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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경아
    2025-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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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꽂이/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 外

    口펭귄의 날개(오정은 지음)-올 문학사상사 장편소설 문학상 당선작이다.저자 오정은은 15세 때 미국으로 이민을 떠나 현재 IBM 본사 금융지원사업부에 근무하면서 우리말 문학수업에 전념하는 문인.이민2세의 삶을 통해 ‘펭귄콤플렉스’문제를 추출해 내고,여기에서 날지 못하는 새의 정체성에 진지하고 참신하게 접근해 간다.문학사상사 8500원. 口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김연수 지음)-작가가 고향인 경북 김천을 배경으로 성장기의 기억을 되살려 놓은 연작소설집.자전소설 ‘뉴욕제과점’을 비롯,광주항쟁의 상처를 안고 김천으로 이사온 전라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그 상처가 칼날의 생김새를 닮듯’ 등 9편을 실었다.문학동네 8000원. 口비로용담을 찾아가다(장병주 지음)-지난 94년 ‘문학사상’으로 등단한 저자의 첫 소설집.평범한 주부들이 겪는 고통,가족해체의 양상 등을 다룬 7편의 소설을 실었다.문학아카데미 9000원. 口반드시 만화가만을 원해라(소은혜,박혜정 외 지음)-제10회 대산청소년문학상 수상작품집.고교생 시부문 대상 수상작인 ‘해’(소은혜)와 고교생 소설부문 대상 수상작인 ‘소리의 무덤’(박혜정) 등 시 23편과 소설 17편 수록.민음사 1만원. 口우리 시대의 소설가 박완서를 찾아서(박완서 외 지음)-소설가 박완서(71)씨의 삶을 조명한 책으로 10년 전 출간된 ‘박완서 문학앨범’을 사진자료 등을 보완해 새로 꾸민 책.작가가 밝힌 문학과 삶의 이야기,가까운 문인들이 쓴 연대기와 작품론,대표작,연보,참고문헌 등을 실었다.같은 제목으로 시인 신경림(67)씨를 다룬 ‘우리 시대의 시인 신경림을 찾아서’도 나왔다.웅진닷컴 1만 1000원. 口벙어리 장갑(오탁번 지음)-고려대 교수로 재직중인 저자의 일곱번째 시집.굴비에 얽힌 음담을 가난한 부부의 지고한 사랑으로 승화시킨 ‘굴비’를 비롯,어린이의 천진성,가족애,육체의 노화에 대한 자각 등을 담은 시들이다.문학사상사 5000원. 口문화탐구 시인선-‘심상’으로 등단한 중견시인 3명의 시집을 ‘시로 여는 세상’이 동시에 출간했다.윤여홍의 ‘내 늪 속에 빠져’,김용옥의 ‘사과나무 아래’,유희의 ‘시간 위에 눕다’ 등이다.문화탐구 각 5000원. 口철학자의 돌(그레고리 키스 지음,송경아 옮김)-90년대 이후 주목받는 미국 작가가 18세기 서양과학사의 숨은 이야기를 소재로 쓴 소설 4부작 8권 가운데 ‘뉴턴의 대포’편을 번역한 것.18세기 유럽에서 벌어진 역사적 사건과 비밀병기를 둘러싼 음모를 흥미롭게 엮어놓았다.황금가지 전2권 각 8500원. 口열쇠(다니자키 준이치로 지음, 김용기 옮김)-작가가 지난 56년 당시 일본의 저명한 잡지 '중앙공론'에 발표한 작품으로 노인들의 성문제를 노골적으로 다뤄 당시 일본 국회에서까지 '예술인가, 외설인가'를 두고 논쟁이 벌어졌다. 부부간에 빚어지는 마조히즘적 성의식을 역설적으로 표현했다. 책사랑 1만원.
  • 책꽂이/ 작가 外

    ◆작가= 국내 작가들의 순수소설만을 모아 선보인 릴레이 시리즈.1차로 최인석의 ‘서커스 서커스’,하창수의 ‘함정’,신장현의 ‘사브레’,신승철의‘크레타 사람들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등 4권을 출간했다.‘순수문학 애독자’를 겨냥해 내놓은 시리즈는 다른 매체를 통해 발표된 적이 없는 순수전작만을 출간하게 되며,해설 대신 작가와의 대화를 다룬 ‘만남’을 책 말미에 실었다. 앞으로 박상륭을 비롯해 박인홍 호영송 엄창석 송경아 한창훈 김운하 등의 작품집을 추가로 낼 계획이다.책세상.각권 7000∼9000원. ◆동물원 킨트=(배수아 지음) 지난 93년 ‘소설과 사상’신인상 공모에 ‘천구백팔십팔년의 어두운 방’으로 당선된 이후 ‘랩소디 인 블루’등으로 문단의 주목을 받은 작가가 유럽에 체류하면서 쓴 신작 장편.‘동물원 킨트(Kind)’는 고향 없이 자란 도시의 아이들을 이르는 말.작가는 작품을 통해 현대인의 난해한 정체성을 파고 든다.이가서.8500원. ◆미당·황순원문학상 수상작품집= 올해 미당문학상과 황순원문학상 수상작품집이 주관사인 중앙일보와 문예중앙에서 출간됐다.미당문학상 수상작품집에는 수상작인 황동규의 ‘탁족’을 비롯,최종 후보에 오른 김명인 김혜순 나희덕 마종기 오탁번 윤제림 정진규 최승호 최정례의 시를 실었다.7500원. 황순원문학상 수상작품집에는 수상작인 김원일의 ‘손풍금’을 비롯,최종심에 오른 김인숙 배수아 서정인 신경숙 이승우 이혜경 최윤 최일남의 작품이 들어 있다.8900원. ◆가면의 꿈=(이청준 지음) 열림원의 ‘이청준 문학전집’(전29권)중 22번째작품집.지난 66년부터 80년까지 발표한 ‘굴레’‘보너스’‘가학성 훈련’‘소매치기올시다’‘목포행’등 중·단편 13편을 실었다.9000원. ◆시의 희생자 김수영=(문광훈 지음) 시인 김수영의 삶과 문학을 심층적으로 조명한 비평서.고려대 부설 아세아문제연구소에 교수로 재직중인 저자가 김수영의 문학을 통해 문학 전반에 대해 깊이있게 성찰했다. 생각의나무.2만 5000원.
  • 「정치의 계절」엔 문학작품 비수기?/시·소설 상반기에 출간 러시

    ◎윤후명·김형경·한승원씨 등 장·단편 선봬/성석재·도종환씨 등도 새달 시집내기로 올해는 소설 등 문학작품의 출간이 상반기안에 집중될 전망이다.이때문에 5∼6월중 주목할 만한 문학작품들이 많이 나올 예정이다. 이왕이면 대통령선거 등 정치의 계절로 인해 불황이 더욱 깊어질 하반기를 피해 문제작을 내놓으려는 문학 출판사들의 움직임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달중 선보일 것으로 주목되는 것은 고종석씨의 첫 단편소설집 「제망매」.기존 문예지들에 실렸던 것을 묶은 것으로 신변잡기류가 아닌 기존 관념들에 대한 문제제기에서 출발하는 지식인 소설로서 저자의 독특한 세계를 보여준다. 여류 소설가 김형경씨의 소설집 「고양이의,고양이에 의한,고양이를 위한」도 이달에 내놓을 기대작이다.젊은 세대를 겨냥한 신세대 작품으로서 대학생과 신세대를 소재로 한 전통적 기법의 작품이다. 신세대 작가군에 속하는 송경아씨의 장편소설 「아기찾기」와 결혼문제를 다룰 젊은 여류작가 김희정씨의 장편소설 「길위에서 중얼거리고」도 5월의 작품이다. 이와함께 진보적 필치의 문제작을 꾸준히 내놓은 이대환씨의 창작 단편소설집 「생선창자 속에 들어간 가시」는 고엽제 문제,문민정부에 대한 비판 등을 일상적 소재로 다룬 작품이다. 6월에는 무게있는 중견 작가들의 작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우선 중진작가 윤후명씨가 창작 연작소설을 내놓는다.중국 돈황지역 등에의 여행경험을 토대로 한 것이다. 한승원씨도 장편소설 「해산가는 길」을 6월에 출간한다.최근 내놓은 다른 중견작가 2∼3명의 작품경향처럼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자전소설이다. 시인이자 소설가인 성석재씨도 6월중에 작품을 출간할 에정인데 제목은 미정이다.이밖에 도종환 시인의 베스트셀러 시집 「접시꽃 당신」도 곧 재출간되고 미국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던 「러브레터」도 5월중에 나온다. 이러한 경향에 대해 한 문단관계자는 『경험적으로 보아 대통령선거 등 정치의 계절에는 「소설보다 더 재미있는 정치판」 때문인지 소설 등 문학작품이 잘 팔리지않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 때문에 가뜩이나 불황인 출판계에서는 하반기에는 문학작품이 더욱 팔리지않을 것을 우려해 주목을 끌만한 소설은 되도록 6월안에 출간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M출판사 편집국장은 『보통 한해 30∼50권정도를 펴내는 출판사의 경우는 상반기안에 화제작을 내려고 하지만 150권이상 내놓는 대형사의 경우는 하반기에도 꾸준히 순수문학책을 출간할 것』이라고 밝혔다.
  • 사이버세대의 세계인식은?/작가 송경아씨의 장편 「아기찾기」

    ◎무너진 부모·자녀관계의 「보물찾기」 작가 송경아씨(26)의 장편 「아기찾기」가 내주 민음사에서 나온다. 그간 작품집 두권을 통해 사이버세대라는 말에 손색없는 첨단 소설세계를 보여주어 왔지만 「독자와의 본격 승부」인 호흡긴 장편소설은 처음 내놓는다.그런 만큼 작가는 자신의 모든 지식과 새로운 비전을 이 한권에 쏟으려 사력을 다했을게 분명하다. 「아기…」는 신세대가 바라본 새로운 문명사라 할만하다.원고지 1천2백매의 스케일에 만만찮은 철학적 사유,참신한 역사감각,사회제도에 대한 기발한 풍자 등이 녹아있다.무엇보다 「아기…」에는 기성세대의 시선을 완전히 가로질러 그 너머를 가리키는 사이버세대의 세계인식이 자리잡고 있다. 소설 무대인 부영시의 설정부터 이채롭다.이 가상공간에는 기존의 혈연 공동체가 완전히 붕괴되고 없다.아빠 또는 엄마는 보살핌을 줄 「아들」과 「딸」을 자유롭게 선택,육체관계를 맺는다.그 「아들」과 「딸」들이 서로 연인이 돼 복잡한 사각관계가 펼쳐지기도 한다.그중 한「딸」인 진희가 이 사회의 〈관습보다도 오래고,전설만큼이나 희미한〉 금기인 「아기찾기」에 나서면서 소설은 시공을 넘나드는 환상모험으로 빠져든다. 『아기는 일상적인 가치밖에서 우리들이 추구하는 어떤 것이예요.무언가를 찾고 못찾고의 문제보다 그 보물을 찾아가는 과정의 굴곡과 깨달음 등을 그려보고 싶었어요』
  • 불황·포르노에 얼룩진 한해/’96 「문학의 해」 결산

    ◎사업표류·내부압력으로 일과성 행사/우화소설류 인기… 대중문학 자리매김 96년은 문화체육부가 정한 「문학의 해」이지만 정작 문단에서는 이런저런 기념행사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은채 한해를 무덤덤하게 보냈다. 올해 우리 문학은 외적으로는 출판불황,내적으로 이렇다할 주류없는 다채로운 작품경향이 특징아닌 특징이었다. 우여곡절끝에 닻을 올린 「문학의 해」 사업은 일반인들에게 문학을 가깝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기보다 일과성 행사에 그쳤다는 의견이 지배적.근대문학관·번역원 설립 등 장기사업구상도 예산과 부지확보 등에서 아직 표류중이다.이벤트 몇개로 독서인구를 부쩍 끌어올릴 수 없는 문학의 속성,시작부터 민족문학작가회의측의 이탈을 불렀던 배타적 주도권,손바닥 예산을 감안치 않은 무리한 사업구상 등이 맞물려 문학중흥에 별무소용한 「문학의 해」가 됐다는 것. 창작에서는 사회참여 혹은 여성작가들의 섬세한 내면지향 등 주도적 경향이 뚜렷했던 80∼90년대초와는 달리 고만고만한 여러가지 개성들이 혼재(혼재)한 한해였다.구효서의 「비밀의 문」,송대방의 「헤르메스의 기둥」같은 굵직한 서사물이 배수아,송경아 등 신세대 작가들의 글쓰기와 나란히 나왔다.신진작가 김영하씨는 체험이 아니라 상상력으로만 빚어낸 환상소설을 들고나와 한국문학의 오랜 교양소설적 전통에 대들었고 귀신을 불러들인 신경숙씨의 신작작품집은 10만부 가량 팔렸다.콩트만큼 짧은 엽편소설이 유행했는가 하면 최명희씨의 대하소설 「혼불」이 12월 완간돼 대미를 장식했다.영상매체와 급속한 정보화의 협공속에서 문학이 자기자리 찾기를 위해 다채로운 모색을 펼친 증거이며 이는 조만간 새로운 흐름으로 이어지리라는 것이 출판계의 관측이다. 끝을 모르는 불황의 터널속에서도 올해를 대표하는 베스트셀러로는 단연 「아버지」가 꼽힌다.8월중순 나온 「아버지」는 가장의 몰락,명예퇴직 등 사회분위기와 맞물려 넉달간 50만부가 팔렸으며 기세는 당분간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우화소설 바람을 업고 상반기 베스트셀러가 된 쥐스킨트의 「좀머씨 이야기」,안도현의 「연어」 등과 함께 「아버지」는 본격소설의 몰락,대중문학의 가능성 등을 암시했다.「아버지」를 펴낸 문이당의 임성규 사장은 『작가와 대중간의 골이 날로 깊어가는 요즘 「아버지」는 독자들이 「눈높이」에 맞는 문학을 갈망하고 있음을 자명하게 보여준다』고 자평했다. 올 연말에는 장정일씨가 본격 포르노소설을 표방한 「내게 거짓말을 해봐」를 펴냈다가 출판사대표의 구속을 불러온 「사건」을 일으켰다.이 일로 성 담론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돼가는 사회분위기에서 문단내부적으로 포르노문학에 대한 기준마련,입장정리 등이 절실하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 두번째 창작집 「책」 펴낸 송경아씨(인터뷰)

    ◎하이텔 문학동우회 출신작가/“테크놀로지의 두려움 없어요” 『신세대 작가라구요.작품엔 아무런 공통점도 없는 이들을 단지 연령층이 비슷하다고 한데 묶어버리는 그런 말은 음해에 가깝다고 봐요』 최근 두번째 창작집 「책」(민음사)을 펴낸 송경아씨(25).연세대 전산과 4학년 때인 93년부터 하이텔 문학동우회에서 활동해온 이 「컴퓨터 세대」작가는 자신에 대한 속단을 똑부러지게 거절한다. 하지만 보통 독자들에겐 송씨의 작품은 어디가 달라도 다르게 읽힌다.인간의 구원문제를 탐구하거나 진실을 찾아헤매는 문학이 정석인 것처럼 돼있는 선배세대와의 차이는 표제작인 「책」에도 드러난다. 주인공 혜진이는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엄마가 어느날 책으로 변해 서가에 꽂혀있는 것을 발견한다.추억의 자기증식으로 나날이 두꺼워져 가는 책에서 그는 자신이 실은 젊은 날의 엄마가 「바람피워」 낳은 딸이라는 사실을 읽게 된다. 『이 작품에서 말하려 했던바는 언어와 의미가 끊임없이 서로에게서 미끄러지는 삶의 모순된 속성 같은 것이었어요.엄마가 죽었다는 사실은 갑자기 나타난 책=엄마로 부정되죠.책속의 언어는 다시 주인공의 삶을 통째로 부정해요.한편 주인공이 찾아간 생부는 딸의 존재를 거부하죠.결국 주인공은 자신의 연애관계를 전면 부인하면서 책을 쓰기로 결심하지만 그 책은 단하나의 「진실」을 담는 진본이 아니예요.단어 하나가 틀린 책,글자 하나가 틀린 책,문체가 다른 책 하는 식으로 무수한 복사본·위조본·파본이지요』 이 창작 집에 실린 또 다른 작품 「바리­길 위에서」는 바리공주 신화를 정보화 시대의 각도로 새롭게 해석하고 있다.모든 인간이 컴퓨터 정보체계로 짜여 유기적으로 돌아가는 율라국을 바리는 『그렇게 아름다운 세계를 본 적이 없었다』며 탄복한다. 『전공 때문인지 저는 테크놀로지에 대해 환상도 없지만 경외감이나 두려움도 없어요.컴퓨터 칩이 인간을 통제한다며 미래사회를 디스토피아의 대명사처럼 말하는 소설도 있지만 이는 기술을 너무 단순화한 견해 아닐까요』 송씨는 『환상과 현실은 완전 별개의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언젠가는 역사와 환상이 맞물리는 새로운 역사소설을 써보고 싶다』고 말했다.
  • 여성소설가 인기/사회환경변화가 주인

    ◎평론가 박혜경씨 「문학동네」가을호서 분석/80년대 「광장 문학」서 90년대 「밀실 문학」으로/「사랑타령」 탈피… 여성문제 사회문제적 접근 문단에 여성 소설가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요즘 소설가들 가운데 공지영·신경숙·김형경 등은 남성보다 먼저 꼽히는 여성작가.마땅히 떠오르는 남성 신예작가는 없는데 한강·송경아·배수아·김미진·강규·김운비·김이소 등 여성 소설가들의 작품은 봇물을 이룬다.여성소설가 바람이 예사롭지 않은 것은 이 여성소설가들의 작품이 듣기좋은 사랑타령에 그치지 않고 나름의 진지한 문제의식으로 뿌리깊은 남성위주의 문단체제를 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여성 소설가들이 이처럼 문단에 「또하나의」 흐름을 이룰 정도가 되자 여성 비평가인 박혜경씨가 이같은 현상의 문학적 의미를 밝히는 평론을 내놨다.계간 「문학동네」 가을호의 「90년대 여성소설가」 특집에 실릴 「사인화된 세계속에서 여성의 자기 정체성 찾기」가 그것.평론가 황종연·우찬제·신수정씨의 작품론과 한데 묶일 이 글은 최근의 30대 여성소설가들을 여러 층위에 걸쳐 분석하면서 여성작가 붐의 의미를 따져보고 있다. 여성소설가 약진의 가장 큰 배경으로 박씨가 꼽는 것은 80년대와 90년대를 뚜렷이 가르는 사회환경의 변화.두개의 힘이 서로 다른 이념으로 맞섰던 80년대 곪은 사회를 껴안고 함께 쓰라려 해야 하는 것을 당위로 여겼던 문학은 역사·사회·정치 등 거시적인 문제를 중심으로 끌여들였다.여성이 훨씬 민감하게 포착하는 개인적 욕망이나 실존의 문제는 자연히 스스로 잦아들 수 밖에 없었다.하지만 높기만 하던 명분이 어느 순간 물거품으로 변하자 문학도 존재의 내밀한 욕망,심리적 갈등 같은 사인의 문제에 자리를 내주게 됐다.80년대 「광장의 문학」이 90년대 「밀실의 문학」으로 바뀐 것을 계기로 여성작가들이 「비온 뒤의 죽순처럼 솟아 올라오기 시작」한 것.박씨는 80년대 중반부터 줄곧 내면의 미묘한 흔들림을 다뤄온 소설가 신경숙이 90년대 와서야 스타로 떠오른 이유를 이같은 정황에서 찾는다. 이런 배경하에 우선 가족사를 매개로 한 자전적 성장소설들이 쏟아졌다.신경숙의 「외딴방」,김형경의 「세월」,공선옥의 「떠도는 나무」,이혜경의 「길위의 집」 등이 모두 그같은 범주에 드는 것.이들은 「개인에게 주어진 작은 실존적 삶」으로 소설이 공간이동하는 사정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면서 사회문제조차 가족이라는 용광로속에 끌어들여 녹여버린다. 한편 「이념」이 무너지고 난 자리에 페미니즘이 부상하면서 여성작가 소설의 주요한 전략으로 여성의 자기정체성 탐구가 대두됐다고 박씨는 분석한다.공지영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이같은 전략이 전면에 드러난 예.같은 작가의 「고등어」나 김형경의 「새들은 제이름을 부르며 운다」 등 운동권 뒷얘기를 다루는 후일담소설도 80년대 이념의 외피에 실은 남녀간 사랑문제를 담고 있다. 남성들과 관계맺고 상처받는 과정을 내밀한 목소리로 그려낸 작품들을 통해 여성작가들은 사적인 차원이라고 홀대받아온 이런 문제들을 어느덧 「사회문제의 범주」로 끌어냈다고 박씨는 평가한다.권력지향적 남성중심주의가 치명타를 입은 90년대보다 따뜻하고 인간적인 삶을말하는 여성들의 목소리가 그 갈라진 틈을 메우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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