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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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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 1심서 15명 집행유예·벌금형

    경남 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 형사 1단독 이준민 판사는 15일 밀양 765㎸ 송전탑 건설 공사를 막거나 공사를 막는 과정에서 경찰과 마찰을 빚어 업무방해와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주민 등 18명 가운데 15명에게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했다. 주민 한모(64)씨 등 9명에게는 징역 6개월~2년에 집행유예 1~2년을 선고하고 6명에게는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3명에게는 벌금 200만원 선고유예 판결을 했다. 이 판사는 “피고인들이 송전선로 설치로 유·무형의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불리한 입장이지만 합법적인 공사를 저지하고 이 때문에 많은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킨 것은 정당화하기 어렵다”고 판결했다. 또 이 판사는 “부지 선정과정에서 투명성과 소통절차가 개선될 필요가 있고 충분한 금전적 보상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자신들의 뜻에 동조하지 않는 송전선로 찬성 주민을 폭행하고 위협한 점은 집단논리에 빠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송전탑 건설이 이미 완료됐고, 피해자들과 합의했거나 피해자들이 선처를 호소하고 있으며 마을에서 평범하게 살아온 주민들로 대부분 고령인 점 등은 유리한 정황으로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주민대책위는 재판이 끝난 뒤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판결로 법의 한계를 봤다”며 유죄판결에 강력 반발했다. 일부 주민은 기자회견장에서 주저앉은 채 “우리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한 몸부림이었다”며 흐느끼기도 했다. 주민대책위 변호인단은 1심 판결에 반발해 즉각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지난 14일 여야 국회의원 55명은 밀양 송전탑 반대과정에서 공사방해행위 등으로 기소돼 1심 선고를 앞둔 고령의 주민들에게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밀양지원에 제출하기도 했다. 밀양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정찰·감시 군사용 → 산업용 무인기 활성화… 2023년 125억달러 규모 시장으로 커진다

    정찰·감시 군사용 → 산업용 무인기 활성화… 2023년 125억달러 규모 시장으로 커진다

    ‘성공 네 번 비행 목요일 오전 모두 21마일 맞바람 평지출발 엔진동력만으로 평균속력 31마일 최장 57초 신문사에 알리기 바람 크리스마스에 귀가 오빌 라이트’ 1903년 12월 17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키티호크에서 오빌 라이트는 오하이오에 있는 아버지에게 ‘비행 성공’에 관한 짤막한 전보를 보냈다. 라이트 형제가 인류 최초로 자체 동력을 가진 비행 기계를 발명해 하늘을 나는 데 성공한 뒤 통신과 컴퓨터, 항법장치 등 다양한 기술의 발달로 항공기술은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현재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 중 하나는 조종사 없이 먼 거리까지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는 미래 비행기의 개발이다. ●‘드론’만 무인기가 아니다 지난달 200여명의 사망·실종자를 낸 중국 텐진항 폭발사고 현장소식을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었던 것은 ‘드론’ 덕분이었다. 무인기라고 하면 많은 사람이 드론을 떠올리는 것은 이렇게 일상의 뉴스 등에서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인기의 사전적 정의는 ‘조종사가 탑승하지 않은 상태에서 지상에서 원격조종이나 사전에 입력된 프로그램 또는 비행체 스스로 주위환경을 인식하고 판단해 자율적으로 비행하는 비행체’다. 화물이나 여객 수송 목적이 아닌 전투나 정찰 임무에 사용되는 무인기는 라이트 형제가 비행에 성공한 지 얼마 되지 않은 1910년대부터 개발돼 활용될 정도로 역사가 길다. 무인기는 단순히 항공기라는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임무장비, 지상 지원체계, 데이터 전송체계, 지상 통제장비 등 소프트웨어를 포함하는 통합시스템으로서 의미를 갖는다. 무인기의 장점은 정찰, 전투, 물류수송, 연구개발 등 임무에 따라 탑재체를 장착하고 원격조종, 반자동, 자동조종 또는 이 세 방식을 적절히 조합해 작동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무인기는 중량, 비행고도, 체공시간, 비행반경에 따라 종류가 다양한데 비행형식에 따라서는 ‘고정익 무인기’, ‘회전익 무인기’, ‘유인기 전환 무인기’ 등 세 종류로 구분한다. 드론은 회전익 무인기로 분류된다. 고정익 무인기는 일반 비행기나 글라이더처럼 날개를 갖고 비행하는 무인기로 비행 체공시간이 길어 장거리 비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정찰·감시 등 군사용으로 많이 쓰인다. 드론이나 무인헬기, 틸트로터같이 회전날개를 이용하는 회전익 무인기는 수직 이착륙, 제자리 비행이 가능해 기상관측, 산불감시, 연구개발 등 민간 분야의 활용도가 높다. 유인기 전환 무인기는 기존에 사람이 타고 움직이는 유인비행기를 무인기로 전환시킨 것으로 고정익 전환기와 회전익 전환기로 나뉜다. ●송전탑 감시·고고학 유적지 발굴까지 무인기는 처음 개발됐을 때 정찰과 감시 등 주로 군사용으로 사용됐다. 그렇지만 교통·물류·구조·통신·농업 등 민간 분야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활용분야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국제무인시스템협회(AUVSI)에 따르면 현재 무인기는 전체 항공시장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전 세계 시장 규모가 지난해 53억 달러(약 6조 3138억원)에서 2023년에는 125억 달러(약 14조 8912억원)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군사분야에서는 감시 및 정찰, 저고도 비행을 통한 핵심부 타격, 근접전투 지원, 전자전, 물자수송 및 부상병 이송 등에 활용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하다. 공공분야에서 인력을 투입했을 때 드는 시간이나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때문에 주로 위험 현장에 대한 감시, 수색 및 구조 작업뿐만 아니라 송전탑 감시, 심지어는 고고학 유적지 발굴에도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에서는 무인기가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농업부문에서는 농경지 지형에 따른 작황 예측과 병충해 관리 등 정밀 농업을 위한 디지털 영상자료 및 관측데이터 확보에 활용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하다. DHL이나 아마존 같은 글로벌 물류기업들은 무인기를 이용해 배송서비스를 준비하고 있기도 하다. 페이스북은 ‘아퀼라’라는 무인비행체를 이용해 아프리카나 아마존 밀림 같은 오지에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무인기 시장 선점 위한 국내 연구도 활발 우리나라도 정부출연연구기관인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을 중심으로 무인기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항우연은 지난달 11일 성층권역에서 장기 체공할 수 있는 고고도 장기 체공 전기동력무인기를 개발해 비행에 성공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무인기 개발을 진행 중이다. 항우연이 개발한 ‘틸트로터 TR-60’은 헬리콥터와 일반 비행기의 장점이 수직 이착륙과 고속 비행이 모두 가능한 무인기로,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2번째로 개발한 틸트로터 모델이다. 틸트로터는 헬리콥터보다 2배 이상 속도가 빠르고 높은 고도로 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효율적으로 넓은 지역을 수색할 수 있으며 운송, 통신 중계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기에 적합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주진 항우연 항공연구본부장은 “무인기 산업은 항공기술과 정보기술(IT)이 융합된 종합산업으로, IT 분야 기술력이 높은 우리나라에 적합한 분야”라며 “원천기술 확보와 상용화 제품 개발에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산업이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민간시장을 선도할 전략상품 기술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기고] 전력설비 건설 갈등 이대로 갈 것인가/설승기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기고] 전력설비 건설 갈등 이대로 갈 것인가/설승기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올해로 우리나라는 광복 70주년을 맞이했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 ‘한강의 기적’으로 경제 선진국으로 도약했다. 하지만 이러한 성장 과정에서 사회적 갈등 역시 증폭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회갈등 수준이 27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전력산업 역시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며 경제성장에 기여했으나, 최근 심각한 사회적 갈등 요인으로 대두되고 있다. 얼마 전 우여곡절 끝에 준공된 765㎸ 신고리∼북경남변전소 간 밀양 송전탑공사는 전력설비 설치 과정에서 빚어진 사회적 갈등의 대표적 사례이며, 지금도 사회적 갈등이 여러 곳에서 지속되고 있다. 특히 수도권 전력 공급에 꼭 필요한 765㎸ 신경기변전소는 2014년 7월 5개 후보지 결정 후 경쟁적 반대 활동으로 사업이 답보 상태에 있다. 그렇다면 과연 이러한 갈등을 해소하거나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송전선로는 생산된 전기를 수요지까지 전송하기 위한 필수 불가결한 설비다. 특히 우리나라는 수도권의 전력 소비가 전체의 40%를 차지하고 있어 멀리 떨어진 대규모 발전 단지에서 전력 전송을 위한 대용량 초고압 송전선로가 꼭 필요하다. 물론 신재생 에너지를 이용한 분산 발전이 대안일 수 있으나, 수도권 전력 공급을 위한 현실적 대안이 되기에는 부족하다. 그러나 송전선로 주변 지역 주민들은 선로 주변에서 발생하는 전자파 유해성 논란 등을 이유로 전력설비 건설을 반대하거나 지중화 요구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이에 대한 갈등해소 또는 최소화 방안으로 초고압직류송전(HVDC)에 대한 진지한 검토가 이제는 필요하다고 인식된다. HVDC는 발전소에서 생산한 교류(AC)전력을 직류(DC)로 변환해 전송하는 방식으로 이미 60년 전 스웨덴에서 최초로 적용됐으며, 지난 수십 년간 미국, 인도, 중국, 러시아 등에서 1000㎞가 넘는 장거리 대용량 송전선로에 적용되고 있다. HVDC 방식은 장거리 대용량 전력 수송이 가능하며 전자파에 대한 논란이 없어 건강 유해 논란을 해소할 수 있다. 또한 철탑의 크기 역시 교류 765㎸ 송전탑의 70% 수준으로 재산권 침해 영향을 줄일 수 있으며, 전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력 손실이 감소해 손실비용을 줄일 수 있는 부가적인 장점도 있다. HVDC는 새로운 기술이 아니라 1950년대부터 운영되던 안정성과 효율성이 검증된 기술이며 국내에서도 1998년부터 제주~육지 간을 해저케이블로 연결한 HVDC 선로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또한 최근 반도체 및 정보기술(IT)의 비약적 발전으로 보다 경제적인 HVDC 시스템이 개발돼 실용화되고 있다. 향후 국내 기술로도 이러한 첨단 기술의 HVDC 건설이 가능하리라 예상된다. 새로운 초고압 대용량 장거리 송전선로를 건설할 때 이러한 HVDC를 적용한다면 사회적 수용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송전선로 경과지 주변 지가하락 등에 대한 보상제도 개선도 함께 뒷받침돼야 하겠지만, HVDC 기술이 우리 사회 갈등의 폭을 줄일 수 있는 유망한 대안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 [열린세상] 우리는 바른길을 가고 있는가/홍성걸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교수

    [열린세상] 우리는 바른길을 가고 있는가/홍성걸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교수

    광복 70주년을 눈앞에 둔 이 시점에 우리는 바른 길을 가고 있는가? 지난 수십년간 숨 가쁘게 달려온 덕분에 먹고살 만하고, 정치적 민주화를 이룬 것도 사실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나 세계은행 등에서는 한국의 존재 자체가 개발도상국에는 희망이라고까지 찬사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공권력의 권위는 땅에 떨어져 경찰과 검찰은 조롱의 대상이 된 지 오래다. 툭하면 데모하면서 경찰차를 때려 부수고 불 지르는 것을 당연한 권리로 생각한다. 검찰 조사를 믿지 못하겠다는 정치권은 늘 특별검사를 주장한다. 영해를 지키기 위해 제주도 남단에 해군 기지를 건설하는 데도 십년이 넘도록 착공조차 못했고, 착공 후에도 이에 반대하는 시위로 몸살을 앓는다. 전력 공급을 위해 발전소를 짓는 것도 어렵지만 애써 발전소를 지어도 지역 주민의 반대로 송전탑을 제때 세우지 못해 전력 공급이 차질을 빚는 나라다. 법은 있어도 지키면 손해인 나라다. 같은 일을 해도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저임금을 감수해야 하고 그나마 2년마다 실직의 공포를 겪어야 한다. 나이 50이면 직장에서 내몰려 자영업에 허덕이다가 빈곤층으로 주저앉는다. 취업의 기회조차 갖지 못한 젊은 세대들에게 일자리를 나누려면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수밖에 없지만 노동계는 요지부동이다. 양극화는 갈수록 심해지는데 대기업의 횡포는 나아지지 않는다. 나라를 지키라고 월급 주고 키운 직업 군인들이 돈에 눈이 멀어 무기 획득 과정에서 부정을 저지르는 나라다. 부실한 무기를 가지고 전투에 임해야 할 병사들에 대한 생각은 어디에도 없다. 생때같은 자식들을 군에 보내고 그들이 목숨을 바쳐 영해를 수호했건만 전사가 아니라 순직이라는 나라다. 수년간 그들을 추모하는 자리에 대통령은 물론 국무총리도 찾지 않았다. 세월호 참사는 있어서는 안 될 비운의 사고이며 인재(人災)였다. 이의 근본 원인은 밝혀야 하지만 조사특위 구성과 조사 1과장을 공무원이 맡느냐, 민간인이 맡느냐를 놓고 허송세월하고 있는 나라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에 우왕좌왕한 것은 물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서로 옳다고 싸우는 나라다. 격리 명령을 거부하고 제멋대로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닌 나라다. 경제는 갈수록 어려워지는데 경제성장을 위한 법안을 경제 외적 이유로 질질 끌고 있는 나라다. 여야 모두 입으로만 국민을 걱정하면서 진정 국민을 위한 민생 법안은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미룬다. 그러고는 서로 남의 탓만 한다. 대다수 국민들이 복지 혜택은 확대돼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부담이 증가하는 것은 싫어한다. 아니 혜택은 내가, 부담은 다른 사람이 해야 한다는 것이 더 솔직한 심정일 것이다. 정치는 이러한 혼란스러움을 극복하고 국민의 역량을 한 곳으로 모아 위기를 극복하는 중심이 돼야 한다. 그러나 우리 정치는 정반대다. 국민의 역량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갈기갈기 찢어 놓기 일쑤다. 계파 간 경쟁이나 갈등은 당연히 존재하는 것이지만 그것은 정당 내부에서 협의되고 처리돼야 한다. 마치 부부 싸움이 집 경계를 넘어 동네 전체에 퍼져 마을 사람 전체가 분열돼 싸우는 것처럼 한국의 정치는 통합보다 분열, 협력보다 갈등이 구조화돼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대통령과 집권 여당 원내대표 간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해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게 한다. 이쯤 되면 과거 경제발전과 민주화처럼 우리가 지금 이만큼 하고 사는 것도 기적이다. 이제 더이상 허비할 시간이 없다. 박근혜 정부의 골든타임은 분초를 다투는 상황으로 몰려간다. 이제는 누구를 탓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대통령과 여야 정치권 모두가 지금까지의 생각이나 입장을 내려놓고 허심탄회하게 국가와 국민만을 생각해야 한다. 대통령도,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도 지난 시간은 덮어 두고 이 시점에서 민생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만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야당이 먼저 경제 회생을 위한 법안과 추경예산을 즉시 통과시키자고 하면 어떨까? 만일 그럴 수 있다면 단언컨대 2017년 대권은 누가 되든 야당의 몫이 될 것이다. 눈앞의 이익에 눈이 멀어 국민을 외면한 정치인은 결국 역사의 심판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 송전탑 올라간 곰, 뭐하나 봤더니?

    송전탑 올라간 곰, 뭐하나 봤더니?

    배고픈 곰 한 마리가 송전탑에 올라가 새 알을 훔쳐 먹는 진귀한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5일 영국 미러의 보도에 따르면, 린다 파웰(Linda Powell)이라는 여성이 캐나다 알버타와 노스웨스트 경계 지역에서 인상적인 장면을 목격했다. 다름 아닌 덩치 큰 곰 한 마리가 송전탑 위에 올라가 까마귀 둥지에 있는 알을 훔치고 있는 모습이었다. 영상 속 곰은 송전탑 위에 있는 까마귀 둥지를 살펴보고 있다. 녀석이 둥지 안에 있는 알을 훔쳐 먹으려는 모습을 본 까마귀들은 녀석을 쪼아대고 큰 소리로 울어대며 방어를 시도한다. 하지만 곰은 이에 전혀 동요하지 않고 느긋하게 알을 먹어치우는 것을 볼 수 있다. 영상을 촬영한 린다 파웰은 이 곰은 식사를 마친 후 침착하게 송전탑 아래로 내려왔다고 전했다. 사진 영상=O.F. Mossberg & Sons, Inc.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밀양 송전탑 반대 할매들의 외침 ‘밀양 아리랑’ 예고편

    밀양 송전탑 반대 할매들의 외침 ‘밀양 아리랑’ 예고편

    “너네가 애꿎은 농민을 구속시킬라고 작전을 짰구나” 이는 수년째 이어온 한국 전력의 765㎸ 밀양 송전탑 공사를 반대하는 한 지역 주민의 구슬픈 외침이다. 고압송전탑을 설치하려는 한전과 이를 반대하는 지역 주민들의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한편이 극장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영화 ‘밀양 아리랑’은 잘못된 정책과 엉터리 악법으로 주민과 아무런 협상 없이 강행된 ‘송전탑 건설의 폐해’를 파헤치는 것은 물론, 이에 자신들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공권력에 맨몸으로 맞서는 ‘밀양 할매’들의 모습을 근거리에서 기록했다. 최근 공개된 티저 예고편은 고즈넉하고 따뜻한 볕이 가득한 밀양의 아름다운 풍경으로 시작된다. 이어 밀양의 산과 밭에 불쑥 솟아있는 송전탑을 비롯해 경찰과 대치하는 밀양 주민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잔잔했던 밀양은 이내 헬리콥터와 경찰의 고함으로 바뀌고, 따뜻한 볕이 가득했던 밀양의 풍경은 경찰과 힘겨운 싸움을 하는 주민들의 애처로운 모습으로 바뀐다. 주민들 대부분이 고령인 만큼, 경찰과 대치하는 것이 힘겨운 이들의 모습은 잔인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집 앞 평상에 앉아 생을 마감하는 것이 소원이었던 90살 말해 할머니의 곡소리와 함께, “밀양 할매들은 오늘도 싸움을 살아냅니다”라고 전하는 예고편은 진한 여운을 남긴다. ‘밀양 아리랑’은 개봉 전 제6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했다. 이어 제12회 환경영화제에서 관객심사단상과 한국환경영화경선부분 대상을 동시에 수상하며 영화계 안팎으로 많은 주목을 받기도 했다. 영화의 배급사 시네마달 측은 ‘밀양 아리랑’에 대해 “지금도 전국 단위로 진행되고 있는 765㎸ 송전탑 건설 강행을 중단하는 목소리를 높이는 의미 있는 움직임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배일 감독이 연출은 맡은 ‘밀양 아리랑’은 오는 7월 16일 개봉 예정이다. 러닝타임 102분. 사진 영상=시네마달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시론] 송전선 갈등… 국민적 합의 형성 필요하다/이선우 한국방송통신대 행정학과 교수

    [시론] 송전선 갈등… 국민적 합의 형성 필요하다/이선우 한국방송통신대 행정학과 교수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갈등 사례로 기록된 ‘경남 밀양 송전탑 분쟁’이 지난해 우여곡절 끝에 마무리된 가운데 송전탑 건설을 놓고 또 하나의 갈등이 예고되고 있다. 신울진 원자력발전소~강원 변전소~신경기 변전소로 이어지는 765㎸ 송전선 건설을 둘러싼 갈등이다. 수도권 동남부 지역 전력 수급 안정화를 위한 사업으로 이천·양평 등 4곳이 변전소 건설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의 반대가 벌써부터 상당한 수준이다. 주민들은 환경 영향, 재산 피해, 주민 갈등, 소음 피해, 건강 우려 등을 반대의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특히 해당 지역들은 기존에 상수원 보호지역과 수도권정비법 등 중첩적인 규제를 받아 상대적 박탈감도 심한 상태다. 신울진 원전에서 신경기 변전소를 잇는 송전선 건설이 우려 섞인 관심을 끄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첫째, 밀양 송전탑 건설 갈등 직후에 이뤄지는 건설이라는 점과 현재도 당진 화력발전소~북당진 변전소 간 송전선 건설, 북당진 변전소~신탕정 간 송전선 건설 등 다수의 유사한 갈등이 진행 중이어서 파급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둘째, 내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지역별로 정치인들에 의해 송전선 건설 문제가 정치 쟁점화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원 후보자라면 누구나 자신의 지역구를 지나가는 송전선이나 변전소 건설을 백지화시키겠다는 공약을 매우 매력적으로 생각할 것이다. 셋째, 송전선 건설이 산업통상자원부의 에너지 기본계획 및 전력수급 기본계획과 연계돼 있다는 점도 갈등의 정도를 키우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원자력발전소, 사용후핵연료 문제를 포함해 에너지 개발과 사용에 대한 폭넓은 갈등으로 비화될 수도 있다. 특히 총선을 앞두고 환경 관련 시민단체들이 이 기회를 놓칠 리 없을 것이다. 넷째, 갈등이 지속될 경우 스마트그리드 등 대규모 전력이 소모될 전력 정책과 전력 기기들이 도입되게 되었을 때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전력 공급체계가 구성되지 못해 전력난뿐 아니라 국가산업 전반의 경쟁력이 저하될 수도 있다. 다섯째, 동시다발적으로 발전·송전 관련 갈등들이 발생하고 정치 쟁점화돼 주민 간 갈등, 주민과 정부 간 갈등 등이 첨예화된다면 문제 해결을 위해 투입되는 시간, 인력, 보상비용 등 국력 소모가 너무도 많을 것이다. 여섯째, 이번 사태의 추이에 따라서는 송전선을 건설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전기 소비 지역과 멀리 떨어져 있는 동해안이나 서해안에 발전소를 지을 수 없을 것이며, 결국은 광역·기초자치단체 단위로 전력 소비를 위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서울 강남의 아파트 단지 내에 발전소를 짓는 일이 현실로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수도권 주민들은 발전소나 송전선 갈등이 생겼을 때 제3자처럼 방관자적 위치에 있어 왔다. 그렇지만 우리는 누군가의 분노와 좌절과 생명을 담보로 생산된 전기를 너무도 쉽게 사용해 왔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충남 당진 지역만 하더라도 500개 넘는 철탑과 10개의 발전소가 그 작은 동네에 있다. 발전소 주변이나 송전선이 지나가는 지역은 송전선이 하늘을 가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업자인 한국전력공사도 억울할 것이다. 국가의 기간산업인 전기를 공급하기 때문에 악역을 맡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전기의 생산과 송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더이상 생산자와 경과 지역 주민 간의 문제로만 국한시켜서는 안 된다. 국민적 합의를 통해 희생 주민들에 대한 보상과 사용자 지불을 위한 적정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우리 사회의 갈등 비용이 연간 82조원에서 최대 246조원에 이르고 1인당 국내총생산(GDP)의 27%를 갈등 비용으로 지불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전국에 산재해 있는 송전선·변전소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진다면 국가적 비용을 줄여 그만큼을 피해 주민들과 사회에 환원할 수 있을 것이다.
  • [지방자치 20년 성찰] 독립적 조정기관 만들어 지자체 ‘국정참여’ 보장해야

    지자체에 권한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의 소통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조직권, 예산, 국책사업 분장, 갈등 현안 등을 논의할 통로가 없다면 협력이 아닌 통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갈등조정기관에 대한 지자체의 평가는 그리 후하지 않다. 14일 주재복 지방행정연구원 지방조직분석진단센터 소장은 “최근 행정자치부가 지자체와 협의의 장을 만들었는데 법제화되지 않은 비공식 루트이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면서 “국가와 지자체는 협력 관계인데 국가는 지자체에 대해 입법·행정·사법적인 관여를 보장하는 반면 지자체는 국정참여에 실질적 보장이 없다”고 지적했다. 지방자치제도 밑에서 지방정부와 지자체의 갈등은 불가피한 부분이 있다. 영·유아 보육료, 무상급식 재원을 두고 갈등이 지속되고, 경남 밀양 초고압 송전탑과 제주 해군기지 건설도 첨예한 대치로 중단됐다. 문제는 이런 갈등을 제대로 조정할 곳이 없다는 점이다. 지방자치법에는 지자체와 중앙정부의 갈등을 조정하는 행정협의조정위원회를 국무총리 산하에 설립도록 했다. 하지만 시·도 지사는 중앙정부와의 갈등 조정 신청을 중앙정부의 장인 행자부 장관에게 해야 한다. 국무총리실 산하에 있지만 실제 운영은 행자부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독립성 문제도 있다. 또 지자체 장은 전국협의회를 구성해 정부에 대해 의견 제출권을 갖는다. 이에 따라 전국시도지사협의회,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전국시군구의회의장협의회 등 4대 협의회가 설치돼 있다. 하지만 이들의 의견을 정부가 수용한 경우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반면 일본의 ‘국가와 지방의 협의 의장’은 실효성 있는 중앙정부·지방 간 협력제도로 꼽힌다. 법제화된 기구로 매년 4번 개최된다. 총리, 내각관방장관, 재무대신, 국가전략담당대신이 정부 측에서 출석하고, 지방 6단체가 자리한다. 국가와 지자체의 역할 분담, 지방행정·재정·세제, 국가 정책 중 지방자치에 영향을 미치는 것들이 논의된다. 비공개회의가 원칙이다. 주 소장은 “중앙정부도 소통 노력은 하지만 아직 법제화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서 “지자체의 국정 참여를 보장할 때 중앙정부도 지자체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3000일 ‘기타 투쟁’

    3000일 ‘기타 투쟁’

    “고프다, 고프다, 배가 고프다. 아프다, 아프다, 마음이 아프다. 서럽다, 서럽다, 삶이 서럽다. 가장 좋아하는 자작곡 ‘고공’의 후렴 부분입니다.” 금속노조 콜텍 지회장 이인근(50)씨가 거리에 나온 지 28일로 3009일째가 됐다. 명품 기타로 손꼽히는 ‘펜더’ 등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납품하는 콜텍은 2007년 매출이 1500억원에 달했던 세계적인 기타 제조업체다. 이씨 등 67명의 노동자들은 국내 생산라인 폐쇄에 따라 2007년 정리해고를 당했다. 투쟁을 시작할 때만 해도 기타를 만들 줄만 알았지 연주할 줄은 몰랐다. 그러나 더듬더듬 기타를 배워 2011년 12월 정리해고된 동지들과 3인조 밴드, 이름하여 ‘콜밴’를 만들었고, 매주 수요일마다 홍대 클럽 무대에 선다. 그들에게 음악은 자신들의 투쟁을 알리는 수단이다. 콜밴은 이날 충북 청주에서 공연을 했다. 지난 20일 전남 진도 팽목항을 시작으로 21일 제주 강정마을, 25일 밀양 송전탑 등을 거쳐 다음달 1일 서울로 돌아오는 음악여행의 일환이었다. “‘콜친 3000+ 음악투어’를 하게 된 계기는 간단해요. 이 땅 여기저기에서 갈등이 빚어지고 있잖아요. 약한 사람들과 아픔을 나누고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이씨는 끝까지 부당해고 투쟁을 이어 갈 생각이다. 콜텍에 대한 배신감과 억울함이 원동력이긴 하지만 함께 연대해 주는 음악가와 노동자들이 있어 힘이 난다고 했다. “3000일의 소회요? 현장으로 다시 돌아간다는 게 이렇게 힘들 줄 몰랐습니다. 허허.”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브라질 남부 토네이도로 120여명 부상, 이재민 무려 1000여명

    브라질 남부 토네이도로 120여명 부상, 이재민 무려 1000여명

    브라질 남부 토네이도로 120여명 부상, 이재민 무려 1000여명 120여명 부상 브라질 남부 지역에서 토네이도로 120여명이 부상당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21일(현지시간) 국영통신 아젠시아 브라질에 따르면 시속 200㎞를 넘는 강력한 바람을 동반한 토네이도가 전날 오후 산타카타리나 주의 10여 개 도시를 휩쓸고 지나갔다. 가장 큰 피해를 본 산타카타리나 주 서부 샨세레 시에서는 2명이 사망하고 120여 명이 다쳤으며 부상자 가운데 10명 정도는 중상이다. 이재민은 10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토네이도로 최소한 2600개 건물이 크고 작은 피해를 봤으며 5개 송전탑이 쓰러지는 바람에 전력 공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일부 지역 주민들은 식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국은 이날 오전부터 송전탑 복구에 나섰으나 전력 공급이 정상화되려면 사흘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연방정부는 100여 명의 군 병력을 피해 지역에 보내 복구작업을 돕고 있으며, 샨세레 시를 재난지역 선포하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환경을 향한 세계의 시선

    환경을 향한 세계의 시선

    아시아 최대 규모의 환경영화제인 서울환경영화제가 새달 7~14일 8일간 영화관 씨네큐브와 인디스페이스 등에서 개최된다. ●개막작 ‘사랑해, 리우’ 등 47개국 113편 상영 올해로 12회째를 맞는 영화제에는 47개국에서 출품된 113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영화제 측은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내는 기본적인 틀은 유지하되 내용 면에서는 대중의 감성에 부합하고 사회의 변화를 반영하려고 노력했다”면서 “최근 환경에 대한 감수성을 일깨우는 영화들이 많이 만들어지고 있는 가운데 감성에 호소하는 환경영화로 관객과 폭넓게 소통할 것”이라고 밝혔다. 개막작은 파올로 소렌티노 감독과 임상수 감독 등 11명의 세계적 감독들이 참여해 리우데자네이루를 다른 시각으로 담은 ‘사랑해, 리우’다. 이 영화는 ‘사랑해, 파리’(2006), ‘뉴욕 아이 러브 유’(2008)에 이은 사랑의 도시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이다. 영화에는 거리에서 사는 것이 좋아 노숙자가 된 귀여운 할머니에서부터 욕망의 이빨을 감춘 뱀파이어 웨이터, 리우 페스티벌에 왔다가 암벽을 타는 영화배우 등 도시를 이루는 다양한 인간 군상의 모습이 담겼다. ●한국영화 오민욱 감독 ‘범전’ 등 폐막작 경합 폐막작으로는 경쟁 부문 당선작이 상영된다. 국제환경영화 경선 부문에는 19개국에서 출품된 작품이 진출했다. 이 가운데 장편 부문에는 9편이 올랐으며, 한국 영화로는 오민욱 감독의 ‘범전’이 포함됐다. 아카데미 최우수단편다큐멘터리 부문 후보로 오른 ‘눈 덮인 땅의 꿈’ 등 10편은 단편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국제경쟁 부문에 오른 작품들은 장편 대상(1000만원), 단편 대상(500만원), 심사위원 특별상(300만원), 관객상(100만원)을 놓고 경합한다. 한국환경영화를 대상으로 한 한국환경영화 경선 부문에 오른 17편은 대상(500만원), 우수상(300만원), 관객심사단상(200만원)을 놓고 경쟁한다. ‘그린 파노라마’ 섹션에서는 세계 각국에서 제작되는 다양한 환경영화의 흐름을 소개한다. 껌이 일으키는 환경오염 문제를 유쾌하게 꼬집은 ‘껌의 어두운 진실’과 ‘바나나 대소동’ 등 환경 관련 다큐멘터리를 만들어 온 프레데릭 게르텐 감독의 최신작 ‘자전거 vs 자동차’가 눈길을 끈다. ●‘포커스’ 섹션서 농업관련 작품 처음 선보여 한국 환경영화를 조명하는 ‘한국 환경영화의 흐름’에서는 밀양 송전탑 사태를 둘러싸고 주민들의 끝나지 않은 싸움을 그린 ‘밀양 아리랑’, 도시가 수몰되고 만들어진 호수에서 일어나는 일상을 담은 ‘물속의 도시’, 사물이 만들어지고 버려질 때의 과정을 세심하게 담은 ‘의자가 되는 법’ 등이 상영된다. ‘포커스’라는 이름의 섹션으로 현재의 환경 관련 이슈를 담은 영화가 중점적으로 소개되는 것도 이번 영화제의 특징이다. 소비와 경쟁 위주의 시스템에서 벗어나 새로운 방식을 찾으려는 움직임과 함께 최근 관심사로 떠오른 농업 관련 작품들을 선보인다. ‘아나이스가 사는 법’, ‘씨앗지킴이’ 등이 눈여겨볼 만한 작품이다. ‘중남미 환경영화특별전’도 신설됐다. 열대우림과 천혜의 자원이 있는 중남미 대륙이 지구 온난화와 개발의 폐해에 시달리고 있는 현주소를 짚어 본다. 이 밖에도 가족 관객이 함께 볼 수 있는 ‘지구의 아이들’, 동물과 인간이 공존해야 할 이유를 돌아보게 하는 ‘동물과 함께 사는 세상’, 지금까지 열린 영화제에서 큰 화제를 모았던 작품들을 재상영하는 ‘다시 보는 GFFIS 화제작’ 등의 섹션이 마련됐다.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환경의 소중함과 중요성을 교육하고자 마련한 특별 프로그램 ‘시네마 그린틴’을 비롯해 캠페인, 전시, 공연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열린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세상 끝에서 시작된 사랑…‘간첩사건’ 유우성씨, 민변 변호사와 결혼

    세상 끝에서 시작된 사랑…‘간첩사건’ 유우성씨, 민변 변호사와 결혼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의 당사자인 유우성(35)씨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김자연(34·변호사시험 1회) 변호사와 결혼한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유씨는 이달 말 모처에서 김 변호사와 결혼식을 올린다. 김 변호사가 지난해 3월 유씨의 변호를 맡으면서 알게 돼 가까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재판 출석을 위해 법원에 나온 유씨는 “제 사건을 맡았던 변호사이고 제가 어렵고 힘들 때 도와줬다”며 “저를 많이 신경 써 주면서 자연스럽게 정이 들었다”고 말했다. 서울의 명문 사립대와 로스쿨을 졸업한 김 변호사는 경남 밀양 송전탑 반대 시위와 관련한 법률 지원을 하는 등 환경·인권 관련 이슈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기피시설 지원금 “우리 뜻대로” 곳곳 반목

    기피시설 지원금 “우리 뜻대로” 곳곳 반목

    원자력발전소, 소각장 등 기피 시설이 들어서면서 나온 지원금을 둘러싸고 주민들 간의 반목과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31일 울산 울주군과 서생주민에 따르면 최근 신리·신암·막곡 등 9개 마을 이장이 서생면 이장단협의회(21개 마을)를 탈퇴했다. 회장단의 독선으로 주민들의 뜻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수천억원의 원전 지원금으로 추진되는 각종 지원사업과 사용후 핵연료 설명회 찬반 등을 놓고 빚어진 주민들 간의 내분이 표면화된 것으로 보인다. 이장은 주민의 입장을 대변할 뿐 아니라 원전지원 주민소득사업 등을 결정하는 서생면 주민협의회의 당연직 이사를 맡아 내분 확산 우려를 낳고 있다. 앞서 지난 1월에는 10~20년 전 서생으로 이주해 정착한 상인 등으로 구성된 서생면 상가발전협의회가 기자회견을 열어 “모든 주민의 동의를 받지 않은 서생면 주민협의회는 대표성이 없다”고 주장, 한 달 뒤인 2월 울산지방법원에 서생면 주민협의회 설립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서생지역 민심이 이해득실에 따라 나뉘면서 한국수력원자력과 서생면 주민협의회 간의 양해각서(MOU) 체결, 신고리 5·6호기 유치에 따른 지역개발 및 주민소득사업 결정, 사용후 핵연료 설명회 개최 등 현안 처리에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또 청주권광역소각시설이 있는 충북 청주시 휴암동 주민들은 주민지원협의체 구성을 놓고 양분됐다. 그동안 소각시설 영향권은 휴암동 7통 3·4반 56가구였으나 오는 7월 2기 소각로가 가동되면서 7통 1·2반 60가구까지 포함되게 됐다. 이 때문에 1·2반과 3·4반 주민들 간에 갈등을 빚고 있다. 주민들은 수억원에 달하는 마을지원금 배분 기구인 주민협의체의 추천 위원을 놓고 한 치의 양보 없이 맞서고 있다. 2012년 말 개장한 경기 용인 시립 장례시설인 ‘용인평온의 숲’을 둘러싸고 주민들 간에 갈등이 있었다. 용인시 처인구 이동면 어비2리에 평온의 숲이 건설되면서 어비리 장율마을 주민들은 100억원의 주민지원금에 평온의 숲 수익사업 운영권까지 얻었다. 하지만 시설과 더 가까운 안성시 양성면 난실리 주민들은 행정구역이 다르다는 이유로 혜택을 받지 못했다. 송전탑과 변전소 인근 피해보상기준을 놓고도 말이 많다. ‘765㎸ 송전선로가 통과하는 용인시 기흥구 A아파트단지의 경우 10개동 가운데 4개동(600여 가구)이 포함돼 매년 15만원의 보상금을 받지만, 나머지 400여 가구는 10~20m 차이로 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 관계자는 “원전 등 각종 지원사업이 진행되지만, 마을별로 규모가 다르고 선심성으로 추진돼 주민들 간의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지자체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주민지원사업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주민, 전문가, 행정기관 등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특별기구를 만들어 중장기적인 사업 계획을 마련하는 등 체계적인 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용인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ICC, 인권위 등급보류 3회 연속 국제 망신살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3월과 11월에 이어 또다시 국제인권기구 연합체인 국가인권기구 국제조정위원회(ICC)에서 ‘등급 보류’ 판정을 받았다. 현병철 위원장 체제에서 용산 참사와 밀양 송전탑 농성, 쌍용차 사태 등 주요 인권 사안에 대해 침묵을 지키거나 보수 편향성을 드러내 독립성 훼손 논란에 시달리던 인권위가 또 한번 국제적 망신을 당한 셈이다. 인권위는 27일 “전날 ICC 승인소위원회에서 인권위의 등급 심사를 2016년 상반기로 보류한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ICC는 세계 120여개국의 인권기구 연합체로 5년마다 A~C 등급을 매긴다. 한국 인권위는 2004년 ICC에 가입하며 A등급을 받았고 2008년 심사에서 같은 등급을 유지하다가 지난해 처음 등급 보류 판정을 받았다. ICC 승인소위는 지난해 3월 국가인권위 인권위원 임명 절차의 투명성 부족 등을 지적했고, 지난해 11월에는 인권위원 선출 가이드라인의 문제점을 지적했지만 최근까지도 시정되지 않자 등급 보류 판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인권위는 “승인소위가 국가인권위원회법 개정안 마련과 국회 등 관계기관과의 협의, 시민사회와의 협력 등에 대한 노력과 성과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인권위법이 개정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명숙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는 “정부가 인권위의 독립성을 보장하고 있지 않은데 대한 국제사회의 시각이 반영된 결과”라고 비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오세진 기사 5sjin@seoul.co.kr
  • 변전소·송전선로·발전소… 경기, 전력시설 반대 민원 봇물

    변전소·송전선로·발전소… 경기, 전력시설 반대 민원 봇물

    경기 지역 곳곳에서 변전소, 고압송전선로, 발전소 등 전력 생산시설 건설을 반대하는 민원이 분출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의 음독자살과 농성장 강제철거 등으로 극심한 갈등을 일으켰던 지난해 경남 밀양시 사태가 재연될지 모른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25일 경기도에 따르면 한국전력공사는 울진원자력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을 수도권에 공급하고자 2019년까지 765㎸ 신경기변전소와 송전선로를 경기동부 지역에 건설할 계획이다. 신경기변전소는 부지 면적 8만 8000㎡에 765㎸ 주변압기, 755㎸·345㎸급 송전선로, 송전철탑 170여기 등으로 구성된다. 765kV는 밀양 송전탑 건설 공사에 사용되는 것으로, 장거리 대량 송전에 유리하고 전력손실률도 낮지만, 경유지 주민의 재산피해·환경훼손 등 단점이 많아 민원도 많다. 상반기 입지선정이 마무리될 예정이며 이천, 여주, 양평, 광주 지역 5개 마을이 후보지로 선정됐다. 이 때문에 해당 지자체는 “주민들의 의사를 무시한 일방적인 부지선정이다. 생존권을 위협하는 처사”라며 일제히 반대 목소리를 냈다. 이들 지역은 수도권정비계획법상 자연보전권역으로 묶여 개발이 제한된 대표적인 규제지역이다. 경기지역 종교계와 시민사회단체들도 주민들의 반대 운동에 가세하면서 한전을 압박하고 있다. 중재에 나선 경기도는 “신경기변전소 건립사업이 밀양사태처럼 가서는 안 된다”면서 “경주시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처분장처럼 주민이 참여하는 공모방식으로 바꿔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전은 “공모방식과 법제화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게 공식입장이다. 주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충분히 의견 수렴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두천화력발전소에서 양주시 중심부를 가로질러 장흥면 삼하리 변전소를 잇는 송전선로 추진사업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양주 지역 민심이 들끓고 있다. 상당수 지역은 이미 154㎸급 송전선로가 있는데도 추가로 345㎸ 송전선로가 설치될 예정이어서 주민들이 격하게 반발하고 있다. 안성시 원곡면과 양성면 지역 주민도 고압송전선로 설치 문제로 발끈하고 나섰다. 평택 고덕산업단지에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 건설될 고압송전선로가 지역을 통과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평택 고덕변전소와 서안성변전소를 연결할 345㎸ 고압송전선로가 17㎞ 구간에 건설된다. 안성시에는 이미 고삼면 쌍지리에 765㎸ 신안성변전소, 양성면 장서리에 345㎸ 서안성변전소, 서운면·삼죽면·안성공단에 각각 154㎸ 변전소 등 5곳의 변전소가 있다. 또 고압송전철탑 역시 765㎸ 56기, 345㎸ 101기, 154㎸ 157기 등 무려 314개에 달한다. 오산 지역 환경 및 시민사회단체들은 화성 동탄면 일반산업단지 부지에 750㎿급 열병합발전소를 건설하려는 계획과 관련, 주민 건강을 위협한다며 반대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오산과 맞닿은 동탄에 이미 500㎿급 열병합발전소를 운영하는데 또 만든다는 것은 오산주민을 집단에너지시설로 포위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국제앰네스티 “한국 인권 퇴행 경향”

    국제앰네스티 “한국 인권 퇴행 경향”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가 “한국 인권 상황이 퇴행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앰네스티가 국내 개별 인권 현안에 우려를 표한 적은 있지만 전반적 상황을 묘사하면서 ‘퇴행’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처음이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2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제앰네스티가 세계 160개국의 인권 현황을 정리한 ‘2014~2015 연례보고서’를 발표했다. 국제앰네스티는 “한국 정부가 집회·시위 및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고, 추가로 권력을 남용할 우려가 있다”며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 임기 2년에 접어들면서 인권이 퇴행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김희진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사무처장은 “이주노동자 인권, 국가보안법, 국가인권위원회의 독립성 등을 거론하며 우려를 표명한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전반적인 인권 상황과 관련해 퇴행 경향을 보인다는 언급을 공식 기록으로 남긴 것은 국제앰네스티가 연례보고서에서 한국 인권 상황을 언급한 1969년 이후 처음”이라고 밝혔다. 국제앰네스티는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과 당원들이 국보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것과 정부가 헌법재판소에 통합진보당 해산을 청구하고 헌재가 해산 결정을 내린 사례를 소개하며 국보법의 자의적 적용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또한 지난해 4월 세월호 참사 발생 이후 정부 대응을 비판하는 집회를 경찰이 진압하는 과정에서 300명 이상 체포됐고, 경남 밀양 송전탑 건설 반대 노인들이 경찰 진압 과정에서 14명이나 다치는 등 집회·시위의 자유가 침해된 점을 지적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법외노조 통보를 받은 것을 근거로 “노조 활동이 점점 더 제한을 받고 있었다”고도 밝혔다. 아울러 지난해 12월 현재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자가 최소 635명 수감돼 있고 가혹 행위가 사망으로까지 이어지는 군 인권 상황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북한과 관련해서는 “김정은이 2011년 권력을 장악한 이후 북한을 탈출하는 주민 수가 현저히 줄었다”며 “전파방해장치 등 휴대전화 사용에 대한 통제가 강화되면서 월경이 더욱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끝장난 끝장 토론…조계종 발전 토론회 인신공격·진실공방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지하 2층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조계종단 발전을 위해 열린 ‘끝장 토론’은 이름값도 못한 채 마무리됐다. 대한불교청년회가 조계종 자성과쇄신결사본부장 도법 스님과 현 조계종 집행부에 반대 의견을 내 온 종책 모임인 삼화도량 대표 영담 스님을 초청해 마련한 토론회에선 기대와 달리 줄곧 진실 공방과 인신공격만 난무해 방청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토론 참가자들은 모두 발언에서부터 날 선 공방을 이어 갔다. 영담 스님이 도법 스님을 향해 “조계종 결사본부장 자격으로 나온 것이냐, 개인 자격으로 참여한 것인가”라고 묻자 도법 스님이 “당연히 본부장 자격으로 나왔다”고 말해 조계종 대변인 자격임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모두 발언이 끝나자마자 영담 스님 측 토론자로 나온 김영국 연경불교정책연구소 소장이 지난달 28일 충남 공주 ‘사부대중 100인회의’ 때 총무원장 자승 스님의 ‘중 정신’ 발언을 공격했다. 김 소장은 “자승 스님은 어려서 출가해 정화한다고 절 뺏으러 다니고, 은사 스님 모시고 종단정치 하느라 중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배운 적이 없다고 처음 고백하듯 말했지만 수년 전 자승 스님으로부터 똑같은 말을 직접 들은 바 있다”고 공개했다. 김 소장은 “자승 스님은 당시 종단이 쇄신 중이니 지켜봐 달라고 말해 자승 스님에 대한 비판을 하지 않았지만 쇄신하지 못해 유감”이라며 “일단 연주암을 반납하겠다고 했던 약속부터 지키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도법 스님은 자승 스님의 발언을 해명하고 나섰다. “자승 스님의 이른바 절 뺏기 발언은 조계종단 정화운동의 흐름과 맥을 같이하는 것일 뿐 최근의 일과는 상관없다”고 설명했다. 영담 스님과 김 소장은 이어서 자성과쇄신결사본부와 화쟁위원회 활동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영담 스님은 특히 “그동안 조계종 화쟁위원회가 실질적으로 종단을 바꾸려고 노력한 적이 있었느냐”고 따졌다. 특히 김 소장은 도법 스님을 향해 “화쟁위가 그동안 제주 강정마을이며 경남 밀양 송전탑 등 우리 사회의 갈등 조정 역할을 했다면서 왜 서울 왕십리 뉴타운사업 같은 일에 관여했느냐”고 말하자 도법 스님은 “그 부분은 기억이 분명치 않아 명쾌히 답변하지 못하겠다”며 “아마도 우리 사회의 반목과 갈등을 합리적으로 풀어 보자는 차원에서 관여했을 것이니 구체적인 자료를 갖고 추후 논의해 보자”고 해명했다. 토론에서는 종단 재정 투명화를 놓고도 고성이 오갔다. 영담 스님 측이 “총무원부터 재정 내역을 공개해야 본·말사로 확대될 텐데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하자 도법 스님 측 토론자로 나선 정웅기 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 운영위원장은 “총무원은 비교적 재정 공개가 잘되는 편인데 본·말사가 문제”라며 영담 스님에게 “영담 스님 측 쌍계사는 재정 공개를 잘하고 있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한편 토론을 지켜보던 청중들은 토론이 인신공격과 진실 공방에 치우치자 “동국대 총장 선출 등 종단 문제가 산적해 있는데 겉도는 이야기만 하고 있다”며 고함을 치거나 토론장을 빠져나가기도 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신경기변전 반대 움직임 ‘밀양의 악몽’ 재현되나

    한전이 수도권 지역에 건설하려는 765㎸ 초고압 신경기변전소 반대 움직임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전의 사업 강행 시 자칫 ‘제2의 밀양송전탑’ 사태가 우려된다. 종교·시민단체와 주민들이 참여하는 ‘경기 765㎸ 송·변전 백지화 공대위’는 20일 경기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출범식 및 결의대회를 갖고 한전의 신경기변전소와 신울진∼신경기 간 송전선로 건설계획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공대위는 건립 후보지 지역별로 진행되는 반대운동을 통합,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촉구하기 위한 도민운동으로 전개하고자 구성됐다. 공대위는 앞으로 도민을 대상으로 건립 반대 10만명 서명을 받아 한전에 전달할 계획이다. 한전은 신울진원자력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을 수도권에 공급하고자 2019년까지 765㎸ 옥외 변전소와 철탑 170기 등을 포함한 신경기변전소를 짓기로 하고 지난해 11월 경기동부지역 5곳을 후보지로 발표했다. 후보지는 이천시 마장면 관리, 광주시 곤지암읍 삼합리, 여주시 금사면 전북리와 산북면 후리, 양평군 강하면 전수리다. 예정 부지면적은 19만 8000㎡(약 5만 9895평), 예상 사업비는 2조원이다. 765㎸는 밀양 송전탑 건설 공사에 사용되는 것으로 장거리 대량 송전에 유리하고 전력손실률도 낮지만 경유지 주민의 재산피해·환경훼손 등 단점이 많아 민원도 많은 편이다. 후보지로 거론된 지역 주민들은 “상수원보호구역 등 중첩 규제로 삼중고에 시달리는데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변전소와 송전탑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특히 초고압전류가 지나가면 청정지역 훼손은 물론 주민들의 건강을 위협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경기동부권 시·군의장협의회도 지난달 15일 가평군의회에서 시·군의장협의회를 개최해 반대 결의문을 만장일치로 채택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전은 “전력수요의 절반가량이 수도권에 집중됐지만 대형 발전소는 지방에 많아 대규모 전력을 신속하게 수도권으로 보내려면 765kV가 필요하다”면서 “핵으로부터 안전한 사회건설과 에너지 체계 전환 등 올바른 에너지정책 실현을 위한 공청회와 토론회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절망의 끝에서 희망을 외치다] 밀양송전탑 반대 주민 박은숙씨

    [절망의 끝에서 희망을 외치다] 밀양송전탑 반대 주민 박은숙씨

    8일 오후 경남 밀양시 단장면 동화전(桐花田) 마을 뒷산. ‘오동나무 꽃밭’에서 유래된 마을 뒷산에는 송전탑이 병풍처럼 들어서 있었다. 95번, 96번, 97번 송전탑은 마을 어디서든 고개를 들면 시야에 들어왔다. 마을 작업장에서 만난 박은숙(41·여)씨는 고개를 푹 숙인 채 양배추를 봉투에 담고 있었다. 박씨는 마산에서 직장에 다니다 만난 남편과 결혼한 후 2002년 고향인 밀양으로 돌아와 아이 넷을 키우며 남편과 친환경 방식으로 농사를 짓고 있다. 10년 넘게 농사꾼으로 살던 박씨가 ‘데모꾼’, ‘빨갱이’ 소리를 듣게 된 것은 2012년 7월 송전탑 반대 농성에 참여하면서부터다. 박씨는 “처음 밀양에 송전탑이 세워지고 사람들이 농성한다는 건 알았지만 아이 넷을 키우느라 신경을 쓰지 못했다”며 “그런데 바로 뒷산에 헬기가 왔다 갔다 하고 뒷산 나무들이 벌목되는 것을 보고 현실을 직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농성에 참여하면서 박씨 일상도 뒷산 나무들처럼 송두리째 뽑혔다. 푸근하게 느껴지던 마을공동체는 흉흉해졌다. 박씨는 “평생 죄 안 짓고 세금 꼬박꼬박 내고 애들도 넷이나 낳은 나에게 국가는 폭행죄와 공무집행방해죄로 족쇄를 채웠고 새벽 5시에 집에 들이닥쳐 남편을 연행해 가기도 했다”며 씁쓸하게 웃었다. 송전탑 반대 농성이 이어지면서 ‘지역 이기주의’라거나 ‘보상금을 더 타내려고 그런다’는 등 비난도 있었다. 그는 “(송전탑 인근에서 사는 것이) 인체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해 검증도 되지 않았는데 정부와 한국전력 측은 ‘선결정 후통보’ 식으로 밀어붙였다. 우리에겐 삶이 걸린 문제”라고 밝혔다. 공사에 반대하는 주민 2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곡절을 겪은 끝에 밀양 765㎸ 송전탑 공사는 지난해 12월 끝났다. 하지만 밀양 주민들에게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송전탑 반대 주민들은 지난해 10월 ‘송변전설비 주변 지역 보상 및 지원에 관한 법률(송주법)’과 ‘전기사업법’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진행 중이다. 박씨는 “송전탑이 준공되고 시험송전까지 되면서 외부에서는 갈등이 잘 마무리된 것으로 안다”며 “아직 200명이 넘는 주민이 (송전탑 설치와 보상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한 평 프로젝트’(밀양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예약 구매하고 농작물을 공급받는 프로젝트)와 ‘미니팜’(송전탑 반대 주민, 지지자로 이뤄진 협동조합) 등을 통해 도시민과의 연대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한전의 시험송전 소식이 전해지면서 현장 농성도 다시 시작됐다. 115번 송전탑 주변에 설치된 펜스 앞에서 주민들은 목에 밧줄을 걸고 기습 시위를 벌였다. 지난 7일 한전과 주민 간의 대화가 재개됐다. 하지만 한전 측은 주민들이 요구하는 ‘본격 송전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재산·건강상 피해 보전을 전담할 실사 기구’ 설치를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박씨는 “모든 것을 잃었다고도, 이미 끝난 이야기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며 “쌍용차 해고 노동자나 용산 참사 등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넘어갔던 부조리들을 다시 보게 됐고 세상을 보는 눈을 가지게 됐다. 밀양 송전탑 문제를 통해 우리 사회가 사회적 갈등을 조율하는 해법을 고민하게 되길 기대한다”고 소망을 전했다. 글 사진 밀양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장그래 살리기 위해 대통령·정치권과 대화 용의 있다”

    “장그래 살리기 위해 대통령·정치권과 대화 용의 있다”

    “우리는 들러리가 아닙니다. 노사정위원회조차 일방적인 희생만 요구하고 있어요. 생색내기 결정 몇 개를 빼고는 말이죠.” 선거운동 때 줄곧 총파업을 외친 한상균(52)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신임 위원장은 30일 인터뷰에서도 ‘총파업 조직’을 꾸린 정당성을 알리는 데 많은 시간을 썼다. 그는 우선 내년 상반기에 공무원연금 개악, 간접고용 문제 등의 노동 현안과 관련해 집중 투쟁을 이어 가고, 전국적으로 ‘박근혜에 맞선 노동자 살리기 총파업’을 펼쳐 적극 대응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2009년 쌍용차 노조위원장으로 파업을 이끌다 해고된 그는 2012년 11월부터 다음해 5월까지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는 송전탑 고공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첫 직선제로 치러진 이번 민주노총 선거에서는 결선투표를 거쳐 18만 2249표(51.62%)를 얻어 당선증을 거머쥐었다. 한 위원장은 “현장 조합원들의 분노와 각오를 확인한 만큼 내년 2월 12일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총파업의 구체적인 방법과 일정을 확정하겠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에 대해서도 거세게 비판했다. 그는 “현재 노동 조건을 보면 외환위기 때보다도 절박한데 더 가혹하게 노동자를 탄압하고 있다”며 “노·정 문제에서 분수령을 만들겠다는 게 우리 목표였다. 선거운동 자체가 총파업 조직을 위한 과정이었다”고 덧붙였다. 또 “현 정권의 폭주가 속도를 더 내고 있다. 언제든지 우리를 탄압하는 데 맞서겠다”며 “우리에겐 공약에서 밝힌 대로 ‘단 한번의 승리’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총파업 노선에 대해 역량이 되느냐 하는 우려도 존재하는데 이에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되물었다. 그러자 한 위원장은 “처음 민주노총이 직선제를 한다고 했을 때도 가능하겠냐는 걱정을 샀지만 보란 듯이 멋지게 성사시키지 않았느냐”며 “선거운동을 하며 현장을 돌아보니 밖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더 분위기가 끓어오르고 있다는 걸 느꼈다”고 맞받아쳤다. 그는 “우리로서는 정권의 폭력에 앉아서 당할지, 명운을 거는 싸움을 할지 선택지는 둘뿐”이라고 마음가짐을 가다듬었다. 한 위원장은 드라마 ‘미생’의 주인공인 장그래를 자주 떠올렸다. “민주노총 전체 역량의 절반 이상을 비정규직 문제에 투입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대화 가능성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장그래(비정규직)가 없는 집이 없을 것이다. 국민, 시민사회와 함께 정권과 자본의 폭주를 막자는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한다”며 “장그래를 살릴 수 있다면 대통령은 물론 여야 대표, 관계 부처와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노총 중심으로 1월 중 운동본부 발족을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장 조합원 출신인 데다 다수파도 아닌 한 위원장이 당선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한 위원장은 “패배를 전제로 출마하는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면서도 “막상 1위로 결선투표에 올라가고 최종 당선까지 되니 사실 나도 좀 놀라기는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직선제가 아니었다면 일개 해고 노동자가 명함 내밀기도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조합원들의 지지와 믿음을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다른 세 후보를 초청하는 원탁회의를 열어 전체 노동진영의 단결을 요청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글 사진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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