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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ATV 뉴미디어시대 초석 놓다(93문화계 결산:방송)

    ◎위성방송 디지털확정·방송구조개편 본격화/종교방송 지방국 선정… 지역민방 내년에/저질·선정적 프로 대응 시청자운동 활발 93년 방송계는 우리 방송사에 굵은 획을 그을만큼 획기적인 환경변화를 이룬 한해였다.우선 지난 81년이후 도입여부를 놓고 논란을 거듭해오던 종합유선방송(CATV)의 도입이 확정돼 20개 프로그램 공급업체가 선정되었으며 CATV방송국 및 전송망사업자도 연내 결정될 예정이어서 바야흐로 본격 뉴미디어시대에 돌입하는 전기를 맞이했다. 또한 그동안 디지털과 아날로그 두 전송방식을 둘러싸고 팽팽한 대립을 보여온 위성방송이 디지털방식으로 최종 결정됨으로써 95년 발사될 무궁화위성을 이용한 위성방송은 디지털방식으로 전송하게 되었다.그러나 공보처측은 방송준비 미비를 들어 상당기간 연기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어서 본격적인 위성방송이 개시되기까지는 적잖은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같은 방송환경의 변화는 방송구조 전반에 대한 재검토작업이 이뤄지게하는 지렛대역할을 했다.문민정부 출범초부터 조심스레 거론된 방송구조개편은 방송위원회 산하 「공영방송발전연구위원회」(공발연)와 방송개발원의 「2000년 방송정책연구위원회」가 구성되면서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지난달 공발연은 공영방송의 대개혁을 전제로 ▲KBS의 광고방송 폐지,경영위원회 신설,2­TV의 문화채널화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의 위상강화 ▲교육방송의 독립공사화 ▲방송위원회의 헌법기구화등의 개편안을 제시했다.그러나 이 시안에 대해서 각방송사들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서 방송구조개편을 둘러싼 논의는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기도 하다. 지역민방신설문제 역시 또다른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정부는 김영삼대통령의 선거공약사항인 지역민방 신설을 위해 부산,대구,광주,대전등 4개지역에서 사업자선정을 내년말까지 마칠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그러나 케이블TV와 위성방송의 개국이 예정된 상황에서 지역민방까지 가세할 경우 「방송사 과잉」이 우려되며,자칫 지역정보나 문화를 창달하는 매체로 기능하기 보다는 중앙사의 네트워크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만만찮아 귀추가 주목된다.이밖에 주한미군방송(AFKN)의 VHF채널2 환수문제는 정부가 「AFKN채널의 상업채널 불가원칙」을 분명히 함에 따라 수면아래로 잠복한 상태이다.또한 기존 종교방송의 지방망확충은 종교계 일각의 반발은 있었지만 불교방송이 부산·광주에,기독교방송은 춘천에,평화방송은 대구에 각각 지방국을 신설하는 선에서 지난 5월 일단락됐다. 한편 올해는 방송사간의 무한시청률경쟁으로 인한 방송의 저질·선정성 시비가 어느해보다 거셌고 이에 따른 시청자단체의 총체적인 감시활동도 두드러졌다.단적인 예로 서울YMCA등 40여개 시민단체들은 지난 7월7일 전국적으로 저질프로그램을 추방하기 위한 「TV끄기운동」을 벌이기도 했다.시청자시민운동본부가 주축이 된 이 운동은 적극적인 시청자상을 확립하고 시청자운동을 보다 대중화시켰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이와함께 방송위원회는 「추·동계 편성개편기준」이란 지침을 각 방송사에 시달,시청자권익을 위해 단순한 선언적 의미이상의 실천적 의지를 구체화했다.이를 계기로 방송3사는교양물을 확대하고 옴부즈맨프로를 신설하는등 자정움직임을 보이기도 했으나 방송품위 논쟁은 끊이지 않았다. 한편 올해 방송계는 14대 대통령취임,엑스포개최등에 따른 특별방송도 풍성했다.그러나 엑스포방송의 경우,일일 방송시간을 연장하고 특별취재팀을 파견하는등 열의를 보였지만 경험과 준비부족으로 기대만큼의 내실있는 방송이 이뤄지지않아 아쉬움을 남긴 한해이기도 했다.
  • 불우이웃돕기·신곡발표·앨범출판기념/송년 콘서트 잇달아

    ◎93사랑줍기…/소년소녀가장돕기 일환,전국 29곳 순회/93최희준…/10년만에 신곡발표… 제2가수인생 선언/「우리동네 사람들」 박종호·이은미·김광석도 저물어가는 한해를 마무리하는 의미있는 송년콘서트가 줄을 잇고 있다.12월 한달을 「공연의 계절」로 만들고 있는 이들 콘서트는 불우이웃돕기 자선무대에서부터 옴니버스 콘서트,릴레이 콘서트등 색다른 형식의 공연에 이르기까지 구색을 갖추고 있어 한층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불우이웃돕기 공연으로 우선 주목되는 것은 「93사랑줍기,사랑의 콘서트」와 「93최희준 콘서트」.이 가운데 「93사랑줍기…」는 전국의 불우소년소녀가장을 돕기위한 행사로 지난 3일 광주공연을 개시로 전국 29개 지역을 순회,31일 서울무대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한국어린이재단의 적극적인 후원으로 마련되는 이번 공연은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야외광장이나 공원등 트인 공간을 무대로 출연진과 관객이 함께 호흡할 수 있는 화합의 장으로 꾸며지는 것이 특징.각지방 행사현장에서 가두모금한 금액은 모두 한국어린이재단 지부를 통해 불우소년소녀가장들에게 전달된다.변진섭 조갑경 김원준 김상아 손무현 김태욱 라종민등 국내 정상급 인기가수들이 사랑의 전령사로 나서며 탤런트겸 국회의원 최불암이 특별출연한다. 중견가수 최희준이 11일(하오7시30분) 하얏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자선공연을 갖는다.작년에 이어 두번째로 열리는 이번 공연은 수익금 전액이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쓰여지며 오랜만에 갖는 신곡발표회란 점에서 각별한 의미를 지닌 무대.최근 팬클럽 성격의 후원회도 결성,제2의 가수인생을 선언한 그는 이번 공연에서 10여년만에 신곡「스잔나」(박건호 작사,김영광 작곡)등을 발표하며 크리스마스 캐럴,팝송도 부르는등 다채로운 면모를 보인다.특히 이번 콘서트에는 곽규석목사와 「함께 가실까요」「부모」등의 히트곡을 낸 가수 유주용등 그리운 얼굴들이 대거 참여할 예정이어서 눈길. 20∼30대 직장인들로 구성된 그룹「우리동네 사람들」이 12일까지(금·토요일 하오 4시30분·7시30분,일요일 하오3시·6시)동숭동 학전 소극장에서 이색무대를펼친다.「우리동네 사람들」은 노영심,강승원,유준열등 기성 연예인들 외에 은행원,광고회사 직원,동시통역사등 각양의 직업인들로 이뤄진 건전가요부르기 노래모임.이번 공연에서는 샐러리맨의 일상,대도시에서의 인간소외등 주제의식이 뚜렷한 노래들을 주로 선보인다.서유석 이문세 김창완 한동준등이 우정출연한다. 또한 복음성가 가수 박종호가 자신의 7집앨범「HYMN2」출반기념 콘서트를 10·11일(금요일 하오7시30분,토요일 하오4시·7시30분) 남산 숭의음악당에서 갖는다.가스펠과 대중가요의 꾸준한 접목을 시도해온 그의 이번 공연에는 러시아의 상트 페테르부르크 심포니오케스트라 소속 4중주단등 세계 유수의 연주팀들이 화음을 맞출 계획이어서 화제를 증폭.이밖에 그룹「신촌블루스」출신의 여성보컬리스트 이은미가 11,12일(하오3시·6시) 계몽아트홀에서 자신의 첫 콘서트를,발라드풍의 신곡「사랑이라는 이유로」등으로 인기를 얻고있는 김광석은 12월 한달간(평일 하오4시·7시,토·일요일 하오3시·6시) 「마당 세실」극장에서 자신의 노래생활10년을 되돌아보는 결산무대를 갖는등 송년가요계는 어느때보다도 뜻깊는 행사로 채워지고 있다.
  • 한독시계 대우자에 합병

    시계전문 생산업체인 한독(자본금 1백80억원)이 대우자동차판매(자본금 1천억원)와 합병한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한독은 대우자판과 합병을 검토중이라고 공시했다. 한독은 30만평 규모의 송도 매립지중 15만평을 95년부터 2000년까지 유원지를 개발할 계획이었으나 자금난으로 어려움을 겪자 자동차 수출확대를 위해 항만부근에 야적장을 확보해야 하는 대우측과 이해가 맞아 합병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 “작은 차를 탑시다” 캠페인/서울역 앞서 경차보급촉진 서명대회

    ◎보급 30%땐 유류 연8천억 절약/한국 3% 불과… 일·이는 36∼50% 「작은 차를 탑시다」 경차타기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다. 「경자동차 저변확대 추진본부」(본부장 황진수)는 17일 낮 서울역 앞에서 경차보급 촉진을 위한 서명대회(사진)를 갖고 대정부 건의문을 채택했다.건의문과 55만명이 서명한 서명록은 청와대와 국회 등에 전달된다.소형차를 몰고 다니는 성우 배한성씨와 송도순씨도 캠페인에 참석했다. 이들은 건의문에서 『에너지 절약과 교통체증 및 주차난 완화를 위해 경차보급이 절실함에도 정책지원이 미흡하다』고 지적하고 ▲1가구 2차량 중과세시 경차 제외 ▲고속도로 통행료와 자차료의 차등적용 ▲경차의 공채매입 의무 폐지 등을 주장했다. 8백㏄급 경차는 1ℓ에 24.1㎞나 달려 1천5백∼2천㏄급에 비해 기름이 절반 내지 3분의 2밖에 안든다.중형차 1백대를 주차하는 곳이라면 경차를 1백80대나 세울 수 있다.경차보급률이 30%가 되면 연간 유류절감액이 무려 8천억원이나 된다. 그러나 국내 보급은 생각보다 저조하다.기아경제연구소가최근 낸 보고서를 보면 91년 4월 선보인 대우의 경승용차 티코는 한때 월 7천대 이상 팔려 시장점유율이 9.6%까지 올랐으나 올들어선 4천대 정도로 떨어져 10월 현재 3.2%이다.일본과 프랑스는 36%,이탈리아는 50%이다. 연구소는 『무이자 할부판매 경쟁으로 승용차값이 실질적으로 내려 경차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진 때문』이라며 『일본에 비해 경차의 세금이 비싼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일본은 소비세와 취득세를 차량가의 3%씩 부과하나 우리는 특별소비세 10%와 취득세 2%,지하철공채 4%,등록세 5%를 낸다.일본은 이외에도 주차료와 보험료,도로통행료를 일반 승용차보다 적게 물린다.
  • “10만한인 지위향상에 최선”/김창근 초대 주카자흐공대사

    ◎CIS 최대 자원보유국… 경협 전망 밝아/「고려일보」중심 한민족 정체성강화 주력 『92년 1월 첫 외교관계를 수립,양국관계가 일천한만큼 두 나라간 유대강화와 특히 10만8천명에 달하는 한인들의 지위향상에 힘쓸 생각입니다』. 오는 10일 초대 카자흐공화국대사로 부임하는 김창근(57)주러시아공사는 양국 이해증진을 취임 첫 과제로 삼겠다고 말했다.김공사는 또 카자흐가 구소련 최대 자원보유국임을 감안,우리 경제와의 보완성이 높아 경협증진 가능성이 아주 밝다고 전망했다. ­현재 우리 기업의 진출현황은. ▲삼성·한국화약·대우·현대·대연모방 등 5개 기업이 진출해있으나 본격활동은 아직 없다.하지만 카자흐는 크롬 매장량이 구소련 전체의 90%,납·텅스텐·구리는 50%,양모는 25%를 생산하는 CIS(독립국가연합)내 최대 자원공급국이다.특히 카스피해 유역의 텡키스유전은 석유매장량이 세계 최대규모인 90억 배럴에 달한다.우리 기업들로서는 이 나라의 자원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필요가 있다고 본다. ­스탈린때 강제이주당한 중앙아시아한인들의 본거지이기도 한데 교민업무는 어떻게 펼 방침인지. ▲한인들이 소수민족으로서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힘쓰겠다.알마아타에 설립된 한국교육원과 특히 한글신문인 고려일보를 중심으로 한인사회의 정체성을 강화시키는데 주력하겠다.중앙아시아의 다른 지역과 달리 카자흐는 소수민족에 대한 차별이 심하지 않고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이 특히 한인들에 대해 호감을 갖고 있다.알마아타에서는 조만간 한국어 방송도 시작될 예정이다. ­카자흐가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의 처리가 국제적인 관심사가 돼있는데. ▲대륙간 탄도미사일인 SS­18 1백여기를 보유,탄두수만 1천개 이상에 이르는 것으로 안다.하지만 지난 10월 크리스토퍼 미국무장관 방문때 이 핵무기들을 모두 폐기키로 양국이 합의한만큼 이 문제는 조만간 해결되리라 믿는다.카자흐는 CIS내에서 국내정치가 가장 안정돼 있고 러시아와의 관계 또한 무난해 조만간 중앙아시아지역에서 정치·경제의 중심역할을 할 것이 확실하다. ­우리나라와는 지리적으로 모스크바보다 가까운 이점이 있는데. ▲한중항공협정만 타결되면 서울에서 북경·알마아타·모스크바를 경유,유럽으로 가는 길이 2시간 이상 단축된다.양국간 관계증진의 토대를 닦는데 진력할 생각이므로 특히 업계에서 관심을 갖고 진출해주길 바란다.
  • 피아니스트 백낙호씨(이세기의 인물탐구:38)

    ◎음악혼 불사르는 건반의 마술사/풍부한 예술감각·정상의 기량으로 청중 매료/연주회 2백여회… 베토벤곡 “환상적 해석” 평가 「스위스 루체른호에서 달빛을 받고 일렁거리는 조각배」. 이는 베토벤 월광소나타를 듣고 19세기 유럽시인들이 평한 찬사다. 한번 귀기울이기 시작하면 그곳에 흠뻑 빠지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현란한 음의 희롱과 꿈결같은 멜로디,우울과 불안과 기대와 사랑에 눈먼 쓰라림을 극복하려는 듯 4분의 4박자 프레스토는 걷잡을 수 없는 파도처럼 몸부림친다. 피아노의 거장 프란츠 리스트는 「사람의 혼을 조용히 일깨우는 아다지오 소수테누토와 격정의 프레스토 사이에서 행복감을 노래하는 제2악장」을 향해 가라앉은 분위기의 리타르단도와 점점 거세지는 크레센도의 「두개의 심연속에 놓여진 꽃」 또는 이 둘 사이의 「금빛 가교」에 비유하기도 했다. 백락호의 「월광」은 좀 더 영롱하다.처음엔 구름을 헤치고 활짝 드러낸 얼굴처럼 눈이 부시리 만큼 한점 티없이 휘황찬란하다.절제된 감정과 은은하고 환상적인 녹턴(야상곡)의 분위기는 듣는 이의 가슴을 진주 타래로 꾸며준다.그러다가 차츰 음 하나하나가 생동감있게 연결되고 종장으로 치닫는 속도가 거세지면서 달빛은 산산조각 분쇄되어 폭우로 퍼붓는다. ○확신에 찬 두들김 그의 연주는 어느 경우에도 애매하다든가 모호한 감은 찾아볼 수 없다.간혹 화창한 봄날의 청람같은 무드가 느껴지는가 하면 확신을 가지고 두들기는 건반은 청중에게 안심과 안도를 안겨준다. 음악평론가 이강숙씨는 그의 베토벤 연주는 「음악의 혼을 불러일으키는 듯한 화성적 배경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 남다르다」고 말한다.음악적 진실에 과장이 없고 음악의 상을 명확하게 부각시킨다는 것이다. 그의 연주는 그만큼 설득력이 강하다.한치의 오차없이 음색의 변화에 깊이 파고들어 곡의 완성과 함께 벅찬 감동과 품위있는 여운이 깃들어 있다. 그가 연주하지 않은 피아노곡은 거의 없다.모차르트에서 베토벤,베버와 슈베르트 멘델스존 쇼팽 차이코프스키 스크리아빈에 이르기까지 지난 45년간 그가 애정과 정성을 쏟지않은 곡은 없다고 할 수 있다.그중에서도 베토벤과 피아노의 시인 쇼팽의 해석은 「환상적 경지」란 평을 듣고 있다. 「노워크 아워」지의 에드워드 버가미니나 그와 두차례나 협연한 바 있는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벌 세노프스키도 「어느 한 대목에도 허점이 없이 면밀한 주의력과 힘찬 핑거레이션」에 감탄한 바 있다. 대부분의 연주가들이 그런 것처럼 그도 5살때부터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다. 서울 가회동에서 의학박사 백태성씨(고)와 조은희여사(86)사이의 5남4녀중 장남으로 출생.외과의사인 부친은 플루트를 직접 연주하고 집안은 언제나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분위기였다. 그는 병원에서 큰 수술이 있으면 시술하는 것을 눈여겨 보기도 했지만 폴란드의 작곡가이며 피아니스트인 파데레프스키가 연주하는 베토벤의 월광에 호소하는 듯한 천상의 소리와 엘먼의 달콤하고 매력적인 바이올린 선율에 매료되어 장차 음악가가 되겠다는 꿈을 키웠다. 부친은 의사가 되기를 원했으나 장남이 음악에 심취하자 파데레프스키가 빈의 거장 레세티츠키 밑에서 피아노를 사사하던 이야기,베를린파리 런던 뉴욕에 진출하여 세계 최고의 피아니스트가 되기까지의 입지전을 들려주기도 했다. 그때부터 단 한번의 회의나 갈등없이 그는 음악의 길로만 똑바로 걸어왔다고 말한다.『음악은 이미 숙명이며 나의 생애였기 때문에』 그는 어떤 곡에도 당황하지 않는다.수많은 평자들이 한결같이 말하는 것처럼 「확신에 찬 두들김」으로 청중의 가슴을 정확하게 두들길 뿐이다. ○음악을 숙명으로 75년 대구 영남대가 강당을 새로 짓고 그를 초청했을때 연주회가 시작되자마자 불이 나간 적이 있었다.그날의 첫 곡은 슈만 피아노 협주곡 2번. 빠른 템포의 알레그로 비바체로 힘찬 화음에 이어 제1테마가 나타나기도 전에 불이 나간 바람에 장래가 술렁거리는 중에도 그는 아름다운 안단티노에서 스케르초와 프레스토까지 17분의 연주를 완벽하게 끝냈다.물론 다음곡 다음곡에서도 불이 들어오지 않아 촛불이 출렁거리는 속에서 연주를 진행해나갔고 어느때보다 뜨거운 박수를 받았으나 그는 「연주자를 믿는 청중의 태도」에 박수를 되돌렸다. 지난해 런던 비숍스게이트홀에서의 피아노 독주도 마찬가지다.무소르그스키 「전람회의 그림」연주중에 어디선가 벌이 날아들어 아무리 피아노를 두들겨도 그의 왼쪽 손등에서 도무지 움직이지 않았다.벌에 쏘일 경우 손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을지도 모르지만 그는 오로지 연주에만 몰두했다.청중은 이를 알리 없었고 그의 매니저인 찰스 핀치씨만이 이 사실을 알고 발을 동동 굴렀다.그리고 그의 끈질김과 인내심과 암보에 감탄했다. 백낙호씨는 온화하고 겸허하다.정중하고 진솔한 성격으로 좀체 희비의 높낮이를 드러내지 않는다.다만 음악에서만은 좀더 공부하고 싶은 갈망에 목말라 했으나 유학의 길은 손에 닿지 않았다. 부친은 개성에서 경북등 도립병원으로 전전하는 월급쟁이에 불과했고 형제가 많은데 외국유학까지 가겠다는 말은 차마 할 수 없었다. 그런 그에게 뜻하지 않은 행운이 날아들었다.당시 미국대사관부영사이자 아마추어 첼리스트였던 마이클 베이츠가 그의 독주회에서 베토벤 「비창」과 「열정」을 듣고는 예일대 장학생으로 추천해준 것이다. 베토벤은 이처럼그와 인연이 깊다.후에 빈 교향악단의 지휘자 쿨트 뵈스와도 바로 「월광」연주가 계기가 되어 「황제」협연이 이루어졌다.그는 서울대를 졸업했지만 53년 예일대에서 1학년부터 다시 시작했다.그러나 크나이젤 하계 음악학교에서 아튀르 발삼교수를 만나 사사하고 예일대 관현악단과 협연을 하게 되기까지 그는 「참으로 많은 고생」을 해야만 했다. 낮에는 학교공부와 시간강사 피아노조교로,밤에는 접시닦이와 청소 아르바이트 그리고 새벽엔 연습등 예일에서의 6년은 인생의 전환이 될만큼 슬픔·고뇌·가난으로 점철되었고 비로소 뉴욕 줄리어드로 진출하면서 그의 앞길에 연분홍빛 서광이 비치기 시작했다. 첫번째 행운은 음악도의 선망인 에델마커스교수에게 지휘법·실내악·피아노문헌을 공부한 일이고 폴 주코프스키와의 줄리어드정기연주 협연,타운홀 WQXR(뉴욕FM)방송국에서의 독주회,그리고 잊지못할 일은 정명화·경화자매의 줄리어드 입시때 피아노반주를 맡은 일,루빈스타인·리히터·하이페츠연주와 뵈링의 마지막 「토스카」를 본 것이다. 그리고 계속해서 행운은 이어져 모교인 서울대가 그를 교수로 불러들였고 귀국독주회에서 특유의 베토벤 「열정」소나타 바하 「파르티타」 쇼팽·스크리아빈·드뷔시를 고루 선보여 유한철·박용구·김형주등 국내 평자들로부터 「진실한 예술성」 「세련된 의지」 「맑은 쾌감」 「콘서트 피아니스트로서의 탁월한 테크닉」등의 화려한 평에 휩싸였다. 그해 KBS의 인기아나운서이던 이정희씨를 만나 결혼,1남2녀가 모두 빈음대 졸업후 음악가가 된 것도 행운의 하나다(장녀 혜영씨는 KBS 교향악단 제1바이올리니스트,차녀 혜선씨는 뉴서울 필하모니 첼리스트,아들 정엽씨는 빈음대서 피아노 전공후 연구과정중). 그는 요즘도 새벽5시에 일어나서 예일대 줄리어드 음대시절과 똑같이 연습에 임하고 있다.75년이후 런던 심포니 매니저인 찰스 핀치씨와 계약되어 동남아·유럽연주 스케줄을 짜기 때문에 그는 교수와 연주활동을 적절하게 누릴 수 있게 되었다.따라서 하루 2시간씩의 매일 연습으로 해외연주 서울 지방연주 협연 등에 대비하고 있다.음악없이 어떻게 살 수있었을까.그는 피와 살과 그를 구성하는 세포하나까지도 음악으로 이루어졌음을 부인하지 않는다.입속에서 한소절의 허밍만으로도 벌써 몸속에 희열과 의욕이 용솟음치는 것을 느낀다. ○7년만에 독주회 91년 학교와 연주외에 모처럼 IMC(국제음악협의회)한국대표로 참여,지난 제25차 총회에서 동양권에서는 처음으로 임기 6년의 집행위원에 피선되었고 한달에 한번씩 예일대 재경 동문회 조찬에 나가는 정도.술은 맥주 한두잔에 애연가.선배인 전봉초,동료 이남수씨 등과 전람회장,연주회장 등에 얼굴을 내밀기도 한다. 그는 수많은 지방연주 해외연주 협연등 2백여회의 연주에도 불구하고 지난봄 호암아트홀서 7년만의 서울 독주회를 개최,그날의 「월광」소나타는 세월이 갈수록 영롱함과 격정이 진하여 피아노의 칸타빌레는 한층 우아하고 리타르단도와 크레센도는 정열의 다이내믹스로 절정을 이루었다. 마침내 그의 월광은 산산조각으로 분산되었고 청중도 연주자도 달빛의 폭우에 흠뻑 젖어 한동안 침묵에서 헤어 나올줄을 몰랐다.내년이면 대학교수 정년,그의 예술의 열정시대가 아마도 그때부터 막을 올리게 됨을 예고하고 있었다. □연보 ▲1929년 서울 출생 ▲1946년 개성 송도중 졸업 ▲1946년 서울대음대 입학 ▲1949년 서울대 음대관현악단 협연으로 「신인연주회」데뷔 ▲1950년 6월24일 백낙호 피아노 독주회(서울시공관) ▲1950년 해군교향악단 입단 ▲1952년 서울대 음대 졸업(김원복 윤기선사사) ▲1953년 서울대 강사·도미 ▲1957년 예일대 음대 졸업(예일대교향악단협연) 아튀르 발삼 사사 ▲1958년 예일대 음대대학원 졸업·예일대 강사·에델마커스 갈라미안 사사 ▲1962년 줄리어드 음대 연구과수료·줄리어드 정기연주회협연 ▲1962년 뉴욕 타운홀에서 피아노 독주회 ▲1963년 귀국 서울대 음대 재직 ▲1963년 서울시공관서 귀국독주회 ▲1964년 KBS교향악단과 협연(베토벤 피아노협주곡 5번 황제) ▲1972년 대북 시립교향악단과 협연 ▲1972년 싱가포르에서 피아노 독주회 ▲1975년 빈교향악단과 협연,쿨트 뵈스지휘 ▲1975년 하와이대학서 피아노 독주회 ▲1976년 방콕서 피아노 독주회 ▲1977년 빈교향악단과 협연·서울시향협연(홍콩 시민회관)·말레이시아시향 협연(콸라룸푸르)·국향협연(국립극장) ▲1978년 방콕·싱가포르 피아노 독주·일본 도쿄교향악단 협연 ▲1979년 하와이대학서 피아노 독주회 ▲1980년 빈 교향악단과 협연·핀란드시향협연(81년)·미시간에서 피아노 독주회(82년)·빈교향악단·핀란드교향악단·서울시향협연(84년)·영국 아바딘 음악제서 서울대음대교향악단과 연주(85년)·KBS교향악단과 서울 수원 부산 인천 연주·대전 협연(87년)등 협연·해외독주등 2백여회 ▲1987년 서울대 음대 학장·LA심포니·춘천시향협연·이탈리아 우르비노 하기 국제대학초빙교수(88년)·KBS교향악단과 데뷔 40주년기념 연주회(89년)·이탈리아 페사로 하기음악제초빙교수(90년) ▲1992년 영국 런던 비숍스게이트홀서 피아노독주회및 런던음악제 초빙 교수 ▲1993년 3월 서울 호암아트홀서 피아노독주회및 부산 대구 대전서 독주회 서울대 음대 교수·IMC(국제음악협의회)한국대표(91년이후)한국음악협회 부이사장·한국 피아노 학회 회장·IMC 집행위원 대한민국 문화예술상·80년 올해의 음악상(음협제정)·「월간음악」상·영창음악상·예술대상(예총)
  • 비서실 옥상의 접시안테나(청와대)

    새정부 들어 청와대 비서실 옥상에 위성방송 수신을 할 수 있는 파라볼라 안테나가 새로 설치됐다. 10여년전부터 고급 아파트창가에 동요속의 우산처럼 「나란히 나란히…」걸려 있는게 파라볼라 안테나다.그럼에도 국정전반을 총괄,대통령을 보좌하는 청와대비서실엔 외국방송을 청취할 수 있는 시설이 하나도 없었다면 믿기지 않겠지만 사실이었다. 지금 청와대 비서실은 위성방송안테나를 통해 일본 NHK­TV와 영국 BBC­TV,홍콩 스타 TV뉴스를 시청하고 있다.중요 국제뉴스를 비서실 스스로 체크하고,소관부처의 보고전에라도 이뉴스가 대통령집무실 책상에 올려지고 있다. 파라볼라 안테나 하나에 전선을 연결시켜 비서실 전체에 전파를 나눠주고 있다.때문에 설치비라고 해봐야 1백만원 안팎이다.그럼에도 이같은 작은 변화가 청와대 비서실 직원들의 의식구조에 끼치는 영향은 심대하다. 청와대 스스로가 국제화·세계화로 가는 작은 몸짓이라해도 좋을 것 같다. 파라볼라 안테나를 세워야 한다고 주장한 곳은 공보비서실이었다.우연찮게도 공보비서실의 비서관 대부분이 외국유학이나 연수를 해본 경험을 갖고 있다.이경재 공보수석이 미국 연수중에 김영삼당시 민자당대통령후보의 요청을 받아들여 후보진에 합류했던 것은 잘알려진 사실이다. 한 관계자는 이에대해 『청와대 비서실에 외국방송을 청취할 수 있는 시설이 없다는 게 믿을 수 없었다.별일 아닌 것 같지만 세계가 한나라가 된 시대를 살면서 대통령을 보좌하는 기구에서 외국방송도 안보고 있다는 것은 심각하다면 심각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경호실 사람들은 자기들끼리 이야기할 때 「총잡이」이라고 부른다.약간은 자기들의 신체의존적 직업을 폄하해서 농담삼아 부르는 경우다. 그런 경호실 직원들이 종합상사 수준의 외국어 실력을 가지려하고 있다.청와대가 국제화시대에 적응해가려는 두번째 움직임이다. 박상범경호실장이 취임한 이후 영어한가지라도 확실하게 구사하게 하라는 지시가 내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따라 경호실은 매학기당 10명 내외의 직원을 선발해 국내에서 외국어 연수 전문코스가 있는 대학에 위탁교육을 실시하고 있다.선발은 위에서 누구 누구를 꼽아서 보내는 게 아니라 자체 경쟁을 통해 선발한다.내부 경쟁이 치열하다. 상당한 직원들이 외국어학원을 다니면서 내부선발에 대비하고 있다.직책상 학원을 다니기 어려운 사람들은 개인지도도 받고 있다.6개월의 외국어 연수코스를 다녀오지 못하면 승진등에서 불이익이 주어진다.경호실직원들이 안달복달하는 중이다. 나라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경호실이 외국에 나가거나 외국의 원수가 방문하는 횟수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어느 경우나 원활한 경호업무 수행을 위해서는 외국어 교육이 필수적이다. 특히 대통령 경호는 갈수록 고도화되고,또한 가상위협도 지능화되는 추세다.경호실직원들의 외국어구사 능력은 특공무술이나 사격솜씨에 못지않게 구비돼야할 중요한 기능이 되고 있는 것이다. 청와대 비서실이나 경호실이 권부로서 각부처에 호령만하고 정치만하는 집단이 아니라 고도의 전문집단으로 변화할 가능성을 미리 짚어보게 된다.
  • 반옐친 시위대 1만여명 시 청사 장악/모스크바 비상 선포

    ◎도심 곳곳 총성… 유혈사태/장갑차 탄 군중 방송국 탈취 기도/“옐친,군 완전 통제”/대통령대변인 【모스크바 외신 종합】 반옐친 시위대가 3일 보수파 지도자들의 총궐기 지시에 따라 모스크바 시 의사당과 시청사 일대에서 진압경찰을 몰아내고 시청사를 강제 점령하는등 보리스 옐친 대통령의 의회해산 포고령 이후 최악의 폭력과 혼란상태가 빚어지고있다. 옐친 대통령은 시 청사가 시위대에게 점령당하는등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즉각 모스크바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사태 수습에 나섰다. 약 1만5천명의 시위대들은 경찰의 저지선을 뚫고 최고회의(의회)앞 자유광장에 집결,인근의 모스크바 시청사를 점령했으며 경찰 병력의 방관 속에 시위대를 태운 장갑차가 TV 방송국으로 향하는등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특히 알렉산드르 루츠코이 전부통령은 옐친의 친위부대들이 사태발생이후 22명을 살해하는 등 무자비한 폭력을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시위대들에게 시청과 TV방송국 등 정부기관들을 공격,점령하라고 촉구했으며 군중들은 곧바로 자유광장에서 2백여m 떨어진 시청사로 난입했다. 청사는 그동안 의사당 주위를 봉쇄해온 내무부소속 보안군의 현장 사령부로 사용돼왔으며 청사를 지키고있던 병력은 시위대의 난입과 응사가 시작되자 방어를 포기하고 후퇴하기 시작했다. 한편 모스크바시 외곽 CIS TV 방송국 주변에서 총성이 들리고 있다고 모스크바 라디오가 3일 보도했다. 이같은 보도는 보리스 옐친 대통령에 반대하는 무장병력들이 수대의 트럭에 분승,장갑차 3대와 함께 이 방송국을 향해 출발한 뒤 나온 것이다. 보리스 옐친 러시아대통령은 반옐친 시위대의 폭동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내 모든 군부대를 통제하고 있다고 대통령 대변인이 3일 말했다. 이 대변인은 옐친이 상황을 통제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어떤 경우에든 그는 군을 완전 통제하고 있다』고 답했다. 시위대와 경찰과의 충돌과정에서 수명이 사망하고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방송 송출탑 점령 【모스크바 로이터 연합】 루슬란 하스불라토프 러시아 최고회의의장은 3일반옐친 시위대가 모스크바의 TV 방송 송출탑을 점령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의 주요 TV 방송 전파를 내보내는 『오스탄키노 송출탑을 이미 점령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이같은 주장은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모스크바의 TV방송도 중단되지 않고있다. ◎옐친,크렘린 도착 【모스크바 AFP 연합】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은 3일 모스크바에 비상사태를 선포한 뒤 하오6시20분께(현지시간) 헬기를 이용,크렘린궁에 도착했다. 한편 대통령 경호실의 한 대변인은 옐친에 대한 신변보호가 강화됐다고 밝혔다. ◎군,모스크바 진입 【모스크바 로이터 연합】 모스크바시 중심가의 의사당 인접 지역 시 중심가 순환도로상에 3일 탱크와 병력을 실은 군트럭이 나타났다고 한 TV 기자가 전했다. 보리스 옐친 대통령의 의회해산 포고령으로 정정 불안이 계속된 지난 10여일간 모스크바 시가지에서 탱크가 목격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 송종의 대검차장(신임 검찰수뇌7인 프로필)

    ◎다방면 해박… 슬롯머신사건 처리 「송도사」로 불릴 만큼 다방면에 걸쳐 해박하다.매사에 철두철미하고 불의를 보면 못 참는 성격.수원과 부산지검에 근무할 당시 난폭운전자를 사무실로 데려와 운전자와 합의아래 곤장을 친 유명한 일화를 만든 장본인이다. 서울지검장으로 있으면서 슬롯머신사건을 파헤쳐 수사능력을 인정받았다. ▲서울출신·52세 ▲서울대법대졸·사시1회 ▲서울지검특수부장 ▲법무부기획관리실장 ▲대검강력부장·대검중수부장
  • 도시의 새들(외언내언)

    이청준의 소설 「잔인한 도시」에 보면 감옥에서 출감하는 죄수들이 새를 사서 방생하는 장면이 나온다.새장수의 초롱에 갇혔다가 창공을 향해 비상하는 새들의 자유는 마치 나의 자유와 해방처럼 흐뭇하고 즐겁다. 주인공은 새들이 팔려서 새들의 고향인 공원 숲쪽으로 날아가는 광경을 지루한줄 모르고 지켜보게 된다.그러다가 그날밤 우연찮게도 새를 팔던 젊은이가 공원안으로 들어가는 것과 뜻밖의 광경을 목격한다.공원에 들어선 젊은이는 나뭇가지 위에다 갑자기 플래시를 확 비추고는 거기에 졸고 있는 새들을 마치 열매 따듯 사냥해 내리는게 아닌가.새들은 눈먼것처럼 젊은이의 손안에 꼼짝없이 잡혀버린다. 요즘 유리창으로 된 대도시 빌딩에 부딪혀 새들이 때아닌 수난을 겪는 모양이다.한국조류보호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한달동안 서울시내 고층빌딩을 들이받아 상처를 입은 새만도 40여마리.대부분 날씬한 몸매와 빠르고 날카롭기로 소문난 우리의 텃새로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며 소쩍새도 포함되어있다.새들은 시속 1백여㎞로 쏜살같이 하늘을 날다가 장애물임을 알고 급선회를 시도하지만 그만 머리를 부딪혀 현장에서 즉사하거나 날개를 다친다.하긴 옛날 율거의 황용사 노송도에도 날아들 정도이니 유리창에 비치는 구름과 하늘에 새들이 속지 않을수 없을 것이다. 이청준의 「새」는 결국 밝은 불빛에 눈이 부셔 날지못한 새가 아니라 새장수가 죽지 속깃을 잘라내는 바람에 멀리 날지 못하고 근처 공원에 머물다가 다시 잡혀 팔리는 새였다.새깃을 잘라 날지못하거나 도시의 높은 벽에 부딪혀 날지못하기는 도시의 잔인함에 있어 마찬가지다. 새는 참으로 예민하다.계절따라 울음도 달라지고 환경이 변하면 목쉰소리로 노래를 부른다고 한다.서울에 이런 텃새들이 있는건 아직은 서울의 환경이 살맛난다는 증거다.새들에게 「잔인한 도시」가 되지 않게 이를 보호하는 방법을 연구해 봐야겠다.
  • 인천 맥아더동상 옮긴다/자유공원 명물… 제막 36년만에

    ◎송도 상륙작전기념관으로 이전/지금 자리엔 김구선생 동상 건립 맥아더장군 동상이 인천 자유공원에서 사라진다.노장군의 동상은 없어지는게 아니라 다만 자리를 옮길뿐이다. 인천시는 2일 맥아더동상이 자유공원에 있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여론에 따라 인천상륙작전을 기념하는 각종 유적 및 유물이 전시돼 있는 송도의 상륙작전기념관으로 옮기기로 했다. 시는 또 맥아더동상 자리에는 민족정기를 살린다는 취지에서 김구선생의 동상을 세우기로 했으며 자유공원의 명칭도 동상이 세워지기 전에 사용하던 만국공원으로 환원할 방침이다. 인천시민들은 그동안 맥아더장군이 우리 현대사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임에는 틀림없으나 우리나라 최초의 서구식 공원에 외국인의 동상을 세운 것은 정서에 맞지 않는다며 이전을 요구해 왔었다. 시 관계자는 『지난 57년 동상이 건립될 때에는 기념관이 없어 인천의 유일한 공원이자 상륙지인 월미도 앞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자유공원에 설치한 것 같다』고 말했다.
  • 공직 진출뒤 돈받아“직권남용”의혹/이충범씨 수임료 과다수수 문제점

    ◎3월 비시관 발탁… 5월에 “화해” 이끌어 내/경영난 청구 소송전 20억합의 납득안가 청와대가 17일 변호사 과다수임료 징수와 관련,이충범청와대사정비서관을 해임조치했음에도 불구하고 의혹이 풀리지 않고 있다. 외견상 이씨가 사건을 맡은뒤 변호사보수규정을 어기고 거액의 수임료를 챙겼다는 사실 이외엔 별로 문제가 안될 것으로 보이나 돈을 건네받은 시점이 변호사 휴업계를 내고 청와대에 들어온 이후인 지난 5월이어서 본인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궁금증을 더해 주고 있다. 다시말해 직무관련성이 전혀 없었는지 검증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이에 대해 청와대측도 이씨의 위법여부는 검찰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말해 검찰수사가 뒤따를 것임을 예고했다. 이씨는 지난해 5월 청구주택 직장조합으로부터 변호인으로 선임된뒤 소송을 진행해오다 대통령선거가 한창인 같은해 11월 변호사 1명을 추가로 선임,공동으로 사건을 맡았다가 올 3월 새정부 출범이후 변호사휴업계를 내고 청와대 사정담당비서관(3급)으로 발탁됐다. 변호사 휴업계를 제출,이사건 변호인을 자연적으로 사퇴하게된 이씨는 그뒤 지난 5월 아파트시공회사인 청구주택과 주택조합 사이에 제소전 화해명목으로 20억원의 합의금을 받아내 이 가운데 50%인 10억원을 챙겼다가 4억원은 다시 돌려줬다는 것이다. 소송가액의 최고 40%를 초과할 수 없도록 규정한 변호사수임료를 챙긴 것도 문제지만 과연 이 과정에서 이씨가 청구주택조합측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여부가 주목된다 하겠다.이 경우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직권남용죄에 해당된다. 검찰도 이씨가 변호사 수임료를 많이 챙긴 것은 도덕적으로 비난받고 변호사 윤리규정에 위반돼 자체징계대상은 되나 형사처벌대상은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다만 직무관련성여부는 조사해 볼 필요가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조사여부는 아직 결론을 못내리고 있다. 그렇다고 검찰수사가 쉬운 것만은 아니다.직권남용여부를 조사하기 위해서는 압력을 받았거나 피해를 당한 측의 사실확인이 있어야 하는데 청구측이 이를 부인할 경우 사정은 달라진다.실제로 청구측이 「실세」인 이씨의 영향력을 감안,알아서합의를 해줬을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청구측은 이에 대해 정확한 언급은 하지 않은채 지난 5월 주택조합측과 20억원에 합의를 봤다는 사실만 확인해주고 있는 실정이다.그러나 건설경기가 좋지 않아 경영난을 겪고 있는 회사가 소송도 하기전에 20억원이라는 거금을 선뜻 내놓는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된다는 지적이다.
  • 과열·혼탁 보선 정치불신만 키웠다

    ◎입으로만 공명… 금품살포·폭력 등 여전/당락따른 소송 등 「타락 상처」 오래갈듯 대구동을및 춘천의 보궐선거는 정치권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운채 끝났다. 춘천에서는 민자당의 유종수후보가 이겼지만 대구동을에서는 무소속의 서훈후보가 당선됐다. 그러나 선거결과가 어떻든간에 이번 보선은 여야가 공히 개혁을 외면하고 불법·타락한 선거를 치렀다는 점에서 모두 패배했다고 볼수있다. 당초 이번 보선은 개혁정책에 대한 중간평가적 성격을 가진다는 점에서 정치권의 관심을 끌었다. 특히 대구동을의 경우 박준규전국회의장이 개혁의 사정한파로 인해 중도하차했다는 점에서 여야는 「개혁의 당위성」과 「선별적 사정」을 정치쟁점화시켜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춘천의 경우도 지난 6·11 명주·양양보선에서 민자당이 패배한 뒤끝이라 강원도지역의 유권자 향배가 정치권 초미의 관심사였다. 그러나 개혁이라는 주제를 놓고 격돌한 이번 보선에서 여야는 개혁적인 모습을 보이는데 실패했다. 오히려 과거의 구태를 되풀이하는 과열선거를 치름으로서 퇴보한 정치의 현주소를 드러냈다는 비판까지 받고 있다. 이번 보선에서 여야가 인적·물적 공세를 펼쳤음에도 대구동을의 경우 무소속후보가 당선된 것은 지역감정을 부추기고 이를 과열·타락에까지 이르게한 정당들에 대한 반발 때문으로도 이해된다. 이번 보선과정에서 선관위에 적발된 선거법위반 사례는 모두 21건으로 지난 4·23보선의 10건,6·11보선의 12건에 비해 크게 늘어난 타락상을 드러냈다. 불법·과열선거의 행태도 금품살포,납치폭행,청중동원,흑색선전,지역감정 자극등 온갖 구태가 모두 동원되었고 정당간의 고소·고발도 잇따랐다. 이번 보선은 시작부터 이러한 타락상이 예고됐다는 지적도 있다. 선거일자 문제로 민주당이 혹서선거라며 선거보이콧 움직임을 보였고 이어 중앙당의 선거개입을 자제하자는 정당간의 합의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 민자당도 중앙당 개입을 자제하겠다고 누차 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중앙당직자의 대거 지원활동은 물론 40여명이 넘는 현역의원들이 지역에 상주하며 선거과열을 부추겼다. 그럼에도 선거결과를 두고 민주당은 「민자당이 금권선거를 자행했다」고 비난하고 있고 민자당은 「민주당이 과열을 부추겼다」며 차제에 선거법을 개정하자는등 책임을 서로 미루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번 보선은 여야가 주장하는 개혁의 실체에 어느 누구도 접근하지 못했다고 평가된다. 2백99명의 의석중 불과 2개의 의석을 놓고 격돌한 이번 선거결과가 진정한 개혁에 대한 심판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특히 여야가 선거과정에서 개혁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고 지역감정을 앞장서 부추긴 득표과정을 볼때 지역유권자들이 개혁에 대한 투표를 했다고 보기 힘들다. 이번 보선은 개혁을 추진하는 정권에게는 소모적 폐해를,정당에게는 패배감을,국민들에게는 정치불신을,지역 유권자에게는 갈등만 남겨 놓는등 심각한 후유증을 남겼다. 선거결과에 따른 소송도 잇따를 것으로 보이며 정당내부의 자책론도 대두될것으로 예상된다. 김영삼대통령은 이번 보선에 앞서 『정치개혁은 바로 선거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굳이 통치권자의 개혁의지가 아니더라도 공명선거라는정치개혁을 외면한 정당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것이 이번선거를 지켜본 대다수 국민들의 여론일것으로 짐작된다.
  • 해수욕 언제까지 할수있나/경포­망상등 동해안지역은 16일이 “끝”

    ◎해운대 15일,대천 20일,제주 22일까지 며칠쯤부터 본격적으로 해수욕을 즐길 수 있을까. 기상청은 4일부터 22일까지를 해수욕 적기로 내다보고 15일쯤 절정을 이룰 것으로 전망했다. 이같은 해수욕시기는 예년보다 3∼10일 줄어든 것이다. 해수욕장별 적기는 동해안의 경우 경포대가 16일,낙산 13일,망상 16일까지이며 서해안은 만리포 20일,변산 23일,대천 20일,송도 15일까지로 보고 있다. 또한 남해안은 해운대가 15일,광안리 13일,명사십리 20일,제주도는 함덕·중문 각각 22일까지로 예상했다. 일반적으로 해수욕의 적기는 기온과 해수온도를 고려,추위를 느끼지않고 수영을 즐길 수 있는 시기로 해수온도가 23∼24도이상,기온 28도이상이 유지될때 이상적이다. 우리나라의 온도는 7월 중·하순부터 24∼25도에 이르며 8월 중순에 가장 높게 올라가 남해 27∼28도,서해 25∼27도,동해 24∼26도로 나타났다. 또 평균 최고기온은 서해와 동해지방이 28∼31도,남해 29∼30도로 이 때가 해수욕의 절정기가 된다. 기상청은 『해수욕 적기는 7월 하순부터 8월 중·하순까지 15∼20일 정도를 잡고 있으나 올해는 한냉다습한 오호츠크해 고기압이 동해상까지 확장되면서 찬 북동기류의 영향으로 저온현상이 있는데다 예년보다 장마기간도 1주일정도 길어져 지역에 따라 3∼10일정도 해수욕 적기가 줄었다』고 밝혔다.
  • 현대 서울 역삼동부지에 이목 집중/「5·8조치」대상 부동산 현황

    ◎1천억짜리 땅… 2심 계류중/한진 제주제동목장 60만평 살사람 없어/대성탄좌 문경조림지도 유찰 계속 롯데그룹의 잠실 제2롯데월드 부지의 비업무용 판정이 부당하다는 고법의 판결이 나옴에 따라 「5·8 조치」의 적법성을 둘러싸고 연쇄소송 사태가 예상되고 있다. 국세청을 상대로 법인세 부과처분 취소청구 소송에서 승소한 롯데측은 이를 근거로 정부와 은행감독원 및 주거래은행 등을 상대로 5·8 비업무용 부동산 매각조치 취소청구 소송을 준비 중이다. 현대는 역삼동 사옥부지의 비업무용 판정이 부당하다고 주장,이미 토개공·국세청·건설부 등과 4건의 법정다툼을 벌이고 있다.현대는 제2롯데월드 부지에 대한 법원의 비업무용 판정 번복에 한층 고무돼 이와는 별도로 「5·8조치」의 취소를 요구하는 소송도 검토하고 있다. 「5·8」 당시 비업무용 판정에 불복,이의를 제기했으나 대세에 밀려 할 수 없이 승복했던 그룹들이 적지 않았기 때문에 제2롯데월드 부지에 대한 대법원의 확정판결이 내려질 경우 소송사태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재벌들의 연쇄 소송제기 움직임에 대해 「5·8조치」의 실무역이었던 재무부와 은행감독원은 법원의 제2롯데월드 부지에 대한 비업무용 판정 번복이 「5·8조치」와는 별개의 사안이라는 입장이다.5·8조치 당시 재벌들에 적용된 비업무용 판정기준은 법인세법·지방세법 및 금융기관 여신운용 규정 등을 망라한 것이며,제2롯데월드 부지 건은 법인세법 만을 기준으로 비업무용 판정여부의 적법성을 따진 것이기 때문에 이번의 고법 판결이 곧바로 「5·8조치」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재무부의 이같은 입장에도 불구하고 6공 정부가 부동산투기 억제를 위해 재벌소유 부동산을 강제로 매각시켰던 「5·8조치」의 적법성 여부는 법원의 심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로써 6공정부가 가동한 양대 부동산투기 억제장치인 토지초과이득세와 「5·8조치」가 모두 제동이 걸린 셈이 됐다. 「5·8조치」의 최대 희생자였던 롯데 소유인 제2롯데월드 부지가 업무용 판정을 받아냄에 따라 현대산업개발이 소유한 역삼동 사옥부지를 둘러싸고 진행중인 4건의 소송 결과가 주목대상으로 떠올랐다. 문제의 역삼동 부지는 서울 강남의 빌딩가인 테헤란로 변에 위치한 3천9백80평 규모로 시가가 1천억원이 넘는 알짜배기이다.현대측은 지난 86년 토지개발공사로부터 3년 내에 사옥을 짓는 조건으로 이 땅을 매입,설계까지 끝냈으나 수도권정비계획 심의위원회가 교통난 유발 등을 이유로 제동을 걸어 나대지 상태로 남아 있다가 90년 「5·8조치」 당시 비업무용으로 판정돼 성업공사에 매각위임된 상태이다.그러나 토개공이 계약조건 위반을 들어 소유권반환 청구소송을 제기,1심에서 현대가 승소했으며,현재 2심에 계류돼 있다. 국세청도 이 땅을 비업무용으로 판정,89년 및 90년도분 법인세를 부과하자 현대측이 불복해 2건의 법인세부과처분 취소소송이 진행되고 있고,건설부와는 택지초과소유 부담금 부과처분 취소청구 소송이 계류 중이다. 이밖에 대성탄좌의 문경조림지 1백여만평과 한진계열의 제동흥산이 제주도에 갖고 있는 제동목장 부지 60만평 등이 성업공사를 통해 공매절차를 밟고 있으나 아직도 원매자가 나타나지 않는 상황이다.
  • 양정모씨측 회견/회사 환수 안되면 법절차 밟겠다

    ◎전 전대통령 상대 소송 가능성도 양정모 전국제그룹 회장은 29일 『국제그룹 계열사를 인수한 기업들은 이제 그 기업들을 돌려주어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을 경우 법적으로 해결하겠다』고 밝혔다.양전회장은 이날 『국제그룹 해체는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나자 서울 종로구 수송동 이마빌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회견문을 발표한뒤 이같이 말했다.다음은 양전회장과 김평우변호사,국제그룹 복권추진위원회의 김상준전무등과의 일문일답이다. ­해결 방법과 복원 계획은. ▲법적인 해결이 났으므로 먼저 국제그룹 계열사를 인수한 기업들이 양심에 따라 스스로 돌려주어야 한다.이것이 문민정부와도 맞다.그들이 돌려주지 않으면 소송등 법적인 절차를 밟겠다.당시의 당사자들이 알아서 처리해 주어야 한다.잘못된 것은 바로잡아야 한다.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할 것인가. ▲두고 보겠다(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소송을 시사).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 ▲은거생활을 했다.건강해야 경영에 복귀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등산을 하는등 건강에 신경썼다.건강하기 때문에 경영에 복귀하는데 문제없다. ­당시 국제그룹 직원들의 복귀는. ▲복원되면 돌아올 것이다. ­전두환 당시 대통령이 왜 국제그룹을 해체했다고 생각하나.새마을 성금등 준조세를 불성실하게 냈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있는데. ▲죄를 지은 일 없이 하루아침에 당했다.죄없는 내회사를 빼앗는 무법천지였다.일해재단에 5억원을 내는등 준조세도 냈다(양전회장의 회견은 측근의 제지로 10분만에 끝났다). ­의미와 앞으로의 계획은. ▲(김평우변호사)그동안 해체의 경위가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으나,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사실이 드러나 의미가 깊다.양전회장이 인수기업과 계약을 맺기도 전에 인수가 결정됐다.위헌의 포인트도 이점에 있다.이를 토대로 소송하면 된다.한일합섬을 상대로 국제상사 주식반환 청구소송을 냈지만 앞으로 경영권 반환소송도 내겠다.시효는 10년이므로 소송이 가능하다. ­국제그룹 해체의 문제점,헌법재판소 결정의 의의와 앞으로의 계획은. ▲(김상준전무)해체 직전인 85년 2월5일 구제금융과 자구노력이 진행중이었는데 이틀뒤 전전대통령이 김만제전재무장관에게 해체를 지시했다.헌법재판소의 결정은 이것을 밝혀낸 것이다.당분간 사태를 지켜보겠지만 소송할 가능성이 높다(다음달 중순이전 소송을 시사).
  • 국제그룹/기사회생 발판 마련/“해체는 위헌” 판결이후 전망

    ◎계열사 지분 반환소 잇따라 제기할듯/양 전회장 경영권 회복여부는 불투명 국제그룹이 기사회생할 것인가.공권력에 의한 국제의 해체가 위헌이란 판결이 29일 내려짐으로써 국제그룹의 소생 가능성의 길은 일단 열렸다.지난 85년 한일합섬에 넘긴 국제상사 등 23개사의 주식을 빠르면 올해부터 소송을 통해 되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재무부의 관계자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내려진 만큼 주식을 되찾는 것은 양정모회장(72)등 과거 국제그룹 관계자들이 알아서 할 일』이라며 『국제가 계열사를 매입한 회사를 상대로 주식반환 청구소송을 제기해 이기면 주식을 되찾거나 배상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제는 앞으로 계열사의 지분을 되찾기 위한 소송을 잇따라 제기할 것이 확실하다.양회장은 지난 88년 4월 한일합섬을 상대로 국제상사의 주식인도 청구소송을 제기,지난 91년 말 1심에서 패소하고 현재 2심에 계류 중이다.이번 판결은 계류 중인 재판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승소하면 양씨는 모기업인 국제상사의 발행주식 가운데 자신의 지분인 15.45%(액면가 5백원,1천1백98만5천주,총 59억9천2백만원)를 돌려받게 된다.또 사위인 김덕영 두양그룹 회장의 부친 김종호씨가 제일은행을 상대로 제기한 신한투자금융의 주식반환 소송도 이길 가능성이 높아졌다.김종호씨는 90년 2월 1심에서 승소,오는 8월24일 2심을 기다리고 있다.당시 재판부는 『재무부등 국가기관이 나서 주식을 제일은행으로 인도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은 강박으로 인해 공정성을 잃은 것이므로 은행측은 주식인도 당시의 매입가인 80억원을 되돌려 받고 주식 1백30만주를 되돌려 주라』고 판결했었다. 그러나 양씨가 계열사의 주식을 되찾더라도 경영권을 완전 회복할 지는 불투명하다. 이미 다른 회사에 넘어간 계열사들이 증자나 시설투자를 통해 기업의 규모가 커진 데다 적자를 흑자로 전환시켰고 8년 간 키운 공로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예컨대 국제상사는 당시 자본금이 3백89억원이었으나 한일합섬이 인수,두차례 증자를 통해 6백50억원으로 늘어났고 극동건설이 인수한 동서증권의 자본금은 2백억원에서 2천8백억원으로 커졌다. 이른 바 낳은 정과 기른 정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양씨측은 주식을 되찾는 대신 이에 상응한 배상을 요구,해결할 수도 있다.또 인수한 기업의 맞소송 등도 예상돼 대법원의 최종 판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주식인도를 둘러싼 해당회사의 경영의 일관성 결여로 투자위축 등의 부작용과 마찰도 예상된다. ◎민사재판 앞으로 어찌될까/“계약무효” 선언안해 공방전 가열 전망/「상사」주식 반환소송 등 2심 영향 클듯 헌법재판소가 5공당시 국제그룹해체결정에 대해 「위헌」이라고 결정함으로써 빼앗겼던 회사를 되찾기 위한 국제그룹측과 계열회사를 인수했던 기업사이에 송사가 잇따를 것으로 전망돼 벌써부터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헌재의 이날 결정이 계류중인 민사사건에 영향을 미칠 것임은 틀림없으나 그렇다고 결정자체가 당시 계약이 원인무효임을 선언한 것은 아니어서 앞으로 양측사이에 공방전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양정모 전국제그룹회장이 한일합섬을 상대로 주식 1천2백여만주(59억원어치)를 돌려달라고 낸 주식반환청구소송이 현재 서울고등법원에 계류중이다.1심에서는 원고 양씨측이 패소했다. 지난 91년 12월 1심재판부는 『당시의 계약이 강압에 의해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없다』면서 『원고측이 당시의 계약이 강박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를 인정할만한 뚜렷한 증거가 없고 당시 의사결정의 자유가 박탈되었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고 원고패소판결을 내렸었다. 따라서 원고측이 이 재판에서 승소하기 위해서는 한일합섬측과 맺은 계약이 강박에 의해 맺어졌다는 증거를 대거나 계약자체가 무효임을 입증해야 한다고 재야법조계는 분석하고 있다. 법조계는 또 헌재의 이날 결정은 공권력행사에 대해 제동을 건 것이지 둘사이에 맺어진 민사계약까지 「무효」로 보는 것은 아니라고 조심스럽게 관측했다.설령 공권력행사로 인해 이 사건에 영향을 미쳤다 하더라도 민사소송은 형사소송과 별개이기 때문에 이에따른 성급한 판단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민법은 법률행위의 취소권이 소멸되는 시점을 그것이 부당한 행위였다는 사실을 안 날로부터 3년안에,법률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안에 행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이를 근거로 보면 양씨가 한일합섬측과 맺은 계약이 강압에 의한 것이었다고 안 시점이 언제인가에 따라 재판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도 있는 것이다.즉 기산점이 관건인 셈이다. 양씨측은 또 민법 제104조 「당사자의 협박,경솔 또는 무경험으로 인해 현저하게 공정을 잃은 법률행위는 무효」라는 규정을 입증해야 회사를 되찾게 된다. 양씨측이 이 재판에서 이길 경우 85년 당시 한일합섭측으로부터 주식인도대가로 받았던 59억원을 돌려주면 주식을 다시 돌려받아 회사경영권을 회복할 수 있다. 그러나 헌재의 이번 결정이 있기전 대법원등 각급 법원이 이와 유사한 사건에 대해 거의 대부분 원고 패소판결을 내려 국제그룹측이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는게 중론이다.
  • 개혁바람 4년/이란이 달라지고 있다(세계의 사회면)

    ◎라프산자니 집권후 실용정치를 표방/차도르여인 사라지고 외국광고 등장 「회교혁명의 나라」 이란에 조용한 개혁의 바람이 불고있다.이란은 이제 더이상 「미제 축출」과 「이슬람의 영광」만을 외치는 그런 나라만은 아니다.호메이니옹의 14년간 회교혁명속에 이라크와 8년전쟁을 치른 이란의 수도 테헤란은 그동안 엄청나게 변했다고 프랑스 주간지 르포앵 최신호가 전했다. 우선 살벌한 공포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게됐다.차도르를 걸친 여인들의 검은 행렬도 많이 사라졌다. ○테헤란시 깨끗해져 8백만명이 모여사는 테헤란은 한결 청결해졌고 나무와 꽃들로 훨씬 밝아진 모습이다. 요즘와선 요란한 반미에 관한 슬로건 대신 뉴질랜드산 치즈를 선전하는 대형간판,일제 승용차 간판으로 대체됐다.금년초에는 이라크인들이 제국주의라고비난해오던 미국의 코카콜라사도 현지의 대리인을 내세워 다시 진출했다. 개방의 문틈을 비집고 종래 엄격히 금지된 불법 비디오테이프도 범람하고 있다. ○포르노 테이프 범람 현재 이란에는 당국의 엄중한 단속에도 불구하고 포르노테이프도 엄청나게 밀매되고 있는 실정이다.테헤란 북부의 부유층이 몰려사는 지역에서는 불법적인 유선방송도 크게 성행하지만 당국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삶의 질 높이기 주력 개혁·개방의 바람이 일기 시작하게 된 것은 지난 89년 알리 아크바르 라프산자니 대통령이 집권하고나서부터. 흰 터번을 두른 고르바초프라고 불리는 그는 이란이 페레스토로이카를 외면하면 국제사회에서 생존할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게됐다. 라프산자니의 실용주의는 서방에 대한 문호개방으로 시장경제를 추진하자는 것이다.이를 위해서는 엄격한 회교원리주의를 완화하는 수밖에 없었다.그의 개혁·개방정책은 마침내 지난 6월에 실시된 총선에서 63%의 지지를 얻어 재집권함으로써 더욱 강력히 추진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회교속박 벗어나자” 요즘 이란인들의 최대 관심사는 더 나은 삶의 조건을 마련하는데 있다.혁명이란 미명아래 증오심을 불태우기보다는 사회적,문화적,종교적 속박의 굴레에서 벗어나자는 것이다.이슬람 혁명이후 고위성직자들이 권력을 장기간 독점함에 따라 일반대중과의 단절을 초래했기 때문이다.혁명당시의 경건한 생활태도 대신 이들에겐 요즘 돈만 있으면 모든 것이 해결될수 있다는 물질만능 풍조가 짙게 배어있다. 이같은 위화감 조성으로 인해 최근들어선 이슬람 사원에 참석치 않고 그저 집에서만 예배를 보는 사람이 늘고있다.이란당국도 이런 종교적 불만을 알고 있기는 하지만 국민들을 먹여 살리는 일에 더욱 몰두하고 있다.현재와 같은 개혁·개방의 바람이 수년간만 지속된다면 이란은 몰라보게 변화할 것이다.
  • 명승지 많아도 호텔·레저시설 태부족

    ◎외국인에도 평양·원산·맥두·금강산 등 7곳만 개방/주민들 여행통제로 휴가나들이 생각도 못해/김일성생가 등 억지안내… 해외관광객들 싫증 북한에는 수려한 경관을 갖춘 명산대천과 명승고적이 많다. 우거진 청솔밭과 해당화가 만발한 해안을 따라 끝없이 펼쳐진 원산의 명사십리(송도원)해수욕장,더 이상 설명이불필요한 김강산등 천혜의 관광·휴양지들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관광·휴양산업은 그다지 발달돼있지 않다.여가시간이 충분히 주어지지 않은데다 여행의 자유마저 제한되고있는 북한의 일반주민들에게는 관광이나 휴양이 「그림의 떡」일 뿐이고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방문을 제한하고 있기때문이다. 최근 북한을 수차례 방문한 일본의 작가 세키가와 나쓰오씨는 북한이 외국관광객 유치에 쏟는 열성에 비해 관광지로서 인기가 없는 이유에 대해 『볼만한 게 많은데도 보고 싶어하는데는 보여주지 않고 보고싶지 않은곳만 안내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외국관광객들이 여행가능한 지역은 북한전역에서 평양·금강산·남포·개성·판문점·백두산·묘향산·원산등 7개소뿐이며 그나마 『광대한 면을 야간열차나 비행기로 통과해 동상이나 혁명사적등이 있는 점에서 점으로 「단체」로 끌려다니는게 북한관광의 실상』이라는 얘기다.이를테면 평양을 찾는 외국관광객들은 부벽루나 을밀대와 같은 유서깊은 관광지보다 25m높이의 김일성동상,1백70m높이의 주체사상탑,김의 생가라는 만경대등으로 「안내」된다. 북한은 최근 외화난이 가중되면서 적은 투자로 많은 외화를 벌 수 있는 관광산업에 본격적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지난 84년 합영법을 제정,관광산업 진흥을 위한 외국자본 유치에 안간힘을 쏟는 한편 88년 11월 「금강산국제관광회사」를 설립,일본관광단과 재외교포를 중심으로한 본격적인 해외 관광객모집에 나서고 있다. 1백여개의 관광코스 가운데 외국인을 위해서는 평양및 근교 2박3일 코스에서부터 평양­원산­금강산­개성­묘향산­남포에 이르는 15박16일 코스등 7가지 일반관광코스와 감탕(진흙)치료관광·태권도 교습관광등 5가지의 특별관광 프로그램이 개발돼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특히 외국인을 위해 평양근교에 18홀규모의 골프장까지 건설하는등 레저및 숙박시설 확충에 열을 올리고 있으나 아직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북한에서 호텔및 초대소는 외국인과 당·정 고위간부들만이 쓸 수 있으며 일반주민들은 여관만 이용토록 제도화돼 있다.물론 일반주민용 여관은 이불이외에는 아무런 편의시설이 없을 정도다. 이처럼 북한에선 휴양시설이 충분치 못하고 여행의 자유도 제한되어 있어 일가족이 휴가를위해 함께 여행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때문에 북한의 노동자들은 선언적인 의미의 법규에 정해진 휴가보다는 각 공장마다 1백명당 분기별로 2­3장씩 배당되는 휴양권 타기 경쟁에 골몰하고 있다.휴양권으로는 혼자만 여행이 가능하지만 금강산·송도원이나 주을·신천 등의 휴양소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박상범실장의 「직업병」(청와대)

    청와대에서 박상범경호실장은 「살아있는 전설」이다. 녹지원 뒤 상춘재 앞에 7백10년된 반송이 있다.청와대내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것이다.그런 반송도 박실장만큼 이야기거리가 많지는 않다. 박실장의 주특기는 합기도다.7단. 그러나 그합기도는 유도와 태권도에 먼저 통달한 뒤에 시작했다.사격에 능하며 늘 대통령곁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면서도 TV화면에는 나타나지 않는 사람.와용생의 무협지에나 나오는 고수의 한 유형 같은 인물이다.실제 그런 냄새를 맡을 수도 있다. 박실장은 가부좌를 튼 앉은 자세에서 내공의 힘으로 공중으로 솟아 오를 수 있다. 내공의 힘으로 공중으로 솟아 올라 땅에 닿지 않고 공격자세로 전환할 수 있다.경호실 계장때인 70년대 초반 일본 NHK­TV 「깜짝 쇼」에 출연,선보인 바 있는 실력이다.그는 경신술을 구사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이쯤되면 살아있는 전설이라 불러도 괜찮을 성싶다. 경호실 역사상 첫 문민 경호실장.그런 점에서 박실장은 경호실 5백여 직원들의 희망이기도 하다.4년제대학 졸업후 공채로,혹은 무술특기자로 경호실에 들어오는 직원들 모두가 경호실장에 오를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된 탓이다.미래에대해 희망을 갖게하는 것만큼 자신의 업무에 열중토록할 요소는 없다.그런 점에서 박실장의 발탁은 김영삼대통령이 자신의 안전을 위해 택할 수 있는 가장 용의주도하고 강력한 경호조치였다. 행사장을 미끄러져 나가는 대통령 승용차… 승용차의 네귀를 잡은 남자들도 따라뛴다.검은 선글라스에 오른손은 반쯤 허리춤 권총집에 가있고 엉거주춤한 자세를 취하는 경호원.(경호원들은 총을 빨리 뽑기위해 권총을 가슴에 차지 않고 허리에 찬다) 굳이 외화「보디가드」속의 케빈 코스트너가 아니더라도 대통령경호원은 젊은이들이 한번쯤 자신을 그자리에 대입해보곤하는 직업이다. 그러나 그런 화려한 외양의 뒤에 숨겨진 직업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경호는 유사시 경호대상을 위해 자신의 몸을 버리는데서 출발한다. 행사장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경호원들은 요인을 구석으로 몰아붙이면서 인간방호벽을 구축한다.경호원들의 훈련은처리할 시간 없이 폭발물이 요인 주변에 나타났을 경우 위험물을 품에 안고 바닥에 엎어지도록 가르친다.경호원 자신이 그뒤에 어떻게 되는가는 설명이 없다. 높은 주의력,고도로 훈련된 신체,뜨거운 충성심의 3박자가 어우러져야만 이일을 효과적으로 해낼 수 있다.경호원들은 유도·태권도·합기도 세가지중 한가지에서 3단이상의 단을 따도록 돼있다.그러나 이정도는 훈련의 출발점일 뿐이다.경호실 간부들은 승용차가 지나가는 곳의 육교가 갑자기 무너져 내리지 않을까,맨홀이 폭발하지 않을까를 염려한다.행사장에 들어가면서 처마가 무너져 내리는 기우에 시달리고 지나가는 헬기나 여객기의 진로까지 걱정스럽다. 일반인들이 보면 「진실로 한심한 걱정」이 이들의 주생각이다.스스로 이런 한심한 걱정증세를 자신들의 직업병이라고 부른다. 박실장은 늘 웃는다.대통령에게도 웃고 비서실 직원들에게도 웃음이다.기자들에게는 대통령에게 좀더 가까이 가야 이야기를 들을것 아니냐며 대통령 옆으로 밀어 넣곤해 친하다. 근엄한 얼굴의 경호실장만 익숙한청와대 식구들에게 박실장은 하나의 돌연변이이다.고수만이 누리는 여유일까.기자들을 대통령 옆으로 밀어넣는 것도 보호벽으로 활용하자는 「경호책」인가. 늘 웃는 박실장의 얼굴표정은 잠이들면 오히려 긴장상태로 돌아간다.무의식상태에서마저 긴장에 빠지는 게 웃는 경호실장이 앓는 직업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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