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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약자 자립 위한 마중물이 되길”…한국교회, ‘사랑의 열매’에 100억 전달

    “약자 자립 위한 마중물이 되길”…한국교회, ‘사랑의 열매’에 100억 전달

    한국교회가 ‘사랑의 열매’에 100억원을 기부했다. 오는 27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동성애 문제와 차별금지법 저지를 위한 200만 성도 연합예배’ 이후 추가로 100억원을 조성해 모두 200억원을 기부할 예정이다. ‘1027 한국교회 2백만 연합예배’ 조직위원회는 7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 열매’ 사무실에서 업무협약식을 갖고 105억 6327만원을 기부했다. 이번 기부는 소속 교회 내 모든 신도들이 참여해 조성했다. 연합예배 조직위 공동대표인 오정현 사랑의교회 목사는 “앞으로 200만명의 성도가 1만원씩 기부하는 방식으로 200억원 기부 목표를 달성하고자 한다”며 “기부 참여는 성도의 헌신뿐 아니라 교회의 사회적 역할을 확장하고, 소외된 이웃들을 돕는 의무 실천의 장이 될 것”이고 말했다. 이번 기부금은 자립 준비 청년, 미혼모 돌봄 단체, 마약 중독 재활 센터 등에 지원된다. 조직위는 “일회성 지원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자립과 치유의 기반을 마련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한국교회는 오는 27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동성애 문제와 차별금지법 저지’를 위한 200만 성도 연합예배 및 기도회를 개최한다. 이번 연합예배는 모든 교파가 참여할 예정이다.
  • 한국 교회 최대 ‘연합예배’ 연다…27일 광화문서 100만명 기도회

    한국 교회 최대 ‘연합예배’ 연다…27일 광화문서 100만명 기도회

    한국 교회가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100만명이 모이는 초대형 연합예배를 연다. 주일에 외부 행사 참석을 꺼리는 보수 교단들도 동참을 선언하고 나선 상황이어서 ‘역대급’ 기도 인파가 운집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개신교단은 오는 27일 오후 2~5시 광화문 일대에서 100만 성도가 모이는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를 개최한다. 온라인 참가자(예상) 100만명까지 포함하면 총 200만명의 성도가 참가하는 기도 집회다. 계획대로라면 이 예배는 한국교회 역사에서 가장 큰 규모의 연합 예배로 기록될 전망이다.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기도 집회의 목표는 두 가지다. 동성혼·차별금지법 제정 저지와 200억원 후원금 모금이다. 한국교회총연합, 한국장로교총연합회 등 한국 교회 대다수와 120개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조직위는 6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기도 집회는) 최근 동성 파트너의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 이후 차별금지법 저지와 한국교회의 신앙 회복을 목표로 진행된다”며 “차별금지법이 통과되면 동성혼 합법화가 이어질 수 있고 교회는 물론 한국 사회까지 심각한 위기에 처할 수 있어 이를 저지하기 위한 행동에 나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예배 동안 총 200억원 규모의 후원금도 모금한다. 예배 참가자 200만명이 1만원씩 헌금하면 200억원이 된다는 계산이다. 후원금은 자립준비청년, 탈북민, 미혼모 돌봄 단체 등을 지원하는 데 쓰인다. 헌혈 캠페인도 동시에 진행된다.
  • 황금빛 물결, 역사와 문화 넘실

    황금빛 물결, 역사와 문화 넘실

    바다로 둘러싸인 천혜의 요새병자호란 겪고 군사시설 확충조선시대 대포 실물 남아 있어철종, 임금 되기 전 머문 ‘용흥궁’흥선대원군 친필 현판도 유명도시는 마술사다. 여러 모습을 가졌다. 테마를 무엇으로 삼느냐에 따라 사뭇 다른 모습을 내어 준다. 인천 강화라면 역시 역사가 제격이다. 가을은 역사와 더불어 걷기 좋은 계절. 옷깃을 스치는 바람이 소슬해질 무렵 인천 강화도를 다녀왔다. 이번 강화 여정은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역사가 켜켜이 새겨진 도심 골목 투어와 외적을 막기 위해 쌓은 방어시설인 돈대(墩臺) 투어다. 이 두 가지만 제대로 엮어도 강화 역사의 절반 이상은 꿰고 돌아갈 수 있다. ●선사시대부터… 지붕 없는 박물관 강화 들녘이 무르익었다. 벼가 익어 가는 논배미마다 노랗게 물들었다. 반듯하게 구획 정리된 논배미를 보니 예쁜 조각보 같다. 핑크 뮬리, 댑싸리의 빛깔이 곱긴 해도 저 생명력 넘치는 노란 들녘에 비할 수 있을까 싶다. 강화도는 흔히 ‘지붕 없는 박물관’으로 불린다. 선사시대 호모사피엔스 할머니와 단군 할아버지의 흔적도 있고, 건달 같은 거구의 미국 병사와 싸운 조선 병사의 기개, 변방의 오랑캐에게 무릎 꿇은 수모도 함께 새겨 있다. 이런 내용들을 오롯이 살피려면 걷는 게 최고다. 강화 도심에 밀집한 유적지를 걸어 돌아보는 데 4~5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들머리는 용흥궁(龍興宮)이다. ‘용이 일어난’ 곳. 용흥궁은 조선의 25대 왕 철종(재위 1849∼1863)의 잠저다. 잠저는 임금이 되기 전 살던 집을 뜻한다. ‘강화도령’ 이원범이 머물던 곳은 애초 초가집이었다. 철종이 왕위에 오르자 당시 강화유수 정기세가 화들짝 놀라 건물을 새로 짓고 용흥궁이라 이름 지었다. 용흥궁 현판은 흥선대원군 친필이라 전해진다. 용흥궁 뒤는 용흥궁공원이다. 옛 심도직물 공장 터에 조성했다. 공원 한쪽에 당시의 굴뚝이 흔적으로 남았다. 공원 언덕 위엔 성공회 강화성당이 날아갈 듯 앉아 있다. 겉모습은 한옥으로, 내부는 바실리카 양식으로 꾸몄다. 돌계단 위에 선 대문이나 종각, 성전 기둥에 걸린 한문 주련 등이 영락없는 산사의 모습이다. ●외적 막기 위한 군사기지 ‘돈대’ 북산 자락을 거슬러 오르면 고려궁 터가 나온다. 고려 고종이 1232년 몽골의 침략에 대비해 수도를 개경에서 강화로 옮긴 뒤 지은 궁궐터다. 39년간 고려의 수도 구실을 하다가 몽골과의 강화조약 뒤 몽골의 요구로 허물어야 했다. 조선 인조 때에도 여기에 행궁을 지었으나 병자호란 때 불탔고, 그 뒤 강화유수부 관아가 들어섰지만 병인양요 때 프랑스군 침탈로 다시 불탔다. 지금은 강화유수가 근무하던 동헌과 이방청, 복원된 외규장각 등이 있다. 현재 영구 ‘대여’ 형식으로 한국에 돌아온 외규장각 의궤 등은 바로 이곳 외규장각에 있던 고서들로, 병인양요 때 프랑스군이 약탈해 간 것이다. 궁터 밖엔 이 모든 역사를 지켜봤을 늙은 은행나무가 한 그루 서 있다. 수령이 700년을 넘겼다는, 그야말로 ‘고려적’ 나무다. 강화산성 내성의 서문(첨화루)은 1977년 복원한 것이다. 동락천에 조성된 홍예문(석수문)을 넘어서면 연무당 옛터가 나온다. 옛 군사 훈련장 건물은 흔적 없이 사라졌고 터를 알리는 빗돌만 서 있다. 연무당은 1876년 조선과 일제 사이에 강화도조약이 체결된 장소다. 일제의 강압으로 맺어진 이 불평등 조약으로 조선은 부산, 인천, 원산 등 항구를 개항하게 된다. 방향을 돌려 강화 남문(안파루)을 향해 걷는다. 1711년 건립된 것을 1975년께 복원했다. 바깥쪽 편액에 적힌 ‘강도남문’은 강화도의 고려시대 도읍 이름이었던 강도(江都)에서 따온 것이다. 남문 옆에 삼국지의 영웅 관우를 모신 남관제묘가 있다. 강화엔 서쪽을 제외한 동, 남, 북 세 방향에 각각 관제묘가 있다. 남관제묘가 늘 문을 열고 있어 들여다보기 수월하다. 이제 돈대 투어에 나설 차례다. 강화도 안엔 소규모 군사 기지인 5진(鎭)·7보(堡)·54돈대의 유적이 있다. 돈대는 돌이나 흙으로 쌓은 소규모 척후·방어시설이다. 정확한 비교는 아니지만 ‘보’가 비무장지대(DMZ) 내 GOP(General Out Post)라면 ‘돈대’는 GP(Guard Post)와 비슷하다. GOP는 남방한계선을 지키는 일반 전방초소를 가리킨다. GP는 남방한계선과 군사분계선 사이에 있는 최전방 초소다. 그러니까 과장 좀 보태 북한군의 콧김을 느낄 수 있는 GP처럼 적과 가장 먼저 맞닥뜨려야 하는 공간이 바로 돈대다. 그런데 왜 하필 강화도에 돈대를 이렇게 많이 세웠을까. 시계추를 잠시 조선 숙종 때로 되돌리자. 조선시대 강화도는 금성탕지(金城湯池)와 같은 곳이었다. 쇠로 만든 성(城)과 끓는 물을 채운 못이란 뜻으로, 매우 견고한 성을 일컫는 표현이다. 요즘처럼 뭍과 연결되지 않았던 강화도는 바다가 천연 해자 구실을 하는 천혜의 요새였다. 그런 강화도가 병자호란을 겪으며 함락되고 만다. 이후 왕과 백성들이 당한 모욕과 고초는 헤아릴 수 없이 컸다. 이런 역사를 속속들이 알고 있던 19대 왕 숙종은 즉위하자마자 강화도에 축성 계획을 세웠다. 문제는 돈과 인력. 전후 재건과 대기근의 후유증이 남은 상황에서 대규모 성역(城役)을 벌이면 민생 파탄과 민심 이반을 부를 수 있었다. 숙종은 국방과 민생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아야 했다. 그게 돈대였다. 지리적 여건도 작용했다. 강화는 곶(串)이 많다. 전망이 좋고 적 감시가 쉬운 지역은 대부분 곶이다. 곶은 지형적으로 협소해 큰 성곽을 쌓기 어렵다. 그 대안이 돈대였다. 둘레 100㎞도 안 되는 섬에 50개 이상의 돈대가 설치됐으니 평균 거리 2㎞가 채 못 되는 공간에 돈대가 빼곡하게 들어선 셈이다. ●신미양요 격전지 ‘광성보’ 조선시대 대포 실물이 전시된 갑곶돈대와 광성보, 손돌목돈대, 분오리돈대 등이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특히 신미양요(1871) 때 격전지였던 광성보는 반드시 찾아야 한다. 순국한 어재연 장군과 병사들을 기리는 신미순의총 등 의미 깊은 곳이 많다. 어재연 장군의 수자기(帥字旗) 이야기도 곱씹어 볼 만한 역사 소재다. 수자기는 신미양요 때 미군이 강탈해 간 대장 깃발이다. 우리나라에 단 하나 남은 수자기다. 가로, 세로 4m가 넘는 거대한 삼베로 제작됐다. 미 해군사관학교 박물관에 있던 걸 2007년 장기 임대 형식으로 들여왔다가 지난 3월 중순에 환송연 등 아무 공식 행사 없이 반환했다. 그래서 더 아쉽다. 광성보 인근의 오두돈대는 혼자 사색하기 좋다. 여느 돈대와 달리 거의 원형에 가깝게 보존된 성벽이 특히 인상적이다. ■ 여행수첩 -강화도 하면 떠오르는 향토 음식은 젓국 갈비다. 고려시대 때부터 전승됐다는 음식이다. 돼지갈비에 두부, 감자 등을 넣고 끓인 탕이다. 새우젓으로 간을 하는 게 독특하다. 짭조름한 첫맛 뒤에 칼칼하고 비릿한 맛이 따라오다, 시원해진다. 순무 김치, 밴댕이젓 등 반찬만으로도 공깃밥 ‘열 그릇’은 거뜬히 비운다. 일억조 식당이 알려졌다. 용흥궁 바로 앞에 있다. 보통 2인 이상 파는데, 말만 잘하면 1인분도 만들어 준다. 맞은편의 용흥궁 식당도 입소문 난 맛집이다.
  • 노스탤지어가 ‘갑옷’이 되기까지

    노스탤지어가 ‘갑옷’이 되기까지

    시대와 이념, 성을 가리지 않는 강력한 감정이 있다. 우리말 ‘향수’로 풀이되는 노스탤지어다. ‘노스탤지어, 어느 위험한 감정의 연대기’는 400여년에 걸친 노스탤지어의 변천 과정을 추적한 인문서다. 노스탤지어가 처음 모습을 드러낸 건 17세기였다. 스위스의 요하네스 호퍼라는 의사가 스위스 용병들을 괴롭힌 신종 질환을 그리스어 노스토스(nostos·귀향)와 알고스(algos·고통)를 조합해 노스탤지어라고 명명했다. ‘고향을 향한 극심한 갈망’이라는 본래의 뜻처럼 노스탤지어는 불과 100년 전만 해도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질병으로 분류됐다. 실제 미국 남북전쟁 중 군인 수천 명이 노스탤지어로 목숨을 잃기도 했다. 20세기 들며 무해한 감정으로 변모한 노스탤지어는 삶의 핵심을 이루는 중요한 시대 정서로 자리잡았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50여년 전 저서 ‘미래의 충격’을 통해 “노스탤지어의 물결이 세계를 뒤덮을 것”이라고 예견한 것처럼 TV에선 1990년대 노래와 프로그램 등이 재방송되고 기업들은 향수를 자극하는 제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종전의 질서, 신념이 근본적으로 요동치자 사람들이 심리적 안정감을 줄 수 있는 과거의 물건과 서사를 소비하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 심리학과 뇌과학 연구에선 노스탤지어가 행복감을 높여 주고, 사회적 유대를 형성하고, 미래에 대한 낙관을 심어 주는 등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게 밝혀지기도 했다. 치매 환자들을 위한 회상 치료가 대표적인 예다. 과거의 좋은 기억을 떠올릴수록 인지 능력이 향상된다는 점에 착안한 치료법이다. 사회학자 야니스 가브리엘은 ‘조직 노스탤지어’라는 개념을 통해 조직이 잘나가던 전성기 시절을 상기시킬수록 구성원들의 소속감과 업무 태도가 향상된다는 사실을 밝혀내기도 했다. 저자는 “노스탤지어는 일종의 정서적 갑옷”이라며 “이 감정이 촉발되면 외로움이 개선되고 죽음에 대한 공포가 줄어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 판타지의 수도, 부천… 한류팬 유혹하는 K만화의 성지

    판타지의 수도, 부천… 한류팬 유혹하는 K만화의 성지

    경기 부천 하면 ‘판타지’가 떠오른다. 한여름엔 판타스틱영화제가, 가을엔 만화축제가 열린다. 1년 내내 판타지의 세계를 펼쳐 내는 곳도 있다. 한국만화박물관이다. 한국관광공사가 올해 ‘강소형 관광지’ 중 하나로 선정한 곳이다. 잘 몰라서 그렇지, 일단 발 딛고 나면 판타지의 세계가 활짝 열리는 곳이 바로 부천이다. ‘강소형 잠재관광지 사업’은 현재 인지도는 낮으나 성장 잠재력이 높은 지역 관광지를 발굴, 육성하는 한국관광공사 주관사업이다. 쉽게 말해 ‘작아도 똘똘한 녀석’ 하나 잘 키워 보자는 정책이다. 그런데 만화와 관광이 무슨 관계? 세계인에게 한국인의 이미지가 무척 좋다는 건 다들 알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해외문화홍보원이 2022년에 낸 ‘2021년 국가이미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외국인 응답자의 80.5%가 대한민국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왜 좋아하느냐는 질문에는 ‘양질의 문화콘텐츠 생산’을 꼽은 이가 23.3%로 1위였다. 문체부가 지난 5월에 낸 ‘2019~2023년 국가이미지 조사’에서도 한국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외국인은 78.4%였다. 열에 여덟은 한국을 좋아하는 셈이다. ●3만여점 소장품에 한국만화 역사 그득 외국인들이 한국을 좋아하는 ‘양질의 문화콘텐츠 생산’ 가운데 만화·애니메이션이 차지하는 비중은 28.3%다. 영화(53.6%)에 이어 2위다. 영화, 드라마에 못지않게 만화도 한류 관광을 견인할 수 있다는 얘기다. 곽대영 관광공사 경인지사장은 “한국만화박물관은 만화를 보며 자라 온 부모 세대와 웹툰을 보고 자란 자녀들이 함께 공감하며 즐길 수 있는 문화 시설”이라며, “만화박물관은 K드라마, K영화와도 연관된 K웹툰을 보다 가까이 경험할 수 있어 외국 한류 팬들에게 더욱 매력적인 체험 관광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국만화의 역사는 115년에 달한다. 부천 한국만화박물관은 20세기 초부터 최근까지, 한국만화의 역사와 미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한국만화 100주년에 맞춰 2009년에 지상 4층 규모로 개관했다. 소장품은 약 3만 2000점이다. 현 수장고가 거의 포화 상태여서 정부에 추가 수장고 확보를 위한 ‘SOS’를 친 상태다. ‘최후의 밀사’, ‘서유기’ 등 1950~1970년대 희귀 만화부터 ‘호피와 차돌바위’ 등 30~40대를 위한 만화, 이른바 ‘잘파세대’에게 인기가 높은 웹툰 등이 구획별로 나뉘어 전시되고 있다. 애니메이션 상영관에선 입체영화로 만들어진 만화도 볼 수 있다. ●잘파세대에게 인기 많은 웹툰까지 만화박물관 초입에 들면 만화 정원이 객을 맞는다. ‘동경4번지’, ‘날아라 슈퍼 보드’ 등의 만화 캐릭터들이 화초와 나무 사이에 조성돼 있다. 1층엔 제1기획전시실, 만화영화 상영관 등이 자리했다. 2층엔 일반, 아동, 디지털 등의 열람실이 주로 들어찼다. 실제 만화를 볼 수 있는 공간이어서 늘 사람들로 붐빈다. 3층은 한국만화 역사 전시관이다. 한국의 만화 역사를 한눈에 살필 수 있다. 1950년대 후반에 시작된 만화방 열풍은 1960~1970년대까지 이어졌다. 1980년대는 ‘만화의 르네상스’ 시대다. 만화 전문 잡지가 선을 보였고, ‘아기공룡 둘리’, ‘공포의 외인구단’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만화들이 쏟아졌다. 이어 1990년대엔 만화가 드라마와 공연 등 새로운 장르로 제작되기 시작했고, 2000년대 온라인 세상이 열리면서 한국이 ‘원조’인 웹툰의 시대가 문을 열었다. 박물관 도슨트 프로그램은 하루 4차례(주말 5회) 진행된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도슨트 진행 시간은 유동적이다. 누리집(www.komacon.kr/museum)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오는 6일까지 만화박물관 일대에선 국제만화축제가 열린다. 올해 27회째로, 자타가 공인하는 아시아 최고의 만화 축제다. 부천과 이웃한 김포의 애기봉전망대, 강화 갑곶돈대 등도 강소형 관광지다. 묶어 돌아보는 것도 좋겠다.
  • 265년만의 나들이…봉선사 ‘비로자나삼신괘불도’, 조계사서 전시

    265년만의 나들이…봉선사 ‘비로자나삼신괘불도’, 조계사서 전시

    경기 남양주 봉선사에 보관 중인 ‘비로자나삼신괘불도’(보물)가 첫 바깥 나들이에 나섰다. 대한불교조계종은 서울 종로 불교중앙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특별전 ‘큰 법 풀어 바다 이루고, 교종본찰 봉선사’ 전시를 위해 운반해온 비로자나삼신괘불을 2일 전격 공개했다. 비로자나삼신괘불도는 조선 영조 11년(1759)에 숙종의 후궁 영빈 김씨(1669~1735)의 명복을 빌기 위해 제작한 불화다. 독특하게 가로 95㎝, 세로 144㎝의 한지를 각각 가로 5매, 세로 6매씩 총 30매를 이어 붙여 제작했다. 높이는 건물 2층과 맞먹는 약 8m에 달한다. 비로자나삼신괘불은 현재 국가유산청에서 국보 승격 심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로자나삼신괘불도는 오는 20일까지만 공개된다.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 아시아 최고 미식 여행지가 한국이라고?…여행 플랫폼 아고다 설문조사 결과 발표

    아시아 최고 미식 여행지가 한국이라고?…여행 플랫폼 아고다 설문조사 결과 발표

    한국이 아시아 최고 미식 여행지라는 설문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식의 천국’이라는 대만은 물론 태국, 일본 등 미식으로 유명한 나라를 제친 결과여서 놀랍다는 반응이다. 여행 플랫폼 아고다는 “한국이 (아시아 지역에서) 식도락 여행객의 입맛을 가장 많이 사로잡은 곳으로 나타났다”고 2일 밝혔다. 아고다에서 예약을 완료한 여행객 4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설문조사에서 방한 관광객 중 무려 64%가 한국을 방문하는 주된 이유로 한국 음식 체험을 꼽았다. 한국에 이어 대만(62%)이 근소한 차이로 뒤따랐고, 태국(55%), 일본(52%), 말레이시아(49%)가 상위 5개국에 올랐다. 아고다는 최근 한국의 미식 문화가 전 세계 식도락 여행자의 큰 사랑을 받는 이유로 한국 드라마나 영화의 인기를 꼽았다. 그 안에서 종종 한국 음식이 소개되면서 이를 경험하려는 전 세계 식도락 여행자의 관심이 급증했다는 것이다. 아고다 측은 “여행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 음식으로는 제주도의 신선한 해산물과 입에서 녹는 숯불 흑돼지구이가 있으며, 색다른 도전을 좋아하는 여행객은 인천을 비롯한 해안 도시에서 작은 스릴과 흥미로운 토론을 유발하는 간장게장을 맛본다”며 “마음마저 든든해지는 식사가 필요한 여행객은 초당 순두부를 먹으러 강원 강릉으로 떠나며, 떡볶이, 빈대떡 등 분식 및 길거리 음식은 서울 광장 시장과 같은 전통 시장에서 찾는다”고 설명했다.
  • “불교, 이젠 불상에서 불경 중심으로 바뀌어야”

    “불교, 이젠 불상에서 불경 중심으로 바뀌어야”

    사상 최초 한글 불경 1권으로 출간“수행 방식 변화 이끌 것으로 기대” “불교는 부처님의 가르침에 의존해서 수행하는 종교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경전을 중심으로 신행이 이뤄져야 합니다. 이제 불교도 불상에서 불경 중심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기독교의 성경처럼 단 한 권으로 이뤄진 불교 경전 ‘불경’(불광출판사)이 나왔다. 출간 작업을 시작한 지 16년 만이다. 한국 불교계 석학으로 꼽히는 이중표(72) 전 전남대 교수는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정동의 한 식당에서 출판간담회를 열고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불경은 전 세계의 시대적 요구”라며 “이 책이 불교 수행 방식의 변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불경’은 석가모니 붓다의 실제 가르침이 담긴 ‘니까야’ 등 초기 불교 경전의 핵심을 한 권으로 요약했다. 팔만대장경에서 보듯 불교 경전을 한 권의 책으로 엮는 일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일반적 인식이었던 점에 비춰 보면 사실상 최초의 한글 불경이다. 책은 이른바 ‘벽돌’이다. 무려 1448쪽에 달한다. 성경처럼 얇은 종이에 글씨도 ‘깨알’이다. 책을 읽는 것 자체가 수행이 될 정도다. 이 전 교수가 ‘불경’을 편역한 이유는 단순하다. 고등학생 시절 한 법회에 참석했다가 불교에 심취한 그는 “붓다의 가르침에 의지해 깨달음을 구하는 불교가 불경 없이 불상에 의지하고 있는 현실이 너무 안타까웠다”며 ”누구나 쉽게 붓다의 가르침을 만날 수 있는 불경을 편찬하겠다는 것이 오랜 소망이었다”고 회고했다. 젊은 시절 출가했다가 학문의 길을 택하며 환속했던 그는 ‘불경’ 출간을 계기로 다시 출가했다. 현재 태고종에 승적을 뒀고 법명은 ‘중각’이다.
  • “불상에서 불경 중심의 불교로”…한 권짜리 한글 불교 경전 ‘불경’ 발간

    “불상에서 불경 중심의 불교로”…한 권짜리 한글 불교 경전 ‘불경’ 발간

    “불교는 부처님의 가르침에 의존해서 수행하는 종교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경전을 중심으로 신행이 이뤄져야 합니다. 이제 불교도 불상에서 불경 중심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기독교의 성경처럼 단 한 권으로 이뤄진 불교 경전 ‘불경’(불광출판사)이 나왔다. 출간 작업을 시작한 지 16년 만이다. 그간 수많은 불교 경전을 한 권의 책으로 엮는 시도가 없었다는 점에서 불교계에 어떤 반응을 불러올지 주목된다. 이중표 전 전남대 교수(72)는 30일 서울 중구 정동의 한 식당에서 출판간담회를 열고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불경은 전 세계의 시대적 요구”라며 “이 책이 불교 수행 방식의 변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불경’은 석가모니 붓다의 실제 가르침으로 인정받는 ‘니까야’와 ‘아함경’ 등 초기 불교 경전의 핵심을 한 권으로 요약하고 정리했다. 율장, 4부 니까야, 숫따니빠따, 담마빠다 등이 담겼다. 팔만대장경에서 보듯, 불교 경전을 한 권의 책으로 엮는 일은 불가능하는 것이 일반적 인식이었던 점에 비춰보면 사실상 최초의 한글 불경이다. 대신 금강경, 반야심경 등 대승경전은 빠졌다. 이 전 교수는 “초기 경전인 ‘니까야’를 잘 번역하면 대승불교 사상까지 담아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있었다”며 “초기 경전이 구어체로 돼 있기 때문에 동일한 내용이 계속 반복되는데 이를 생략해가면서 내용을 온전하게 담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책은 이른바 ‘벽돌’이다. 무려 1448쪽에 달한다. 성경처럼 얇은 종이에 글씨마저 ‘깨알’이다. 책을 읽는 것 자체가 수행이 될 정도다. 이 전 교수가 ‘불경’을 편역한 이유는 뜻밖에 단순하다. 고등학생 시절 한 법회에 참석했다가 불교에 심취한 그는 “붓다의 가르침에 의지해 깨달음을 구하는 불교가 불경 없이 불상에 의지하고 있는 현실이 너무 안타까웠다”며 ”누구나 쉽게 붓다의 가르침을 만날 수 있는 불경을 편찬하겠다는 것이 오랜 소망이었다”라고 회고했다. 젊은 시절 출가했다가, 학문의 길을 택하며 환속했던 그는 ‘불경’ 출간을 계기로 다시 출가했다. 다만 연령 제한 등으로 인해 본래 몸담았던 대한불교조계종으로 돌아갈 수는 없었고, 지난 1월 한국불교태고종으로 승적을 옮겼다. 법명은 ‘중각’이다.
  • 여성 사역자 ‘강도권’ 허용… 여성 정년도 연장

    여성 사역자 ‘강도권’ 허용… 여성 정년도 연장

    국내 개신교에서 가장 크고 보수적인 교단으로 꼽히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예장 합동)가 여성 사역자의 강도권을 허용했다. 여성 사역자에게 ‘강도사’가 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남자 목사의 정년(현 70세) 연장을 불허하고 여성 사역자 정년(65세)은 여러 교단 가운데 가장 먼저 70세로 연장하는 이례적인 조치도 단행했다. 예장 합동은 지난 26일 울산 우정교회에서 열린 제109회 정기 총회에서 뜨거운 감자였던 여성 사역자들의 강도권을 허락했다. 1887년 이 땅에 장로교가 들어온 지 137년 만, 예장 합동 소속 교회의 역사로는 131년(서울 승동교회, 1893년) 만이다. 강도권은 목회를 이끌 수 있는 권한, 강도사는 목사로서의 요건을 갖췄으나 목사 안수를 받지 않은 교역자를 뜻한다. 다른 개신교단들은 여성 강도권과 강도사를 인정하고 있으나 예장 합동 등 보수적 교단은 여전히 이를 불허해 왔다. 이번 결정으로 곧바로 여성 강도사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세 개의 관문을 더 거쳐야 한다. 예장 합동 관계자에 따르면 1년간 헌법 개정을 연구한 뒤 내년 총회에서 총대(총회 대표자) 3분의2 이상의 찬성으로 통과하고 이후 내후년 총회에서 헌법 개정이 확정돼야 비로소 강도사를 배출할 수 있게 된다. 최소 3년은 더 기다려야 한다는 말이다. 한편 개신교단의 정기 총회는 9월에 대부분 마무리됐다. 여성 강도권 못지않게 화제였던 남자 목사의 정년 연장은 대부분의 교단에서 철회됐다. 비슷한 시기에 경남 창원 양곡교회에서 열린 예장 통합 총회에선 인공지능(AI) 발전에 따른 목회자 윤리 지침을 최초로 선보였다. 아울러 이 교단의 임원 출마자는 ‘동성애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의무적으로 밝혀야 한다는 점을 명문화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는 ‘목회자 성 윤리 강령 준수 서약서 이행 건’을 부결시켰고 대한예수교장로회(합신)는 예수그리스도후기성도교회(모르몬교)를 이단으로 규정했다.
  • 예년보다 늦은 단풍, 여기서 즐기세요…가을 단풍 여행 지도 제작

    예년보다 늦은 단풍, 여기서 즐기세요…가을 단풍 여행 지도 제작

    한국관광공사가 카카오모빌리티와 함께 전국 단풍 명소 27곳을 소개하는 ‘가을 단풍 여행 지도’를 만들었다. 카카오내비 데이터를 바탕으로 전국 9개 권역에서 지난해 단풍 시기에 전월 대비 방문자 수가 대폭 증가한 여행지를 각 3곳씩 선정해 가을 단풍 여행 지도에 담았다. 경기 광주 화담숲, 강원 원주 반계리 은행나무, 충북 단양 보발재 전망대, 충남 서천 신성리갈대밭, 전북 무주 적상산, 경북 경주 경북천년숲정원, 울산 울주 간월재, 제주 새별오름 등이 포함됐다. 중요한 건 시기다. 반계리 은행나무 등 노거수들은 보통 10월 말~11월 초 쯤 물이 들기 시작한다. 각 지역마다 시기에 차이가 있으므로 정교하게 확인하는 게 좋다. 가을 단풍 여행 지도는 관광공사가 운영하는 국내 여행 정보 플랫폼 ‘대한민국 구석구석’과 카카오T, 카카오내비 애플리케이션에서 만나볼 수 있다. 선정된 여행지의 관광 정보뿐만 작년 단풍 시기 요일별 방문자 수와 각 단풍 명소 인근 방문지 상위 3곳도 확인할 수 있다.
  • 탄식, 조롱, 분노의 운정호수 불꽃축제…“수억원짜리 쥐불놀이 보는 듯”

    탄식, 조롱, 분노의 운정호수 불꽃축제…“수억원짜리 쥐불놀이 보는 듯”

    “뭐 이렇게 찔끔찔끔 터져.” “또 불발이다.” “예산을 더 들여서 제대로 하던지, 아예 예산을 쓰지 말든지….” 경기 파주 운정호수공원에서 가장 흔히, 가장 여러 차례 들었던 말들이다. 불꽃 축제를 보겠다고 주말 오후 시간을 투자한 수만 명의 관람객은 “쥐불놀이 수준”의 불꽃놀이를 보면서 탄식과 조롱을 넘어 분노를 쏟아냈다. 파주 경의로 운정호수공원에서 28일 ‘2024 제6회 운정호수공원 불꽃축제’가 열렸다. 사전 행사는 오후 2시부터, 500대의 드론 조명 쇼와 불꽃놀이 등이 포함된 개막식은 오후 7시 30분에 시작됐다. 축제의 주제는 ‘라플페 7빛의 축제’다. 라이트, 플라워, 페스티벌의 앞글자를 합성한 ‘라플페’와 7가지 빛의 축제라는 뜻이다. 7개의 빛은 ▲불꽃축제 ▲조형물 전시 ▲음악 분수 쇼 ▲사전공연 ▲청년희망축제 ▲엘에이치(LH)파주가든 ▲‘시민중심 더 큰 파주’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 등을 의미한다. 하지만 거창한 주제와 달리 행사는 초라하게 마무리됐다. 가장 큰 문제는 장소 선정 오류와 홍보 부족이었다. 불꽃놀이가 열린 곳은 놀이구름 일대다. 호수공원이라고는 하지만 중심부가 아니라 외곽이다. 현장에서 만난 한 지역 주민은 “호수공원 일원에서 (불꽃놀이가) 열린다길래 당연히 호수 쪽에서 진행될 줄 알고 오후 일찍부터 호수 주변에 자리를 잡았다”며 “정작 불꽃놀이와 드론쇼는 뒤통수에서 펼쳐지더라”며 황당해했다. 타 지역민의 혼동은 더했다. 서울 상암동에서 왔다는 한 관람객은 “호수가 아니라 뒷쪽 야산에서 불꽃이 터지더라”며 “불꽃놀이가 아니라 수억원짜리 쥐불놀이 보는 듯했다”고 아쉬워했다. 홍보 부족도 문제였다. 지역 주민조차 어디에서 불꽃놀이가 열리는지, 드론 쇼가 열리는지 알지 못할 정도로 깜깜이 행사로 진행됐다. 한 주민은 “서울 여의도 불꽃축제를 예상하고 인파가 몰릴 것에 대비해 낮부터 호수가 잘 보이는 쪽에 자리를 잡고 시간을 보냈다”며 “현장 통제 요원들조차 어느 쪽에서 불꽃쇼와 드론쇼가 진행되는지 모르더라”며분통을 터뜨렸다. 서울신문은 불꽃축제 예산, 장소 선정과 홍보 계획 등에 대한 관람객의 잇따른 불만에 관해 파주시의 입장을 듣기 위해 통화를 시도했지만 담당자와 연결되지 않았다.
  • “가을엔 전통주 한 잔 해야쥬?”…관광공사, 술 익는 마을 5선

    “가을엔 전통주 한 잔 해야쥬?”…관광공사, 술 익는 마을 5선

    가을과 술이 함께 익어가는 계절이다. 한국관광공사가 ‘술 익는 마을’ 다섯 곳을 10월에 가볼 만한 곳으로 추천했다. 낙엽 밟는 소리에 술 익는 향기가 실려오는 곳들이다. 수제 맥주의 매력에 빠지다…강원 속초 몽트비어 속초 몽트비어는 수제 맥주의 매력에 빠져 홈브루잉을 하던 동호인들이 모여 만든 협동조합이다. 몽트비어를 찾는 가장 큰 즐거움은 갓 나온 신선한 맥주를 종류별로 맛볼 수 있다는 것이다. 몽트비어가 선보인 맥주 종류는 10가지가 넘는다. 속초 응골딸기마을의 딸기와 양양 곰마을의 복숭아 과즙을 넣은 맥주를 만드는가 하면 감자 파동을 계기로 2년간 개발 기간을 거쳐 국내산 효모와 감자 전분을 사용해 맥주를 만들기도 했다. 맥주의 주성분 중 하나인 홉도 국내산을 사용하기 위해 밭에서 직접 재배한다. 임페리얼 스타우트 맥주인 라운드 미드나잇은 매해 한정판으로 출시되는 맥주다. 싱글몰트위스키에서 제조 아이디어를 얻어 오크통에서 6개월 이상 1차 발효를 한 후 병에 넣어 2차 발효해 완성한다. 10명 이상은 투어를 신청하는 것도 좋다. 관람 가능한 날짜에 예약해 방문하면 자세한 설명과 함께 양조장 곳곳을 견학할 수 있다. 70여 양조장의 술을 한 곳에…충남 서천 한산소곡주갤러리 소곡주는 기록이 남아 있는 우리 술 가운데 가장 오래된 술이다. 특히 한산소곡주는 옛 한산 지역인 충남 서천 한산·기산·화양·마산면 지역에서 생산되는 소곡주를 뜻한다. 농산물 지리적 표시 제110호로 등록된 전통주다. 현재는 70여 가구가 양조장 시설을 갖추고 소곡주를 생산한다. 술맛은 70여 양조장 모두가 같은 듯 다르다. 쌀에 누룩을 더해서 밑술을 만들고 다시 고두밥으로 덧술 하는 이양주 방식은 비슷하지만, 양조장마다 첨가하는 재료가 다르고 몇 대에 걸쳐 내려온 비법을 더하니 김치나 장맛처럼 술맛도 다를 수밖에 없다. 한산소곡주는 한산소곡주갤러리에서 모두 맛볼 수 있다. 한산면 소재 70여 양조장에서 생산한 한산소곡주를 전시·판매한다. 시음도 무료로 가능한데 매주 5개의 양조장이 돌아가며 선보인다. 선비복을 입고 간단한 안주를 곁들여 3종의 소곡주를 맛보는 향음체험(1인 1만5000원, 10인 이상)도 예약제로 운영된다. 세계가 감동한 오미자 와인의 탄생지…경북 문경 오미나라 해발 1000m 고지의 주흘산과 조령산 사이에 자리해 사시사철 서늘한 기온을 자랑하는 준고랭지인 문경은 오미자를 재배하기에 최적의 환경이다. 오미나라는 44년 동안 술을 연구한 양조와 증류 명인 이종기 대표가 세운 오미자 와이너리다. 단맛, 신맛, 쓴맛, 짠맛, 매운맛이 동시에 나면서 소화 촉진, 피로 해소, 성 기능 개선과 뇌졸중, 고혈압, 당뇨, 노화에 좋은 오미자의 효능을 살려 세계 유일무이한 오미자 와인을 세상에 공개했다. 오미나라는 2016년 7월 농림축산식품부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선정된 데 이어 2019년과 2020년 대한민국 주류대상 우리 술 와인 부문 대상을 연달아 수상했다. 수제 맥주와 야시장의 낭만…경남 진주진맥브루어리 진주 진맥브루어리 진주밀로 만든 맥주, 풍미가 진한 맥주, 진짜 맥주라는 뜻의 수제 맥주다. 주원료는 진주에서 나는 앉은키밀이다. 진주밀은 키가 작아서 앉은키밀이라 부른다. 일반 밀가루에 비해 부드럽고,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논개시장 입구에 자리한 진주진맥브루어리 1층은 수제 양조장과 맥주 펍 그리고 굿즈샵이다. 2층은 맥주 펍과 아카이브 공간, 3층은 진주시상권활성화재단과 교육장이다. 1층 양조장은 커다란 통창 안으로 맥주 만드는 장면이 훤히 들여다보인다. 2층은 LP와 턴테이블이 주르륵 놓여 있는 독특한 공간이 있다. 맥주를 한잔 마시며 헤드폰을 끼고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 로망을 실현하게 해 준다. 논개시장에서는 토요일마다 올빰토요야시장이 열린다. 육전, 삼겹말이, 납작만두, 해물부추전, 스테이크새우꼬치 등 먹거리 천국이다. 평소 진주진맥브루어리는 음식물 반입이 금지되지만, 토요일 야시장 음식은 대환영이다. 진주진맥브루어리에서 판매하는 캔맥주와 페트병 맥주를 사 들고 야시장에서 즐길 수도 있다. 막걸리에 관한 명품적 사고…전남 해남 해창주조장 해남 해창주조장은 고가의 명품 막걸리를 만들며 유명해졌다. 시중 막걸리보다 도수가 높은 9도, 12도가 주력 상품이다. 발효시간이 길고 추가 공정이 들어가며 가격 또한 비싸다. 시기별 한정판인 해창 18도는 양조장 출하가격이 11만원이다. 그에 걸맞게 재료부터 다르다. 해남에서 재배한 유기농 찹쌀에 멥쌀을 일부 섞어 만든다. 찹쌀 본연의 은은한 단맛이 인공 감미료를 대체한다. ‘식객’의 허영만 만화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등이 해창막걸리의 팬으로 알려졌다. 주조장 내 일본식 가옥의 외형을 간직한 살림집과 40여 종의 수목이 자라는 정원 또한 매력이다. 가장 오랜 배롱나무는 수령이 무려 약 700년에 달한다.
  • 멸종위기 동물 보호하고, 여가 즐기고…야놀자+세계자연기금 ‘애니스테이’ 캠페인

    멸종위기 동물 보호하고, 여가 즐기고…야놀자+세계자연기금 ‘애니스테이’ 캠페인

    야놀자가 세계자연기금(WWF)과 함께 지속 가능한 생태계 구축에 나선다. 야놀자 플랫폼 부문은 “WWF 한국본부 창립 10주년을 기념해 국내 멸종위기 야생동물 서식지 보전을 위한 공동 캠페인 ‘애니스테이’를 선보인다”로 27일 밝혔다. 27일~10월 24일 야놀자 플랫폼에서 진행되는 ‘애니스테이’는 멸종위기종의 보금자리를 고객이 대신 예약해주는 콘셉트다. 예컨대 ‘수달의 서울 샛강 갈대숲 하우스’ 등 멸종위기 동물을 위한 가상의 숙소(서식지) 상품을 야놀자에서 예약하면, 숙소 예약금으로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종수(282종)를 의미하는 2820원 혹은 2만 8200원을 기부하는 것이다. 야놀자 측도 애니스테이에 후원하는 고객 1명당 2820원을 추가로 후원한다. 그러니까 예약자와 플랫폼이 함께 기부를 하는 셈이다. 기부금은 WWF의 야생동물 서식지 보전 사업에 활용될 예정이다. ‘애니스테이’ 캠페인을 위한 야생동물은 우선 반달가슴곰, 수달, 까막딱따구리, 바다거북, 꿀벌 등 5종을 선정했다. 친숙하지만 멸종 위기에 놓인 동물들이다. 야놀자는 캠페인 독려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우선 멸종위기 야생동물 서식지 예약 고객 전원에게 국내 숙소 5000원 할인 쿠폰을 준다. 캠페인 참여 고객 중 100명을 추첨해 1만원 상당의 보상을, 200명에게는 친환경 여행용품과 WWF 스페셜 굿즈 등 다양한 경품을 준다.
  • 기독교감리회 회장에 김정석 목사…임기 4년, 취임식은 새달 30일

    기독교감리회 회장에 김정석 목사…임기 4년, 취임식은 새달 30일

    4년 동안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를 이끌 감독회장에 김정석 목사가 선출됐다. 기감은 “26일 교단 역사상 최대 선거권자가 참여한 (제36대) 감독회장 선거에서 서울 광림교회의 김정석 목사가 유효 투표자수 1만 4550여 명 가운데 득표율 57%로 신임 감독회장에 선출됐다”고 27일 밝혔다. 기감 감독회장은 임기가 4년이다. 1년인 다른 개신교 교단 총회장과 달리 그만큼 막강한 권한을 갖는다. 김 목사는 서울신학대학교와 감리교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애즈베리 신학대학원에서 목회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사학법인 미션네트워크 이사, 재단법인 CBS 이사회 이사 등 기독교계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김 목사의 선친인 김선도 목사 역시 제21대 감독회장(1994~1996)과 광림교회 제5대 담임목사를 역임했다. 2001년 김선도 감독회장이 은퇴하면서 김정석 목사가 광림교회의 6대 담임목사로 취임해 지금까지 교회를 이끌고 있다. 김정석 목사는 보도자료를 통해 “앞으로도 감리교회의 전통을 이어받아 한국 교회와 성도들을 섬기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취임식은 오는 10월 30일 정기총회를 겸해 열린다. 장소는 추후 결정된다.
  • 기독교계 ‘돕거나 싸우거나’ 전…30일까지 온라인, 경인미술관서

    기독교계 ‘돕거나 싸우거나’ 전…30일까지 온라인, 경인미술관서

    한국 개신교, 천주교, 정교회가 함께하는 제6회 ‘에큐메니칼 문화예술제’가 오는 30일까지 서울 종로구 경인미술관과 온라인에서 열린다. 에큐메니칼 문화예술제는 한국천주교주교회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공동으로 창립한 한국그리스도교신앙과직제협의회가 그리스도교 전통의 대화, 협력, 공존, 상생을 모색하는 행사다. 지난 2019년부터 해마다 열고 있다. 올해 문화예술제의 주제는 ‘하나의 공간, 돕거나 싸우거나’다. 이상 기후를 겪고 있는 인류가, 지구의 모든 생명과 공생하지 않았던 문명의 역사를 반성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일의 가치를 보여주는 전시들로 구성된다. 현장 전시와 온라인 전시를 병행한다. 현장 전시는 경인미술관 1관과 2관에서, 온라인 전시는 누리집(www.ecuart.kr)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경인미술관 1전시관에는 박은태, 박형필 작가 등 9명이 참여한다. 2전시관에서는 기후위기 대응과 전쟁 반대 프로젝트 전시가 열린다. 올해 전시에선 한국신앙과직제 창립10주년 기념 특별기획전 ‘창립 10주년, 한국 그리스도인 일치운동 역사’도 볼 수 있다. 온라인 전시관에는 작가들의 작품전시 외에 ‘연대의 홀씨’라는 인터뷰로 다양한 삶의 터전에서 생명과 희망의 세상을 만들어가는 청년 13명의 영상메시지가 공개된다.
  • 국민 절반 “10월 초 여행 떠날 것”…국내관광 활성화 기대↑

    국민 절반 “10월 초 여행 떠날 것”…국내관광 활성화 기대↑

    10월 1일 국군의 날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서 발생한 이른바 ‘퐁당퐁당 휴일’에 국민 절반 가까이가 여행을 계획하고 있고, 이들 대다수는 국내 여행을 떠날 생각이라는 여론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군의 날 임시공휴일 지정이 국내관광 활성화로 이어질 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이런 내용을 담은 ‘국민여행 의향 조사’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임시공휴일이 포함된 10월 첫 주에 응답자의 48.3%가 여행을 계획하고 있으며, 이 중 80.7%는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새롭게 여행을 계획’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광연은 “특히 국외여행보다 국내여행이 대다수(86.5%)인 것으로 확인돼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발생한 ‘퐁당퐁당 휴일’이 국내관광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징검다리 휴일 기간 ‘가족여행’ 선호, 하루 평균 12만 7000원(1인 기준) 지출 예상국내여행의 경우 가족(69.6%)과 함께하는 여행 계획 비중이 높게 나타났고, 목적지는 강원(25.1%), 부산(15.1%), 제주(10.8%) 순이었다. 맛집 방문(58.4%)과 휴식 및 휴양(49.5%) 등이 주요 여행목적이었으며, 숙박시설은 호텔(40.6%)과 펜션(28.9%) 등의 선호가 높았다. 평균 지출비용은 1일 평균 12만 7000원이었다. 50대(13만 4000원)와 4인 가구(14만 3000원)의 지출금액이 특히 높게 나타났다. 임시공휴일이 연차휴가 사용에도 이바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여행을 계획한 직장인 중 절반 이상(57.5%)이 휴가를 사용해 ‘더 긴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휴가 유형은 개인휴가(74.2%)가 가장 높았고, 임시공휴일 전후로 평균 1.5일을 사용할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 계획 없어요”도 절반 이상…“여행경비 지원 방안 모색 등 정책 대안 필요” 응답자의 절반 이상(51.7%)은 여행 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 계획이 없는 이유로는 ‘집에서 휴식을 취하고 싶어서’(34.8%)와 ‘여행 경비가 부담되어서’(30.2%), ‘출근·업무·학교·학원 등 일정이 있어서’(24.4%) 등의 순으로 응답 비중이 높았다. 문광연은 “임시공휴일 지정을 통해 국내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지역 방문을 촉진하는 매력적인 관광 콘텐츠 개발과 함께 여행경비 부담 완화를 위한 지원방안 모색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 13일~19일 만 19~69세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웹(Web) 설문 방식으로 진행됐다.
  • ‘혁신 탈’을 쓴 논란의 ‘펜타곤 브레인’

    ‘혁신 탈’을 쓴 논란의 ‘펜타곤 브레인’

    비둘기 한 마리가 전깃줄에 앉아 있다. 멀리서 보면 그저 비둘기지만 사실은 드론이다. 비둘기는 남자 테러 용의자를 추적 중이다. 눈(고해상도 카메라)으로 본 장면은 지구 반대편에 있는 미국 공군 정보센터 담당자에게 실시간 전달된다. 그는 생체 측정 기술을 활용해 비둘기가 보내온 정보 속 남자가 테러 용의자와 일치한다는 걸 확인한다. 순간 비둘기는 날아가고 작은 풍뎅이가 나타난다. 풍뎅이는 좁은 골목길을 날아 남자의 집까지 은밀하게 따라간다. 풍뎅이도 물론 드론이다. 이런 소형 무인기를 MAV(Micro air vehicle)라 부른다. 집으로 들어간 테러 용의자가 저격용 소총을 꺼낸 뒤 저격 자세를 취한다. 동시에 풍뎅이도 남자의 목덜미 쪽 외투 위로 살짝 앉는다. 그러고는 자폭. 미션 클리어(mission clear)다.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다. 실제 2014년 미군에 인도된 군사용 MAV 활용 사례 중 하나다. 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제작한 곳은 미국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파)이다. ‘다르파 웨이’는 1958년 설립된, 이 고도로 비밀스러운 기관의 역사와 역할 등을 낱낱이 들춰 본 책이다. 다르파는 전쟁, 기술 등 인류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친 혁신적 프로젝트를 이끌어 왔다. 위성항법장치(GPS), 스텔스 기술, 무인 드론처럼 우리 생활 속에서 흔히 사용되는 기술들이 다르파의 프로젝트에서 시작됐다. 2014년 영화 ‘엣지 오브 투모로우’에서 약골 소령으로 등장한 ‘톰형’(톰 크루즈)을 일약 슈퍼 솔저로 바꿔 준 ‘통합 동력 외골격 전투복’ 역시 다르파가 이미 1990년에 제작한 전투복에서 모티브를 딴 것이다. 다르파의 기술은 혁신적이지만 동시에 논란도 일으킨다. 책은 국가 안보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비밀 연구들이 인류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질문을 던진다.
  • 따스하고 웅장한 ‘첫 마음의 성지’[마음의 쉼자리]

    따스하고 웅장한 ‘첫 마음의 성지’[마음의 쉼자리]

    별들이 총총 떠오르기 시작한 밤에, 그것도 건물 측면에 서야 진면목을 볼 수 있는(물론 개인적인 생각이다) 교회가 있다. 전북 익산 나바위 성당(국가유산 사적)이다. 건물에 대한 인상은 보통 파사드(전면부)에서 결판이 나기 마련이다. 나바위 성당은 다르다. 따스하고 부드러운 느낌의 한옥 양식과 다소 차갑고 웅장한 이미지의 고딕 양식이 절충된 구조는 옆에서 볼 때라야 온전히 드러난다. 건물에 축적된 시간, 여러 차례 진행된 재건의 흔적들도 그제야 오롯이 느낄 수 있다. 성당이 깃들여 있는 곳은 화산(華山)이다. 우암 송시열이 우아한 산세에 반해 이런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나바위는 화산 가운데 있는 너른 바위를 가리키는 이름이다. 천주교 신자들이 축복의 땅이란 뜻에서 ‘첫 마음의 성지’라 부르는 곳. 한국 최초의 사제 김대건 신부(1821~1846)가 중국에서 서품을 받은 뒤 1845년 환국해 첫발을 내디딘 곳이다. 이를 기념해 당시 조선교구장이었던 프랑스인 뮈텔 주교가 1897년 나바위 성당을 세웠다. 당시 ‘화산본당’이라 불렸던 성당은 오롯이 한옥의 목조건물이었다. 첫 변화가 생긴 건 1916년이다. 종소리의 울림을 목조건물이 버티지 못한 데다, 종탑이 벼락을 맞는 일까지 겪은 터였다. 목조벽은 벽돌로 교체됐고, 종탑 역시 고딕식으로 새로 지어 올렸다. 건물 밖 마루도 회랑으로 바뀌었다. 이때부터 성당은 한국식과 서양식 건축양식이 혼합된 독특한 형태를 갖게 됐다. 지붕 아래 채광창도 이채롭다. 중국인 인부들의 손을 탄 건지, 우리 전래 창틀과는 거리가 있는 8각형의 모습이다. 건물을 에두른 채광창은 모두 68개다. 건물이 가장 아름다울 때는 저물녘이다. 초저녁달을 이고 선 한옥 성당은 기이하면서도 아름답다. 성당 초입의 피에타 조각상도 인근 마을을 따스하게 보듬고 있는 듯한 모양새다. 무엇보다 감동적인 건 예배당에 불이 켜질 때다. ‘반짝’ 하며 주황색 불빛이 팔각창을 뚫고 나온다. 그 장면이 달빛과 어우러져 얼마나 그윽하던지. 팔각창엔 일반 성당에서 흔히 보던 스테인드글라스가 아닌 한지가 붙어 있다. 스테인드글라스를 구하기 어려웠던 시절 신자들이 직접 한지에 그림을 그려 붙이던 전통이 100년 넘게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다. 성당 내부 구조와 제대 등 성물도 ‘빈티지’의 느낌이 완연하다. 성당의 가장 성스럽고 중요한 공간인 제단과 제대는 예전 모습 그대로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1962~1965)에서 전례가 개혁되기 이전의 모든 성당이 그랬듯, 사제가 신자석에 등을 돌린 채 벽을 보고 미사를 봉헌하던 모양새다. 제대 위 예수 성심상과 촛대, 감실 등도 성당을 처음 지었을 때 들여왔던 그대로다. 중앙 제대 양옆의 소제대 중 오른쪽의 감실에는 김대건 신부의 유해 일부(목뼈)가 봉안돼 있다고 한다. 중앙 통로 가운데에는 8개의 나무 기둥이 서 있다. 개화기에 남녀 신자석을 구분하기 위해 세운 경계목이다. 많은 초창기 교회와 성당에서 천 등으로 칸막이를 쳤지만 아예 기둥을 세워 남녀석을 구분한 건 이례적이다. 옛 사제관은 현재 역사관으로 쓰이고 있다. 개화기 신부들이 입었던 복장 등 유산들이 전시돼 있다. 사제관을 돌아 ‘십자가의 길’을 따라가면 곧 화산 정상이다. 정상 일대에 ‘김대건 신부 순교기념비’, ‘망금정’ 등이 조성됐다. 순교기념비는 4.5m로, 김대건 신부가 타고 왔던 라파엘호와 같은 높이다. 순교기념비 왼쪽의 망금정에선 금강 황산포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정자는 대구대교구의 초대 교구장인 드망즈 주교와 교구 사제의 피정소로 사용되던 곳이다.
  • ‘출가’ 선택했던 개화기 신여성… 일엽 스님의 숨겨둔 이야기

    ‘출가’ 선택했던 개화기 신여성… 일엽 스님의 숨겨둔 이야기

    개화기 한국의 대표적 신여성으로 꼽히는 일엽 스님(1896~1971·속명 김원주)과 그의 손상좌(제자의 제자)인 월송 스님(84)의 수행사를 담은 ‘꼭꼭 묻어둔 이야기’(사진·민족사)가 출간됐다. 월송 스님이 구술하고 작가 조민기씨가 정리한 회고록이다. 그간 일엽 스님의 아들로 인식됐던 일당 스님(김태신)이 친자가 아닐 수 있다는 주장 등 정설을 뒤집는 내용이 상당 부분 담겨 논란도 예상된다. 일엽 스님은 나혜석 등과 더불어 개화기의 대표적 스캔들 메이커였다. 자유연애와 여성해방을 주창하고 ‘정조는 움직이는 것’이라는 ‘신정조론’을 내세워 당대 보수적인 남성들의 공분을 샀다. 춘원 이광수와 연인처럼 지내 ‘남편을 버린 이혼녀’라는 꼬리표까지 붙었다. 일엽 스님은 1933년 만공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1960년대 들어서며 27년의 침묵을 깨고 ‘어느 수도인의 회상’(1960), ‘청춘을 불사르고’(1962) 등을 잇달아 출간했다. 출판 당시 비구니 스님들 사이에선 극심한 반발이 일었다. 서울 청룡사의 한 비구니 스님은 “이 ×이 이조(조선) 불교를 망친 ×”이라며 책을 찢는 등 불같이 화를 냈다. 일엽 스님을 모델로 ‘수덕사의 여승’이란 묘한 제목의 대중가요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책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역시 친자 유무다. 정설은 ‘일본인 오타 세이조와 일엽 스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 김태신(일당 스님)’이란 것이다. 하지만 책은 월송 스님의 발언을 빌려 “(일당 스님의) 사칭”이라고 단언한다. 조 작가는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서 열린 출판 간담회에서 “월송 스님의 실제 발언이 아니라 자신이 추측해 쓴 표현”이라며 한발 물러섰고, 동석한 경완 스님(김일엽문화재단 부이사장)은 “일엽 스님은 출가 전 딱 한 번 출산했으나 유산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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