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송전선로
    2025-12-21
    검색기록 지우기
  • 공무원연금공단
    2025-12-21
    검색기록 지우기
  • 주한미군
    2025-12-21
    검색기록 지우기
  • 드론
    2025-12-21
    검색기록 지우기
  • 애틀랜타
    2025-12-2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02
  • 동백지구 “2월입주 이상무”

    내년 2월 첫 입주를 앞두고 있는 용인 동백지구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전력공급공사가 주민들과 합의점을 찾으면서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지난 5월 기공식을 갖고 지장물조사를 벌이고 있는 영덕∼양재 도로가 착공을 앞두고 있는데다, 토지주들의 반대로 전력난까지 우려됐던 송전탑 건설이 최근 타결돼 사업승인 3년만에 공사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여기다 영덕∼양재 도로의 접속도로인 동백∼삭막골 도로가 완공을 앞두고 있어 동백지구 입주민들의 걱정을 덜어주고 있다. 입주를 앞두고 최대 현안이었던 동백지구 전력공급공사는 지난달 13일 한국전력 수원전력관리처가 제출한 ‘신용인∼동백 송전선로 건설’ 관련 개발행위허가신청을 최근 용인시가 승인하면서 해소됐다. 이에 따라 한전측은 28일부터 공사를 시작했으며 착공이 지연된 만큼 공사 장비와 인력을 추가로 투입, 시험공급 기간 등을 고려해 입주 1개월 전인 내년 1월까지 공사를 마칠 방침이다. 이 사업은 내년 2월부터 1만 4791가구가 입주하는 동백지구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기흥 신용인변전소(34만 5000V)∼구성 동백변전소(14만 5000V) 3㎞ 구간에 지상 송전철탑 10기를 건설하는 공사로 지난 2002년 10월 산업자원부 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송전탑 인근 사찰과 토지소유주 반대로 용지확보가 지연되면서 노선 위치를 변경한 뒤 지난 6월에야 용지확보를 완료했다.성남 윤상돈기자yoonsang@seoul.co.kr
  • 인천 청라지구 개발 시동

    인천경제자유구역인 청라지구 개발이 시작된다. 7일 인천시에 따르면 청라지구 538만평 가운데 73만평에 대한 재정경제부 경제자유구역위원회의 실시계획 승인에 따라 올해 안에 부지 조성 공사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에 따라 시는 청라지구내 환경 저해시설의 이전을 추진하고, 한국토지공사는 토지 보상에 착수하게 된다. 우선 청라지구내 율도위생처리장(1만 3000평)이 다른 지역으로 이전되고, 고압 송전선로들은 지중화된다. 또한 수도권매립지(602만평)는 생태공원으로 조성되고, 서부광역폐기물 소각장과 복합화력발전소 및 유류저장시설 등은 새로 정비된다. 청라지구 개발 주체인 토지공사도 지구내 사유지 22만 2000평과 국·공유지 6만 9000평 등 모두 29만 1000평에 대한 토지 및 건물보상에 나선다. 보상 대상은 토지 308필지, 지장물 125동 등으로 모두 2400억원 정도의 보상비가 투입될 전망이다. 토지 소유자들은 10일부터 손실보상 협의를 요청한 뒤 보상금을 지급받게 된다. 토지공사는 보상 착수와 함께 1단계 개발지역 56만 7000평에 대한 부지 조성 공사에 착수하며 올해 말 공동주택지를 분양할 계획이다. 인천 서구 경서·원창·연희동 일대 청라지구는 3조 7000억원이 투입돼 국제업무, 금융, 스포츠·레저, 화훼단지 등으로 개발된다.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지자체 퍼주기 지원에 분양가 상승 초래”

    한국토지공사가 법도 원칙도 없이 지방자치단체에 퍼주기식 지원을 하는 바람에 덤터기를 소비자들이 고스란히 뒤집어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국회 건설교통위원회의 토공 국정감사에서 열린우리당 김동철·정장선 의원은 “택지지구 밖의 기간시설 설치 의무자인 국가, 지방자치단체, 한전 등이 비용 부담을 토공에 떠넘기고 있다.”면서 “토공의 기간시설 부담 증대는 택지 공급가격과 아파트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토공, 33개택지지구서 7200억 대신 부담 분당 구미동 송전선로는 토공이 지난 93년 신도시를 조성하면서 설치한 뒤 한전에 넘겨준 시설. 사업이 완료됐기 때문에 토공은 송전선로 시설에 법적으로 손을 댈 수 없는 상황인데도 주민들 민원이 잇따르자 지중화사업비 200억원을 성남시에 지역발전기금 명목으로 지원했다. 토공은 2002∼2004년 3년간 이런 식으로 한전이 설치해야 할 단지 경계선 밖의 전기시설 설치비로 536억원을 부담했다. 파주 교하, 용인 동백지구에서는 도시가스공급시설을 토공에 떠넘기고 있다. 성남 판교, 용인 흥덕지구 등에서도 사업자가 참여를 거부하고 있어 토공이 부담해야 할 판이다. 1997년부터 지난해까지 준공된 택지지구의 경우 단지 기간시설 설치비용이 조성비용의 33.5%에 이른다. 기간시설 지원비용은 걷잡을 수 없이 폭증하고 있다. 파주 교하에서는 기간시설 투자비가 조성비의 3배 가까이 되고 화성 동탄도 조성비의 배에 이른다. 죽전지구 기간시설 설치비용도 조성비 수준에 이른다.33개 택지지구에서 지자체를 대신한 기간시설 설치비용이 7207억원에 이를 정도다. ●덤터기는 소비자가 쓴다 택지개발촉진법과 주택법에는 지방자치단체가 기간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토록 하고 있다. 그러나 지자체가 기간시설의 무상 설치를 요구하며 사업 승인을 내주지 않거나 사업을 질질 끄는 경우가 다반사다. 때문에 택지개발사업승인을 받기 위한 시·군의 협의 과정에서 지자체가 토공에 택지개발사업과 무관한 도로개설이나 도시기반시설 설치를 요구하는 경우 이를 결코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토공 관계자는 “지자체가 인·허가를 담보로 사업승인을 내주지 않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단지 밖 시설비용까지 부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아파트옆 송전탑 숨기고 분양 집값하락 건설사서 배상책임”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민사1부(정진경 부장판사)는 4일 파주 교하벽산아파트 주민들이 “고압 송전탑과 송전선로가 지나가는 사실을 숨긴 채 분양했다.”며 건설업체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B,D건설업체는 주민들에게 2억 224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건설업체들이 이 아파트 307동과 14m 떨어진 곳에 34만 5000V 특고압 송전탑과 송전선로가 지나가고 인근에 자동차 폐차장과 쓰레기소각장 및 폐건축 자재폐기장이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알리지 않고 분양한 책임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법원이 고압 송전탑과 송전선로가 아파트 가격하락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처음 인정한 것으로, 유사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잇따를 전망이다. 이 아파트 조모(40)씨 등 29명은 2003년 9월 “고압 송전탑과 송전선로가 아파트 옆으로 지나가는 사실을 입주 시점에서 알게 돼 집값이 떨어지고 매매조차 안 되는 등 재산상 피해를 입고 있다.”며 두 건설사를 상대로 2억 2240만원의 손해배상과 3억원의 위자료 청구소송을 냈다.의정부 한만교기자mghann@seoul.co.kr
  • [클릭이슈] ‘전기요금 인상·불가’ 논쟁 격화

    [클릭이슈] ‘전기요금 인상·불가’ 논쟁 격화

    전기요금 인상과 관련한 논란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산업자원부와 한국전력은 연료비 부담 증가와 투자재원 확보를 위해 올해 안에 전기요금을 올려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와 소비자단체는 경영난을 심화시키고 서민경제를 압박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생산비용 상승으로 요금인상 불가피 한전은 전체 발전연료의 60%를 차지하는 유연탄 및 원유가격이 상승해 전기요금을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중 유연탄 도입비는 2003년 1조 5000억원에서 지난해 2조 5000억원으로 증가했으며 올해에는 더 늘어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현 수준의 요금으로는 앞으로 투자재원을 마련하기가 어렵다고 강조한다. 오는 2017년까지 발전설비 3820만㎾, 송전선로 9365㎞를 확충하는데 연간 8조원씩, 총 100조원의 투자비를 확보해야 한다고 한전은 밝히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환율 하락이 유가상승을 상쇄시킨다는 점을 감안해도 올해 연료비 증가액은 6500억원에 이를 것”이라면서 “현재의 요금 수준으로는 매년 6조∼7조원의 투자자금 부족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경제 규모는 세계 13위인 반면 에너지 소비량은 7위인 우리나라의 에너지 과소비를 줄이려면 저가요금 정책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깔려 있다. 이에 따라 장기적으로는 현재 용도별로 차등부과하는 요금체계를 원가연동 방식의 전압별 요금체계로 바꾼다는 구상이다. 한전 관계자는 “전압이 높을수록 공급비용이 줄어들기 때문에 낮은 요금을 적용해야 한다.”면서 “이럴 경우 전기요금은 일반용과 주택용은 떨어질 수 있지만 산업용은 오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 고려해야 우리나라의 전력 공급률은 100%로, 산간벽지 어디에도 전기를 쓰지 않는 곳이 없다. 이 때문에 전기요금 인상이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다른 공공요금에 비해 클 수밖에 없다. 또 전기요금 인상은 전기를 쓰는 고속철도나 지하철 등 다른 공공요금에도 영향을 미치고, 기업체의 생산비용도 상승시켜 제품가격의 ‘도미노 인상’마저 우려된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90년대 중반 이후 전력 수요가 급증했지만 낮은 요금을 받고도 대규모 설비투자가 원활하게 이뤄졌다.”면서 “지난해에도 원자재 가격이 폭등했지만 한전은 안정적인 이윤을 올린 만큼 요금 인상보다 물가와 서민생활 안정 등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는 8일 경기부진과 고유가, 원자재가 폭등 등으로 중소기업이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해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전기료 인상은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며 이를 철회하거나 인상시기를 조정할 것을 정부와 한전에 건의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최근 업종별 단체의 실무자들이 참석하는 회의를 갖고 전기료 인상 움직임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했다. 한전이 공기업이라는 점을 감안, 비용 상승의 부담을 소비자인 국민에게 돌리기보다 주주배당을 줄여서라도 가격안정에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전의 배당금은 2002년 5113억원,2003년 6615억원, 지난해 7241억원 등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이중 절반 이상은 1,2대 주주인 산업은행(29.99%)과 정부(23.97%)의 몫이었다. ●실제 인상 여부는 불투명 산자부는 요금인상 쪽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이를 확정하려면 부처협의와 당정협의 등을 거쳐야 한다. 공공요금 및 물가정책을 총괄하는 재정경제부는 요금인상에 신중한 입장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협의 단계이기 때문에 (전기요금 인상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여론이 불리하게 흘러갈 경우 정치권도 요금인상에 동의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경기도 정부에 법개정 요구

    전기를 공급해주는 송전선로를 지중화해 줄 것을 요구하는 민원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가 관련 법 개정을 요구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도는 4일 송전선에 대한 지중화 사업비를 한국전력공사가 전액 부담하도록 ‘전원개발촉진법’ 개정을 정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전원개발촉진법 15조에는 “정부는 전원개발사업의 원활한 수행을 위하여 전원개발사업자(한전)에 그(지중화) 소요액의 일부를 지원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도는 “한전은 그동안 이 조항을 근거로 송전선로를 지하에 설치할 경우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공사비의 전액 또는 일부를 부담토록 하는 내규(송전전로 지중화 계획수립기준)를 만들어 각종 지중화 민원에 미온적으로 대처해 왔다.”면서 관련 조항을 ‘전원개발사업자가 지원하여야 한다.’로 고쳐야 한다고 건의했다. 실제로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주택가를 가로지르는 고압 송전선로 지중화 민원이 10년동안 제기돼 왔으나 한전은 그동안 팔짱만 끼고 있다 지난 4월 1000억원에 이르는 공사비중 55%를 성남시가 부담하겠다고 제안하자, 지중화 요구를 받아들였다. 도는 이에 대해 “국가 사무인 전력공급사업에 들어가는 공사비를 지자체에 떠넘기는 행위로 지방자치에도 역행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성남시의 지중화 결정이후 의정부·파주·군포·인천시 서구 등 송전선로가 통과하는 지역 주민들의 지중화 요구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2009년말 완공예정인 의정부 민락동 민락2택지개발지구에는 송전탑 10여개가 지나가고 있어 의정부시가 한전측에 송전선로 지중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뚜렷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파주시 교하읍 상지석리 주민들은 마을 앞을 통과하는 송전탑 공사를 반대하고 있으나 한전은 “막대한 예산소요로 지중화 공사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어서 마찰을 빚고 있다. 박태수 감사기획담당은 “택지개발 등으로 농촌지역의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송전선로가 통과하는 지역 주민들의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며 “한전은 뒷짐만 지고 있지 말고 자신들의 고객이 누구인지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개성공단을 가다] 한전 개성지사 개소 “전기를 ‘평화의 빛’으로”

    [개성공단을 가다] 한전 개성지사 개소 “전기를 ‘평화의 빛’으로”

    28일 아침 서울을 출발, 임진강을 가로지르는 통일대교 앞에 섰다. 굵은 빗줄기가 임진강 표면을 두들기는 모습이 마음 한편에서 맴돌던 야릇한 긴장감을 스르르 녹여주었다. 남한측 출입국관리사무소(CIQ)에서 출국심사를 마친 뒤 한국전력 개성지사 개소식에 참석할 한준호 사장 등 남측 인사와 언론사 취재단을 태운 6대의 버스가 5분여 만에 북한측 CIQ에 다다랐다. 도로 한쪽에 ‘개성공단 입구’라는 표지판이 서 있다. 한 사장은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개성공단에서 열린 개소식에서 “2007년부터 개성공단 본단지에 입주하는 기업에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 올 연말부터 송전선로 건설공사에 착수할 계획”이라면서 “내년 말까지 모든 공사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개소식에는 남북측에서 250여명이 참석했다. ●개성공단,‘북한 속 코리아타운’ 서울에서 개성까지는 60㎞로, 차량으로 1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새삼 무척 가깝다는 생각이 들자 설렘과 정겨운 마음이 교차했다. 북측 검색원이 무표정한 얼굴로 비자와 출입증을 일일이 대조했다. 그러나 “안녕하세요.”라며 정답게 화답했다.CIQ의 출입통제선을 통과하자 이내 드넓은 벌판에 덩그러니 자리잡은 개성공단이 펼쳐졌다.15개 중소기업이 입주한 시범단지 옆에는 다음달부터 분양에 들어가는 본단지의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었다. 또 다른 한쪽에선 기반다지기 공사가 이뤄지고 있었다. 새 생명이 태동하는 느낌을 받았다. 시범단지 주변에는 입주업체들을 지원하는 한국토지공사, 현대아산, 관리위원회 사무실과 우리은행, 훼미리마트의 간판도 눈에 들어왔다. 한전 개성지사 현판식까지 어우러져 ‘북한 속 코리아타운’을 연상케 했다. ●북한 근로자수 3600명으로 늘어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북한 근로자와 가족까지 합하면 1만명 이상의 북한 사람들이 개성공단에서 얻는 수입으로 살아가고 있다. 입주기업의 한 남한측 직원은 “북한 근로자와 함께 어울려 식사도 하고 대화도 자연스럽게 나누고 있어 분단의 어색한 분위기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공단 조성이 마무리되면 25만명의 북한 근로자에게 일자리가 주어져 개성은 북한 경제의 중심 축이 될 수 있다. 북한 근로자들도 남측 사람들처럼 개성공단 편의점에 들러 아이스크림과 초코파이, 탄산음료 등을 꺼내들지만 남북간 문화적 차이를 느끼게 했다. 시계제조업체 로만손 관계자는 “직원을 교육할 때 시청각 교재에는 별 관심이 없더니 교육 내용을 벽보로 써 붙이자 더 열심히 읽는 모습은 색다르다.”고 소개했다. 시범단지에 공장을 가동 중인 한 업체 관계자도 “북한 근로자 대표가 공장 경비원 수를 1명 대신 2명으로 할 것을 고집했다.”면서 “북한에서는 서로 감시하는 것이 일상화돼 모든 일을 2명 이상이 맡는다는 사실을 나중에야 알았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문화적 차이도 사랑 앞에서는 장애가 아니다.SJ테크 관계자는 “개성에 파견한 직원이 북한 여성근로자와 사랑에 빠져 결혼까지 고려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남측 전력생산에 높은 관심 한전은 경기도 문산변전소에서 개성공단 시범단지까지 23㎞ 구간에 500여개의 전신주를 설치, 지난 3월부터 1만 5000㎾의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2007년부터 입주하는 개성공단 1단계 본단지(100만평 규모)는 전력공급 규모가 10만㎾에 달하는 만큼 송전탑(철탑)을 세워 전기를 보낼 계획이다. 한전 관계자는 “송전선로가 통과하는 남측 및 비무장지대(DMZ) 15㎞ 구간에 대한 측량 및 설계작업을 끝냈다.”면서 “정부의 사업승인이 나는 대로 북측과 군사분계선 주변 지뢰 철거작업 등에 대해서도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 사장은 개성지사 개소식 기념사를 통해 “개성공단 개발사업은 남측의 자본과 기술, 북측의 토지와 인력이 결합돼 남북간 경제적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면서 “한전도 경제협력을 통해 평화를 구축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북한측 참석자들은 한 사장에게 악수를 청하고 “축하합니다.”라며 인사말을 건넸다. 특히 우리 정부가 최근 북핵 문제와 관련해 북측에 200만㎾의 전력공급을 약속한 뒤여서 그런지, 한전에 대한 북측 참석자들의 관심은 꽤 높았다. 이들은 한전 직원들에게 개성공단 본단지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건설할 송전선로 작업 등 궁금한 사항을 이것저것 묻는 모습도 보였다. ●개성시내, 화려함은 없으나… 남측 관광객들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는 개성 시내는 공단에서 10여분 거리다. 개성 시내 400만평도 개발계획에 포함돼 있지만 아직 시내로 들어가는 길은 정비가 되지 않아 버스가 덜컹거린다. 느릿느릿 길을 재촉하는 소달구지, 개울에서 옷을 벗어젖히고 물장구치는 아이들, 거리마다 이어지는 자전거 행렬은 도시라 하기에 여유가 넘쳤다. 신기한 듯, 반가운 듯, 남에서 온 버스를 향해 손을 흔드는 개성 시민들은 분명 한 민족 우리 동포다. ■ 본단지 1단계 부지 조성 한창지난해 12월 개성공단에서 처음으로 생산된 냄비가 국내에서 판매된 지 벌써 7개월이 넘었다. 개성공단은 오는 2015년까지 개성시 봉동리 일대에 800만평의 공단과 1200만평의 배후단지 등 2000만평에 이르는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개성을 서울, 인천과 함께 묶어 동북아 허브지역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본단지에 앞서 분양된 2만 8000평의 시범단지에는 15개의 입주업체 가운데 리빙아트, 신원 등이 이미 냄비와 셔츠 생산에 돌입했다. 현재 공장을 건설하고 있는 12개 업체도 준비작업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 초기 800여명에 불과했던 개성공단의 북한 근로자 수는 3600명으로 늘어났다. 한국전력공사는 지난 3월16일 시범단지에 1만 5000㎾의 전기공급을 시작했다. 이로써 지난 1948년 북측이 전기요금 미납을 이유로 남측에 대한 전기 공급을 중단한 이후 57년만에 남북간 전기공급이 재개된 것이다. 또 시범단지 바로 옆에는 경의선 판문역과 한국토지공사가 다음달부터 분양에 들어가는 본단지 1단계 사업 100만평 가운데 5만평에 대한 부지조성공사 등이 진행되고 있다.2006년 말까지 상하수도와 도로구조물 공사를 마친 뒤 2007년까지 개발을 마무리한다. 한전도 이같은 계획에 발맞춰 본단지에 입주할 300여개의 기업에 전기를 차질없이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규모가 크지 않아 전봇대를 활용한 배전선로 방식을 활용했던 시범단지와 달리 본단지에는 철탑을 활용한 송전선로 방식으로 10만㎾의 전기를 공급하게 된다. 개성공단은 최저 임금이 월 57.5달러로 베트남(75달러)이나 중국 선양(90달러) 등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또 매출 순익의 10∼14%를 내야 하는 세금도 5년간 면제되며 국내로 반입할 때 관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北 전력공급 시설비 1조5500억~1조7200억

    북한에 200만㎾의 전력을 공급할 때 시설투자비용은 1조 5500억∼1조 72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산업자원부와 한국전력은 대북 전력공급과 관련해 시설투자비용을 추산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5일 밝혔다. 투자시설은 송전선로, 변전소 등이며 산자부는 북한 송전계통의 불안정 요소가 남한 계통에 파급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안으로 2가지를 상정했다. 1안은 평양 등 특정지역을 북한 송전계통에서 분리하고 남한 계통에서 송전선을 직접 건설·연계해 전력을 공급하는 방안이다.2안은 직류송전방식(HVDC)을 이용해 북한 송전계통과 연계하면서도 북한 송전계통의 불안정 요소를 기술적으로 차단하는 것이다.1안을 선택할 경우 건설비는 송전 시설 6000억원, 변전 시설 9500억원 등 1조 5500억원이다.2안의 건설비는 송전시설 6000억원, 전력변환설비 1조원, 변전소 2곳 1200억원 등 1조 7200억원이다. 오는 2008년 기준으로 전력 예비율은 23.9%로 충분하므로 대북 전력 공급 때문에 발전소를 추가 건설할 필요는 없다고 두 기관은 설명했다. 정부의 전력수급 기본계획에 따르면 남한의 전력 설비 예비율은 대북 전력 공급 전에는 2008년 23.9%,2010년 26.6%,2013년 33.5%,2017년 29.5%다. 대북 전력공급 이후에는 2008년 19.7%,2010년 22.6%,2013년 28.1%,2017년 24.5%이다. 한편 두 기관은 시설투자비 외에 대북 전력공급 비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시간당 200만㎾를 하루 24시간,1년 동안 북한에 공급하면 연간 공급 전력은 175억 2000만㎾h이며 이 경우 전기요금은 현재 한전의 평균 판매단가 74원을 적용할 때 약 1조 3000억원에 달한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北 핵폐기땐 200만㎾ 송전

    北 핵폐기땐 200만㎾ 송전

    정부는 북한이 오는 27일께 베이징에서 열릴 제4차 6자회담에서 핵폐기에 합의할 경우, 이르면 2008년부터 200만㎾의 전력을 직접 송전방식으로 북측에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인 정동영 통일부장관은 12일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열린 NSC 회의를 마친 직후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에서 북측에 전달한 ‘중대 제안’내용을 이같이 설명했다. 정 장관은 “6자회담에서 북한의 핵폐기 합의문이 발표되면 즉각 경기도 양주↔평양간 직접 송전 건설 문제를 협의, 송전 및 변환시설 건설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 정부는 1994년 제네바 북·미 핵합의로 시작됐다가 중단된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금호지구 100만㎾ 2기 경수로 공사를 공식 중단하고, 우리 정부 분담금 가운데 남은 24억달러 내에서 전력 공급 비용을 충당키로 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그동안 경수로 건설 사업에 11억 2000만달러나 투입, 이 돈을 모두 날리게 되는 셈이어서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 정 장관은 “3년 이내 북한 핵폐기의 시점에 건설 공사도 완료해 북한 전력 부족분을 메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송전선로 건설에는 5000억원, 변환설비 건설에는 1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했다. 송전 시점과 관련, 정부 당국자는 “폐기를 완료한 때일 수도 있고 폐기 과정상의 한 시점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대북 전력 공급은 우리나라가 독자적으로 추진하는 것으로 다른 나라들도 상응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북측이 핵폐기에 동의하면 2002년 12월 중단한 중유 공급 계획이 6자회담을 통해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대 제안에 대한 북측의 수용 여부와 관련해 정 장관은 “아직 답변해 오지 않았으나 우리측은 제안의 성실성과 유용성을 들어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지난 2월10일 핵무기 보유 및 6자회담 무기한 중단 선언을 한 직후 ‘중대 제안’을 마련했으며 5월 남북 차관급회담에서 북한에 알리고 지난 달 17일 평양 방문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구체적인 내용을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정 장관은 “북측이 내놓을 것은 핵포기이고, 북한이 원하는 것은 체제안전보장을 포함한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와 극심한 경제난 속에서 에너지를 핵심으로 한 경제문제 해결”이라며 “대북 직접 전력공급은 이 문제를 푸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KEDO의 향방에 대해 “유관국과의 협의를 거쳐 차차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정 박정경기자 crystal@seoul.co.kr
  • [대북 중대제안 공개] 北전력공급 비용은

    중대 제안의 핵심인 대북 직접 송전 계획의 비용과 관련,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12일 기자들과 만나 “송전선로 건설에 5000억원, 변환 설비 건설에 약 1조원이 들 것으로 추정되며 발전 방식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화력으로 한다면 발전소를 짓는 데 2조원,200만㎾를 생산하는 데 1조원 가까이 약 9000억원이 든다.”고 밝혔다. 비용은 현재 기준이며 정밀 추정치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정 장관은 송전선로 건설과 변환 설비 건설 비용에 대해서는 경수로 분담금 24억달러로 충당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발전소 건설비와 발전 생산비 등 3조원 가까이 드는 비용을 어떻게 충당할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각종 설비 유지와 지속적인 송전에도 추가 비용이 들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전력 생산 자체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울진 5호기 건설 등 산업자원부의 전력 수급 계획에 따르면 2008년부터 500만∼600만㎾의 여유 전력이 생긴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우리의 전력 생산 능력은 5900만㎾인데 실제로는 5100만㎾를 써서 적정예비율 17%에 근접한다. 따라서 현재로는 여력이 없지만 앞으로 3년간 7100만㎾까지 설비 용량을 늘릴 경우 예비율을 빼고도 여력이 생긴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한국전력 관계자는 이날 “한전이 경기도 안산 근처의 영흥도에 80만㎾ 설비 용량을 가진 유연탄 화력발전소 두 기를 건설 중”이라며 “앞으로 2∼3년 내 완공되면 전력 예비율이 24%로 올라가 우리의 전력 수요 증가를 감안해도 넉넉하게 남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또 다른 한전 관계자는 “대북 중대 제안 과정에서 한전과는 협의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전력 공급이 기술적으로 검토된 바 없다.”며 “특히 200만㎾는 적지 않은 규모여서 다양한 측면의 기술적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해 적지 않은 난관에 부딪힐 전망이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사설] 對北 송전 제안, 핵폐기로 화답을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어제 대북 중대제안 내용이 200만㎾의 전력 직접 제공이라고 공개하고, 국민들에게 동의를 구한 것은 옳은 태도라고 본다. 북한핵 해결이라는 목적이 아무리 합당하더라도 과정이 투명하지 못하면 언젠가 문제가 생긴다. 큰 줄기를 사전에 알린 뒤 찬반 의견을 들어 국민적 합의를 이뤄야 대북정책이 힘을 가질 수 있다. 정 장관은 지난달 평양을 방문했을 때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핵을 포기하면 남한이 독자적으로 전력을 제공하겠다는 방침을 전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답변은 아직 오지 않았으나 이달말 6자회담에 복귀하기로 결정한 것을 보면 일단 긍정적으로 추측된다. 그동안 경수로사업 중단을 요구하던 미국도 우리의 전력공급 방안을 평가하고 있다고 한다. 전력 제공 및 경협 강화와 함께 미국 등 관련국이 제시해온 체제보장, 중유지원 방안이 적절하게 어우러진다면 4차 6자회담에서 북핵 폐기와의 빅딜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본다. 이번 대북 송전계획은 북핵 폐기가 확실히 전제된 뒤 실행되어야 한다. 자칫 전력만 주고 핵 해결은 지연되는 상황이 벌어져선 안 된다. 정부는 경수로지원에 우리가 부담하기로 되어 있는 24억달러로 전력공급을 위한 송전선로 및 변환시설을 건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또한 면밀하게 계산해 추가로 혈세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 더불어 남한의 전력수급에 차질을 빚지는 않을지 살펴야 할 것이다. 북한이 제공받은 전력을 군사력 강화에 쓰지 않도록 감시체제를 갖추는 일도 필요하다. 한국이 경수로사업에 이미 쓴 비용은 11억 2000만달러에 이른다. 합당한 시설활용 방안이 제시되지 않으면 책임론이 야기될 수 있다. 이런 부분을 포함해 국민에게 알릴 것은 솔직히 알리고 이해를 얻어야 하며, 정파적 이해가 끼어서는 안 된다. 북한은 한국은 물론 미국, 중국 등 주변국이 최대한 자제하고 도우려는 분위기를 깨지 말고 평화와 번영의 길에 동참하는 마지막 기회를 살리길 바란다.
  • 이틀간 300㎜ 폭우… 농경지 8000㏊ 침수

    1∼3일 전남·북 및 경북지역 등에 내린 집중 호우로 2명이 사망하고, 이재민 33명이 발생했으며 빗길 교통사고로 사망 5명, 중경상 40여명, 물놀이 사고로 2명이 숨지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또 주택 12동이 무너졌고 농경지 8000여㏊가 침수됐으며, 도로와 하천이 무너지는 등 재산피해액은 33억여원으로 집계됐다. 전남 영광 원전 6호기가 송전선에 벼락이 떨어지면서 가동이 중단되기도 했다.●인명 및 재산피해 이틀 동안 300㎜가 넘는 폭우와 강풍으로 2일 오전 3시쯤 전북 장수군 천천면 송탄마을 주택 12동이 무너지거나 지붕이 날아가면서 33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또 전북 익산시와 완주군 등 전북도 내에서만 농경지 침수 7800㏊를 비롯, 도로와 하천 등 공공시설 28곳이 유실됐고 경남도에서도 농경지 150여㏊가 물에 잠기는 등 재산피해액이 33억여원으로 집계됐다. 또한 1일 오후 전남 해남군 해남읍 호교리 전모(61·여)씨와 2일 오전 화순군 동복면 구암리 용지마을 홍모(72·여)씨 등 2명이 각각 하천물에 휩쓸렸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2일 경북 김천시 대덕면 외감리와 영천시 금호읍 마을 앞 하천에서 물놀이를 하던 초등생 2명이 급류에 휘말려 숨졌다.●빗길 교통사고… 40여명 사상 3일 오전 7시20분쯤 대구시 동구 숙천동 경부고속도로 대림육교 부근에서 서울쪽으로 달리던 관광버스(운전사 이모씨·52)가 중앙 분리대를 들이받으면서 전복돼 승객 28명 중 김모(57·여)씨가 숨지고 21명이 중경상을 입었다.이날 오전 7시30분쯤 전북 전주시 용진면 D아파트 앞에서 티코 승용차(운전자 양모씨·37·여)와 포터 트럭(운전자 박모씨·55)이 충돌, 양씨가 그 자리에서 숨지고 양씨 딸(10) 등 3명이 다쳤다. 한편 2일 오전 전남 영광 원전에서 신김제를 잇는 송전선로에 낙뢰 사고가 발생해 전기가 끊기면서 영광원전 6호기(가압수로형 100만㎾)가 가동이 중단됐으며,4일 오전쯤 복구될 것으로 보인다.전국 정리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혁신 공기업 탐방] ⑥ 한준호 한국전력공사 사장 인터뷰

    [혁신 공기업 탐방] ⑥ 한준호 한국전력공사 사장 인터뷰

    한국전력공사(KEPCO)는 종종 ‘공룡’에 비교된다. 직원 수 및 자산 규모 등 외형적인 크기가 재벌기업 못지않게 거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룡은 제때 변화하지 못해 멸종됐다. 한준호 사장도 이같은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끊임없이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한 사장은 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조직내 벽을 없애지 않으면 변화에 살아남기 어렵다고 판단, 패거리 문화의 상징이었던 직군을 파괴하는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공기업 최초로 ‘부조리 신고 포상제도’를 도입하는 등 윤리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도 같은 범주다. 한전이 공기업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6년 연속 1위를 차지한 데는 이같은 이유가 있었다. 한 사장과 서울신문 오풍연 공공정책부장의 인터뷰 내용을 정리한다. 중점적으로 진행하는 혁신의 방향부터 설명해 달라. -어느 조직이나 변화를 싫어한다. 그러나 변화하지 않으면 강제적인 개편이 뒤따를 수 있다. 지난 2002년 4월 전력산업구조 개편에 따라 한전 조직이었던 발전부문이 6개 자회사로 떨어져 나갔다. 변화를 느끼지 못하면 도태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거대한 한전 조직을 유연한 조직으로 만드는 데 노력하고 있다. 잭 웰치가 GE를 이끌면서 벽없는 조직을 만든 것처럼 한전 조직내 그래도 남아 있는 벽을 깨는 데 노력하고 있다. 한전은 내부에 파벌과 패거리 문화가 있다고 들었다. -경영의 핵심은 올바른 인사에 있다. 인사제도의 혁신은 유연한 조직을 만드는 첫걸음이다. 그래서 보직인사 때 직군을 없앴다. 조직간 벽을 허물어 화합을 유도하려는 차원이다. 실제로 1직급 보직인사 때 사무·배전·송변전 등 직군에 관계없이 인사를 단행했다. 또 국제무대에서 세계적 기업들과 경쟁할 글로벌 인재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2015년까지 세계 최고의 글로벌 종합에너지 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 사업영역별·지역별·직무별 전문가집단을 양성하고 있다. 글로벌 인재를 총 인력의 10% 수준으로 양성할 계획이다. 우리의 시야를 국제무대로 넓히고 각자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한다면 자연스럽게 벽은 허물어지고 조직활력이 높아질 것이다. 공기업 이전 문제가 큰 이슈다. 모두들 한전을 지켜보고 있는 상황인데 복안이 있나. -한전이 먼저 어느 곳으로 이전한다고 말할 수 있는 성질이 아니다. 정부 방침에 충실히 따르겠다. 내부적으로는 여러 가지 복안을 짜고 있다. 공기업 최초로 ‘부조리신고 포상제도’를 만들었다. 이같은 윤리경영으로 부방위 청렴도 조사에서 최하위권에서 상위권으로 도약한 것 같다. 앞으로의 방향은 어떤가. -윤리경영은 이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요체다. 취임 이후 무엇보다도 윤리경영을 최우선과제로 추진했다. 그 결과 부방위 청렴도 평가에서 15개 공직 유관단체 중 4위를 차지했다. 지난 2003년까지 2년 연속 최하위에서 상위권으로 크게 도약한 것이다. 향상도면에서는 전체 조사대상 기관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부조리신고 포상제도를 신설했고, 전자공개 입찰제도를 확대했다. 청렴계약제도 더욱 강화해 나가고 있다. 변화와 혁신은 전직원의 노력이 필수적이다. 한전은 규모가 커 직원들의 의식변화가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작은 물은 쉽게 물길이 바뀌나 지속성이 없다. 반면 큰물은 그 물길이 더디게 바뀌나 한 번 방향을 잡으면 파급력이 대단하다. 규모가 큰 것이 단점이자 장점일 수 있다. 취임 후 가장 큰 성과는 ‘변화와 혁신’에 대한 직원들의 의식변화라고 할 수 있다.21세기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살아남고 우리 회사가 지속적으로 번영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변화가 필요하고, 그러한 변화는 타율에 의해서가 아니라 우리 스스로가 주도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종전 계약관계에선 한전이 갑이었고, 하청업체가 을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갑이 아닌 을의 자세에서 한전의 모든 제도와 절차를 개선하고 있다. 고객의 불편을 사전에 예방하고 민원사항을 적극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다. 공기업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6년 연속 1위를 차지했는데 비결은. -고객에게 세계 최고 수준의 값싸고 질 좋은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한 것이 이유라고 생각한다.1984년부터 최근까지 소비자물가는 153% 상승했지만 전기요금은 4.7% 인상하는 데 그쳤다. 국제적으로 비교해도 저렴하다. 한국이 당 74.58원인 데 반해 일본 201원, 미국 79.02원, 영국 106.28원 등이다. 고급화·다양화하는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서비스도 혁신했다. 이사하는 고객의 전기요금 계산을 24시간 인터넷을 통해 서비스하고 있다. 세금계산서·전기요금 납부증명서도 인터넷으로 발급하고 있다. 해외사업의 추진현황과 향후 계획을 설명해 달라. -국가간 장벽이 없어지고 있다. 전력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한전이 갖고 있는 역량을 결집해서 세계시장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중국의 전력 성장률은 연 10%에 달할 정도로 전력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중국은 이같은 전력수요를 충당하기 위해서 매년 3000만 이상의 발전설비의 확충을 추진하고 있다. 한전은 지난해 허난성에 10만 규모의 순환유동층 열병합발전소를 건설하기 위한 합자회사를 설립했다. 정리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한준호 사장은 한준호 사장은 국내에서 둘째가라면 섭섭한 에너지정책 전문가다. 동력자원부 자원개발·석유가스국장, 통상산업부 자원정책심의관·실장을 지낸 경력이 이를 말해준다. 공직생활 30여년 동안 에너지 분야에서만 20여년을 근무했다. 지난 1999년부터 2003년까지는 중소기업청장과 한국생산성본부회장, 대통령 중소기업특별위원회 위원장(장관급)을 역임하며 중소기업 분야에서도 업무수완을 발휘했다. 한 사장은 등산 경영론자다. 국내 대부분의 산을 가봤을 정도로 산을 좋아한다. 특히 직원들과 함께 등산을 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끈끈한 정을 나눈다. 지난 2월에는 임원들과 한라산을 등반하며 ‘산상 경영전략회의’를 가졌다. 그는 “산을 오를 때는 왼발과 오른발이 같이 움직여야 정상에 오를 수 있다.”거나 “나무와 바위, 계곡, 풀 등이 제자리에 있어야 산이 산답다.”고 강조한다. 모든 직원이 제 위치에서 역할을 충실히 할 때 조직의 승패가 갈라진다는 얘기다. 2000년에는 경희대 대학원에서 ‘우리나라 벤처기업의 활성화 요인에 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늦깎이’이기도 하다. 진념 전 경제부총리와 출입기자 등 동력자원부에 마지막까지 몸담았던 ‘막동회’ 회원들과 가끔 어울린다. ▲경북(60) ▲경북고·서울대 법학 ▲행시10회 ▲동자부 공보관 ▲산자부 기획관리실장 ▲중소기업청장 ▲중기특위 위원장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사업장별 267개 소규모 봉사회 구성 한국전력공사의 사회봉사활동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업무의 특성상 산골오지에 사는 어려운 주민까지 대하다 보니 봉사활동이 오래 전부터 자리잡게 됐다. 하지만 한준호 사장의 취임과 함께 사회봉사활동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사업장별로 이뤄지던 봉사활동을 조직적으로 이뤄지게 한 것이다. 한전은 지난해 5월 전국의 사업장에 있던 소규모 봉사회를 267개 봉사단으로 구성,‘사회봉사단’을 출범시켰다. 출범 당시의 봉사단원만 4033명에 달할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다. 봉사활동을 위한 성금도 자발적으로 거뒀다. 전체 직원 2만명 가운데 89%인 1만 7400명이 성금을 내 모두 8억 6000만원을 마련했다. 사측도 봉사단 활동에 적극 동참한다는 차원에서 직원들이 거둔 성금에 해당하는 8억여원을 지원, 지난해에만 16억 6000만원의 기금을 조성했다. 봉사활동은 한전의 특성을 살렸다. 우선 저소득층에게 효율이 높은 조명기기를 무상으로 달아주는 사업을 했다. 지난해에만 5000가구에 고효율기기를 지원했다. 올해는 5만가구로 확대할 예정이다. 혹한기나 혹서기 동안 전기요금이 체납된 고객에 대해서는 단전을 유보하는 한편 저소득 가정에 대해서는 전기요금을 대신 내줬다.2437호 가정에 1억 2000여만원을 지원했다. 저소득 가정에 대한 전기요금은 봉사기금과 별도로 캠페인을 통해 마련했다. 지난해 9월부터 2개월 동안 한전 직원들이 ‘빛 한줄기 나눔 캠페인’을 통해 1억 5000여만원을 추가로 조성했다. 지난 1월에는 간부급도 동참한다는 취지에서 부장급 이상으로 승진한 222명 전원이 일산홀트복지타운과 가평꽃동네에서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한전은 2일부터 시작되는 어린이주간에는 미아예방을 위해 전국 놀이동산 등에서 어린이들에게 ‘이름표 달아주기’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전 관계자는 “지난달 강원도에 큰 산불이 났을 때는 송전선로 보호를 위해 직원들이 산불진화에 나섰다.”면서 “앞으로도 전국적인 조직을 갖고 있는 한전의 특성을 살려 사회공헌활동을 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양양·고성 산불… ‘재난사태’ 선포

    양양·고성 산불… ‘재난사태’ 선포

    식목일인 5일 발생한 산불로 강원도 양양군 낙산사의 건물 대부분이 완전히 불에 타 붕괴됐다. 당국은 불길이 설악산과 속초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밤새 전전긍긍했다. 정부는 이날 양양과 고성군 전 지역에 대해 재난사태를 선포했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이날 밤 11시30분 현재 180㏊의 산림이 탄 양양을 비롯해 고성과 충남 서산 등 전국에서 23건의 산불이 일어나 모두 240여㏊의 산림이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했다. 4일 밤 11시50분쯤 양양군 양양읍 파일리∼강현면 물감리 도로변 야산에서 발생한 양양 산불은 5일 오후 낙산사 주변 송림을 타고 천년고찰 낙산사로 번졌다. 이 산불로 관음보살상을 모시고 있는 낙산사의 본전인 원통보전(圓通寶殿)을 비롯, 보타전(寶陀殿)과 원장(垣墻), 홍예문(虹霓門) 등 20여채에 이르는 건물의 대부분이 완전히 불에 타 붕괴됐다. 대신 낙산사 경내에 있던 보물 등 유물들은 다행히 피해를 면했다. 유홍준 문화재청장은 “낙산사 경내의 ‘건칠관세음보살좌상’(보물 1362호)과 7층석탑(보물 499호) 등은 안전한 상태”라고 밝혔다. 그러나 보물 479호인 낙산사 동종은 범종각과 함께 불에 타 훼손됐다. 문화재청은 낙산사의 피해 추정액인 30억여원은 국비만으로 전액 지원하기로 했다. 낙산사를 삼킨 산불은 밤 11시30분 현재 양양읍 물감리에서 설악산 방향인 서북쪽으로 15㎧의 바람을 타고 이동 중이라 6일 국립공원 설악산까지 산불이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양양군 물갑리와 화일리, 거마리의 15만 4000V 특고압 송전선로 앞 800m까지 불길이 번져 한때 강릉과 고성 등 동해안 일대에 대거 정전사태가 발생할 뻔하기도 해 주민들이 가슴을 졸이기도 했다. 양양에서는 이날 군경과 소방관, 공무원, 인근 주민 등 5800여명과 헬기 17대, 소방차량 49대 등이 진화작업을 펼쳤다. 또 양양군에서만 134가구 34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또 지난달 29일 북한지역에서 처음 발생했다가 2일 내린 비로 꺼진 고성 산불은 지난 4일 오전 9시15분쯤 고성군 동부전선 비무장지대 고황봉 서쪽 2㎞ 지점에서 다시 살아났다. 이어 5일 밤 11시30분쯤 통일전망대를 지나 최북단마을인 현내면 명파리 전방 1.5㎞까지 불길이 남하하면서 30여㏊의 피해를 냈다. 군장병 300명 등 1200여명과 헬기 14대, 소방차 10대 등이 이날 살수작업을 벌였지만 지뢰지대로 접근이 어렵고 바람까지 강하게 불어 어려움을 겪었다. 강원도산불대책본부는 이날 오후 10시부터 야간진화조로 ▲양양 1450명과 소방차 40대 ▲고성 1050명과 소방차 10대를 편성,6일 새벽까지 진화작업을 계속했다. 양양 조한종 유지혜 이재훈·서산 이천열기자 bell21@seoul.co.kr
  • 전자파 ‘건강 위협’ 본격대응 신호탄

    전자파 ‘건강 위협’ 본격대응 신호탄

    전기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 상상조차 어려울 법하다. 공기를 숨 쉬듯 전기 없이는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하게 된 지 오래다. 그러나 전기가 주는 풍요로운 혜택만큼이나 그늘도 짙어가고 있다. 전기가 흐르는 곳엔 언제나 존재하는 전자파 때문. 길가의 전선이나 집안의 가전제품, 전철 같은 교통수단, 사무실의 각종 기기, 휴대폰 등 전자파는 사실상 현대인의 일상을 언제, 어디서나 포위하고 있다. 마이크로파 등 인체에 열(熱)작용을 일으키는 일부 전자파의 유해성은 과학적으로 이미 입증됐다. 하지만 전자제품, 전철, 송전선로 같은 극저주파(0∼1㎑)에 의한 자극(非熱작용)에 대해선 학자마다 엇갈린 연구결과를 내놓는 등 지난 1980년대부터 20여년동안 유해성 논란이 진행 중이다. 그러나 적어도 “피하는 게 상책”이라는 데 대해선 별다른 이견이 없다. 움직일 수 없는 물증을 확보하진 못했지만 심증만큼은 굳힌 셈이다. 이에 따라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에서는 갈수록 전자파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가면서 권고·규제기준 설정 등 정책 반영의 폭과 깊이를 넓혀가는 중이다. ●“국민건강 영향 감안한 지침” 환경연구원이 이번에 제시한 ‘안전거리 지침’도 이런 국제적 추세를 적극 반영한 결과다.“최소한 이 정도는 떨어져 있어야 안심할 수 있다.”는 기준인데, 우리나라도 전자파의 ‘건강 위험성’에 대해 본격적인 대응에 나선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장성기 실내환경사업단장은 “가전제품 등의 극저주파가 인체에 유해하다는 증거는 불확실하지만 사전예방적 차원에서 지침을 제시했다. 전자파에 대한 높은 대중적 관심에도 불구하고 정작 이에 대한 과학적 연구결과나 자료는 부족한 편이었다. 그래서 이번 연구는 정부차원에서 실태조사를 벌여 국민건강을 고려한 최소한의 이격거리를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통·산자부 ‘인체보호기준’은 느슨 환경연구원이 조사한 14개 품목,138개 가전제품의 전자파 방출실태는 기존의 연구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다. 제품별 평균 방출량이 많게는 76.9mG(전자레인지), 적게는 0.9mG(김치냉장고)였다. 그동안 학계나 업계 등에서 간간이 조사해 발표해 온 수치와 비슷한 수준으로, 지난 2000년과 2004년 정보통신부와 산업자원부가 각각 제정한 ‘전자파 인체보호기준’(833mG)을 훨씬 밑돌고 있다. 그럼에도 환경연구원의 권고는 강력하기 이를 데 없다.▲헤어드라이기(64.7mG 아이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안전) ▲전기장판(13.8mG 아이와 임신부는 절대 사용 말아야) ▲전자레인지(76.9mG 아예 아이가 접근하지 못하게 해야) ▲세탁기(6.9mG 탈수시엔 접근 금지) 등이다. 정통부 등의 인체보호기준은 신경과 근육조직의 쇼크와 같은 직접적 인체 영향을 방지하기 위해 ‘순간 최대 노출치’를 정한 것이어서, 일상에서 되풀이되는 노출로 인한 인체건강 위해성 방지기준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게 환경연구원의 판단이다. 국내 전문가 집단을 중심으로 “현재의 인체보호기준이 주거 환경에서 측정되는 통상적 수치보다 매우 높게 설정돼 있다.”(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전인수 박사)는 비판도 오래 전부터 제기돼 왔다. 우리는 이제 막 ‘권고 지침’을 정했을 뿐이지만, 외국은 훨씬 잰 걸음이다. 스위스나 스웨덴 이탈리아 미국의 일부 주 등에선 수년전부터 2∼10mG를 각종 ‘규제기준’으로 설정하는 등 엄격한 관리대책을 시행 중이다. 최근 많은 역학연구 조사에서 밝혀진 “2mG 이상의 60㎐ 극저주파에 장기간 노출시 소아백혈병 등의 암 발생률이 높아진다.”는 경고를 정책으로 반영한 것이다. 연세대 의대 김덕원 교수는 이에 대해 “흡연과 폐암간의 상관관계를 밝히는 데 40년이 걸렸지만 전자파 유해성의 과학적 확증은 이보다 훨씬 오래 걸릴 수 있다. 그러나 모든 국민에게 영향을 끼치는 공해가 될 수 있으므로 지금부터라도 안전거리 설정 등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전철 승객도 무방비 노출 환경연구원은 지난 한해 동안 전국 지하철 구간에서의 전자파 방출량도 동시에 측정했다.2000년에 이어 두번째 조사인데 이번엔 조사대상을 늘렸다.1∼8호선의 직류·교류 노선과 분당선, 국철 등 서울의 14개 구간과 부산 2개, 대구·인천·광주 각 1개 등 총 19개 노선이다. 수도권 전철 안산선(선바위∼오이도)의 객실 내 평균 방출량이 28.5mG로 가장 높았고, 경인선(남영∼인천), 의정부선(회기∼의정부북부), 분당선(선릉∼오리) 등 순으로 높았다. 광주지하철(상무∼소태)은 0.2mG로 가장 낮았다. 연구원은 “수만 볼트의 교류전원 사용구간이 직류구간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전자파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건강위험성과 관련한 가장 엄격한 척도인 ‘2mG’를 기준으로 삼을 경우 19개 구간 가운데 11개 구간(객실내)이 이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성기 단장은 “하루 600만명 이상이 이용하는 국내 전철의 전자파 방출 수준은 비교적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면서도 “그러나 장시간 노출될 경우 전자파 영향으로부터 안전하다고 말하기엔 어렵다.”고 말했다. ●법제화까진 시일 걸릴 듯 환경부는 10여년 전부터 전자파의 유해성 및 규제기준 강화 등을 주장하며 법제화를 시도해 왔다.2001년과 2002년 전자파를 생활환경오염원에 포함시킨 환경정책기본법 개정을 시도했으나 정통부, 산자부를 비롯한 정부와 기업 등 안팎의 반대로 번번이 무산됐다. 환경부를 중심으로 “외국에선 발암성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는데도 기업의 경쟁력 저하와 막대한 사회적 비용발생, 시기상조 등을 이유로 무조건 반대해서는 곤란하다.”는 주장은 소수에 그쳤다. 법제화 움직임은 지난해 7월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의원입법으로 환경분쟁조정법 개정안이 발의돼 현재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계류 중인데,“전자파로 인한 피해도 소음·진동·악취 등과 마찬가지로 환경분쟁조정 대상에 넣어 피해구제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게 골자다. 그러나 여태까지 상임위 심의조차 진행되지 않아 시행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호남선 KTX도 80분 운행중단

    22일 오후 강풍으로 나무가 쓰러지면서 호남선 KTX 운행이 1시간 20분 가량 중단돼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철도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40분쯤 대전시 서구 정림동 호남선 정림터널 입구 부근의 소나무(길이 15m, 직경 15㎝)가 바람에 부러지면서 KTX 송전선로 위에 쓰러져 전기 공급이 중단됐다. 이로 인해 목포발 용산행 제222호 KTX의 운행이 1시간 20분 가량 중단되고 뒤따르던 상·하행선 KTX 열차 4편도 10∼30분가량 연착했다. 이날 대전지역에는 초속 9m안팎의 강풍이 불어 정전과 입간판 추락사고가 잇따랐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LCD빅2’ 삼성·LG 입지 손익

    ‘LCD빅2’ 삼성·LG 입지 손익

    LCD 세계시장의 두 공룡(恐龍)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LPL)가 각각 충남 아산 탕정과 경기 파주 월롱에서 7세대LCD 1단계 공장건설과 가동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나란히 세계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두 기업의 TFT-LCD(초박막 액정표시장치) 매출을 합치면 세계시장의 40%를 상회하며 시장점유율도 서로 엎치락뒤치락, 각축을 벌이고 있다. 삼성은 오는 3월,LG는 내년초 각각 1단계 공장을 가동한다.7세대를 넘어 향후 8,9,10세대 이후까지 차세대 LCD의 사활을 건 기술개발과 글로벌마케팅의 전초기지가 될 아산·파주 LCD 공장의 입지여건·인재확보전과 지역경제 기여효과 등을 견줘 본다. ●‘국토의 중심’ 대(對) ‘수도권 프리미엄’ 삼성전자 관계자는 “탕정이 수도권인 파주보다 심리적으로 먼 점은 인정하지만 경부고속전철(KTX)과 수도권전철, 경부고속도로에 인접해 실제 접근성은 떨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재 LCD가 수출되는 인천공항까지는 164㎞로 2시간 거리. 앞으로 수출물량이 늘어 배로 실어 나를 경우 이용하게 되는 평택·당진항은 직선거리 30㎞, 도로로는 35㎞로 30분 거리다. 충남도 관계자는 “휴전선에서 멀어 심리적 안정감도 파주보다 우월하다.”고 말했다.“국토의 중심에 위치한 데다 비수도권 지역이어서 국토의 균형개발 명분에서도 앞선다.”고 덧붙였다. 파주 LG필립스는 서울 중심부에서 직선거리 35㎞, 인천공항과 인천항이 50㎞내로 인접해 있다. 서측에 자유로, 동측에 국도 1호선(통일로)과 경의선철도가 각각 3㎞ 이내에 있다. LPL은 파주에 입지를 정하면서 남북대치 상황에서 휴전선이 인접한 데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와 함께 상습수해, 중국발 황사의 주 내습지역이라는 점을 집중 검토했다. 지질·지리학적인 검토결과 파주의 타 지역과 달리 수해위험이 없으며, 황사는 크린룸과 다중 필터링 기술로 극복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필립스와 50대50의 지분을 가진 LG는 필립스를 설득해 당초 공장부지를 100년 무상임대해 준다는 중국의 파격적인 유치 조건에도 불구, 파주를 입지로 정했다. 결과적으로 남·북한 접경지역에 글로벌 다국적기업이 진출하는 바람직한 선례를 만들었다. ●KTX로 34분 VS 전철로 40분 삼성전자 탕정공장 인근엔 천안에 단국대·호서대 등 8개 대학이, 아산지역에 순천향대 등 4개 대학이 있다.IT분야가 강점인 호서대 등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삼성전자에 들어갈 만한 인재는 많지 않을 듯하다. 삼성 관계자는 “초우량기업 삼성전자의 일원이 된다는 자긍심이 가장 큰 인재유인 요인”이라면서 “서울 등 우수 인재 확보에도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석·박사급 연구인력은 수시로 채용한다. 지난해에 1200명의 기술·연구인력을 포함,2000여명을 신규 채용했다. 올해도 이 수준을 상회할 전망이다.KTX를 이용하면 서울역에서 천안·아산역까지가 34분 걸린다. 삼성은 출·퇴근때 탕정단지와 이 역 사이 7㎞를 오가는 셔틀버스로 직원들을 수송한다. 서울시청에서 탕정까지 승용차로는 1시간30분(109㎞), 경부선 서울역∼천안역 간은 1시간5분(97㎞), 수도권 전철 서울역∼천안역은 급행으로 1시간19분 걸린다. LPL 월롱공장은 도로나 철도 어느쪽을 이용해도 서울에서 대체로 1시간 이내 거리다.2008년 경의선복선전철이 완공되면 배후도시인 운정신도시와 용산역간 전철 운행소용시간은 40분에 불과하다. 파주는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따라 대학 설립이 규제돼 자체의 지역 인재확보는 불가능하지만, 서울 지역 대학의 화학·금속공학·전자공학·기계공학 전공자들을 인재풀로 활용할 수 있다. 내년도엔 두원공과대학이 공장 인근 월롱면 위전리에 개교한다. LPL 직원의 연봉은 LG전자보다 많아 그룹내 최고수준을 보장받고 있다. 이 회사 파주총무팀의 허만복 부장은 “서울 지역 LCD 관련학과 재학생들 사이에 ‘파주로 가자.’는 구호가 취업목표이자 유행어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LPL은 지난해 3000명을 채용했고 올해도 비슷한 수준 이상의 인력을 채용할 예정이다. 서울에 인접한 지리적 이점과 산학지원 및 협력을 통해 우수 인재를 우선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공장 신축상황 정보전 치열 양측의 1단계 공장 신축이 진행되는 동안 서로 생산동의 배치와 신축 공정 진척상황 등 현장 정탐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LPL 관계자는 “삼성 탕정단지는 외진 곳에 위치한 반면 월롱단지는 외부에 노출된 위치여서 (현장 정보수집에)불리하다.”고 말했다.LPL의 경우 현장에 들어가려면 경기개발공사와 부지조성 공동사업시행자인 파주시청의 낯익은 담당자들도 일일이 출입증을 제시해야 하고, 단지내 외부인 사진촬영은 일절 금지시키고 있다. 삼성 탕정공장은 인구 50만명의 천안과 오는 2008년 이후 17만여명이 입주할 아산신도시를 배후도시로 두고 있다. 충남도는 국도 45호선과 연결되는 628번 지방도를 탕정단지가 완공되는 오는 2009년까지 2차선에서 4차선으로 확장할 예정이다. 국도 45호선은 경부고속도로, 평택·당진항과 서해안고속도로로 이어진다. 공업용수는 대청호 광역상수도를 공급받아 충당한다. 삼성은 탕정단지에 사원아파트를 세울 계획이다. 단지내에 중학교와 고교(충남외국어고)도 1개교씩 설립된다. LPL 월롱공장의 경우 서울을 잇는 자유로(낙하 IC로 진입)의 8차선 확장과 함께 군도 3호선이 현재 2차선에서 오는 6월 말까지 4차선으로 확장된다. 또 군도 5호선도 수도권광역 교통대책사업에 포함시켜 오는 2007년 6월까지 확장된다. 접경지역지원법으로 단지내 하수종말처리장 사업비 1740억원 전액이 지원되는 혜택을 받았다. 서인천 송전로∼신파주변전소∼LPL단지간 송전선로 11.72㎞가 35기의 고압송전철탑으로 연결된다. 팔당댐∼봉암정수장∼단지간에 하루 22만 2000t의 광역상수도가 공업용수로 공급된다. 파주 LPL은 오는 2008년 이후 50만 인구가 입주할 운정택지지구와 기존 금촌·교하택지지구, 일산신도시를 배후도시로 하고 있다.LPL은 금촌 등지에 300여가구의 아파트를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30만평 이상의 첨단산업체는 사원용 공동주택지를 선분양받을 수 있도록 입법예고된 택지개발촉진법에 따라 운정지구에 사원주택단지를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지역경제 기여도 ‘괄목’ 삼성 탕정단지중 1단지는 오는 2009년 완공,2단지는 2009년까지 부지조성이 완료된다.1단지는 오는 3월 1라인 가동을 시작한다.1라인은 1870×2220㎜짜리 LCD 6만장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1·2단지 모두 가동하면 연간 200억달러, 협력업체를 합치면 모두 800억달러의 생산효과가 예상된다. 삼성 직원 2만명과 협력업체 직원 2만명 등 4만명이 고용된다. 현재는 모두 5000여명이 고용돼 있다. LPL 월롱단지는 오는 내년초 1단계 공사를 마쳐 7세대 LCD 생산을 시작한다. 내년엔 1950×2250㎜ LCD 9만장을 생산할 계획이다.2010년쯤 단지내 공장이 풀 가동하면 연간 생산량이 25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고용효과는 2만여명, 이로 인한 인구 유입은 12만 5000명에 이른다. ●주민반발 민원 삼성의 탕정2단지와 문산읍 선유리와 당동리에 들어설 LG 협력단지 주민들이 보상가 불만과 환경오염, 주거지 인접 등을 이유로 환경단체와 연계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LG 공장의 전력공급용 고압송전철탑 경유지 지역 주민의 지중화 요구도 거세지만 최근 국민고충처리위원회는 주민이 제기한 소청을 지상설치계획의 타당성을 들어 사실상 기각한 상태다. 파주 한만교·아산 이천열기자 mghann@seoul.co.kr
  • [안동환기자의 현장+] 서울 성동전력소 지하전력구를 가다

    [안동환기자의 현장+] 서울 성동전력소 지하전력구를 가다

    긴장감에 어느새 몸이 굳어진다. 알지 못하는 장소에 대한 두려움이 팽팽하게 목덜미를 잡아끄는 순간 “산소농도 20.8% 안전합니다.”라는 다부진 목소리가 들려 온다.“자, 가자.” 20일 서울 성동구 마장동 한국전력 성동전력소의 송전용 지하터널 입구.‘허가자 외 출입금지’라고 쓴 푯말이 걸려 있는 철문을 열고 가파른 철제 계단을 조심스레 40m쯤 내려갔다. 지중(地中)전기원 장지원(35)씨와 김동국(38)씨가 산소 농도를 측정한다.18% 이하면 작업은 불가능하다. 마장동에서 경기도 남양주시 미금까지 16.7㎞에 걸쳐 뻗어 있는 지하 전력구. 지상세계의 어지러운 소음은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의 심연 속에 잠긴 듯하다.‘성동∼미금’구간은 단일 전력구로는 서울에서 가장 길다. 일반인들에게는 존재 자체가 알려지지 않은 서울의 또 다른 지하세계이다. 대한(大寒)인 이날 지상세계는 영하 7.8도, 체감기온 영하 12.5도로 동장군이 활개를 치고 있지만 터널 안은 23도로 초여름이다. 스웨터를 입은 등에서는 어느새 땀이 배어 나왔다. 직경 3.5m의 원형 터널은 끝이 보이지 않는 거대한 지하 회랑. 천장에는 1.5m 간격으로 형광등이 달려 있고 산소며 이산화탄소 센서와 화재 센서가 곳곳에 설치돼 있다. 양쪽 벽면에는 34만 5000V짜리를 비롯해 초고압 송전케이블 20여개가 자리잡고 있다. 문제가 생기면 서울이라는 거대도시의 4분의1이 마비될 수도 있다. 지상세계의 찬란한 빛도 실상은 캄캄한 지하세계가 있어 존속하는 것이다. 입사동기라는 장씨와 김씨는 11년째 지하터널에서 일해온 베테랑 콤비. 이들의 임무는 고압 송전선로와 각종 구조물의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것. 작업의 위험성 때문에 반드시 2인1조로 현장에 투입된다. 배낭 안에 든 장비는 이들의 생명줄. 소화기와 유독가스 속에서도 30분 동안 쓸 수 있는 5000㎖ 휴대용 산소통 2개, 산소탐지기와 전류측정기, 각종 공구와 표면온도계가 가득 들었다.660V의 전류를 막아주는 절연 장갑과 절연화도 필수품이다. 기자도 안전모와 절연 장비를 착용한 채 산소통을 들고 따라 나섰다. 34년째 터널 일을 해왔다는 소방석(55) 정비실장은 “터널에서 불이 나면 방화문이 자동으로 닫힌다.”고 설명했다. 할리우드 영화의 한 장면처럼 터널 속을 전력질주해 방화문이 닫히기 전에 탈출해야 한다는 뜻이다. 터널은 지하철 노선과 비슷하다. 출발점인 성동부터 신답∼동대문여중∼전농로터리 등 위치를 알려주는 표지판이 걸려 있다. 장씨와 김씨는 40리가 넘는 지하터널의 환기구와 각종 시설, 노선을 머릿속에 완벽하게 꿰고 있다. 지하터널의 지리를 모르면 만일의 사고가 났을 때 대처할 수 없기 때문이다. 터널의 바닥은 80㎝에 불과하다. 한 사람이 간신히 지날 수 있다. 작업을 하며 이동하기 때문에 1㎞를 나아가는 데 1시간쯤 걸린다. 평균 작업거리는 1주일에 25㎞. 탁한 공기 속에서 마스크를 쓴 채 하루 4시간씩 일하는 이들에게 터널은 두려운 일터다. 터널 안에서 초고압 송전선의 절연이 파괴되면 폭발하고 만다.500m 밖 맨홀이 들썩일 정도의 위력이다. 이 때문에 여러 갈래의 송전선이 합쳐짐에 따라 저항이 커지는 합류 지점은 표면온도계로 꼼꼼히 발열을 확인한다. 더 자세히 설명해달라고 하자 장씨는 “그런 상황은 생각하기도 끔찍하다.”고 손사래를 쳤다. 표지판이 ‘성동 기점 600m’를 가리키자 장씨는 활기찬 목소리로 “우리 머리 위로 청계천이 흐르고 있다.”고 설명한다. 대개 전력구는 지하철보다 10m 이상 아래에 만들지만 일부 구간에서는 전동차 소리도 들린다. 300m를 더 전진하자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린다. 터널 안 배수홈으로 맑은 지하수가 흐르는 것이다. 김씨가 전등을 비추며 수위를 확인한다. 벽면에 누수가 생기거나 지하수의 수위가 높아지면 초고압의 전류가 물줄기를 타고 지상으로 솟구칠 수도 있다. 지중전기원은 5분 대기조.24시간 가동되는 주제어시스템에서 이상 신호가 감지되면 한밤중에도 출동한다. 장시간 터널에서 작업하는 이들에게 ‘최고의 밥상’은 삼겹살. 삼겹살에 소주 한잔을 하지 않으면 목이 개운찮은 기분이란다. 그래도 장씨는 “남들이 못하는 일을 우리가 하고, 남이 안 하니까 내가 한다는 자부심이 크다.”며 웃었다. 성동에서 1140m 떨어진 ‘동대문여중’.1시간30분 만에 다시 지상으로 오른다.10층 높이의 계단을 오르다 신선한 공기가 느껴지는 순간 햇살이 보이기 시작한다. 환기구를 열어 머리만 빠끔히 내미니 주위로 행인들이 지나고 도로에선 자동차가 달린다. 김씨의 바람은 조금 엉뚱하다.“제발 취객들이 환기구에 토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자기 집 대문에 묻은 오물이 기분 좋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성동전력소에는 9명의 지중 전기원들이 모두 40㎞에 이르는 터널과 도로 2∼3m 아래 묻힌 38㎞의 지상 관로를 책임지고 있다. 지도상에도 존재하지 않는 서울의 거대한 지하터널은 그들에게 어떤 존재일까.‘너를 지켜 오직 이웃이 되고 싶을 뿐 그곳은 아름다운 별과 나의 사랑하는 창이 열린 길’(김현승 시인의 ‘플라타너스’)처럼 지중전기원으로 사는 인생의 또 다른 길이 아닐까. ■ 도움주신 곳 한국전력·서울전력구건설처·성동전력소 sunstory@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그래픽 강미란기자 mrkang@seoul.co.kr ■ 지하 전력구란 한국전력이 관리하는 ‘지하 전력구’는 ‘지하 공동구’와는 다르다. 지하 공동구가 통신·가스·수도·난방의 종합 운반로라면 전력구는 각 지역 변전소로 전력을 공급하는 단일 통로이다. 발전소에서 만들어진 765∼154㎸의 초고압 전력이 간다. 송전철탑의 역할을 대신한다고 보면 된다. 국내에서는 1974년 성동변전소가 처음 만들었다. 송전선로의 지중화에 따라 도시 미관을 해치고 자연재해에 노출된 송전철탑도 사라지고 있다. 현재 지하 전력구는 총연장이 337.8㎞에 이른다. 서울에만 134.2㎞의 지하터널이 있다. 부산·인천·대전·제주 등에도 지하 전력구가 달린다. 전국의 지중전기원은 74명이다. 우리나라의 지중화율은 8.3%로 100%인 싱가포르나 11.9%인 일본보다는 낮지만 1.1%의 미국이나 3.0%의 프랑스보다는 높다. sunstory@seoul.co.kr
  • 부패방지팀 가동 1년만에 ‘클린 한국전력’

    부패방지팀 가동 1년만에 ‘클린 한국전력’

    한국전력이 ‘깨끗한 회사’로 확 바뀌었다. 한전은 그동안 전기공사 시공업체와 각종 민원인을 상대하는 과정에서 금품수수 등 불미스러운 일이 적지 않았으나 지금은 말끔히 사라졌다. 부패근절을 위한 1년간의 ‘치밀한 작전’ 덕분이다. ●수년째 하위권에서 획기적인 변신 지방도시에서 전기시설 시공업을 하는 A씨는 지난해 초 한전의 지방사업소로부터 5000만원짜리 공사를 수주하면서 사업소의 중간 간부에게 200만원을 사례비로 전달했다. 지난해 설 명절을 앞두고 30만원짜리 선물에 30만원어치 상품권을 보태 선물한 적이 있다. 그런데 자신의 사업장 근처에 있는 전신주에 문제가 생겼다. 신고를 받고 나온 현장 직원이 신속한 처리를 대가로 웃돈을 요구했다. 그는 답답한 노릇이었지만 5만원을 건넬 수밖에 없었다고 한전 중앙본부의 부패실태 조사반에 털어놓았다. 그러나 이같은 부패 사례는 이미 옛일이 되고 말았다. 한전은 국무총리실 산하 부패방지위원회가 민원인 7만 5317명을 대상으로 2004년 공공기관 청렴도를 조사한 결과,1년 사이에 가장 많이 향상된 기관 1위로 선정됐다. 한전의 종합청렴도 점수는 10점 만점에 8.92점. 전년도에 비해 2.92점이 올라 향상도가 313개 정부부처·자치단체·공기업 등을 통틀어 가장 높았다. 청렴도 점수는 조사대상 평균보다 0.26점 높았다. 한전은 2003년엔 5.80점,2002년엔 4.47점으로 수년째 하위권을 맴돌던 처지에서 종합 4위로 올라섰다. ●투망식 부패방지 작전 한준호 한전 사장은 지난해 3월 취임 직후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깜짝 놀랐다. 한전이 해마다 실시하는 부방위의 청렴도 조사에서 바닥을 헤매고 있었기 때문이다.‘무슨 인허가 업무가 그리 많다고 이렇게 썩었단 말인가.’하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사정이 이런데도 직원은 부패의 실상에 대해 무감각한 모습이었다. 부패를 뿌리뽑지 않으면 회사가 망할 지경이었다. 한전은 전국 사업소에서 가장 청렴하다고 소문난 과장급 직원 18명을 뽑아 감사실에 배치하고 부패방지팀을 만들었다. 전권을 부여받은 18명은 1주일 동안 합숙하면서 아이디어를 짜냈다. 우선 의식을 바꾸고 제도를 보완하는 데 힘을 모으기로 했다. 전국 239개 사업장을 돌면서 1만 7000여명 전 직원을 대상으로 부패방지에 대한 정신교육을 했다. 소장급 간부 271명은 추가로 불러 거래업체와의 관계 등에 대해 별도교육을 했다. 일반 연수에도 부패방지 시간을 배정했고, 사이버교육도 수시로 했다. 이쯤되자 직원들의 입에서는 “부패라는 말만 들어도 소름이 끼친다.”는 말이 저절로 나왔다. 이어 청렴계약 규정을 만들었다. 이를 어긴 입찰업체에는 2년 동안 입찰자격을 제한했다.300만원 이상의 공사에 대해서는 전자입찰을 실시했고, 수의계약의 범위를 200만원 이하로 줄였다. 모든 공사에는 표준집을 만들어 그대로 시행하도록 했다. 표준집은 한국전기안전공사에서도 채택할 정도로 우수하게 만들어졌다. 부패방지 활동이 활기를 띠면서 부패에 취약한 업무에 대해 집중적인 감찰활동을 했다. 한전에서 부패에 취약한 업무는 신규 전기공사를 한 건물 등을 대상으로 한 사용전 점검 업무다. 한전의 인증이 떨어져야 전기계량기를 설치하고 전기를 사용하게 된다. 이 때문에 사업주들은 점검을 나온 한전 직원에게 1만∼15만원의 수고비를 주고 서둘러 인증을 부탁하곤 한다. 암행감찰반은 전국을 돌면서 4건의 부패현장을 적발했다. 부조리 신고전화에 신고하면 포상금도 지급했다. ●단돈 10만원에 목숨 걸지 말자 직원들도 변하기 시작했다. 높은 강도의 부패방지 교육이 효력을 나타냈다. 우선 ‘단돈 10만원에 목숨 걸지 말자.’라는 우스갯소리가 나돌았다. 회사는 직원들의 고소득을 보장하는 대신에 그에 걸맞은 능력과 품위를 요구했다. 이어 불우이웃돕기, 헌혈행사, 자원봉사 등을 사회공헌 활동에 적극 참여하면서 직원들도 ‘봉사참여의 즐거움’을 느끼도록 했다. 한 사장은 앞으로는 직원들이 글로벌 에너지기업에서 일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깨닫도록 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부패방지팀 관계자는 “기업부패의 폐해를 직원들 스스로 느끼고 깨닫게 함으로써 회사 방침 때문에 참여하는 것이 되지 않도록 치밀한 계획을 짠 것이 적중했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서해 관광명소로 변모 한국전력은 지난해 서해상에 세계적인 볼거리 하나를 만들었다. 인천광역시 옹진군 영흥도에 국내 최대용량의 화력발전소 2기를 지었고, 발전소에서 경기도 시흥까지 세계최대 규모의 해상 송전선로를 완공했다. 영흥발전소는 해마다 전력부족으로 공급 중단의 위험에 놓이는 수도권 지역에 차질없는 전력공급을 책임지게 됐다. 기존의 50만㎾급 화력발전소에 비해 출력을 60% 이상 향상시켜 국내 최대용량인 80만㎾급 발전소로 건설됐다. 그러면서도 연료는 석탄을 사용, 액화천연가스(LNG)에 비해 연료가격을 3분의1로 낮췄다. 연간 5873억원의 외화를 절약할 수 있게 됐다. 첨단공법으로 친환경시설도 잘 갖춰 1999년 착공 당시 온수 배출에 따른 해수온도 상승에 대한 주민들의 우려를 깨끗이 잠재웠다. 한국전력과 발전소 운영자회사인 한국남동발전은 1716억원을 들여 선제대교와 영흥대교도 지어 지역주민들로부터 대환영을 받고 있다. 영흥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을 수도권까지 공급하는, 세계에서 보기 드문 해상송전 선로도 일반인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발전소에서 대부도와 시화호를 거쳐 신시흥변전소까지 78㎞ 구간에 600m 간격으로 송전탑 137기를 세운 것이다. 대부도에서 바라보면 바다위에 일정한 간격으로 높이 솟은 탑이 장관을 이룬다. 해상구간 송전탑의 높이는 세계 최고인 170m에 달한다. 송전탑에 겹겹이 걸쳐져 지나는 전선의 길이는 자그마치 1900㎞로, 서울과 제주(452㎞)를 네번 왕복할 수 있다. 이같은 규모의 송전탑 건설을 아무나 할 수 없기 때문에 세계에 자랑할 만한 기술로 꼽힌다. 우선 송전탑의 간격이 일반 송전탑의 간격(350m)보다 훨씬 길다. 국내에서 처음 개발된 ‘고장력 내열전선’ 덕분이다. 또 태풍이나 지진, 파도, 염해 등 해상의 악조건에도 송전탑이 바다 속에서 끄떡없이 지탱할 수 있는 밑바탕에는 신공법과 특수자재의 역할이 크다. 시화호의 환경오염 방지를 위해 철 구조물의 겉은 모두 특수코팅 처리했다. 영흥발전소와 해상선로 건설은 5년4개월이나 걸린 난공사였다. 총 사업비는 2조 3174억원, 연간 작업인원만 275만명에 달했다. 그러나 발전설비의 효율성을 높이고, 해상을 관통하는 놀라운 건설공법으로 연간 9623억원의 외화를 절감했다. 한국전력 홍혁 홍보실장은 “한마디로 신기술 개발과 환경보호, 외화절약의 3박자를 모두 만족시킨 대역사(大役事)”라면서 “우리나라와 한전의 큰 자랑임에 틀림없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한준호 한국전력 사장 “공기업의 윤리경영은 이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의 생존이 걸린 문제입니다.” 한준호(59) 한국전력 사장은 요즘 공기업들 사이에 불고 있는 윤리경영과 구조조정 바람을 언급하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올해 초 부패방지위원회의 청렴도 조사에서 한전이 높은 평가를 받은 데 대해 “한전의 모든 가족들과 함께 축하받고 싶다.”며 뿌듯하게 여겼다. 한 사장은 이어 “한전은 수년 안에 글로벌 에너지그룹으로 발전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걸맞은 모습으로 변신해야 한다.”면서 “우선 윤리경영과 열린경영을 정착시켜 구태의 이미지를 벗는 것이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기업 이미지를 향상시키고 지역사업소에도 책임경영체제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사장은 최근 과장에서 부장으로 세 직급을 파격적으로 승진시킬 수 있는 권한을 사업소장에게 위임했다. 보건복지부가 정한 기초생활수급자 가구의 경우 2개월 이상 전기요금을 내지 못해도 혹서기(7∼8월), 혹한기(1∼2월)에는 일반 가구와 달리 단전을 하지 않고 있다. 한전은 지난 5년을 끌어온 전력산업 구조개편이 ‘배전(配電)분할 추진의 중단’으로 가닥이 잡히자 필리핀, 중국 등 해외사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 사장은 “한전이 현재 필리핀 전체 발전의 14%를 책임지고 있다.”면서 “세부(Sebu)섬에 지을 20만㎾급 화력발전소를 세계 신혼부부들의 관광명소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재임 중 그의 꿈은 중국 전역에 건설될 30기의 원전 사업을 한전이 주도할 수 있는 기틀을 세우는 것이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발목잡힌 인천 경제자유구역

    청라지구 경제자유구역을 개발하는 데 주변 환경시설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이들 시설을 이전하거나 정비하려면 1조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21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청라지구 541만평은 한국토지공사가 3조 5446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2008년 말까지 금융 중심의 국제업무 및 관광·레저기능을 갖춘 특구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그러나 청라지구 주변에는 위생처리장 등 각종 환경시설이 널려 있어 외국인 투자유치 및 부지조성 공사에 장애가 되고 있다. 토공은 우선 사업지구내에 있는 율도위생처리장은 240억원을 들여 이전을 추진하고 4개 라인의 고압 송전선로는 한국전력공사와 협의,3700억원을 들여 지중화한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청라지구 주변에 있는 환경시설.국가 기간시설인 수도권쓰레기매립지(602만평)나 복합화력발전소(31만평),서부지방산업단지(28만평) 등을 정비하거나 이전하기 위해서는 모두 1조 1000억원(추정치)의 엄청난 사업비가 투입돼야 하기 때문이다.인천경제청은 이 비용을 자체적으로 충당할 수 없는 만큼 중앙정부가 나서 해결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청라지구 주변 환경시설은 사업지구 밖이므로 정부나 인천시에서 주도적으로 정비 또는 이전을 해야 하나 엄청난 이전비용으로 어려움이 뒤따르고 있다.”며 “국가 차원에서 해결되지 않는 한 기간내 사업추진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