는 씨를 빼고 굵게 채썬다.은행(10개)은 볶아 껍질을 벗기고,인삼(1뿌리)은 다듬어 썰고,호두(1개)는 쪽을 떼어 놓는다.솥에 쌀·찹쌀·밤·대추·은행·인삼·호두를 넣고 간장(1작은술)·소금(¼작은술)으로 밥물(1½컵)의 간을 맞춰 밥을 짓는다.밥을 호박속에 채우고 꼭지 부분을 닫고 찜통에 넣어 20분 가량 찐다.호박이 식으면 세로로 잘라 먹으면 된다.
  • 백송이 /백가지 영양 송이송이 담긴 이름난 건강식품

    맛과 향을 자랑하는 백송이가 고르지 않은 날씨에 따른 흉작으로 천정부지로 값이 뛰어오른 자연산 송이를 대신할 유망주로 급부상하고 있다. 백송이의 본명은 아위버섯.중국 및 중앙아시아의 건조한 지역에 많은 아위(阿魏)나무에서 자생한다.아위버섯의 향기가 자연산 송이에 버금가는 데다,맛 또한 손색이 없다는 점에서 붙여진 별명이다.큰느타리버섯이 새송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것과 같은 이유다. 백송이는 새송이와 모양은 거의 비슷하다.그러나 전체적으로 푸르스름한 새송이에 비하여 흰색을 띠고 있고,갓 밑의 주름도 새송이보다 길게 내려와 있다.식용버섯 가운데 가장 커서 한 개가 최고 300g에 이른다. 백송이는 최근 국내에서 무살균재배법이 개발되어 본격적인 대량생산의 길이 열렸다.무살균재배법은 원산지인 중국에서도 아직 성공하지 못하고 있는 최첨단 버섯재배법.고온으로 가열하여 살균하는 대신 자체의 저항력으로 외부 균으로부터 스스로 방어력을 갖도록 하는 첨단 재배법이다.최대한 자연적인 조건에 가까운 환경이 조성된 만큼 인공살균법으로 기르는 버섯 보다 당연히 맛과 향이 앞선다. 백송이는 오래 전부터 중국사람들이 선호하는 건강식품이었다.중국한의학에서는 백송이가 인체의 독소를 배출하고,기침을 멎게 하며,염증을 해소시키는 한편 산부인과계통의 질환에도 효능이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백송이의 맛과 효능이 알려지면서 일본도 중국으로부터 대량 수입하고 있다.일본식품센터의 분석 결과도 항 종양 및 혈당 하강작용을 하는 성분이 아가리쿠스 버섯의 3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연구진의 분석결과도 다르지 않다.조선대 차월석 교수팀은 “정상적으로 섭취하면 인체의 면역력을 증가시키고 인체 생리 평형을 조절하는 기능이 있다.”면서 “고혈압 환자에게는 가장 뛰어난 보건 식품”이라고 밝혔다. 김혜경 한서대 교수도 “백송이의 일반성분은 수분 83∼89%,미네랄 2%,당질 63∼69%로 다른 버섯과 큰 차이가 없지만,단백질과 필수 아미노산 함량이 훨씬 더 많다.”면서 “특히 백송이는 어릴수록 더 높은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백송이는 식이섬유소의 함량도 높다.느타리버섯이 5% 정도인데 비하여 백송이는 26∼33%에 이른다.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있는 훌륭한 다이어트 식품으로서의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는 셈이다. 백송이의 소비자 가격은 아직 형성되지 않았지만 생산기간이 새송이에 비해 긴데다,같은 면적에서 생산할 수 있는 양도 절반 정도인 만큼 새송이를 웃돌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무살균재배법은 맛과 향 뿐 아니라 값에서 경쟁력을 높여주었다.현재 원산지 중국의 백송이가 싹을 틔우는 비율은 15%,일본은 더욱 낮은 10%에 불과하다고 한다.반면 무살균재배법으로는 100%에 육박한다.여기에 재배기간도 60일 정도로 중국과 일본의 80일보다 훨씬 빠르다. 백송이의 무살균재배법을 개발한 설호길 대림버섯연구소장은 “이 재배법은 농가의 안정적 수확을 돕고,소비자들에게는 새로운 건강식품을 값싸게 섭취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면서 “앞으로 자연송이의 재배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문의 대림농산. (031-544-1008). 글 이기철기자 chuli@ 사진 오정식기자 oosing@ 맛있게 먹으려면 백송이를 맛있게 먹는 방법은 기본적으로 자연산 송이버섯과 같다. 백송이 향기는 자연산 송이보다는 조금 떨어지지만 그동안 ‘송이 대용’을 표방한 어떤 버섯보다 송이에 가깝다.모양도 비슷하고,육질도 송이버섯을 연상시킨다. 백송이의 순수한 맛을 즐기려면 지나치게 뜨겁지 않게 달구어진 프라이팬에 살짝 익혀서 먹으면 된다.굵은 소금에 찍어 먹는 맛은 일품이다. 취향에 따라 버터나 올리브유를 프라이팬에 둘러 구워도 좋다.올리브유로 익혔다면 소금에 참기름을 조금 따른 뒤 찍어 먹으면 된다.그러나 버터에 익혔을 때는 버터에 염분이 들어 있는 만큼 그냥 먹어도 맛이 있다. 크게 예의를 차릴 필요가 없는 손님이 집에 찾아왔을 때도 삼겹살만 준비한다면 백송이를 적절한 크기로 썰어 함께 굽는 것만으로도 홀대했다는 느낌을 주지 않을 것이다. 백송이의 ‘위력’은 샤브샤브 등 맑은 국물에 익혀 먹을 때 나타난다.국물 속에서는 향기가 더욱 짙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이 때는 칼로 썰기보다는 손으로 자연스럽게 결따라 찢어 넣으면 입속에서 느껴지는 질감이 훨씬 자연스럽다. 백송이와 불고기도 궁합이 잘 맞는다.양념이 아무리 짙어도 백송이의 향기는 그대로 살아 있다.달착지근한 양념 맛이 적절히 배어 있다면 그동안 버섯을 좋아하지 않던 사람들에게도 백송이는 환영받을 가능성이 높다. 밥을 지을 때 얇게 썰어 넣는 것도 백송이를 맛있게 먹는 방법의 하나다.특유의 향취를 최대한 즐기기 위해서는 작은 솥에 밥을 짓는 것이 중요하다.양념간장을 만들어 비벼 먹으면 더욱 맛있다.평소와 다름없는 반찬에 백송이로 지은 밥만 추가되어도 별미 밥상 대접을 받을 것이다. 이기철기자
  • [열린세상] 복개가 아닌 복원을

    “경작이 뭐예요,엄마?” 놀기만 하던 아이가 한자시험을 본다며 한 질문이다.기회다 싶었다.경작이란 밭을 갈아서 일구는 것이다.마음의 밭을 일구는 것이 교양이고 문화다.그러니 놀지만 말고 마음의 밭 하나 경작해보는 건 어때? 아이는 심드렁하게 대꾸했다.“난 녹지 보존을 선택할래.” 오랫동안 우리 사회는 녹지개발이야말로 생산 증대와 풍요를 보장하는 보증수표라고 생각했다.청계천을 복개하고 그 위에 시멘트 고가도로를 건설한 것도 그런 믿음 때문이었다.그런데 이제는 복개했던 청계천을 복원하겠다고 난리다.‘미래는 먼 과거에 있다.’는 말이 실감난다. 박태원의 ‘천변풍경’(1938년)을 보면 청계천 빨래터에는 주인이 있었다.무슨 소리냐고? ‘주인’은 천변에 솥을 걸고 빨랫줄을 친다.그러고는 빨래하는 아낙들에게 자릿세를 받는다.경성부청에서 따낸 당당한 허가증으로 편의시설을 갖춰 놓고 사용료를 거둬들인 셈이다. 한 여자가 빨래를 하고 그냥 자리를 뜨려 한다.그러자 다른 아낙들이 자릿세도 모르는 걸 보면 시골서 갓 올라온 모양이라고 쑥덕거린다.그 시절 빨래터 주인에게 청계천은 돈줄이었다. 청계천이 복개된 것은 지난 1970년대의 일이다.빨래하던 아낙들의 수다와 시름은 복개천 아래 잠겼다.때 늦게 부청의 허가를 얻어 막차를 탄 빨래터 주인의 꿈과 좌절도 그 아래에 묻혔다.매몰돼 버린 꿈과 좌절은 복계천 위의 빽빽한 피복공장으로 되살아난다. 살아 생전 전태일은 피복공장에서 하루 16시간씩 일하는 어린 견습공(시다)들을 보면서 가슴 아파했다고 한다.그들의 고달픈 노동이 없었다면 동대문 의류상가가 지금처럼 발전했을까? 청계고가 위로 신나게 달리는 승용차들을 바라보던 ‘시다의 꿈’은 무엇이었을까? 다림질의 열기 속에서 여름이면 멱감던 고향 마을 시냇가를 떠올렸을까? 힘겨운 노동에서 벗어나 남들처럼 고가 위를 시원하게 달려볼 날을 고대했을까? 고가 위를 달리고 싶던 그들의 꿈이 실현된 이 마당에,청계고가는 마침내 헐리기 시작했다.청계천 주변 상인들의 깊은 한숨을 제외하면,맑은 물길이 도심을 흘러간다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즐겁다. 그런데 ‘청계천 복원’을 내걸고 또 다른 ‘청계천 복개’를 추진하고 있다는 비판의 소리가 들린다.청계천복원추진본부는 청계천을 옛 모습대로 복원해서 녹지와 자연을 서울 시민들에게 되돌려주는 데 관심이 있다기보다,세운상가를 중심으로 한 도심 낙후 지역의 대대적인 재개발에 관심을 쏟고 있다는 것이다.청계천이 번쩍거리는 상가와 요란스러운 테마공원으로 도배될까 무섭다.경성부청이 아니라 서울시청이 자릿세를 거두기 위해 기왕의 허름한 삶을 몰아내고 견고한 인공도시를 세울 것 같아 두렵다. 도시가 견고해 보이는 까닭은 인간의 생물학적인 조건을 은폐했기 때문이다. 잿빛 시멘트 철골 구조물과 매연을 내뿜는 차량 홍수 속에서는 생명체가 숨쉬기 어렵다. 치명적으로 오염된 물과 공기로는 단 하루도 살 수 없다.게다가 무릇 태어난 모든 것은 사라진다.견고하기 이를 데 없던 청계고가도,그것을 건설한 사람도 모두 사라졌다. 인도의 황량한 고원 지대에서 자연 친화적인 공동체를 이루고 살아가는 라다크 사람들은 땅을 하루치,이틀치로 헤아린다고 한다.땅 넓이는 일굴 수 있는 시간 단위로 측정된다.그들에게 땅은 시간처럼 흘러가는 것이다.그들은 땅을 필요 이상으로 경작하여 착취하는 일이 없다고 한다. 이제 개발이 아니라 보존이 화두인 시대다.개발이 아니라 제대로 복원된 청계천이 도시 생활의 즐거운 물길 하나를 열 수 있다면 그것을 어떻게 양적 생산성에 비길 수 있겠는가. 임 옥 희 여성문화이론연구소 공동대표
  • “전통 삼베로 富農의 꿈★ 이뤘죠”/ 전남 벤처농업연구클럽 연합회장 이찬식씨

    1970년대 말만 해도 ‘철커덕 철커덕’하는 삼베(마포)베틀 소리가 농촌 골목을 가득 채웠다.‘삼베바지 방귀 빠져나간다.’는 말처럼 삼베는 시원하고 까실까실해 옛날 남정네들이 여름을 지내기에 그만이었다.하지만 여인네들에게는 한(恨)의 상징이요,끔찍한 유산이었다.물레질로 밤을 하얗게 지새우기 일쑤였으니 오죽하면 삼밭이 많은 보성으로는 시집가기 싫다고 했겠는가. ●수익 쌀의 3~4배… 염색 삼실 中수출도 이처럼 여인네의 ‘등골을 빼먹던’ 삼베를 예찬하며 ‘잘사는 농촌’을 외치고 있는 자칭 ‘문화대사’가 이찬식(58·전남 보성군 복내면 유정리 옥평마을)씨다.7년 전인 97년부터 ‘보성 삼베랑’이란 상표를 붙여 삼베 한복 등을 지어 판다.누구나 사양사업으로 여기는 삼 농사를 “환금성이 좋아 희망이 있다.”고 고집한다. 그는 “3월 초에 씨를 뿌렸다가 7월 중순이면 수확해 토지 이용률이 높고 자금 순환이 빠르다.”고 말한다. 그가 사는 보성 복내면에는 300여 농가가 대마밭 40㏊를 경작,벼농사보다 최고 3∼4배의 이익을 남기는데,그는 올해 수입된 중국산 삼실에다 전통방식으로 천연염색을 해 중국시장에 700만원어치를 역수출했다고 자랑한다. 지난해엔 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4년 만에 한 번씩 윤달(공달)이 들어 뭣을 해도 동티가 나지 않아 수의를 사두려고 한다는 것.이 때 수의(12m짜리 8필)는 한 벌에 250만∼500만원이나 돼 매출액이 서너배 뛴다고 귀띔했다. ●20년 입는 삼베팬티 1장에 7만원 “삼은 자연통풍이 잘되고 항균성·방염성·흡수성·내구성이 좋아 어떤 화학섬유보다 경쟁력이 있지요.통기성이 좋아 자궁암을 예방하고,삼 자체가 레이더에 걸리지 않아 군복으로도 제격입니다.” 그의 삼베 예찬은 끝이없다. 자신이 직접 지은 삼베 팬티 1장에 7만원을 자신있게 요구한다.“비싸지 않느냐.”는 지적에 “한 번 사면 20년을 입을 수 있고 습진도 안걸린다.”며 손사래쳤다. 할머니·어머니가 삼베짜는 걸 보고 자란 그다.농고·농대를 나와 천생 농사꾼으로 살고 있는 그는 68년 대학 졸업 후 출판사,제과점 등 12년 봉급생활을 청산하고 80년 고향인 보성에 정착했다.이주 3년 동안 공들였던 산간지 개간이 물거품이 되고 빈털터리로 전락했다.예부터 고향인 복내면과 인근 겸백·미력면 등은 삼베 특산지.삼굿(삼을 삶은 솥)이 없는 마을이 없을 정도로 번성했다. 삼베하면 안동포가 알려져 있지만 지금도 보성산 삼베는 전국 유통량의 절반을 웃돈다.97년부터 저질의 값 싼 중국산 삼베가 밀려오면서 그나마 있던 삼밭들이 문을 닫았다.이 영향으로 전국적으로 300㏊ 정도이던 삼밭이 80㏊로 줄었다.국내산은 일교차와 토질 등 영향으로 중국산과 견줄 수 없을 정도로 고품질이다. 그는 97년 정책자금 2000만원과 융자 등 1억여원으로 집 마당에 공장 겸 연구실을 짓고 재봉틀을 들여놨다.전통방식대로 삼베를 짜고 부인(56)이 직접 디자인한 뒤 수를 놓아 한복과 수의,팬티,침대보 등 20여가지를 만든다. 삼 농사는 고된 작업의 연속이다.7월이면 2∼3m로 자란 삼 줄기를 잘라 통째로 삶는다.그런 다음 껍질을 벗겨 삼실을 자아 베틀에 올려 베짜기까지 50여차례 손을 거쳐야 하기 때문.기계화가 안돼 예나 지금이나 수작업이다.이씨는 지난 5월부터 삼베에다 쪽으로 천연염색하기와 길쌈놀이 체험 등 전통문화 추억만들기 프로그램을 손수 마련해 삼베 알리기를 실천하고 있다. ●불량깻잎 1장도 반품… 유통인식 새롭게 시대가 급변하면서 전통농법은 설 자리가 없어졌다.그가 틈만나면 “우리 들과 산에는 돈되는 식물이 무궁무진하다.”면서 ‘고부가가치 농법’을 입버릇처럼 강조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지난해 월드컵 땐 직접 목화 화분을 만들어 개당 2만원씩 받고 200개를 팔았다.꽃이 하얗게 핀 목화를 줄기째 잘라놨다가 송이당 600원씩 꽃꽂이용으로도 넘겼다.단옷날 머리감는 창포를 샴푸처럼 만들어 각 가정에 팔면 돈이 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98년부터는 도내 벤처(틈새) 농업인 500여명이 회원인 도 벤처농업연구클럽연합회 회장을 6년째 맡고 있다.이들 가운데 3∼4명은 송이버섯과 불미나리즙 등으로 연간 매출액이 억대에 이른다. “전남 장성에 사는 젊은 농사꾼들은 깻잎 한묶음(700원)에도 하자가 있으면 리콜(반품) 합니다.” 이게 바로 감동 판매요,유통의 기본이라고 들었다.외부에서 강의 요청이 오면 그는 어김없이 이를 사례를 든다.면사무소 2층에서 하는 농민교육도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이다.“농민들이 유통을 알아야 합니다.유통이란 게 별겁니까.내 자신의 명예를 지킨다는 생각으로 제품을 팔면 되지요.” ●모시·목화등 자연섬유학교 운영이 꿈 그래서 그는 주문이 들어오면 제주도까지 직접 날아가 자신의 제품을 설명하고 기어이 ‘단골고객’으로 만든다.한 때 그는 삼베 지키는 일에 매달렸다가 가족들한테 외면당했고,이 때가 가장 힘들었다고 회고했다. 꿈도 소박하다.삼베와 목화·모시 등을 연구하는 자연섬유학교를 지어 선조들의 얼과 문화가 깃든 우리의 것을 보존하고 이어가는 게 여생에 할 일이란다. 글·사진 보성 남기창기자 kcnam@
  • [길섶에서] 상식과 혼동

    얼룩말을 보면 흔히 긴 검은 줄무늬에 흰 바탕을 생각하기 십상이다.그러나 얼룩말은 진회색의 말에서 진화한 것으로,진화과정에서 가로 흰 줄무늬로 덮이게 된 것이라고 생물학자들은 설명하고 있다.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지식이 틀린 것임을 알려준다. 또 학창시절,옛 동양의 시조나 한시에 자주 나오는 두견새를 소쩍새와 같은 새로 배웠던 기억이 난다.‘소쩍’의 한자말을 두견으로 여긴 것이다.그러나 뒷날 낮에 활동하는 두견새와 밤에 ‘솥 적다’고 울어대는 소쩍새와는 전혀 다른 새임을 알고 느낀 그 황당함이란…. 하긴 생활하면서 상식과 믿음을 혼동하는 경우가 허다하다.요즘 산행을 하면서 쉽게 듣게 되는 뻐꾸기 울음소리도 실은 제각각이란다.주의 깊게 들으면 구별할 수 있다는 것.깊은 산속에 사는 뻐꾸기가 가장 서럽게 우는데,‘쪽박 바꿔주’라며 운단다.굶어죽은 며느리가 뻐꾸기로 환생해서 그렇다나….그러려니 하면서 지나치지 말고 한번 따져보는 여유도 필요할 듯싶다. 양승현 논설위원
  • 청남대·대청호 나들이

    ‘대통령 별장에나 한번 가볼까.’ 최근 일반인들에게 개방된 청남대와 인근 대청호에 관광객들이 몰리고 있다. 충북 청원군과 대전시에 걸쳐 있는 대청호는 맑은 금강 줄기와 호안의 섬들이 어우러져 한려수도를 연상시킬 정도로 경관이 뛰어나다.그러나 그동안 보안구역인 청남대로 인해 일반인들은 상당 부분 접근이 어려웠는데,이제야 수려한 대청호를 제대로 만나볼 수 있게 됐다. ●셔틀버스로만 이용… 예약 두달 밀려 청남대는 청원군 문의면 신대리 대청호 뒤 편에 자리잡고 있다.아직 승용차를 타거나 걸어서 직접 접근할 수는 없고,반드시 문의 파출소 앞 셔틀버스 승강장에서 청남대행 셔틀버스를 타야만 들어갈 수 있다.충북도 관광사이트(www.cbtour.net)를 통해 셔틀버스를 예약해야 한다. 당분간 청남대 관람료나 셔틀버스비는 무료이나 관련 규정이 마련되면 요금을 받을 예정이다.하루 1000명만 셔틀버스 이용이 가능한데,이미 2달 이상 예약이 밀려 있어 지금 신청해도 한 여름은 돼야 청남대 구경을 할 수 있다.문의 청원군 안내소(043-251-3801). 지금 청남대는 온통 꽃에 파묻혀 있다.본관 앞 뜰엔 연분홍 진달래와 철쭉,새하얀 배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고 잘 다듬어진 조경수들은 마치 초록물을 들인 듯 빛깔이 곱다. ●지금 청남대엔 철쭉·야생화 만발 본관 진입로 옆으론 소박한 야생화들이 손님들을 반긴다.청남대엔 특히 구석구석 금낭화가 많이 피어 정겨운 분위기를 낸다. 배밭길로 이어지는 산책로는 꼭 한번 가볼 만하다.길 옆으로 노송들이 알맞은 밀도로 자라고 있고,그 밑엔 다양한 야생화와 철쭉이 화사한 분위기를 낸다. 보통 셔틀버스에서 내리면 가이드의 안내로 돌탑∼양어장∼본관∼정원∼골프장 등을 둘러보게 된다. 9홀 규모의 골프장은 역대 대통령들이 거의 사용을 안하다가 최근 노무현 대통령이 사용해 화제가 됐다.미들홀(파4) 코스 하나에 5개의 그린을 만들고 9개의 티잉그라운드를 두어 9홀을 소화할 수 있도록 꾸민 초미니골프장이다. 충북도 관계자는 “보다 많은 관람객들을 위해 라운딩은 허용치 않을 계획”이라고 밝혀 골프장으로서의 기능은 사실상 마감됐다고 할수 있다. 셔틀버스 승강장에서 대청댐 방면으로 500m 정도 가면 문의문화재단지가 나온다.80년대 초반 대청호가 생기면서 수몰지역 문화재를 옮겨 복원했다.3만3000여평 부지에 지방문화재 49호인 문산관을 비롯한 전통가옥과 기와박물관,민속자료전시관 등 고 가옥 10여채와 연자방아,성황당 등 옛사람들의 생활 터전을 재현했다.기와박물관엔 백제시대 이후 기와 200여점이 전시돼 있다. 이곳은 문화재 관람보다는 단지내 이곳저곳에서 내려다보는 대청호 경관 감상이 포인트.특히 단지의 맨 위쪽에 서면 초가와 기와지붕 넘어 펼쳐진 호반 풍경이 그림처럼 한 눈에 들어온다.관람료는 무료.(043)251-3545. 문화재단지 뒤엔 역사와 전설이 깃든 양성산(350m)이 자리잡고 있다.삼국사기에 의하면 신라 자비왕 때 화랑도 출신의 승려 화은대사가 양성산을 보고 ‘중이 발(鉢)을 들고 시주를 구하는 형세라 양승지(養僧地)로 흠잡을데가 없구나!’라고 하여 승병 300명을 제자로 삼아 불경과 무예를 익히게 했다는 전설이 전해내려 온다. ●문의단지는 수몰지역 문화재 복원 보통 문의문화재단지∼독수리바위∼정상∼삼거리봉 코스를 이용하는데,2시간30분 정도 잡으면 된다. 드라이브를 즐기려면 대전광역시 역내에 속하는 대청호 남쪽의 신탄진에서 오동동까지 강을 따라가는 코스가 좋다.미호동에서 비룡동까지의 용호가도,신상동부터 화남대교까지 신호가도가 이어지는데,호수의 푸른 물결과 연초록 물이 들어가는 산 사이로 시원하게 뻗은 도로를 달리는 기분이 제법 상쾌하다. 시간이 넉넉하다면 인근 구봉산(370m) 아래 현암사에 가보자.8세기 초 신라 성덕왕 때 창건한 고찰.원효대사가 “천년 후 절 앞에 세개의 호수가 생겨 ‘임금왕(王)’자 지형이 만들어지면 국왕이 이주하게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고 한다. 대청호가 생기면서 항공촬영한 사진을 보면 실제로 청남대가 임금왕 자 형세를 하고 있다고 한다.아름다운 대청호의 모습을 제대로 보려면 현암사에 올라와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전망이 뛰어나다. 청원 글·사진 임창용기자 sdargon@ ●가는 길 경부고속도로 청원 IC에서 빠져야 편하다.고속도로에서 나와 만나는 17번 국도에서 좌회전해 1㎞쯤 가면 왼쪽으로 죽암리 가는 길이 나온다.여기서 좌회전해 10분정도 달리면 두모삼거리가 나오는데,우회전해 ‘문의’가 표기된 이정표를 따라 20분 정도 달리면 문의문화재단지를 지나자 마자 문의파출소 앞의 셔틀버스 승강장에 닿는다. 대중교통수단은 청주에서 문의행 시내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숙박 미원면 운암리의 옥화자연휴양림의 ‘숲속의집’에 묵어보자.5∼9평형 통나무집과 벽돌집,흙집 등 18동과 등산로,자전거 도로 등을 갖추고 있다.숙박료는 5평 2만5000원,7평 3만원,9평 4만원.청원군청 산림축산과(043-251-3424)에 예약해야 한다. ●인근 가볼 만한 곳 밤에 시간이 있다면 문의문화재단지 주차장내 자동차야외극장에서 영화를 즐겨보자.가로 22m 세로 12m의 초대형 스크린을 갖추고 있다.현재 상영작은 ‘대한민국 헌법 제1조’.관람료는 자동차 1대당 1만2000원.(043)250-0770∼1. 내수읍 형동리의 ‘운보의 집’에도 들러보자.운보 김기창 화백의 사저로,운보미술관,우향미술관,도예전시관,운보공방,운보찻집 등을 갖추고 있다.운보의 작품 감상뿐만 아니라 운보의 그림을 넣은 각종 도자기를 구입할 수 있다.입장료 1500원.(043)213-0570. ●맛집 청원 IC에서 문의방향으로 가다보면 문의문화재단지 못미쳐 길 오른편에 시골묵집(043-222-5012)이 나온다.이집의 시골묵밥 맛이 별미다. 인근 산에서 나온 도토리로 직접 쑨 묵을 새끼 손가락 크기로 썰어 묵은 김치와 몇가지 양념,물을 적당히 섞어 따끈하게 끓여낸다. 보통 밥을 말아먹는데,얼큰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4000원.미나리 등 야채를 넣어 무쳐내는 묵무침 맛도 좋다.5000원. 대청호 남쪽 끝 부분에 있는 ‘평양숨두부집’(042-284-4141)의 순두부도 맛있다.‘숨두부’는 순두부의 황해도식 방언.콩을 맷돌에 갈아 솥에 안쳐 끓인 뒤 간수를 넣을 때 ‘숨을 돌린다’고 표현하는데서 나왔다고 한다.말하자면 ‘숨을 불어넣는다’란 뜻이 담겨 있다.국산 콩으로 매일 직접 순두부를 만들어 내는데,양념을 얹어 밥과 함께 먹는다.부드러우면서 고소한 맛이 입맛을 돋운다.공기밥 포함 4000원.
  • 야생茶 연구 5년 ‘화개 작목반’ / 찻잎 따는 남자들

    “산에서 키운 찻잎을 곡우(穀雨·4월20일) 이전에 딴 우전차(雨前茶)가 국산 최고급품이지요.요즘 막 나오기 시작하는 우전차를 한번 맛보세요.한 입 머금은 향이 여운을 남기며 잊혀지지 않을 거예요.” 지난 주말 경남 하동 섬진강변의 화개 지역에서 야생차를 재배하고 만드는 농군 ‘다인’(茶人)들이 ‘부춘다원’에 모였다.30대 중반부터 40대 중반의 하동 토박이인 이들은 ‘화개야생차작목반’ 회원 6명 가운데 4명. 하동야생차 연구와 보존 등을 위해 5년전 ‘다심회’(茶心會)란 모임을 만들어 수시로 미팅을 갖고 토론을 해왔는데,최근 군청과 농협으로부터 지원을 받기 위해 모임 명칭을 작목반으로 바꾸었다. 찻잎을 처음 따내기 시작하는 시기라서 무척 바쁜데 마침 비가 와 모처럼 머리를 맞대고 앉게 됐다. 짧게는 5년,길게는 10년 이상 야생차를 만들어온 이들의 이야기는 소박하지만 거침이 없다. 먼저 부춘다원 주인인 여봉호(42)씨가 자랑하는 하동야생차의 가치. “야생차와 재배차,특히 우리 토종차와 일본에서 도입된 재배차는 흔히 산삼과 인삼에 비유됩니다.그만큼 맛과 향에서 차이가 나지요.특히 차나무 시배지(始培地)가 있는 하동 화개의 차는 통일신라시대 이후 국내 최고급 차로 인정받아 왔습니다.” ●통일신라 이후 화개차 최고급 인정 하동차는 통일신라시대 흥덕왕 때(828년) 대렴이라는 사람이 당나라에서 가져온 차씨를 쌍계사 아래에 심은 것이 퍼진 것으로 전해 내려온다.사실 현재의 하동차는 사람들이 퇴비를 주고 가꾸기 때문에 100% 야생차라고 하기는 어렵다.그러나 대부분 지리산 자락에서 화학비료와 농약을 전혀 쓰지 않고 재배하므로 국내에선 그래도 가장 야생에 가까운 차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총무를 맡고 있는 최효승(42)씨는 야생차의 점차적인 ‘하산’에 대해 근심스런 표정을 짓는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재배지가 자꾸 평지로 내려오고 있습니다.야생차가 산자락에서 평지로 내려오다 보면 기존의 재배차와 차별성이 없어지고,고유의 맛을 잃게 됩니다.많이 재배하는 것 못지 않게 품질을 유지하는게 중요합니다.” 야생차에 대한 애착과 철학 때문인지이들에게선 소박한 농군의 이미지와 함께 도회적 다인(茶人)의 이미지가 동시에 풍긴다. 전통 방식으로 직접 차를 만들며 맛을 봐온 만큼 차에 대한 안목은 여느 전문가 못지 않다.사실 잎을 따고,솥에서 살짝 볶은 차(덖음차)를 만드는 과정에서 달라지는 미묘한 차 맛을 이들 만큼 현장에서 직접 느끼는 이들이 있을까. “녹차는 찻잎이 어릴수록 고급입니다.중국차 가운데 최고인 명전차(明前茶)는 항저우(杭州)의 룽징(龍井)에서 청명(淸明·4월5일) 전에 딴 것입니다.중국의 항저우보다 평균 기온이 낮은 우리나라는 요즘에 최고급 녹차가 나오고 있지요.” 차는 그 종류와 키우는 방식,덖는 정성에 따라 품질에 엄청난 차이가 난다.기계로 잎을 대량 채취해 증기에 쪄서 말린 것과,찻잎 하나하나를 따내 솥에서 손으로 비비며 덖어낸 수제차 맛은 확연하게 다르다. 같은 품종의 수제차라도 4월들어 처음 잎을 따낸 첫물차(우전)가 두번째(세작),세번째(중작) 따낸 것보다 품질이 훨씬 뛰어나다.그래서 한 등급 떨어질 때마다 차의 가격도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 ●격식보단 좋은 사람들과 마시면 그만 이들은 일천한 맛의 경험만을 가지고 전문가인양 일반인들을 ‘무식쟁이’ 취급하는 사람들에 대해 비판을 서슴지 않는다. “자칭 차 전문가라고 하는 이들중 상당수는 독선적입니다.막연하고,애매한 말로 특정한 맛을 표현하고,그 맛이 아니면 모두 저급한 차로 취급하려는 경향이 있어요.그러나 고급,저급을 따지기에 앞서 차 맛은 다양하고,사람들의 입맛도 제각각이라는 점을 인정해야 합니다.” 수염이 덥수룩한 이호복(40)씨가 약간 상기된 표정으로 목소리를 높인다.인근의 ‘곡천다원’ 주인인 그는 “야생차로 유명한 국내의 몇몇 사찰에서도 하동의 재배 농가들을 찾아다니며 차 맛을 보고 구입해간 뒤 사찰 브랜드로 판매도 한다.”고 귀띔한다. 이씨는 또 “차마시는데 격식을 따지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며 “좋아하는 사람들과 즐겁게 향과 맛을 음미하면 족하다.”고 말한다.단 기왕이면 찻잔은 흙으로 빚어 구운 것으로,물은 수돗물 보다는 생수를 끓여 적당한 온도(섭씨 60∼70도)로 식혀 마실 것을권했다. 적정량을 생산하면서도 고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이들의 노력은 눈물겹다.해발 800m 이상에서 서식하는 토착 미생물을 채취해 집에서 배양하고,이를 다시 퇴비 원료와 섞어 발효시켜 유기질 비료를 직접 만든다. 이렇게 만든 것을 산자락의 재배지에 일일이 뿌려주고,병충해가 생겨도 농약은 절대 안쓴다.화학비료를 쓰지 않기 때문에 병충해는 별로 생기지 않는 편이다.매년 4월초엔 고품질 차를 수확하기를 기원하는 제례를 올리는데,올해는 8일 행사를 치렀다. 이들은 다원을 찾는 단골손님을 중심으로 차를 판매한다.서울 백화점 등에서10만∼12만원 정도 하는 ‘우전’의 경우 6만∼7만원에 살 수 있다.부춘다원(055-883-9516),곡천다원(〃-883-5160). “지난해 제가 산자락 여기저기 산재한 야생차 재배지 3000여평에서 올린 수익이 1000만원 정도예요.사실 수없이 산을 오르내리며 찻잎을 따내고 거름을 주는 수고에 비하면 너무 적지요.그러나 돈만 보고 할 수 있나요.야생차는 제게 바로 삶이고 희망입니다.” 모임에서 ‘젊은 피’에 속하는 김종열(39)씨의 각오가 다부지다. 하동 글·사진 임창용기자 sdarg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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