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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천문화예술회관 야외광장서 송구영신 제야의밤 문화축제 풍성

    인천시가 시민이 함께 모여 한 해를 마무리하고 희망찬 2019년 새해를 맞이하는 송년제야의 밤 문화축제를 인천문화예술회관 야외광장 특설무대에서 개최한다고 30일 밝혔다. 2007년부터 이어져온 이번 행사는 인천시민 누구나 참여해 즐길 수 있다. 300만 인천시민과 살고 싶은 도시, 함께 만드는 인천을 만들어 가려는 시민들의 바람과 내년 시정목표를 공유하며 소망을 담는 행사로 치러진다. 오후 7시 30분부터 자정까지 임방울국악제 대통령상을 수상한 소리꾼 김경아 명창과 인천 걸그룹 비타민엔젤, 2018버스킹경연대회 우승자인 알펑키스트의 비보이 댄스, 전통타악 ‘아작’의 타북 퍼포먼스 공연 등 지역예술인들의 공연이 펼쳐진다. 이어 뮤지컬 갈라콘서트와 인기가수 박상민·적우·윙크·진해성·박혜신·성악가 신현선이 출연하는 경인교통방송 송년 빅콘서트가 생방송으로 진행된다. 부대행사도 마련된다. 소망기원 포토월과 재미로 보는 타로 토정비결, 아트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시민들이 함께한다. 송년행사 하이라이트인 새해맞이 카운트다운은 전통 종 타종과 인천시민들이 기해년 새해의 안녕과 도약을 기원한다. 또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는 축하 불꽃쇼가 밤하늘을 수놓을 예정이다. 윤병석 문화예술과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인천시민 모두 한 해를 뜻깊게 마무리하고 누구나 소원을 이룰 수 있는 희망과 축복의 새해를 맞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김정호, 공항직원에 직접 사과…민주당 “사퇴는 지나친 정치공세”

    김정호, 공항직원에 직접 사과…민주당 “사퇴는 지나친 정치공세”

    공항에서 신분증 확인을 요구하는 직원과 실랑이를 벌여 논란을 빚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정호 의원이 25일 이 직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사과했다. 이와 별도로 국회에서 별도 회견을 열고 사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오늘 직원분께 직접 전화해서 사과의 말씀을 드렸다. 당사자가 제일 마음의 상처를 받았을 것 같아 이유를 불문하고 정말로 송구하다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자식 같은 청년들한테 결과적으로 이렇게 비친 부분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국민들께도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그는 이 직원이 소속된 한국노총 공공연맹 한울타리공공노조 측에도 사과의 뜻을 전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5시 30분 국회에서 별도 회견을 통해 사과문을 발표할 방침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김 의원 논란과 관련, “본인이 어느 정도의 소명자료를 냈고 사과할 부분은 했다. 당 (차원의 대책) 논의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야권을 중심으로 김 의원이 국토교통위원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 “지나치게 정치공세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김정호 의원 ‘공항 직원에 갑질’ 논란 해명했지만…비판 여전

    김정호 의원 ‘공항 직원에 갑질’ 논란 해명했지만…비판 여전

    항공기에 탑승하는 과정에서 신분증을 확인하려는 공항 직원에게 언성을 높이고 화를 낸 일로 공분을 사고 있는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송구스럽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사건의 발단이 된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는 “정당한 항의”였다는 식으로 말해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2일 조선일보 보도와 김 의원의 설명을 종합하면, 김 의원은 지난 20일 밤 9시쯤 김포공항 국내선 건물 3층 출발장에서 밤 9시 30분에 출발하는 김해공항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다른 승객들과 함께 줄을 서 있었다. 사건은 공항 직원이 김 의원에게 탑승권과 신분증을 제시해달라고 요청하면서 시작됐다고 한다. 당시 김 의원은 탑승권을 제시하면서 신분증은 스마트폰 케이스 투명창에 넣어둔 채로 보여줬는데, 공항 직원이 ‘신분증을 꺼내서 보여주셔야 한다’고 했지만 김 의원이 이를 거부했다. 스마트폰 케이스에서 꺼내지 않아도 신분증이 투명하게 들여다보인다는 게 거부 이유였다. 이 과정에서 김 의원은 “지금까지 한 번도 꺼낸 적이 없다”면서 “내가 국토위 국회의원인데 그런 규정이 어디 있다는 것인지 찾아오라”고 언성을 높였다고 한다. 김포공항을 운영하는 한국공항공사는 국회 국토위의 피감기관이다. 결국 김 의원은 신분증을 따로 꺼내 보여주지 않고 항공기에 그대로 탑승했다. 논란이 일자 김 의원은 자초지총을 밝히겠다면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의원은 “(항공기 탑승 전 수속 절차를 밟던 중) 제 차례가 되어 탑승권과 스마트폰 케이스를 열어 투명창의 신분증을 공항 보안요원에게 제시했다”면서 “그런데 이날은 평소와 다르게 케이스 안에 있는 신분증을 밖으로 꺼내어 다시 제시하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지금까지는 모두 스마트폰 케이스에 담긴 신분증을 제시하면 확인 후 통과하는 방식이었다”면서 신분증을 꺼내 제시하라는 규정이 있는지를 공항 직원들에게 따져 물었다고 했다. 김 의원의 설명대로라면 공항 직원들은 현장에서 제때 규정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한다. 대신 보안데스크에 설치된 컴퓨터를 통해 업무 매뉴얼을 들었을 때 “근무자가 탑승객의 신분증을 확인할 때 두 손으로 받아 확인하고, 친절해야 한다고 되어 있다. 이는 탑승객이 신분증을 꺼내서 두 손으로 제시하라는 조항이 아니지 않는가”라면서 “근거 규정도 없이 필요 이상의 요구를 하는 것은 매우 불친절하고, 시민들에게 오히려 갑질하는 것”이라고 김 의원은 주장했다. 김 의원이 컴퓨터를 통해 음성으로 들은 매뉴얼은 한국공항공사의 ‘항공기표준운영절차’ 매뉴얼로 보인다. 이 매뉴얼에는 항공경비요원의 탑승객 신분 확인 절차에 대해 ‘승객이 오면 인사를 한 뒤 탑승권과 신분증을 제출토록 안내하고, 두 손으로 탑승권과 신분증을 받고 육안으로 일치 여부를 확인하되, 위조 여부 등도 확인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컬러 프린터로 신분증 위·변조가 가능하기 때문에 직접 신분증을 보고 만져보면서 확인해왔다”면서 “신분증을 빼서 보여달라고 한 것이 고압적 요구는 아니지 않으냐”고 했다. 시민들도 평소에 공항에서 항공기를 탈 때 신분증을 지갑 또는 스마트폰 케이스에서 꺼내서 공항 직원에게 보여준다. 더군다나 스마트폰 케이스에서 신분증을 꺼내는 일이 어렵지 않은 일임에도 불구하고 공항 직원의 요구를 ‘갑질’이라고 하고, 해당 직원에게 언성을 높인 것은 잘못된 행동이라는 지적이 많다. 하지만 김 의원은 “당시 상황의 진실 여부를 차치하고, 저의 항의가 아무리 정당하다 하더라도 거친 감정을 드러낸 것은 저의 마음 공부가 부족한 탓임을 반성하고 있다”면서 “이번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너무나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신분증을 꺼내달라는 요구에 대해 거칠게 항의한 것이 정당한 항의였다는 식의 발언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일주일 전까지 우리 옆에 있었는데…마지막 길 배웅한 친구들

    일주일 전까지 우리 옆에 있었는데…마지막 길 배웅한 친구들

    강릉 펜션사고 학생 합동 분향소 설치대성중에 마련...관계자 조문만 받아이름 새겨진 패 앞에 헌화하며 눈물“교사들에게 책임 묻지 않길” 유족 당부의식 잃었던 7명 학생들 상태 점점 호전고3 학생 3명의 목숨을 앗아간 ‘강릉 펜션 사고’ 발생 사흘째인 20일 서울 대성고 학생들이 분향소를 찾아 친구이자 선배였던 희생 학생들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의식을 잃었던 학생들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1명은 퇴원해도 될 만큼 호전됐다. 이날 오후 2시 은평구 대성중·고교 교정에는 고 1~3학년 학생들이 모여들었다. 이 학교는 19일부터 21일까지 휴업하고 있다. 중학교 체육관에 사고로 숨진 학생 3명의 합동분향소가 마련되자 조문을 위해 학교를 찾은 것이다. 학생들은 검은 정장 대신 교복 위에 검정 패딩 등을 입고 예를 갖췄다. 학교 측이나 유가족이 조용한 장례를 바란 만큼 일반인 조문은 받지 않고 숨진 학생들의 친구와 대성중·고 재학생, 학부모, 교사의 조문만 받았다. 현장 관계자에 따르면 조문객들은 학생들의 이름이 새겨진 패 앞에 헌화하며 애도했다.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교실과 운동장에서 함께 공부하고 뛰놀던 친구 3명이 갑작스레 곁을 떠났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듯했다. 학생과 부모들은 대부분 눈물을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 측은 분향소를 22일까지 운영할 계획이다. 사고 피해 학생 빈소가 차려진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는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조희연 서울교육감 등이 찾아 조문했다. 유족들은 유 부총리에게 “아이들이 선생님들을 잘 따랐으며 교사들에게 이번 일의 책임을 묻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관은 조문을 마친 뒤 “자식을 떠나보낸 부모님들 앞에서 고개를 들 수 없다. 자식을 잃고 간장이 끊어지는 고통을 참으시고 문상을 받아주셔서 고맙다”면서 “한 아버님이 ‘젊은 아이들에게 더는 이런 일 없게 더 안전한 나라를 만들어달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조 교육감도 “위로의 말씀을 드리는 것 자체가 송구스럽다”며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하겠다고 유족들에게 말씀드렸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사고로 의식을 잃어 고압산소치료를 받은 학생 7명은 하나 둘씩 건강 상태가 호전되고 있다. 강릉아산병원에 입원한 5명 가운데 회복이 가장 빨랐던 1명은 21일이면 퇴원이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학생은 일상적인 대화가 가능하고 치료센터에도 스스로 걸어서 들어갔다. 나머지 4명 가운데 2명도 상태가 호전돼 이날 일반병실로 옮겨 치료를 받았다. 다만, 아직 정상적으로 걸을 수 있는 정도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중환자실에서 계속 치료 중인 2명도 상태가 점점 좋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병원 강희동 권역응급의료센터장은 “움직임이 호전된 것으로 보인다. 어제는 통증 반응만 있었으나 오늘은 명령 반응이 있었다. 부르면 눈을 뜰 수 있을 정도”라면서 “희망을 가지고 치료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2명은 현재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고, 미약하게나마 차츰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치료 중인 학생들은 친구 3명이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사실은 아직 모르고 있다고 한다. 부모들은 “친구들은 괜찮으냐”라는 아들의 질문에 “전부 괜찮다. 어서 치료받고 돌아가자”며 치료 기간 동안에는 비보를 접하지 않도록 배려하면서 안심을 시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합동사고대책본부와 의료진도 친구의 사망 사실을 알게 됐을 때 받을 수 있는 충격과 이로 인한 병세 악화를 우려해 회복 중인 학생들에게 사망 사실을 알리지 않고 있다. 대책본부는 정신건강복지센터 소속 심리상담사를 배치해 부상 학생과 가족들이 심리적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강릉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원주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서울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사사건건] 윤장현에 미끼 던진 전과 6범… ‘공천·노무현·혼외자’로 대어 낚았다

    [사사건건] 윤장현에 미끼 던진 전과 6범… ‘공천·노무현·혼외자’로 대어 낚았다

    윤장현(69) 전 광주시장이 권양숙 여사를 사칭한 40대 사기범에게 4억 5000만원을 뜯겼다. 그는 당초 피해자로 여겨졌으나 피의자로 신분이 바뀐 뒤 재판을 받아야 할 처지로 전락했다. 16일 검찰에 따르면 광주지검 공안부(부장 이희동)는 지난 13일 윤 전 시장에 대해 공천을 기대하며 돈을 보낸 것으로 보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기소했다. 초기 단계부터 “짜 맞추기 수사”라며 반발했던 윤 전 시장 측과 검찰 간 법정 공방이 예고된다. 이 사건이 단순한 사기로 밝혀질지, 윤 전 시장이 사기범에게 건넨 거액의 돈이 6·13 지방선거 공천을 염두에 둔 대가성 성격으로 결론 날지는 법정에서 가려질 전망이다.사기범에게 놀아난 윤 전 시장은 언론 등을 통해 “지혜롭지 못한 판단으로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다”며 여러 번 머리를 조아렸다. 하지만 윤 전 시장이 송금한 돈이 사기범의 ‘공천’을 시사한 듯한 발언에 ‘미필적 고의’ 형태로 공감했고, 그 대가로 빌려줬다는 객관적 증거가 나올 경우 실정법의 처벌을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윤 전 시장이 연루된 희대의 사기 사건의 전말을 짚어 본다. ●감쪽같이 속은 윤장현 전 시장 윤 전 시장은 시장으로 재직 중이던 지난해 12월 21일 한 통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권양숙입니다. 잘 지내시지요. 딸이 비즈니스 문제로 곤란한 일이 생겼습니다. 5억원만 빌려주시면 곧 갚겠습니다”는 내용이었다. 이는 이미 구속된 사기범 김모(49·여·전과 6범)씨가 지역의 유력 인사들에게 무작위로 날린 ‘낚시용 미끼’였다. 윤 전 시장을 제외한 사람들은 ‘보이스피싱’ 정도로 생각하고 대응하지 않았다. 시민단체 활동 시절부터 다른 사람을 자주 도왔고, 감성적인 성품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윤 전 시장은 그런 메시지에 깜짝 놀랐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친분이 있던 윤 전 시장은 이튿날인 22일 문자를 보낸 당사자와 전화통화를 했다. 김씨는 경상도 사투리를 써 가며 자신이 권양숙 여사인 것처럼 속였다. 김씨는 개인사나 정치활동 얘기 등으로 말을 꺼내며 “곧 돌려줄 테니 5억원만 빌려주세요. 나중에 힘이 돼 드리겠다”고 말했다. 윤 전 시장은 김씨의 말을 그대로 믿고 같은 달 26일 은행에서 2억원을 대출받아 송금했다. 사흘 뒤인 29일엔 지인에게 1억원을 더 빌려 비서를 통해 보냈다. 올 1월 5일엔 1억원을 추가로 대출받아 김씨에게 송금했다. 마지막 1월 31일엔 5000만원을 또 대출받아 보냈다. 한 달 새 모두 4차례에 걸쳐 4억 5000만원을 김씨가 알려준 김씨의 어머니 은행 계좌로 송금했다. ●김씨는 지능적인 정치관련 사기범 광주에서 휴대전화 판매업을 해 온 김씨는 여러 대의 전화를 번갈아 사용하며 ‘1인 2역‘을 하면서 윤 전 시장을 감쪽같이 속였다. 김씨는 윤 전 시장과 지난 10월 초까지 280여 차례의 전화 통화와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1월 초엔 “어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전화해 광주 윤 시장 힘써 달라 했다. 시정에만 힘쓰세요”란 메시지를 보냈다. 18일엔 “시장님 재임하셔야겠죠. 이용섭(현재 광주시장으로 당시 유력한 민주당 시장 출마 예정자)과 통화해 제가 주저앉혔다”고 말했다. 김씨는 윤 전 시장이 돈을 송금한 이후에도 여러 차례 “당 대표에게 신경 쓰라고 당부했다. 이제 곧 경선이 다가온다. 전쟁이 시작될 거다”며 후보 공천을 암시하는 듯한 발언을 이어 갔다. 사기범 김씨는 윤 전 시장이 이를 눈치채지 못하자 더욱 대담해졌다. 윤 전 시장이 2억원을 첫 송금한 지난해 12월 26일 이후엔 시장실을 직접 찾아갔다. 앞서 권양숙 여사로 위장한 김씨는 “내가 자주 전화하기 어렵다. 광주에 내 ‘메신저’ 김XX가 있다. 사실 노 전 대통령의 혼외자를 기르고 있는 위탁모이기도 하다. 그쪽과 얘기하시면 된다”며 또 다른 자신을 ‘셀프 위탁모’로 소개한 뒤였다. 김씨는 이처럼 ‘1인 다역‘을 하며 올 1월 윤 전 시장을 상대로 자신의 아들(28)과 딸(30)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혼외자로 속여 취업을 부탁했다. 윤 전 시장은 3월쯤 김씨의 자녀가 각각 김대중컨벤션센터와 모 사립중의 기간제 교사로 취업하도록 도왔다. 이 과정에서 “조직관리 자금이 없어 힘들다. 이번 생신 때 (문재인) 대통령을 조우해 말씀드렸다”며 공천을 암시하는 듯한 ‘립 서비스’도 잊지 않았다. 윤 전 시장은 이후에도 위탁모를 자처한 김씨를 수차례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시장은 “혼외자 얘기를 듣고 부들부들 떨렸다. 이대로 두면 전국이 또 한 번 발칵 뒤집힐 것이란 생각에 판단력이 흐려졌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김씨는 또 지난 7~9월 지역의 유력인사 4명에게 비슷한 수법으로 접근했다. 권양숙 여사를 사칭한 뒤 “5억원을 빌려주면 곧 갚겠다. 향후 정치활동에 도움주겠다”고 했으나 당사자들이 송금하지 않아 미수에 그쳤던 사실이 수사결과 드러났다. ●검찰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적용 논란 김씨의 이 같은 사기 행각이 이어지면서 지난 9월 말~10월 초쯤 이와 관련한 각종 루머가 시중에 떠돌았다. 윤 전 시장이 보이스피싱으로 거액을 뜯겼다는 소문도 가세했다. 윤 전 시장 역시 이즈음에야 자신이 사기당한 사실을 처음 알았다. 그는 당시 이 사건을 가슴에 묻어둘지, 수사 의뢰할지를 두고 심각하게 고민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는 별도로 전남경찰청은 이런 ‘첩보’에 대한 내사에 들어갔다. 당시 지역의 한 인사가 노무현재단 측에 “권 여사에 대해 광주에서 여러 말이 나온다”고 알렸고, 재단 측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수사기관에 빨리 신고하라”고 답변하면서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됐다. 경찰은 김씨를 특정해 계좌 추적과 통화내역 분석을 했다. 김씨가 송금받은 계좌에서 ‘윤장현’이란 이름도 발견됐다. 경찰은 김씨가 지방선거 공천을 앞두고 유력인사를 사칭해 자치단체장 후보군을 상대로 돈을 가로챘거나 가로채려 한 사건으로 규정했다. 이 같은 김씨의 구체적 사기행각을 확인한 뒤 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지난 7일 김씨에 대해 사기와 사기 미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했다. 김씨는 자신을 휴대전화 판매업자라고 주장했지만 광주·전남 선거판에서는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전문 선거꾼’으로 알려졌다. 윤 전 시장에게 공천을 암시하는 듯한 정치적인 얘기로 접근한 것도 이런 이력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된다. 검찰은 또 사기 피해를 당한 윤 전 시장도 공직선거법 위반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윤 전 시장이 김씨에게 송금한 것이 6·13 지방선거 당내 공천을 앞둔 시점에 이뤄졌다는 점을 중시하고 있다. 윤 전 시장이 송금 이후에도 김씨와 지속적으로 접촉하면서 주고받은 통화내역 등을 관련법 위반 근거로 보고 있다. 윤 전 시장은 지난 4월 4일 출마 포기 선언 이후 김씨에게 “빌려간 돈을 돌려달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검찰은 이에 대해 “사기범을 실제 권양숙 여사로 믿고, 공천 도움을 받으려는 생각으로 거액을 보냈지 않았느냐”고 추궁했다. 윤 전 시장 측은 “생활비 등 경제적 부분에 대한 걱정을 얘기했지, 공천이 무산됐기 때문에 돌려달라고 한 취지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윤 전 시장은 또 김씨에게 송금한 돈을 은밀히 전달하지 않고, 본인 명의로 대출받아 계좌이체한 점 등을 강조했다. 검찰 관계자는 “정당후보 추천과 관련해 금품을 수수해서는 안 된다는 공직선거법 제47조 2항을 적용했다”며 “윤 전 시장이 사기범에 속았는지는 중요치 않다”고 말했다. 검찰은 사기범의 자녀 취업 청탁에 개입한 윤 전 시장 등 6명에 대해서는 별도로 직권남용혐의 등을 적용해 계속 수사하기로 했다. 또 윤 전 시장이 사기범에게 송금할 때 차용증과 이자를 받았는지, 지인에게 1억원을 빌릴 때 역시 차용증과 이자 지급을 했는지도 살피고 있다. 검찰은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가리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피의자인 윤 전 시장과 검찰 사이의 진실공방은 법정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신성철 카이스트 총장 직무정지 ‘유보’…과기부 “신총장 행동 자제하라” 훈계

    신성철 카이스트 총장 직무정지 ‘유보’…과기부 “신총장 행동 자제하라” 훈계

    과기부 “교육자로 행동 자제하라” 훈계조 입장문 발표...과학계 “황당한 입장문”반응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총장 재직 당시 국가연구비를 부당하게 사용하고 자신의 제자를 편법으로 채용해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아온 신성철 카이스트 총장에 대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총장직무정지를 시켜달라’며 긴급 제안한 안건이 이사회에서 ‘유보’ 결정됐다. 과학기술계가 ‘전 정부 인사에 대한 무리한 찍어내기’라고 비판하고 나서고 네이처 등 해외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점에 대해 카이스트 이사들도 ‘암묵적 동의’를 한 것이라는 평가다. 카이스트 이사회는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14일 오전 10시 30분 ‘제261차 카이스트 정기이사회’를 비공개로 열고 다른 9개의 안건과 함께 신 총장의 직무정지 안건을 논의한 결과 차기 이사회에서 재논의키로 한 ‘유보’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장무 이사장을 포함해 10명의 이사가 모두 참석한 이날 이사회에서는 과기부, 기획재정부, 교육부 공무원인 당연직 이사 3명은 직무정지 안건을 표결하자고 강하게 요구했으나 검찰 조사를 포함해 확실한 결과가 없는 상태에서 결정해서는 안된다고 하는 선임 이사들과 의견이 팽팽하게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장무 이사장은 “국제적 문제로 비화될 수 있는 만큼 심도있는 논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했지만 정부측 이사들은 “혐의가 확인된 만큼 직무정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그러나 표결 결과 신 총장을 제외한 9명의 이사 중 6명이 유보에 찬성했고 3명이 유보에 반대하고 즉각 직무정지를 해야 하는데 표를 던져 유보 결정이 났다. 정부측 당연직 이사 3명을 제외한 모든 이사가 유보에 표를 던진 셈이다. 오후 2시 20분 이사회가 종료되고 이사회 간사인 김보원 KAIST 교학처장은 “카이스트가 타 기관의 감사결과로 인해 국제적 위상이 심각하게 흔들리고 혼란이 야기되는 상황에 큰 우려를 표명하고 총장 직무정지는 매우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면서 “총장은 카이스트와 과학기술계에 끼친 누에 대해 사과하고 자중해 주기를 바란다”며 이사회 결정을 전했다. 신 총장은 유보 결정이 내려진 직후 “본의 아니게 카이스트와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존경하는 이사님들, 정부관계자 여러분들 결정에 감사드린다. 더욱 신중하고 겸허한 마음으로 대학을 경영해 가도록 하겠다”며 짧은 소감을 말한 뒤 퇴장했다.이날 오후 과기부는 이사회의 ‘유보’ 결정에 대해 “이사회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취지의 입장문을 내면서도 감사에 대한 과학계가 지적한 문제에 대한 언급이나 앞으로 감사의 방향에 대한 이야기 없이 ‘훈계’로 일관하는 모습을 보였다. 과기부는 입장문을 통해 “신성철 총장이 이번 사안의 본질을 왜곡하고 국제문제로 비화시킨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앞으로 이 같은 행동을 자제하기 바란다”라며 “향후 교육자로서 검찰 수사에 성실히 임하고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과학기술계에서는 이번 이사회 결정에 대해 ‘당연하지만 아쉬운 결정’이라는 분위기이다. 한 대학 교수는 “과학기술 주무부처라는 과기부가 과학계 현실도 모르고 전 정부 인사라는 이유로 무리하게 찍어내기를 하려다가 자기 발등을 찍은 결과”라면서 “유보가 아니라 직무정지 자체는 말이 안된다는 결정을 내렸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문재인 정부가 이야기하는 ‘사람 중심의 과학기술’은 ‘자기’ 사람 중심의 과학기술인 것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과학계 인사는 “과기부가 표적감사, 찍어내기 감사라는 과학계 우려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 없이 아랫사람 훈계하는 듯한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한 것만 봐도 이 정부가 과학자나 과학계를 바라보는 시각이 어떤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듯 싶다”고 한숨을 쉬었다. 어쨌든 과기부는 임시 이사회 개최라는 ‘강수’로 대응할 수 있겠지만 이번 ‘유보’ 결정으로 과기계가 제기하고 있는 ‘찍어내기 표적 감사’라는 눈길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과기부는 그동안 신 총장이 횡령과 배임 혐의가 분명히 드러난 만큼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검찰에 고발했고 동시에 직무정지 요청을 한 것도 문제가 없다고 주장해왔다. 검찰 고발까지 됐을 정도로 혐의가 확실하기 때문에 직무정지 결정도 무난하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대부분의 이사들은 사실관계가 명확하지 않아 다툼의 여지가 있는 입장이 압도적으로 나타나 결국 무리한 감사, 찍어내기 감사라는 비난을 벗어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 과학계는 보고 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에너지시설 이달부터 특별점검… “안전관리 원점부터 재검토”

    에너지시설 이달부터 특별점검… “안전관리 원점부터 재검토”

    “사고 잇달아 안전 총괄 장관으로서 송구 30~40년 된 수도관 등 언제 터질지 몰라 바로잡을 게 있으면 매뉴얼도 싹 고쳐야” 철도·원자력 등 사회기반시설 일제 점검 유해화학물질 저장업체도 합동진단 착수정부가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와 백석역 온수관 파열, 강릉선 KTX 탈선 등 대형사고가 잇따라 터지자 안전관리실태와 비상대응체계에 대한 직접 점검에 나섰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15개 중앙부처, 17개 시·도가 참여하는 범정부 사회기반시설 안전관리대책회의를 주재했다. 이 자리에서 김 장관은 “연이은 기반시설 사고에 안전 총괄 장관으로서 송구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본적, 필수적 시설물에서 계속 사고가 터지는 것을 우연으로 보면 안 된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대비해야 한다. 하나의 큰 사건이 벌어지기 전에 나타나는 전조일 가능성을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어 “강남 개발 40년, 신도시(경기 분당·일산 등) 건설 30년이 됐다. 도시화는 필연적으로 지하화를 의미한다”며 “세월이 지나면서 시설들이 낡고 엉키고 약해져 오늘날 기준으로 보면 턱없이 낮은 안전 수준에 높은 위험을 안은 것들이 많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장관은 “30~40년 된 땅 밑 상하수도관은 물론 가스관, 통신관, 송유관 등이 언제 시한폭탄으로 변할지 모른다”며 “이에 대한 일제 점검과 함께 안전수준을 높이기 위한 투자를 미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최근 사고를 계기로 시설물별로 무엇이 잘못됐는지 원점부터 재검토하고 바로잡을 게 있으면 매뉴얼부터 싹 뜯어고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 정부는 에너지와 철도, 금융, 원자력 등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주관부처 안전관리대책을 공유하고 사회기반시설에 안전관리예산을 우선적으로 투자하기로 했다. 또 국민생활과 밀접한 사회기반시설을 국가안전대진단 중점 점검 대상에 포함시키고 기동감찰반도 운영하는 등 이력관리를 지속적으로 해 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이달부터 석유·가스·전력 등 에너지시설에 대한 특별 안전점검에 나선다. 유해화학물질 저장업체 안전관리실태에 대한 합동점검도 착수한다. 화재에 취약한 전통시장 355곳을 안전점검하고 겨울철 화재안전지킴이 순찰을 주 1회에서 2회로 확대한다. 이 밖에도 정부는 요양병원과 쪽방촌 등에 대한 화재 특별점검을 실시하고 내년에 고시원에 간이스프링클러 설치를 독려하기로 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성윤모 “사고시 무관용 원칙 책임 묻겠다”

    성윤모 “사고시 무관용 원칙 책임 묻겠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2일 에너지 시설에서 발생하는 잇단 사고와 관련해 “국민들께서 납득할 수 없는 사고가 발생한 경우 무관용 원칙 아래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성 장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무역보험공사에서 에너지·자원 분야 31개 공공기관장 및 대한송유관공사 사장과 만나 “‘더이상의 사고는 없다’는 비상한 각오로 재발 방지 대책 마련과 시행에 총력을 기울여 달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최근 고양 저유소 화재, 백석역 열수송관 파열,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등 에너지 시설에서 사고가 잇따르자 성 장관이 관련 공공기관장을 소집한 것이다. 특히 성 장관은 “어제(11일)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발전 정비를 담당하는 젊은 직원이 사고를 당했는데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면서 “희생자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께도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젯밤 목동 1단지 아파트 열공급 중단 사고로 1800여 가구의 아파트 주민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 드려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성 장관은 또 사고 원인에 대해 “고양 저유소 화재는 화재 발생 18분 동안이나 이를 감지하지 못하는 등 초기 대응 부실에 대한 질타를 받은 바 있다”면서 “문제의 백석역 열수송관은 자체 위험도 조사를 통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는데도 조처를 소홀히 해 사고가 발생했다는 뼈아픈 지적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성 장관은 “장기 사용 에너지 인프라 교체 투자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예산과 세제 지원 방안을 관계 부처와 적극 협의해 나가겠다”면서 “공공기관의 안전 관리 노력이 기관의 경영평가에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사설] 코레일 사장 사퇴, 공공기관장 인사 반면교사로

    오영식 코레일 사장이 강릉선 KTX 사고의 책임을 지고 어제 사퇴했다. 자진 사퇴의 형식을 빌렸으나 사실상 경질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그제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강릉선 탈선 사고에 “국민께 송구하고 부끄럽다”며 재발 방지를 위한 조직 쇄신 대책을 강도 높게 주문하고서 나온 사퇴니 말이다. 크고 작은 철도 사고가 잇따르자 낙하산 인사의 전문성 부족이 심각한 문제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딴것도 아니고 국민 안전의 근간이 흔들리는 사고가 이렇게 자주 터져서는 될 일이 아니다. 무엇 때문에 구멍이 뚫렸다가 민생의 안전둑이 줄줄이 무너지고 있는지 열일 제쳐 놓고 점검할 시점이다. KTX가 달리는 시한폭탄이라는 소리를 듣는 건 하루이틀 일이 아니었다. 지난 3주간만 따져 봐도 무려 11건의 크고 작은 사고가 이어졌다. 그중에는 소문날까 민망한 후진국형 인재(人災)가 다수였다. 열차가 굴착기를 들이받고 단전 사고로 승객들이 몇 시간이나 갇히지를 않나, 급기야 탈선 사고까지 일어났다. 탈선 사고에 “날씨가 너무 추워서 그런 것 같다”는 코레일 사장의 해명에 사람들이 실소를 터뜨려야 하는 상황이다. 일산 온수관 파열 등 밥 먹듯 터지는 안전사고 자체도 답답하거니와 이들 모두 인재여서 사태의 심각성은 더하다. 안전 불감증의 근원은 조직의 기강 해이이며, 조직 생리를 속속들이 꿰뚫어 장악할 능력이 없는 낙하산 인사 탓이라는 지적에 상당한 타당성이 있다. 지난 2월 취임한 오 사장이 국회 산업통상위원회를 거쳤다고 해도 철도와는 관련이 없었다. 그래서 당시도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낙하산’ 논란이 뜨거웠다. 오 사장은 취임 이후 10개월간 해고자 복직 등 지나치게 노조 편향 정책에 치우쳐 철도안전 업무를 등한시했다는 비판이 높다. 공기업 낙하산 인사를 입이 닳도록 걱정하는 이유가 거창하지 않다. 전문성이 결여된 낙하산 수장은 본연의 조직 업무에 충실할 역량도 부족하거니와 노조 등의 눈치를 먼저 살펴야 하는 숙명적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낙하산 보은 인사 관행은 보수, 진보 어느 정권이든 다를 게 없다. 백번 양보하더라도 낙하산이 갈 데가 있고 결코 가서는 안 될 데가 있다. 안전 관련 공기업이라면 문외한 낙하산은 그 자체로 국민 안전을 거스르는 중대한 도전이다. 코레일과 어금버금하게 위태로운 불씨를 떠안는 낙하산 공기업은 이미 여럿이다. 공기업 조직 쇄신은 낙하산 인사 근절에서 출발해야 한다. 안전권을 국민의 새로운 기본권으로 천명한 정부라면 더더욱 심각하게 되짚어 볼 문제다.
  • 이재명 “스캔들·조폭·일베 누명 벗어 다행” 탈당 가능성 일축

    이재명 “스캔들·조폭·일베 누명 벗어 다행” 탈당 가능성 일축

    친형 강제입원 등 숱한 의혹을 받아온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피고인 신분으로 재판을 받게 된 것에 대해 예상했던 결론이라며 담담한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해 이 지사에 대한 징계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 지사는 스스로 탈당할 생각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이 지사는 11일 검찰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등의 혐의로 자신을 기소하고 ‘혜경궁 김씨’로 알려진 트위터 계정(@08__hkkim)의 소유주로 지목된 부인 김혜경씨에 대해선 불기소 처분하자 이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이 지사는 “안타깝지만 예상했던 결론이라 당황스럽지 않다”며 “오히려 조폭설, 스캔들, 일베, 트위터 사건 등등 온갖 음해가 허구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검찰은 여배우 김부선씨와 이 지사의 스캔들, 조폭 연루설, 극우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활동 의혹 등에 대해서는 이 지사를 기소하지 않기로 했다. “경기도민에게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고 말한 이 지사는 “이제 기소된 사건의 진실 규명은 법정에 맡기고 지금부터 오로지 도정에만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지사는 더불어민주당 탈당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우리 안에 침투한 분열 세력과 이간계를 경계해야 한다. 호불호와 작은 차이를 넘어서 단결해야 한다”며 “저는 여전히 자랑스러운 민주당 당원이다. 평범한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맡은 바 소임에 최선을 다하고 당에 누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이 지사에 대한 징계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단독] ‘KTX 선로전환기’ 처음부터 거꾸로 연결했다

    [단독] ‘KTX 선로전환기’ 처음부터 거꾸로 연결했다

    평창올림픽 때 사고 나지 않은 게 천운 文대통령 “부끄러운 일… 쇄신 대책을”지난 8일 경강선(서울~강릉)에서 신호제어시스템 오류로 발생한 KTX 열차 탈선 사고는 어처구니없는 인재(人災)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초 시공할 때부터 선로전환기와 열차의 궤도를 바꿔 주는 분기기의 회선이 거꾸로 연결돼 있었고, 지난해 12월 경강선 개통을 앞두고 코레일과 한국철도시설공단이 공동 실시한 연동검사에서도 이런 사실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두 기관 모두 부실점검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에 사고가 나지 않은 게 천운이었던 셈이다. 10일 국토교통부와 코레일, 철도공단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2일 경강선 개통에 앞서 두 기관이 참여해 청량신호소 선로전환기와 분기기에 대한 개별검사뿐 아니라 연동검사도 실시했다. 두 기관 모두 ‘이상 없음’을 확인하고 시설 사용 개시를 내렸다. 연동검사란 설계에 따른 시공뿐 아니라 현장 설비가 연동도표대로 정상 작동하는지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작업이다. 탈선 사고의 원인이 된 두 개의 분기기(21A·21B) 표시회로가 반대로 설치됐지만 두 기관이 사전에 발견하지 못한 것이다. 당시 점검을 꼼꼼하게 했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사고였다. 승객의 안전과 직결된 철도시설물에 대한 총체적인 부실 관리가 확인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우리 일상이 과연 안전한가라는 근본적 불신을 국민에게 줬고, 안전권을 새로운 기본권으로 천명한 정부로서 송구스럽고 부끄러운 사고”라면서 “해외로 교통 인프라의 활발한 진출이 추진되는 마당에 민망한 일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국토부에 철저한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쇄신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문 대통령 “강릉선 KTX 사고 부끄럽고 민망”

    문 대통령 “강릉선 KTX 사고 부끄럽고 민망”

    문재인 대통령이 강릉선 KTX 탈선 사고와 관련해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었던 사고였다”며 “우리 일상이 과연 안전한가라는 근본적 불신을 국민에게 줬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10일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며 “철도에 대한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고강도의 대책을 주문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문 대통령은 “천만다행으로 저속 상태여서 (큰) 인명 피해가 없었지만,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었던 사고였다”며 “안전권을 국민의 새로운 기본권으로 천명하는 정부로서는 참으로 국민께 송구하고 부끄러운 사고였다. 부상한 분과 불편을 겪은 분들께 위로 말씀을 드린다”고 언급했다. 이어 “우리의 교통 인프라가 해외로 진출하고 있고, 더욱 활발한 진출이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마당에 민망한 일이기도 하다”며 “국토부는 이번 사고뿐만 아니라 최근 크고 작은 철도 사고가 잇따른 사실을 중시해 철저한 사고 원인 규명과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한 분명한 쇄신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또 “혹시라도 승객의 안전보다 기관의 이윤과 성과를 앞세운 결과가 아닌지도 철저히 살펴보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보이스피싱 사기’ 피해자에서 피의자 된 윤장현 “국민께 송구”

    ‘보이스피싱 사기’ 피해자에서 피의자 된 윤장현 “국민께 송구”

    윤장현 전 광주시장이 10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윤 전 시장은 이날 오전 의료봉사를 위해 떠난 네팔에서 귀국해 굳은 표정으로 포토라인에 선 뒤 “지혜롭지 못한 판단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 시정을 책임졌던 사람으로서 자랑스러운 광주시민 여러분께 상처를 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사실에 입각해 거짓 없이 조사에 임할 것이고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으면 책임지겠다는 말씀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윤 전 시장은 전직 영부인 권양숙 여사를 사칭한 보이스피싱 사기범 김모씨(49·여)에게 속아 4억5000만원을 보내고 김씨 자녀의 취업까지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윤 전 시장은 애초 이번 사건의 피해자였으나 수사과정에서 대통령 영부인을 사칭한 사기범의 말에 속아 자녀를 광주시 산하기관과 사립학교 등에 채용해준 사실이 드러나면서 피의자로 전환됐다. 윤 전 시장은 현재 공직선거법·직권남용·업무방해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윤 전 시장은 “선거와 관련해 김씨와 특별히 주고받은 이야기는 없다”면서 공천 대가를 바라고 돈을 건넨 의혹과 김씨에게 보낸 돈의 출처에 대해서 부인했다. 검찰은 앞서 사기, 사기미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김씨를 구속기소 했다. 채용 청탁 사건에 연루된 광주시 산하기관, 사립학교 법인 관계자 등 5명도 업무방해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홍남기 “최저임금 결정 구조 바꿀 것… 탄력근로제 6개월 방점”

    홍남기 “최저임금 결정 구조 바꿀 것… 탄력근로제 6개월 방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4일 “2020년부터 최저임금 결정 구조를 바꾸겠다”고 밝혔다. 최근 ‘고용 참사’와 최저임금 인상의 연관성을 놓고 논란이 커지는 상황에서 속도 조절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홍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최저임금 인상 속도 조절 방식을 묻는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이어 “2020년부터는 최저임금이 지불 능력이나 시장 수용성, 경제 파급 영향을 감안해 결정돼야 한다”면서 “여러 지표와 지불 능력을 봐서 합리적인 인상 구간을 설정하면 최저임금위원회에서 구간 범위 내에서 합리적으로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이원적 방식이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10.9%)은 확정된 만큼 내후년부터 적용하겠다는 의미다. 홍 후보자는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 기간 확대와 관련해서는 “현행 3개월에서 6개월 정도로 먼저 완화하는 게 수용도가 가장 높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충분히 논의해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홍 후보자는 임대주택 사업자 등록 의무화 문제에 대해 “사업자를 투명하게 하기 위해서는 등록을 의무화하면 가장 좋을 것 같다”면서도 “다만 지금 정부로서는 자율적으로 등록하도록 유도하고 의무제는 1∼2년 동향을 보고 검토할 대상이 아닌가 싶다”고 신중론을 폈다. 홍 후보자는 경제 상황이 불황이나 침체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둔화 국면이라는 점은 인정했다. 그는 “최근 2분기 모두 플러스 성장을 한 만큼 침체는 아니다”라면서 “다만 경제팀은 경제 위기라는 인식을 갖고 엄중하게 대책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후보자는 혁신성장과 소득주도성장 중 우선순위에 대해서는 “조화를 이뤄서 가야 하지만 엄중한 경제 상황을 볼 때 혁신성장에 속도를 내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소득주도성장의 효과가 언제 나타날 것이냐는 질문에는 “내년 하반기부터는 성과가 지표에 반영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여야는 홍 후보자의 자질을 놓고 공방도 벌였다. 야당은 경제 위기에도 기존 정책 기조를 전환하려는 의지가 없다며 ‘예스맨’, ‘청와대 바지사장’이라고 비판했다. 여당은 “정책 기획력과 조정 능력이 뛰어나다”고 맞받아쳤다. 홍 후보자는 “소신이 부족하다는 지적은 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병역 면제도 도마에 올랐다. 엄용수 자유한국당 의원은 “홍 후보자는 재학생 신분을 이유로 신체검사를 4번 연기했고 1985년 폐결핵이 석회화된 음영으로 나타났지만 면제 요건이 안 돼 1급 현역 판정을 받았다. 병역기피 시도가 실패한 것”이라면서 “1986년 만성간염으로 면제받았는데 진단서를 받은 절차도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홍 후보자는 “병역기피 시도가 실패했다고 한 것에 굉장히 모욕감을 느낀다”면서 “당시 간 치료약이 없었고 법정 전염병이어서 군에서 그렇게 판단한 것이다. 고위공직자가 병역 의무를 못 한 것은 개인적으로 안타깝고 송구스럽지만 항바이러스 치료제를 10년 이상, 지금도 복용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속보]‘불수능’ 사과한 교육과정평가원…“내년 초고난도 문항 출제 지양”

    [속보]‘불수능’ 사과한 교육과정평가원…“내년 초고난도 문항 출제 지양”

    “난이도 검토 과정 예측력 떨어져…난이도 혼란 송구”올해 수능 공식 만점자는 9명…지난해 절반 수준국어영역 등 문제 난이도 조절에 실패해 ‘불수능’이라는 원성을 샀던 2019학년도 수학능력시험에 대해 출제기관인 교육과정평가원이 공식 사과했다. 또 “내년부터는 국어 31번 같은 초고난도 문항 출제는 지양하도록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교육과정평가원은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지난달 15일 실시된 수능의 채점 결과를 발표했다. 개인별 성적통지표는 5일 배부된다. 점수 분석 결과 올해 수능은 실제 어려웠던 것으로 확인됐다. 영역별 표준점수 최고점(만점)을 보면 국어영역은 150점, 이공계열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주로 치르는 수학 가형은 133점, 인문사회계열에 진학하려는 학생들이 주로 치르는 수학 나형은 139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치러진 2018학년도 수능의 경우 국어영역 표준점수 최고점은 134점이었고, 수학 가형은 130점, 수학 나형은 135점이었다. 표준점수는 수험생의 원점수가 평균성적과 얼마나 차이 나는지 나타내는 점수다. 시험이 어려워 평균이 낮아지면 표준점수 최고점은 높아지고 반대로 시험이 쉬워 평균이 높아지면 표준점수 최고점은 낮아진다.성기선 평가원장은 “수능 난이도 혼란과 관련해 수험생·학부모께 송구스럽다”면서 “올해 논란이 많았던 국어영역 31번 같은 초고난도 문항 출제는 지양하는 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국어영역 31번은 과학문제로 착각할 법한 어려운 지문과 보기를 짧은 시간 내 읽고 풀어야 했기에 수험생 사이에서는 비난에 가까운 불만이 터져나왔었다. 이창훈 수능본부장은 “국어 31번 문제는 상당히 긴 지문을 읽어야 했고, 문제 해결을 위한 사고력 단계가 상당히 복잡했다”면서 “이처럼 과도하게 긴 지문과 복잡한 사고력을 요하는 문제 출제는 지양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올해 수능에서 문제 난이도를 점검하는 검토 과정의 예측력이 떨어졌던 것으로 보고 향후 수능에서는 이를 보완하기로 했다. 평가원 측은 ‘31번 문제가 배경지식이 있는 이과 학생들에게 유리했다’는 세간의 평가에 대해 “정답률을 검토한 결과 문·이과 간 유불리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수능에서 공식 만점자는 9명으로 확인됐다. 지난해(15명)보다 다소 줄어든 수치다. 성 원장은 “(만점자 중) 재학생이 4명, 재수생이 5명이었으며 문과가 3명, 이과가 6명이었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병역특례 봉사활동 조작’ 논란에 이용대 “착오…자진신고”

    ‘병역특례 봉사활동 조작’ 논란에 이용대 “착오…자진신고”

    “처음부터 끝까지 확인하지 못한 제 책임”“미흡한 부분, 더 땀을 흘리며 봉사하겠다”배드민턴 올림픽 혼합복식 금메달리스트 이용대(30)가 병역특례 봉사활동 자료 조작 논란에 휩싸이자 “확인하지 못한 제 책임”이라며 사과 입장을 밝혔다. 이용대는 4일 소속팀 요넥스를 통해 “봉사활동 과정 등록 후 행정처리 과정에서 이동시간 계산 착오, 활동시간 계산 착오, 훈련장소 착오, 사진 자료 부족 등이 몇 차례 있었다”며 해당 내용을 지난달 30일 병무청에 상세히 자진신고했다고 밝혔다. 이용대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배드민턴 혼합복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어 병역특례 대상에 포함됐다.그러나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까지 국가대표로 활동하면서 매년 수십여개의 국제대회에 출정하는 일정을 소화하느라 국가대표팀에서 은퇴한 이후인 2016년 하반기에 예술체육요원에 편입됐다. 예술체육요원은 34개월 동안 544시간 봉사활동을 해야 한다. 그는 주로 서울과 전라도 등에서 배드민턴 꿈나무 지도 활동을 했다. 이용대는 “병역특례라는 큰 혜택으로 예술체육요원에 선발됐기 때문에 성실히 봉사활동 의무를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혹시 모를 계산 착오를 염려해 추가로 25시간의 봉사활동을 해 569시간으로 완료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용대가 지난해 서울시 마포구의 한 체육관에서 유소년 선수를 지도했다는 증빙 사진 중에는 겹치는 사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봉사활동을 위해 이동한 거리와 시간을 부풀려 적어냈다는 의혹도 나왔다. 이용대는 “봉사활동 시간은 출발지와 도착지의 주소를 제가 등록하면 거리에 따른 이동시간의 합산 및 작성을 공단 직원이 했다. 이 부분에서 행정적 착오로 시간이 잘못 더해진 경우가 있었다”고 해명했다.그는 평창동계올림픽 성공 기원 시민 나눔 행사에도 참여했고 국민체육진흥공단 인정도 받았으나 특기와 무관한 봉사활동으로 해석될 수 있어 이 역시 자진신고했다고 밝혔다. 이용대는 “여러 과정상 착오가 있었지만 모두 다 더 확실히 처음부터 끝까지 확인하지 못한 제게 가장 큰 책임”이라며 “국민 여러분들께서 큰 환호를 보내주셨고 큰 혜택을 주신 만큼 성실하게 그리고 완벽하게 봉사 의무를 다하고자 노력했는데 이 같은 착오가 발생해 매우 송구하며 스스로 크게 자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흡했던 부분은 더 많은 땀을 흘리며 봉사하겠다. 또한 앞으로도 지속해서 재능기부 활동과 사회적인 나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검찰 출석 이재명 경기지사 ...“ 형님 강제입원 형수가 한 것”

    검찰 출석 이재명 경기지사 ...“ 형님 강제입원 형수가 한 것”

    이재명 경기지사가 친형 강제입원’·‘여배우 스캔들’ 등 여러 의혹과 관련 24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이날 오전 10시 눈발이 휘날리는 가운데 우산을 쓰고 나온 이 지사는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마련된 포토라인에서 “(형님) 강제입원 시킨 것은 형수님”이라며 “정신질환자의 비정상적 행동으로 시민들이, 특히 공직자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어서 정신보건법에 의한 절차를 검토하도록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간 경찰 수사를 비판한데 대해서는 “검찰이 잘 판단할 것”이라며 “정신질환으로 사람을 살해하는 일이 비일비재 한데 시장의 형이라는 이유로 방치하게 되면 그 피해를 누가 감당하겠느냐”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또 “우선 이렇게 눈도 내리는 험한 날에 우리 언론인 여러분 쉬지도 못하시고 이렇게 일터로 나오게 해서 우선 송구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가 일정 협의를 하는 과정에 주중에 조사를 받는 건 도정에 약간의 피해가 올 수도 있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주말을 택했다는 점 양해 바란다. 그리고 오늘 조사를 받는 것은 죄가 된다는 사람, 또 죄가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 입장을 확인하는 자리기 때문에 제가 이 사안에 대해서 성실하게 소명 하겠다”고 말했다. 보건국장에게 친형 강제입원 지시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전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강제입원을 시킨 것은 저희 형수님이셨고요. 저희는 정신질환자의 비정상적인 행동으로 우리 시민들이 또 공직자들이 피해를 입기 때문에 정신보건법에 의한 절차를 검토하도록 했을 뿐이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가족들에 의한 입원 또는 본인이 동의해서 하는 입원 말고 명백한 정신질환 의심자들의 공익 침해 행위, 그걸 방어하기 위해서 정신질환으로 사람을 해칠 위험이 있는지 확인하는 절차가 마련된거다”라고 덧붙였다. 경찰 판단이 계속 틀렸다고 했는데 검찰에서는 어떨 것 같나는 질문엔 “검찰이 잘 판단하겠죠. 공무원들이 정신질환으로 인도를 돌진하고 사람을 살해하고 하는 일이 비일비재한데 물의가 일어날 거라는 이유로 시장의 형이라는 이유로 이걸 방치하게 되면 그 피해를 누가 감당하겠나 제가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그때 진단 절차를 계속했어야 되는 거 아니냐. 정치적 문제 제기나 또는 정치적 공격 때문에 사실상은 중단했고 그 점에 대해서 저희 어머니나 가족들은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혜경궁 김 씨 접속지가 집이라는 수사 결과에 대해서는 “보도를 할 때는 확인을 좀 하라. 집에서 나왔다고 하는 것은 포털의 아이디 아니냐. 그게 무슨 직접 혜경궁 김 씨하고 직접 관련이 있나”라고 반문했다 형님 입원 관련해서 보건소장 인사조치를 지시한 것에 대해서는 “전혀 아니다. 그건 정기 인사였다” 라고 반박했다. 한편 검찰은 또 지난주 이 지사의 부인 김혜경 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또 서울남부지검이 수원지검 성남지청으로 이첩한 배우 김부선씨가 공직선거법 위반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건 등도 이 지사를 통해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스캔들 당사자인 김부선 씨는 지난 20일 검찰에 출석해 조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재명 지사의 이번 소환조사는 장시간 이뤄질 전망이다. 현직 도지사인 이 지사와 일정 조율이 쉽지 않고, 선거사범 공소시효일인 12월 13일을 고려하면 이날 하루에 끝내는 ‘원샷 조사’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경찰에서 송치받은 내용을 중심으로 사실 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라며 “사안마다 쟁점이 많아 수사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이 지사가 출석한 성남지청 앞에는 그의 지지자들과 보수세력 수백명이 모여서 “친문 무죄·비문 유죄, 공정 수사”· “이재명 구속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장외전을 펼쳤다. 글 .사진 신동원 기자asadal@seoul.co.kr
  • 고영한 전 대법관 검찰 출석 “후배 법관들에게 송구”

    고영한 전 대법관 검찰 출석 “후배 법관들에게 송구”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장을 지내면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법외노조 효력 정지 재판에 개입한 혐의 등을 받고 있는 고영한 전 대법관이 23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은 이날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는 고 전 대법관을 출석시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포토라인에 선 고 전 대법관은 “법원행정처의 행위로 인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다”면서 “누구보다도 지금 이 순간에도 옳은 판결, 바른 재판을 위해 애쓰는 후배 법관을 포함한 대법원 구성원들에게 정말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고 전 대법관은 “수사 기밀 유출이나 재판거래가 법원행정처장의 정당한 직무라고 생각했는지”, “법관 탄핵 이야기까지 나오는데 책임감을 느끼는지” 등 나머지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고 전 대법관은 박병대 전 대법관에 이어 두 번째로 검찰에 공개 소환된 전직 대법관이 됐다. 임 전 차장 공소장에 따르면 고 전 대법관은 임 전 차장과 공모하거나 임 전 차장의 보고를 받았다. 고 전 대법관은 2016년 문모 부산고법 부장판사의 비위를 은폐·축소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검찰은 고 전 대법관이 윤인태 당시 부산고법원장에게 전화해 “문 판사가 재직 중일 때 판결이 선고되면 파장이 있을 테니 검찰 불만을 줄일 수 있도록 충실히 심리하는 모습을 보여 주고 문 판사 사직 후에 선고하기 바란다”고 요청했다고 보고 있다. 또 고 전 대법관은 2014년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 효력정지 재항고 사건에서 주심을 맡아 재판 연구관에게 “재항고 사건을 파기 환송할 방안을 검토하라”며 재판 방향을 지시한 의혹도 받는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 투어] 철야 몰린 15세 여공… 가슴 후비는 ‘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 투어] 철야 몰린 15세 여공… 가슴 후비는 ‘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8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29회 가리봉동(구로공단의 신화)편이 지난 17일 구로구 가리봉동 일대에서 진행됐다. 이날 오전 10시 가산디지털단지역에 집결한 투어단은 구로공단 노동자 생활체험관(금천 순이의 집)~가리봉시장~디지털단지 오거리~마리오 아울렛~수출의 다리 순으로 다녔다. 이번 특별답사기는 김동률 서강대 교수가 맡았다.식권이 한 장 나오는 날은 잔업, 두 장 나오는 날은 철야하는 날이다. 철야하는 밤, 공장 입구에는 ‘타이밍’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386세대들이 공부하면서 한번쯤 삼켜 봤을, 잠을 쫓는 바로 그 각성제다. 불량품이 나올까 봐 공단의 십대 소녀들에게 반강제로 먹인 것이다.고된 철야를 끝내고 돌아가 쉬는 곳은 벌집이다. 두세 평 남짓한 벌집엔 벌이 살지 않는다. 사람이 산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여공들이 살았다. 벌집의 필수품은 취사도구와 비키니 옷장, 가족사진이다. 벽지는 신문지. 공동구입한 카세트가 사과박스로 만든 간이책상 위에 놓여 있다. 너무 늦게 찾아와 송구스런 마음이 앞선다. 구로공단 생활체험관 금천 순이의 집은 구로공단 노동자 거주지가 모델이다. 두 평 남짓한 방, 지금은 사라진 ‘후지카 석유곤로’가 맨 먼저 관람객을 맞는다. 방구석 앉은뱅이 책상이 남루하다. 못 배운 한을 풀고자 했을까. 책상에 놓인 ‘철학에세이’와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같은 책들을 보니 갑자기 먹먹해진다. 신문지로 도배한 벽에는 잘생긴 할리우드 미남배우와 팝송가수 사진 열댓 장을 다닥다닥 끼워 넣은 액자가 있다. 그리고 파리똥이 얼룩진 누런 벽에 붙어 있는 낡은 액자가 인상적이다. “생활이 그대를 속이더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아득한 시절, 이발소 그림에 곧잘 등장하던 푸시킨의 시 ‘삶’이다.여공들은 돈을 아끼려고 좁은 방에서 3~4명이 살았다. 이런 방이 6개 잇대어 있는데 화장실은 달랑 하나다. 아침마다 화장실 앞에서 발을 동동 굴렀으리라. 생활관 측에 따르면 과거 이 일대에서 일했던 중년여성들이 혼자 오거나 옛 동료들과 찾는다고 한다. 자신의 곤고했던 시절을 피붙이에게도 알리기 싫었을까 가족과 함께 오는 경우는 드물다. 대부분은 쪽방 문을 열자마자 쏟아져 나오는 눈물 때문에 체험관을 둘러보지 못하고 흐느끼며 떠난다고 전했다. 작가 신경숙도 한때 ‘벌집’에 살며 구로공단에서 일했다. 1970년대 후반 열여섯에서 스무 살까지 여공으로 산 신경숙은 소설 ‘외딴방’에서 ‘서른일곱 개 방 중의 하나, 우리들의 외딴방’이라고 묘사했다. 구로공단은 진한 땀 냄새와 애환이 배어 있는 대한민국 산업화의 시발점이다. 70년대 중반 전성기 때 이 일대에서 일하던 십만 노동자의 대부분은 십대 소녀였다. 공순이라 불리며 장시간 저임금 노동에 시달리면서도 가족의 미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이 땅의 수많은 누나, 언니, 여동생들이다. 그들이 흘린 회한과 서러움의 눈물에 대해 우리는 오늘 말을 아껴야 한다. 적어도 이 공간을 찾는 순간만큼은 누구든 옷깃을 여미며 한없는 연민과 함께 예의를 차려야겠다. 그들은 대개 가부장적인 전통사회에서 오빠, 남동생을 위해 자신의 청춘을 희생한 이 땅의 ‘효순이’들이다. 그리고 이 공간과 절묘하게 묘사한 딱 떨어지는 노래가 있다. 노래를 찾는 사람들, 노찾사의 ‘사계’다. 빨간꽃 노란꽃 꽃밭 가득 피어도/ 하얀 나비 꽃 나비 담장 위에 날아도/ 따스한 봄바람이 불고 또 불어도/ 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 흰눈이 온 세상에 소복소복 쌓이면/ 하얀 공장 하얀 불빛 새하얀 얼굴들/ 우리네 청춘이 저물고 저물도록/ 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훌쩍 커버린 딸아이가 아주 어렸던 시절, 노래를 듣던 딸아이가 말했다. “넘 슬퍼.” 아이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하다. 그랬다. 가리봉동은 한국사회의 슬픈 역사와 함께한다. 오래전 그날 나는 오랜만에 ‘노찾사’의 ‘사계’를 틀었고, 옆에 있던, 아무것도 모르는 철부지 ‘초딩’ 딸아이가 그냥 슬퍼했다. 가리봉동은 이 땅에서 가장 슬프고 서러운 낮은 동네였다.또 다른 역사도 있다. 험악했던 그 시절, 그러나 가리봉동에는 목숨을 내건 든든한 지원군이 있었다. 구석구석에 위장취업한 또 다른 젊음들이다. 70년대 말부터 본격화한 엘리트 대학생들의 노동현장 투신은 한국 사회의 특이현상으로 시대정신(Zeitgeist)의 상징이었다. ‘학출’(학생운동 출신), ‘학삐리’로 불리던 그들은 자신의 모든 기득권을 내던지고 노동현장으로 뛰어들었다. 당시 언론에서는 그들을 ‘위장취업자’로, 노동현장에서는 ‘먹물’로, 정권에서는 ‘불순세력’, ‘좌경용공세력’으로 불렀다. 개발연대의 부끄러운 민낯이다. 실제로 그 시절, 기업에선 아래와 같은 위장취업자 색출 지침까지 배포되고 학습됐다. ‘이력서의 필체가 기재된 학력에 비해 좋거나, 안경을 쓰거나 대학생들이 잘 입는 복장을 한 근로자, 대학가의 속어를 무의식적으로 쓰거나 노동법에 밝은 자, 이유없이 동료에게 친절한 자….’그들은 앞서 시골에서 올라온 소녀들과는 달리 스스로 공장을 택한 자발적 ‘공돌이’, ‘공순이’였다. 부모가 뼈빠지게 일해 ‘우골탑’ 대학에 보낸 촉망받던 아들딸들이 고시공부 안 하고 제 발로 공장으로 들어가 노동자가 됐다. 가난한 부모의 기대와 눈물을 모질게 외면한 채 노동현장으로 뛰어든 청춘들. 불을 보고 뛰어드는 불나방 같은 무모함 그 자체였다. 젊은 학출들은 동료 노동자들과 연대했지만, 때론 갈등했다. 대학생, 그것도 일류 대학생과 공돌이, 공순이라는 태생적 차이 때문에 적잖은 상처를 주고받았다. 서울대 재학 중 공장에 뛰어든 심상정 국회의원은 노동자들과 정서적인 괴리에서 오는 갈등이 가장 힘들었다고 고백한 바 있다. 하지만 오늘날 그들이 우리 사회 민주화의 원동력이 됐음을 누가 부인할 수 있으랴. 청춘을 바쳐 민주화를 부르짖던 그들도 이제 꽃다운 꿈을 채 피워 보지도 못하고 시나브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다. 금천 순이의 집은 주로 공간적, 건축적인 면에 치중한 다른 문화유산과는 달리 가슴을 짓누르는, 무게감 있는 사회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개발연대, 힘들었던 그 시절을 한번쯤 돌아보고 싶은 자는 당장 가리봉 오거리로 달려가야 한다. 그래서 철거된 가리봉동 133-52 벌집 문짝들을 이용해 재현해 놓은 순이의 집을 보며 침묵에 잠겨야 한다. ‘폭풍이 부는 들판에도 꽃은 피고/ 지진 난 땅에서도 샘은 솟고/ 초토 속에서도 풀은 돋아난다/ 밤길이 멀어도 아침 해 동산을 빛내고/ 오늘이 고달파도 보람찬 내일이 있다/오! 젊은 날의 꿈이여, 낭만이여 영원히’ 그 시절을 재현한 여공의 방, 낡은 액자에 끼워져 있던 바이런의 시 ‘희망’이다. 그렇다. 좋은 것은 언제나 미래에 있으리(The best is yet to be). 우리는 그렇게 믿고 살아냈다. 글 김동률 서강대 MOT대학원 교수 사진 문희일 연구위원
  • ‘강제징용 소송 지연’ 박병대 전 대법관 “사심 없이 일했다”

    ‘강제징용 소송 지연’ 박병대 전 대법관 “사심 없이 일했다”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장을 지내면서 박근혜 정부 청와대와 공모해 일제 강제징용 소송을 고의로 지연시켰다는 혐의 등을 받고 있는 박병대 전 대법관이 19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서울중앙지검 ‘사법 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국고손실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박 전 대법관을 출석시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포토라인에 선 박 전 대법관은 “법관으로 평생 봉직하는 동안 최선을 다했고 법원행정처장으로 있는 동안에도 그야말로 사심 없이 일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위를 막론하고 많은 법관들이 자긍심에 손상을 입고 조사를 받게 된 데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거듭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 “사심 없이 일했다는 말씀만 거듭 드리는 것으로 답변을 갈음하겠다”고 했다. 2014년 2월부터 2년 동안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박 전 대법관은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을 상대로 낸 민사소송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 관련 행정소송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댓글 사건 형사재판 △옛 통합진보당 국회·지방의회 의원들의 지위확인 소송 등 여러 재판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박 전 대법관은 2014년 10월 김기춘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이 주재한 ‘2차 소인수 회의’에 참석해 박근혜 정부 청와대와 일제 강제징용 소송 관련 논의를 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이 회의에는 두 사람뿐만 아니라 당시 윤병세 외교부 장관, 황교안 법무부 장관,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 조윤선 청와대 정무수석도 참석했다. 검찰은 박 전 대법관이 당시 대법원에 계류 중이던 강제징용 소송 재상고심의 최종 결론을 미루고 전원합의체에서 뒤집어달라는 청와대의 요청을 접수했을 뿐만 아니라, 각급 법원의 유사 소송을 취합해 보고한 것으로 파악했다. 2013년 8월 재상고심 접수 이후 3년 넘게 중단된 이 사건은 이후 법원행정처와 청와대의 계획대로 진행됐다. 대법원은 2016년 10월 17일 전원합의체 회부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곧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발생하고 이듬해 초에는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이 불거지면서 전원합의체 회부 절차가 중단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박 전 대법관은 또 헌법재판소와 위상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고 헌재에 파견된 법관을 통해 재판관들의 평의 내용과 내부 동향을 수집하는가 하면, 청와대를 이용해 헌재를 압박하려 시도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외에도 각급 법원 공보관실 운영비 명목의 예산 3억 5000만원을 비자금으로 조성하는 데도 주도적 역할을 한 인물로 지목된 상태다. 그는 지난 14일 구속기소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공소장에 30차례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적시됐다. 검찰이 최근 사법행정에 비판적인 판사들에게 인사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검토한 법원행정처 문건을 확보하고 이른바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 수사에도 본격적으로 나선 상황이라 박 전 대법관의 혐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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