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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학생 17명 성폭행 뒤 밀림 숨어 살던 교사, 구속되자 자살

    여학생 17명 성폭행 뒤 밀림 숨어 살던 교사, 구속되자 자살

    최소한 17명 여학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된 페루의 교사가 구치소에서 목을 매 목숨을 끊었다. 경찰은 "페루 교도소에선 아동으로 상대로 한 성폭행범에 수감자들이 잔인한 보복 린치를 가하곤 한다"며 "교사가 린치를 당할까 겁을 내다 자살을 한 것 같다"고 밝혔다. 목숨을 끊은 교사 바스케스 다 실바(66)가 경찰에 붙잡힌 건 지난 23일(현지시간). 페루 북부 카파밤바의 한 중학교에서 교사로 재직하던 그는 9~12살 여학생 17명을 성폭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도피행각을 벌여왔다. 페루 정부는 5900달러(약 700만원)의 현상금까지 내걸었지만 바스케스 다 실바의 행방은 좀처럼 확인되지 않았다. 그랬던 경찰에게 지난주 한 통의 제보전화가 걸려왔다. "당신들이 찾는 성폭행 교사가 밀림에 숨어 있소." 정확한 제보 덕분에 경찰은 페루 북동부 로레토 지방의 밀림에 숨어지내던 교사를 전격 체포했다. 바스케스 다 실바는 밀림에 허름한 집을 짓고 숨어 살고 있었다. 페루 사법부는 체포된 그에게 18개월 예비구속을 결정했다. 남미에선 사법행정이 빠르지 않아 예비구속기간이 긴 편이다. 반드시 교사를 법정에 세우겠다는 사법부의 결의는 물거품이 됐다. 바스케스 다 실바는 체포된 지 3일 만에 구치소 독방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당국은 "경비를 서던 경찰이 아침을 먹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교사가 셔츠를 벗어 쇠창살에 묶고 목을 맸다"고 밝혔다. 경찰은 목을 맨 그를 발견하고 바로 응급조치를 취하고 병원으로 옮겼지만 교사는 결국 사망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바스케스 다 실바는 5년 전 카파밤바의 한 중학교로 부임했다. 평소 학생들에게 손찌검을 하는 등 행동이 거칠었던 그는 피해자들의 뒤늦은 고백으로 여학생들을 성폭행한 사실이 드러나자 종적을 감췄었다. 사진=페루 경찰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World 특파원 블로그] ‘공안 통치’에 폭발하는 中 민심

    지난해 5월 중국 헤이룽장성 칭안현 열차역에서 한 남성이 공안(경찰)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 경찰관은 대합실에서 어린 딸에게 손찌검하고 노모를 괴롭히던 이 남성이 자신의 곤봉까지 빼앗으려고 하자 발포했다. 노모는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그러나 당국은 “적법한 총기 사용이었다”고 결론 내렸다.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은 이 남성의 행패 장면을 집중 보도했다. 정확히 1년 뒤인 지난 7일 베이징 공안국은 “마사지 업소 성매매 단속 현장에서 체포한 레이양(雷洋·29)이 조사를 받던 중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짧게 발표했다. 유족들은 머리에 난 상처, 입가의 혈흔 등을 근거로 공안의 가혹행위로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공안은 성매매 사실만 부각시키려고 했다. 레이의 아내는 “내가 알고 싶은 것은 남편이 성매매를 했다는 사실이 아니라 왜 남편이 죽었느냐는 것”이라고 외쳤다. 민심이 들끓었다. 웨이보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인권과 생명이 지푸라기처럼 가벼운 사회에서는 모두 다 레이양이 될 수 있다”는 글이 폭주했다. CCTV도 1년 전과 달리 유족의 입장을 적극 보도했다. 이 와중에 한 대학생이 공안에게 맞아 시퍼렇게 멍든 허벅지를 인터넷에 올렸다. 폭력 혐의로 끌려온 이 청년은 공안에게 대들다가 폭행을 당했다. 해당 공안국은 공무집행 방해를 부각시켰으나, 민심은 “공안이 함부로 사람을 때릴 권리는 없다”는 쪽으로 돌아섰다. 지난 12일에는 허난성 정저우시에서 철거민이 철거 담당 공무원 3명을 흉기로 살해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현장에 출동한 공안은 철거민을 총으로 쏴 죽였다. 지난해 열차역 사건보다 훨씬 흉악한 범인을 사살했지만, 여론은 “그래도 죽이지는 말아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안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하자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지난 20일 “자의적으로 법을 집행하지 말라”며 공안을 질책했다. 화들짝 놀란 궈성쿤(郭聲琨) 공안부장은 “법 집행 시 주석과 인민의 요구를 충실히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공안은 그동안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렸다. 형사사건 처리는 물론 내국인 거주 관리, 외국인 출입국 관리, 도·감청 등으로 모든 내외국인을 감시·통제해 왔다. 중국 정부가 발표한 2016년 공안 예산만 1668억 위안(약 30조 3000억원)이다. 일각에서는 국방예산(9543억 위안)보다 많을 것으로 짐작하기도 한다. 숨막히는 ‘공안 통치’에 대한 분노가 폭발하기 시작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아랍S다이어리] 아내를 ‘잘’ 때리는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아랍S다이어리] 아내를 ‘잘’ 때리는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사우디 아라비아의 한 가족요법사(family therapist)가 아내를 ‘훈육’하는 방법을 설명하는 동영상이 공개됐다. 내용인즉슨, 아내가 복종하지 않아 훈육이 필요할 땐 바로 손찌검을 하지 말고 다음의 세 단계를 거치라고 한다. 먼저 말로 해보고, 안되면 잠자리에서 등을 돌리고, 그래도 안 되면 때린다. 때릴 땐 이슬람 율법에 따라 이쑤시개나 손수건을 사용해야 한다. 사실 이슬람식 ‘마누라 길들이기’와 다름없는 조언인데, 그래도 몽둥이가 아닌 이쑤시개를 잡으라고 하니 다행이라고 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이 무슬림 조언자는 “때리는 목적은 단순히 아내가 자신이 남편을 대우하는 방식이 잘못됐다고 깨닫게 만들기 위함이지 때려서 화를 풀어서는 안 된다”고도 한다. 이 동영상을 본 영국의 데일리메일 등 외신들은 ‘컬처 쇼크’라는 식으로 앞다투어 보도했다. 특히 “아내들이 문제를 일으키는 이유는 남편과 동등한 삶을 영위하고자 하기 때문”이라고 언급하고 있어, 악명 높은 사우디의 여성 차별적 시각에 대한 지적을 피할 수 없었다. 데일리메일은 ‘분명히, 그에 따르면 여자들은, 남자들 보다 낮은 위치에 있고 동등한 권리를 받을 자격이 없다’고 꼬집으며 ‘여자들을 폭력으로부터 지키려는 남자가 어떻게 여자들이 더 이상 남자들보다 하찮게 취급 받지 않는 시대라는 걸 부정하는지 경악스럽다’고 했다. 그러나 무슬림들은 이 동영상에 위화감이나 불쾌한 느낌을 받지 않는 모양이었다. 오히려 서방의 외신들이 ‘악마의 편집’으로 곡해하고 있다고 각을 세웠다. 한 무슬림 네티즌은 원본 영상을 보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라면서 “일부 언급들을 모아 놓은 것은 부정한 의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부인을 대하는 사우디인 남편의 태도를 엿 볼 수 있는 한 장의 사진이 있다. 식당에서 찍힌 이 사진을 보면 불투명한 유리로 된 칸막이가 쳐 진 공간에서도 남편이 자신의 구트라(머리에 쓰는 천)를 펼쳐 부인의 실루엣이 보이지 않도록 가려 놓고 있다. 최근 소셜 미디어에서 논란이 된 이 사진에 대한 반응은 상반됐다. 한 편에선 남편이 부인의 실루엣이 노출되는 것을 가리고 사적인 시간을 보내는 것은 잘한 일이라며 칭찬했고, 다른 한 편에선 공공장소에서 과잉보호 하는 남편의 행동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표했다. 이들은 아내는 남편에게 부끄러움을 가져다 주는 사람이 아니고 존경과 존엄을 가지고 대우받아야 하는 사람이라는 시각이다. 한 여성 네티즌은 남편이 아내를 깊이 사랑하고 있다는 표시라며 사진 속 부인은 남편의 질투를고마워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또 다른 네티즌은 남편의 질투가 지나치고 감사해야 할 일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지난 달 사우디에선 가정폭력신고센터가 생겼다. 문을 연 지 첫 3일 동안 걸려온 1890통의 전화 중 절반 가량(916통)이 신고전화였다. 물론 이 신고 전화가 모두 여성이나 아이들만이 신체적 학대의 대상은 아닐 것이다. 사우디에도 맞고 사는 남편이 있다. 전국인권협회에 따르면 2014년 가정폭력을 당한 남편에 대한 신고접수가 44건이었다. 가족상담치료사 나세르 알-라셰는 ‘행복한 가정을 위한 단체(Happy Home Organization)’가 마련한 세미나에서 남편은 부인들의 감정과 필요로 하는 것에 더 관심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 그는 “결혼은 인정(人情)과 자비를 기초로 한다”며 “남자와 여자는 차이를 극복하고 조화롭게 함께 살 수 있다. 화해는 서로의 심리적 문화적 기질을 바탕으로 한다”고 말했다. 윤나래 중동통신원 ekfzhawoddl@gmail.com
  • “어린 비명에 귀 막았는지…나라예산 27% 소리 없이 잘랐답니다”

    “어린 비명에 귀 막았는지…나라예산 27% 소리 없이 잘랐답니다”

    “Stop! 자녀는 당신의 소유물이 아닙니다.” 지난달부터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각 언론 매체에 내보내고 있는 아동학대방지 공익광고(작은 사진)의 카피다. 광고에선 어린 여자아이가 사각의 링 귀퉁이에 주저앉아 두 손으로 눈을 가린 채 두려움에 떨고 있는 모습이 나온다. 도를 넘어선 아동학대사건이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지는 요즘, 눈길을 잡아끄는 광고가 아닐 수 없다. 에두르지 않고 정곡을 찔러 보는 이를 불편하게 한다. 정부가 2차 아동학대방지 대책을 내놓고, 서울과 부산가정법원이 이혼하려는 부모에 대해 부모교육을 의무화하고 가해자에게 접근금지명령을 내려 사건 초기부터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아동학대방지에 묘책은 없다. 지름길도 없다. 기본과 원칙만 있다. 공익광고로 아동학대방지 캠페인 포문을 연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이제훈 회장을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무교동 집무실에서 만나 아동학대 문제를 풀어갈 방법 등에 대해 들어 봤다. →‘자녀는 당신의 소유물이 아닙니다’라는 광고 카피의 잔영이 오래갑니다. 메시지가 직설적인데, 반응은 어떻습니까. -우려했던 것과 달리 반응이 좋습니다. 공감을 많이 불러일으키고 있어요. 아동학대 문제는 자녀에 대한 부모들의 인식이 잘못된 데서 비롯합니다. 아이들을 존중받아야 할 인격체가 아닌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소유물로 잘못 생각해 왔습니다. 부모의 인식을 바꾸지 않고는 해결되기 어렵기 때문에 정공법을 택했죠. 일단 연말까지 공익광고캠페인을 지속적으로 펼칠 계획입니다. 광고비가 부담돼 지원해 주실 분들을 찾고 있습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서 아동학대방지 공익광고를 한 게 처음인가요. -그렇습니다. 아동학대 문제만 따로 떼 광고를 한 건 처음입니다. 그동안 재단에서는 빈곤가정 아이들을 돕는 데 치중해 왔는데, 얼마 전부터 아동이 행복한 환경을 만드는 사업 쪽으로 관심을 늘리고 있습니다. 재단의 주력 사업을 생존 지원에서 환경개선 쪽으로 재편할 계획입니다.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에 육박한 상황에서 최소한의 빈곤 문제는 정부가 해결해야 합니다. 우리는 사각지대를 찾아 돕는 식으로 역할 분담이 이뤄져야 합니다. →아동학대사건이 최근 들어 유난히 더 많이 발생하는 건가요, 아니면 예전부터 있어 왔는데 요즘 언론에 자주 보도돼 빈발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건가요. -둘 다입니다. 아동학대는 오래전부터 있어 온 문제인데, 이를 바라보는 시각과 전반적인 문화가 바뀌었습니다. 예전에는 아동학대라고 하면 부모가 자녀에게 손찌검을 하거나 욕을 하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런데 외부로 잘 드러나지 않았던 것은 할아버지, 할머니, 형제 등 가족공동체가 있어 부모와 자녀 간 갈등이 자체적으로 용해됐던 겁니다. 그런데 지금은 핵가족, 한부모 가정, 조손가정 등이 전체 가구의 50%에 이릅니다. 가족공동체 개념이 사라져 가족이 둥지 역할을 못 하고 있어요. 양육 부담이 큰 20~40대는 경제적으로 팍팍하고, 경제가 어려워지면 부모가 받는 스트레스는 더욱 크죠. 육아 노하우도 없고…. 아이를 키울 준비가 안 돼 있는 젊은 부모가 늘어나면서 더욱 노골적으로 아이를 학대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도를 넘어선 아동학대와 자녀 살해 후 자살하는 부모들이 늘어나면서 일부 시민단체들은 존속살인과 마찬가지로 비속살인의 경우에도 가중처벌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서 부모 될 준비가 안 돼 있다는 지적에 공감합니다. 부모는 준비 없이 될 수는 있지만, ‘참부모’는 저절로 된다고 보지 않습니다. -맞습니다. 가족공동체 해체가 지속되는 것이 모든 문제의 근원입니다. 가족 해체의 최대 피해자는 아이들입니다. 정부 대책은 가족공동체가 복구되도록 유인하는 데 방점이 찍혀야 한다. 예를 들어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사는 가구에 지원을 늘리고, 손자·손녀를 돌보는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아동수당을 지급하는 등의 실질적인 유인책이 필요합니다. 이는 아동학대문제를 해결하는 단초가 되는 동시에 노인 문제를 푸는 열쇠가 될 수 있어요. 사회·가족 관련 정책의 틀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할 때입니다. →지난달 43개 시민사회단체가 아동학대 근절을 위한 공동 성명을 발표하고 정부에 10개항을 제안했습니다. 최우선적으로 상설 컨트롤타워 구축을 주장했는데. -컨트롤타워는 아동학대 문제뿐 아니라 아동친화적 정책, 나아가 저출산 대책 차원에서 구축해야 합니다.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것은 아동친화적인 사회가 아니기 때문이죠. 따라서 아동학대방지 컨트롤타워가 아니라 아동이 행복한 세상을 위한 컨트롤타워를 대통령 직속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현재도 대통령 직속으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있지 않습니까.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조직을 확대 개편하고, 가족공동체 회복 차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지난해보다도 27%나 감소한 올해 아동학대 관련 국가 예산(185억원)을 늘리고 안정적으로 편성해야 합니다. 국가아동학대정보시스템의 구축과 법 집행자의 인식 개선, 지역사회의 협업 강화, 체벌·방임 전면 금지 등도 중요합니다. →지난주 정부가 발표한 추가 대책에 제안한 내용들이 어느 정도 반영됐던데, 특히 생애주기별 부모교육 실시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부모교육의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합니다. 저희 재단에서는 전국 14개 기관에서 자체 프로그램을 개발, 37명의 전문강사가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데 정부에서도 아동학대 대책으로 생애주기별 부모교육을 추진하기로 해 반갑습니다. 아동학대의 싹을 근절해 나가는 노력이 정책과 더불어 사회 각처에서 다양한 실천으로 나타나 주기를 바랍니다. 덧붙인다면 미국과 대만에서 제도화한 혼인준비교육을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만합니다. 자발적 참여에 한계가 있는 만큼 혼인신고를 할 때 부모교육 관련 영상을 필수적으로 보도록 하는 건 어떨까 싶어요. →굳이 ‘아이 한 명을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격언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부모교육 못지않게 지역사회의 관심과 협업이 중요합니다. 그런 맥락에서 ‘구룡포 마을’ 사례가 자주 거론되던데요. -포항의 ‘구룡포마을’ 사업은 재단이 2012년부터 가족과 이웃, 지역사회 등 3자가 힘을 모아 진행하고 있는 친아동적 환경 만들기 프로젝트입니다. 당시 구룡포는 열악한 교육환경과 범죄에 노출된 아이들, 성인들의 음주문화, 아동들의 문화체험기회 부족 등 많은 문제를 안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마을을 떠나려는 사람들만 많았습니다. 이래선 안 되겠다 싶어 재단의 포항종합사회복지관을 중심으로 학교장, 경찰서장, 읍면장, 소방서장, 지역 유지들이 아동복지위원회를 결성해 아동 관련 문제들을 협의하고 지원했습니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권리교육과 심층면담을 실시하고, 자치회활동과 문화체험활동을 늘렸어요. 초록우산 드림오케스트라도 결성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가족 대상으로는 권리교육과 부모교육을 실시하고 있고 지역사회는 성인모임과 함께 네트워크를 구축해 지역아동이슈들에 대처하고 있어요. 구룡포가 아마 전국에서 아동을 위한 행사가 가장 다양할 겁니다. 구룡포마을 사례를 다른 자치단체로 확산해 나갈 계획입니다. →배우 송중기와 같은 인기 연예인들을 홍보대사로 위촉하면 활동에 도움이 되지 않나요. -물론입니다. 현재 원로 배우 최불암씨가 31년째 후원회장으로 활동하고 있고, 고두심씨는 나눔대사로 후원하고 있습니다. 개그맨 이홍렬, 아나운서 김경란, 야구선수 추신수 등 여러 분이 도와주고 있습니다.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분들이 더 많이 아동 문제에 힘을 보태주면 좋겠는데…. 국방장관이 나서 도와줘도 잘 안 되더라구요. →공익광고를 한 이후 후원이 늘었나요. -재단 운영의 투명성과 신뢰성이 후원 규모를 좌우합니다. 경기가 좋지 않았지만 후원은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2015년 총수입이 1606억 4000만원인데 이 가운데 후원금이 1228억 5500만원으로 76.5%를 차지합니다. 작년에 후원자 수가 전년 대비 6만명 늘었고, 올 들어서도 3월 말까지 2만명 가까이 늘었습니다. 개인 후원자가 대부분입니다. 매달 2만~10만원으로 후원 규모는 다양해요. 후원은 돈이 많아야만 하는 게 아닙니다.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이 후원합니다. 3년 전 교통사고로 고인이 된 고아 출신 중국집 배달원 김우수씨는 월급 70만원에서 매달 10만원씩 후원을 했습니다. 아직은 우리 사회 곳곳에서 온기가 느껴집니다. 그래서 희망이 있죠. 아동이 행복한 사회는 어른이 행복한 사회이고 미래가 행복한 사회입니다. 아동학대가 근절돼야 하는 이유입니다. 김균미 기자 kmkim@seoul.co.kr ■이제훈은 누구 ▲1940년생 ▲중앙일보 편집국장, 발행인 대표이사 사장 ▲한국자원봉사포럼 회장(2004~2009) ▲경기도자원봉사센터 이사장(2007~2010)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대표이사 (2008~2010)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회장(2010.8~ ) ▲한국아동단체협의회 부회장(2010.8~ )
  • [메디컬 인사이드] 우울한 엄마, 그대로 두면 아기도 불행해요

    [메디컬 인사이드] 우울한 엄마, 그대로 두면 아기도 불행해요

    에스트로겐 수치 떨어져 발병 심하면 아기에게 극단적 행동 지난달 3일 대구에 사는 A(26·여)씨가 생후 5개월 된 아들을 3층 높이의 집에서 던져 숨지게 한 충격적인 사건이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아기가 울고 있다는 주민 신고로 119 구급대가 급히 병원으로 후송했지만 갓난아기는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습니다. 서울에 거주하는 B(27·여)씨는 한 살배기 아이를 학대하는 자신의 모습을 참다못해 최근 집 인근 병원을 찾았습니다. 그는 의사에게 “잠자는 모습이 너무 사랑스럽게 느껴지다가도 어느 순간 돌변해 그 조그만 아이에게 손찌검을 하고 있는 모습이 소름끼쳐 병원을 찾았다”고 말하곤 눈물을 쏟았습니다. 아이를 때리고 학대하는 자신의 모습에 환멸을 느꼈지만 어느새 행동은 습관처럼 반복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랑스러운 아기에게 극단적인 행동을 한 두 사람에게는 뚜렷한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중증의 ‘산후우울증’을 앓고 있었습니다. 자신의 행동을 제어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참혹한 사건을 접한 이들은 하나같이 비난을 퍼붓습니다. 엄마가 어떻게 갓난아기를 학대할 수 있을까. “기본적인 인성이 잘못됐다”고 돌팔매를 던집니다. 한편으로는 다른 일부 여성도 “나쁜 마음을 먹었던 경험이 있다”고 토로합니다. 왜 그들은 극단적인 선택을 멈추지 못했을까요. 27일 여성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산후우울증에 대해 전문가 조언을 구했습니다. ●年 4만~8만명 산모 산후우울증 경험 서호석 강남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거의 모든 산모가 산후우울감을 호소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대한의학회 자료에 따르면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산모의 85%가 산후우울감(베이비 블루)을 느낀다고 합니다. 우울감, 불안, 피로감, 식욕저하, 짜증·죄책감·무가치함 등 심리적 변화, 집중력 저하 등의 증상이 출산 후 대략 4주 전후로 나타납니다. 산후우울감은 질병이 아닙니다. 산후우울증과 분명히 구분해야 합니다. 여기서 기간이 중요합니다. 산후우울감은 3~5일째 증상이 가장 심해지지만 2주 정도면 저절로 사라집니다. ●출산 후 1년까지 이어지면 질병 의심 하지만 이 기간을 넘어 길게는 1년까지 이어지면 질병을 의심해야 합니다. 서 교수는 “산후우울감과 산후우울증의 차이는 감기와 폐렴으로 대비해 보면 딱 맞아떨어진다”며 “감기는 저절로 낫지만 폐렴은 방치하면 사망할 수 있지 않느냐”고 했습니다. 전체 산모의 10~20%는 산후우울증의 단계로 간다고 합니다. 지난해 출생아 수가 43만 8700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 해 약 4만~8만명의 산모가 산후우울증으로 고통받는다는 의미입니다. 우울감이나 우울증은 임신으로 인한 호르몬 불균형이 첫 번째 원인입니다. 여성 누구나 겪을 수 있고, 누가 경험할지 알 수 없습니다. 산모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어려움을 호소합니다. 신체의 변화 때문이지 결코 엄마의 잘못이 아닙니다. 서 교수는 “난소에서 정상적으로 생성되는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이 임신 후에는 태반에서도 생성되면서 수치가 몇백 배로 상승한다”며 “하지만 출산 직후 태반을 떼어내면서 호르몬 수치가 급격히 떨어지고 이것은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의 감소로 연결돼 우울증을 유발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선미 중앙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도 “에스트로겐은 세로토닌 시스템을 활성화해 항우울 작용을 하는데 출산 후 여성호르몬 변화가 우울증 발병에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습니다. ●남편, 산모와 대화하고 공감해 줘야 결혼, 임신, 출산은 인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여성에게는 큰 스트레스로 작용합니다. 그래서 출산 전후로 콩팥 부신피질에서 나오는 스트레스 대응 호르몬 ‘코티졸’의 분비량이 늘었다 줄어드는 급격한 변화도 경험합니다. 여기에 남편이나 시댁·친정과의 불화, 경제적 어려움, 생활환경의 변화 등이 겹치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집니다. 그래서 남편의 역할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합니다. 김 교수는 “산후우울증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가족, 그중에서도 남편이기 때문에 산모가 대화에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듣고 공감하고 격려해 줘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서 교수는 “직장 여성이 많이 늘었고 훌륭한 엄마, 훌륭한 아내만 꿈꾸는 그런 세상은 이제 아니지 않으냐”며 “그런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엄마가 되면 압박감이 클 것이기 때문에 남편이 먼저 나서서 육아에 도움을 주고 부인에게 애정을 쏟는 환경적 변화를 이끌어 줘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여성은 생리와 임신, 출산 등을 통해 끊임없이 호르몬 변화를 겪습니다. 스트레스에도 취약하기 때문에 우울증에 쉽게 노출됩니다. 60만명이 넘는 한 해 우울증 진료환자 가운데 70%가 여성입니다. 그렇지만 산후우울증으로 진료받는 환자는 많지 않습니다. 대략 실제 환자의 1% 정도만 치료를 받는다고 합니다. 산후우울증이 심해지면 피로감을 호소하며 아이를 방치하게 됩니다. 증세가 심해지면 아이를 ‘인생의 짐’이라고 여겨 나쁜 상상을 하는 상황에까지 이를 수 있습니다. ●정신병 단계 이르면 아기 해치기도 더 위험한 상황은 ‘산후정신병’ 단계입니다. 전체 산모의 0.1~0.2%는 아기를 해치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을 위험이 높은 단계로 갑니다. 아기를 해치지 않을까 하는 강박적 사고와 심하면 아기가 죽었거나 불구가 아닐까 하는 망상, 출산 자체를 부인하는 행동, 환각, 성도착 행동을 보입니다. 서 교수는 “무엇보다 스스로 모든 것을 감내하려는 행동이 문제”라며 “중압감에서 벗어나 주변에 ‘헬프미’를 외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이어 “산후우울증은 치료하지 않으면 30~50%의 환자에서 재발이 반복되는데 심한 경우에는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갈 때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며 “상당수 여성 우울증 환자가 출산 시기에 치료를 받지 못하고 방치돼 만성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습니다. 선진국들은 이런 점을 감안해 이미 오래전부터 대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미국 일부 주는 출산 시 산후우울증 검사를 의무화했고, 영국에서는 출산 후 1년간 우울증 치료비를 전액 지원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도 뒤늦게 지난달 산부인과와 소아과에서도 산후우울증 검사를 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했습니다. ●적절한 영양 섭취·햇볕 쬐기로 예방 치료에 대한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합니다. 방치해 산후정신병이 되면 오히려 입원을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초기에 치료하면 비교적 완치 가능성이 높습니다. 수유 기간만 피하면 됩니다. 김 교수는 “항우울제를 복용하고 3주 정도 지나면 눈에 띄게 증세가 호전돼 이르면 3개월 정도면 치료가 끝난다”며 “산후우울증은 비교적 치료가 잘 되는 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치료 과정에는 가족도 함께 참여하는 것이 좋습니다. 남편 등 가족의 지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면담에 동참하고 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어린 아기를 돌보다 보면 한동안 집 밖을 나서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적절한 영양 섭취와 휴식만큼 햇볕을 쬐는 행동이 우울증 발병을 억제하는 효과적인 예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서 교수는 “특히 오전에 햇볕을 쬐는 것이 도움이 많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교수는 “산모 또한 엄마이기 이전에 한 사람임을 기억하고 간단한 취미 생활과 시간을 갖는 것이 출산 후 급격한 변화에 대처하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며 “심각성을 고려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상담해 정확한 평가를 받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사진=pixabay
  • [영화 多樂房] 너는 착한 아이

    [영화 多樂房] 너는 착한 아이

    우는 아이에게는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을 안 준다는 협박이 먹히던 시절이 있었다. 산타 할아버지에게 선물을 받으려면 ‘착한 아이’가 돼야만 했고, 그 ‘착한 아이’의 기준은 정확히 어른들의 눈높이에 맞춰져 있던 시절이다. 실제로 우리 사회에서 아주 오랫동안 아이들은 부모의 소유나 사회의 부속품으로 여겨져 왔으며 자녀 교육은 가정사(家庭事)라는 인식하에 물리적, 정신적 폭력이 엿보여도 묵인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시대가 바뀌어서 아동 인권에 대한 관심이 많이 높아지기는 했지만 최근 사망으로 이어진 7살 원영군 폭행 사건은 아동 학대의 충격적인 현주소를 정확히 보여준다. 올해만 아동 학대로 인한 여덟 번째 사망 사건이다. 24일 개봉하는 ‘너는 착한 아이’는 학대받는 아이들을 중심으로 이들에 대한 가정과 학교, 나아가 한 마을의 책임을 묻는 작품이다. 재일교포 3세인 오미포 감독은 부모, 교사, 동네 주민들까지 각계각층의 인물들을 등장시킴으로써 의례적이고 진부할 수도 있었던 성격의 이야기를 입체적으로 조소(彫塑)해 냈다. 다양한 사건의 조합, 몇 개의 층위로 진행되는 서사의 양상을 보건대 그 세공에 품이 많이 들어갔음을 짐작할 수 있다. 초등학교 신임 교사 오카노는 자신의 학급에 의붓아버지에게 폭행당하는 아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지만 자신의 서툰 대응력과 제도의 허술함만을 느끼게 된다. 한편 미즈키는 젊고 아름다운 엄마지만 어린 시절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한 채 습관적으로 어린 딸 아야네에게 손찌검을 한다. 출장이 잦은 남편으로 인한 외로움, 이웃집 엄마들과의 비교도 미즈키와 아야네 모녀 사이의 긴장을 부추기는 요인들이다. 영화는 아동 학대라는 사회적 문제를 자극적으로 부각시켜 관객들의 분노를 조장하거나 불편하게 만들기보다 그 원인과 현상을 조금씩 들춰내면서 차분히 해결책을 모색한다. 피해자로서의 아이들뿐 아니라 가해자로서의 아이들, 대물림되는 폭력의 잔인함과 그에 대한 어른들의 입장까지도 반영된 다수의 시점이 무리 없이 어우러지며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서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차세대 일본 감독의 재능이 느껴진다. 꽤 넓게 난립해 있던 상황들을 소소한 일상의 위로로 척척 정리해 나가는 솜씨도 나쁘지 않다. 특히 그 위로의 매개가 하나같이 아이들이라는 점은 영화의 주제와 지향점을 정확히 짚어 준다. 학교 일로 잔뜩 지쳐 있던 오카노는 조카의 따뜻한 포옹 한 번에 피로를 잊게 되고, 미즈키 모녀는 유사한 경험이 있는 이웃집 엄마 오오미야에게서 큰 위안을 얻는다. 자폐아를 키우는 부모의 힘겨움, 전쟁에서 어린 동생을 잃었던 할머니의 아픔이 자녀와의 소통을 통해 상쇄되고 회복되는 훈훈한 풍경도 펼쳐진다. 이들 모두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은 곧 공동체에 대한 찬가로 발전해 뭉클한 감정선을 오랫동안 끌어 나간다. 흉흉한 소식들 가운데서도 어른과 어린이가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계속 꿈꾸게 만드는 작품이다. 전체 관람가. 윤성은 영화평론가
  • 영화처럼 가짜 신분증으로 검찰청 드나드는 게 가능할까

    영화처럼 가짜 신분증으로 검찰청 드나드는 게 가능할까

    영화 ‘검사외전’에서 꽃미남 사기꾼 한치원(강동원 분)은 빼어난 외모와 화려한 언변을 이용해 ‘검사’로 다시 태어난다. 가짜 신분증으로 검찰청을 제집처럼 드나들고 진짜 검사를 속이면서 살인죄를 뒤집어쓴 검사 변재욱(황정민 분)의 누명을 벗겨 주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푸른 죄수복을 걸쳐도 ‘간지’가 넘쳐 흐르는 배우 강동원이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 1000만명 가까운 관객이 극장가를 찾았다. 검사는 영화와 드라마에서 자주 등장하는 캐릭터다. 사건 현장에서 진실을 파헤치고 거대 권력에 맞서 싸우는 ‘정의의 사도’ 아니면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재벌 등과 야합하거나 성접대를 받는 등 ‘부정의 화신’으로 그려진다. 그러나 일선 검사들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다루는 검사 생활은 사실적인 부분도 있지만 현실과 다른 것들도 적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인기를 끌었던 영화 ‘검사외전’과 ‘내부자들’, 드라마 ‘리멤버’, ‘펀치’ 등에 등장하는 검사와 현실 속 검사의 ‘다른 꼴 닮은꼴’을 들여다본다. 영화 ‘검사외전’에서 한치원은 명문대 법대 동문회 자리에서 연수원 기수와 서울 강남의 명문고를 들먹이며 다른 진짜 검사들에게 접근한다. 하지만 일선 검사들은 이에 대해 “현실성이 떨어지는 대목”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서울 지역의 A검사는 “처음에는 이 사람이 후배 검사인지 아닌지 헷갈릴 수는 있어도 몇 마디만 나눠 보면 바로 알 수 있다”며 “미심쩍은 부분이 있을 경우 주변 검사에게 물어보면 바로 들통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수도권 지역의 B검사도 “법조인 인터넷 검색 앱에 이름을 쳐 넣으면 사진과 출신 학교, 연수원 기수, 현직 등이 바로 나온다”면서 “요즘 검사가 2000여명에 달하지만 고교 동문끼리는 서로 모르는 게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했다. #1. 위조한 검사 신분증으론 검찰청 출입 안 돼 한치원처럼 위조한 신분증으로 실제로 검찰청을 오갈 수 있을까. 답은 ‘NO’다. 서울 지역의 C검사는 “검찰청은 출입 통제 시스템에 미리 등록된 사람만 출입이 가능하다”며 “위조 신분증이 실제와 똑같아 보여도 시스템이 인식을 하지 못하면 다른 국가기관과 마찬가지로 함부로 드나들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한치원이 변재욱 검사 사건 재심의 증인 신청을 위해 부장검사의 사인을 위조하려고 연습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에 대해 수도권 지역의 D검사는 “증인은 검찰뿐 아니라 피고인 쪽도 법원에 신청할 수 있는 만큼 대표적인 허구”라고 말했다. #2. 독대 조사는 무효… 짜장면보다 구내식당 영화 ‘내부자들’에서는 열혈 검사 우장훈(조승우 분)이 현장에서 직접 조폭을 때려눕히는 장면이 등장한다. 검사가 주인공인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단골 장면’이다. 서울 지역의 E검사는 “검사 생활한 지 10년이 훌쩍 넘었지만 현장에 나간 건 딱 한 번인 데다 몸싸움할 일도 없었다”면서 “다들 사무실에서 서류 다발에 치여 사는 신세라 격투기는커녕 운동 실력도 형편없다”고 밝혔다. B검사도 “검사는 경찰의 수사 지휘를 할 뿐 현장에서 직접 수사를 하고 피의자를 검거하는 일은 드물다”고 말했다. ‘검사외전’뿐 아니라 많은 영화와 드라마에 어두컴컴한 조사실에서 검사가 피의자와 독대하는 장면이 종종 나온다. E검사는 “검찰 조사실은 실제로는 전혀 어둡지 않고 조사의 모든 과정이 영상녹화된다”며 “계장 등과 동석하지 않고 피의자와 단둘이 조사해 작성된 문서는 아예 효력이 발생하지 않으니 독대할 일 자체가 없다”고 말했다. 피의자에게 검사가 직접 손찌검을 하는 장면은 일선 검사들이 제일 억울해하는 대목이다. 서울 지역의 F검사는 “19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조사 도중 화가 나면 서류로 피의자 머리를 때리기도 했지만 2002년 피의자 사망 사건으로 홍경령 전 서울중앙지검 검사가 구속되면서 구타가 싹 사라졌다”며 “요즘에는 피의자 조사할 때 ‘이 사람이 내 말을 다 녹음할 수 있다’는 생각에 아무리 화가 나도 욕설도 자제한다”고 밝혔다. 영화와 드라마 속 검사들의 단골 메뉴는 짜장면이다. 실제로 끼니때면 검찰청 주변 중화음식점 종업원들이 오토바이를 탄 채 음식 배달을 하는 광경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C검사는 “나를 포함해 주변에서는 짜장면 등을 배달시켜 먹는 대신 가격도 더 저렴하고 편리한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편”이라면서 “대신 조사를 받으러 온 피의자에게는 짜장면이나 김치찌개 등 배달음식으로 끼니를 때우게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3. “최고위층 검사 상당한 권력 휘두를 수도” 그렇다고 검사가 등장하는 영화나 드라마가 ‘픽션’으로만 가득 찬 건 아니다. 대표적인 사례는 최고 권력자의 ‘하명’에 따라 검찰이 대거 수사에 나서는 장면 등이다. 검사를 하다 최근 변호사 개업을 한 G변호사는 “정권이 바뀌면 정권 수립의 공신에게 자리를 만들어 주기 위해 윗선에서 특정 공공기관 등에 대한 수사 지시가 종종 내려온다”며 “해당 기관장이 비리 등 특별한 문제가 없는 경우에는 회식비 유용 등 ‘관행’을 ‘비리’로 키워 터뜨리는 경우도 없지 않다”고 귀띔했다. 검사 출신의 H변호사도 “인사가 ‘생명’인 검사 입장에서는 아무리 ‘얘기’가 안 되는 사건이라도 윗선의 뜻을 거스르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면서 “검찰 수뇌부와 마찰을 일으킨 검사는 승진에서 물을 먹고 반대로 향후 재판에서 이기든 지든 (정권 입맛에 맞게) 무리하게 기소한 검사는 승승장구하는 걸 보고 누가 반기를 들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정당 공천을 좌지우지하는 등 검사가 ‘음지의 권력’을 행사하는 것 역시 ‘아예 없는 일’이라고 치부할 수 없다는 증언도 나온다. 또 다른 전직 검사는 “영화 등에서 종종 등장하는 ‘정치 검사’는 영화적 요소가 가미된 데다 일선 검사들과는 전혀 상관없는 일일 것”이라면서도 “재계나 언론계의 핵심 인사가 직간접적으로 정치권 등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처럼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의 최고위층 검사들은 상당한 권력을 휘두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이별 통보받자 데이트 폭력… 전치 5주 배상액 2480만원

    가해자 59% 형사처벌 전력…전과 정보조회 ‘클레어법’ 추진 직장 여성 A씨는 지난해 2월 친구들과 클럽에 갔다가 그곳에서 일하던 B씨와 사귀게 됐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 관계는 ‘악몽’으로 변했다. B씨는 A씨가 “바람을 피운다”며 걸핏하면 폭언과 손찌검을 일삼았다. 술에 취한 날이면 흉기을 들고 난동을 부리기도 했다. A씨는 부모님이 계신 고향으로 피신을 하기도 했다. A씨는 B씨에게 여러 차례 결별을 통보했는데, 그때마다 B씨는 “잘못했다”고 용서를 구하는 한편 “죽여 버리겠다”는 식의 협박도 일삼았다. 참다못한 A씨가 7월 결별을 통보하자 B씨는 A씨를 마구 때려 얼굴뼈 골절 등 전치 5주의 상처를 입혔다. A씨는 B씨를 고소하고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98단독 정우석 판사는 “B씨는 A씨에게 치료비 480여만원과 위자료 2000만원 등 248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6일 밝혔다. B씨는 이와 동시에 형사재판 1심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사회봉사 80시간 판결을 받았다. 경찰청은 이러한 연인 간 폭력(데이트 폭력) 집중 신고기간을 최근 한 달간 운영해 전국에서 신고 1279건을 접수, 가해자 868명을 입건하고 이 중 61명을 구속했다. 가해자의 연령대는 20∼30대가 58.3%, 40∼50대가 35.6%였다. 형사처벌 전력이 있는 사람이 58.9%로 5명 중 3명꼴이었다. 가해자의 11.9%는 전과 9범 이상이었다. 피해자는 대부분 여성(92%)이었으나 남성(4%)도 있었고 쌍방 폭행도 있었다. 피해 유형은 폭행·상해(61.9%)가 많았으며 감금·협박(17.4%), 성폭력(5.4%) 등 순이었다. 경찰은 데이트 상대방의 전과 정보를 조회할 수 있도록 하는 한국판 ‘클레어법’ 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클레어법은 2009년 클레어 우드라는 영국 여성이 인터넷 연애사이트에서 만난 남자친구에게 살해당한 이후 제정됐다. 이 남성은 과거 자신의 연인을 폭행하고 학대한 전과가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전국 경찰서에 상담 전문 여경 등을 배치해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할 것”이라며 “데이트 폭력이 강력범죄로 발전하지 않도록 사건 발생 초기 피해자나 주변인들의 적극적인 신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탈북자가 아닙니다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상) ‘조선족’보다 먼 이름, 탈북자

    [탈북자가 아닙니다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상) ‘조선족’보다 먼 이름, 탈북자

    국내에 정착한 탈북자 수가 3만명에 근접하고 있다. 목숨을 걸고 가족과 고향을 등진 그들. 하지만 대부분의 탈북자는 그토록 꿈꿨던 ‘남측에서의 행복한 삶’이 허상임을 오래지 않아 깨닫게 된다. 자신들을 이방인으로 보는 지독한 편견과 선입견에 좌절하고 만다. 탈북자들은 말한다. 평범한 대한민국 국민이 되고 싶다고. 그들이 놓여 있는 차가운 현실을 짚어 보고 개선을 위한 대안을 모색해 본다. “사람들이 내 남편에 대해 수군거리는 소리를 듣게 됐어요. 남자가 오죽 못났으면 탈북한 여자와 결혼을 했겠느냐는 거죠. 제가 차라리 베트남이나 필리핀 출신이었으면 남편이 이런 소리를 덜 들었을까요.” 2004년 탈북해 2009년 한국 남성과 결혼한 유선아(32·여·가명)씨는 “여섯 살 된 아이와 행복하게 살고 있지만 남들 앞에 나서는 것은 여전히 꺼려진다”며 “이사를 하면 탈북자라는 것을 알리지 않았는데도 옆집 사람들이 어떻게든 알아내 입방아를 찧어 댄다”고 말했다. 31일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입국한 전체 탈북자 2만 8795명 중 2만 292명이 여성이다. 10명 중 7명꼴이다. 1998년까지 12%에 불과했던 연간 탈북자 중 여성의 비율은 2002년 55%로 절반을 넘어섰고 지난해 처음으로 80%가 됐다. 남북하나재단 관계자는 “90년대 이후 식량 배급이 무의미해지면서 배고픔에 지친 여성들의 탈북이 급격히 늘고 있다”며 “특히 국경지대의 경우 남성은 체제 순응적인 데 반해 여성들은 가정경제를 책임지기 위해 중국에서 경제활동을 하다가 시장경제에 눈을 떠 탈출을 결심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여성 비중이 높다 보니 선입견이나 차별 등 탈북자들이 겪는 어려움의 상당 부분이 여성 문제에 집중돼 있다.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연애와 결혼이다. 남성들의 외면이 주된 이유다. 탈북여성이 남한 출신 남성과 결혼할 확률은 동남아 출신 여성보다 낮다는 얘기까지 돈다. 상당수 탈북여성이 ‘혼포자’(혼인포기자)가 되는 이유다. 탈북자 출신인 남영화 미래한반도여성협회 회장은 “탈북여성 중 일부는 극심한 가난에 시달리다가 결국 유흥업소나 성매매 업소로 빠지기도 한다”고 전했다. 2009년 탈북한 이연희(34·여·가명)씨는 북한 억양 때문에 지난해 남자친구와 헤어졌다. “남자친구가 ‘내 친구들과 만날 때 말하지 말고 앉아만 있으라’고 했어요. 이유를 물었더니 제가 북한 출신인 게 알려지면 망신당한다는 거예요. 같은 한국말을 쓰고 외모도 같은데 외계인 취급을 하는 거죠.” 탈북여성에 대한 차별적 인식은 음성적인 경로로 진행되는 국제결혼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한 중개업체 관계자는 “북한 출신 여성을 만나는 비용은 베트남이나 캄보디아 여성과 비슷한 1200만~1500만원 정도지만 북한 여성을 찾는 남성은 거의 없다”며 “탈북여성과 결혼하면 우리나라 정보 당국의 감시를 받거나 북한에 동조하는 것으로 비치는 것 아니냐고 물어보는 남성들도 있다”고 말했다. 업신여김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폭력’에 시달리는 경우도 적잖다. “때려도 말할 곳이 없을 거야. 신고하는 방법이나 알겠어”라고 생각하는 한국 남성이 꽤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2010년 탈북한 김애선(36·여·가명)씨는 “한국에서 처음 만난 남자를 생각하면 지금도 치가 떨린다”며 “하나원 교육을 받은 직후 사귀었는데 3개월 만에 손찌검을 하거나 강제로 스킨십을 했다”고 밝혔다. 이후 ‘기분 나쁘게 쳐다본다’, ‘청소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등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잦은 구타가 이뤄졌다. “경찰에 신고해 봤자 탈북자 말을 누가 믿겠느냐는 그 사람의 말 때문에 아무것도 못했고 다른 탈북자들의 도움을 받아 간신히 헤어졌어요.” 남북하나재단의 2014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아직은 탈북여성이 탈북남성과 결혼하는 경우가 45.2%로 가장 많다. 하지만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은 탈북자의 성비 불균형 때문에 이마저도 어려워지고 있다. 사정이 이러니 아예 결혼을 포기하는 탈북여성도 늘고 있다. 한국에 정착한 지 1년이 채 안 된 김예정(27·여·가명)씨는 “다른 언니들처럼 한국 남자에게 무시당하고 사느니 북한에 있는 가족들을 데려오기 위해 돈이나 벌려고 한다”며 “최근에는 탈북여성을 무시하는 한국 내 사정이 많이 알려져 들어올 때부터 결혼은 포기하는 사람도 많다”고 전했다. 남 회장은 “기존의 일반적인 여성상담센터들은 탈북자의 특수성에 대한 인식 등이 부족해 고통받는 탈북여성들을 위한 적당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다”며 “탈북여성이 2만명을 넘어선 현실을 감안해 정부 차원에서 전문 상담센터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초등생 아들 시신 훼손 父에게 ‘살인죄’ 적용

    7살 아들을 때려 숨지게 한 비정한 아버지에게 폭행치사가 아닌 살인죄가 적용됐다. 따라서 살인의 고의성을 부인하고 있는 피의자와 검찰의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부천 초등생 시신 훼손·유기 사건’을 수사한 경기 부천 원미경찰서는 22일 학대 피해자 최모(2012년 사망 당시 7세)군의 아버지(34)에게 살인죄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최씨는 살인 혐의 이외에 사체 손괴·유기 및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최씨에게 살인죄의 근거로 폭행의 강도·지속성·횟수, 가해자와 피해자의 신체 특징 등을 들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최씨는 아들이 5살로 어린이집에 다닐 당시인 2010년부터 손찌검을 하기 시작했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2012년부터는 폭행 강도가 더 세졌다. 결정적으로 사망에 이르게 한 그해 11월 7일 2시간에 걸친 폭행은 몸무게 16㎏의 7세 어린이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경찰은 판단했다. 최군은 지속적인 학대로 사망 당시 2살 아래 여동생(2012년 당시 18㎏)보다 몸무게가 덜 나가는 등 발육 상태도 정상이 아니었다. 이런 7살 아들을 90㎏의 건장한 체구의 아버지가 마구 때린 것이다. 따라서 경찰은 당시 최씨가 아들이 사망할 가능성에 대해 충분히 예상했고 사망해도 어쩔 수 없다는 인식도 있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최씨도 경찰에서 “권투 하듯이 세게 때렸는데 ‘이렇게 때리다가는 (아들이) 죽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경찰의 판단에 어느 정도 부합하는 진술을 했다. 그러나 “살해할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하며 살인 혐의는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형법상 살인죄로 기소돼 유죄가 인정되면 사형·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을, 폭행치사죄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따라서 법조계에서는 최씨가 최종적으로 검찰 수사 후 살인죄로 기소되면 법원에서 충분히 혐의를 인정받을 것이라는 의견과 사망 전 폭행이 죽음에 이르게 한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드러나지 않아 살인죄 인정이 힘들 것이라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한편 검찰은 ‘부천 초등생 시신 훼손·유기사건’에 검사 5명을 투입해 보강 수사를 벌이고, 앞으로는 가정폭력이나 아동학대 사망사건이 발생하면 원칙적으로 검사가 직접 현장에 나가 검시하기로 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아이들이 재판한 ‘폭력아빠 살해사건’

    아이들이 재판한 ‘폭력아빠 살해사건’

    어머니를 습관적으로 폭행한 아버지를 고등학생 아들이 흉기로 살해해 재판에 넘겨졌다. 이 아들의 재판을 실제 가정폭력 피해 경험이 있는 또래 학생들이 맡게 된다면 어떤 결정을 내릴까. 28일 오전 서울 강서구 강서문화원 대강당. 법정을 옮겨 놓은 듯한 이곳에서 대안학교인 성지·중고교의 모의 형사재판이 열렸다. “존속살인죄는 일반살인죄보다 더욱 무겁게 처벌받습니다. 피고 이기훈(17)의 정당방위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아버지를 살해한 피고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합니다.” 검사의 구형에 법정에는 탄식이 흘렀다. 이날 주제는 ‘가정폭력’. 성지중·고교 연극부 14명이 직접 기획하고 대본도 작성했다. 이 연극 출연자 중에는 실제 가정폭력 피해 학생이 포함돼 있어 분위기가 한층 더 진지했다. 고등학교 3학년 이기훈군이 여러 해 동안 어머니를 손찌검해 온 아버지를 깨진 유리병으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법정에 섰다. 상습적인 가정폭력을 참지 못하고 부친을 살해한 행위를 정당방위로 볼 수 있을지가 쟁점이었다. 판사를 비롯해 검사, 변호사, 증인까지 모두 학생들이 연기자로 나선 가운데 김정열 강서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 등 외부 인사들이 5명의 배심원을 맡았다. 검사는 어머니가 폭력을 당하고 있었기 때문에 피고인의 정당방위를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변호사 측은 “사건 당시 아버지로부터 직접적 폭력은 없었지만 오랜 시간 폭행을 당해 왔다”며 “특히 어머니가 폭행당하는 모습을 보는 것 자체가 이군에게는 정신적인 폭행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당방위임을 강조한 것이다. 이군은 최후진술에서 “법정에 서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지만 아버지에게 폭행당하는 것보다 차라리 지금이 더 낫다”고 말했다. 5명의 배심원단은 유죄 4명, 무죄 1명으로 존속살인죄를 인정했다. 재판장 역할을 맡은 김명훈(17)군은 이군에게 징역 3년과 사회봉사 150시간을 선고했다. 재판장은 “성차별적이고 가부장적인 우리나라 사회구조상 가정폭력은 단순 폭행 문제가 아니라 심각한 사회적 범죄”라면서 “피고인 목숨이 직접 위협당한 상황은 아니었기에 정당방위는 인정하지 않지만 어머니에 대한 효심을 참작했다”고 판시했다. 모의법정에 참여한 학생들은 재판장의 판단에 대체로 동의했다. 김군은 “피고인이 아버지를 살해하긴 했지만 이 학생도 피해자인 건 마찬가지인 것 같다”고 말했다. 가정폭력으로 중3 때 서울로 전학 와 무대에 선 학생은 “가정폭력의 상처와 맞서고 싶어 이 연극에 참여했다”며 “연습하면서 아픈 경험이 떠올라 힘들었지만 이겨내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씨줄날줄] 거울에 비친 손/주병철 논설위원

    세상에 손만 한 재주를 가진 게 또 있을까 싶다. 직립 동물인 인간에게 손은 짐승의 앞발이나 같다. 한가로운 이 앞발을 그냥 놀려 둘 수 없기에 사람은 이걸로 별 장난을 다 치기 시작한다. 손재주, 손장난, 손찌검, 손놀림, 손기술 등등. 손은 만능이다. 발과 비교하면 두드러진다. 재주가 둔한 것을 발바닥이라고 하는데 손은 사람 그 자체로 비유된다. 사람이 부족할 때도 손이 모자란다고 한다. 어떤 일에 능한 사람을 우리는 선수(選手)라고 한다. 뽑힌 손이란 의미다. 무슨 일이든 내 마음대로 될 때 내 손에 있다고 하고 어떤 일과 관계를 끊을 때도 우리는 손을 뗀다고 한다. 일 처리에 재주가 탁월하면 수완(手腕)이 있다고 한다. 우리를 도와주는 사람을 조인(助人)이라고 하지 않고 조수(助手)라고 부른다. 안병욱 시인의 행복의 미학에 묘사된 손이다. 눈을 감고 있을 때 감정을 표현해 주는 것도 손이다.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든지, 두 손을 마주 잡고 있다든지, 두 손을 사뿐히 한데 모아 합장을 할 때 이는 모두 손이 감정 표현을 대신해 주는 것이다. 손은 오히려 입보다 그 사람의 초조한 마음과 뒤틀린 심사를 드러내는 데 효과적일 때가 많다고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탐욕스러운 손은 항상 무엇을 가지려고 움켜잡지만 찾는 자의 손은 늘 열려 있다. 손은 사랑과 폭력의 두 얼굴을 가졌다. 사랑하는 연인끼리 서로 어루만지거나 친구의 손을 잡고 인사하는 손은 한없이 부드럽고 따뜻하다. 할머니가 손자의 아픈 배를 만져 주고, 엄마가 갓난 애의 배를 보듬어 주는 약손이야 말해서 무엇하리. 갱 영화에서 사람을 죽이는 악당들의 손을 보면 무시무시한 공포감과 동물적인 비정감을 준다. 영국의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가 국부론에서 시장의 질서를 궁극적으로는 자연스레 조화를 이루게 한 데는 ‘보이지 않는 손’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무소불위의 손도 천적이 있는 모양이다. 감쪽같이 지갑을 빼내는 손기술을 자랑하는 전문 소매치기범이 거울에 반사된 자신의 손이 범행 현장의 폐쇄회로(CC)TV에 찍히는 바람에 덜미를 잡혔다. 손님용으로 설치된 가게 안 거울 속에 피해 여성의 큼직한 가방에서 번개처럼 지갑을 꺼내는 ‘검은손’의 움직임이 CCTV에 포착돼 경찰이 범인을 잡았다는 것이다. 얼마 전에는 국내 워터파크 여자 탈의실에서 ‘몰카’ 동영상이 유포된 가운데 해당 영상 속에 영상을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용의자가 함께 찍혀 있는 것으로 알려져 경찰이 수사 중이다. 동영상에 찍힌 여성 중 휴대전화를 들고 있는 상태로 거울을 바라보고 있는 여성이 용의자로 지목됐다니 거울이 단서가 된 셈이다. 성경은 ‘왼손이 하는 걸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고 했다. 이롭고 착한 일들은 내세우지 말라는 뜻일 게다. 하지만 못된 손은 이제 거울 앞에 꼼짝 못할 것 같다.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 여학생이 수업중 야단치는 선생님 급소를 발로…

    여학생이 수업중 야단치는 선생님 급소를 발로…

    러시아에서 한 여학생이 수업중 선생님의 급소를 발로 걷어차는 영상이 유튜브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012년 게재된 영상의 배경은 러시아의 한 초등학교 교실의 영어수업 시간. 40대로 추정되는 남성 교사가 여학생 한 명을 앞으로 불러내 야단을 친다. 수업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자 혼을 내주는 광경이다. 교사는 처음에는 아이에게 말로 타이르듯 야단을 친다. 하지만 야단을 맞는 아이의 반응이 신통치 않아 화가 났는지 급기야 손으로 꿀밤을 주듯 아이에 손찌검을 한다. 이때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진다. 10세 정도로 추정되는 이 여학생은 있는 힘껏 오른쪽 다리를 뻗어 선생님의 급소를 올려찬다. 급습을 당한 교사는 급소를 정통으로 맞았는지 고통스런 표정으로 몸을 굽힌다. 아이는 잽싸게 교실 밖으로 달아나고, 교실에 있던 아이들은 웃음을 참지 못한다. 사진, 영상= 유튜브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주한미군, 모텔 투숙 거절당하자 주인 부부 폭행

    모텔 투숙을 거부당하자 모텔 주인 부부를 때려 고막을 파열시킨 주한미군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지난 6일 오후 11시 45분쯤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한 모텔에서 자신과 일행의 투숙을 막은 주인 부부를 때린 혐의(상해)로 주한미군 병장 D(31·여)씨를 조사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D씨는 당시 다른 미국인 남성 2명, 여성 1명과 함께 이 모텔을 찾아 방 하나를 빌렸다. 그러나 이들이 한꺼번에 방으로 올라가려는 것을 보고 주인 남편 양모씨가 “여럿이 혼숙하는 것은 안 된다”며 돈을 돌려주고 투숙을 거부하자 주먹과 발로 마구 폭행하고 뒤이어 이를 말리려던 부인 이모씨에게도 손찌검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D씨의 폭행으로 이씨는 고막이 파열돼 전치 4주 진단을 받았으며, 양씨는 요추 염좌로 3주 진단을 받았다. D씨는 양씨가 경찰에 신고하려 하자 전화선을 뽑기까지 했다. 경찰은 신고를 받고 출동해 D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해 조사하고 주한미군 헌병대에 인계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등 범죄 현장 증거를 확보했으나, D씨는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D씨는 한·미행정협정(SOFA)에 따라 미 헌병대에 머물다 한국 경찰이 소환을 요청할 경우 출석해 조사를 받는다. 경찰은 지난 15일 D씨에 대한 2차 조사를 마쳤고 추가 조사 뒤 한국 검찰에 불구속 의견으로 송치할 예정이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자식 낳고 9년 동안 동거하고도 “난 명문대 출신인데 어떻게 너랑…”

    자식을 낳고 9년간 동거하면서도 학벌과 집안 차이 등을 이유로 혼인신고를 기피해 온 남성에게 법원이 재산 분할과 위자료 지급 판결을 내렸다. 서울가정법원은 여성 A씨가 동거남 B씨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B씨는 A씨에게 위자료 2000만원과 재산 분할로 3억 5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20일 밝혔다. 또 과거 양육비 1500만원에 더해 앞으로도 매월 100만원씩을 A씨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카페를 운영하던 A씨는 2002년 거의 매일 가게에 찾아오는 유부남 B씨와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이듬해 3월부터 본격적으로 사귀며 임신까지 했다. B씨는 기존 아내와 협의이혼을 한 뒤 아이가 태어날 무렵 A씨와 동거에 들어갔다. 그러나 동거 직후 B씨의 태도가 달라졌다. 산후 우울증으로 힘들어 하던 A씨가 아이를 데리고 나가 친구들과 저녁을 먹고 인근 주점에 들른 것을 보고는 뺨을 때리고 미성년자를 술집에 데려갔다며 경찰에 신고하기도 했다. B씨는 룸살롱 등에 자주 드나들며 A씨 앞에서도 스스럼없이 유흥업소 여성들과 통화하기도 했다. A씨가 자제해 달라고 하자 손찌검을 하고 “하녀 노릇 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으로 생각하라”며 폭언을 하기도 했다. 아버지의 폭행을 보다 못한 아이의 신고로 경찰에 연행된 적도 있었다. B씨는 아이가 열 살이 되도록 혼인신고도 하지 않았다. A씨의 학벌, 집안, 경제력 등을 트집 잡으며 차일피일 미뤘기 때문이다. B씨는 명문대 출신이었지만 시간강사 등으로 3년가량 일했던 것 외에는 특별한 직업이 없을 때가 많았다. 부모에게 매월 300만원 정도를 받으면서도 신용카드로 쓰는 생활비 정도만 A씨에게 줬다. 2013년 4월부터는 이마저도 끊었다. 참다 못한 A씨는 3개월 뒤 아이를 데리고 집을 나온 뒤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사실혼 관계가 깨진 책임이 B씨에게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B씨는 A씨를 존중하지 않은 채 인격적으로 무시하고 가부장적인 태도로 자신의 뜻대로만 통제하려 했으며 지나친 음주 및 유흥업소 출입으로 부부 관계를 손상시키고 갈등을 폭력적으로 해결하려 했다”고 판시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자다 깨어보니 남편이 언니와 한방에서…충격

    자다 깨어보니 남편이 언니와 한방에서…충격

    예전에 신문이나 잡지를 통해 인생상담, 고민상담이 많이 이뤄졌던 것 기억나실 겁니다. 선데이서울도 전문가 상담코너들을 여럿 운용했습니다. 그 중 대표적인 게 1972년부터 연재했던 ‘人生극장: 법률상담’ 코너였습니다. 선데이서울에 전달됐던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인생 고민과 법률가의 해법을 소개합니다. 40여년 전에 제시됐던 전문가 조언들은 현재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비교해 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 될 것입니다. 네번째 이야기는 한집에서 정성껏 돌봐준 언니가 자신의 남편을 꼬드겨 불륜의 정을 통하면서 졸지에 이혼을 당하고 만 20대 여성의 안타까운 사연입니다. ▒▒▒▒▒▒▒▒▒▒▒▒▒▒▒▒▒▒▒▒▒▒▒ [선데이서울로 보는 그때 그 시절] 56. <人生극장 법률상담 (4)> 제부가 형부 되니 자매가 대판 싸움…남편의 까닭 없는 손찌검이 늘어나더니 (선데이서울 1972년 10월 15일) 아내를 극진히 위해 주던 남편이 이렇다 할 이유도 없이 손찌검을 하기 시작했다. 횡포는 점점 심해졌고 아내는 끝내 이혼서류에 도장을 안 찍을 수 없었다. 그런데 헤어진 남편집에 들락거리는 여인이 있었는데…. 뒤를 밟아 급습했더니 언니가 옷장 속에서 나오는 것 아닌가. 한집서 살 때도 의문 많아…이혼하고 나니 함께 살아 “에이 더러운 것.”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부들부들 떨고 있던 25세가량의 예쁘장한 여인이 자기보다 서너 살 더 먹어 보이는 여인에게 욕을 하더니 따귀를 갈겼다. 욕과 함께 따귀를 얻어맞은 여인은 아무런 대꾸도 못했고 옆에 있던 20세가량의 소녀는 발만 동동 구르며 어쩔 줄 몰라 했다. 5일 낮 서울 명동 A양장점 안에서 일어난 일이다. 이들은 김미영(30·가명), 희영(27·가명), 숙영(19·가명) 등 3자매. 모두가 미녀 타입. 사연은 이 양장점의 단골인 큰언니 미영이 동생 희영의 전 남편인 이건호(45·가명)씨를 빼앗아 살게 되자 동생이 막내 숙영과 함께 큰 언니를 잡으러(?) 다니다 양장점에서 마주쳤던 것. 양장점 안에서 “가자”, “못가겠다”며 한동안 승강이를 벌이다 큰언니는 하이힐의 뒷굽이 달아난 채 동생들로부터 협조를 부탁받았던 노점상의 힘을 빌어 택시에 억지로 실려 동생집으로 납치(?)되어 갔다. “개보다 못한 것, 그래 네가 언니냐?” “네가 이혼을 했으니까 그랬지.” 흥분한 동생에 비해 검까지 씹으며 오히려 태연한 건 언니 쪽이더라는 게 택시에 동승했던 노점상의 말. “차 안에서 싸우지 말라”는 운전사의 주의를 받으며 집까지 온 두 아우는 언니를 달아나지 못하게 한 뒤 친정인 전북 전주로 부모님들에게 “속히 올라오시라”고 전화를 걸었다. 언니는 처녀 때부터 말썽…지난해엔 시집서 쫓겨나 “그런 여자는 머리를 빡빡 깎고 얼굴에 못쓰게 만들어야 해.”, “그럴 필요도 없지. 그냥 죽여버려야지.”, “얘 더럽다. 말도 하지 마. 애 퉤퉤.” 싸움의 현장을 목격했던 양장점 아가씨들은 같은 여성으로서 분해서 못 견디겠다고 흥분했다. “언니가 지난 봄 집에 오기 전까지 저는 누구못지 않게 행복했습니다. 시집에서 쫓겨나 방황하는 게 불쌍해서 집에 오라고 한 뒤 보약까지 사줘가며 지극정성으로 언니를 대접했는데….” 결과는 남편을 언니에게 빼앗기고 자기는 이혼 당하는 꼴이 되고 말았다는 것. 희영씨가 남편 이씨와 결혼한 건 4년 전인 23세 때. 전주에서 아버지가 사업을 하는 중류 이상의 가정에서 7남매(아들 2, 딸 5) 중 둘째로 태어난 희영씨는 “타고난 팔자가 나이 든 신랑에게 시집가야 행복하다”는 점장이들의 충고에 따라 그때 이미 41세였던 이씨와 결혼을 했다는 것. 점장이들 말대로 그녀는 남편으로부터 끔찍이도 사랑을 받으며 지냈다. N맨션아파트에서 살면서 모든 걸 최고급으로만 해주는 남편이었다. 지난 봄 첫 아기로 사내를 낳자 남편의 사랑은 더욱 뜨거웠다. 남편 이씨는 함경도 출신으로 6·25 때 월남, 미군부대에 근무하여 꽤 많은 돈을 벌었다. 그러나 첫번째 결혼한 아내가 바람이 나서 자기 명의로 된 재산을 몽땅 처분하고 불륜남성과 달아나 버렸던 것. 그러니까 희영씨와는 재혼을 한 셈이었다. 언니 미영씨는 동생과 달리 처녀 때부터 집에서 내놓은 자식이라고 했을 정도로 바람둥이였다. 결혼 뒤에도 계속 말썽을 부려 지난해 남편으로부터 쫓겨났다는 게 동생들이 양장점에 와서 하소연한 이야기. “남편과 언니가 늦게까지 함께 텔레비전을 보고 있어도 예사로 여겼지요. 지금 와서 생각하면 의문되는 점이 많아요. 아기를 안고 곤하게 자다 아기가 울어 깨어보면 옆에 있던 남편이 없을 때가 잦았어요. 그래도 ‘화장실 갔겠지’하고 그냥 잠들어 버리곤 했었죠. 또 어떤 때는 남편이 새벽 같이 목욕탕에서 나온 적도 있었고.” 뿐만 아니라 언니가 온 뒤 얼마 지나서부터 그때까지 없었던 남편의 손찌검이 시작되었다는 것. 손찌검이 갈수록 심해지더니 드디어 지난 여름에는 이혼을 하자고 강요하더라는 것. 매일 싸움질이 계속되자 언니는 들락날락했다. 수상쩍어 급습했을 땐 옷장에 숨어 있어 그때 언니의 몸가짐은 엉망진창. 자기 남편 앞에서 속옷 차림으로 두 다리를 쩍 벌린 채 앉아 있지를 않나, 하여간 자신이 부끄러워 몇 번인가 언니에게 충고를 해 주었을 정도였다는 것. 계속되는 남편의 이혼 강요를 싫다고 했더니 손찌검 정도가 아니라 두들겨 패기까지. 견디다 못해 지난 8월 친정에 알리지도 않고 위자료 100만원만 받고 이혼장에 도장을 찍어준 뒤 아기를 데리고 나와버렸다는 것. 물론 아기 양육비도 일체 자신이 책임지기로 했다. 집을 나와 아파트 근처에 셋방을 얻어 살면서 보니 헤어진 남편의 아파트에 하필이면 언니가 들락날락하는 것 아닌가. 아무래도 수상쩍었다. 그래서 4일 시누이(법적으로는 남이지만)들과 함께 밤중에 아파트를 급습했다. 문을 열어 주지 않아 부수다시피 하고 들어가 보니 옷은 있는데 언니는 보이지 않았다. 다락을 찾아보고 옷장을 열어봤더니 그래도 양심은 있던지 옷장 속에 쭈그리고 숨어 있더라는 것. 그러나 법적으로 남이 된 자신, 어쩔 수 없이 돌아나온 뒤 5일 명동으로 언니를 찾아 나섰다. 이들은 언니가 C양장점 단골이라 이날 양장점에 찾아와 이상과 같은 호소를 하고 협조해 주기를 부탁했던 것. 양장점 아가씨들은 모두가 자신의 일같이 분해하면서 언니라는 여자가 잘 다니는 또 다른 단골 A양장점을 함께 찾아갔다가 마침 그곳에 있던 언니를 만났던 것. 6일 집으로 찾아간 기자에게 막내 숙영 양은 “어제 부모들이 상경해서 모두 해결됐다. 아무것도 아니니 이야기할 필요 없다”며 취재를 거부했다. ▒▒▒▒▒▒▒▒▒▒▒▒▒▒▒▒▒▒▒▒▒▒▒ [이런 경우는] 도덕적으로뿐만 아니라 법률적으로도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민법 809조 및 815조에 규정된 바에 따르면 처제(처형)와의 혼인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설령 처와 사별을 했거나 이혼을 했을 때에도 적용됩니다. 같은 이유에서 형수(제수)와도 결혼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관계 서류가 접수되었을 때 그 혼인은 유효합니다. 이때 관계 당사자는 이를 이유로 혼인무효 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정범석 건국대 시민법률상담소장> 정리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신문은 1960~70년대 ‘선데이서울’에 실렸던 다양한 기사들을 새로운 형태로 묶고 가공해 연재합니다. 일부는 원문 그대로, 일부는 원문을 가공해 게재합니다. ‘베이비붐’ 세대들이 어린이·청소년기를 보내던 시절, 당시의 우리 사회 모습을 현재와 비교해 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 될 것입니다. 원문의 표현과 문체를 살리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일부는 오늘날에 맞게 수정합니다. 서울신문이 발간했던 ‘선데이서울’은 1968년 창간돼 1991년 종간되기까지 23년 동안 시대를 대표했던 대중오락 주간지입니다. <편집자註>
  • [단독] 경찰 형님 만난 문제아 희망 심고 책임감 ‘쑥쑥’

    [단독] 경찰 형님 만난 문제아 희망 심고 책임감 ‘쑥쑥’

    “경찰관님이 ‘네가 가족의 기둥’이라는 말을 자주 하셨어요. 알고는 있었지만, 막상 들으니까 더욱 와 닿더라고요. 전에 없던 책임감이 생겼습니다.” 9일 서울 관악구의 한 빌라. 박성훈(19·가명)군은 관악경찰서 학교전담경찰관(SPO) 이백형(39) 경위와 눈이 마주치자 쑥스러운 듯 웃었다. 이 경위는 박군을 대견하다는 듯 바라봤다. 둘이 처음 만난 건 지난해 2월, 관악서 여성청소년계에서다. 박군은 어머니를 폭행한 혐의로 체포된 피의자 신분이었고, 당시 당직자가 이 경위였다. “눈에 살기가 가득한 소년이 한 명 들어왔어요. ‘대책 없겠구나’ 싶었죠.” 이 경위는 씩씩대는 박군을 앉혀 놓고 대화를 시도했다. 박군은 알코올 중독 증세가 있는 어머니와 새 아버지, 아버지가 다른 동생들 틈에서 자랐다. 운동에 두각을 나타내 중학교 3학년 때 유도에 입문했지만, 학교 폭력에 시달려 곧 그만뒀다. 고교 입학 후에는 얼마 버티지 못하고 자퇴했다. 학교를 떠난 박군은 가출한 친구들과 어울리며 거칠어졌다. 어머니에게 버럭 화를 내고, 손찌검도 서슴지 않았다. “늘 술에 취해 있던 엄마가 미웠어요.” 박군은 고개를 떨궜다. 사연을 들은 이 경위는 ‘안타깝다’는 생각부터 들었다. “원래 착한 아이인데, 관심을 못 받아 생긴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경위는 박군에게 수시로 안부를 묻는 한편, 집으로 초대해 자기 아이들과 어울리게 했다. 올 2월부터는 관악서에서 시행하는 ‘두드림 펀드’(Do Dream Fund)에도 참여시켰다. 두드림 펀드는 학교전담경찰관이 비행 청소년들의 멘토가 되어 5주간 주말마다 만나 상담, 봉사활동, 진로 체험, 캠핑 등을 함께하는 프로그램이다. 범죄 청소년의 재범을 막고자 시작됐다. 지난해 3월부터 75명의 청소년이 거쳐 갔다. 이 경위는 박군을 관악구에 있는 한 통신설비업체에 소개해 면접을 보게 했다. 박군은 이곳에서 1주일간 업무를 체험했다. 알코올 중독 증세가 있는 어머니(54)는 관악구 알콜중독센터에서 치료를 받게 했다. 이 경위의 지속적인 관심이 마음을 흔든 것일까. 시나브로 박군은 달라졌다. 검정고시 준비를 위해 대안학교에도 입학했다. “진로 체험을 해보니까 사회생활을 하려면 고교 졸업장은 필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는 12일 고졸 검정고시를 앞둔 박군은 ‘열공’ 중이다. 오랜만에 이 경위를 만난 박군 어머니는 손을 꼭 붙잡으며 부탁했다. “성훈이가 너무 좋아졌어요. 군대 갈 때까지, 취업할 때까지 우리 아들 손 놓으시면 안 돼요.” 이 경위가 박군에게 한마디했다. “이젠 형이라 불러라.” “네.” 박군은 싫지 않은 듯 싱긋 웃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서세원 누나, 전 매니저 발언까지..누구 말이 맞나?

    서세원 누나, 전 매니저 발언까지..누구 말이 맞나?

    방송인 서세원 서정희가 폭행논란에 대해 팽팽한 대립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서세원 누나와 서세원의 전 매니저가 입장을 밝혔다. 지난 24일 오후 방송된 MBC ‘리얼스토리 눈’에서는 지난 5월 일어난 폭행 사건 이후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는 서세원, 서정희 부부의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에서 서세원의 전 매니저와 서세원의 누나는 32년간 포로 생활을 했다는 서정희의 주장을 전면 반박했다. 서세원 누나는 “부부가 다 싸움을 하는 거다. 서정희가 이러고저러고 그런 말 하면 안 된다”며 “때리지도 않았는데 때렸다고 하고 그러니까. 평생 우리 동생이 손찌검하는 사람 아니다”고 서세원을 옹호했다. 또한 서세원의 전 매니저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서정희는 하루에 두 번씩 사우나를 가는 사람이다. (폭행을 당했다면) 거기서 맨몸으로 만나는 사람들이 느끼지 않았겠냐?”며 반문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서세원 누나, “부부싸움 누구나 한다” 서정희 사우나 자주 다닌다? 매니저 발언보니

    서세원 누나, “부부싸움 누구나 한다” 서정희 사우나 자주 다닌다? 매니저 발언보니

    서세원 누나, 서세원 감싸기? “동생 손찌검할 사람 아냐” 발언보니 ‘서세원 누나’ 방송인 서세원 서정희 부부가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서세원 누나의 발언에 네티즌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4일 방송된 MBC ‘리얼스토리 눈’에서는 32년 결혼 생활을 끝으로 파경을 맞은 서세원 서정희 부부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는 서세원의 누나가 출연해 서세원과 서정희 폭행 소송에 입장을 전했다. 서세원의 누나는 세원의 폭행 논란에 대해 “부부가 다 싸움 하는 거다”라며 “때리지도 않았는데 때렸다고 하니까.. 평생 우리 동생이 손찌검하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서정희의 주장을 강하게 부인했다. 또한 이날 서세원의 매니저 역시 “미국 시민권자인 장모가 함께 오래 살았다. 만일 폭행이 있었다면 그동안 장모가 가만 있었겠나”라며 “서정희씨가 사우나를 자주 다니는데 폭행으로 상처가 있었다면 가능했겠나”라며 서세원이 폭행혐의를 부인했다. 한편 지난 12일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는 상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서세원에 대한 4차 공판이 진행됐다. 이날 서정희는 증인으로 참석했다. 당시 서정희는 폭행을 당하는 순간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고 주장했다. 이에 서세원은 증거 CCTV 영상의 속도가 조작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서정희는 증언을 통해 “32년간 포로나 다름없이 지냈다. 19살 때 남편을 만나 성폭행에 가까운 일을 당한 후 2개월 만에 결혼했다”고 밝혀 충격을 안겼다. 사진=MBC 리얼스토리 눈 방송캡처(서세원 누나)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서세원 누나, “부부싸움 누구나 해” 서정희 사우나 즐겼다? 서세원 前매니저 인터뷰 충격

    서세원 누나, “부부싸움 누구나 해” 서정희 사우나 즐겼다? 서세원 前매니저 인터뷰 충격

    서세원 누나, “부부싸움은 다한다” 서정희 사우나 즐겼다? 서세원 前매니저 발언보니 ’서세원 누나’ 방송인 서세원 서정희가 폭행논란에 대해 팽팽한 대립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서세원 누나와 서세원의 전 매니저가 입장을 밝혔다. 지난 24일 오후 방송된 MBC ‘리얼스토리 눈’에서는 지난 5월 일어난 폭행 사건 이후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는 서세원, 서정희 부부의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에서 서세원의 전 매니저와 서세원의 누나는 32년간 포로 생활을 했다는 서정희의 주장을 전면 반박했다. 서세원 누나는 “부부가 다 싸움을 하는 거다. 서정희가 이러고저러고 그런 말 하면 안 된다”며 “때리지도 않았는데 때렸다고 하고 그러니까. 평생 우리 동생이 손찌검하는 사람 아니다”고 서세원을 옹호했다. 또한 서세원의 전 매니저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서정희는 하루에 두 번씩 사우나를 가는 사람이다. (폭행을 당했다면) 거기서 맨몸으로 만나는 사람들이 느끼지 않았겠냐?”며 반문했다. 이어 “서정희의 어머니가 1년에 2개월을 빼고는 부부와 함께 살았다. 딸이 폭행을 당했다고 하면 장모가 가만히 있었을 리 없지 않냐?”며 서정희의 주장을 부인했다. 한편 서세원은 지난해 5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서정희와 다투던 중 서정희에게 폭력을 휘둘러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특히 최근 재판에서 증인으로 나선 서정희가 “19세 때 남편을 만나 성폭행에 가까운 일을 당해 2개월 만에 결혼했다”, “32년간 거의 포로 생활을 했다”고 주장해 충격을 더했다. 사진=MBC 리얼스토리 눈 방송캡처(서세원 누나) 연예팀 seoul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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