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손 통증
    2026-08-08
    검색기록 지우기
  • 유시민
    2026-08-08
    검색기록 지우기
  • 민사소송
    2026-08-08
    검색기록 지우기
  • 동호회
    2026-08-08
    검색기록 지우기
  • 플랫폼
    2026-08-0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477
  • 발 피로 가볍게 여기면 ‘발병’

    ‘발’도 때로 화를 낸다. 발은 우리 몸의 주춧돌같은 역할을 하면서 하루 종일 떠받치고 다니는 등 심한 고생을겪는다.게다가 신발과 양말 등 두 겹으로 둘러싸여 어둡고 습기차며 조이는 환경에서 지내는 시간이 너무 길다.그러나 마당히 ‘해야할 일’과 ‘열악한 환경’때문에 화가나는 것은 아니다.우리 몸의 초석인데도 정작 관심의 대상이 되지 않아 자신의 분노를 피로감이나 발가락 강직증 등 족부질환으로 드러내는 것이다. 박인헌 한림의대 강동성심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발에생기는 병의 주된 원인은 신발을 제대로 골라 신지 않아서 생긴다”고 말했다. 그는 “신발이라고는 평생 신어보지 못한 아프리카 원주민에게서는 발병이 거의 없는 반면 밤에 잘 때만 신발을벗는 서양인들은 많은 발병을 앓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교수는 “서양 할머니들은 거의 예외없이 엄지발가락관절이 튀어 나와 몹시 아프고 신발신는데도 문제가 큰 무지외반증을 앓고 있다”면서 “젊었을 때부터 뾰족하고 굽 높은 하이힐 구두를 신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서양에서는 신발의 압박으로 두꺼워진 발톱이 행여 잘못될까봐 겁을 내 혼자 깎지도 못하고 발전문 의사를 찾아갈 정도로 족부질환이 흔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경태 을지병원 족부정형외과 교수는 “한걸음을 뗄 때마다 자신의 체중을 드는 것이라고 계산할 경우 1㎞를 걸으면 16톤(1만6,000㎏)을 드는 일을 한 셈이 된다”면서“스튜어디스,백화점 직원 등 오래 서서 움직이는 일을 하는 사람들은 짬짬이 발을 쉬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발은 걷는 동안 심장과 마찬가지로 피를 펌프질해 혈액순환을 돕는 등 자동차의 엔진처럼 중요해 ‘제2의심장’이라고도 불린다”면서 “그러나 ‘더러운 것’이라는 인식 때문에 천대받는 등 관리가 소홀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아울러 남에게 보이기 싫은 부위로 여겨졌고 냄새까지 나 부끄러운 곳으로도 간주된다. 이교수는 “발 건강은 전신건강의 기초가 되므로 날마다거울을 보듯 살펴보고 마사지 등을 통해 피로를 풀어줘야하며 이상이 생기면 즉시 대책을 세우고 치료하는 등 발이 변형되거나 악화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유상덕기자 youni@. *김수자교수의 발마사지 요령. ‘세상에서 가장 아늑한 휴식 발마사지 30분’이란 책을펴낸 김수자씨(47·수원여대 간호학과 겸임교수)는 발에몰린 피로감을 풀려면 먼저 발을 잘 씻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발가락 사이사이와 발등,발바닥 등 발전체를 싹싹 문질러 주면 천근만근처럼 느껴지는 피로라고 할지라도 어느정도 풀어진다. 냄새나거나 무좀이 있는 발은 찬물에 씻고 시리고 저리거나 쥐가 난 발은 더운 물에 씻는 것이 피로회복에 좋다. 그가 말하는 발피로 회복법은 다음과 같다. 발을 씻은 뒤 지압봉이나 볼펜 머리로 용천혈을 꾹꾹 눌러준다.4초씩 3번이상 누른다.피로하면 통증이 느껴진다. 그 다음 수뇨관,방광,요도와 연결된 발바닥 부위를 눌러주고 문지른다. 종아리가 아플 때는 손에 크림을 바르고 다리를 세운 뒤발목부터 무릎까지 3등분한 뒤 밑에서부터 3회씩 주물러준다.이렇게 밑에서부터 위로 주물러야 심장으로 혈액을 보내는데 도움이 돼피로가 풀린다.한편 눈피로를 느끼는 사람은 좌우 2번째 발가락 뿌리를 미끌어지듯이 쓸어주면 좋다. 귀,코,위,간,폐 등이 약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왼쪽·오른쪽 발바닥의 해당 부위를 5분씩,합쳐서 10분쯤 지압봉 등으로 매일 눌러주면 상당한 효과가 있다. 유상덕기자
  • [씨줄날줄] 안락사

    네덜란드가 안락사 찬반 논쟁에 불을 붙였다.10일 국가로는 세계 최초(미국 오리건 주 1998년 합법화)로 안락사를합법화함으로써 본인과 가족이 원한 경우에 한하여 의사들의 환자 자살방조를 묵인해 온 영국,스위스,타이완 등이 안락사 합법화를 서두를 기미고 이에 따른 논쟁도 확산되고있다.우리나라도 네덜란드의 결정에 고무된 듯 대한의사협회가 이달 말 발표할 윤리지침에 “회복불능 환자에 대해가족들이 문서로 치료중지를 요청할 경우 의사는 이같은 요구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내용을 포함시킬 예정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논쟁은 항상 양편이 모두 일리가 있어 더 뜨겁다.“소생할희망도 없고 견딜수 없는 통증에 시달리는 사람에게는 편안히 죽게 하는 것이 더 인도주의적”이라는 것이 찬성론자들의 주장이다.물론 가족과 본인의 동의가 있을 때에 한해서다.반대로 “의사에게 죽일 권리 내지 자살 방조를 허용하자는 것이냐”며 안락사 불가론을 펴는 사람들이 있다.“극소수 불가피한 경우 때문에 죽을 권리와 죽일 권리를 허용하면 악용에 따른부작용이 더 크다”는 것이 반대론의논지다.불치병 환자가 가족에 대한 부담 때문에 ‘안락사용단’의 정신적 압박을 받을수도 있고 치매,우울증,심지어반식물인간 상태의 노인까지도 죽는 것이 더 좋다는 인식이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안락사의 쟁점은 생명이 어디에 속해 있으며 결정권이 누구에게 있느냐 하는 데 있다.찬성론은 “생명은 자기에게속해 있으므로 자기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고,반대론은 “생명은 살아야 한다는 명령으로서의 ‘생(生) 명(命)’이며 이를 어기는 것은 천륜에 반(反)하는 것”이라는입장이다.이 쟁점은 물론 환자 스스로 안락사를 요청한 자발적 안락사의 경우에 한한다. 인간다운 삶에 대한 해석도 가지각색이다.고통스러운 삶을유지하는 것보다 깨끗하게 마감하는 것이 인간의 존엄성에더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안락사 찬성론을 지지하고,삶의 의미와 가치는 누가 판단하는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삶은 그 자체로서 가치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사람은 반대론에 손을 든다. 이같은 논쟁에 대해,극심한통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한 말기암 환자는 이렇게 말한다.“어제 생을 마감했더라면 이논쟁을 듣지 못할 뻔했다”고. ■김재성 논설위원jskim@
  • “안 아픈 관절로 한번 바꿔봐?”

    못쓰게 된 관절을 인공관절로 대체하는 수술이 엉덩이,무릎 등 다리 관절에서 팔꿈치,손목 등 팔 관절로 확산되고있다. 이는 인공 팔꿈치 관절 이식 등 팔부위 관절을 수술한 환자의 만족도가 90%를 넘어서는 등 치료효과가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유명철 경희의료원 정형외과 교수는 “현재 인공관절을활용할 수 있는 관절은 엉덩이,무릎,발목,어깨,팔꿈치,손목,손가락 마디 등”이라면서 “이 가운데 인공 엉덩이 관절 수술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석범 한림대 의대 정형외과 교수는 “다리에 관절염이생기면 다리를 절고 잘 걷지 못하므로 일찍부터 의사나 환자 모두 엉덩이 관절염,무릎 관절염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왔다”면서 “팔꿈치, 손목 등 팔 부위의 관절 수술도 인공 엉덩이 관절 등의 수술에 못지 않게 발달돼 있다”고말했다. ■인공관절 수술,어떤 때 하나 조우신 울산의대 서울중앙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인공관절 수술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관절이 아프기 때문”이라면서 “가만히 있어도 관절이 아픈 경우,아파서 잠을 이루지 못하거나 잠에서 깬 경우,약을 먹어도 그때만 반짝하고 통증이 없어질 뿐 약을끼고 살아야 하거나 속이 쓰리고 아파 약을 먹지 못하는경우 수술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또 다리 모양이 비뚤어져 걷기가 힘들거나 관절이 굳어져불편한 경우도 수술을 받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 다만 관절염이 있더라도 약물요법이나 물리치료로 증상이나아지면 인공관절 수술을 할 필요가 없다. 또 다리에 발생한 관절염의 경우 오래동안 걸어야만 아프거나 층계도 그런대로 오르내릴 수 있는 정도의 증상이라면 수술을 받지 않는 것이 좋다. ■인공 팔꿈치 관절 3년전 교통사고로 오른 쪽 팔꿈치가크게 망가진 K씨(30)는 달리 치료할 방법이 없어 인공관절수술을 받았다. 처음에는 조금 어색했지만 이제는 그런대로 오른 손으로 세수,식사 등 일상생활을 하는데 별 어려움이 없다. 이용걸 경희의료원 정형외과 교수는 “아직 일반인들의인식이 부족해 시술 의사나 환자수가 엉덩이 관절,무릎 관절보다 훨씬 적지만 관절염 환자,교통사고 환자가 늘어나고 있어 수술이 꾸준히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림대 이교수는 “팔꿈치,어깨,손목같은 부위의 관절염은 본인만 아프고 눈에 띄지 않는 수가 많아 가족들조차이것이 얼마나 심한 병인가를 쉽게 알지 못한다”면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인공 팔꿈치 관절 수술 대상자는 30∼50대 여성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심하게 다쳐 팔을 못쓰는 외상성 관절염 환자,팔꿈치 골절후 뼈가 잘못 붙은 ‘뻗정팔’ 환자,선천성 기형환자 등이다. ■인공 엉덩이 및 인공 무릎 관절 서울 광진구 자양동 혜민병원의 김영후 병원장은 “병원을 찾는 엉덩이 관절 환자 가운데 과음 등이 원인이 돼 관절이 썩은 사례가 많다”면서 “매일 소주를 4병쯤 마시는 20대 환자가 최근 인공관절 수술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인공관절 제품이 매우 우수하고 수술기법도 향상돼 20년 정도 부작용없이 사용하는 환자도 80∼90% 수준으로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이수호 울산의대 서울중앙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엉덩이관절에 병이 있으면 통증이 엉덩이보다는 사타구니나 허벅지 등에서 주로 나타난다”면서 “양반다리를 하면 통증이더욱 커진다”고 말했다. 이교수는 “때로는 무릎 통증으로 나타나,표현력이 모자라는 소아들은 엉덩이 병인데도 무릎이 아프다고 호소해병을 발견하지 못한는 일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인묵 을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최근 인공관절의 수명이 늘어난데다 수술후 통증도 별로 없는 등 수술 효과가높다”면서 “수술후 격렬한 운동이나 쪼그려 앉지 않는등 주의를 기울이면 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유상덕기자 youni@. * 관절 망가지는 원인. 관절을 못쓰게 되는 원인은 100가지가 넘는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경희의료원 인공관절 연구센터의 조사결과를 보면 엉덩이관절의 경우 인공관절 수술을 받게 되는 원인은 첫번째가골괴사증(뼈가 썩는 병)이었고 퇴행성 관절염, 류마티스관절염,외상성 관절염 등의 순이었다. 또 팔꿈치 관절을 못쓰게 되는 원인은 류마티스 관절염이가장 크고 외상성 관절염이 그 다음이었다. 서울중앙병원 조우신 교수는 “무릎관절이 망가지는 가장큰 원인은 퇴행성 관절염이고 무릎관절 외상, 골괴사증 등의 순”이라고 밝혔다. 경희의료원 유명철 교수는 “엉덩이 관절이 썩는 골괴사증의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알콜 섭취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알콜을 상습적으로 마시는 사람들의 골괴사증 발생빈도는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5배 이상 많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면서 “중국의 경우 추운 날씨 때문에 독한술을 많이 마시는 만주·몽고 지방의 사람들이 남방 지역거주자보다 발생빈도가 훨씬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골괴사증 환자에게 전기자석치료법을 시행하면 환자의 80% 정도는 모세혈관이 증식되고 뼈를 만들어내는 세포가 증가돼 관절 통증이 사라지거나 방사선 사진상 두드러지게 개선된다”고 덧붙였다. 퇴행성 관절염은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것으로 관절 연골손상이 심하지 않을 경우에는 진통소염제 복용과 물리치료, 적당한 관절 운동 등의 방법으로 통증을 줄이고 관절기능을 유지할수 있다. 여성들에게 많이 발생하는 류마티스 관절염은 뚜렷한 원인없이 여러 관절에서 통증이 일고 아침에 일어나면 손마디가 뻑뻑해 잘 움직이지 않다가 1∼2시간후에 풀린다. 서울중앙병원의 이수호 교수는 “염증을 가라앉히는 약물을 투여하고 적절한 관절운동으로 치료한다”면서 “이 방법이 효과가 없으면 인공관절술 등을 시행해야 한다”고말했다.외상성 관절염은 교통사고로 많이 발생한다.또 빙판 등 미끄러운 곳에서 넘어져 관절이 상하거나 부러져 발생하기도 한다. 유상덕기자. *관절통 치료. 관절염을 예방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은 아직 없다. 따라서 관절에 통증이 느껴지면 바로 병·의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진단결과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지만 가능하면 수술하지 않고 치료하는 것이 최선이다. 을지병원 이인묵 교수는 “대개 관절이 아프면 통증 등으로 활동이 줄어들게 돼 근력과 뼈의 강도가 약해지게 된다”면서 “관절이 망가진다고 생각해 관절을 움직이지 않으려 하면 오히려 더 해롭다”고 말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수영장을 찾아 가슴 높이 정도의 물속에서 걷는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또 우유,시금치,멸치등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유상덕기자
  • K-2TV 인간극장 ‘그리운사람 송우’편

    “송우선생의 죽음은 살아 있는 우리에게 삶을 가르쳐 줍니다.죽음도 내 삶의 일부라는 겸허한 마음으로 살아가렵니다. ”“TV보며 이렇게 울어보긴 처음입니다.당당하고 아름답게죽음을 맞이하는 그의 모습은 내 삶을 돌아보는 기회가 되었습니다.”KBS-2TV 휴먼 다큐멘터리 ‘인간극장’(월∼금 오후8시45분)이 지난달 26일부터 3월2일까지 방송한 ‘그리운 사람 송우’편이 잔잔한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방송이 나간 후 KBS홈페이지 게시판에는 그의 명복을 빌고 재방송을 요청하는300여건의 글이 쏟아졌다. 다큐의 주인공 고 송우(57)씨는 300여권에 이르는 남의 자서전을 펴낸 자서전 대필작가.지난해 7월 몸무게가 부쩍 줄고 배에 통증이 느껴져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미 췌장암이손을 쓸 수 없이 악화한 상태.한차례의 수술이 실패로 끝난뒤 입원치료하라는 병원의 권유를 뿌리치는 대신 제 삶을 마무리하는 자서전 집필에 들어갔다. 그는 “죽기 전 내게 남은 시간은 죽음을 기다리라고 있는것이 아니고 뭔가를 위해 쓰라고 주어진 것이다.내 죽음을통해‘어떻게 살 것인가’를 얘기해주고 싶다”며 인간극장 촬영팀의 취재요청도 담담히 받아들였다.‘그리운 사람 송우’는 지난해 10월27일부터 올 1월27일까지 만 4개월동안촬영팀이 동행한 그의 마지막 인생길에 대한 보고서다. 앙상한 몸으로 통증과 싸우면서 아내와 두 아들과의 이별을 준비하고 비문에 남길 ‘이승에서의 마지막 한마디’를 만드는 모습은 가슴 시리게 다가온다. 연출을 맡은 외주제작사 ‘제3비전’장강보PD는 “죽어가시는 분을 촬영한다는 게 여간 고통스럽지 않았다.돌아가시기전에 방송을 내보내는 게 도리라고 생각해 서두르던 중에 부음이 들려왔다”며 가슴 아파했다. 지난해 5월부터 방송을 시작한 ‘인간극장’은 체취 가득한 서민들의 삶을 담아 시청자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프로. 국내 처음으로 단발성이 아닌 연속 다큐멘터리를 시도하고출연자의 부담을 덜기 위해 6㎜카메라로 촬영한다.의도적인연출도 철저히 배제한다. 하지만 얼마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산골소녀 이영자양 사건은 인간극장 제작진에게는 큰 시련이었다.방송후 유명해진 그녀가 도회지로 나온 뒤 홀로 남아 외로움을 타던 아버지가 숨진 채 발견되자 ‘방송이 사람을 죽였다’는 뼈아픈 원성을 감내해야 했다. 허윤주기자 rara@
  • 영혼은 보듬고 생명력은 탐색하고…

    시는 대개 드물게 주어지는 한가로움에서 읽게 되지만 좋은 시는 영혼을 바쁘게 출렁거려 준다. 김수영문학상과 현대문학상을 받은 장석남은 시집 ‘왼쪽가슴 아래께에 온 통증’(창작과비평사)에서 세계를 현실로드러내거나 세계에 대하여 발언하고자 하지 않는다.시집후기 평문을 쓴 선배시인 최하림은 “다만 추억 속으로 들어가세계를 재생시키고자 하는 무욕한 꿈을 갖고 그 꿈을 보여준다”고 말하면서 특히 일상언어의 리듬감각을 잘 살린 시어에 주목한다. 풀린/봄/물결이여 네 고요 위에/봄비는 내려와/둥글게 둥그렇게/서로서로 몸을 감고 죽는다/…/아 너와 내가 잠들었던/이 한 덩어리 기슭의 바위에도 봄비는 와서/둥글게 둥그렇게/앉음새를 고쳐준다//(‘봄비’) 농민시에서 출발해 최근 생명시 자연시로 발전한 고재종은시집 ‘그때 휘파람새가 울었다’(시와사학사)에서 농촌 정경을 드러내면서 자연의 생명력을 탐색한다.시인 고은은 “농촌시에서 영영 이탈한 것이 아니라 그것의 승화로서 우주와 삶의 무애를 만나게 해준다”고 평했으며 평론가임규찬은 에로스적 서정에 주목하면서 “무언가로부터 결별했다는단절의 통증 속에서 지난 세월,자신이 놓쳐버렸던 것들을 아름다운 언어로 갈무리하고 있다”고 말한다. 거기 막 탐스런 포도송이를/두 손 모아 받쳐드는/저 포도추렴온 연인들의…//그들 이내 포도알 하나씩 입에 따 넣고/아흐흐 아흐흐,퍼지지 않고는 못 배기는 단내와/젖지 않고는못 배기는 가슴들/(‘새말 언덕에 원두막 한 채를 치다’부분)김재영기자
  • 효과적 잇몸 관리법

    잇몸에 염증이 나는 잇몸병은 40세 이후 치아를 상실케하는중요 원인 중 하나이다. 흔히 풍치라고 부르는 잇몸병은 치아표면에 남아있는 음식물 찌꺼기에 세균이 붙어 형성되는 치태(프라그)로부터 시작된다.치태를 제거하지 않아 돌처럼 단단해진 것을 치석이라고 한다.치태 때문에 잇몸이 부으면 뿌리에 부착돼 있던 부분이 떨어져 벌어지게 된다.여기에 작은 고름주머니(치주낭)가 만들어지고 세균번식이 활발해 지면 잇몸질환이 더욱 심해진다. 따라서 치태와 치석을 제거하지 않고 장기간 방치하면 이를둘러싸고 있는 잇몸이 망가져 결국 치아가 흔들리다 빠지게된다. 잇몸염증을 치료하는데는 스케일링(치석제거술)이 많이 이용된다.이것은 잇몸의 염증을 일으키는 치석,음식물 찌꺼기등을 없애고 치아표면을 깨끗하게 한다.손으로 작동시키는기구를 쓰기도 하지만 요즘에는 초음파 기구를 사용하므로통증이 거의 없다. 스케일링 뒤 이가 시리기도 해 혹시 망가진 게 아닐까하고걱정하는 이도 있으나 시간이 흐르면 이런 증상은 저절로 사라진다. 잇몸환자들은 이와함께 치과의사의 설명을 듣고난 뒤 양치질 때 치간치솔을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치실도 치아사이의치태와 음식물 찌꺼기를 없애주는 유용한 도구이다. 〈도움말 허익 경희의료원 치과대학 구강내과 교수〉유상덕기자
  • 겨울철 잇단 사고 응급처치법

    갑자기 날씨가 추워져 보일러나 난로 등 난방기 사용이 많아지면서어린이가 화상을 입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이 때 당황한 나머지 응급처치·치료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흉터가 생겨 자칫 놀림감이 되거나 심하면 성장에 지장을 주기도 한다.화상 응급처치와 치료법을 알아본다. 화상을 입은 뒤 가장 먼저 할 일은 상처 부위를 얼음물이나 찬물로식히는 것.식혀주면 열로 인한 손상을 줄일 수 있다.다음은 감염방지를 위해 상처에 항생제 연고를 바르고 깨끗한 거즈로 덮어야 한다.연고를 바르기 전 된장이나 간장 알로에 소주 등을 붓거나 바르면 화상부위를 감염시켜 쭈글쭈글한 흉이 생길 수 있다. 흉터를 방지하는 연고를 구하느라 헛고생하는 일이 많은데 흉터는약의 종류와 상관없이 화상의 깊이, 적절한 치료에 따라 결정되므로전문의의 처치를 받는 게 좋다. 화상을 입었을 때 피부만 붉게 변하는 1도 화상은 곧 치유되지만 수포가 생기는 2도 화상은 치료에 2주정도 걸리며,심하면 피부이식을해야 한다.특히 어린이는 통증을 참지 못하므로 치료에 어려움이 많고 치유 후에도 반흔(떡살)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상처에 물이 닿거나 손으로 만져서 감염되는 일이 없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어린이가 손등에 큰 화상을 입으면 적절한 시기에 성형수술을 해주어야 한다. 어린이가 성장하는 동안 다친 살은 제대로 발육하지 않아손의 성장을 막을뿐만 아니라 뼈 형태도 바뀔 수 있기 때문.따라서 6개월이나 1년 간격으로 병원에 다니면서 상처 수술시기를 결정하는게 좋다. 피부이식 수술을 해야 한다면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 전신마취를하는 어려움이 따른다.그러므로 어린이 화상은 초기에 적절하게 치료해 수술에 이르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최근엔 인조피부를 이용해 수술없이 화상을 초기에 호전하는 치료법이 나와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 김성호기자
  • 여름철 유행성 눈병 “조심하세요”

    전국 병·의원에 전염성 눈병 환자가 부쩍 늘고있다.바이러스에 의해 생기는 여름철 유행성 눈병은 이물감과 결막부종,눈곱,안통,시력 감소,눈물,임파선 부종 등 여러 증상이 나타나며 환자를 괴롭힌다.전문가들은 눈병은 회복까지 꽤 시간이 걸리며 면역이 생기지 않아 다시 걸릴 수 있기 때문에 사전예방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한다.유행성 각결막염,인두결막염,급성 출혈성 결막염 등 전염성 눈병의 종류와 치료,예방법을 알아본다. ◆유행성 각결막염 여름철 눈병의 대부분을 차지한다.아데노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며 1주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친후 증세가 나타난다.급격한 충혈과이물감,가려움,눈꼽,작열감,눈꺼풀 부종 등이 주된 증세.임파선이 붓거나 진득진득한 분비물이 나오게 된다.심하면 각막표면 상피세포 손상으로 눈이 시리고 시력장애도 일으킨다.눈병에 걸린 사람의 눈물이나 눈곱 등 분비물에들어있는 바이러스가 다른 사람에게 전파된다.보통 양쪽 눈에 발병하는데 대개는 먼저 발병한 눈의 증상이 더 심하게 나타난다.치료는 안과 전문의의 지시에 따라 염증을 억제하는 안약과 다른 세균의 2차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광범위 항생제 안약을 넣으며 열과 통증이 심한 경우는 해열진통제를 복용하기도 한다.대개 3∼4주가 지나야 증상이 완전히 없어진다.2∼3주 후면 급성증상이 조금씩 사라지고 회복되지만,치료 후에도 각막 혼탁현상으로 시력장애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인두 결막염 아데노 바이러스에 의해 생기는 병으로 특히 어린이들에게 많이 발생한다.감염되면 전신발열 인두염,충혈,결막부종이 생긴다.어린아이의경우 고열 인두통 설사 등의 증세가 나타나기도 한다.약 1주일의 잠복기를거쳐 급격한 충혈과 함께 이물감,가려움,눈곱,작열감,눈꺼풀의 부종 등이 나타나며 턱 아래의 임파선이 붓거나 진득진득한 분비물이 자주 나온다처음엔한 눈에만 증상이 나타나나 차츰 다른 눈으로 번진다.후유증으로 각막 상피하 혼탁증상이 생기며 이러한 반흔이 지속되면 시력장애를 가져 올 수도 있다. ◆급성 출혈성 결막염 콕사키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며 8∼48시간의 짧은잠복기를거쳐 안통,이물감,심한 눈물,결막하 출혈 증상이 나타난다.아폴로눈병이라고 불린다.일부 환자는 열이 나거나 무력감,전신근육통을 호소한다. 대부분 귀밑샘이 붓게되며 이 증상은 5∼7일 정도 계속되다가 낫는다.사람과의 접촉으로 나타나므로 개인 위생에 각별히 주의를 해야 한다.치료제로서는항생제 안약이 쓰이며 유행성 각결막염과 마찬가지로 인공눈물, 항히스타민제가 사용된다.얼음찜질도 증상을 가라앉히는데 도움이 된다. ◆예방 원인 바이러스가 눈에 들어가지 않도록 가급적 사람이 많이 모이는공공장소를 피하며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게 예방의 지름길이다.외출후엔반드시 손을 씻고 손으로 눈을 비비거나 자극을 주지않는 게 중요하다.수건,컵 같은 것은 개인용품을 쓰며 안대는 2차 감염이 생길 수 있어 되도록 사용하지 않는다.무분별한 안약 사용은 각막궤양 같은 합병증을 유발,시력까지잃게 할 수 있다.야외에서 직사광선,자외선에 오래 노출되면 표층성 각막염도 걸릴 수 있어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게 좋다.콘택트렌즈의 소독과 관리에도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전문가 조언 서울중앙병원 안과 국문석 교수는 “눈병은 전염성이 매우 강한 바이러스에 의해 나타나고 전염되므로 주위에 이런 환자들이 있거나 혹은자신이 이런 눈병을 앓고 있을 때는 개인위생에 무엇보다도 관심을 가져 예방 및 전염을 최소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한양대 의대 안과 고명규 교수는 “환자들은 단순히 약을 먹고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눈 병 바이러스를 직접적으로 없애는 약이 없기 때문에 2차 세균감염을 막기 위해선 전문의에게 꾸준히 치료받아야 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김성호기자 kimus@
  • 이산가족 방문단 100명 상봉 준비에 들뜬 하루

    오는 15일 꿈에 그리던 북한땅을 밟을 이산가족 방문단에 선정된 100명의이산가족들은 가슴졸이며 기다렸던 ‘낭보’에 밤잠을 설쳤다.일요일인 6일에는 북한에 가져갈 선물을 고르며 들뜬 하루를 보냈다. 이들이 갖고갈 선물은 손목시계,속옷,한복,족보,과자,카메라,현금 등 다양했다.하지만 가족을 만난다는 기쁨과 설렘은 100명 모두 똑같았다. 광복군 출신으로 김구 선생과 함께 해방 직후 서울에 들어온 박영일씨(76·서울 양천구 목동)는 6일 북한에 있는 누나 혜준씨(78)와 동생 임준씨(64)에게 줄 첫번째 선물로 족보를 챙겼다. 박씨는 “재산을 모두 갖다 주고 싶은 심정이지만 대한적십자사로부터 1,000달러 이내에서 선물을 준비하라는 통보를 받았다”면서 “비싼 선물보다는북한에 있는 후손들에게 조상을 알려주는 것이 더 의미있을 것 같다”고 족보를 선물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남동생 경희(60),여동생 경수씨(66)를 만날 임경옥씨(69·경남 김해시 외동)는 “50년전 헤어진 동생들이 어떻게 변했을지 궁금해 밤잠을 설쳤다”면서“경희에게는 카메라를,경수에게는 한복을 선물하겠다”고 말했다. 강성덕씨(72·여·대구시 달서구 진천동)는 평양에 사는 큰언니 순덕씨(75)에게 드릴 선물을 고르기 위해 6명의 동생들을 불러 모았다.강씨는 “남쪽에있는 손자들처럼 북한에 있는 언니의 손자들도 초코파이를 좋아할 것 같다”면서 “초코파이와 생전의 부모님 사진,달러, 의약품 등을 갖고 갈 계획”이라며 기뻐했다. 허리 통증으로 10일 전 입원한 김금지씨(70·여·서울 강동구 둔촌동)는 병원에서 방북단에 선정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김씨는 “50년 넘게 기다려온 오빠를 만날 기회를 겨우 잡았는데 몸이 아파불안하다”면서 “건강한 모습으로 오빠를 꼭 만나겠다”고 투병 의지를 불태웠다. 김씨는 오빠 어후씨(74)에게 줄 선물로 자녀의 결혼식과 자신의 환갑때 찍은 비디오테이프와 손목시계,손자들이 부른 노래 테이프 등을 준비하라고 간병중인 며느리에게 일렀다. 장정희씨(70·여·서울 양천구 신월7동)는 쌓였던 긴장이 풀리고 궂은 날씨가 이어져서인지 동생들에게 줄 선물을 준비하느라 바쁘게 돌아다니다 몸살이 났다.코트와 쌍가락지,영양제 등을 준비한 장씨는 “고향에 가기 전까지동생들에게 줄 모시적삼을 꼭 내 손으로 만들고 싶다”고 밝게 웃었다. 부인 이옥녀씨(72)와 딸 현실씨(51)를 만날 김사용씨(73·서울 영등포구 문래동)는 가난 때문에 남들처럼 선물을 준비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굴렀다.공공근로와 행상으로 살림을 꾸려가는 김씨는 “아내와 딸에게 근사한 옷을 선물하고 싶지만 형편이 여의치 않아 답답하다”면서 “남은 기간 곰곰이 생각해꼭 필요한 선물을 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 *방북단 탈락 26명…”다음엔” 희망 안버려 이산가족 방북단 100명이 확정된 지난 5일 북한에 있는 가족과 친지의 생사가 확인된 126명 가운데 최종명단에 끼지 못한 실향민들은 또다시 회한의 눈물을 흘리며 준비했던 선물보따리를 도로 풀었다. 우원형(64·禹遠亨·서울 서초구 잠원동)씨는 뜬눈으로 지샌 뒤 6일 새벽경기도 파주시 수양사를 찾았다. 이번에도 북한에 살아 있는 여동생을 만날 수 없는 슬픔을달래기 위해서다.아들 병희(丙熙·32)씨는 “경기도 개풍군이 고향인 아버지께서는 126명의명단에 든 뒤 어린아이처럼 기뻐하셨다”면서 “여동생에게 줄 한복과 의약품도 준비하셨는데…”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평남 신천 출신 강재필씨(74·여·전남 광주시 북구 인동)는 “북한에 사는조카들을 만나 돌아가신 부모님과 오빠의 생전 사진이라도 건네받으려 했다”면서 “100명이라도 헤어진 가족을 만날 수 있게 된 것만 해도 너무 좋은 일아니냐”고 아쉬움을 달랬다. 그는 “북한에 가족을 만나러 가는 분들 모두 한을 풀고 왔으면 좋겠다”면서 “그래야 이번에 못가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기도 개풍군이 고향인 장홍진(張洪珍·59·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씨는 “북한에 계신 누님을 만날 날을 손꼽으며 기쁨에 들떠 있었는데 다음 기회를기다릴 수밖에 없게 됐다”면서 “달러,약,옷가지 등 누님께 드릴 선물을 준비했는데…”라고 섭섭한 심정을 피력했다. 그는 “나보다 20∼30살이나 많은 분들이 주로 선정됐다는 얘기를 듣고 연장자에게 양보하는 것이 옳다고 위안했다”면서 “다음에 방북단을 선정할때 탈락자들에게 우선순위를 준다는 얘기도 들리니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전영우기자 ywchun@
  • 흉추부 척추고정술 개발

    인제대 일산 백병원 신경외과 손문준 교수팀은 국내 최초로 흉부 내시경을이용한 흉추(胸椎)부 척추 고정술에 성공했다고 18일 밝혔다. 척추 고정술이란 외상에 의한 척추 골절,척추의 퇴행성 질환 등에 시행하는 수술법으로 대부분 피부절개와 대량출혈로 많은 양의 수혈이 따른다.특히흉추부 병변의 경우 늑골제거와 근육절개가 필요한데 이런 개흉술(開胸術)을통한 척추 고정술은 수술후 심한 통증및 폐합병증이 문제점으로 지적돼왔다. 손 교수팀이 이번 성공한 수술은 늑골(갈비뼈)을 제거하지 않고 3∼4개의구멍을 통해 수술기구를 삽입,척추 고정과 골 융합을 하는 것으로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한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흉부 내시경을 이용한 비디오 영상을 보면서 환자의 늑골과 늑골 사이에 약 2㎝ 크기의 피부를 잘라낸뒤3∼4개의 구멍을 만들고 이를 통해 흉부 내시경과 수술기구를 삽입해 척추를 융합하거나 고정하는 것이다. 손문준 교수는 “이번 성공한 척추 고정술은 골절이나 디스크 탈출증,감염성 질환,종양 등 흉추의 다양한 질환에 모두 적용할 수 있다”며 “흉부의손상을 최대한 막아 수술후 통증이 줄고 회복도 빠를 뿐만 아니라 폐합병증을 극소화하고 흉벽의 변형을 방지하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 직장인 경부통 예방법

    ‘책상에 앉았을때 목을 앞으로 빼지 마세요’ 앉아서 장시간 근무하는 직장인들은 목이 뻣뻣하고 어깨가 아프다며 병원을찾아 경부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환자들은 대개 고혈압이나 다른병 때문이 아닌가 의심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경부통은 대부분 앉아서 일할때 허리보다 목을 앞으로 내밀게 되는 자세에서 비롯된다며 간단한 치료나운동으로 증세가 좋아질 수 있다고 말한다. 목등뼈(경추)는 옆에서 보았을때 앞으로 약간 볼록한 곡선형을 이룬다.그런데 목을 앞으로 내밀면 목이 직선으로 되는 경추직선화 상태가 되는데 이것이 경부통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라는 것이다.이 상태로 오랜시간 있게되면경추주위와 어깨 근육이 뻣뻣하게 되며 통증도 생긴다.이것이 긴장성 경부통이다.이 긴장성 경부통은 스트레스가 심할 수록 더 빠르고 심하게 나타난다. 긴장성 경부통을 그대로 두면 목근육과 어깨 근육에 ‘근막통 증후군’이생겨 근육속에 덩어리가 뭉쳐지며 어깨 팔쪽에 심한 통증이 생긴다.이러한상태가 누적되면 만성 경부염 혹은 심할 경우목디스크로 발전하게 된다. 의사들은 따라서 이같은 증상들을 예방하기 위해 평소 운동을 자주 할 것을권한다. 목을 상하좌우로 움직여 목 근육의 유연성을 유지하거나 머리와 손을 대고 서로 반대방향으로 힘을 주어 목 근육을 강화시키는 운동,머리를 한쪽으로 젖히고 계속 손으로 눌러 목 근육을 늘려주는 스트레칭 운동이 효과가 있다. 의사들은 특히 스트레스도 중요한 원인중 하나로 올바른 자세와 편안한 심리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김성호기자
  • ‘지하철公 장애인 안전 외면’ 법정투쟁 승소

    “다시는 이런 사고가 나지 않도록 장애인 편의시설을 고치는 계기가 된다면 더 바랄게 없습니다” 휠체어에 의존해 생활하는 장애인이 10개월간의 소송 끝에 장애인의 작은권리를 되찾았다. 주인공은 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1급 척수장애인 이규식(李圭植·31·서울광진구 구의동)씨. 이씨는 지난해 지하철 휠체어 리프트 추락사고를 당한 뒤 ‘장애인들의 안전한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며 서울시 지하철공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26일 법원으로부터 “지하철공사는 이씨에게 500만원을 지급하라”는 강제조정 결정을 받아냈다.강제조정은 재판부가 직권으로 원·피고간화해 조건을 결정하는 것으로, 당사자들이 2주안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판결과 같은 효력을 갖는다. 이씨는 지난해 6월28일 저녁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에서 전동스쿠터를타고 리프트에 올라 스위치를 조작하다 앞쪽에 설치된 안전판이 젖혀지면서계단으로 굴러떨어져 목과 허리 등에 전치 3주의 상처를 입었다.그러나 지하철 공사측은 “리프트는 법적 규격에 맞게 설치돼있었던 만큼 이씨의 사고는 개인적 실수”라며 책임을 회피했다.이에 이씨는 같은해 8월 서울지방법원에 “장애인 편의시설은 법적 최소기준에 맞출 것이 아니라 중증장애인이라도 혼자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설치해야 한다”며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다. 스쿠터를 탄 이씨에게 재판 과정은 험난했다.재판에 참석하기 위해 찾은 법원에는 장애인 편의시설을 찾아볼 수 없었고,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겨우법정에 도착할 수 있었다.법정 안에도 마땅한 공간이 없어 방청석 한쪽 구석에 벽을 바라본 채 재판을 방청해야 했다.사고로 다친 목의 통증도 쉽게 가시지 않았고,손은 계속 저려왔다.그러나 이씨는 포기하지 않고 재판때마다법정을 찾았고,결국 강제조정 결정을 이끌어냈다. 이씨의 소송을 대리한 임영화(林榮和) 변호사는 “이번 결정은 법원이 ‘장애인들이 홀로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했다는 것에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장애인연맹 박춘우(朴春雨·39) 사무처장은 “법원의 이번 결정이 기존 리프트의 편리성과 안전성을 보완하거나 새로운 리프트,엘리베이터 설치로이어져 장애인들의 사고위험을 줄이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록기자 myzodan@
  • 김미현 ‘설레는 그린 복귀’

    김미현(23·ⓝ016-한별)과 박세리(23·아스트라)가 지난달 17일 끝난 롱스드럭스챌린지대회 이후 한달만에 미 프로골프(LPGA)에 동반 출전, 첫 우승을 노린다.20∼22일 미 오하이오주 비버크리크의 노스CC에서 열리는 퍼스타LPGA클래식대회가 이들의 복귀를 기다린다. 지난달 말 칙필A채리티챔피언십대회 연습라운딩 도중 왼쪽 어깨 통증이 심해져 한방과 양의를 오가며 치료에 열중한 김미현은 꼭 한달만의 투어출전을앞두고 설레는 마음을 달래고 있다. 지난해 LPGA 데뷔후 2주 이상 쉬어본 적이 없는 그녀이기에 한달간의 휴식은 오히려 지루함마저 들게 했다.자기공명촬영(MRI) 결과 어깨부상 부위가 완전히 회복됐다는 진단을 받은 김미현은모처럼 시원한 샷을 날리며 ‘재기의 칼날’을 다듬고 있다. 지난 1일 칙필A채리티챔피언십대회에서 공동 7위를 기록한 뒤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우승을 노렸던 박세리는 결국 빈손으로 돌아와 ‘본고장 우승’에도전한다. 미국·일본·한국 무대에서 7위-10위-6위로 3주 연속 ‘톱 10’ 진입에 성공한 박세리는 내친김에 우승갈증을 해소하겠다는 각오다.아직 우승소식은없지만 98,99년의 같은 기간에 비해 올시즌 성적이 낫다는게 위안거리.말썽만 일으키던 클럽도 손에 익은 캘러웨이 X­12로 바꿨고 고국에서 부모님과팬들의 격려를 한몸에 받았기에 어느 때보다 예감이 좋다. LPGA투어가 플로리다,캘리포니아 등 해안지역 투어를 끝내고 한국과 조건이비슷한 내륙투어로 접어든 것도 이들에게는 반가운 일이다. 류길상기자 ukelvin@
  • 手足口病 5세이하서 많다

    전염성이 매우 강한 수족구(手足口)병이 번지기 시작해 어린이를 둔 가정에주의가 요망된다.연세대의대 세브란스병원 아동전문치료센터 김동수교수는“올들어 처음으로 지난주 수족구병 환자 5명을 진료했다”고 밝혔다. 수족구병은 최근 파주·홍성 지역의 소와 돼지에게 집단으로 발병한 구제역과 마찬가지로 손발 등에 물집이 생기는 병.장바이러스중 하나인 ‘콕사키바이러스’등이 일으킨다. 주로 생후 6개월에서 5세 사이에 발생하는데,전염력이 강해 놀이방이나 유치원 등에서 아이들 입·코의 분비물이 공기를 타고,혹은 피부접촉 등으로 급속하게 번진다.구제역과 달리 위험하지는 않으나,감염되면 손발과 입안에 쌀알에서 팥알 크기의 수포가 생긴다. 손발에 생긴 수포는 아프지도 않고 2∼3일 지나면 저절로 낫는 반면,입안의수포는 바로 터져 통증이 심하고 밥먹기가 어려워진다.환자의 20% 정도에서는 38도 전후의 열이 며칠간 계속될 수도 있다. 바이러스 종류가 수십종에 달해 아직 예방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상태.따라서 감염을 막으려면 철저한 행동수칙이 요구된다.김교수는 “일단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피하는 게 상책”이라며 “유치원 등에서도 환자가 발생하면집에서 쉬도록 해 격리해야 한다”고 말한다.물은 반드시 끓여 먹으며,외출후에는 소금물 양치를 하고 손발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일단 감염돼 열이 날 때는 해열제를,통증이 있으면 진통제를 사용하는 등 대증요법을 쓰는 수밖에 없다.김교수는 “감염돼도 발진부위를 깨끗이 유지하면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저절로 나으므로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임창용기자
  • “동아시아 전체 틀속에서 朝鮮 접근”

    “역사와 삶은 따로 있는 게 아닙니다.사료를 함부로 뛰어넘는 것도 위험하지만 그것에 얽매여서도 안되지요.역사 저술에는 언제나 생활현장이 중시돼야 합니다” 재야 역사학자 이이화씨(62)의 학문 세계에는 언제나 ‘도전과 집념’이란단어가 따라 다닌다.역사의 현장을 누비며 이론과 접목시켜 나가는 것도 그의 이같은 독특한 역사의식에서 나온다. 그는 최근 지난 95년부터 집필하고 있는 ‘한국사 이야기’의 세번째 산물인 ‘조선 전기편’(전 4권)을 출간했다.2003년까지 한길사가 계속 펴낼 시리즈는 총 24권 분량.우리 역사를 모두 되짚어 보는 방대한 작업이다.개인이 사건사와 정치사,문화사,경제사를 현장 답사를 통해 통사형식으로 쓰는 것은 해방 이후 처음이다. 이씨는 지난 98년 6월 ‘고대편’ 4권을 첫 출간한 뒤 지난해 1월 ‘고려시대편’(전 4권)을 써내 한국 중세사 연구에 새 바람을 불러 일으킨 바 있다. 그는 이에 대해 “해방이후 한국 역사학계의 연구성과를 생활사와 문화사적측면에서 풀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작업에 나선 95년 7월부터 전북 장수와 김제,경기도 구리 등으로 집필실을 옮기면서 매년 200자 원고지 5,000여장을 쓰고 있다.이같은 강행군으로 무리가 따랐는지 요즘 손의 마비증상과 어깨 통증으로 병원을 자주 찾는다. 조선시대편은 조선의 건국부터 청일전쟁(병자호란)까지를 아우른다.우선 조선시대사를 명·청 등을 포함한 동아시아 전체의 시각에서 접근하고 있다.따라서 그는 임진왜란은 조일전쟁으로,병자호란은 조청전쟁으로 용어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조선의 유교적 통치이념이 민중과 생활에 어떻게 작용했는지도 심층해부한다.음식 주거 의복이 시대에 따라 어떻게 변했는지,조선 여성들의 억압적삶은 어떠했는지를 살펴본다.예를 들어 담배의 유입 과정을 다루면서 광해군이 담배 냄새를 싫어해 어른 앞에서 담배를 피우지 않는 예절이 생겼다고 유래를 밝힌다. 이씨는 “조선시대의 역사는 많은 연구 결과물을 갖고 있어 고대와 고려시대보다 집필하기에 편한 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씨의 역사 관점은 주역사상의 대가이면서 야인 기질을 가졌던 부친 이달선생의 생활방식과 사상,학문의 방향에 영향을 크게 받았다.대구에서 태어나 16세때 가출,고아원 생활 등을 거치면서 광주고와 서라벌 예대를 중퇴하기도 했다.어린시절과 청년기는 방황과 새로운 세계의 경험,그리고 빈한한 생활의 연속이었다. 60년대 중반이후에는 민족문화추진위원회와 규장각에서 고전과 민족사를 연구했고,86년부터는 소장학자를 중심으로 역사문제연구소에서 답사기행을 주도해 학계에 새로운 기풍을 조성하는 결실을 거두었다. 저서로는 동학농민전쟁 인물열전,이야기 인물한국사,역사와 민중,한국의 파벌,허균 등 30여종이 있다.그는 요즘 ‘역사의 현장성과 생활화’란 일념으로 한달에 한번 꼴로 답사길에 오른다. 유홍준 영남대 교수는 “주위의 학문적 편의와 혜택을 터럭만큼도 받지 않고 오로지 진실을 밝히겠다는 뜻으로 40여년을 역사 탐구에 몰두해 온 것이그의 삶”이라면서 “‘한국사 이야기’도 이같은 의지의 결산물”이라고 말한다. 정기홍기자 hong@
  • ‘가슴통증’ 섣부른 자가진단은 금물

    가슴에 통증이 있다며 ‘혹시 심장병은 아닐까’‘폐암은 아닐까’걱정하는사람이 종종 있다.그러나 대부분은 정확한 검사 없이 스스로 진단한 것이다. 한림대의대 강동성심병원 호흡기내과 모은경교수는 “가슴에는 다양한 장기가 있어 원인도 무척 여러가지”라며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라고 충고한다.가슴엔 심장 및 대동맥 폐 기관지 식도 그리고 이런 장기를 보호하는 갈비뼈와 흉곽근육이 있다.이 장기 가운데 하나에라도 이상이 있을 때 가슴에통증이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심장질환 심장에 피를 공급하는 관상동맥의 질환이 대표적.동맥경화 등이원인이 돼 혈관이 좁아지면 심장으로 공급되는 혈액과 산소가 부족해 통증이일어난다. 가슴이 조여들거나 뭔가가 가슴 가운데를 짓누르는 것 같은 통증이 주 증상이다. 운동할 때,흥분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심해지다가 안정이 되면 통증이없어진다. 만일 이런 통증이 30분 이상 지속되고 땀을 흘리며 저혈압이 나타나면 심근경색에 의한 심장쇼크가 올 수 있으므로 즉시 병원에 가야 한다. 또 하나는대동맥 혈관벽이 찢어지는 ‘대동맥 박리’.동맥경화로 탄력을 잃은 혈관벽이 혈압을 이기지 못해 터지는 것.갑자기 발생하고 통증이 격렬하므로 대부분 응급실을 찾게 된다. ◆늑막질환 흉곽 내부를 둘러싼 늑막에 문제가 생겨도 흉통이 일어난다.늑막염과 기흉이 대표적.결핵이나 외상 탓에 주로 생기는 늑막염은 대개 옆구리나 아래쪽 가슴에 통증이 온다.기침이나 하품을 할 때,심호흡할 때 악화하는경향이 있다.손으로 갈비뼈 사이를 누르면 통증이 심해지기도 한다. 기흉은 폐와 흉벽 사이에 공기가 들어차 폐를 압박하는 것.폐에 구멍이 나공기가 새나와 생긴다. 이때 갑작스런 통증과 함께 호흡곤란이 온다.가슴 두께가 얇고 키가 크며 마른 사람은 폐 윗부분이 약한 편이어서 많이 발생한다. ◆식도질환 위식도 역류나 식도파열 등의 질환도 심한 가슴통증을 가져온다. 위산이 식도로 거슬러 올라오는 위식도역류는 식도 밑부분 괄약근이 약해져위산이나 음식물 역류를 제대로 막지 못해 일어난다.속쓰림과 함께 명치 위통증이 특징.협심증 증상과 비슷해 혼동하기 쉽다. 식도파열은 과음 등으로 심하게 토할 때 식도가 찢어져 생긴다.명치쪽이 찌르는 듯이 아프다.찢어진 틈새로 출혈과 함께 음식물이 새나와 쇼크로 사망할 수도 있다. ◆폐동맥 및 췌장 질환 폐동맥색전증에서 가슴통증이 나타난다.다리 정맥염으로 생긴 피딱지가 폐동맥으로 올라와 동맥이 막히는 것으로 운동량이 부족한 노인에게 많이 발생한다.통증이 있으면 폐암이나 폐렴을 걱정하기도 하는데 폐 자체에는 통증을 느끼는 신경이 거의 없으니 기우에 불과하다. 췌장염도 아래쪽 가슴에 심한 통증을 일으킨다.췌장내 소화효소가 췌장벽을녹이면서 밖으로 흘러나와 발생하는 것.단백질과 지방을 녹이는 강력한 분해력으로 다른 장기를 파괴하기 때문에 심한 출혈로 생명을 위협하기도 한다. 기름진 음식과 상습적인 과음이 주범이다. ◆심인성 원인 흔히 신경성이라고도 부르는 흉통은 대개 협심증 증상과 비슷하다.하지만 운동하지 않고 안정하고 있을 때 통증이 많으며,30분 이상 지속되나 다른 증상은 없다.통증 강도가 때에 따라 변한다.수초내지 수분 정도로짧은 시간 지속되는,콕콕 찌르는 듯한 통증도 심인성인 경우가 많다. 임창용기자 sdragon@
  • 대한매일 신춘문예 소설부문 당선작(II)

    ◆이슬털기-편혜영고양이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서라니.그는 짧은 대답을 마치고 운동화의 끈을 여덟 개 구멍에 천천히 넣어 X 자 모양으로 만든 후에 이제 모든 준비가 다 끝났다는 듯이 현관에서 발을 몇 번 굴렀다.오랫동안 물청소를 하지 않은현관에서 뿌옇게 잔먼지가 일었다.남편이 먼지를 없애기 위해 손사래를 치면서 현관을 나섰다. 남편이 아파트 단지까지 산책을 갔다가 돌아오는 것을 실은 한 번도 본 적이없었다. 산책을 마치고 돌아온 남편의 츄리닝 바지춤에서 부석거리는 잔모래가 떨어지거나,바지 끝에 풀섶 이슬이 묻어 있거나,저 아파트 앞으로는 8차선 도로공사를 하고 있어,라거나,아파트 외벽이 이만큼이나 높아졌어,팔을 벌리며설명하는 것을 듣고는 짐작했을 뿐이었다. 산책을 나가지 않고 집에 있을 때도 남편은 곧잘 베란다 창을 통해 새로 시공 중인 아파트 단지를 바라보았다.남편은 지은 지 20년이 다 되어 간다는,좁은 마당에 쥐가 들끓어 고양이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이 아파트 단지를끔찍하게 여겼다. 베란다 창문을 뚫고 들여오는쥐며 고양이의 울음소리를 들을 때마다 남편은 쥐새끼는 소리라도 안 내는데 저 놈의 도둑 고양이 새끼가 질러대는 소리는 시끄러워서 살 수가 없다고 투덜거렸다. 고양이들은 아파트 마당을 소리없이서성여 대다가, 발정기가 되면 길고 끊이지 않는 소리로 암컷을 불러 대곤했다.그 소리는 부쩍 떨어진 기온으로 잔뜩 냉랭해진 아스팔트 위로 길게 솟구쳐 올랐다.야생에 사는 쥐는 스스로 독초를 먹는다는 거야,부엉이나 올빼미가 얼씬하지 못하도록 내성을 기르는 거지.아파트 마당에다가 먹고 죽지 않을 정도로 쥐약을 뿌려야겠어,결국 쥐약을 먹은 쥐를 잡아먹다가 고양이가 죽게 될꺼야,그러면 저 지겨운 소리를 안 들어도 될테지,남편은 시선을 이제 반 너머 지어지고 있는 길 건너 아파트 단지를 바라보며 말했다. 남편이 시선을 거둘 줄 모르는 아파트는 최신 설계에 따라 시공 중이며 아파트 내부는 입주자가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다고 했다.높은 층에 살꺼야,베란다를 아주 넓게 하고,창은 아무 소리도 새어들지 않게 5mm 유리를 두장 쯤달겠어.남편은 밤이면 철근 뼈대가 그대로 드러나 보여 괴괴하기 짝이 없는 아파트 단지를 보며 꿈에 부푼 아이처럼 유리에 입김을 불어 조감도를 그리기도 했다.저 아파트 말이야,35평 분양가가 1억 4천이라는 거야,어디 급전쓸 데 없을까? 그는 꼭 내게라고 할 것 없이 베란다 유리창에 바짝 붙어 서서 시선을 여전히 주공 아파트 단지에 고정한 채 말했다.나는 그 말에는 대꾸하지 않고 몸 속에 켜켜이 쌓이는 독약을 어쩌지 못하고 자꾸 쓴 침만 삼켜대는 쥐를,그 쥐를 먹고 고통스러워 할 고양이를 상상하며 몸서리쳤다. 그러나 아파트 공사는 중단된 지 두 달이나 되었다.남편은 그것을 모르는 걸까.산책을 나갔다 오면 어김없이 저 아파트 말이야,마치 그쪽으로 산책을 나갔다 온 사람처럼 얘기를 했다.오늘은 저기 뒷동의 외벽이 유난히 높아 보이는 거야,어쩐지 퇴근 무렵에 인부들이 유난히 몰려 있더라고.현장 사람들이그러는 데 석달 정도면 외관 공사는 마무리 될 것 같다는군,석달이면 말이야. 나는 이미 8층에 사는 반장 여자를 통해,저 아파트 공사장에서 인부가 하나떨어져 죽었는데,회사측에서 보상액을 턱없이 낮게 책정하는 바람에 임금 노동자들이 반발하고,노동쟁의까지 일으키는 바람에 일손을 놓고 있다고,게다가 회사 간부가 계약자들한테 받은 착수금을 갖고 해외로 도망쳐서 회사측에서는 더할 수 없이 자금란을 겪고 있다는 것을 들어 알고 있었다.그런데도,나는 남편의 말에 간혹 대거리까지 해가며 짐짓 그 사실을 모른 척 했다. 수정이 나를 부르러 왔다.마당에 상청이 다 마련되었다고 했다.울었는지 수정의 눈이 잔뜩 충혈되어 있었다. 병풍을 친 마당에는 조상상과 망자를 위한 상이 따로 놓여 있었다.무녀는 도사중의 영력으로 임신하여 ┌欲屛? 제석님네 맏딸아기가 아들을 낳아 남편을 찾아간다는 내용의 소리를 하고 있었다.맏딸아기가 찾아가자 곧 제석이 중노릇을 파하고 큰 법당은 헐어내어 몸채 팔간을 짓고 큰 장삼은 뜯어내어 홑이불이 제격이며 목탁은 쪼개내어 장종지로 쓰고 장죽장은 분질러서 부지깽이로 쓰시어어,하는 긴 소리의 사설이 이어졌다.소리가 끝나자 무녀가 관중과고인을 상대로 재담을하기 시작했다.주발 뚜껑을 땡땡 치면서 염불도 하고,업도 불러들이고,바라춤을 추기도 했다.마당에 둥굴게 모여 구경을 하던 마을 사람들도 무녀와 하나가 되어 신나게 춤을 추었다.고인들도 아까의 오열을 잊고 일어나 어느 샌지 흐흐 웃음을 흘리며 덩더쿵,사람들과 함께 춤을추었다.수정도 박수로 박자를 돕고 있었다.나도 어색하게 두리번거리다가 수정을 따라 박수를 쳤다.춤은 사람들의 웃음 속에 한참이나 계속되었다. 춤을 추고 난 후에 무녀가 천막을 친 기둥에 무명 한 끝으로 쌀 담은 주발을 묶어 맨 후 나머지 헝겁에 일곱 개의 매듭을 만들었다.무녀는 신칼을 들고 서서 고풀이 무가를 잠시 불렀다.불쌍하신 최씨망제,최씨망제가 새앵전에 매애치인하안으을 고오로로 푸우러러 가시오오,축원한 후 고를 들고 춤을 추며 너울지게 흔들어서 하나씩 매듭을 풀어갔다.왠일인지 고는 쉽게 풀리지 않았다.이승에서 풀지 못하고 저승까지 가져간 한을 뜻한다는 고를 풀기 위해 애쓰는 무녀를 보자,아직 예 남아 있는 그의 영혼이 저 고를 놓지 않는가 보다는 생각도 들었다. 지은이도 왔구나. 누군가 어깨를 툭,치며 알은 체를 했다.강호 선배였다.나는 반가운 마음보다 강호 선배가 왔으면 은미도 오지 않았을까 싶어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가까이에 은미는 보이지 않았다. 예정일이 언제니,배가 많이 나왔다,은미도 임신해서 못왔어. 강호 선배는 내가 왜 두리번거렸는지를 알아채고 말했다.은미와 강호선배는 작년에 결혼을 했다. 강호 선배 어디 있었어요?수정이 다가왔다.아까 수정이 그의 방 문앞에서 만난 사람이 강호 선배였던듯,수정과 강호 선배는 오랜만일텐데도 안부 인사가 없었다.아직도 무녀가 쩔쩔매며 풀리지 않는 매듭을 잡고 있자,그의 큰 누이가 나가 고를 푸는 것을 도왔다.드디어 첫 번째 고가 풀렸다.사람들이 와아,길게 환호성을 질렀다. 첫번째가 풀리니 나머지는 쉬웠다.무녀가 모두 풀어진 고를 든 채 염불로 망자의 극락왕생을 빌고 식구들을 축원해 주었다. 드디어 고가 풀렸다고,정말로 그가 생전에 한이라도 남기고 갔으면,다 풀렸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덩달아 박수를 쳐대다가 나는 다시 배를 잡고 허리를 구부렸다.뭔가가 뭉클,아랫도리로 쏟아지는 느낌이 났다. 나는 다시 그의 방으로 왔다.수정은 강호선배를 내보내고,마당에서 아까 나를 부축했던 아주머니를 찾아 데리고 왔다.아주머니는 내게 밑에 뭐시 묻었소? 라고 물었다. 나는 축축한 팬티를 벗어 보았다.피가 섞인 끈적끈적하고 맑은 점액 덩어리가 묻어 있었다. 이슬이라요,이것이.아가 나오기 전에 자궁이 벗개지면서 쪼께 피가 나는 것이요,배 많이 아프요? 곧 아가 나올 수도 있겠어라요.나는 몸을 활처럼 휘고 잠깐 누워 있었다.마당에서 다소 느린 흘림 장단이 들려왔다.나는 이미 사라져버린 진통을 털고 문을 열었다.수정이 바람도 찬데,나오지 말라고 두꺼운 이불을 꺼내어 덮어 주려고 하였으나,나는 마당으로 나갔다.영혼으로라도 그가 돌아가는 것을 보고 싶었다. 그가 갑작스럽게 며칠 전,그는 잔뜩 신이 나서 임신 4개월 밖에 안 된 주제에 아기의 배냇저고리를 사겠다고 남대문 시장을 돌아 다녔다.나는 아기를 가졌다는 말 이후로 몰라보게 달라진 그가 환멸스러워서 모든 것이시큰둥해 있었다.그게 그거인 좁은 시장통을 몇 바퀴 도는 동안 너무 지쳐 버려서 세 시간쯤이 되자 아무 옷이나 사 버렸다.커다란 테디 베어가 조악하게 프린트된 옷이었다.순면도 아니어서,갓난아기에게는 도무지 입힐 수가 없는 것이었다. 신세계 백화점 앞에서 나는 아기의 배냇 저고리가 담긴 비닐 봉투를 그의 손에 쥐어주고,아기 지울꺼야,혼잣말처럼 중얼거리고 마침 도착한 좌석 버스를 탔다.그가 버스를 타려는 나를 잡았으나 있는 힘껏 그의 팔을 뿌리치고 재빨리 뒷좌석에 몸을 파묻고 눈을 감았다.버스는 바로 출발했다.눈을 떴을 때 그가 지하보도로 느릿느릿 걸어들어가고 있는 것이 보였다.점점 어두운 구멍 속으로 빠져 드는 그의 뒷모습을 보면서 나는 너 때문에 충분히 불행하다 ,네가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나쁜 공기처럼 늘 우리 곁을 떠돌게 마련인 죽음의 신에게 음울하고 갈라진 목소리로 중얼거리고는 곧 병원으로 가 수술을 받았다. 그런데 정말 그가 죽어 버렸다.횡단보도에서 유아들을 태운 12인승 미니 버스에 치이던 날 같이 있던 성우선배는 이상하다고,건너 편에 선 나를 보고 길을 건너던 기환이가,갑자기 판화처럼 멈추어 서더라고,그리고는 가깝게 다가오는 노란색 버스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고,신호등도 없는 횡단보도여서 사람들은 기환의 곁을 빠르게 걸어 지나갔다고,그런데도 기환은 조금도 움직이려 들지 않았다고 그의 학생증 사진을 확대해서 만든 영정 사진 앞에서 울먹이며 말했다. 그가 죽자 없던 입덧이 생겨났다.입덧이라니.터무니없었다.이미 내 자궁은 내게 음식 냄새를 거부할 만한 어떤 것도 담고 있지 않았다. 수술은 봄날의 낮잠처럼 짧고도 평온한 것이었다.얇은 가운만을 걸친 채 벌린 다리가 수술대의 차가운 난간에 가끔씩 부딪쳤다.그럴 때마다 나는 언젠가 과학잡지에서 보았던,혈관이 그대로 드러날 정도의 얇은 살갗을 가진 16주된 태아가 씨앗같은 눈을 감고 있는 사진을 떠올리며 몽롱하게 마취되어 갔다.4개월 된 태아의 죽음에는 암울한 흑백 사진도,값싸고 아린 만수향내도 나지 않았다.눈물도 아까울 만큼 수술은 금방 끝났다. 나는 우욱,먹은 것을 토해내고 질질 침을 흘렸다.대학 병원 전체가 장례식장인 듯 어딜가나 전을 지지는 기름내와 비릿한 육계장 냄새,만수향내가 났다. 포르말린 냄새가 지독해서 물도 마시지 못하다가 그의 하관식 날,나는 정신을 잃었다. 굿을 시작하면서 안방의 병풍에 걸려 있던 그의 한 벌뿐인 양복을 내려 마치 산 사람이 입은 것과 꼭 같이 만들어서 가마니 위에 펼쳐 놓고 이를 말아 일곱 매듭을 묶어 세웠다.그 위에 술을 만드는 누룩을 놓고 다시 사람 모양으로 오린 넋을 놋쇠 주발 속에 넣어 뚜껑을 덮은 다음 그 위에 바가지를 덮었다. 무녀가 신칼로 솥뚜껑을 두드렸다.저승문을 두들겨 여는 것이라고 했다. 선배가 가려나 보다. 나직하게 한숨짓는 목소리로 수정이 말했다. 나는 그가 가는 길은 어딘가,혹 그가 죽은 후,마음 속으로 그의 무덤 곁에묻었던 우리의 4개월 된 아이와 함께 가는 것은 아닌가,아득하게 눈을 돌려 영혼이 올라간다는 바닷길이 있는 쪽을 보았다가,먼 하늘에 돛대도 없는 쪽배인 듯 조금 차 오른 상현달을 보았다.무녀가 그의 옷을 넣어 만든 영돈을 쑥물,향물,청계수 순서로 빗자루에 묻히어 머리로부터 아래로 씻겨가기 시작했다.진양조의 긴 소리가 이어졌다.나야아 시러어어어 에에 헤이이이히로오 넋이로오오고나아아아 넋이이로오고나아.장구와 징만으로 된 진양조의 가닥이 슬프게 들리는지 그의 작은 누이가 울음을 터뜨렸다.그의 어머니가 손을 맞대고 빌면서,부디 이승에서 맺힌 원한풀고 맑은 물로 깨끗이 씻겨 극락왕생하소서 기구하는 짧은 소리를 했다.망자는 마르고 깨끗해야 환생할 수 있는데 망자의 원한이 이슬이 되어 젖어 있기 때문에 이를 씻겨 주어야만 극락왕생할 수 있다고 해서 이슬털기라고 한다는,씻김이 지나가고 있었다. 사람들 꿈에 선배가 나타난대,그의 어머니도 여러 번 꿈을 꾼 모양이야,아무래도 선배가 떠나지 못하는 것 같다고 굿할 날을 받았다는 거야,실은 우리가 떠나보내지 못한 걸텐데 말이야.수정이 잠깐 뜸을 들이다가 말을 이었다.나도 선배의 꿈을 꾼 적이 있어,꿈에 선배가 얼마나 인상을 쓰고 있던지 무서워서 잠이 깼어,그 눈이 얼마나 무서운지,아직도 가끔 생각이 난다.나도 딱한 번,꿈 속에서 그를 만났다.꿈 속의 그는 나를 등지고 서서 어디론가 걸어 가고 있었다.뒷모습에 불과한 남자의 영상을 그라고 생각한 것은,내가 그의 이름을 부르자,사내가 멈칫 걸음을 멈추고,이내 서서히 돌아섰기 때문이었다.나는 돌아서는 남자의 얼굴을 보지 못하고 잠이 깨었다.지은아,가자,난선배 넋도 풀고,빚진 것 같은 내 마음도 풀고 와야겠다.너한테 수술하라고 다그친 게 내가 아니니.아무래도,선배가 그것 때문에 넋을 놓고 죽어 버린것 같아서 말이야.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수정의 목소리가 조금씩 잦아들었다. 무녀가 솥뚜껑을 연 후에 신칼로 바가지를 쳐서 독에 담긴 물 위로 떨어지게 하였다. 넋이 담긴 주발을 다시 한 번 쑥물 향물 비누 맑은 물로 씻기고 바가지 위에 얹어 놓았다.바가지는 배가 되고 독안의 물은 저승으로 가는 강이 된 것이다.망자는 쪽박 배를 타고 이승을 떠나 저승으로 가는 것이다.천천히 무녀가 신칼로 바가지를 돌리자 무녀를 돕던 다른 무녀가 아,배삯을 내야 저승으로 가지,하고 소리를 질렀다.그의 누이와구경꾼 몇이 바가지 속에 돈을 놓으니 쪽배는 금방 속력을 내어 빠른 속도로 회전하며 저승으로 가버렸다.그는잠깐이라도 들렀던가,다시 빠른 속도로 떠나 버렸다. 진통은 언제라도 내게 닥칠 수 있다는 기미를 팬티에 흘려 놓고 사라져 버렸다.사방에서 불어오는 찬바람처럼 때없이 닥치는 진통으로 나는 미처 내게닥친 진통이 몇 분 간격인가를 헤아리지 못하다가,진통은 20분이 채 못되는시간꼴로 한 번씩 오는 것을 깨달았다.만약 여기서 아기를 낳는다면…나는갑자기 두려워져서 가만히 방으로 들어가 남편에게 전화를 했다.이미 새벽세 시가 가까워오고 있었고,긴 산책 후 돌아와서는 깊은 잠에 골아 떨어지는 남편은 전화도 받지 않았다.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어주지 않는 남편을 잠깐원망하며 나는 어두운 방에 오도카니 앉아 치마 아래로 이슬이 비친 팬티를 벗어 버리고 몽골한 새 팬티로 갈아 입었다.그 때,진동으로 해두었던 핸드폰이 울렸다.남편이었다.자다 깬 듯 졸려운 목소리였다. 이왕 간 거니 어쩔 수 없쟎아,조심해서 있다 오라구. 굿이 끝나는 대로 출발할 생각이예요. 재촉하려는 뜻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도 나는 지레 그렇게 대답했다.아니야,한숨도 못자고 운전하는 당신 친구도 생각하라구.다만 몇 시간이라도 좀 자 둬. 나 때문에 깬 거예요?미안해 할 필요 없어,산책을 안갔다 와서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하고 있었어.당신,산책을 안 나갔어요?좀 의심스럽다는 듯이 되물었다. 그래,고양이 죽이는 일도 지겨워,사방에 쥐약 뿌리는 짓을 몇 번 했더니 어제는 드디어 죽은 고양이를 네 마리나 보았어,당신 생각대로 신축 아파트 공사장 따위는 가지도 않았다구.애기가 저 고양이 소리를 안 듣게 되서 기분이 좋아.난 좀 자야겠어,당신도 좀 자두지 그래.남편이 선하품을 하며 전화를 끊었다.나는 밤이슬 젖은 풀섶을 뒤적이며 쥐는 죽지 않을 만큼,종내는 고양이가 죽을 만큼의 쥐약을 흩뿌리고 있었을 남편을 떠올려 보았다.어이없고 황당한 마음 한켠으로 고양이 소리 따위에 마음 속에서 확확 불길이 치솟는 그의 마음을 몰랐던 것 같아 안쓰러워지기도했다. 무녀가 대바구니 속에 쌀이며 망자의 옷,넋을 담고 지전으로 장식한 넋상자를 다리 위에 올려 놓고 쌀을 천 위로 뿌리면서 신칼을 들고 소리를 했다.안방에서는 그의 작은 누이가 무명천으로 만든 질베의 한 끝을 잡고 마당에서는 동네 아주머니가 한 끝을 잡고 있었다.무녀가 신칼과 넋상자를 다리 위로 조금씩 움직여 닦으면서 염불을 했다. 가족에게 하직 인사를 하고 저승 고개를 넘어가는 것이라고 했다.넋상자를 질베 밑으로 넣어 한 바퀴 돌린 후 망자가 편히 저승에 갈 수 있도록 길을 닦은 후 마당 쪽에서부터 베를 걷어 안방에서 들고 가족들 축원을 잠깐 했다.이제 망자는 극락으로 천도했고,자손들 발복하게 축원도 했으니 한 번 놀고 가자면서 무녀가 춤을 추기 시작했다. 동네 사람들도 덩달아 장단을 맞추며 춤을 추었다. 춤은 오랫동안 계속 되었다.수정은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선배며 후배들을 만나고 있는 모양이었다.사람들이 하도 많아서이기도 했지만,사람들마다 춤사위가 워낙 커서 나는 점점 뒤로 밀리고 있었다.옆에 서 있던 아주머니 한 분이 발을 구르고 크게 팔을 내두르는 손짓에 슬쩍배가 맞았다.팽팽한 고무줄처럼 바짝 조여 있던 배가 약하게 떨려 왔다.무녀가 굿상의 음식을 조금씩떼어 바가지에 담고 있었다.왼손에 바가지 오른손에는 빗자루에 손대를 들고 마당에 서서 굿에 따라든 잡귀에게 풀러 먹인 후 대문을 활짝 열고 바깥에다 버렸다.나는 가늘게 밑에서부터 거슬러 올라오는 통증에 잠깐 휘청였다. 마당 가운데 그의 옷 넋을 태우기 위한 불꽃이 길게 퍼져 올랐다.벌써 저편으로 연하게 동이 터 오고 있었다. 그의 어머니가 불꽃 속에 그의 옷가지며 책들을 던져 넣었다.그의 누이가 누런색 곰인형을 들고 나오더니 거리낌없이 불길 속에 던져 버렸다.인형은 솟아오르는 불기둥 근처에 떨어져 타박타박,날라오는 불씨에 조금씩 타고 있었다.나는 허적이며 인형을 향해 손을 뻗쳤다.인형은 태우지 마세요,말은 입속에서만 크게 울렸다.사람들 몇이 춤을 추다 말고 나를 쳐다보았다.그 때,몸이 찢겨지는 듯한 통증이 다시 아래로부터 솟아올랐다.진통은 아까보다 더 지독한 것이었다.나는 휘청거리는 것으로는 막지 못하고 바닥에 스러져버렸다.초겨울 바람에 잔뜩 얼어 있던 땅이 임부복을 입고 있는 내 몸에 닿자,나는 진통 때문인지 추위 때문인지 다시 한번 몸을 웅크렸다.아슴하게 사람들이 서서히 내게로 다가오는 게 보였다.진통은 멈추지 않았다.누런 곰인형은 여전히 날아드는 불씨에 조금씩 타 올라 이제는 불꽃을 내뿜는 전설 속의 용처럼 온통 붉은 빛을 발하고 있었다.아랫도리로 뭔가가 뭉텅,빠져나오는 느낌이 들면서 원피스가 따뜻하게 젖어갔다.왠일인지 흙바닥이 더이상 차갑게 느껴지지 않았다.다리 사이에서는 뜨거운 액체가 연신 흘러나오고 있었다.나는 따뜻하게 젖어가는 땅 위에서 혼몽하게 정신을 놓칠 것만 같아서,이를 꽉 물고 내게로 다급하게 모여드는 사람들을 쳐다 보았다.누군가,어째야 쓰까나,양수가 터져 버렸네,크게 소리를질렀다.자꾸만 감기는 눈을 똑바로 뜨고 나를 안아 일으키려는 얼굴을 바라보려고 미간을 찌푸렸다. 누군지,그 사람의 얼굴 뒤로 보이는 달은 아까보다 조금 더 차오른,상현이다.
  • [공직탐험] 시골역장 (2)

    간이역의 역장만큼 주민들의 삶 속에 어우러져 호흡을 함께하는 공직도 흔치 않다.세월이 변해도 역장에게는 어렵던 시절 고향을 떠나던 사람들에게‘잘살라’며 손을 흔들던 모습이 실루엣처럼 기억 속에 남아 있다. 지금도 주민들의 짐을 들어주거나 기차를 놓친 휴가병을 화물차에 태워보내는 모습을 보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역장들은 지역별로 있는 월별 ‘기관장회의’에 참석하여 읍장·우체국장·농협장 등과 지역현안을 논의한다.뿐만 아니라 지역문화제와 경로잔치,학교졸업식 등 각종 행사에도 단골손님이다. 강원도 정선군 사북읍 사북역(태백선) 김익남(金益南·49)역장은 지역축제와 체육대회 등이 몰린 가을에 접어들면서 3∼4일에 한번꼴로 행사에 참석한다.김씨는 주민들과 얼굴을 익히려고 하루 1개 열차 정도는 반드시 매표와집표를 직접 담당한다.좁은 바닥인데다 주민들은 대개 역을 통해 외지를 다녀오기 때문에 매·집표는 주민들과의 만남의 시간이나 마찬가지. 이런 식으로 낯을 익힌 주민들은 명절때 음식을 갖고 오거나 철도청 소유부지 임대 등 민원을 갖고 역장을 찾아오곤 한다.경기도 양평군 지제면 일신2리 주민들은 지난해 쌈지돈을 모아 변변한 집기하나 없는 구둔역에 응접세트를 기증했다. 경북 경주시 안강읍 안강역(동해남부선) 최해암(崔海岩·48)역장은 지난 95년 5월부터 지금까지 효자·호계·안강역 등을 거치면서 54회에 걸쳐 지역소식지를 발간했다.월간으로 발행되는 이 소식지는 열차 정보는 물론 역 주변에서 일어나는 주민들의 소식을 담아 인기를 끌고 있다. 역장은 때로 인생상담역도 된다.생활고나 부부간의 갈등으로 가출하려 했다가 막상 떠나지 못하고 대합실에 머물러 있는 사람을 설득해 돌려보내곤 한다.강원도 동해역에서는 대합실에서 갑자기 통증을 느낀 산모가 역 숙직실에서 세 쌍둥이를 낳은 일까지 있다. 주민생활과 밀집한 연관이 있기에 역장은 지역상황에 따라 위상의 부침을겪는다.90년대 이후 탄광경기가 기울어지면서 탄광지역에 있는 강원도 태백·사북·고한역은 나날이 역세가 위축되고 있는 반면 해돋이 하나로 갑자기뜬(?) 정동진역에는 사람들이넘쳐난다.역장의 위상도 그만큼 높아지고 있다. 오진호(吳陳澔·35)고한역장은 “역에서 싣는 석탄량이 10분의 1 수준으로줄었다”면서 “예전에는 역에 늘 활기가 넘쳤으나 폐광과 함께 역도 활력을잃어가고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 김학준기자 hjkim@
  • 관절 붓고 아프면 통풍

    지난 겨울 모처럼 스키장에 간 회사원 전모씨(36).다음날 아침부터 무릎이참기 어려울 정도로 쑤셔 정형외과를 찾았다.X선 촬영결과 의사는 인대가 늘어났다며 다리에 깁스를 했다.하지만 나중에 정밀진단한 결과 관절염의 일종인 통풍(痛風)임이 밝혀졌다.보름동안 깁스를 한채 헛고생만 한 것. ?통풍이란 관절염의 일종으로 요산이 관절에 쌓여 염증을 일으켜 생긴다.요산은 음식에 들어 있는 퓨린이란 물질이 분해되면서 생기는 찌꺼기.혈중 요산이 농도가 짙어지면 결정체가 돼 관절이나 그밖의 조직에 쌓인다.퓨린 함량이 높은 음식물이 주범이지만 이뇨제나 아스피린을 장기복용해도 발생하며유전적 요인도 작용한다. 80∼90%가 남성환자로 국내에 약 15만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첫증상은 40∼50대에 주로 나타지만 최근엔 30대 발병도 증가하는 추세다. ?증상 염증에 의해 관절이 붓고 빨갛게 되며,열이 나면서 심한 통증을 느낀다.급성인 경우 바람만 스쳐도 아플 정도다. 염증으로 인해 관절 부위의 피부가 팽팽해지고 윤이 난다.보통 처음에는 엄지발가락 관절에 나타나지만 무릎이나 손 발 손목 발목 팔꿈치 등에도 생긴다. 통풍은 초기에는 발생 빈도가 적고 통증이 며칠간만 지속된다.하지만 관리를게을리하면 점차 자주 발생하고 길게 지속되면서 관절을 손상시킨다. 요산의침착물인 통풍결절은 신장이나 요관 등에서 결석을 만들기도 한다. ?치료와 예방 통풍은 일단 발병하면 완치하기 어렵다.따라서 예방이 최선. 가장 중요한 것이 음식 조절이다.우선 지방질 음식이나 요산 생성의 주범인퓨린이 많이 함유된 식품을 피해야 한다. 동물 간이나 민물조개 멸치 생선알 정어리 고등어 동물내장이 특히 해롭다. 쌀·밀가루 등 소맥류나 김·다시마 등 해조류,야채류 등에는 퓨린이 거의없다. 비만한 사람은 체중을 줄여야 하지만 갑작스런 다이어트는 혈중 요산농도를증가시켜 통풍을 악화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통풍이 발병하면 전문의 처방에 따라 식이요법과 함께 요산배설제나 요산을용해시키는 약물인 알로퓨리놀 등을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관리만 제대로 하면 고통 없이 정상생활을 할 수 있다.집에서 통풍 증세가 올 때는 일단 안정을 취하고 찬찜질과 냉마사지를 해주면 통증이 다소 가라앉는다.수분이 부족하면 소변의 요산 농도가 높아져 통풍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하루 2ℓ이상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통풍의 한방요법 동의보감에서는 몸의 저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오랫동안차고 습한 곳에 노출되거나 땀을 많이 흘린 뒤 찬바람을 쐬면 풍한습(風寒濕)의 나쁜 기운이 외부로부터 침입해 발생한다고 돼 있다. 경희대한의대 침구과 이윤호교수는 “실제로 차고 습한 곳에 노출되면 증세가 심해진다는 환자들이 많다”며 “이러한 환경에 노출되지 않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치료는 식이요법과 함께 침,약물치료를 병행한다.침은 통풍이 있는 관절 근처의 몇개 혈을 치료해 진통,소염,해열 효과를 유도한다.약물은 환자 증상과체질에 따라 소염·진통·거습 작용이 있는 대강활탕, 소풍활혈탕 등을 적절히 이용한다. 만성 통풍에는 가정에서 쑥뜸을 이용해도 효과가 좋다.쑥을 사다가 쌀알크기로 비벼 아픈 부위에 얹어놓고 불을 붙이면 된다. 임창용기자 sdragon@
  • [보완의학교실] 추나요법(상)

    88서울올림픽 때 사람들은 외국선수 팀닥터가 경기중 삐거나 탈골 등으로부상을 입은 선수들을 그 자리에서 치료하는 것을 보고 놀라워했다.그 의사들은 카이로프락틱 의사(Chiropractor)였다. 카이로프락틱은 이미 오래전부터 중국과 우리나라에서 시행되던 추나(推拿)요법과 그 치료기전 및 원리가 같은 것이었다.하지만 그동안 별로 알려지지않았다가 올림픽을 계기로 의료인과 일반인에게 큰 관심거리로 부각됐다. 추나(推拿)요법이란 한마디로 손과 보조기를 사용해 인체의 경혈이나 척추,관절을 밀거나(推) 당기는(拿) 방법으로 생리적,병리적 상태를 조절해 병을낫게하거나 호전시키는 임상치료법이다.척추나 각 관절의 부정렬은 인체의기혈(氣血)순환 기능에 장애를 초래해 인체에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영향을주게 된다.추나요법은 바로 이같이 틀어진 척추와 관절을 정상위치로 돌려놓음으로써 기혈의 흐름을 원활하게 한다. 이러한 원리는 ‘자연 치유력’이라고 불리는 인체 스스로의 조절기능을 폭넓게 활용하는 것을 의미한다.즉 비정상적으로 왜곡돼있는 몸 상태를 정상적으로 회복시켜 각종 질병을 치료하는 것이다. 추나요법은 최근 디스크,통증질환 등 난치성 질병과 중풍 등 마비성 질환에 뚜렷한 효과를 나타낸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서 ‘제3의학’으로 주목받고 있다.추나요법은 그 원리상 근골(筋骨)계 질환에 치료효과가 뛰어나다.사지관절의 염좌,오십견,척추 측만증,관절염,신경통 등이 주요 치료대상이다. 하지만 두통,불면증,소화장애,변비,생리불순,불임,성장촉진,치질,호흡기 질환,혈액순환장애 등 내부 장기의 기능저하로 나타나는 증상에도 약물투여와병행하여 좋은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요즘 대체의학이 세계적으로 붐을 이루고 있다.이는 아마도 몸에 해를 끼치지 않으면서 인체의 면역력을 높여 스스로 질병에 대항하도록 돕는 치료기전이 어필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추나요법은 최근 근본적인 치료가 어려운각종 난치병을 치유하는데 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따라서 좀더 집중적인 연구가 이루어진다면 앞으로 각종 난치병 정복을 위한 유망한 의학 분야로자리매김될 것이 확실하다.(02)325-2131이민석 해동한의원 원장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