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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 죽는데 돕는 게 도리”… 원수도 끌어안은 모성애

    “사람 죽는데 돕는 게 도리”… 원수도 끌어안은 모성애

    “일본이 너무 불쌍해. 도와줘야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윤순만(80) 할머니는 15일 “동일본 강진을 TV로 지켜봤다.”면서 처절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게 당하셨는데 밉지도 않으세요.”라는 물음에 윤 할머니는 “사람이 죽는데 안타깝지…. 돕는 게 도리야.”라고 답했다. 13살 어린 나이에 충남 예산에서 일본군에 끌려가 모진 고초를 당해 한(恨) 서린 인생을 산 그다. 하지만 그는 일본 정부에 자신들의 죄과에 대해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는 ‘투사’이기 이전에 아픔을 껴안는 ‘어머니’였다. 일본 정부가 자신들의 과거에 대해 공식적으로 잘못을 인정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윤 할머니는 자신의 고통보다 이웃나라 국민의 아픔을 먼저 보듬는 ‘어른’이었다. 자신의 인생을 망가뜨린 일본의 아픔도 품에 안는 모성애로 승화시켰다. 그는 서울 우면동 한 임대아파트에서 말년을 보내고 있다. 최근엔 낙상으로 외출도 못하는 윤 할머니는 “편찮은 데 없으시냐.”는 물음에 “손자가 제대하고 취직도 해서 좋다.”며 웃었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일본 지진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추모집회를 연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매주 수요일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던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시위’를 16일에는 ‘일본 강진 희생자 추모집회’로 대신한다고 15일 밝혔다. 정대협이 수요시위를 중단하는 것은 1995년 일본 고베 대지진 이후 16년 만이다. 특히 정대협은 일본에 사는 유일한 위안부 피해자인 송신도(89) 할머니가 이번 강진에 실종된 만큼 생사를 파악하려고 외교통상부 등에 할머니의 생존 확인과 구조 요청을 한 상태다. 송 할머니는 이번 강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미야기현에 살았다. 윤미향 정대협 대표는 “위안부 할머니들도 동일본 대지진으로 수많은 사람이 희생된 것을 진심으로 안타까워하고 있다.”면서 “구호를 외치지 않고 침묵으로 우리의 마음을 전달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위안부 문제와 관련된 요구를 거두는 것은 아니고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윤 대표는 자신들의 이번 결정을 ‘특별한 일’로 보는 시각을 경계했다. 그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전쟁을 겪은 분들인데 사람의 아픔에 대해 더 깊이 알고 계신다.”면서 “우리 행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들을 보면 이들이 얼마나 이분법적인 사고에 젖어 있는지를 보여 줘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11억원 로또 대박 할머니 돈 욕심에 손자를…

    11억원 로또 대박 할머니 돈 욕심에 손자를…

    복권에 당첨되고도 돈 욕심에 손자를 팔아 치우려고 한 매정한 여성이 법의 심판대에 섰다. 미국 미주리 주 헤이즐우드에 사는 패티 빅비(46)는 지난해 11월 딸의 10주 된 아들을 페이스북을 통해서 플로리다 주에 사는 한 불임 부부에게 불법적으로 팔려다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아동학대, 불법거래, 사기 등의 혐의로 지난 13일(현지시간) 플로리다 법정에 선 그녀는 “생물학적인 손자 에이단 플레밍(생후 6개월)을 7만 5000만 달러(8500만원)를 건넨 부부에게 팔려고 했다.”고 혐의를 인정했다. 경찰조사 결과 빅비가 피붙이를 버린 이유는 쪼들린 형편 때문이 아니었다. 놀랍게도 빅비는 3년 전 약 100만 달러(11억 3400만원)의 복권에 당첨돼 생활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 그런데도 그녀는 딸(22)과 짜고 젖먹이 아기를 판 돈으로 자동차 등 쇼핑을 하려고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이 과정에서 빅비는 불임부부에게 먼저 받은 금액을 딸에게 속여 조금만 건넸던 것으로 드러났다. 돈을 향한 끝없는 욕심에 천륜까지 저버린 빅비는 직접 손자를 판매할 부부에게 건네다가 현장에서 잠복 중이던 경찰에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빅비의 형량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이에 앞선 지난 6일 빅비의 딸에게는 징역 2년형이 내려졌다. 사진=패티 빅비와 딸(왼쪽부터)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트위터(http://twitter.com/newsluv) 
  • 다가조市 구겨진 車 1000여대 뒤엉켜… ‘전쟁터 방불’

    일본에 강진과 쓰나미가 덮친 지 사흘이 지나면서 피해 현장 주민들의 희비가 극명하게 갈리기 시작했다. 며칠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온 기적의 생환소식이 간간이 들려오는 가운데 시신조차 찾지 못해 애태우는 가족들의 사연도 전해졌다. 미국 디트로이트에 사는 여성 대넛 듀벅은 미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엿새 전 태어난 손자가 딸과 사위를 살렸다.”며 안도했다. 일본 동북부에 살던 딸은 출산을 위해 한달 전 보금자리를 떠나 도쿄로 거처를 잠시 옮겼다. 아기는 지난 8일 세상의 빛을 봤으나 안정을 위해 도쿄에 며칠 더 머물렀고 출산 사흘 뒤인 11일 쓰나미가 딸의 아파트를 집어삼켰다. 도쿄에서 건강한 모습의 딸을 확인한 뒤 고향으로 돌아온 듀벅은 “아기는 하늘이 내려준 축복임에 틀림없다.”며 손자의 사진을 쓰다듬었다. 절망 속에서 피어난 기적은 또 있었다. 지진으로 고립됐던 여섯살이 채 안 된 영·유아 67명이 이틀 만에 부모의 품으로 돌아간 것. 최대의 피해지역 가운데 하나인 미야기현 게센누마시의 보육원에 있던 아이들은 쓰나미가 밀어닥치자 보육사와 함께 인근 마을회관으로 급히 몸을 피했고 옥상에서 이틀을 지새운 뒤 자위대 헬기에 의해 극적으로 구조됐다. 보육사들은 “아이들이 엄마가 보고 싶다며 울고 보챘다.”면서 “내일이면 틀림없이 만날 수 있다며 겨우 달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사라진 가족을 찾지 못해 애태우는 이들의 사연도 이어져 마음을 아프게 했다. 센다이시에 사는 농부 가사마쓰 마사히(76)는 맨발에 바지를 무릎 위로 걷어 올린 채 폐허로 변한 마을을 헤매며 딸을 찾았다. 그는 “지진 이후 센다이 공항에서 일하던 딸과 연락이 끊겼다.”면서 “죽은 사람이 너무 많고 내 딸도 그 중 한 사람일지 모른다. 하지만 딸이 살아 있길 바라는 것이 나의 유일한 소망”이라며 애끊는 부정을 드러냈다. 또 일본발 쓰나미가 미국 서부 해안을 덮치면서 실종된 더스틴 워버(25)의 어머니도 아들을 찾지 못해 애태우고 있다고 AP가 전했다. 미 서해안에서 쓰나미에 사람이 휩쓸려 실종된 것은 1964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워버의 어머니는 “아들이 10대 때 수많은 이유로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살아 돌아왔는데, 실종됐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anmic@seoul.co.kr
  • 조선후기 회화 한자리…15일부터 인사동 동산방화랑

    조선후기 회화 한자리…15일부터 인사동 동산방화랑

    박우홍 동산방화랑 대표가 1년간 심혈을 기울여 준비해 온 ‘조선 후기 회화전-옛 그림에의 향수’전이 오는 15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인사동 동산방화랑에서 열린다. ‘심혈’이 들어간 이유는 두 가지다. 첫번째 이유는 1983년 조선 후기 회화전 이래 20여년 만에 열리는 전시이기 때문이다. “난리가 나면 도자기는 땅에 묻으면 되지만 그림은 불타거나 물에 젖어 찢겨버려요. 그러다 보니 기본적으로 수량에서 한계가 있고, 그나마 있는 것도 주로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들어가 있어요. ” 맥을 잇기 위해서는 젊은 연구자나 후속 작가들이 많이 나와야 하는데 이들조차 작품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다며 박 대표는 탄식했다. 또 하나의 이유는 탄은 이정(1541~1622)에서부터 운미 민영익(1860~1914)에 이르기까지 조선 후기의 거의 모든 작가들이 망라된 데다 최초 공개작도 두루 섞여 있어서다. 박 대표는 “창업주인 아버지(박주환)의 덕을 많이 봤다.”면서 “아버지와의 인연을 생각한 소장가 분들이 전시의 뜻을 믿고 작품들을 맡겨주셨다.”고 밝혔다. 우선 이정의 ‘니금세죽’(泥細竹)에 시선이 간다. 이정은 세종대왕의 현손(손자의 손자)이었으나 왕위 세습에서 제외돼 묵죽화를 주로 남겼던 화가다. 박 대표는 “먹이 아니라 이금(아교를 섞어 갠 금가루)이라서 농담(濃淡)이나 필치의 맛이 색다르다.”면서 “격식과 운치를 한번에 맛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새 정자를 지은 백사 이항복에게 이금으로 써서 건네준 축시 ‘니금시고’(泥詩稿)도 함께 전시된다. 전시를 도운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은 “조선 후기 서화라 하면 겸재 정선부터 시작하는데 이번 전시는 탄은 작품까지 모셨다는 점에서 차별적”이라면서 “왕족이라 그런지 굳세면서도 능숙한 필치에서 기품도 은은하게 배어나오는 명작이라 요즘 중국 현대작가들하고 맞짱을 떠도 될 정도”라고 말했다. ‘조선의 3원 3재’라 불리는 단원 김홍도, 혜원 신윤복, 오원 장승업, 겸재 정선, 현재 심사정, 관아재 조영석의 그림도 빼곡하다. 특히 김홍도의 게 그림은 일제 강점기 때 경매에서 한 차례 선보인 뒤 80여년 만에 다시 나왔다. 스스럼없는 필치로 살아 움직이는 듯한 게의 모양새가 재밌다. (02)733-5877.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한·일외교, 이토 히로부미 후손에…

    한·일외교, 이토 히로부미 후손에…

    재일 한국인 장옥분(72)씨로부터 정치 헌금 20만엔을 받아 물러난 마에하라 세이지 전 외무상의 후임에 마쓰모토 다케아키 외무 부대신이 9일 취임했다. 마쓰모토 신임 외무상은 4선의 중의원 의원으로 이토 히로부미 전 조선통감의 외고손자다. 이토 히로부미는 조선에 을사조약을 강요하고 고종을 강제로 퇴위시켰다. 일본에서는 근대화를 이끈 인물로 평가되지만, 조선 식민지화를 주도한 원흉으로 1909년 중국 하얼빈에서 안중근 의사에게 저격당했다. 일제강점기 일본의 행위에 대한 역사 청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마쓰모토 외무상의 등장은 한·일 외교관계뿐만 아니라 동북아 외교에 갈등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실제로 한·일 관계는 민주당 출범 이후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 왔지만 여전히 난제가 쌓여 있다. 이달 말 일본 중학교 교과서에 독도를 일본 영토로 표기할 예정이어서 양국 관계에 마찰이 빚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조선왕실의궤 등 일본이 강탈한 한국문화재 반환도 계속 미뤄지고 있어 갈등의 불씨가 될 조짐이 있다. 양국이 외교적 갈등을 겪게 되면 마쓰모토 외무상은 이토 히로부미의 후손이라는 이유로 한국 내에서 더욱 혹독한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다. 마쓰모토 외무상은 9일 취임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일 양자 간 대화도 거부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 마에하라 전 외상의 외교 노선을 이어 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북한 핵, 미사일, 납치 문제 해결과 관련해 “(북한이) 적극적으로 성의 있게 대응한다면, 마찬가지로 (성의 있게) 대응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마쓰모토 외무상은 외고조 할아버지와 안중근 의사 간에 역사적인 화해를 이끌 기회를 맞기도 했다. 한국 정부가 지난해 안 의사의 묘를 찾기 위해 일본 정부에 관련 자료를 요청했다. 각종 공문서를 소장하고 있는 국회도서관 관할은 당시 중의원 운영위원장이던 마쓰모토 외무상이 책임을 맡고 있었다. 나가시마 아키히사 방위성 정무관은 지난해 5월 “한국에서 안 의사 유골과 매장 장소 등 관련 정보를 찾고 있다는 얘기를 들은 마쓰모토 의원이 관련 자료를 찾으면 전부 공개하겠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마쓰모토 외무상은 당시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나가시마 정무관의 발언은 과장됐으며 한국과 일본 정부의 공식 요청에 의해 조사를 벌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토 히로부미의 후손들은 일본 정계와 외교가를 주름잡는 명문의 맥을 잇고 있다. 이토의 사위 니시 겐지로와 손녀의 남편인 후지이 게이노스케는 외교관으로 활동했다. 증손자이자 마쓰모토 외상의 아버지인 마쓰모토 주로는 방위청 장관과 중의원 의원을 역임했다. 마쓰모토 외상의 이종사촌형인 후지사키 이치로는 현재 주미 일본대사다. 마쓰모토 외무상은 도쿄대 법대를 졸업한 뒤 부친의 비서관으로 정계에 발을 들였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실학은 성리학과 대립학풍 아닌 연장

    실학은 성리학과 대립학풍 아닌 연장

    조선시대 실학을 둘러싼 논란 포인트는 두 가지다. 하나는 기존 성리학과 그렇게 대립적이었느냐 하는 부분이다. 다른 하나는 설사 그렇게 대립적이었다 해도 어쨌거나 정조 때나 잠깐 반짝하고 만 것 아니냐는 부분이다. 즉, 실학이라는 훌륭한 개혁적 움직임이 있었으나 실패했고, 이 때문에 조선이 망국의 길로 접어들었다는 도식이다. 이는 영·정조, 특히 정조 시대를 다루는 연구는 봇물처럼 쏟아지는 데 반해 19세기 조선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이유이기도 하다. 아무래도 르네상스기를 들여다볼 맛이 나지, 망해 가는 과정을 살펴보는 게 즐거울 리는 없다. 반년간지 ‘한국사 시민강좌’ 2011년 상반기 호에 실린 특집 기획 ‘한국 실학연구 80년’은 이런 통념을 뒤집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실학을 지나치게 높게 평가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은 늘 있어 왔다. 유학 자체가 노장 사상이나 불교에서 주는 가르침을 허(虛) 혹은 공(空)한 얘기라고 비판하면서 자신들은 언제나 삶의 실제적인 문제를 다루는 ‘실학’(實學)임을 자처했기 때문이다. 모든 유학자는 실학자라는 얘기다. 때문에 특집의 초점은 기존 성리학과 실학을 단절적이 아닌 연속적으로 파악하고, 그렇기에 실학이 정조 때 반짝 돌출했다가 사라진 게 아니라 조선 시대 내내 은은하게 그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었다는 데 맞춰져 있다. 좀 더 범위를 좁히자면 최근 학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고종 초기 강관(講官) 박규수(1807~1876)의 복권과 연관 있다. 유봉학 한신대 국사학과 교수는 ‘실학의 계보와 학풍’이란 글에서 ‘유학:탁상공론, 실학:실제적 학문’이라는 도식을 깨자고 제안한다. “실학은 주자학과 반대되거나 대립되는 학풍이 아니라 그 일각의 특정 학풍을 지칭한 것이고 조선 후기 주자학의 전개 과정과 연동되고 있었다.”는 게 유 교수의 주장이다. 실학의 학문적 뿌리를 추적해보면 결국 서경덕, 조식, 이황, 이이, 성혼 등 16세기 사림파에 맥이 닿는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왜 오랜 세월 실학은 성리학의 대척점에 놓였을까. 유 교수는 “일제 강점기 이래 주자학 혹은 성리학에 대한 뿌리 깊은 편견”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그 편견이 실학자들을 ‘정권에서 소외된 재야 지식인’으로 규정했다는 것이다. 이태진 국사편찬위원장은 ‘해외를 바라보는 북학’이란 글을 통해 박규수를 본격적으로 거론한다. 이 위원장은 박규수가 연암 박지원(1737~1805)의 손자로 1870년 전후 시기에 고종의 측근이었다는 점에 주목한다. 고종은 1873년 경복궁 안에 건청궁을 짓고 그 안에 집옥재, 협길당, 팔우정을 나란히 세운다. 이어 청나라에서 수천권의 책들을 들여와 이곳에 갖다 놓았다. 이는 청나라 문물을 적극 받아들이자고 주장한 북학파 박지원의 손자, 박규수의 영향 때문이었다는 게 이 위원장의 설명이다. 김명호 서울대 국문과 교수는 ‘실학과 개화사상’에서 박규수에 대해 한 걸음 더 나아간다. 김 교수는 “실학 연구자들은 박지원에서 박규수까지 시야를 확대한 적이 없고, 개화사상 연구자들은 박규수에서 박지원으로 거슬러 올라가지 못했다.”면서 “이런 연구상의 단절이 실학과 개화사상과의 연관성을 제대로 보지 못하게 했다.”고 주장한다. 김 교수가 주목하는 부분은 박규수의 ‘서학중원설’(西學中源說)이다. 서구문명이 압도적이지만 그 과학기술 자체는 중국에서 건너간 문물이니 따서 쓰더라도 큰 문제가 없다는 게 서학중원설의 핵심이다. 이는 청나라가 오랑캐이지만 그 문물은 따로 볼 필요가 있다는 박지원의 북학파적 태도와 연결된다. 김 교수는 한 가지를 더 지적한다. 박규수의 인맥이다. 고종 즉위 초기에 강관이 된 박규수는 이후 10년 동안 고종의 학문을 지도했다. 최고 권력자의 정치사상적 지도자였던 셈. 그의 제자들은 김윤식(1835~1922), 김홍집(1842~1896), 박영효(1861~1939), 유길준(1856~1914) 등의 개화사상가들이었다. 성리학은 위정척사파(조선 후기에 일어난 사회운동으로 정학인 성리학을 수호하고 성리학 외 모든 사상은 배격)로만 치닫는 게 아니라 실학을 매개로 개화사상과도 연결된다는 주장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씨줄날줄] 향피와 향판/주병철 논설위원

    2009년 말 사정기관 직원들의 연고지 근무 관행이 도마에 올랐다. 이명박 대통령이 토착비리 등을 근절하기 위한 방편으로 사정기관 종사자의 고향 근무를 배제하는 ‘향피(鄕避)제’ 도입을 검토할 것을 지시했기 때문이었다. 이후 경찰, 국세청, 검찰 등 사정기관은 흐지부지하던 향피제를 전면 또는 부분적으로 수정·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향피는 고려 선종 9년(1092년)에 제정된 상피제(相避制)를 근간으로 중국 송나라의 회피제(回避制)를 참작해 만들었다고 한다. 관료제의 원활한 운영을 꾀하면서 동시에 권력의 집중·전횡을 막기 위해 일정 범위 내의 친족들은 같은 곳에서 근무하지 못하게 하거나 연고가 있는 곳에 갈 수 없도록 한 제도다. 통일신라시대에도 비슷한 제도가 있었다. 원성왕 손자인 김균정이 현덕왕 때 최고의 벼슬인 상대등(上大等)에 올랐을 때 시중(侍中) 벼슬에 있던 그의 아들 우징은 사임했다. 혈육이 같은 관서에서 일할 수 없다는 상피제에 따른 것이다. 고려시대에는 문벌 귀족의 권력 개입으로 상피 대상이 사헌부나 사간원 관원과 인사담당 관원 등에 국한됐다. 적용되는 친척의 범위는 본(本)족과 모(母)족 및 처족의 4촌 이내와 그 배우자로 국한됐다. 이후 조선시대 세종 때 상피제는 승정원의 도승지, 좌승지, 우승지, 부승지까지 포함시키는 등 고려 때보다 엄격해졌다. 친척의 범위는 고려 때와 비슷하지만 법외(法外)까지 확대·적용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의정부, 군사기관, 법을 다루는 청송관(聽訟官·법관) 등이 상피 적용을 받은 것은 이에 속한다. 눈길을 끄는 것은 과거시험의 부정을 막기 위해 시관(試官)과 가까운 친척들도 시험에 응시할 수 없도록 했다는 사실이다. 영조 20년부터는 아버지와 아들이 동시에 과거시험에 응시하는 것도 막았다. 이처럼 조선시대에 상피제가 강화된 것은 권세가들이 정치세력화하거나 신분적 특권을 누리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는 장치로 유용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지방에서만 근무하는 향판(鄕判)의 전횡이 화제다. 1997년 이순호 변호사의 의정부법조비리사건, 1999년 이종기 변호사의 대전법조비리사건, 2009년 박연차비리 게이트 등에 연루된 향판 등을 떠올리게 한다. 향판의 부적절한 처신이 사법부를 망신시키는 게 한두 번이 아닐진대 2004년 본격 도입했던 향판제도를 차라리 향피제도로 확 바꿔보면 어떨까. 조선시대 청송관의 상피처럼 말이다.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 공정거래법 개정안 2년째 국회표류…지주회사 전환 대기업 ‘2重苦’

    공정거래법 개정안 2년째 국회표류…지주회사 전환 대기업 ‘2重苦’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던 대기업들의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다. 2009년 4월 국회에 제출된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2년째 표류하면서 LG, SK, 두산, CJ 등 지주체제 그룹들이 ▲금융자회사의 불법화 ▲경쟁력 저하 등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들 그룹은 기업 인수 등 사업 확장에 주력하는 비(非)지주 체제의 그룹들과 달리 발목이 잡힌 채 절뚝거리고 있다. 법 개정 전에는 기업 인수 등 투자 확대도 접고 있다. 7일 재계에 따르면 마지막 유예기간 2년을 연장한 SK와 CJ의 금융자회사는 올해 하반기부터 불법이 된다. SK그룹의 데드라인은 올 7월 2일. 이때까지 자회사인 SK증권을 헐값에라도 매각해야 한다. 9월 3일이 시한인 CJ그룹도 CJ창업투자를 팔아야 한다. 현재 11개 지주사의 15개 금융자회사가 같은 운명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일반회사와 달리 지주회사는 금융자회사를 보유할 수 없다. 지주 체제에서 자회사 및 손자회사를 두려면 상장사의 20% 이상, 비상장사는 40% 이상 지분을 보유해야 한다. 손자회사의 경우 상장 여부에 관계없이 지분 100%를 확보해야 자회사로 둘 수 있다. 현실적으로 상장사 지분의 100% 확보라는 명제 자체가 불가능하다. 정부의 지주회사 전환 유도에 따라 지주 체제로 바꾼 대기업들만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자회사 지분 규정도 비현실적이다. SK가 지난해 12월 헬스케어 사업을 위해 비상장 의료기기사인 메디슨 인수를 추진했다가 포기한 것도 메디슨의 매물 지분이 40.96%에서 25%로 낮아진 게 이유였다. 메디슨은 비지주 체제인 삼성그룹에 인수됐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체제의 지분 규정에 저촉받는 손자기업은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SK에너지, SK종합화학, SK루브리컨츠, SK브로드밴드, 두산인프라코어, 두산건설, CJ헬로비전 등 12개 기업에 달한다. 이들 기업은 100% 지분 확보 조항으로 인해 다른 기업과의 조인트벤처 투자도 불가능하다. 정부는 개정안에 일반지주회사의 금융자회사 보유 허용, 현행 증손자 회사의 지분 100% 보유 규정을 상장사 20%, 비상장사 40% 보유로 완화하는 등 역차별 해소를 담았다. 그러나 지난해 3월 상임위원회 의결 후에도 본회의 통과는 미뤄지고 있다. 국회의원 재보선이 다음달이고 민생 현안이 많아 3월 임시국회 통과도 불투명하다. 한 지주회사 관계자는 “2009년 출자총액제한제가 폐지되고 금산분리 정책이 완화됐지만 지주체제로 전환한 기업들만 규제 사슬에 묶여 있다.”며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사업 확장과 투자가 제한되는 게 지주체제의 최대 아킬레스건이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
  • [자치구별 이색 학교 정책 3제] 마포구, 퇴직교사의 컴백

    마포구에서는 정년퇴직한 교사들이 제2의 인생을 걷는다. 손자·손녀들에게 마을의 문화와 자연생태를 알려주는 체험학습을 직접 지도하게 된다. 구가 추진하는 ‘2011년 노인일자리사업 민간위탁사업’의 일환이다. 일자리는 어린이들의 체험학습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회적 기업 ㈜핵교가 제공했다. 이번 사업에는 총 10명의 퇴직 공무원이 참여한다고 구는 7일 밝혔다. 지역 학교와 방과후교실, 유치원 등 20여곳의 ‘실버 강사’로 활동한다. 특히 교육 자료집도 강사들이 직접 나서 제작한다. 공민왕 사당과 절두산 순교성지 등 지역의 주요 문화유적지를 비롯해 하늘공원과 월드컵공원 등 생태환경 공원을 답사해 생생한 자료집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이번 사업은 다음 달부터 12월까지 진행되며, 구비 535만원과 국비 459만원 등 총 1530만원의 예산이 지원된다. 한편, 구는 올해 노인일자리사업에 28억 8000만원을 편성해 32개 사업을 지원, 2040명의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찾아줬다. 이들은 오는 10일 발대식을 갖고 마포노인복지관, 마포문화원, 성산종합사회복지관, 마포구고용복지지원센터 등에서 운영하는 일자리사업에 참여하게 된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무상급식 반대가 아닙니다” “돈있는 사람은 사먹어야죠”

    “무상급식 반대가 아닙니다” “돈있는 사람은 사먹어야죠”

    “무상급식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전면’에 반대하는 것입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손자가 무상급식을 받는다면, 그 손자에게 연간 25만원씩 보조하는 것입니다. 가난한 사람과 대주주를 다 똑같이 세금으로 도와주자는 것은 나라 망하자는 것입니다.” 류태영(75) 전 건국대 부총장은 7일 서울 서초구에 있는 ‘농촌·청소년미래재단’ 고문 사무실에서 이런 논리를 쏟아냈다. 류 전 부총장은 ‘전면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 실시를 위한 청구인 공동대표’ 중 한 사람이다. 그가 주민청구 대표로 나섰을 때 주변에서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전북 임실 출생으로 ‘머슴의 자식’으로 태어난 그는 “젖을 뗀 이후로 밥 굶기가 일쑤였다.”고 했다. 19~22살에는 서울로 올라와 구두닦기, 신문팔이, 길거리 행상 등 안 해본 일 없었기 때문이다. 건국대 야간 대학생일 때도 노숙을 하며 거지로 사는 등 13년을 어렵게 서울살이를 했다. 30대 초반 그가 덴마크 국왕인 프레데릭 9세의 초청으로 덴마크 노르딕 농과대학에서 공부하게 될 때까지도 그에게 가난과 배고픔은 마치 고질처럼 떨어지지 않았다. 물론 그는 1970년대 박정희 정부의 ‘초대 새마을운동 담당자’를 시작으로 노무현 정부까지 정부에서 고문, 자문, 위원 등으로 일해왔다. 그래서 그는 정권의 성격에 관계없이 스스로를 ‘만년여당’이라고 한다. ●무상진료·반액 등록금도 문제 그는 “제가 이스라엘에서 교수생활하고 1978년에 귀국했을 때 국내에는 정의감에 불타는 운동권 대학생들이 많았다.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민주주의를 이루고자 하는 순수한 청년들이었다. 그런데 이들을 매도하고 데모했다고 감옥에 넣고, 취직도 못하게 하고, 사회적 격리를 하고 하니 앙심이 더 커지게 된 것 아니냐.”고 했다. 류 전 부총장은 “전면 무상급식이 통과되면 무상진료, 반액 등록금을 하자는 것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전세를 사는 아버지가 있는데, 월급받아서 아들, 딸이 달라는대로 다 나눠주고 나면, 절대 전세를 못 면한다. 지출을 통제하면, 몇년 후 집을 살 수 있다.”고 비유했다. ●복지는 경제발전 속도 따라가야 류 전 부총장은 “단계적 복지를 해야 한다고 봤을 때 경제발전의 속도에 따라서 복지가 따라가야 한다는 것이 내 주장”이라고 했다. 그가 허용해도 된다는 무상급식의 대상은 누구일까. 그는 “서울의 경우 생활수준 50% 이하에는 전면 무상급식을, 50% 초과는 단계적으로 하자.”고 했다. 덧붙여 “농촌은 90%까지 해야 한다. 아니 농촌은 다해도 된다.”고 강조했다. 서울지역 유권자의 5%(약 42만명)의 서명을 받으면 전면 무상급식을 할지에 대해 주민투표에 회부할 수 있다. 유권자의 3분의1 이상이 투표를 하고 그 중 과반수가 찬성하면 결정이 나는 것이다. 그는 앞으로 3개월 이내에 최소 60만명에서 100만명의 서명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류 전 부총장을 대리해 서명을 요청하는 위임자도 이미 1만 5000명을 넘었다. 주민청구가 이뤄지면, 투표와 관리 등에 180억~200억원의 예산이 들어간다. 전면 무상급식을 위해 편성한 올해 예산이 695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액수다. 이에 류 전 부총장은 ”무상급식에는 매년 돈이 들어가지만, 주민투표에는 한 차례 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많은 돈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주민들의 서명이 42만명을 채우지 못하거나, 투표자가 3분의 1이 안 되거나, 또는 투표에서 부결되거나 한다면 “그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겠다.”고 했다. ●주민투표 부결땐 깨끗이 승복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무상급식을 선거공약으로 내걸었기 때문에 주민의 지지를 받고 당선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곽 교육감의 당선에 도움은 됐겠지만, 그것은 10가지 공약 중 하나일 뿐이다. 분리해서 다시 해봐야 한다.”고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책임론에 대해서도 그는 “주민들이 전면 무상급식에 반대하는 투표결과가 나와도 곽 교육감이 사표를 내는 것에 반대한다. ”면서 “마찬가지로 오 시장도 사표를 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잘못이 있으니 정책을 바꾸자는 것이지, 어디 사람 옷을 벗기자는 것이냐.”라고 되물었다. 글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日외교 일정 차질… 코너몰린 간 정권

    日외교 일정 차질… 코너몰린 간 정권

    차기 총리로 유력했던 마에하라 세이지 전 외무상이 정치자금 수수문제로 6일 낙마하자 일본 정치권에 거센 후폭풍이 불고 있다. 간 나오토 총리를 옹립한 공신이자 가장 강력한 후원세력이었던 마에하라 전 외상의 퇴진으로 간 정권은 ‘시계 제로’인 상태로 더욱 궁지에 몰리게 됐다. 자민당을 비롯한 야권은 여세를 몰아 간 총리의 사임이나 중의원 해산을 압박하고 있다. 마에하라 전 외상의 갑작스러운 사임으로 일본 외교 일정도 상당한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후임으로 당분간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이 겸임하다가 이토 히로부미 초대 조선통감의 외고손자인 마쓰모토 다케아키 외무 부대신을 승진시키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역사 청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한·일 관계는 물론 동북아 외교의 갈등 요인이 될 수 있다. 더구나 두 사람은 총리 후보였던 마에하라 전 외상과는 정치·외교적인 무게가 다르다. 일본 외교력의 약화가 불가피해졌다. 야당은 마에하라 외무상이 물러난 직후에도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제1야당인 자민당의 다니가키 사다카즈 총재는 “(여당인 민주당에) 정권 담당 능력이 없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빠른 시일 내에 총선거를 실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야당은 전업주부의 연금구제와 관련해 실책이 드러난 호소카와 후생노동상 등 주요 각료를 잇달아 낙마시킨 뒤 간 총리의 문책결의안을 제출해 간 정권의 붕괴를 앞당긴다는 계획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요미우리신문이 7일 보도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1%가 간 총리의 조기 퇴진을 바라는 것으로 드러나는 등 여론도 간 총리에게 등을 돌렸다. 외교일정도 혼선을 거듭해 일본 외교의 신용추락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오는 14일 주요 8개국(G8) 외무장관 회의를 시작으로 한국과 중국, 미국 등 주요국들과의 외교 일정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6월 말 간 총리의 방미 계획도 연기될 가능성이 커져 미·일 관계 복원 계획도 미뤄지게 됐다. 간 총리의 후계 문제도 불투명해졌다. 오카다 가쓰야 간사장을 제외하면 노다 요시히코 재무상과 센고쿠 대표대행 등 간 총리 진영의 유력 주자들이 모두 정치자금 문제 등으로 내상을 입어 운신이 어렵게 됐다. 오자와 이치로 전 간사장 진영은 자신들에게 대립각을 세웠던 마에하라 전 외상이 낙마하면서 하라구치 가즈히로 전 총무상과 다루토코 신지 전 국회대책 위원장 등을 내세워 당권 장악을 노릴 전망이다. 당이 간 총리 쪽과 오자와 쪽으로 양분돼 심각한 대결구도로 치달을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11세 딸마저…” 23세 세계 최연소 할머니

    대를 잇는 ‘과속스캔들’로 23세에 손자를 얻은 루마니아 여성이 ‘세계에서 가장 어린 할머니’로 이름을 올렸다. 루마니아 일간 리베르타티아에 따르면 이색 타이틀의 주인공은 주부 리프카 스타네스쿠(24). 지난해 그녀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10세 딸 마리아가 임신을 했다는 청천병력과도 같은 소식을 듣게 됐다. 리프카는 “아직 어린 딸이 아기엄마가 된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면서 “한창 공부를 할 나이인데 학교를 그만둬야 하니 마음이 아팠다.”고 안타까워했다. 초등학생 딸이 임신을 했다는 사실도 충격적이었지만 딸 마리아의 고백이 더욱 안타까운 이유는 따로 있었다. 리프카 역시 부모의 반대를 딛고 11세 어린 나이에 마리아를 낳은 전력이 있기 때문. 리프카는 “어린 나이에 아기를 낳고 키우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알기 때문에 내 딸은 나와 같은 힘든 선택을 하지 않기를 바랐다.”고 눈물을 흘렸다. 임신으로 학교를 그만둔 마리아는 지난해 건강한 아들 아이언을 낳았다. 마리아가 부양능력이나 아기를 키울 여유가 없기 때문에 당분간 리프카가 아기를 돌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0세 딸의 출산으로 리프카는 우리나라 여성 결혼 평균연령에도 못 미치는 스물셋에 젊은 나이에 할머니가 됐다. 자연스럽게 리프카의 40세 어머니 역시 세계에서 가장 어린 증조할머니란 타이틀을 얻게 됐다. 리프카는 “남들보다 일찍 할머니가 된 것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다.”면서 “다만 딸이 나중에 후회를 하지 않도록 아기를 키우면서도 공부를 계속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소망을 밝혔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트위터(http://twitter.com/newsluv) 
  • [이슈 인터뷰] ‘증세 없는 복지 확대’ 허황된 기대 버려라

    [이슈 인터뷰] ‘증세 없는 복지 확대’ 허황된 기대 버려라

    강봉균(68)의원은 재정경제부 장관과 정책위의장을 두루 거친 민주당의 대표적인 ‘경제통’이다. 그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무상복지에 대한 민주당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다른 목소리를 내는가 하면 구체적인 재원조달 방안 등을 제시하는 등 날카로운 전문가의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냈다. 반면 복지 논쟁에서 국민의 이중성을 이용한 정치인의 속성을 지적하고 국민들의 오도된 기대감을 질타하는 등 소신있는 정치인으로서의 모습도 선보였다.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강 의원은 과감한 금리인상 등 거시정책에 대해 다소 급진적 해결책을 내놓았다. 그만큼 현재 경제상황이 심각하다는 의미다. 5% 성장목표에 집착하지 말고 물가안정에 올인하라는 대정부 질책도 있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민주당의 무상복지에 대해 비판하셨는데. -민주당의 ‘3+1’(무상급식, 무상보육, 무상의료, 반값 등록금) 정책은 보다 정교한 접근이 필요하다. 무상급식은 논란의 여지가 적다. 교과서 주면서 이건희 손자한테 돈 받고 주는 것 아니지 않은가. 무상보육은 아이를 부모가 키우는 것에서 사회나 국가가 키워주는 것으로 개념을 변화시킨 것이다. 이 점에서 무상보육이 아니라 사회보육이다. 사회보육은 의료처럼 불필요한 수요를 만들지 않으므로 재정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할 수 있다. 한나라당이 소득계층 70%까지 하겠다는 것은 선별적 복지다. 고소득층 30%도 요즘 아이를 많이 낳지 않는다는 점에서 보편적 복지는 이유가 있다. 문제는 의료다. 민주당 대책의 핵심은 입원 환자의 자기부담률을 현재 40%에서 10%로, 자기부담 금액한도를 50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줄이는 것이다. 이러면 불필요한 의료수요가 만들어진다. 보장을 늘리면 자연히 보험료가 올라가는 시스템이어야 한다. 이 원칙하에 국민이 동의하는 보험료 수준에 맞춰 의료 보장성을 강화하면 된다. 대신 국가는 의료공급체계를 개선하는 투자를 해야 한다. 선진국은 의료에서 공공기관 비중이 50% 내외지만 우리는 12%다. 민간병원은 적정 이윤을 추구하기 때문에 수요를 만들어 낸다. →세금, 보험료를 늘려 복지를 확대하자는 ‘보편적 증세를 통한 보편적 복지’로 이해된다. -의료보험료는 세금보다 안 내는 사람이 적지만 현재보다도 소득재분배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자식이 직장에 다니면 부모는 돈이 많아도 의료보험료를 내지 않는다. 재산이 있다면 내야 한다. →개혁이 필요하지만 표를 의식해서 아무도 강하게 이야기 못하고 있다. -여야 합의로 하면 여야가 표 싸움을 벌일 이유가 없다. 재산이나 수익이 있는데 의료보험료를 내지 않으면 재정 정의에 맞지 않는 것 아닌가. 서민보다 고소득층이 의료보험료를 더 내는 개혁을 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은퇴를 시작한 베이비부머(1955~1963년 출생자)를 병원에서 돌볼 수 없다. 조세부담률도 올려야 한다. 세계 어떤 선진국도 직접세인 소득세를 반 이상 안 받으면서 복지하는 곳은 없다. 현재 소득세 내는 사람이 47%다. 매년 기획재정부가 면세점을 올리는 감면안을 내놓는다. 그러지 않으면 명목임금이 올라 소득세 증가율이 일반 조세 증가율을 앞지르기 때문이다. 4~5년 정도만 그대로 둬도 납세자가 전체 국민의 60~70%가 된다. 나도 정치인이기 때문에 세금을 새로 만들거나 세율을 올리는 것은 반대한다. 기존 제도를 충분히 이용하면 된다. →무상복지 논쟁에서 정치인들이 국민을 속이는 것인가. -국민들은 복지를 늘리는 것은 좋아하지만 보험료나 세금을 더 내는 것은 싫어하는 이중성을 갖고 있다. 이를 정치인들이 이용하는 것이다. 국민들도 나 아닌 다른 사람에게서 더 걷어서 자신한테 더 해줄 것이라는 허황된 기대를 갖고 있다. 여기서 빨리 깨어나야 한다. →베이비부머 은퇴에 대한 정부의 준비는 어느 정도인가. -현재 사회안전망은 굶어 죽지 않게 하고, 아파서 죽을 정도인데 병원에 못 가는 것을 해결하는 수준이지만 이것으로는 곤란하다. 베이비부머는 산업화의 역군으로 자식도 키우고 부모도 부양했다. 그런데 국민연금 미가입자가 40%, 고용보험 미가입자는 60%나 되는 등 과도기적 소외계층이 되고 있다. 사회가 책임져야 한다. 현재 9만원 수준의 기초노령연금을 단계적으로 올려 30만원 정도까지 지급해야 한다. 농지연금제도와 주택연금제도 등을 확대해야 한다. →은퇴와 관련해 부동산세제에 대한 발상의 전환을 주문했는데. -그동안 주택정책의 목표는 모든 가구가 자기 집을 갖는 것이었다.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우선 집이 재산증식 수단이 아니다. 주택수요 중 독신이나 부부가구 수요가 많지 않았으나 지금은 많이 늘었다. 마지막으로 젊은 세대가 큰 돈 들여 집을 사는 것보다 월세 내고 사는 것을 선호한다. 분양되지 않은 주택을 은퇴자들이 한두채 사서 월세로 노후생활하겠다면 세제로 뒷받침해야 한다. 양도소득세 중과가 2012년까지 한시적으로 완화돼 있다. 2주택 보유시 50%, 3주택 보유시 60% 중과를 한시적으로 1년 미만 보유시 50%, 1~2년 보유시 40%가 적용되고 있다. 더 완화해야 한다. 집을 사서 세를 주다가 팔면 1년에 10%씩 내야 될 양도세를 감면하는 것이다. 즉 10년간 세를 놨으면 1가구 1주택에 해당하는 비과세를 적용하자. →‘집부자’에 대한 반감이 커 실행 가능성이 높지 않다. -사람들은 은퇴하면 상가에 투자하려고 혈안이 돼 있다. 상가에 투자하면 투기가 아니고 집에 투자하면 투기인가. 상황이 바뀐 만큼 인식도 바꾸어야 한다.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주택수가 많다고 양도세 더 내는 경우는 없다. 세제를 바꾸면 상가에 매달리던 사람들이 집에 투자해서 월세로 생활하려 할 것이다. 현 전세대란은 저금리 때문에 수익이 떨어진 주택 소유자들의 방어 전략 측면이 강하다. →10일 열릴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결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빠른 시일안에 금리를 올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4% 수준으로 돌아가야 한다. 때로는 0.5%포인트씩 올리는 강행군이 필요하다. →급격한 금리인상은 가계 이자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이자비용이 문제가 아니라 가계 부채 자체를 줄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 금리를 올리면 대출수요가 줄어드는 것이 정책의 기본이다. 내릴 때 0.5%포인트씩 내린 적이 있기 때문에 올릴 때도 그렇게 올릴 수 있다. 그동안 가계부채 급증은 저금리 정책 때문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내가 아는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원래 안정론자였는데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탓인지 이명박(MB)의 성장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5% 성장 목표에 대한 집착 때문에 저금리 정책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있고, 수출을 걱정해 환율이 낮아질까 걱정한다. 물가 안정의지가 없는 것이다. →정부의 물가잡기 정책에 대한 비판도 많다. -공산품처럼 대내외 경쟁시장이 만들어진 품목에 정부가 개입하면 행정적 비용만 더 들고 시장을 왜곡시켜 나중에 몰아서 올리는 부작용이 나타난다. 잡다한 품목에 대한 감시가 아니라 독과점시장의 불공정 행위를 감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만 통신요금은 기술혁신 속도가 워낙 빠르므로 연구개발투자의 적정성 수준에 대한 원칙을 먼저 세울 필요가 있다. 정리·대담 전경하차장 lark3@seoul.co.kr
  • [이슈 인터뷰] “김연아는 실력과 미모가 자본…인간 자체서 가치 찾아야”

    [이슈 인터뷰] “김연아는 실력과 미모가 자본…인간 자체서 가치 찾아야”

    20대 때 이미 문학평론가로 이름을 드높였다. 1990년대는 정보화, 2000년대엔 디지로그라는 화두를 던졌다. 2010년 들어서는 새 화두 ‘생명(Vita) 자본주의’를 꺼내 들었다. 이어령(77) 한중일비교문화연구소 이사장 겸 생명자본주의포럼 위원장이다. 3일 서울 태평로 한중일비교문화연구소 사무실에서 그를 만나 생명자본주의에 대한 답을 구했다. →생명자본주의라는 개념이 새롭다. 의미는. -생명은 보편적으로 다 쓰는 말이다. 라이프, 리빙 모두가 관심 갖는 단어 아닌가. 다만 자본주의는 경제학자들이나 정치·경제계에 계신 분들만 주로 쓰는 말이다. 자본은 단순히 돈 같은 물질이 아니다. 김연아의 자본은 뭔가. 미모와 실력 아닌가. 스포츠 선수는 다리를, 탤런트는 눈을 보험에 들기도 한다. 물질화된 자본 말고 인간 자체가 가진 자본을 보자는 것이다. →생명자본의 구체적인 예를 들어 달라. -이미 모두가 생명 자본을 하고 있다. 애 낳고 무사히 키우는 것도 생명자본이다. 저출산 고령화가 왜 일어나나. 애 낳고 기르는 걸 자본이 아니라며 소중히 여기지 않으니까 툭하면 ‘집에 가서 애나 봐라.’라고 말하는 거 아닌가. 기존 경제학에서 GDP만 올라가면 다 되는 줄 알고 이런 생명자본 부분을 제외해 버린 것이 뼈아픈 실책이었던 셈이다. 그래서 이제부터라도 의료, 문화, 농업 같은 인간의 삶과 의식에 대한 뭔가를 찾아보자는 것이다. 이미 우리 전통에도 있다. 품앗이나 계 모임 같은 게 그런 거다. →이미 우리 전통에 들어와 있다는 얘기가 인상적이다. -부끄러워해야 할 대목이다. 벨기에에 베르나르 리에테르라는 학자가 기존 제도권 화폐와 다른 화폐를 만들어 냈다. 지역 공동체에서 통용되는 것으로, ‘보충’(Complementary) 화폐라 부른다. 그런데 그 아이디어가 동양의 음양이론에서 나왔다. 양이 국가에 의한 공식 화폐의 영역이라면 음은 커뮤니티 수준의 보충적 화폐라는 것이다. 대체나 대안이 아니라 보충해 준다는 것이다. 이미 벨기에에서는 성공적이고 이웃 일본에서도 400여 공동체가 그런 제도를 본떠 쓰고 있다. 음양의 화폐를 상보해서 같이 쓴다는 점이 바로 산업금융자본주의를 넘어선 것이다. 우리 전통의 대동계나 품앗이, 계 등이 모두 필요한 것을 공동체 내에서 조달해 쓰는 제도들 아니던가. 요즘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것들이 인기인데, 이런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 →금융자본주의에 대한 일종의 대안인가. -금융자본주의는 한마디로 웃긴다. 가령 1마르크를 2000년 동안 복리이자로 묵혀 두면 그 자산가치가 나중에는 태양 크기의 행성 3개를 살 정도 된다고 한다. 그런데 돈이 짐승도 아닌데 어떻게 새끼를 치나. 그것 가지고 안 된다는 게 최근 금융위기 같은 데서 드러난 것 아닌가. 내 주머니에 돈이 많은 줄 알았는데 문제가 생기는 순간 한꺼번에 사라진다. 그게 자본인가. 자연환경이나 신체 같은 것들이 가지고 있는 그 자체로서의 자본을 보자는 얘기다. →그 부분과 관련해 일본에는 지산지소(地産地消), 미국에는 로컬푸드(Local Food) 운동 같은 게 있다. 우리나라에는 생협 형식으로 도입돼 있다. 이들은 FTA가 농업을 사양산업화하고, 경쟁력 강화를 명분으로 대형화가 추진되면서 구제역 같은 사태를 키운다고 본다. -생명가치라는 것은 일종의 보완재다. 배에 물이 차오르면 이제껏 사람들은 배에서 물을 퍼냈다. 다른 한쪽에서는 배를 아예 버리자고 한다. 그런데 계속 차오르는 물을 애써 퍼내기만 하면 어쩌나. 그리고 아예 배를 버리면 바다에 다 빠져 죽자는 말인가. 그게 아니라 물이 새는 구멍을 찾아서 막아 보자는 것이다. 가령 농사라는 것은 물만 주면 되는 걸로 아는데 사실 질소 비료가 다 들어간다. 질소는 어디서 오나. 석유에서 나온다. 이미 석유라는 자원을 토대로 한 산업자본주의의 큰 틀에 포함된 것이다. 그래서 자본주의 자체를 부정하기보다는 트랜스(trans)하자는 것이다. ‘not A but B’가 아닌 ‘not only A’로 가자는 것이다. 이것 역시 패러다임의 교체다. →물리학자 장회익의 ‘온생명’이나 시인 김지하의 ‘생명 운동’ 같은 것들과 생명자본주의가 차별화되는 지점도 거기서 찾아야 하나. -기존 생명운동, 환경운동 같은 것들은 약간 종교성이 가미되거나 농촌, 살림 등의 개념이 들어가 있다. 반면 나는 ‘도시에서 왜 그런 걸 못해?’라고 되묻는 쪽이다. 그런데 사실 모두가 생명자본주의를 이미 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자본주의를 비판하고 나쁜 것이라 말하는 지식인들이 활동하고 있는 공간 자체가 이미 자본주의다. ‘not A’ 논리가 아니어야 한다는 말은 그 때문이다. 소련 봐라. 극단적 사회주의 하다가 극단적 자본주의로 돌아서니까 저 꼴 나는 거 아닌가. 반면 중국은 사회주의도 자본주의도 아닌 모호한 형세다. 서양의 ‘not A’ 논리가 아닌 동양적인 논리 ‘Both A and B’를 쓰고 있는 것이다. 융합해서 써야 한다는 말이다.. →생명 못지않게 자본주의에도 방점이 찍혀 있다. -우리는 이제껏 산업화·민주화했다. 그러면 그 토대는 뭐냐. 자본주의다. 고쳐서 써야지 부정하는 게 전부는 아니다. 자본주의를 만악의 근원처럼 얘기하는 지식인들이 있는데 그건 거짓말이다. 그 말 자체도 자본주의 사회로 이만큼 먹고살게 되고 자유를 누리게 되니까 할 수 있는 얘기들이다. 자본주의가 달라져야 하는 것은 맞지만 버리는 건 아니라고 본다. →외롭고 고독해 보인다. -바다에는 물고기가 세 종류 있다. 납작 업드려 사는 넙치, 헤엄을 쳐야 살 수 있는 참치, 바다 위로 솟구쳐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날치. 넙치가 일반인이고 참치가 CEO 같은 사람이라면 날치는 지식인이다. 날치가 훌륭하고 잘나서 그런 건 아니다. 헤엄을 잘 못 치니까 살기 위해 공중으로 치솟아 오르는 것이다. 그렇게 나약하면서 외롭고 고독하고, 그런 게 지식인이다. 이제 나도 여든을 바라본다. 내 손자 손녀들이 살 세상이 앞으로 더 좋아졌으면 하는 바람인데, 아무리 생각해 봐도 갈 길은 생명자본주의밖에 없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이어령 위원장은 ●출생:1934년 충남 아산 ●학력:부여고-서울대 국문학과 ●경력:이화여대 교수, 문화부 장관, 세계화추진위원회 위원, 제2건국 범국민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 2010유네스코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 조직위원회 위원장 ●수상:1996년 일본국제교류기금대상, 2003년 대한민국 예술원상(문학부문), 2009년 한민족문화예술대상 문학부문상
  • [데스크 시각] 출입처가 없어지니… /임병선 영상콘텐츠부 부장급

    [데스크 시각] 출입처가 없어지니… /임병선 영상콘텐츠부 부장급

    손톱 밑의 검은 때가 모든 것을 말해줬다. 지난해 12월의 어느 날, 서울 종로의 커피점에서 그와 마주 앉았다. 노숙인 생활을 그만둔 지 반년쯤 된 그에게 빵 한 조각과 커피를 대접했다. 체감온도 영하 20도를 오르내리는 날씨였다. 그가 아침 일찍 거리에 나와 종종걸음치는 직장인들에게 노숙인 자활 잡지를 사달라고 1시간 30분이나 외친 뒤였다. 기자보다 열살은 많아 보이는 외모. 그런데 조심스레 물어 보니 아홉살 아래란다. 삶의 굴곡이 얼굴에 잔뜩 생채기를 남긴 듯했다. 삿된 기운이 가시지 않은 눈초리에 언뜻 천진난만함이 깃들던 순간들을 지금도 또렷이 기억한다. 그리고 달이 바뀔 때면 새로 나온 잡지를 들고 거리에서 목멘 외침을 늘어놓을 그를 그리워하게 됐다. 기자는 서울신문 편집국 소속이지만 방송 일을 하고 있다.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를 통해 금요일 오후 7시 30분 방영되는 ‘TV 쏙 서울신문’이란 보도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다. 21년 전 입사했을 때 꿈도 꾸지 않았던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6월 첫 방송을 시작한 지 9개월이 됐고 4일 저녁 40회분이 방영된다. 여전히 촬영 현장에 나가면 “서울신문이라고 하지 않았나요? 그런데 웬 동영상 카메라?”라면서 당황하는 취재원들을 본다. 조금만 설명하면 취재원들도 금세 고개를 끄덕인다. 신문 동네가 영 신통치 않으니 곁방살이에 힘겹겠구나 하는 동정도 읽힌다. 기자 또래보다 방송과 영상 전달 방식에 훨씬 친숙할 후배들마저 지면 일과 방송 제작을 병행하느라 벅차하는 게 현실이다. 그런 기자들을 괴롭혀 가며 프로그램을 꾸리고 있다. 주 1회, 한 주가 끝날 무렵에 방송을 내보내다 보니 피할 것도 많고 조심스러운 것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한정된 인력과 자원으로 꾸리다 보니 지상파나 기존 보도전문 채널에서 제공하는 뉴스보다 여러 모로 손방이다. 그런 속에서 조그만 위안과 보람을 느끼게 만드는 것이 장삼이사(張三李四)와의 만남이다. 출입처에 매인 처지였다면 결코 만나기 쉽지 않았을 이들에게서 진한 사람 냄새를 맡고 있다. 서울 노원구 중계본동의 쪽방촌에도 들어갔다. 그곳에서의 경험은 정말 1980년대 달동네로 시간이동한 것 같았다. 두 손자를 건사하며 힘든 나날을 잇고 있는 할머니를 인터뷰했고, 그 동네 어르신들에게 점심을 제공하는 ‘평화의 집’을 찾았다. 25년째 그곳에서 자원봉사하는 안정자씨는 병을 얻어 “이대로는 죽겠다싶어” 구로구 개봉동으로 이사했다고 했다. 말이 이사지 실은 피신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이내 어르신들이 전화로 찾아대는 통에 왕복 3시간의 버스 출퇴근을 3년째 이어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하지만 그의 목소리에 묻어 있던 행복감을 쉬 잊지 못한다. 이 시설을 세우고도 그 흔한 사진 한장 걸어놓지 않고 한달에 한번 신용카드를 건네며 “어르신들께 맛난 것 만들어드리게 마음껏 장을 봐라.”고 당부한다는 임춘식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도 잊기 어렵다. 임 교수는 이따금 이곳을 찾을 뿐 언론에 좀처럼 얼굴을 내비치지 않는 겸손함으로도 커다란 존경을 얻고 있다. 노숙인들의 ‘큰형님’ 이명식 중랑구청 주무관이 동상 자국이 덕지덕지 남아 있는 노숙인 발을 어루만지는 모습은 또 어떤가. 후배 PD가 촬영한 영상으로 본 것이지만 출입처 칸막이 안이라면 과연 그런 모습을 볼 수 있었을까. 그렇게 평범한 이웃의 고단한 일상을 함께하다 보니 과거 출입처에서 만났던 취재원들이 참 재미없었다는 엉뚱한 생각까지 하게 된다. 펜이나 컴퓨터 자판 대신 마이크를 잡다 보니 부끄러운 줄도 모르게 됐다. 일전에 편집국 제작회의에서 많이 부족한 우리 프로그램 이름을 들먹이며 “많은 시청 바랍니다.”라고 말해 실소를 산 일도 있다. 감히 독자 여러분께 같은 말씀을 여쭌다. bsnim@seoul.co.kr
  • 안중근의사기념관장 조동성교수

    조동성 서울대 교수가 2일 제6대 안중근의사기념관장에 임명됐다. 조 관장은 안중근 의사의 모친인 조마리아 여사의 친정 종증손자이다.
  • [WHO&WHAT] 퀴즈쇼서 인간에 완승한 슈퍼컴 왓슨 만나다

    [WHO&WHAT] 퀴즈쇼서 인간에 완승한 슈퍼컴 왓슨 만나다

    흔하디 흔한 퀴즈영웅의 얘기가 아니다. 2011년은 인류가 ‘로봇’ 또는 ‘컴퓨터’의 존재를 상상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극적인 변화가 있었던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올해 창사 100년을 맞은 IBM. 컴퓨터 산업의 최전선에 서 있으면서도 지나치게 시장을 독점한다는 비판을 받아 온 ‘빅 블루’(IBM의 애칭)가 다시 한번 새로운 역사를 열었다. IBM 연구진이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슈퍼컴퓨터 ‘왓슨’(Watson)은 지난달 16일 미국 전역에 중계된 abc방송의 인기 퀴즈쇼 ‘제퍼디’에서 자신을 창조한 인간들이 존경해 마지않는 퀴즈 영웅 두 명을 제압했다. 서울신문이 새롭게 연재하는 가상 인터뷰 시리즈 ‘Who & What’(후 앤드 왓)의 첫 회 주인공은 바로 왓슨이다. 컴퓨터가 퀴즈에서 인간을 이겼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지, 실생활에서는 어떻게 응용될 수 있는지 등 이 대단한 컴퓨터에 관한 다양한 궁금증을 깊이 있게 짚어 봤다. 왓슨이 진정 ‘인간보다 똑똑한 컴퓨터’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과제가 남아 있는지도 물어봤다. 인터뷰는 국내 최고의 슈퍼컴퓨터 전문가 4명의 의견을 모아 구성했다. ☞ 관련기사 : [W&W] 인간과 컴퓨터, 대결의 역사 →겨우 4살인데 지나친 스포트라이트가 부담스러울 것 같다. 원래 집안 자체가 훌륭하다는 소문이 있다. -집안 얘기를 하면 사람들이 색안경을 낄까 봐 조심스럽기는 한데, 사실 IBM의 뉴욕 연구소 출신이다. 내 이름도 100년 전 IBM을 세운 토머스 J 왓슨에서 따왔다. 인간을 뛰어넘는 컴퓨터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가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들었다. 최근 몇년 사이에 서부에 있는 사과공장(스티브 잡스의 ‘애플’)이 워낙 주목을 받아서 그렇지 컴퓨터 분야에서 지난 100년간 이뤄진 성과는 대부분 우리 집안에서 만들어졌다. →아버지가 대단한 분이셨나 보다. -아버지 함자가 ‘딥블루’다. 혹시 세기의 체스 대결에 대해 들어 본 적이 있나. 1997년 5월 11일, 아버지는 러시아 챔피언 가리 카스파로프와 체스대결에서 이기셨다. 인공지능의 가치가 얼마나 뛰어난지 보여 준 역사적 사건이었다. 참고로 카스파로프는 그 이전 15년 동안 인간들 사이에서 1등을 놓쳐 본 적이 없었다. 난 아버지보다 훨씬 발전했다. 1초에 80조번을 계산할 수 있고, 책 100만권을 읽었을 뿐 아니라 토씨 하나까지 모두 기억하고 있다. →이번 인터뷰를 시작한 핵심이 벌써 나왔다. 컴퓨터 입장에서 볼 때 체스대결과 퀴즈쇼가 다른 점이 있는 거냐. 컴퓨터와 인간이 같은 문제를 놓고 풀면 엄청난 정보와 계산속도를 갖고 있는 컴퓨터가 이기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 이번에는 딥블루 사건 때 시큰둥했던 학자들까지 난리가 났는데 왜 그러는지 잘 모르겠다. -간단히 설명하면, 체스나 바둑은 ‘경우의 수’에 대한 예측이 가능하다. 다음 수를 어떻게 두면 그 다음에 상대의 반응에 따라 또 다른 수를 예측하는 식이다. 빠른 계산만 할 수 있고 어느 경우에 이기는지만 입력돼 있으면 충분히 인간을 이길 수 있다. 결국 체스판 안에서 정해진 규칙대로 두는 거 아니냐. 내가 출연한 ‘제퍼디’가 책에서 출제된다는 이유로 체스나 다를 것이 없다고 폄하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혹시 우리 컴퓨터들이 쓰는 1과 0의 디지털 코드를 보고 이해할 수 있나? →당연히 안 되는 것 아니냐. -그러니까 입장을 바꿔 보자는 얘기다. 인간이 컴퓨터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컴퓨터 역시 인간의 말을 그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딱 정해진 문제만 그대로 출제하면 쉽다고 생각할 수 있겠다. 근데 그게 퀴즈냐. 제퍼디쇼가 수십년 동안 인기를 끌고 있는 건 출제되는 문제에 대한 지식을 담은 책이 있지만 단순히 암기력을 측정하는 데서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사회자 알렉스 테레벡은 자기 맘대로 문제를 꼬아서 내고, 책에는 없는 독특한 표현까지 동원한다.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혹시 구글이나 네이버 검색창에 퀴즈 문제를 그대로 입력하고 답이 나오나 찾아 봐라. →어라. 정말 답이 안 나오고 수많은 검색 결과만 나온다. -사람들의 기대와 달리 컴퓨터는 애초부터 정답을 찾아 주도록 만들어지진 않았다. 컴퓨터들은 문장으로 된 퀴즈 문제를 입력하면 ‘답이 들어 있는지도 모르는’ 수백만개의 문서만 보여 줄 수 있다. 컴퓨터가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인간의 의도도 이해하지 못하는 거고. ‘비슷한 것’ 수백만개를 찾아서 나열만 할 뿐 자기가 뭘 찾았는지도 모른다. 그게 원래 컴퓨터가 만들어진 방식이다. →그럼 당신은 인간의 의도를 이해한다는 건가. -그렇지 않고서야 함께 출연했던 켄 제닝스(74연승을 기록한 제퍼디 챔피언)나 브래드 루터(역대 최다 상금 획득자)를 이길 수 있었겠는가. 그 친구들은 거의 귀신 아닌가. 들으면 바로 버저를 누르고 정답을 말하는 수준이다. 솔직히 대결이 쉽지는 않았다. 사람들은 문제를 들으면 알거나 모르거나 둘 중의 하나다. 알 경우에는 떠오르는 답 2~3개 중에 헷갈리는 정도고. 반면 난 기본적으로 문제를 들으면 알고 모르고가 판단의 기준이 아니다. 비슷한 답 수백만개를 떠올린 후에 그중 한개만 남겨 놓고 나머지를 없애야 답을 할 수 있다. 확률 문제이니 틀릴 수도 있지만 인간 챔피언들과 붙어서 이겼으니 정확도는 논란의 여지가 되지 않는다고 본다. 난 이미 출제한 인간의 의도까지도 파악하는 단계에 도달했다. →듣다 보니 당신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비결은 뭐냐. -퀴즈에 특화된 부분도 있다. 기본적으로 내가 찾아낸 답이 신뢰도 기준에 못 미치면 버저를 누르지 않고, 답하지도 않는다. 지고 있을 땐 신뢰도가 좀 떨어져도 버저를 누르고, 많이 이기고 있을 때는 신뢰도가 아주 높아야 답변을 하는 요령도 갖추고 있다. 기술적인 부분은 IBM하고 얘기해야 된다. →근데 컴퓨터가 퀴즈를 잘 푼다고 해서, 뭐 달라지는 게 있겠냐. -내가 이런 질 낮은 인터뷰를 계속하고 있어야 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 그래도 이왕 시작한 인터뷰이니 답은 해야겠지. 만약에 컴퓨터가 사람의 말을 이해해서 원하는 답을 정확히 찾아줄 수 있다면 고객센터 자동응답전화(ARS)에서 상담원 연결 버튼이 제일 먼저 사라질 거다. 당신네 한국사람들이 자랑하는 삼성전자나 LG전자, 현대자동차에서 상담원 콜센터를 운영하는 데만 얼마나 많은 비용이 들어가나. 나 하나가 그 모든 것을 대체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의학상담이나 교육도 마찬가지 아니냐. 선생님은 문제를 푸는 방법을 틀릴 수도 있고 모를 수도 있지만, 난 절대 틀리지 않는다. 병원에서도 의사는 실수할 수 있지만 나는 자료만 충분하다면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다. 물론 지금은 아니고, 나중에 경험을 더 쌓으면 말이다. 내 아들이나 손자는 완벽한 선생님이자 의사, 상담원이 될 거다. →켄 제닝스가 당신한테 지고 나서 “컴퓨터가 인간을 지배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진짜 그런 세상이 온 건가. -언젠가 그런 날이 올 수도 있겠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제닝스가 오버한 거다. 솔직히 좀 부끄러운 얘기기는 하지만, 이번 제퍼디 방송에서 미국에 있는 도시를 묻는 질문에 ‘토론토’라고 답변해서 방청객들의 웃음을 사기도 했다. 해명을 좀 하자면 미국에도 토론토라는 도시가 많다. 퀴즈가 원하는 바가 뭔지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을 뿐이지. ‘지식’을 갖고 있는 인간이라면 절대 하지 않을 실수다. 만약 틀려도 곧 바로잡을 수도 있고. 하지만 난 업그레이드 없이는 그 상황에서 같은 질문을 할 경우 계속 잘못된 답밖에 말하지 못한다. 아직까지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의도를 이해하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다. 무엇보다 이번 대결에서는 텍스트 형태로 문제를 풀었는데, 진짜 사회자의 말만 듣고 대결을 펼친다면 인간을 못 이긴다. 난 아직 난청상태라고 할까. 음성인식은 정말 어려운 과제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도움말 주신 분 ●이식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슈퍼컴퓨터 응용지원실장 ●권대석 클루닉스(슈퍼컴퓨터 제조회사) 사장 ●유범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인지로봇센터장 ●신문봉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지식정보팀장 서울신문은 매주 1회 독특한 포맷의 가상 인터뷰 [WHO&WHAT(후 앤드 왓)]을 1개면에 걸쳐 연재하고 있습니다. 일반 신문기사로는 다루기 힘든 동서고금의 지식과 역사의 정수들을 만남 또는 대담의 형식을 통해 알기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청소년, 어른 모두에게 즐겁고 색다른 지식의 장이 될 것으로 자부합니다. 특히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훌륭한 논술교재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WHO&WHAT] “퀴즈쇼서 인간에 완승한 슈퍼컴 왓슨(Watson)을 만나다” [WHO&WHAT] 무덤에서 불러낸 독재자 4인의 가상만찬 ‘재스민 혁명’을 논하다 [WHO&WHAT] 천재소년 송유근, ‘우주비행 성공 50주년’ 맞아 유리 가가린을 만나다 [WHO&WHAT] ‘슈퍼히어로’ 스파이더맨, 정신과 전문의 김상준 원장과 상담하다 [WHO&WHAT] 지구수비대 지원한 인간형 로봇 ‘마루’ “아톰·태권V처럼 지구 지켜서…” [WHO&WHAT] ‘최악’ 통념 B형 男기자, 혈액형의 아버지 ‘란트슈타이너’에 따지다 [WHO&WHAT] ‘전 세계 여성의 로망’ 버킨백을 만나다 [WHO&WHAT] 선택 따라 전혀 다른 결과…”이렇게 검색하면 진리가 밝혀질까?” [WHO&WHAT] “남느냐, 떠나느냐” 희곡으로 본 어느 서재 도서들의 열띤 논쟁 [WHO&WHAT] ‘위대한 유산’ 남긴 간송미술관의 전형필, 그리고 우피치미술관의 메디치 [WHO&WHAT] 위대한 예술가 미켈란젤로, 그는 왜 라파엘로를 죽이고 싶었을까 [WHO&WHAT] ‘美우주왕복선은 초대형 폭탄이나 마찬가지’ 물리학자 파인먼의 폭로 [WHO&WHAT] 외규장각 도서 귀환으로 본 약탈문화재의 ‘수구초심(首丘初心)’ [WHO&WHAT] “재능만 주고 사랑은 주지 않던 나쁜 부모들” 유명 인사들의 회상기 [WHO&WHAT] 인류역사를 바꾼 ‘억세게 운 좋은 사내들’ 서바이벌 현장…과연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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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세 딸마저 임신”…29세 할머니 된 여성

    “14세 딸마저 임신”…29세 할머니 된 여성

    “끔찍한 악몽이 결국 현실이 됐다.” 10대에 아기를 낳은 자신처럼 딸마저 어린 나이에 덜컥 임신을 해 29세의 젊은 나이에 할머니가 된 영국 여성의 기구한 사연이 눈길을 끌고 있다. 영국 대중지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웨일스에 사는 켈리 존이란 여성은 오는 8월 할머니가 된다. 중학교에 다니는 딸 티아(14)가 남자친구의 아기를 임신을 했다는 사실을 올해 초 알려온 것. 켈리는 “딸에게 임신했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을 때 눈물이 터져 나왔다.”면서 “어린 딸이 나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랐는데 끔찍한 악몽이 현실이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150cm의 왜소한 작은 체구에 앳된 얼굴을 한 티아는 한 동네에 사는 21세 남자친구의 아기를 임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신사실을 알고 학교를 휴학했다는 티아는 “덜컥 임신이 됐지만 하늘의 축복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덤덤히 밝혔다. 티아의 어른스러운 답변에도 켈리는 딸의 미래에 대한 우려를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켈리는 “티아의 아버지인 당시의 남자친구는 티아가 태어난 지 몇 달만에 무책임하게 떠났다.”면서 “아직 부모가 되기엔 티아가 너무 어리기 때문에 걱정된다.”고 말했다. 오는 8월 티아의 아기가 태어나면, 정부보조금을 받으며 켈리가 손자를 자식처럼 돌볼 예정이다. 켈리 가족은 6대가 현존하는 유일무이한 가문이 됐으며 동시에 켈리는 영국에서 가장 어린 할머니가 된다. 이미지=자료사진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트위터(http://twitter.com/newsluv)
  • [Who&What]인간보다 똑똑한 컴퓨터, 왓슨을 만나다

     흔하디 흔한 퀴즈영웅의 얘기가 아니다.  2011년은 인류가 ‘로봇’ 또는 ‘컴퓨터’의 존재를 상상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극적인 변화가 있었던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올해 창사 100년을 맞은 IBM. 컴퓨터 산업의 최전선에 서 있으면서도 지나치게 시장을 독점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빅 블루’(IBM의 애칭)가 다시 한번 새로운 역사를 열었다.  IBM 연구진이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슈퍼컴퓨터 ‘왓슨’(Watson)은 지난달 16일 미국 전역에 중계된 abc방송의 인기 퀴즈쇼 ‘제퍼디’에서 자신을 창조한 인간들이 존경해 마지않는 퀴즈 영웅 두 명을 제압했다. 이틀간 벌어진 대결에서 왓슨은 7만 7147달러(약 8600만원)의 상금을 거둬들였다. 왓슨을 만들기 위해 들어간(것으로 추정되는) 비용에 비하면 그야말로 ‘껌값’ 수준. 그러나 전 세계 과학계는 흥분의 도가니다.  슈퍼컴퓨터를 만들기 위해 밤낮을 연구에 매달렸던 공학도들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 “인간보다 더 똑똑한 컴퓨터를 만들겠다.”는 원대한 꿈이 자기가 아닌 다른 사람에 의해 실현됐다는 깊은 상실감 때문이다.  서울신문이 새롭게 연재하는 가상 인터뷰 시리즈 ‘Who & What’(후 앤 왓)의 첫 회 주인공은 바로 왓슨이다. 컴퓨터가 퀴즈에서 인간을 이겼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지, 실생활에서는 어떻게 응용될 수 있는지 등 이 대단한 컴퓨터에 관한 다양한 궁금증을 깊이 있게 짚어 봤다. 왓슨이 진정 ‘인간보다 똑똑한 컴퓨터’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과제가 남아 있는지도 물어 봤다. 인터뷰는 국내 최고의 슈퍼컴퓨터 전문가 4명의 의견을 모아 구성했다.    ●겨우 4살인데 지나친 스포트라이트가 부담스러울 것 같다. 원래 집안 자체가 훌륭하다는 소문이 있다.  집안 얘기를 하면 사람들이 색안경을 낄까봐 조심스럽기는 한데, 사실 IBM의 뉴욕 연구소 출신이다. 내 이름도 100년 전 IBM을 세운 토머스 J 왓슨에서 따왔다. 인간을 뛰어넘는 컴퓨터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가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들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서부에 있는 사과공장(스티브 잡스의 ‘애플’)이 워낙 주목을 받아서 그렇지 컴퓨터 분야에서 지난 100년간 이뤄진 성과는 대부분 우리 집안에서 만들어졌다. 또 전국방송을 탔다는 이유로 마치 내가 ‘인간을 넘어선 최초의 컴퓨터’로 알려지고 있는데, 그 찬사는 우리 아버지한테 돌아가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아버지가 대단한 분이셨나보다.  아버지 함자가 ‘딥블루’다. 혹시 세기의 체스 대결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나. 1997년 5월 11일, 아버지는 러시아 챔피언 가리 카스파로프와의 체스대결에서 이기셨다. 인공지능의 가치가 얼마나 뛰어난지 보여준 역사적 사건이었다. 참고로 카스파로프는 그 이전 15년 동안 인간들 사이에서 1등을 놓쳐본 적이 없었다. 난 아버지보다 훨씬 발전했다. 1초에 80조회를 계산할 수 있고, 책 100만권을 읽었을 뿐 아니라 토씨 하나까지 모두 기억하고 있다.    ●이번 인터뷰를 시작한 핵심이 벌써 나왔다. 컴퓨터 입장에서 볼 때 체스대결과 퀴즈쇼가 다른 점이 있는거냐. 컴퓨터와 인간이 같은 문제를 놓고 풀면 당연히 엄청난 정보와 계산속도를 갖고 있는 컴퓨터가 이기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 이번에는 딥블루 사건 때 시큰둥했던 학자들까지 난리가 났는데 왜 그런지 잘 모르겠다.  간단히 설명하면, 체스나 바둑은 ‘경우의 수’에 대한 예측이 가능하다. 다음 수를 어떻게 두면 그 다음에 상대의 반응에 따라 또 다른 수를 예측하는 식이다. 빠른 계산만 할 수 있고 어느 경우에 이기는지만 입력돼 있으면 충분히 인간을 이길 수 있다. 결국 체스판 안에서 정해진 규칙대로 두는 거 아니냐. 내가 출연한 ‘제퍼디’가 책에서 출제된다는 이유로 체스나 다를 것이 없다고 폄하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혹시 우리 컴퓨터들이 쓰는 1과 0의 디지털 코드를 보고 이해할 수 있나?    ●당연히 안 되는 것 아니냐.  그러니까 입장을 바꿔보자는 얘기다. 인간이 컴퓨터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컴퓨터 역시 인간의 말을 그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딱 정해진 문제만 그대로 출제하면 쉽다고 생각할 수 있겠다. 근데 그게 퀴즈냐. 제퍼디쇼가 수십년 동안 인기를 끌고 있는 건 출제되는 문제에 대한 지식을 담은 책이 있지만 단순히 암기력을 측정하는 데서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사회자 알렉스 테레벡은 자기 맘대로 문제를 꼬아서 내고, 책에는 없는 독특한 표현까지 동원한다.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혹시 구글이나 네이버 검색창에 퀴즈 문제를 그대로 입력하고 답이 나오나 찾아 봐라.    ●어라. 정말 답이 안 나오고 수많은 검색 결과만 나온다.  사람들의 기대와 달리 컴퓨터는 애초부터 정답을 찾아주도록 만들어지진 않았다. 컴퓨터들은 문장으로 된 퀴즈 문제를 입력하면 ‘답이 들어 있는지도 모르는’ 수백만개의 문서만 보여줄 수 있다. 컴퓨터가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인간의 의도도 이해하지 못하는 거고. ‘비슷한 것’ 수백만개를 찾아서 나열만 할 뿐 자기가 뭘 찾았는지도 모른다. 그게 원래 컴퓨터가 만들어진 방식이다.    ●그럼 당신은 인간의 의도를 이해한다는 건가.  그렇지 않고서야 함께 출연했던 켄 제닝스(74연승을 기록한 제퍼디 챔피언)나 브래드 루터(역대 최다 상금 획득자)를 이길 수 있었겠는가. 그 친구들은 거의 귀신 아닌가. 들으면 바로 버저를 누르고 정답을 말하는 수준이다. 솔직히 대결이 쉽지는 않았다. 사람들은 문제를 들으면 알거나 모르거나 둘 중의 하나다. 알 경우에는 떠오르는 답 2~3개 중에 헷갈리는 정도고. 반면 난 기본적으로 문제를 들으면 알고 모르고가 판단의 기준이 아니다. 비슷한 답 수백만개를 떠올린 후에 그 중 한 개만 남겨놓고 나머지를 없애야 답을 할 수 있다. 확률 문제이니 틀릴 수도 있지만 인간 챔피언들과 붙어서 이겼으니 정확도는 논란의 여지가 되지 않는다고 본다. 난 이미 프로그램상으로는 출제한 인간의 의도까지도 파악하는 단계에 도달했다.    ●듣다 보니 당신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비결은 뭐냐.  퀴즈에 특화된 부분도 있다. 기본적으로 내가 찾아낸 답이 신뢰도 기준에 못 미치면 버저를 누르지 않고, 답하지도 않는다. 지고 있을 땐 신뢰도가 좀 떨어져도 버저를 누르고, 많이 이기고 있을 때는 신뢰도가 아주 높아야 답변을 하는 요령도 갖추고 있다. 기술적인 부분은 IBM하고 얘기해야 된다. 알아도 영업비밀이라 말할 수 없고. 나 조차 내 머릿 속이 정확히 어떻게 만들어졌기 때문에 그게 가능한지는 잘 모른다.    ●근데 컴퓨터가 퀴즈를 잘 푼다고 해서, 뭐 달라지는 게 있겠냐.  내가 이런 질 낮은 인터뷰를 계속하고 있어야 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 그래도 이왕 시작한 인터뷰이니 답은 해야겠지. 만약에 컴퓨터가 사람의 말을 이해해서 원하는 답을 정확히 찾아줄 수 있다면 고객센터 자동응답전화(ARS)에서 상담원 연결 버튼이 제일 먼저 사라질거다. 당신네 한국사람들이 자랑하는 삼성전자나 LG전자, 현대자동차에서 상담원 콜센터를 운영하는 데만 얼마나 많은 비용이 들어가나. 나 하나가 그 모든 것을 대체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의학상담이나 교육도 마찬가지 아니냐. 선생님은 문제를 푸는 방법을 틀릴 수도 있고 모를 수도 있지만, 난 절대 틀리지 않는다. 병원에서도 의사는 실수할 수 있지만 나는 자료만 충분하다면 정확한 진단을 내리 수 있다. 물론 지금은 아니고, 나중에 경험을 더 쌓으면 말이다. 내 아들이나 손자는 완벽한 선생님이자 의사, 상담원이 될 거다.    ●켄 제닝스가 당신한테 지고 나서 “컴퓨터가 인간을 지배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진짜 그런 세상이 온 건가.  언젠가 그런 날이 올 수도 있겠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제닝스가 오버한거다. 솔직히 좀 부끄러운 얘기기는 하지만, 이번 제퍼디 방송에서 미국에 있는 도시를 묻는 질문에 ‘토론토’라고 답변해서 방청객들의 웃음을 사기도 했다. 해명을 좀 하자면 미국에도 토론토라는 도시가 많다. 퀴즈가 원하는 바가 뭔지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을 뿐이지. ‘지식’을 갖고 있는 인간이라면 절대 하지 않을 실수다. 만약 틀려도 곧 바로잡을 수도 있고. 하지만 난 업그레이드 없이는 그 상황에서 같은 질문을 할 경우 계속 잘못된 답밖에 말하지 못한다. 아직까지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의도를 이해하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다. 무엇보다 이번 대결에서는 텍스트 형태로 문제가 출제됐는데, 진짜 사회자가 출제되는 말로만 대결을 펼친다면 인간을 못 이긴다. 난 아직 난청상태라고 할까. 음성인식은 정말 어려운 과제다. <도움말 주신 분> ●이식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슈퍼컴퓨터 응용지원실장 ●권대석 클루닉스(슈퍼컴퓨터 제조회사) 사장 ●유범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인지로봇센터장 ●신문봉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지식정보팀장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1일 TV 하이라이트]

    ●인간극장(KBS1 오전 7시 50분) 공연이 있을 때면 팬 사인회를 방불케 하는 어머니 팬만 3000여명. 손자 같고 아들 같은 신유의 감미로운 발라드 트로트는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게다가 인기 트로트 가수 장윤정, 김용임 등 초대 손님 섭외도 끊이질 않고 있다. 30년 경력의 트로트 가수 신웅과 신세대 트로트 가수로 떠오른 신유의 따뜻한 노래 이야기가 시작된다. ●희망릴레이(KBS2 오전 9시) 최근 서울 대학로에서는 배우와 스태프 전원이 재능 기부로 참여하는 특별한 공연이 열리고 있다. 공연에서 나오는 수익은 모두 재한몽골학교의 건축기금을 지원하는 데 쓰인다. 이벤트 형식으로 처음 기획된 것은 재한몽골학교 학생들을 초대하는 무료 공연이다. 평소 문화 체험이 부족했던 아이들에게 이번 공연은 어떤 의미가 될까. ●MBC 프라임(MBC 밤 12시 30분) 당신은 어떤 노후를 꿈꾸는가. 대부분의 사람이 바라는 노후는 ‘남에게 피해 주지 않고 추하지 않게, 행복하고 건강한 노후를 보내고 싶다.’일 것이다. 대한민국의 노인 지원 프로그램은 어디까지 와 있을까. 우리나라 노인 장기요양보험의 현주소를 짚어 보고, 선진국과 비교하여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발전 방향을 모색해 본다. ●파라다이스 목장(SBS 밤 8시 50분) 윤호와 동주가 승마대회에 관한 회의를 하고 있다. 그런데 갑자기 이 비서가 헐떡이며 뛰어 들어와 승마장 아르바이트하는 다지가 사고를 당했다고 말한다. 이에 놀란 동주는 나가려는 윤호를 못 가게 하고 본인이 가겠다고 나선다. 동주는 사색이 되어 병원 안내데스크로 뛰어가고, 진영은 그런 동주의 모습을 본다. ●세계테마기행(EBS 밤 8시 50분) 중국 지린성의 쑹위안시에 위치한 차간호는 몽골어로 ‘백색의 신성한 호수’라는 뜻이다. 호수는 중국 북부 최대의 담수호로 이곳 어민들 삶의 터전이다. 연간 어획량이 5000t 이상인 차간호는 1000년간 내려오는 겨울 고기잡이로 유명하다. 차간호가 주는 풍요로움 속에 소박하면서도 넉넉한 삶을 영위해 가는 이들을 만나본다. ●멜로다큐 가족(OBS 밤 11시 5분) 구조조정과 명예퇴직으로 새로운 삶을 살아야 하는 우리 가장들과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또 다른 역할을 강요받는 우리의 엄마들, 불투명한 미래를 패기와 열정으로 이겨내는 청년들. 그리고 사회 곳곳에서 묵묵히 자신의 삶을 개척하는 이웃들의 담백한 이야기로 시청자를 찾아간다. 리얼 다큐의 특징을 최대한 살렸다. 이 프로그램은 방송사 사정에 따라 바뀔 수도 있습니다. KBS 02-781-1800 MBC 02-780-0015 SBS 02-2113-3190 OBS 032-670-5000 EBS 02-526-2000 서울신문STV 02-777-64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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