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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靑“송구” 野“진퇴 결정을”

    청와대는 29일 노무현 대통령 측근들에 대한 검찰의 수사발표와 관련,“대통령과 인연 있는 사람들이 직·간접적으로 사건에 연루된 데 대해 국민 여러분에게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윤태영 대변인은 “측근비리에 대해서는 특검이 예정돼 있으므로 한점의 의혹도 없이 조속히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는 종전의 입장에 변함이 없다.”면서 “모든 과정이 새로운 정치를 탄생시키는 하나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박진 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진퇴를 결정해야 할 중대한 사태”라고 주장했다. 박 대변인은 “‘용인땅 거래는 아름다운 거래’라느니 ‘썬앤문 문병욱 회장으로부터 큰 도움은 받지 않았다.’느니 했던 노 대통령의 해명이 모두 터무니없는 허위였음이 드러났다.”면서 “특검수사 전에 자신과 측근비리에 대해 고백하고 사법적·정치적·도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곽태헌 박정경기자 tiger@
  • ‘盧 불법자금 수수 관여’ 반응/靑 ‘충격’ 해명 급급

    청와대는 29일 검찰이 ‘썬앤문그룹 문병욱 회장으로부터 이광재 전 국정상황실장이 1억원을 수수하기 직전 노무현 대통령이 동석했다.노 대통령이 용인 땅 매매계획을 사전에 보고받았다.’는 등 수사결과를 언론에 상세히 공개하자 공식적으로 “송구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검찰이 대통령의 통치권과 명예를 훼손하는 등 정치화하고 있다.”고 불만에 찬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청와대는 검찰의 ‘장수천’ 관련 수사내용이 지난 5월28일 노 대통령의 장수천 특별기자회견과 정면배치되는 부분들이 드러나자 곤혹스러워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검찰이 자신들이 깨끗하고 철저하게 수사했다면서 특검에 빌미를 잡히지 않으려고 대통령이 관련된 부분을 털고 가는 방식을 택했다.”고 지적한 뒤 “검찰이 이렇게까지 대통령의 통치권과 명예를 훼손해도 되는 것인지 의문이며,대단히 불만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은 냉정하고 엄정하게 피의사실을 법률적으로 처리할 때 가능한 것”이라며 “그러나 이같은 발표는 검찰의 또 다른 정치화”라고 규정했다.“검찰의 이같은 태도는 검찰개혁의 방향과도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용인땅 매매와 관련해 강금원씨와 안희정씨가 계획을 세워 노 대통령에게 사전에 보고했다는 검찰 발표에 대해 “‘호의적 거래’로 알았지,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알고 있지는 않았던 것 같다.”고 밝혔고,“대통령이 선봉술씨에게 ‘장수천 빚을 변제해 주라.’고 최도술씨에게 지시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그것이 지난해 8월 지방선거를 치른 뒤 남은 잔금 등 특정자금을 쓰도록 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윤 대변인은 노 대통령은 후보시절 측근인 이광재·여택수씨가 썬앤문그룹 문 회장으로부터 각각 1억원과 3000만원을 받은 것과 관련해 “노 대통령이 영수증 처리하라고 누누이 지시한 만큼 대통령이 사후에 보고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그러나 구체적 액수나 시기에 대해서는 “대선기간에 너무 황망해 기억을 못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이광재 전 실장은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번사건의 본질은 대선자금으로 수표 1억원을 받고 영수증 처리를 하지 못한 것으로 나의 잘못 ”이라며 “본질적으로 관련없는 대통령을 끌어들여 국정혼란만 가중시켜 국력을 낭비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바람막이’로 나섰다. 이 전 실장은 또한 노 대통령이 용인땅 매매계획을 사전에 보고받았느냐는 질문에 “모른다.”고 답변했다. 문소영기자 symun@
  • 특별한 새해맞이 2선/선상에서 사찰에서 새해 소망 빌어요

    송구영신(送舊迎新)의 계절.어디 특별한 분위기 속에서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할 데가 없을까.이른 새벽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남보다 한발짝 먼저 해를 맞는 선상일출은 어떨까.소복소복 눈이 쌓인 산사에서 하룻밤 묵으며 차분하게 새해를 설계해도 좋을 것이다.새해맞이 선상일출 및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선상 새해맞이 ●거문도,백도 다도해 해상국립공원 중에서도 제주도와 가장 가까운 섬.31일 송년의 밤과 새해 1일 아침을 맞이하는 1박2일 선상프로그램이 진행된다.31일 오후 여수항 출발,거문도에서 유람선으로 갈아타고 거문도 등대 및 낙조 감상,거문도 숙박,백도 앞바다 선상에서 일출제 행사 참여,거문도 육로관광 등이 포함돼 있다.2인1실 기준 11만 5000원.거문도관광여행사 (061)665-4477. ●정동진 골드코스트 유람선을 타고 정동진 앞바다에서 일출을 감상한다.강릉 금진항을 출발,아름다운 어촌마을인 심곡마을,모래시계공원 등 정동진 앞바다를 유람한다.시원하게 물살을 가르는 유람선을 따라 날아드는 갈매기를 벗삼아 관람하는 일출이 감흥을 자아낸다.일출 후엔 셔틀버스를 타고 정동진역,해돋이공원 등 인근 관광명소를 둘러본다.어른 1만 5000원,어린이 1만원.(033)644-5480. ●한려수도 유람선을 타고 한려수도의 빼어난 해안경치와 함께 일출을 감상한다.새해 1일 선상 해돋이를 위해 16척의 유람선이 모두 함께 바다로 나가는 대규모 행사를 연다.일출 조망후 연륙교,상족암,코끼리바위,동백섬 등을 유람하고 돌아온다.2시간 30분 정도 소요.어른 1만 5000원,어린이 8000원.삼천포유람선(055-835-0172·3). ●울산 간절곶 우리나라에서 해가 가장 빨리 뜬다는 간절곶 앞바다에 쾌속 여객선 돌핀호를 타고 나가 일출을 감상한다.현대호텔 숙박,돌핀호 해돋이 감상,떡국 조식 등을 포함해 2인 기준 15만원.현대호텔울산(052)251-2233. ●보길도 뱃길 1일 새벽 완도에서 출발해 남해바다에서 일출 감상,보길도 윤선도 유적지 답사로 일정이 짜여져 있다.선상에서 새해맞이 떡국 먹기,소원성취 풍선날리기 등도 진행된다.어른 2만원,어린이 1만5000원.소안농협(061)553-8188.◆새해맞이 템플스테이 서울 조계사,공주 마곡사,순천 송광사,양양 낙산사 등 전국 12개 사찰이 31일부터 새해 첫 날까지 템플스테이 행사 및 다채로운 새해맞이 행사를 진행한다. 마곡사는 한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할 수 있는 시간으로 자정 이전엔 한해의 반성을,이후엔 새해계획을 세우는 시간과 자신 및 가족,이웃에게 보내는 자비명상시간을 갖는다. 양양 낙산사에선 저녁 예불과 함께 새해 범종 타종 체험,발우공양,탑돌이,참선,다도 체험,촛불 행사 등이 이어지며,새벽엔 의상대에서 동해 일출 관람 시간을 갖는다. 경주 골굴사에선 동해안 문무대왕릉 앞 해맞이,선무도 기공 수련 등이 포함돼 있으며,서산 부석사에선 생태주의적 관점에서 세상을 둘러보는 프로그램을 준비했다.(사찰별 프로그램은 표 참조).조계종 템플스테이 담당(02)732-9925,720-7060∼4. 임창용기자 sdragon@
  • “정계진출 열정 지자체에 쏟을것”‘총선 포기’ 김희철 관악구청장 “區政 전념 주민과약속 지킬것”

    “새롭게 출발하는 의미로 구정(區政) 발전에 더 헌신하겠습니다.” 총선 출마에 강한 의지를 보였던 김희철 관악구청장은 18일 “정계 입문의 열정을 자치단체 발전을 앞당기는 데 쏟겠다.”고 약속했다. 김 구청장은 서울지역 기초단체장 가운데 출마가 유력시됐던 인물이다.하지만 마지막 결정단계에서 그는 “주민과의 약속을 지키겠다.”며 구정 책임자로 다시 돌아왔다. 이 과정에서 그는 “지방분권의 완성이 지방자치 발전을 위해 매우 중요한 일임을 알았다.”며 “남은 임기동안 일선행정 조직을 전문화하고 주민에게 한 약속을 변함없이 하나씩 하나씩 실천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올해 구정 전 분야에서 놀라운 역량을 발휘했다.행정자치부와 서울시의 자치구 업무평가에서 무려 14개 분야에서 우수기관상을 받았다.상금만 30억여원에 달한다.물가·주차관리,장애인 편의시설,문화기반시설 운영·관리 등 구정 전반에서 고른 수준 향상을 이뤘다.특히 청소행정 분야에서는 시로부터 6년째 우수상을 획득,깨끗하고 살기좋은 지역 이미지를 높였다.이같은 성과에 대한 비결을 그는 “권한과 책임을 분명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모든 업무에 권한과 함께 책임을 부여하면 공무원은 소신껏 일할 수 있고,관리자는 점검만 게을리 하지 않으면 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보다 업그레이드된 자치단체 조직을 위해 그는 “내년에는 직원들의 복지와 교육에 힘쏟겠다.”는 각오를 보인다.우수공무원에 대해서는 해외연수 기회를 부여하고 외부기관을 활용한 위탁교육,외국어 교육 등 직원들 스스로 자질을 향상시켜 나갈 수 있도록 각종 지원책을 마련중이다.최대 숙원인 ‘통합 신청사 건립’도 차질없이 추진하고 있다. 그는 “정계입문을 저울질한 것은 주민들에게 송구스러운 일이나 구정에 더욱 헌신하는 모습으로 신뢰를 다시 쌓아 나가겠다.”는 다짐과 약속을 새롭게 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
  • 盧 “나도 수사 받겠다”

    노무현 대통령은 16일 청와대에서 특별기자회견을 갖고,불법 대선자금 문제와 관련,“성역없이 수사를 받겠지만 자진해서 검찰로 나갈 생각은 없다.”면서 “검찰에서 수사상 필요하다고 판단해서 조사하겠다고 하면,(청와대로)와서 조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3면 노 대통령은 “실제로 불법 대선자금이 한나라당의 10분의 1을 넘지 않는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면서 “10분의 1을 넘으면 정계은퇴를 하겠다는 말은 결코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자신없이 헛소리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이어 “결과가 밝혀지고 나면 국민들에게 재신임을 묻는 방법을 찾을 것이며,10분의 1이 넘으면 재신임 절차없이 (정계 은퇴한다는)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국정을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저와 제 주변의 대선자금 내지 비리문제로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다.”고 측근비리 문제 등에 관해 또다시 대국민사과를 했다. 노 대통령은 “대선자금에 관해서는 앞으로 국회에서 특검을 정해주면 정말 이의없이 특검을 받겠다.”고 대선자금특검 수용 입장을 거듭 피력했다. 노 대통령은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의 검찰출두와 관련,“미래가 남아 있지 않다면 국민들도 그 분을 용서하고 싶어할 것이지만 우리는 고통의 언덕을 넘어 새롭게 가야할 미래가 있기 때문에 희생을 감수하기를 요구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대선자금 수사와 관련한 검찰과 기업인의 딜(거래) 의혹과 관련,“딜에 대해 아는 바 없고,그냥 수사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노 대통령은 그러나 “이번 수사만 제대로 되고 정리만 되면 총선 이후에라도 상처를 씻을 수 있는 어떤 대화합 조치 같은 것은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총선 이후 정치자금과 관련한 사면 등 국민화합 조치 가능성을 시사했다. 노 대통령은 개각에 대해 “연말에는 큰 폭의 인사는 없으며 장관은 가급적 오래 일하게 하고 싶다.”면서 “총선이 끝나고 나면 이 원칙을 주장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인사가 또 있지 않겠느냐.”고 말해 총선후 대폭 개각 가능성을 예고했다. 곽태헌기자 tiger@
  • 대한매일 제정 제13회 교통봉사상/대상 - 조성선 철도청 수원관리 선바위역장

    “너무 뜻밖입니다.위험한 철도 현장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제가 상을 받게 돼 과분하고 송구스러울 뿐입니다.” 제13회 교통봉사상에서 영예의 대상을 차지한 조성선 철도청 수원지역 선바위역장은 “앞으로 열심히 하라는 충고로 알고 더욱 맡은 일에 정진하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충남 서천에서 태어나 철도고교를 나온 조씨는 1975년 1월 서울역 수송원으로 철도청에 입사,30년 가까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승객들을 위한 ‘철도인생’을 살고 있다.그는 특히 지난 8월 선바위역으로 접근하는 산본행 열차를 급정거시켜 철로에 떨어진 취객의 생명을 구해 자랑스러운 ‘철도원’으로 존경받고 있다.이 선행은 TV에 방송되기도 했다. “앞으로 철도는 지금보다 더욱 사랑을 받을 것으로 확신합니다.승객들의 안전을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그는 2000년 1월 인덕원역장으로 재직할 때 지하철내 기름유입 문제를 해결하는 등 안전사고 예방에 많은 공로가 있어 우수 철도공무원 표창을 받았다.또 안전 위주로 꼼꼼하게 일을 처리해 ‘움직이는안전박사’로 불리고 있다. 김문기자
  • 전경련 “기업인 사법처리 최소화해야”

    재계가 정치자금 문제로 물의를 빚은 것을 사과하고 검찰수사의 조속한 마무리와 기업인 사법처리를 최소화해 줄 것을 요청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1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회장단회의를 갖고 “정치자금 문제로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친 데 대해 진심으로 송구하게 생각하며 사과한다.”면서 “정치자금 문제가 반복되는 것에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경제계가 책임을 통감하며,더이상 국민에게 실망을 주지 않도록 뼈를 깎는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밝혔다. 회장단은 “정치자금 수사가 정치제도의 획기적인 발전을 위해 불가피한 과정”이라는 데 공감을 표시하면서도 “어려운 경제여건을 감안,조속한 시일내에 수사를 종결시켜 줄 것”을 촉구했다.아울러 “기업도 수사과정에 적극 협조했다는 점 등을 감안,처리에 합리적인 배려가 있기를 희망한다.”며 기업인 사법처리를 최소화해 줄 것을 요청했다. 회장단은 “불법적인 정치자금을 절대로 제공하지 않겠다.”고 거듭 다짐하고 정치자금제도 개선방안을 보완,불법적인 정치자금 제공이 근절될 수있도록 정치권과 공동으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치자금 수사 이후 처음 열린 회장단 회의에는 강신호 회장을 비롯해 조석래 효성회장 등 11명의 회장단이 참석했다.삼성·LG·SK·현대차 등 4대 그룹 회장은 불참했다. 박건승기자 ksp@
  • [마당] 지도자의 눈물

    지난 추석 연휴 기간 상륙한 태풍 ‘매미’가 엄청난 피해를 주던 날 노무현 대통령은 뮤지컬 관람을 했다.대통령의 행위에 대한 찬반 토론이 벌어졌고,일부 비판 여론 속에서 청와대는 “국민들께 송구스럽다.”고 유감을 표명했다.대통령도 한 인간이며 대통령직도 직업의 하나인데 일할 시간에 열심히 일하고 쉴 시간에 쉰다는 것이 그렇게 비난받을 일은 아닌지도 모른다.이러한 인식이 자리잡은 상황에서 대통령이란 직업을 생각할 때 충분히 그럴 수 있으며 그것은 현대적이며 기능주의적인 발상이라고 할 수 있다.문제는 다수의 국민들이 전근대적이게도 직업적 대통령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국정에 무한책임을 지는 총체적이며 초인적인 대통령을 원한다는 데 있다. ‘조선왕조실록’을 읽다 보면 가끔 임금이 육선(肉饍:고기 반찬)을 들지 않아,신하들이 고기 반찬 드시라고 애원하는 대목이 나온다.임금이 육선을 들지 않는 이유는 궁중의 흉사 또는 가뭄과 같은 국가적 재해가 있을 때이다.“하루는 왕이 영조와 함께 앉아 있었다.강관(講官)이 삼남(三南)지방의 백성들이 굶주리고 있는 상황을 말하였는데,왕이 이 말을 듣고 이날 저녁 반찬에 고기반찬을 들지 않았다.영조가 그 이유를 묻자,왕이 대답하기를,‘때마침 굶주리는 백성들이 생각나 측은한 생각이 들어 차마 젓가락이 가지 않습니다.’라고 하였다.“(조선왕조실록 순조편) 여기서 왕은 정조이다.이 기록은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가 영조의 노여움으로 죽은 마당에 어떻게든 할아버지 영조의 마음에 들어야 했고,따라서 애민정신을 가장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해석할 수도 있지만,근본적으로 정조의 행위는 조선시대 제왕의 애민정신에서 비롯한다고 할 것이다.임금이 솔선수범하고 근신하여 국가적 위기를 벗어나겠다는 것이다. 최근 출판된 ‘CEO 히틀러와 처칠,리더십의 비밀’이란 책을 보면,1940년 9월 독일군의 폭격으로 초토화된 런던 외곽의 이스트 엔드를 처칠은 신속하게 방문한다.그곳에서 처칠은 눈물을 흘리고 상처받은 시민들을 위로한다.이때 처칠의 눈물은 패배자의 눈물이 아니라 지도자의 국민에 대한 애정에서 나온 눈물이었고,그 눈물은 영국인들의 대독 항전의지를 결속시켜 결국은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한 다수의 유권자들은 선거운동 기간에 배우 문성근의 찬조 연설 때 눈물을 훔치는 노무현 대통령의 모습을 보았고,그 눈물에서 인간 노무현의 역경과 그의 정서적인 측면을 유추했었다.그 눈물이 유권자들의 마음을 조금은 움직였을 것이다.만약 태풍이 전 국토의 30%를 초토화시키고 지나갔던 직후 대통령이 뮤지컬 관람을 하던 그 시간에,반대로 대통령이 신속히 재해지역을 방문해 피해 주민들의 손을 잡고,그들의 불행을 자신의 것처럼 생각해 따뜻한 눈물을 흘렸더라면,재난 극복에 대한 국민의 의지는 더욱 강건해졌을 것이다. 조선시대 흉년이 들었을 때 임금이 고기를 먹는다 해도 그 양이 얼마나 되었겠는가.처칠이 위기 상황에 눈물을 흘렸다 해도 그것은 몇 그램의 수분과 염분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그러나 그것은 하나의 상징으로서 국민에게 큰 힘이 된다.한 국가의 지도자는 그 구성원들의 모든 불행에 가슴 아파해야 한다.태풍으로 인한 재난뿐만 아니라,수능 점수가 모자라 자살한 여고생에 대해서도,신용카드 빚으로 인해 일어나는 범죄에 대해서도,생활고로 하루에 평균 두 명이나 자살하는 세태에 대해서도,한국의 대통령은 가슴 아파해야 한다.진심으로 가슴 아프지 않더라도 눈물의 상징을 이해해야 하며,그것을 정치의 기술로 응용해야 한다.프로페셔널의 정치가 보고 싶다. 하 응 백 문학평론가
  • 론스타·외환銀노조 대립 격화

    미국계 투자펀드 론스타에 매각된 외환은행이 최근 사표를 낸 4명의 임원을 퇴진시키고 10일 새 임원진을 선임했다.그러나 노조가 이달용 행장 직무대행의 방송연설을 실력행사로 저지하는 등 노사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외환은행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최성규 부행장 등 4명의 임원을 퇴진시키고 현용구 충청영업본부장,민형식 서부기업영업본부장,전용준 경영전략본부장을 새 임원으로 승진시켰다.”고 발표했다. 이 대행은 미리 녹음한 직원담화 방송을 통해 “한시적이나마 은행 경영을 책임진 사람으로서 최근의 갈등과 진통 상황에 대해 송구스럽다.”며 “현재 대주주나 경영진 그 누구도 노조가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구조조정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거나 계획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조 간부 20여명은 녹음 연설이 시작된지 3분여만인 오후 6시10분쯤 방송실에 유리문을 부수고 진입,방송을 중단시켰다. 노조는 “이번 인사가 이 대행의 친정 체제 구축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
  • 대선 자금 공방 / 이회창씨 회견 배경·뒷얘기

    이회창 한나라당 전 총재가 30일 SK비자금 사건에 대해 머리 숙여 사과했다.그러나 모금 경위나 용처에 대해서는 세차례의 거듭된 질문에도 불구,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다른 정당들은 일제히 “진정한 사과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비난의 포문을 열었다. 이 전 총재는 “내가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한 이상 무엇을 알았느냐 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이에 대해 한 측근은 “분명한 것은 이 전 총재도 (비자금에 대해) 다 알지는 못한다는 사실이며,이런 상황에서 설사 알고 있는 것들을 전부 말한다고 해도 다 고백했다고 믿어주겠느냐.”고 현실적인 문제를 들었다.당 일각에서는 “회견 준비를 충분히 하지 못한 것 같다.”는 평가도 나왔으나,전체적으로는 “당의 부담을 크게 덜어주었다.”며 환영했다.“이 전 총재가 대선후보로서의 책임을 스스로 인정한 만큼,노무현 대통령에게도 같은 책임을 지울 수 있게 됐다.”는 뜻에서다. 앞서 이 전 총재의 측근들은 주변 인사들로부터 비자금 사건의 대처 방법 등에 대해 자문을 구했다.이전에는 찾아보기 힘든 일로,‘사과를 어느 시점에 어떻게 해야 하는 건 지,출국은 해야 하는 건 지’ 등을 놓고 적지 않게 고민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이 전 총재 역시 주변에 의견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회견에 앞서 이 전 총재는 당사에서 김종하 의원을 보고는 “전화가 잘 안돼,꺼놓고 다니는지…”라고 말을 건네기도 했다. 회견문은 이 전 총재가 며칠에 걸쳐 직접 작성했다고 한다.한 측근은 “‘감옥에 가더라도’‘위선적인 행동’ 등 표현은 아랫사람이 쓸 수는 없는 일 아니냐.”며 이같이 전했다.회견의 직접적인 계기는 이재현 전 재정국장에 대한 영장 청구였던 것으로 알려진다.“당을 위해 심부름한 죄밖에 없는 재정국장의 상황을 보고 참담한 심정을 견딜 수가 없었다.”고 밝힌 데서도 알 수 있다. 이번 사과는 국세청의 대선자금 모금 의혹인 ‘세풍(稅風)’사건에 이어 5년만이다.대선에 패배할 때마다 국민들에게 머리를 조아린 셈이다.5년 전에는 정식 기자회견이 아닌 의원총회를 통해 “결과적으로 (돈이)당으로 유입된 것에 대해 국민에게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만 했다.이번에는 “변명의 여지가 없이 잘못된 일”,“무릎을 꿇고 사죄드린다.” 등 보다 진솔하게 심경을 피력했다는 게 당 내부의 평이다.한편 이 전 총재는 “검찰의 소환에 응하겠다.”고 말해 검찰수사가 끝나기 전에는 출국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지운기자 jj@
  • 송영진의원 “도박 죄송”

    열린우리당 송영진 의원은 27일 서울 이태원 미 8군 사령부내 카지노 출입과 관련,“경위야 어떻든 부적절한 시간·장소에 있었던 점을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5일 저녁 9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 한국인 출입제한 지역인 미 8군 카지노에서 도박을 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송 의원은 “절친한 고향 후배와 미 8군을 방문하였다가 나오는 길에 (카지노에)들렀을 뿐,미 8군 카지노장에서 거액도박이나 상습도박을 한 사실이 없었음을 밝힌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우리당과 송 의원의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송 의원의 징계 및 탈당을 요구하는 글들이 잇따라 당 차원의 징계여부가 주목된다.한 네티즌은 “우리당에 대한 이미지 손상이 이만저만 아니다.”면서 송 의원 징계를 촉구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발기인으로 참여하면서 낸 5000원을 염두에 둔 듯 “5000원 도로 내 놓으시오.일벌백계 하시오.”라고 비판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盧대통령·崔대표 회동 대화록/ 崔 “검찰 공정성 기대못해” 盧 “수사 불공평하지 않아”

    노무현 대통령과 최병렬 대표의 26일 청와대 회동은 검찰의 한나라당 대선자금 조사로 날카롭게 대립하는 정국을 반영하듯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최 대표는 “국민들이 경제와 실업문제로 불안해하고 있는데,판이 다른 데 만들어져 국민들이 많이 원망하고,부끄럽기도 하다.”고 선제공격했다.노 대통령은 “이번 일이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 보자.”고 분위기를 추슬렀으나,최 대표는 “이런 식으로 가면 정치가 버림받는다.”며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다음은 청와대와 한나라당측이 밝힌 회동내용. ■검찰수사와 특검요구 ●최 대표 검찰의 100억원 수사에 대해 유감이다.지난 대선비용에 대해 여야가 사실 큰 차이가 없다는 이야기가 있다.야당탄압이라는 의견이 있다.최도술·안희정씨 등 측근 비리는 다 수사가 되고 있느냐.그쪽(대통령)만 깨끗하다는 것이냐. ●노 대통령 나만 깨끗하다고 주장한 적 없다. ●최 대표 검찰수사는 피할 수도 없고,피할 힘도 없다.그러나 형평성이 결여돼 있고,공평한 수사가 아니라는 점에서 현 검찰수사로는 힘들다.전면적이고 무제한적인 특검수사를 요구한다.철저하게 수사하고 이번 기회에 모두 털고 책임을 져야 한다.고해성사 후 사과로 지나가자는 것은 말이 안된다. 특검 수사결과에 탄핵사유가 나오면 탄핵하고,하야해야 하면 하야해야 한다.그런 뒤에 위헌이 아니라면 국민투표로 가야 한다.나는 4당 합의 아래 국민투표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위헌시비가 있기 때문에 신속히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받아야 한다.위헌이 아니라면 국민투표법을 보완하자. ●노 대통령 전면수사를 하자는 것에 이의는 없지만,탄핵·하야가 가정된 것은 유감이다.탄핵·하야 등 가정을 전제로 이야기하지 말자.대선자금에 대해 어느 쪽도 완벽하지는 않겠지만,큰 차이는 있을 것이다.큰 차이가 있겠지만,어느 한쪽만 책임을 묻자는 것이 아니다.검찰이 내가 말린다고 수사를 안했겠느냐.말리려고 하지도 않았지만,말릴 생각도 없었다.불공평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안희정 염동연씨 등의 사건에 대해)여러 추측이 있지만,재판이 끝난 것도 있고,수사 중인 것도 있다. ■ 대선자금 공개검증 ●노 대통령 공개검증을 하자고 했을 때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이제라도 각 당이 합의하면 할 수 있지 않으냐.대통령 지시가 필요하다면 하겠다.다만 특검은 대통령이 결단할 문제가 아니다.정치권이 결단할 문제다.수사를 안한다면 모르되 특검 요건이 되는,수사 불평등이나 불신,부적절한 게 있는지 생각해 보겠다.정치권이 특검하자면 마다할 수는 없지만,정부 조직의 최고 책임자로서 특검을 논의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국민투표 위헌여부와 관련해 최종 결정을 내리기 전에 위헌판단 여부를 한번 회부해 보도록 하겠다. ■ 정치개혁 ●최 대표 선거행태가 이중적이었다.재임기간에 정치혁명을 하자.핵심은 부패척결에 있다.문제는 선거자금이다.완전한 선거공영제를 하자.시민단체까지 참여시켜 혁신적으로 바꿔 보자.선거재판을 단복심제로 하자. ●노 대통령 대환영이다.제도개혁을 이미 제안했다.이번 기회에 그냥 넘길 수 없다는 것이 민심이다.송구스러운 자세로 임해야 한다.백마디 말보다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고,제도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다.돈이 들어간 원인 제거도 중요하지만,합법적 길도 마련해 줘야 한다.선거공영제를 적극 환영한다. ■ 이라크 파병 ●최 대표 파병결정했으니 내용을 빨리 확정하는 것이 좋겠다.국회조사단이 다녀오면 당론으로 말할 것이다.4당대표가 한자리에 모여 한꺼번에 푸는 것이 좋겠다. ●노 대통령 국회조사단이 빨리 다녀왔으면 좋겠다.국회조사단이 돌아온 후에 결정하자는 것은 좋은 생각이고 동의한다.4당대표와 함께 결정하는 것에도 동의한다. 진경호 문소영기자 symun@
  • 한국시리즈 /‘SK 돌풍’ 재·점·화

    SK가 ‘돌풍’을 재점화하며 한국시리즈 첫 제패를 향해 한발 앞서 나갔다. SK는 19일 문학에서 벌어진 7전4선승제의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채병룡-조웅천의 ‘황금 계투’와 8회 터진 김민재 조원우의 연속 안타로 현대를 5-3으로 뿌리쳤다. 삼성 기아와의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서 5연승을 구가한 SK는 첫판을 내준 뒤 내리 두판을 따내 다시 상승세를 타며 남은 4경기에서 ‘반탁작’만 하면 창단 4년 만에 한국시리즈를 정복하게 됐다.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승1패 뒤 3차전을 이긴 팀이 8번 모두 패권을 차지했고,개막전 패배 뒤 2연승한 팀이 정상에 오른 것은 1989년(해태)과 95년(당시 OB),2001년(두산) 등 세차례. 고졸 2년차인 SK의 선발투수 채병룡은 3회 이후 단 2안타만 내주며 7과 3분의 1이닝을 6삼진 6안타 3볼넷 3실점(2자책)으로 막았다.8회 구원 등판한 조웅천은 1과 3분의 2이닝을 무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막아 현대시절인 96년 10월17일 해태전 이후 두번째 한국시리즈 구원승을 챙겼다. 현대 선발 김수경은 1·2회를 무안타로 쾌투했지만,3회 이진영에게 홈런을 허용한 뒤 자신감을 잃어 5회도 버티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왔다.3과 3분의 2이닝동안 2안타 6볼넷 3실점.현대는 21일 오후 6시 문학에서 열리는 4차전에 에이스 정민태를 선발로 투입해 총력전을 펼칠 계획이다. 승부처는 3-3의 팽팽한 균형을 이루던 8회말.SK는 특유의 집중력을 발휘하며 무섭게 몰아붙였고,현대는 지난해 구원왕 조용준을 마운드에 올리며 안간힘을 쏟았지만 맥없이 무너졌다. SK는 선두타자 채종범이 우전 안타로 나가자 보내기번트로 1사 2루를 만들었고,후속 김민재가 좌중간을 꿰뚫는 3루타로 4-3으로 앞선 뒤 곧바로 조원우의 짜릿한 1타점 적시타를 터뜨려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이에 앞서 현대는 2-3으로 뒤져 패색이 짙던 8회초 1사 뒤 이숭용의 우전 안타로 득점 찬스를 잡았다.심정수의 3루 땅볼을 SK 3루수 안재만이 2루에 악송구,1·3루의 행운을 얻은 뒤 정성훈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이날 경기에서 먼저 포문을 연 것은 현대.1회초 2사 뒤 채병룡의 제구력 난조 속에 이숭용의 안타와 심정수의 볼넷으로 만든 1·2루에서 정성훈과 브룸바의 연속 안타로 2점을 뽑았다. SK가 반격에 나선 것은 0-2로 뒤진 3회말.이때까지 김수경에 무안타로 눌린 SK는 2사 뒤 조원우의 볼넷에 이어 이진영이 첫 안타를 오른쪽 담장을 넘는 2점포로 연결,순식간에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SK는 공격의 고삐를 더욱 조여 4회 2사 2루때 안재만의 3루수 옆을 꿰뚫는 2루타로 전세를 뒤집었다. 인천 김민수기자 kimms@ ●승장 SK 조범현 감독 이기긴 했지만 공격 연결이 잘 안되는 등 내용이 별로 좋지 않아 조금 아쉽다.안재만 양현석 등 대타 기용이 잘 들어맞고 있다.특히 양현석은 순간집중력이 뛰어난 선수라 찬스 때 많이 활용하고 있다.상대 마무리 조용준은 주무기인 슬라이더를 잘 공략하라고 선수들에게 주문했다.채병룡이 생각보다 오래 버텨줬다.4차전 선발은 내일 결정하겠다. ●패장 현대 김재박 감독 대타 양현석한테 마무리 조용준이 너무 쉽게 안타를 내준 것 같다.오늘 경기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우리 팀이 5회 이후점수를 잘 내지 못하는데 아무래도 상대 포수 박경완이 투수리드를 잘 하기 때문인 것 같다.권준헌과 조용준 등 마무리 요원들이 예상보다 크게 흔들리고 있다.타순은 변화를 줄 수 있겠지만 전체적인 전술 변화는 없을 것이다.
  • [열린세상] 한 ‘수치(數癡)’의 고백

    정말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그게 아니면,잘 위장된 연기일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국회 연설은 앞부분이 감성(感性) 담은 말들로 시작되었고,목소리는 깊은 감상(感傷)을 실었다. “…정말 마음이 아픕니다.…가슴이 미어집니다.…밤잠을 이룰 수 없습니다.…차마 국민 여러분을 대할 면목이 없습니다.…송구스럽습니다.” 국정에 관한 대통령의 중요 연설이,본론에 앞서 ‘사죄’와 ‘회한’을 되풀이하고 있음은 이례적이다.노 대통령은 장사 안돼 울상인 서민,손님 없는 택시 기사,절망에 빠진 농민,삶의 터전까지 잃은 수재민,천정부지로 뛰는 아파트 값,싸움만 하는 것으로 보이는 대통령 자신,터져 나오는 측근 비리의혹 등을 일일이 짚어가며 아픔과 위로와 잘못을 드러내고,그리고 도무지 어디에도 면목 없을 자신의 처지를 심히 자책했다. 독한 마음으로 억눌러서 그렇지,눈물이 나지 않았다면 그것이 더 이상할 대통령의 현실이다.TV 중계 화면에서 대통령의 눈물을 똑똑히 보았노라고 내가 강변하고 나선들 큰 망발도 아닌상황이다. ‘2004년 예산안 제출에 즈음한 시정 연설’은 노무현 대통령 자신의 ‘재신임’을 어떤 방법으로 할 것인가,그 일정은 언제인가 하는 것이 관심사요 주제였기 때문에 117조원에 이르는 나라살림이나 대통령의 정책 약속은 관심 밖으로 밀렸다.그러나 재신임은 재신임이고,민생과 관련된 두 가지 약속만은 재신임과는 별개의 무게를 지닌다.도박이라면 또 하나의 도박인,결코 무관심할 수 없는 시무(時務)다. 약속의 하나는 토지 공개념을 제도화해서라도 부동산 투기,특히 강남 아파트 값을 ‘꼭 잡겠다’는 것이다.다른 하나는 지난 수십년동안 해결하지 못한 사교육비 대책,그것을 포함한 근본적인 교육 혁신 방안을 연말까지 내놓겠다는 것이다. 부동산과 사교육비,이 두 사안은 별개의 문제인 듯이 보이지만 서로 긴밀히 연결돼 있다는 것을 세상은 안다.강남의 아파트 수요가 자녀 교육 때문에 생기는 거품인 것은 상식이다. 엊그제 무역협회는 ‘203개 경제·무역·사회 지표로 본 대한민국’이라는 자료를 냈다.눈에 띄는 것은 대한민국이 ‘세계 1위’인 지표들인데,이를테면 선박수주량 및 선박건조량,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생산,CDMA(코드분할다중접속)단말기 판매,초고속인터넷가입자 수,월중 페이지뷰 같은 것들이 빛나는 톱 랭킹이다.세계 1위를 손꼽을 수 있는 목록이 는다는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자랑하고 싶지 않은 1위가 하나 남았다.사교육비다.국민총생산(GDP)중 교육기관에 대한 지출 비중과,민간 교육기관에 대한 지출 비중이 모두 OECD국가들 중 1위라고 한다.숫자를 따질 것이 없다.3∼4세 젖먹이 시절부터 대학 진학 때까지 이집 저집 주변의 우리 2세들이 어떻게 자라고 있는지 우리 자신들이 너무나 잘 아는 사실이다.그리고 그것이 우리 이웃들의 가계를 어떻게 멍들게 하고 있으며,얼마나 나라 경제를 거덜내는지도 짐작하고 있다. 부동산 정책은 그동안 ‘특단의 대책’이 나올 때마다 그 ‘특단’만큼 오히려 더 뛰었다는 실적(?)이 비극적이다.지난 ‘9·5 대책’도 대표적 사례라고 한다. 노 대통령의 ‘토지 공개념’ 언급에 반응하면서 야당의 정책담당자는 “600조원이나 되는 시중 부동(浮動)자금이 의미있는 투자처를 찾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논평했다.우리사회의 부동산 문제가 잡히지 않는 이유는 투기의 찬스만을 좇아서 그곳이 어디라도 달려가는 거대한 자금,‘떠도는 뭉칫돈’ 때문이라는 것은 알려진 진단이다. 도대체 600조원이 얼마나 큰 돈인가.써본다면 6 아래 0이 14개다.노래라면 체질적인 음치(音癡)가 있듯이 요즘 10대들은 춤 못 추면 ‘몸치’인데,음치 몸치에 숫자에 관한 한 ‘수치(數癡)’인 나는 600조든 117조든 가늠할 길을 알지 못한다. 알 수 있는 것은 오늘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아파트 투기,그로 인한 빈부격차가 악화일로라는 사실,‘중산층 붕괴-빈곤층 급증’이라는 중남미화 현상이 지금 우리의 현실이 되었다는 인식이다.대통령은 눈물 보일 계제가 아니다. 정 달 영 칼럼니스트
  • 송두율 파문 /기자회견 안팎

    재독 철학자 송두율 교수가 기자회견을 열어 해명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친북활동 혐의를 둘러싼 의혹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특히 국정원 조사결과와 송 교수의 해명이 접점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차이가 커서 진실이 무엇인지조차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다. ●“국내실정 잘 모르는 것 같다” 송 교수측은 “이번 기자회견은 송 교수가 국정원 조사과정에서 빚어졌던 실수와 오해가 불러온 사태를 해명하기 위한 자리”라고 설명했다.그러나 송 교수가 북한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 선임 문제나 금품수수 혐의 등을 적극 해명하고 ‘경계인’으로서의 고충을 토로했지만 국가정보원 조사 결과를 뒤집거나 과거 행적을 둘러싼 의혹을 명쾌하게 풀지는 못했다. 특히 이번 사건의 최대 쟁점인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 김철수’ 논란과 관련,송 교수는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선임된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점은 인정하면서도 “후보위원을 통보받고 수락,활동한 적도 없다.”고 말해 궁금증을 더했다.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송 교수가 국내 실정을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면서 “민주화운동 진영이 대북관계를 신중하게 접근하는 현실에 비추어 볼 때 송 교수는 ‘서열 23위’라는 부분을 부인하는 것 말고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국정원, 송 교수 주장 반박 국정원측이 이날 회견 직후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상황에서 당사자의 부인으로 하루 만에 쉽게 뒤집어질 수 있는 내용을 국정원이 국회에 보고할 수 있겠느냐.”고 반박한 점도 이날 회견의 ‘한계’를 보여준 대목이다. 이날 송 교수가 북한에서 받았다고 주장한 금품의 규모가 국정원 발표의 절반 수준인 7만∼8만달러에 그치고 있지만 어느 쪽 말이 맞는지는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송 교수가 이날 독일 오펜바하시의 한국학술연구원을 되살리기 위해 운영자금을 지원받았다고 밝힘에 따라 후보위원 신분을 적극 활용하지 않았느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송 교수가 좀더 일찍 의혹에 대해 해명을 하지 않은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초청을 주도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측도 “송 교수의 실정법 위반 사실이 국정원에 의해 드러나면서 곤혹스러운 심정”이라고 밝혔다.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초청 주체로서 사회적 혼란을 일으킨 점에 대해 송구스럽다.”면서 “송 교수가 한국의 사법적 절차를 몰랐다고는 하지만 우리에게까지 말을 하지 않은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념논쟁 비화 경계해야 하지만 일각에서는 송 교수를 둘러싼 파문이 해묵은 이념논쟁으로 번지는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녹색연합 김타균 정책실장은 “송 교수의 방북이나 노동당 입당 사실은 신념과 사상의 자유라는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계현 경실련 정책실장도 “국정원 발표나 송 교수의 회견내용이 지금으로서는 사실과 주장이 뒤범벅돼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면서 “차분하게 검찰수사 결과를 기다려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구혜영 박지연기자 koohy@
  • 헉! 양키스가…/2년간 13연승했던 미네소타에 패배

    미국 프로야구 디비전시리즈 첫 경기에서 미네소타 트윈스가 관록의 뉴욕 양키스를 꺾고 지난 시즌에 이어 또 돌풍을 일으켰다.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시카고 컵스도 나란히 첫 승을 거뒀다.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1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미네소타는 1일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5전3선승제의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 1999년 이후 3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양키스를 3-1로 제압했다.미네소타는 올해 7전 전패 등 최근 2년간 13차례 대결에서 한번도 이기지 못한 양키스의 막강 타선을 산발 9안타 1실점으로 막았다.미네소타에 20승2패로 우세를 보인 양키스 선발 마이크 무시나는 소총부대의 집중력에 무너졌다. 미네소타는 3회초 1사 1·3루에서 루이스 리바스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뽑은 뒤 6회 1사 1루에서 터진 토리 헌터의 적시 3루타에 이어 상대수비 송구 에러때 헌터가 홈을 밟아 3-0으로 앞서 나갔다.양키스는 무시나가 7이닝동안 3실점하고 물러났고,막판 추격에 나선 9회말 2사 2·3루에서 알폰소 소리아노의 내야안타로 1점을 뽑는 데 그쳤다. 내셔널리그에서는 샌프란시스코가 선발 제이슨 슈미트의 완봉에 힘입어 플로리다 말린스를 2-0으로 눌렀다. 컵스는 터너필드에서 열린 원정경기에서 케리 우드가 맹활약을 펼쳐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4-2로 눌렀다. 김영중기자 jeunesse@
  • 프로야구/잠자리채 경보

    ‘이승엽의 홈런성 타구를 잠자리채로 걷어낸다면.’ ‘국민타자’ 이승엽(27·삼성)의 홈런포가 29일 현재 3경기째 침묵한 가운데 그의 아시아 시즌 최다홈런(56호) 공을 건지기 위해 잠자리채와 뜰채 등으로 ‘무장’한 관중이 삼성경기가 열리는 구장마다 구름처럼 몰려들고 있다.관중이 잠자리채 등으로 이승엽의 타구를 낚아챌 경우 홈런 여부를 둘러싼 판정 시비 등 돌발 사태가 빚어질 가능성이 높아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요즘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뚜렷한 대책은 없는 상태다. 최근 자주 눈에 띄는 길이 2∼3m의 장대를 이용한 잠자리채와 뜰채 등을 들고 야구장에 입장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미국 메이저리그나 일본 프로야구에도 이를 막는 규정은 없다.다만 미국 대학야구나 풋볼 경기때 안전상의 이유로 대학측에서 이를 규제하는 경우가 있을 뿐이다. 야구규칙 3조 16항은 “타구 또는 송구에 관중의 방해가 있을 때 방해와 동시에 볼데드가 되며 심판은 방해가 없었다면 경기가 어떤 상태가 됐을까를 판단해 볼데드 뒤의 조치를 취한다.”고 규정하고 있다.펜스 근처에서 잠자리채 등으로 홈런성 타구를 낚아챘을 때 심판의 전적인 재량으로 홈런 여부를 가린다는 얘기다. 그러나 빨랫줄 타구 등으로 심판의 판정 자체가 애매할 경우 거센 항의는 물론 관중의 동요를 부를 우려가 없지 않다. 지난 5월20일 LG-현대의 잠실경기 8회 2사 1·2루때 LG 최동수의 좌중간을 가르는 장타를 관중이 손으로 잡았다.관중의 방해가 없었다면 주자를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을 상황이지만 심판의 판정으로 2루타가 인정돼 1루 주자는 홈을 밟지 못했고,결국 LG는 홈팬의 방해로 패한 셈이 됐다. 반면 메이저리그에서는 지난 1996년 뉴욕 양키스-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결정 1차전 당시 양키스 데릭 지터가 우익수 깊숙한 타구를 날렸을 때 상대 토니 타라스코가 펜스에 붙어 공을 잡으려 했으나 12살 꼬마팬이 글러브로 공을 낚아챘다.우익수가 충분히 잡을 수 있는 공임에도 리치 가르시아 심판은 홈런을 선언했고,후에 오심으로 판명났다.양키스는 연장전 끝에 승리했고,월드시리즈에서 우승까지일궈냈다. 이처럼 잠자리채 등으로 인해 이승엽의 홈런과 첨예한 승부가 단숨에 반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정금조 KBO 운영팀장은 “잠자리채 등으로 경기의 순조로운 진행을 방해할 가능성은 있지만 뚜렷한 규제 방안은 없다.”면서 “현재 홈 구단이 이같은 경기 방해와 불상사에 대비해 경찰 병력을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삼성과 시즌 마지막 2연전을 치르고 있는 LG도 29일 4개 중대(480여명) 규모의 경찰 병력을 요청했다.그러나 이날 경기에서 이승엽이 끝내 홈런을 때리지 못하자 흥분한 관중이 물병 등을 그라운드 안으로 집어 던져 경기가 잠시 중단됐다. 김민수기자 kimms@
  • 태풍때 뮤지컬 관람 盧 “국민께 송구”

    노무현 대통령은 24일 뮤지컬 ‘인당수 사랑가’를 관람한 것과 관련,“내가 연극(뮤지컬)을 좋아하는 것도 아닌데,주변에서 문화분야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해서 한 일”이라며 “결과적으로 국민들께 송구스럽게 됐다.”고 사과했다.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부산·울산·경남지역 언론과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참모들과 인터뷰를 준비할 때 이같이 말했다. 청와대 브리핑은 이날 오후 노 대통령이 ‘인당수 사랑가’를 보게 된 배경을 1쪽에 걸쳐 해명했다. 대통령이 문화예술에 관심을 가지면 파급효과가 있기 때문에 공연장·영화관·미술관 등을 찾는 게 좋겠다는 한 언론인의 글에 공감한 것도 중요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실제 노 대통령이 지난 7월 MBC의 느낌표에 출연,추천한 책인 ‘칼의 노래’는 한달에 4만여부가 팔렸다. 청와대측은 뮤지컬을 관람한 지난 12일에도 노 대통령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위기관리센터로부터 태풍 ‘매미’와 관련해 두 차례 보고받았다고 밝혔다.대통령이 저녁에 관저에서 TV를 보는 것이나,수시로 태풍 보고를 받는상태에서 청와대와 가까운 곳에서 예정됐던 일정을 진행하는 것이나 달라질 것은 없다는 점도 참고했다고 했다.공연을 몇 시간 앞두고 취소하면 공연장이 썰렁해져 주최측에 실망을 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청와대측은 해명했다.청와대측은 경호상의 이유로 수십석을 예약했다.청와대 브리핑은 “노 대통령이 업무를 태만히 해 태풍 대처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점은 전혀 없었다.”면서 “노 대통령은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 차원에서 본 것이지,관련 상황을 무시한 채 취미생활로 관람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이어 “정치권과 일부 언론이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며 감정적인 비판 목소리만 높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곽태헌기자 tiger@
  • [김광림의 플레이볼] 포스트시즌의 열쇠 ‘집중력’

    얼마 전 삼성은 롯데와의 경기에서 어이없는 릴레이 실책으로 한꺼번에 3점을 헌납해 부산 사직구장을 찾은 프로야구 팬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롯데는 이날 1회말에 안타 2개와 4구 2개를 묶어 1득점한 뒤 계속된 무사 만루의 찬스를 이어갔다.타석에 들어선 5번타자 박정태의 희생플라이때 모든 주자가 홈으로 들어온 것이다.이해가 잘 안 되는 상황이다. 당시 상황을 재현해 보면 이렇다.발단은 삼성 좌익수 양준혁의 송구.3루주자 문규현이 박정태의 희생플라이때 홈으로 쇄도하자 평소 자신의 송구에 불안감을 갖고 있던 양준혁은 플라이볼을 잡자마자 급하게 홈으로 뿌렸다.공은 홈으로 쇄도하던 문규현의 등에 맞고 방향이 급선회했다. 포수 뒤에서 백업플레이를 하던 투수 권혁은 이 공을 주운 뒤 2루로 뛰던 1루주자 이시온을 아웃시키기 위해 2루로 던졌는데,2루수 고지행의 키를 훌쩍 넘겨 중견수 앞까지 굴러갔다.양준혁에 이은 권혁의 실책.이 사이 2루주자 손인호는 쉽게 득점했다. 삼성의 수비 실책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중견수 박한이마저 연속득점을 허용하자 급한 나머지 스텝이 꼬이면서 또다시 공을 뒤로 빠뜨린 것.그 사이 2루를 돈 이시온마저 여유있게 홈을 밟아 롯데는 3득점 했다.좌익수 양준혁과 투수 권혁에 이은 중견수 박한이의 릴레이 실책이 순식간에 벌어졌고,결국 삼성은 꼴찌 롯데에 3-5로 패했다. 경기를 하다보면 이처럼 어처구니없는 실책도 하게 되고 본 헤드플레이도 저지를 수 있다.또 기록되지 않는 실수로 승리를 날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하지만 때가 문제다.9월이면 정규시즌이 끝나고 하루나 이틀 뒤에 바로 포스트시즌이 시작된다.정규시즌이 풀리그인데 견줘 단기전인 포스트시즌은 토너먼트로 ‘지면 바로 끝장’이다. 포스트시즌에서는 상대팀의 전력을 완전히 파악하고 경기에 나서기 때문에 특히 정신력이 강조된다.팽팽한 상황에서 실책 하나는 바로 실점으로 연결되고,팀 분위기에도 심각한 영향을 끼친다.혹자는 멘털스포츠인 야구에서 경기 분위기가 급변하면서 어이없는 플레이가 나오는 것은 선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어쩔 수 없이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애써무시하려 한다.하지만 바꿔 말하면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만이 실책을 줄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고,승리의 지름길인 셈이다. 광주방송 해설위원 kkl33@hanmail.net
  • “진실은 반드시 승리하는 법입니다”/‘수지김’ 3년 무료변론 전해철 변호사

    “피해를 당한 국민 스스로 국가의 위법행위를 밝혀내 보상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싶었습니다.” 해철(41) 변호사는 ‘수지김 사건’의 진실을 찾기 위해 무료로 변론을 해왔다.3년 전 수지김(본명 김옥분)씨 오빠인 고 김만식씨가 윤태식씨를 검찰에 고소할 때부터 사건을 맡아 국가가 유족들에게 손해배상금 42억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이끌어냈다.금전적인 보상이 14년간 겪어온 유족들의 고통을 완전히 삭여줄 수는 없었지만 국가가 잘못을 인정했다는 것은 그동안 사건에 쏟은 열성의 결실이었다. ●3년 전 수지김 오빠와 처음 만나 전 변호사가 수지김 사건을 접한 것은 2000년 3월.법무법인 해마루에서 한솥밥을 먹던 이덕우 변호사가 “도와줘야 할 사람”이라며 김만식씨와 부인 이명수씨를 소개해줬다.김씨는 쉰이 갓넘은 나이에도 얼굴에 깊은 주름이 패어 동생 일로 몹시 고통을 겪은 듯했다.김씨는 내성적인 성격 탓에 소주잔을 연거푸 마신 뒤에야 겨우 입을 열었다.확인된 대로 87년 1년 홍콩에서 여동생 수지김씨가 남편 윤태식씨에게 살해당했고,윤씨가 이를 숨기기 위해 여동생을 간첩으로 몰았다는 얘기였다.국가안전기획부도 조직적으로 사건을 은폐했다는 것이다.살해범 윤씨는 벤처기업 경영자로 변신해 있었다. “고문치사 사건 등 수많은 시국사건을 맡아봤지만,이 사건은 도저히 믿을 수 없는 황당한 얘기였습니다.” 전 변호사는 사건 발생 후 홍콩 경찰이 수지김씨의 시신을 발견하고 윤태식씨를 유력 용의자로 지목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그러나 정부가 ‘공안사범’이란 이유로 수사협조를 거부했다는 것도 알아냈다.당시 정부는 ‘서울대생 박종철군 고문치사 사건’으로 돌파구가 필요했던 상황이었다. 전 변호사는 2000년 3월9일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위원 자격으로 사건을 맡아 서울지검에 윤씨를 살인 혐의로 고소했다.서울지검 외사부 강인철 검사를 찾아가 전 변호사는 언론사 취재자료 등을 넘겨줬다.술에 의지해 고통을 잊으려 했던 유족들의 지난 세월도 전해줬다.강 검사도 홍콩 경찰이 보낸 수사자료를 직접 번역하는 등 의욕적으로 수사했다. 그러나 위기가 찾아왔다.2000년7월 김만식씨가 어이없는 교통사고로 숨진 것이다.다른 유족들을 찾아갔지만,“긁어 부스럼을 만들고 싶지 않다.”면서 손사래를 쳤다.강 검사도 갑작스러운 인사이동으로 사건에서 손을 떼게 됐다.게다가 윤씨는 변호인을 통해 “고소인이 이미 사망한데다 앞길 창창한 경제인을 수사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이의를 제기하며 거세게 반격했다. ●“국가 위법행위 피해보상 길 열어” 전 변호사는 다시 소매를 걷어붙였다.변협 명의로 성명서를 발표하고 국가가 조직적으로 은폐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결국 검찰은 윤씨를 소환한 끝에 진실을 찾아내 2001년 11월 살인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수지김이 사망한 지 14년10개월,공소시효 만료를 한달 남짓 남긴 시점이었다. 윤씨는 법정에서 줄곧 무죄를 주장,유족들의 치를 떨게 했다.1심에서 징역 18년을 선고받자 윤씨는 태도를 바꿔 합의를 제의했다.현금,주식 등 5억원을 주겠다고 했다.유족 대부분이 하루 끼니를 걱정할 만큼 경제적으로 어려웠지만 거절했다. “유족들은 ‘진솔한 사죄의 모습’을 보이지않는 한 돈을 받을 수 없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윤씨는 2심에서 징역 15년6월을 선고받았고,지난 5월 대법원에서 형 확정 판결을 받았다. ●“국가 위법행위 피해보상 길 열어” 전 변호사는 싸움을 멈추지 않았다.2002년 5월 국가가 저지른 불법행위에 대해 손해배상금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냈다.“모든 진실이 밝혀진 뒤에도 국가가 유족들에게 사과 한마디 없는 현실을 그냥 두고볼 수 없었습니다.” 국가와 윤씨,그리고 사건 발생 당시 안기부장이던 장세동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108억원을 청구했다.인지대는 법원 소송구조 신청과 독지가의 도움으로 겨우 마련했다.유족들의 피해사실을 정확히 알리기 위해 서울대 양현아 교수팀이 나섰다. 교수는 종군위안부 할머니들의 피해사실을 녹취,법원에 증거로 제출한 전문가.다섯달 동안 유족 10명과 함께 생활하며 유족들의 고통스러운 삶을 고스란히 담았다.6남매는 모두 안기부에서 혹독한 조사를 받은 뒤 극심한 후유증으로 피폐한 삶을 살았다.큰언니는 ‘간첩가족’이란 이유로 전매청에서 해직된 뒤 정신질환을 앓다 숨졌다.결혼한 여동생들은 시댁의 갖은 핍박과 주위의 질시로 대부분 이혼하거나 집에서 쫓겨났다.조카들도 학교에서 따돌림당하다 자퇴했다.‘간첩의 씨앗’이라며 시댁식구들에게 버림받은 아이도 있었다.유족들은 신분을 숨기기 위해 서로 연락을 끊고 타향과 산사(山寺)에서 흩어져 살았다.그렇게 14년이 흘렀다. 원고와 피고는 소멸시효를 두고 치열하게 다퉜다.정부는 수지김이 사망한 날로부터 10년이 지났기에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주장했다.전 변호사는 ‘신의성실의 원칙’을 내세웠다.국민을 보호해야 할 국가가 위법행위를 하고도 반성하기는커녕 국민들이 뒤늦게 속은 사실을 알았기에 배상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신의에 어긋난다는 것이다.또 최근까지 안기부가 윤태식씨를 보호·관리했다는 점을 들어 위법행위의 지속성을 증명했다.“하지만 장세동씨의 경우 87년에 안기부를 떠났기 때문에 위법행위를 증명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했습니다. 결국 마지막에 장세동씨 부분만 소송을 취하했지요.” ●“국가 위법행위 피해보상 길 열어” 법원은 전 변호사의 주장을 받아들여 “진실을 밝혀야 할 국가가 시간이 지났다고 배상하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고 판결했다.또 국가의 고의적 잘못을 인정,배상금도 이례적으로 한 가족당 7억원씩 42억원으로 산정했다.유족들은 “이제야 한을 풀게 됐다.”며 흐느꼈다.배상금의 일부는 사회에 기증하기로 했다.전 변호사는 “60∼80년대 국가가 주도한 위법행위로 고통받은 피해자들도 배상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라고 평가했다.그가 새삼 느낀 것은 ‘진실은 반드시 승리한다.’는 사실이었다. 정은주기자 e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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