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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음의 무도’로 ‘달빛’ 가려라

    ‘죽음의 무도,달빛을 휘감을까.’ 18세 동갑내기인 김연아(군포 수리고)와 일본의 아사다 마오.체격도,태어난 시점도,그리고 피겨를 시작한 동기까지 엇비슷한 둘은 어차피 라이벌로 만나야 할 운명이다.올 시즌 국제빙상연맹(ISU)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이들이 또 만났다. 닮은 점도 많지만 다른 점이 더 많다.지난 9일 7개월 만에 한국을 다시 찾은 남자 싱글 세계 4위의 조니 위어(캐나다)는 “아사다가 물이라면 김연아는 불이다.”면서 “아사다의 연기가 물 흐르듯이 유연하고 달콤하다면 연아의 그것은 강력하고도 압도적”이라고 비교했다. 그의 말이 아니더라도 둘을 확실하게 구분짓는 대목은 여러 가지다.우선,김연아의 최대 강점은 빠르면서도 교과서처럼 정확하게 구사하는 ‘명품 점프’라는 점.정확한 에지 사용은 지난 시즌 강화된 반칙 규정에도 아랑곳없이 역대 선수 가운데 최고로 평가받고 있다.이에 견줘 아사다의 특기는 트리플 악셀(3회전 반).가장 높은 기본점수를 받는 이 기술은 6개 점프 가운데 유일하게 전진하면서 뛰는 점프다.한동안 완성도에서 많이 떨어진 듯했지만 지난 6차대회(NHK컵) 프리스케이팅에서 2차례나 시도하며 두둑한 점수를 벌어 역전 우승의 발판이 됐다.이번에도 아사다는 이 카드를 꺼내들 게 확실하다. 10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아사다는 “내가 가진 기술을 확실하게 보여주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면서 “지난 NHK컵에선 회전수가 부족했지만 큰 실수는 없었던 터라 이번에도 그만큼만 하고 싶다.”고 트리플 악셀로 승부를 걸 것임을 분명히 했다. 객관적 전력으로 보면,분명 이번 파이널 대회 역시 김연아의 3연패에 무게가 실린다.그러나 지난 9일 김연아 자신이 입국 당시 “다른 어느 때보다 실수를 줄이는 데 역점을 두겠다.”고 강조한 것처럼 ‘완벽한 연기’가 절대 관건이다.1차 대회 쇼트프로그램 더블악셀에서 착지 불안으로,프리에서는 다운 그레이드로 감점을 받은 데 이어 3차대회 플립 점프에서 ‘롱 에지(Wrong Edge)’ 판정으로 자존심을 구겼던 터.비록 시리즈 2연승에 영향을 주진 못했지만 ‘왕중왕’전인 이번 대회에서는 손톱만 한 실수라도 메달 색깔을 바꾸는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만점연기’.이는 김연아의 쇼트프로그램 배경음악인 ‘죽음의 무도’가 아사다의 ‘달빛’을 휘어감을 유일한 방법이다. 한편 김연아와 아사다는 대회 개막을 하루 앞둔 10일 대회장인 고양시 어울림누리 얼음마루에서 함께 얼음을 타며 첫 공식 훈련을 마쳤다.안개 탓으로 입국이 늦어지는 바람에 김연아보다 30분가량 늦은 오후 8시47분쯤 빙상장에 도착한 아사다는 약 15분 동안 점프를 하는 대신 빙질 적응에 주력한 뒤 대회장을 떠났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Healthy Life] 의료정보 허와 실 간경화

    [Healthy Life] 의료정보 허와 실 간경화

    흔히 간경화를 ‘무절제한 음주의 결과’라고들 믿는다.이 말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꼭 맞는 말도 아니다.간경화는 술 말고도 간염,스트레스 등 다른 발병 요인이 많아서다.그렇다면 간경화가 일단 나타나면 의학적 치료를 통해 진행을 멈추게 할 수 있을까.많은 사람들이 의아해하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그렇다.’이다.술과 함께 사는 한국인에게 유독 많은 간경화의 실체와 궁금증을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소화기내과 이정일 교수를 통해 짚어본다. ●의학적으로 간경화의 진행을 막을 수 있나. 막을 수 있다.원인 질환을 치료해 더 이상의 손상을 막을 뿐 아니라 정상 조직도 보호할 수 있다. ●손상을 막는다는 게 무슨 뜻이며,필요한 의료적 조치는. 원인이 B형 간염인 경우 인터페론 알파 및 여러가지 항바이러스제제로 염증을 완화시켜 간경변증,간기능 상실 혹은 간암으로 진행하는 것을 막는다.C형 간염은 인터페론과 리바비린 제제로 치료하는 게 일반적이다.B형 간염의 치료는 간염 바이러스의 증식을 강력하게 억제하는 방식을 사용한다.즉,바이러스의 박멸이 아니라 증식 억제가 치료의 목표인 반면 C형 간염은 바이러스의 박멸을 겨냥한다.알코올성 간경화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금주가 중요하다. ●간경화란 간의 어떤 상태를 말하는가. 다양한 원인에 의해 정상 간세포들이 파괴되고,흉터 조직으로 대치돼 간이 딱딱해지는 증상이다.이런 간은 정상적인 간세포 수가 줄면서 총체적인 간기능 저하가 뒤따른다. ●간경화의 원인,특히 심각한 위험 요인을 짚어달라.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원인은 B형 간염이다.그러나 최근에는 만성 C형 간염이나 알코올성 간질환에 의한 간경화가 늘고 있으며,이 밖에 자가면역성이나 약물에 의한 간염,대사장애,담도계 질환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술과 간경화의 상관성을 설명해 달라. 술을 마신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간 손상을 입지는 않는다.술로 인한 간질환은 유전적인 요인과 관계가 있고,개인차가 심하며,특히 다른 간질환을 앓고 있는지도 중요한 변수가 된다.술에 의한 간 손상은 아세트알데히드,내독소 등이 원인인데,우리보다 알코올 중독자가 많은 구미지역 보고에 따르면 알코올을 하루 80g(소주 한병 분량)씩 15년 이상 마신 사람의 1/3에서 간경화가 발생했다.일반적으로는 술을 자주,습관적으로 마실수록 간경변 가능성이 높지만 사교적으로 적은 술을 마셔도 간경변을 앓을 수 있다. ●일반인이 스스로 자각할 수 있는 증상은 무엇인가. 간경화는 특별한 증상 없이 조용히 시작된다.이 단계가 지나면 소화불량이나 복부불쾌감,식욕감퇴,권태감,피로 등 비특이적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며,질환이 진행되면서 황달,피부 가려움증,복수,토혈,간성 뇌증 등의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전문적인 간경화 진단방법은. 진단에서는 개인 병력이 중요하다.만성 간질환을 앓았거나 현재 앓고 있는지를 먼저 관찰한다.또 혈액검사에서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이 감소했거나 혈액 응고시간이 길어지며,황달 수치가 증가하고 체내 알부민이 감소하기도 한다.이런 점들이 나타나면 초음파나 CT(컴퓨터 단층촬영)로 간 상태를 관찰하거나 조직검사를 통해 확인하게 된다. ●간경화 때문에 간을 절제하기도 하나. 다른 질환은 몰라도 단순히 간경화 때문에 간을 절제하지는 않는다. ●간경화의 병기별 특성 및 치료법을 설명해 달라. 간경화 환자는 간성 뇌증,복수,황달 및 알부민 수치,혈액 응고시간 등에 따라 A·B·C군으로 구분한다.A군은 간 기능이 아직 충분해 대상기로 분류한다.B·C군은 이를 테면 환자군이다.이 가운데 B군은 간기능이 약간 떨어진 경우,C군은 크게 떨어진 경우로 보면 된다. 치료는 증상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는 간의 경화 진행을 막고,합병증을 예방하는 데 목표를 둔다.이때는 간경화의 원인을 제거하는 일이 중요하다.예컨대 원인이 알코올성 간염이라면 금주 및 균형있는 섭생이,바이러스성 간염(B·C형 간염)이 원인이라면 원인 바이러스를 제거해야 한다는 뜻이다.병기별로는,A군의 경우 의사의 권고를 지키는 것만으로도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지만 간 손상이 있는 B·C군은 복수,자발성 복막염이나 정맥류 출혈,간성 뇌증 등의 합병증 가능성이 높고 치료 예후도 별로 좋지 않다.이런 경우 간기능 저하에 의한 합병증 치료가 먼저 이뤄져야 하는데,그게 여의치 않으면 간이식을 고려한다.흔히 말하는 ‘말기 간경화’가 여기에 해당된다. ●환자들의 일상적 건강관리와 예방법은. 환자들은 충분한 영양섭취와 합병증의 예방 및 조기발견을 위해 정기적인 검사가 필요하며,병기에 따른 투약과 치료를 능동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만성적인 간 손상 유발 원인자인 B·C형 간염 관리도 중요하다.B형 간염은 백신으로 예방이 가능하지만 C형은 아직 백신이 없어 주요 전염 경로인 면도기나 칫솔,손톱깎이 등을 보균자와 함께 사용하지 않는 등 일상적 예방수칙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알코올성 간경화라면 당연히 술을 끊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간경화 유병률과 발병 추이의 특성은. 국민건강 영양조사에 따르면 간경화를 포함한 만성 간질환자는 지난 1994년 인구 10만명당 남자 30.5명,여자 3.0명에서 한풀 꺾이기는 했지만 아직도 느는 추세이다.원인별로는 B형 간염에 의한 간경화가 68%로 가장 많고,이어 C형 간염 15%,알코올성 및 기타 17% 정도로 파악됐다.하지만 적극적인 간염 예방정책에 따라 앞으로는 알코올성 간질환이 간경화의 주요 원인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친자연·절약형·DIY

     세계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친환경·에너지 절감제품,여러 기능을 합친 다기능 융합제품,소비자 참여가 들어간 제품들은 잘 팔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코트라는 26일 해외 주요 21개국의 올해 히트상품 150개 품목을 조사한 결과,하이브리드 자동차,태양열 온수시스템,스마트폰,저가 미니노트북,소비자참여형(DIY·구매자 스스로 조립하는 상품) 상품을 올해의 히트상품으로 꼽았다.  친환경 교통정책을 강화는 유럽에서는 도요타의 프리우스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인기를 끌었다.태양열을 이용한 온수시스템과 실외등,전지판과 같은 신재생에너지 이용 제품 수요도 증가했다.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보다 싼 가격의 제품이나 소비자가 직접 만드는 대신에 비용을 줄인 제품도 눈에 띄었다.컴퓨터에서는 고기능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보다 핵심 기능만 탑재한 저렴한 제품이 인기였다.특히 에이서 등 타이완 브랜드들은 400~600달러대의 싼값을 앞세운 미니노트북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미국과 홍콩에서는 손톱을 손질하러 미용실에 가는 대신 집에서 직접 손질하는 여성소비자가 늘며 손톱 손질 세트 판매가 크게 늘었다.경기침체에 따른 소비 지출 감소뿐 아니라 식품위생,친환경의식 강화 등 여러 요인이 작용한 결과이다.  이색 사업들이 등장하기도 했다.멕시코에서는 경기침체로 서민들에 대한 은행 대출이 까다로워지자 자동차,귀금속,가전제품을 담보로 150달러 이하의 소액대출을 해주는 전당포 프랜차이즈가 늘고 있다.중국에서는 물가급등으로 인터넷 무료쿠폰사이트에서 무료쿠폰을 다운로드한 수가 지난해와 비교해 50% 이상 늘었다.일본에서는 슈퍼마켓이나 편의점 등 소매점이 출시하는 저렴한 가격의 자체브랜드(PB)제품에 대한 반응이 좋다.일본 최대의 종합 유통사 세븐 앤드 아이 홀딩스가 개발한 자체브랜드 ‘세븐 프리미엄’이 대표적이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수리 크루즈, 선글라스도 센스있게…”이 정도면 맵시있죠?”

    수리 크루즈, 선글라스도 센스있게…”이 정도면 맵시있죠?”

    할리우드 수퍼키드 수리 크루즈(2)가 센스 만점의 선글라스 패션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엄마인 케이티 홈즈와 선글라스를 맞춰 착용한 수리는 예비 할리우드 스타로 꼽히기에 부족함이 없어보였다. 수리는 지난 24일(한국시간) 엄마 홈즈와 쇼핑을 하기 위해 뉴욕 거리를 활보했다. 남색 원피스를 입은 수리는 겉에 캐시미어 소재의 하얀색 코트에 남색 원피스를 매치했고 검정 스타킹에 갈색 가죽 구두로 멋을 부렸다. 이날 무엇보다 눈에 띈것은 엄마와 함께 선글라스를 착용한 귀여운 수리 모습이었다. 핑크색 테에 브라운 컬러가 그라데이션 된 선글라스를 쓰고 나들이에 나선 수리는 수줍은 듯이 미소를 지었다. 때론 손톱을 깨물며 앙증 맞은 포즈도 취했다. 특히 선글라스의 크기가 수리 얼굴 만해 아이다운 깜찍함이 도드라졌다. 사진을 본 해외팬들은 “2세를 보면 할리우드 슈퍼맘들의 감각이 엿보인다. 홈즈는 센스가 대단하다”며 “원피스와 구두에 이어 선글라스까지 착용해 패션감각을 뽐내고 싶어하는 수리가 너무 귀엽다”라고 호응했다. 기사제휴/스포츠서울닷컴@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아버지의 손바닥/이안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아버지의 손바닥/이안

    나 어릴 적 썩썩 등 쓸어주시던 아버지 손바닥 생각 한가득 보풀이 일어 한 번 움직일 때마다 밭고랑 억센 바랭이들 순하게 눕고 벼논의 모들은 귀 총총 세우고 푸르게 일어섰지 아버지 손바닥 따라 나는 참 순순히 잠이 들었다. 손톱을 세워 아들놈 등 긁어주며 자랄 새 없이 닳아져서 당최 내세울 바 없던 아버지 무딘 손톱과 잠결에도 내 등 마당에 댑싸리 빗자루처럼 쓸리던 손바닥 소리를 듣는다
  • [길섶에서] ‘나·無’/최태환 논설실장

    해거름이다. 안국동·북촌길이 고즈넉하다. 은행잎이 후두둑 떨어진다. 이기남 전시회를 찾았다. 나무그림 전시회다. 단순하고 형해화된 나무들이다. 하지만 강렬하다. 사물의 영역보다 혼과 정신의 줄기처럼 다가온다. 이 화백은 어느날 비로소 나무를 나무로 바라보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동안 나무는 복잡하게 얽힌 무의식속에 갖혀 있었단다. 그는 “지독한 몸살을 앓고 난후 나무가 ‘나·無’로 읽힐 수 있음을 알았다.”고 했다. 그는 젊다.386세대다. 하지만 현대회화의 트렌드에 얽매이지 않는다. 전통, 향토의 질박함을 추구했다. 물감에 모래를 섞어 독특한 질감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의식의 시원(始原)에 다가가려는 몸부림이었다. 이번 전시는 그의 성숙한 정신세계의 표현이다. 전시회 준비 막바지때 그의 화실을 들렀다. 작업실 가득 널린 유화와 스케치들, 자유로운 그의 영혼이었다. 머리카락과 손톱 여기저기엔 물감들이 박혀있다. 넉넉한 품성의 잔영처럼 편안하다. 떠나는 가을이다. 스스로 없음(나·無)을 새삼 상기시킨 그가 고맙다. 최태환 논설실장 yunjae@seoul.co.kr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맨드라미/김명인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맨드라미/김명인

    붉은 벽에 손톱으로 긁어놓은 저 흔적의 주인공은 이미 부재의 늪으로 이사 갔겠다 진정 아프게 문질러댄 것은 살이었으므로 허공을 피워 문 맨드라미는 지금 생생하게 하루를 새기는 중! 꽃은 전생을 지고 나르는 불새가 아니어서 찢긴 손톱을 이별을 긁어대는 오늘 하루의 사랑 뜨겁다 아침의 하늘에 날개 자국 하나 흘리지 않고 맨드라미 꽃봉오리들 지나가고 있다 푸르디푸른 판유리를 미는 시뻘건 맨살들, 하늘 벽에 파고든 핏빛 너무 선명해서 어느새 너도 쉬 지워지리, 잔상만으로 아득하리
  • [새영화] 내 친구의 사생활

    [새영화] 내 친구의 사생활

    할리우드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 멕 라이언과 지적인 여성 캐릭터의 대명사 아네트 베닝의 만남.‘내 친구의 사생활’(원제 The Women)은 이 한 가지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팬들의 이목을 끌 만하다. 영화는 네 명의 여자 주인공이 우연히 친구 남편의 외도 사실을 알게 되면서 겪는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여성들의 우정과 배신 그리고 인생을 심도 있게 그린다. 하지만 네 명의 여자가 나온다고 ‘섹스 앤더 시티’ 같은 영화를 떠올리면 오산이다. 결혼한 뒤 남편의 외도 등 산전수전 다 겪은 여주인공들 사이에 오가는 대화속에는 인생의 연륜과 내공이 쌓여 있다. 코네티컷의 아름다운 집과 사랑스러운 딸, 월스트리트에서 잘 나가는 경영자 남편을 둔 메리(멕 라이언)는 뉴욕 상류층 사이에서도 부러움과 질시의 대상이다. 하지만 어느날 그녀의 가장 절친한 친구 실비(아네트 베닝)는 손톱 손질을 받으러 백화점에 갔다가 관리사로부터 메리의 남편이 향수 코너 점원과 바람이 났다는 소문을 듣는다. 본래 본인만 빼고 세상사람 모두가 다 아는 것이 소문의 특성. 실비는 자존심 센 단짝 친구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 할지 말지 고민에 빠진다. 한편 뉴욕의 패션지 편집장으로서 겉으로는 자유로운 ‘골드미스’인 실비는 상사의 끊임없는 해고 위협에 시달린다. 어느날 월스트리트 상류층 부부들의 사생활에 대한 가십을 쓰는 유명 칼럼니스트에게 잡지 기고를 부탁한 실비는 메리 부부에 대한 소문을 확인해 달라는 은밀한 제안을 받고 당황한다. 1930년대 연극을 영화화한 조지 쿠커 감독의 동명 영화를 리메이크한 이 작품은 질투와 우정, 위로와 폭로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여자들의 미묘한 감정선을 잘 살려냈다. 이를 부각시키기 위해 남성들은 의도적으로 배제된 흔적이 역력하다. 내연녀인 크리스탈(에바 멘데스)은 영화에 여러 번 등장하는데도, 정작 사건의 단초를 제공한 메리의 남편 스티브의 얼굴은 한번도 나오지 않는다. 밤낮으로 실비를 괴롭히는 악질 상사도 수화기 너머에 존재할 뿐이다. 대신 메리의 친정 엄마와 메리, 메리의 딸 등 모녀 3대는 가족에게 닥친 위기를 통해 서로에 대한 유대감을 확인한다. 만일 이 영화의 주제를 ‘불륜’ 코드에만 맞춘다면, 그 어느 나라보다 자극적인 한국의 아침 드라마보다 새로울 것이 없다. 하지만 더없이 ‘쿨’할 것 같은 뉴욕의 아줌마들도 우리네와 비슷한 인생 고민을 짊어지고 살고 있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 묘한 동질감이 느껴진다. 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이 영화의 가장 큰 관람 포인트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의 요정 멕 라이언과 ‘러브 어페어’‘벅시’ 등에서 우아한 매력을 뽑낸 아네트 베닝의 달라진 요즘 모습을 확인하는 것이 아닐까. 레즈비언 친구를 둔 소설가로 나오는, 윌 스미스의 부인 제이다 핀켓 스미스의 거친 연기도 눈길을 끈다.15세 관람가.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아름답고 가지런한 치아 만들기!

    아름답고 가지런한 치아 만들기!

    10월에 들어서면서 책상 가득 쌓여가는 청첩장들이 고독한 ‘싱글족’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 아침,저녁으로 불어오는 바람에 뼛속까지 외로운 가을날,평생의 반려자를 만나고 싶다면 한눈에 상대를 사로잡을 수 있는 첫인상 만들기에 주력해보자.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한 남자들은 장시간의 흡연과 커피 복용으로 치아가 누렇거나 썩어서 보기가 흉하며 심할 경우 악취를 동반한다. 또 고르지 못한 치아 배열은 달콤한 사랑을 속삭이기에는 ‘너무 먼 당신’으로 비춰질 수 있다. 하얗고 고른 치아로 이성의 마음을 빼앗아보는 것은 어떨까? 최근 치료 목적이 아닌 가지런하고 예쁜 치아를 위한 치아 성형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급속 치아교정’인 ‘라미네이트’는 치아의 최소 부분만 삭제한 후 손톱모양의 얇은 세라믹 판을 붙이는 것으로,고른 치아 배열은 물론 영구적으로 하얀 치아를 가지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얼굴형에 맞는 치아 모양을 선택함으로써 동안으로 보일 수 있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강남 화이트스타일 치과 김준헌 원장은 “‘라미네이트’ 시술은 약 1주일 정도면 치료가 끝나며 회복기간이 짧아 누구나 부담 없이 받을 수 있다.”고 설명한 뒤 “시술시 부분적으로 치아를 삭제하면서 시린 증상이 올 수 있으므로 경험이 많은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을 거쳐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사람도 가을철 털갈이?

    사람도 가을철 털갈이?

    사람의 모발도 ‘일생’이 있다. 성장기, 퇴행기, 휴지기의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머리카락의 경우 성장기가 약 3년이다. 퇴행기는 3주, 휴지기는 3개월이다. 사람의 모발은 일정한 계절이 되면 한꺼번에 갈리는 동물의 털과 달리 독립적인 주기를 갖고 있다. 정상인 머리카락의 90%는 성장기에 속하며, 약 10%는 휴지기에 속한다. 휴지기에 접어든 모발은 3개월에 걸쳐 빠지기 때문에 하루에 빠지는 모발의 양은 저체 모발의 0.1% 수준에 불과하다. 서양인은 두피에 약 10만개의 모발이 있고 이중 10% 정도가 휴지기 모발에 해당하기 때문에 하루에 많게는 100개까지 빠질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인의 모발은 6만∼7만개 수준이기 때문에 하루 50∼60개 정도가 빠진다. 만약 100개 이상이 빠지면 탈모증을 의심해야 한다. 탈모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계절적 요인도 빼놓을 수 없다. 모발의 수는 봄에 최소가 되며, 늦여름에 최고가 되었다가 차차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봄과 겨울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름과 가을에 빠지는 모발의 수가 많아진다. 모발도 신체의 일부분이다. 따라서 다이어트와 같은 영양결핍에 의해서 탈모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육체·정신적 스트레스도 탈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반인들은 주로 머리를 자주 감으면 탈모가 심해진다고 착각한다. 그러나 머리를 감을 때 어느 정도의 모발은 저절로 빠지게 돼 있어 머리를 자주 감는다고 모발이 더 많이 빠진다고 볼 수는 없다. 오히려 머리를 깨끗하게 감아 청결한 두피를 유지해야 탈모를 예방할 수 있다. 두피에 쌓인 노폐물, 비듬, 지방, 박테리아 등이 탈모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머리를 감아줘야 한다. 이틀에 한번 감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두피가 지성이면 매일 머리를 감고 린스를 사용한 뒤에는 곧바로 깨끗이 헹구어 낸다. 건조한 날씨 때문에 마른 비듬이 생긴 경우에는 가렵다고 손톱으로 긁는 행동은 삼간다. 두피가 자극되어 비듬이 더 심해질 수 있고 자칫 상처가 나면 세균 감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머리를 감을 때도 비듬 샴푸나 세정력이 낮은 샴푸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헤어팩으로 수분과 영양을 공급해 주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머리카락을 말릴 때에는 자연 건조바람으로 말리는 것이 가장 올바른 방법이다.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선풍기 바람으로 말려도 좋다. 헤어드라이어를 사용하면 모발에 필요한 수분까지 모두 증발시켜 모발이 손상된다. 플라스틱 빗은 건조한 모발에 정전기를 일으킬 수 있어 금속이나 나무 빗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튼튼한 모근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식습관도 중요하다. 동물성 기름과 당분이 많은 음식은 탈모와 관련이 있는 남성호르몬의 혈중 농도를 높이기 때문에 최소한으로 섭취해야 한다. 라면, 햄버거 같은 패스트푸드와 커피, 담배, 콜라 등도 탈모를 촉진하는 음식이다. 대신에 요오드와 미네랄이 많이 함유된 해조류, 녹차, 신선한 채소 등은 남성호르몬의 생성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콩, 검은깨, 찹쌀, 두부, 우유, 해산물, 과일, 야채류, 녹차 등의 음식도 탈모 예방에 도움을 준다. 이미 탈모가 많이 진행됐다면 전문의를 찾아 ‘자가모발이식술’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이식한 모발은 2∼4주 사이에 일단 빠지고,3개월 정도 휴지기에 들어갔다가 4∼5개월 후부터 다시 나기 시작한다.5개월 정도가 지나면 영구적으로 자라게 된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도움말 삼성서울병원 피부과 이동윤 교수, 초이스피부과 최광호 원장
  • 손톱으로 글씨 써지는 ‘메모장 피부’ 여성 화제

    “펜, 종이 없어도 메모할 수 있어요.” 자신의 손톱과 피부를 각각 펜과 수첩처럼 사용할 수 있는 여성이 ‘차이나데일리’ 등 중국 언론에 보도되어 화제에 올랐다. 중국 청두지역에 사는 후앙 샹지는 일명 ‘인공 두드러기’(artificial urticaria)라고 불리는 증세를 오히려 이용해 50세가 되도록 자신의 피부를 노트처럼 사용해 왔다. 일반적인 피부 두드러기와 다른 점은 자신이 원할 때만 매우 세밀하게 두드러기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 매우 독특한 증세이지만 정작 후앙 본인은 고통을 느끼지 않는다. 후앙의 주장에 따르면 그녀는 자신의 피부에 손톱으로 글씨를 쓰면 그 부분이 부어올라 한동안 글씨가 유지된다. 부어오르는 굵기가 매우 얇아 복잡한 글씨도 알아볼 수 있을 정도. 후앙은 자신의 피부에 대해 “나는 늘 내 몸을 메모지로 사용해왔다.”며 “편리한 ‘신체적 장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어릴 때부터 별도의 메모지 없이 팔에 쇼핑목록을 적어서 시장에 나가곤 했다.”고 덧붙였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박성조 기자 voicechord@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우리말 여행] 접미사 ‘-이’

    ‘손톱깎이’는 ‘손톱’과 ‘깎다’의 어간 ‘깎-’에 접미사 ‘-이’가 붙어 만들어졌다. 이처럼 명사와 동사 어간이 결합한 말에 붙은 ‘-이’는 사물이나 사람, 일의 뜻을 더한다.‘재떨이, 옷걸이, 목걸이, 때밀이, 젖먹이, 가슴앓이, 감옥살이’ 등에서 보인다. 의성어나 의태어 등에도 붙어 사람, 사물의 뜻을 나타낸다.‘뚱뚱이, 딸랑이, 짝짝이.’
  • [지방시대] 디지로그적 생각과 소통을/김선범 울산대 건축학부 교수

    [지방시대] 디지로그적 생각과 소통을/김선범 울산대 건축학부 교수

    얼마 전 통영∼고성으로 문학기행을 다녀왔다. 울산의 한 문학단체 행사였는데, 통영의 청마(靑馬)문학관과 조각공원도 둘러보고, 고성의 민속학자이자 수필가인 김열규(金烈奎) 선생의 고택도 둘러보았다. 특히 멋진 꽃과 나무로 가득한 김 선생댁 정원은 인기 있는 촬영 장소였다. 요즘 보편화된 디지털 카메라는 아주 편리해서, 매번 필름을 갈아 넣을 필요도 없고, 맘대로 찍어 나중에 고르면 그만이니 실수를 걱정할 필요도 없고, 나머지는 지워버리면 된다. 카메라의 저장 능력도 엄청나 수천 장의 사진을 손톱만 한 기억장치에 몽땅 저장할 수 있으니 셔터에 인색할 이유가 없다. 기행을 다녀온 뒤 꽤 많은 시간을 들여 쓸 만한 개인사진과 단체사진을 골라 참석자 모두에게 이메일로 보냈다. 여기에서 재미있는 현상을 하나 발견했다. 보낸 이메일에 대한 반응은 두 가지였다. 30∼40대의 비교적 젊은 회원들은 예외 없이 바로 감사의 회신을 보내왔다. 그런데 60대 이상의 연세든 회원들은 답신이 없었다. 수신을 하지 않았으니 당연히 고맙다는 인사도 없었다. 한참 뒤 직접 만나 메일을 받았는지 물었더니, 연세든 분들은 대부분 메일을 열어보지도 않았고 따라서 그런 걸 보냈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그들은 이메일 주소는 있지만 이용하지 않거나 바로 답신을 하지도 않았다. 바로 여기서 디지털 세대와 아날로그 세대의 ‘소통’ 방식과 ‘소통’ 시간의 편차를 본다. 이런 작은 것에서부터 소위 ‘소통’이 되지 않은 것이다. 드물게 80대 노인도 인터넷은 물론이고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쏘는’ 분들도 있지만, 아직 모두의 이야기는 아니다. 그래서 지난 여름의 쇠고기 문제도, 시장 경제의 허실도, 종부세 논란도, 그린벨트까지 푸는 국토개발의 방식도, 언론장악이라는 시각도, 근본적으로는 정부와 사회 간의 ‘소통’의 문제이고, 결국 아날로그와 디지털 사이의 ‘소통’ 방식의 차이는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이메일에 대한 세대 간 반응에서도, 아날로그 세대와 디지털 세대 간의 소통이 이러한데 하물며 거대한 국가와 사회조직 간의 소통은 얼마나 힘이 들까. 국가 조직은 당연히 기성세대 몫이고, 그 상부 조직은 아직은 아날로그적 가치가 우선한다. 한편 국가와 반대로 사회 조직들은 상당수가 젊은 기성세대거나 디지털적 가치를 선호한다. 디지털이든 아날로그든 그 어느 것도 결코 완전할 수 없다. 결국 디지털이나 아날로그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다루고 이용하는 ‘사람’의 문제일 수밖에 없다. 이어령 선생은 이러한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결합한 ‘디지로그’(digilog)로의 진화를 외쳤지만, 디지로그 사회로의 진입이 그리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왜냐하면 세상은 디지털로 급변하고 있어도 세상을 바라보는 아날로그적 스펙트럼은 쉽게 바뀔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요즈음의 이런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차이, 세대 간 차이를 어느 사회학자는 ‘세대 간 차이’가 아닌 ‘세계 간 차이’로 보았지만, 우리 사회의 의미 있는 조직들 사이의 소통은 디지털이든 아날로그든 넘어야 할 산이 아닐지…. 이젠 지나간 광우병에 대한 ‘사실’은 하나일 터인데 언제까지 서로 불신의 탈을 쓰고 암울한 터널을 지나야 할지 우울하기만 하다. 어쨌든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불통’은 인터넷의 발전에 맞추어 풀어야 할 우리 사회의 숙제인 것만은 틀림없다. 디지털 사고와 아날로그 사고의 ‘소통 부재’는 결국, 가상이 아닌 현실세계로 치환되면서부터는 타협도, 변화도 거부하는, 아니 변화를 싫어하는 억지와 오기의 악순환 때문은 아닐까.‘디지로그적 사고’와 ‘디지로그적 소통’이 절실한 시대다. 김선범 울산대 건축학부 교수
  • 고마운 그 신사(紳士)는 10대만 꺾는 늑대

    고마운 그 신사(紳士)는 10대만 꺾는 늑대

    “깡패가 따라온다” 말 걸곤 이력서 쓰자며 여인숙에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빌딩」가의 골목길. 방범등(燈)이 매달려 있긴해도 불쑥 깡패들이 나타날듯한 불안한 밤길을 한 소녀가 총총걸음으로 빠져 나가고 있었다. 등뒤에서 갑자기 사나이들의 구두발자국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소녀는 감히 뒤돌아 볼 염도 없이 몸을 움츠리고 발길만 재촉했다. 어느새 신사복차림의 중년 사나이가 다가 왔다.『깡패들이 너를 잡으려고 뒤쫓고 있지 않나』점잖게 말을 건네며 소녀의 등을 감쌌다. 지난달 27일 밤8시쯤 대구시 태평로4가 골목길에서 있었던 일. 바로 이 신사복 차림의 사나이가 막 피어나려는 꽃잎을 마구 짓밟아 온 색마일 줄이야. 『얼마나 무서운 골목인데 다 큰 가시나가 혼자 다니노. 직장에 다니는 것 같은데 그래 직장이 어디길래 이렇게 늦게 다니노』막 골목길을 빠져 나오자 신사는 가엾다는 듯 나무랐다. 소녀는 시내의 H학원에서 공부를 끝내고 집에 돌아 가던 중. 『기술배울라꼬 학원에 다녀예. 보통 7시에 끝나는데 오늘은 좀 늦었어예』 신사가 아버지처럼 마음 든든하게 느껴져 소녀는 움츠렸던 가슴을 펴고 다물었던 입을 열었다. 『직장여성이 아니라 학원생이구만. 돈을 벌어야지 배우기만 하면 뭘하노』『취직이 어디 돼야지예』『내가 시켜 줄까. 전매청 여직공자리가 한 두개 비어 있는데…』 「취직」이란 말에 눈이 번쩍 뜨인 소녀는 흥분이 가슴을 메웠다. 신사와 소녀는 다정한 부녀인 듯 대화를 나누며 거리를 걷고 있었다. 한달에 2만원을 받을 수 있는 자리에 취직시켜 준다는 바람에 소녀는 미처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달래가며 통금(通禁)만 기다려 신사는 당장 이력서를 쓰라며 문방구점에 들어가 용지까지 사들고 오지 않는가. 소녀는 저도 모르게 신사를 따라 여인숙에 들어 갔다. 이 아버지같은 신사는 지난1일 동대구경찰서에 강간치상혐의로 구속된 백상복(白祥福)(39·경북 영천군 영천읍). 욕을 보기 직전에 구출됐던 소녀는 조(趙)모양(17). 조양은 백의 하숙집이라는 평원여인숙에 미처 간판도 보지 못한채 들어 섰다. 바로 백의 글씨로 이력서가 쓰여졌다. 『부양가족이 많아야 연말에「보너스」가 많다』며 가족사항을 캐 묻기도 했다. 세상에 이렇게 고마운 아저씨도 있었던가. 그러나 이 고마운 아저씨가 이렇게 하여 꺾어 버린 꽃송이들이 경찰의 조사로만도 5명이나 될 줄이야. 백은 이러한 수법으로 소녀들의 신상을 파악, 일단말썽이 없으리라고 판단되면 차차 이리의 발톱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바람둥이가 아닌가 보자』며 소녀의 손톱을 검사한다고 손을 주물럭거리다가 다음에는「스토킹」을 벗기고 발톱을 검사한다. 소녀들은 만에 하나 이 고마운 아저씨를 의심할수 없다. 어찌 감히 저항하랴. 건강을 진단한다며 뼈마디를 쓰다듬고 옷속에 손을 넣을 때쯤에는 소녀의 마음에 의심이 고개를 든다. 백은 여기서 일단 후퇴, 소녀만을 방에 남겨두고 밖으로 나간다. 10분쯤뒤에 마실것과 먹을 것을 사들고 들어온다. 이력이나 건강이나 모두 합격이기 때문에 취직이 된거나 다름 없으니 축하한다고 수작을 부린다. 통금시간이 코앞에 닥쳤지만 소녀들은 잠시라도 의심을 한게 더욱 죄스러워 초조하면서도 백의 호의를 뿌리칠 수 없다. 어느덧 통금이 되어 소녀의 발이 묶이게 되면 백은 전기를 끄고 덮친다. 조양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여인숙 방에 들어 가자 이력서가 쓰여지고 손발을 매만지던 백은 밖으로 나갔다가 이윽고 마실것과 먹을 것을 사왔다. 그리고는 통금이 지나고 조양의 경계가 풀릴때쯤해서 전깃불을 끈 그는 어린 소녀의 몸을 덮쳤다. 아슬아슬한 그 순간에 문을 벌컥 열고 경관이 들이닥친 것이다. 경찰은 역시 백의 제물이 됐던 임(林)모양(18)의 고발로 백을 미행했던 것. 쇠고랑을 찬 백은 일절 여죄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으나 경찰의 조사결과만으로도 같은 방에서 송(宋)모양(15) 김(金)모양(17) 신(申)모양(19)등 모두 5명의 소녀가 피해를 입었다는 것. 요(要)조심! “교활 잔인한 이 사나이의 수법” 이 소녀들은 시골에서 대구로 나와 자취하거나 친척집에 의지하고 있는 가난한 처지들. 구직이 절실한 처녀들이었다. 백을 고발한 송모양은 극장 매표원을 시켜주겠다는 바람에 덫에 걸렸다. 지난 11월26일밤 11시쯤 언니(20), 남동생(16)등 3자매가 자취하고 있는 신천동집에 백이 찾아왔다. 언니와 백은 잘 아는 사이인 듯. 『너를 취직시켜 줄 분이 찾아왔다. 나가 보아라』며 잠든 송양을 깨워 백을 만나게 했다. 백은 임양을 데리고 거리를 한 바퀴 돌면서 대구극장앞에 이르자『저 극장 매표소가 네가 일할곳』이라며 일러주기도 했다. 결국 여인숙으로 끌려간 그녀는 마지막 순간에 저항을 하다 호되게 매를 맞고 두 번 욕을 당하고 심한 국부 파열상을 입었다. 이 사실은 곧 언니에게 알려졌고 자매간에『언니때문』이라며 말다툼을 하다 전직 검찰청서기였던 아저씨 임모씨 귀에 들어 갔다. 임씨는 두자매의 말다툼을 듣고 단박 백이 『인간이랄 수 없는 치한』임을 알아채고 『어떤 망신을 당해도』그냥 둘 수 없다고 결심, 경찰에 고소토록 한 것이다. 경찰조사에 의하면 백은 2남1녀의 아버지. 4년전 아내 유(兪)모여인(34)이 도망쳐 버려 홀아비신세. 처음 대구에 와서는 D이발소등에서 이발사를 했다. 그가 소녀들을 꾀기위해 이력서용지,「콜라」, 과자봉지등을 사들인 돈과 숙박비등 생활비를 어떻게 염출해 냈는지는 그가 입을 열지 앟아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대구=배기찬(裵基燦) 기자> [선데이서울 71년 12월 12일호 제4권 49호 통권 제 166호]
  • 아이돌 밴드 FT아일랜드, 음악을 말하다

    아이돌 밴드 FT아일랜드, 음악을 말하다

    ‘사랑후애’로 인기정상을 달리고 있는 꽃미남 아이돌(Idol) 그룹 FT아일랜드가 한 층 성숙해진 모습으로 주목 받고 있다. 2007년 ‘사랑앓이’로 데뷔 해 각종 온ㆍ오프라인 차트는 물론 각 방송사의 신인상을 석권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FT아일랜드가 데뷔 1년 3개월만에 2집 앨범 ‘사랑후애’로 화려하게 컴백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인기정상을 달리고 있던 올해 초 음악공부를 위해 일본행을 선택했던 이들은 2집 앨범 ‘컬러풀 센서브리티’를 통해 음악적으로나 외형적으로 많이 성숙해졌다는 평가를 얻고있다. “새로운 도전이라기 보다는 FT아일랜드만의 색깔을 좀 더 진하게 낸 것 같아요. 쉬는 동안 연습도 열심히 했고, 음악에 대한 공부도 소홀 하지 않았죠. 그런 노력의 결과가 이번 앨범에 표현된 것 같아요.”(재진) 또한 FT아일랜드 멤버들은 이번 앨범에서 직접 레코딩에 참여하는 등 열의를 보이기도 했다. 인기작곡가 한성호가 프로듀싱을 맡은 이번 앨범은 보컬 이홍기의 애절한 목소리와 멤버들의 연주 실력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사랑앓이’를 좋아하던 이들을 위한 FT아일랜드 표 락발라드와 누구나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곡들은 물론 베이스를 연주하던 이재진의 보컬 참여와 멤버들의 세션까지, 2집 ‘컬러풀 센서브리티’에는 FT아일랜드만의 색을 다양하게 표현해냈다. “일본에서 참 많은 것들을 배웠어요. 일본에서 소규모 라이브 투어를 했는데, 규모가 작은 콘서트 하우스였기 때문에 행여나 관객들이 우리의 실수를 알게 될 까봐 더욱 열심히 연습했죠. 일본에서의 그런 경험들이 이번 앨범의 레코딩 작업에 많은 도움을 줬어요. 시간만 있었으면 더욱 잘할 수 있었을 텐데, 그렇지 못한 것이 아쉬울 뿐이죠. 하지만 이번을 계기로 밴드에 대한 자부심이 생겼어요.”(원빈) 또한 FT아일랜드 멤버들은 1집보다 한층 성숙해졌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무대 위에서의 모습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강한 스모키 메이크업과 검정색의 손톱까지 1집 무대위의 소년들과는 확실하게 다른 모습이다. “다른 이유보다는 우선 1집보다 2집에서 어떤 면에서든 성숙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더욱이 ‘사랑후애’가 애절한 락발라드였기 때문에 외형적으로도 남성다워졌다는 걸 표현한 것이 잘 어울렸던 것 같아요.” (홍기) 물론 외형적인 것 이외에도 FT아일랜드 멤버들은 한층 강력해진 퍼포먼스로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예전과는 다른 무대 위에서의 자신감이 생긴 것 같아요. 데뷔 때만 해도 무대에 올라가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정도였는데, 지금은 관객들의 표정 하나하나가 보일 만큼 많이 여유로워졌죠.”(종훈) 10대로만 이루어진 꽃미남 아이돌 밴드 FT아일랜드. 그들은 아직 발전 가능성이 더 많은 소년 뮤지션이다. 밴드에 아이돌이라는 수식어가 부담스럽다는 그들은 혹여 아이돌이라는 타이틀에 자신들의 실력이 보여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그러나 내놓는 앨범마다 발전된 모습을 선보이는 그들의 미래는 그 어는 뮤지션들보다 밝다. 서울신문NTN 서미연 기자 miyoun@seoulntn.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진실TALK] FT아일랜드 “데뷔 후 사랑을 알게됐다”

    [진실TALK] FT아일랜드 “데뷔 후 사랑을 알게됐다”

    데뷔곡 ‘사랑앓이’로 지난해 신인상을 휩쓴 인기 아이돌 보이 밴드 FT아일랜드가 가슴 아픈 사랑을 노래한 ‘사랑후애’로 돌아왔다. 어느덧 데뷔 1년 3개월을 맞은 FT아일랜드는 발표하는 곡마다 1위를 차지하며 인기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집 ‘컬러풀 센서브리티’처럼 각기 다른 매력을 선보이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FT아일랜드 멤버들을 만나 그 간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보컬 이홍기 “데뷔 후 남몰래 짝사랑한 적 있다” “사랑이 무엇인지를 알게 됐어요.” 데뷔 후 가장 변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뜸 이홍기가 이 같이 대답한다. ‘사랑후애’를 부르는 그를 보면 예전보다 좀 더 성숙해졌다는 걸 느낄 수 있다. 그런데 그 이유가 얼마전 끝난 짝사랑에 있었다. 그는 “데뷔 후 짝사랑을 한 적이 있다.”며 “멤버들도 다 알 정도 였다. 고백하지는 못했지만 보기만 해도 좋은 사람이었다.”고 고백했다. 강렬한 스모키 메이크업과 검게 칠한 손톱까지 한 층 남성다워진 모습으로 돌아온 이홍기는 “1집보다는 성숙해졌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리더 최종훈 “외로움에 매니저 휴대폰 비밀번호도 바꿔” 최근 FT아일랜드 멤버 최종훈과 이홍기는 이집트로 여행을 다녀왔다. Mnet ‘필 더 월드 액션’에서 이들 멤버는 일반인 학생들과 이집트의 문화 유산을 둘러보며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이에 최종훈은 “이집트의 모든 것들이 신기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미모의 이집트 여성의 대시였다.”며 “이집트 여성이 마음에 든다며 연락처를 요구해 매니저의 전화번호와 내 이메일 주소를 가르쳐줬다. 그런데 연락이 오지 않아 아쉬웠다.”고 전했다. 또한 “요즘 외롭다.”며 말을 이어간 최종훈은 “가을을 타는 것 같다. 하늘만 보면 외롭다는 생각이 든다. 더욱이 휴대폰이 없어 매니저 형이 여자와 통화만 해도 질투가 나 휴대폰을 뺏고 싶다. 그래서 어느 날은 매니저 형의 휴대폰 비밀번호를 바꾼 적도 있다.”며 웃었다. 기타&서브보컬 오원빈 “보컬 분량 적은 아쉬움 솔로 앨범으로 풀고 싶다” ‘따로 또 같이’ 전략으로 그룹 내에서도 개인 활동으로 자신의 영역을 넓혀 가는 그룹들이 많은 가운데 FT아일랜드의 멤버 오원빈이 솔로 앨범을 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만약 개인 활동을 한다면 어느 분야에 도전하고 싶냐는 질문에 오원빈은 “솔로 앨범을 내고 싶다.”며 “팀 내에서 보컬 분량이 많지 않아 더욱 솔로 앨범에 욕심이 생긴다.”고 밝혔다. 또한 오원빈은 “데뷔 후 비교적 큰 무대에만 서 무대 경험이 적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일본에서의 활동은 우리에게 많은 걸 알려줬다.”며 “일본에서는 대부분 소규모 무대에 섰기 때문에 사람들이 혹여 우리의 실수를 알게 될까 봐 더욱 열심히 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이제는 무대에 서는 것이 한 결 편하고 여유로운 기분이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베이스 이재진 “아역 출신 홍기 보다 연기는 내가 한 수 위” FT아일랜드의 보컬 이홍기는 아역 배우 출신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지난 5월 종영된 KBS 2TV 시트콤 ‘못말리는 결혼’으로 첫 연기 도전에 나선 또 다른 멤버 이재진이 “이제 연기는 (이)홍기 형보다 내가 한 수 위”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김수미, 이정, 김동욱, 소녀시대 유리 수영 등의 출연으로 화제가 된 시트콤 ‘못 말리는 결혼’에서 이재진은 김수미의 넷째 아들 ‘왕사백’으로 출연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에 이재진은 “얼마전 ‘사랑후애’ 뮤직 비디오 촬영 때 내가 (이) 홍기 형보다 연기를 더 잘하는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드럼 최민환 “데뷔 후 가장 많이 바뀐 건 성격” 고등학교 1학년이자 팀의 막내인 최민환. 데뷔 때만 해도 막내 동생 같았던 그가 데뷔 1년 3개월 만에 훌쩍 성숙해졌다. 무대 한 켠에서 드럼을 연주하고 있는 그를 보면 이제 어느덧 성숙한 냄새가 난다. 외형적인 모습뿐 아니라 성격도 많이 변했다. 데뷔 초만 해도 형들 사이에서 부끄러움을 타던 최민환도 이제는 당당하게 자신의 생각을 전할 줄 안다. 이에 최민환은 “데뷔 후 성격이 가장 많이 변한 것 같다.”며 “예전보다는 좀 더 당당해진 것 같다. 키도 많이 컸고,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어른이 되어가고 있다는 걸 느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데뷔 때만 해도 내가 막내였는데, 이제는 형 오빠”라며 “또래의 소녀그룹들과 친하게 지내고 싶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서울신문NTN 서미연 기자 miyoun@seoulntn.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나체여인 백주에 경찰서 뛰어들었는데

    나체여인 백주에 경찰서 뛰어들었는데

    H = 소주회사의 말썽이 꼬리를 물고 일어나고 있군. 지난번에는 경품을 빼돌리려다 들통이 났느니 마느니 해서 말썽이더니 이번에는 인지를 위조하고 도수까지 낮춰 시중에 판 것이 밝혀져 애주가들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 있지. 그럼 또 사건방담이나 엮어볼까? B =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완전 나체의 여인이 백주에 경찰서에 뛰어들어 경찰관들을 크게 당황케 했지. 지난 11월 23일 하오 3시쯤이었지. 남대문 경찰서 신축건물 입구 계단에서 갑자기 전라의 여인이 경찰서 안으로 뛰어 들어갔지. 당황한 입초순경은 망칙한 모습에 차마 저지할 생각도 못하고 그대로 눈길을 외면할 수 밖에. 이 여인은 「논·스톱」으로 1층 구석에 있는 형사과 사무실로 직행. 각종 피의자들을 신문하던 형사들도 때아닌 나체여인 침입으로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지. 어처구니 없는 순간이라 형사들이 머뭇거리고 있을때 이 여인은 상석에 앉아있던 K부장에게 달려가 『이(李)씨 찾아내 놓아라』 고 고래고래 고함을 지른거야. 상사에게 행패를 부리자 부하 형사들이 그냥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지. 그래 사무실에 있던 형사들이 여인 옆으로 가 옷입고 오라고 말리자 둘러섰던 형사 3명의 얼굴을 긴 손톱으로 할퀴어 버렸지 뭐야. 이 여자는 계속 기세등등해 『접근하면 할퀴어 버린다』며 발악, 한동안 형사들은 접근 조차 할 수 없었지. 이렇게 되자 경찰서안은 벌집 쑤셔놓은 것 같이 되어버렸지. 20분 가량이나 지난 뒤에야 보안과 여경이 달려와 안정을 시켜 의자에 앉혀놓았고 뒤늦게 경찰서 입구에 벗어 놓는 여인의 옷을 발견, 가져다 입힌거야. 이렇게 해서 백주에 경찰서 안에서 벌어진 나체「쇼」는 막을 내렸으나 이 여인이 옷을 벗고 경찰서를 누빈 동기는 아직 수수께끼야. 거품을 뿜고 실신했다가 여인을 보안과로 넘겨 조사를 해 보았더니 자신이 어떻게 해서 경찰서까지 온것초차 모르더란 말이야. [선데이서울 71년 12월 5일호 제4권 48호 통권 제 165호]
  • 손톱 깎기

    손톱 깎기

    “정란아, 니네 할머니 죽게 생겼다. 먹는 거 다 게워내고, 어쩐디야.” 일이 손에 잡힐 리 없었지만 회사 일 때문에 지난주 공휴일이 겹친 날을 잡아 할머니를 뵈러 갈 수 있었습니다. 7시간 걸려 병원에 도착해 할머니를 본 순간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우리 정란이만큼 야무진 손녀 또 없다, 아들보다 낫다” 하시던 할머니 앞에서 내가 눈물을 보이면 여리디여린 우리 할머니 또 얼마나 우실까 싶어 꾹 참았습니다. “나가 여그에 요라고 있응께 손톱을 못 깎긋다. 고모헌티는 말 못 허것고 니가 왔응께 가시게 좀 사다줄래? 나가 손톱깎이는 써본 적이 없응께 꼭 가시게를 사와야 헌다.” 나는 가위 대신 손톱깎이를 샀습니다. 이번 기회에 할머니 손톱을 깎아드리려고요. 남자친구 손톱 손질은 해줬으면서 아직 할머니 손톱은 한 번도 깎아드린 적이 없었습니다. “아따, 가시게 없디. 이 손톱을 니가 깎아주것다고? 그려, 한번 해볼래, 그럼.” 힘든 농사일로 뼈밖에 남지 않은 손을 잡는 순간 나도 모르게 울컥했습니다. “할머니, 내가 발톱도 깎아줄게.” “안디야. 이 지저분한 걸, 나 안적 씻지도 못했는디….” 양말을 벗은 할머니 발을 본 순간 깜짝 놀랐습니다. 한겨울 소나무 껍질마냥 쩍쩍 갈라지고 발톱은 다 닳아서 어디가 발톱이고 살인지 구분이 어려웠습니다. 참다못한 눈물이 흘렀습니다. “할무니, 발톱은 안 깎아도 되것어.” 결국 나는 할머니의 발톱을 깎지 못했습니다. “정란아, 인제 가믄 언제 볼지 모릉께 한 번 더 보자. 추석 때는 올 수 있것냐? 너는 일이 바쁜께 못 오믄 어쩔 수 없고. 이 할무니 신경 쓰지 말고 회사에 잘해야 혀.” “내 걱정은 안 해도 된당께.” “알쟈. 우리 정란이는 잘하니께 걱정 안 혀” 하며 할머니는 참았던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그 은혜를 어찌 다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 그 딱딱해진 발이 누구 때문인지, 앙상한 나뭇가지 같은 손이 왜 그렇게 되었는지 잘 알고 있는데, 그런데도 할머니는 늘 고맙다고만 하십니다. “할무니는 만날 니만 잘살면 돼 했잖아. 근데 내가 잘되려면 엄마도, 아빠도, 할머니도 아프면 안 돼. 알았지?” 2008년 8월
  • 휴가철 손상된 피부건강 되찾기

    휴가철 손상된 피부건강 되찾기

    여름휴가철이 절정기를 지나면 후유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병원으로 밀려들기 시작한다. 대책없이 강렬한 태양광선에 몸을 맡겼다가 피부에 화상을 입는 환자도 많다. 지친 피부를 건강하게 되돌리는 방법은 없을까? 조금 귀찮더라도 올해는 내 피부 건강을 유지시키는 관리법에 관심을 가져보자. ●화상 입은 부위 긁지 말아야 여름철에는 강한 햇빛 때문에 얼굴이나 등, 어깨가 빨갛게 달아오를 때가 많다. 햇볕에 노출된 부위가 화끈거리고 따갑다면 자외선에 의한 ‘일광화상’일 가능성이 높다. 햇볕 아래에 선 뒤 4∼8시간이 지나면 벌겋게 붓고 화끈거리는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해 24시간이 지나면 최고조에 달한다. 화상이 생긴 부위를 자꾸 긁으면 세균 감염에 의한 피부 염증까지 생길 수 있어 주의한다. 피부가 화끈거리면 재빨리 열기를 빼는 것이 중요하다. 찬 물수건이나 냉장고에 넣어 차갑게 만든 화장수, 우유 등을 화장솜이나 거즈에 적셔 피부에 덮어주는 것이 좋다. 알로에나 오이를 얇게 썰어 올려놓거나 얼음팩 등을 사용해도 된다. ●물집 손으로 터뜨리면 감염 위험 물집이 생겼다면 터뜨리지 않는 것이 좋다. 손으로 물집을 터뜨리면 세균이 침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거즈에 차가운 물이나 식염수를 적셔서 환부에 올려놓고 환부를 식히는 방법이 바람직하다. 물집이 가라앉을 때까지 한 번에 20∼30분, 하루에 2∼3회씩 하도록 한다. 물집에는 직접 연고를 바르면 안 된다. 자극을 줄이기 위해 물집이 사라진 뒤에 연고를 바르는 것이 좋다. 피부에 하얗게 껍질이 일어날 때 손이나 타월 등으로 무리하게 벗겨내면 안 된다. 손톱에 의해 흉터와 염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일부러 벗기지 말고 자연스럽게 벗겨지도록 두는 것이다. 아니면 로션이나 수분 크림을 듬뿍 바른 다음 미지근한 수건으로 각질이 올라온 부위를 살짝 눌러서 제거한다. 이후 새살이 돋기를 기다리면 된다. 이 시기는 피부가 예민하고 건조한 상태이기 때문에 일주일 동안 최대한 피부 자극을 피해야 한다. 찜질방이나 사우나 출입을 자제하고 스크럽 제품이나 코팩, 마사지 등도 피하는 것이 좋다. 샤워를 할 때는 미지근한 물로 하고, 매운 음식이나 기름기가 많은 음식 등 자극적인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외출 시 미백제품과 자외선 차단제를 함께 강한 자외선을 쬐면 멜라닌 색소가 증가해 주근깨가 더욱 도드라진다. 기미도 짙어지는 경우가 많다. 선탠한 피부는 원래 색으로 돌아오면서 얼룩이 생겨 흉해진다. 투명하고 깨끗한 피부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여성은 생리가 불균형할 때, 스트레스 등으로 호르몬 분비가 원활하지 않을 때 색소침착이 더 심해진다. 문제는 한번 생긴 기미와 주근깨는 잘 없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피부를 과거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자극적인 음식과 술, 담배를 멀리하고 비타민C가 풍부한 수박, 참외, 자두, 토마토 등 제철 과일을 많이 섭취한다. 미백제품은 피부세포 활동이 활발한 밤 10시 이후 잠들기 전에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또 미백 성분은 자외선에 약하므로 외출 시에는 미백제품과 자외선 차단제를 꼭 같이 바른다. 여유가 된다면 피부세포 재생이 가장 활발한 오후 10시∼오전 2시 사이에는 수면을 취한다. 수면부족은 피로를 유발, 피부를 칙칙하고 거칠게 만든다. 기미, 주근깨 등이 심하면 레이저 시술을 받는 것이 좋다. 기미와 주근깨는 멜라닌 색소를 선택적으로 파괴하는 루메니스원,IPL 등을 이용해 4주 간격으로 1∼3회 정도 반복 치료하면 깨끗이 없앨 수 있다. 더위와 땀으로 지친 피부는 탄력 없이 늘어지고 모공도 넓어 보인다. 이럴 땐 냉·온타월로 번갈아 찜질한다. 모세혈관이 수축, 이완되면서 혈액순환이 촉진돼 늘어진 피부가 생기를 되찾게 된다. 이 방법을 사용한 뒤에는 수렴마스크(토닝로션을 화장솜에 적셔 양볼, 코, 턱, 이마에 올려놓는 것)를 한다. 수렴마스크는 피부 탄력을 되돌리는 데 효과적이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도움말:삼성서울병원 피부과 이주흥 교수,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장성은 교수, 지미안피부과 김경호 원장
  • “어떤 역이라도 좋아”…이병준의 조연시대

    “어떤 역이라도 좋아”…이병준의 조연시대

    200만 관객을 눈 앞에 둔 한석규, 차승원 주연의 영화 ‘눈에는 눈 이에는 이’에는 또 다른 강자가 존재한다. 바로 트렌스젠더 금은방 주인 역할로 파격 변신을 감행한 배우 이병준이다. 비록 스타 주연배우들의 이름에 가려 있지만 짧은 순간 웃음과 함께 강렬한 인상을 남긴 그는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사실 그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영화에 많이 출연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손톱’, ‘네온 속으로 노을지다’, ‘영원한 제국’ 등 눈 크게 뜨고 봐야 하는 단역이었지만 연기할 수 있어 행복했다는 그는 진정한 베테랑 배우다. 이병준은 2006년 영화 ‘구타유발자’의 음흉한 성악과 교수, 2007년 ‘복면달호’의 느끼한 트로트 가수를 통해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런 그가 롱드레스에 하이와 로우를 오가는 보이스톤, 야들야들한 몸짓까지 배우로서 부담됐을 법한 트렌스젠더를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이병준을 만나 그의 연기인생을 들어보자. # 트렌스젠더 정말 파격변신이다. 부담되진 않았나? 한번도 부담되지 않았다. 원래는 영화 속 악역인 김현태 역이었는데 시나리오를 읽고 트렌스젠더 역할을 해보고 싶어 감독님께 말씀 드렸다. 극 전체가 긴장감이 있는 영화다보니 관객들을 쉬게 할수 있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관객들 반응이 좋아 정말 이 역할을 하길 잘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트렌스젠더 역할은 처음이라 힘들었을텐데? 처음이라서 좋은 게 아닌가.(웃음) 해보지 않은 역할을 해보는 것도 매력이 있을 것 같았다. 예전에 무용을 한 적이 있어 도움이 많이 됐다. 여자의 태도라든지 소리의 높낮이 등 많은 부분을 연구해야 하는 역할이라 도전할 수 있어 좋았다. # 파격 변신을 한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 배우에게 변신은 필수다. 어떤 작품을 하든 어떤 배역을 하든 주어진 상황에 맞게 충실하려고 노력 할 뿐이다. 그래서인지 재미있게 촬영했고 힘들다는 생각은 한번도 한 적이 없다. # 영화 속 강한 캐릭터 때문에 다음 역할 소화가 어렵지 않을까? 역할을 맡으면서 한번도 걱정을 해 본적이 없다. 근데 주위에서도 그렇고 영화 리뷰를 보니 이번 역할로 인해 ‘고정화된 이미지로 비춰지지 않을까’하는 걱정을 많이 하신다. 하지만 비주얼적으로나 주어진 역할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하다보면 이번 작품이 큰 영향을 미칠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 한석규, 차승원과의 연기 호흡은 어땠나? 한석규 씨 같은 경우는 이미 ‘구타유발자’를 통해 연기 호흡을 맞췄다. 그때도 맞는 연기를 해서 그런지 이번 영화에서 유독 맞는 장면이 많았지만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 차승원 씨 같은 경우는 워낙 쾌활하고 성격이 좋다. 첫 촬영 때 차승원이 차에서 내리는 걸 봤는데 남자가 봐도 멋있다는 생각이 들더라.(웃음) # 뮤지컬에서는 유명 주연배우다. 영화에서는 단연부터 조연까지 주연을 못했는데 아쉬움은 없나? 아쉬움 같은 건 없다. 영화에서 연기를 하고 싶어 갈증을 냈던 사람은 나니까. 영화를 너무 하고 싶어 직접 제작사마다 프로필을 들고 찾아 다녔다. 그땐 문전박대도 당하고 영업사원으로 오해를 받기도 했지만 행복했다. # 지금까지 출연작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다면? 모든 작품이 다 기억에 남지만 그 중에서 ‘구타유발자’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지금 생각해도 내가 제작자였으면 나한테 그런 역할을 주지 않았을 텐데 말이다.(웃음) 영화의 80%정도가 나오는 비중 있는 역할이었기 때문에 그 역은 내가 하면 안 되는 역할인 것 같았다. 남들은 비호감 캐릭터라고 하지만 그 작품을 통해 나의 티테일한 부분을 새롭게 발견할 수 있었다. # 배우 이병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어떤 역을 하든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면 행복한 사람이다. 연기 잘하는 배우로 남는 것도 중요하지만 걸어 다닐 수 있는 순간까지 열정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면 그걸로 충분하다. # 작품 선택하는 데 중점을 두는 게 있을텐데? 작품을 선택할 때 큰 역이든 작은 역이든 가리지 않는다. ‘내가 이 역을 얼마나 소화할 수 있나’ , ‘어떻게 이병준화 시킬 수 있을까’를 먼저 생각한다. 단 10초만 나와도 연기할 수 있다면 좋다. # 어떤 배우로 남고 싶나? 역할이 크다고 해서 자존심이 높아지는 건 아니다. 지금 생각해봐도 배우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열정이라고 생각한다. 끊임없이 노력하는 배우로 남고 싶다. 서울신문 NTN 정유진 기자 jung3223@seoulntn.co.kr/ 사진=조민우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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