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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무의 오솔길] 참회록

    [이재무의 오솔길] 참회록

    어린 날에도, 청년기에도 나는 빨리 늙고 싶었다. 내게 젊음은 가난, 실패, 좌절, 외로움, 적의 등의 어둡고 음습한 정서만을 안겨다 주는 날들의 연속이었으므로 젊음을 벗는다는 것은 고통과 불안에서 벗어난다는 것을 의미했다. 새털처럼 많은 날이 흘러 바야흐로 간절히 원했던 나이에 이르게 됐다. 나는 아직도 누구나의 로망인 젊음이 싫다. 실의만을 안겨다 준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 것이다. 나는 살아온 날들보다 살아갈 날이 훨씬 더 짧은 나이에 이르렀지만, 아직도 빨리 늙고 싶다. 내게 산다는 것의 의미는 죄의 세목을 늘리는 일에 불과하므로 어서 주어진 적량의 나이를 다 살고 미련 없이 현생을 벗어나고 싶은 것이다. 나는 세월이 빠르게 나를 다녀가기를 바란다. 인간의 살과 피 그리고 오욕칠정으로부터 멀어진 뒤 하나의 나무토막 혹은 한 무더기의 흙덩이 같은 무정물로 남고 싶은 것이다. 얼마 전 춘사(椿事)를 겪었다. 음악을 평생의 업으로 삼고자 하는 아들과의 오랜 불화로 인해 크게 다투면서 해서는 안 될 폭언에 손찌검까지 하게 됐다. 만취한 상태에서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자책, 자괴, 자학으로 몇날 며칠을 불면에 시달려야 했고 달포가량 지독하게 후유증을 앓았다. 사고를 저지른 다음날 나는 아들 볼 면목이 없어 아내의 양해를 구한 다음 당분간 가족과 떨어져 살기로 하고 마포 집에서 멀리 떨어진 노원구 중계동 불암산 자락에 임시 거처를 구했다. 조석으로 산을 오르내리며, 평생 오체투지로 살아오면서 불지불식간 내 안쪽에 고인 불안과 울분을 토해 내고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기 위해 일부러 산 근방에 거처를 정한 것이다. 그리하여 산을 오르고 내리는 동안만은 산의 향기에 취해 마음의 안정을 취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위안은 금세 휘발돼 늦은 밤 오지 않는 잠을 청하며 무늬 없는 천장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온갖 상념과 회한이 들끓어 머리가 어지러웠다. 어디까지 가야 강물은 바다에 이를 수 있을까? 다 큰 자식과 불화하여 멀쩡한 집 놔두고 집 밖에 집을 구해 홀로 방에 누워 있자니 바위처럼 무거운 죄가 가슴을 짓눌렀다. 헛살았다, 헛살았다. 돌아가신 엄니의 한숨소리가 천둥처럼 크게 들렸다. 집 나오고 난 후 아내를 만나 실로 오랜만에 깊은 대화를 나눴다.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할 줄 아는 사람만이 타자를 올곧게 사랑할 수 있다는 것, 자신을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은 타자에게 자신의 욕망을 투사, 집착하고 그로 인해 타자를 소유하려 하거나 억압하려 한다는 것, 그것을 사랑이라 착각한다는 것 등이 아내가 내게 준 충고였다. 자아의 고집에서 벗어나 참자유인으로 살아가자는 당부와 함께 과거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 현재의 자신에게 충실할 것을 요구했다. 그럴 때 근원적으로 아들과의 불화도 해결될 수 있다고 했다. 당분간 떨어져 살면서 자신의 내면을 응시하는 시간을 갖자는 아내의 말을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어릴 적 나는 성인이 되면 가부장제하에서 전제권력으로 가족 위에 군림하며 융통성 없이 고지식하게 사신 아버지처럼은 절대 살지 않겠다고 거듭 맹세하고 다짐했다. 한데 지금 나는 반면교사로 삼고자 했던 아버지의 생을 반복하고 있지 않은가. 적수공권으로 상경해 주소가 긴 집에서 가난으로 점철된 생활을 하다 여자를 만나 아이 낳고 집도 장만했지만, 그러느라 몸도 마음도 지쳐 버렸다. 가족에게 못할 짓 참 많이 했다. 아들과의 화해를 기대하며 졸시 ‘돌과 여울’을 읽는다.“급하게 흐르는 여울이 큰 돌을 만나 아프다고 소리칩니다. 안쓰러운 나머지 돌에게 원망이 들고 여울을 위해 저 돌을 꺼내야겠다고 마음을 먹습니다. 그러다가 순간 여울 때문에 돌은 또 얼마나 부대끼고 고되었을까를 떠올리니 이번엔 여울에 시달려온 돌이 안돼 보이고 그의 생이 불쑥 서러워졌습니다. 따지고 보면 우리 모두는 서로에게 돌이거나 여울입니다. 어제는 여울이었다가 오늘은 돌이고 오늘은 돌이었다가 내일은 여울인 셈이지요. 여울은 돌을 만나 여울 빛이고 돌은 여울을 만나 돌 빛입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스미어 만든 빛깔인 셈이지요.” 나는 왜, 내 시 속 화자의 진술에 미치지 못하는 삶을 사는 것일까. 시와 보폭이 나란한 삶을 살고 싶다.
  • ‘어린 독재자’ 김정은, 프랑스 혁명 잘못 배워 이렇게 됐다?

    ‘어린 독재자’ 김정은, 프랑스 혁명 잘못 배워 이렇게 됐다?

    ‘자신보다 똑똑한 급우를 못 견뎌하던 어린 독재자’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 기자 애나 파이필드가 집필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어린 시절과 스위스 유학 시절 얘기를 담은 책 ‘위대한 승계자-김정은의 비밀스런 성장과 통치‘가 곧 발간된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17일 전했다. 신문은 세계에서 가장 나이 어린 핵무장 국가(핵 보유를 인정한 것으로 읽히지 않길 바란다) 지도자에 대해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들이 눈길을 끈다고 지적했다. 먼저 김 위원장의 어린 시절은 한없이 외로웠다. 수도 평양의 4.5m 높이 철제 대문들이 딸린 저택 안에 갇혀 지냈다. 여름이면 보내던 원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보살핌 덕에 그는 부족한 것이 없었다. 슈퍼마리오 비디오 게임도 갖고 놀았고, 핀볼 머신, 유럽의 어느 장난감 가게보다 많은 장난감이 집안에 있었다. ‘벤허’, ‘드라큘라’, 007 시리즈 등은 방음 장치까지 갖춘 개인 영화관에서 즐겨 보던 작품들이다.어린 김정은은 자동차와 배 장난감에 탐닉했지만 벌써 그 때부터 진짜 자동차, 진짜 총을 갖고 있었다. 아버지가 일곱 살의 그가 운전할 수 있도록 개조해준 차를 몰았고, 열한 살에 이미 엉덩이에 콜트 45구경 권총을 차고 다녔다. 파이필드 기자는 이미 어린 시절부터 그는 지도자로 떠받들어졌으며 “그 소년은 자랄수록 자신이 특별하다고 여겼다”고 적었다. 여덟 번째 생일부터 그는 친구들과 어울려 지내지 않았다. 대신 검은 정장에 나비 넥타이를 맨 채로 당 고위 간부들로부터 꽃다발을 증정받았다. 한참 위의 이복형 김정남이나 터울은 차이 나지 않지만 훨씬 내향적이고 예술적 감성이 풍부했던 김정철을 누르고 아버지의 환심을 샀던 것은 그의 강인한 성격이었다. 김씨 일가의 전속 요리사였던 일본인 켄지 후지모토의 회상에 따르면 김정은은 배신자를 가차 없이 대했다. 후지모토가 처음 만났을 때 그는 여섯 살이었다. 군복 유니폼 비슷한 옷을 입은 그 꼬마는 후지모토가 악수를 청하자 거절했다. 날카롭게 노려보며 ‘이 상종 못할 일본 놈아’라고 말하는 것처럼 느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열두 살 때인 1996년 스위스 베른으로 유학을 떠났다. 이른바 ‘푸딩 접시’ 모양으로 머리를 잘랐고, 특유의 트레이닝복에 나이키 운동화를 신은 채였다. 가짜 이름 ‘박 운’으로 불렸고, 처음에는 그와 용 철이란 친구가 유모와 함께 살다가 나중에 고모 고용숙과 그녀의 남편 리강이 부모 행세를 하며 지냈다. 고용숙 부부는 2년 뒤 미국으로 망명했다. 급우였던 이들에 따르면 성질머리가 고약했다. 친구들에게 손찌검을 곧잘 했고 발로 차고 침도 뱉었다. 독일어 실력이 딸린 탓이 컸다. 널리 알려진 대로 농구에 빠져들어 늘 마이클 조던의 등번호 23번이 새겨진 시카고 불스 유니폼을 걸쳤고 경기를 하다 입씨름도 곧잘 했다. 요제프 팍(Josef Pwag)이란 가명으로 만든 브라질 여권을 들고 유럽 전역을 돌아다녔으며 가족앨범 안에는 프랑스령 리비에라섬에서 수영하고 이탈리아에서 저녁을 들고 파리의 유로디즈니 놀이시설을 즐긴 사진들이 들어 있었다. 파이필드 기자는 폴리티코 잡지에 기고한 기사를 통해 유럽 유학 생활을 통해 그는 할아버지와 아버지로부터 물려 받게 될 시스템을 어떻게 하면 더 공고히 할 수 있는지 배운 것 같다고 지적했다. 서구 커리큘럼을 통해 마틴 루터 킹과 넬슨 만델라를 배운 것뿐만 아니라 프랑스 혁명을 통해 어떻게 사회가 바뀌는지 배웠다. 그런데 그가 스위스 학교에서 배운 프랑스 혁명의 교훈은 “만약 내가 이 전체주의 국가를 조금 더 확실히 장악하면 인민의 삶을 더 낫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었다고 단언했다. 이런 연장선에서 2010년 권력을 승계한 뒤 3년 만에 고모부 장성택을 처형함으로써 인민과 엘리트 계급의 공포를 키우고 핵무장 프로그램을 밀어붙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후배 폭행 동영상 찍은 중학생

    전북 지역 중학생 2명이 다른 학교 후배 4명을 폭행하면서 동영상까지 촬영한 것으로 확인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전북 전주완산경찰서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A 중학교 학생 B군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19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8일 오후 4시쯤 다른 중학교 학생 C군 등 후배 4명을 전주시 완산구 한 야산으로 불러내 손과 발로 수차례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B군은 이날 오전 1시쯤에도 피해자 4명 중 1명에게 손찌검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두 차례 폭행당한 학생은 고막 손상으로 병원 치료를 받았다. 이 사건을 별도로 조사 중인 전북도 교육청은 사건 현장에 있었지만, 폭행에 가담하지 않은 B군 친구가 폭행 장면을 촬영해 B군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B군은 해당 영상을 다시 여자친구에게 전송했다. 전북교육청과 경찰은 가해 학생들이 이 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유포했는지도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B군 여자친구와 C군 등이 지난 7일 말다툼을 벌였고, 화가 난 여자친구가 B군에게 이 사실을 알리면서 사건이 벌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피해 학생 학부모로부터 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은 조만간 B군 등을 불러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소속된 학교는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열고 징계 여부와 수위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 학생 중 한명과 가해 학생의 여자친구가 사소한 다툼을 벌인 것이 폭행으로 이어진 것 같다”며 “미성년자 사건이라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남편 몸에 불 붙여 살해한 여성 “30년? 그냥 나쁜 꿈 꾼 듯”

    남편 몸에 불 붙여 살해한 여성 “30년? 그냥 나쁜 꿈 꾼 듯”

    “30년이에요. 그냥 나쁜 꿈을 꾼 것 같지요.” 인도 북부 펀잡주 출신으로 영국에 시집 와 살던 키란짓 아흘루왈리아는 가정폭력을 일삼던 같은 인도 출신 남편의 몸에 불을 붙여 살해했다. 영국인들은 충격적인 범행에 경악했다. 하지만 남편이 결혼 생활 10년 동안 저지른 악행은 훨씬 끔찍했다. 처음에 영국 법원은 종신형을 선고했다가 나중에 3년 4개월로 감형해 즉각 풀어줬다. 그 때가 1992년이었다. 그녀가 남편을 살해한 것은 1989년 봄의 어느날 저녁이었다. 4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30년의 세월을 돌아보는 그녀의 얘기를 들어봤다. 참혹하지만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는 취지에서 그녀의 증언을 옮겨본다. 남편 디팍은 주먹으로 내 머리카락을 움켜쥔 채 내 얼굴을 뜨거운 다리미로 지졌다. 5년 전 인도를 다녀와 친정 식구들 앞에서 다시는 나에게 손찌검을 하지 않겠다고 맹세했는데 오히려 갈수록 상황은 나빠졌다. 바람까지 피웠다. 이혼하자고 했더니 엄청난 돈을 친정에서 가져오라고 했다. 그렇게 말다툼을 벌이다 주먹질이 시작됐다. 결혼 첫날부터 시작돼 10년 동안 당한 일이었다. 너무 아파 잠을 이룰 수도 없었다. 끔찍하게 오열했다. 내가 느낀 고통을 그도 똑같이 당하게 하고 싶었다. 더 이상 생각할 수가 없었다. 뇌가 완전히 멈춰버렸다. 그날 밤 남편의 발에 기름을 끼얹고 불을 붙인 뒤 아들을 안고 집 밖으로 달아났다. 날 못 쫓아오게 발에만 불을 붙일 생각이었고, 상처를 안겨 아내를 건드리면 어떤 결과를 맞게 되는지 기억하게 만들 생각이었다. 그래서 발의 상처를 볼 때마다 날 기억하게 해줄 생각이었다. 그러나 열흘 뒤 남편은 끙끙 앓다 죽었다. 1989년 12월 유죄가 확정돼 종신형을 선고 받았다. 영국 검찰은 내가 남편의 불륜을 질투해 이런 짓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내 말에는 귀도 기울이지 않았다. 영국은 선진국이라 날 이해하고 내가 얼마나 고통받았는지 이해해줄지 알았다. 하지만 그들은 내가 얼마나 오랜 세월 고통 받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수감됐는데도 난 남편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해방됐다고 느꼈다. 배드민턴도 치고 영어 수업도 들었고, 심지어 내 얘기를 책으로 썼고 나중에 배우 아이시와랴 라이가 날 연기한 영화 ‘촉발된(provoked)’으로도 제작됐다.흑인과 아시아 여성을 변호하는 시민단체 사우솔 블랙 시스터스(SBS)가 날 도왔다. 1992년에야 항소가 받아들여져 죄목이 과실치사로 변경돼 3년 4개월 형으로 감형됐다. 이미 복역한 상황이라 곧바로 석방됐다. 내가 석방된 것은 전례 없던 일이었다. 가정 폭력에 계속 희생당한 여성들은 순간의 충동 때문이 아니라 ‘점진적인 노여움(slow-burn)’ 때문에 끔찍한 일을 저지를 수 있다는 것을 법원이 처음 인정한 것이었다. 또 심각한 가정폭력에 노출돼 남편을 살해한 여성을 냉혈한으로 대해선 안된다는 메시지도 전했다.SBS는 30주년을 맞아 내 얘기를 담은 영화 ‘촉발된’을 주말 영국 아시안 영화제에서 시사한다. 5월까지 전국을 돌며 상영된다. 난 여전히 영국에 거주하고 있는데 지난 30년 동안 내 삶을 새롭게 구축한 데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 열심히 일해 직업도 있다. 두 아들은 학교 공부를 마쳤고, 이제 난 할머니가 됐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아빠가 대나무로 딸 무차별 학대했는데…아동 탓하는 사회

    아빠가 대나무로 딸 무차별 학대했는데…아동 탓하는 사회

    친딸을 대나무 막대기로 무차별 학대한 30대 아버지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논란이 되고 있다. 재판부가 체벌을 폭력으로 간주하지 않고 단순한 훈육으로 안일하게 판단한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구지법 형사6단독 양상윤 부장판사는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38)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강의 수강을 명령했다고 연합뉴스가 24일 보도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15일 새벽 2시쯤 딸(당시 13)이 잠을 안 자고 휴대전화를 가지고 시간을 보낸다며 뺨을 1차례 때리고, 길이 1m 대나무 막대기로 딸의 얼굴과 다리, 허벅지 등을 60~70차례 때린 혐의로 기소됐다. A씨의 무차별 학대로 딸은 전치 2주의 상처를 입었다. A씨는 또 딸을 폭행하고 나서 집에 있는 흉기를 가져오도록 한 뒤 “같이 죽을까”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범행으로 피해자가 입은 정신·신체적 피해가 중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도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피해자가 피고인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종합했다”고 덧붙였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훈육과 폭력은 전혀 다른 문제’라면서 A씨의 행위는 엄연한 폭력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학대 피해를 입은 딸을 걱정하기보다는 A씨의 체벌을 옹호하고 정당화하는 상당수의 누리꾼들을 비판했다. 누리꾼 B씨는 댓글을 통해 “(일부 누리꾼들이) 오죽하면 때렸겠냐 하는데 그렇게 따지면 사연 없는 범죄자 없다. 아이도 독립적인 인격체로서, 부모는 아이를 보호할 의무를 지는 것이지 손찌검할 권리를 가지는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누리꾼 C씨는 “저건 훈육이 아니라 학대”라면서 “저런 잔인한 부모 밑에서 애가 평소엔 어떻게 살고 있을지···”라고 우려를 표했다. 누리꾼 D씨는 “딸이 상처 많이 받았겠다. 그 상처 영원히 갈 텐데···”라고 걱정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꼬마 옆 싫어, 자리 바꿔 줘” 기내 난동 부리다 체포된 만취녀

    “꼬마 옆 싫어, 자리 바꿔 줘” 기내 난동 부리다 체포된 만취녀

    극히 일부이긴 하지만, 민폐 승객에 의한 기내 난동 사건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이륙 전인 한 저가항공 여객기 안에서 큰 소리로 불만을 제기하며 침을 뱉고 다른 사람을 폭행하는 등 난동을 부리던 만취 상태의 한 여성 승객이 결국 체포됐다고 NBC뉴스 등 현지언론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4일(현지시간) 밤 플로리다주(州) 브로워드카운티 소재 포트로더데일-할리우드국제공항의 라스베이거스행 제트블루항공 여객기 안에서 한 여성 승객이 난동을 부리는 사건이 일어났다.기내 난동을 부린 승객은 뉴욕에 사는 밸러리 곤살레스(32). 그녀는 자신의 좌석이 어린아이 옆자리인 것을 보자 큰소리로 “난 온종일 술을 마셨으니 빌어먹을 세 살 꼬마 옆에 앉지 않겠다!”고 불평하며 객실승무원의 허가도 없이 멋대로 다른 자리로 옮기려고 했다. 이때 그녀는 자신과 같은 줄에 앉아있던 한 여성 승객에게 자리를 바꿔 달라고 요구했으나 거절당하자 손찌검을 했다. 문제의 승객이 기내에서 소란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을 알아챈 한 승무원이 곧바로 보안관 사무소에 신고했고 급히 출동한 보안관들은 그녀에게 기내에서 내릴 것을 명령했다. 그러자 그녀는 “왜 내려야 하느냐? 난 아무 잘못도 안 했다”고 불평했지만, 명령을 거부하지는 않았다. 그녀는 결국 자리에서 일어서서 짐칸에서 자기 짐을 챙길 때도 입버릇처럼 욕을 내뱉었다. 이어 자신의 언행을 다른 승객들이 촬영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자 “누구야, 누가 찍고 있느냐? 찍으면 퍼트려라!”면서 “내려주겠다”고 큰 소리로 말했다. 이어 “자, 여러분 안녕! 1시간 뒤 라스베이거스에서 만납시다!”고 외치며 손키스까지 해보였다. 일단 그녀는 비행기에서 내리긴 했지만, 다시 기내로 돌아가려고 했다. 그러자 항공사 게이트 직원들이 저지를 시도했고, 그녀는 직원들과 보안관들에게 침을 뱉고 옆에 있던 직원의 머리를 가격했다. 결국 그녀는 폭행죄로 체포돼 수갑을 찼다. 하지만 그녀는 이후에도 스스로 걷지 않으려고 해서 휠체어에 태워진 채 난동을 피우지 못하도록 다리가 묶여 경찰차까지 연행, 유치장 신세를 지게 됐다.이튿날 아침 브로워드카운티 법원에 출두한 그녀는 전날 기내 난동 때와는 정반대의 태도로 시종일관 침묵을 고수했다. 결국 그녀는 보석금 1000달러(약 112만원)를 내고 풀려났다. 이후 그녀는 라스베이거스에 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그녀에게 기내에서 손찌검을 당한 여성 승객은 고소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취한 승객이 기내에 오르면 제대로 된 적이 별로 없다”, “강제로 내리게 하는 게 마땅하다”, “탑승 전 승객 모두에게 음주 검사를 해야 한다”, “왜 취해서 비행기를 타려고 하는 것이냐”, “술 마셨으면 타지 마라”, “이 여자에게 욕먹은 아이도 불쌍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트위터(@BigOShow @1210TheMan)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SKY 캐슬’ 윤세아, 사이다 활약으로 신드롬의 중심 “단호 카리스마”

    ‘SKY 캐슬’ 윤세아, 사이다 활약으로 신드롬의 중심 “단호 카리스마”

    윤세아의 사이다 활약과 함께 ‘SKY 캐슬’이 전국 시청률 19%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 16회 방송 시청률이 전국 19.2%, 수도권 21.0% (닐슨코리아, 유료 가구 기준)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tvN ‘도깨비’ 최고 기록(20.5%) 추월을 목전에 두고 있다. 드라마의 인기를 견인하는 데 큰 몫을 해낸 윤세아는 지난주 ‘SKY 캐슬’ 방송에서 가슴을 파고드는 오열, 분노 연기로 찬사를 받았다. 통탄과 회한의 눈물, 부모의 그릇된 욕심에 희생당한 아이들에 대한 죄책감 등 오랫동안 담아온 감정을 한 번에 터뜨린 장면이었다. 엄마의 마음을 실감 나게 표현한 윤세아의 연기는 시청자들의 눈시울까지 뜨겁게 만들었다. 12일 방송된 ‘SKY 캐슬’ 16회에서는 노승혜(윤세아)가 차서준(김동희), 차기준(조병규)과 합세해 차민혁(김병철)을 집 밖으로 내쫓는 장면이 그려져 웃음을 유발했다. 친구 우주(찬희)가 억울하게 살인 용의자로 체포된 상황에서 민혁이 등급을 올릴 기회라며 공부를 강요하자, 기준이 피라미드를 박살 내는 등 분노를 폭발한 것. 손찌검하려는 민혁을 붙잡은 두 아들은 엄마 승혜의 결정적인 한마디에 아버지를 끌고 나갔다. 승혜는 내심 걱정하는 쌍둥이들에게 “이렇게 추운 날 아빠를 밖으로 모신 건, 찬바람을 쐬면 아빠가 정신을 좀 차리지 않을까 싶어서야. 엄마가 알아서 치울 테니까 걱정 말고 올라가”라며 미소로 안심시켰다. 큰딸 박유나의 사건 이후로 한층 단단해진 윤세아의 모습은 유쾌하고 통쾌한 대리만족을 느끼게 하며, 자식을 지키기 위한 엄마의 용기 있는 행보를 기대케 했다. 반면 많은 것을 느낀 승혜와 달리 민혁은 여전히 제자리였다. 민혁은 세리(박유나)가 혜나와 싸웠다는 이야길 듣고 불같이 화냈다. 형편없는 학력과 거짓 이력 때문에 의심의 여지 없이 범인으로 지목될 거라는 것. 계속 세리를 구박하자 승혜는 “우리 세리는 클럽 MD예요! 기획, 마케팅, 고객 유치까지 다 하는 프로페셔널!”이라고 강조하며 딸의 편에 섰다. 이날 승혜는 치영(최원영)의 도움 요청을 외면하는 것도 모자라, 자식의 성적을 향한 욕망을 멈추지 않는 민혁의 이기적인 행동에 제대로 정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이는 극의 흐름에 따라 비치는 윤세아의 표정과 행동에서 드러났다. 한 걸음 뒤 물러서서 김병철을 안타까운 눈빛으로 지켜보던 윤세아의 모습에서는 변화에 대한 일말의 희망이 느껴졌다. 그러나 실망과 분노에 표정은 점차 일그러져 갔고 아이들 앞에서 남편을 내쫓는 선택을 했다. 윤세아는 애틋한 모성애와 사랑스러움으로 안방에 힐링을 선사하며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그만큼 시청자들의 염원이 노승혜의 이혼을 향하고 있다. ‘SKY 캐슬’에서 더 이상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어른들은 아이들의 진정한 행복을 위한 선택을 해야만 한다. 앞으로 종영까지 4회가 남은 가운데 과연 윤세아는 어떤 결단을 내릴지 기대가 쏠린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출동 경찰 종아리 물어뜯은 50대 입건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의 종아리를 물어뜯고 욕설을 퍼부은 50대가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전북 김제경찰서는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A(50)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9일 밝혔다. A씨는 전날 오후 9시쯤 김제시 신풍동 자신이 근무하던 신문보급소에서 B 경위의 종아리를 물어 상처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A씨는 신문보급소로 신문을 나르는 용달차 기사와 다툼을 벌이다 손찌검을 하려 했고, 해당 기사는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B 경위가 다툼을 말리고 신고 경위를 묻자 A씨는 다짜고짜 경찰관 종아리를 물어뜯었다. 경찰은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A씨는 “용달차 기사랑 싸우는데 경찰이 끼어들어 화가 났다”고 진술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SKY 캐슬’ 윤세아, 눈물 연기+분노 폭발 “내 딸 손대지 마”

    ‘SKY 캐슬’ 윤세아, 눈물 연기+분노 폭발 “내 딸 손대지 마”

    ‘SKY 캐슬’ 윤세아가 한 맺힌 오열부터 김병철을 향한 극강의 분노까지 폭발적인 연기로 안방극장에 전율을 안겼다. 5일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 14회에서는 노승혜(윤세아)가 딸에게 손찌검을 한 남편 차민혁(김병철)에게 역대급 분노를 터뜨린 장면이 시선을 압도하며 이날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혔다. 시청자들의 눈시울까지 뜨겁게 만들 정도로 절정에 다다른 윤세아의 처절한 모성애 연기가 호평을 자아냈다. 특히 미혼임에도 엄마의 마음을 실감나게 소화한 윤세아는 ‘역시 윤세아’라는 감탄을 불러 일으킬만한 연기 내공과 독보적인 존재감을 증명했다. 노승혜(윤세아)는 권위적인 남편 차민혁(김병철)의 교육방식에 반감이 있어도 세 자녀의 엄마이자 아내로서 존중과 예의를 지키며 슬기롭게 설득해왔다. 쌍둥이 형제를 압박했던 스터디룸을 바꾸는 과정도 순탄치만은 않았지만, 결국 두 아들과 웃으며 첫 승리의 기쁨을 누린 승혜였다. 그렇게 자식과 가정의 평화를 위해 용기의 발걸음을 내딛는 ‘성장형 엄마’ 승혜의 변화는 보는 이들에게도 ‘힐링’이었다. 하지만, 승혜가 품고 있던 폭탄은 큰딸 차세리(박유나)로 인해 완전히 터진 듯하다. 세리의 하버드대 입학 거짓말은 캐슬 안에서도 퍼졌다. 승혜는 위로하기 위해 찾은 이수임(이태란)과 진진희(오나라) 앞에서 “정말 모르겠다. 박사과정을 수료하고도 애들 잘 키우는 게 우선이지 싶어서 내 꿈은 다 포기하고 살아왔는데. 내 인생이 빈 껍데기 같다. 이렇게 허무할 수가 없다”고 복잡한 심정을 털어놓으며 “다 내 잘못이다. 애초에 미국을 보내지 말았어야 했다. 쌍둥이들 키우느라 정신없는데 언니가 세리를 맡아주겠다고 하니까 홀가분하더라. 13살 그 어린 것을 떼어놓고 성적 잘 나온다고 좋아만 했다. 내가 죽일 년이다”고 구슬프게 목 놓아 울었다. 민혁이 공부에 집착해 행여나 애들이 어긋날까 봐 노력해온 승혜에게 딸의 사기 행각은 충격이 클 수밖에 없었다. “차라리 내가 죽어 없어져 버렸으면 좋겠다”는 승혜의 통탄과 회한의 눈물은 다른 엄마들의 마음마저 아프게 했다. 세리의 문자 고백으로 진실을 알게 된 민혁은 자신의 체면을 구긴 세리를 불러들여 거칠게 몰아세웠다. 아빠의 욕심 때문에 고통받았다는 딸의 하소연에도 민혁은 아랑곳하지 않고 화내기만 했고, 승혜는 아무 말도 못하고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하지만, 모성애는 강했다. 이성을 잃은 민혁이 급기야 세리의 뺨을 때리는 등 점점 아이들을 막대하자 승혜의 분노가 폭발한 것. 승혜는 서슬 퍼런 눈빛과 격정적인 목소리로 “내 딸 손대지 마”라고 소리치며 세리를 데리고 나갔다. 이날 애처로운 절규로 느껴진 윤세아의 분노의 외침은 시청자들을 눈물짓게 했다. 남편에게만은 좀처럼 언성을 높이지 않던 인물이었기에, 노승혜의 감정 폭발은 모두를 숨죽이게 할 만큼 더욱 가슴 깊이 와닿았다. 이 과정에서 윤세아는 고일 대로 고인 감정이 홍수처럼 터져버린 찰나의 순간을 눈빛과 표정, 행동, 목소리 톤 등 ‘나노 단위’로 표현하며 흡인력 있는 연기를 펼쳤다. 짧은 시간 안에 죄책감부터 치솟는 분노까지 캐릭터의 모든 복합적인 감정이 고스란히 전달될 정도로 완벽하게 소화했다는 평가다. 13, 14회에 걸쳐 그려진 윤세아의 밀도 높은 오열 연기도 압권이었다. 한편, 집에서 나온 모녀는 쇼핑도 하고 길거리 음식도 먹으며 처음으로 자유롭게 오붓한 시간을 보냈다. 승혜는 “차차 아시게 될 거다. 너보다 엄마, 아빠 잘못이 더 크다는 거”라며 풀이 죽은 세리를 다독였다. 엄마의 위로를 받은 세리는 돌아와 민혁에게 무릎을 꿇고 빌었지만 차갑게 외면당했고, 다시 쌍둥이 아들에 집착하는 민혁의 모습이 그려져 씁쓸한 여운을 남겼다. 이 답답한 상황을 타개할 윤세아의 ‘사이다 활약’이 간절히 기다려진다. 사진=JTBC ‘SKY 캐슬’ 방송화면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일본 스모계, 1년 만에 또 폭행사건…이번엔 피해자가 가해자로 ‘뒤숭숭’

    일본 스모계, 1년 만에 또 폭행사건…이번엔 피해자가 가해자로 ‘뒤숭숭’

    지난해 말 폭행사건으로 큰 홍역을 치렀던 일본 스모계에 1년여 만에 또다시 비슷한 사건이 발생해 파문이 일고 있다. 공교롭게도 1년 전 폭행사건의 피해자가 이번에는 자신의 ‘스케비토’(일정 등급 이상 스모 선수에게 배치돼 수발을 드는 사람)를 구타한 가해자가 돼 스모판을 떠나게 됐다.몽골 출신 스모 선수 다카노이와(28·본명 아디야 바산도루지)는 지난 7일 일본스모협회에 은퇴 신고서를 제출, 곧바로 수리됐다. 최근 동계 순회경기 중 숙소에서 자신의 스케비토(23)에게 폭력을 휘둘러 물의를 빚은 데 따른 것이다. 다카노이와는 앞서 기자회견을 갖고 “후배에게 손찌검을 한 것을 깊이 반성하며 이에 책임을 지고 은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카노이와는 지난 4일 동계 순회경기를 위해 머물고 있던 후쿠오카현의 한 호텔에서 자신의 스케비토로 일해온 후배 스모 선수가 물건을 잃어버리고 변명을 하자 이에 격분, 손바닥과 주먹으로 4~5차례 뺨을 때린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스모협회 조사에서 자신의 폭행 사실을 시인했다. 다카노이와는 지난해 10월 발생한 당시 요코즈나(스모 최고 등급) 하루마후지의 폭행사건에서는 피해자로 이목을 끌었던 인물. 당시 하루마후지는 같은 요코즈나인 하쿠호(33)가 설교를 하고 있는 중에 딴짓을 했다는 이유로 다카노이와를 구타했다. 하루마후지는 당시 현역선수로서는 두 번째로 많은 우승 경력를 갖고 있었지만, 폭행에 책임을 지고 스모계를 떠났다. 그러나 다카노이와가 엄격한 위계가 요구되는 스모계에서 선배의 말을 업신여기는 등 행동에 문제를 보임으로써 말썽을 자초한 측면도 있는 것으로 드러나 그 역시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특히 하루마후지는 폭행사건 이전까지 같은 몽골 출신 다카노이와를 친동생처럼 아껴주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스모협회는 하루마후지 사건을 계기로 실추된 명예를 만회하기 위해 폭행 재발 방지를 위한 연수행사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지난 10월에는 ‘폭력과의 결별’을 선언하면서 “어떠한 폭력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강한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그럼에도 다시 폭력사태가 일어나자 당혹스러워 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제출을 강행한 다카노이와의 은퇴 신고서를 지체없이 수리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늙은 아내 살해한 남편도 치매”…법의 관용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늙은 아내 살해한 남편도 치매”…법의 관용

    ⑥ 가족이 말하는 ‘그’ 정오성씨 사례로 본 ‘처벌불원’ 판결문 “형량을 선고하겠습니다. 피고인은 치매에 걸린 늙은 아내를 둔기로 내리쳐 살해했습니다. 사람의 생명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존엄한 것입니다. 하지만 수십년간 동고동락한 배우자가 치매로 허물어지는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고통은 직접 겪어 보지 않곤 말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이 사건처럼 간병인 본인 역시 고령에 치매를 앓는 상황에선 육체적, 정신적으로 극한 상태에 다다랐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습니다.”지난해 4월 인천지법 제15형사부 법정. 재판장 허준서 부장판사가 담담한 목소리로 판결문을 낭독했다. 이날 선고가 이색적이었던 건 총 8장의 판결문 중 6장이 양형(형량을 정하는 일) 이유로 채워진 것이다. ‘범죄 사실-증거 요지-법령 적용-양형 이유’ 순으로 구성되는 판결문에서 통상 양형은 짧게는 한 문단, 길어야 1장 내외다. 재판부가 특별히 양형에 긴 시간을 할애한 것은 그만큼 고민이 많았다는 방증이다. 피고인 정오성(85·가명)씨가 처한 암울했던 현실과 아비를 용서해 달라는 자녀들의 호소를 최대한 반영하려 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정씨는 지난해 1월 인천 자신의 집에서 말다툼하다 순간적으로 격분해 아내(85)를 살해했다. 아내는 5년 전부터 거동이 불편했고, 정씨가 사실상 혼자 간병했다. 원래는 정씨 자녀 9남매 중 막내인 아들이 이들을 부양했다. 그러나 2012년 막내아들이 세상을 떠나면서 노부부만 살게 됐다. 아내가 급격히 건강이 나빠진 것도 막내아들의 갑작스런 죽음에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자녀들 이름도 기억하지 못했다. 아내처럼 심하진 않지만 정씨도 치매를 앓고 있었다. “어머니를 이미 끔찍한 사고로 잃었는데, 아픈 아버지마저 감옥에서 돌아가시게 하는 비극을 겪지 않게 해주십시오. 자식들에게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신다면 최선을 다해 아버지를 모시겠습니다. 병든 아버지가 간병 과정에 받았던 스트레스가 이런 극단적인 결과를 가져올 정도로 심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자식들 모두 죄책감에 참담할 뿐입니다.” 정씨의 자녀들은 눈물로 재판부에 호소했다. 이 사건의 경우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권고하는 형량(양형 기준)은 징역 5~8년이다. 살인 동기에 따라 5가지로 구분되는 살인죄 중 제1유형 ‘참작동기살인-가중영역’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참작동기살인’은 특별히 참작할 동기가 있는 살인으로, 살인죄 중에서도 가장 형량이 가볍다. 다만 숨진 아내가 범행에 저항할 수 없는 ‘취약한’ 피해자였고, 범행 수법이 잔혹했다는 점은 가중 요인으로 작용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양형 기준보다 크게 낮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사건은 고령화사회 진입과 가족해체 등에 따른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으로 비극적인 사태가 개인의 반사회적 성향이나 악한 마음 때문이라고 보기 어렵다”면서 “가족이 서로 상처를 보듬고, 어머니를 비명에 떠나보낸 슬픔과 죄책감을 조금이나마 위로받을 수 있도록, 아버지를 가족의 품에 돌려보내는 것도 법이 허용하는 선처와 관용”이라고 판시했다. 취재진이 지난 7월 이씨의 집을 찾아갔을 땐 다른 사람이 살고 있었다. 이웃들은 “6개월 전 자녀들이 이씨를 모셔 갔다”고 했다. 자녀들이 재판부와 한 약속을 지킨 것이다.서울신문이 분석한 ‘간병살인’(미수 포함) 판결문 108건 중 50건(46.3%)은 이처럼 남은 가족들이 선처를 호소해 형량 감경(특별양형인자) 요인이 됐다. 선처를 호소한 50건 중 20건(40%)은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2016년 한 해 동안 선고가 난 살인사건 727건(1심 기준) 중 집행유예 비율이 20.2%(147건)인 걸 감안하면 2배가량 높다. 가족의 손에 의해 숨이 끊어지는 순간 느끼는 감정은 무엇일까. 배신감, 분노, 허탈함, 슬픔 등이 떠오른다. 하지만 죽음의 문턱에서 되돌아온 이들은 이런 감정을 잊고 가해자를 용서한 경우가 많다. “갈 때 안 됐나. 빨리 가라. 몇년 전부터 기다리고 있었다. 가라. 여러 사람 피해 끼치지 말고….” 지난해 10월 울산의 한 원룸. 김상철(23·가명)씨는 화장실 천장에 밧줄을 건 뒤 아버지(52)에게 모진 말을 퍼부었다. 이날 아들은 화가 많이 나 있었다. 요양시설에 있던 아버지가 소란을 피우다 쫓겨나 집으로 왔기 때문이다. 당뇨를 앓는 아버지는 한쪽 발목을 절단하는 등 거동이 불편했다. 젊은 시절 돈도 벌지 않고 가정폭력을 휘두른 아버지였지만, 김씨는 힘이 닿는 데까지 돌보고 요양시설로 모셨었다. 그런 아버지가 다시 나타나자 감정이 폭발한 것이다. 김씨는 밧줄로 직접 아버지 목을 졸랐다. 한 10초 정도 당겼을까. 아버지가 켁켁거리며 발버둥치자 김씨도 이성이 돌아왔다. 손에 힘을 풀었고, 다행히 아버지는 병원에서 회복했다. 김씨는 존속살해미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김씨가 실형을 피할 수 있었던 건 친척은 물론 아버지까지 선처를 호소해서다. “나쁜 애가 아닙니다. 제가 술에 절어 정상적으로 가정을 꾸리지 못했습니다.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와중에도 학업에 열중해 대학에 진학한 애입니다. 대학도 장학금과 아르바이트해서 번 돈으로 다니고 있어요.” 김씨도 아버지를 다시 요양시설에 모시고 법원에 반성문을 제출하는 등 깊이 뉘우치는 모습을 보였다. “지금 와서 그 이야기를 물어보는 이유가 뭔데? 우리 시동생… 억울하게 죽었어.” 경기도 연천에 사는 김순래(80·여·가명)씨는 7년 전 일에 대해 어렵게 입을 열었다. 30년 넘게 같은 마을에 살던 동서 이연순(당시 72·여·가명)씨가 치매에 걸린 남편(76·김씨 시동생)을 살해한 사건을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아 했다. 처음에 김씨는 “자기도 사람이면 후회 많이 했겠지. 그래서 감옥 갔잖아. 하지만 가족들은 쉽게 용서가 안 돼”라며 이씨를 원망하는 마음을 내비쳤다. 하지만 1시간가량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서히 감정의 변화가 엿보였다. “사실 힘들었어…. 남편 증세가 갑자기 나빠졌거든. 뜬금없이 벽을 보며 절을 하지 않나, 사람들이 독약을 뿌려 자기를 죽인다고도 하지 않나. 대소변도 가리지 못해 이씨가 하루에도 몇 번씩 기저귀를 갈았지.” 이씨의 남편은 원래 요양시설에 있었지만, 기저귀를 찢는 등 과격한 행동을 해 하는 수 없이 집으로 데려왔다고 한다. 이씨도 고령인 데다 당뇨와 우울증 등 지병을 앓고 있었다. 사건 전날 밤 남편은 이상행동을 말리는 이씨에게 손찌검을 했고, 온몸에 이불을 감은 채 데굴데굴 굴러다녔다. 다음날 새벽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술을 마시던 이씨는 자고 있던 남편을 둔기로 내리쳤다. “이씨가 젊은 시절 음식 솜씨도 좋고 상냥했어. 우리 시어머니로부터 항상 ‘며느리 중 네가 최고’라는 칭찬을 받았지. 말년에 이런 일을 벌일지는 꿈에도 몰랐어. 내 남편은 5년 전쯤 먼저 갔어. 사실 남편이 안 가고 치매에 걸렸다면 나도 버텼을까 싶기는 해. 한순간 욱한 감정만 참았다면 그렇게 감옥 안 갔을 건데….” 이씨는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국민참여재판을 받았고 자녀들이 선처를 호소했지만 7명의 배심원 모두 실형을 결정했다. 이씨는 형기가 1년가량 남은 지난해 건강이 악화돼 가석방됐다. 조카가 이씨를 강원도로 모시고 갔다고 한다. 이씨 자녀들은 사건 이후 다시는 이 마을에 오지 않았다. 큰어머니인 김씨와도 연락을 끊었다. 탐사기획부 tamsa@seoul.co.kr 탐사기획부 유영규 부장, 임주형·이성원·신융아·이혜리 기자
  •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늙은 아내 살해한 남편도 치매”…법의 관용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늙은 아내 살해한 남편도 치매”…법의 관용

    정오성씨 사례로 본 ‘처벌불원’ 판결문 “형량을 선고하겠습니다. 피고인은 치매에 걸린 늙은 아내를 둔기로 내리쳐 살해했습니다. 사람의 생명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존엄한 것입니다. 하지만 수십년간 동고동락한 배우자가 치매로 허물어지는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고통은 직접 겪어 보지 않곤 말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이 사건처럼 간병인 본인 역시 고령에 치매를 앓는 상황에선 육체적, 정신적으로 극한 상태에 다다랐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습니다.”지난해 4월 인천지법 제15형사부 법정. 재판장 허준서 부장판사가 담담한 목소리로 판결문을 낭독했다. 이날 선고가 이색적이었던 건 총 8장의 판결문 중 6장이 양형(형량을 정하는 일) 이유로 채워진 것이다. ‘범죄 사실-증거 요지-법령 적용-양형 이유’ 순으로 구성되는 판결문에서 통상 양형은 짧게는 한 문단, 길어야 1장 내외다. 재판부가 특별히 양형에 긴 시간을 할애한 것은 그만큼 고민이 많았다는 방증이다. 피고인 정오성(85·가명)씨가 처한 암울했던 현실과 아비를 용서해 달라는 자녀들의 호소를 최대한 반영하려 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정씨는 지난해 1월 인천 자신의 집에서 말다툼하다 순간적으로 격분해 아내(85)를 살해했다. 아내는 5년 전부터 거동이 불편했고, 정씨가 사실상 혼자 간병했다. 원래는 정씨 자녀 9남매 중 막내인 아들이 이들을 부양했다. 그러나 2012년 막내아들이 세상을 떠나면서 노부부만 살게 됐다. 아내가 급격히 건강이 나빠진 것도 막내아들의 갑작스런 죽음에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자녀들 이름도 기억하지 못했다. 아내처럼 심하진 않지만 정씨도 치매를 앓고 있었다. “어머니를 이미 끔찍한 사고로 잃었는데, 아픈 아버지마저 감옥에서 돌아가시게 하는 비극을 겪지 않게 해주십시오. 자식들에게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신다면 최선을 다해 아버지를 모시겠습니다. 병든 아버지가 간병 과정에 받았던 스트레스가 이런 극단적인 결과를 가져올 정도로 심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자식들 모두 죄책감에 참담할 뿐입니다.” 정씨의 자녀들은 눈물로 재판부에 호소했다. 이 사건의 경우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권고하는 형량(양형 기준)은 징역 5~8년이다. 살인 동기에 따라 5가지로 구분되는 살인죄 중 제1유형 ‘참작동기살인-가중영역’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참작동기살인’은 특별히 참작할 동기가 있는 살인으로, 살인죄 중에서도 가장 형량이 가볍다. 다만 숨진 아내가 범행에 저항할 수 없는 ‘취약한’ 피해자였고, 범행 수법이 잔혹했다는 점은 가중 요인으로 작용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양형 기준보다 크게 낮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사건은 고령화사회 진입과 가족해체 등에 따른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으로 비극적인 사태가 개인의 반사회적 성향이나 악한 마음 때문이라고 보기 어렵다”면서 “가족이 서로 상처를 보듬고, 어머니를 비명에 떠나보낸 슬픔과 죄책감을 조금이나마 위로받을 수 있도록, 아버지를 가족의 품에 돌려보내는 것도 법이 허용하는 선처와 관용”이라고 판시했다. 취재진이 지난 7월 이씨의 집을 찾아갔을 땐 다른 사람이 살고 있었다. 이웃들은 “6개월 전 자녀들이 이씨를 모셔 갔다”고 했다. 자녀들이 재판부와 한 약속을 지킨 것이다.서울신문이 분석한 ‘간병살인’(미수 포함) 판결문 108건 중 50건(46.3%)은 이처럼 남은 가족들이 선처를 호소해 형량 감경(특별양형인자) 요인이 됐다. 선처를 호소한 50건 중 20건(40%)은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2016년 한 해 동안 선고가 난 살인사건 727건(1심 기준) 중 집행유예 비율이 20.2%(147건)인 걸 감안하면 2배가량 높다. 가족의 손에 의해 숨이 끊어지는 순간 느끼는 감정은 무엇일까. 배신감, 분노, 허탈함, 슬픔 등이 떠오른다. 하지만 죽음의 문턱에서 되돌아온 이들은 이런 감정을 잊고 가해자를 용서한 경우가 많다. “갈 때 안 됐나. 빨리 가라. 몇년 전부터 기다리고 있었다. 가라. 여러 사람 피해 끼치지 말고….” 지난해 10월 울산의 한 원룸. 김상철(23·가명)씨는 화장실 천장에 밧줄을 건 뒤 아버지(52)에게 모진 말을 퍼부었다. 이날 아들은 화가 많이 나 있었다. 요양시설에 있던 아버지가 소란을 피우다 쫓겨나 집으로 왔기 때문이다. 당뇨를 앓는 아버지는 한쪽 발목을 절단하는 등 거동이 불편했다. 젊은 시절 돈도 벌지 않고 가정폭력을 휘두른 아버지였지만, 김씨는 힘이 닿는 데까지 돌보고 요양시설로 모셨었다. 그런 아버지가 다시 나타나자 감정이 폭발한 것이다. 김씨는 밧줄로 직접 아버지 목을 졸랐다. 한 10초 정도 당겼을까. 아버지가 켁켁거리며 발버둥치자 김씨도 이성이 돌아왔다. 손에 힘을 풀었고, 다행히 아버지는 병원에서 회복했다. 김씨는 존속살해미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김씨가 실형을 피할 수 있었던 건 친척은 물론 아버지까지 선처를 호소해서다. “나쁜 애가 아닙니다. 제가 술에 절어 정상적으로 가정을 꾸리지 못했습니다.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와중에도 학업에 열중해 대학에 진학한 애입니다. 대학도 장학금과 아르바이트해서 번 돈으로 다니고 있어요.” 김씨도 아버지를 다시 요양시설에 모시고 법원에 반성문을 제출하는 등 깊이 뉘우치는 모습을 보였다. “지금 와서 그 이야기를 물어보는 이유가 뭔데? 우리 시동생… 억울하게 죽었어.” 경기도 연천에 사는 김순래(80·여·가명)씨는 7년 전 일에 대해 어렵게 입을 열었다. 30년 넘게 같은 마을에 살던 동서 이연순(당시 72·여·가명)씨가 치매에 걸린 남편(76·김씨 시동생)을 살해한 사건을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아 했다. 처음에 김씨는 “자기도 사람이면 후회 많이 했겠지. 그래서 감옥 갔잖아. 하지만 가족들은 쉽게 용서가 안 돼”라며 이씨를 원망하는 마음을 내비쳤다. 하지만 1시간가량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서히 감정의 변화가 엿보였다. “사실 힘들었어…. 남편 증세가 갑자기 나빠졌거든. 뜬금없이 벽을 보며 절을 하지 않나, 사람들이 독약을 뿌려 자기를 죽인다고도 하지 않나. 대소변도 가리지 못해 이씨가 하루에도 몇 번씩 기저귀를 갈았지.” 이씨의 남편은 원래 요양시설에 있었지만, 기저귀를 찢는 등 과격한 행동을 해 하는 수 없이 집으로 데려왔다고 한다. 이씨도 고령인 데다 당뇨와 우울증 등 지병을 앓고 있었다. 사건 전날 밤 남편은 이상행동을 말리는 이씨에게 손찌검을 했고, 온몸에 이불을 감은 채 데굴데굴 굴러다녔다. 다음날 새벽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술을 마시던 이씨는 자고 있던 남편을 둔기로 내리쳤다. “이씨가 젊은 시절 음식 솜씨도 좋고 상냥했어. 우리 시어머니로부터 항상 ‘며느리 중 네가 최고’라는 칭찬을 받았지. 말년에 이런 일을 벌일지는 꿈에도 몰랐어. 내 남편은 5년 전쯤 먼저 갔어. 사실 남편이 안 가고 치매에 걸렸다면 나도 버텼을까 싶기는 해. 한순간 욱한 감정만 참았다면 그렇게 감옥 안 갔을 건데….” 이씨는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국민참여재판을 받았고 자녀들이 선처를 호소했지만 7명의 배심원 모두 실형을 결정했다. 이씨는 형기가 1년가량 남은 지난해 건강이 악화돼 가석방됐다. 조카가 이씨를 강원도로 모시고 갔다고 한다. 이씨의 자녀들은 사건 이후 다시는 이 마을에 오지 않았다. 큰어머니인 김씨와도 연락을 끊었다. 탐사기획부 tamsa@seoul.co.kr 탐사기획부 유영규 부장, 임주형·이성원·신융아·이혜리 기자
  • “밭일에 한국말 왜 배워” 욕하고 “빈손으로 온 주제에” 손찌검…나는 ‘코리안 시월드’ 노예였다

    “밭일에 한국말 왜 배워” 욕하고 “빈손으로 온 주제에” 손찌검…나는 ‘코리안 시월드’ 노예였다

    “베트남 처녀와 결혼하세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흔히 보이던 이런 문구의 현수막은 이제 자취를 감췄지만 베트남 처녀들의 상처는 아직 치유되지 않았다. 1990년대 중국 동포 여성부터 2000년대 베트남, 캄보디아를 비롯한 동남아까지 한국인은 20여년간 다양한 국가의 여성과 결혼했다. 그러나 충분한 준비 없이 한 결혼은 다문화 가정에 대한 사회적 차별 등 여러 문제를 낳기도 했다. 결혼 이주여성들은 엄마, 아내, 며느리로 사회의 주요 구성원이 됐지만 이들에 대한 숨겨진 폭력은 여전하다. 더 나은 삶을 꿈꾸며 한국에 왔으나 결국 결혼 생활을 접은 세 여성의 한국살이를 통해 이주여성에 대한 우리 안의 이중 잣대를 돌아본다. 각 사례는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의 상담 사례를 1인칭 시점으로 재구성한 것이다.●“네 것은 이불 한 장도 없어” 한국 생활 3년째 되던 해 나는 집에서 쫓겨났다. “너 같은 사람은 필요 없다” 시어머니의 마지막 말이었다. 시어머니는 남편이 나를 때리기 시작하자 오히려 내가 못 들어가도록 대문을 걸어 잠갔다. 잘못한 건 남편인데 나에게 겁을 주려고 그랬던 것일까. 캄보디아에서 한국으로 시집가는 여성들이 증가하던 2007년 무렵, 먼저 한국으로 간 사촌언니들을 보며 나도 막연히 한국행을 꿈꿨다.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시던 친정 엄마는 “네 인생은 네가 선택하는 것”이라며 내 결정에 찬성하셨다. 고향을 떠나며 나는 더 넓은 세상에서 행복할 수 있다는 확신에 차 있었다. 그러나 한국에서 그 확신은 무너졌다. 나는 늘 빈손이었다. 포도 농사를 짓던 남편을 도와 종일 밭일을 해도 내 몫은 없었다. 일당을 받는 남보다 못했다. 시어머니는 “넌 빈손으로 왔잖아”라며 용돈 한 푼 주지 않았다. 그러니 병원을 가거나 아이 물티슈 하나를 사더라도 일일이 허락을 받아야 했다. 너무 답답해 통장을 만들어 달라고 했더니 남편은 “외국인은 못 만든다”고 했다. 1년이 지나서야 그게 거짓말인 줄 알았다. 시댁은 한국어 공부도 반대했다. 아이가 크면 ‘한국어 못하는 엄마’에 대해 실망할 것 같아 수업을 듣고 싶다고 부탁했지만 남편과 시어머니는 “밭일에 무슨 한국어가 필요하냐”, “돈 주고 데려온 네가 무슨 공부냐”고 몰아세웠다. 어학당은 끝내 가지 못했다. 남편에게 나는 아내가 아니라 일꾼이다. 남편은 일이 잘 안 풀리면 나에게 욕설을 했다. 그 욕설은 어느 순간부터 손찌검으로 변했다. 그렇게 참으며 6년을 버틴 결혼, 아니 감옥 생활은 양육권마저 빼앗긴 채 허무하게 끝났다. ●상처만 안고 한국을 떠나다 5년 전에는 한국으로 돌아오는 티켓 없이 베트남행 비행기에 오를 줄 상상도 못했다. 베트남어 기내 방송이 어색하다. 비행기에서 내리면 복잡한 한국의 도심 풍경이 펼쳐질 것 같다. 내 고향은 베트남 북부에 위치한 소수민족 마을이다. 옆 마을과 언어도 풍습도 다른 작은 집성촌이다. 사랑하는 고향이지만 내게 큰 상처를 준 곳이기도 하다. 남성이 원하는 여성을 강제로 끌고 가 아내로 삼는 악습 때문이다. 열세 살 되던 2003년 나도 이 악습의 피해자가 됐다. 납치, 강제 혼인, 출산까지 하자 친정 식구들도 나를 받아 주지 않았다. 결국 쫓겨나다시피 고향을 떠났다. 나를 모르는 곳에서 새 미래를 만들고 싶었다. 그러다 국제결혼을 알게 됐다. 2012년 어느 더운 여름날 한국에 왔다. 중개업자를 통해 만난 남편은 약속과 달리 시부모님과 함께 살아야 한다고 했다. 한국 적응에 정신없던 결혼 5개월째, 기억조차 고통스러운 악몽이 시작됐다. 시아버지는 계속 기회를 노리고 있었던 것 같다. 집에 단둘이 남은 어느 겨울날. 그는 안방으로 커피 심부름을 시켰다. 그러더니 커피를 내려놓는 내 손을 잡아채고 옷 속에 손을 넣었다. 도망가라는 경고처럼 머릿속에서 사이렌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도망친다 한들 한국말도 못하는 나를 누가 믿어 줄까. 그는 과도를 들고 나를 협박했다. 그 일이 있고 열흘 후, 그는 거짓말로 나를 유인해 모텔로 데려가 성폭행했다. 화장실에서 베트남 친구에게 가까스로 전화를 했다. 경찰이 왔고 재판이 시작됐다. 시아버지는 계속 합의된 관계라고 우겼다. 그런데 법정 싸움이 끝나기 전 나에게 또 다른 송사가 닥쳤다. 남편이 혼인 무효 소송을 낸 것이다. 내가 베트남에서 출산한 걸 속였다는 이유였다. 납치로 인한 출산도 혼인 무효에 해당되는지를 두고 법정에서 5년을 다퉜지만 난 결국 소송에서 졌다. ‘사기로 인해 혼인 의사를 표시한 것’에 해당된다는 게 법원 판단이었다. 내가 겪은 인권침해는 고려되지 않았다. 5개월의 결혼 생활, 5년의 법정 싸움이 끝나고 상처만 안은 채 나는 돌아간다. 한국도 고향도 아닌 어딘가에서 새 살이 돋을 거라고 믿으며. ●우리 ‘동포’ 맞나요 동포(同胞). 같은 배에서 태어났다는 뜻이다. 한국 사람들은 중국 동포인 나를 형제, 자매로 생각할까. ‘절반의 한국인’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다. 한국인인 듯 한국인 아닌 존재랄까. 가끔은 나 자신도 원래 한국 국적인 사람과 나를 구분한다. 한족 교육을 받고 자란 나는 중국에서 교사가 되고 싶었다. 그런데 우연히 중국에서 남편을 만나 한국으로 왔다. 4년의 독박 육아에 지쳐 갈 때쯤, 한국어 통역을 하며 활발히 사회생활을 하던 기억이 떠올랐다. 주변 이주여성들을 돌아보니 식당이나 공장에 다니기도 하고 지인들에게 한국 화장품을 팔며 다들 열심히 살았다. 나도 내 경험을 살려 일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구직은 어려웠다. 사람들은 나를 이중 언어 구사자로 보기보다 ‘외국 며느리’로만 봤다. 그러다 2006년 나에게도 기회가 찾아왔다. 사회적으로 ‘다문화 붐’이 일면서 한국어 수업 등 이주여성 대상 프로그램이 생겼다. “이거다” 싶었다. 남편에게 부탁해 다문화 강사 교육을 받고 2년간 열심히 이주여성들을 도왔다. 그렇게 실력도 인정받고 보람도 느낄 무렵, 남편의 폭력이 시작됐다. 내가 일을 나간 뒤 남편은 일을 그만뒀는데, 실업 기간이 길어지며 스트레스를 받아서인지 나를 때리기 시작했다. 생활비와 남편의 대출금까지 감당하기를 몇 달, 결국 6살 딸아이를 안고 집을 나와 쉼터로 향했다. 그때부터 나는 밤낮 가리지 않고 일하기 시작했다. 아이와 살 보금자리를 얻기 위해 틈틈이 동대문을 기웃거리며 일거리를 찾아 ‘투잡’을 뛰었다. 그렇게 낮에는 강사로, 밤에는 장사를 하며 버티고 있다. 내 손으로 벌어 아이와 떳떳하게 살고 싶다는 소망. 그것이 고된 삶을 버티는 유일한 힘이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37년 가정폭력 시달리다 남편 죽인 아내, 정당방위 인정 못받은 이유

    37년 가정폭력 시달리다 남편 죽인 아내, 정당방위 인정 못받은 이유

    대법원 징역 4년 확정 “조사 때 분노만 드러내 정당방위 인정 힘들어” 37년간 결혼생활 내내 가정폭력에 시달렸다고 했다. 어느 날 술을 마시고 밤늦게 귀가했다가 또 손찌검을 당했다. 아내는 묵직한 수석(장식용 돌)을 휘둘렀다. 남편은 숨졌다. 아내는 정당방위를 주장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실형을 확정했다. 대법원 1부(주심 박상옥)는 살인죄로 기소된 김모(61)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2일 밝혔다.김씨는 지난해 3월 연락도 없이 술을 마시고 늦게 들어왔는 이유로 머리채를 잡아 넘어뜨리는 등 폭력을 행사한 남편을 장식용 돌로 10여 차례 내리쳐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 측은 재판에서 혼인기간 내내 칼에 찔리고 가스통으로 머리를 가격당하는 등 지속적으로 가정폭력을 당했던 터라 사건 당일에도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방어하려고 장식용 돌로 남편을 때렸다며 정당방위를 인정해달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1·2심 재판부는 “머리를 가격당해 누워있는 남편의 머리를 다시 수 차례 돌로 내리쳤다”며 “김씨가 검찰 진술에서도 분노감만 표현했을 뿐 공포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아 사회통념상 정당방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김씨 측은 범행 당시 지속적인 가정폭력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상태에서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이 또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김씨가 ‘남편을 두세 번 정도 때린 것으로 기억난다’고 진술한 점에 비춰보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대법원도 하급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김씨를 변호한 한국여성아동인권센터(대표 이명숙 변호사)는 유감을 표명하며 “사건의 경위, 동기, 심신상태를 구체적으로 살펴 정당방위나 심신미약, 심신상실을 적극적으로 인정해야 한다”며 “호주 등 해외 입법사례처럼 지속적인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가족 구성원이 가해자를 살해할 경우 일정 조건 하에서 정당방위를 인정하는 법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유전기각 무전구속?… 이명희 ‘합의의 기술’

    유전기각 무전구속?… 이명희 ‘합의의 기술’

    영장심사 직전 피해자 5명과 합의 검찰 “증거인멸” 주장 인정 안 돼 분노조절장애 진단서 법원 제출 구속 위기를 면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69)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직전 피해자 5명과 합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구속영장 기각을 놓고 ‘유전기각, 무전구속’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경찰은 이 전 이사장 재소환 등 보강 수사를 거쳐 영장 재신청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5일 경찰에 따르면 이 전 이사장 측은 전날 서울중앙지법 박범석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진행한 영장실질심사 때 일부 피해자가 작성한 처벌불원서를 제출했다. 그간 경찰 조사에서 이 전 이사장에게 폭언, 손찌검 등을 당한 피해자로 확인된 11명 중 수사 초기부터 처벌을 원하지 않은 1명을 포함해 모두 6명이 ‘처벌불원’ 의사를 밝힌 셈이다. 이 전 이사장 측은 분노조절장애 진단서도 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를 증거 인멸 시도라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 전 이사장이 피해자들을 만나 합의한 시점이 경찰이 피해자의 진술과 관련 증거를 확보한 이후라 증거인멸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이와 함께 범죄 혐의에 대해 다툼의 소지가 있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대한항공 전·현직 직원들로 구성된 직원연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법관들이 갑(甲)의 편이 되어 을(乙)들의 가슴을 찢어 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11명이 신고한 24건의 폭행은 수십년 동안 지속된 수천 건의 폭력 끝에 나온 결과”라며 “가위뿐 아니라 화분까지 던졌다는 일관된 진술은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외면하고, 모든 사실을 을들이 일일이 증명해야만 ‘범죄 사실이 소명됐다’고 인정해 주는 이 시스템에 치가 떨린다”고 분노했다.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서도 수백명의 대한항공 직원들이 “거액의 돈을 들여 피해자를 매수해 해결한 것 아니냐”, “영장 발부도 단독이 아니라 합의부로 바꿔야 한다” 등 법원 결정에 불만을 드러내는 글을 잇따라 올렸다. 청와대 홈페이지에도 이 전 이사장 구속 등 처벌을 촉구하는 내용의 청원이 여러 개 올라왔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유전기각 무전구속?…이명희 ‘합의의 기술’

    구속 위기를 면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69)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직전 피해자 5명과 합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구속영장 기각을 놓고 ‘유전기각, 무전구속’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경찰은 이 전 이사장 재소환 등 보강 수사를 거쳐 영장 재신청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5일 경찰에 따르면 이 전 이사장 측은 전날 서울중앙지법 박범석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진행한 영장실질심사 때 일부 피해자가 작성한 처벌불원서를 제출했다. 그간 경찰 조사에서 이 전 이사장에게 폭언, 손찌검 등을 당한 피해자로 확인된 11명 중 수사 초기부터 처벌을 원하지 않은 1명을 포함해 모두 6명이 ‘처벌 불원’ 의사를 밝힌 셈이다. 검찰은 이를 증거 인멸 시도라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 전 이사장이 피해자들을 만나 합의한 시점이 경찰이 피해자의 진술과 관련 증거를 확보한 이후라 증거인멸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이와 함께 범죄 혐의에 대해 다툼의 소지가 있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대한항공 전·현직 직원들로 구성된 직원연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법관들이 갑(甲)의 편이 되어 을(乙)들의 가슴을 찢어 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11명이 신고한 24건의 폭행은 수십년 동안 지속된 수천 건의 폭력 끝에 나온 결과”라며 “가위뿐 아니라 화분까지 던졌다는 일관된 진술은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외면하고, 모든 사실을 을들이 일일이 증명해야만 ‘범죄 사실이 소명됐다’고 인정해 주는 이 시스템에 치가 떨린다”고 분노했다.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서도 수백명의 대한항공 직원들이 “거액의 돈을 들여 피해자를 매수해 해결한 것 아니냐”, “영장 발부도 단독이 아니라 합의부로 바꿔야 한다” 등 법원 결정에 불만을 드러내는 글을 잇따라 올렸다. 청와대 홈페이지에도 이 전 이사장 구속 등 처벌을 촉구하는 내용의 청원이 여러 개 올라왔다.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갑질’ 한진일가 이명희 구속영장 기각

    ‘갑질’ 한진일가 이명희 구속영장 기각

    운전기사와 공사장 노동자, 한진그룹 직원 등에게 폭언을 퍼붓고 위험한 물건을 던지거나 폭행을 일삼은 혐의를 받는 조양호 한진 회장의 부인 이명희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박범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4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운전자 폭행 등) 혐의를 받는 이씨에 대한 구속 영장을 기각했다. 박 판사는 “범죄 혐의 일부의 사실 관계 및 법리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는 점, 피해자들과 합의한 시점 및 경위, 내용 등에 비추어 피의자가 합의를 통해 범죄사실에 관한 증거 인멸을 시도했다고 볼 수 없다”면서 “그밖에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볼 만한 사정에 대한 소명이 부족한 점, 도망의 염려가 있다고 볼 수도 없는 점 등을 종합할 때 구속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서울 평창동 자택에서 출입문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비원에게 전지가위를 던지고, 구기동 도로에서 차에 물건을 싣지 않았다며 운전기사를 발로 차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인천 하얏트 호텔 공사현장에서 조경 설계업자에게 폭행을 가하고 공사 자재를 발로 차 업무를 방해한 혐의, 평창동 리모델링 공사현장 작업자에게 소리를 지르고 손찌검을 한 혐의도 있다. 경찰은 이 전 이사장이 2011년 8월부터 올해 3월까지 피해자 11명에게 24차례에 걸쳐 폭언하거나 손찌검을 해 다치게 한 것으로 파악했으며, 이 전 이사장이 혐의를 부인하는 데다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 전 이사장에게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 폭행, 특수상해, 상해, 특수폭행, 상습폭행, 업무방해, 모욕 등 모두 7가지 혐의가 적용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명희, 고개 숙인 채 구속영장 심사 출석

    이명희, 고개 숙인 채 구속영장 심사 출석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아내 이명희(69) 일우재단 전 이사장이 4일 구속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법원 영장심사에 출석했다. 이날 오전 10시 20분께 법원에 도착한 이 전 이사장은 ‘심경이 어떠냐’는 질문에 “죄송하다”고 말했고, ‘누구한테 죄송하냐’고 묻자 “여러분들께 다 죄송합니다”라고 고개 숙인 채 답했다. 하지만 ‘사람을 향해 전지가위를 던진 적이 있느냐’, ‘피해자 회유를 시도한 적이 있느냐’ 등 혐의와 관련한 질문에 대해서는 즉답을 회피하고 법정으로 들어갔다. 서울중앙지법 박범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오전 10시 30분부터 이 전 이사장을 상대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하고 이날 오후 늦게나 이튿날 새벽 구속 여부를 결정한다. 이 전 이사장에게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 폭행, 특수상해, 상해, 특수폭행, 상습폭행, 업무방해, 모욕 등 모두 7가지 혐의가 적용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 전 이사장은 평창동 자택에서 출입문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비원을 향해 전지가위를 던지고, 구기동 도로에서 차에 물건을 싣지 않았다며 운전기사를 발로 차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인천 하얏트 호텔 공사현장에서 조경 설계업자에게 폭행을 가하고 공사 자재를 발로 차 업무를 방해한 혐의, 평창동 리모델링 공사현장 작업자에게 소리를 지르고 손찌검을 한 혐의도 있다. 경찰은 이 전 이사장이 2011년 8월부터 올해 3월까지 피해자 11명에게 24차례에 걸쳐 폭언하거나 손찌검을 해 다치게 한 것으로 파악했으며, 이 전 이사장이 혐의를 부인하는 데다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 전 이사장의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 늦게나 이튿날 새벽께 결정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번엔 ‘밀수·탈세 혐의’…피의자 조현아 세관 출석

    이번엔 ‘밀수·탈세 혐의’…피의자 조현아 세관 출석

    ‘혐의 인정 여부’ 묻는 질문에 묵묵부답“죄송하다” 말만 남기고 자리 떠이명희 이사장 구속 여부 이르면 이날 결정외국인 노동자 불법 고용 혐의에 이어 해외에서 산 개인 물품을 관세를 내지 않고 밀반입한 혐의를 받고 있는 조현아(44·대한항공 전 부사장)씨가 4일 세관에 출석했다. 조씨는 이날 오전 인천본부세관에 도착해 취재진으로부터 혐의 인정 여부 등을 묻는 질문을 받았다. 하지만 조씨는 고개를 숙인 채 답변하지 않았다.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없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만 “죄송합니다”라고 답했을 뿐이다. 세관은 조씨를 상대로 대한항공 항공기 등을 통해 밀수를 저질렀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세관은 앞서 지난달 21일 경기 일산의 대한항공 협력업체와 직원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밀수품으로 의심될만한 2.5t 분량의 물품들을 발견했다. 압수 당시 일부 물품 박스의 겉면에는 조씨를 의미하는 것으로 알려진 ‘DDA’라는 코드가 부착돼 있었다. 그동안 참고인 조사와 증거물 분석에 주력해온 세관이 밀수·탈세 혐의를 받고 있는 한진그룹 총수 일가를 직접 불러 조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조씨는 그의 모친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과 함께 필리핀 사람들을 대한항공 연수생으로 가장해 입국시킨 뒤 가사노동자로 불법 고용한 혐의(출입국관리법 위반)로 서울출입국외국인청으로부터 출석 조사를 받은 적이 있다. 한편 이명희 이사장의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 는 다음 날 새벽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 이사장은 자택 경비원에게 가위를 던지는 등 2011년부터 올해까지 피해자 11명에게 24차례에 걸쳐 폭언이나 손찌검을 하는 등 7개의 혐의를 받고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갑질 의혹’ 이명희 4일 영장심사…재벌총수 부인 첫 구속사례 되나

    ‘갑질 의혹’ 이명희 4일 영장심사…재벌총수 부인 첫 구속사례 되나

    갑질 의혹을 받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아내 이명희(69) 일우재단 이사장의 구속 여부가 이르면 4일 오후 결정된다.3일 경찰과 법원에 따르면 이 이사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4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중앙지법 박범석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다. 영장심사는 피의자가 직접 출석해야 하므로 이 이사장은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영장 발부 여부는 심사가 끝난 4일 오후나 이튿날 새벽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검찰과 경찰 등 사정 기관들은 전방위적으로 한진그룹 사주 일가의 각종 불법행위를 수사해 왔다. 일가 중에서 구속 심사를 받는 피의자는 이 이사장이 처음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 이사장은 평창동 자택에서 출입문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경비원에게 전지가위를 던지고, 차에 물건을 싣지 않았다며 구기동 도로에서 운전기사를 발로 차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인천 하얏트 호텔의 공사현장에서 조경 설계업자에게 폭행을 가하고 공사 자재를 발로 차 업무를 방해한 혐의, 평창동 리모델링 공사현장 작업자에게 소리를 지르고 손찌검을 한 혐의도 있다. 경찰은 이 이사장이 2011년 8월부터 올해 3월까지 11명의 피해자에게 24차례 폭언하거나 손찌검을 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 이사장에게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 폭행, 특수상해, 상해, 특수폭행, 상습폭행, 업무방해, 모욕 등 7가지 혐의가 적용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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