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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 에티오피아에 가거든 손톱을 깎으세요

    (2) 에티오피아에 가거든 손톱을 깎으세요

    에티오피아의 주식(主食)은 인제라이다. 떼프(Teff)라는 모래알 같이 생긴 곡류가 주원료인데 이것을 지름 50센티 정도로 얇게 부쳐낸 것이 인제라이다. 떼프를 물에 불려 며칠 발효 시키면 시큼한 냄새가 나는데 이때가 인제라를 만드는 적기다. 만드는 방법은 우리나라 부침개를 상상하면 이해가 쉬울 텐데 잘 달구어진 팬에 건더기 없는 떼프 반죽을 순식간에 부어 부쳐낸다. 인제라를 부칠 때는 재료를 붓는 속도가 중요한데 이는 빈 공간을 채우다 보면 인제라의 두께가 제 각각이 되기 때문이다. 타닥타닥 소리를 내며 인제라가 익으면 매끄럽던 표면이 해면조직처럼 변한다. 익은 느낌이 들었을 때 살짝 뚜껑을 덮어놓으면 인제라가 완성된다. 옛날에는 우리나라 가마솥 뚜껑 같이 생긴 도구를 이용해 인제라를 만들었는데 요즘 좀 사는 집들은 전기를 이용한 기계로 인제라를 만들고 있다. 이렇게 만든 인제라에 에티오피아 사람들은 여러가지를 올려 놓고 싸 먹는다. 무슬림들이 난이라고 생긴 아무 맛도 안 나는 밀가루빵으로 뭔가를 싸 먹는 것처럼 에티오피아 사람들은 이 인제라에 뭔가를 싸서 먹는다. 막 부쳐낸 그대로의 인제라 위에 각 종 소스를 부어 싸 먹기도 하고 야채 같은 걸 올려서 싸 먹기도 한다. 보통은 부쳐낸 인제라를 돌돌 말아서 10센티 정도의 크기로 뚝뚝 잘라 접시에 수북이 담아내는데 그걸 각자의 접시에 가져가 이것저것 싸 먹는다. 인제라와 인제라 사이에 소스를 발라 몇겹으로 만들어 우리나라 시루떡처럼 만들어 그냥 먹기도 한다. 에티오피아에서는 집이든 식당이든 어딜 가나 인제라를 볼 수 있다. 얼마 전까지 에티오피아의 Dire Dawa(에티오피아의 부산과 같은 곳)라는 곳이 수해 피해가 극심해 BBC와 CNN에서 그 내용을 앞다퉈 보도했었는데 이 곳에 도착하는 구호식품들 중에서 이 인제라를 만날 수가 있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도식락이나 빵, 우유쯤이 제공될 텐데 여기서는 쟁반에 인제라 한 장을 깔고 그 위에 소스를 얹어 수재민들에게 나눠주고 있었다. 이 곳의 주식은 빵도 우유도 아닌 인제라기 때문이다. 젓가락과 숟가락을 사용해 밥을 먹는 사람 눈에 이 곳 사람들이 맨 손으로 인제라를 먹는 모습은 참으로 낯설다. 멋지게 잘 차려 입은 사람들이 담소를 나누며 소스로 뒤범벅이 된 손으로 인제라를 먹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또 매니큐어를 예쁘게 바른 아가씨가 인제라로 접시 바닥을 싹싹 닦아가며 먹는 모습도 상상해 보라. 쟁반 하나에 인제라를 놓고 다 같이 조금씩 찢어가며 이것저것 싸 먹는데 인제라만으로 능숙하게 바닥까지 훑어 먹는 경지에는 오르지 못했다. 소스 같은 걸 인제라에 얹으면 인제라 표면으로 액체 같은 게 스며 흘러 나오는데 그걸 아무렇지도 않게 꼭꼭 저며 에티오피아 사람처럼 먹는다는 게 아직은 어려운 일 중의 하나다. 먹을 때는 왼손이 아니라 오른손을 사용한다. 에티오피아 사람들은 뭔가를 먹을 때 인도 사람들이 그러는 것처럼 오른손을 사용하지만 화장실에서 왼손을 사용하지는 않는다. 화장실에서는 화장지를 사용한다(?)고 한다. 먹을 때 손을 사용하기 때문에 손을 닦을 수 있는 곳은 어디든 쉽게 만날 수가 있다. 그러나 손톱이 길면 인제라를 먹을 때 아주 낭패다. 에티오피아에 갈 계획이 있다면 손톱을 바짝 깎고 가기를 강추한다. 저녁에 직접 부쳐낸 인제라를 접시에 올려놨는데 집에서 일하는 친구가 부쳐낸 인제라와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모양도 두께도 고르지가 않다. 그래도 이 곳에서는 너무도 먼 나라, 코리아에서 온 친구가 만든 인제라라고 다들 한마디씩 거들며 맛있게 먹어줬다. 아머세끄날로! (암하릭어로 Thank you!)       <윤오순>
  • [사설] ‘플래시토피아’ 시대 연 삼성전자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은 어제 신개념의 반도체 기술을 적용한 40나노 32기가 낸드 플래시 메모리 출시를 소개하면서 ‘플래시토피아’ 개막을 선언했다. 엄지 손톱 크기의 플래시 메모리로 소비자들의 모든 생활 정보를 저장했다가 자유자재로 꺼내 사용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메모리 용량이 세계 인구 65억명의 5배인 328억개의 기본 소자와 맞먹는다고 한다. 게다가 이번 신기술은 반도체 개발의 당면 과제인 초미세화, 고용량화, 고성능화를 동시에 해결했을 뿐 아니라 싼 가격에 낸드 플래시를 대량 공급할 수 있게 됨으로써 반도체의 취약점인 공급량을 예측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35년 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역사의 새 영역을 개척함에 따라 반도체 최강자로서의 위상을 세계에 또다시 과시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에는 4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휴대인터넷 와이브로의 미국시장 진출 성공으로 통신 종주국에서 기술 능력을 입증했다. 특히 최첨단 기술의 선점은 향후 막대한 특허 로열티와 더불어 시장점유율 우위 확보, 수십만개의 고급 일자리 창출이라는 측면에서 국가적으로도 일대 쾌거가 아닐 수 없다. 삼성전자의 신기술 개발은 과감한 시설투자와 연구개발의 산물이다. 잠재성장력 위축과 고용 없는 성장이라는 딜레마에 직면하고 있는 우리 경제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따라서 정부는 기업의 국제경쟁력을 가로막고 있는 산업화시대의 낡은 동아줄을 하루속히 제거하는 한편 기업가들의 창의적인 정신을 적극 북돋워야 할 것이다.
  • 삼성전자 32기가 낸드플래시 개발

    삼성전자 32기가 낸드플래시 개발

    낸드플래시 메모리 하나만으로도 2시간짜리 고화질 영화 2편을 볼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이 낸드플래시 16개를 붙여 64GB(기가바이트) 메모리카드로 제작하면 MP3파일 기준 1만 6000곡(1340시간), 영화 40편(64시간), 일간지 400년치 분량의 정보를 저장할 수 있다. 그야말로 ‘손 안의 영화관, 도서관’을 갖게 되는 셈이다. 또 이 메모리를 뒷받침하는 기술은 35년간 플래시메모리를 지탱해온 미국과 일본의 원천기술이 아니라 순수 우리 힘으로 개발됐다.‘테라(기가의 1000배) 시대’를 열 수 있는 이 기술로 앞으로 세계 반도체의 역사와 기술은 한국이 확실한 주도권을 잡게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11일 신개념의 ‘CTF(Charge Trap Flash)’ 낸드플래시 기술을 개발해 세계 최초로 40나노 32기가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CTF 기술을 통해 ▲반도체 공정수 20% 이상 축소를 통한 제조원가의 획기적 절감 ▲20나노 256기가 확대 적용 가능 ▲반도체 산업을 현재의 ‘기가 시대’를 넘어 2010년 이후 ‘테라 시대’ 진입의 토대 마련 ▲낸드플래시 시장 앞으로 10년간 250조원 창출 효과 등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50나노 16기가 낸드플래시 개발에 이어 올해 CTF 기술로 40나노 32기가 낸드플래시를 개발함으로써 “1.5년 만에 용량(집적도)이 2배로 늘어난다.”는 ‘무어의 법칙’을 깨고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사장이 발표한 ‘메모리 신성장론(황의 법칙)’을 7년 연속 입증했다. 40나노 반도체 기술은 머리카락 두께 3000분의 1의 초미세 기술이다. 32기가 메모리 용량은 세계 인구 65억명의 5배나 되는 328억개의 메모리 기본 소자가 한 개의 오작동없이 엄지 손톱만한 크기에 집적된 것이다. 황창규 사장은 “지난해가 ‘플래시 러시(Flash Rush)’의 해였다면 올해는 새로운 디지털 세상을 여는 ‘플래시토피아(Flashtopia)’로의 진입을 준비하는 첫해로 기록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배영환·함진·김상길’ 3색展 새달 말까지

    ‘배영환·함진·김상길’ 3색展 새달 말까지

    전시장에 기타가 세워져 있다. 줄은 매어져 있지만 제대로 연주할 수 없을 것처럼 거칠게 만들어진 기타. 판잣집 폐문짝 등 버려진 나무 소재를 자르고 끼워 맞추고 붙여 만든 기타는 과연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걸까? 그 옆방엔 거대한 녹슨 폭탄이 하나 놓여 있다. 그냥 폭탄이 아니다. 폭탄 위엔 새끼손톱보다도 작은 인간들이 산다. 축구도 하고, 사랑도 하고, 바쁜 아침에 모닝커피를 쏟기도 한다. 서울 화동 pkm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Three Stories’전은 진지하면서도 묘한 웃음을 자아내는 이야기들이 넘쳐난다. 작가들은 최근 주목받고 있는 젊은 작가군중 대표주자로 꼽히는 배영환과 함진, 김상길 3인.pkm갤러리가 에이스급으로 내세우는 전속 작가들이다. 지하 1층 공간에 설치된 배영환의 ‘남자의 길’ 시리즈는 70,80년대 고단한 삶의 주인공이었던 한국 사회의 가장들에 대한 이야기다. 이들의 손때 묻은 폐문짝, 온가족을 먹여 살린 미싱은 조각조각 뜯겨 그럴듯한 기타로 변했다. 버려지고 잊혀진 기억은 작가의 손을 통해 재생돼 이렇게 발언하는 것 같다.‘우리는 과연 쓸모없는 폐기물일 뿐인가. 힘겨운 가정에 꿈을 주고 국가 성장의 원동력이었던 때의 모습은 의미없이 잊혀져야 하는가?’라고.‘남자의 길’ 시리즈엔 우리 시대 가장들의 노스탤지어적인 서정성이 짙게 배어 있다. 함진은 돋보기로 들여다보아야 하는 세밀한 부분까지 볼 수 있는 미니어처 조각으로 각광받는 작가다.1층 전시공간을 차지한 작품은 거대한 폭탄 위에 인간 군상을 표현한 미니도시. 넥타이를 날리며 지나가는 샐러리맨들, 노인정에 가는 노인, 유아원에 가는 아이…. 개미만큼이나 작게 만들어진 이들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 위에서 불안함을 내포한 채 아둥바둥 살아가는 현대인들이다. 강박적일 정도로 사물을 작게 표현하는 함진의 작품세계는 한 발 물러나 우리 스스로를 바라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한다. 2층 전시실엔 사진작가 김상길이 90년대 말에 시작한 ‘모션 픽처(motion picture)’ 시리즈가 걸려 있다. 그의 작품속 이미지들은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하면서도 다양한 상상이 담겨 있는 것 같다. 다국적 운송회사 직원이 물품을 건네주는 장면을 포착한 모습, 한 여성이 유명 브랜드의 탈취제를 뿌리는 장면 등은 친숙한 듯하면서도, 경직된 표정 때문에 조금은 낯설게 느껴지기도 한다. 헬멧 4개가 놓여 있는 작품 ‘4분의1’을 들여다보면 헬멧 하나에만 그림자가 있다.“TV만 켜도 온갖 상상이 쏟아지는 현대 사회에서, 상상을 스캐닝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는 작가의 말이 알듯 모를 듯 아리송하다.9월30일까지.(02)734-9467.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문화마당] 우리가 자랑해야 할 금송아지/허동현 경희대 교양학부 교수

    고구려와 발해의 역사를 소재로 한 사극열풍이 안방극장에 몰아치고 있다.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는 ‘주몽’(MBC)과 ‘연개소문’(SBS)의 인기를 등에 업고 발해를 건국한 ‘대조영’(KBS)과 광개토대왕을 주인공으로 한 ‘태왕사신기’(MBC)가 속속 전파를 탈 예정이란다. 역사적 사실(fact)에 기반을 두고 가공(fiction)의 상상력을 마음대로 펼치는 팩션(faction, 각색실화)들이 생산되고 소비되는 이유는 강한 민족과 국가를 열망하는 대중의 심리에 부합하기 때문일 터. 중국의 동북공정에 의한 역사 기억 침탈에 상처받은 이 땅의 사람들의 마음을 달래주는 사극들이 인기몰이를 하는 이면에는 근현대사의 참담한 실패의 역사에 대한 보상심리가 꿈틀거린다. “우리는 한 번도 이 땅의 주인인 적이 없었다.”를 메인 카피로 민족주의를 자극하는 강우석 감독의 최신작 ‘한반도’를 떠올려 보라. 자랑스러운 고대사와 부끄러운 근대사는 동전의 양면이다. 고대사의 영광과 민족의 위대함을 자랑하는 우리 마음 속 한편에는 외세의 침략에 농락당하고 동족상잔의 비극을 치른 근현대사에 대한 열패감이 스멀스멀 배어 나온다. 하나 손바닥으로 해를 가릴 수는 없는 법이다. 양키, 쪽발이, 되놈, 로스케. 우리 주변의 강자인 미국·일본·중국·러시아 사람을 낮추어 부르는 비칭들이다. 베트남 사람, 방글라데시 사람, 몽골 사람, 티베트 사람. 우리에 비해 상대적 약자들의 호칭은 편안하다. 그러나 강자와 약자에 대한 현실적 대접이 역전되는 것이 우리 사회의 현주소다. 이를 풍자한 한 개그맨은 블랑카라는 스리랑카 출신 이주노동자의 입을 빌려 “사장님 나빠요.”를 외치지 않던가. 역사의 시공간이 바뀌면 민족주의의 역할도 바뀌어야 한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침략당하는 약자가 아니다. 때문에 한 세기 전 열강의 침략에 저항하던 민족주의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민족주의는 항상 자민족의 우월함을 선전하기 위해 타자의 희생을 요구한다. 더구나 강자에 약하고 약자에 군림하는 패배적 민족주의는 건강하지 못하다. 지금은 우리 민족주의의 편협성을 넘어 시대에 맞는 건강함을 다시 얻기 위해 과연 우리 모두가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해 보아야 할 때이다. 특히 2006년 NFL 슈퍼볼 최우수선수상을 받은 하인스 워드의 존재는 우리 시대의 어두움을 비추는 거울이다. 그는 어찌 보면 ‘아비를 아비로 못 부르고 형을 형으로 부르지 못한’ 현대판 홍길동이다. 신출귀몰하는 재주를 지녔던 홍길동은 끝내 조선을 떠나 율도국이라는 이상사회를 찾아 떠날 수밖에 없었다. 이제 우리들은 제2, 제3의 하인스 워드가 우리사회 안에서 재능을 펼 수 있도록 해야만 하지 않을까? 이제 우리는 “예전에 우리 집에 금송아지가 있었다.”는 금송아지 타령을 그만두어야 한다. 한 때 자기 집에 ‘금송아지’가 있었다고 지나간 시절의 부유함을 자랑하는 사람들의 내면에는 현실의 물질적 가난에 대한 열등감이 짙게 깔려 있다. 중국에 당당히 맞서 대륙을 호령한 고구려와 발해의 역사는 일제식민지배라는 아픈 기억에 시달리는 오늘 우리의 쓰린 속을 달래주는 기억 속의 ‘금송아지’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재물의 많고 적음이 사람됨을 재는 척도가 아니듯, 영토의 넓고 좁음이 국가의 호오(好惡)를 결정짓는 것은 아니다. 미국·중국·캐나다·러시아·스위스·인도. 만약 살고 싶은 나라를 선택할 수 있다면 사람들은 어디서 살려 할까? 열에 아홉은 손톱만큼 작은 나라 스위스를 주저 없이 택할 것이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 여러 조건이 갖추어진 나라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후손에게 물려 주어야 할 ‘금송아지’가 무엇일지 자명하다. 지금이야말로 대한민국을 스위스처럼 모두가 살고 싶어 하는 곳으로 만들어야 할 때다. 허동현 경희대 교양학부 교수
  • “시간 거스르는 작업… 풀 만드는 데만 15년”

    “시간 거스르는 작업… 풀 만드는 데만 15년”

    한번 훼손되면 시간을 돌이키지 않는 한 어쩔 도리가 없는 것들이 있다. 오랜 세월 내려온 문화재가 대표적이다. 무형문화재 배첩장 기능보유자 김표영(80)씨는 그런 면에서 어쩌면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리는 사람이다. ●폭풍 속 보물 구조작업 “여기 곡성 도림사인디요, 큰 일이 나 부렀소. 어르신이 후딱 쫌 내려오셔야 쓰겄는디요.” 지난달 10일 태풍 ‘에위니아’가 남부지역을 마구 할퀴던 날 밤, 김씨는 다급한 전화를 받았다. 폭풍으로 산사태가 나면서 전남 곡성군 월봉리 도림사에 소장돼 있던 보물 1341호 괘불탱(대형 탱화)이 훼손됐다는 것이었다. 이 괘불탱은 1683년에 만들어진 조선 중기 대표적인 불화로 2002년 보물로 지정됐다. 급하게 도구를 챙긴 김씨는 11t 트럭에 몸을 싣고 밤새 곡성으로 내달렸다. 상황은 최악이었다. 괘불을 두루마리 상태로 보관하고 있던 7m 길이 나무함은 두 동강이 났고, 그 위에 쌓인 2m 높이의 흙더미에 깔려 삼베로 된 괘불은 흙탕물에 벌겋게 젖어 있었다. 수백년 된 그림은 물이 몇방울만 스며도 때가 얼룩으로 번져 금세 망가지고 만다.“거기에서 조금만 더 지체하면 염료가 번지고 곰팡이까지 슬어 돌이킬 수 없게 될 판이었어.” 그는 그림을 급히 비닐로 싼 뒤 경기도 일산 자신의 지류문화재보존연구원으로 옮겼다. 며칠간의 밤샘 응급처치를 거쳐 괘불은 생사(生死)의 고비를 간신히 넘길 수 있었다. 1978년 이후 그의 손을 거쳐 복원된 국보와 보물, 지방문화재 등은 얼추 160여건이 넘는다. 한 질에 몇 십권씩 하는 고서적을 합치면 그 수는 이루 셀 수 없을만큼 늘어난다. 특히 괘불탱은 그의 손을 거치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다. 배첩(褙貼)이란 글씨나 그림에 종이·비단 등을 붙여 족자·액자·병풍 등을 만들어 아름다움과 보존성을 높여주는 전통적인 서화 처리기법이다. 흔히 ‘표구(表具)’로 알고 있지만 이는 일본에서 온 개념이다. 도림사 괘불은 아직 본격적인 보수와 보존처리를 남겨놓고 있다. 정부는 다음달 최종 보수·보존처리자를 결정할 계획이다. ●복원에 1년은 기본 김씨는 복원에 최소 1년이 걸릴 것으로 봤다. 시간을 거스르는 일인 문화재 복원작업은 절대로 서둘러서는 안된다. 수백년 된 종이나 삼베는 잘못 건드리면 바로 바스러져 버린다. 말라있는 염료가 약한 바람에 온데 간데 없이 사라지기도 한다. 그렇다 보니 작업 중에는 숨도 크게 쉴 수 없다. “시간을 거스르는 작업이야. 핀셋 한번, 붓 한 번 잘못 놀리면 그 문화재는 영영 사라지는 거야. 그래서 국보급은 밀가루풀 하나 만드는 데도 15년이 걸려.1㎠짜리 새끼손톱만한 종이를 떼어내는 데 만 하루반(36시간)이 걸린 적도 있지. 일본에서는 국보 배첩 하나를 하는 데 7∼10년을 잡기도 한다더라고.” 복원작업은 오물제거→해체→박락지 접착→구배접지 제거→초배 작업→화심 정리→액자 등 틀 구성→비단 붙이기→훈증 순으로 이뤄진다.100년 된 삼베가 떨어져 나간 곳은 똑같은 천을 구해야 한다. 천의 두께는 물론 부드러움이 틀려도 덧댄 부분이 도드라지거나 휘거나 색이 변한다. 염료도 옛날 그대로여야 한다. 건조시키는 데에는 몇달이 걸린다. “1980년이었을거야. 보물 613호 신숙주 영정이 종가에서 사라졌는데 며칠 만에 엉망으로 접힌 채 발견됐어. 팔려다 힘드니까 접어서 버린 거지.500년 지난 삼베천을 이리저리 접었으니 남아 났겠나. 그게 우리의 현실이야.” 글 사진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된장녀’ 낙인 댓글 폭탄

    ‘된장녀’ 낙인 댓글 폭탄

    취업 준비생 권모(25·여)씨는 지난 1일 주간지 인턴기자로 일하는 대학 후배의 부탁으로 인터뷰를 했다가 하루 아침에 ‘된장녀’가 됐다. 후배는 “된장녀와 대비되는 사람을 취재하려 한다.”고 했지만 막상 8일자로 나온 기사 내용은 딴판이었다.‘우리가 모르는 된장녀의 진실’이란 제목의 기사는 ‘구두와 속옷을 사려고 식비까지 아끼는’ ‘손톱과 발톱 가꾸기에 남다른 애착을 가진’ 등으로 통용되는 된장녀의 이미지에 권씨를 억지로 꿰어맞춘 듯했다. 실명과 함께 대문짝만 한 사진이 실린 잡지는 수만부씩 뿌려졌고, 인터넷포털에도 실렸다. 그러자 ‘외국물 먹고 놀면서 부모 돈으로 사치나 부리고 있으니 우리나라에서 살 이유가 없다.’ ‘너 같은 된장녀는 취업 안 되는 게 당연하다.’ 등 악성 댓글이 빗발쳤다. 권씨는 “대학 내내 장학금으로 등록금과 어학연수까지 해결했고 과외로 용돈 벌어 학과 수석으로 졸업했는데, 이렇게 매도당하니 억울한 마음에 울고싶은 생각뿐”이라고 했다. 인터넷을 달구고 있는 ‘된장녀’ 논란이 개인 명예훼손으로 비화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한 주간지에 의도치 않게 된장녀로 묘사돼 피해를 본 여성 2명이 언론중재위원회 제소와 함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법원에 내기로 했다. 뚜렷한 정의나 실체도 없이 여성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들만 결합된 일종의 ‘언어폭력’이란 지적을 받아온 된장녀가 결국 소송사태로까지 번진 것이다. 권씨와 함께 기사에 실린 대학생 신모(23·여)씨도 화를 당했다. 얼굴 사진과 함께 ‘스타벅스 마니아’라는 제목으로 실명이 실렸다. 악성 댓글이 수백개 달렸고 신씨의 부모는 큰 충격을 받았다. 그는 “어학연수 시절 스타벅스 종업원들과 친해져 스키여행까지 다녀왔다는, 사실이 아닌 얘기도 기사화했다.”고 말했다. 신씨는 지난 10일 잡지사를 찾았지만 이들은 “네티즌 댓글은 신경쓰지 마라. 기사 의도가 그런 게 아니다.”고만 했다. 주간지 기사와 함께 앞뒤 재지 않는 네티즌들의 ‘마녀사냥’식 공격도 이들의 상처를 키웠다. 네티즌들은 지난해 6월 ‘개똥녀’를 시작으로 ‘엘프녀’ ‘시청녀’ ‘5분 대기녀’ 등으로 일부 여성들을 매도해왔다. 중앙대 사회학과 신광영 교수는 “논리적인 논쟁을 못하고 보수·진보, 남성·여성 같이 쉽게 갈등을 부각시킬 수 있는 구도로 끌어가 집단적 불만을 표출하는 인터넷 ‘하수구 문화’의 전형이다. 남성 중심사회의 우월적 지위가 점차 사라지면서 남성들의 피해의식이 비아냥거림으로 표출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깔깔깔]

    ●화장실의 여자 *사교적인 여자:옆 칸에 다른 사람이 오길 기다렸다가 보조를 맞춰 일을 본다. *혁명적인 여자:여자 화장실이 붐비면 버젓이 남자 화장실로 들어가서 당당하게 일을 본다. *수줍음 많은 여자:큰 것을 볼 때 나는 소음을 위장하기 위해 핸드백으로 화장실 벽을 치면서 일을 본다. *장난기 심한 여자:노래에 맞춰서 일을 본다. *부지런한 여자:볼일과 함께 신문도 보고 음악도 듣고 손톱도 다듬고 화장도 고친다. ●재치 만점 체육시간에 한 학생이 늦게 운동장에 나왔다. 선생님이 벌로 누워서 자전거타기를 시켰다. 시간이 지나자 학생이 그냥 서있었다. 열 받은 선생님이 소리쳤다. “야 너 왜 안 해?” 학생이 느긋하게 대답했다. “내리막길인데요!!”
  • [세계의 싱크탱크] (4) 중국 국무원 발전연구중심

    [세계의 싱크탱크] (4) 중국 국무원 발전연구중심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의 ‘국무원 발전연구중심(國務院 發展硏究中心)’은 명칭으로 봐서는 언뜻 기관의 성격이 잘 잡히지 않는다.DRC로 요약되는 영어 이름도 마찬가지다. 중앙 행정기관 국무원의 직속 연구소란 소개도, 특성에 대한 이해 없이는 설명이 부족할 수 있다. 국무원 발전연구중심(중심은 센터란 뜻)은 ‘보고서를 쓰는 집단’이다. 물론 평범한 보고서를 써내는 일반적인 연구소는 아니다.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보고서는 중국의 몇 안 되는 국가 최고 링다오(領導·지도자) 그룹을 대상으로 한다. 사안에 따라 다르지만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을 비롯한 당 정치국 위원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및 부총리급 이상 국무위원들이 보고의 1차 대상이다. 핵심 싱크탱크로 이곳이 꼽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 이곳이 ‘연구소 이상의 기구’일 수 있는 것 역시 이런 때문이다. 국책 연구소지만 구체적인 정책을 전문적으로 연구·개발하는 곳은 아니다. 대개 연구 결과는 최고위층 지도자들을 통해 부처간 상충되는 정책을 조정·정리하고 통합하는 기능을 갖는다. 굳이 한국과 비교해 보자면 총리실의 ‘국무조정실’ 역할을 하는 셈이다. 하지만 직접적인 연구 수행, 정책에 대한 개입 정도, 조정 과정에서의 영향력 등 여러가지 면에서 두 기관을 같이 비교하기는 어렵다. 우선 발전연구중심의 연구원들은 방대한 연구를 직접 수행한다. 관련 부처들이 내놓는 자료를 검토·종합하는 수준이 아니다. 연구 목표와 결과가 통합·조정이라 하더라도, 연구는 철저히 개별적이다. 연구소의 ‘독립성’은 여기서 비롯된다. 관계자들은 “해당 연구 소조(小組) 연구원들은 1년의 절반 이상을 현장에 나가 문제점을 파악하고 분석한다.”고 전했다.“대충 현지 관료가 소개하는 사람을 만나고, 안내받은 대로 둘러보고 올라와 보고서를 쓰는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관련 대책에 참여했다는 한 인사는 “매혈(賣血) 현장과 당사자들을 일일이 찾아다녔다.”고 소개했다. 해당 부처의 보고 내용보다 심층적이고 본질적인 내용을 내놓아야 하는 심리적 압박감도 적지 않다는 전언이다.“링다오가 직접 보고 대상인데 어느 누가 감히 쉽게쉽게 할 수 있겠냐.”고 한 연구원은 전한다. 연구 결과의 영향력 역시 보고 대상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쑨란란(孫蘭蘭) 국제협력국장 겸 연구원은 “영도자의 입장에서 국가의 전체적인 면을 고려해 연구를 수행하고 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는 점이 다른 연구기관과의 차별성이자 우월성”이라면서 “이는 핵심 권력과의 근거리에서 나온다.”고 설명했다. 그런 만큼 복잡하고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한 정책의 상당부분은 발전연구중심의 몫이다. 예컨대 교육·의료·복지를 비롯, 토지·개발·재정 등까지 아우르는 ‘3농(農) 문제’처럼 복합한 사회 이슈가 대표적인 예이다. 부동산 대책, 에너지 문제, 금융개혁 등 대외적으로 알려진 ‘중국 내부의 문제’는 거의 국무원 발전연구중심이 다룬다.20여년 동안의 경제 기조를 바꾼 ‘11·5규획’이 ‘이대로는 안 된다.’는 문제의식에서 나온 것임을 감안하면, 상당부분 발전연구중심이 담당했다는 것이 이상하지 않다. 결국 이곳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사회 각 분야의 걸림돌을 찾아내 제거하는 ‘해결사’ 역할을 맡고 있는 셈이다. 나아가 발전연구중심의 연구는 문제에 대한 대책에 그치지 않는다. 특정 정책을 시행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미리 찾아내는 책임도 뒤따른다. 그런 점에서 중국 사회의 ‘경고등’(警告燈)이라 할 만하다. jj@seoul.co.kr ■ DRC는 어떤 곳 |베이징 이지운특파원|“국무원 발전연구중심(DRC) 관계자가 하는 얘기는 몇년 뒤에는 반드시 정책으로 현실화된다.” 한국 경제계의 한 주요인사는 DRC에 대해 이렇게 소개했다.“올 초에 나온 11·5규획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수년 전 DRC 연구원들이 얘기했던 것들이 다 들어가 있더라.”는 얘기다.DRC가 갖는 ‘정책 선도’ 기능을 단적으로 설명해준다. DRC는 중국의 개혁·개방을 선도해온 기관이다.1981년 경제연구중심, 기술경제연구중심, 가격연구중심 등 3곳이 통합돼 설립됐다. 이후 1990년 농촌발전연구중심의 기능과 연구인력을 부분적으로 흡수했다. 지난 20여년간 사회주의 시장경제체제의 수립을 위한 연구를 수행했고, 특히 경제사회발전 5개년 계획과 장기발전 프로그램의 개발 등을 담당했다. 특히 DRC는 ‘정보의 사막’ 중국에서 정보공급 기능이 가장 탁월한 기관으로 꼽힌다.DRC의 홈페이지(www.drcnet.com.cn)는 중국 경제에 관한 한 가장 종합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해외 기관이나 기업들은 연간 수천만원을 내고 기꺼이 유료회원에 가입하고 있다. 또한 DRC는 지방에 강하다. 당 중앙위와 각 성의 위원회가 추진하고 있는 경제적·사회적 발전에 대한 종합적·전략적·장기적 문제들에 대한 연구를 수행한다. 최근 톈진의 빈하이 신구 조성을 비롯한 균형적 지역발전 등 문제에 깊게 관여돼 있다. DRC가 지난 2000년부터 매년 3∼4월 정기국회격인 양회(兩會) 직후 개최하는 ‘중국발전포럼’은 각 부처 장관들이 총출동, 중국 정부의 정책 방향을 가늠케 하는 행사로 환영받고 있다. jj@seoul.co.kr ■ “국민 의식·관념 변혁 앞장 ‘3000字 보고서’ 작성 철칙” |베이징 이지운특파원|국무원 발전연구중심(DRC)의 쑨란란(孫蘭蘭) 국제협력국장 겸 연구원은 “현재 중국의 국가 경쟁력 제고의 핵심은 창조적 혁신에 있다.”면서 “기술과 제도에만 한정된 것이 아닌 국민들의 의식과 관념, 정신을 바꿔나가는 국가적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후진타오 주석의 ‘과학적 발전관’ 역시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으며, 결국 이는 사상의 문제로 귀결된다.”고 강조했다. ▶DRC 규모는. -연구원 167명을 합해 500여명이다. ▶역할에 비해 적은 규모 아닌가. -그래서 아주 피곤하다(웃음). 연구원들은 휴가 기간에도 쉬지 못할 정도다. 하지만 우리가 모든 연구를 다 하는 것은 아니다. 종종 소조(小組)를 구성한다. 칭화대나 베이징대 등 민간의 각계 전문가들을 참여시킨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와 함께 일하기를 원한다. ▶연구의 우선순위는. -매년 국가 우선 사업을 정하고, 국가지도자들이 필요로 하는 연구를 먼저 한다. ▶DRC의 연구는 ‘국내용’ 성격이 짙지 않나. -세계화시대에 한 국가 안에만 머무르는 문제가 있나. 한 나라의 경제는 세계 각국과 맞물려 돌아간다. 그래서 세계와 부단히 교류하고 있다. 의료개혁을 예로 들자면 한국을 포함해 해외 다른 나라의 거의 모든 사례를 파악한다. 그러기 위해 한국개발원(KDI),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등을 포함해 세계 각국의 싱크탱크들과 교류를 맺고 있다. 그 가운데서 가장 중국 실정에 맞는 대책을 찾아내려고 애쓰고 있다.(쑨 국장은 베이징에서보다 공항에서 더 자주 만나게 되는 인사로 꼽힐 정도로 해외 출장이 잦다.) ▶보고는 어떻게 하나. -문제점을 짚고 이에 대한 분명한 관점과 의견을 낸다. 보고는 3000자를 넘어서는 안된다. ▶3000자를 넘으면 링다오(領導·지도자)가 화를 내나. -(웃음)링다오들은 바쁘지 않나.(힐끗 보게 된 보고서 전면에는 보고 제목과 ‘기밀’이라는 글자가 선명하다. 뒷면에는 일일이 보고 대상자의 이름이 적혀 있다. 어린이 새끼 손톱만 한 크기의 제법 큰 활자에 넉넉한 편집으로 4장,8쪽 이내의 보고서였다. 보고서는 보고 대상자 숫자만큼만 인쇄하고 숫자를 매긴다고 한다.)연구 보고 자체는 양이 많다. 두꺼운 책 한 권 분량이다. 잡지·신문에도 낸다. ▶DRC에서는 얼마만큼 생산하나. -구체적인 수치는 매년 상황에 따라 다르다.1개월에 십수개 이상은 나온다.(연 200개 가까운 핵심 보고서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jj@seoul.co.kr
  • [MLB] 주말, 코리안 빅리거들이 부활했다

    ‘맏형’ 박찬호(샌디에이고)가 후반기 첫 승 물꼬를 트면서 후배 메이저리거들이 주말 일제히 부활했다. 서재응(탬파베이)은 ‘5전6기’로 이적 첫 승을 올렸고, 김병현(콜로라도)은 한 달여 만에 승리를 보탰다. 클리블랜드로 이적한 추신수는 빅리그 첫 홈런을 신고했다. 서재응은 30일 열린 미국프로야구 뉴욕 양키스전에 선발등판,5와3분의2이닝 동안 홈런을 포함해 5실점했지만 타선의 지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탬파베이는 상대 선발 랜디 존슨을 상대로 19점을 뽑아 창단 후 한 경기 최다득점 타이를 세우며 19-6으로 대승했다. 서재응은 지난달 말 LA 다저스에서 탬파베이로 옮긴 뒤 5경기에 나섰지만 5연패했다. 이적 첫 승에 목말랐던 서재응은 6번째 선발 등판에서 시즌 3승(9패)째를 올렸다. 특히 경기전 몸을 풀다가 오른손 검지 손톱이 부러지는 불운까지 당하면서도 참고 던져 첫돌을 맞은 딸에게 귀한 선물을 안겼다. 전날 김병현은 샌디에이고전에 선발등판해 7과3분의2이닝 동안 1실점(비자책) 쾌투, 시즌 6승째를 챙겼다. 지난달 26일 텍사스전에서 5승을 거둔 이후 한달여 만의 승리.8회 2사까지 무실점으로 역투하며 생애 첫 완봉승을 노렸지만 우익수 브래드 호프의 실책으로 중간에 레이 킹으로 교체돼 아쉬움을 남겼다. 콜로라도가 3-1로 승리. 같은 날 추신수도 친정팀 시애틀과의 경기에서 0-0이던 6회 세번째 타석에서 상대 선발 펠릭스 에르난데스로부터 좌중월 결승 1점포를 뿜어냈다. 시즌 두번째 안타이자 빅리그 15경기 만에 나온 홈런이다. 클리블랜드는 추신수의 홈런으로 1-0으로 이겼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영화 ‘각설탕’으로 돌아온 임수정

    영화 ‘각설탕’으로 돌아온 임수정

    관객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의 하나는 팔짱을 끼고 배우의 성장을 음미하는 것이다. 임수정이 조만간 그런 즐거움을 만끽하게 해준다. 새달 10일 개봉하는 영화 ‘각설탕’(제작 싸이더스FNH)에서 그는 ‘원 우먼 쇼’를 했다. 상대역은 경주용 말(馬). 말과의 우정을 인간끼리의 소통보다 더 진지하게 그리는 영화에 그는 7개월을 매달렸다. 고만고만한 드라마를 2편쯤 찍을 수 있는 시간이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소녀 이미지 ‘훌훌´ 26일 경복궁 앞 작은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어떻게 말을 부렸을까 싶게 가녀린 몸피의 그는 “중성적이면서도 거친 이미지를 실컷 보여줄 수 있어서 신선했다.”는 소감으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임수정을 외유내강형 배우, 여리고 조금은 어둡고 소녀적 이미지에 갇힌 배우로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았어요.‘미사’(TV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를 통해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을 봤다고 말해주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늘 허기졌거든요.” TV와 스크린에서 ‘보여진’ 임수정의 똑 부러지는 이미지는 인터뷰에서도 그대로였다. 스크린 데뷔작이 2002년 ‘피아노 치는 대통령’이니 배우 이력은 이제 4년.‘장화, 홍련’‘…ing’‘새드무비’를 찍으며 배우의 나이테를 굵혀왔다. 이쯤되면 성장속도가 맹렬하다. “지금까지의 작품들 중에서 이번이 가장 책임감이 컸다.”는 그의 말은 영화를 보고나면 100% 동의할 수 있다. 어려서 엄마를 잃고 목장을 하는 아빠(박은수)와 외롭게 사는 시은(임수정)에게 말 ‘천둥이’는 엄마의 빈자리를 채워주는 푸근한 가족이자 위안처이다. 기수가 되려는 딸이 못마땅한 아빠가 말을 팔아버리자 집을 뛰쳐나온 시은은 악착같이 프로기수의 꿈을 이뤄간다. ●3개월 익힌 승마 “소질 타고 났대요” 동물과 인간의 사랑이 눈물샘을 자극할 드라마이지만, 영화의 성취는 딴 데 있다. 경마장면들을 아찔하도록 사실적으로 잡아낸 화면들은 그 자체로 감상포인트. 배우가 얼마나 고생했을까, 애처로운 마음에 한눈을 팔래야 팔 수 없는 영화가 됐다.“촬영 3개월 전부터 기합소리 같은 부조(말과 기수의 의사소통 수단)를 배웠어요. 승마를 익힌 건 또 석달. 처음엔 엄두가 안났는데 나중엔 기수 선생님들한테 칭찬까지 받았어요. 소질이 타고났다고…” “깡으로 버텼다.”는 말은 과장이 아니다. 엉덩이를 살짝 들고 앞으로 상체를 기울여 말을 몰아달리는 일명 ‘몽키타법’은 실제 기수들도 2년쯤 공들인다는 까다로운 기술.“그보다는 말을 상대로 감정을 잡아야 하는 장면들이 너무 힘들었다.”는 그는 “눈이 짓무르도록 우는 장면이 많아 기진맥진했던 날의 연속이었다.”고 했다. 소녀와 여인의 중간쯤에 발을 걸친 자신의 이미지가 마음에 든다고 했다.“그런 희소성이 ‘각설탕’과 짝을 지어줬다.”며 웃었다. 그러나 “좀더 촌스러운 목장소녀로 만들어 달라며 손톱밑에 때를 채우다 감독(이환경)과 감정싸움을 벌인 적도 있다.”는 야무진 말 끝엔 여린 소녀 이미지는 없다.“아무것도 안하고 몸을 편하게만 놔둘 것”이라고 휴가계획을 귀띔하는 그는 또 전혀 연결이 안 되는 ‘그림’을 그려놓고 있다. 막바지 촬영 중인 박찬욱 감독의 로맨틱코미디 ‘싸이보그지만 괜찮아’에서는 자신을 싸이보그라 믿는 정신분열증 환자이다. 감쪽같이 경마장의 여기수가 돼버린 임수정이라면 보여줄 수 있을 것같다. 스크린을 위해 “아주 독특하게 정신을 잃은” 여주인공을.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주말탐방] 특전사 여군

    [주말탐방] 특전사 여군

    “단결!” 어서오십시오. 국내에서 유일하게 여군으로만 구성된 특전사령부 여군중대에 오신 걸 우렁찬 목소리로 환영합니다. 그만 좀 두리번거리세요. 여군부대라니까 눈에 호기심이 그렁그렁하군요. 궁금한 게 많겠지만 일단 훈련 장면부터 보여드리겠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니까요. 저기 연병장에 대테러복을 입은 여군들이 보이지요? 강하 훈련을 준비중입니다. 자꾸 덥다고 그늘 쪽으로 피하지 말고 이쪽으로 오세요. 어서요. 고운 얼굴에 서슴없이 검은 색 위장물감을 칠하는 여군들한테 부끄럽지도 않나요? 특전 훈련의 꽃은 역시 ‘공중에서 내려오기’입니다. 먼저, 인간이 가장 공포를 느낀다는 11m 높이의 구조물에서 로프(Fast Lope)를 타고 내려오는 훈련입니다. 가죽장갑을 낀 두 손으로 로프를 붙잡고 두 다리는 쭉 뻗어서 상체와 직각으로 만든 다음 군화를 신은 두발로 로프를 쥡니다. 그리고 순식간에 쭉쭉 미끄러져 내려갑니다. 원숭이처럼 로프에 다리를 꼬고 질질 끌려 내려오면 실격입니다. 마찰이 일어나 다치기 십상이고 속도 조절도 안 되거든요. 그러니 고도를 두려워 않는 담력과 함께 밧줄에 몸을 접착시킬 수 있는 근력이 절대적으로 요구됩니다. 안전장비요?그런 것 없습니다. 떨어지면 그냥 죽는 겁니다. 물론 우리도 처음엔 겁이 났습니다. 수백, 수천번의 공포와 싸우고 1년쯤 지나야 비로소 두려움이 사라지더군요. 그때부터는 높이에 무감각해지고 강하 자세에 더 신경을 쓰게 됩니다. 인간에게 습관이나 훈련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겠지요? 다음은 래펠(Rappel)훈련입니다. 역시 같은 높이에서 로프보다 얇은 래펠을 왼손으로 잡고 오른 손엔 권총을 쥔 채 땅을 향해 머리부터 거꾸로 내려오는 겁니다. 엄청난 담력이 필요하지요. 한 가닥 래펠에 몸을 의지해 곤두박질칠 때 우리의 ‘에스트로겐’은 ‘테스토스테론’으로 급전환합니다. 모든 훈련의 종류와 강도는 남자 특전요원들과 똑같고 어떤 특별대우도 없습니다. 다만, 출산 전후로 훈련에 임하는 마음가짐이 변하는 건 남성과 다른 점이겠지요. 아기를 낳기 전에는 하루 열번이라도 별 생각없이 헬기에서 낙하산을 타고 뛰어내리다가도 엄마가 되고 나서는 낙하 전에 꼭 기도를 하게 되더라고요. 역시 모성애는 위대하지요? 여군 중대원 40여명의 무술 단수를 모두 합치면 200단이 넘습니다. 태권도, 합기도, 격투기 등 무술이 1인당 평균 5단인 셈이지요. 그중에는 도합 10단의 고수도 있답니다. 아니, 구경만 하는데도 그렇게 더위에 지쳐 헐떡입니까. 그만하지요. 이리 행정반 건물로 들어와서 시원한 것 한잔 드세요. 특전사 여군이라고 하니까 우락부락할 줄 알았는데, 체격도 왜소한 편이고 미인들이 많다고요?그럴 줄 알았습니다. 우리를 처음 본 사람들이 노래처럼 하는 소리입니다. 기혼자들은 “부부싸움할 때 치고받고 싸우냐.”는 농담도 자주 듣습니다. 죄송하지만, 덕담이라도 그런 얘기 정말 듣기 싫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특별한 직업을 갖고 있다 뿐이지 우리도 똑같은 여성입니다. 부탁인데, 그냥 다른 여성들처럼 평범하게 대해주세요. 이거 분위기가 너무 썰렁해졌군요. 그런데 왜 여군이 됐느냐고요?그것도 힘들다는 특전사 요원을?글쎄요. 운명인 것 같습니다. 어려서부터 왠지 여군이 멋있을 것 같았고, 그래서 꼭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남달리 운동에 자신있었던 부분도 작용한 것 같고요. 가족 중에 직업군인이 있어 그 영향을 받은 사람도 많습니다. 그래서인지 기혼자 중에는 남편 역시 군인인 커플이 적지 않습니다. 특전사의 주임무는 고립무원의 적지에서 전쟁을 조기에 종결시키기 위해 적의 핵심 시설과 요인을 타격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정신력과 체력, 팀워크가 얼마나 중요하겠습니까. 얼핏 우리의 상하관계가 느슨해 보이는 것도 팀워크를 가족처럼 유지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러지 않으면 특전사 임무는 성공을 장담할 수 없습니다. 다행히 무인(武人)들이 으레 그렇듯 대부분 뒤끝이 없고 시원시원한 성격들이라 1994년 정식 부대 창설 이후 별다른 병영사고가 없었습니다. 어떻습니까. 특전사 여군의 매력에 흠뻑 빠지셨다고요?그렇다면 주저없이 도전해보시기 바랍니다. 단, 전시에 조국을 위해 목숨을 초개와 같이 버려야 한다는 점을 명심하셔야 합니다. 두려움을 일소할 만한 강인한 정신력과, 어떤 장애에도 굴하지 않을 강철같은 체력과, 무엇보다 피가 마구 끓어올라 넘칠 만큼의 애국심은 필수입니다. 준비되셨나요? 그럼 더운 날씨에 안녕히 가십시오. 중대장 대위 안윤숙, 중사 임미진·강경희·이난영·손인화·박세영이 전 부대원을 대표해 인사올립니다.“단결!”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50:1 경쟁률 뚫으려면 특전사 여군을 하고 싶다고 다 될 수 있는 건 물론 아니다. 평균 50대 1이 넘는 치열한 경쟁을 통과해야 한다. 여고졸업 이상 학력자 중 1차 서류심사→2차 신체검사→3차 체력측정·소양평가(필기)·면접 순으로 전형을 하는데, 가장 중요한 건 역시 체력이다.1.5㎞를 7분 안에 주파하고, 윗몸일으키기를 2분에 70개 이상, 팔굽혀펴기를 2분에 50개 이상 할 정도가 아니라면 꿈을 접는 게 좋다. 이 관문을 통과한 사람도 “마음은 있는데, 몸이 안 따라간다.”고 할 정도로 특전사 훈련은 혹독하다. 봉급은 9급 공무원 수준이며, 위험수당이 별도 지급된다. 특전사에 합격하면 3년 의무 복무 뒤 2년을 연장할 수 있고,10년 이상 장기 복무를 희망하면 별도 심사를 거쳐 선발된다. 대부분 장기 복무 신청을 하지만 통과비율은 30% 정도에 그친다. ■ 소녀취향 소품들 5평에 물씬 직접 들어가 본 특전사 여군의 숙소는 예상과 크게 달랐다. 군 내무반의 분위기는 찾을 수 없고, 평범한 여학생의 방처럼 ‘소녀적 취향’이 물씬했다. 남성으로서 행정반 건물 건너편에 위치한 3층짜리 여군 생활관에 ‘진입’하기는 기자가 처음이라고 했다. 여군은 부사관급 이상 직업군인이기 때문에 부대 밖 개인 주거시설에서 출퇴근하는 게 원칙이지만, 특전사 독신 여군에게만 특별히 단체숙소가 제공된다.30여명의 미혼 여군들에게는 개인별로 5평짜리 원룸식 방이 배정되기 때문에, 단체로 자는 사병 내무반의 개념은 아니다. 한껏 멋을 부린 사진과 개성 넘치는 좌우명이 아담하게 붙어 있는 방문을 열고 들어가면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예쁜 방이 한눈에 들어온다. 문쪽에 변기와 세면대만 있는 작은 화장실을 빼면 나머지 공간은 그냥 원룸이다. 이 작은 공간에 침대와 책상, 옷장, 신발장, 냉장고는 물론 취향에 따라 TV, 오디오, 컴퓨터, 어항, 피아노 등을 갖춰놓고 산다. 벽에는 유명 스타의 대형 사진도 걸려 있었다. 이 모든 소품들이 화사한 색깔로 조화를 이루고 있어 만약 도둑이 들어온다면 여군의 방이라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할 것 같다는 상상이 들었다. ■ 영내 미용실 커트 500원·파마 1만원 여군에 대한 외모 규제는 생각보다 엄격하지 않았다. 색조화장은 물론, 머리도 맘껏 기르거나 파마하거나 염색할 수 있다. 너무 튀거나 품위를 떨어뜨리는 치장만 금기시될 뿐이다. 긴 생머리를 머리띠로 단정하게 묶은 여군이 눈에 많이 띄었다. 화장도 세련되고 차분한 톤이었다. 여군들도 여느 여성처럼 미용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피부 마사지나 손톱 관리를 마다하지 않는다. 다만 값이 월등히 싼 영내 미용실을 애용하는 점이 다르다.‘군무원 언니’가 해주는 커트는 500원, 파마는 1만원 안쪽이다. 안윤숙 중대장은 “여군에 짠순이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여군에게는 기본 화장품(로션·스킨·립스틱·베이스 등)과 속옷을 살 수 있는 약간의 돈이 지급된다. 여군들이 가장 신경쓰는 부분은 역시 피부. 햇빛에 자주 노출되다 보니 기미가 특히 걱정이다. 하지만 자외선 차단제를 정성껏 바르는 것 외에 별다른 방법이 없다고 한다. 직접 악수를 해봤더니 대부분 손이 거친 편이었다. 대신 강도높은 훈련 덕택에 비만 걱정은 없다. 그럼에도 이들은 에어로빅, 헬스, 재즈댄스, 무용, 수영 등을 취미로 즐길 만큼 동적(動的)인 인간형이다.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부대 밖에서 한잔 하기도 하지만, 값이 저렴한 영내 노래방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인간시대] 나전칠기 서울시 무형문화재 손대현 씨

    [인간시대] 나전칠기 서울시 무형문화재 손대현 씨

    “혼과 정성을 쏟을 때 1000년 동안 변치 않는 작품이 탄생한다.” 나전칠기 서울시 무형문화재 손대현(57)씨는 지난해 10월 삼성전자가 출시한 1억 3000만원짜리 TV의 외관을 디자인해 화제가 된 인물이다. 그는 삼성과 LG 등 대기업 비서실로부터 여러 차례 주문제작을 받고 있다.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도 손씨 작품 소유 또 대통령이 해외 순방 때 엘리자베스 여왕과 일본왕 등에게 그의 작품을 선물로 주었다. 지난 10일 서울 강동구 천호동 현대백화점 앞 많은 인파 속에서 그를 찾을 때 단번에 그를 알아봤다. 그을린 얼굴과 흐트러진 머리카락, 깊이가 느껴지는 눈이 여느 사람과 다르게 보였기 때문이다. 찻집에서 대화를 시작하자 팔 군데군데 검은 옻이 묻어 있고, 손톱 사이에 낀 옻이 보였다. 옻칠은 옻나무에서 나온 수지를 가공해 가구 등에 칠하는 것을 뜻한다. 그에게 좋은 작품을 만드는 비결을 묻자 “혼과 기가 작품에 스며들어야 한다. 작품에 집중하면 오감으로 면이 매끄러워지는 것을 느낀다.”면서 “작품을 하다 지쳐 몇 시간 졸았는데도 손은 움직이고 있는 걸 발견한다.”고 웃었다. 손씨가 나전칠기와 인연을 맺은 것은 40여년 전. 가정 형편이 어려워 학교를 못 마치고 다닌 무역회사 건물에 나전칠기 공방이 있었다.“나전칠기 만드는 게 재미있어 보여 공방에 취직했고 그 곳에서 만나 현재 같이 활동하고 있는 유재창(57)씨가 당시 나전칠기 3대가 가운데 한 사람인 민종태(작고) 선생님을 소개해줬다.”고 말했다. ●나전칠기 대가 故민종태씨 수제자 나전칠기는 주로 옻칠 바탕에 영롱한 무지갯빛 자개를 붙이거나 박아넣어 그림과 무늬를 놓는 공예기법이다. 민 선생은 일찍이 손씨의 재능을 예감했다. 민씨는 집 근처에 방을 마련, 손씨는 거기서 10년 동안 나전칠기를 만들었다. 손씨는 민 선생로부터 혼과 우리 문화에 대한 자존심을 배웠다고 한다. “한 일본 상인이 일본식 문양으로 만들어 달라고 했다. 민 선생은 내 혼이 없는 것은 만들 수 없다.”면서 손씨에게 “우리는 제품을 수출하는 게 아니라 우리 문양과 문화를 수출한다. 누가 봐도 내가 만든 것이라는 걸 알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시 찾아온 일본 상인은 민 선생이 내놓은 작품에 탄복하며 무릎을 꿇고 물건을 받았다고 한다. 손씨는 스승 민씨와 평생을 같이했다. 민씨의 일을 도우며 하나씩 배웠고 때론 민씨가 받은 주문제작을 대신 만들기도 했다. 그러다 손씨는 1992년 전승공예대전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하면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또 민 선생은 세상을 뜨기 1년 전인 1996년 손씨를 수제자로 공식 선언해 화제가 됐다. 그는 1999년 서울시 무형문화재가 됐다. 손씨가 무형문화재가 된 것 역시 민종태 선생과의 인연 때문이다. 민 선생은 늘 “작품을 만들 때 초칠과 덧칠, 삼배 바르기, 이음 부분 메우기 등 여러 과정이 있다. 과정마다 정성이 부족하면 100년 갈 작품이 50년도 못 간다.”면서 “전 과정에 충실해야 고려 나전칠기 국당초문대모연저함처럼 1000년이 지나도 튼튼하고 빛이 아름다운 걸 만든다.”고 했다. ●1억 3000만원짜리 TV 외관 디자인 손씨는 현재 서울대학교 공예학과와 전통공예건축학교에 출강하고 있다. 그도 학생들에게 전 과정에 충실하면 고려 나전칠기 국당초문대모연저함 같은 1000년간 변하지 않는 작품이 된다고 가르친다.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능력있는 학생은 제자로 삼는다고 한다. “다른 무형문화재 분들은 무형문화재 보유자가 점점 줄 것이라 한다.10년 전엔 정말 열악했다. 하지만 최근 배우겠다는 학생이 늘고 있다.1억 3000만원 짜리 TV에 전통 옻칠을 한 것은 수요가 늘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그는 노력 여하에 따라 더 좋은 무형문화재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에 대해 “바라는 걸 많이 이뤘다. 앞으로 내 작품 전시관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직 살 날이 적지 않아 언젠가 스승 민종태 선생님의 경지에 올라야 한다는 책임감도 느낀다.”고 덧붙였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Leisure+α] DHC,신상품 20% 할인

    DHC코리아는 7월 신제품인 퍼펙트프로 시리즈와 트라이얼 키트, 투명감 넘치는 부드러운 입술을 만드는 립 셀렉션 워터 프리즘을 이달말까지 20% 할인판매한다. 건강한 손톱 관리를 위한 네일 퍼펙트프로는 7200원, 페이스 컬러 퍼펙트프로 치크는 6400원, 아이브로우 퍼펙트프로 펜슬·파우더는 각각 4800원 등이다. 탄력있는 관리를 위한 코엔자임Q10 트라이얼 키트와 브라이트닝을 위한 DHC 아세로라 트라이얼 키트의 미니사이즈 세트도 모두 20% 할인된 가격으로 준비했다.(080)7575-333.
  • [길섶에서] 지하철에서/우득정 논설위원

    퇴근길 지하철에 반바지 차림의 남루한 모습의 한 노인이 탄다. 두툼한 돋보기 안경에 성긴 머리칼, 구부정한 어깨, 다리가 불편한지 절름거린다. 얼핏 보기에도 여든은 족히 돼 보인다. 노인은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빈 자리가 없자 입구쪽 손잡이를 잡고 선다. 노인의 앞에 앉은 50대 아주머니 3명이 순간 얼굴을 찌푸리더니 건너편 자리에 앉은 10대와 20대 여자 승객,40대 남자 승객을 확인하고는 느긋한 표정으로 고개를 뒤로 젖힌다. 40대 남자가 갑자기 눈을 감고 자는 시늉을 한다.10대 여자는 휴대전화를 꺼내 문자를 정신없이 누른다.20대 여자는 긴 손톱을 들여다보며 털고 닦기 시작한다. 또 다른 20대 여자는 차창 밖으로 시선을 고정한 채 노인을 외면하기 급급하다. 무심한 눈빛으로 좌석의 승객들을 둘러보던 노인은 체념한 듯 눈길을 천장으로 돌린다. 다음 정류장에서 중늙은이 한명이 일어서면서 잠시동안 어색했던 풍경은 원래의 모습을 되찾는다. 노인이 깔끔한 정장 차림이었다면, 자리를 비켜달라고 먼저 요구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지하철에도 장맛비가 내리는 듯했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이거 샴푸니? 약이니?

    이거 샴푸니? 약이니?

    탈모는 더 이상 남 얘기가 아니다. 스트레스, 불규칙한 생활 습관, 염색 등 환경적 요인으로 탈모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젊은이들의 탈모가 늘어 취업이나 결혼을 앞두고 문제가 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탈모 개선 성분이 들어있는 기능성 샴푸, 린스 제품들이 줄을 잇고 있다. 특히 ‘특허 출원 성분’을 포함한 제품은 객관적인 검증을 받았다는 점 때문에 눈길을 끈다. 의약품이 아니지만 탈모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제품들의 출시가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특허 출원 성분이 포함돼 있다고 해서 약처럼 믿어서는 안된다고 조언한다.LG생활건강 관계자는 “샴푸 자체의 효능이 검증된 게 아니라 성분이 들어있다는 것”이라면서 “평소 모발 관리에 신경을 쓰면서 함께 사용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모발 건강에 도움을 주는 생활습관과 특허 성분을 함유한 샴푸를 알아봤다. 잘못된 생활 습관은 탈모를 악화시키기도 한다. 건강한 모발을 가꾸기 위해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은 의외로 간단한 것들이 있다. 우선 머리 감기 전에 빗질을 한다. 두피의 비듬과 노폐물을 제거하고 혈액순환을 원활히 해준다. 간혹 머리카락이 많이 빠진다는 이유로 머리 감는 횟수를 줄이는 경우가 있는데 오히려 두피에 남아 있는 오염물질이 염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적어도 이틀에 한번은 감아 청결함을 유지해야 한다. ●머리 감기 전 꼭 빗질·비타민A 충분히 섭취해야 뜨거운 바람은 독이나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은 “헤어 드라이어의 뜨거운 바람은 모발을 손상시키는 주된 요인”이라고 지적한다. 젖었을 때의 모발은 쉽게 상처를 받기 때문. 따라서 수건으로 거칠게 문지르거나 빗질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말릴 때에는 적당량의 거리를 두고 바람을 쐬고 뜨겁지 않게 한다. 손가락 지문으로 가볍게 누르는 것은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준다. 단, 손톱으로 긁어서는 안 된다. 두피에 상처를 줄 수 있으므로 손가락의 둔탁한 부분으로 눌러 마사지한다. 두피의 가로선을 따라 1.5㎝ 간격으로 원을 그리면서 귀의 관자놀이까지 누른다. 끝이 뭉툭한 나무 빗으로 빗질한다. 이와 함께 건강한 몸 상태는 발모의 기본이라는 것을 유념해 둔다. 규칙적인 식사와 적당량의 운동은 머리에 영양을 주고 특히 비타민A 공급에 신경을 써야 한다. 비타민A가 부족하면 모발이 건조해지고 심하면 모공 주위가 딱딱하게 일어나면서 탈모가 촉진될 수 있다. 두부, 콩나물, 생선, 미역, 다시마 등 단백질이나 비타민이 많은 음식을 골고루 섭취한다. 탈모 방지를 위한 제품을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런 제품들은 대부분 두피의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주고, 영양을 공급하고 모근의 활성을 돕는 성분들을 포함하고 있다. ●‘특허 출원 성분´ 검증받은 상품 쓰도록 시중에 나와 있는 탈모 관리 샴푸 중 식약청의 허가를 받아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허 출원 성분을 포함한 대표적인 상품으로 모라클의 코엔자임,LG생활건강의 모앤모아, 드림모코리아의 드림모 등이 있다. 모라클의 ‘코엔자임Q10’(의약외품)는 모낭의 성장을 활성화하는 특허 추출물을 함유하고 있다.20년간 모발 연구에 집중해온 성필 모발연구소의 특허 물질이라고 모라클은 소개했다. 회사측은 “코엔자임Q10과 산삼배양근 추출물을 함유해 두피 영양 공급에 더욱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가격은 250㎖ 2만 2000원. 두리화장품 ‘댕기머리 뉴골드’(화장품)는 약용식물을 72시간 이상 장시간 달여 추출한 물질로 특허를 획득했다. 하수오, 단삼 등을 첨가해 부드러운 느낌을 살렸다. 가격은 500g 3만원. LG생활건강은 고삼 추출물과 세신 추출물이 모발 성장 촉진 기능으로 특허를 얻었다. 이 성분을 함유한 제품으로 엘라스틴 모이스처, 볼륨, 데미지, 모근케어 샴푸·린스와 리엔 한방 헤어로스컨트롤 샴푸·린스, 그리고 모앤모아 스칼프 샴푸, 에어마사지, 인텐시브가 있다. ‘모앤모아’(의약외품)는 탈모의 원인이 되는 남성호르몬을 활성형 남성호르몬으로 변형시키는 효소를 억제하는 기술로 특허를 얻었다. 가격은 320g 1만 2000원.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도움말 LG생활건강
  • 사람이 나무를 만나 쉼을 얻다

    사람이 나무를 만나 쉼을 얻다

    온몸으로 여름을 느끼며 휴가를 즐기는 곳이 어디 바다, 산, 계곡뿐이랴. 듣고 보고 만지고 익히며 배우는 곳도 좋은 휴가지다. 수목원, 박물관, 문화거리로 떠나보자. 초·중학생 아이들에게는 책상에 앉아 책을 읽는 것보다 훨씬 자연스럽고 재미있게 학습 효과를 줄 수 있다. 연인과 함께라면 사랑이 몽글몽글 솟아나고, 친구와 같이 가면 우정이 추억으로 물든다. 여행을 가는 길에, 또는 잠시 짬을 내서 들어가보자. 자연과 문화 속으로…. ■ ‘지상의 낙원’ 수목원 아름답고 예쁜 것을 보면 우리의 마음도 아름다워지지 않을까. 후텁지근한 날씨에 짜증날때 가족들과 꽃구경을 하러 가보자. 예쁜 야생화, 갖가지 향기로운 향을 뿜어내는 허브, 물가에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내고 있는 연꽃. 이들 모습에 흠뻑 취한다면 마음은 저절로 상쾌해진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85) 아이들 천국, 포천뷰식물원 경기도 포천군 일동면 유동리의 야트막한 산자락에 자리잡은 포천뷰식물원은 잘 가꿔진 정원 같아서 좋다. 뷰식물원의 특징은 다양한 꽃을 조금씩 심는 대신 일정 규모의 땅에 한 가지 꽃만 심어, 보는 이로 하여금 꽃 세상에 빠진 듯한 착각이 들게 한다. 현재 빨강, 분홍, 흰색의 숙근코스모스, 가우라 등이 방긋 웃음을 짓고 있고 색깔이 다양한 후룩스가 식물원을 오색빛깔로 물들이고 있다. 또한 이곳은 아이들이 편히 뛰놀 수 있는 공간이다. 흔히 ‘들어가지 마시오’라는 팻말은 물론 산책로와 꽃밭을 구분하는 울타리조차 없어 아이들이 꽃과 함께 할 수 있다. (031)534-1136,www.viewgarden.co.kr (86) 거대한 꽃나라, 한택식물원 동양 최대의 종합식물원인 한택식물원은 경기도 용인에 자리잡은 식물원으로 총 20만평에 이른다.8300여종,730여만 본의 식물이 자라는 거대한 꽃나라이다. 맑은 물이 흐르는 아담한 계곡을 따라 펼쳐진 1000여 종의 우리나라 자생 식물이 자라고 있는 자연생태원은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자랑거리. 하늘매발톱과 금낭화, 족도리풀 등 처음 보는 꽃들이 즐비하다. 또 자연생태원을 지나 산책로를 따라 위쪽의 전망대에 오르면 월가든, 암석원, 유리온실 등 동화의 나라 같은 식물원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또 한택식물원에서 오는 29일부터 8월27일까지 숲생태 곤충탐험전이 열린다. 곤충을 그냥 보는 것이 아니고 숲속으로 들어가서 직접 보고, 듣고, 만지며 체험하는 살아 있는 학습장이다.(031)333-3558,www.hantaek.co.kr (87) 꿈 속의 그곳, 아침고요수목원 영화배우 박신양이 죽음을 앞두고 꽃을 가꾸며 살았던 영화 ‘편지’의 배경으로 유명해진 경기도 가평의 아침고요수목원은 꽃과 나무의 에덴동산이다. 수목원에는 지금 나무의 진초록을 배경으로 온갖 색깔의 꽃들이 피어 있어 그 아름다움을 더한다. 계절·주제별로 다양한 꽃과 나무의 모습을 보여주는 정원이 20여곳. 특히 주목, 산수유, 단풍나무, 회양목 등 나무 사이로 꽃창포, 튤립, 무늬옥잠화 등의 꽃의 자태가 너무 곱다.(031)584-6703,www.morningcalm.co.kr (88) 메밀꽃 필 무렵엔 평창 허브나라농원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의 태기산 자락. 이효석의 단편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무대로 유명한 평창에 허브나라농원이 자리잡고 있다. 물 맑은 흥정계곡과 1250m의 태기산이 지척이라 단순히 허브만 보고 돌아갈 것이 아니라 가벼운 산행이나 계곡의 물놀이 또한 허브나라농원에서만 느낄 수 있는 색다른 재미다. 어린이정원, 향기정원, 셰익스피어정원, 모네정원 등 13개의 테마로 잘 정돈된 정원을 천천히 걷다보면 향기로운 허브향에 정신을 차릴 수 없다. 팻말에 허브의 학명·원산지·개화기 등이 자세히 적혀 있어 혼자서도 돌아보는 데 무리가 없어 좋다.(033)335-2902,www.herbnara.com (89) 유럽을 갖다 놓은 듯, 팜 카밀레 충남 태안에 위치한 허브농장인 팜 카밀레. 낮은 산의 곡선을 그대로 살려 조성한 야외 허브정원과 멋진 해송 군락, 풍차 등에 마치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유럽 시골마을에 온 듯 착각을 불러 일으키는 곳이다. 라벤더를 비롯한 120종의 허브와 150종의 야생화가 철따라 피고 지는 야외 꽃동산이 만드는 황홀경에 더위도 싹 달아난다. 꽃과 잎에서 은은한 사과향이 나는 국화꽃 모양의 캐모마일 가든과 보라색의 라벤더 가든, 그리고 분홍색의 애플 제라늄과 로즈마리 등을 심어놓은 보테니컬 가든에서 풍기는 은은한 허브향이 온 몸을 감싼다. 또 허브비누, 향초 등의 허브 공예와 허브 스킨, 로션 만들기 강좌 등 다양한 허브 체험 교실도 있다. (041)675-3636,www.kamille.co.kr (90) 오감 대만족, 상수허브랜드 충북 청원에 자리하고 있는 상수허브랜드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허브를 대규모로 가꾸기 시작한 곳으로 2만여평 규모의 큰 허브농장이다.16년 된 팔뚝만한 로즈마리가 쑥쑥 자라고 있고,550여종의 갖가지 허브가 숨쉬는 실내정원을 거닐며 허브를 직접 만져보고 향기도 음미하면 어느덧 무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에 활력을 얻는다. 천년 묵은 소나무 분재와 특이한 모양의 공룡바위도 방문객을 반긴다. 또 허브 향기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허브터널과 맨발로 밟아볼 수 있는 허브잔디, 그리고 향치료 효과(아로마테라피)를 직접 체험 할 수 있다. 보라·흰색을 자랑하는 제비꽃과 강렬한 주황색 한련화(나스터튬), 흰 베고니아 등이 예쁘게 장식된 허브 꽃밥은 먹기 아까울 정도. 허브 강의와 각종 체험프로그램도 마련돼 있어 하루를 즐기기에 그만이다.(043)277-6633,www.sangsooherb.com ■ 3가지 테마로 떠나는 박물관 여행스케치 박물관은 세상을 바라보는 통로다. 풍부한 역사를 한자리에서 느끼고, 세계 문화를 한눈에 볼 수도 있다. 독특한 발명품들을 경험할 기회도 갖는다. 올 여름, 박물관에서 문화적 소양을 한껏 올려보는 것은 어떨까. 방학을 맞은 아이와 함께하면 더욱 좋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91) 지도 직접 만들어봐요… 경희대 혜정박물관 대학박물관은 아이들과 함께 가기에 가장 좋은 장소다. 대부분 관람료가 없다. 교육적인 프로그램에는 실비 정도로 참여가 가능하다. 대학에서 운영하는 만큼 교육적인 주제가 뚜렷하고 알차다. 각 대학의 특성을 보여주며 아이들에게 목표를 심어주기에도 그만이다. 경희대 수원캠퍼스의 혜정박물관은 박물관 견학을 하면서 지도를 직접 만들어보는 체험을 할 수 있다. 김혜정 관장이 세계 각국에서 모은 15∼20세기 동·서양의 이색적인 옛 지도와 지도첩, 지도 관련 사료, 고문헌 등을 골고루 볼 수 있는 곳. 특히 우리나라를 섬으로 표시한 최초의 지도,1655년 제작된 중국지도,1737년 프랑스 지도제작자 당빌이 만든 우리나라 전도, 동해를 ‘COREAN SEA’로 표기한 지도(1794년) 등이 눈에 띈다. 주요 고지도를 탁본하거나 간단한 지도 제작원리를 체험하고, 종이퍼즐이나 영상게임 형식으로 지도 맞추기를 하는 등 재미도 더한다. 방학을 맞은 초등학생을 위한 문화교실도 운영할 예정(참가비 2만 5000원).(031)201-2012∼4,oldmaps.khu.ac.kr (92) ‘우리나라 최초’ 고려대 박물관 우리나라 최초의 대학박물관으로 알려져 있는 고려대 박물관은 10만여점이라는 방대한 양의 유물을 가지고 있다.100년사 전시실, 역사 민속자료실, 고미술전시실, 현대미술전시실 등 3개층에 걸쳐 유물들이 빼곡히 전시돼 있다. 눈으로 보는 유물도 가치가 있지만 고려대 박물관의 장점은 교육프로그램. 대부분 무료로 운영하고, 일부 답사일정만 교통비 정도를 참가비로 받고 있다. 아이들이 놀면서 체험하는 프로그램도 다양하다.8월27일까지 ‘조선시대의 위대한 유산-하늘과 땅, 그리고 사람’이라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주말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02)3290-1514,museum.korea.ac.kr (93) 동서양 의복 한자리… 숙명여대 자수박물관 숙명여대 정영양 자수박물관은 동서양의 다양한 작품들을 모아놓았다. 우리나라, 중국, 일본 등 아시아의 주요 자수를 비롯해 유럽과 미국의 해외 자수작품들로 채워져 있다. 단순히 여성들이 취미로 하거나, 옷을 꾸미기 위한 것이 아니라 복식·생활·감상용으로 다채롭게 활용된 예술적인 작품을 볼 수 있다.(02)710-9133∼4,museum.sookmyung.ac.kr (94·95) 과학의 시대가 온다… 로봇·별난물건박물관 서울 종로구 동숭동에 세계 최초, 최대 규모의 로봇박물관이 있다. 미래 관심사인 로봇에 대한 모든 것을 한자리에 모았다. 명지대학 커뮤니케이션 디자인과 백성현 교수가 10여년 동안 수집한 3500여점의 로봇이 테마별로 전시돼 있다. 전세계 40여개국 초기로봇,‘오즈의 마법사’에 등장하는 양철로봇 틴맨(1900년대),‘메트로폴리스’에 출연한 마리아로봇(1920년대), 아톰(1950년대), 토종로봇 로봇태권V(1970년대) 등 볼거리가 한가득이다.3D입체영상실에서 영화를 감상할 수 있고, 로봇을 직접 조종하는 공간도 있다.(02)741-8861,www.robotmuseum.co.kr 상천외한 물건들을 보고 싶다면 별난물건박물관에 가보자. 담배 연기를 마시면 기침을 하는 재떨이, 소리를 듣고 움직이는 스누피 인형,“이봐, 손씻는 거 잊지마!”라고 말하는 변기 모양 비누통, 큰 소리를 치면 부들부들 떠는 강아지, 동물모양 손톱깎이, 눈뭉치를 만들어주는 집게 등 독특한 물건들이 전시돼 있다. 소리, 빛, 과학, 움직임, 생활 등 다섯 가지 테마. 서울·부산·경기 파주 영어마을 세 곳에 있다. 서울관 (02)792-8500, 부산관 (051)740-4858, 파주관 (031)956-2211,www.funique.com (96 98 97) 세계 문화를 찾아서… 아프리카·중남미·티베트박물관 검은 대륙 아프리카를 그대로 제주도에 옮겨놓은 아프리카박물관은 세계문화유산 중에 하나인 서아프리카 말리 공화국의 젠네대사원(이슬람 사원)의 모습을 재현한 외관부터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18∼20세기초의 아프리카 조각과 가면, 생활용품, 장신구, 악기 등 1000여점을 시기별로 전시 하고 있다. 매일 3차례 아프리카 전통 민속 공연이 열린다. 아이들을 위해 아프리카 전통 문양 페이스페인팅, 찰흙 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제주도 여행에서 가장 기대되는 장소가 될 듯. (064)738-6565,www.africamuseum.or.kr 경기 고양시에 있는 중남미문화원박물관은 중남미 지역의 풍부한 역사와 문화를 간접 체험할 수 있는 유일한 곳.30년간 중남미 외교관을 지낸 이복형씨가 지난 1997년 개관했다. 멕시코, 중미, 카리브해역 등에서 수집한 각종 토기, 가구, 석기, 가면, 민속품 등이 전시돼 있다. 박물관 안에서 볶음밥인 파에야(2만 5000원), 스낵인 타코(6000∼8000원) 등을 즐길 수 있다.(031)962-7171,www.latina.or.kr 서울 종로에 도심 속의 작은 티베트인 티베트박물관이 있다. 신비로운 베일에 싸인 티베트의 문화를 접할 수 있다. 가정 주택을 개조한 듯한 아담한 전시장에 티베트의 불교미술품과 12∼19세기 생활용품,12세기 라마승의 법의(法衣) 복식 등 문화·민속자료 등이 있다. 소장품 1200여점 중 300여점을 상설 전시하고,3개월마다 전시물을 교체한다. 전문해설자 2명과 자원봉사자 3명이 티베트 문화를 알기 쉽게 소개한다.(02)735-8149,www.tibetmuseum.co.kr (99) 예술인의 혼이 가득한 헤이리 경기도 파주 헤이리는 일일나들이 코스로 단연 으뜸이다. 자연친화적이고 나지막한 건물들이 모여 있는 복합문화 공간. 아이들과, 연인과, 또는 친구와, 그 누구와 함께 가도 좋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북하우스’는 음악, 미술, 책, 음식에 대한 갈증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곳이다. 어른, 아이 모두를 위한 책들이 빼곡하고,1층에 햇살 좋은 식당이 있다. 매달 토요일 오후에는 작은 음악회도 연다. 어린이를 위한 ‘동화나라’에서는 동화책은 물론, 아이들을 위한 전시회를 마련한다. 오래된 서점의 낡은 책 냄새와 허브향이 어우러진 ‘북카페 반디’도 아늑하다. 가장 큰 전시공간인 ‘93MUSEUM’은 국내 최초의 인물미술관.‘식물감각’에서는 식물을 주제로 한 작품을 보고, 꽃 음식을 즐길 수 있다. 헤이리의 가장 높은 곳에 있는 ‘한향림갤러리’는 도자기 전문갤러리로, 우리 항아리의 고전적인 멋을 볼 수 있다. 아이들이 폭 빠져버리는 공간은 쌈지에서 운영하는 ‘딸기가 좋아’다. 딸기, 똥치미 등 캐릭터들과 한 데 어울려 논다. 어른이 향수를 느끼기에 좋은 공간은 맞은편 ‘타임캡슐’이다. 옛 생활 박물관으로, 조선시대부터 어릴 적에 한번쯤 본 물건들이 가득하다. ‘세계민속악기박물관’에는 인도, 서남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 75개국에서 수집한 600여개의 악기가 전시돼 있다. 눈으로만 보는 게 아니라 이국의 다양한 악기를 연주할 수 있는 체험공간이다.www.heyri.net ■ 가는길:자유로→통일전망대→고가도로 아래로 지나자마자 성동IC→예술마을 헤이리 이정표를 보고 우회전→첫번째 성동사거리에서 좌회전→헤이리 1·4번 게이트. 지하철 2호선 합정역 1·2번 출구에서 200번,2200번 버스가 각 40분,1시간 간격으로 운행. (100) 예술작품 힐끔 차 한잔 홀짝,양평 편안한 차림으로 경기도 양평의 강가로 떠나보자. 예술적·생리적 허기짐을 마음껏 해결할 수 있다. 양평읍 초입에 ‘양평 맑은물사랑 미술관 및 창작스튜디오’는 군청에서 관내 예술인을 위해 마련한 전시·창작공간이다. 작가의 개인전이 다양하게 열린다. 서종면 ‘문화의집’은 지역 아이들을 위해 전시·음악행사를 여는 장소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마니아들이 몰려오는 인기 장소가 됐다. ‘갤러리아지오’는 독특한 외관이 눈에 띄는 곳. 건물 안 갤러리는 아프리카 짐바브웨 한 부족인 쇼나(Shona)의 유명한 조각들이 전시돼 있다. 갤러리 옆 작은 카페에는 커피, 국화차, 산딸기홍차 등 20여가지 차를 맛볼 수 있다. 전시실, 카페, 아트숍을 한 데 모은 ‘몬티첼로’나 작은 창고 모양의 ‘인더갤러리’도 예술작품을 감상하고 차를 마실 수 있는 곳이다. 아이들과 함께하면 ‘바탕골 예술관’을 꼭 들러보자.8700여평의 대지에 예술극장, 전시관, 도자기·금속공방 체험관 등이 들어서 있다. 두달마다 주제를 바꿔 소장품 위주로 기획 전시를 한다. 도자기 공방에서 흙을 마음껏 만지고, 흙그림을 그리고, 그릇을 구울 수도 있다. 체험료는 1만∼2만 5000원선. 홈페이지(www.batangol.com)에 회원가입을 하고 쿠폰을 받으면 체험료·관람료를 할인해 준다. ■ 가는길:올림픽대교→강일IC→미사리→팔당·양평 방면 이정표를 따라 팔당대교를 건너 6번국도 진입→양수대교→양수리→양평 ■ 여행정보:45번 국도를 따라 연세중학교 앞에 ‘죽여주는 동치미국수’(031-567-4070)에서는 살얼음이 뜬 국물의 동치미국수(4000원)가 무더위를 녹인다.. 서울종합촬영소로 가는 ‘초원’(031-576-8941)은 삼겹살과 김치찌개가 맛있다.88번 지방도를 따라 가면 만나는 생선구이전문점 ‘해마’(031-771-9202)나 맞은편 프랑스 레스토랑 ‘라리아’(031-774-9717)도 추천하는 식당. (101) 강북의 문화 일번지 삼청동 전통과 현대의 문화가 조화를 이루며 향기를 뿜어내는 곳이 서울 삼청동이다. 갤러리현대, 금호미술관, 학고재, 국제갤러리 등 미술관이 즐비한 곳으로 유명하다. 최근에는 총리공관 주변으로 맛집이 들어섰고, 다양한 패션·액세서리 숍이 생겨 강북의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삼청동 하면 떠오르는 ‘삼청동수제비’를 비롯해 ‘서울에서 둘째로 잘 하는 집’(찻집) ‘눈나무집’(국수·떡갈비) ‘라마마’(퓨전일식) 등 소문난 음식점이 많다. 또 ‘청’ ‘공리’ ‘쿠얼라이’ 등 고급스러운 퓨전중식당도 들어섰다.‘까브’ ‘로마네꽁띠’ 등은 삼청동 산책을 우아하게 마무리할 만한 유명한 와인바. 와인이 부담스럽다면 한가롭게 차를 즐겨도 좋다. 별미케이크전문점 ‘아루’나 노천카페 ‘어린왕자’, 북카페 ‘진선북카페´도 추천할 만한 곳. 최근 1∼2년 사이 삼청동은 ‘패션1번지’로도 변신했다. 국제갤러리에서 삼청동 길로 진입하는 초입 ‘전통한복 김영석’ 매장을 시작으로 ‘홍조’ ‘소현갤러리’ ‘수담’ ‘지아갤러리’ ‘더 슈’ ‘드레스업’ ‘보스코’ ‘파르베’ 등 열거하기에도 벅차다. 액세서리, 빈티지 스타일의 고가 수입브랜드, 구두매장, 맞춤옷, 손뜨개 전문점 등 종류도 다양해 원하는 스타일을 찾아 쇼핑을 즐기면 된다. ■ 가는길:서울시청→광화문교차로에서 우회전→경복궁교차로에서 좌회전→삼청터널 방향으로 직진 (102) 정통 중국음식을 찾아 떠나는 인천 차이나타운 시내 곳곳에 퓨전중식당이 성황을 이룬다. 벽에 홍등을 걸어 화려함을 더하고, 빨간색과 중국식 앤티크 식탁으로 치장한 인테리어로 눈길을 끈다. 정통 중국음식을 즐기는 데는 인천 차이나타운만 한 곳을 찾기 힘들다. 세계 어디서나 차이나타운을 상징하는 탑 모양의 ‘패루’. 이것을 지나면 바로 중국으로 빠져든다. 101년전 자장면을 처음 선보인 ‘공화춘’은 간판만 남아 있다가 올해 초 근대문화재로 지정됐다. 이외에 10여개의 음식점이 저마다 조금씩 다른 음식맛을 자랑하고 있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은 ‘자금성’. 서울 특급호텔 중식당 조리장을 지낸 화교 요리사가 직접 만드는 자장면으로 유명하다. 40년째 한자리를 지킨 ‘풍미’, 세련된 인테리어의 ‘부엔부’, 베이징식 음식을 내놓는 ‘상원’, 새롭게 문 연 ‘공화춘’ 등 청요리집이 즐비하다.‘원보’와 ‘미식세계’에서는 다양한 중국식 만두를,‘복래춘’에서는 속이 텅 빈, 일명 공갈빵을 맛볼 수 있다. 차이나타운 곳곳에 토산품점에서는 오량액 마오타이주 칭다오맥주 등 중국산 술과 우롱차 보이차 등 중국차, 그림 도자기 수정조각품 중국의상 등 중국문화가 물씬 풍기는 상품도 만날 수 있다. 제3패루로 올라가는 계단에는 중국 문화를 소개하는 벽화가 있다. 인천화교중산학교 담장에 있는 삼국지를 소재로 한 150m의 담장벽화는 삼국지를 읽는 느낌마저 들게 한다.www.ichinatown.or.kr ■ 가는길:경인고속도로와 서해안고속도로 끝(인천항)에서 월미도방향→인하대병원→옹진군청→인천경찰청→자유공원광장. 지하철 1호선 인천행을 타고 인천역 하차.
  • 미술계 ‘젊은 비주류’ 세계를 사로잡다

    미술계 ‘젊은 비주류’ 세계를 사로잡다

    지난 3월 뉴욕 소더비의 한·중·일 3개국 현대미술품 경매에서 함진(29)의 미니어처 조각이 2만달러에 낙찰되면서 국내외 미술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지난달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선 데비 한(35)의 사진작품이 2400만원에 거래되는 등 한국 젊은 작가들의 작품이 대부분 추정가를 훨씬 웃도는 가격에 낙찰됐다. 이어 열린 스위스 바젤 아트페어에선 사진작가 정연두의 출품작 3점이 모두 고가에 판매됐다. ●국제비엔날레·경매등서 연일 상한가 이들의 공통점은 대안공간 출신의 20·30대 작가라는 점이다.7년 전 재능있는 젊은 작가 발굴을 위해 처음 생겨났던 비영리 전시공간인 대안공간을 통해 선보여온 이들의 실험성과 독창성이 비로소 활짝 꽃을 피우며 ‘대안’을 넘어서 젊은 주류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이들은 최근 2∼3년간 순수 전시행사인 각종 국제비엔날레뿐만 아니라 유명 아트페어나 경매 등 상업적 이벤트에서도 연일 상한가를 치고 있다. 또 이같은 상승세를 타고 파격적인 지원을 받으며 국내 대형화랑들의 전속작가로 나서는 등 눈부신 행보를 내딛고 있다. 불과 몇년 전만 해도 상업화랑에서 작품 판매는커녕 전시 기회조차 얻지 못해 가슴앓이하던 작가들로선 엄청난 변화다. ●실험·독창성 활짝… 함진·데비한등 ‘스타´ 배출 손톱 크기의 미니어처 조각으로 주가를 높이고 있는 함진을 비롯, 중국 미술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오인환, 일본의 한 도시에 작품을 영구 설치키로 한 김창겸 등은 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가 배출한 작가들이다. 일상의 진실과 거짓에 대한 사색을 담은 사진작업을 하는 정연두와 패러디 사진기법을 통해 고정관념을 깨는 작업을 하는 데비 한을 비롯, 성낙희·함경아·낸시랭 등은 쌈지 스페이스가 낳은 미술계 스타들이다. 대안공간 1호인 대안공간 루프에서도 이지현, 이환권, 권오상, 이진경 등 최근 국내외에서 각광받는 작가들을 배출했다. 이들 중 2개 이상의 대안공간에서 활동하거나 지원을 받은 작가들도 상당수 있다. 1999년 대안공간 루프를 시작으로 하나 둘 생겨난 대안공간은 현재 전국적으로 20여개가 운영 중이며, 서울 인사동과 서교동에 주로 몰려 있다. ●대형화랑들 모셔가기… 찬밥서 주류로 미술계가 이들에게 열광하는 것은 실험성을 바탕으로 한 파격적인 독창성이 이제 단순한 가능성 수준을 넘어 상업적으로도 먹히고 있기 때문이다. 함진을 전속작가로 두고 있는 PKM갤러리 박경미 대표는 “예전엔 파격적인 실험성이 상업화랑에 부담이 됐지만 이들의 작품이 국제무대에서 통하게 되면서 국내 화랑들도 젊은 작가들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연두씨는 “젊은 작가들이 처음엔 공짜로 전시를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대안공간을 찾았지만 요즘엔 재능 있는 작가들이 모여 서로 작품을 봐주고 비평하는 파트너십을 통해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 더 큰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들 젊은 작가군의 층이 보다 두꺼워진다면 현재 중국에 열광하고 있는 세계 미술시장의 큰손들이 머지않아 한국을 주목하게 될 것으로 미술계에선 기대하고 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파격·실험적 색깔’ 국제스타로

    ‘파격·실험적 색깔’ 국제스타로

    성공한 작가 중에 대안공간 출신이라고 하면 거부감을 나타내는 이도 일부 있다. 이들은 ‘대안공간이 없었다면 결국 그 역할을 할 다른 무언가 생겼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대안공간과 인연을 맺었던 작가들 대부분은 그 효용성과 매력에 대체로 공감한다. 대안공간이 발굴한 작가의 활약상이 그야말로 눈부시다. 국제 미술무대에선 중견·원로 작가 못지않게 성과를 내고 있으며, 국내 인기도 그에 비례해 급상승하고 있다. 한국 미술의 주류로 급부상하고 있는 대안공간 출신 작가들의 면모를 살펴본다. ●국제미술계 스타로 부상하는 작가들 오는 10월 타이완비엔날레 참가, 이어 프랑스 상업화랑 전시, 대안공간 루프에서 한·프·영·일 4개국 그룹전,11월 스페인 전시,12월 네덜란드 전시…. 최근 서울 사간동 국제갤러리에서 ‘Are you lonesome tonight?’이란 타이틀의 개인전을 가졌던 정연두씨의 개략적인 스케줄이다. 이미 상하이비엔날레, 베니스비엔날레 등 굵직한 전시에 참여하면서 국제 미술무대에 이름을 올려왔던 정씨는 이제 중요한 국제미술행사의 단골손님이 됐다. 서울대 조소과를 나와 대미언 허스트를 배출한 영국 런던대 골드스미스 칼리지에서 회화를 전공한 정씨는 조각과 회화, 사진을 가리지 않는 미술판의 올라운드 플레이어.2000년 대안공간 루프에서 ‘보라매 댄스홀’이란 전시로 화제를 모은 뒤 인사동 쌈지스페이스, 동숭동 인사미술공간 등에서 개인전을 여는 등 대안공간이 배출한 스타작가 중 대표주자다. 정씨는 “첫 개인전에서 천장과 벽을 온통 작품에 이용하는 파격과 실험성을 수용하는 대안공간의 컨셉트가 작가로서 성장하는 데 큰 힘이 됐다.”고 말한다. 1999년 대안공간 중 하나인 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를 통해 데뷔한 함진(29)은 손톱만 한 크기의 조각을 시도하는 역발상 조각가로 해외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그의 작품 ‘애완(愛玩)’ 시리즈가 지난해 11월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1000만원에 팔리더니, 올 3월 뉴욕 소더비 경매에선 ‘파리를 날리는 소년’이 2만달러에 낙찰됐다. 함진은 지난해 8월 베니스비엔날레에서 화제를 모은 뒤 해외에 나갈 때마다 작품값이 치솟고 있다. 함진은 “현재 주목받는 젊은 작가들은 대부분 대안공간과 인연을 맺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재미교포 작가인 데비한도 대안공간이 낳은 스타 중 한 명. 지난 5월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미에 대한 고정관념을 패러디한 사진작품 ‘비너스 Ⅱ’가 2400만원에 낙찰되면서 화제가 됐다. 이밖에 함경아, 성낙희, 정수진, 이지현, 정소연, 권오상, 이동기, 김홍석,, 이형구, 이용백, 손정은, 이진경, 장영혜, 이형구, 박준범, 양혜규, 함양아, 이중근, 최정화, 김기라, 김상길, 배영환 등도 대안공간을 발판으로 성장, 국제무대에서 주목받는 작가들이다. ●전속작가 대열 합류하는 대안 작가들 젊은 작가 열풍이 불면서 상품성이 있는 작가를 선점하려는 대형화랑들의 러브콜도 뜨겁다. 전속작가 시스템이 젊은 작가들로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상당수는 대안공간을 활동무대로 삼았던 20·30대 작가들이다. 전속작가에 대한 지원 액수나 방식은 화랑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로 개인전이나 기획전을 통해 전시를 열어주고 작품 제작비, 전시 프로모션 비용 등을 지원해준다. 하지만 최근 아라리오 갤러리처럼 자본력을 바탕으로 작가당 월 300만원씩 정액으로 지급해주는 곳도 생겼다. 아라리오는 국내 작가만 10명을 전속작가로 끌어들였다. 권오상 박세진 이동욱 고동희 백현진 이형구 전준호 정수진 이지현 등이다. 그중 권오상 정수진 이지현 등이 대안공간에서 개인전을 여는 등 인연을 맺었던 작가들이다. pkm갤러리도 10여명의 작가들과 전속계약을 맺고 있는데 그중 함진 배영환 김상길 등이 대안공간을 통해 성장한 젊은 작가들이다. 이들에겐 작품 제작비와 전시, 작가·전시 프로모션 비용 등이 지원된다. 국제미술계에서 한껏 성가를 높이고 있는 정연두씨는 국제갤러리 전속작가다. 해외 네트워킹에 강한 국제갤러리를 통해 국내는 물론 다양한 해외전시를 지원받고 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휴가지 ‘머스트-해브’ 아이템5

    휴가지 ‘머스트-해브’ 아이템5

    월드컵이 끝나니 이제 여름 휴가로 관심이 옮겨간다. 지치고 피곤한 일상에서 벗어나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휴가 시즌. 휴가 일정과 장소를 정했다면, 다음은 휴가의 기쁨을 두 배로 만들어 주는 아이템들을 고려해야 한다. 평소에 시도하지 못했던 화려한 치장이나 옷차림, 행동들이 모두 용서되는 휴가지에서는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할까. 올 여름 패션 트렌드와 맞물려 더욱 멋스러운 패션을 만드는 아이템 5가지를 꼽았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1) 선글라스-크면 클수록 좋다 여름 선글라스의 핵심어는 ‘크다’,‘화사하다’, 그리고 ‘독특하다’이다. 가능하면 자외선이 얼굴에 닿는 부분을 최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여름철 선글라스는 큰 게 각광받는다. 멋스러운 것과 실용적인 부분이 맞닿으면서 올여름 큰 선글라스의 인기는 계속된다. 가장 눈에 띄는 커다란 선글라스 디자인은 단연 보잉 스타일. 비행기 조종사를 위한 디자인이라 ‘에비에이터(aviator)’라 불리기도 한다. 비, 이효리, 세븐 등 스타가수들이 즐겨 사용해 젊은 층에게 특히 사랑받는다. 올해는 기본에 충실한 보잉 스타일뿐만 아니라 분홍, 노랑 등 밝은 색상과 부드러운 프레임(안경테)으로 여성을 겨냥한 디자인도 상당수 나와 있다. 커진 렌즈와 함께 다채로운 프레임 색상도 특징이다. 검정, 갈색, 금색 등의 무난한 색상은 기본. 의류의 트렌드의 중심인 ‘화이트 무드’에 힘입어 쓰는 것만으로도 확 튀는 하얀색 선글라스도 다양하게 나와 있다. 노랑, 주황, 분홍 등 발랄한 색상은 의상에 즐거움을 더한다. 렌즈와 안경다리의 이음새 부분 장식은 더욱 화려한 패션을 완성한다. 렌즈의 양 옆부터 템플(안경다리)까지 자연스럽게 와이(Y)자 형태를 이루는 디자인은 광대뼈가 도드라진 얼굴 형태를 커버할 수 있다. 브랜드 개성을 드러내는 독특한 이음새도 눈에 띈다. 돌체앤가바나는 링 귀고리와 같은 큰 원형 이음새로, 불가리는 반짝이는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로, 또 페라가모는 손뜨개를 한 듯한 모양으로 화려함을 내세웠다. ■ 도움말:룩소티카, 룩옵틱스 (2) 신발-물에 강한지 살펴보라 많이 걷는 배낭여행이나 느긋한 휴식을 취하는 리조트에서나, 편안하고 멋스러운 차림을 만드는 데 신발을 빼놓을 수 없다. 휴가지에서 어떤 활동을 할 것인지에 따라 적어도 두 종류의 신발을 챙겨가는 것이 좋다. 아쿠아슈즈는 신은 채 물놀이를 즐길 수 있고, 빨리 마르므로 물가에 가는 여행이라면 하나쯤 들고 가야 한다. 시원한 망사 소재와 고무 밑창으로 미끄러짐을 방지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어 유용하다. 발을 그대로 감싸는 디자인에서, 스니커즈 형태를 띠는 것도 있어 선택의 폭도 넓다. 도심 여행에는 가벼운 캔버스화로 패션에 포인트를 주자. 다양한 색상과 디자인이 있는 캔버스화는 멋진 옷차림을 마무리한다. 끈이 없는 슬립온 스타일이나 발목 부분까지 올라오는 하이컷 모두 여름철 코디에 좋다. 여성의 경우 짧은 치마나 바지에 입으면 귀엽고 활동적인 이미지를 준다. 해변이나 가까운 곳에 여행을 갈 때는 조리 샌들을 신으면 딱이다. 코코넛, 젤리, 왕골, 실크 등 가지각색의 소재에 큐빅이나 꽃으로 장식해 화려하다. 천연 코코넛 소재로 만든 것은 항균 기능으로 발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다. 천연소재의 탁월한 발수 및 통기성을 갖추고 있어 물에 젖어도 빨리 말라 물가에서 신어도 좋다. ■ 도움말:ABC마트 반스·호킨스 (3) 헤어-헝클어진 머리가 더 매력넘친다 여기저기 흘러내린 잔머리, 하나로 질끈 묶은 포니테일…. 맨 얼굴이 예뻐야 진짜 미인이라며 소위 ‘쌩얼’이 유행하는 것처럼 이제는 머리 모양도 안꾸민 듯 자연스럽게 연출하는 것이 인기다.‘다소 헝클어진 머리’는 자유를 만끽하는 휴가지에서 연출하기에도 매력적인 스타일이다. # 머리 묶어 올리기 긴머리라면 헐렁하게 뒤통수부터 땋은 머리를 연출해도 되고, 비녀로 돌돌 말아 올려도 멋스럽다. 보다 깨끗하고 단정한 느낌을 원할 때는 앞머리까지 모두 빗어넘긴 포니테일 스타일이 제격이다. # 비녀 사용하기 ‘머리를 돌돌 말아 비녀를 척 꽂은’ 스타일은 쉬워보이지만 단단히 고정하기가 다소 어렵다. 하지만 공식만 알면 예쁘게 올라가고, 자연스럽게 흘러내리는 잔머리가 환상의 조화를 이루는 모양으로 만들 수 있다. 아무래도 약간의 곱슬기가 있을 때 연출이 더욱 쉽고 완성도가 높아진다. 파마를 하지 않은 생머리라면 고데기나 세팅기로 웨이브를 주고 시도해보자. ■ 도움말:박은경 원장(박은경 뷰티살롱) (4) 네일-큐빅으로 치장해도 좋아 손톱과 발톱에 온갖 꽃그림, 하트모양, 물방울 무늬를 그리거나, 손톱·발톱을 길러 달랑거리는 큐빅을 다는 등 여름에는 손과 발 끝에도 한껏 멋을 부려도 좋다. # 집에서도 전문가처럼 손톱관리하기 손톱깎이를 이용해 손톱을 자르면 손톱 모양을 예쁘게 만들기 힘들다. 손톱이 많이 길다면 손톱깎이로 적당한 길이로 자르고, 손톱 모양을 다듬을 때는 파일을 이용한다. 손톱의 물기를 없애고 면봉에 리무버(네일컬러를 지우는 액체)를 묻혀 손톱의 유분기와 각종 먼지를 닦는다. 전문도구인 푸셔(pusher)나 면봉에 큐티클을 관리해주는 제품을 묻혀 손톱에 있는 각질을 제거한다. 큐티클을 제거하는 니퍼(nipper)로 큐티클을 조심스럽게 다듬는다. 손톱 보호를 위해 베이스 코트를 바르고, 위에 네일컬러를 칠한다. 두번 정도 바르면 본래의 색상을 만들 수 있다. 톱코트를 바르면 네일컬러가 더욱 오래간다. # 초보자를 위한 색상 선택법 손이 하얗다면 어떤 색상도 다 잘 어울린다. 그 중에서도 우윳빛을 섞은 듯 밝고 부드러운 파스텔 컬러가 최상이다. 누렇게 떠 보이는 손은 차분한 파스텔 색상이 가장 좋다. 연한 분홍, 회색이 감도는 파랑, 진한 살구색이 딱이다. 검고 칙칙한 손이라면 밝은 빨강이나 검정, 금·은색 등 원색적인 것이 좋다. 파스텔 색상은 초라해 보일 수 있다. 마디가 굵은 손가락은 사선으로 라인을 넣거나, 손톱 끝에 장식을 붙여 시선을 분산시키는 게 좋다. 짧고 통통한 손가락이라면 손톱 끝에 펄, 큐빅 등을 붙인다. 사선으로 색상을 바르는 프렌치 스타일은 손을 조금 길어보이게 한다. 일자 프렌치는 손이 더 짧아 보인다. # 발톱은 시원하게 발톱을 꾸미는 페디큐어를 할 때 손톱과 같은 방법으로 관리를 해준다. 발톱 색상은 진하고, 조금 튀는 것으로 하는 게 좋다. 빨강, 노랑, 파랑 등 원색으로 개성있는 연출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도움말:DHC코리아·금강제화 (5) 모자-차양이 다시 커지고 있다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휴가지에서 스타일과 자외선 차단,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면 ‘모자’를 잊어서는 안된다. 가장 쉽게 떠오르는 모자는 트러커(머리 부분을 망사로 처리한 야구모자), 창만 있는 선캡 등. 이외에도 여름철 휴가지에서 쓰면 멋스럽고 시원한 모자는 많다. 여름하면 떠오르는 소재는 바로 밀짚이다. 밀짚을 엮은 것은 통풍이 잘 돼 시원한 느낌을 더한다. 서로 다른 색상의 소재로 엮은 것은 독특한 색상을 만들어내 더욱 멋스럽다. 이국적인 풍경 속에서 화려함을 부각시킨다. 대표적인 여름철 소재로 꼽히는 마, 면으로 만든 모자도 자연스러운 색상과 시원한 질감으로 휴가지에서 쓰기에 좋다. 중절모 디자인은 정갈한 멋을, 헌팅캡 스타일은 활발함을 드러낸다. 차양이 넓은 것은 확실하게 자외선을 차단해 주면서 여성스러운 멋을 낸다. 크고 넓은 차양의 모자는 한때 ‘너무 공주스럽다’는 이유로 외면당했지만 이제는 다르다. 더욱 폭이 넓어진 ‘복고’의 유행에 따라 크고 넓은 차양의 모자가 ‘우아한 여성미’의 표현이 됐다. ■ 도움말:플랫폼 캉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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