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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체육계 미투’ 연 국가대표 심석희의 용기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가 상습 상해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조재범 전 대표팀 코치를 성폭행 혐의로 추가 고소했다. 심 선수는 지난해 1월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조씨의 폭행을 견디다 못해 선수촌을 이탈했다가 복귀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조씨는 지난해 9월 1심에서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아 법정 구속됐다. 지난달 17일 항소심 2차 공판에서 폭행 사실을 증언한 심 선수는 “이런 일이 다시는 없도록 엄벌해 달라”고 떨리는 목소리로 어렵게 말했었다. 고소장에 따르면 심 선수는 만 17세로 미성년인 고교 2학년 때부터 지난해 평창올림픽 출전 2주 전까지 4년간 조씨로부터 태릉선수촌 등지에서 수차례 성폭행을 당했다. 경기 성적 향상과 훈육이란 명목으로 체벌을 일삼은 것도 모자라 미성년 제자를 성폭행했다니 차라리 사실이 아니길 바랄 만큼 충격적이다. 심 선수가 조씨의 폭행만 고소하고, 성폭행 피해 사실은 차마 입밖에 내지 못한 채 혼자서 감내했을 고통의 시간이 어떠했을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그래서 “제2, 제3의 피해자가 생기는 것을 우려해 용기를 냈다”는 심 선수의 결단에 더욱 아낌 없는 박수와 지지를 보낸다. 지난해 우리 사회 곳곳에서 미투운동이 들불처럼 번졌다. 법조계, 문화예술계, 정치권, 대학가, 중·고교 등 분야를 막론하고 남성 중심 조직 문화에서 비롯된 권력형 성범죄의 실상이 마침내 세상 밖으로 터져 나왔다. 하지만 이는 아주 작은 일부에 불과할 뿐이다. 대다수는 2차 피해를 우려해 여전히 침묵을 강요당하고 있다. 중·고등학생들이 교사들을 고발한 ‘학교 미투’가 흐지부지되는 것도 그런 이유다. 심 선수의 용기로 체육계의 판도라 상자가 열렸다고 한다. 대한체육회는 그제 발표한 `2018 스포츠 (성)폭력 실태조사’에서 일반 선수는 2.7%, 국가대표는 1.7%만 성폭력을 당했다고 했는데 대면조사란 점에서 신뢰성에 의구심이 든다. 폐쇄적인 체육계는 사제 관계 등 위력에 따른 규율이 엄격해 상습체벌과 성폭행이 드러나도 ‘운동 그만할 거냐’와 같은 협박과 국제대회 성적 등을 이유로 유야무야하거나, 솜방망이 처벌만 해 왔다. 관리감독 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의 책임이 무겁다. 문체부는 어제 영구 제명 대상이 되는 성폭력의 범위를 확대하고, 관련 징계자는 국내는 물론 해외 취업도 차단하는 등의 대책을 내놓았다.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엄중 문책하기로 한 결정도 당연하다. 1년 전 서지현 검사의 용기가 사회·정치·문화계 미투 운동의 촉매제가 됐듯 심 선수의 용기가 체육계를 정화하는 커다란 불꽃이 되길 바란다.
  • [심석희 미투] 폭력·성폭력 지도자 영구 제명한다

    여야 “운동선수보호법 2월 국회 처리” 국회가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22) 선수의 용기있는 고백에 ‘운동선수보호법(일명 심석희법)’을 발의해 2월 임시국회 내 처리하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민석 문화체육관광위원장과 문체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10일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을 발의한다. 체육지도자의 결격 사유와 자격 취소 조항을 대폭 손질해 폭력 또는 성폭력을 저지른 지도자는 영구 제명하는 내용을 담았다. 안 위원장은 9일 “심 선수가 조재범 전 국가대표팀 코치의 폭력 사실을 처음 세상에 알렸을 때부터 법안을 준비 중이었다”며 “미성년자인 고등학교 시절부터 상습적 성폭행이 있었다는 소식에 성폭력 관련 조항도 명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폭행 등의 문제를 일으킨 지도자가 솜방망이 처벌을 받은 후 다시 현장으로 복귀하는 악순환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지적이 나왔다. 당시 대한체육회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체육계 관계단체와 스포츠공정위를 통해 징계받은 860건 중 징계 중 복직·재취업한 사례가 24건, 징계 후 복직·재취업한 사례가 299건이나 됐다. 특히 성추행 혐의로 영구 제명된 전 국가대표 코치가 장애인실업팀 코치로 재취업하거나 폭행과 성추행 혐의로 징계를 받고서도 해당 연맹의 임원으로 재취업하는 사례도 있었다. 여야가 모처럼 한목소리를 내고 있어 2월 임시국회 내 신속한 처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남인순 민주당 최고위원은 확대간부회의에서 “향후 법률과 관련한 입법 활동을 당과 국회가 조속히 챙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정재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도 논평에서 “관련법을 개정하고 제도를 정비함으로써 심 선수의 용기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부에서는 피해자인 심 선수의 이름을 따 법안을 명명한 데 대한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심 선수의 법률대리인 조은 변호사가 “심 선수는 자기가 이렇게 용기 내 얘기함으로써 어딘가에 있을 다른 피해자도 더 용기 내서 앞으로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전한 만큼 심 선수의 뜻을 존중해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심석희 미투] 침묵의 대물림… ‘그루밍 성폭력’에 스러지는 운동부 청춘들

    [심석희 미투] 침묵의 대물림… ‘그루밍 성폭력’에 스러지는 운동부 청춘들

    4년새 63%↑성폭력 상담·신고 93건 폐쇄성 탓 고발 땐 선수 생활 접어야 체육계 “터질게 터졌다, 빙산의 일각” 문화연대 등 오늘 자성촉구 기자회견“감독 선생님이 부르더니 ‘수비를 이렇게 하라’면서 민감한 부위를 만질 때가 있어요. 그냥 참고 넘어가죠.”(중학교 여성 핸드볼 선수 A양) 쇼트트랙 여자대표팀 대들보인 심석희(22·한국체대) 선수가 조재범 전 국가대표 코치에게 고2 때부터 상습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해 충격을 준 가운데 체육계 내부에서는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 나온다. A양 사례처럼 지도를 빙자해 학생 선수들의 몸을 만지는 등 성폭력을 저지르는 현장 지도자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심 선수의 폭로가 ‘체육계 미투’의 시작이 될지 주목된다. 9일 체육학계에 따르면 초·중·고·대학 소속 학생 선수들이 성폭력에 노출된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 2008년 진행한 ‘학생 선수 인권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인 중·고교 학생 1139명 중 63.8%가 “성폭력 피해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유형별로는 언어적 성희롱이 58.5%로 가장 높았고 강제추행(25.4%), 성관계 요구(1.5%), 강간(1.0%)까지 있었다. 폭행도 일상적이었다. 응답 대상 중 78.8%가 ‘훈련 태도 등을 이유로 맞거나 욕을 듣거나 기합받은 적 있다’고 답했다. 인권위 실태조사 이후 10년간 어린 선수들의 인권 실태를 살핀 대대적 조사는 없었다. 하지만 심 선수의 고백 등을 보면 상황이 별반 달라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대한체육회 스포츠인권센터에 접수된 성폭력 신고·상담 건수는 2014년 57건에서 지난해 93건으로 63.2% 늘었다. 체육계 내부를 잘 아는 전문가들은 “드러난 것은 빙산의 일각”이라고 말한다. 어린 선수들은 성폭력·폭행 등을 당하고도 침묵을 강요하는 구조 탓에 심 선수처럼 용기 내는 일이 드물다. 우선 선수들이 초·중·고교 때부터 감독·코치를 ‘아버지’처럼 모시는 비정상적인 사제 관계 속에서 운동하다보니 문제를 제기하기 어렵다. 어렵사리 고발해도 “딸 같아서”라며 친밀감의 표현처럼 덮어버리면 피해자만 곤란해지기도 한다. 정용철 서강대 교육대학원 교수는 “성직자와 교인 관계처럼 감독과 선수 사이에서도 ‘그루밍 성폭력’(신뢰 관계를 쌓아 심리를 지배한 뒤 가하는 성폭력)이 흔하다”고 말했다. 수사를 통해 사실 관계를 따져봐야겠지만 심 선수도 6살 때부터 자신을 지도한 조 전 코치의 폭행 등에 제대로 저항하기 어려웠을 수 있다. 체육계 특유의 폐쇄성도 피해자의 입을 막는다. 한 종목의 코치들은 대부분 학교 선·후배 등으로 엮여 있어서 어린 선수가 특정 지도자를 고발하면 선수 생활을 접을 각오를 해야 한다. 특히 국내 운동부 학생 다수는 엄청난 훈련량 탓에 수업을 제대로 못 받아 운동으로 성공하는 것 외엔 대안 없는 삶을 산다. 대열에서 이탈하는 것이 두려울 수밖에 없다. “설령 지도자의 잘못이 인정돼도 솜방망이 징계만 받고 6개월 뒤면 돌아올 것”이라는 인식이 피해자를 더욱 위축시킨다. 김상범 중앙대 체육과학대학 교수는 “심 선수는 조 전 코치의 폭행 혐의 재판 과정에서 인식의 변화가 생겨 용기를 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심 선수의 폭로가 피해 뒤 침묵하던 다른 선수들의 생각을 바꿔 체육계의 자정(自淨)을 알리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정 교수는 “체육계의 잘못된 관행이 이번에도 고쳐지지 않으면 바로잡을 기회가 영영 없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문화연대 등 관련 단체들은 성폭력 피해자들과 함께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범죄를 방조하는 체육계의 자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서울신문은 운동부 학생이나 성인 선수들에게 발생하는 폭행, 성폭력, 언어폭력 등 인권 침해 실태를 집중 취재하고 있습니다. 관련 사례를 경험하셨거나 목격하셨다면 제보(dynamic@seoul.co.kr) 부탁드립니다. 제보자 신원 등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집니다. 끝까지 취재해 보도하겠습니다.
  • [나는 너의 야동이 아니다] 추잡한 몰카…하루 17.7건·서울 최다·범인 96.9% 남성

    [나는 너의 야동이 아니다] 추잡한 몰카…하루 17.7건·서울 최다·범인 96.9% 남성

    ‘2017년 이용촬영 범죄 현황’ 분석 6465건 발생… 서울선 지하철 48% 가정집 556건으로 몰카 장소 3위 숙박업소·목욕탕보다 1.7배나 많아 범인 66.6%는 2030… 처벌은 미미 전문가 “몰카범 심리치료 받아야”우리나라에선 하루 평균 17.7건의 몰래카메라 범죄가 발생한다. 하지만 해당 숫자는 꼬리가 잡히는 경우일 뿐이다. 지하철이나 길거리 등 공공장소는 물론 편안한 안식처인 집도 몰카에서 안전하지 않다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오늘은 누가, 어디서, 어떻게 ‘찍히고’ 있는 걸까.서울신문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김영호(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단독 입수한 경찰청의 ‘2017년 전국 카메라 등 이용촬영 범죄 발생 장소 현황’과 행정안전부의 ‘지방자치단체 행정구역 및 인구 현황’을 활용해 ‘전국 몰카 지도’를 그려봤다. 2017년 말 기준 인구 5177만 8544명인 한국에선 총 6465건의 몰카 범죄가 발생했다. 하루 인구 10만명당으로 환산하면 12.5건인 셈이다. 살인(1.6건)이나 강도(1.9건)는 물론 성폭행(10.1건)보다 발생 빈도가 높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이 26.6건으로 단연 많다. 전국에서 발생한 몰카의 40.5%(2619건)가 서울에 집중됐다. 서울에선 지하철이 여전히 몰카의 온상이다. 절반에 가까운 1257건(48.0%)이 역과 대합실(887건·33.9%) 또는 열차 내(370건·14.1%)에서 발생했다. 서울 다음으로 불명예를 쓴 곳은 인천이다. 인구 294만 8542명인 이 도시에선 599건의 몰카가 발생했다. 10만명당 20.3건이다. 서울과 달리 역과 대합실(22건·3.7%), 열차 내(39건·6.5%)에선 몰카 발생 빈도가 적었다. 인천에도 6개 지하철 노선 81개 역이 있지만, 서울만큼 몰카범이 활개치진 않았다. 서울과 비교하면 지하철이 덜 혼잡한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하지만 인천은 길거리(127건·21.2%) 몰카가 유독 많았다. 개방된 공간인 길거리는 지하철보다 ‘보는 눈’이 많기 때문에 적발에 대한 부담감도 상대적으로 크다. 그럼에도 길거리 몰카가 많았다는 건 범행이 대담해졌다는 것이다. 2017년 길거리 몰카는 인천뿐 아니라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크게 증가해 전년(439건)보다 77%나 많은 777건에 달했다. 부산·대전·강원·충북·전북·전남·경북에선 아파트나 주택 등 가정집에서 몰카가 가장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북(21.2%)과 전남(21.1%)은 다섯 곳 중 한 곳이 가정집이었다. 지하철과 길거리 몰카가 불특정 다수를 향한 ‘관음’이라면, 가정집 몰카는 카메라가 특정인을 향한 범죄를 의미한다. 지난해 전국에선 총 556건의 가정집 몰카가 발생해 지하철(역·대합실·열차 내, 1663건)과 길거리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몰카의 또 다른 온상으로 여겨진 숙박업소·목욕탕(329건)보다 1.7배가량 많은 것이다. 김현아 한국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법무법인 GL 변호사)는 “가정집에서 몰카 범죄가 일어났다는 건 가족이나 연인 등 지인이 범인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현대인들은 지하철이나 길거리 등 공공장소는 물론 편히 쉬어야 할 집에서도 ‘몰카 포비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진단했다. 몰카는 ‘남성 범죄’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2017년 검거된 몰카범 5436명 중 96.9%(5271명)가 남성이다. 몰카범이 구속되는 일은 드물다. 50명 중 한 명 정도로 2.3%(119명)에 그쳤다.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난이 나오는 이유다. 이 때문에 지난해 ‘홍대 누드모델 몰카 사건’에서 여성인 범인이 구속되자 여성단체를 중심으로 ‘성차별’이라는 거센 반발이 일었다. 경찰에 붙잡힌 몰카범 연령대를 보면 스마트폰과 디지털기기에 익숙한 20대(31.9%)와 30대(24.7%)가 대다수를 차지한다. 이미 의식이 성숙한 나이인 만큼 ‘호기심’이나 ‘장난’이라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이들의 비율은 10대(20.1%)보다 높다. 김성 한국성중독심리치료협회장은 “몰카 범죄를 저지른 이들을 상담해보면 처음에는 모르는 사람을 상대로 하다 아는 사람으로 점점 대상을 확대하는 등 증세가 심해진다”면서 “몰카를 한 번이라도 실제로 찍은 사람은 이미 왜곡된 성적 취향에 빠진 것인 만큼 더 악화되기 전에 꼭 심리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탐사기획부 유영규 부장, 임주형·이성원·신융아·이혜리 기자
  • ‘용균씨’ 전에… 서부발전, 사망사고 낸 업체 입찰제한 안했다

    국가계약법상 2명 이상 사망땐 입찰 제한 2017년 사고 이후 해당업체 514억 수주 한국발전기술도 제약없이 계약 가능성 비정규직 노동자인 ‘24살 청년’ 김용균씨가 사망하기 1년 전에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1명이 사망했지만 당시 사고를 낸 업체가 별다른 제약 없이 한국서부발전으로부터 총 500억원대 정비계약 등을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부발전은 해당업체에 대해 입찰을 제한하지 않았고, 감독을 제대로 안 한 직원에게도 솜방망이 징계만 내렸다. 6일 서부발전에 따르면 2017년 11월 15일 A사가 태안화력발전소 3호기 계획예방정비공사를 하던 중 A사의 하도급업체 B사 소속 근로자 C씨가 보일러 공기예열기 내부에서 회전 설비와 구조물 사이에 끼여 숨졌다. 서부발전 조사 결과 A사는 해당 작업을 B사에 하도급하거나 관리하는 과정에서 법령 또는 계약 조건을 위반했다. 서부발전은 사망 사고로 계획예방정비가 지연되자 A사로부터 지체상금과 벌과금 명목으로 3억 5000여만원을 받았다.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서부발전 직원 중엔 4명이 ‘견책’ 처분을 받았고 2명은 ‘주의’를 받았다. A사는 사고 이후 서부발전에서 일감을 받는 과정에서 별다른 불이익을 받지 않았다. 서부발전 측은 2017년 사망 사고 발생 후 A사가 서부발전으로부터 9건의 계약을 따냈고 계약금 합계는 약 514억원이라고 밝혔다. 또 서부발전은 지난해 1월 31일 계약금액 289억원 규모인 ‘태안·서인천 기전설비 경상정비공사’를 수의계약으로 A사에 맡겼다. 서부발전 관계자는 “A사의 경우 사망자가 1명이어서 입찰 제한 대상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국가계약법은 안전·보건 조치를 소홀히 해 근로자가 동시에 2명 이상 사망해야 입찰 참가를 제한할 수 있게 규정하고 있다. 동시 사망자 근로자 수가 2∼5명이면 6개월, 6∼9명이면 1년, 10명 이상이면 1년 6개월간 입찰 참가를 제한한다. 이대로라면 김용균씨의 사용자인 한국발전기술 역시 이후에도 큰 제약 없이 서부발전과 계약할 것으로 보인다. 정흥준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외국은 원청이든 하청이든 사망 사고가 발생하면 그 원인을 완전히 제거하고 나서 생산하도록 권고하고 있다”면서 “중대 재해 관련 기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나는 너의 야동이 아니다] 몰카 영상 뿌려진 뒤 시작된 지옥…피해자 10명 중 1명 극단 선택 시도

    [나는 너의 야동이 아니다] 몰카 영상 뿌려진 뒤 시작된 지옥…피해자 10명 중 1명 극단 선택 시도

    영상 유포 피해자 45.6% “자살 생각” 불법 촬영 49.7% ‘아는 사람’에 당해 10명 중 8명 “영상 찍힌 줄도 몰랐다” 범인 실형 선고율은 고작 11.1% 그쳐 여정연 “대처 가능한 사회 환경 필요”몰래카메라나 비동의 유포 성적 촬영물(속칭 리벤지포르노)이 온라인에 유출된 피해자 절반은 자살을 생각했다. 이 중 20%는 실제로 자해를 했다. 실제 성추행 피해자나 살인 사건 유가족보다 심각한 트라우마에 시달렸다. 둘 중 하나는 오히려 범인에게 빌며 영상을 지워 달라고 애원했다. 경찰을 찾아가 피해를 신고한 이는 열 명 중 한 명에 불과했다. 6일 서울신문이 단독 입수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여정연)의 ‘온라인 성폭력 피해실태 및 피해자 보호 방안’ 연구보고서 내용이다. 여정연은 지난해 9월 온라인 성폭력을 당한 전국 여성(15~49세)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일부 기관이 단편적으로 온라인 성폭력 피해자 설문조사를 진행한 적은 있지만, 이처럼 대규모 실태조사는 처음이다. ▲온라인 성적 괴롭힘(1648명) ▲디지털 성폭력(불법 촬영·유포 협박·실제 유포, 352명) ▲그루밍 성폭력(피해자로부터 호감을 산 뒤 성적 가해를 하는 범죄, 중복응답 106명) 등 모든 온라인 성폭력 피해를 망라해 조사했다. 영상이 유포(재유포 포함)된 피해자 45.6%가 자살을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 중 42.3%는 구체적인 자살 계획까지 세웠고, 19.2%가 실제 자살 시도를 했다. 찍힌 영상이 유포되지 않고 협박만 받은 피해자도 정신적 충격이 컸다. 41.7%가 자살을 머릿속에 그렸고, 이 중 17.5%는 실제로 ‘행동’을 했다. “부모도 잠을 못 자고 번갈아 가며 (피해자) 옆을 지켜요. 창문을 다 잠그고 방범창까지 달죠. 뛰어내릴까 봐….” 비동의 유포 성적 촬영물이 온라인에 퍼진 한 여성의 변호사는 피해자와 가족의 파탄 난 삶을 이렇게 전했다. 설문과 함께 진행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측정 결과는 피해자의 정신적 고통이 얼마나 심각한지 여실히 보여 줬다. ‘한국판 사건충격척도 개정판’(IES-R-K)을 통한 측정에서 유포 피해자는 평균 53.9점. 유포 협박 피해자는 52.4점으로 집계됐다. 0~88점으로 채점되는 이 검사는 높을수록 심리적 외상이 심각하다는 뜻이다. 일반인은 17~18점 이상이면 ‘부분 PTSD’, 24~25점 이상은 고위험군인 ‘완전 PTSD’로 진단한다. 직업상 스트레스가 많은 소방공무원이나 군인도 44~45점 이상이면 심각한 위험 수준으로 보고 치료를 받는다. 성추행 피해자나 살인 사건 유가족의 경우 각각 49.1점과 48.4점으로 측정됐다는 연구(김태경 우석대 심리학과 교수) 결과가 있다. 디지털 성폭력 피해자는 이들보다도 심각한 ‘정신붕괴’ 수준의 트라우마를 안고 있다는 이야기다. 사랑하거나 믿었던 사람에게 당한 ‘배신’이 고통을 가중시켰다. 불법 촬영 피해자 49.7%는 ‘아는 사람’에게 당했다. 이 중 50.9%가 이성친구나 연인(옛 연인 포함)이었다. 헤어진 사람보다 곁에 있는 사람이 더 악랄했다. 배우자를 포함해 현재 연인(78.0%)이 범인인 경우가 옛 연인(15.9%)보다 5배 이상 많았다. 10명 중 8명은 영상이 찍힌 줄도 모르고 당했다. 강요나 협박에 의해 찍힌 경우도 14.2%에 달했다. 그럼에도 경찰 신고는 고작 10.8%에 그쳤다. ‘신원 노출에 대한 불안감’(27.3%), ‘경찰에 대한 불신’(23.6%) 때문이었다. 다른 사람에게 알리지 못하고 범인에게 삭제를 요구(46.9%)하거나 아예 무대응(38.3%)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현실 세계 성폭력 피해자는 지난해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과 함께 양지로 나왔지만, 디지털 성폭력 피해자는 그렇게 음지에서 죄인인 것처럼 얼굴을 가린 채 떨고 있다. 실제 영상이 유포된 피해자는 ‘주변 사람’(40.4%)에게 전해 듣거나 ‘우연히’(14.0%) 피해 사실을 알게 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잔인하게도 범인이 직접 알려 준 경우(10.5%)도 있었다. 카페 같은 온라인 커뮤니티(27.3%),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21.2%), 웹하드(16.7%) 등에 주로 유포됐다. 불법 촬영 피해자가 가장 바라는 것 중 하나는 ‘범인 처벌’(27.2%)이다. 하지만 처벌은 여전히 ‘솜방망이’ 수준이다. 여정연이 2017년 서울지역 5개 법원의 디지털 성폭력(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 1심 판결문 360건을 분석한 결과, 실형 선고율은 10명 중 한 명인 11.1%에 그쳤다. 그나마도 징역 1년 이하인 경우가 80.8%에 달했다. 벌금형이 54.1%로 가장 많았고, 집행유예로 풀어 준 비율도 27.8%나 됐다. 상습범인 경우가 대다수다. 이들의 판결문에 기재된 촬영 횟수는 총 4102회. 한 명당 11.4회씩 찍은 셈이다. ▲허벅지, 치마 속, 가슴 등 신체 일부 3550회 ▲옷 갈아입거나 용변 보는 장면 199회 ▲성관계 모습 177회(사진 117회, 영상 60회) ▲나체 및 샤워 현장 176회 등이다. 디지털 성폭력의 대상과 장소, 패턴 등도 바뀌고 있다. 앞서 한국여성변호사회도 2011년~2016년 4월 판결문 1540건을 분석한 적이 있는데, 당시에는 집이나 모텔 등 숙박업소에서의 범행 발생 비율은 3.3%에 불과했다. 하지만 여정연의 이번 분석에선 23.9%로 무려 8배나 증가했다. 지하철(54.7%→48.1%) 등 공공장소에서의 불법 촬영은 감소했다. 불특정 다수의 ‘모르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던 디지털 성범죄가 연인이나 지인 등 ‘아는 사람’ 위주로 바뀐 것이다. 단순히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데 그치지 않고 온라인 등에 유포한 비율도 4.2%에서 9.7%로 2배 이상 늘었다. 여정연은 “디지털 성폭력은 ‘무제한 복제’라는 특성 때문에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피해가 지속된다”면서 “대다수 피해자가 경찰, 지원기관 등의 도움을 받기보다는 직접 해결하거나 감추려는 대응방식을 보이는데, 올바르게 대처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돈 잔치’ 부실 학회 폭로 5개월… 징계 기준도 없는 대학들

    ‘돈 잔치’ 부실 학회 폭로 5개월… 징계 기준도 없는 대학들

    교육부, 참가 횟수별로 징계 수위 권고 일부 대학 “참가 고의성 등 따져야” 반발 영리 목적 1200곳 전수 조사 사실상 불가돈만 내면 논문 출판과 발표 기회를 주는 해외 ‘부실 학회’에 국내 과학 연구자 다수가 참가한 사실이 폭로된 지 5개월이 지났지만 학계의 혼란은 계속 되고 있다. 징계 수위를 둘러싼 논란이 많다. 엉터리 학회로 지목된 왓셋(WASET)과 오믹스(OMICS)에 참가했던 연구자들은 “단순 참가 횟수로 징계 정도를 정하는 건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정부는 “정부 지원금 낭비에 대한 비판 여론이 크기 때문에 엄중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교원 징계권을 가진 각 대학들은 두 입장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 31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최근 대학정책실 주재로 전국 100곳가량의 대학이 참여한 교무처장 회의를 열고 부실학회 참가자들을 참가 횟수 등에 따라 엄격히 징계하라고 권고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정부 출연연구기관 연구자 중 왓셋·오믹스에 갔던 사람들은 1회 참가는 주의·경고, 2~6회 경징계, 7회 이상은 중징계했다”면서 “대학들도 이를 참고해 징계해달라”고 말했다. 또 “이 기준보다 처벌 수위를 낮게 정했다면 징계를 최종 확정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징계 수위가 적정한지 교육부가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이에 일부 교무처장들은 “각자 고의성 등이 다 다른데 참가 횟수로 일률 처벌하는 건 어렵다”며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컨대 두 차례 이상 참가했어도 우수 논문을 발표하는 등 감경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도 있다는 주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참가 횟수에 따른 처벌 수위는 권고사항일 뿐”이라면서 “일부에서 감경 사유가 분명치 않은 연구자까지 솜방망이 징계하려고 해 참고 기준을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과거 12년 동안 부실학회에 참가한 출연연 종사자 251명을 확인하고 징계조치했다. 하지만, 중징계는 2명뿐이어서 징계 수위가 약하다는 비판 여론이 일었다. 왓셋·오믹스 외 다른 부실학회 참가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도 대학들의 고민거리다. 과학계에 따르면 영리 목적으로 운영되는 해외 부실 학회는 1200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의 한 사립대 관계자는 “두 학회보다 더 부실한 학회가 많고 이는 교육부도 인정하는 점”이라면서 “하지만 ‘여력이 없어 모든 학회를 다 조사하기는 어렵다’는 게 정부 입장”이라고 전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교통법규 위반도 적발된 사람만 처벌할 뿐 과거 모든 위반자를 처벌할 수는 없다”면서 “논란의 중심에 선 두 학회 참가자를 무겁게 징계해 연구 윤리에 둔감한 국내 과학계에 ‘신호’를 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각 대학들에 이달 중 징계를 확정하도록 하고 현황을 파악해 발표할 계획이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들살이문화협동조합, 미등록 불법 야영장 집중단속 및 강력처벌 촉구

    야영장 사업주를 비롯하여, 다양한 분야의 캠핑관련 사업자 50여명이 모여, 대전광역시 KT인재개발센터에서 미등록 불법 야영장 집중단속 및 강력처벌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지난 27일에 개최했다. 전국에 등록 야영장의 수는 2,090개(18년 11월말 기준/한국관광공사, 고캠핑)를 넘어서며, 아직도 식지 않은 캠핑에 대한 열기를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미등록 불법 야영장의 수는 검색 포털사이트에서 1천여 곳 넘게 검색되고 있는 실정이지만, 정부의 단속과 처벌은 이에 훨씬 못 미친다. 미등록 불법 야영장들은 전기나 화재, 가스 등의 안전시설에 대해 정기적인 안전점검도 받지 않고 있으며, 야영장 운영자가 법적으로 이수해야 안전교육 이수대상이 아니므로, 어떠한 교육도 받지 않아서 안전사고 발생시, 대응에 미흡하여 큰 사고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관계자는 “미등록 불법 야영장에 대한 처벌은, 과징금 2백만원선에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솜방망이 처벌로, 미등록 불법 야영장들을 근절시키기에는 실효성이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라며 “조합은 정부가 관광진흥법 뿐만 아니라, 건축법·농지법·하수도법·산지법 등의 개별법 위반 여부까지 엄밀히 살펴서, 좀 더 강력한 처벌을 실시하여, 미등록 야영장들을 근절시켜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들살이문화협동조합은 전국의 야영장 업주 및 캠핑관련 산업을 영위하는 사업주들로 구성된 단체로써, 야영장 위탁 사업 ,야영장 개발 및 컨설팅 사업, 캠핑관련용품 및 장비 공동 개발 및 판매사업 ,캠핑 관련 행사 및 축제의 기획 및 대행, 캠핑 문화 보급과 확산을 위한 캠핑 아카데미 운영 사업 ,조합원과 직원에 대한 상담, 교육·훈련 및 정보제공 사업 ,조합 간 협력을 위한 사업 ,조합의 홍보 및 지역사회를 위한 사업 등을 펼쳐나가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여성화장실 불법촬영 남성에게 집행유예…솜방망이 처벌 여전

    여성화장실 불법촬영 남성에게 집행유예…솜방망이 처벌 여전

    여성화장실 등에서 여성의 신체를 불법촬영한 경남 지역 대학교 남성 직원에게 법원이 내린 처벌은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에 그쳤다. 해마다 여성을 겨냥한 남성들의 불법촬영 범죄가 증가하고 있고, 그로 인해 여성들이 일상에서 겪는 불법촬영 공포를 고려했을 때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창원지법 형사4단독 이창경 부장판사는 성폭력처벌법(성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대학교 직원 A(33)씨에게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연합뉴스가 28일 보도했다. 재판부는 A씨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하면서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3년 취업제한, 성폭력 치료 강의 40시간 이수를 명령하기도 했다. A씨는 지난 5월 자신이 근무하는 대학의 공과대학 여성화장실에서 스마트폰으로 여성의 신체를 불법촬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대전역에서 열차에 오르는 여성 여러 명의 신체를 불법촬영한 혐의도 있었다. 이 부장판사는 “몇 년 전 비슷한 범행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는데도 자숙하지 않고 동종수법 범죄를 반복했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영상에 찍힌 피해자를 식별하기 어렵고, 불법촬영한 영상이 유출된 것으로 보이지 않은 점, 노출 부위와 정도가 중하다고 보기 어려운 점을 고려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고 밝혔다. 여성을 겨냥한 남성들의 불법촬영 범죄가 갈수록 늘고 있지만 불법촬영 범죄자에 대한 법원의 처벌은 미약한 실정이다. 한국여성변호사회가 지난 5월 공개한 ‘2017 디지털 성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지원 방안 연구’를 보면 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의 1심 양형은 벌금형이 72%, 집행유예는 15%, 선고유예는 7.5%로 나타났다. 징역형이 선고된 경우는 5.3%에 불과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사설] ‘제2의 BMW’ 막을 징벌적 손배제 도입 서둘러야

    독일차 BMW의 화재 원인은 엔진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 냉각기 안에서 흘러나온 냉각수가 끓는 현상 때문이며, 이는 EGR 설계 결함에서 비롯된 것으로 조사됐다. 민관합동조사단이 어제 발표한 최종 결과다. 조사단은 또 BMW가 결함 사실을 미리 알고도 은폐·축소하다가 늑장 리콜을 했다고 결론 냈다. BMW는 지난 7월에 EGR과 화재 간 상관관계를 인지했다고 밝혔지만, 3년 전인 2015년 10월 독일 본사에서 EGR 냉각기 균열 문제 해결을 위한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설계변경 등 조치에 착수한 정황이 드러났다. 자칫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심각한 안전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는데도 화재 원인을 투명하고 신속하게 밝혀 소비자들의 불안 심리를 잠재우기는커녕 사실을 숨기는 데 급급했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BMW는 7월 1차 리콜 때 EGR을 사용하는 일부 차종을 대상에서 뺐다가 두 달 뒤인 9월에 추가로 늑장 리콜했다. 소비자의 안전은 안중에도 없고, 회사의 이익에만 골몰한 행태에 분노가 치민다. 국토교통부는 BMW를 검찰에 고발하고, 과징금 112억원을 부과했다. 결함 은폐·축소 및 늑장 리콜이라는 사태의 심각성에 비춰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현행 법규에 따라 2016년 6월 30일 이후 출시된 2만 2600여대 매출액의 1%까지만 과징금으로 부과하는 한계 때문이다. 국토부는 지난 9월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을 골자로 한 ‘자동차리콜 대응체계 혁신방안’ 입법 등 후속 조치에 나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9월 국회에 발의된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은 아직 법안소위원회 안건 심사에도 오르지 못했다. 개정법을 적용하면 BMW에 부과될 과징금은 2600억원이다. 제2의 BMW 사태를 막으려면 징벌적 처벌이 필요하다. 국회는 징벌적 손배제 도입 등 관련법 개정에 조속히 나서길 바란다.
  • “국민 우롱한 후안무치 결론” “법원 스스로 탄핵 추진 자초”

    정치권·시민단체·법원 내부서도 비판 법원 노조 “나라 팔아야 1년 정직이냐” 일선 판사 “이런 식이면 반드시 재발” 민주당 “법원에 못 맡겨” 탄핵 동참 촉구 징계 법관들 불복 전망… 결론 지연 우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사건에 연루된 법관들에게 대법원이 ‘솜방망이’ 징계를 결정한 것에 대해 법원 안팎에서 후폭풍이 거세다. 법원 내부에서조차 사법농단 사건을 바라보는 인식의 수준이 낮다는 비판이 잇따르면서 정치권을 향해 법관 탄핵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9일 법조계는 물론 정치권, 시민사회단체에서는 전날 대법원 법관징계위원회가 사법농단 사건으로 징계 절차에 넘겨진 13명 법관 중 8명에 대해서만 감봉~정직 6개월의 징계를 내리기로 결정한 데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이날 성명을 통해 “직권을 남용해 재판에 직접 관여하고 재판에 영향을 미친 엄중한 사안임에도 솜방망이 징계에 머문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후안무치(厚顔無恥·낯이 두꺼워 부끄러움을 모른다는 뜻)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국회가 조속히 사법농단 연루 법관들의 탄핵소추 절차에 착수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여당도 서두르는 모양새다.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인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법원 스스로 사법농단에 대한 해결 의지가 없는 것이 다시 확인됐다”면서 “일부 야당들은 이런 사태를 직시하고 더이상 법원에만 사법농단 사태 해결을 맡겨선 안 된다”며 야당에 탄핵 소추 동참을 촉구했다. 민주당은 20명 안팎의 탄핵소추 대상자 명단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법원 내부에서조차 “스스로 탄핵 추진을 자초하고 있다”는 비난이 나왔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는 전날 법원 내부망에 ‘대법원의 솜방망이 징계처분 규탄하고 사법농단 법관들을 탄핵하자’는 제목의 성명서를 게시했다. 법원노조는 “법관징계법이 가진 한계도 있지만 사법농단 사건에서 최고 징계처분인 정직 1년조차 없다는 것은 어이없는 결정”이라면서 “법관은 나라라도 팔아야 1년 정직이란 말인가”라고 규탄했다. 이어 “징계 대상자를 포함해 법관들에 대한 탄핵소추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류영재 춘천지법 판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일부 판사들의 의견을 공유하며 “이런 식으로 돌아가면 사법농단은 반드시 재발한다”, “파면하려면 탄핵밖에 없다”고 썼다. 특히 일부 판사들 사이에선 김동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가 2014년 이른바 ‘지록위마’ 판결 비판글로 정직 2개월에 재임용 탈락 위기에까지 놓였던 점을 들어 “일선 판사들에겐 가혹하고 법원행정처 출신들에겐 관대한 징계”라는 자조 섞인 반응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징계 절차에 넘겨졌던 법관 13명에게는 이날 징계위 결정서가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까지 징계권자인 김명수 대법원장은 징계위 결정에 따른 처분은 하지 않았다. 징계 처분이 확정되면 징계가 결정된 8명 가운데 특히 정직 처분을 받은 이민걸·이규진 서울고법 부장판사, 방창현 대전지법 부장판사를 비롯해 상당수의 법관들이 불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징계 불복은 징계 처분이 있음을 안 날로부터 14일 이내 청구할 수 있고 대법관들이 다시 한 번 심리한다. 대법원 판단에도 불복하면 행정소송을 낼 수도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관가 인사이드] ‘스쿨 미투’ 9개월째 아우성인데… 교육부 아직 “가이드라인 협의 중”

    [관가 인사이드] ‘스쿨 미투’ 9개월째 아우성인데… 교육부 아직 “가이드라인 협의 중”

    사립유치원 비리 사태 등 이슈에 밀려 “11월엔 대책 마련” 발표하고도 늦어져현장선 “여학생 위한 학교 없다” 원성 학교 내 각종 성폭력 사건에 대한 고발인 ‘스쿨 미투’(#MeToo·나도 피해자다)가 9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달 정부 차원의 스쿨 미투 종합대책을 내놓기로 했지만 사립유치원 비리를 포함해 다른 교육 이슈에 밀려 벌써 한 달이나 지체됐다. 그간 간헐적으로 관련 대책을 발표해 온 교육부는 18일 “기업이나 기관이 아닌 학교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발생하는 성희롱·성폭력이어서 대책 마련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고 이달 중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장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공공 부문과 직장, 문화체육예술계 등 다른 분야 성희롱·성폭력 대책들이 나오는 동안 교육부는 포괄적인 방안을 마련한다는 이유로 미적대고 있었기 때문이다. ●발표 시기 조율하다 연말에 이르러 교육부와 여성가족부 등은 지난 10월 정부서울청사에서 15개 관계부처와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범정부 성희롱·성폭력 및 디지털 성범죄 근절 추진 협의회’를 열고 “11월 중으로 스쿨 미투 종합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했다. 교육부는 지금도 별다른 해명 없이 조만간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립유치원 비리 사태와 맞물려 여론의 관심이 옮겨간 사이 한 달이란 유예기간을 자체적으로 가진 셈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시·도교육청과 협의할 사안이 남아 있고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대책을 내놓으려다 보니 늦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교육부 공무원은 “교육 분야 성희롱·성폭력 근절추진단 인원이 겨우 4명이고 교육 관련 현안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속도를 내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현장에선 조속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달 3일 스쿨 미투에 동참한 학생들이 서울 도심에서 처음으로 집회를 열어 “30개가 넘는 학교에서 스쿨 미투가 공론화됐음에도 교육부나 학교는 일부 가해 교사만 징계하는 ‘꼬리 자르기’ 식으로 대응하고 피해자에 대한 징계, 협박 등 2차 가해를 일삼고 있다”면서 “여학생을 위한 학교는 없다”고 외쳤다. 지난 12일 충북교육연대도 “교육부가 관용 없는 처벌, 성희롱·성폭력 예방교육 강화 등을 강조하고 있지만 봐주기식의 조사와 솜방망이 처벌에 그친 사례가 많아 학내 성희롱·성폭력 근절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미비한 대책들…관련 법은 국회 문턱 못 넘어 스쿨 미투가 본격적으로 확산된 건 올해 초부터다. 각계각층에서 미투가 봇물처럼 터져나오자 학교에서도 성희롱·성폭력 피해를 입은 중·고교생들과 졸업생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피해 경험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올 한 해 트위터에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가 스쿨 미투였을 정도다. 교육부는 스쿨 미투가 확산되자 지난 3월 ‘교육 분야 성희롱·성폭력 근절 추진단 운영계획 및 분야별 대책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이후 추진단과 민간 위원으로 구성된 자문위원회가 공조해 대책 마련에 힘썼으나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 특히 지난 5월 자문위가 제안한 ‘대학 분야 성희롱·성폭력’ 관련 제도 개선안이 크게 후퇴했다. 교육부는 자문위 권고안의 핵심 사항인 대학 내 성희롱·성폭력 전담기구 예산·인력 확충과 조사위원회에 학생·외부위원 참여, 피해자의 신원·개인정보 유출 금지 등을 뺐다. 사립교원에 대한 징계 기준을 국·공립 교원 수준으로 강화하는 ‘사립학교법’ 개정안은 국회에 계류 중이다. 사립학교는 성비위 사건 가해자에 대한 징계 권한이 학교 재단에 있어 교육공무원법을 따르지 않는다. 사립학교법을 포함해 지난해 7월부터 지난달까지 발의된 교육 분야 ‘미투 법안’ 16건 모두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늦은 만큼 촘촘한 대책 가능할까 교육부가 미적거리자 시·도교육청이 발벗고 나섰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달 9일 발표한 ‘스쿨 미투 대책반’에서 20명의 성 인권 시민조사단을 위촉하고 피해자가 무기명으로 신고할 수 있도록 교육감과 여성단체 간 핫라인을 공동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교육부의 가이드라인이 없는 상태에선 교육청 대책도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수도권의 한 중학교 교사는 “스쿨 미투를 기점으로 뭔가 달라져야 하는데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교원 대상의 성폭력 예방교육 콘텐츠나 성폭력 사건 대응 메뉴얼 등은 그대로이다”라면서 “오히려 ‘운이 나쁘면 스쿨 미투를 당할 수도 있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종합대책에 스쿨 미투와 관련한 전반적인 내용을 모두 담을 계획’이라면서 “교원이든 학생이든 대상에 관계없이 성비위를 저질렀을 때 제재를 강화하는 방안과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여성가족부와 협력해 지원 방안 등을 담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 성희롱·성폭력 근절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는 이현숙 탁틴내일 대표는 “스쿨 미투는 경직된 학교 문화와 연결돼 있어 단순히 성폭력 행위자의 처벌을 강화하는 방식으로만 접근해선 안 된다”면서 “그래서 교육부 대책도 시간이 걸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교육부가 장·단기 과제로 나눠 촘촘한 계획을 마련해야 일선 현장에서 또다시 미투가 나오는 상황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사법농단 연루 법관 ‘솜방망이’ 징계, 정직 3·감봉 4·견책 1명… 3명 무혐의

    대법원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의혹에 연루돼 징계 절차에 넘겨진 법관 13명 중 8명만 징계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6월 김명수 대법원장이 ‘살을 도려내는 아픔을 감수하고’ 징계 절차에 회부해 5개월간 심의한 결과가 정직 3명, 감봉 4명, 견책 1명, 불문(不問) 2명, 무혐의 3명으로 결국 ‘솜방망이 징계’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18일 대법원에 따르면 법관징계위원회는 전날 제4차 심의기일을 갖고 13명 법관에 대한 징계심의를 모두 마친 뒤 이규진·이민걸 서울고법 부장판사에게 각각 정직 6개월, 방창현 대전지법 부장판사에게 정직 3개월을 의결했다. 법관징계법상 징계 처분은 견책, 감봉, 정직으로 나뉘며 가장 무거운 징계가 정직 1년이다. 각종 재판거래 의혹 등이 드러났음에도 최고 수위의 징계를 받는 법관은 아무도 없는 셈이다. 이규진 부장판사는 통합진보당과 관련된 소송에서 재판부 심증을 파악하거나 전원합의체 회부를 검토하는 등 재판에 개입한 혐의 등으로, 이민걸 부장판사는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 재직 당시 심의관들에게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항소심 전략 문건을 작성하게 하고 심의관들이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지시를 받아 각종 문건을 작성·보고하는 행위를 묵인했다는 사유가 적용됐다. 임 전 차장의 지시로 각종 사법행정권 남용 문건을 작성하고 보고한 심의관 출신들은 그보다 낮은 처분을 받았다. 징계위는 박상언 창원지법 부장판사와 정다주 울산지법 부장판사에게 각각 감봉 5개월을, 김민수 창원지법 마산지원 부장판사와 시진국 창원지법 통영지원 부장판사에게는 각각 감봉 4개월, 3개월을 의결했다. 문성호 서울남부지법 판사는 견책을 받았다. 징계사유는 모두 ‘품위 손상’이다. 국제인권법연구회 대응 방안을 수립한 혐의 등을 받은 김연학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와 노재호 서울고법 판사는 징계사유는 인정되지만 징계는 하지 않기로 한 ‘불문’ 처분을 받았다. 앞서 2014년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무죄 판결을 비판하는 글을 작성한 김동진 부장판사는 특정 사건의 공개 논평을 금지하는 법관윤리강령을 어겼다는 이유로 2개월 정직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원 안에서 사법농단 사태를 바라보는 시각이 얼마나 안이한지 드러난 것”이라면서 “국회가 법관 탄핵소추안을 의결하기 전까지 이들의 사직도 가능해 정치권은 서둘러 탄핵소추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원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차성안 수원지법 판사는 법원 내부 전산망에 “정직 1년이 단 하나도 없다”고 지적하며 “탄핵 국회 청원을 해 볼 생각이니 같이할 판사님은 연락 달라”고 글을 올렸다. 춘천지법의 류영재 판사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징계 수위가 충격적”이라며 “정직 1년의 징계 한도도 낮다는 국민들에 비해 징계위는 정직도 너무 센 징계로 생각했나 보다”고 썼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사법농단’ 연루됐는데 정직 6개월이 최고 징계라니”…대법원 비판 목소리

    “‘사법농단’ 연루됐는데 정직 6개월이 최고 징계라니”…대법원 비판 목소리

    양승태 대법원장 재임 시절 ‘사법농단’ 의혹에 연루된 법관들에 대한 징계 결과가 18일 공개됐다. 법관 3명이 ‘정직’ 처분을, 법관 4명은 ‘감봉’ 처분을 받았다. 국회의 탄핵소추를 통한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 외에 사법부가 자체적으로 문제의 법관에게 적용할 수 있는 최대 징계는 정직이다. 현행 법관징계법상 정직 처분은 최대 1년까지 가능하다. 그러나 이날 공개된 징계 대상 법관 일부에게 적용된 최대 징계는 정직 6개월이었다. 심지어 일부 법관들은 징계 사유가 인정됨에도 불구하고 징계 처분을 받지 않았다. 이에 참여연대는 “솜방망이 징계는 예상됐다”면서 “국회는 즉각 사법농단 관여 법관들의 탄핵소추 절차에 돌입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는 이날 성명을 통해 “사법농단 사태에 대한 반성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은 채 조직 보위 논리로 영장 기각을 일삼고 법원개혁의 노력조차 무위로 돌리는 등 각종 행태를 통해 솜방망이 징계는 예상됐던 바”라면서 “최대 징계가 정직 6개월에 심지어 5명에 대해서는 불문 또는 무혐의 처분을 내리다니 참으로 기가 막히다”라고 지적했다. 정직 처분을 받은 법관들은 이규진 서울고법 부장판사, 이민걸 서울고법 부장판사, 방창현 대전지법 부장판사이다. 이규진 판사는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지방의원들의 행정소송 대응 방안을 수립하는 등 소송에 개입한 혐의 등으로 품위를 손상했다는 사유가 적용됐다. 이민걸 판사는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과 관련해서 항소심 전략 문건 작성을 지시하는 등 품위를 손상하고 직무상 의무를 위반했다는 사유로 징계를 받았다. 방창현 판사는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지방의원의 행정소송 과정에서 심증을 노출하고 선고 연기 요청을 수락해 직무상 의무를 위반했다는 사유가 적용됐다. 박상언 창원지법 부장판사, 정다주 울산지법 부장판사, 김민수 창원지법 마산지원 부장판사, 시진국 창원지법 통영지원 부장판사는 감봉 처분을 받았다. 이들은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 심의관으로 근무하면서 당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지시에 따라 재판 거래 및 국제인권법연구회 탄압 문건을 작성한 법관들이다. 전 법원행정처 심의관으로 통진당 국회의원 행정사건의 전원합의체 회부를 검토하는 데 관여한 문성호 서울남부지법 판사는 품위 손상으로 견책 징계를 받았다. 법관징계위원회는 또 국제인권법연구회 대응방안 수립에 관여한 김모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와 노모 서울고법 판사에 대해서는 품위 손상이라는 징계사유를 인정하되 불문에 부치기로 했다. 법관징계법은 징계 사유가 있으나 징계처분을 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불문으로 결정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외에도 국제인권법연구회 압박 방안에 관여하거나 지방법원 단독판사회의와 관련해 품위를 손상한 혐의로 징계위에 넘겨진 3명의 법관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이에 사법감시센터는 “이규진 부장판사가 지난해 국제인권법연구회 와해 시도로 징계위원회에서 감봉 4개월 처분을 받은 것도 너무 가벼운 징계라고 비판받는 마당에, 유사한 혐의에 대해 불문 또는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면서 “대법원 법관징계위원회는 이와 같은 징계처분 결정에 대해 납득할만한 이유를 밝혀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사법농단 사태의 전모가 드러난지 반년이 넘었다. 국제인권법연구회 와해 시도가 드러난지는 2년이 다 되어간다. 그러나 대법원과 국회는 법원이 마치 성역인냥 사법농단 관여 법관 탄핵 요구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해왔다”면서 “법원은 성역이 아니다. 국회는 국민의 요구에 응답해 사법농단 관여 법관 탄핵에 의지를 모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신생아 16명 죽인 콜롬비아 병원, 처벌은 고작 벌금 24만 달러

    신생아 16명 죽인 콜롬비아 병원, 처벌은 고작 벌금 24만 달러

    중대한 과실로 신생아를 연이어 죽음으로 내몬 남미 콜롬비아의 한 병원에 솜방망이 처벌이 내려져 여론이 분노하고 있다. 콜롬비아 보건 당국은 최근 라우라 다니엘라 종합병원에 1000명 분 최저임금을 벌금으로 부과했다. 2016년 하반기부터 지난해 초까지 신생아 16명이 사망한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으면서다. 문제는 금액이다. 최저임금 1000명 분이라면 상당한 거액 같지만 현지 화폐로 7억8100만 페소, 미화로 환산하면 24만8328달러(약 2억8000만원)에 불과하다. 콜롬비아의 낮은 임금 수준 때문이다. "신생아 16명을 죽인 병원에 고작 20만 달러대 벌금?" "병원이 코웃음을 칠 것 같다"는 등 인터넷 여론은 부글부글 끓고 있다. 더욱이 신생아 사망의 원인을 보면 절대 간단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주장이 지배적이다. 병원은 신생아들에게 가짜 약을 투여해 사망케 했다. 디아나 데 아르마스는 2016년 문제의 병원에 2개월 가까이 입원했다가 딸을 낳았다. 하지만 아기는 태어난 지 6일 만에 사망했다. 병원이 아기에게 서반타라는 약을 투여한 게 사인이었다. 약은 가짜였다. 콜롬비아 국민보건감독국에 따르면 이 병원은 2016년 하반기부터 VC 메디컬이라는 신생업체로부터 의약품을 공급받았다. 하지만 계약서나 양해각서 등 병원과 공급업체의 관계를 공식화한 문서는 없었다. 뒤늦게 드러난 사실이지만 VC 메디컬은 영업허가도 갖추지 않은 무허가 업체였다. 업체가 공급한 가짜 약은 환자들에게 그대로 사용됐다. 신생아 16명이 가짜 약 때문에 목숨을 잃었다. 국민보건감독국 관계자는 "확인된 인명피해만 이 정도"라며 "병원이 쓴 가짜 약 때문에 부작용을 앓고 있는 환자는 더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병원이 약의 진위 여부는 물론 유효기간조차 확인하지 않았을 정도로 관리에 허술했다"고 지적했다. 사진=문제의 병원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3단 패키지 엄벌제… 공무원판 윤창호법

    3단 패키지 엄벌제… 공무원판 윤창호법

    충남·부산 등 음주운전 처벌 강화 솜방망이 여론에 승진심사서 제외 면허정지 땐 감봉·취소 땐 정직 두 번 걸리면 해임~강등 조치 세 번째엔 무조건 파면 초강수‘윤창호법’이 국회를 통과했는데도 음주운전이 여전한 가운데 자치단체들이 음주운전 공무원 엄벌 규정을 잇따라 마련하고 있다. 충남도는 11일 내년 1월부터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공무원을 승진 심사에서 제외하던 기간을 두 배로 늘려 승진에서 배제하기로 했다. 김태우 인사기획팀장은 “승진 대상 기간이 두 배로 늘어나면 3년 안팎 승진을 못하고, 그러면 사실상 승진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경찰이 음주운전 적발 사실을 통보하면 곧바로 적용된다. 충남도는 지난해 공무원 7명이, 올해는 5명이 음주운전에 적발됐다. 시·군 공무원도 지난해 13명, 올해 10명이 걸렸다. 이 팀장은 “시·군에도 음주운전 엄벌을 권하겠다”고 했다.앞서 대전시는 처음 음주운전에 적발돼도 면허정지 수준이면 ‘무조건 감봉’, 면허취소면 ‘무조건 정직’ 조치를 내리기로 했다. 두 번 걸리면 해임∼강등, 세 번째는 ‘무조건 파면’ 조치한다. 음주운전 사고로 경상해나 물적 피해가 발생하면 무조건 정직, 중상해를 입힐 때는 해임∼정직에서 해임∼강등 조치로 강화한다. 이동한 시 감사관은 “정직 조치를 받으면 사실상 승진을 포기할 수밖에 없어 음주운전에 적발되면 승진을 못 한다고 보면 된다”면서 “그동안 공무원의 음주운전이나 처벌 수준에 대해 ‘솜방망이’라며 시민들의 인식이 안 좋았고, 대통령과 허태정 대전시장도 ‘음주운전은 곧 살인행위’라고 강력히 질타한 터여서 이번에 대대적으로 처벌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외에 해외출장 및 연수, 휴양시설 이용 등도 힘들다”며 “공무원이 시민보다 법을 더 지켜야 하지 않느냐”고 했다. 대전시는 지난 5년간 음주운전 12건이 적발돼 8명은 견책, 3명은 감봉, 1명만 정직 처분을 받아 국정감사에서도 지적을 받았다. 부산시도 음주운전 공무원에 대해 ‘최고 수위 징계 기준’을 적용한다. 혈중알코올농도 0.1% 미만은 견책에서 감봉, 그 이상은 감봉에서 정직으로 높였다. 두 번째 적발되면 ‘해임’, 세 번째는 ‘파면’할 방침이다. 음주운전으로 운전면허가 정지·취소된 상태인 데도 다시 음주운전을 하면 ‘무조건 해임’된다. ‘공직자 음주운전 제로화’를 선언한 전북도는 음주운전 시 전보 조치 및 상여금 지급 제한, 인명사고 시 직위해제 등 조치를 내놨다. 충북 청주시는 혈중알코올농도 0.112% 상태로 운전하다 접촉사고를 낸 모 공무원을 지난 4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전격 해임했다. 울산시도 지난 10월부터 최초 음주운전 징계를 ‘견책’에서 ‘감봉 1개월’로 강화했다. 혈중알코올농도 0.1% 이상이면 감봉 1개월에서 2개월로 높였다. 최근 3년간 울산시 공무원 음주운전 징계 건수는 총 14건으로 징계 건수의 약 30%를 차지한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퇴직 공무원, 내년부터 사립 초·중·고 취업 3년간 못 한다

    퇴직 공무원, 내년부터 사립 초·중·고 취업 3년간 못 한다

    사립대 보직 여부 관계없이 취업 제한 ‘징계 무시’ 사학 최대 1000만원 과태료 文 “교육 투명·공정성 확보 노력해야”내년부터 퇴직 공무원은 사립 초·중·고교에 마음대로 취업할 수 없게 된다. “사학비리가 심한데 교육당국은 유착해 덮어주기 급급하다”는 여론을 의식해서다. 또 교육부나 시·도 교육청이 비리 연루 교원을 징계하라고 요구했는데 학교 측이 따르지 않으면 과태료가 부과된다. 교육부는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런 내용 등이 담긴 2019년 업무보고를 했다. 사립고교 시험 문제 유출, 사립유치원 회계 비리 등 잇단 학사비리 탓에 교육 신뢰도가 크게 떨어지자 투명성 제고를 위한 각종 대책이 포함됐다. 우선 공무원이 퇴직 후 3년간 마음대로 취업할 수 없는 교육기관이 사립대학에서 사립 초·중·고교까지로 확대된다. 이들 기관에 취업하려면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퇴직 전 5년간 속했던 부서나 기관의 업무와 관련 있다면 승인받지 못한다. 또 기존에는 사립대에서 보직 교원을 맡으려는 때만 취업이 제한됐는데 앞으로는 보직 여부와 관계없이 사립대 취업을 막는다. 사립학교가 소속 교원을 솜방망이 징계하는 관행에도 제동을 건다. 사립학교 교원 징계권은 재단이 갖고 있다. 이 때문에 교육당국이 시험문제 유출 등 중대 비위를 적발해 “교원을 중징계하라”고 요구해도 재단 측이 무시하면 그만이다. 교육부는 사립학교법을 개정해 교원 징계 요구 불이행 땐 10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하고, 시정·변경 명령 불이행 땐 고발 조치를 의무화하도록 한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교육 신뢰도 제고 외에 ▲4차 산업혁명 대비 미래교육 콘텐츠 확보 ▲고교 무상교육 등도 내년에 반드시 이루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공공성 강화, 교육비 부담 절감 등 성과에도 교육 정책과 교육부에 대한 평가가 후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유아교육부터 대학교육까지 학사관리, 대입, 회계관리 등 모든 영역에서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느끼도록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유치원 사태와 대입 공정성 논란 등을 거론한 뒤 “입시 위주 교육에서 벗어나 전인교육을 해야 한다는 목표로 논의해 왔지만 학부모·학생들은 내신이나 학생부에 대한 신뢰가 없어 차라리 수능이 가장 공정하다고, 정시 확대를 더 바라니 교육의 투명성과 공정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더 큰 교육개혁도 불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문 대통령, “부모 입장에선 교육 반칙과 특권·부정·비리 팽배하다고 생각”

    문 대통령, “부모 입장에선 교육 반칙과 특권·부정·비리 팽배하다고 생각”

    교육부, 대통령에 내년 업무보고퇴직 공무원 사립초·중·고 마음대로 취업 못해교원 징계 요구 불이행 땐 1000만원 이하 내년부터 퇴직 공무원은 사립 초·중·고교에 마음대로 취업할 수 없게 된다. “사학비리가 심한데 교육당국은 유착해 덮어주기 급급하다”는 여론을 의식해서다. 또 교육부나 시·도 교육청이 비리에 연루된 사립학교 교원을 징계하라고 요구했는데 학교 측이 따르지 않으면 과태료가 부과된다. 교육부는 11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런 내용 등이 담긴 2019년 업무보고를 했다. 사립고교 시험지 유출, 사립유치원 회계비리 등 사학에서 발생한 잇단 학사비리 탓에 교육에 대한 국민 신뢰도가 크게 떨어지자 투명성 제고를 위한 각종 대책이 포함됐다. 우선 공무원이 퇴직 후 3년 간 마음대로 취업할 수 없는 기관이 사립대학에서 사립 초·중·고교까지 확대된다. 취업하고 싶다면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퇴직 전 5년 동안 속했던 부서 또는 기관 업무와 관련성이 있다면 승인 받지 못한다. 또 기존에는 사립대에서 보직 교원을 맡으려는 때만 취업이 제한됐는데 앞으로는 보직 여부와 관계없이 사립대 취업을 막는다. 이를 위해 공직자윤리법을 개정할 방침이다. 사립학교가 소속 교원을 솜방망이 징계하는 관행을 막기 위해 처벌도 강화한다. 사립학교의 교원 징계권은 학교 재단이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교육당국이 감사에서 시험문제 유출 등 중대 비위를 적발해 “교원을 중징계하라”고 요구해도 재단 측이 무시하면 강제할 방법이 없었다. 교육부는 교원 징계 요구 불이행 땐 10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하고, 시정·변경 명령 불이행 땐 고발 조치를 의무화하도록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교육부 업무보고 모두발언에서 “교육에 대한 국가책임제 실시, 공공성 강화, 돌봄 확대, 교육비 부담 절감 등 많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우리 교육 현실과 정책, 교육부에 대한 평가가 후하지 않은 것이 엄중한 현실”이라며 “투명과 공정은 동전의 앞 뒷면 같은 것인 만큼 유아교육부터 대학교육까지, 학사관리, 대학입시 또는 회계관리 등 모든 영역에서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느끼도록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했다. 이어 유치원 사태에서 드러난 회계관리와 학사관리, 내신, 대입 수시전형 등을 거론한 뒤 “부모 입장에서는 반칙과 특권·부정·비리가 팽배해 있다고 생각한다”며 “입시위주 교육에서 벗어나 전인교육을 해야 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논의를 해왔지만 학부모·학생들의 인식은 내신이나 학생부에 대한 신뢰가 없으니 차라리 수능이 가장 공정하고, 정시 확대를 더 바라니 교육의 투명성과 공정성 신뢰가 확보되지 않으면 더 큰 교육 개혁도 불가능한 것”이라고 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김해공항 BMW 질주’ 피해자 중학생 딸 편지 “판사님 감사합니다”

    ‘김해공항 BMW 질주’ 피해자 중학생 딸 편지 “판사님 감사합니다”

    김해공항 청사에서 손님의 짐을 내려주다가 과속하던 BMW에 치어 전신마비 등 중상을 입은 40대 택시기사의 딸이 가해자에게 실형을 선고한 담당 판사에게 감사의 편지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3일 부산지법 서부지원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이른바 ‘김해공항 BMW 질주 사건’을 재판한 담당 판사에게 피해자 김모(48)씨의 중학교 2학년 딸이 보낸 편지 한 통이 도착했다. 김양이 보낸 편지에는 사건을 꼼꼼히 검토하고 피해자 측의 마음을 헤아려 준 담당 판사에 대한 고마움이 담겨 있었다. 김양과 김양의 언니는 사건 공판이 있을 때마다 법정을 찾아 재판 과정을 방청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가해자인 BMW 운전자 정모(34)씨에게 법원이 금고 2년의 실형을 선고하던 날 방청석에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정씨는 사건 당시 제한속도의 3배나 되는 속도로 과속 운전을 하다가 공항 청사 앞에 차를 세우고 손님의 짐을 내려주던 김씨를 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양은 이 사건을 다룬 뉴스에도 댓글을 달아 “금고 2년이라는 형량은 아쉽지만 잘했다고 생각한다”면서 “큰아버지 측에서 합의를 해주는 바람에 집행유예로 풀려나올 줄 알았는데 감사하다”는 취지의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가해자에게 금고 2년이 선고됐을 당시 누리꾼들은 교도소에서 노역에서는 제외되는 형벌인 ‘금고’가 선고된 것은 솜방망이 판결이라며 담당 판사를 비난하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이에 법원 관계자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에서 형벌의 종류를 ‘금고형’으로 한정하고 있기 때문에 판사가 다른 형벌을 선택하지 못했고, 대법원 양형 기준 내에서 가장 중형에 해당하는 금고 2년을 선고한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판사 개인에 대한 비판보다 기존 제도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김양도 법원에 보낸 편지에서 “판사님, 인터넷 댓글은 신경쓰지 마세요”라면서 위로의 말을 전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사설] 가정폭력 방지대책 후속법 개정으로 보완해야

    정부가 그제 내놓은 가정폭력 방지 대책은 늦었지만, 가정폭력을 심각한 범죄로 인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대책은 가정폭력 가해자를 현장에서 체포할 수 있고 접근금지 명령을 어기면 징역형으로 처벌할 수 있다는 것이 골자다. 가정폭력을 ‘남의 집안일’이 아니라 피해자의 안전과 인권을 적극적으로 보호해야 할 사회적 문제로 확인한 조치다. 정부의 대책은 지난달 서울 강서구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이 계기가 됐다. 결혼 생활 내내 남편의 폭력에 시달렸던 여성이 이혼 이후에도 지속적인 협박에 딸들과 도피 생활을 하다 전 남편에게 끝내 살해된 사건이다. 가정폭력으로 벼랑 끝에 내몰린 위기의 가족이 얼마나 많을지는 사실상 알 길이 없다. 분명한 사실은 가해자에 대한 수사와 처벌은 지금껏 지나치게 관대했다는 점이다. 최근 5년간 가정폭력 신고 건수 대비 검거율은 13%에 그쳤으며, 그마저 기소율은 8.5%에 구속률은 0.9%였다. 가정폭력을 묵인하는 인식과 처벌 관행은 이유를 막론하고 개선돼야 한다. 이번 대책에는 흉기 공격이나 상습 폭행에는 구속영장 청구 원칙이 포함됐다. 상담을 받으면 기소유예 처분을 해주는 상담조건부 기소유예제도 폭력 정도가 심하고 재범 우려가 높은 가해자에게는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피해자가 원치 않더라도 경찰관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판단되면 가해자를 유치장에 격리할 수도 있다. 진일보한 대책들이지만, 가해자에게 면죄부를 줄 수 있는 근거를 없애도록 법 제도를 이참에 근본적으로 개선하라는 목소리가 높다. ‘가정보호’를 대원칙으로 솜방망이 처벌을 유도하는 현행 가정폭력처벌법의 세부 항목들을 원점에서 돌아봐야 할 시점이다. 가정폭력은 중대 범죄라는 사회 인식이 뿌리내리려면 폭력을 엄단하려는 제도적 의지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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