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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요 에세이] 저출산 해결, 부모들의 보육선택권 강화로/이복실 여성가족부 전 차관

    [수요 에세이] 저출산 해결, 부모들의 보육선택권 강화로/이복실 여성가족부 전 차관

    금년 초 결혼식장에서 만난 선배 언니는 만나자마자 하소연이다. 30대 후반에 결혼한 딸이 아기를 낳을 생각은 않고 일만 한다고 걱정이 태산이었다. 왜 아기를 안 낳느냐고 딸에게 물었더니 돌아오는 대답은 ‘엄마가 아이 키워줄 거예요?’였다. 한마디로 혼자서는 육아를 책임질 자신이 없다는 것이다. 직장 일도 만만치 않지만 보육시설이나 유치원에 아이를 보내면 안전이나 학대 등 언론에 보도되는 사건이라도 겪을까 봐 걱정이 되는 것도 하나의 이유였다. 손주를 키워 주지 않을 것이라는 평소 생각과 달리 결국 선배 언니는 ‘그래 낳기만 해. 내가 키워 줄게’ 하고 할 수 없이 약속을 했단다. 30년 직장생활 동안 나의 두 딸을 실제 키워 준 분들도 시어머니와 친정엄마였다. 많은 워킹맘들이 가장 믿고 의지하는 양육 보조자가 친정부모나 시부모 등 가족이라는 점은 전국 통계에서도 입증되고 있다. 작년 10월 육아정책연구소의 ‘맞벌이 가구의 가정 내 보육 실태 및 정책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조부모와 친인척이 자녀를 돌본다고 응답한 비율이 63.6%에 달했다. 이는 어린이집 이용률보다 훨씬 높은 수치이다. 만족도도 조부모·친인척이 5점 만점에 4.1점으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아이들이 어릴 때 야근이 만성화된 직장환경 때문에 민간 베이비시터를 이용하는 워킹맘도 많다. 지난 12월 와우포럼에서 강연한 여성 CEO는 아이를 키우는 동안 아이들을 돌보는 아주머니가 무려 15명이나 바뀌었다고 토로했다. 개인양육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유를 맞벌이 엄마들은 ‘기관 이용 후 돌볼 사람이 필요해서’(59.8%)를 가장 많이 꼽았다. 실제로 민간베이비시터 시장은 활성화되어 있지만 친인척 돌봄이나 민간베이비시터를 이용할 경우 세금 지원이나 이용료 지원 등 혜택이 하나도 없다. 지금의 무상보육은 오로지 보육시설이나 유치원 등 시설을 이용할 경우에만 해당되니 시설 이용 여부에 따라 재정 지원의 형평성에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1대1 양육서비스인 아이돌보미제도가 중앙 정부 차원에서 처음 도입된 것은 2006년이다. 사업을 시작한지 이제 딱 10년이 되었다. 필자가 보육정책국장을 할 때의 일이다. 장관 주재 간부회의였다. 당시 가족정책국장은 영아의 경우 부모들이 시설보육보다는 가정 내 보육을 선호하고 있어 보육시설에만 지원할 것이 아니라 가정 내 보육도 지원해야 한다며 개별 돌봄 사업을 제안하였다. 모두들 고개를 끄떡거렸다. 여러 과정을 거쳐 아이디어가 결실을 맺어 2007년 시범사업으로 3억원의 예산을 확보하였다. 사업 명칭도 직원들을 대상으로 공모하여 ‘아이돌보미’라고 명명하였다. 2012년 필자가 청소년가족정책실장을 맡으면서는 아이돌봄지원법도 제정하였으며, 영아 종일제 지원 대상도 24개월(만 1세)까지로 확대하였다. 하지만 아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이 있다. 비슷한 시간대에 수요자가 몰리다 보니 원하는 시간에 쉽게 이용하기가 어렵고, 돌봄 지원 시간이나 대상도 제한되어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다른 부처에서 시설보육, 아이돌봄 정책을 각각 담당하고 있는 점도 해결 과제다. 보육에 매년 수조 원의 재정을 투입해도 저출산 문제는 해결 기미가 안 보이고 정작 국민들의 체감도가 낮은 점은 정책 개선의 필요성을 보여 준다. 정책은 국민들이 원하는 접점을 찾아 지원해 줄 때 효과가 발휘되는 것이다. 맞벌이 가구의 60%가 친인척 돌봄에 의존하고 있다는 연구보고서는 시설에 제한된 무상보육만으로는 워킹맘의 보육정책에 대한 체감도가 낮을 수밖에 없음을 말해 주고 있다. 이제 워킹맘의 주 자녀양육자인 친인척 돌봄에 대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을 검토해야 할 때가 되었다. 우리의 당면 과제인 세계 최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국가의 미래는 암울하다. 저출산의 핵심인 보육 문제 해결을 위해 이참에 아이돌보미, 보육시설, 친인척 돌봄 등 모든 돌봄의 형태를 부모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보육바우처 제도를 도입해서 부모들의 선택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보육정책을 대폭 개선할 것을 제안해 본다.
  • 칠순, 당찬 버킷리스트…내가 나를 받들며 살자

    칠순, 당찬 버킷리스트…내가 나를 받들며 살자

    심심한 건 절대 못 참는 ‘재미주의자’다. 나이가 들어도 수그러들지 않는 ‘호기심 대마왕’이기도 하다. 여성학자이자 가수 이적의 어머니로 유명한 박혜란(70)을 일컫는 수식어다. 아들 셋을 키우던 마흔에 여성학 공부에 나서고, 고3 아들을 두고 중국 유학을 떠나는 등 틀을 깬 활기찬 인생살이로 울림을 줬던 그가 칠순에 이르렀다. 본인의 표현을 빌리면 빼도 박도 못하게 ‘노인인증서’을 받아든 나이다. 노년의 무기력, 한발 더 가까워진 죽음을 맞닥뜨리며 드는 상념과 일상을 그가 특유의 유쾌한 문체로 풀어놓았다. 에세이 ‘오늘, 난생처음 살아 보는 날’(나무를 심는 사람들)에서다. 전국 곳곳에 강연을 다니는 그에게 젊은 주부가 대뜸 물었다. “선생님은 꿈이 뭐냐”고. 두 시간 동안 ‘시작하기에 늦은 나이는 없다’고 떠들어 댔던 그는 순간 말문이 막혀 버렸다. 이후 여든까지 하고 싶은 일을 적어 내려간 ‘일흔 살의 버킷리스트’는 대담하고 찬란하다. 바르셀로나, 프라하, 도쿄 등 마음에 드는 도시에서 한 달씩 살아 보기, 아직도 자신을 달뜨게 만드는 연극 무대에 서기, 다큐멘터리 찍기, 여섯 명의 손주가 읽을 동화책 쓰기 등이다. 강의, TV 출연, 사회운동단체 대표 활동 등 다채로운 삶을 살며 일상에 무감각해진 저자는 일흔을 넘기며 유례없는 불볕더위마저 생애 처음 겪는 경험임에 고마움을 느낀다. ‘난생처음 겪는 무더위 앞에서 나는 새삼 내가 하루하루 겪는 일 하나하나가 다 난생처음이란 엄숙한 사실을 되새겼다.’(277쪽) 100세 시대에 한 배우자와 해로한다는 건 억지라며 주창하는 결혼 정년제, 여성학자로서 최근 젊은 남성들의 여성 혐오에 대해 드러내는 고민은 세대를 아우르는 넉넉한 시선으로 눈길을 끈다. ‘페미니스트는 절대로 남자를 적으로 보지 않는다. 페미니스트가 공격하는 대상은 남성 중심주의에 기반한 가부장제 사회일 뿐이다. 가부장제 사회에서는 여성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남성도 억압된 삶을 살고 있지 않은가. 오히려 남자들은 페미니스트에게 고마워해야 한다. 페미니스트는 여성이나 남성이나 인간 자체로 존중받아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251쪽) 치매를 걱정하며 ‘사는 날까진 내가 누구인지 알면서 살고 싶다’고 걱정하기도 하지만 심장에 스텐트를 박은 것까지 위풍당당 농을 던지는 그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것은 찰진 재미다. 손주들이 아이언맨 인형을 갖고 놀 때 “얘들아, 할머니는 아이언 우먼이란다. 심장에 아이언이 세 개나 박혀 있거든”이라고 자랑(?)하는 할머니의 말에 손주들은 엄지를 치켜들며 존경의 눈빛을 보낸다. 한생을 단단하게 살아 낸 인생 선배로 손주들에게, 독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하나로 모아진다. ‘가장 사랑해야 할 사람은 바로 너희들 자신이어야 한다’는 것, ‘내가 나를 보물단지로 받들며 살자’는 것.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세월호는 [기억]이다

    세월호는 [기억]이다

    새해 첫 주말 추모 열기 가득 시민 76명 ‘스케치북 응답’ “기억” “우리” 가장 많이 언급 생존자 “구조 아닌 스스로 탈출” “1000번의 4월 16일이 지났습니다. 아들을 떠나 보내고 시간과 달력은 넘어가지 않았습니다.”(단원고 고 장준형군 아버지 장훈씨) “우리는 구조된 게 아닙니다. 스스로 탈출했습니다. 우리가 잘못한 건 세월호에서 살아나온 것입니다.”(세월호 생존자 장애진씨) 세월호 참사(2014년 4월 16일) 1000일을 이틀 앞둔 지난 7일 새해 첫 촛불집회에 참석한 세월호 유가족과 생존 학생들은 당시의 충격과 슬픔, 고통을 마치 어제의 일인 듯 생생하게 증언했다. 시민들은 이들의 얘기에 고개를 떨궜다. 서울신문은 이곳에 모인 시민 76명에게 ‘세월호 참사는 당신에게, 우리 사회에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졌고 스케치북에 답을 적어 달라고 했다. 가장 많이 나온 단어는 ‘기억’(48회) 그리고 ‘우리’(14회)였다. 우리 모두의 일이며, 절대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는 시민들의 추모 열기를 담아 봤다. 직장인 김정애(49·여)씨는 ‘세월호는 기억’이라며 “잊지 않아야 하는 일이기도 하고, 다시 일어나서도 안 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회사원 김동관(50)씨는 스케치북에 ‘우리 모두의 눈물이다’라고 적은 뒤 “너무 슬프니까”라고 짧게 답했다. 자신을 보수층이라고 밝힌 이광웅(67)씨는 ‘손주 보기 부끄러운 세상, 잊지 말자 세월호’라고 적은 뒤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며 답답해했다. 중학생 한혜림(16)양은 ‘그림자’라고 했다. 그는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이고, 떨쳐낼 수 없는 그림자처럼 계속 따라온다”고 설명했다. “불쌍한 아이들 절대 못 잊는다”, “언제 떠올려도 아픈 머릿속 가시”, “자식 잃은 아픈 자리” 같은 글도 있었다.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한 국가에 대한 실망감을 표출하기도 했다. 직장인 김정교(50·여)씨는 ‘세월호는 국민의 눈물’이라며 “국가가 더이상 국민을 지켜주지 못한다는 슬픈 현실을 알게 해주었다”고 설명했다. 대학원생 박찬종(31)씨는 “만약 대통령이 제대로 지시하지 못했다 해도, 국가 시스템에 의해 구조됐어야 할 아이들”이라며 “국가 시스템의 부재가 만든 뼈아픈 참사”라고 말했다. 두 딸과 함께 집회에 참석한 이철환(44)씨는 “이제 아이들을 밖으로 내보내 주세요”라고 적으며 정부에 조속한 선체 인양을 요구했다.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함께 지겠다고 말한 시민도 있었다. 자영업자 김주영(55)씨는 세월호를 ‘어른들의 민낯’이라고 정의하고 “50대가 어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저 부끄러울 뿐”이라고 했다. 주부 곽인정(31)씨는 ‘어른들의 눈물’이라며 “아이들이 희생되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무능한 어른들이 흘리는 눈물”이라고 설명했다. 스케치북에 ‘우리의 침몰한 양심’이라고 적던 김건희(43)씨는 “너무나 아픈 기억”이라며 울먹였다. ‘양심의 소리’, ‘그날, 대한민국도 침몰했다’, ‘얼룩진 우리의 거울’ 등의 대답도 있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리얼스토리 눈’ 크리스티나, 에바 아기 안고 “일주일 빌려주세요”

    ‘리얼스토리 눈’ 크리스티나, 에바 아기 안고 “일주일 빌려주세요”

    이탈리아 출신 방송인 크리스티나와 그의 시어머니가 화목한 고부지간을 자랑했다. 5일 방송된 MBC ‘리얼스토리 눈’ 612회에서는 부지런한 45년 닭띠 시어머니와 게으르지만 애교만점인 이탈리아 출신 81년 닭띠 며느리 크리스티나 고부를 만났다. 10년째 ‘며느리살이’를 하고 있다는 시어머니는 아침으로 쌀밥을 먹는 아들과 과일로 식사를 대신하는 며느리 때문에 매일 아침상을 두 번씩 차린다. 시어머니는 10년 차 주부생활에도 한국 음식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며느리 크리스티나가 걱정인데, 크리스티나는 그 속도 모르고 시어머니의 응원 담당을 자처하며 애교로 넘어가는 모습이다. 이날 새해를 맞아 시어머니는 친구들과 모임에 나섰다. 다들 손주 자랑이 한창인 모습에 손주가 없는 시어머니는 “부럽다”는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다음날 크리스티나도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나섰다. 모두 한국남자와 결혼해 며느리가 된 영국인 에바, 에나는 아이를 데리고 나왔다. 크리스티나는 6개월 된 에바의 둘째를 안고는 “일주일 동안 빌려주세요. 앞으로 저도 낳을 수 있다”며 새해 소망을 품었다. 사진=MBC ‘리얼스토리 눈’ 연예팀 seoulen@seoul.co.kr
  • 60년간 매일 2㎏씩 모래 먹는 할머니

    60년간 매일 2㎏의 모래와 자갈을 먹어온 한 할머니가 있다. 그는 이 같은 식습관이 자신의 건강 비결이라고 밝혔다. 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메트로 등 외신에 따르면, 인도 바라나시에 사는 78세 여성 쿠스마 바티는 매일 많은 양의 모래를 먹고 있으며 특히 그중에서도 자택의 벽에서 나온 돌 부스러기를 씹어먹는 것을 좋아한다. 바티 할머니는 “지금까지 난 약 63년 동안 모래와 자갈을 먹어왔다”면서 “이런 것을 먹길 좋아하며 이런 것이 내게 어떤 해로운 영향도 주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내 위장과 입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으며 모래나 자갈이 단단하더라도 내 치아는 완벽하게 괜찮다”면서 “어떤 문제도 없이 가장 단단한 돌멩이도 씹어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할머니는 단 한 번도 병원에 가본 적이 없다고 한다. 할머니는 “난 완벽하게 괜찮다고 느껴 지난 오랜 세월 의사를 만날 필요가 없어 병원에 가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난 15세 때부터 모래를 먹기 시작했고 딱 한 번 심한 복통을 앓았지만 그마저 오래 가지 않았고 이제는 이런 모든 것이 내게 매우 정상적인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어 “모래 속에 있는 미네랄은 마치 밭에서 농작물이 받는 에너지처럼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현재 손주들은 할머니에게 이 같은 식습관을 제발 포기하길 바라고 있다. 하지만 할머니는 손주들이 그러는 이유를 전혀 이해할 수 없다. 그녀는 “손주들이 이런 중독 증상을 치료하기 위해 의학적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난 전혀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난 모래 덕분에 건강과 몸매 모든 것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기업은행은 날 키워준 둥지” 첫 여성 은행장 석별의 눈물

    “기업은행은 날 키워준 둥지” 첫 여성 은행장 석별의 눈물

    27일 서울 중구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 은행에서 후배들이 준비한 작별 인사 동영상이 나오자 권선주 기업은행장은 눈가가 벌게졌다. 한명 한명 직원들과 악수를 나눌 때에도 만감이 교차하는지 눈물을 연신 닦았다. 여성 최초 지역본부장, 여성 최초 부행장, 여성 최초 은행장 등 늘 ‘여성 1호’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녔던 권선주 기업은행장은 이렇게 눈물의 이임식을 마쳤다. 그는 “제가 한 가지 착각한 것은, 제가 은행을 위한다고 생각했는데 은행이 저를 키우고 있었다”면서 “오히려 은행은 저를 이만큼 자라게 한 둥지였다”고 소회를 밝혔다. 고별사를 말하는 목소리가 내내 떨렸다. ‘여성’과 ‘내부 승진’이라는 이중 유리천장을 깬 그의 행보는 늘 관심 대상이었다. 모뉴엘 사태 등 악재가 겹쳐 고전하기도 했지만 기술금융 등에 대한 노력으로 박근혜 대통령에게 “권 행장 좀 본받으라”는 공개 칭찬을 받기도 했다. 저성장 저금리 기조 속에서도 당기순이익 1조원 클럽에 진입하고 총자산 300조원을 넘기는 등의 성과도 냈다. 권 행장은 그간 고생한 직원들을 향한 미안함도 잊지 않았다. 그는 “지난 3년간 정부가 추진한 금융공공기관 정책과 올해 파업 등의 과정에서 여러분이 갈등을 빚고 상처를 받게 된 점, 더 속 시원히 사정을 말씀드리고 자주 이해를 구하지 못한 점은 진심으로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모든 원망을 내게 돌리고 남은 분들은 갈등과 상처를 딛고 다시 한마음으로 나아가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의 선배로 돌아가 날로 발전하는 모습을 기쁘게 지켜보겠다”며 “먼 훗날 손주의 용돈 통장을 만들어 주며 기업은행의 놀라운 성장에 제가 함께했음을 자랑스럽게 얘기하겠다”고 이임사를 마쳤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다니엘 헤니, “결혼하고 싶어..어머니, 손주 봤으면 좋겠다” 솔직 결혼관

    다니엘 헤니, “결혼하고 싶어..어머니, 손주 봤으면 좋겠다” 솔직 결혼관

    다니엘 헤니가 자신의 결혼관을 공개했다. 최근 진행된 MBC ‘나 혼자 산다’ 촬영에선 자취 19년차 다니엘 헤니의 LA 생활을 카메라에 담았다. 다니엘 헤니는 집으로 초대한 손님과 저녁식사를 나누며 “누구 만나는 사람 있어?”라고 물었다. “없다”는 대답이 돌아오자 ‘연애상담사’로 변신한 다니엘 헤니는 자신의 결혼관까지 밝혔다. 그는 “내가 예전에 연애를 했는데…”라며 입을 열더니 “네 인생사에 반려자가 있는 건 중요한 것 같다”고 했다. 다만 다니엘 헤니는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게 힘들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어머니가 결혼에 대해 묻지 않냐?”는 질문에 “그 얘기는 안 하신다”면서도 “하지만 결혼하고 싶다. 전 어머니가 손주를 봤으면 좋겠다”고 솔직한 마음을 드러냈다. 23일 밤 11시 10분 방송.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가끔 손주 돌봐주면 5년 더 살 수 있다”(연구)

    “가끔 손주 돌봐주면 5년 더 살 수 있다”(연구)

    가끔 손주를 돌봐주는 노인은 기대수명보다 5년 더 살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한 국제 연구진은 독일과 스위스에 사는 70~103세 노인 500여 명의 생존율과 손주나 아이를 돌봐준 빈도 등을 조사해 위와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기존 연구들과 달리 손주를 주로 맡아 보살핀 노인들은 조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대신 손주를 가끔 돌봐준 노인들과 전혀 손주를 돌봐주지 않은 이들을 비교했다. 또한 손주가 없지만 다른 아이들에게 보호자로서 정서적인 지원을 제공한 노인들도 비교 대상에 포함했다. 그 결과, 가끔 손주를 돌봐준 노인 참가자 중 절반은 조사를 시작하고 나서 10년이 지난 뒤에도 계속해서 생존했다. 반면 손주를 전혀 돌보지 않은 노인 참가자 중 절반은 5년 안에 사망했다. 또한 손주가 없지만 다른 아이들에게 정서적인 지원을 해준 노인 참가자 중 절반은 7년을 더 살았다. 아무도 보살피지 않은 노인은 평균적으로 4년 더 생존했다. 이에 대해 독일 막스플랑크 인간개발연구소의 랄프 헤르트비히는 “돕는 행위를 더 긴 삶을 위한 만병통치약으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면서도 “적절한 수준으로 보살핌에 동참하는 것은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연구에서는 더 적극적으로 보살핌에 참여하게 되면 스트레스가 유발돼 심신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가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진화와 인간행동 저널’(Journal Evolution and Human Behaviour)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 biker3 / Fotoli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믹 재거 경 나이 73세에 아들 얻었다, 여덟 번째 자녀

    믹 재거 경 나이 73세에 아들 얻었다, 여덟 번째 자녀

     영국 록그룹 롤링스톤스의 리더인 믹 재거 경이 73세에 아빠가 됐다고 영국 BBC가 8일(이하 현지시간) 그의 대변인 성명을 인용해 전했다. 대변인 버나드 도허티는 성명을 통해 재거 경의 여자친구이며 미국 발레리나인 멜라니 햄릭(29)이 이날 뉴욕에서 아들을 출산했으며 두 사람 모두 기뻐했다고 전했다. 재거 경이 병원에서 출산 장면을 지켜봤다고 전한 도허티는 “산모와 아이 모두 건강하며 미디어들이 사생활을 존중해주길 요청한다”고 밝혔다. 그에게는 이미 가장 나이어린 17세부터 가장 나이가 많은 45세까지 일곱 자녀가 있다.   재거 경은 13년 동안 함께 했던 우렌 스콧이 2014년 자살한 뒤부터 햄릭과 교제하기 시작했다. 그와 지내며 자녀를 낳았던 여인들은 마샤 헌트, 비앙카 재거, 제리 홀, 루시아나 히메네스 모라드 등이다. 다섯 손주가 있으며 손녀 아시시가 2014년 딸을 출산하면서 처음 증조부가 됐다.    한편 롤링스톤스는 최근 블루스 앨범 ´블루 & 론섬´을 출시하고 공연 활동을 펼치는 등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트럼프호텔 대사관 행사로 문전성시… 말로만 公私 분리

    쿠바 단교 으름장 놓고 호텔 인수 트럼프타워 경호 비용 409억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사업에서 손을 떼고 대통령직에 집중하겠다고 밝혔지만 워싱턴 DC의 트럼프 호텔이 국제 행사장으로 주목받으면서 취임 이후 공익보다 사익을 우선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미국 주재 아제르바이잔 대사관은 이달 말 유대교 명절인 하누카를 맞아 트럼프가 소유한 워싱턴 DC 트럼프 호텔에서 유대인 단체와 만찬 행사를 공동 주최할 예정이라고 폴리티코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제르바이잔은 러시아, 이란과 국경을 맞댄 국가로 이스라엘과도 관계가 좋은 전략적 요충지다. 트럼프는 아제르바이잔의 부패한 독재자 일함 알리예프 대통령의 최측근 아나르 마마도프의 각별한 사업 파트너로 그에게 현지 트럼프 호텔 라이선스를 빌려주고 있어 논란이 됐다. 트럼프 측과 아제르바이잔 정부는 행사장 섭외 배경을 해명해 달라는 폴리티코의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 주재 바레인 대사관도 다음달 하마드 빈 이사일 칼리파 국왕의 즉위 1주년 기념행사를 같은 호텔에서 개최했다. 이 때문에 트럼프의 사업체가 트럼프의 환심을 사기 위한 외국의 정치적 로비 창구로 이용되는 아니냐는 의혹이 계속 나온다. 납세 내역 공개도 거부한 트럼프가 국익을 위해 개인 부동산 사업을 희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시각이 많다.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가 쿠바에 미국과 더 나은 협상에 나서지 않으면 다시 관계를 단절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지만 6개월 전까지 다수의 쿠바 호텔 인수를 추진했다며 이율배반적 행보를 지적했다. 트럼프가 뉴욕 맨해튼 트럼프 타워에 거주하면서 들어가는 천문학적 경호 비용도 도마에 올랐다. 빌 드 블라시오 뉴욕 시장은 대선 직후부터 내년 1월 20일 취임 전까지 트럼프 일가 경호에 필요한 비용 3500만 달러(약 409억 원)를 상환해달라고 연방 정부에 요청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이 비용은 백악관 비밀경호국(SS) 비용을 제외한 순수한 뉴욕시 부담분이다. 트럼프 타워는 인근에 백화점, 공원 등이 집중돼 경호가 까다롭고 트럼프 일가는 자녀·손주 등을 합쳐 18명에 달하는 대가족이다. 트럼프가 백악관으로 들어가도 이 집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고 부인 멜라니아가 아들의 학교 통학을 위해 백악관 대신 뉴욕에서 계속 살 계획이라 뉴욕시의 경호 부담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뉴욕시는 트럼프 일가의 하루 경호비용을 50만 달러(5억 8000만원) 수준으로 추산했고 CNN은 이보다 많은 100만 달러(11억 7000만원)에 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어르신 손맛 더한 ‘희망두부’ 인기만점

    어르신 손맛 더한 ‘희망두부’ 인기만점

    전통 가마솥 제조 방식 ‘입소문’ 15명 모여 하루 최대 96모 생산 5일 서울 강북구 삼양동 강북노인회관 4층. 입구에 들어서자 뜨거운 열기가 느껴졌다. 가마솥에서는 몽글몽글 덩어리 진 두부가 뽀얀 자태를 드러냈고 솥 주변을 둘러싼 노인들은 연신 나무주걱을 저었다. 이용국(72)씨는 “생산 수량으로 보면 대규모 두부공장을 따라갈 수 없지만 ‘내가 만든 두부로 자녀들과 손주들의 건강을 지킨다’는 자긍심으로 두부를 만들고 있다”며 웃었다. 강북구가 2013년부터 ‘어르신 일자리사업’의 일환으로 마련한 ‘가마솥 희망두부 생산·판매사업’이 인기다. 지역 내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무공해 국산콩과 천연간수를 사용해 옛날 전통 가마솥 제조 방식으로 손수 만들어 내는 건강 손두부라고 입소문이 났기 때문이다. 현재 참여하고 있는 노인은 모두 15명으로 하루 두부 생산량은 최대 96모다. 근무시간은 오전 6시부터 3시간 정도라 건강에도 무리가 없다. 노인들은 모두 두부제조 전문가로부터 오랜 기간 교육을 받았다. 생산자가 바뀌더라도 같은 품질과 맛을 유지할 수 있도록 생산 과정별 매뉴얼도 갖췄다. 두부 생산 시설은 보건복지부로부터 승인을 받았고 한국식품연구소에 의뢰해 생산판매를 위한 검사도 마쳤다. 특히 강북구의 두부 사업은 노인 일자리가 대부분 공공부문에서 이뤄지는 것과 달리 시장형(제조판매형) 일자리로 운영되고 있는 게 특징이다. 노인들에게 실질적인 일자리를 마련해 주고 동시에 수익 창출을 통한 지속적인 사회참여활동도 가능해 의미가 무척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겸수 구청장은 “‘가마솥 희망두부’를 강북구의 대표 브랜드 상품으로 육성하고 어르신들의 일자리가 확대되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주안이 근황, 손준호-김소현 반반 닮은꼴 ‘폭풍성장’

    주안이 근황, 손준호-김소현 반반 닮은꼴 ‘폭풍성장’

    손준호 김소현 아들 주안이의 모습이 공개됐다. 뮤지컬 배우 김소현은 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주안이 찰흙놀이, 고래상어”라는 글과 함께 사진 한장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 속 손주안은 손준호, 김소현을 반반씩 닮은 모습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반달 눈웃음이 보는 이로 하여금 ‘엄마미소’를 짓게 한다. 한편 뮤지컬 배우로 유명한 손준호, 김소현 부부는 SBS 육아 예능 프로그램 ‘오! 마이 베이비’에 아들 주안과 나와 많은 사랑을 받았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월드피플+] 뒷마당에 롤러코스터 만든 ‘능력자 할아버지’

    [월드피플+] 뒷마당에 롤러코스터 만든 ‘능력자 할아버지’

    “롤러코스터 만들기? 어렵지 않아요.” 미국 시애틀에 사는 한 남성이 손자와 손녀를 위해 손수 제작한 롤러코스터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폴 그레그라는 이름의 이 남성은 항공기 전문업체인 보잉(Boeing)사에서 34년간 엔지니어로 일하다 은퇴했다. 그는 시간이 날 때마다 집에서 손자·손녀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곤 하는데, 최근에는 손주들을 위해 뒷마당에 직접 롤러코스터를 제작하기도 했다. 그래그는 30년이 넘게 엔지니어로 일한 경험을 살려 실제 놀이공원에서나 탈법한 ‘리얼한’ 롤러코스터 제작에 나섰다. 이 롤러코스터는 높낮이를 이용한 3번의 가속 구간 및 움직임이 극대화되는 방향 전환 구간 등을 모두 갖췄다. 물론 첫 번째 ‘언덕’에서는 누군가 아이가 탄 의자를 수동으로 끌어올려줘야 하지만, 그 구간만 지나면 출발했던 곳으로 돌아올 때 까지 원심력과 가속에 의해 움직인다. 지난 달 공개된 영상은 그래그의 손자와 손녀가 해맑은 웃음을 보이며 롤러코스터를 타는 모습을 담고 있다. 아이들은 생각보다 빠른 속도에 비명을 지르다가 어느새 다시 웃음을 지으며 즐거워했다. 그래그가 지은 이 롤러코스터의 이름은 ‘리틀 로켓’. 아이들이 앉아있는 의자가 모두 로켓 형태로 디자인됐다. 그는 “다른 부모들도 뒷마당에 아이들을 위한 롤러코스터를 직접 만들 수 있도록 설명서를 제작하고 있다”고 전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은행권 ‘이색’ 신탁상품 러시

    은행권 ‘이색’ 신탁상품 러시

    저금리 속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으려는 은행들의 관심이 신탁업으로 쏠리고 있다. 고객들 역시 자산관리의 필요성을 느끼면서 신탁 상품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은행들은 최근 절세를 위한 증여신탁뿐만 아니라 치매나 사망 후 반려동물을 위한 고령화 특화 상품 등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1일 국내 금융사들 가운데 처음으로 ‘치매안심신탁’을 출시했다. 치매안심신탁은 향후 치매에 걸릴 가능성에 대비해 미리 은행에 돈을 맡기고 치매 판정을 받으면 병원비, 간호비, 생활비 등을 안정적으로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맞춤형 자산관리 상품이다. 치매 노인이나 사고로 부모를 잃은 자녀의 재산을 다른 사람이 유용하지 못하도록 은행이 자산을 맡아서 관리해 주는 신탁 상품 ‘케어트러스트’에서 치매만을 따로 특화시켰다. 앞서 국민은행은 주인이 사망한 뒤 남겨질 반려동물을 위해 은행에 자금을 미리 맡기고, 본인이 사망하면 반려동물을 맡아서 돌봐줄 사람에게 자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KB 펫 신탁’을 처음으로 내놓았다. 절세상품으로 최근 증여신탁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 6월 우리은행이 ‘명문가문 증여신탁’을 처음 내놓은 이후 다른 은행들도 잇따라 같은 상품을 출시했다. 증여신탁은 부모가 은행에 한꺼번에 돈을 맡기면 6개월에 한 번씩 원금과 이자를 자녀 앞으로 지급하는 것이다. 신탁을 통해 정기적으로 분할해 증여하면 증여세를 계산할 때 10% 할인율이 적용돼 총 증여세액으로 따졌을 때 30% 이상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 신한은행의 경우 주식·ETF, 국내외 채권, 수익증권, 구조화 상품 등 다양한 투자자산을 운용하며 고객의 목표 수익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하나의 계좌에서 관리하는 ‘맞춤형 신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은행권의 신탁 자산 총액은 331조 7499억원으로 지난해 말(287조 7286억원)보다 15.3% 증가했다. 국내 금융권은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와 저금리 기조가 진행된 일본 사례를 연구하며 금융상품을 벤치마킹하는 추세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고액자산가 중심의 수요가 많고 법률적으로도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2013년부터 손주 교육비 증여신탁에 대해 비과세를 적용하는 등 혜택이 많고 신탁업이 활발한 데 비해 우리나라는 신탁 구조도 다양하지 않고 광고나 홍보도 제한돼 있어 일반화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from 상파울루 할아버지 “서울 손자들아 내 그림 보렴”

    from 상파울루 할아버지 “서울 손자들아 내 그림 보렴”

    브라질로 이민 간 75세 한국 할아버지가 서울로 돌아간 세 손자들에게 옛날 얘기나 공룡 얘기, 한국문화에 대한 얘기를 들려주고 싶어 손수 모니터에 그린 그림들이 많은 이들에게 먹먹한 감동을 안기고 있다. 30일 영국 BBC는 1981년 브라질 상파울루로 이민을 떠난 이찬재(75)씨와 그의 아들이며 페이스북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하는 이지별(45)씨의 사연을 다루며 이찬재씨가 그린 상상력 넘치는 그림들을 소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찬재씨의 페이스북 계정에는 벌써 4만명 이상의 팔로어를 거느리고 있다. 75세 어르신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란 낯선 매체를 활용한다는 게 쉽지 않았지만 인스타그램의 모회사 페이스북에서 일하는 이지별씨가 모니터에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가르친 사연도 작지 않은 감동을 안긴다. 이지별씨 부부는 나중에 미국 뉴욕으로 이주했고, 여동생 부부가 두 아들을 데리고 한국으로 귀국했다. 이지별씨는 뉴욕 자택에서 BBC 기자와 만나 “아버지는 은퇴한 뒤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시는데 자동차를 운전해 학교에 등교시키는 게 하루 일과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그런데 아이들이 귀국한 뒤 하릴이 없어져 어머니와 난 그 점을 걱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릴 없이 시간을 보내시니 아버지가 빠르게 늙고 우울증에 걸릴까봐 많은 걱정을 했다”고 덧붙였다. 몇개월 동안 “새로운 것을 배우는 일을 싫어하는 아버지를 달래가며 모니터에 손수 손주들을 그릴 수 있을 정도가 됐다”고 털어놓았다. “처음에는 아들의 제의에 손사래를 쳤다. 아들이 말하는 게 무슨 뜻인지조차 몰랐다. 아버지는 자신의 작품을 인스타그램에 올려 왜 공유해야 하는지도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난 아버지를 가르쳐드려야겠다고 결심했다. 매일 옆에 앉아 가르쳐드렸다. 그림을 그리면서 함께 아들들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어느 정도 변곡점이 나타났고 결국 아주 빨리 배우시게 돼 하루면 그림 하나를 뚝딱 그리게 됐다. 어머니가 얘기를 쓰고 아버지가 그림으로 생명을 불어넣었다.“ 더 중요하게는 그림마다 하나의 교훈을 담고 기억을 공유하거나 개인적 메시지를 담도록 했다. 영어와 한글, 포르투갈어로 옮겨 많은 이들의 공감을 사려는 노력도 했다. 예를 들어 “네 할머니는 슈퍼우먼이야. 아기를 안고 등에 또 한 아기를 업었다. 얘들아, 이건 잊지 말거라”라고 적었다. 이지별씨는 한걸음 나아가 아버지와 아이들의 사연을 동영상으로 만들어 페이스북에 올려 1만 8000여건의 댓글이 달리고 130만명이 시청했다. 그는 세계의 다른 이들을 돕는 것이 이 모든 일의 가장 빛나는 성과라고 말했다. “그렇게 많은 이들이 내 동영상을 공유하고 반응했다. 많은 이들이 우리 얘기를 공유하게 한 데 대해 감사한다는 많은 메시지를 받았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국정 역사교과서 공개] 김정배 편찬위원장 “功過 같이 써야… 집필진에 양극단 없다”

    김정배 국정편찬위원장은 국정 역사 교과서인 ‘올바른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이 공개된 2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지금 온 국민이 역사전쟁을 치르는 상황”이라고 했다. 박정희 유신정부 체제에서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했던 그가 지금 단일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역설적 상황에 대해 김 위원장은 “그때는 개인이 자유롭게 의견을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자유민주주의는 정착됐지만 편향성 문제가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젠 공과를 같이 쓰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현대사 연구 일천… 분야별 전문가 취합 →현대사 집필진 중 역사를 학부 때부터 쭉 전공하신 분이 없던데, 학계의 의견을 균형 있게 서술했다고 할 수 있나. -한국 현대사는 연구 역사가 매우 일천하다. 주로 독립운동사를 연구하셨던 분이 현대사와 연계해서 한 경우가 간혹 있었다. 그러나 우리나라 현대사는 그렇게 해선 되지 않는다. 대한민국이 수립이 되는 근본이 무엇인가. 헌법이 있어야 한다. 모든 것은 법에 의해서 국가가 운영된다. 정치사와 경제사에도 훌륭한 학자가 있다. 참담한 전쟁을 겪으면서 군사학을 하는 전문가가 있다. 북한은 전문가가 있다. 이 모두를 아우르는 분야별 분야사로 현대사를 구성하고 이 모든 것은 편찬위원회와 여타 기관에서 검증했다. →현대사 전공자가 많지 않은 게 아니라 공개적으로 반대해 참여하지 않은 것 아닌가. -한국현대사는 역사학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한국현대사는 모든 것을 소화할 수 있는 분이 현대사를 할 수 있는 것이다. 헌법을 어느 현대사 학자가 쓸 수 있나. 또 우리나라 경제 성장발전 과정과 6·25전쟁 전 과정은. 분류사적 입장에서 현대사 집필진을 채택한 것이다. (현대사에서는) 이념 편향이 문제되는데, 집필진을 보면 알겠지만 양 극단에서 활동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자유민주주의 시대엔 편향성이 문제 →단 한 권의 역사 교과서와 여러 가지 교과서, 둘 중 무엇이 헌법적 가치에 맞는다고 생각하나. -유신체제 아래 고려대 교수로 있을 때는 국정화에 반대하더니 이제는 관심을 두느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그때는 자유민주주의가 지금처럼 활발하지 않아서 개인이 자유롭게 쓰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자유민주주의가 꽃피어서 더 좋은 교과서가 나오리라고 생각했는데 거꾸로 다른 쪽(편향성 문제)으로 갔다. 이건 내가 주장한 자유민주주의 사상이 아니다. 자라나는 후손, 아들, 손주들에게 밝은 역사책을 줘야 한다고 본다. 공과를 같이 쓰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온 국민이 역사전쟁을 치르고 있다. 시안(현장검토본)이 완성본이 아니다. 의견 받아서 합당한 건 우리가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국민의 역사책으로 만들겠다. ●온 국민이 역사 전쟁 중… 의견 들을 것 →의견을 받겠다고 했는데 의견도 역시 비공개다. -제가 할 답은 아니고. 아마도 또 심의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공개 안 하는 게 아닌가 한다. →현장검토본 이후에 폐기(국정화 철회)도 검토할 수 있나. -제 소관이 아니기 때문에 대답하기 곤란하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월드피플+] 백혈병 소년 위한 부시 전 대통령의 ‘삭발’ 3년 후...

    [월드피플+] 백혈병 소년 위한 부시 전 대통령의 ‘삭발’ 3년 후...

    3년 전인 지난 2013년 7월 미국의 41대 대통령이었던 조지 H W 부시(92)의 삭발 사진이 공개돼 언론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일각에서 건강 상의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됐지만 이에 얽힌 사연이 알려지면서 전세계에 큰 감동을 안겼다. 화제의 사진에서 부시 전 대통령이 안고 있는 손주뻘 소년의 이름은 패트릭. 2살 나이에 백혈병을 앓고있던 패트릭은 치료 때문에 머리카락이 모두 빠진 상태였다. 곧 부시 전 대통령이 삭발한 것은 어린 패트릭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응원의 행동이었던 것. 보도에 따르면 패트릭은 부시 전 대통령의 경호원 아들로 다른 경호 동료들 역시 모두 삭발에 동참해 힘을 보탰다. 그로부터 3년 후인 지난 21일(현지시간) 부시 전 대통령의 트위터에 흥미로운 사진이 게재됐다. 바로 부시 전 대통령과 이제는 건강해진 패트릭 사진이다. 부시 전 대통령은 "용감한 어린 소년이 (둘 다 머리카락이 자란 채로) 나와 함께 있다."면서 "과거와 비교해 훨씬 더 좋아보인다"고 트위터에 적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이제는 머리카락이 모두 있는 두 사람이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과 3년 전 머리를 빡빡 민 둘의 모습을 나란히 실었다.   과거나 지금이나 부시 전 대통령은 환하게 웃고 있지만 사실 그에게는 자식을 잃은 슬픈 과거가 있다. 부시 부부는 지난 1953년 둘째 자녀이자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여동생인 로빈 부시(당시 4세)를 백혈병으로 잃은 아픔을 겪은 바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세계서 가장 유명한 ‘광고 속 아기’ 90세 생일 맞았다

    세계서 가장 유명한 ‘광고 속 아기’ 90세 생일 맞았다

    아마 우리나라에서도 중년층 이상이면 누구나 얼굴을 기억할 만한 '아기'가 90세 생일을 맞았다. 최근 미국 NBC뉴스 등 현지언론은 현재도 건강하게 살고있는 앤 터너 쿡 할머니가 지난 20일(현지시간) 90세 생일을 맞았다고 보도했다. 젊은층에게는 그냥 평범한 이웃집 노인으로 보이는 쿡 할머니는 사실 전세계에 얼굴이 알려진 유명인사다. 바로 세계적인 이유식 브랜드 미국 거버사의 아기 모델이었기 때문. 사연은 9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1927년 생후 4개월의 아기였던 할머니는 스케치 그림 한 장을 얻게됐다. 옆 집에 살던 화가가 쿡 할머니를 보고 기념으로 그려준 것으로 입을 벌린 건강한 아기의 모습이 생생하게 표현돼있다. 이 스케치는 이듬해 아기모델을 뽑는 거버사에 응모됐고 얼마 후 광고로 사용하겠다는 연락을 받으며 쿡 할머니는 정식으로 데뷔했다. 그리고 지난 1931년 이 스케치 그림은 거버사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면서 모든 상품에 얼굴이 실리게 됐다. 실제로 이 스케치 광고 덕에 거버의 제품도 날개 돋힌듯 팔렸으며 거버라는 상표보다 이 얼굴이 세계에서 더 유명해졌다. 거버사의 부회장인 데이비드 예츠는 "이 스케치는 행복하고 건강한 아기, 부모가 신뢰하는 아이콘이 됐다"면서 "우리 회사의 모든 것이 담겨있다"고 밝혔다. 현재 플로리다 탬파에 살고있는 쿡 할머니는 영어교사 생활을 하다 은퇴했으며 여전히 거버의 ‘얼굴’로 활동 중이다. 쿡 할머니는 “내 얼굴이 정식으로 거버 제품에 새겨진 이후 나는 건강하고 행복한 아기의 아이콘이 됐다” 면서 “1931년에는 회사 측이 집과 차를 사기에 충분할 만큼의 광고비도 지불했다”고 밝혔다. 이어 “내 얼굴이 90년 동안이나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치 못했다”면서 “내 딸이 손주에게 ‘저 이유식 병 얼굴이 바로 할머니야’라는 말을 듣고 흐뭇했다”며 웃음을 지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백혈병 소년 위한 부시 전 대통령의 삭발…그리고 3년 후

    백혈병 소년 위한 부시 전 대통령의 삭발…그리고 3년 후

    3년 전인 지난 2013년 7월 미국의 41대 대통령이었던 조지 H W 부시(92)의 삭발 사진이 공개돼 언론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일각에서 건강 상의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됐지만 이에 얽힌 사연이 알려지면서 전세계에 큰 감동을 안겼다. 화제의 사진에서 부시 전 대통령이 안고 있는 손주뻘 소년의 이름은 패트릭. 2살 나이에 백혈병을 앓고있던 패트릭은 치료 때문에 머리카락이 모두 빠진 상태였다. 곧 부시 전 대통령이 삭발한 것은 어린 패트릭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응원의 행동이었던 것. 보도에 따르면 패트릭은 부시 전 대통령의 경호원 아들로 다른 경호 동료들 역시 모두 삭발에 동참해 힘을 보탰다. 그로부터 3년 후인 지난 21일(현지시간) 부시 전 대통령의 트위터에 흥미로운 사진이 게재됐다. 바로 부시 전 대통령과 이제는 건강해진 패트릭 사진이다. 부시 전 대통령은 "용감한 어린 소년이 (둘 다 머리카락이 자란 채로) 나와 함께 있다."면서 "과거와 비교해 훨씬 더 좋아보인다"고 트위터에 적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이제는 머리카락이 모두 있는 두 사람이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과 3년 전 머리를 빡빡 민 둘의 모습을 나란히 실었다.   과거나 지금이나 부시 전 대통령은 환하게 웃고 있지만 사실 그에게는 자식을 잃은 슬픈 과거가 있다. 부시 부부는 지난 1953년 둘째 자녀이자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여동생인 로빈 부시(당시 4세)를 백혈병으로 잃은 아픔을 겪은 바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흑인팀 vs 백인팀 1979년 웨스트브롬에서 열렸다. 결과는?

    흑인팀 vs 백인팀 1979년 웨스트브롬에서 열렸다. 결과는?

     흑인으로만 팀을 꾸리고 백인으로만 짜여진 팀이 대결하는 축구 경기가 지금으로부터 37년 전에 열렸다. 인종차별 응원가가 난무하고 피부색이 검은 선수를 향해 바나나를 던지는 일이 지금도 종종 벌어지는 잉글랜드 프로축구 웨스트브롬의 홈 구장에서 이런 불가능할 법한 대결이 펼쳐졌다고 영국 BBC 매거진이 지난 17일(현지시간) 전했다.    10대 시절부터 웨스트브롬의 열렬 서포터였다고 고백하는 작가 애드리언 칠레스가 오는 27일 BBC TWO를 통해 방영될 다큐멘터리 ´Whites Vs Blacks-축구가 어떻게 한 나라를 바꿨나´를 제작하며 만난 당시 주역들과의 인터뷰를 먼저 글로 옮겼다. 칠레스는 지금처럼 인종차별적인 행동을 조심하는 시대에도 섣불리 아이디어를 떠올리기 쉽지 않은 이 대결을 처음 제안한 이가 누구인지 확인하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다만 이 경기가 당시 가장 오랫동안 웨스트브롬에 몸 담았던 선수 중 하나였던 렌 칸텔로를 위한 자선경기로 기획됐다는 점은 확인할 수 있었다. 흑인팀의 스타 중 한 명이었던 시릴 레기스는 “팀 훈련을 하면서 다섯 명씩 팀을 이뤄 대결할 때 스코틀랜드 선수들과 흑인들이 한 팀을 먹고 잉글랜드 선수들 팀과 겨루곤 했다. 내 생각에 거기서 자연스럽게 착안된 것 같다”고 돌아봤다.    레기스와 브렌던 뱃슨, 로리 커닝험이 흑인팀에서 가장 뛰어난 트리오였다. 셋 모두 자부심에 가득 차 당시를 돌아봤다. 뱃슨은 어떤 논란도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누구도 ´그런 일이 실현될 수 있겠어?´라고 의문을 제기하지도 않았다. 전혀 없었다. 재미있었다. 라커룸에서도 모두들 즐거워했다”고 말했다.    흑인 선수 숫자가 모자라 울버햄턴에서 밥 해즐과 조지 베리가 불려왔다. 둘다 당시 인종차별적인 응원가를 들으면서 경기를 뛴 적이 많았다고 돌아봤다. 베리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온갖 인종차별 응원가를 들었다. 그러나 그걸 마음에 담아두면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도록 놔두는 셈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화를 내게 되지만 우리는 그걸 들으며 동기로 삼는 법을 배웠다. ´좋아, 얼마나 잘하는지 보여줄거야´라고 마음먹었다. 그렇게 분노를 다뤘다. 그렇게 하면 그들을 괴롭힐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칠레스는 웨스트미들랜즈주의 브리티시 민족당 책임자이며 웨스트브롬 서포터였던 사이먼 다비와의 인터뷰 장면을 회상했다. 그에게 가장 좋아하는 선수가 누구냐고 묻자 망설임 없이 “시릴 레기스”란 답이 돌아왔다. 그런데 그의 다음 말이 소름끼쳤다. “그를 영웅으로 여긴다고 해서 내 손주가 흑인이길 바란다는 뜻은 아니다.” 흑인 선수를 아끼고 이름을 연호하지만 여전히 마음 속에는 좋지 못한 감정을 품고 있는 것이다.   칠레스에게 이 얘기를 전해 들은 베리는 웨스트브롬 원정 경기에서의 일화를 털어놓았다. “당시 시릴을 주로 마크했는데 골대 뒤의 홈 팬이 ´이 흑인 새끼야, 빌어먹을 나무 위에나 올라가라´고 소리를 지르더라. 그래서 내가 ´지금 누구 보고 그러는 거야? 나야? 시릴이야?´라고 했다. 그랬더니 시릴은 그냥 고개를 내젓기만 했다.”    이언 라이트와 디온 더블린은 레기스, 커닝험, 뱃슨보다 더 분노를 직접 표출하는 흑인 선수들이었다. 라이트는 “우리는 그들에게 많은 것을 빚졌다. 그들은 (뺨을 맞으면) 다른 뺨을 내미는 편이었다. 그들이 마틴 루더 킹이라면 난 말콤X에 가깝다”고 말했다. 칠레스가 라이트와 만난 것은 크리스털팰리스의 홈 구장에서 였다. 에릭 칸토나가 자신을 향해 욕설을 퍼붓는 관중을 향해 저유명한 카라테킥을 날린 곳이었다.    라이트는 “칸토나의 행동을 보면서 어느 흑인 선수도 비슷한 상황에 같은 식으로 관중을 제지할 수 있을까 궁금해 할 것”이라면서도 “흑인이 그러면 축구의 일부분으로 보겠는가? 아마도 감옥에 갈 것”이라고 말했다. 칠레스가 라이트의 얘기를 전했더니 베리는 “난 그렇게 했는데 뭘”이라고 말했다. 베리는 실제로 칸토나보다 20년 전에 그런 용감무쌍한 일을 벌였다.    그는 몰리뉴에서 열린 왓퍼드와의 컵대회 경기 도중 실책으로 선제골을 내준 뒤 그라운드를 나오며 울버햄턴 팬으로부터 야유를 들었다. “흑인 새끼, 클럽의 빌어먹을 수치, 당장 니네 나라로 꺼져”란 야유였다. 베리는 “후반에 걸어 나오면서 참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트랙으로 다시 돌아가 그를 응시했더니 그는 친구들과 웃기 시작했다. 정말 화가 나 관중석에 뛰어올라 오른 주먹을 날렸다. 그리고 체포됐다”고 돌아봤다. 기소되거나 하지는 않았다.    어찌됐든 그 역사적인 경기에서 흑인팀이 백인팀을 3-2로 눌렀다. 많은 흑인 팬이 경기를 지켜봤지만 아무런 사고도 일어나지 않았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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