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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인호 청장에 듣는 철도정책(국정 어떻게 돼 갑니까)

    ◎경부·호남선 5년내 준고속철도화/대도시 교통수단 전철위주 재편 추진/공사화땐 책임경영제 도입… 적자 개선/내년부터 연중예매제 실시… 입석 점차 폐지 내년부터 철도청이 공사로 바뀐다.철도가 들어 온지 1백여년 만에 처음으로 「장사」개념이 도입되는 셈.서비스는 나아지고 대신 요금은 오르게 될 것이다. 김인호 철도청장이 공사화 작업을 지휘하고 있다.그는 20일 본사 정종석 경제부차장과의 특별인터뷰「국정­어떻게 돼 갑니까」에서 공사화에 맞춰 인간중심의 기업경영 체제를 갖추고 서비스 수준을 높임으로써 「신철도」를 고객들에게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공사화 맞춰 질개선 고속철도의 건설과 병행해 기존철도도 새마을호 이상의 준 고속철도로 고급화하고 입석제는 폐지하겠다는 게 김청장의 구상이다.요금도 어쩔 수 없이 물가에 큰 부담이 없는 범위내에서는 현실화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는 경기고·서울 법대를 졸업한 이른바 KS맨.행정고시 4회로 옛 경제기획원 물가정책·경제기획국장,기획차관보의 정통 엘리트코스만을 밟아 왔다.노태우 정부 말기에 환경처차관을 지내는 바람에 한때 야인으로도 있었지만 그의 능력을 이야기하는 사람이 많아 소비자보호원장을 거쳐 철도청장에 이름으로서 다시 자기궤도를 찾고 있다. ­공사가 되더라도 지금같은 방만한 체체로는 적자는 심화되고 서비스 수준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걱정들을 많이 합니다.공사가 되면 어떻게 달라집니까. 『내년 1월1일 공사화를 목표로 다음 달에 정관을 개정합니다.6월에는 사규를 제정하고요.10월이 되면 임원을 선정하고,12월까지 자본금을 납입해 설립등기를 마칠 예정입니다.오는 9월부터는 공사화에 대비한 시험운영체제로 들어갈 겁니다. ○요금 현실화 불가피 철도는 지금까지 「국민의 발」이라는 공공성만 강조해 왔어요.누적 적자가 지난 해 말로 3천2백46억원이나 됩니다.이런 상태니 철도에 대한 투자나 연구 개발이 있었을리 없습니다.철도의 효율성이나 수익성은 고려하지 못했던 때문이지요.그러나 본부제 등의 기업 조직과 독립 채산제 등 원가 개념에 따른 책임 경영제를 도입하면적자는 개선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고속철도가 건설되면 열차 운용과 관리는 공사가 맡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기존 철도와의 연계,기술 습득은 어떻게 됩니까.고속철도에 치우쳐 일반철도는 오히려 서비스가 나빠질 우려는 없을까요. 『우리는 고속철도가 운영될 앞으로 5년까지는 첨단 장비의 기능을 낱낱이 파악하고 운영 요원의 훈련을 강화하는 데 노력할 방침입니다.또한 경부선과 호남선 등 고속화가 가능한 철도를 조사해 이런 선로는 준고속철도화 해 새마을급 이상으로 고급화하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설날이나 추석이면 많은 사람들이 귀성 열차표를 사려고 밤샘을 하곤 합니다.어떻게 개선책이 나오기 어렵습니까.당장 며칠뒤면 추석 열차표를 예매하지 않습니까. 『그게 그렇습니다.명절이면 2천6백만명이 이동해요.그런데 열차표는 3백만명분밖에 없습니다.구하려는 사람은 많고 표는 한정돼 있는 겁니다.그러니 해결책도 어렵습니다.문제를 해결해 보려고 지난 해는 예매방법을 공모도 해봤습니다.그러나 추첨제와 예약제 확대 아이디어밖엔 안나옵니다. 임시대책이긴 합니다만 올해는 예매 창구를 모든 여행사로 넓혔습니다.조금은 쉽게 살 수 있을 겁니다.내년부터는 예매 시행일을 현행 1백20일 전에서 3백50일 전으로 확대하려고 해요.이를테면 연중 예매제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공사화가 되면 서비스 개선의 명분으로 철도 요금을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습니다.실제 현행 요금이 수송원가에도 못미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고요.요금은 어느수준이 돼야 한다고 보십니까. 『한마디로 우리나라 철도 요금은 세계에서 가장 낮습니다.평균으로 따지면 요금이 원가의 69.6%로 밖에 안됩니다.여객은 76.5%,화물은 60.4%,소화물은 그보다 더 낮아서 45.6%에 불과합니다.이걸 맞추려면 현재보다 평균 43.8%를 인상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통일·비둘기호 줄여 그렇다고 공공요금의 성격이 짙은 철도요금을 인상요인 만큼 한꺼번에 인상할 수는 없겠지요.반대로 지금처럼 물가정책의 제약을 받아 적정수준으로의 조정을 미뤄서도 안됩니다.수익자 부담 원칙에 따라 철도 요금을 적정선으로 현실화 하되 국민 생활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안,즉 연차적으로 올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철도의 수송 분담률이 지난 60년대 초에는 50%를 넘었어요.그러다가70∼80년대를 거치면서 지금은 25%대에 그칩니다.왜 그렇게 되었다고 보십니까. 『고속도로가 개통되면 철도 수송이 크게 위축되게 마련입니다.그러다 도로 확장에 한계가 생기고 간선 철도망이 확충되면 다시 철도 역할이 높아지게 마련이죠.지금이 그런 때입니다. 지금부터 간선철도망을 확충하면 오는 2001년까지는 철도의 수송 분담률을 60%로 끌어 올릴 수 있다고 봅니다.건설교통부 주관으로 벌이는 제3차 국토종합개발 계획 수정작업에 이같은 계획을 반영할 겁니다』 ­외국의 경우,철도가 고급화됐고 장비도 현대화돼 있는데 서비스 차원에서 개선책이 있으면 설명을 좀 해주시죠. 『앞으로 중장거리 여객은 새마을호나 무궁화호 위주로 개편하려고 합니다.대신 도시간 수송은 도시전철이나 경전철 등이 맡게 돼요.장기적으로 비둘기호나 통일호는 점차 줄여야겠지요. 그렇다고 페지한다는 뜻은 아닙니다.지역 수요에 따라 열차의 등급을 조정한다는 얘기입니다.입석제도 서비스 차원에서 점진적으로 페지해야 합니다.』 ◎21세기 청사진/철도 수송부담률 60%로 제고/부산∼포항∼고성 동해안 관광철도 개통 오는 2천년대 초에는 거미줄같은 철도망으로 전국이 「반일(반일) 생활권」에 들어간다.고속철도가 개통되지 않아도 시속 2백㎞에 가까운 준 고속철도가 서울∼부산 간을 오가고 원주와 강릉을 잇는 직통 철도도 새로 놓는다. 의정부∼인천∼수원∼용문을 잇는 수도권 전철을 타고 경기도를 일주하고 부산에서 포항·삼척을 거쳐 고성으로 이어지는 동해안 관광철도도 생긴다. 철도청이 올 초에 내놓은 21세기 철도망의 밑그림이다.총 궤도는 현재 6천5백62㎞에서 오는 2001년 7천8백26㎞,2012년 1만7백86㎞로 늘려 철도의 수송 분담률을 현재 25%에서 오는 2001에는 60%까지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현재 시속 70∼80㎞인 철도의 평균 운행 속도를 1백50∼2백㎞로 높여 전국 어느 곳이나 반나절 만에다녀올 수 있게 한다.이를 위해 중장거리 수송은 무궁화호 이상으로 등급을 높이고 시속 2백㎞의 준고속철도도 경부선과 호남선에 운용할 계획이다. 고속철도의 건설과 병행해 기존 철도망도 확충,호남축 천안∼논산간 67.8㎞와 영호남축 목포∼사상간 2백89.5㎞를 2003년까지 신설한다.원주∼강릉간 99㎞의 직통 철도와 경주∼포항∼강릉∼고성간 3백98㎞의 관광 철도도 새로 놓는다.경부과 호남을 관통하는 동대구∼순천간 1백60㎞의 철도는 2000년 착공한다. 복선화 전철로 바뀌는 철도는 ▲영동선 영주∼철암간 87㎞(96년 완공) ▲경부선 수원∼천안∼부산간 4백3.2㎞(2009년) ▲충북선 조치원∼봉양 1백15㎞(2004년) ▲장항선 천안∼장항 1백44.9㎞(2009년) ▲중앙선 용문∼원주∼제천 83.7㎞(2009년) 등이다.이에 따라 전철화율은 현재 18%에서 2001년 32.3%,2012년 64.7% 높아질 전망이다. 이와 함께 대도시 교통수단은 도시철도 위주로 재편한다.수도권 전철망 중 동북부 순환전철은 의정부∼퇴계원∼도농간 21㎞가 2003년에,동두천∼마석∼용문간 75㎞가2011년에 각각 개통한다.동남부 순환전철 용문∼이천∼수원간 50㎞와 성남∼광주∼이천간 37㎞는 2011년부터 착공하고 서부순환 전철 일산∼김포∼인천간 27㎞와 능곡∼부천∼군자간 29㎞도 같은 시기에 추진한다. 부산권 전철망은 부전∼가야∼사상간 7.3㎞가 2001년까지,울산∼영천간 82㎞가 2002년까지 복선으로 놓이고 동대구∼영천간 34.9㎞는 2002년까지,광주∼송정리간 14㎞와 대전∼두계 25.4㎞는 2006년까지 복선 전철화한다.
  • 「소설 약사법」 소고(송정숙 칼럼)

    「약사법」에만 시달리다 만 것처럼 비쳐졌던 1년 미만의 보사부장관직을 물러나자 출판일을 하는 ㅂ씨가 『소설 약사법을 집필하면 출판하겠노라』는 제안을 했다. 그것이 비록 ㅂ씨방식의 우정있는 농담에 지나지 않음을 알면서도 그 제안의 재치있음에 무릎을 쳤다.아닌게 아니라 「그 약사법」은 소설의 소재로도 충분할 만큼 사연과 곡절이 많았다. 소설이 된다면,1980년 3월에 제정되어 그 다음달인 4월에 실시가 유보되었고 그렇게 13년 동안이나 사문화되다시피 하다가 급기야는 삭제되는 운명에 처하고 삭제된 뒤에 더욱 유명해진 약사법 시행규칙 제11조 1항 7호가 그 주인공이 될 것이다. 「약국에는 재래식 한약장이외의 약장을 두어 이를 깨끗이 관리하여야 한다」 이것이 그 시행규칙의 전문이다.태어나자 마자 가사상태가 된 이 시행규칙은 약사들의 한약 조제판매에 결정적인 억지력을 발휘하지는 못하면서도 한의사들에게는 약사의 한약조제를 불법화하고 있는 법적 근거로 여겨지게 했던 절묘한 구절이다. 표면만으로는 이렇게 애매하기만 한,깃털처럼 가벼운 한 구절이지만 태산만큼 육중한 이기주의들 사이에서 평형을 유지해준 고도로 기능적인 한 구절이었다.「민족의학」이 겪어온 오랜 세월의 설움과 피해의식이 집약되어 한풀이로 탈환한 고지와도 같으면서도 여러가지 상황논리의 중량에 압도되어 출발부터 기형이 되어버린 기구한 팔자의 이 시행규칙은,이미 죽어 사망신고가 끝난 시점에 와 있건만 또다시 해괴한 구설수에 말려들고 있다.옛 상사와 부하가 『속았다』느니『속인일 없다』느니 하며 벌이는,난센스 코미디같은 시비다. 미필의 「소설 약사법」 주인공「시행규칙」은 그를 단칼에 베어내는 용기를 발휘했다가 온갖 곤욕에 휘말리고 불이익을 감내하게 되는 현직 공무원을 등장인물로 동반하고 있다.당시의 약정국장인 그가 밝히는 약사법 삭제의 당위론은 이렇다.「모법이,약사의 한약 조제를 불법으로 규정하지 않고 문제의 시행규칙은 이미 사문화되었으며,그런데도 걸핏하면 공직자를 범법자로 모는 빌미만 주는 조항이므로 정리를 하고 그대신 한의학 발전을 위한 근본적인 정책대안을 세우기 위해」삭제를 품신했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주장에 신념이 대단해서 그를 청문한 국회상임위원회에서는 그에게 「확신범」이라는 별명을 붙여 줬을 지경이다.그런 그와 이 일을 함께 처리했던 그의 옛상사는 뒤늦게 그에게 『속아서』 결재를 했노라고 말한 것이다.느닷없이 사신을 띄워 그렇게 말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필적 「소설 약사법」의 소설적 요소는 바로 이렇게 알 수 없는 사연들에 있기도 하다.시행규칙을 단두대로 보내고 그 원한에 대한 보복의 위협이 두려워 타향을 유전하는 또하나의 등장인물 「옛상사」.그가 해원을 위해 마련해본 사신이 간신히 가라앉아 가던 지난 일을 되살려 놓은 것일 수 도 있다.더욱 소설적이다. 13년 동안 무사히 넘어 왔듯이 『그때 그 한 구절만 자르지 않았더라면…』하는 회한이 깊어져서 모든 허물을 「괘씸한」 옛부하에게 떠넘기게 되었고 「속은 것」이라는 허상도 만들게 되었는지 모르겠다.그러나 그 점에서는 「확신범」인 전약정국장은 단호하다.『그건 공직자의 무사안일이다.엉거주춤한법규들로 행정이 왜곡되고 있는데도 계속 외면해온 그런 무사안일을 누군가는 손질해야 한다고 생각했다.이런 결과까지 예측못했던 잘못은 인정하지만 신념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한다.그 신념이 어느 특정단체를 이롭게 했대서 로비 혐의를 받은 그는 감사도 받고 검찰조사도 받았다.그러나 혐의는 입증되지 못했다.『내가 돈을 벌고 싶었으면 진작 약국을 차렸지 고위공직으로 성공하고 싶어서 선택한 내공직인생을 뇌물로 더럽혔겠는가』하는 것이 조사를 무사히 넘긴 뒤 그의 말이었다. 그토록 숱한 곡절을 겪으며 관속에 들어가 한참이 된,주인공(약사법 시행규칙)이 망령처럼 나타나 해묵은 갈등을 재연하려 한다.아마도 그가 혼자 하는 일은 아닐 것이다.깃털처럼 가벼운 구절이 균형을 잡아주는 동안 탐욕스럽게 이익을 추구할 수 있었던,좋았던 시절에 연연해서 무슨 일인가를 꾸며 보고 싶어하는 세력이 그 배후에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징조는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다. 법이 바뀌고 벌써 저세상으로 가버린 시행규칙을 가지고 또한번 판을 벌이고 싶어하는 사람들 속에서 「소설 약사법」의 주인공은 아직도 구천을 헤매고 있는 느낌이다.
  • 아들들의 어머니(송정숙 칼럼)

    아들을 하나도 아니고 둘도 아니고 셋은 두어야겠다고 벼르는 사람이 있다.「맏이는 사업가를 만들고 둘째는 법관시키고 셋째는 의사로 키우기 위해」셋은 있어야겠다는 것이다.언제부턴가 신문 부음란에는 화려한 직함이 열거된 아들들의 친상이 실리곤 한다.아들을 셋씩이나 원하는 마음도 그런데서 자극받은 것인지 모른다. 불화하던 재벌 형제의 극적인 화해소식이 최근 화제가 되었었다.아직은 소를 취하하기 전이므로 재연의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라지만 어쨌든 형제는 화해를 했다.그 아들들의 화해를 지켜보던 그들의 모친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가업을 일으켜 거부의 재산을 남긴 그들 부친의 위패를 모신 재실에 형제를 데리고 들어가 부둥켜안고 울었다는 대목이다. 또 최근에 지방에서는 아우가 형의 자동차에 폭발물을 설치하여 형의 아내와 자녀를 폭사하게 한 사건이 있었다.몇백만원의 빚시비가 형제간에 골깊은 불화를 만들었고 그러다 일어난 범행이었다.혹시 그들의 어머니가 생존해 있다면 이 기막힌 일을 어떻게 맞이했을까. 그리고 그 끔찍한 「아버지 살해」.어마어마한 부잣집 맏아들이면서도 공부도 잘해서 어엿한 대학교수가 되었고 그래서 아버지는 아들을 『우리 김 박사』라 부르며 자랑스러워했다는 그 장남이 아버지 목줄에 칼을 꽂았다.우리로 하여금 몸이 오그라드는 전율을 맛보게 하고 세상에 회의를 느끼게 한 사건이다.그러나 살아있는 그의 모친에 비하면 우리의 전율과 회의는 아무 것도 아닐 것이다. 재산이란 사람을 그토록 가혹하게 시험하는 것인가보다.박한상은 돈이 직접 자식을 망친 경우라 치더라도 「금용」집안의 경우에는 재산관리에 엄격하고 가족에게 절제를 가르치며 금욕적으로 키운 것같은데도 마찬가지로 끔찍한 비극이 일어났다.재산이란 이렇게 여러형태로 인성을 파괴하고 파탄시키는 힘을 지닌 모양이다.타락과 일탈만이 아니고 학문,교양,종교도 그것앞에서는 이처럼 무력하고 사람이기를 포기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돈의 한 속성인 모양이다. 요즘 세상은 어머니의 영향력이 커져서 아들의 대학입학식에도 치맛바람을 일으키며 따라다닌다.불화한 아들들이 안타까워 통곡하며 타이르는 어머니도 있고 「덕산」처럼 배후에서 자금줄을 죄고펴고 하며 영향력을 행사하는 어머니도 있다.교육열 강한 어머니 치마폭에서 성장한 세대가 본격적인 사회의 주역이 된 시대가 지금 막 다가왔는데 이런 기막히고 절망스런 사회문제가 잇따르는 것은 그냥 우연일까. 요즘의 재산가는 그저 붙박이 땅부자일 뿐이던 고전적 부잣집과 다르다.그렇게 근대적인 부의 축적을 이룬 재산가의 가족노릇에는 재산에 걸맞은 자기 관리능력과 철학같은 것이 있어야만 하는데 우리는 그런 것을 가르치고 훈련하는 것을 못한 탓에 실패의 수렁에 빠지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돈이란 워낙 힘있고 좋은 것이므로 그걸 갖고,유지하고,잘 쓸 수 있기 위해서는 능력과 자격을 갖추는 일을 충분히 해야만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아들을 셋이나 욕심내는 사람의 말처럼 아직은 아들이 보험이면서 재산으로 되어 있다.재산을 일구고 지키는 역할도 거기 맡겨야 하고 돈보다 소중한 재산이기도 하므로 돈에 의해 망쳐질 가능성도 크다.그러므로 돈의 부정적 기능에 대한 방어력과 적응력을 갖춰줘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 자랄때 골목안에서는 매맞는 아우를 형이 영웅처럼 지켜주고,궁지에 몰린 형 곁에서 승산도 없는 싸움에 목숨을 거는 것이 아우이다.그런 형제도 자란 뒤에 원수가 되어 폭발물로 날려보내는 일조차 서슴지 않게 되고,법정에서 치사한 이전투구를 벌인다.아버지에게는 「아비보다 나은 아들」이 기쁨이지만 「아버지만 못한 아들노릇」의 강박관념은 정신분열증의 빌미가 된다. 아버지의 승인을 받지 못한채 사업을 벌여놓고 거액의 부도가 나게 생긴 아들은 그로해서 아버지와 불화하고 마침내는 아예 「아버지 죽이기」를 계획했다고 말한다.성한 정신이 아니다.치마폭 넓은 현대의 어머니에게는 재산이 많을 경우 이렇게 끊임없이 시험당하는 「돈많은 집 아들」을 바르게 기를 역할도 주어져 있다.그것에 실패하면 희대의 패륜아를 아들로 두어야 하는 불행의 지옥을 헤매야 한다. 그런 어머니에게 재산은 무슨 소용이고 영화가 가당하겠는가.「공부 잘 하고 모범생이던 사랑하는 자식」도신기루에 지나지 않는다.『우리 모두 같이 죽자』며 기절해 쓰러질 수밖에 없었던 처참한 어머니.오늘의 아들들의 어머니노릇은 이렇게 가슴이 오그라드는 두려움을 바로 곁에 두고 있다.참으로 조심스럽고 힘든 노릇이다.
  • “일 「핵운반선」 항해 반대”/태평양 도서3국,경제수역 통과우려

    【수바(피지) AP 연합】 피지와 미크로네시아,나우루 등 태평양 도서국들은 22일 핵폐기물을 실은 일본행 선박이 태평양 해역으로 진입한데 대해 강력한 우려를 표명했다. 핵폐기물 14톤을 싣고 일본으로 항해중인 영국선적의 퍼시픽 핀테일호(5천1백톤급)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칠레 등으로부터 자국 연해 진입을 거부당한후 케이프혼 부근을 통해 태평양 해역으로 들어섰는데 앞서 국제적 환경보호단체인 그린피스는 모든 태평양 도서국들에게 이 선박의 역내 항해를 금지해주도록 촉구한 바 있다. 지금까지 3개 도서국이 이 선박의 비밀에 싸인 항로와 관련,핵폐기물의 해상 운송에 공식적인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피지는 일본측에 이 선박이 자국 2백해리 경제수역을 침범하지 말도록 요구하는 한편 방사성 물질의 해상운송정책을 재고할 것을 아울러 촉구했다. 미크로네시아 연방은 최근 이 선박의 통행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으며 나우루 역시 이 선박이 자국 수역에 진입하지 말것을 희망했다.
  • 오인환 장관에 듣는 공보정책(국정 어떻게 돼 갑니까)

    ◎“일류 지향” 「세계화」 실천운동 박차/「협력·봉사하는 한국인상」 부각에 역점/언론의 개혁적 변화 적극 지원하겠다/「선진방송발전 5개년계획」 상반기 확정 □대담=이중호 정치1부장 세계화는 이제 우리에게 세계일류를 겨냥한 절체절명의 과제로 떠올랐다.세계일류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정부와 국민들 사이의 공감대를 넓히는 일도 무엇보다 긴요하다.정부와 국민을 잇는 역할,세계 속에 한국을 심는 역할을 하는 공보처의 중요성도 세계화와 함께 특히 강조되고 있다. 공보처는 이미 세계화의 국민적 공감대를 확산하는 일에 앞장서 나섰고 정보화 사회의 세계일류 국민이 되는 첫걸음인 뉴미디어 시대를 열었다. 지난 1일 케이블TV(CATV)시대를 열고 「다매체 다채널 시대」를 정착시키는데 여념이 없는 오인환 공보처장관을 서울신문 이중호정치부장이 만나봤다. ­올해 공보처가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정책은 무엇입니까. ○공명선거 홍보 긴요 ▲공보처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국정홍보 및 공보행정기능이라고할 수 있습니다.올해 국정홍보분야에서는 세계일류를 지향하는 세계화의 성공을 위한 홍보,공명선거 홍보,광복 50주년 홍보와 대외적으로는 국가 이미지 개선 홍보등이 주요사업이지요.공보행정으로는 무엇보다 뉴미디어시대의 본격 전개에 따른 정부의 정책수립과 집행입니다.CATV의 정착과 발전을 위한 지원,위성방송 관계법의 마련 및 위성방송사업자 선정,21세기를 대비하는 방송구조의 청사진 마련등을 들 수 있겠군요. ­세계화 홍보는 어떻게 추진하고 있습니까.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 세계화의 중요성에 대한 국민의 공감도가 91.4%에 이르는등 국민적 공감대가 폭넓게 형성되고 있습니다.이런 공감대를 범국민적 실천운동으로 확산시켜 나가는데 역점을 두고 언론 시민단체 기업 공직자 및 사회지도층의 선도적 역할을 끌어내기 위한 노력을 전개해 나갈 계획입니다.정부의 홍보는 각 분야의 자발적 실천을 측면에서 지원하는데 중점을 두어야 상승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지요.이를테면 일반국민들에게는 「세계일류가 되자」는 실천운동 방향을 제시해스스로 동참하게 하는 것입니다.또 여론지도층에 대해서는 국가발전 전략으로서의 세계화를 집중 논의해 사회분위기를 이끌어 가도록 하고 외국에 대해서는 「세계에 협력하고 봉사하는 한국인」의 이미지를 부각시켜 나가는 홍보를 할 계획입니다. ­15일 설립된 해외홍보협의회는 어떤 일들을 하게 됩니까. ▲세계화에는 국가 이미지 홍보가 중요합니다.통상 및 문화분야등 민간부문의 홍보역량을 결집,범국가적인 해외홍보사업을 펼치겠다는 것이지요.여기에는 방송협회 언론회관 종합유선방송협회 등 언론단체와 무역진흥공사 관광공사 등 정부투자기관,전경련 무역협회 등 경제단체와 해외진출기업체들이 회원으로 참여하게 됩니다.. ­김영삼대통령은 유럽순방에서 구체적인 세계화를 더욱 강조했는데 공보처에서는 어떻게 뒷받침할 생각입니까. ▲세계화 실천전략을 뒷받침하는 논리를 개발하고 국민들에게 세계화의 진전단계를 소상히 알리는데 국민홍보의 역점을 두겠습니다. ○국민생활 큰 변화 ­지난 1일부터 CATV 본방송이 시작되면서 뉴미디어 시대가 열렸습니다.가입시청자는 얼마나 되며 앞으로의 전망은 어떻습니까. ▲지금까지 CATV 가입을 신청한 가구는 약25만에 이릅니다.그러나 국산화를 우선으로 하다보니 전송망 가설 및 컨버터 수급등에 다소 차질이 있어 신청한 모든 가구에 아직 CATV를 보여드리지 못해 안타깝습니다.CATV 정식시청 가구는 지금 약10만가구이나 기존의 중계유선망을 이용하고 있는 가구를 포함하면 약23만 가구가 시청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이제는 전송망 가설공사가 급진전되고 있고 컨버터의 성능도 개선되고 있어 5월1일까지는 약40만 가구,연말까지는 1백50만가구 이상 가입자를 확보하게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CATV가 정착되면 국민생활에 어떤 영향을 가져올 것으로 봅니까. ▲CATV는 매체의 증가라는 차원을 넘어 사회 문화적으로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가장 큰 변화는 무엇보다 정보화의 촉진입니다.CATV를 흔히 「정보화 사회를 선도하는 뉴미디어」라고 합니다만 다양하고 전문화된 수십개의 채널을 통해 우리사회의 정보화는 급속히 가속화될 것입니다.더욱이 CATV가 초고속 정보통신망과 접목되면 그 영향력은 더욱 증대되지요.특히 주목되는 것은 시청자의 역할이 달라진다는 점입니다.지금까지 국민들은 방송사가 보내주는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수동적인 위치에 있었지만 다매체 다채널 시대는 선택권이 시청자에게 있고 시청자들의 선택에 따라 방송의 성패가 좌우됩니다.CATV가 직접적으로 국민생활에 변화를 가져올 구체적인 예를 하나 들자면 3개의 교육채널이 우리나라 최고수준의 학과 강좌를 하면 지금 연간 4조2천억원 가량의 사교육비가 들어가는 사교육구조와 가정경제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옵니다. ­CATV망의 확장과 위성방송 개시등 미디어의 확대에 따른 사회·경제·문화적인 역기능은 없을까요. ▲완전한 정보화 사회가 어떤 모습일지는 아직 아무도 단언하지 못할 정도로 기술은 급속히 발전되어 갑니다.그러나 우리의 지식과 비전이 허락하는 한도 안에서 새로운 시대에 도전해 가야 하는 것이 우리가 할 일입니다.일각에서 CATV의 발족으로 외국 영상산업에 고속도로만 깔아준다는 비관적인 생각을 가진 분도 있고 또 외국물의 홍수에 대한 문화적인 충격을 우려하는 분들도 있습니다.그러나 세계일류를 지향하는 세계화를 위해서는 이런 역기능을 극복해야 하고 또 충분히 극복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공보처가 방송에 관한 마스터 플랜을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언제 확정되며 방향은 무엇입니까. ○매체 조화·발전 도모 ▲정부는 선진방송정책자문위가 지난해 12월 건의한 방송에 관한 마스터 플랜을 토대로 현재 선진방송발전 5개년계획을 준비하고 있습니다.시안이 마련되면 정계 학계 언론계등 각계의 의견수렴 및 공청회등을 거쳐 올 상반기 안에 확정지을 계획이지요.방송매체가 늘어나면서 전파의 희소성에 입각한 규제위주의 정책보다는 산업논리가 강조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입니다.그러나 방송이 국민생활에 미치는 영향력에 비추어 볼때 공익성과 공공성은 앞으로도 계속 중시되어야 하겠지요.또한 하드웨어 뿐만 아니라 국제경쟁력을 높이고 문화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방향의 방송소프트웨어도 육성할 예정입니다.전체적으로는 지방파방송,CATV,위성방송과 멀티미디어등 매체들이 서로 조화·발전되도록 하는 것이 방송정책의 기조가 될 것입니다. ­장관께서는 언론의 개혁을 여러차례 강조했습니다.언론의 세계화에 대한 정부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정부의 언론에 대한 기본적인 생각은 언론계 스스로가 변화하고 발전해 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제가 보기에는 우리 언론은 지금 광범위한 구조 조정기에 들어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많은 언론사가 경영 조직을 획기적으로 정비해 가고 있으며 보도관행도 많이 달라지고 있습니다.오보와 센세이셔널리즘,무한 증면경쟁등 부정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것도 사실이나 곧 이러한 현안들이 개혁적으로 극복되리라고 봅니다.정부는 언론의 개혁적 변화에 대해 가능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정부의 뉴 미디어정책/「다매체 다채널」 정보화사회 “가속”/미·중·러 교포에 우리방송 송신/인 등과 「아시아채널」 개설 추진/케이블TV의 영어방송 확대 정부의 뉴미디어정책은 국민들이 다양한 매체를 통해 보다 쉽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선택의 폭을 넓혀 자기에게 필요한 정보를 직접 고르게 함으로써 이른바 「시청자 주권시대」를 열자는 것이다.그것은 정보화사회를 선도하는 「다매체 다채널」로 실현되고 있다. 우리는 지난 1일 케이블TV의 방송을 시작함으로써 이같은 뉴미디어시대의 막을 올렸다.케이블TV는 뉴미디어의 기간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초고속정보통신망(Information Super Highway)의 기간망이다.오인환 공보처장관은 『케이블TV의 방송이 시작됨으로써 정보화시대의 기반이 몇년 앞당겨 구축됐다』고 그 의미를 높이 평가했다. 공보처는 케이블TV의 가입자가 오는 연말까지 1백20만∼1백50만 가구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지금 26개인 케이블TV의 채널은 오는 10월 바둑·만화영화·홈쇼핑·문화예술등이 추가로 방송을 시작하면 모두 30개로 늘어난다. 공보처는 케이블TV에 이어 미주지역과 중국·러시아의 교포방송국에 위성을 통해 우리방송의 송·수신체제를 갖추어 교포들에게 그 나라 말로 자막을 삽입한 우리방송물을 공급할 계획이다.이와 함께 미주권·유럽권·아시아권의 위성채널을 빌려 우리말과 현지어로 송출하는 위성방송 「코리아채널」의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인도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과 컨소시엄을 만들어 위성방송 「아시아채널」을 만드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뉴질랜드·홍콩·싱가포르가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는 「아시아 비즈니스 네트워크」와 같은 방식이다.「아시아채널」을 통해 각국의 뉴스와 문물을 소개함으로써 아시아 공동체 구상의 초석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공보처는 지금 KBS가 부분적으로 내보내고 있는 영어뉴스방송을 늘리고 케이블TV의 보도채널 및 외국인을 주시청자로 하는 교통관광채널에도 영어방송을 확대할 계획이다.영국의 BBC라디오등 외국방송뉴스를 국내에 중계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또 KBS 국제방송의 해외중계망을 넓혀 프랑스의 RFI와 미국의 VOA등과 위성을 통해 프로그램을 교환하도록 할 생각이다.하루 종일 외국어로 방송하는 케이블TV를 설립하겠다는 신청이 있을 때는 시장성과 광고규모등을 고려해 허가를 내줄 방침이기도 하다. 공보처는 우리 방송영상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방송사와 대기업의 「방송영상제작센터」 설립을 지원하고 방송영상물을 비디오·CD롬 타이틀·케이블TV용으로 순환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방송영상물의 수출을 전담하는 유통업체를 육성하고 지금 짓고 있는 방송회관 안에 「방송영상물종합보관소」를 설립할 계획이다. 공보처는 이같은 여러 뉴미디어들이 정보화사회를 촉진하는 것은 물론 관련산업에도 엄청난 특수를 가져올 것으로 크게 기대하고 있다.케이블TV의 핵심부품인 컨버터를 비롯해 전송망사업,영상제작산업등이 활기를 띨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어떤 부분에서는 뉴미디어의 산업적 파급효과가 국민들의 정보욕구 충족이라는 뉴미디어 본래의 취지를 앞지를 것으로 보고 있기도 하다.
  • 위성방송 디지털화/일,99년께 도입검토

    【도쿄 연합】 일본 우정성의 「멀티미디어시대 방송간담회」는 하이비전 방송 재검토와 연결되는 위성방송의 디지털화 시기를 당초 2007년 이후에서 1999년 쏘아올리는 방송위성부터 개시하는 의견도 새로 포함시킨 보고서를 마련했다고 아사히신문이 14일 보도했다. 이는 방송정책 궤도수정을 의미하는 것으로 위성방송 디지털화를 앞당길 가능성이 열렸다고 신문은 전했다.
  • 구엔 티 빈 부주석 인터뷰/송정숙 본사고문

    ◎“한국은 베트남의 좋은 이웃”/“통일후 베트남 만족할 수준 아니다/전쟁고통 처절… 한반도 평화부러워” 1968년5월 존슨 대통령의 북폭중지성명을 계기로 69년1월부터 시작된 「파리평화회담」을 통해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 북월남의 한 여성실력자가 있다.회담의 차석대표로 출발하여 다시 수석대표로 세계적인 교섭의 천재 키신저를 상대로 단호하고도 확실한 매듭을 이끌어내곤 하던 공산월남의 혁명1세대 여성 구엔 티 빈씨.그는 그들이 「해방」시킨 남베트남의 임시혁명정부에서 외무장관과 교육부장관을 지냈으며 통일 월남인민공화국에서 국회 대외위원장을 지냈고 지금은 국가 부주석으로 있다.혁명운동으로 감옥을 들락거린 젊은 날과 한번 물면 놓지 않는 슬기 있는 동물처럼 강대국의 종아리를 집요하게 물고늘어져서 마침내 거인이 두손을 들게 만드는 천재적인 회담의 지모를 지닌 그는 그 선입견과는 달리 지금은 온화하고 사려깊은 7순의 원로다.초록색의 아오자이깃에 가느다란 금목걸이를 걸고 입술에 연분홍 립스틱을 바른 이쁜 할머니.투지가 서릿발처럼 엉겨 있던 젊은 날의 어디에 그런 온화함이 숨겨져 있었는지 알 수 없지만 한국의 동아시아연구회(이사장 김덕중 아주대총장)의 방문단과 함께 만나본 그는 친화력 넘치는 총기있는 노인이었다. 한국과의 불행한 과거에 대해서는 『있었던 일은 분명 있었던 일』이고 『우리에게 돌이킬 수 없는 고통을 준 일』이지만 미국의 잘못된 정책에 의해 저질러진 일이므로 『한국이 적이라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다』고 명료하게 말한다. 『우리나라는 지금 다방화 외교정책을 쓰고 있으므로 과거의 상처를 되살리는 일은 상처치유를 위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원칙아래 어느 나라나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만을 강조한다.그런 뜻에서 한국은 좋은 협력관계의 이웃이라는 것.식량난의 북한을 위해서 여유가 생긴 월남의 식량을 수출할 계획은 없느냐는 질문에는 『해방투쟁에서 우리 입장을 지지해준 북한』을 위해주라는 말은 『듣기에 좋다』고만 대답했다. 무력을 통한 통일의 어려움을 겪은 월남이 한국의 통일을 위해 충고할 것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나라마다 각각 사정이 있고 한국과 북한도 각각 자기 생각이 있을 터이므로 직접 언급할 생각은 없지만 『실전 없이 평화로운 상태로 있는 한반도가 부럽다』면서 가능한 한 통일은 평화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는 충고만은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또박또박 그러나 심호흡을 하듯이 말하는 그에게서는 전흔(전흔)의 고통을 읽을 수 있었다. 청교도적 금욕을 이념으로 인민의 인내를 담보하며 이룩한 그의 통일조국이 지금 겪고 있는 경제발전위주의 개혁과 개방수순에 그는 만족하는가,그들 혁명1세대가 예측하고 기대하던 통일은 이런 것이었는가,특히 교육받을 기회까지 내팽개치고 「1달러벌이」를 위해 어린이들이 거리에 내세워진 형국인 이런 개방을 그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그런 의문에 그는 다만 『만족할만큼은 아니다』라고 대답했다.부족한 자본·기술에 시달려 국가발전상태가 만족할만하지는 못하다고 짧게 대답했다. 한자문화의 영향속에 있다는 점에서 한국과 베트남은 같은 유교권문화다.그러므로 여성의 의식에 남아 있는 남성우월의 잔재가 여성의 사회진출을 저해하지는 않느냐는 물음도 짧게 답했다.『아직도 봉건잔재가 남아서 여성의 사회진출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사실인데 지금도 노력하고 있다』고. 탁월한 기지로 적당히 섞는 농담과 재치가 놀랍다.월남의 여성은 매우 아름다운데 그 비결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월남여성이 특별히 예쁘다고는 생각지 않는다면서 『먼데 여자가 예뻐 보이는 것은 모든 남자의 공통인 것같다』고 말했다.미소를 띤 채 조용한 음성으로 말하는 그에게 사람들은 매혹을 느끼기에 충분했다.키신저에 대해서는 『그는 아주 인텔리전스하고 식견도 훌륭한 인품의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다만 그는 잘못된 정책을 계속 옹호해야 하는 입장이었던 것이 불행이었다』고 말했다.어떤 질문에나 간단하고 명료하게 대답하는 솜씨와 여러 질문을 동시에 듣고도 메모없이 빠뜨리지 않는 총기가 7순을 의심하게 한다.깊은 인상을 주는 우리시대의 인물임에 틀림이 없다.
  • 다매체 다채널시대(민주화에서 세계화로:11·끝)

    ◎TV로 쇼핑까지… 「정보복지」성큼/21개 케이블TV 새달 1일 방송개시/6월 무궁화호 발사… 1년뒤 위성방송 미국 펜실베이니아와 뉴욕 등지에서 여러 해를 살다 돌아온 송정섭씨(35·한화종합연구소 선임연구원)는 우리나라에서도 케이블TV가 방영된다는 소식이 더없이 반갑기만 하다.귀국한 지 1년이 넘어 어느 정도는 우리 TV문화에도 적응이 됐을 법한데도 아무리 채널을 돌려봐야 그것이 그것인 TV화면이 늘 따분하기만 하기 때문이다. ○공중파TV “정보갈증”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1백50개가 넘는 케이블TV채널이 있는 미국에서 살던 때와 비교하면 몇 안되는 우리나라 공중파TV로는 성에 차지 않는다. 송씨는 『특히 10대 중심의 오락프로가 천편일률적으로 방영되는 시간에는 아예 TV를 꺼버리거나 미군방송인 AFKN으로 채널을 돌린다』고 한다.그는 『드라마고 뭐고 시청자의 주의를 끌지 못하는 재미 없는 프로그램이 많을 뿐만 아니라 외국의 프로그램을 표절하는 예도 잦아 금세 식상한다』고 불평이다.『상류층이 밀집된 지역에 가면 위성방송 수신용 안테나가 수도 없이 달려 있는 것은 바로 이같은 이유 때문일 것』이라고 나름대로 진단을 내리기도 한다.그래서 케이블TV의 방영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음악·영화감상 등 다양 다음달 1일은 정보화시대의 팡파르라고 할 수 있는 「다매체다채널시대」가 막을 올리는 날이다.KBS1·2와 MBC·SBS·EBS 등 기존의 5개 공중파채널과 뉴스·교양·오락·영화·음악·여성·어린이·교육·스포츠·교통관광·종교 등 11개 분야의 20개 전문채널,정부가 운영하는 공공채널 1개,그리고 케이블TV방송국의 지역채널 1개등 모두 27종의 채널이 전파를 발사한다.오는 10월1일에는 홈쇼핑·만화·바둑·문화예술·기독교 등 5개 분야의 6개 채널이 추가로 프로그램의 공급을 시작한다.방송통신대학 채널도 올해안에 신설된다. 케이블TV에 이어 위성방송이 시작되면 우리는 본격적인 「다매체다채널시대」를 경험하게 된다.정부는 오는 6월 무궁화위성의 발사에 이어 10월 보조위성을 지구궤도에 쏘아올린 뒤 1년남짓 시험방송을 거쳐 위성방송을 시작할 예정이다.그동안 파라볼라 안테나를 따로 구입해야 볼 수 있던 홍콩의 스타TV나 AFKN을 통해서나 시청이 가능하던 CNN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유수한 방송의 수신이 가능해진다.방송의 세계화가 닻을 올리는 것이다.그에 앞서 오는 5월 첫 전파를 발사하는 지역민영방송은 세계화와 더불어 국정의 주요지표인 지방화를 선도하는 촉매로 작용하게 된다. ○김 대통령의 선거공약 「다매체다채널시대」는 김영삼 대통령이 92년12월 대통령선거 때 내건 주요 선거공약 가운데 하나다.그때 정치특보이던 오린환공보처장관의 조언을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진다.김 대통령은 몇개 안되는 공중파채널로는 국민의 삶의 질을 더 높일 수 없다는 판단아래 이를 선거공약으로 제시했다.이에 따라 공보처는 「다매체다채널」을 최우선 역점사업으로 삼아 강력하게 추진해왔다.지난 93년4월 5차례에 걸쳐 케이블TV의 사업추진에 관한 토론회를 갖는 등 치밀하고 꾸준한 작업 끝에 케이블TV는 지난달 5일 드디어 시험방송을 하기에 이르렀다.공보처는 지난해 8월 엄정한 심사를 거쳐 오는 5월 첫 전파를 발사할 부산·대구·광주·대전 등의 지역민방 운영주체를 선정했으며 내년에 7∼9개의 도청소재지에 지역민방을 추가로 신설한다.96년 이후에는 10개 안팎의 도시에도 민방을 설립할 계획이다. 공보처는 업체들이 회사의 운명을 걸고 뛰어든 지역민방 운영주체 선정과정에서 빈틈없는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함으로써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이는 부수적인 효과까지 거두었다.공보처의 한 직원은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조하는 오장관의 추상 같은 지시에 따라 업자들을 피해 다니느라고 꽤나 고생했다』고 회상한다.그렇게 공정성을 지켰기에 업자선정이 끝난 뒤에도 뒷말이 전혀 없었다. 미디어전문가들은 「다매체다채널시대」의 개막으로 우리 생활이 혁명적인 변화를 맞을 것으로 전망한다.어떤 이들은 이를 두고 「문화혁명」이라고 말한다.기존의 고정관념이 일거에 무너지는 상황이 올 것이라는 풀이다. 고려대 원우현교수(신문방송학과)는 『소위 선택의 다양성에서 오는 시청자의 자기결정폭이 확대돼 정보체계에 대한 주관이 서게될 것』이라고 참된 민주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다양성의 확대를 주목한다.원교수는 정보의 과중현상이 초래할지도 모르는 정보냉소주의와 정보에 대한 불감증이라는 역기능을 경계하면서도 『정보의 장벽이 무너져 세계적 틀 안에서 정보의 가치를 판단하는 기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수용자의 선택의지를 강화하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고 고무적인 평가를 내린다.『다매체다채널은 결국 「수용자주권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사건』이라고 규정하며 그에 따르는 수용자의 정보취사선택에 대한 노력을 강조한다.종합유선방송위원회 유혁인 위원장도 『채널마다 독창성을 가진 다양한 프로그램은 시청자로하여금 자기취향에 맞는 프로그램을 선택해 시청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진정한 의미의 시청자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원교수의 의견에 공감을 표시했다. 다매체다채널화 추진과정에서 실무를 총괄한 서종환 공보처신문방송국장은 『다양화·전문화·다층화된 국민이 값싼 가격으로 쉽게 정보복지의 혜택을 누리도록 한다는 것이 정부의 「다매체다채널」에 관한 철학」』이라고 밝혔다.
  • 하롱베이로 가는 길(송정숙 칼럼)

    1968년 전쟁중의 사이공을 본 눈으로 오늘의 하노이와 만나는 것은 많은 감회를 느끼게 한다.무엇보다도 그때 「월맹」이라는 이름으로 대치했던 적대세력의 실체가 어떠했었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된 일이 고소를 머금게 한다.하노이사람들은 조그만 체격이 다부지고 질기고 영악하다.그리고 매우 호전적이다. 하롱베이로 가는 길에는 그런 모습의 베트남 인민들이 열매처럼 다글다글하게 열려 있었다.하롱베이는 우리에게 「인도차이나」라는 영화로 알려진 아름다운 만이다.3천개나 되는 석회암의 섬들이 에메랄드 빛 바다에 보석처럼 박혀 있다.용이 누운 것 같은 형상의 기막힌 경색의 만이다.이곳을 찾는 관광객을 상대로 장사를 하기 위해 돈맛을 안 암팡지고 영악한 사회주의 베트남 인민들이 엉겨붙어 있고 어른보다 더 야무진 2세들도 합세하고 있다. 학교는 『부모님이 돈부터 벌어오라고 해서』 집어치웠다는 열네살짜리 구두닦이 소년은 밤 11시에도 여행객의 신발을 벗겨간다.값은 『1달러!』.그들의 조상이 13세기에 바다를 타고 침략해 온 몽골군을3번씩이나 기지의 전술로 물리쳤다는 자랑스런 역사를 가진 백등강나루에서는 5살도 채 안된 유아기의 어린이가 바나나 한송이를 내밀며 말한다.『마담,텐사우센드 동!』.베트남돈 1만동은 1달러다.그걸 안사면 죄를 받을 것 같아 값을 치르고 받아 들었더니 아주 분명한 발음으로 어린이는 말했다.『메르시!』.흑요석처럼 맑고 깜찍하게 예쁜 얼굴이다.그 뒤에서 그의 어머니임이 분명해 보이는 여인이 이번에는 다른 상품을 쥐어주었고 그 아기 장사꾼은 다시 젖내나는 음성으로 『텐 사우센드 동…』을 뇌며 저쪽으로 아장아장 걸어간다. 가슴아프다.옛날 그와 비슷했던 우리 처지를 회상하게 하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그러나 무엇보다도 그 많은 예쁘고 영특한 아이들을 길에 내세워 「1달러!」벌이를 시켜야 하는 오늘의 하노이 현실이 가슴아프다.혁명에 성공한 그들도 다른 여느 발전도상국과 꼭같은 과정을 생략없이 겪고 있다는 사실도 서글프다.프랑스도 미국도 중국까지도 이 맹랑한 나라에 물리고는 오금을 못썼다.그 거인들이 어떻게 하면 최소한의 체면을 유지하고 빠져나갈까 고민하게 만들고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달아나게 만든 것이다.그럴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의 그 금욕적인 이념의 덕이 아니었을까.그걸 저버려가며 의무교육도 못마친 어린 싹들을 「1달러」벌이로 먼지나는 길가에 도열시켜야 한다는 것은 남의 일이지만 우울하다. 주베트남 한국대사관이 만든 소책자를 보면 그들의 국민학교 취학률은 95%지만 이후 중등과정의 진학은 40%만이 하고 있다고 한다.놀랄만한 검소함과 금욕이 그들을 지탱해 온 지주였던 것에 비하면 경제발전이 최우선의 덕목이 된 오늘의 정신적 혼란을 그들은 어떻게 소화할 것인가.하롱베이로 가는 확장되는 도로변 집들은 거의 모두가 길로 향해 가게를 열고 있다.물건이라야 빈약한 좌판수준이거나,위생이나 볼품에 대한 고려가 전혀 안된 쌀국수정도가 몇개의 의자와 함께 놓여 있을 뿐이다.그리고 의외로 많이 눈에 띄는 것은 당구장이다.그런 당구대에는 어김없이 깜깜한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귀가할 생각을 않는 것 같은 청소년들이 그득그득 둘러싸고 있다.맨발이거나 슬리퍼뿐인 발에 헐렁한 바지와 셔츠차림의,윤끼도 장식기도 전혀없는 청소년들이 당구놀이에 이렇게 탐닉하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강이 많고 겨울이 없는 베트남은 중부 이북에서는 2모작이,남쪽에서는 3모작이 가능한 나라다.그래도 만년 식량부족으로 한해에 수십만t을 수입해 와야 했는데 개방정책을 실시한 이후로 지난 해에는 2백5십만t의 쌀을 수출해서 세계에서 3번째 쌀 수출국이 되어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다.강과 호수가 많은 이 나라에서는 물이 가장 큰 자원임을 알 수 있다.그러나 하노이 중심가조차도 도로에 하수도 공사가 되어 있지 않아 보인다.모든 생활오수가 바다로 강으로 직접 뚫린 길을 따라 곧장 흘러드는 것 같다. 경제적 도덕성의 지표인 환경오염과 정신적 도덕성의 기본인 윤리의식이 극도의 혼란을 예측시키며 달리고 있는 길.베트남에 속했지만 신이 인류에게 함께 즐기도록 마련했을 그 아름다운 바다를 향해 가는 길에는 희망과 절망이 공존하고 있었다.
  • 오명 장관에 듣는 건설교통정책(국정 어떻게 돼갑니까)

    ◎승용차보다 「대중교통」 편리하게 고치겠다/올 지하철 264㎞ 확충… 도심 통행료 징수/영종 국제공항 「동북아 교통의 핵」으로 건설계획 보완/「전문평가단」서 SOC민자사업자 지정 □대담=정신모 경제부장 오명 건설교통부 장관은 6일 『올해를 교통수요 관리의 정착 및 제도 개선의 해로 정하고 내년부터 도심혼잡 통행료 제도와 다인승 전용차선제,도심 주차요금의 차등 적용제 등을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매년 30%씩 늘어나는 승용차의 이용을 규제하지 않고는 대도시의 교통난을 완화하기 어렵다』며 『수요관리 기법을 도입,승용차 이용을 최대한 억제하겠다』고 밝혔다. 오 장관은 이 날 서울신문 정신모 경제부장과의 인터뷰에서 『세계화 시대에 대비,우리나라가 경쟁력을 갖춘 동북아의 중심국가로 발돋움하고 국민들이 살기 좋은 곳이 되도록 국토개발의 청사진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대형시설 외곽 분산 ­대도시의 교통체증이 날로 심해집니다. ▲대도시의 교통문제가 한계에 이른 것은 사실입니다.그래서 범정부적으로 해결하기위해 힘쓰고 있습니다.우선 대중교통 수단의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연내 서울 등 6대 도시에 지하철 2백64.7㎞를 새로 놓고,버스 전용차선제도 확대할 방침입니다.모범택시 운행지역도 6대 도시 및 경주와 제주 등지로 확대하고,중형 택시의 승차거부 등 고질적인 불법을 뿌리뽑아 고급 교통수단으로서의 기능을 되찾도록 하겠습니다. 또 도심에 주상복합 건물을 짓도록 해 출·퇴근 교통수요를 줄이고 도심지에 집중된 업무 및 쇼핑 건물 등 교통유발 시설도 도시 외곽으로 분산하는 등 도시계획 차원에서 교통수요를 근원적으로 줄여나갈 생각입니다. ­택시요금이나 지하철 요금,수도료 등 공공요금이 너무 싼 것 아닙니까.지금처럼 싼 값에 훌륭한 서비스를 기대할 수 있을까요. ▲맞는 말씀입니다.우리의 택시요금은 일본의 4분의 1 수준입니다.요금을 크게 올린다면 말썽 많은 택시서비스도 당장 엄청나게 좋아질 것입니다.모범택시가 이를 증명하지 않습니까.그러나 물가안정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를 감안해야 하니까,대폭 인상은 불가능합니다.장기적으로는 국민들도 편하게 생활하려면 그에 걸맞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부동산 실명제로 지난 연말부터 꿈틀대던 부동산시장이 크게 안정됐습니다.앞으로도 투기가 재연될까요. ▲실명제로 가수요가 억제되고 실수요자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져 부동산시장의 안정은 물론 경제 및 사회발전에도 크게 기여하리라 봅니다.이 제도가 성공하려면 토지거래와 소유 현황·자금 이동을 정확하게 파악,투기를 철저히 가려내는 작업이 뒤따라야 합니다.토지 종합전산망과 금융전산망 등을 활용해 투기를 끝까지 추적,뿌리를 뽑겠습니다. ­겨울가뭄이 심각합니다.우리가 연간 강우량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 아닙니까. ○용수 이용률 26%로 ▲연간 강우량의 3분의 2에 달하는 여름철 강우를 저수지와 댐에 담아 이용하고 있으나 수자원 이용률이 23% 밖에 안 됩니다.그래서 정부는 2001년까지 10개의 다목적 댐과 21개 광역상수도 등을 건설,이용률을 26%까지 높여 각종 용수를 보다 넉넉하게 공급할 계획입니다.모두 「물 쓰듯 쓴다」라는 옛 말이 사라지도록 물절약에 협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작년에 부실공사 추방을 위해 애쓰셨는데 성수대교 붕괴로 보람이 없어졌습니다.부실공사를 없애려면 사회적인 관행 등 다른 분야에서 고쳐야 할 것들도 많지요. ▲국민들에게 면목이 없습니다.성수대교 사고 이후 정부는 설계감리제 도입과 입찰제도 보완,부실설계·감리자의 처벌 강화 등 부실공사를 막기 위한 건설 부문의 보완책을 마련했습니다.또 건설 종사자들의 의식개혁을 위해 직무와 정신교육에 대해서도 한층 더 신경을 쓸 생각입니다.모든 근로자들이 자기 일에 자부심을 갖게 되면 부실공사도 저절로 없어질 것입니다. ­사회간접자본 시설을 민자로 건설한다는 민자유치 기본계획안이 발표돼 건설교통부가 할 일이 많은 것 같습니다. ▲민자로 사회간접자본 시설을 건설하는 것은 사실상 처음입니다.따라서 시행착오도 많을 것이고 여러가지 문제점도 드러날 것입니다.재경원은 민자유치대상사업을 선정하고 시행자를 나중에 심의하는 작업만 하지만 건설교통부는 사업별로 기본계획을 짜 시행자를 선정하고 실시설계를 거쳐 착공할 때까지의 모든 업무를 책임집니다.사업자를 선정하는 데 잡음이 없도록 학계,금융계,법조계,재계,지역유지 등 전문가들로 구성된 사업자 선정 평가단을 구성,사업자를 지정할 방침입니다.또 다음 달 중 각계 전문가와 희망업체들이 참석한 가운데 설명회를 열어 사업의 기본계획에 관한 좋은 의견도 구할 계획입니다. ­영종도 신공항은 세계화를 위해 일부 계획을 조정하고 예산배정도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는데요. ▲21세기 미래형 공항으로 신공항 건설계획을 짰고,항공화물 유통시설 등 3백40여만평의 배후지원 단지의 개발도 추진 중입니다.그러나 기능과 구성내용이 단순해 동북아의 중심 공항으로는 미흡한 점이 많은 게 사실입니다.입지조건을 충분히 활용,정보와 교역 등 다양한 지원시설을 유치하는 방안을 모색 중입니다.사업계획 변경과 예산문제는 관계부처와 협의하겠습니다. ­국토개발 계획을 대폭 손질하기로 했는데 배경은 무엇인가요. ○「국토경쟁력」을 강화 ▲지금의 계획은 91년에 수립돼 2001년까지 적용하도록 돼 있는데 그동안 국내외 환경이 급변했습니다.올해에는 무한경쟁을 예고하는 세계무역기구(WTO) 체제가 출범하고,국내적으로도 본격적인 지방자치 시대가 시작됩니다.우리 국토의 전방위적인 경쟁력 제고가 요청되는 때이지요.이 두가지 커다란 환경변화에 대응하고,21세기를 준비하기 위해 기존의 국토계획을 보완하려는 것입니다. 오장관은 체신부 장·차관과 대전엑스포 조직위원장,교통부 장관을 거쳐 초대 건교부 장관이 됐다.국내 사회간접자본 중 가장 앞선 것으로 꼽히는 우리나라의 통신시설은 그가 체신부에 몸담았던 시절에 기초를 닦아놓은 것이다. 허허벌판이던 곳에서 성공적으로 치른 대전엑스포도 그가 아니면 불가능했다고 평하는 사람들이 많다.무슨 일이든 이뤄내는 그의 솜씨가 건교부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 지 기대된다. ◎국토개발 새 청사진/통일대비 「남북로」축 4개 신설/고속전철 서울∼광주 서울∼강릉 새로/“물걱정 없게” 1백98곳 광역상수도망 서울에서 부산까지 기차로 1시간 40분. 동서남북으로 거미줄처럼 얽힌 육상교통망. 동북아의 국제 중심축 공항 및 주요교통요지마다 마련된 경비행장. 정부가 지난해 제시한 21세기 교통망의 밑그림이다. 산업의 대동맥인 사회간접자본(SOC)을 대폭 확충,군데군데 막혔던 물류의 경화중을 시원스레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국민총생산의 17%에 달하는 무류비용을 10% 이하로 낮춰 수출 경쟁력을 높이고 세계 31위의 도로 포장,세계 36위의 식수 보급률,세계 39위의 철로 등 갖가지 불명예를 말끔히 씻으려는 청사진이다. 이를 위해 건설교통부는 오는 2002년까지 전국의 간선도로망을 남북7개축 3천2백91㎞,동서 9개축 2천8백69㎞로 확장하는 국토개발 기본계획을 세웠다. 이 가운데 목포∼서울∼신의주,마산∼원주∼해산,광주∼서울∼만포,부산∼강릉∼선봉 등 4개축은 통일에 대비한 남북교통로이다. 대도시권에는 내부및 외부 순환도로를 건설하고 전구거에 고속도로 16개를 새로 뚫어,국도를 포함한 도로 연장을 현 1만2천㎞에서 2020년까지 1만8천㎞로 늘린다. 전국을 반일 생활권으로 묶기 위해 2001년까지서울∼부산을 1백분대에 돌파하는 고속전철을 개통하고 서울∼속초∼강릉간의 동서고속전철과 서울∼천안∼광주간 호남고속전철도 2003년을 전후해 완공한다. 국철의 경우 이리∼여수간 전라선을 직선화하고 송정리∼목포간 호남선은 북선화,영주∼철암간 영도선은 전철화한다. 대도시의 교통난을 해소하기 위해 2000년까지 서울 및 인천의 지하철을 1백45㎞,24.6㎞ 더 늘리고 대구와 광주·대전에는 지하철을 신설한다. 가뭄에 대비해 1단계로 2001년까지 남강·횡성·밀양·영월 등 10여곳에 다목적댐을 짓고 2단계로 2011년까지 무안·강지·영천 등에 10여개의 용수전용 댐을 새로 쌓는다. 광역 상도망은 현재 68개 시·군에서 2001년까지 1백98개 시·군으로 확충한다. 21세기 항공 수요에 대비,2020년까지 총 10조원을 들여 연간 1억명의 여객과 7백만t의 화물을 처리하는 영종도 신공항을 건설한다. 속초 주변에는 영동국제공항을,여수와 대구에도 신공항을 개발하고 김해·청주·울산·목표공항은 확충한다. 광양만에 컨테이너 부두를 조성,부산항의 적체를 덜고 서해안 시대에 대비,아산항과 군산항도 개발한다. 인천·보령·새만금·가덕도·울산·포항·목포 등에는 민자로 항만을 개발한다. 물류비를 줄이기 위해 수도권·대구권·광주권 등 5곳에 복합 화물터미널을,의왕과 양산에는 내륙컨테이너 기지를 세운다. 아산만은 수도권 기능을 분담할 공업단지로,군산·장항 지역은 대중국 교역의 전초기지로,목포·대불 지역은 서남권 경제의 중심지로,광양 지역은 철강·자동차·석유화학 중심의 수출입 전진기지로 육성한다.
  • 팥쥐어멈처럼(송정숙 칼럼)

    단 20초만에 첨단문명의 구조물을 건설쓰레기로 만드는,무서운 재앙을 만난 일본사람들이 그들의 시련을 어떻게 수렴하는지를 우리는 보았다.발달된 정보통신기기로 시차와 거리를 완벽하게 극복한채 볼 수 있었다.그들은 몸부림치며 실신하지도 않았고 악을 쓰며 누구를 원망하지도 않았다.그런 중에서도 줄을 섰고 무엇보다도 「조용」했다. 그 모습은,졸지에 불행과 만난 이웃이 안쓰럽고 걱정스럽던 우리 마음 한편에 어떤 예감을 심었다.아마도 그들은 이 불행조차도 세계의 칭송속에 「극복」할 것이고,그것은 동시에 우리의 자학증(자학증)을 발동시키리라는 예감이었다.과연 두 예감은 다 적중했다.그들은 현명하게 대처했고,마치 의붓자식 지청구 주듯 「우리사람들」을 빗대는 신랄함을 발휘하며 우리의 입 있는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과연 일본사람들은 다르고,훌륭하다』고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다.다른 외국의 보도를 인용하여 그 신빙성을 보증하며 칭찬했다. 기회있는대로 남의 미덕을 기리고 대비하여 자기반성을 하는 일은 나쁜 일이 아니다.그러나 콩쥐 구박하는 팥쥐어멈같은 이런 지청구식 비판에 이제는 진력나고 신물도 난다.그보다는 그들이 어떻게 그럴 수 있었는지를 찬찬히 훑어보는 일이 더 긴요하련만. 그들 지진시민들 곁에는,어려운 상황이 벌어지면 위로한답시고 달려가 원한의 핑계를 만들어주는 「마이크」도 없었고 설움을 부추기며 「억울한 넋두리」를 확성하여 반복하는 「활자」도 없었다.지진의 도괴밑에 깔린 주검들을 파내는 처참한 모습에 망원렌즈까지도 서슴없이 들이대고 공개하여 두려움을 확대재생산하고,성급하게 「보상금」을 충동하고,누구에게 책임의 올가미를 씌울까를 「특종」으로 경쟁하는 어마어마한 위력의 「매스컴」도 없어 보였다.영안실에 안치된 즐비한 주검들을 시시때때로 클로즈 업 하여 보도용으로 활용하는 따위는 할 줄 모르는 듯한,냉철하게 시민을 존중해주는 사회.시민들의 「조용한 질서」는 그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일본의 지진이 일어난 곳은 「간사이」지방이다.지진 이전에 「간사이」하면 우리에게 떠오르는 것은 간사이 국제공항이었다.첨단공법으로 최근에 완공시킨 거대한 구조물이다.이 국제공항의 지역이름이 지진 지역과 같다는 것이 안팎사람들에게 일깨워지는 일을 일본의 보도들은 거의 하지 않는 것 같았다. 국제공항만이 아니다.국제도시 「오사카」가 지진지역과 인접한 곳임을 상기시키는 일도 별로 눈에 안 띄었다.오직 「고베」로만 국한시키는 절묘한 「축소보도」였다.「공정보도 신드롬」같은 것에 안 걸리는 「불공정한」 나라.성수대교사고 뒤 서울의 모든 다리가 당장 주저앉게 될지도 모른다는 염려를 세계 방방곡곡에 들리도록 외친 우리의 「양심적인 보도」에 비하면 매우 「비양심적」이기도 한 나라. 오래전에 일본에서 민항기사고가 난 적이 있었다.그때 일본의 언론은 일제히 항공기결함의 가능성에만 눈에 불을 켰다.모든 보상과 책임의 문제가 다 끝난 뒤에 일본의 한 잡지는 그때 그 비행기 조종사의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었음을 오랜 시간에 걸쳐 조사하여 특집으로 실었다.그들의 「양심의 발현」은 그렇게 시간이 걸렸다.항공기사고가 날 때마다 목청이 터지도록 종사자들의 잘못을 캐내는 일에 혈안이 되는 우리와는 정말 다르다. 시민을 지청구 줘서 애정결핍에다 의심꾸러기를 만들지 않고 주검의 품위까지 완벽하게 보호하여 모두가 함께 가장 현명한 해결을 할 것이라는 신뢰를 쌓아온 나라의 국민은 질서와 예의를 지키는 일에 신념이 생긴다.고베시민도 그랬다. 「구호품」을 선뜻 받았다가 「비지떡」받고 「쌀떡」으로 갚는 일이 될까봐 손을 함부로 내밀지 못하고 조심스레 선별수용하는,생선회칼보다 예리한 이기주의.그게 자율적으로 뭉쳐 국가단위의 집단이기주의로 발달하니까 세계사람들이 미덕이라고 칭찬이 자자했다. 소단위로 분할된 우리의 집단이기주의가 자괴와 자학의 원인이 되는 것에 비하면 얼마나 약고 얼마나 현명한가.그러면서도 노상 제식구 지청구 주기에 신명이 나 있는 우리는 꼭 서로가 의붓 부모자식만 같다.
  • 「살인폭력배」 2명/수배 7년만에 검거

    서울 서초경찰서는 27일 지난 88년 강남구 신사동 88성인나이트클럽 연예부장을 살해한뒤 달아났던 조직폭력배 「송정리파」 행동대원 곽종석(27)씨와 황인명(25)씨를 살인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곽씨 등 2명은 88년 10월3일 하오 11시30분쯤 강남구 신사동 88성인나이트클럽에서 디스코걸 출연문제로 연예부장 전종선씨(당시 27세)와 시비를 벌이다 전씨를 생선회칼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사건직후 이들 「송정리파」 행동대원 4명을 검거했으며 달아난 곽씨등 4명은 그동안 지명수배된 상태였다.
  • 연대 합격 본고사가 좌우/수능 상위2%내 3백35명 떨어져

    ◎의예과 평균 1백74점 최고 연세대가 23일 95년도 일반전형 합격자를 발표한 결과 인문계열 합격자의 평균 본고사점수는 1백53.1점,수능점수는 1백59.5점이었으며 자연계열은 본고사 1백44.7점,수능 1백60.3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합격자 평균 수능점수가 가장 높은 과는 의예과로 1백74.1점이었으며 인문계는 경영학과가 1백63.5점이었다. 인문계의 경우 경제학과 1백60.9점,신방과 1백62.4점,영문과 1백61.1점 등이며 자연계는 의예과에 이어 컴퓨터학과 1백67점,전자공학과 1백66.2점,건축학과 1백67점 등이다. 합격자 가운데 수능성적 상위2% 이내인 학생은 인문계가 5백57명,자연계가 3백32명 이며 수능이 상위 2% 이내이면서도 불합격한 학생은 인문계가 1백87명,자연계가 1백48명인 것으로 나타나 수능보다 본고사가 당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수석 겸 인문계수석은 경영학과에 지원해 내신2등급에 수능 1백68.7점,본고사 2백22·5점으로 1천점만점에 8백70.55점을 얻은 윤효진(19·이화여고)양이,자연계수석은 내신 1등급에 수능 1백78.8점,본고사 2백11.0점으로 총점 8백70.0점을 얻어 의예과에 합격한 문승현(20·언남고졸)군이 차지했다. ◎연대 수석합격2명 인터뷰/전체수석 윤효진양/“3학년때부터 본고사목표 국·영·수 충실” 연세대 경영학과를 지원,전체수석을 차지한 윤효진(19)양은 23일 『학교수업에 충실했던 것외에 특별한 학습비결은 없었으며 과외수업 대신 학교와 도서관을 오가며 책과 씨름했던 것이 뜻밖의 결과를 가져온 것같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윤양은 『1·2학년 때는 수능시험위주로 공부했으나 3학년이 되면서 본고사에 대비,국·영·수 과목에 충실했다』고 학습 비결을 밝혔다. 경영학을 전공한 아버지 윤제철(윤제철·49·회사원)씨의 영향으로 전공학과를 어렵지 않게 선택했다는 윤양은 『사회에 나가 여성차별을 받지 않기 위해선 전문직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윤양은 『앞으로 공인회계사가 돼 국제통상분야를 전문적으로 연구,국익을 위해 일하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1남3녀중 맏딸인 윤양은 『이제수험생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운전면허도 따고 영어회화도 열심히 익히면서 여유있게 대학생활을 하고싶다』고 밝혔다. ◎자연계수석 문승현군/“논술대비 스터디그룹 만들어 모의시험” 지난해에 이어 올 특차 전형까지 3번이나 낙방한 뒤 4번째 의예과에 도전,자연계 수석의 영광을 차지한 문승현(20)군은 『2지망학과인 컴퓨터과학과에 합격할 줄 알았는데 자연계수석이라니 믿어지지 않는다』며 겸손해 했다. 운수업을 하는 문봉철(48)씨와 송정수(46)씨의 2남1녀중 맏아들인 문군은 『본고사가 실험평가에 비해 훨씬 난이도가 높아 시험당일 상당히 당황했었다』며 『주제가 다소 까다로웠던 논술을 어려움없이 작성했던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온것 같다』고 말했다. 재수를 하면서 수학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으며 학원친구들과 논술 스터디그룹을 만들어 매주 모의시험을 보고 서로 장단점을 지적해준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학습비결을 소개. 모든 음악을 좋아하며 특히 TV와 영화감상을 즐긴다는 문군은 면접날 아버지가 『옷차림을 단정하게 하고 가라』고 할 정도로 자유분방하게 하고 다니는 신세대학생.
  • 위성방송 정책 시급하다(사설)

    공보처의 위성방송정책이 정리됐다.「아시아채널」의 연내 개설,「코리아채널」의 추진,그리고 무궁화위성을 이용한 방송지역의 세계화계획이 골격을 이루고 있다. 언뜻 CATV도 이제 시작인데 위성방송까지 너무 많은 방송채널을 개설하는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 있을수 있다.상황은 전혀 그렇지 않다.따라서 이점에 대한 이해도를 넓혀야 할 일이 또 다른 과제이다. 아시아상공을 둘러싸고 있는 위성방송구도는 이미 전쟁터만큼이나 격화돼 있다.미국방송들이 아시아로 직접 들어오는 구조를 홍콩TV를 통해 벌써부터 마련했고,아시아각국 언어별로 자막과 더빙을 하겠다는 적극적 방법까지 선택했다.이 원칙에 쓰일 위성만 현재 7개,채널로는 1백60개가 넘는다.뿐만아니라 영국과 프랑스방송도 아시아위성방송 참여를 결정했다.그리고 아시아 상공에 떠오를 위성은 96년에 40개에 이른다. 위성방송전쟁의 장은 그러므로 1천개가 넘는 외국방송채널의 난무를 전제로 하고 있다.이것은 전파월경이라는 개념을 근본적으로 뒤집는 것이고 일찍이 경험한바 없는 거대한문화충격을 가져오는 상황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간 일반적으로 별로 특별한 생각없이 이 추세를 보아왔다.그래서 무심히 새로 짓는 아파트들은 파라볼라 안테나 설치를 서비스 필수품정도로 알아왔고,현재 수신이 가능한 위성방송 프로그램은 또 모든 언론이 안내게재를 하고 있다.하지만 그래도 되는 것인가.이 질문에 지금 우리는 어떤 합의된 대답을 갖고 있지 않다. 위성방송의 진전은 단순한 기술적 발전의 성과만을 뜻하지 않는다.이것은 정보화시대에 새롭게 형성되고 있는 문화산업의 중심부분이고,거대 다국적기업의 세계소비시장 제패와 장악의 격전장이기도 하다.따라서 이 시장에 빠르게 들어서고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것은 방송차원이상의 국가적 과제이다.때문에 모범생처럼 한국문화 알리기나 국위선양의 매체쯤으로 이해해서도 안되고 그것만으로 접근해서도 곤란하다. 뉴미디어 정책에서의 어려움은 소프트웨어에도 있다.소프트웨어 경쟁은 물론 질에 있다고는 하나 현실적으로 그 흐름은 보다 상업적이고 소비적인 저질성의 확대로가고 있다.팔아야 할 것은 저질이고 보아야 할 것은 양질이어야 한다는 이중성도 갖게된다.따라서 기술적체제에의 진입은 시급하게 나서야 할 것이나 또 한편 수용차원에서의 국내적 통제기준과 균형찾아내기는 세심한 연구와 지속적 점검이 요구되는 일이다.
  • 성수교붕괴 3차공판

    성수대교 붕괴사고로 구속기소된 서울시 전도로국장 이신영(56) 피고인 등 17명에 대한 3차공판이 12일 서울형사지법 송정훈 판사 심리로 열려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 그래도 양력설을 쇠겠다(송정숙칼럼)

    나는 양력설을 쇤다.그래온지 30년도 넘었다.양력설에 4대조상 9위에게 차례도 지내고 집안의 세배행사도 치른다.차례술로 음복하고 떡국으로 아침을 치르고 덕담도 나눈다.『아무개는 새해엘랑 논문을 통과시키라』든가,『네가 이제 고3이 되는구나.고생문이 훤하네.그렇지만 누구나 치르는 공정한 경쟁이니까 일년동안 잘 대비하자』따위로 자라는 젊은이들을 격려도 하는 꽤 정착된 신년행사다.캐나다로 이민간 막내집으로부터 1백달러와 함께 『마음으로 보내는 세배』를 받은 올해도 양력을 쇠었다. 그런데 최근 몇년사이 우리의 이 신년행사가 외로워지는 것을 느낀다.「설날」이라는 이름으로 음력설의 연휴가 사흘씩이나 늘어나면서,함께 양력설을 지내던 주변사람들이 하나둘씩 음력설로 U턴을 하고 양력설을 지내는 일이 차츰 소외되는 분위기가 되고 있다.그 시작은 느닷없는 선심으로부터 왔다.설날 앞뒤로 휴일을 붙여준 것이다.그러자 방송같은데서는 『되찾은 우리설』타령을 거듭하며 음력설 쇠는 것이 민족정기의 회복이라도 되는 것처럼 부추겼고양력설 지내는 일은 배반자라도 된 것 같은 소외감이 들게 하였다. 정말 우리는 음력설을 어디에 잃었다가 되찾은 것일까.눈만 뜨면 모든 것을 양력으로 생활하고 신년이면 세계의 정상들이 신년사를 주고받으며 모든 공공기관과 민간부분의 업무가 양력신년에 새로 출발한다.수출입이 시작되고 이른바 정보고속도로를 타고 지구촌의 정보들이 새해와 함께 흘러든다.우리끼리도 『새해 복많이 받으십시오』하는 우리식 새해인사를 자연스럽게 주고받는다.우리가 이렇게 민족의 진운을 위해 양력생활을 하기로 결정한 것은 대한제국 시대에 황제의 칙령에 의해 정한 것이다. 식민통치를 받으며 양력생활이 강요되기는 했지만,그 강제방법에 잘못이 있었지 양력생활이 잘못된 것은 아니었다.이제와서 음력설을 『우리설 되찾기』로 호들갑스럽게 구는 것은 좀 이상하다.그런데도 30%를 넘던 양력설파가 줄어서 이제는 15%미만이 되었다니 할말은 없다. 음력설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생활 신년은 양력으로 맞고 차례나 세배같은 행사는 음력명절이래야 제맛이 난다고 말한다.그러나 새해 첫날을 「설」이라고 부르는 우리의 설풍속이 가진 문화적 특성과 강점은 「차례」와 「세배」에 있다.새해를 맞아 조상앞에 자손이 모여 인사를 드리고 새해에도 열심히 정진하며 좋은 삶을 노력하겠노라고 다짐하는 이 두가지 행사가 빠지면 신년의 넋이 빠진다. 또한 우리에게 있어 제사는 집안간의 파티기회이고 설추석의 차례는 집안이 모이는 가장 명분있는 날이다.더욱이 혼례도 상례도 밖에서 지내게 된 현대의 도시생활에서는 이 기회가 친척의 얼굴을 익히고 아이들에게 「집안」구성원을 알리는 유일한 기회다.양대 기제를 모시는 우리집은 알 수만 있으면 제사를 양력으로 지낸다.양력생활을 하다가 음력날짜를 기억못해 본의아니게 불효하는 젊은이를 줄이기 위한 것이다. 무학이셨던 내 친정어머니께서는 생전에 커피를 좋아하셨고 초콜릿을 좋아하셨다.그래서 그분 제사상에는 커피와 초콜릿도 진설된다.그리고 그분 제사도 양력날짜로 모신다.「장화홍련뎐」같은 딱지본 이야기책보다는 이광수의 「흙」이나 「유정」「무정」을 젊어서부터 탐독하셨고 노년에는 신문연재로 최인호의 「별들의 고향」을 읽으시던 분이므로 이런 제사에 그분은 불만이 없으시다는 것을 우리는 믿고 있다. 차례를 지내고 세배를 드리는 고유하고 아름다운 우리의 명절문화를 우리는 매우 소중히 여기고 사랑한다.그러나 그러기 위해 양력이 합당하지 않다고는 생각지 않는다.그렇다고 음력을 고집하는 이들에게 맞설 생각도 없다.그러나 음력 지내는 사람이 대다수니까 아예 양력설은 없애야 한다는 주장에는 찬성할 수가 없다.양력 정월 초하루가 공휴일에서 취소된다 하더라도 지구촌이 함께 지내는 양력설에 우리전통을 복합시켜 지내는 우리식의 「설쇠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그것이 세계화와도 합당하다는 생각을 나는 하고 있으므로.
  • TV방송 광고량/12%로 늘려야

    ◎“60분이상짜리 프로 중간광고 허용을”/방송정책 자문위 공보처 산하 선진방송정책자문위원회(위원장 임상원고려대교수)는 10일 선진방송발전정책연구보고서를 정부에 제출,10%로 짜여 있는 TV방송의 광고시간을 올해말쯤 12%로 늘리는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이와 함께 60분이상짜리 프로그램에 한해 중간광고를 허용하고 광고요금도 적정한 수준으로 올리며 광고의 길이도 다양하게 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그러나 종일방송은 종합유선방송등 뉴미디어의 정착을 위해 당분간 허가하지 않는게 좋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보고서에서 『올해말까지를 조사기간으로 하여 그때도 TV광고시장의 수급불균형 상태가 심각하면 방송광고 시간을 늘리고 심각성이 덜하면 광고요금을 올리는 방안을 채택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시·동아건설 관계자/부실책임 서로 떠넘겨/성수대교 공판

    성수대교 붕괴사고로 기소된 서울시 전 도로국장 이신영(56),동아건설 전 현장소장 신동현(54)피고인 등 서울시와 동아건설 관계자 17명에 대한 제2차 공판이 29일 서울형사지법 7단독 송정훈판사 심리로 열렸으나 서울시와 동아건설 관계자들은 붕괴책임을 서로 떠넘기는 진술로 일관했다.
  • 수범사례 10선

    ◎한국­베트남 수교에 결정적 역할/정의민 이사관/매일밤 주민들과 함께 동네 순찰/대전 용전동파출소 ▷공무원◁ ◇재정경제원 종합정책과 한승희 (서기관·37)=「경제세계화」의 기본틀을 마련한 장본인.우리나라가 21세기 경제선진국으로서의 실력과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경제국제화 기본전략」수립에 앞장섰다. ◇외무부 정의민 주베트남 대사관참사관(이사관·43)=한­베트남 대표부 창설 4개월만인 92년 12월 뛰어난 교섭력을 발휘,베트남과 조건없는 수교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 「올해의 공무원」에 뽑혔다.이에 앞서 92년 8월 대표부 창설요원으로 파견돼 말라리아 등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한­베트남 관계개선 및 수교에 헌신했다는 것이 주위의 평. ◇노동부 김화겸 노사조정과장(서기관·52)=법외 노동단체의 활동계획에 적극 대처함으로써 전국적인 연대파업을 방치하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26년간 노사관계업무에만 종사한 외곬. ◇건설교통부 양성호 수송정책실 조정1과장(서기관·42)=21세기에 대비해 우리나라가 동북아지역의 교통거점 기지화를 추구하는 국가기간 교통망 구축계획을 수립했다.올 6월 철도·지하철 파업때에는 예비기관사를 투입하여 열차와 전동차를 비상운행하고 대체교통수단을 배치,운영하는 등 신속한 조치를 취해 혼란없이 파업을 조기 수습하는데 기여. ◇경찰청 보안4과 홍승상(57·경정)=지난 60년 경찰에 투신,35년간 보안업무에 종사해오면서 「구국전위 간첩단사건」「혁명적 국제사회주의 노동자동맹」등 수많은 지하 반국가 조직을 적발·검거한 보안통.일선 수사지휘관으로 근무하는 동안 해방이후 50여년간 좌익 세력의 변천과정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좌익 운동권 변천사」를 저술한 이론을 겸비한 학자풍의 경찰관.아들 홍혁씨도 서울 중부서 수사과 경위로 근무하는 경찰가족이기도 하다. ◇부산시청 양용길 청소시설관리사업소장(49·사무관)=93년 2월 현직 부임이후 국내 최초의 쓰레기 압축매립장인 을숙도 매립장을 조기에 완공,꾸준한 시설개선과 운용의 효율화에 기여했다. ▷기관 및 단체◁ ◇교육부 과학기술과=김정호 과장 등 13명의 직원이 세계화에 대비해 국가경쟁력 강화의 기반이 되는 우수한 산업인력 양성 및 첨단 과학기술시대의 기반구축업무를 효과적으로 추진. ◇관세청 자료관리관실=지난 90년부터 서류없이 컴퓨터에 의해 통관절차를 처리하는 EDI형 수출통관시스템의 개발을 주도,완료해 무역자동화업무에 크게 기여한 부서. 1백10명의 전직원이 합심노력해 지난 14일부터 가동되는 등 결실을 보게 됐다. ◇대전 용전동 파출소=지역주민 30여명이 자율방범대를 조직토록 해 매일 경찰과 합동으로 취약지역순찰을 실시,경찰과 주민과의 거리를 좁히는데 기여. 1일 방범 파출소장제를 운영하고 있으며 고질적인 고속 및 시외버스터미널 주변의 암표상을 근절하는 등 치안질서유지에 공헌. 한승환 소장 등 15명의 친절봉사의 주인공들. ◇마산지방해운항만청 홍도 항로표지관리소(등대)=남동해안 최남단에 자리잡은 대마도 이웃 바위섬인 홍도에서 안전한 항해를 돕기 위해 근무중인 등대지기들이 표창의 장본인들. 지난 69년부터 25년간 등대업무에 종사해온 엄인식 소장이하 4명의 직원들이 2명씩 15일간 교대근무를 하는등 어려운 일을 기피하는 요즘세태에 본보기가 돼 표창을 받았다.
  • 스텐슬 공예/새 인테리어용품으로 인기

    ◎반투명의 종이·플라스틱위에 그림 그려 넣어 최근 슬텐슬(Stencil)공예가 새로운 인테리어용품으로 각광을 받으면서 그레이스·그랜드등 지역백화점 문화센터들을 중심으로 개설된 스텐슬 강좌에 수강생들이 몰리고 있다.스텐슬공예란 투명 또는 반투명의 얇은 종이나 플라스틱 재질의 판으로 만들어진 본(필름)을 원하는 곳에 대고 고정시킨 다음 붓이나 스펀지를 이용,색을 입혀 그림을 그려넣는 일종의 토속적 카피기법.나무나 천 유리 금속 토분이나 벽면 등 그림을 그려넣는 바닥소재에 거의 제한이 없어 응용범위가 넓은 것이 특징으로 보석상자 의자 나무상자 식탁보 쿠션 전등갓 머그잔 등 가정소품과 생활가구에 이르기까지 그 적용 범위가 넓다. 스텐슬공예 전문가 송정원씨는 『다른 수공예와 달리 스텐슬공예는 처음 한두달 기초과정만 배우면 특별한 재주가 없는 사람도 비교적 손쉽게 독특한 생활소품과 액세서리를 만들 수 있다』고 들려준다.따라서 개성있는 나만의 실내공간을 연출하려는 실용적인 젊은 주부들의 관심이 크다고 말한다. 스텐슬공예에 필요한 도구는 스텐슬 본과 물감,붓 3가지.이가운데 60여종의 문양으로 선뵈고 있는 스텐슬본이 크기에 따라 2천∼9천원이며 8가지가 기본색인 물감은 그 한세트가 1만2천원선이다.또 일반 그림붓보다 모양이 약간 뭉뚝한 붓은 굵기에 따라 3천∼4천원선이며 나무나 금속 유리 등의 재질에 스텐슬할 때 색이 잘 입혀지도록 도와주는 착색보조제가 7천원이다.따라서 스텐슬공예에 필요한 장비는 5∼7만원 안팎이면 모두 갖출 수 있다. 이밖에 제작도구와 물감을 비롯,원하는 소품을 문양이 없이 형태만 짜놓은 반제품도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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