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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성 안 된 자전거길 벗어났어도 車사고 땐 보험금 100% 받아야”

    “완성 안 된 자전거길 벗어났어도 車사고 땐 보험금 100% 받아야”

    “보험사 85% 배상” 판결 뒤집고 항소심 “유족에 13억 모두 줘라” 포트홀 등 지자체 배상 판결 증가 기온이 올라가면서 한강을 비롯해 곳곳에서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자전거 사고도 늘고 있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2010년 1만 1259건이었던 자전거 사고는 2014년 1만 6664건으로 5년 새 48%가 늘었다. 관련 손해배상 소송도 이어지고 있다. 법원은 자전거 전용 도로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는 경우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의 관리 책임을 묻는 경향이 있다. ●자전거 사고 한해 1만 6664건 달해 외국계 은행에서 퇴직한 김모(당시 48세)씨는 2013년 4월 경기 의왕시에서 열린 자전거 동호회 모임에 나갔다 사고를 당했다. 편도 3차로 도로의 3차선을 동호회원들과 함께 달리다 차로 변경을 시도하던 자동차가 김씨의 자전거를 덮쳐 김씨가 사망한 것이다. 김씨의 유족은 자동차 운전자가 계약한 보험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보험사는 김씨가 차도 옆 자전거 도로를 이용하지 않아 사고가 났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도 보험사의 주장을 받아들여 보험사 책임을 85%로 제한했다. 유족 손해배상금은 4억 6000만원이 인정됐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판단을 달리했다. 서울고법 민사14부(부장 정종관)는 1심과 달리 보험사가 김씨 유족에게 13억 8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자전거 도로가 건설됐지만 지자체가 노선을 지정·고시하지 않아 피해자가 꼭 이용해야 할 법적 책임은 없었다”며 “도로의 시작 부근에 간판도 없었고 포장이 벗겨진 곳이 있어 실제로 자전거가 다닐 수 있는 상태도 아니었다”고 밝혔다. 자전거 운전자가 움푹 팬 ‘포트홀’을 피하려다 자동차와 부딪혀 다친 사건에선 도로 관리 책임을 맡은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을 물었다. 서울고법 민사32부(부장 유남석)는 택시연합회가 서울시를 상대로 낸 구상금 지급 소송에서 “9100만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재판부는 도로 관리상 하자가 운전자 과실과 결합돼 사고가 났다고 판단했다. 도로 가장자리에서 자전거를 타던 운전자가 마주 오던 자전거와 부딪혀 길 아래로 떨어져 사망한 사건에서도 지자체의 책임을 물었다. 서울고법 민사22부(부장 한창훈)는 사망한 유모씨의 가족이 국가와 경기 고양시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국가와 지자체는 보행자나 자전거 등의 추락 위험성이 많은데도 방호울타리를 설치하지 않아 사고의 개연성을 높인 잘못이 있다”면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자전거도로 70%가 보행자 겸용 이재용 한국교통연구원 전문연구원은 20일 “자전거 도로의 70%가 보행자 겸용 도로이고 물건이나 차량으로 점거된 경우가 많다”며 “차도로 몰릴 수 있는 자전거 운전자는 헬멧, 전조등, 후미등 등 최소한의 보호장비를 갖춰야 하며 지자체도 자전거 도로를 정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열린세상] 무죄와 결백 사이/민만기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무죄와 결백 사이/민만기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저축은행으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어느 유력 정치인에 대한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사건 상고심에서 최근 대법원은 무죄 취지로 파기 환송한 바 있다. 해당 정치인은 즉각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의 무리한 수사 때문에 3년 반 동안 탄압을 받아 왔으며, 이와 같은 불행한 일이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무죄는 전문 법률용어다.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하는 경우는 피고 사건이 범죄로 되지 아니하거나 범죄 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다. 먼저 범죄로 되지 아니하는 경우란 범죄 사실이 모두 증명되더라도 법리적으로 죄가 되지 않는 경우다. 예컨대 만 14세 미만의 어린이가 살인죄로 기소됐다면 설사 살인의 범죄 사실이 인정되더라도 형사미성년자로서 이른바 책임조각 사유에 해당하므로 법원은 무죄를 선고해야 한다. 또한 피고인이 남의 집 유리창을 깬 혐의로 기소된 경우 재판 결과 실수 탓인 것으로 밝혀졌다면, 재물손괴죄는 과실범 처벌 규정이 없기 때문에 법원은 역시 무죄를 선고해야 한다. 물론 두 경우 모두 민사상 손해배상의 책임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다음으로 법원은 범죄 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 무죄를 선고한다. 범죄 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란 피고인이 당해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음이 적극적으로 증명된 경우뿐만 아니라 그 사실의 존부에 관해 증거가 불충분해 법관이 충분한 심증을 얻지 못한 경우를 포함한다. 피고인은 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무죄 추정을 받는다. 또한 ‘의심스러운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라는 형사소송법상의 원칙에 따라 법관이 유죄의 확신을 갖지 못하는 한 무죄를 선고해야 한다. 한편 법관이 범죄 사실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리려면 ‘합리적인 의심을 넘어서는’ 정도의 증명이 있어야 하며, 그 입증 책임은 전적으로 검사에게 있다. 따라서 법관은 피고인이 범죄를 범했으리라는 단순한 심증만으로는 유죄 판결을 할 수 없다. 현실적으로 법관이 법정에서 무죄 판결을 내릴 때는 대부분 피고인이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음을 확인해 주는 것이 아니라 범죄를 저질렀다고 볼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선언할 뿐이다. 반면에 결백은 글자 그대로 아무런 허물이나 잘못이 없다는 뜻이 아닌가? 따라서 법률용어인 무죄와는 사뭇 다른 의미다. 무죄는 결백을 포함하지만 단순한 결백 이외의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구성되는 개념이다. 말하자면 결백은 무죄의 부분집합이라고 할 수 있다. 형사 법정에서 많은 피고인이 결백을 주장한다. 하지만 법원은 경우에 따라 무죄를 선고할 뿐이다. 어떤 피고인은 분명히 결백함에도 법원에서 결백을 선언해 주지 않아 억울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살인죄로 기소됐는데 진범이 잡혔다거나, 강간죄로 기소됐으나 DNA 감정 결과 실제 범인과 동일인이 아님이 밝혀진 경우에서처럼 범죄 사실의 부존재가 적극적으로 증명된 경우에는 ‘피고인은 무죄’라는 주문보다 ‘피고인은 결백’이라는 주문으로 판결을 선고할 수 있다면 피고인은 더욱 만족할 것이다. 그간 사회적 이목을 끈 여러 살인 사건 또는 고위 공무원의 뇌물 사건 등에서 최종적으로 대법원의 무죄 선고가 내려져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비교적 최근에만 해도 치과의사 모녀 살인 사건이나 낙지 살인 사건에서 피고인들은 1심에서 모두 유죄를 선고받았지만 항소심과 대법원을 거쳐 무죄 확정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살인과 같은 중범죄에서 법원은 사실 인정에 더욱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 설사 진범을 방면하는 일이 있더라도 행여 만에 하나 억울한 피고인이 나와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서다. 미국에서도 20여년 전 프로 미식축구계의 슈퍼스타였던 오제이 심슨이 아내와 아내의 남자 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가 무죄 판결을 선고받았지만 민사적으로는 살인이 인정돼 거액의 손해배상 판결을 받아 세간의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 한 해 동안 전국적으로 공소 제기된 사건 가운데 무죄율은 1% 이내다. 그렇지만 정작 결백률은 얼마나 될지 궁금하다.
  • 박현정 前서울시향 대표, 정명훈 고소·6억 손배소

    ‘서울시향 사태’ 논란으로 서울 시립교향악단을 떠났던 박현정(54·여) 전 대표가 정명훈(63) 전 서울시향 예술감독을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고 6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박 전 대표에 대한 성추행 의혹이 그를 음해하려는 서울시향 일부 직원들의 ‘조작극’인 것으로 경찰 수사결과 밝혀지면서 박 대표가 반격에 나선 것이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 대표는 지난 9일 정 전 감독을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정 전 감독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서울시향 직원들이 박 전 대표에게 모욕을 당한 것을 무시하지 못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고, 서울 시향을 떠나면서 ‘전임 대표 때문에 직원들이 박해를 당했다’는 편지를 남겨 사실상 박 전 대표의 성희롱과 폭언 의혹을 인정하는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이 사건을 첨단범죄수사2부(부장 이근수)에 배당했다. 박 전 대표는 지난 9일 이와 관련, 정 전 감독을 상대로 6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제기했다. 박 전 대표는 또 지난해 11월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서울시향 직원 등 5명을 상대로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정신적 피해를 당했다며 5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서울시향 사태는 2014년 12월 사무국 소속 직원 17명이 박 전 대표가 폭언 및 성추행 등을 했다며 호소문을 내면서 시작됐다. 이후 박 전 대표가 사퇴함으로써 사태가 일단락되는 듯했으나 경찰조사 결과 무혐의로 결론 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지난 3일 경찰은 직원들이 꾸민 자작극으로 결론 내리고 박 전 대표에 대한 거짓 의혹을 유포한 혐의로 직원 10명을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공기업 사람들 정부법무공단] 정부법무공단 누가 이끄나

    [공기업 사람들 정부법무공단] 정부법무공단 누가 이끄나

    고영석 실장, 판사 출신 변호사실 중추 최상철 실장, 검사 출신의 조세 전문가 서규영-행정법, 길진오-국방 ‘에이스’ 정부법무공단은 국가가 소송을 벌일 때 이를 지원, 국가의 정당한 이익을 보호하고 행정의 합법성을 확보하기 위해 2008년 2월 설립됐다. 구체적으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공공단체 등으로부터 위임받은 각종 국가·행정·민사소송을 수행하고 조정과 중재에도 나선다. 또 국가기관에 대한 법률 자문과 입법 지원, 각종 계약체결 지원 등을 수행한다. 국가 등으로부터 의뢰받은 연구용역이나 국가송무제도에 대한 조사·연구도 도맡아 하고 있다. 국가기관의 전용 ‘로펌’인 셈이다. 정부법무공단이 수행한 소송사건은 2008년 377건에서 2015년 2072건으로 5배 이상 늘었다. 그동안 친일재산 환수, 약가 인하 사건 등에서 승소하는 등 정부 주요 정책이 순조롭게 추진될 수 있도록 도왔다. 금지금 부가가치세 면탈 사건에서 승소, 약 3조원의 국고 손실을 막기도 했다. 론스타펀드의 법인세 부과처분 취소사건, 교통감시 카메라 입찰 담합 업체들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사건, 위스키 수입업체의 5000억원대 관세 부과 취소 사건 등도 대표적인 승소 사례로 꼽힌다. 박청수 이사장 산하에 변호사실과 기획홍보실, 경영지원국 등으로 이뤄져 있는 정부법무공단의 주요 간부들은 법원과 검찰의 ‘에이스’ 출신 변호사들이다. 정부법무공단의 핵심인 변호사실을 이끄는 고영석(56·연수원 16기) 실장은 서울고법 판사와 대법원 재판연구관 등을 거쳐 인천지법과 서울남부지법에서 부장판사를 역임했다. 이후 법무법인 충정 변호사를 맡다가 2014년부터 변호사실장으로 일하고 있다. 최상철(52·19기) 기획홍보실장은 변호사실 변호사 7팀장을 겸임하고 있다. 법무연수원 기획부 교수와 수원지검·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 등을 거쳐 서울남부지검 부장검사를 역임했다. 조세 분야 전문가로 손꼽힌다. 조민현(53·17기) 경영지원국장도 변호사 4팀장을 동시에 맡고 있다. 전주지법과 인천지법, 서울지법 등에서 판사로 일했다. 변호사1팀을 이끌고 있는 서규영(55·18기) 팀장은 서울지법 북부지원과 전주지법 등 판사를 거쳤다. 행정법에 조예가 깊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길진오(49·법무 10기) 변호사2팀장은 국방 분야 전문가다. 조달본부 주미군수무관실 법무담당관을 거쳐 육군 법무감실 법제과장, 방위사업청 법무지원팀 총괄법무관 등을 지냈다. 변호사3팀장인 이재형(46·37기) 변호사는 한국장기신용은행에서 근무한 ‘금융통’이다. 김경미(43·33기) 변호사5팀장은 건설교통부 법무지원팀 근무 경력도 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사설] 이름, 주소 제공해도 포털 책임 없다는 판결

    네이버 등 전기통신사업자가 자체 판단 없이 개인정보를 수사기관에 넘겨주더라도 배상할 책임이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 판결은 수사기관의 권한 남용에 대한 통제는 국가나 해당 수사기관을 상대로 직접 이뤄져야 하며, 전기통신사업자가 책임을 지는 것은 수사기관 등이 부담해야 할 책임을 사인에게 전가해 부당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나 이번 판결은 통신사업자가 수사기관이 요청하면 이름, 주소,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를 제공해도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져 개인정보 제공이 남용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대법원은 그제 차모씨가 포털 사이트 네이버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현행법상 통신 내용 등은 영장이 필요하지만 이용자의 인적 사항은 수사기관의 서면 요청만으로 제공할 수 있다”면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차씨는 ‘회피 연아’라는 동영상을 다른 사이트에서 퍼와 자신의 카페에 올려 유인촌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이후 유 전 장관은 고소를 취하했으나 차씨는 네이버를 상대로 “수사기관의 자료 요청에 응할 의무가 없으며, 개인정보 약관 의무도 어겼다”며 소송을 냈다. 1심은 “네이버의 개인정보 보호 의무는 법에 따라 제한될 수 있다”며 네이버의 손을 들어 주었으나, 2심 재판부는 “네이버가 전기통신사업법에 규정된 심의기구를 통해 개인정보 제공 여부와 범위를 결정했어야 했다”며 차씨의 손을 들어 줬다. 우리는 이번 판결의 의미를 모르는 바 아니지만, 전기통신사업자의 정보 제공에 대한 ‘면책특권’이 가져올 부작용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우리나라는 고소·고발이 한 해에 60만건에 이를 정도로 많다. 네이버만 해도 지난해 하반기에만 개인정보 16만건을 수사기관에 제공했다. 수사기관이 영장 없이 이동통신사로부터 받은 통신 자료만도 2012년 787만여건에서 2014년에는 1296만건으로 늘어났다. 수사라는 명목으로 개인정보를 마구 주고받으면 프라이버시는 물론 표현의 자유가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다. 이 시점에서 관련 법 개정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수사기관이 영장 청구 등 적법 절차를 따르는 것이다. 네이버 등 전기통신사업자도 정보 제공이 의무 사항이 아닌 만큼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 北, 군사·경제 투트랙 위협 ‘초강수’

    北, 군사·경제 투트랙 위협 ‘초강수’

    핵탄두 소형화 주장 하루 만에 미사일 발사 등 도발 수위 높여 軍, 서북도서 지대공 미사일 배치 북한이 10일 동해상으로 스커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한 데 이어 “남북 간 모든 교류·협력 합의가 무효이며 북한 내 남측 자산을 청산하겠다”고 선언했다. 한·미 연합 훈련과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대한 맞대응으로 ‘기 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와 함께 군사와 경제 양 부문에서 우리 정부에 위협이 되는 나름의 카드를 활용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이날 남측 자산의 완전 처분을 밝힌 것은 우리 정부가 지난 8일 내놓은 독자적 대북 제재안에 대한 북한의 첫 공식 입장이다. 우리 정부의 소유권을 전면 부인한 조치로 현 정부 임기 내에는 남북 관계 개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미 지난달 11일 개성공단의 남측 인원 철수와 동시에 공단 설비나 원자재 등을 동결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이 자산들은 여전히 북한이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남한에 직접적 손해를 끼칠 수 있는 무기로 여겨졌다. 당장 우리 기업 자산이 북한 당국에 의해 회복 불가능할 수준으로 처분된다면 입주 업체들의 피해 보상 요구도 거세져 남남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 북한은 2008년 관광이 중단된 금강산 지구의 경우 이미 2010년에 이산가족면회소 등 정부 자산 599억원을 몰수했고 호텔·골프장 등 민간 자산 3599억원을 동결한 바 있다. 북한의 이번 조치로 동결 상태였던 개성공단의 남측 자산 9249억원과 금강산 관광지구의 3599억원이 몰수된다. 이를 합치면 모두 1조 2848억원 규모에 달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으로서는 단순히 개성공단 청산이 아니라 현 정부 임기 안에는 남북 관계 전반에 더이상 미련을 갖지 않고 대결 구도를 이어 가겠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5시 20분쯤 황해북도 삭간몰(황주 부근) 일대에서 강원도 원산 동북쪽 동해상으로 스커드로 추정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비행 거리는 약 500㎞로 남한 전역이 사정권에 들어간다. 특히 북한은 9일 “핵탄두 소형화를 달성했다”고 주장하며 KN08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핵탄두 기폭장치 추정 물체 사진을 공개한 지 하루 만에 미국뿐 아니라 남한도 타격할 수 있다고 미사일 도발 위협의 수위를 높인 셈이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718호부터 최근 채택된 2270호까지 북한이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어떤 발사도 하지 못하도록 규정했다”면서 “정부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앞으로 서한을 발송하는 등 우방국과 외교적 대응 조치를 협의하고 있다”며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를 또 다른 제재의 근거로 삼겠다고 밝혔다. 한편 군 당국은 올해 초부터 북한의 전투기 침투에 대비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서북도서 지역에 사거리 40㎞의 국산 지대공미사일 ‘천궁’을 배치했다고 밝혔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대법 “수사기관에 개인정보 준 네이버, 배상 책임 없다”

    “무단 수집 수사기관 통제 포기” 사생활 침해 논란 목소리 커질 듯 인터넷 포털업체가 검·경 등 수사기관의 요청을 받았을 때 영장 없이 회원의 주민등록번호와 휴대전화 번호 등 개인정보를 넘겨주더라도 회원에게 배상할 책임이 없다는 대법원의 첫 판결이 나왔다. 수사기관이 개인정보를 요청하면 포털업체가 쉽게 응해도 아무 책임이 없다는 판결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대법원 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10일 차모(36)씨가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개인정보 제공으로 인한 위자료 5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패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포털업체의 심사 의무를 인정하면 국가의 책임을 사인(私人)에게 전가시키는 것과 다름없다”며 “심사 과정에서 혐의 사실 누설이나 별도의 사생활 침해 등을 야기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현행법상 전기통신의 내용 등은 영장이 필요하지만 이용자의 인적사항은 수사기관의 서면 요청만으로도 제공할 수 있도록 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판결은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통신자료를 제공할 때 사업자가 자료 제공 여부를 심사할 의무가 있는지, 그리고 해당 이용자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지는지 여부에 대해 대법원이 내놓은 첫 판단이다. 앞서 2심은 개인정보 제공 요청을 받은 네이버가 전기통신기본법에 규정된 통신비밀 보호기구를 통해 개인정보 제공 여부와 범위를 결정했어야 한다고 봤다. 하지만 대법원은 네이버가 제공 여부를 심사할 의무는 없다고 판단했다. 차씨는 2010년 3월 당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피겨스케이팅 선수 김연아씨를 포옹하려다 거부당한 것처럼 보이는 ‘회피 연아’ 동영상을 네이버 카페에 올렸다. 유 전 장관은 동영상을 올린 사람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네이버에 통신자료 제공 요청서를 보내 차씨의 이름과 주민번호 등의 자료를 넘겨받았다. 이후 유 전 장관이 고소를 취하하면서 경찰 수사는 중단됐다. 차씨는 네이버를 상대로 “자료 제공 요청에 응할 의무가 없고 개인정보 보호 의무 약관을 어겼다”며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네이버의 개인정보 보호 의무는 관계 법령에 따라 제한될 수 있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개인정보는 영장에 의해 제공되는 게 원칙”이라며 “개인정보를 급박하게 제공해야 할 특별한 사정은 없어 보이고 차씨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과 익명 표현의 자유가 침해됐다”고 판단했다. 2심 판결에 따라 포털업체들은 2012년부터 영장 없는 개인정보 제공을 중단했다. 네이버는 “(개인정보 제공 등) 구체 사항은 충분한 논의를 거친 뒤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기존 방침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대법원 판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참여연대 공익법센터는 “수사기관의 통신자료 무단 수집을 통제할 역할을 포기한 대법원 판결에 유감”이라고 밝혔다. 박주민 변호사는 “최근에 국회를 통과한 테러방지법 9조 3항에 국가정보원이 개인정보 등을 사업자에게 요구할 수 있도록 돼 있는 만큼 이번 판결로 포털이 국정원 요청에 무조건 개인정보를 줘도 아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수사기관이 영장 없이 이동통신사로부터 받은 통신자료는 2012년 787만여건에서 2014년 1296만여건으로 급증한 상태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저축銀 부실 책임 대주주에 평균 60%

    48%의 대표이사보다 비율 높고 평균 6년 7개월 징역형 선고받아 2011년 발생했던 저축은행 부실 사태와 관련해 법원은 대주주가 절반 이상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금보험공사는 9일 2011년 이후 영업정지된 30개 저축은행 가운데 부실책임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소송 판결이 나온 18개사의 판결내용을 분석해 내놓았다. 분석 결과 법원은 저축은행 손실금액과 관련해 대주주에 평균 60% 책임을 부과했다. 대표이사(48%)나 이사(29%), 감사(18%)와 비교하면 책임인정비율이 더 높다. 대주주의 평균 책임인정비율은 39%로 2003∼2010년 부실 저축은행 책임자에 대한 평균 비율(26%)보다 13% 포인트 높다. 형사 판결에서도 대주주는 평균 6년 7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경영진평균치인 3년 5개월보다 훨씬 엄중하다. 예보 측은 “부실 금융회사의 부실 책임이 임직원에게 있다고 판단되면 대주주와 경영진에게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끝까지 책임을 추궁하겠다”고 밝혔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하남시, 우성산업개발 상대 소송, 작년 어물쩍 종결…수십억 손실

    사정당국이 대한수영연맹 이기흥 회장이 실소유주로 알려진 ㈜우성산업개발의 위장 폐업을 수사하는 가운데 경기 하남시가 2년여 전 우성에 제기했던 손해배상 성격의 민사소송을 현금 공탁 등 안전장치 없이 화해 종결한 사실이 서울신문 취재로 뒤늦게 확인됐다. 7일 하남시에 따르면 우성은 1998년 9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인 미사동 643일대 한강변 하천 부지 13만 3982㎡에 대해 점용허가를 받고 골재를 생산했다. 인근 주민들의 반대에도 수차례 연장 허가를 받아 온 우성은 2012년 5월 폐기물(토사 및 오니)을 남겨둔 채 문을 닫았다. 하남시는 우성이 폐기물 1만 트럭분(하남시 추산)을 처리하지 않은 상태에서 폐업하자 2013년 11월 수원지법 성남지원에 처리비 13억 2753만원과 지난해 1월부터 토지 인도를 할 때까지 하루 164만 4352원씩(연간 6억원) 지급하라며 민사 소송을 냈다. 양측은 지난해 8월 “우성이 현장 내 모든 소유권을 포기하고 하남시에 10월 30일까지 현금 5억원을 지급한다”는 재판부의 화해 권고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우성은 이날 현재 현금을 내지 않고 있으며, 우성이 폐업할 것이란 사실을 알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하남시는 이번에도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다. 김종복 하남시의원은 “법원이 제시한 5억원은 시가 산정했던 폐기물 처리비 13억여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금액”이라면서 “하남시는 법원의 화해 권고 결정을 원인 무효로 해야 하며 토지사용료까지 청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하남시 관계자는 “청구액에 비해 배상금이 적지만 토지를 조속히 원상복구해 하남시민을 위해 사용하는 게 실익이 있다는 판단에 따라 화해 권고 결정을 받아들였다”고 해명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노량진수산시장 이전 강행… 수협 “16일부터 새 건물서 경매”

    반대 측 “공간 좁아지고 임대료↑” 수협 “기존 시장 영업 땐 소송 불사” 새로 지은 노량진 수산시장 건물로 이전하는 문제를 둘러싼 수협중앙회와 노량진 수산시장 상인들 간 갈등이 길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수협중앙회는 오는 16일부터 새로 현대화한 노량진 수산시장 건물에서 수산물 경매를 시행하겠다고 밝혔지만 일부 상인들은 “새 건물로 옮길 수 없다”면서 반발하고 있다. 공노성 수협중앙회 지도경제사업대표이사는 7일 “15일까지 입주절차를 마무리하고 16일부터 기존 시장이 아닌 현대화 시장에서 정상 경매가 이뤄진다”면서 “정해진 기간에 필요한 절차를 진행하지 않은 상인은 더이상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영업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수협은 현대화 건물로 옮기지 않고 기존 시장에서 계속 영업하는 상인을 무단점유자로 간주해 무단점유 사용료를 내게 하고 명도·손해배상 소송 제기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수협 측은 구 시장 철거를 위해 계약을 맺은 현대건설 측에 공사지연에 따른 손해배상금으로 연간 12억~16억원을 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1971년 건립한 기존 노량진 수산시장 건물은 40년이 넘어 시설이 낡고 열악해 공사 비용 5200억여원을 들여 현대화 사업을 추진했다. 2012년 12월 착공해 지난해 10월 완공한 새 시장 건물은 연면적 11만 8346㎡로 지하 2층, 지상 6층 규모다. 예정대로라면 상인 680명의 입주가 1월 15일 끝났어야 했지만 상인들의 반발로 두 달 연기됐다. 현재 상인 680명 가운데 40%인 300여명만 입주 추첨에 참여했다고 수협 측은 밝혔다. 상인들은 법정 매장 전용면적이 1.5평(4.96㎡)으로 신·구시설이 같지만 수십년간 써온 통로 공간(5~10평=16.5~33㎡)이 3배가량 줄었고, 임대료가 두 배가량 오른 것도 부담이라고 주장한다. 김갑수 노량진 수산시장 상인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16일 이후 바로 옮길 수 없으며 새 건물은 법정 도매시장에 맞는 제대로 된 규모와 통로 마련 등으로 리모델링해야 한다”고 말했다.수협은 사태가 길어지면 피해는 결국 수도권 시민과 전국 어민에게 돌아가는 만큼 주차장 폐쇄와 공개 입찰 전환으로 빈 공간을 채우겠다며 맞서고 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입주를 원하지 않는다고 상인들의 요구조건을 다 들어줄수는 없다”면서 “다만 단전·단수 같은 극단적인 방법은 피하면서 원만한 타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마트서 서서 일하다 뇌경색…법원 “회사 책임 없다”

     명절선물 판촉행사를 위해 대형마트에서 10일 동안 하루 8시간씩 서서 일한 근로자가 뇌경색으로 쓰러지자 업체를 상대로 업무상 재해라며 손해배상 소송을 냈지만 회사측 책임이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62단독 정회일 판사는 식품업체 판촉직원이던 A씨가 회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7일 밝혔다.  A씨는 2008년 9월 추석 명절을 앞두고 한 식품업체에 판촉직원으로 고용돼 대형마트에 들어가 10일 동안 특별행사 판매대에서 추석 선물세트를 홍보하고 진열하는 업무를 했다.  일을 마친 뒤 다음날인 추석 오전 A씨는 자신의 집 화장실에서 팔과 다리 마비 증상으로 쓰러졌다. 국립재활원에서 뇌경색으로 몸의 한쪽이 마비됐다는 진단과 함께 수술을 받았으나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다.  A씨는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업무상 재해를 인정해달라는 요양불승인처분 취소 소송을 내 승소하고 휴업급여와 요양급여 등을 지급받았다. 이어 자신을 고용한 식품업체를 상대로도 치료비 등 4억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냈다.  업체 측이 산업보건기준 규칙에 규정된 ‘의자 비치 의무’를 위반해 항상 서서 일하게 했고, 근로기준법을 어겨 10일 동안 휴무 없이 계속 근무하게 했으며, 근로계약에 포함되지 않은 상품 운반 업무까지 시켰다는 것이 이유다.  이에 업체 측은 “휴일근무 수당을 지급했고 점심시간을 제외한 하루 8시간만 근무하게 했으며 마트에 의자를 비치하지 않은 것과 A씨의 발병과는 인과관계가 없다”고 맞섰다.  법원은 업체가 근로자를 위한 의자를 비치하지 않긴 했지만, 이것이 A씨 발병과 인과관계를 갖는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10일 동안 휴일 없이 하루 8시간을 서서 일한 것으로 인해 뇌경색이 올 수 있다고는 볼 수 없다는 신경외과 전문의 감정 결과 등이 근거가 됐다.  이와 함께 A씨가 10일 연속 근무에 동의해 근로계약을 했고 업체 측이 휴일근무에 가산금을 지급했으므로 근로기준법 위반도 아니라고 판단했다. 또 A씨가 이 업체에 고용된 10일간 마트에서 일을 마친 뒤 다른 옷가게에서 3시간 반 동안 더 일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정 판사는 “피고가 원고의 근로내용이나 여건으로 업무상 재해가 통상 발생할 것을 예측할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In&Out] 주사기 재사용, 피해자 치료에 정부 나서야/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

    [In&Out] 주사기 재사용, 피해자 치료에 정부 나서야/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

    지난해 11월 보건 당국은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에서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으로 97명이 C형간염에 감염됐다는 충격적인 사건을 발표했다. C형간염은 간경화, 간암으로 악화할 수 있어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제가 있지만 치료 기간이 48주로 장기간이고 완치율은 60~70% 정도이며, 부작용 때문에 치료를 중단하기도 한다. 실제 다나의원 감염자 중에는 더이상 치료를 지체할 수 없어 부득이 건강보험 적용이 되는 기존 C형간염 치료제를 사용했다가 부작용으로 치료를 중단한 환자도 있다. 다나의원 감염자들은 병원에 병 고치러 갔다가 ‘C형간염’이라는 병을 하나 더 얻게 됐다. 그나마 ‘C형간염’에 감염된 것은 ‘천만다행’이라 할 수 있다. 동일하게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으로 감염될 수 있는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이나 B형간염은 평생 치료를 받아야 한다. 반면에 C형간염은 12주 동안 경구용 치료제를 복용하면 95% 이상 완치가 가능한 신약이 시판되고 있다. 빨리 치료하면 3개월 안에 정상 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 아직은 비급여로 12주 약값으로 4600만원을 지불해야 하는 경제적 부담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다나의원 원장이 주사기 재사용을 인정했고,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에서도 원장에게 과실이 있는 것으로 나와 민사소송이나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조정절차를 통해 손해배상을 받는 것은 문제가 없다. 다나의원이 폐업을 했고 원장도 파산 상태라는 소문이 있지만 2012년 4월부터 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서 운영 중인 ‘손해배상금 대불제도’를 통해 손해배상금을 받을 수 있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다나의원 사건 3개월 만에 강원 원주시 한양정형외과의원에서 자가혈 주사시술(PRP·혈소판풍부혈장) 시 사용하는 일회용 키트 재사용으로 217명이 C형간염에 집단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건이 또 발생했다. 당국은 감염 피해자 확인을 위한 역학조사를 실시했고, 경찰은 원장을 소환해 조사를 시작했다. 그런데 지난 4일 경찰의 2차 소환 조사를 앞두고 원장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되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원장의 죽음은 집단감염 피해자들이 손해배상을 받는 것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한양정형외과의원 감염자들에게는 ‘설상가상’이 된 셈이다. 원장이 숨지면서 역학조사의 핵심인 원장의 의료과실과 C형간염 집단 감염과의 인과관계 입증이 난항을 겪을 것이다. 이런 경우 민사소송을 제기하거나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나 소비자원에 조정신청을 해도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만일 한양정형외과의원 종사자나 의료기기회사 직원 등 관계자들의 진술로 원장의 의료과실과 인과관계가 입증돼도 감염자들이 손해배상을 받기는 쉽지 않다. 한양정형외과의원이 이미 지난해 5월 폐업한 데다 원장마저 숨짐에 따라 ‘손해배상금 대불제도’를 통한 손해배상금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은 그동안 C형간염 집단감염 피해자들을 일반 의료사고 피해자들과 동일하게 취급하고 사인(私人) 간 분쟁으로 치부해 왔다. 하지만 집단감염은 ‘비상식적인 의사의 과실이라는 인재와 정부당국의 관리감독 부실이 만들어 낸 대재앙’이라 할 수 있다. 피해를 당한 C형간염 감염자들은 신속한 치료가 필요한 우리 국민이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피해배상이 아닌 신속한 치료다. 피해배상도 치료를 위해 필요한 것이다. 집단감염이라는 피해를 당한 무고한 314명의 국민이 형편이 어려워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면 하루라도 빨리 치료가 시작될 수 있도록 정부 당국이 나서야 한다. 이를 위해 국가가 있는 것이다.
  • 이별 통보받자 데이트 폭력… 전치 5주 배상액 2480만원

    가해자 59% 형사처벌 전력…전과 정보조회 ‘클레어법’ 추진 직장 여성 A씨는 지난해 2월 친구들과 클럽에 갔다가 그곳에서 일하던 B씨와 사귀게 됐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 관계는 ‘악몽’으로 변했다. B씨는 A씨가 “바람을 피운다”며 걸핏하면 폭언과 손찌검을 일삼았다. 술에 취한 날이면 흉기을 들고 난동을 부리기도 했다. A씨는 부모님이 계신 고향으로 피신을 하기도 했다. A씨는 B씨에게 여러 차례 결별을 통보했는데, 그때마다 B씨는 “잘못했다”고 용서를 구하는 한편 “죽여 버리겠다”는 식의 협박도 일삼았다. 참다못한 A씨가 7월 결별을 통보하자 B씨는 A씨를 마구 때려 얼굴뼈 골절 등 전치 5주의 상처를 입혔다. A씨는 B씨를 고소하고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98단독 정우석 판사는 “B씨는 A씨에게 치료비 480여만원과 위자료 2000만원 등 248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6일 밝혔다. B씨는 이와 동시에 형사재판 1심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사회봉사 80시간 판결을 받았다. 경찰청은 이러한 연인 간 폭력(데이트 폭력) 집중 신고기간을 최근 한 달간 운영해 전국에서 신고 1279건을 접수, 가해자 868명을 입건하고 이 중 61명을 구속했다. 가해자의 연령대는 20∼30대가 58.3%, 40∼50대가 35.6%였다. 형사처벌 전력이 있는 사람이 58.9%로 5명 중 3명꼴이었다. 가해자의 11.9%는 전과 9범 이상이었다. 피해자는 대부분 여성(92%)이었으나 남성(4%)도 있었고 쌍방 폭행도 있었다. 피해 유형은 폭행·상해(61.9%)가 많았으며 감금·협박(17.4%), 성폭력(5.4%) 등 순이었다. 경찰은 데이트 상대방의 전과 정보를 조회할 수 있도록 하는 한국판 ‘클레어법’ 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클레어법은 2009년 클레어 우드라는 영국 여성이 인터넷 연애사이트에서 만난 남자친구에게 살해당한 이후 제정됐다. 이 남성은 과거 자신의 연인을 폭행하고 학대한 전과가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전국 경찰서에 상담 전문 여경 등을 배치해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할 것”이라며 “데이트 폭력이 강력범죄로 발전하지 않도록 사건 발생 초기 피해자나 주변인들의 적극적인 신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윗집이 아랫집 천장 누수 배상하라”

    “윗집이 아랫집 천장 누수 배상하라”

    서울 서초구의 5층짜리 공동주택 2층에 사는 윤모씨는 언제부턴가 집 안에 습기가 많이 차는 걸 알게 됐다. 가구 뒤편 벽 쪽으로 곰팡이까지 피었다. 알고 보니 집 천장에서 물이 새고 있었다. 1층에 사는 김모씨의 집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수리업자를 불러 문의하니 “3층 집의 욕실 바닥과 배수구의 방수 불량 때문에 누수가 발생하는 것 같다”는 답이 돌아왔다. 윤씨와 김씨는 3층에 사는 이모씨를 찾아가 “공사를 해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이씨는 “우리 집의 문제가 아니라 공동 배관의 문제”라며 거부했다. 윤씨와 김씨는 이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등 청구소송을 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71단독 김영수 판사는 3일 “이씨는 윤씨에게 695만원, 김씨에게 188만원을 지급하고 욕실 바닥과 욕조 주위의 방수 공사를 이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소유자는 소유권을 방해하는 사람에 대해 방해 제거를 청구할 수 있다”며 “이씨 집의 방수 불량으로 이들 집에 누수가 생겼는데도 방지하기 위한 공사를 하지 않으면 누수가 계속되면서 두 사람의 소유권 행사가 방해되므로 이씨에 대해 방수 공사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파트와 빌라 등 공동주택 거주 비율이 70%를 넘어선 가운데 누수 등 하자를 둘러싼 이웃 간 분쟁도 갈수록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완공된 지 10년 이내의 공동주택에 대한 하자·분쟁 접수 건수는 2011년 327건에서 2015년 4244건으로 10배 이상 늘었다. 이 중 상당 부분이 누수에 의한 분쟁이다. 법원은 윗집의 문제로 누수가 발생하면 윗집이 아랫집에 피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일관되게 판결하고 있다. 수원지법 성남지원은 2013년 7월 경기 광주시 모 빌라 2층에 거주하며 누수 피해를 본 김모씨가 3층 주인 오모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오씨는 김씨에게 1045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오씨는 2012년 8월 난방관과 욕실 급수관 공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물이 새면서 아래층인 김씨 집의 거실과 안방에 피해를 줬다. 법원은 오씨가 김씨에게 누수 공사비와 장판 교체비 등을 물어 줘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창원지법 밀양지원도 지난해 7월 밀양의 한 빌라 2층 주민이 3층 주민을 상대로 누수 현상에 대해 청구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2층 주민에게 272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서울중앙지법 역시 지난해 1월 비슷한 소송에 대해 위층 주민이 아래층 주민에게 수리비 등에 해당하는 585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김민호 변호사는 “윗집의 누수로 아랫집이 피해를 봤다면 수리 보수비에, 다른 곳에 거주할 숙박비나 가구 등 집기 보관비 등까지 폭넓게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판사는 “지난달 말부터 중앙지법에 생활형 분쟁 집중처리부가 신설되면서 누수 등 생활형 분쟁의 처리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대법 “6·25 때 미군 포격으로 사망, 국가배상 책임 없어”

    한국전쟁 당시 민간인이 집단으로 희생된 ‘포항 환여동 미군 함포 포격사건’에 대해 한국 정부의 배상 책임이 없다는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1일 미 해군의 함포 사격으로 숨진 방방구(당시 48세)씨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4888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패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사건 당시 ‘적군이 섞여 있다’는 국군의 정보가 미군 포격의 원인이었는지가 최대 쟁점이었다. 방씨는 1950년 9월 피란길에 경북 포항 송골해변에서 미 태평양함대 소속 구축함 헤이븐호의 함포 사격에 숨졌다. 국군 3사단 해안사격통제반으로부터 포격 요청을 받은 헤이븐호는 재확인 끝에 10여분간 15발의 포탄을 발사했다. 과거사위는 2010년 정부가 사과나 피해보상에 대해 미국과 협상할 것을 권고했다. 대법원은 포격 명령의 책임을 떠나 과거사위 결정의 취지에 주목했다. ‘적군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기 전까지는 민간인도 적으로 간주하라’는 미군의 피란민 정책과 북한군이 민간인으로 위장했을 수도 있다는 미 해군의 의심이 결합돼 함포 사격이 이뤄졌다는 것이 과거사위 결론이었다는 점을 언급했다. 재판부는 “과거사위가 ‘포항 환여동 미군함포 사건’의 가해자가 한국 정부가 아니라 미군이라고 결정하고 있다”면서 “이번 소송은 과거사위 결정에 기초했기 때문에 손해배상청구권이 이미 소멸됐다”고 밝혔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인터넷 비방’ 사실이라도 명예훼손 처벌 ‘합헌’

    ‘인터넷 비방’ 사실이라도 명예훼손 처벌 ‘합헌’

    “비판과 달리 공공 이익과 상반… 익명성 이용 무차별 살포 위험” 한·일 제외 폐지·사문화 추세…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은 계속 인터넷 등에 올린 글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다른 사람을 비방할 목적이라면 형사처벌을 하는 현행법이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우리나라와 일본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에서는 이미 폐지됐거나 사문화되고 있는 추세여서 헌재 결정에 대해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헌재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 1항을 재판관 7대2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했다고 29일 밝혔다. 현재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된다. 이번 헌법소원은 2011년 1월 경기 김포의 한 아파트 노인정에서 발생한 폭행 사건에 대해 입주민 A씨가 인터넷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것이 발단이 됐다. 노인회 임원이었던 B씨 부부가 노인회 회원들에게 욕설을 하고 상해를 입혔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B씨는 A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게시글 내용이 모두 사실로 조사됐지만 A씨는 기소돼 벌금 50만원을 선고받았고, A씨 측은 “‘비방할 목적’이라는 법 규정이 ‘비판할 목적’과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아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며 해당 법 조항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헌재는 “‘비방’은 일상이나 다른 법령에서도 사용되는 일반적 용어로 판례에서 보듯 ‘비판’과 달리 공공의 이익과 상반되는 관계에 있어 판단기준이 분명하다”며 합헌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소수의견을 낸 김이수, 강일원 재판관은 “비난 가능성이 큰 행위를 공개할수록 공공의 이익과 피해자의 명예에 대한 비난이 함께 커질 수 있다”며 “비방할 목적에 대한 판단은 전적으로 법관의 주관적인 판단에 따른다”고 지적했다. 사적인 문제에 국가 형벌권이 남용된다는 지적도 제기됐지만 헌재는 인터넷의 특징으로 인한 피해의 심각성에 주목했다. 헌재는 “사실이라도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이루어지는 명예훼손적인 표현은 인터넷의 익명성·비대면성·빠른 전파가능성으로 감정적·이성적 배려마저도 상실한 개인 정보가 무차별적 살포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공공의 이익을 위한 문제 제기를 넘어 사람의 명예에 대한 해를 끼칠 목적이 있는 표현만을 금지하는 등 표현의 자유 위축을 고려해 법원도 법 적용을 엄격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서도 김이수, 강일원 재판관은 “진실한 사실을 적시하고자 하는 사람들도 스스로 표현을 자제하게 될 것”이라면서 “반박문 게재나 게시글 삭제 요청, 민사상 손해배상 등 다른 구제 제도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두 재판관은 미국, 독일 등도 ‘사실 적시 명예훼손죄’는 인정하지 않고 있고, 이런 점 때문에 2001년 유럽평의회도 회원국들에 명예훼손의 비(非)형사범죄화를 촉구해 왔다는 해외 입법례도 제시했다.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난해 11월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가 우리나라 정부에 명예훼손을 기소대상으로 제외할 것을 권고하는 등 세계적인 추세에 어긋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전기화재 줄이지 못한다면 존재 이유가 없지요”

    “전기화재 줄이지 못한다면 존재 이유가 없지요”

    취임 2년새 화재 1130건 줄어… 올해 전기화재 비율 15% 목표 “어린이 감전사고 예방 초점 전기안전관리법 신설해야” “전기 화재를 못 줄이면 우리 공사는 문 닫아야지요.” 이상권(61) 한국전기안전공사(KESCO) 사장은 29일 “올해 가장 큰 목표는 전기화재 감축”이라고 밝혔다. 이 사장은 “우리가 아무리 일을 열심히 해서 돈을 많이 벌어도 전기 화재로 인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지 못한다면 공공기관으로서 존재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2013년 8889건에 달하던 국내 전기 화재는 이 사장 취임 후인 2014년 8287건, 지난해 7759건으로 2년 새 1130건이 줄었다. 전기 화재 한 건당 목숨을 잃는 사람이 평균 0.043명인데 1130건이 줄었으니 2년 사이 48명의 목숨을 구하고, 전기 화재 한 건당 재산 피해 평균이 4470만원이니 약 500억원을 보전한 셈이다. 2013년 전체 화재 가운데 21.7%에 달했던 전기 화재 비율은 2014년 19.7%, 지난해 17.5%로 매년 2% 포인트 이상 줄고 있다. 올해 목표는 선진국 수준인 15%대에 진입하는 것이다. 어린이 감전 사고 예방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사장은 “어린이 감전 사고는 예방 교육이 중요한데, 현재 초등학교 1~4학년 교과서에는 전기 안전에 대한 내용이 전혀 없다”면서 “내년부터는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전 학년 교과서에 전기 안전에 대한 내용이 수록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기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전기안전관리법’ 신설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대부분 선진국은 전기사업 발전과 관련된 법과 안전 관리법을 따로 나눠서 운영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하나로 뭉쳐 있다 보니 안전에 소홀할 수밖에 없다”면서 “전기안전관리법은 정전 등 전기관련 사고가 발생했을 때 광범위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부여하는 등 소비자의 권익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를 명확히 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올해는 해외 시장 진출에도 본격적으로 나선다. 이 사장은 “지난해 11월 베트남에 전기법 시행령이 개정됐는데, 정기 검사, 안전진단 방법 등 우리가 갖고 있는 전기안전 관리 체계와 운영 노하우를 전수했다”면서 “카타르의 변전설비 검사 사업 등 해외 정부가 발주하는 대규모 국책사업에도 문을 두드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대법 “6·25때 미군포격 사망, 국가배상 책임 없다”

    대법 “6·25때 미군포격 사망, 국가배상 책임 없다”

    6·25전쟁 희생자를 낸 미군 포격에 국군이 관여했더라도 한국 정부의 배상 책임은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미국 해군의 함포 사격으로 숨진 방모씨의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4888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패소 취지고 파기환송했다고 1일 밝혔다. 방씨는 1950년 9월 피란길에 경북 포항 송골해변에서 미 태평양함대 소속 구축함 헤이븐호의 함포 사격에 숨졌다. 국군 3사단 해안사격통제반으로부터 포격명령을 받은 헤이븐호는 표적이 피란민들이었기 때문에 재확인을 요청했다. 그러나 통제반은 ”적군이 섞여있다는 육군의 정보가 있다“며 재차 포격을 명령했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위원회는 사격 주체를 미군으로 보고 한국 정부가 직접 손해배상하는 대신 사과나 피해보상은 미국과 협상하라고 권고했다. 하급심은 포격 명령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에 따라 갈렸다. 1심은 한국 정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반면 2심은 ”국군이 포격해달라고 요청한 게 결정적 계기가 됐다“며 뒤집었다. 대법원은 포격 명령의 책임을 떠나 과거사위 결정의 취지에 주목했다. 대법원은 “과거사위는 한국 정부 또는 소속 공무원의 가해 행위가 아니라 미군에 의해 방씨가 희생됐다는 취지로 결정했다”며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세월호 유족, 국가 상대 100억 소송 첫 재판

    세월호 유족이 국가와 청해진해운을 상대로 낸 100억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첫 재판이 비공개로 진행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0부(부장 이은희)는 유족과 국가, 청해진해운 측 대리인을 법원으로 불러 비공개로 첫 변론준비기일을 진행했다고 29일 밝혔다. 재판부는 양측 기본입장을 확인한 뒤 손해배상 책임과 범위에 대한 입증 계획을 물었다. 또 각자 입장을 정리해 4월18일 오후 4시 두 번째 재판을 하기로 했다. 유족 측 김도형 변호사는 “세월호 도입, 증·개축 과정과 사태 후 초동대응에서 공무원들의 위법행위를 중점적으로 주장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 측이 구체적 답변을 내놓진 않았지만, 추상적으로 청구 취지를 부정했다”고 전했다. 유족들은 세월호 사태 관련자들의 지난해 9월 희생자 1인당 1억원 씩 총 103억원을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슈&이슈] 당진 “철탑 공화국에 또?… 안 된다” vs 한전 “국가 기간산업”

    [이슈&이슈] 당진 “철탑 공화국에 또?… 안 된다” vs 한전 “국가 기간산업”

    “변환소 건축허가는 재량권이 인정되지 않는 기속행위다. 또 변환소와 철탑은 별개의 문제다.”(한전) “별개가 아니다. 변환소가 들어서면 철탑이 세워진다. 공익성을 침해하는 사업은 거부할 재량권이 있다.”(충남 당진시) 당진시가 북당진변환소 건축허가를 반려하자 이에 반발한 한전이 행정소송을 냈고 그 1차 변론이 진행된 지난달 21일 대전지법에서 양쪽은 이렇게 팽팽히 맞섰다. 당진지역 송전탑 설치 문제가 ‘제2의 밀양사태’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둘의 갈등은 한전이 2018년 6월 준공을 목표로 제출한 북당진변환소 건축허가를 당진시가 지난해 8월 반려하면서 본격화됐다. 전압을 낮추는 것이 변전소라면 변환소는 전기손실과 고장 방지 등을 위해 교류를 직류로 바꾸는 시설이다. 북당진변환소는 송악읍 부곡리에 들어선다. 시의 건축허가 반려는 송전탑 건설을 막기 위한 조치다. 한전은 북당진변환소 건설과 함께 당진화력발전소에서 변환소까지 철탑 27㎞를 신설한다. 송악읍, 송산·석문면 등 3개 읍·면을 거치면서 철탑 80여개가 세워질 것으로 보인다. 아산만을 거쳐 경기 평택까지 가는 송전선로로 기존에 깔려 있는 당진화력~신안성변전소 송전선의 고장에 대비한다는 것이다. 최진호 한전 중부건설처 차장은 “경남 밀양은 시의 허가가 난 상태에서 주민과 시민단체의 반대에 막혔는데 당진은 자치단체의 허가 단계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한전이 북당진변환소 건축허가 반려 취소 행정소송과 함께 김홍장 시장 등 당진시 공직자 5명을 상대로 10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송전철탑을 둘러싼 갈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28일 시에 따르면 변환소 건축허가를 반려할 수밖에 없는 지역 현실을 법원에 적극 호소하고 있다. 충남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화력발전소가 몰려 있고, 당진이 그 중심에 있다. 당진화력 9, 10호가 시험가동에 들어가는 등 국내 최고 수준의 전기생산지가 되고 있는 것이다. 당진화력 외에도 현대그린파워, GS복합화력 등 발전 시설이 널려 있다. 이런 탓에 15개 노선에 모두 189㎞의 송전선로와 526개의 철탑이 군내 곳곳에 세워져 있다. 시민들은 수도권 등 다른 지역에 전기를 제공하려고 당진이 ‘철탑 공화국’이 됐다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철탑이 지나는 마을에서 예전에 없던 문제들이 터졌다는 주장들이 나온다. 석문면 교로2리는 1999년 철탑이 세워진 뒤 선로 300m 이내 주민 13명이 암으로 숨지고 11명이 투병 중이다. 정미면 사관리에서는 주민 6명이 암에 걸렸다. 74가구 170명이 사는 마을에서 철탑 200m 안에 있는 17가구에 암 발병이 집중됐다. 인접 신시리까지 합하면 42명이 암 등 중병에 걸려 숨지거나 앓고 있다. 사관리에는 거대한 철탑이 줄지어 있고 공중에 고압전선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다. 이 마을에는 1997년 신당진변전소가 들어섰고 면 전역에 전기를 보내는 철탑 107개가 세워졌다. 이원석(57) 정미면 개발위원장은 “철탑이 들어선 뒤 주민들의 건강이 크게 나빠졌다”면서 “바람이 불거나 날씨가 흐리면 고압전선에서 ‘우~웅’ 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아 주민들이 소음과 함께 공포에 시달리며 산다”고 전했다. 서울대 안준복 교수팀은 1999~2003년 전국 154㎸ 및 345㎸ 송전선로 주변을 역학조사해 일반 지역보다 위암은 1.2~1.3배, 간암은 1.3~1.6배 발병률이 높았다는 결과를 2004년 안팎에 발표했다. 당진시는 경기 양주시 장흥 등에서도 암 환자 발생이 끊이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당진화력~북당진변환소 철탑이 추가로 들어서면 345㎸의 전기가 더 흐른다. 재산상 피해도 적지 않다. 이원석 개발위원장은 “당진 땅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는데도 송전철탑 아래 땅값은 평당 2만~3만원에도 안 팔려 고향을 떠나기도 어렵다”고 혀를 찼다. 철탑이 세워지면 미관을 해칠 뿐만 아니라 환경 문제로 지역 이미지가 훼손된다고 당진시는 말한다. 김 시장은 “변환소와 철탑이 국가 기간산업으로 필요한 것은 인정하지만 당진시민의 건강과 재산권 피해에 대한 적절한 조치 또한 필요하다. 지역의 생존권 문제도 중요하게 다뤄져야 한다”면서 “시장이 시민의 희생을 강요하는 국가 정책을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당진시민과 시민단체는 북당진변환소 건설 얘기가 나오던 2014년 4월 송전선로범시민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조직적인 대응에 나섰다. 대책위 집행위원인 유종준 당진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당진화력에서 경기 안성까지 이미 송전선이 깔려 있고 고장에 대비해 두 가닥을 설치했는데 ‘고장’을 명분으로 신설을 꾀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또 경기지역을 통과하는 선로는 해저 및 지중화로 하고 당진만 철탑을 세우도록 한 대목은 명백한 지역차별”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송전선 신설이 불가피하다면 충남 구간도 지중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화력발전과 관련해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유 사무국장은 “정부와 한전이 처음엔 6호기까지 짓겠다고 했는데 그 발전소가 벌써 10호기까지 왔다”며 “이번 변환소와 철탑도 당진화력 회(灰)처리장에 발전소를 더 증설하려는 꼼수”라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해 말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앞에서 백지화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충남도의회도 최근 결의안을 채택해 국회와 정부에 보냈다. 작은 힘을 보탠 것이다. 한전의 반박도 만만치 않다. 변환소 등은 기존 선로가 고장 나 전기가 끊기면 수도권에 대혼란을 불러올 것에 대비한 사업이라는 것이다. 당진시가 사업계획서를 반려한 행위는 명백한 업무방해라고 한전은 주장했다. 최 차장은 “선로가 두 가닥이라고 해도 철탑 자체가 무너지면 수도권에 정전 사태가 오기 때문에 별도의 철탑이 필요하다. 감사원의 정전 대비책 요구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지역 전선 지중화는 직류라 적합한 것이지 철탑을 세우는 당진과 지역차별을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계속 설득하겠다”고 덧붙였다. 한전측은 또 “전자파와 관련해서는 아직 인체 피해와 관련한 연구 결과가 나온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당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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