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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제철, 강제동원 자산압류 앞두고 “즉시항고 예정”

    일본제철, 강제동원 자산압류 앞두고 “즉시항고 예정”

    일제 강제동원 배상 소송의 피고인인 일본제철(옛 신일철주금)이 한국 법원의 자산 압류 결정과 관련해 “즉시항고를 예정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교도통신과 NHK방송이 4일 보도했다. 이날 0시부터 일본제철의 한국 내 자산 압류를 위한 법원의 압류 명령 공시송달 효력이 발생함에 따라 압류 명령의 확정을 피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일본제철은 자산 압류를 앞두고 시간을 벌게 됐다. 압류 대상 자산은 일본제철과 포스코의 합작사인 PNR 주식이다. 앞서 한국 대법원은 2018년 10월 30일 징용 피해자 4명이 일본제철을 상대로 제기한 위자료 등 손해배상 청구 재상고심에서 1억원씩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일본제철이 이 판결을 수용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자, 원고 측은 같은 해 12월 손해배상 채권 확보를 위해 PNR 주식 압류를 법원에 신청했다. 관할 대구지법 포항지원은 작년 1월 손해배상 채권액에 해당하는 8만 1075주(액면가 5000원 환산으로 약 4억원)의 압류를 결정했고, 원고 측은 작년 5월 해당 자산의 매각도 신청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한국 법원의 자산 압류 결정문을 피고인 일본제철에 송달하는 것을 거부하자, 포항지원은 올해 6월 1일 관련 서류의 공시송달 절차에 들어가 그 효력이 이날부터 발생했다. 공시송달이란 소송 상대방의 주소를 알 수 없거나 서류를 받지 않고 재판에 불응하는 경우 법원 게시판이나 관보 등에 게재한 뒤 내용이 전달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다. 이로써 일본제철이 11일 0시까지 즉시항고를 하지 않으면 이 회사가 보유한 PNR 지분은 압류가 확정되는 상황이다. 일본제철이 불복 신청 방법의 하나인 즉시항고를 하면 법률적으로 집행정지 효력이 있다. 한국 법원의 PNR 주식 압류 명령이 확정되면 다음 단계인 매각 절차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일본제철은 시간을 벌기 위해 즉시항고를 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일본제철은 “징용과 관련된 문제는 국가 간 정식 합의인 한일 청구권 협정에 의해 ‘완전히, 최종적으로 해결’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NHK는 전했다. 아울러 일본제철은 “한일 양 정부의 외교 교섭 상황 등도 감안해 적절히 대응해 가겠다”는 입장도 밝혔다고 교도통신은 덧붙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법원 “초등교사가 점심시간에 벌어진 사고까지 책임 못 져”

    법원 “초등교사가 점심시간에 벌어진 사고까지 책임 못 져”

    점심시간에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이 다투다가 다친 것까지 담임교사에게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고 법원이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3단독 신종열 부장판사는 피해 학생이 가해 학생과 부모 및 담임교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가해 학생 측만 7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고 4일 밝혔다. 지난해 1월 서울의 한 초등학교 6학년 동급생들이 점심시간에 다툼을 벌였다. 가져간 물건을 돌려달라며 가해 학생이 몸을 밀쳤고, 이로 인해 피해 학생은 뒤로 넘어져 두개골 골절과 뇌진탕 등 상해를 입었다. 재판부는 가해 학생과 부모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봤다. 하지만 담임교사가 사고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는 보지 않았다. 재판부는 “담임교사가 학생들의 교내 생활 관련 지도·감독 의무를 부담하는 사람이고 사고가 학교 일과 시간에 교내에서 발생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돌발적이고 우연히 발생한 이 사고를 막지 못했다는 이유로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서 “두 학생은 초등학교 6학년생으로 저학년생에 비해 학교생활 전반에 관한 교사의 지도·감독이나 개입이 덜 요구된다”며 “이 사고가 발생한 때는 수업시간이 아닌 점심시간이라 교사가 학생들의 행동을 일일이 통제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두 학생이 평소 사이가 나빴다는 정황이 없고 사고가 갑자기 일어난 데다 사고 직후 담임교사가 피해 학생의 상태를 확인하고 조퇴 조치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한 점도 이유로 들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로봇, 한국에선 도저히 못해… 거미줄 규제 걷어내야 혁신 날개”

    “로봇, 한국에선 도저히 못해… 거미줄 규제 걷어내야 혁신 날개”

    ‘미래 보는 눈을 바꿔야 경제가 산다’라는 대명제에 동의하지 않는 국내 산업·기술인은 없었다. 미래 산업의 현주소를 짚어 본 결과 국내 중소기업과 스타트업·벤처가 보유한 기술력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 있었다. 하지만 대중화·상용화에서 아직 날개를 펴지 못하는 이유도 명확했다. 정부의 규제가 여전히 발목을 붙잡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경제 활력의 주체는 기업이고 정부는 주체가 아닌 서포터로서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학계 전문가 6인으로부터 정부의 신산업 정책과 미래 산업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들어본다.“로봇, 한국에선 도저히 못하겠어요. 외국 나가서 해야겠어요.” 김진오 광운대 로봇학부 교수는 3일 로봇 기술 상용화를 준비 중인 한 중소기업 사장이 이렇게 말했다고 전했다.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가 국내 로봇 연구와 실용화를 가로막고 있다는 뜻이다. 김 교수는 “국내 로봇산업에 대한 규제가 세계에서 가장 강하다. 다른 선진국에서는 기업이 규제의 주체가 되지만, 국내에서는 공무원이 주도한다”면서 “산업통상자원부는 로봇산업을 키우려 하는데 고용노동부는 상의도 안 하고 규제를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로봇 기술을 개발하는 단계는 이미 끝났고,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관건이 된 시대가 됐다”면서 “그러려면 시장이 있어야 하는데 국내에서는 자동차, 반도체, 디스플레이만 규모의 경제에 도달했을 뿐 로봇산업의 규모는 아주 열악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로봇산업이 발전하려면 ‘공공 수요’와 ‘공동 수요’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공 수요는 국방, 복지 등과 같은 공적 영역에서의 로봇 수요, 공동 수요는 일반 산업 영역에서의 로봇 수요를 뜻한다. 그는 “로봇 기술이 발달하지 않은 네덜란드에서도 축산업자 1000명이 모여 젖소의 젖을 짜는 로봇을 개발해 전 세계에서 연 1조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면서 “우리 정부도 농림축산식품부를 비롯해 각 수요 부처에서 이런 공동 수요를 창출하는 데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또 “컨베이어벨트, 하수구 등에서 노동자 사망사고가 잇따르고 있는데, 로봇이 투입되면 노동자의 근로 환경도 크게 개선될 것”이라면서 “노동자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은 정보기술(IT) 산업이지 로봇이 아니라는 사회적 인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최혁렬 성균관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자율주행 배달 로봇을 개발한 한 중소벤처 기업의 사례를 소개하며 “자율주행 셔틀을 상용화하는 데 자동차 제작에 운수사업 면허까지 필요할 정도로 규제의 장벽은 여전히 높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자율주행차 시장의 진입 장벽을 낮추려면 무엇보다 문제가 생겼을 때 모든 책임이 제작 업체로 돌아오는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면서 “허가를 내줬다고 해서 모든 손해배상 책임이나 형벌이 벤처기업에 전가된다면 누가 이 일을 하려고 하겠느냐”고 지적했다. 정부의 신산업 투자에 대해서는 “불특정 다수에 대한 투자는 이미 충분한 상태다. 무조건 돈만 준다고 해서 투자가 성공해 돈을 벌 수 있는 건 아니다”라면서 “정부는 스타트업이나 벤처기업들이 자금 지원을 필요로 할 때 적시에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곽노성 한양대 과학기술정책과 특임교수는 정부의 ‘한국판 뉴딜’ 정책이 성공하려면 국내 기업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방향을 잘 잡아야 한다는 견해를 내놨다. 곽 교수는 테슬라가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을 독식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그린 뉴딜로 간다는 방향성은 맞지만 일단 하고 보자는 식으로 나간다면 테슬라 사례처럼 해외 기업이 수혜를 입는 일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면서 “우리 기업이 경쟁력을 갖춘 다음에 분별적으로 추진해야 경쟁 구도 속에서 우리 기업이 유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전기차 충전소도 새로 지은 아파트에만 있지 오래된 아파트에는 설치돼 있지 않다”면서 “그린 뉴딜의 핵심으로 전기차를 지목했다면 국회 앞에 수소충전소를 지을 게 아니라 전기차 충전소를 지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곽 교수는 “기업이 원하는 것은 자금 투자가 아니라 규제와 제도 개선이다. 경쟁력 있는 기업 가운데 돈이 부족한 기업은 없다”면서 “디지털 뉴딜을 본격화하려면 개인정보 규제를 반드시 풀어야 하고, 노동 규제와 화학물질 규제 완화도 절실하다”고 강조했다.김도현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는 정부의 미래 산업 정책에 대해 “미래 사업 모델은 전문가조차 예측하기 쉽지 않은데도 정부는 구체적인 산업 분야를 비롯해 특정 제품에 대한 투자까지 언급하고 있다”면서 “1970~1980년대 정부 주도로 경제발전을 이룬 경험을 지금도 사용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미래 산업 정책의 초점을 산업정책에서 기업정책으로 전환해 개별 기업들이 모험 산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실패하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의 규제 개혁 움직임에 대해서는 “과거에 촘촘했던 산업규제를 조정하는 건 좋지만 여론을 의식해 어떤 문제가 드러나면 곧바로 규제를 만들고 행정조치를 내리는 식으로 개입하는 측면이 있다”면서 “정부는 미래 산업 분야에 현상이 나타나면 시간을 갖고 기다리면서 기업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서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이번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대거 발의되고 있는데, 다소 편향적인 입법이 많다. 특정 문제를 해결하려고 법안을 내면 다른 영역에서 꼭 새로운 문제가 발생한다”면서 “의원들이 규제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이해하고 법안을 발의해야 미래 산업도 날개를 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내 노동시장이 상당히 경직돼 있다고 지적했다. 성 교수는 “미래 산업이 발전하려면 생산 요소의 재배치가 이뤄져야 하는데 노동시장이 경직화돼 있어 재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신산업은 규제 영역을 벗어나야 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기업들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규제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타트업 육성에 대해서는 “스타트업이 날개를 달려면 자본시장의 역할이 중요한데, 그동안 자금이 스타트업에 원활하게 공급되지 못해 부채를 통한 자금 조달, 담보 위주의 금융 행위가 이뤄져 왔다”면서 “최근 많은 정책적 개선이 있었으나 여전히 부족하기 때문에 정부와 기업의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스타트업을 더욱 활성화하려면 자본뿐만 아니라 교육기관, 특히 대학이 움직여야 한다”면서 “제한된 대학의 규제 환경을 개선해 연구 인력이 더욱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성 교수는 국회의원들의 실적 쌓기용 규제 법안 제출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그는 “의원들이 법안 발의 실적 때문인지 법안 제출을 통해 하나하나씩 규제를 쌓아 가고 있다”면서 “규제 환경을 개선하는 방향의 입법안이 더 많이 제출돼야 한다”고 조언했다.유정희 벤처기업협회 혁신벤처정책연구소 부소장은 “디지털 경제가 중심인 4차 산업혁명 시대로의 진입은 속도전인데, 모빌리티나 원격의료 등과 같이 규제로 인해 경쟁에 뒤처지고 도태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촘촘한 거미줄 규제로 새로운 비즈니스가 창출되기 힘든 환경일수록 속도감 있는 규제개혁은 더더욱 중요하다.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년간 규제개혁을 외쳤음에도 실제로 바뀐 것은 별로 없고, 규제샌드박스 신속확인제도는 유명무실해졌다. 기존의 법과 제도의 틀로 신산업을 재단해선 안 된다”면서 “기업 활동과 산업 활성화는 기본적으로 시장에 맡겨져야 하고, 기업 간 공정한 경쟁과 협력을 통해 민간에서 자율적인 규제가 형성되고 자정작용이 이뤄지는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단독] 폭염에 쓰러진 27명 노동 ‘안전 그늘’ 없다

    [단독] 폭염에 쓰러진 27명 노동 ‘안전 그늘’ 없다

    온열질환 건설 노동자 51% 최다기업 이윤·노동자 일당 감소 탓열사병 예방 3대 수칙 ‘유명무실’“임금 보전·민간 정착 방안 필요”국가인권위원회가 폭염(최고기온 33도 이상) 시 노동자가 작업을 중지하고 그에 따른 임금을 보전받을 수 있도록 고용노동부가 현행 법·제도를 개선할 것을 권고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6년 동안 열사병 등 온열질환으로 숨진 노동자가 27명에 달할 만큼 불볕더위로 인한 산업재해가 심각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인권위는 우선 공공 부문 공사 현장에 폭염 시 작업 중지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데, 노동계는 향후 민간 부문까지 확대·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3일 인권위에 따르면 인권위는 현재 ▲공공 부문 건설 현장에서 폭염일 때 노동자의 작업 중지가 가능하도록 하고 ▲작업 중지 시간을 근무 중 휴식시간으로 보고 노동시간으로 인정하는 방안 ▲그에 따른 임금 보전 방안을 마련할 것 등을 고용부에 권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고용부에 따르면 지난 6년(2014~2019년) 동안 온열질환(열사병, 열 탈진, 열 실신 등)으로 산업재해 피해를 본 노동자는 총 158명이다. 이 중 건설 노동자가 81명(51.3%)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같은 기간 온열질환으로 사망한 노동자 27명 중 19명(70.4%)이 건설 노동자였다. 고용부는 폭염 대비 정책으로 지난해 8월 ‘열사병 예방 3대 기본 수칙’을 만들었다. 이 가이드라인은 폭염특보 발령 시 노동자에게 1시간 주기로 10~15분 이상씩 규칙적으로 휴식할 수 있도록 하고, 노동자가 건강상의 이유로 작업 중지를 요청하면 사업주가 즉시 조치하도록 하고 있다. 노동계에서는 이 가이드라인이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재희 건설노조 교육선전실장은 “건설 노동자들이 안전 규정대로 일하게 해 달라고 요구하면 ‘지킬 것 다 지키면 공사 못 한다’, ‘당신 아니어도 일할 사람 많다’, ‘내일부터 나오지 마라’ 등의 핀잔을 받는다”면서 “어떻게든 빨리 공사를 끝내 이윤을 창출하려는 건설사에 폭염 대책은 안중에도 없다”고 말했다. 산업안전보건법은 ‘노동자가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에는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노동자의 작업중지권은 거의 사용되지 못한다. 최명선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실장은 “노동자가 위험하다고 판단해서 작업을 중지하면 회사에서 현장을 점검하고 안전대책을 세운 뒤 작업을 재개하는 게 아니라 노동자를 징계하거나 노동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가 잦다”고 전했다. 이처럼 노동자에게 불리한 처분을 하는 사업주를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없다. 건설 현장에는 임시·일용직 노동자가 많다. 이들은 일당 감소에 대한 부담 때문에 폭염 시에도 일을 계속 하려는 경향이 있다. 최 실장은 “작업 중지는 노동자의 생계 위협과 연동된다”며 “임금 보전 방안이 없으면 해결이 어렵다”고 말했다. 전 실장은 “인권위 권고안이 공공 부문뿐만 아니라 향후 민간 현장에도 정착돼야 한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6년 간 온열질환으로 27명 사망…인권위 ‘폭염 시 작업 중지’ 권고 추진

    6년 간 온열질환으로 27명 사망…인권위 ‘폭염 시 작업 중지’ 권고 추진

    최근 6년 동안 열사병 등 온열질환으로 사망한 노동자가 27명에 달할 만큼 폭염으로 인한 산업재해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국가인권위원회가 폭염 때 노동자가 작업을 중지하고 그에 따른 임금을 보전받을 수 있도록 고용노동부가 현행 법·제도를 개선할 것을 권고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재로서는 공공 부문 공사 현장에 우선 적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데, 노동계는 향후 민간 공사 현장에까지 확대·시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3일 인권위에 따르면 인권위는 현재 △공공 부문 건설 현장에서 폭염으로 인한 노동자의 작업 중지가 가능하도록 하고 △작업 중지 시간을 근무 중 휴게시간으로 보고 노동시간으로 인정하는 방안 △그에 따른 임금 보전 방안을 마련할 것 등을 고용부에 권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안건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폭력 사건에 대한 직권조사 여부를 결정하는 안건이 추가됐던 지난달 30일 상임위원회에 보고된 안건이다. 고용부에 따르면 지난 6년(2014~2019년) 동안 온열질환(열사병, 열 탈진, 열 실신 등)으로 산업재해 피해를 입은 노동자는 총 158명이다. 이 중 건설 노동자가 81명(51.3%)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같은 기간 온열질환으로 사망한 노동자 27명 중 19명(70.4%)이 건설 노동자다. 건설 노동자와 같이 밖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 대한 폭염 대비 정책으로 고용부는 지난해 8월 ‘열사병 예방 3대 기본 수칙 물·그늘·휴식 이행 가이드’(이하 가이드라인)를 만들었다. 이 가이드라인은 △노동자에게 깨끗한 물과 그늘진 장소를 제공할 것 △폭염특보(폭염주의보·경보) 발령 시 노동자에게 1시간 주기로 10~15분 이상씩 규칙적으로 휴식할 수 있도록 할 것 △노동자가 건강상의 이유로 작업 중지 요청 시 사업주가 즉시 조치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또 일 최고기온 단계별(31도 이상, 33도 이상, 35도 이상, 38도 이상) 대응 요령도 제시하고 있다. ●현장에서 작동 안 하는 정부 ‘폭염 대책’ 가이드라인 그러나 노동계에서는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재희 건설노조 교육선전실장은 “건설노조가 지난해 8월 조합원 38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을 때 폭염특보 발령 시 1시간 일하면 10~15분 이상씩 규칙적으로 쉬는 경우는 23.1%(85명)에 불과했다. 건설 현장에는 쉴 곳조차 마땅치 않은 게 현실”이라면서 “콘크리트를 붓거나 채우는 일을 하는 노동자들은 콘크리트에서 발생하는 열까지 더해진 환경에서 일을 하고, 철근 노동자와 형틀목수 노동자는 사방이 철근으로 둘러싸인, 체감온도가 40도를 넘는 곳에서 일을 해 열사병은 물론이고 체력 및 집중력 약화로 각종 사고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록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이 ‘노동자가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에는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할 수 있다’는 노동자의 작업중지권(또는 작업대피권)을 명시하고 있지만 노동자가 실제로 현장에서 행사하기 어려운 점도 문제다. 전 실장은 “건설 노동자들이 안전 규정대로 일할 것을 요구하면 현장 반응은 ‘지킬 것 지키면 공사 못 한다’, ‘당신 아니어도 일할 사람 많다’, ‘내일부터 나오지 마라’ 등”이라면서 “시간이 곧 돈인지라 어떻게든 빨리 공사를 끝내 공사기간 단축을 통한 이윤 창출을 하려는 건설사에 폭염 대책 등은 안중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최명선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실장은 “‘급박한 위험’의 범위에 대해 회사와 다툼이 있다. 노동자가 위험하다고 판단해서 작업을 중지하면 회사에서 현장을 점검하고 안전대책을 세운 뒤 작업을 재개하는 게 아니라 노동자를 징계하거나 노동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노동자의 작업중지권 법적 권리지만…행사하면 불이익 우리나라가 2008년 2월 비준한 국제노동기구(ILO)의 ‘산업안전 보건 협약’(제155호 협약)은 ‘자신의 생명이나 건강에 급박하고 심각한 위험이 존재한다고 믿을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작업 환경으로부터 스스로 이탈한 노동자는 국내 여건과 관행에 따라 부당한 결과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회원국에는 위험한 작업 환경에서 작업을 중지한 노동자가 불리한 처분을 받지 않도록 보호하는 정책을 수립·시행하도록 하고 있다. 최 실장은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다고 믿을 만한 합리적인 이유로 작업을 중지한 노동자에게 사업주가 해고 등 불리한 처우를 해서는 안 된다고 산안법에 명시돼 있긴 하지만 이를 어긴 사업주를 처벌하는 조항이 없다. 고용부는 처벌 조항을 신설하는 입법을 몇 차례 추진했었고, 2018년 12월 11일 김용균씨의 사망을 계기로 산안법 전부개정이 진행될 때 지난해 2월 입법예고한 법안에도 처벌 조항이 있었다”면서 “그러나 국회 심의 과정에서 처벌 조항이 삭제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고용부가 지난해 2월 입법예고한 산안법 전부개정법률안은 위 이유로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한 노동자에게 해고 등 불리한 처분을 한 사용자를 징역 1년 이하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규정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김용균씨 사망 직후인 2018년 12월 27일 국회를 통과해 올해 1월 16일부터 시행된 산안법에는 이 처벌 조항이 빠졌다. 중대재해가 발생하거나 시정 조치 후에도 유해한 작업 환경이 개선되지 않은 사업장에 작업 중지를 명령할 수 있는 고용부의 작업 중지 명령권도 제한적인 경우에만 행사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최 실장은 “지난 6월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일하던 일용직 노동자가 온열질환으로 사망하는 일이 있었는데, 사건 초기에 고용부는 작업 중지를 명령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가 노조에서 강력히 주장해 나중에 작업 중지 명령을 했다”고 밝혔다. ●일용직 많은 건설 현장…작업 중지 시 임금 보전 필요 건설회사가 노동자들을 상시 고용하는 형태가 아니라 공사가 시작되면 그때마다 필요한 인원에 맞게 노동자와 고용관계를 맺는 구조상 건설 현장에는 임시·일용직 노동자가 많다. 통계청이 지난 4월 발표한 ‘2019년 하반기 지역별 고용조사 취업자의 산업 및 직업별 특성’ 통계자료에 따르면 건설업 분야 임금 노동자 163만 9000여명 중 상용직 노동자(78만 2000여명)보다 임시·일용직 노동자(85만 8000여명)가 더 많다. 그러다 보니 건설 노동자들 사이에서는 일당(하루 단위로 지급)에 대한 부담으로 폭염 시에도 작업을 계속 하려는 경향이 있다. 최 실장은 “폭염으로 인한 위험의 주 대상이 되는 건설·조선업 현장 노동자들은 임시·일용직이 많다”면서 “임금 보전 방안이 없으면 작업 중지가 노동자의 생계를 위협하는 문제와 연동돼 해결이 어렵다”고 말했다. 폭염으로 노동자들의 작업이 중지될 경우 임금을 보전한다는 규정은 현행법에 없다. 전 실장은 “폭염으로 작업이 현저히 곤란할 경우 발주처가 공사를 일시 정지하도록 하고, 공사기간을 산정할 때 처음부터 폭염에 따른 작업 중지 기간을 고려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폭염의 지속으로 공사기간이 연장됐을 때 그에 따른 손해를 정부가 보전하는 방안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폭염경보가 발령됐을 때 서울시와 그 자치구, 투자출연기관이 발주한 공사 현장 노동자들의 오후 시간 실외 작업을 중지하되 이에 따른 노동자들의 임금을 보전해주는 제도를 2018년 8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공사 현장 편의시설 확충도 과제 인권위는 이외에도 공사 현장의 편의시설 설치 기준을 개선할 것을 고용부에 권고할 예정이다. 현행 건설근로자법(건설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은 사업주로 하여금 1억원 이상 규모의 건설 공사가 시행되는 현장에 화장실, 식당, 탈의실 등의 편의시설을 설치하거나 이용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수에 비례해서 편의시설을 설치하도록 하는 규정과 편의시설이 어떤 설비들을 갖춰야 하는지를 명시한 규정은 없는 상황이다. 전 실장은 “원청회사 사무실이 있는 간이건물에는 화장실, 샤워실, 탈의실 등이 다 갖춰져 있다. 예전에는 원청사 직원들만 이용할 수 있도록 자물쇠를 채우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노동자들의 항의로 하청회사 노동자들도 사용을 할 수는 있긴 하지만 작업 현장과 거리가 멀어 작업 중에는 사용하기 힘들다”면서 “300여명이 일하는 현장에서도 10여명이 쉴 수 있는 휴게실이 전부라고 한다. 편의시설 부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이런 내용들을 담은 권고안을 다음 상임위원회에 재상정해 수정, 보완하는 작업을 계속 할 예정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버티는 日 강제동원 기업에 자산매각 명령…정부 “日 추가보복 대비”(종합)

    버티는 日 강제동원 기업에 자산매각 명령…정부 “日 추가보복 대비”(종합)

    정부 “모든 보복 가능성 열어두고 대응 검토”靑·외교·기재·산업 등 관련부처 전방위 대응작년 日, 대한국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보복일본 제품 불매운동 확산…한일관계 경색 한국 대법원의 일본강점기 당시 일본 기업에 강제동원된 피해자의 손해배상을 위한 일본기업의 자산 매각 명령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정부가 일본의 추가 보복에 나설 가능성을 염두하고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제철 보유 주식 압류명령 4일 전달11일 日항고 안하면 압류 후 현금화 외교부는 3일 향후 국내 법원의 현금화 명령에 따른 일본의 보복 가능성과 관련, “정부는 관련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응 방향을 검토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강제동원 피해자 대리인단에 따르면 일본제철(옛 신일철주금)이 보유한 PNR 주식에 대한 대구지법 포항지원의 압류명령이 오는 4일 0시부터 일본제철에 전달(공시송달)된 것으로 간주한다. 이후 일본제철이 11일 0시까지 즉시 항고하지 않으면 주식압류명령은 확정되며, 이후 법원은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을 위해 압류한 자산을 처분하는 현금화 절차를 밟을 수 있다. 법원이 자산매각(현금화) 명령을 내리더라도 실제 매각까지 상당한 절차와 시간이 필요하지만, 압류 확정만으로도 일본 기업 자산이 묶이는 셈이라 일본 정부가 예민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 그간 일본 정부는 한국 법원의 현금화 명령에 추가 보복으로 대응할 것임을 여러 차례 경고해왔다.日 “현금화하면 심각한 상황 초래할 것”스가 “모든 대응책 검토 중” 보복 예고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은 지난 6월 3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통화에서 “현금화는 심각한 상황을 초래하므로 피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으며,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지난 1일 요미우리TV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정부는 (현금화에 대비해) 모든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언론은 보복 조치로 관세 인상, 송금 중단, 비자 발급 엄격화, 금융제재, 일본 내 한국 자산 압류, 주한 일본대사 소환 등을 거론하고 있다. 앞서 아베 정부는 한국 대법원의 손해배상 판결에 불만을 품고 지난해 7월 한국의 핵심 수출품목인 반도체 주요 부품 3종에 대한 대(對)한국 수출 규제를 강화하는 1차 경제 보복을 단행했다. 이후 8월에는 수출 절차를 간소화해주는 수출우대국인 ‘백색국가 명단’(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배제하는 2차 경제 보복을 감행했다. 일본 정부는 이 과정에서 한국 통상협상단을 창고 같은 곳에서 회의하도록 푸대접하는 등 대놓고 외교적 결례를 가하기도 했다. 침략 전쟁으로 피해를 입힌 역사를 대해 반성하지 않고 되레 경제 보복 조치로 맞선 일본 정부의 행태에 정부는 화이트리스트 일본 배제로 맞불을 놓았고 국민들은 이른바 ‘노재팬’(No Japan) 운동인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을 벌였다. 당시 유니클로를 비롯해 일본산 맥주·자동차 등의 판매가 급감하는 한일 관계는 악화일로를 걸었고 지금까지 그 여파가 지속되고 있다.앞서 2018년 11월 대법원은 양금덕 할머니 등 징용 피해자 5명이 일본 미쓰비시중공업 측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피고는 1인당 1억∼1억 50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선고하는 등 2건의 징용 관련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모두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 이후 피해자들은 지난해 3월 22일 대전지법을 통해 판결 이행을 미루는 미쓰비시 측을 상대로 한국 내 상표권 2건과 특허권 6건을 압류하는 절차를 밟은 데 이어 매각 명령 신청을 했다. 채권액은 별세한 원고 1명을 제외한 4명분 8억 400만원이다. 그러나 미쓰비시에 대한 한국 대법원의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상대 배상 명령이 16개월째 이행되지 않았다. 대전지법은 압류결정과 매각 명령 서류를 채무자인 미쓰비시중공업 측에 전달하기 위해 여러 차례 송달을 시도했으나, 압류결정 16개월이 지나도록 송달 여부가 확인되지 않아 이날 근로정신대 소송 원고 측 대리인은 압류 상태인 미쓰비시 자산 매각과 관련한 절차를 공시송달로 신속히 진행해 줄 것을 지난달 31일 대전지법에 요청했다. 공시송달은 소송 상대방이 서류를 받지 않고 재판에 불응하는 경우 법원 게시판이나 관보 등에 게재해 내용이 전달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다. 정부 “日 추가 보복시 가만 있지 않겠다”외교부 “합리적 해결 위해 日협의 지속” 정부는 청와대와 외교부,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 부처를 중심으로 보복 조치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가 시행할 수 있는 조치를 시나리오별로 가정하고, 이에 대한 상응 조치 등 맞대응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강제동원 배상 판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방침이지만, 일본 정부가 추가 보복에 나설 경우 가만히 있지만은 않겠다는 입장이다. 외교부는 “정부는 사법부 판단 존중, 피해자 권리실현 및 한일 양국관계 등을 고려하면서 다양한 합리적 해결방안을 논의하는 데 대해 열린 입장”이라면서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해 나가면서 일측과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긴밀히 협의해 왔으며 앞으로도 관련 협의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한국 정부는 그간 소재·부품·장비산업 육성 등을 통해 일본의 추가 보복 가능성에 대비해왔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 한일관계가 더 나빠지면 양국 모두 부담이 커지는만큼 현금화 전에 외교적 해법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상황은 쉽지 않아 보인다. 한일 양국은 지난해 11월부터 외교부 국장급 협의 등 대화를 이어가고 있지만, 양측의 변함없는 입장을 확인했을 뿐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대화를 통해 서로에 대한 이해의 깊이를 넓혔다고 생각하지만, 입장차가 굉장히 크고 수출규제 문제도 풀리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지소미아 언제든 종료”…美 개입 관건 정부는 일본이 지적한 문제를 해결했음에도 수출규제가 유지되자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절차를 최근 재개했으며,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도 언제든지 종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일관계가 다시 파국으로 치달을 경우 미국의 개입 여부도 관심이다. 앞서 미국은 한국이 지난해 8월 지소미아 종료를 일본 측에 통보하자 전례 없이 강하고 공개적으로 한국을 비판하기도 했다.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은 지난달 8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전략대화에서 일본의 수출규제와 한국의 WTO 제소에 대한 정부 입장을 설명했으며, 비건 부장관은 한일이 이 문제를 잘 해결하기를 바란다면서 미국도 한일 간 협의를 촉진하기 위한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는 시민모임에 따르면 근로정신대 소송 원고 측 대리인은 압류 상태인 미쓰비시 자산 매각과 관련한 절차를 공시송달로 신속히 진행해 줄 것을 지난달 31일 대전지법에 요청했다. 공시송달은 소송 상대방이 서류를 받지 않고 재판에 불응하는 경우 법원 게시판이나 관보 등에 게재해 내용이 전달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다. 원고 측 대리인 김정희 변호사(법무법인 지음)는 의견서를 통해 “미쓰비시 측은 송달 절차에 협조하지 않는 방법으로 소송을 지연하는 태도를 보이는 등 대한민국 사법질서를 가볍게 여기고 있다”며 “원고들은 현재 90세가 넘는 등 건강이 좋지 않아 대부분 병원 신세를 지고 있고, 언제까지 집행 결과를 기다릴 수만은 없는 처지”라고 호소했다. 실제 관련 재판 과정에서 원고 5명 중 1명은 대법원 승소 판결 이후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한 채 별세했다고 대리인 측은 덧붙였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무대서 딸 추락사했는데 김천시 2년간 사과 한마디 없었다

    무대서 딸 추락사했는데 김천시 2년간 사과 한마디 없었다

    “제가 처음 이 싸움을 시작할 때 주변에서는 ‘개인이 국가를,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싸워 이기는 건 불가능하다. 어차피 넘을 수 없는 산이다’ 이런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잘못이 있다면 대통령이라도 아이들 앞에 무릎 꿇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바로…인간으로서의 도리이기 때문입니다.” 유난히 살가웠던 딸의 죽음과 지난한 법정다툼 과정을 설명하면서도 담담한 태도를 지켜온 박원한(55)씨의 목소리가 떨리기 시작했다. 깊은 한숨 뒤에 그의 입에서 힘겹게 나온 말은 ‘인간으로서의 도리’였다. 촉망받던 스물셋 성악도 딸을 황망히 떠나보낸 박씨는 2년 가까이 경북 경산에서 법원이 있는 서울까지 왕복 650㎞ 거리를 오가며 법정에 서고 있다.취재진과 재판 방청객, 그리고 피고인의 지지자들까지 몰려 유난히 혼잡했던 지난달 16일, 서울 서초동 법원청사 한편에는 지방에서 올라온 박씨와 그의 가족들도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박씨와의 인터뷰는 청사 내 카페에서 진행하기로 했지만 변호인 사무실로 옮겨 진행했다. 조국(55)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57) 교수 관련 재판과 사법농단 재판 등 굵직한 재판이 몰리면서 박씨에게는 청사 안에서는 마음 놓고 하소연할 공간조차 허락되지 않은 탓이다. ●딸 잃고 왕복 650㎞ 오가며 법정투쟁 이날 박씨는 아내와 처제와 함께 서울고등법원을 찾았다. 맏딸 송희씨의 죽음으로 시작된 재판의 항소심에 참석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의견을 진술하기 위해서다. 딸의 죽음에 대해 해당 지자체인 김천시의 책임을 묻는 재판에서 이미 1심 법원은 시의 책임을 상당 부분 인정했지만, 김천시가 불복하면서 박씨 가족의 싸움도 이어졌다. 곧 맏딸의 2주기를 맞지만 박씨 가족의 시간은 여전히 딸이 세상을 떠난 2018년 9월 6일에 멈춰 있었다. “기쁘면 기쁘다고, 슬프면 슬프다고 감정 표현에 참 솔직한, 다정하고 책임감 강한 딸이었죠. 다른 집 맏이들과는 달리 엄마 아빠에게도 소소한 감정도 잘 표현하고, 동생에게도 늘 친구 같은 언니였습니다….” 장녀로서 가족에 대한 책임감이 강한 탓이었을까. 박씨는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윽박질러서라도 2년 전 딸의 선택을 막아내고 싶은 심정이다. 가족과 떨어져 서울에서 홀로 생활하며 성악을 전공해 온 송희씨는 2018년 8월 대학원 마지막 학기 개강을 앞두고 지방의 한 오페라 공연 조연출직 아르바이트 제안을 받았다. 대학원을 마친 뒤 지도교수의 조언에 따라 독일로 유학을 떠날 계획을 세운 송희씨는 유학 자금도 마련하면서 실제 공연 제작과 무대에 대한 경험도 쌓기 위해 제안을 받아들였다. 송희씨가 참여한 작품은 호남오페라단의 창작 오페라 ‘달하, 비취오시라’ 김천 공연이었다. 성악가로 도약하기 위한 디딤돌로 택한 선택이 인생의 마침표가 될 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2018년 9월 6일에 멈춘 가족의 시간 송희씨는 그해 9월 7일 공연을 이틀 앞둔 5일 저녁 공연장인 김천문화회관으로 내려가 공연팀에 합류했다. “당장 하루 뒤면 무대에 올려야 하는데 딸이 와서 보니까 무대 세트가 예전에 만든 그대로라 색도 바래고 보수가 필요한 상황이었던 거예요. 누구도 나서지 않으니 딸이 ‘제가 하겠다’며 나섰더라고요. 송희가 어두운 극장에서 홀로 무대 세트 도색작업을 한 뒤 전체적으로 확인하려고 몇 걸음 뒷걸음 치는 순간 7m 아래로 떨어진 거죠.” 송희씨는 추락 직후 인근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고, 이후 경북대병원 중환자실로 후송됐지만 10일 새벽 뇌출혈로 숨을 거뒀다. 경찰 조사와 법원 판결문 등에 따르면 송희씨가 작업할 때에는 무대와 지하 연주자들의 공간을 연결하는 승·하강 리프트는 무대 쪽으로 올려진 상태였다. 그러나 송희씨 혼자 작업 중인 상황에서 리프트는 지하로 내려졌고, 당시 공연장 작업자 누구도 송희씨에게 이런 사실을 알려 주지 않았다. 리프트는 작동 시 이를 알리는 램프와 비상경보 등도 작동해야 했지만 모두 고장 나 작동하지 않았다. “딸이 거기서 혼자 작업 중인데 누군가 리프트를 내린다면 당연히 알렸어야 하지 않나요. 공연장 측은 1시간 이상 해야 하는 안전교육도 제대로 하지 않고, 사고가 나자 안전교육을 했다며 뒤늦게 현장 관계자들에게 안전교육 확인 서명을 받았더라고요. 당시 딸은 응급실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는데 현장 책임자는 ‘산 사람은 살아야 하지 않겠냐’며 하지도 않은 안전교육 확인서나 받으러 다닌 거죠.” 사고 당시 공연장 측 대응을 떠올리던 박씨는 깊은 한숨으로 치미는 분노를 삭였다. 1심 법원은 지난 1월 김천시 소속 7급 공무원인 김천문화회관 무대감독 송모(57)씨와 오페라단 무대감독 홍모(42)씨의 사고 책임을 인정하며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금고 10개월, 징역 8개월(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박씨 등 유족은 김천시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도 제기했고, 관련 재판부 역시 김천시의 사고 책임을 인정했다. 다만 피해 책임 비율은 김천시 80%, 피해자 20%로 제한했다. 사실상 피해자 쪽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에서 이긴다고 죽은 딸이 돌아오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까지 법정싸움을 할 생각은 없었다”는 박씨는 재판 과정에서 책임 회피를 넘어 유족 측에게도 큰소리치는 김천시 측을 보면서 “용서는 없다”고 마음을 굳혔다. 박씨는 “1심 재판 초반에는 김천시 관계자들이 우리에게 잠시 목례라도 했는데 이후부터는 알은척도 안 하고, 김천시 측 변호인은 법원 복도에서 유족들 들으란 듯이 큰 소리로 ‘자기(송희) 혼자 실수해서 난 사고다’, ‘무대감독도 피해자다’라는 식으로 떠들더라”면서 “처음부터 김천시가 책임지는 모습으로 나섰다면 서로가 이렇게 힘든 과정까지 오지 않고, 나도 그들의 잘못을 용서할 마음이 있었지만, 이제는 끝까지 싸우겠다는 생각뿐”이라고 말했다. ●송희씨의 죽음, 예술인 연대로 이어져 박씨는 딸이 세상을 떠난 지 2년이 되도록 김천시 측의 누구한테도 사과 한마디 받지 못했다. 이는 박씨가 지자체라는 국가기관을 상대로 싸우는 결정적 이유이기도 하다. “국가기관에서의 사고로 한 젊은이가 희생됐는데 시장뿐만 아니라 어떤 누구도 사과 한마디가 없었어요. 피해자 가족에게 관심조차 두지 않는 것은 우롱하는 것과 마찬가지죠. 우리 가족을 끝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 긴 싸움을 이어 가고 있습니다.” 송희씨의 죽음은 늘 열악한 환경 속에서 위험과 싸워야 했던 예술인들의 연대로 이어졌다. 예술인들을 중심으로 결성된 ‘박송희씨 사고사망사건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6월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천시의 항소 취소와 관련 기관들의 사과 및 배상, 재발 방지 방안 마련 등을 촉구했다. 박씨도 이 자리에서 함께 목소리를 냈다. 목회자의 길을 걷고 있는 박씨에게는 새로운 소명이 생겼다. 채 피우지도 못하고 떠난 딸의 꿈을 위한 길이기도 하다. “저도 송희에 앞서 성악을 전공한 예술인으로 살아왔기 때문에 다시는 송희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간절함이 있습니다. 딸의 사고를 계기로 예술인들이 연대하고, 젊은 예술인들이 안전에 대해 걱정하지 않고 공연에만 집중할 수 있는 세상이 올 수 있도록 돕는 게 이제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성악가 꿈꾸던 딸 무대서 추락사…법정투쟁 아버지의 분노

    성악가 꿈꾸던 딸 무대서 추락사…법정투쟁 아버지의 분노

    “제가 처음 이 싸움을 시작할 때 주변에서는 ‘개인이 국가를,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싸워 이기는 건 불가능하다. 어차피 넘을 수 없는 산이다’ 이런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잘못이 있다면 대통령이라도 아이들 앞에 무릎 꿇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바로…인간으로서의 도리이기 때문입니다.” 유난히 살가웠던 딸의 죽음과 지난한 법정다툼 과정을 설명하면서도 애써 담담한 태도를 지켜온 박원한(55)씨의 목소리가 떨리기 시작했다. 깊은 한숨 뒤에 그의 입에서 힘겹게 나온 말은 ‘인간으로서의 도리’였다. 촉망받던 스물셋 성악도 딸을 황망히 떠나보낸 박씨는 2년 가까이 경북 경산에서 법원이 있는 서울까지 왕복 650㎞ 거리를 오가며 법정에 서고 있다. 취재진과 재판 방청객, 그리고 피고인의 지지자들까지 몰려 유난히 혼잡했던 지난달 16일, 서울 서초동 법원청사 한편에는 지방에서 올라온 박씨와 그의 가족들도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박씨와의 인터뷰는 청사 내 카페에서 진행하기로 했지만 변호인 사무실로 옮겨 진행했다. 조국(55)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57) 교수 관련 재판과 사법농단 재판 등 굵직한 재판이 몰리면서 박씨에게는 청사 안에서는 마음 놓고 하소연할 공간조차 허락되지 않은 탓이다. 딸을 잃고 왕복 650㎞를 오가며 법정투쟁 이날 박씨는 아내와 처제와 함께 서울고등법원을 찾았다. 맏딸 송희씨의 죽음으로 시작된 재판의 항소심에 참석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의견을 진술하기 위해서다. 딸의 죽음에 대해 해당 지자체인 김천시의 책임을 묻는 재판에서 이미 1심 법원은 시의 책임을 상당 부분 인정했지만, 김천시가 불복하면서 박씨 가족의 싸움도 이어졌다. 곧 맏딸의 2주기를 맞지만 박씨 가족의 시간은 여전히 딸이 세상을 떠난 2018년 9월 6일에 멈춰 있었다. “기쁘면 기쁘다고, 슬프면 슬프다고 감정 표현에 참 솔직한, 다정하고 책임감 강한 딸이었죠. 다른 집 맏이들과는 달리 엄마 아빠에게도 소소한 감정도 잘 표현하고, 동생에게도 늘 친구 같은 언니였습니다….” 장녀로서 가족에 대한 책임감이 강한 탓이었을까. 박씨는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윽박질러서라도 2년 전 딸의 선택을 막아내고 싶은 심정이다. 가족과 떨어져 서울에서 홀로 생활하며 성악을 전공해 온 송희씨는 2018년 8월 대학원 마지막 학기 개강을 앞두고 지방의 한 오페라 공연 조연출직 아르바이트 제안을 받았다. 대학원을 마친 뒤 지도교수의 조언에 따라 독일로 유학을 떠날 계획을 세운 송희씨는 유학 자금도 마련하면서 실제 공연 제작과 무대에 대한 경험도 쌓기 위해 제안을 받아들였다. 송희씨가 참여한 작품은 호남오페라단의 창작 오페라 ‘달하, 비취오시라’ 김천 공연이었다. 성악가로 도약하기 위한 디딤돌로 택한 선택이 인생의 마침표가 될 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2018년 9월 6일에 멈춘 가족의 시간 송희씨는 그해 9월 7일 공연을 이틀 앞둔 5일 저녁 공연장인 김천문화회관으로 내려가 공연팀에 합류했다. “당장 하루 뒤면 무대에 올려야 하는데 딸이 와서 보니까 무대 세트가 예전에 만든 그대로라 색도 바래고 보수가 필요한 상황이었던 거예요. 누구도 나서지 않으니 딸이 ‘제가 하겠다’며 나섰더라고요. 송희가 어두운 극장에서 홀로 무대 세트 도색작업을 한 뒤 전체적으로 확인하려고 몇 걸음 뒷걸음 치는 순간 7m 아래로 떨어진 거죠.” 송희씨는 추락 직후 인근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고, 이후 경북대병원 중환자실로 후송됐지만 10일 새벽 뇌출혈로 숨을 거뒀다. 경찰 조사와 법원 판결문 등에 따르면 송희씨가 작업할 때에는 무대와 지하 연주자들의 공간을 연결하는 승·하강 리프트는 무대 쪽으로 올려진 상태였다. 그러나 송희씨 혼자 작업 중인 상황에서 리프트는 지하로 내려졌고, 당시 공연장 작업자 누구도 송희씨에게 이런 사실을 알려 주지 않았다. 리프트는 작동 시 이를 알리는 램프와 비상경보 등도 작동해야 했지만 모두 고장 나 작동하지 않았다. “딸이 거기서 혼자 작업 중인데 누군가 리프트를 내린다면 당연히 알렸어야 하지 않나요. 공연장 측은 1시간 이상 해야 하는 안전교육도 제대로 하지 않고, 사고가 나자 안전교육을 했다며 뒤늦게 현장 관계자들에게 안전교육 확인 서명을 받았더라고요. 당시 딸은 응급실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는데 현장 책임자는 ‘산 사람은 살아야 하지 않겠냐’며 하지도 않은 안전교육 확인서나 받으러 다닌 거죠.” 사고 당시 공연장 측 대응을 떠올리던 박씨는 깊은 한숨으로 치미는 분노를 삭였다. 1심 법원은 지난 1월 김천시 소속 7급 공무원인 김천문화회관 무대감독 송모(57)씨와 오페라단 무대감독 홍모(42)씨의 사고 책임을 인정하며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금고 10개월, 징역 8개월(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박씨 등 유족은 김천시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도 제기했고, 관련 재판부 역시 김천시의 사고 책임을 인정했다. 다만 피해 책임 비율은 김천시 80%, 피해자 20%로 제한했다. 사실상 피해자 쪽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에서 이긴다고 죽은 딸이 돌아오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까지 법정싸움을 할 생각은 없었다”는 박씨는 재판 과정에서 책임 회피를 넘어 유족 측에게도 큰소리치는 김천시 측을 보면서 “용서는 없다”고 마음을 굳혔다. 박씨는 “1심 재판 초반에는 김천시 관계자들이 우리에게 잠시 목례라도 했는데 이후부터는 알은척도 안 하고, 김천시 측 변호인은 법원 복도에서 유족들 들으란 듯이 큰 소리로 ‘자기(송희) 혼자 실수해서 난 사고다’, ‘무대감독도 피해자다’라는 식으로 떠들더라”면서 “처음부터 김천시가 책임지는 모습으로 나섰다면 서로가 이렇게 힘든 과정까지 오지 않고, 나도 그들의 잘못을 용서할 마음이 있었지만, 이제는 끝까지 싸우겠다는 생각뿐”이라고 말했다. 예술인들이 안전한 세상 만드는 게 새로운 소명 박씨는 딸이 세상을 떠난 지 2년이 되도록 김천시 측의 누구한테도 사과 한마디 받지 못했다. 이는 박씨가 지자체라는 국가기관을 상대로 싸우는 결정적 이유이기도 하다. “국가기관에서의 사고로 한 젊은이가 희생됐는데 시장뿐만 아니라 어떤 누구도 사과 한마디가 없었어요. 피해자 가족에게 관심조차 두지 않는 것은 우롱하는 것과 마찬가지죠. 우리 가족을 끝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 긴 싸움을 이어 가고 있습니다.” 송희씨의 죽음은 늘 열악한 환경 속에서 위험과 싸워야 했던 예술인들의 연대로 이어졌다. 예술인들을 중심으로 결성된 ‘박송희씨 사고사망사건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6월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천시의 항소 취소와 관련 기관들의 사과 및 배상, 재발 방지 방안 마련 등을 촉구했다. 박씨도 이 자리에서 함께 목소리를 냈다. 목회자의 길을 걷고 있는 박씨에게는 새로운 소명이 생겼다. 채 피우지도 못하고 떠난 딸의 꿈을 위한 길이기도 하다. “저도 송희에 앞서 성악을 전공한 예술인으로 살아왔기 때문에 다시는 송희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간절함이 있습니다. 딸의 사고를 계기로 예술인들이 연대하고, 젊은 예술인들이 안전에 대해 걱정하지 않고 공연에만 집중할 수 있는 세상이 올 수 있도록 돕는 게 이제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일본 강제징용 가해기업 자산 압류 효력 이틀 앞… 보복 조치 취하나

    일본 강제징용 가해기업 자산 압류 효력 이틀 앞… 보복 조치 취하나

    일제 강제징용 가해 기업의 국내 자산에 대한 법원의 압류명령이 조만간 확정될 전망임에 따라 일본 정부가 추가 보복 조치를 취할지 주목된다. 2일 법원에 따르면, 일본제철의 PNR 주식에 대한 대구지법 포항지원의 압류명령은 오는 4일 0시부로 송달된 것으로 간주되며, 압류명령 효력이 발생한다. 일본제철이 11일 0시까지 즉시항고를 하지 않으면 압류명령은 확정된다. 앞서 대법원이 2018년 10월 일본제철(옛 신일철주금)에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각각 1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한 이후 강제징용 피해자 측은 포항지원에 압류명령을 신청했다. 포항지원은 지난해 1월과 3월 세 차례에 걸쳐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채권을 근거로 일본제철과 포스코의 합작회사인 PNR의 주식 총 19만 4794주에 대해 압류명령을 내렸다. 포항지원은 해외에 있는 일본제철에 명령을 송달하고자 일본 외무성에 해외송달요청서를 보냈으나 외무성은 아무런 설명 없이 반송했다. 법원은 재차 송달을 시도했으나, 외무성은 무반응으로 일관해왔다. 압류명령은 채무자에 관련 서류를 송달해야 효력이 발생한다. 이에 포항지원은 지난 6월 1일 공시송달을 결정했다. 공시송달은 통상적인 방법으로 당사자에게 서류 송달이 불가능할 때 일정 기간이 지나면 서류가 상대방에게 송달된 것으로 간주하는 방식을 말한다. 포항지원은 공시송달 기한을 오는 4일 0시로 정했다. 일본제철이 압류명령에 대해 즉시항고를 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일본 측은 한국 대법원의 손해배상 판결이 ‘국제법 위반’이라고 주장하며 한국 사법부 절차에 일절 응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자국 기업 자산의 매각, 즉 현금화가 이뤄지면 즉각 보복에 나선다고 공언해온 만큼, 오는 4일 압류명령 효력이 발생하는 날에 맞춰 보복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지난 1일 자국 기업 자산의 매각 가능성에 대비해 “모든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다”며 “방향성은 확실히 나와 있다”고 밝혔다. 스가 장관은 구체적인 대응책을 언급하지 않았으나, 요미우리신문은 2일 일본 정부가 관세 인상이나 송금 중단 등 복수의 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비자 발급 요건의 엄격화나 주한 일본대사의 일시 소환 등도 고려하고 있다고 교도통신은 전날 전했다. 다만 일본제철의 국내 자산이 실제 매각되기까지 여러 법적 절차가 남아 있어 수개월이 소요될 가능성이 있다. 강제징용 피해자 측은 지난해 1월 압류명령 결정이 내려지고 4개월 후 포항지원에 매각명령을 신청했다. 법원이 압류명령 확정 이후 조속히 매각명령 결정을 내리더라도 일본 측이 명령 송달을 받지 않아 공시송달 절차가 진행된다면 최소 두 달은 소요된다. 민사집행법은 채무자가 해외에 있으면 심문할 필요가 없다고 규정했지만, 법원이 그럼에도 일본제철을 심문하려 할 경우 심문서를 송달하는 데 추가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아울러 매각명령이 결정되더라도 압류된 PNR 주식 가치에 대한 감정 절차가 진행돼 주식이 매각되는 데 통상 2~3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일본 정부가 압류명령 효력이 발생하는 오는 4일에 당장 보복 조치를 취하기보다는 법원의 매각 절차를 주시하며 향후 보복 조치와 시행 시점을 검토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본 정부가 지난해 7월 취한 수출규제 조치로 인해 한국뿐만 아니라 자국 기업도 피해를 받았기에 추가 보복조치에는 신중을 기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일 “(보복 조치로) 비자 발급 제한이나 금융 제재 등의 안이 거론되고 있지만, 어느 것이나 일본 기업과 국민의 이익에도 손상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취중생] 피해자 의사 반영하지 않은 합의…끝나지 않은 노근리의 비극

    [취중생] 피해자 의사 반영하지 않은 합의…끝나지 않은 노근리의 비극

    [편집자주]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가 변하고 세대는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취중생’(취재 중 생긴 일)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사건팀 기자들의 생생한 뒷이야기를 담아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2020년은 ‘노근리양민학살사건(노근리 사건)’이 일어난 지 70년이 되는 해입니다. 노근리 사건은 국내 미군 관련 학살 사건 중 한미 양국이 함께 진상조사에 나선 유일한 사건이자 미국 대통령이 유감을 표명한 유일한 미군 관련 사건이기도 합니다. 이 모든 과정을 사건의 당사자인 피해자가 중심이 돼 이끌어갔다는 점에서 한국사에 큰 족적을 남겼습니다. 올해는 노근리에 70주년이란 특별한 숫자만큼 의미 있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그동안 노근리 유족회 등이 주관하던 노근리 사건 기념식이 처음으로 정부 주도로 열리고 행정안전부 장관이 노근리에 방문한 것입니다. 노근리 사건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는 한국 정부가 드디어 노근리에 첫 발을 내딛었습니다. 씻을 수 없는 한국사의 비극…노근리 사건 노근리 사건은 한국전쟁 초기인 1950년 7월 마지막주 미군의 공중 폭격과 사격에 의해 한국 민간인 수백명이 희생된 사건입니다. 공식적으로 확인된 희생자만 226명(사망자 150명, 행방불명자 13명, 후유장애인 63명)입니다. 노근리 사건은 1994년 사건의 피해자인 정은용(2014년 사망)씨가 펴낸 장편 실화소설 ‘그대, 우리의 아픔을 아는가’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정씨의 소설을 읽은 미국 AP통신 기자가 1999년 이를 특종 보도하면서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노근리 사건을 주목하게 됐습니다. 미국 언론들이 연일 노근리 사건을 주요 뉴스로 다루자 미국 정부도 움직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내 미국 빌 클린턴 대통령은 진상규명을 지시했습니다. 미국 정부가 움직이자 뒤이어 한국 정부도 뒤늦게 진상규명에 나섰습니다. 2001년 1월 12일 한미 양국은 드디어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합니다. 1950년 7월 마지막 주 노근리에서 미군이 피난민을 살상하거나 부상 입힌 사실은 인정하나 ‘고의’로 민간인을 공격하진 않았다는 내용입니다. 미국이 직접 민간인 학살을 인정했다는 점은 큰 의미가 있지만 미국이 학살의 책임을 부정하면서 성과는 절반에 머물렀습니다. 같은 날 클린턴 대통령은 유감표명 성명서와 함께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성명서에는 추모비를 건립하고 희생자의 자녀들에게 장학금 형식으로 총 400만 달러 규모의 위로금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마치 노근리 피해자들이 미국의 사과를 받고, 보상도 받은 것처럼 보였습니다.그러나 노근리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미국 정부가 교묘히 적은 추모비와 장학금의 대상 때문입니다. 미국은 ‘한국전쟁 동안 사망한 모든 민간인(all other innocent Korean civilians killed during the war)’을 대상으로 적었습니다. 노근리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사과하고 보상하는 것이 아니라, 노근리 사건 하나로 한국전쟁 당시 일어났던 모든 미군 관련 사건을 해결하고 끝내겠다는 뜻입니다. 정은용 씨의 아들인 정구도 노근리국제평화재단 이사장은 “노근리 피해자와 그 가족들이 미국의 제안을 받아들였다면 노근리와 달리 진상조사조차 하지 못한 다른 미군 관련 사건 피해자들이 진상을 규명하고 보상받을 수 있는 권리를 잃게 됐을 것”이라며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던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결국 미국이 내놓은 400만 달러는 2006년 미국이 전부 다시 가져갔습니다. “피해자 의사 반영하지 않은 합의는 무효” 정 이사장은 미국이 내놓은 대책이 “피해자의 의사를 반영하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피해자의 뜻과는 다른 가해자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는 것입니다. 정 이사장은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위안부 합의)를 예시로 들었습니다. 지난 2017년 7월 문재인 대통령은 외교부 장관 직속으로 ‘한·일 위안부 합의 검증 태스크포스(TF)’를 설치했습니다. 같은해 12월 TF는 위안부 합의가 피해자 중심 접근을 결여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합니다. 문 대통령은 이 보고서의 발표에 따라 입장문을 내고 “위안부 합의는 절차적으로나 내용으로나 중대한 흠결이 있었다”면서 “이 합의로 위안부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는 점을 다시금 분명히 밝힌다”고 밝힙니다. 정 이사장은 노근리 사건도 마찬가지라고 말합니다. 미국이 내놓은 대책에도 피해자 중심적인 접근이 부족했다는 것입니다. 정 이사장은 “정부가 위안부 합의를 피해자 중심 접근을 결여했다고 바라봤듯이 노근리 사건을 바라보는 관점도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과거사 소송 시효도 문제입니다. 노근리 사건 희생자와 그 가족들은 2015년 한국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시작했지만 현재 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1·2심 모두 패소하고 대법원에 계류하고 있습니다. 당시 법원은 노근리 사건의 시효를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원회)의 활동 종료일인 2010년 6월 30일을 기준으로 뒀습니다. 그러나 노근리 사건은 진실화해위원회의 조사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진실화해위원회 등장 이전부터 별개의 특별법에 따라 진상 조사가 진행됐기 때문입니다. 노근리 사건 등 피해자와 그 가족들의 노력으로 선제적인 진상 조사가 시작된 과거사 사건들은 오히려 손해배상 소송 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노근리 사건과 거창양민학살 사건(거창 사건)의 변호인이자 거창 사건의 유족인 임재인 변호사는 “국가가 과거사 소멸 시효를 둔 것은 합리적으로 이해할 수 있으나 노근리 사건, 거창 사건 등 별개의 특별법이 있는 사건들이 소멸 시효가 모호해지는 등 피해를 입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과거사 문제에 불을 붙여 다른 사건들이 진상조사를 받을 수 있도록 포문을 연 사건의 피해자들이 오히려 손해배상에 난항을 겪는 아이러니한 상황입니다. 책임 외면해온 한국 정부…학살 70년만에 노근리에 첫 발 노근리 사건의 직접적인 가해 국가는 미국이지만 한국 정부도 책임을 피할 수 없습니다. 노근리 사건을 포함한 한국전쟁 민간인 학살사건은 1950년 7월 26일 미8군이 내렸던 “언제 어떠한 피난민도 방어선을 넘어오게 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피난민 소개 및 이동 통제에 관한 지침이 배경이 됐습니다. 진실화해위원회의 종합보고서에 따르면 이 지침은 전날인 7월 25일 임시 수도였던 대구에서 한국 정부, 미 대사관, 국립경찰, 유엔, 미8군 대표자들이 모여 개최한 회의에서 결정됐습니다. 게다가 한국전쟁 초기 피난민을 통제할 책임이 있는 한국 정부가 피난민 통제정책을 제대로 세우지 못 한 책임도 있습니다.그러나 한국 정부는 그동안 노근리 사건을 외면해 왔습니다. 노근리 사건이 미군 관련 사건으로 유감 표명을 받은, 한국 역사상 의미가 큰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대우하지 않았습니다. 아마 미국의 눈치를 보기 바빴기 때문일 것입니다. 2004년 제정된 노근리 특별법에 따라 설치된 노근리 사건 희생자 심사 및 명예 회복 위원회의 위원장은 국무총리고, 주관 부처는 행정안전부입니다. 그러나 그동안 위원장인 국무총리나, 행안부 장관 누구도 노근리를 찾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노근리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매년 노근리 유족회 등이 주관하던 노근리 사건 기념식이 처음으로 정부 주관으로 열리고 진영 행안부 장관이 노근리에 처음으로 방문했습니다. 지난달 29일 오전 10시 충북 영동 노근리평화공원에서 노근리 70주년 기념식이 열렸습니다. 이 자리에는 진 장관과 더불어 이시종 충북지사, 박세복 영동군수, 양해찬 노근리 유족회장 등 100여명이 함께했습니다. 진 장관은 추모사에서 “고통과 인내의 시간을 견뎌 오신 유족들께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다시 한번 희생자 영전에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습니다. 비록 코로나19로 행사는 축소됐지만 의미 있는 진전입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사망자에도 짜파구리 파티” 코로나19 유족들, 정부 상대 소송

    “사망자에도 짜파구리 파티” 코로나19 유족들, 정부 상대 소송

    보수 성향 변호사단체, 대구지법에 소송“중국발 입국 제한 않고 해이한 모습 보여부실대응 책임 묻고 재발방지책 촉구할 것” 코로나19에 감염돼 숨진 이들의 가족들이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금 청구 소송을 냈다. 보수 성향 변호사단체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한변)은 31일 대구 지역 사망자 6명의 가족 19명을 대리해 총 3억원을 청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대구지법에 냈다. 김태훈 한변 회장은 이날 대구 수성구 대구지법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은 코로나19 사망자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청와대에서 ‘짜파구리’ 파티를 하는 등 동떨어진 인식으로 대구시민과 경북도민들에게 상처를 줬다. 코로나19 피해자가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은 처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오현 변호사는 “(정부가) 국민들의 목숨보다 대한민국 알리기에 앞서지 않았나 싶다”고 주장했다. 이어 “내 가족, 내 이웃, 내 친지 등 어느 누구도 피해를 당할 수 있어 앞으로도 똑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한민국 높은 분들에게 건의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한변은 “올해 초부터 수십만명의 국민과 대한의사협회, 대한감염학회 등 의료 전문단체들이 코로나19 근원인 중국으로부터 감염원을 차단하기 위한 입국 제한 등 적극적인 조치를 여러 차례 촉구했다. 그런데도 정부가 코로나19 예방과 치료를 위한 조치를 게을리한 채 대만과 달리 끝내 중국발 입국 제한을 하지 않았으며 확산 책임을 특정 종교집단이나 지역의 문제로 떠넘기는 등 해이한 모습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한변은 또 “그나마 지금까지 국민의 자발적인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 두기 준수 등 적극적인 코로나19 퇴치 운동과 우수하고 희생적 의료인들, 질병관리본부장 등의 헌신적 노력으로 피해 악화를 막아내는 형편”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번 소송은 초기 예방 의무 소홀, 조치 부실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숨진 대구지역 사망자들의 가족을 대리해 정부의 부실한 대응에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 대책을 촉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2015년 부실 대응 논란이 일었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인해 사망한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내기도 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사설] 혈세 낭비한 자치단체에 경종 울린 대법원 판결

    대법원이 그제 ‘용인경전철 손해배상 청구를 위한 주민소송단’이 전직 용인시장과 공무원 등 30여명을 상대로 낸 주민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지자체(장)의 예산 낭비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취지이고, 또 2005년 주민소송제도가 도입된 후 민간투자사업도 주민소송의 대상이라는 점을 확인한 첫 사례라 할 수 있다. 용인경전철은 1996년 사업 초기부터 예산 낭비 사업이라는 지적이 있었지만 당시 용인시장과 시의회, 한국교통연구원 등이 무리하게 사업을 강행했다. 2004년 교통연구원은 하루 평균 이용객을 16만 1000여명이라 교통 수요를 예측했다. 하지만 용인시가 2010년 경기개발연구원에 의뢰해 수요를 재예측한 결과 하루 평균 3만 2000명에 불과했고, 2019년 실제 이용객은 하루 3만 3079명에 불과했다. 전직 용인시장 등과 한국교통연구원이 이용객을 무리하게 부풀렸고, 사업 시행 때는 시의회의 의결도 건너뛰었다. 용인경전철은 2010년 6월 완공됐지만 최소 수입 보장 비용 등을 요구하는 시행사와의 소송으로 용인시는 8500억원을 물어 주고 2016년까지 운영비와 인건비 295억원도 지급했다. 지난해도 경전철의 실제 수입은 90억원에 불과해 200억원 상당을 시예산으로 물어 줘야 했다. 혈세 낭비가 지속되는 것이다. 용인 시민들은 결국 지자체의 예산 낭비 행정을 바로잡기 위해 2013년 10월 전직 시장 3명 등을 상대로 1조 32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기에 이른 것이다. 주민소송단이 요구한 배상이 이뤄질지는 미지수이나 지자체의 무리한 사업에 일대 경종이 될 것임은 틀림없다. 선거 때마다 예산 낭비성 사업이 부지기수다. 이런 선심성 사업의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음을 정치인들은 명심해야 한다.
  • 전월세 法시행 전 미리 재계약했어도 ‘5%룰’ 요구할 수 있다

    전월세 法시행 전 미리 재계약했어도 ‘5%룰’ 요구할 수 있다

    12월 10일부터 계약만료 두 달 전 갱신법 시행 전 임대료 인상 합의 상관없어집주인 실거주·월세 두 달치 연체 땐 못해임대인, 법 시행 전 계약 종료 등 잇달아 전월세 살이를 하는 사람들의 주거권 보장을 위한 내용이 담긴 주택임대차보호법(주임법)이 30일 국회 문턱을 넘어서면서 세입자들은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라는 두 카드를 손에 쥐게 됐다. 최소 4년간 임대 기간을 보장받을 수 있고 계약갱신청구권을 쓸 때 적용되는 임대료 인상폭도 5%로 제한된다. 하지만 갑작스런 법시행에 따른 혼란도 만만치 않다. 당장 집주인들은 손해를 최소화하기 온갖 편법을 고민하고 있다. 세입자들은 새 법이 시행되는 31일부터 계약갱신청구권(2년간 계약갱신을 보장받는 권리)을 쓸 수 있다. 다만 계약 만료까지 한 달 이상이 남아 있어야 이 권리를 행사할 수 있으며 12월 10일부터는 계약 만료 두 달 전까지로 당겨진다. 예컨대 전월세 계약 만료가 11월 15일이라면 세입자가 아무리 늦어도 10월 15일까지는 집주인에게 “2년 더 살겠다”며 계약 갱신을 요구해야 한다. 하지만 계약 만료가 12월 20일이라면 두 달 전인 10월 20일까지는 갱신 요구를 밝혀야 한다는 얘기다. 만약 법 시행 전 집주인이 미리 계약 갱신을 해 주기로 하면서 과도하게 임대료를 올리자고 해 세입자가 동의했다면 나중에 임대료 조정을 요구할 수 있을까. 답은 ‘그렇다’이다. 세입자는 법 시행 이후 계약갱신청구권을 쓰면서 임대료 상승폭을 5% 이내로 낮춰 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 집주인의 권리도 보장된다. 소유주 본인이나 직계 존비속이 법시행 전 이사 와 집에 실거주하고 있다면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를 해도 거부할 수 있다. 이 밖에 세입자가 가짜 신분증을 사용하는 등 부정한 방법으로 계약했거나 두 달치 월세에 해당하는 금액을 연체한 경우에도 거부할 수 있다. 또 ▲세입자가 불법 전대했을 때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집을 파손했을 때 ▲재건축이나 안전사고 우려 등으로 집을 비워야 할 때 ▲집주인 동의 없이 인테리어 공사를 했을 때도 계약 갱신을 거절할 수 있다. 법 시행 전에는 집주인이 계약 연장 불가를 선언하고 다른 세입자와 계약했다면 기존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었다. 새로운 세입자를 보호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31일 이후에는 집주인이 다른 세입자와 계약해도 기존 세입자는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때 집주인과 가계약을 맺었지만 입주할 수 없게 된 새 세입자는 민사소송 등을 통해 손해배상을 요구하면 된다. 한편 임대차 계약 종료를 앞둔 일부 집주인들은 법망을 피하기 위해 다양한 꼼수를 찾고 있다. 예컨대 지인이나 친척을 통해 높은 가격의 계약서를 쓰거나 세입자에게 법 시행 전이니 나가 달라고 통보한 식이다. 세입자가 나가면 계약서를 파기하고, 높은 가격에 전세 매물을 새로 올리려는 의도다. 기존 세입자와의 계약 종료를 앞둔 집주인들은 새로운 세입자를 가려 받겠다며 신상을 수소문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또 다른 편법으로 ‘임대차 교환 게시판’이 생길 수도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부동산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집주인들끼리 서로 2년 임대 교환하는 방식으로 전세를 주면 서로 목적이 같으니 2년 계약 갱신을 요구할 일도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오늘부터 전월세 5% 넘게 못 올린다

    오늘부터 전월세 5% 넘게 못 올린다

    31일부터 세입자는 기존 2년 임대차 계약이 종료되기 전 1회에 한해 추가로 2년의 계약 갱신을 보장받을 수 있다. 또 전월세상한제에 따라 임대인은 계약 갱신 시 보증금을 최대 5% 이상 올릴 수 없다. 국회는 30일 이 같은 내용의 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제 도입을 골자로 한 주택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정부는 31일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공포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개정안은 국무회의 의결, 대통령 재가를 받은 뒤 관보에 실리면 즉시 시행된다. 국회는 이날 주택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재석 187명 중 찬성 186명, 기권 1명으로 처리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일방적 법안 처리에 반발한 미래통합당과 국민의당은 표결에 불참했다. 유일한 기권표는 통합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당선된 김태호 의원이 던졌다. 오늘부터 시행되는 임대차법에 따라 세입자는 ‘2+2년’의 전세 계약 기간을 보장받게 됐다. 다만 임대인은 실거주 등 사정이 있을 때 계약 갱신을 거절할 수 있다. 하지만 거절 후 제3자에게 집을 빌려주면 기존 세입자에게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 임대료 인상폭은 지방자치단체마다 조례를 통해 5% 한도 내에서 다시 상한을 정한다. 서울시 등은 적정한 임대료 상승폭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발의한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안도 이날 본회의를 통과했다. 법무부가 상가건물 임대차와 관련한 업무를 부동산 정책 소관부처인 국토교통부와 공동 관할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임대차 3법’ 중 나머지 하나인 전월세신고제는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다음달 4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이를 포함해 앞서 국회 기획재정위와 국토교통위에서 처리한 다른 부동산 관련 법안도 같은 날 본회의에서 한꺼번에 처리할 계획이다. 한편 국회는 이날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여야 추천 몫으로 김현 전 민주당 의원, 김효재 전 한나라당 의원을 추천해 의결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임대료 인상 5% 제한 임대차법 통과…“군사정권 날치기보다 심해”

    임대료 인상 5% 제한 임대차법 통과…“군사정권 날치기보다 심해”

    전월세상한제 5%보다 낮은 상승폭 지자체 조례로 결정 임대차 3법 중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돼 31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바로 시행될 예정이다. 법안은 2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됐으며 단 5일 만에 급속 처리됐다. 법안 통과로 세입자들은 31일부터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 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계약갱신청구권제가 신설돼 세입자에게 새로운 권리로서 부여되고 전월세상한제는 이 계약갱신청구권에 따라오는 권리다. 계약갱신청구권은 임대료 인상폭을 5%로 제한할 수 있으며, 지역에 따라 상승폭은 5%보다 더 낮을 수도 있다. 12월 10일까지는 계약 만료까지 1달이 남아 있어야 계약갱신청구권을 쓸 수 있다. 오는 12월 10일부터는 앞서 개정된 주택임대차보호법(주임법) 내용이 시행됨에 따라 계약갱신청구권을 써야 하는 시기가 계약 만료 2달 전으로 당겨진다. 법 시행 전 집주인이 미리 계약 갱신에 동의하면서 과도하게 임대료를 올리자고 제안해 세입자가 동의했다고 하더라도 세입자는 계약갱신청구권을 쓰면서 전월세상한제를 지켜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 앞서 여러 번 계약을 합의 하에 갱신했건, 암묵적으로 연장했건 상관없이 세입자는 31일 이후 계약갱신청구권을 쓸 수 있다. 전월세상한제에서 정한 임대료 상승폭은 5%이지만 지자체마다 조례를 통해 5% 한도 내에서 다시 상한을 정할 수 있기 때문에 서울시 등은 현재 적정한 임대료 상승폭 등에 대한 검토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미래통합당, 법안 처리 불참…내용조차 몰랐다고 비판 집주인은 본인이나 직계 존비속이 집에 실거주하면 세입자의 계약갱신청구를 거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로부터 2년 이내에 다른 세입자에 임대를 줬다가 전 세입자에게 들키면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당할 수 있다. 개정된 주임법은 세입자가 쉽게 소송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법정손해배상청구권제도 도입했다. 이는 원고가 실제 손해를 입증하지 않더라도 사전에 법에서 정한 일정한 금액을 손해액으로 인정해주는 제도다. 기존 세입자는 3개월치 월세나 집주인이 새로운 세입자에게서 받은 월세와 자신이 낸 월세의 차액 2년치 중 많은 액수를 청구할 수 있다. 이때 월세에는 보증금도 포함된다. 임대차 3법 가운데 나머지인 전월세신고제는 준비 기간을 거쳐 내년 6월 1일 시행된다. 한편 법안 처리에 불참한 미래통합당 소속 조수진 의원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이름은 근사하지만 전세값 폭등과 전세의 월세화 등 문제점을 낳고 있다”며 “내 집 장만은 꿈조차 꿀 수 없게 하고, 전세도 살지 못하게 하는 법은 민생악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군사정권 시절 법안을 ‘날치기’ 처리할 때도 법안 내용은 공개됐는데 지금 여당은 대통령이 주문한 ‘입법 속도전’을 무조건 밀어붙이면서 야당 의원들은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기 직전에서야 법안의 내용을 알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임대차 2법’ 상임위 상정서 시행까지 딱 4일 걸렸다

    ‘임대차 2법’ 상임위 상정서 시행까지 딱 4일 걸렸다

    野 조수진 반대토론서 “민생악법”… 與 의원들 야유 우리나라 특유의 전세 제도에 적지 않은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전망되는 주택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소관 상임위원회에 첫 상정돼 국회 본회의 통과, 그리고 공포·시행되기까지는 나흘이면 충분했다.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개정안에 대한 소위원회 심사도 건너뛴 채 속전속결로 입법을 마무리했다. 30일 국회 본회의 표결은 임대차보호법 개정을 둘러싼 민주당 속도전의 압축판이었다. 민주당 백혜련 의원의 제안설명부터 주택 임대차보호법과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등 2개 법안 개정안 표결까지 모든 과정이 20분 안에 끝났다. 미래통합당 조수진 의원이 반대토론에서 “이름은 근사하지만 한 꺼풀만 걷어내면 문제점이 산적해 있다. 벌써 전셋값이 무섭게 치솟았고 전세를 월세로 바꾸려는 움직임도 가속화되고 있다. 이게 바로 민생악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법안 통과를 단 몇 분 지체시켰을 뿐이었다. 조 의원이 발언 시간 초과로 마이크가 꺼진 뒤에도 항의를 이어 가자 민주당 의원석에서는 야유가, 통합당 의원석에서는 박수가 나왔다.통합당 퇴장 속 국회 표결… 발의부터 두 달도 안 걸려 이어 전자투표로 진행된 2건의 표결은 2분밖에 채 걸리지 않았다. 주택 임대차보호법과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안 모두 재석 187명 중 찬성 186명, 기권 1명으로 가결됐다. 민주당의 일방적 법안 처리에 반발한 통합당 의원들은 조 의원 발언 직후 회의장을 퇴장해 표결에 불참했다. 지난달 5일 민주당 윤후덕 의원 등 10인이 전월세상한제과 계약갱신청구권제 도입을 핵심으로 하는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관련 논의가 21대 국회에서 본격화됐다. 이어 민주당 박주민·박홍근·백혜련, 열린민주당 김진애 의원도 관련 법안을 대표발의했다. 정부는 주택과 상가건물 임대차 제도를 탄력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표준계약서 서식을 법무부와 국토교통부가 협의해 정하도록 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본회의 사흘 전인 지난 27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7월 임시국회에서 국민 주거 안정 실현을 위한 부동산 입법을 완수하겠다”며 입법을 서둘렀다. 민주당은 같은 날 21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첫 회의를 열었지만 통합당의 반발로 파행했다. 법사위는 지난 29일 2차 회의에서 6개 법안을 통합·조정한 대안을 의결했다. 모든 상임위에서 민주당이 다수를 점하고 입법을 밀어붙이는 상황에서 반대 의견이 묵살된 통합당 의원들은 불참했고, 개정안의 상임위 통과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정부, 31일 국무회의 열어 공포안 의결… 즉시 시행 정부도 여당의 속도전에 보조를 맞췄다. 정부는 31일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 국무회의를 열고 주택 임대차보호법 공포안을 의결하기로 했다.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면 통상적으로는 법제처 의뢰 등을 거쳐 사흘 뒤 관보에 게재된다. 하지만 이번에는 일종의 ‘호외’인 별권을 바로 발행할 것으로 보인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세입자는 기존 2년 임대차 계약이 종료되기 전 1회에 한해 추가로 2년 계약갱신을 보장받을 수 있다. 임대인은 실거주 등 사정이 있을 때 이를 거절할 수 있지만, 갱신 거절 후 제3자에게 집을 빌려주면 기존 세입자에게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 또 전월세상한제에 따라 계약 갱신 시 보증금은 5% 이상 올릴 수 없다. ‘임대차 3법’ 중 나머지 하나인 전월세신고제는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다음달 4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전망이다. 한편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여야 추천 몫으로 김현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효재 전 한나라당 의원을 추천해 의결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어 체육인 인권보호 강화를 골자로 하는 ‘고(故) 최숙현법’(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정부가 실업팀 선수들의 불공정계약 방지를 위해 국가 표준계약서를 개발·보급하도록 했다. 또 선수 폭행 등에 연루된 단체 및 지도자에 대한 처벌 조항도 강화했다. 아울러 보건복지위원회는 이날 코로나19 사태 대처를 위한 감염병 예방법을 여야 합의로 의결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15초만에 소형견 물어죽인 로트와일러…견주 처벌 가능할까

    15초만에 소형견 물어죽인 로트와일러…견주 처벌 가능할까

    입마개를 하지 않은 대형견이 산책하던 소형견을 물어죽이고, 소형견의 견주까지 공격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그러나 현행법상 대형견 견주를 형사 처벌 하기는 쉽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25일 서울 은평구 한 골목에서 대형견 ‘로트와일러’가 산책 중이던 소형견 ‘스피츠’를 물고 이를 말리던 스피츠 견주 A씨까지 상처를 입혔다. 불과 15초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다. 로트와일러는 목줄이 풀린 상태였고, 입마개도 하지 않았다. A씨는 스피츠를 11년 동안 키운 것으로 전해졌다. 상심한 A씨는 28일 저녁 고소장을 접수하러 서울 은평경찰서로 향했다. 그러나 경찰은 A씨가 적시한 혐의로는 로트와일러 견주를 처벌하기 어렵다며 돌려보냈다. 경찰에 따르면 A씨가 처음 고소장에 적은 혐의는 재물손괴와 상해다. 경찰은 A씨의 고소장을 접수하지 않은 것에 대해 “고소장 접수 당시 혐의 적용이 어려운 부분이 있어 한 시간 동안 경찰관과 경찰서 내 변호사가 A씨와 상담을 했고, 민사까지 범위를 넓혀 적용할 수 있는 혐의를 안내한 다음 오늘(30일) 다시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다”고 해명했다. 로트와일러 견주를 형사 처벌하기 위한 관건은 ‘고의성’이다. 로트와일러 견주가 스피츠를 죽인 혐의는 재물손괴, 스피츠 견주를 다치게 한 혐의는 상해다. 그러나 두 가지 혐의는 모두 로트와일러 견주의 고의성을 입증해야 한다. 고의를 입증하기 어렵다면 ‘과실’이 된다. 현행법상 재물손괴는 과실을 인정하고 있지 않아 로트와일러 견주를 재물손괴로 처벌하기는 어렵다. 다만 상해는 과실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로트와일러 견주를 과실치상으로 혐의로 고소하는 것은 가능하다.이번 사건의 경우 미필적 고의 적용을 고려해볼 수 있다. 의도적인 고의는 없었을지라도 로트와일러 견주가 자신의 반려견이 다른 개나 사람을 물어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면 미필적 고의에 해당할 수 있다. 지난 29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게시글에 따르면 로트와일러 견주는 이전에도 비슷한 개물림 사고를 일으켰다. 이 사건의 목격자라고 밝힌 글쓴이는 “같은 패턴의 사고가 벌써 다섯 번째”라면서 “(견주가) 개를 잘 다루지도 못 하면서 자택 현관에 목줄도 잡고 있지 않은채 그 개를 방치한다”고 지적했다. 한재언 동물자유연대 법률지원센터 변호사는 “유사한 사건이 다섯 번 있었음에도 견주가 로트와일러에게 목줄과 입마개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면 미필적 고의를 인정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면서 “고의가 인정되면 재물손괴도 적용 가능하다. 수사기관이 의지를 갖고 수사해 재물손괴를 적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사상으로는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 로트와일러 견주의 과실로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사실이 성립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배상받을 수 있는 범위는 스피츠의 시장 가격과 정신적 위자료다. 한 변호사는 “정신적 위자료를 높게 인정받아야 한다. 함께 산책하던 스피츠 견주 외에 다른 가족이 있다면 가족들의 정신적 위자료까지 같이 청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주민소송의 힘… ‘1조원 낭비’ 용인 경전철 배상 받는다

    주민소송의 힘… ‘1조원 낭비’ 용인 경전철 배상 받는다

    지자체장 무리한 사업 손해 배상 취지민자사업 주민소송 대상으로 첫 인정고의 등 따져야 해 전액 인정 어려울 듯前 시장 등 관계자 상당 금액 책임져야1조원대 혈세 낭비로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위기까지 초래한 용인 경전철 사업과 관련해 대법원이 지역 주민들의 손해배상 소송 청구 자격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지자체장이 무리한 사업 추진으로 세금을 낭비하면 이를 직접 배상해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1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용인 경전철 손해배상 청구를 위한 주민소송단’이 김학규 전 시장 등 전직 용인시장 3명 등을 상대로 낸 주민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9일 밝혔다. 주민소송은 지자체의 불법 재무회계 행위의 손해를 회복하기 위해 주민들이 제기하는 소송이다. 용인 경전철은 2010년 6월 완공됐지만 용인시와 시행사인 캐나다 봄바디어사가 최소수입보장비율(MRG) 등을 놓고 법정싸움을 벌이면서 2013년 4월에야 개통했다. 용인시는 시행사와 벌인 국제중재재판에서 패소해 이자를 포함해 8500억여원을 물어줬다. 2016년까지 운영비와 인건비 295억원도 지급해야 했다. 그러나 경전철 하루 이용객은 한국교통연구원 예측에 크게 못 미쳤고, 이는 고스란히 용인시의 재정난으로 이어졌다. 이에 시민들은 2013년 10월 이정문·서정석·김학규 등 3명의 전직 시장과 전·현직 용인시 공무원, 전직 시의원, 용역기관과 연구원, 건설사 등을 상대로 1조 32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주민 소송을 냈다. 1심은 “주민소송의 경우 주민감사 청구를 한 경우만 제기할 수 있는데 주민소송 대상이 주민감사 청구 내용과 동일하지 않다”며 대부분의 청구를 기각 또는 각하했다. 다만 김 전 시장 정책보좌관이었던 박모씨의 일부 책임을 인정해 5억 5000만원의 손해배상을 판결했다. 2심은 박씨의 손해배상액을 10억 2500만원으로 늘렸지만 주민소송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반면 대법원은 “주민소송이 감사청구와 관련이 있는 것이면 충분하고 동일할 필요는 없다”며 원심 판단이 잘못됐다고 판단했다. 추후 1조원대 손해배상액 모두가 인정될 가능성은 낮다. 대법원이 주민소송 대상이 된다고 판단한 행위는 전체 소송 중 일부인 데다 고의와 중과실 여부 등은 다시 따져야 한다. 다만 전 시장 등에게 상당한 액수의 손해배상 책임을 지을 수 있을 전망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2005년 1월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주민소송제도가 도입된 이후 지자체가 시행한 민간투자사업을 주민소송 대상으로 인정한 최초 사례”라고 설명했다. 용인경전철 주민소송단 측은 “대법원의 전향적 판결이 난 만큼, 파기환송심에서 주민소송의 의미를 확립하도록 노력할 것”이라 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현대사의 비극 ‘여순사건 특별법’ 제정되나

    한국 현대사의 비극으로 기록된 여순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안이 21대 국회에서 발의돼 제정 여부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병철(순천·광양·곡성·구례갑) 의원은 지난 28일 ‘여수·순천 10·19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안(이하 여순사건특별법)’을 대표 발의했다. 법안에는 김태년 원내대표와 이낙연 의원 등 민주당 소속 의원 152명이 동참했다. 여순사건 특별법은 2001년 16대 국회 이후 18대와 19대·20대 국회에서 8차례나 법안이 발의됐지만 상임위도 넘기지 못하고 자동폐기됐다. 20년 동안 번번이 좌절돼 왔다. 하지만 21대 국회는 176석을 확보한 민주당이 상임위에서 과반을 차지한 데다 위원장까지 맡고 있어 어느 때보다 통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여순사건 특별법안은 상임위인 행정안전위원회를 거쳐 법제사법위원회의 심의를 받으면 본회의에 상정된다. 법안은 여순사건 희생자들의 명예회복을 위한 조치와 진상 규명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내용으로 이뤄졌다. 유족들이 80∼90대의 고령인 점을 참작해 개인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할 때 소멸시효를 적용하지 않도록 하는 조항을 넣었다. 기념재단을 만들어 여순사건의 진상규명과 희생자 명예회복을 위한 사업도 진행하도록 했다. 특별법안이 발의되자 지역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은 일제히 환영하고 나섰다. 권오봉 여수시장은 “유족들에게 지난 세월의 아픔을 환하게 비출 촛불과 같은 희망이 될 것이다”며 “특별법 제정으로 여순사건의 진상이 정확하게 규명돼 유족들의 아픔이 조금이나마 치유될 수 있기 바란다”고 밝혔다. 허석 시장도 “특별법 제정을 위해 힘써주신 유가족을 비롯한 지역 국회의원과 도의원, 시의원 및 시민 단체 등 모든 분께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며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때까지 공동의 노력과 지혜를 모아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여수지역사회연구소는 “여순사건 특별법 제정은 70여년간 왜곡된 대한민국 역사를 바로 세우는 일이다”며 “남북분단의 마지막 남은 시대적 과제로서 문재인 정부 국정철학을 완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순사건은 1948년 10월 제주 4·3 진압 명령을 거부한 여수주둔 국군 14연대가 군사 봉기를 일으키며 시작된 일이다. 진압 과정에서 무고한 민간인 등 1만 1000여명이 숨졌다. 광주지법 순천지원은 지난 1월 여순사건 희생자에 대한 재심 재판에서 여순사건이 일어난 지 무려 72년 만에 무죄를 선고했다. 특별법을 대표발의한 소병철 의원은 “여순사건의 진상규명과 희생자 및 유가족들의 명예회복을 향한 우리 당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며 “특별법이 하루라도 빨리 통과돼 왜곡된 진실을 규명하고 희생자와 유족분들의 명예가 조속히 회복해드릴 수 있도록 전남 동부권 의원들과 힘을 합쳐 끝까지 사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전세 2+2년 보장’ 임대차 3법 상임위 모두 통과…통합당 불참

    ‘전세 2+2년 보장’ 임대차 3법 상임위 모두 통과…통합당 불참

    세입자 보호를 위해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임대차 3법’이 국회 상임위원회를 모두 통과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29일 전체회의를 열어 미래통합당 위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세입자 보호를 위한 이른바 ‘임대차 3법’ 중 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 상한제를 도입하는 내용이다. 앞서 국토교통위원회는 전날 전체회의에서 전월세신고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 개정안을 처리, 이날 법안 통과로 ‘임대차 3법’은 모두 상임위 문턱을 넘어섰다. 개정안은 세입자가 기존 2년 계약이 끝나면 추가로 2년 계약을 연장할 수 있도록 ‘2+2년’을 보장하고, 임대료 상승 폭은 직전 계약 임대료의 5% 내에서 지방자치단체가 조례를 통해 상한을 정하도록 했다. 집주인은 물론 직계존속·비속이 주택에 실거주할 경우 계약 갱신 청구를 거부할 수 있다. 집주인이 실거주하지 않는데도 세입자를 내보낸 뒤, 갱신으로 계약이 유지됐을 기간 내에 새로운 세입자를 받으면 기존 세입자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이날 법안 처리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통합당이 퇴장한 가운데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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