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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흔쾌히 제작 수락한 곽신애 대표… 뉘앙스 묘미 살린 번역가 파켓

    흔쾌히 제작 수락한 곽신애 대표… 뉘앙스 묘미 살린 번역가 파켓

    영화 ‘기생충’이 거둔 쾌거의 일등 공신은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 등 출연 배우들이지만 스크린 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물심양면 힘을 보탠 숨은 조력자들의 공로도 빼놓을 수 없다. 무엇보다 ‘기생충’이 세상에 나오고, 해외에서 주목받기까지 여성 제작자의 공이 컸다. 제작사인 바른손이앤에이 곽신애 대표는 2015년 봉 감독이 건넨 15쪽짜리 시놉시스를 보고 흔쾌히 제작을 수락했다. 1990년대 영화전문잡지 ‘키노’ 창간 멤버 출신인 곽 대표는 영화사 LJ필름, 신씨네 등에서 마케팅 업무와 프로듀서를 거쳐 2015년 바른손이앤에이 대표이사에 올랐다. 이후 강동원 주연 영화 ‘가려진 시간’(2016)과 ‘희생부활자’(2017·공동제작)를 제작했다. 영화 ‘친구’의 곽경택 감독이 오빠이고, ‘은교’의 정지우 감독이 남편이다.봉 감독과 함께 아시아계 최초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한 한진원 작가는 ‘기생충’이 첫 시나리오 작품이다. ‘옥자’(2017)의 연출부로 봉 감독과 처음 만난 한 작가는 3개월 동안 반지하방이 많은 동네의 사진을 찍고 가정부·운전기사 인터뷰 등 사전 취재를 했다. 극중 기택(송강호 분)의 대사인 “38선 아래로는 골목까지 훤합니다”, “이것은 일종의 동행이다”와 기우(최우식 분)의 대사 “실전은 기세야 기세”가 한 작가의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독도는 우리 땅’을 개사해 화제를 낳았던 ‘제시카송’의 일부도 한 작가가 썼다.영어가 아닌 한국어로 제작된 ‘기생충’이 국제영화상을 넘어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까지 거머쥘 수 있었던 데는 봉 감독의 표현을 빌리자면 “1인치의 장벽”인 자막의 한계를 허문 다시 파켓의 번역이 한몫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에서 20년 넘게 자막 번역과 영화평론가로 활동해 온 파켓은 극중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섞어 끓인 ‘짜파구리’를 라면과 우동을 합친 ‘람동’으로, 송강호의 대사에 등장하는 ‘서울대 문서위조학과’를 ‘옥스퍼드대’로 바꾸는 등 외국 관객이 이해하기 쉬운 표현과 뉘앙스를 제대로 구현했다.각종 해외 시상식과 행사장에서 봉 감독의 재치 있는 화술을 센스 있게 통역한 최성재(샤론 최)씨도 단연 눈길을 끈다. 칸영화제 때부터 활약한 그는 봉 감독이 “언어의 아바타”라고 칭송했을 정도로 ‘봉테일’의 말맛을 그대로 살려 통역해 왔다. 한국 국적으로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그는 직접 영화를 연출한 경험이 있어 봉 감독의 영화 작업에 대한 이해가 남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블랙 코미디·서스펜스 넘나들며 보편적 계층 갈등 풀어내

    블랙 코미디·서스펜스 넘나들며 보편적 계층 갈등 풀어내

    2019년 5월 30일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은 드라마 장르로 분류하지만 블랙코미디와 서스펜스를 절묘하게 뒤섞은 영화다. 한국에서 개봉되기 전 프랑스에서 먼저 ‘기생충’의 낭보가 들려왔다. 제72회 칸영화제 공식경쟁 부문에 초청된 영화는 5월 21일 뤼미에르극장에서 공식 스크리닝을 열었고, 8분간 기립박수를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시사회의 찬사는 한국 영화 최초의 황금종려상 수상이라는 영예로 이어졌다. ●외국어 영화로 오스카 작품상 첫 수상 영화는 백수 가족의 장남 기우(최우식 분)가 친구의 소개로 기업 최고경영자(CEO)인 박 사장(이선균 분) 딸의 고액과외를 하면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을 그린다. 기우의 주선으로 동생 기정(박소담 분)은 박 사장 아들의 미술 선생이 되고, 아버지 기택(송강호 분)과 어머니 충숙(장혜진 분)도 모두 박 사장 주변에서 한자리씩 차지한다. ‘기생충’은 박 사장에게 기생하는 기택의 가족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박 사장 집에서 일하던 가사도우미 문광(이정은 분)의 사정이 밝혀지면서 수직 구조의 계층 갈등이 드러난다. 봉준호는 외신 인터뷰에서 ‘기생충’의 구상을 2013년에 시작한 것으로 밝혔다. ‘설국열차’를 작업하면서 가족을 소재로 부자와 가난한 이들의 이야기를 떠올렸고, 20대 초반 부잣집에서 가정교사를 했던 경험도 첨가했다. 전 세계의 현상인 계층 갈등을 다룬 ‘기생충’ 역시 엄청난 흥행 가도를 달렸다. 한국에선 개봉 이틀 만에 100만명을 넘겼고, 8일째 500만명에 도달하면서 ‘천만 영화’에 성큼 다가갔다. 최종 관객 스코어는 1008만 4564명을 기록했다. ●“프레임·시각화·계층의 해석… 완벽한 영화” 지난해 10월 북미에서 3개관 개봉으로 시작한 ‘기생충’은 지난달 스크린을 1000개 이상으로 넓혔다. 이날 현재 북미 수입 3547만 달러(약 420억원)로, 역대 비영어 영화 북미 흥행 6위다. 영화 평론 사이트인 로튼토마토에서는 “시급한 사회적 주제를 훌륭하게 계층화해 보여 준다”, “프레임, 시각화, 계층의 해석까지 거의 완벽한 영화”라는 극찬과 함께 신선도 99%를 유지하고 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봉준호 “1인치 장벽 허물어져… 할리우드 진출? 다 계획이 있다”

    봉준호 “1인치 장벽 허물어져… 할리우드 진출? 다 계획이 있다”

    “칸에서 시작된 긴 여정 행복하게 마무리” 서울 도심·런던 배경 차기작 2편 준비 중 송강호 “20년 봉준호 리얼리즘의 완성작” 이선균 “오스카 선 넘어” 조여정 “최고 생일”“제가 1인치 장벽 얘기를 했지만, 때늦은 소감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유튜브 스트리밍이나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우리를 둘러싼 환경은 이미 모두가 연결돼 있습니다. 이제는 외국어 영화가 이런 상을 받는 게 ‘사건’으로 취급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은 9일(현지시간)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직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할리우드 돌비극장 인터뷰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날 거둔 쾌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어 LA 시내 런던 웨스트 할리우드 호텔에서 열린 한국 취재진 대상 간담회에서는 “당황스럽다.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며 “칸영화제에서 시작된 긴 여정이 행복하게 마무리된다고 생각한다”며 오스카 4관왕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봉 감독은 빈부격차, 계급갈등 등 한국의 사회상을 다룬 영화 ‘기생충이’ 보편성을 획득한 이유에 대해 “전작인 ‘옥자’는 한국과 미국 프로덕션이 합쳐진 것이었지만, ‘기생충’은 가장 한국적인 것들로 가득 차서 오히려 가장 넓게 전 세계를 매료시킬 수 있었던 것”이라는 답변을 내놨다. “아카데미는 로컬 영화상”이라는 이전 발언에 대한 질문에는 “국제극영화상을 받을 때 수상 소감을 통해 간접적으로 밝혔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제목이 바뀐 상을 처음 받아 영광이고, 오스카가 가고자 하는 방향에 지지하고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기에 ‘기생충’도 이 시상식에 공헌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할리우드 진출 계획을 묻자 ‘기생충’ 속 명대사 “계획이 있다”를 인용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일은 해야 하고 20년 동안 계속 일해 왔다”며 “오스카와 칸영화제에서 상을 받기 전에 계속 준비하던 게 있고, 그걸 계속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봉 감독은 차기작으로 서울 도심에서 벌어지는 공포 상황에 대한 한국어 영화와 2016년 런던에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어 영화 두 편을 준비 중이다. ‘봉준호의 페르소나’로 불리는 배우 송강호는 이날 간담회에서 “‘기생충’이라는 영화가 20년 봉준호 리얼리즘의 완성 지점에 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봉 감독의 영화에 다시 출연하는데 “다섯 번째는 확신을 못 하겠다. (기택 역을 하면서) 너무 힘들었다”며 “다음에는 박 사장 역(이선균 분)이라면 생각해 보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선균은 “저희가 넘지 못할 선을 넘었다고 생각했는데, 끝나고 보니 오스카가 선을 넘은 것 같다”고 기쁨을 전했다. 시상식 당일 생일을 맞은 조여정이 “배우로서 최고의 생일이었다. 몰래카메라 같이 믿어지지 않았다”며 환하게 웃자 송강호는 “저는 내일이 음력 생일”이라고 거들었다. 봉 감독과 함께 작품상을 수상한 제작자 곽신애 바른손이앤에이 대표는 “1개 트로피만 받아도 성공이라고 생각했는데, 4개 부문을 받아서 한국 분위기가 어떨지 상상을 못 하겠다”면서 “투표해서 작품상을 받는다는 것은 전 세계 영화에 어떤 변화, 영향을 미치는 시작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우리가 받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했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15쪽 시놉시스 보고 제작한 곽신애 대표…‘1인치 자막 장벽’ 허문 번역가 다시 파켓

    15쪽 시놉시스 보고 제작한 곽신애 대표…‘1인치 자막 장벽’ 허문 번역가 다시 파켓

    영화 ‘기생충’이 거둔 쾌거의 일등 공신은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 등 출연 배우들이지만 스크린 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물심양면 힘을 보탠 숨은 조력자들의 공로도 빼놓을 수 없다. ●‘봉테일’ 말맛 살려 통역한 최성재 영어가 아닌 한국어로 제작된 ‘기생충’이 국제영화상을 넘어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까지 거머쥘 수 있었던 데는 봉 감독의 표현을 빌리자면 “1인치의 장벽”인 자막의 한계를 허문 다시 파켓의 번역이 한몫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에서 20년 넘게 자막 번역과 영화평론가로 활동해 온 파켓은 극중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섞어 끓인 ‘짜파구리’를 라면과 우동을 합친 ‘람동’으로, 송강호의 대사에 등장하는 ‘서울대 문서위조학과’를 ‘옥스퍼드대’로 바꾸는 등 외국 관객이 이해하기 쉬운 표현과 뉘앙스를 제대로 구현했다. 각종 해외 시상식과 행사장에서 봉 감독의 재치 있는 화술을 센스 있게 통역한 최성재(샤론 최)씨도 단연 눈길을 끈다. 칸영화제 때부터 활약한 그는 봉 감독이 “언어의 아바타”라고 칭송했을 정도로 ‘봉테일’의 말맛을 그대로 살려 통역해 왔다. 한국 국적으로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그는 직접 영화를 연출한 경험이 있어 봉 감독의 영화 작업에 대한 이해가 남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봉준호 작품 적극 지원한 이미경 부회장 무엇보다 ‘기생충’이 세상에 나오고, 해외에서 주목받기까지 두 명의 여성 제작자 공이 컸다. 제작사인 바른손이앤에이 곽신애 대표는 2015년 봉 감독이 건넨 15쪽짜리 시놉시스를 보고 흔쾌히 제작을 수락했다. 1990년대 영화전문잡지 ‘키노’ 창간 멤버 출신인 곽 대표는 영화사 LJ필름, 신씨네 등에서 마케팅 업무와 프로듀서를 거쳐 2015년 바른손이앤에이 대표이사에 올랐다. 영화 ‘친구’의 곽경택 감독이 오빠이고, ‘은교’의 정지우 감독이 남편이다. ‘기생충’에 책임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린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은 영화 ‘마더’ 제작 당시 인연을 맺은 뒤 봉준호 감독이 글로벌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제작비 등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정부 때인 2014년 국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미국에 머물며 해외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지명도를 높여 왔다. 아카데미상을 주관하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회원이기도 하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봉준호 “1인치 장벽 허물어져…할리우드 진출? 다 계획이 있다”

    봉준호 “1인치 장벽 허물어져…할리우드 진출? 다 계획이 있다”

    “제가 1인치 장벽 얘기를 했지만, 때늦은 소감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유튜브 스트리밍이나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우리를 둘러싼 환경은 이미 모두가 연결돼 있습니다. 이제는 외국어 영화가 이런 상을 받는 게 ‘사건’으로 취급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은 9일(현지시간)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직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할리우드 돌비극장 인터뷰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날 거둔 쾌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어 LA 시내 런던 웨스트 할리우드 호텔에서 열린 한국 취재진 대상 간담회에서는 “당황스럽다.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며 “칸영화제에서 시작된 긴 여정이 행복하게 마무리된다고 생각한다”며 오스카 4관왕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봉 감독은 빈부격차, 계급갈등 등 한국의 사회상을 다룬 영화 ‘기생충이’ 보편성을 획득한 이유에 대해 “전작인 ‘옥자’는 한국과 미국 프로덕션이 합쳐진 것이었지만, ‘기생충’은 가장 한국적인 것들로 가득 차서 오히려 가장 넓게 전 세계를 매료시킬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는 답변을 내놨다. “아카데미는 로컬 영화상”이라는 이전 발언에 대한 질문에는 “국제극영화상을 받을 때 수상 소감을 통해 간접적으로 밝혔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제목이 바뀐 상을 처음 받아 영광이고, 오스카가 가고자 하는 방향에 지지하고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기에 ‘기생충’도 이 시상식에 공헌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할리우드 진출 계획을 묻자 ‘기생충’ 속 명대사 “계획이 있다”를 인용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일은 해야 하고 20년 동안 계속 일해 왔다”며 “오스카와 칸영화제에서 상을 받기 전에 계속 준비하던 게 있고, 그걸 계속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봉 감독은 차기작으로 서울 도심에서 벌어지는 공포 상황에 대한 한국어 영화와 2016년 런던에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어 영화 두 편을 준비 중이다. ‘봉준호의 페르소나’로 불리는 배우 송강호는 이날 간담회에서 “‘기생충’이라는 영화가 20년 봉준호 리얼리즘의 완성 지점에 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봉 감독의 영화에 다시 출연하는데 “다섯 번째는 확신을 못 하겠다. (기택 역을 하면서) 너무 힘들었다”며 “다음에는 박 사장 역(이선균 분)이라면 생각해 보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선균은 “저희가 넘지 못할 선을 넘었다고 생각했는데, 끝나고 보니 오스카가 선을 넘은 것 같다”고 기쁨을 전했다. 시상식 당일 생일을 맞은 조여정이 “배우로서 최고의 생일이었다. 몰래카메라 같이 믿어지지 않았다”며 환하게 웃자 송강호는 “저는 내일이 음력 생일”이라고 거들었다. 봉 감독과 함께 작품상을 수상한 제작자 곽신애 바른손이앤에이 대표는 “1개 트로피만 받아도 성공이라고 생각했는데, 4개 부문을 받아서 한국 분위기가 어떨지 상상을 못 하겠다”면서 “투표해서 (우리가) 작품상을 받는다는 것은 전 세계 영화에 어떤 변화, 영향을 미치는 시작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우리가 받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했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공효진X이하늬, ‘기생충’ 봉준호 감독-배우들 만났다 “만세”

    공효진X이하늬, ‘기생충’ 봉준호 감독-배우들 만났다 “만세”

    배우 공효진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4관왕에 오른 ‘기생충’ 팀과의 인증샷을 공개했다. 공효진은 1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만세”라는 글과 함께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중계 화면을 캡처한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에는 ‘기생충’ 봉준호 감독이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어 공효진은 배우 이하늬와 함께 ‘기생충’ 봉준호 감독, 송강호, 이선균, 이정은, 박명훈 등을 만난 인증샷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는 아카데미 시상식 전야제에 함께 한 모습으로 전날 공효진은 이정은의 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 공효진은 이정은과 전작인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서 모녀 호흡을 맞춘 바 있다. 한편 9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할리우드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영예의 작품상을 비롯, 감독상, 국제영화상, 각본상 등 4관왕을 차지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최우식 눈물 봄” 박서준, ‘기생충’ 아카데미 4관왕 축하 [EN스타]

    “최우식 눈물 봄” 박서준, ‘기생충’ 아카데미 4관왕 축하 [EN스타]

    배우 박서준이 ‘기생충’의 아카데미 시상식 4관왕에 감격을 표했다. 박서준은 1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2020 아카데미 시상식’ TV 중계를 찍은 영상과 함께 “미쳤다..”라는 짧은 글을 올렸다. 영상에는 배우 제인 폰다가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으로 “PARASITE(기생충)”을 호명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어 봉준호 감독과 배우 송강호가 감격의 포옹을 나눈다. 박서준은 이어 ‘기생충’에 출연한 배우 최우식을 캡처해 확대한 사진을 게재했다. 이와 함께 “솔직히 눈물 훔치는 거 나는 봄”이라면서 이모티콘으로 박수를 보냈다. 박서준과 최우식은 연예계 소문난 절친으로, 박서준은 ‘기생충’에 특별 출연하기도 했다. 한편 9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할리우드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영예의 작품상을 비롯, 감독상, 국제영화상, 각본상 등 4관왕을 차지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끝난 줄 알았는데 작품상까지” 아카데미 4관왕 봉준호 ‘기생충’[종합]

    “끝난 줄 알았는데 작품상까지” 아카데미 4관왕 봉준호 ‘기생충’[종합]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의 영예를 안았다. 각본상, 국제영화상, 각본상까지 무려 4관왕에 올랐다. 9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할리우드 돌비 극장에서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진행됐다. 이날 최고 영예인 작품상 후보에는 ‘기생충’, ‘포드V페라리’ ‘아이리시맨’ ‘조조래빗’ ‘조커’ ‘작은 아씨들’ ‘1917’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결혼 이야기’가 이름을 올린 가운데 “PARASITE(기생충)”가 호명됐다. 시상식에 참석한 제작자와 배우들 모두 기립박수를 쏟아냈고 배우 송강호, 조여정, 이선균,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박명훈, 최우식 등이 무대에 올라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제작사 바른손이앤에이의 곽신애 대표는 “할 말을 잃었다. 상상도 해본 적이 없는 일이 실제로 벌어지니 너무 기쁘다. 지금 이 순간이 굉장히 의미 있고 상징적이고 시의적절한 역사가 쓰여진 기분이다. 이러한 결정을 해주신 아카데미 관계자분들에게 경의와 감사를 드린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소감을 밝혔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투자자 이미경 CJ 그룹 부회장은 “난 봉준호의 모든 것이 좋다. 그의 웃음, 독특한 머리스타일, 걸음걸이와 패션 모두 좋다. 그가 연출하는 모든 것들, 그중에서도 특히 그의 유머 감각을 좋아한다”면서 “‘기생충’을 후원해주시고, 사랑해주신 사람들 모두에게 감사드린다. 한국 영화를 봐주신 모든 관객분께도 감사드린다. 여러분의 의견 덕분에 우리가 안주하지 않을 수 있었고, 계속해서 감독과 창작자들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날 작품, 각본, 편집, 미술, 국제영화 등 총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던 ‘기생충’은 각본상에서 ‘나이브스 아웃’, ‘결혼 이야기’, ‘1917’,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등 후보 가운데 첫 수상의 기쁨을 안았다. ‘기생충’을 공동집필한 봉준호 감독과 한진원 작가가 무대에 올랐고, 봉준호 감독은 “시나리오를 쓴다는 것은 고독하고 외로운 작업이다. 국가를 대표해서 시나리오를 쓰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이 상이 한국이 받은 최초의 오스카 상이다”라면서 “언제나 많은 영감을 주는 아내에게 감사하고 대사를 멋지게 표현해주는 ‘기생충’ 배우들에게도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많은 이들이 ‘기생충’의 수상을 예상했던 국제영화 부문에서 이변은 없었다. ‘기생충’은 ‘문신을 한 신부님’(폴란드), ‘허니랜드’(마케도니아 구 유고슬라비아공화국), ‘레미제라블’(프랑스), ‘페인 앤 글로리’(스페인) 등 작품을 제치고 국제영화상을 수상했다. 이어진 감독상의 주인공도 ‘기생충’이었다. ‘아이리시맨’ 마틴 스콜세지, ‘조커’ 토드 필립스, ‘1917’ 샘 멘데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쿠엔틴 타란티노와 함께 후보에 이름을 올린 가운데 봉준호 감독이 수상했다. 봉준호 감독은 ‘브로크백 마운틴’과 ‘라이프 오브 파이’를 연출한 대만 출신 이안 감독 이후 아시아서 두 번째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았다. 한국 감독으로서는 최초다. 감독상 트로피를 받은 봉준호 감독은 “좀 전에 국제영화상을 수상하고 오늘 할 일은 다 끝났다고 생각해 마음을 놓고 있었는데 감사하다”면서 “어렸을 적 영화 공부를 할 때 가슴에 새겼던 말이 있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라는 말이었다. 이 말은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한 말이었다”면서 함께 후보에 올랐던 마틴 스콜세지 감독을 언급했다. 카메라가 마틴 스코세이지를 비추자 참석자들은 기립박수를 보내며 ‘브라보’를 외쳤다. 봉준호 감독은 “제가 마틴 영화를 보면서 공부를 했던 사람인데, 같이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상을 받을 줄 몰랐다. 제 영화를 아직 미국 관객들이 모를 때 항상 제 영화를 리스트에 뽑고, 좋아하셨던 쿠엔틴 타란티노도 계신데 너무 사랑하고 감사하다. 쿠엔틴 ‘아이 러브 유’”라고 외쳤다. 봉준호 감독은 끝으로 “같이 후보에 오른 토드 필립스나 샘 멘데스 등 다 제가 존경하고 사랑하는 감독님”이라며 “오스카에서 허락한다면 이 트로피를 텍사스 전기톱으로 잘라서 5등분 해 나누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해 큰 웃음을 끌어냈다. 이날 남우주연상과 여우주연상은 ‘조커’의 호아킨 피닉스와 ‘주디’의 르네 젤위거에게 돌아갔다. 호아킨 피닉스는 ‘페인 앤 글로리’ 안토니오 반데라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결혼이야기’ 아담 드라이버, ‘두 교황’의 조나단 프라이스와 경합을 벌였다. 호아킨 피닉스는 “정말 감사하다. 다른 후보들보다 내가 더 낫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 모두는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다”라면서 “이 영화가 표현한 방식이 내 삶에 많은 의미를 부여해줬다. 영화가 없다면 내 인생은 어찌됐을지도 모른다. 또 목소리를 통해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사람들을 대변해줄 수 있다.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고통의 문제가 있으며 우리는 여러 가지 대의를 응원한다. 서로 서로를 지원하고, 과거의 실수를 통해 서로를 무시하기 보다는 교육을 하고 다시 두 번째 기회를 주는 게 바로 인류애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르네 젤위거는 ‘해리엇’의 신시아 에리보, ‘결혼이야기’의 스칼렛 요한슨, ‘작은 아씨들’의 시얼샤 로넌, ‘밤쉘’의 샤를리즈 테론과 함께 경합을 벌였다. 영화 ‘주디’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르네 젤위거는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장 특별하고 의미있는 경험을 했던 영화 덕분에 이 자리에 오게 됐다”면서 “함께 후보에 오른 배우들과 함께 해 영광이었다. 이 아름다운 영화에 함께 할 수 있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감격을 표했다. 남우조연상과 여우조연상은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의 브래드 피트와 ‘결혼이야기’의 로라 던이 수상했다. 톰 행크스, 알 파치노, 조 페시, 안소니 홉킨스와 함께 후보에 올라 수상한 브래드 피트는 “감사하다. 정말 멋진 일이라고 생각한다. 아카데미 측에게 이 영광에 대해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면서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덕분에 영화를 제대로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가장 독창적이고 영화산업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분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 함께 호흡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에 대해 “덕분에 함께 하게 됐다. 나는 뒤를 잘 돌아보지 않는 사람이지만 이제는 돌아보게 됐다. 여기서 나간 뒤 또 돌아보게 될 것 같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 했기에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덕분이다. 내 아이들에게도 사랑한다고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케시 베이츠, 스칼렛 요한슨, 플로렌스 퓨, 마고 로비를 제치고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로라 던은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동료들, 후보자들, 넷플릭스에 감사드린다. 노아 바움백 감독에게 감사드린다. 노아 바움백 감독은 사랑에 대한 영화를 만들었고 가족을 보여줬다. 우리가 그런 것을 느낄 수 있게 해줬다”면서 “어떤 사람들은 살면서 ‘영웅’을 만나지 못한다고 하는데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당신이 정말 축복 받았으면 당신의 영웅들은 바로 부모님이다’라고 말이다. 이제까지 받은 생일 선물 중 최고의 선물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아카데미상은 ‘오스카상’이라고도 하며, 미국 영화업자와 사회법인 영화예술 아카데미협회(Academy of Motion Picture Arts & Sciences)가 수여하는 미국 최대의 영화상이다. 이날 국내에서는 오전 10시부터 TV조선을 통해 생중계 되며 많은 이들을 브라운관 앞으로 불러모았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자(작) 명단 △작품상 : ‘기생충’ △남우주연상 : 호아킨 피닉스(‘조커’) △여우주연상 : 르네 젤위거(‘주디’) △남우조연상 : 브래드 피트(‘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여우조연상 : 로라 던(‘결혼 이야기’) △감독상 : ‘기생충’ △각본상 : ‘기생충’ △각색상 : ‘조조 래빗’ △촬영상 : ‘1917’ △편집상 : ‘포드 V 페라리’ △미술상 :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의상상 : ‘작은 아씨들’ △분장상 : ‘밤쉘’ △음악상 : ‘조커’ △주제가상 : ‘로켓맨’ △음향편집상 : ‘포드 V 페라리’ △음향효과상 : ‘1917’ △시각효과상 : ‘1917’ △국제장편영화상 : ‘기생충’ △장편애니메이션작품상 : ‘토이 스토리4’ △단편애니메이션작품상 : ‘헤어 러브’ △단편영화상 : ‘더 네이버스 윈도우’ △장편다큐멘터리상 : ‘아메리칸 팩토리’ △단편다큐멘터리상 : ‘러닝 투 스케이트보드 인 어 워존’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봉준호 ‘기생충’, 작품상까지 아카데미 4관왕 “韓영화 새 역사”

    봉준호 ‘기생충’, 작품상까지 아카데미 4관왕 “韓영화 새 역사”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2020 아카데미 시상식’ 영예의 작품상을 거머쥐며 한국 영화계 새 역사를 썼다. 9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할리우드 돌비 극장에서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진행됐다. 이날 작품상 후보에는 ‘기생충’, ‘포드V페라리’ ‘아이리시맨’ ‘조조래빗’ ‘조커’ ‘작은 아씨들’ ‘1917’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결혼 이야기’가 이름을 올린 가운데 “PARASITE(기생충)”가 호명됐다. 시상식에 참석한 제작자와 배우들 모두 기립박수를 쏟아냈고 배우 송강호, 조여정, 이선균,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박명훈, 최우식 등이 무대에 올랐다. 바른손이앤에이의 곽신애 대표는 “할 말을 잃었다. 상상도 해 본적이 없는 일이 실제로 벌어지니 너무 기쁘다. 지금 이 순간이 굉장히 의미 있고 상징적이고 시의적절한 역사가 쓰여진 기분이다. 이러한 결정을 해주신 아카데미 회원 분들에게 경의와 감사를 드린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소감을 밝혔다. 각본상, 국제영화상, 감독상까지 3개의 트로피를 받았던 ‘기생충’은 최고상인 작품상까지 받으며 4관왕에 올랐다. 앞서 봉준호 감독은 감독상 수상 소감으로 “국제영화상 수상하고 오늘 할 일 끝났구나 싶었는데 너무 감사하다”면서 “같이 후보에 오른 감독 모두 제가 존경한다. 오스카가 허락만 한다면 텍사스 전기 톱으로 잘라서 나누고 싶은 마음이다”고 전한 바 있다. 아카데미상은 ‘오스카상’이라고도 하며, 미국 영화업자와 사회법인 영화예술 아카데미협회(Academy of Motion Picture Arts & Sciences)가 수여하는 미국 최대의 영화상이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자(작) 명단 △작품상 : ‘기생충’ △남우주연상 : 호아킨 피닉스(‘조커’) △여우주연상 : 르네 젤위거(‘주디’) △남우조연상 : 브래드 피트(‘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여우조연상 : 로라 던(‘결혼 이야기’) △감독상 : ‘기생충’ △각본상 : ‘기생충’ △각색상 : ‘조조 래빗’ △촬영상 : ‘1917’ △편집상 : ‘포드 V 페라리’ △미술상 :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의상상 : ‘작은 아씨들’ △분장상 : ‘밤쉘’ △음악상 : ‘조커’ △주제가상 : ‘로켓맨’ △음향편집상 : ‘포드 V 페라리’ △음향효과상 : ‘1917’ △시각효과상 : ‘1917’ △국제장편영화상 : ‘기생충’ △장편애니메이션작품상 : ‘토이 스토리4’ △단편애니메이션작품상 : ‘헤어 러브’ △단편영화상 : ‘더 네이버스 윈도우’ △장편다큐멘터리상 : ‘아메리칸 팩토리’ △단편다큐멘터리상 : ‘러닝 투 스케이트보드 인 어 워존’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기생충’ 감독상 수상…아카데미 각본·국제영화상까지 3관왕

    ‘기생충’ 감독상 수상…아카데미 각본·국제영화상까지 3관왕

    봉준호 “오늘은 술 마실 준비가 돼 있다” 수상소감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각본상과 국제영화상에 이어 감독상까지 거머쥐며 ‘오스카 3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기생충’은 9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주요 부문인 감독상까지 추가했다. 한국영화 101년 역사상 첫 아카데미 감독상 수상이며 아시아계 감독으로는 대만 출신 리안 감독에 이어 두 번째다. 리안 감독은 할리우드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2006) ‘라이프 오브 파이’(2013)로 두 차례 수상했다. ‘기생충’은 우리말로 된 순수한 한국 영화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크다. 시상자로 나선 미국 스파이크 리 감독이 ‘봉준호’를 외치자 객석에선 환호가 쏟아졌다. 봉 감독은 “좀 전에 국제영화상을 받고 오늘 할 일은 끝났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라며 “정말 감사하다. 어렸을 때 제가 항상 가슴에 새겼던 말이 있다. 영화 공부를 할 때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이라고 책에서 읽었다. 그 말은 마틴 스코세이지의 말이었다”고 했다.카메라가 마틴 스코세이지를 비추자 참석자들은 기립박수를 보내며 ‘브라보’를 외쳤다. 봉 감독은 “제가 마틴 영화를 보면서 공부를 했던 사람인데, 같이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상을 받을 줄 몰랐다. 제 영화를 아직 미국 관객들이 모를 때 항상 제 영화를 리스트에 뽑고, 좋아하셨던 ‘쿠엔틴 형님’(쿠엔틴 타란티노)도 계신데, 너무 사랑하고 감사하다. 쿠엔틴 ‘아이 러브 유’”고 외쳤다. 봉 감독은 끝으로 “같이 후보에 오른 토드 필립스(‘조커)나 샘 멘데스 등 다 제가 존경하고 사랑하는 감독님”이라며 “오스카에서 허락한다면 이 트로피를 텍사스 전기톱으로 잘라서 오등분해 나누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해 큰 웃음을 끌어냈다. 앞서 ‘기생충’은 국제영화상 후보에 오른 스페인의 거장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페인 앤 글로리’, 프랑스의 ‘레 미제라블’, 폴란드의 ‘문신을 한 신부님’, 마케도니아 구 유고 공화국의 ‘허니랜드’를 제치고 국제영화상을 거머쥐었다. 국제영화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은 “이 부문 이름이 올해부터 외국어영화상에서 국제영화상으로 바뀌었는데, 첫번째 상을 받게 돼서 더더욱 의미가 깊다”면서 “그 이름이 상징하는 바가 있는데 오스카가 추구하는 바에 지지와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이어 “이 영화를 함께 만든 배우와 모든 스태프가 와 있다”면서 “사랑하는 송강호님” 등 배우들 이름을 일일이 호명한 뒤 그들에 향한 박수를 청했다. 이어 촬영감독 홍경표, 미술감독 이하준, 편집감독 양진모 등 스태프 이름도 언급하면서 “우리 모든 예술가에게 찬사를 보낸다. 제 비전을 실현할 수 있게 해준 바른손과 CJ, 네온의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그리고는 영어로 “오늘밤은 술 마실 준비가 돼 있다. 내일 아침까지 말이다(I am ready to drink tonight, until next morning)”라고 수상 소감을 끝냈고, 객석에서는 웃음과 환호와 함께 박수가 쏟아졌다. ’기생충‘은 국제영화상을 비롯해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편집상, 미술상까지 총 6개 부문 후보에 올라 현재까지 3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이미 발표된 편집상과 미술상 수상에는 실패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기생충’ 각본상 이어 국제영화상까지…아카데미 현재 2관왕

    ‘기생충’ 각본상 이어 국제영화상까지…아카데미 현재 2관왕

    편집상·미술상은 수상 실패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각본상에 이어 국제영화상을 수상하며 ‘오스카 2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기생충’은 9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국제영화상(옛 외국어영화상)을 추가했다. ‘기생충’은 함께 후보에 오른 스페인의 거장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페인 앤 글로리’, 프랑스의 ‘레 미제라블’, 폴란드의 ‘문신을 한 신부님’, 마케도니아 구 유고 공화국의 ‘허니랜드’를 제치고 국제영화상을 거머쥐었다. 봉준호 감독이 이날 각본상에 이어 또 한번 시상 무대에 오르자 객석에서는 기립 박수가 터져 나왔다. 봉준호 감독은 “이 부문 이름이 올해부터 외국어영화상에서 국제영화상으로 바뀌었는데, 첫번째 상을 받게 돼서 더더욱 의미가 깊다”면서 “그 이름이 상징하는 바가 있는데 오스카가 추구하는 바에 지지와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이어 “이 영화를 함께 만든 배우와 모든 스태프가 와 있다”면서 “사랑하는 송강호님” 등 배우들 이름을 일일이 호명한 뒤 그들에 향한 박수를 청했다. 이어 촬영감독 홍경표, 미술감독 이하준, 편집감독 양진모 등 스태프 이름도 언급하면서 “우리 모든 예술가에게 찬사를 보낸다. 제 비전을 실현할 수 있게 해준 바른손과 CJ, 네온의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그리고는 영어로 “오늘밤은 술 마실 준비가 돼 있다. 내일 아침까지 말이다(I am ready to drink tonight, until next morning)”라고 수상 소감을 끝냈고, 객석에서는 웃음과 환호와 함께 박수가 쏟아졌다. ‘기생충’은 국제영화상을 비롯해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편집상, 미술상까지 총 6개 부문 후보에 올라 현재까지 2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이미 발표된 편집상과 미술상 수상에는 실패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아카데미 시상식 2020’ 생중계 “‘기생충’ 수상, 높아지는 기대”

    ‘아카데미 시상식 2020’ 생중계 “‘기생충’ 수상, 높아지는 기대”

    전 세계적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외국어 영화 최초로 아카데미 최고상 ‘작품상’을 품에 안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TV 조선이 10일 오전 10시(한국시각)부터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의 돌비 극장(Dolby Theatre)에서 개최되는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2020’을 독점 생중계한다. 이날 시상식을 앞두고 ‘기생충’ 팀이 레드카펫을 밟았다.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배우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이정은 장혜진 박명훈 그리고 제작사 바른손 이앤에이의 곽신애 대표, 한진원 작가, 이하준 미술감독, 양진모 편집감독 등이 레드카펫 위에서 외신들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기생충은 작품, 각본, 편집, 미술, 국제영화 총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이중 국제영화상(옛 외국어영화상) 수상 가능성은 높게 점쳐지고 있다. 국제영화상을 두고 겨룰 상대는 ‘페인 앤 글로리’(스페인), ‘레미제라블’(프랑스), ‘허니랜드’(북마케도니아), ‘코퍼스 크리스티’(폴란드)이며, 기생충은 이미 골든글로브와 영국 아카데미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미국 연예전문 매체 할리우드리포터는 6일 기사를 통해 ‘기생충’의 국제영화상 수상 가능성을 92.9%로 1위로 꼽았다. 앞서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최고상을 받은 ‘기생충’은 아카데미상 전초전으로 여겨지는 제77회 골든글로브상 시상식과 제73회 영국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모두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작품상 후보에는 ‘기생충’을 비롯해 ‘포드V페라리’ ‘아이리시맨’ ‘조조래빗’ ‘조커’ ‘작은 아씨들’ ‘1917’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결혼 이야기’가 이름을 올렸다. 봉준호 감독은 감독상을 놓고 마틴 스코세이지(‘아이리시맨’), 토드 필립스(‘조커’), 샘 멘더스(‘1917’), 쿠엔틴 타란티노(‘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와 경쟁하게 됐다. 한국에서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TV조선에서 단독 생중계 된다. 진행은 동시통역사 겸 방송인 안현모와 영화평론가 이동진이 맡았다. 이동진은 “아카데미 시상식 진행을 십 년 동안 해왔다. 하지만 이번처럼 기대가 된 적은 처음이다. 특히 천만 명이 넘게 본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흥행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두고 이번 아카데미상에 한국영화 최초로 6개 부문에 후보에 올랐다는 것은 시청자의 입장에서도 보는 재미가 완전히 다를 것이다. 최고의 영화 ‘기생충’의 수상을 전달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이번 시상식 중계에 참여하게 되어 즐겁고 영광이다”고 남다른 소감을 전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12살 용민이가 마신 요구르트에 누가 살충제를 탔나

    12살 용민이가 마신 요구르트에 누가 살충제를 탔나

    “밥은 먹고 다니냐?”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형사 송강호가 카메라를 향해 묻는다. 대한민국 대표 미제 사건으로 꼽히던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진범에게 던진 말이었다. 지난해 자칫 완전범죄로 묻힐 뻔한 화성 사건의 진범이 모습을 드러냈다. 놈을 잊지 않고 추적하는 누군가가 있었기에 33년 만에 이춘재의 가면을 벗길 수 있었다. 흔히 ‘완전범죄는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모든 흉악범이 죗값을 치르는 건 아니다. 추악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본모습을 숨긴 채 사는 범인이 당신 곁에 있다. 그놈이 가장 바라는 건 영원히 잊히는 일이다. 그러므로 또렷이 기억해야 한다. 그놈을 잡기 위해.1998년 7월 19일 한낮의 열기가 채 가시지 않은 일요일 오후 6시쯤 울산 남구 삼산동의 백화점 지하 1층에서 남자아이가 쓰러졌다. 초등학교 6학년 김용민(12)이었다. 딸기 요구르트와 샌드위치를 먹은 지 10분 만에 아이는 배와 머리가 아프다며 음식물을 게워 내더니 이내 정신을 잃었다. 아버지 김영세(당시 49세)씨는 식품 매장 여직원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약이 든 요구르트를 판 거야? 이봐, 이상한 냄새가 나잖아.” 여직원은 “일단 애부터 살리자”며 김씨와 함께 용민이를 근처 병원 응급실로 옮겼다. 호흡곤란이 심각했던 아이는 그날 밤 상태가 급격히 나빠져 울산대병원으로 이송됐고 55시간 만인 22일 0시 55분 숨졌다. 부검을 했더니 아이의 폐와 위장은 진녹색으로 변해 있었다. 폐출혈도 보였다. 1차 소견은 약물중독이었다.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분석 결과 용민이가 마셨던 요구르트에서 살충제 성분인 포스파미돈이 62.2㎍/㎖ 검출됐다. 농약 다이메크론에 들어 있는 포스파미돈은 과일나무나 소나무에 붙어사는 진딧물, 솔잎혹파리, 솔껍질깍지벌레 등을 죽이는 데 쓰인다. 사람이 소량만 먹어도 사망하는 맹독성 약물이다. 포스파미돈은 2012년부터 판매가 중단됐지만 사건 당시에는 농약상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살충제였다. 요구르트에 살충제를 탄 건 누굴까. 아버지 김씨는 아들이 요구르트 맛이 이상하다며 뱉었고, 냄새를 맡아 보니 시큼한 식초 냄새가 났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딸기 요구르트면 색깔이 연분홍이어야 하는데 안에 청색이 보였어요.” 경찰은 먼저 공장에서 농약이 들어갔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요구르트 회사는 펄쩍 뛰었다. 제조부터 포장까지 모든 공정이 전자동으로 이뤄진다는 설명이었다. 7월 18일 오후 6시에 제조돼 유통기한이 같은 달 27일인 요구르트는 모두 8158개였다. 전국 슈퍼와 백화점에 납품된 요구르트 중 약물이 주입돼 문제를 일으킨 제품은 용민이가 마신 것뿐이었다. 국과수 정밀분석 결과 요구르트 용기에 주삿바늘을 찌른 흔적은 없었다. 용민이가 마신 요구르트는 바닥이 사각으로 된 우유갑 모양이었다. 양손으로 입구를 잡아당겨야 열 수 있고 한번 뜯으면 모양이 어긋난다. 경찰은 범인이 요구르트 입구를 개봉해 살충제를 넣은 뒤 다시 붙였을 수도 있다고 봤다. 하지만 국과수는 입구가 뜯긴 흔적이나 다른 접착제 성분을 발견하지 못했다. 범행은 백화점 안에서 일어난 게 분명했다. 경찰은 백화점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용민이와 아버지 김씨가 지하 1층 식품 매장에 오후 5시 46분 들어오는 모습을 확인했다. 11분 후인 오후 5시 57분 요구르트 매대로부터 12m 떨어진 계산대에서 김씨가 물건값을 치르는 장면도 보였다. 용민이가 요구르트를 마신 곳은 계산대에서 44m 거리의 샌드위치 매장이었다. 20여분 사이 56m 범위에서 누군가 요구르트에 살충제를 넣었다는 얘기다. 경찰이 수사망을 좁히고 있을 때 갑자기 아버지 김씨가 사라졌다. 용민이가 숨진 지 이틀 만인 24일 오전 10시쯤 병원 빈소를 나간 뒤 연락이 끊겼다. 김씨는 전날인 23일 오후 10시부터 날을 넘겨 오전 2시까지 4시간 동안 경찰서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빈소에 돌아온 김씨는 30분 정도 친척들과 술을 마시며 이런 얘기를 털어놓았다. “검찰 수사를 받아야 할 것 같아. 경찰서도 몇 번 더 가야 하고….” 2시간밖에 자지 못한 김씨는 날이 밝자 “쉬고 오겠다”며 큰아들 친구의 승용차를 타고 나갔다. 13㎞ 떨어진 삼산동의 목욕탕에 들어간 김씨는 그 길로 자취를 감췄다. 경찰은 앞선 두 차례 조사를 통해 김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의심하고 있었다. 김씨가 사라진 24일 오후 이미 국과수에 거짓말 탐지기 수사를 의뢰한 상태였다. 수상한 점이 한둘이 아니었다. 김씨는 의식을 잃은 아들을 병원으로 옮기는 급박한 상황에서도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며 매장으로 20m를 되돌아가 요구르트를 가져왔다. 또 용민이가 숨지자 큰아들에게 “중형차인 크레도스를 사 주겠다”고 말했다. 장례식장에서 이런 말도 자주 했다. “백화점이 해결해 주지 않으면 죽은 애 리어카에 싣고 시위할 거야.” 백화점 CCTV에서도 이상한 점이 포착됐다. 김씨는 사건이 발생한 19일 처음 백화점에 갔다고 진술했지만 앞서 17일과 18일에도 백화점 식품 매장을 찾아가 음료수를 산 것으로 확인됐다. 범행을 연습하고 장소를 물색했다는 의혹이 한층 짙어졌다. 1976년 결혼한 김씨는 부인과 2남 3녀를 낳았다. 용민이는 막내아들이었다. 김씨는 자동차 정비공장에서 도장공으로 일해 모은 돈으로 경기 남양주에서 전자제품 가게를 운영하다가 큰 손해를 봤다. 이후 1983년 울산으로 이주해 금속업체를 전전하며 일했지만 불운은 이어졌다. 1995년 부인이 상의 없이 2000만원을 남에게 빌려준 일로 부부 싸움이 잦았다. 결국 부인이 먼저 집을 떠났고 1997년 5월 김씨도 가출했다. 집에는 5남매만 남았다. 외환위기로 실직한 김씨는 극심한 경제적 압박에 시달렸다. 도박판을 기웃거리다 은행에 340만원의 빚을 졌고 자식들끼리 살던 집은 8개월 동안 12만원의 월세가 밀린 상태였다. 요금을 내지 못해 전화가 끊겼고 자신이 묵던 여관비도 몇 개월째 밀렸다. 사건 3일 전인 16일 오후 8시 아이들만 지내던 집에 김씨가 나타났다. 1년 2개월 만에 만난 아버지를 가장 반긴 건 막내 용민이었다. 용민이는 6살 때 교통사고를 당해 머리와 척추를 크게 다쳤다. 후유증으로 두 다리를 심하게 절었고 정신지체도 있었다. 당시 공소장에 따르면 평소에도 술을 마시면 “약이라도 먹여 (용민이를) 죽여야겠다”고 말했던 김씨는 아들에게 농약 넣은 음료수를 먹이기로 결심했다. 아들이 죽으면 음료 제조회사나 백화점에 거액의 보상금을 요구할 계획이었다. 다음날인 17일 오후 6시 김씨는 백화점 식품 매장에 가서 과자 2개와 음료수 1개를 샀다. 다음날 오전 11시 15분에도 같은 장소에서 종이팩 주스 1개와 캔음료 1개를 구입한 다음 아들에게 먹일 장소를 정했다. 사건 당일 오후 5시 10분쯤 김씨는 “햄버거를 사 주겠다”며 용민이를 데리고 집을 나갔다. 백화점에 도착한 김씨는 홀로 식품 매장에 들어가 180㎖ 요구르트 3개 1묶음을 골라 계산했다. 지하 1층 화장실에 들어간 김씨는 이 중 한 개에만 살충제를 넣었다. 용민이를 샌드위치 매장에 데리고 간 김씨는 살충제를 넣은 요구르트를 직접 아이에게 건넸다. 경찰은 용민이가 숨진 지 일주일 만인 29일 아버지를 유력한 용의자로 판단해 전단 1000장을 만들기로 했다. ‘176㎝의 키, 신체 건강, 얼굴은 넓고 긴 편, 약간 벗겨진 이마, 검은색 바지와 검은색 반소매 티셔츠 차림’이라는 인상착의와 함께 신고자에게 현상금 100만원을 준다는 내용을 넣었다. 8월 11일 경남 양산, 경북 경주 등 울산과 가까운 도시와 김씨의 친인척이 사는 전라, 경기, 강원 등의 경찰서를 비롯해 그가 숨을 만한 사찰, 다방, 여관, 터미널 등에 수배 전단을 뿌렸다. 이후 현상금을 300만원으로 올리고 특별전담반을 꾸렸지만 성과는 없었다.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울산지검은 2013년 7월 17일 김씨를 재판에 넘겼다. 살인 공소시효(15년) 만료 하루 전이었다. 현재 김씨는 기소중지 상태다. 객관적인 범죄 혐의가 충분해도 피의자의 소재가 불명확하면 수사를 멈출 수 있다. 지금이라도 김씨를 잡으면 법의 심판대에 세울 수 있다는 뜻이다. 보상금을 이유로 아들을 독살한 김씨가 아직 살아 있다면 71세의 노인일 것이다. 경찰은 2002년과 2004년 각각 울산, 언양의 도박판에서 김씨를 봤다는 제보를 받았지만 그를 찾지 못했다. 2013년에는 김씨가 산에서 숨어 산다는 제보가 있어 일주일 동안 산을 뒤졌다. 스님이 됐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제보도 있었지만 사람도, 시신도 찾지 못한 상태다. 사건을 수사한 경찰관은 CCTV가 귀하던 시절이라 용의자를 놓친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눈만 감아도 김영세 얼굴이 떠오릅니다. 서글서글한 미남형이었는데…. 지금은 CCTV만 봐도 어디로 어떻게 빠져나갔는지 찾을 수 있는데 그때는 오로지 탐문이나 제보에 의존했으니까요. 그 사람, 지금도 어딘가에 숨어 있겠죠.” 이근아 기자 leeguenah@seoul.co.kr ※수배범 검거에 결정적인 제보를 하신 분에게 신고포상금이 지급됩니다. 전화번호 112 또는 모바일앱 ‘스마트 국민제보’를 통해 제보할 수 있습니다.
  • 12살 용민이가 마신 요구르트에 누가 살충제를 탔나

    12살 용민이가 마신 요구르트에 누가 살충제를 탔나

    “밥은 먹고 다니냐?”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형사 송강호가 카메라를 향해 묻는다. 대한민국 대표 미제 사건으로 꼽히던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진범에게 던진 말이었다. 지난해 자칫 완전범죄로 묻힐 뻔한 화성 사건의 진범이 모습을 드러냈다. 놈을 잊지 않고 추적하는 누군가가 있었기에 33년 만에 이춘재의 가면을 벗길 수 있었다. 흔히 ‘완전범죄는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모든 흉악범이 죗값을 치르는 건 아니다. 추악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본모습을 숨긴 채 사는 범인이 당신 곁에 있다. 그놈이 가장 바라는 건 영원히 잊히는 일이다. 그러므로 또렷이 기억해야 한다. 그놈을 잡기 위해. 1998년 7월 19일 한낮의 열기가 채 가시지 않은 일요일 오후 6시쯤 울산 남구 삼산동의 백화점 지하 1층에서 남자아이가 쓰러졌다. 초등학교 6학년 김용민(12)이었다. 딸기 요구르트와 샌드위치를 먹은 지 10분 만에 아이는 배와 머리가 아프다며 음식물을 게워 내더니 이내 정신을 잃었다. 아버지 김영세(당시 49세)씨는 식품 매장 여직원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약이 든 요구르트를 판 거야? 이봐, 이상한 냄새가 나잖아.”  여직원은 “일단 애부터 살리자”며 김씨와 함께 용민이를 근처 병원 응급실로 옮겼다. 호흡곤란이 심각했던 아이는 그날 밤 상태가 급격히 나빠져 울산대병원으로 이송됐고 55시간 만인 22일 0시 55분 숨졌다. 부검을 했더니 아이의 폐와 위장은 진녹색으로 변해 있었다. 폐출혈도 보였다. 1차 소견은 약물중독이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분석 결과 용민이가 마셨던 요구르트에서 살충제 성분인 포스파미돈이 62.2㎍/㎖ 검출됐다. 농약 다이메크론에 들어 있는 포스파미돈은 과일나무나 소나무에 붙어사는 진딧물, 솔잎혹파리, 솔껍질깍지벌레 등을 죽이는 데 쓰인다. 사람이 소량만 먹어도 사망하는 맹독성 약물이다. 포스파미돈은 2012년부터 판매가 중단됐지만 사건 당시에는 농약상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살충제였다. 요구르트에 살충제를 탄 건 누굴까.  아버지 김씨는 아들이 요구르트 맛이 이상하다며 뱉었고, 냄새를 맡아 보니 시큼한 식초 냄새가 났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딸기 요구르트면 색깔이 연분홍이어야 하는데 안에 청색이 보였어요.”  경찰은 먼저 공장에서 농약이 들어갔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요구르트 회사는 펄쩍 뛰었다. 제조부터 포장까지 모든 공정이 전자동으로 이뤄진다는 설명이었다. 7월 18일 오후 6시에 제조돼 유통기한이 같은 달 27일인 요구르트는 모두 8158개였다. 전국 슈퍼와 백화점에 납품된 요구르트 중 약물이 주입돼 문제를 일으킨 제품은 용민이가 마신 것뿐이었다. 국과수 정밀분석 결과 요구르트 용기에 주삿바늘을 찌른 흔적은 없었다. 용민이가 마신 요구르트는 바닥이 사각으로 된 우유갑 모양이었다. 양손으로 입구를 잡아당겨야 열 수 있고 한번 뜯으면 모양이 어긋난다. 경찰은 범인이 요구르트 입구를 개봉해 살충제를 넣은 뒤 다시 붙였을 수도 있다고 봤다. 하지만 국과수는 입구가 뜯긴 흔적이나 다른 접착제 성분을 발견하지 못했다.  범행은 백화점 안에서 일어난 게 분명했다. 경찰은 백화점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용민이와 아버지 김씨가 지하 1층 식품 매장에 오후 5시 46분 들어오는 모습을 확인했다. 11분 후인 오후 5시 57분 요구르트 매대로부터 12m 떨어진 계산대에서 김씨가 물건값을 치르는 장면도 보였다. 용민이가 요구르트를 마신 곳은 계산대에서 44m 거리의 샌드위치 매장이었다. 20여분 사이 56m 범위에서 누군가 요구르트에 살충제를 넣었다는 얘기다.  경찰이 수사망을 좁히고 있을 때 갑자기 아버지 김씨가 사라졌다. 용민이가 숨진 지 이틀 만인 24일 오전 10시쯤 병원 빈소를 나간 뒤 연락이 끊겼다. 김씨는 전날인 23일 오후 10시부터 날을 넘겨 오전 2시까지 4시간 동안 경찰서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빈소에 돌아온 김씨는 30분 정도 친척들과 술을 마시며 이런 얘기를 털어놓았다. “검찰 수사를 받아야 할 것 같아. 경찰서도 몇 번 더 가야 하고….” 2시간밖에 자지 못한 김씨는 날이 밝자 “쉬고 오겠다”며 큰아들 친구의 승용차를 타고 나갔다. 13㎞ 떨어진 삼산동의 목욕탕에 들어간 김씨는 그 길로 자취를 감췄다.  경찰은 앞선 두 차례 조사를 통해 김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의심하고 있었다. 김씨가 사라진 24일 오후 이미 국과수에 거짓말 탐지기 수사를 의뢰한 상태였다. 수상한 점이 한둘이 아니었다. 김씨는 의식을 잃은 아들을 병원으로 옮기는 급박한 상황에서도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며 매장으로 20m를 되돌아가 요구르트를 가져왔다. 또 용민이가 숨지자 큰아들에게 “중형차인 크레도스를 사 주겠다”고 말했다. 장례식장에서 이런 말도 자주 했다. “백화점이 해결해 주지 않으면 죽은 애 리어카에 싣고 시위할 거야.”  백화점 CCTV에서도 이상한 점이 포착됐다. 김씨는 사건이 발생한 19일 처음 백화점에 갔다고 진술했지만 앞서 17일과 18일에도 백화점 식품 매장을 찾아가 음료수를 산 것으로 확인됐다. 범행을 연습하고 장소를 물색했다는 의혹이 한층 짙어졌다.  1976년 결혼한 김씨는 부인과 2남 3녀를 낳았다. 용민이는 막내아들이었다. 김씨는 자동차 정비공장에서 도장공으로 일해 모은 돈으로 경기 남양주에서 전자제품 가게를 운영하다가 큰 손해를 봤다. 이후 1983년 울산으로 이주해 금속업체를 전전하며 일했지만 불운은 이어졌다. 1995년 부인이 상의 없이 2000만원을 남에게 빌려준 일로 부부 싸움이 잦았다. 결국 부인이 먼저 집을 떠났고 1997년 5월 김씨도 가출했다. 집에는 5남매만 남았다.  외환위기로 실직한 김씨는 극심한 경제적 압박에 시달렸다. 도박판을 기웃거리다 은행에 340만원의 빚을 졌고 자식들끼리 살던 집은 8개월 동안 12만원의 월세가 밀린 상태였다. 요금을 내지 못해 전화가 끊겼고 자신이 묵던 여관비도 몇 개월째 밀렸다.  사건 3일 전인 16일 오후 8시 아이들만 지내던 집에 김씨가 나타났다. 1년 2개월 만에 만난 아버지를 가장 반긴 건 막내 용민이었다. 용민이는 6살 때 교통사고를 당해 머리와 척추를 크게 다쳤다. 후유증으로 두 다리를 심하게 절었고 정신지체도 있었다. 당시 공소장에 따르면 평소에도 술을 마시면 “약이라도 먹여 (용민이를) 죽여야겠다”고 말했던 김씨는 아들에게 농약 넣은 음료수를 먹이기로 결심했다. 아들이 죽으면 음료 제조회사나 백화점에 거액의 보상금을 요구할 계획이었다.  다음날인 17일 오후 6시 김씨는 백화점 식품 매장에 가서 과자 2개와 음료수 1개를 샀다. 다음날 오전 11시 15분에도 같은 장소에서 종이팩 주스 1개와 캔음료 1개를 구입한 다음 아들에게 먹일 장소를 정했다.  사건 당일 오후 5시 10분쯤 김씨는 “햄버거를 사 주겠다”며 용민이를 데리고 집을 나갔다. 백화점에 도착한 김씨는 홀로 식품 매장에 들어가 180㎖ 요구르트 3개 1묶음을 골라 계산했다. 지하 1층 화장실에 들어간 김씨는 이 중 한 개에만 살충제를 넣었다. 용민이를 샌드위치 매장에 데리고 간 김씨는 살충제를 넣은 요구르트를 직접 아이에게 건넸다.  경찰은 용민이가 숨진 지 일주일 만인 29일 아버지를 유력한 용의자로 판단해 전단 1000장을 만들기로 했다. ‘176㎝의 키, 신체 건강, 얼굴은 넓고 긴 편, 약간 벗겨진 이마, 검은색 바지와 검은색 반소매 티셔츠 차림’이라는 인상착의와 함께 신고자에게 현상금 100만원을 준다는 내용을 넣었다. 8월 11일 경남 양산, 경북 경주 등 울산과 가까운 도시와 김씨의 친인척이 사는 전라, 경기, 강원 등의 경찰서를 비롯해 그가 숨을 만한 사찰, 다방, 여관, 터미널 등에 수배 전단을 뿌렸다. 이후 현상금을 300만원으로 올리고 특별전담반을 꾸렸지만 성과는 없었다.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울산지검은 2013년 7월 17일 김씨를 재판에 넘겼다. 살인 공소시효(15년) 만료 하루 전이었다. 현재 김씨는 기소중지 상태다. 객관적인 범죄 혐의가 충분해도 피의자의 소재가 불명확하면 수사를 멈출 수 있다. 지금이라도 김씨를 잡으면 법의 심판대에 세울 수 있다는 뜻이다.  보상금을 이유로 아들을 독살한 김씨가 아직 살아 있다면 71세의 노인일 것이다. 경찰은 2002년과 2004년 각각 울산, 언양의 도박판에서 김씨를 봤다는 제보를 받았지만 그를 찾지 못했다. 2013년에는 김씨가 산에서 숨어 산다는 제보가 있어 일주일 동안 산을 뒤졌다. 스님이 됐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제보도 있었지만 사람도, 시신도 찾지 못한 상태다.  사건을 수사한 경찰관은 CCTV가 귀하던 시절이라 용의자를 놓친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눈만 감아도 김영세 얼굴이 떠오릅니다. 서글서글한 미남형이었는데…. 지금은 CCTV만 봐도 어디로 어떻게 빠져나갔는지 찾을 수 있는데 그때는 오로지 탐문이나 제보에 의존했으니까요. 그 사람, 지금도 어딘가에 숨어 있겠죠.” 이근아 기자 leeguenah@seoul.co.kr
  • 해맑던 김광석, 신인 송강호… 그 시절 그때 우리와 만나다

    해맑던 김광석, 신인 송강호… 그 시절 그때 우리와 만나다

    “유명한 사진작가도 아닌데 개인전을 열어도 되나 싶었습니다. 남한테 보여 주려고 찍은 것도 아니고, 단지 내가 좋아서 찍은 사진들이니까요. 지난 세월을 사진으로 다시 들여다보니 공간은 그대로인데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이 참 많이 변했구나 느낍니다.”서울 종로구 청운동 류가헌갤러리에서 첫 개인전 ‘학림다방 30년-젊은 날의 초상’을 열고 있는 이충열(65) 학림다방 대표는 혼자만 간직하던 비밀을 세상에 내놓은 아이처럼 쑥스러워했다. 1956년 대학로 119번지에 문을 연 뒤 한자리에서 60년 넘게 영업 중인 학림다방은 대학로 역사를 간직한 유서 깊은 명소다. 서울대가 대학로에 있던 시절엔 젊은 지식인들의 토론장이었고, 1975년 관악으로 옮겨 간 이후로는 음악, 미술, 연극, 문학계 인사들이 밤낮으로 교류하는 아지트로 사랑받았다. 이 대표는 1987년부터 네 번째 주인으로 학림다방을 운영해 온 터줏대감이다. 1983년 지하철 공사로 건물이 새로 지어진 뒤 레스토랑으로 바뀌어 단골들의 발길이 끊기자 주변 권유로 인수하게 됐다. 나무 테이블, 천 소파, 레코드판과 DJ박스 등 1970년대 풍경을 되살린 인테리어는 지금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클래식 음악과 커피, 예술의 향기가 어우러진 이곳을 서울시는 다음 세대에 전달할 가치가 있는 미래유산으로 지정했다.이 대표가 1980~1990년대 연우무대와 학전 등 대학로 극단들의 포스터와 보도자료용 사진을 공짜로 찍어 준 사실은 익히 알려졌지만 다방을 즐겨 찾던 단골 문화예술인들의 사진과 창밖 거리 풍경을 꾸준히 촬영해 왔다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1974년 YMCA 사진학원 1기 수강생으로 사진을 처음 배웠고, 군대에서 운 좋게 사진병으로 근무했다”는 그는 학림다방 운영 초기에 고가의 라이카 카메라를 중고로 산 뒤 항상 몸에 지니고 다녔다고 한다. 30년간 찍은 사진의 규모는 500롤, 1만 5000여장. 그는 “공연 사진을 찍고 남은 필름이 아까워 인물과 주변 풍경들에 셔터를 누르기 시작했다”며 “다방 안에 있는 인물을 찍을 땐 최대한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으려 했다”고 말했다. 다방 한쪽에 암실을 차려 직접 인화 작업을 했기 때문에 전부 흑백사진이다. 이번 사진전은 그 방대한 기록의 편린을 ‘젊은 날의 초상’, ‘창문 너머로 흐른 시절들’, ‘학림다방’ 등 세 개의 카테고리로 나눠 전시했다. ‘젊은 날의 초상’에선 고인이 된 가수 김광석, 배우 송강호·황정민·설경구의 풋풋했던 신인 시절을 만날 수 있다. ‘창문 너머로 흐른 시절들’은 학림다방 안에서 창밖으로 바라본 거리 풍경들이다. 민주화 시위가 격렬했던 1980~1990년대와 월드컵 응원 열기로 달아오른 2002년 대학로 풍경의 대비가 굴곡 많았던 한국 현대사의 일단을 보여 주는 듯하다. ‘학림다방’은 학림다방에 머물렀던 사람과 공간 자체에 대한 기록이다. 문인 이덕희, 정치인 백기완, 시인 김지하, 철학자 윤구병 등 문화예술인들과 이름 모를 단골손님들의 모습이 담겼다. “‘학림 세대’들은 대부분 60대 후반이고, 돌아가신 분도 많아요. 요즘 학림다방은 인증샷을 찍으려는 젊은이들이 주로 찾기 때문에 오랜 단골손님들이 왔다가 발길을 돌리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습니다. 세월이 흐른 만큼 세상이 변하는 것도 어쩔 수 없겠지요.” 이 대표는 지난해 디지털카메라를 처음으로 구입했다. 시력이 나빠져 라이카 카메라로 초점을 맞추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카메라는 바뀌었지만 그가 렌즈에 담을 사람과 세상 풍경은 아마도 바뀌지 않을 것이다. 전시는 오는 9일까지. 글 사진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봉준호 “TV판 기생충, 영화 장면 사이 이야기 담을 것”

    봉준호 “TV판 기생충, 영화 장면 사이 이야기 담을 것”

    봉준호 감독이 미국 할리우드 연예매체와 인터뷰에서 아카데미상 6개 부문에 오른 영화 ‘기생충’의 TV시리즈에 대해 ‘영화 장면 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수많은 스토리’를 다루겠다고 밝혔다. 봉 감독은 21일(현지시간) 인터넷판으로 일부 소개된 ‘더 할리우드 리포터’(THR)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HBO 방송 제작자인 애덤 맥케이와 ‘기생충’의 TV판 리메이크 작업이 논의되고 있다는 소식에 대해 “영화로는 두 시간 분량으로 한정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영화 장면의 사이사이에는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 수많은 이야기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봉 감독은 “이런 생각들을 5∼6시간짜리 필름으로 자유롭게 탐험하고 싶었다”며 “‘화니와 알렉산더’(잉그마르 베르히만 감독)를 보면 극장 버전과 TV 버전이 있지 않느냐. 기생충 TV 시리즈도 그런 것”이라고 덧붙였다. 봉 감독은 기생충의 TV 시리즈에 대해 “우리가 고품질의 확대된 영화를 창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또 이번 시상식 시즌에서 기억에 남는 순간에 대해 “4일간 일정에서 3번이나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을 봤다. 그런 건 내 인생에서 자주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봉 감독은 평소 스코세이지 감독의 ‘아이리시맨’을 응원한다고 밝혀왔다. 마지막으로 그는 “송강호 배우가 남우조연상 후보에 지명되리라고 우리 모두 생각했는데 그 점이 못내 아쉬웠다. 그는 영화 전체 과정에 늘 함께했고, 지금도 함께 있다고 느낀다”며 배우에 대한 신뢰를 나타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봉준호 美 인터뷰 “송강호 오스카 남우조연상 후보 불발 실망”

    봉준호 美 인터뷰 “송강호 오스카 남우조연상 후보 불발 실망”

    봉준호 감독 美 인터뷰가 공개됐다. 미국 매체 할리우드 리포트는 21일(현지시간) ‘기생충’ 봉준호 감독과 나눈 인터뷰를 공개했다. 이 인터뷰에서 봉준호 감독은 배우 송강호의 남우조연상 후보 불발에 실망감을 드러냈다. 봉준호 감독은 먼저 아카데미 시상식 6개 부문 후보에 오른 소감을 묻자 “특히 기술 부분을 인정받은 것 같아 매우 기쁘다”면서도 “우린 모두 송강호가 남우조연상에 노미네이트 될 거라 생각해 조금 실망했다. 송강호는 영화 전체를 아울렀다. 그가 항상 영화와 함께 있는 것 같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지난 1월 20일 오전 10시(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26회 미국배우조합상 시상식(Screen Actors Guild Awards, SAG)에서 최고 영예에 해당하는 앙상블상(Cast In A Motion Picture)을 품에 안았다. 시상식 수상소감이 화제가 된 것과 관련해선 “난 어떤 SNS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사람들이 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게 기쁘다”며 “기사를 읽고 미국의 젊은 관객들이 영화를 진정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을 알았다. 그건 매우 좋은 일이다”고 전했다. 봉준호 감독은 HBO와 함께 ‘기생충’을 TV 시리즈로 제작하기로 결정한 이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봉준호 감독은 “영화는 두 시간 러닝타임의 한계가 있다. 근데 영화에서 보여지는 장면 사이에는 많은 이야기가 있고, 각 캐릭터들의 전사들도 있다. 난 정말 5~6편의 영화를 통해 자유롭게 그런 생각들을 해보길 원했다. 잉마르 버그만 감독 작품 ‘화니와 알렉산더’는 극장 버전과 TV 버전이 있다”며 “TV 시리즈는 더욱 질 높고 확장된 영화로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소녀팬 모드” 박소담, 샤를리즈 테론에 ‘격한 포옹’[EN스타]

    “소녀팬 모드” 박소담, 샤를리즈 테론에 ‘격한 포옹’[EN스타]

    배우 박소담(28)이 할리우드 배우 샤를리즈 테론(44)의 품에 안겨 행복감을 드러냈다. 박소담은 2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OMG(오 마이 갓)” 이라는 감격의 짧은 글과 함께 사진을 3장의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에는 샤를리즈 테론의 품에 꼭 안긴 박소담의 모습이 담겨 있다. 박소담은 수줍음과 감격이 묻어나는 미소로 열혈 팬임을 드러냈다. 박소담은 영화 ‘기생충’의 주역 송강호, 이정은, 이선균, 최우식 등과 함께 20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린 제26회 미국 배우 조합상 (Screen Actors Guild Awards, SAG)에 참석했다. 이날 ‘기생충’은 이 시상식의 최고 영예인 앙상블상을 받았다. 한편 샤를리즈 테론은 영화 ‘몬스터’로 2004년 골든글로브시상식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으며 ‘러브 인 클라우즈’, ‘핸콕’,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 ‘툴리’, ‘롱샷’ 등에 출연해 국내 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배우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기생충’ 미국영화배우조합 최고 영예 작품상

    ‘기생충’ 미국영화배우조합 최고 영예 작품상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미국영화배우조합(SAG·스크린 액터스 길드) 어워즈 시상식에서 ‘아웃스탠딩 퍼포먼스 바이 캐스트(앙상블) 인 모션픽처’ 부문을 수상했다. 영화에 출연한 모든 주연·조연 배우진이 받는 이 부문은 SAG 시상 가운데 최고 영예이자 실질적인 작품상에 해당한다. 외국어 영화가 이 상을 받은 것은 사상 최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슈라인 오디토리엄에서 진행된 제26회 시상식에서 ‘기생충’은 경쟁작인 ‘밤쉘’, ‘아이리시맨’, ‘조조래빗’,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를 제치고 최고상을 받았다. 배우 조여정, 박소담, 이정은, 이선균과 함께 무대에 올라 상을 받은 송강호는 “오늘 존경하는 대배우들 앞에서 큰 상을 받아서 영광스럽다. 이 아름다운 기억을 영원히 간직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미국영화배우조합은 오스카를 주관하는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와 수상작 선정 경향이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0년부터 2019년까지 20년 동안 이 부문 수상작은 대부분 아카데미상 후보였고, 작품상까지 받은 사례는 9차례에 이른다. ‘기생충’은 다음달 9일 열리는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6개 부문 후보에 올라 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영화 ‘기생충’, 美영화배우조합 시상식…최고 영예 작품상 수상

    영화 ‘기생충’, 美영화배우조합 시상식…최고 영예 작품상 수상

    영화 ‘기생충’이 미국영화배우조합(SAG·스크린 액터스 길드) 시상식에서 최고 영예이자 실질적인 작품상에 해당하는 ‘아웃스탠딩 퍼포먼스 바이 캐스트(앙상블) 인 모션픽처’ 부문을 수상했다. 9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슈라인 오디토리엄에서 미국영화배우조합(SAG·스크린 액터스 길드) 시상식이 진행됐다. 이날 기생충은 ‘아웃스탠딩 퍼포먼스 바이 캐스트 인 모션픽처’ 부문에서 ‘밤쉘’, ‘아이리시맨’, ‘조조래빗’,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을 제치고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로써 ‘기생충’은 한국 영화, 비영어 영화 최초로 앙상블상을 수상한 영화가 됐다. 이 부문은 영화에 출연한 주연·조연 배우 전체가 수상자다. 이에 송강호, 조여정, 이선균, 이정은, 최우식, 박소담 등이 무대에 올라 수상했다. 송강호는 “오늘 존경하는 대배우들 앞에서 큰상을 받아서 영광스럽고 이 아름다운 기억을 영원히 간직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배우조합 시상식은 미국감독조합, 미국배우조합, 미국작가조합, 미국프로듀서조합과 함께 미국 4대 조합상이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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