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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오거스타에는 마스터스, 경기 파주엔 마스터스급 ‘그린 콘서트’

    미국 오거스타에는 마스터스, 경기 파주엔 마스터스급 ‘그린 콘서트’

    첫 해 관람객 1500명에서 지난해 4만 5000명 .. 해외도 3000명이석호 대표 “통일에 대비한 남북의 융·통합 음악회로 발전” 포부 매년 5월의 마지막 주말이면 경기 파주땅이 들썩인다. 이미 열 여섯 차례나 있었던 일이다. 처음엔 보잘 것 없는 미동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4만 5000명이 한 번에 내지르는 ‘떼창’ 가락을 타고 산과 들이 요동쳤다. 지난 2000년 경기 파주시 광탄면 산자락에 자리잡은 서원밸리 컨트리클럽에서 시작된 그린콘서트가 오는 25일 17회째를 맞는다. 이 골프장 오너인 대보그룹 최등규 회장(72)이 레저신문 이종현 편집장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여 첫 발을 떼었다. 20일 서원밸리 컨트리클럽 1번홀이 내려다보이는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이석호(62) 서원밸리 컨트리클럽 대표이사는 두 해를 거르고 19년째 이어져 오고 있는 이 음악회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 토너먼트에 비유했다.그는 “해마다 4월 둘째 주말이면 마스터스를 보기 위해 미국 조지아주 북쪽의 작은 마을 오거스타에 수 만명의 갤러리가 몰린다”면서 “한국에서는 5월의 마지막 주말 이 음악회를 보기 위해 역시 수 만명이 파주 광탄면의 작은 마을을 찾으니 이 정도면 적절한 비유 아니겠느냐”며 껄껄 웃었다. 사실 지난해 행사 규모만 보면 ‘마스터스급’이라는 그의 말은 틀리지 않다.이 대표는 “19년 전 마을 주민 1000여 명을 모아놓고 시작된 ‘그린 콘서트’를 지난해에는 4만 5000명이 찾았다. 열 여섯 차례를 치르는 동안 누적 관람객은 무려 40만명에 이른다”면서 “골프와 골프장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을 바꿔보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이 음악회는 이제 국경과 남녀노소, 이념은 물론 장애인과 비장애인까지 함께 하는 ‘문화코드 1번지’로 자리잡았다”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에는 또 일본과 중국, 대만, 미국, 필리핀 등에서 3000여명이 날아와 K-Pop 스타들의 숲속 콘서트를, 지역 특성상 유독 이 지역에 많은 다문화 가정을 비롯해 주위의 군 부대원들까지 평화와 나눔의 콘서트를 즐겼다”면서 “음악회에 앞서 열리기 자선바자회 등으로 번 수익금 6억 여원은 이 지역 보육원과 사랑의 휠체어 보내기 운동본부 등에 전액 전달됐다”고 설명했다. 가수 세 명으로 시작한 ‘그린 콘서트’는 재능기부에 나선 가수들의 등용문이기도 했다. 3년 전에는 BTS(방탄소년단)이 이 무대에 서면서 이름을 알렸다. 올해는 AB6IX(에이비식스)를 비롯한 28개팀이 매머드급의 무대를 꽉 채운다.이석호 대표는 “이 행사 때문에 입는 1억 5000만원의 하루 영업손실보다 골프장에서 펼쳐지는 유일무이한 이 콘서트를 향후 어떻게 더 키워나가느냐가 큰 고민”이라면서 “화합과 나눔으로 시작된 이 행사가 가까운 미래 통일에 대비한 남북의 융·통합 음악회로 발전되지 않겠느냐”고 또 다른 그림을 그렸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성윤모 산자 “한전 적자라도 전기요금 인상 안 한다”

    성윤모 산자 “한전 적자라도 전기요금 인상 안 한다”

    한국전력이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0일 “한전 적자 때문에 전기요금을 인상하는 건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성 장관은 이날 세종시에서 가진 기자들과 오찬 간담회에서 “한전이 지난해에 이어 1분기 적자가 난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유가상승에 따른 가격 효과가 제일 크다고 본다”며 이렇게 말했다. 한전의 상황과 원료 가격 문제들, 다른 정책적 내용과 더불어 누진제 문제, 전력요금 체계 문제 등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 장관은 “한전의 적자 문제와 요금 문제는 일률적으로 같이 다룰 문제는 아니다”라면서 “그 전에 한전이 흑자를 냈을 때 요금을 내렸던 것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로서는 특별히 전기요금 조정은 예정하지 않고 있다”라면서 “검토할 시점이 된다면 그때는 해보겠다”고 말했다. 한전은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이 6299억원에 달했다. 이에 분노한 일부 소액주주들은 항의집회를 예고하기도 했다. 성 장관은 “한전은 지난해에 앞서 4∼5년 동안은 흑자가 계속 났었다”면서 “지난해 2000억원 정도 적자 나고 올 1분기에 또다시 적자가 나온 상황이기 때문에 개별적으로 보기보다 더 큰 틀에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지난해 여름과 같이 올해도 전기요금 누진제를 일시적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5일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개편 민관 태스크포스(TF)는 회의를 열고 전기요금 누진제 완화방안을 논의했다. TF팀은 여름에만 한시적으로 누진제를 완화하는 조치를 정례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누진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하면서 발생한 한전 적자 규모는 3600억원 정도다. 당시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한전 적자에 대해 정부가 같이 부담하는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었다. 성 장관은 “명백히 누진제 개편은 이번에 정부에서 할 것”이라면서 “여름이 오기 전에 해야 하고 프로세스가 있어서 곧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성 장관은 TF를 통해 민간과 함께 하고 있어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일각에서는 한전이 여름철 요금인하에 따른 손실을 산업용 경부하 요금 인상으로 보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여당 “퇴직연금에 ‘자동 투자 기능’ 추가, 기금형도 도입”

    여당 “퇴직연금에 ‘자동 투자 기능’ 추가, 기금형도 도입”

    연평균 2%를 조금 넘는 근로자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자동 투자 기능’(디폴트 옵션)이 추가되고 기금형 퇴직연금도 도입된다. 더불어민주당 자본시장활성화 특별위원회는 20일 이 같은 내용의 ‘퇴직연금 개선 논의 결과’를 발표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노후보장 체계는 국민연금(1층), 퇴직연금(2층), 개인연금(3층) 등 3층 구조다. 하지만 퇴직연금의 수익률이 낮아 국민들에게 안정적인 노후 소득을 보장하기에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2013~2017년 5년 동안 퇴직연금의 평균 수익률은 2.33%로 국민연금(5.20%)보다도 낮다. 퇴직연금은 크게 근로자 개개인이 운용하는 확정기여(DC)형과 회사가 운용하는 확정급여(DB)형으로 나뉜다. 문제는 DC형 퇴직연금의 경우 근로자가 전문성이 부족하고 운용에 관심도 없어서 원리금 보장상품 위주로 연금 자산을 방치한다는 점이다. 장기 투자를 할수록 수익률이 떨어진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DC형은 대부분 원리금 보장상품으로 운용되거나 가입자의 91.4%가 운용 지시를 변경하지 않는 등 상품 운용에 소홀했다. 여당이 도입하려는 디폴트 옵션이란 DC형 퇴직연금 가입자가 운용 방법(상품)을 직접 선택하지 않으면 미리 설정한 상품에 자동으로 투자하는 방식이다. 노사 합의를 거쳐 선택형 제도로 도입할 계획이다. 자본시장특위는 디폴트 옵션 도입으로 원리금 보장상품 의존도를 탈피해 DC형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상당폭 끌어 올릴 것으로 기대했다. 기금형 퇴직연금은 현재 ‘계약형’인 퇴직연금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이다. 지금까지 퇴직연금은 기업이 직접 금융사와 계약해서 연금을 운용했다. 기업이 사업에 필요한 이해관계 등에 따라 금융사를 선정하는 경우가 많아 연금자산 운용 수익률은 뒷전이었다. 기금형 퇴직연금은 노사가 퇴직연금을 운영할 기금(수탁법인)을 직접 만든다. 노사와 전문가로 구성된 기금 이사회가 퇴직연금 운용에 대한 주요 의사결정을 내린다. 자산 운용은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전문 금융기관에 위탁한다. 이러면 전처럼 금융사들 사이에서 단순한 퇴직연금 계약 유치 경쟁이 아닌 자산 운용 수익률 경쟁을 유도할 수 있다. 자본시장특위 위원장인 최운열 민주당 의원은 “퇴직연금의 연 수익률을 3%만 끌어올리면 은퇴 시점에 적립금이 56%나 증가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 “이번에 제안한 제도 개선 사항은 모두 노사와 근로자들의 선택권을 확대시켜주는 것일 뿐 강제사항이 아니므로 새 제도가 도입되더라도 현행 퇴직연금 체계 내에서의 유지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기금형 퇴직연금은 지난해 4월 정부 입법으로 법안이 발의된 상태다. DC형 퇴직연금에 디폴트 옵션을 도입하는 방법은 앞으로 당정 협의를 거쳐 입법을 진행한다. 최 의원은 “고용노동부 담당 국장과 회의를 통해 거의 이견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디폴트 옵션과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가 도입되면 기금 손실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의 의의와 도입 방향’ 보고서를 통해 “실적배당상품이 확대되면서 단기적인 손실 발생 가능성은 지금보다 커질 것”이라면서 “기금에 대한 적절한 통제와 관리 감독이 수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사설] 최악 면한 美 자동차 관세, 면제국 지위 꼭 관철돼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자동차와 부품에 대한 25% 고율관세 부과 결정을 최장 6개월 연기했다. 가뜩이나 미중 무역전쟁의 가열로 글로벌 경제 위기가 고조되는 마당에 미국이 자동차 관세 폭탄마저 터트린다면 걷잡을 수 없는 혼돈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컸는데 협상의 여지를 열어 둔 것은 다행이다. 다만 기대했던 한국차의 관세 면제가 이번에 확정되지 않은 점은 대단히 아쉽다. 그래도 전망은 비교적 긍정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포고문을 통해 유럽연합(EU)과 일본, 그외 다른 나라로부터 수입되는 자동차 및 부품에 대한 관세 부과 결정 연기를 밝히면서 “재협상이 이뤄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최근에 서명한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도 고려했다. 이들 협정이 시행되면 국가안보 위협에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국의 관세 면제를 적시하지는 않았지만 한미 FTA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한 것으로 볼 때 추후 한국을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외신에서 보도되고 있다. 이번 관세 연기 조치로 국내 자동차 업계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고, 관세 면제국 지정에 대한 청신호도 켜진 셈이지만 안심하기엔 이르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정부가 자동차 분야에서 상당 부분 양보한 한미 FTA 개정 협정에 만족한다지만 얼마든지 다른 꼬투리를 잡아 자동차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렇게 되면 국내 자동차산업은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는다. 지난해 미국에 수출된 완성차는 81만대로 전체 수출의 33%다. 미국이 25%의 관세를 부과하면 수출 가격은 최대 12% 올라 2조 8900억원의 손실이 생길 것이라고 한다. 지역경제와 일자리에도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치는 건 불문가지다. 정부와 관련 업계가 합심해 면제국 지위를 반드시 관철시키길 바란다.
  • [뉴스 분석] 美 “일단 中과 전쟁에 집중” 車관세 유예…한국은 면제 청신호

    [뉴스 분석] 美 “일단 中과 전쟁에 집중” 車관세 유예…한국은 면제 청신호

    트럼프 “USTR, 180일 내 결과물 내라” EU·日 압박하며 다른 관세전쟁 피하기 한국산 차엔 면제 여부 명시 안 했지만 한미FTA 개정 언급하며 긍정적 평가 멕시코·캐나다 협상 6개월 내 비준 땐 한국도 같이 면제될 가능성 높게 전망 국내 업계 “최악 면해… 불확실성은 남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폭탄’ 결정을 최장 6개월 미루기로 했다. 무역협상에 돌입한 유럽연합(EU)과 일본을 압박하는 동시에 미중 무역전쟁에 ‘화력’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우리 정부와 업계는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면제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지만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만큼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분위기다.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EU와 일본, 그 외 다른 나라로부터 수입되는 자동차와 부품에 대한 관세 부과 결정을 180일 연기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무역대표부(USTR)는 앞으로 180일 이내에 무역협상의 결과물을 나에게 업데이트하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통신은 “미중 무역전쟁 포성이 한창인 상황에서 또 다른 관세전쟁을 만들지 않으려는 의도”, 뉴욕타임스는 “EU·일본과의 무역협상에 대해 6개월 데드라인을 설정한 것”이라고 각각 의미를 부여했다. 그동안 관세 면제 가능성이 거론됐던 한국산 자동차에 대해서도 면제 여부를 명시하지는 않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재협상이 이뤄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최근에 서명한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도 고려했다”면서 “이들 협정이 시행되면 국가안보 위협에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블룸버그는 이에 대해 “트럼프 정부와 재협상을 마무리한 캐나다와 멕시코, 한국은 관세에 직면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병기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도 “USMCA는 미국 의회 비준이 안 된 상태라서 이번에 면제 대상으로 발표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면서 “6개월 안에 비준 절차가 끝날 경우 한국도 같이 면제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FTA 개정을 거론하며 한국의 노력을 긍정 평가한 대목은 관세 면제를 위한 청신호로 해석된다. 김용래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는 “앞으로 한미 FTA 개정 내용을 더욱 충실히 이행하고 미국과의 통상 이슈를 더욱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이번 관세 부과 유예 결정은 무역협상을 앞둔 EU와 일본을 겨냥한 협상 카드용으로 풀이된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미국이 FTA가 없는 EU나 일본과의 협상력을 유지하기 위해 특정 나라를 면제시켜 주는 카드를 보여 주기가 전략적으로 어려웠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 수석연구원은 “미중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EU와 일본 등 세계 주요국과 동시에 대치하는 상황이 되면 미국 입장에서도 부담이 된다”고 해석했다. 자동차 업계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면서도 “고율 관세 제외 조치가 확정되지 않은 만큼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미국 판매량 총 127만대 중 60만대를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고 있다. 미국이 25%의 관세를 부과하면 한국산 자동차 대미 수출 가격은 최대 12%로 올라 2조 8900억원의 손실이 발생될 것으로 추정된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한국차가 미국 시장에서 판매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당분간 시간을 벌 수 있게 됐다”면서 “하지만 6개월 뒤 고율 관세 부과 여부에 따라 대미 수출 전략을 다시 짜야 하는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대법 “150억 기부 찬성한 강원랜드 전 이사들, 배상하라”

    대법 “150억 기부 찬성한 강원랜드 전 이사들, 배상하라”

    이사회서 기권한 최흥집 전 대표 등 이사 2명은 제외 강원 태백시 오토리조트에 ‘150억원 기부’를 의결한 강원랜드 당시 이사 7명에 대해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이 손해배상을 하라고 선고하면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표결에서 기부 의결에 찬성하지 않고, 기권한 최흥집 전 대표이사 등 2명에게는 배상 책임을 지우지 않았다. 태백시는 시가 출자한 지방공기업 오토리조트가 자금난을 겪게 되자 강원랜드에 150억원의 기부금 지원을 요청했다. 강원랜드 이사회는 오투리조트가 법정관리에 들어가기 2년 전인 2012년 7월 폐광지역 협력사업비 150억 원을 오투리조트 긴급자금으로 태백시에 기부하기로 의결했다. 이 지원안은 출석이사 12명 가운데 찬성 7표, 반대 3표, 기권 2표로 강원랜드 이사회를 통과했다. 하지만 강원랜드의 이같은 조치는 2014년 3월 감사원으로부터 지적을 받았고, 강원랜드는 당시 이사회에서 찬성 또는 기권한 이사 9명을 상대로 ‘주의 의무’ 위반으로 150억원의 손실을 끼쳤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1심 재판부는 당시 찬성 또는 기권한 강원랜드 이사 9명에게 30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들은 항소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이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그러나 기권표를 던진 최 대표이사 등 2명에 대해서는 “손해배상할 책임이 없다”며 원심을 일부 파기환송해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이같은 선고에 따라 찬성한 이사 7명에 대한 배상 규모는 배상금 30억원을 비롯해 이자, 지연손해금, 소송비용 등 약 60억원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배상금이 150억원이 아니라 30억원으로 결정된 것은 이사들의 당시 연봉을 토대로 책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트럼프 대통령의 납세 자료 공개.. 결국 법정 싸움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납세 자료 공개.. 결국 법정 싸움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납세 자료 공개가 결국 법원 판결에 맡겨질 전망이다. 이는 미 의회의 강력한 요구에도 미 재무부가 끝내 트럼프 대통령의 납세 자료 공개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와 CNN 등은 17일(현지시간)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6년치 납세 신고 자료를 제출하라는 민주당 소속 리처드 닐 하원 세입위원장의 명령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의 납세 문제를 조사해 온 하원 세입위원회는 즉시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이 이끄는 하원 세입위원회는 현직 대통령의 회계를 제대로 감사하고 있는지 알아보겠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6년치 개인 및 법인 납세 신고 자료를 이날 오후 5시까지 제출하라고 명령했었다. 므누신 장관은 이날 “법무부와 이 문제를 논의한 결과, 납세 자료를 넘겨줘야 하는 근거가 없다는 조언을 들었다”면서 “그들(하원)의 자료 제출 요구는 유례가 없으며, 합법적인 목적이 결여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닐 위원장은 “우리를 위한 더 좋은 선택은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소송이 제기되면 법원은 세입위원회가 감시 목적으로 개인의 납세 신고를 요구할 권리가 있는지를 판단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1985∼1994년에 11억 7000만 달러(약 1조 3900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신고했으며, 이 기간에 8년 동안 소득세를 내지 않았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부동산 재벌인 트럼프 대통령이 세금을 내지 않으려고 의도적으로 손실을 축소해 신고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셀코리아’ 여파로 코스피 2050대↓, 원·달러 환율↑

    ‘셀코리아’ 여파로 코스피 2050대↓, 원·달러 환율↑

    외국인들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7거래일 연속 ‘팔자’ 행진을 이어가면서 코스피가 2050선까지 밀렸다. 미중 무역분쟁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2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고 중국 증시가 폭락한 영향이 컸다. 원·달러 환율은 종가 기준 달러당 1195원을 넘어 1200원에 육박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58%(11.89포인트) 내린 2055.80으로 마감됐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상승해 전장보다 0.67%(13.88포인트) 오른 2081.57로 출발했지만 오후 들어 하락세로 바뀌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1월 8일(2025.27) 이후 약 4개월 만에 최저다. 코스닥지수도 0.48%(3.46포인트) 내린 714.13으로 장을 마쳤다. 특히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1986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면서 지난 9일부터 7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외국인의 7거래일 연속 순매도는 올해 들어 처음이며 지난해 11월 13~22일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달러당 4.2원 오른 1195.7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2017년 1월 11일(1196.4원) 이후 2년 4개월 만에 최고치다. 미국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자국 기업과 원칙적으로 거래할 수 없는 ‘블랙 리스트’에 올리는 등 미중 갈등이 악화될 조짐을 보이자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원화 가치도 동반 하락했다. 이날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장중 6.94위안까지 올라 7위안에 육박했다. 외국인은 달러를 원화로 바꿔서 국내 주식을 사고, 주식을 팔고 받은 원화를 달러로 바꾼다. 원·달러 환율이 오를수록 주식을 팔고 나갈 때 손실이 커지는 구조다. 미중 무역분쟁에 대한 불안감이 계속돼 앞으로도 환율이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되자 조금이라도 손해를 덜 보려고 주식을 팔고 나가는 외국인이 많아진 것이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수석연구위원은 “현재 국내 증시는 거래 환경이나 수급적인 측면에서도 비빌 언덕이 없는 기진맥진한 상태인데 주요 2개국(G2) 무역분쟁에 따른 불확실성 고조로 이날 원·달러 환율이 연고점을 찍었고 중국 증시도 폭락했다”면서 “미중 마찰이 장기화 되면서 외국인이 중국이든 한국이든 신흥시장에 손사래를 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외국인 ‘팔자’에 코스피 2060선까지 밀려

    코스피가 16일 외국인의 6거래일 연속 ‘팔자’ 행진에 2060선까지 후퇴했다.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90원을 돌파했다. 미중 무역 갈등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면서 외국인들의 ‘셀코리아’가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20%(25.09포인트) 하락한 2067.69로 마감됐다. 지난 1월 14일(2064.52) 이후 4개월 만에 최저다. 외국인이 4667억원어치를 순매도한 영향이 컸다. 지난 9일부터 6거래일 연속 순매도로 지난 2월 8~15일 최장 기록과 같다.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이탈하는 이유로는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 외에 원·달러 환율 상승도 꼽힌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2.9원 오른 1191.5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2017년 1월 11일(1196.4원) 이후 2년 4개월 만에 최고치다. 외국인은 달러를 원화로 바꿔 국내 주식을 사고, 주식을 팔 때 다시 원화를 달러로 바꾼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주식을 팔고 나갈 때 손실이 커진다. 앞으로 환율이 더 오를 것으로 보이자 주식을 빨리 팔고 나가는 외국인이 많아진 것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원화 약세가 계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봤던 외국인들도 임계치로 보는 달러당 1200원선까지 환율이 오르자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수석연구위원은 “원·달러 환율이 오른다는 건 글로벌 수요 환경이나 교역 환경 등이 한국에 탐탁지 않다는 증거”라면서 “미중 중심의 불확실성이 계속돼 코스피는 당분간 2010선에서 엎치락뒤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대한항공 1분기 매출 사상 최대

    대한항공이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수익성은 나빠졌다. 정비 비용 증가와 비우호적 환율 환경에 영향을 받았다. 대한항공은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매출액이 3조 498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1분기보다 1.1% 성장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대한항공의 역대 1분기 최대 실적이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1482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16.2% 감소했다. 당기순손실은 342억원을 기록했다. 대한항공 측은 “달러 강세에 따른 외화환산손실 발생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르면 장부상으로 920억원의 평가손익이 발생하는 구조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1분기 여객은 여행·상용 수요의 꾸준한 증가와 델타항공과의 조인트 벤처 효과로 미주~아시아 노선의 성장세가 두드러졌고 화물은 미중 무역 분쟁과 글로벌 경기 둔화 영향이 있었지만 수익성 중심의 영업 전략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이어 “2분기에는 5월 ‘황금연휴’와 6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 총회 개최, 미국 보스턴 등 신규 취항을 토대로 수요를 확대하고 수익성 중심으로 노선을 운영해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그 어렵다는 대북제재 면제 받아 북한 찾는 국제 구호단체들

    그 어렵다는 대북제재 면제 받아 북한 찾는 국제 구호단체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로부터 제재 예외 승인을 받은 대북 인도지원 단체들이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의료·영양 지원 등 활발한 방북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15일 전했다. 유엔은 원칙적으로 북한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인도지원 사업은 대북제재의 예외로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유엔 회원국, 국제기구, 비정부기구(NGO)는 인도지원 사업에 대한 제재 면제를 신청할 수 있으며, 대북제재위는 심사를 통해 대북 물자 반입을 가능하게 하는 6개월 시한의 예외 승인을 내주고 있다. 다만 제재 면제 절차가 너무 까다롭고 오래 걸린다는 지적이 잇따라 유엔 대북제재위 전문가패널은 지난 3월 보고서를 통해 인도적인 사업에 더 ‘유연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구호단체 ‘조선의 그리스도인 벗들’(CFK)은 최근 발간한 소식지를 통해 “미국인·호주인·노르웨이인으로 구성된 11명이 3월 18일부터 4월 8일까지 3주 동안 북한에 머물렀다”며 “27곳의 결핵·간염·소아 요양소 등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평양, 개성, 황해남도 해주, 평안남도 평성 등에 B형 간염 클리닉을 열어 600여명의 환자를 돌봤고, 농촌 지역도 방문해 구호물자를 전달했다. 북한의 식량 사정이 날로 나빠진다는 보고도 빠뜨리지 않았다. CFK는 “가뭄과 지난 여름 고온으로 2018년 옥수수 수확량이 40∼50% 손실됐다는 이야기를 일관되게 들었다”며 “(올해도) 적은 강설량 때문에 가뭄 상태가 봄 모내기철까지 지속되고 있다”며 식량 지원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지난 3월 대북제재 면제 승인을 받은 캐나다의 민간 대북지원단체 ‘퍼스트스텝스’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최근 방문한 평양과 남포 등의 보육시설들에 아동용 두유가 전달되는 사진들을 게시했다.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은 퍼스트스텝스에 이어 인도적 지원 제재 면제 대상이 된 기독교 계열 구호단체 ‘메노나이트 중앙위원회’(MCC) 역시 활발한 대북 사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MCC는 식수용 여과장치와 위생용품 키트 등의 공급 사업을 계획한 적이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대북 의료 지원 활동을 벌이는 ‘재미한인의사협회’는 이달 중순 북한에 들어갈 계획인 것으로 지난 3월 알려졌다. 협회의 대북 지원 활동은 지난해 5월 방북 이후 1년 만에 이뤄지는 것으로 이 단체는 지난해 8월 두 번째 방북 허가 신청은 거부당했다. 그랬다가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지난해 12월 서울에서 인도적 지원에 한해 미국인의 북한 여행 금지 조치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뒤 처음 내려진 방북 허가란 의미가 있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창원 시내버스 노사 3년간 무분규 선언, 파업직전 협상 타결

    창원 시내버스 노사 3년간 무분규 선언, 파업직전 협상 타결

    경남 창원시 시내버스 7개 회사 노사가 밤샘 협상끝에 올해 임·단협 등을 15일 새벽 타결했다. 창원시내버스협의회 소속 7개 시내버스 회사 경영진과 창원시내버스노동조합협의회 소속 7개 시내버스 노조는 14~15일 밤샘 협상을 벌여 15일 오전 1시 40분쯤 올해 임금과 단체협약에 합의했다.노조에서 파업에 들어가기로 한 이날 오전 4시를 눈앞에 두고 협상을 타결했다. 노조는 협상이 타결됨에 따라 파업을 철회해 시내버스는 정상 운행됐다. 노사는 임금 4% 인상, 현행 60세인 정년을 준공영제 시행 뒤 63세로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유급휴일·대학입학축하금지원 확대에도 합의했다. 또 노사는 창원시와 함께 무분규 선언문도 채택했다. 창원시, 창원시내버스노동조합협의회, 창원시내버스협의회는 안정적인 대중교통 이용과 더 나은 시내버스 서비스 구현, 준공영제 모범적인 도입 등을 위해 무분규를 선언했다.선언문에서 창원시는 운수업체의 안정적인 경영과 노동자 근로 환경 개선에 노력하기로 했다. 창원시내버스노동조합협의회는 준공영제 시행(2021년 하반기 예정) 전까지 무파업에 최대한 노력하고, 창원시내버스협의회는 운수업 종사 노동자 권리보장과 근로 환경 개선을 위해 투명경영을 하기로 했다. 앞서 대중교통·마인버스·신양여객·동양교통·창원버스·대운교통·제일교통 7개회사 노사는 14일 오후 4시부터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서 파업 전 마지막 2차 조정회의에 들어갔다. 노사는 핵심 쟁점인 주 52시간제 도입에 따른 임금 손실 보전을 포함한 임금 인상과 학자금 지원, 정년연장 등을 놓고 10시간 가까이 마라톤 협상을 벌인 끝에 합의를 이뤘다. 당초 노조는 주 52시간제 도입에 따른 임금손실분을 고려해 시급 기준 16.98% 임금인상(7호봉 기준 월 44만9천원)을 요구했고, 회사측은 경영적자를 내세우며 임금동결로 맞섰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주주권 행사 ‘연금사회주의’ 비판은 국민 이익 지키지 말라는 말”

    “주주권 행사 ‘연금사회주의’ 비판은 국민 이익 지키지 말라는 말”

    저출산 고령화로 국민연금 기금 고갈이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국민연금공단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수익률을 극대화해 기금 고갈 우려를 해소하고 정부, 국회와 함께 국민연금을 개혁해 근본적 대안을 마련할 막중한 과제가 공단 앞에 놓였다. ‘스튜어드십 코드’(집사처럼 기업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하는 행동 지침·수탁자책임 원칙) 도입에 따른 적극적 주주권 행사도 뜨거운 감자다. 14일 김성주(55)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만나 복안을 들었다. -취임할 때 ‘국민의 신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내걸었는데. “지난 정부 때 삼성 합병 과정에 국민연금이 개입하면서 공단이 트라우마를 심하게 겪었다. 그래서 취임할 때 ‘국민이 주인인 연금’을 선언했다. 땅에 떨어진 국민연금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뜻이다. 국민연금에는 ‘기금이 소진된다는데 내가 받을 수 있을까’, ‘내가 낸 보험료를 잘 지켜서 돌려줄까’란 두 가지 불신이 있다. 우선 기금이 소진되더라도 반드시 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믿음을 주고자 제도 개선에 매달렸고, 기금운용의 독립성·투명성·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활동을 벌였다. 그 결과 5년마다 재정 추계를 할 때 연금가입자 정체 현상이 나타났는데, 지난해는 거꾸로 임의가입자가 81만명 늘었다.” -그럼에도 국민들은 불안해한다. “우리보다 앞서 연금 제도를 도입한 유럽의 여러 나라가 기금 소진을 경험했다. 그러나 어느 나라도 연금을 지급하지 않은 사례가 없다. 제도를 개선해 지속 가능한 연금제도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연금제도를 끊임없이 개편하고, 그래도 기금 소진을 피할 수 없을 때 제도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루면 된다. 전혀 불안해할 이유가 없고, 국민의 불안감을 지나치게 자극해서도 안 된다. 우리나라의 기금 보유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660조원으로 세계 세 번째 연기금이고 30년 동안 연금을 지급할 수 있을 정도의 여유 금액을 갖고 있다. 미국이 3년, 일본이 4년, 스웨덴 1년, 독일이 약 2개월어치의 기금을 보유하고 있지만 기금이 소진돼 연금을 못 받을 것이라는 불안은 없다. 세계 3대 연기금을 보유한 대한민국에서 기금 소진 불안이 공포처럼 다가오는 것 자체가 정상적이지 않다. 기금 소진 불안은 정치적인 이유로 또는 보험회사와 같은 경제적 이해관계 때문에 조장된 측면이 있다고 판단한다.” -기금 소진 이후 대처 방안은. “먼저 기금이 소진되지 않도록 최대한 제도를 개선하고, 그래도 안 될 때는 적립식에서 부과식으로 전환하더라도 일본(18.3%)이나 독일(22.0%)처럼 보험료 상한선을 두는 방법이 있다. 우리처럼 보험료율이 낮은 나라는 그 해에 보험료를 걷어 그 해에 지급하는 ‘부과식’으로 전환하면 보험료 부담이 올라간다는 문제가 있다. 급격한 부담 상승을 막으려면 점진적인 재정 안정 조치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구조 개혁으로 조세 기반의 기초연금과 소득 비례 형태의 국민연금 제도를 만드는 방법도 있다. 스웨덴은 모든 국민에게 200만원 수준의 연금 소득을 보장하는 조세 기반의 연금제도를 운용하다가 감당이 되지 않자 1990년대 초에 연금개혁에 착수했다. 명목확정기여(NDC) 방식의 소득비례연금, 쉽게 말해 순수 낸 만큼 받는 제도를 도입했고, 저연금·무연금자에 대해서는 우리의 기초연금처럼 조세를 재원으로 하는 최저보증연금제도를 통해 최고 100만원 수준까지 보장하고 있다. 지금처럼 소득 재분배 기능이 강한 연금제도는 낸 것보다 많이 받기 때문에 지속가능하지 않다. 하지만 낸 만큼 받는 순수 소득비례제도로 개혁하면 문제가 없다. 나머지 조세 기반의 기초연금을 어떻게 할 것이냐가 문제다. 우리나라는 기초연금이 30만원인데 이를 40만원, 50만원, 60만원으로 올리는 방법이 있다. 캐나다는 60만원 정도까지 주고 있다. 다양한 제도 개선 방안은 있지만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정부도 이 세 가지 해결책을 분명하게 얘기해야 한다.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면 불안이 더해진다.” -연금개혁 논의가 지지부진한데. “일부에서는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하지만, 뒤로 미룬다고 저절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노후 소득 보장을 강화하는 동시에 재정 안정성도 도모해야 한다는 데 국민도 동의한다. 이제 사회적 논의와 합의를 바탕으로 국회가 마무리해야 한다. 캐나다는 다른 유럽 국가보다 연금의 역사가 비교적 짧고 소득대체율도 낮았으나 최근 소득대체율과 보험료율을 동시에 올리는 개혁을 이뤄냈다. 보통 소득대체율을 깎고 보험료율을 낮추는 개혁을 하는데 거꾸로 한 것이다. 굉장히 흥미로운 시사점이다.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안의 4개 안 중 3안(소득대체율 45%, 보험료율 12%)과 4안(소득대체율 50%, 보험료율 13%)이 소득대체율과 보험료율을 같이 올리는 안이다. 캐나다 모델과 유사한 방식이다.” -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권 행사를 두고 일부에선 ‘연금 사회주의가 시작됐다’라고 우려한다. “우리 사회는 이념 과잉, 정치 과잉 사회다. 연금 사회주의도 그런 측면이 강하다고 본다.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는 주주로서 당연한 권리다. 이를 소극적으로 행사하거나 행사하지 않는 게 오히려 문제다. 자본주의 원칙에 맞지 않는다. 국민연금이 국민이 낸 보험료를 제대로 관리한다는 원칙을 제대로 지켰다면 국민연금의 삼성 합병 개입과 같은 사태가 일어나지도 않았을 것이다. 공단이 국민의 보험료를 맡아 운용하는 수탁자의 책임 의무를 다하려는 것에 ‘연금 사회주의’라는 딱지를 붙이면 국민의 이익은 어디에서 보장하겠는가. 공단은 국민 이익의 수호자가 돼야 하는데 연금 사회주의란 비판은 그것을 하지 말라는 것과 다름없다.”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 방향과 수준은 어떻게 전개될까. “연기금과 기관투자가의 주주권 행사의 핵심은 관여 전략이다. 비공개 서한을 보내고, 그래도 행동 변화가 없으면 공개 서한을 보낸다. 조치가 더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이사 선임 반대 등 의결권 행사를 고려한다. 그 다음 단계가 새로운 이사를 추천하는 방식의 경영참여형 주주권 행사다. 다른 나라 연기금은 실제로 사외이사를 추천하기도 한다. 우리도 국민연금의 독립성에 대한 신뢰가 쌓이면 사외이사 풀을 만들어 추천할 수 있을 텐데, 이는 몇 년이 더 걸릴 문제다. 우선 기업이 배당 정책을 바꾼다든가 과도한 인사 경영을 축소한다든가 하는 방식으로 자정 작용을 할 수 있도록, 저강도로 시장과 기업이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로 해야 한다. 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권 행사로 자본시장이 건강하게 변화하면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기업을 손 보겠다는 것이 아니라 투자자로서 투자 이익이 회수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국민연금이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했다고 보는가. “과거 정부와 다르게 문재인 정부에서 국민연금의 의사결정은 완전히 독립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일원으로서 정부의 누구도 국민연금의 의사결정에 관여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 그럼에도 공단이 보건복지부 산하 기관이고, 대통령이 이사장을 임명하고, 기금운용위원장이 복지부 장관이기 때문에 일부에선 문제를 제기한다. 그러나 어느 국가든 공적 연기금은 정부의 궁극적인 책임하에 있다. 업무를 위탁한다고 정부 책임까지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 -향후 투자 방향은. “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올리려면 채권 비중을 줄이고 주식 등 위험 자산 비중을 높이면 되지만 손실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장기 수익 관점을 갖지 않고 이달에 얼마를 벌었느냐에 집중한다. 이래선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투자 전략을 세우기 어렵다. 국내 시장은 투자를 더 늘리기 어려울 정도로 이미 많이 투자했다. 채권 비중을 낮추면서 해외 투자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려고 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한전 1분기 6299억 적자 최악… 전기료 인상 ‘불똥’ 튀나

    한전 1분기 6299억 적자 최악… 전기료 인상 ‘불똥’ 튀나

    올겨울 따뜻해 전기판매량도 줄어 전기요금 체계 개편에 영향 ‘촉각’ 산업부는 “전기료 인상 계획 없다”한국전력이 1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악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실적 악화의 원인이었던 원전 이용률은 올해 1분기에 75.8%까지 올랐지만, 국제연료가격이 올라 민간발전사로부터의 전력구입비가 더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정부는 “전기요금 인상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한전 적자 폭이 커지면서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압박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전은 14일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적자)이 6299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지난 1~3월에 하루당 70억원씩 손실을 본 것이다. 이는 증권가에서 예상한 영업손실 규모(3000억원)의 두 배 수준이며 분기 단위 연결기준으로 결산을 시작한 2011년 이후 최대 규모다. 한전은 2017년 4분기에 영업손실 1294억원을 기록한 뒤 지난해 3분기를 제외하고는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한전에 따르면 1분기 영업손실의 주요 원인은 전기판매수익 감소와 국제연료가격 상승이다. 지난해 겨울철 혹한으로 난방기기 사용이 급증했고 평창동계올림픽 개최가 겹치면서 전기 사용량이 많았지만, 올해는 이런 수요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전기판매량이 1.4% 줄어 전기판매수익이 3000억원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대규모 계획예방정비 종료로 원전이용률은 지난해 1분기 54.9%에서 올해 1분기에는 75.8%로 회복됐다. 일부에서는 한전의 실적 악화가 에너지전환정책에 따른 원전이용률 하락이 원인일 거라고 추측했었다. 한전은 이날 1분기 영업실적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 같은 추측을 일축했다.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 석탄발전의 출력을 제한하는 ‘상한제약’, 노후 석탄발전 4기의 봄철 가동 중단, 지난해 말 김용균씨 사망 사고로 인한 태안화력발전소 가동 중단 등으로 발전자회사의 석탄발전량이 줄면서 연료비는 4000억원(7.7%) 절감됐다. 하지만 석탄발전을 대체하는 발전용 액화천연가스(LNG)의 가격 등 국제연료가격이 오르면서 전력구입비도 7000억원(13.7%) 늘어나 영업손실의 원인을 제공했다. 발전용 LNG 공급단가는 국제유가를 토대로 결정되는데 5개월 정도의 시차가 발생한다. 이에 따라 올해 1분기는 지난해 3분기의 국제유가 시세가 반영됐다. 지난해 3분기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배럴당 74.3달러로, 전년 동기(50.5달러)보다 47.1% 올랐다. 이에 따라 발전용 LNG 가격은 지난해 1분기 t당 76만 7000원에서 올해 1분기 87만원으로 13.4% 상승했다. 이로 인해 전력판매회사 간에 거래되는 전기 가격인 전력시장가격(SMP)도 지난해 1분기 kWh당 94.7원에서 올해 1분기 110.0원으로 16.1% 상승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전의 영업적자가 이어지면서 전기요금 인상이 우려된다. 주영준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실장은 “전기요금 인상은 국민에게 부담이 가는 부분이기 때문에 논의에 신중해야 하며 전기료로 해결하는 방법만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현시점에서 전기요금 인상 관련 검토 사항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현재 정부는 주택용 누진제와 산업용 경부하 요금 개편을 검토 중이며 이르면 상반기 중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업계 임금최저·인력이탈 안전 우려” VS “중전철과 경전철 단순비교 비현실적”

    “업계 임금최저·인력이탈 안전 우려” VS “중전철과 경전철 단순비교 비현실적”

    7월27일 개통 두달여 앞두고 노조 파업 결의김포시·골드라인운영 측 “정상개통 문제없다”“임금이 동종업계 최저이고 인력도 모자라 도시철도 개통에 안전이 우려됩니다.”, “중전철모델과 자동제어식 김포경전철을 단순비교하는 건 비현실적입니다.” 45만 경기 김포시민들의 숙원사업인 김포도시철도 개통을 두달여 앞두고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김포도시철도지부에서 파업을 결의하자 운영사인 김포골드라인운영이 반박하고 나섰다. 김포골드라인운영은 서울교통공사의 자회사다. 14일 김포골드라인 측에 따르면 노조는 사측에 ▲전 부서 동일 수당 지급 ▲운영비 부속사업 수익비 전액 손실 보전 ▲직급별 호봉제 신설 ▲개통준비상황 노·사·정·시의원 공동점검 ▲시설물유지관리시스템 점검 및 개선 ▲시민에게 개통준비상황 투명공개 ▲개통준비 인력이탈 대책 마련 등 7개 항을 요구하며 교섭을 진행하다 지난 1일 파업을 결의했다. 노조는 오는 20일 쟁의대책위원회 회의에서 파업여부 등 세부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골드라인 노조는 임금이 동종업계 최저이며 인력이 부족해 개통시 시민안전까지 위협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골드라인 측은 업계 최저임금이라는 주장은 상당히 침소봉대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최근 사측이 제시한 급여 3% 인상안과 각종 수당을 감안하면 결코 업계 최저가 아니라 중위권 정도”라는 설명이다. 또 구체적인 수치는 직급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사측 제시안에 따르면 대략 500만~800만원 가량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노조 측이 제시한 임금비교는 주로 서울교통공사(서울지하철) 수준으로 크기와 역사 수, 차량갯수(8~10량)에서 차이가 있다. 기관사와 구형신호를 운영하는 대형 공기업 중전철모델의 요구안이다. 2량 1편성 자동제어로 운영되는 김포경전철의 경우와 전혀 다르다는 애기다. 인력 부족 문제도 단순히 ㎞당 인원 수로 비교하면 무리다. 기존 구형 신호운영시스템과 무인자동화로 효율성과 인원을 최소화한 UTO(완전자동무인운행) 시스템을 비교하는 자체가 잘못된 접근이라고 말한다. 골드라인 측은 구체적으로 “9호선과 서울교통공사는 중형 전철로, 김포골드라인운영이 채택한 UTO시스템과는 비교대상이 될 수 없다”며, “우선 UTO시스템상 기관사가 필요 없고 김포도시철도는 경량전철 2량짜리로, 중대형 전철과 비교해 더 효율적인 관리·운영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김포골드라인 노선은 풍무~김포공항역 간 10km다. 역간 간격이 넓어 km당 인력에 비해 역당 인력이 상대적으로 매우 높다는 설명이다. 안전문제도 노조와 운영사 간 큰 시각차를 보였다. 노조 측은 상기 언급한 km당 인원수가 중대형 전철보다 적은 인원으로 다기능을 수행하다 보니 안전에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골드라인 측은 km당 단순 인원수 계산은 허구이며 UTO특성을 무시하는 주장이라고 반박한다. 김포도시철도는 무인 자율주행이다. 공공운수노조가 자동화되지 않은 구형지하철과 철도시스템에 적용될 인원 수와 복지를 새로운 시스템에 기계적·도식적으로 적용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밖에 호봉제·연봉제 논란에서 노조가 우려하는 고용 안정문제는 이미 회사규정에 정년이 만 61세까지로 명기돼 있다. 고용 안정성을 보장했는데 급작스럽게 호봉제를 꺼내는 건 이해하기 힘들다는 의견이다. 회사는 이미 일부 노조요구에 대해 경력수당 신설로 처우를 직급뿐 아니라 수당으로 완화시키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7월 27일 개통을 위해 운영사는 도시철도운송사업 면허를 취득했고 개통에 필요한 인력을 채용해 지난 10일부터 영업 시운전을 시작했다. 한편 노조는 지난 9일 기자회견을 열고 “처음 김포시의 도시철도 운영 및 유지관리 민간위탁 예정가격은 1183억원이었으나 서울교통공사가 무인경전철 실적을 위해 최저가입찰로 170억원 낮은 1013억원에 계약을 체결한 게 경영난을 심화시킨 근본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조는 “철도파업이 최종 목적이 아니라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인원 이탈방지와 인원충원·개통준비 상황 투명공개 등을 재차 촉구했다. 이에 골드라인 경영진은 “임금이 열악한 건 잘알고 있다. 우리 운영진과 교통공사는 물론이고 김포시도 점진적인 처우개선 방향성에는 동의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갑자기 한꺼번에 모든 걸 요구하면 자금·시간상 처리하기가 어렵다. 향후 3년, 5년이 지나면 처우가 동종업계 중상위권으로 올라갈 것이다. 우선 개통과 안전운행에 역점을 두고 관계기관·본사와 협의해 해결해 나가자”고 노조에 당부했다. 한편 정하영 김포시장은 13일 가진 시청브리핑룸 기자회견에서 “도시철도를 안전히 개통하는 게 최우선으로, 노사갈등이 원만히 해소되도록 조정역할을 하겠다”며, “만약 파업하더라도 근무인력의 74%가 유지될 수 있어 정상개통하는 데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글·사진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사설] 버스요금 인상, 경영합리화 전제되어야

    서울과 경기, 부산 등 전국 11개 지역 버스기사의 파업이 내일로 다가왔다. 버스기사들은 주 52시간제 도입에 따른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부족한 인원 충원, 임금손실 보전 등을 요구하고 있다. 아직 파업 찬반 투표를 하지 않은 인천과 대전도 상황은 비슷하다. 전 국민의 발이 묶일 비상사태에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는 그제 대책회의를 갖고 지방자치단체에 요금 인상을 권고하는 한편 광역버스의 준공영제 도입 검토 및 인건비와 기존 근로자 임금보전분 지원 등의 지원책을 내놓았다. 오늘은 국토부가 2차 지자체 부단체장 회의를 열어 지자체의 비상수송 대책을 점검할 예정이다. 지난해 7월 52시간제 도입 직후부터 버스회사의 인력난 등의 문제가 제기돼 왔는데, 지금까지 방치한 정부의 안이한 인식과 대책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버스노조가 주 52시간제 시행과 무관하게 임금 인상을 위해 파업을 결의한 측면이 없다고 보긴 어렵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이는 노조가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주장할 수 있는 일인 만큼 초기부터 대책을 세워야 하는 것은 정부의 일이었다. 정부가 노선버스를 주 52시간제 특례 업종에서 제외하기로 한 것은 지난해 7월이다. 특례 업종에서 제외되는 종업원 수 300명 이상인 버스회사는 버스기사들의 근로시간을 현행 주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여야 한다. 근로시간을 줄인 채 현 상태대로 버스를 운행하려면 1만 5000명의 버스기사를 늘려야 한다. 하지만 충원 인력은 1250명이다. 이런 상황이니 정부와 지자체에 해결을 촉구하며 파업 결의까지 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제시한 요금 인상은 대책이라고 보기 어렵다. 수도권 지역은 4년 단위로 요금을 올려 왔다. 손쉬운 방법을 제시했을 뿐이다. 요금 인상은 방만한 버스업계 경영합리화를 전제로 한 최후의 수단이어야 한다. 버스 준공영제를 실시하는 서울시는 버스회사의 적자를 지난해에도 5000억원이 넘는 세금을 투입해 해소했다. 관리감독은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한다. 지원금 배분을 버스회사들로 구성된 버스운송사업조합에 맡기는 탓이다. 이 때문에 적자 버스회사인데도 고액 연봉자가 나오고, 친인척 일감 몰아주기 등 방만 경영 사례가 끊이지 않는 것이다. 요금을 인상하거나 준공영제를 도입한다면 버스회사에 대한 철저한 회계감사 등 지자체의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경기도가 도입하려는 노선입찰제처럼 버스 면허권을 경쟁입찰을 통해 버스회사에 일정 기간 노선 운영권만 주는 방식으로 바꾸는 등 버스 운송 시스템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 정부 진화에도 꺼지지 않는 ‘리디노미네이션 불씨’

    경제 수장들이 우리나라 원화에 대한 화폐단위 변경(리디노미네이션)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동력을 잃었던 리디노미네이션 논의가 정치권을 중심으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리디노미네이션에 대한 장점과 부작용이 동시에 거론되는 만큼 충분한 사전 논의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의원 등의 주최로 열린 리디노미네이션 정책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임동춘 국회입법조사처 금융공정거래팀장은 “리디노미네이션은 약 10년이 걸리는 장기 프로젝트로 진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임 팀장은 “국민 합의를 전제로 리디노미네이션이 추진될 경우 공론화 및 제도 준비 기간이 4∼5년 걸릴 것”이라며 “한국은행법 개정, 새 화폐 제조, 신구화폐 교환 등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리디노미네이션을 찬성하는 측은 자국 통화의 대외적 위상 제고 및 거래 불편 해소 등을 이유로 원화 1000원을 1원으로 바꾸는 화폐 단위 변경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LG경제연구원 조영무 연구위원은 “이미 카페에서는 5000원짜리 커피를 5.0이라고 표기하는 등 자발적 리디노미네이션이 이뤄지고 있다”며 “최근 우리나라의 낮은 물가상승률 역시 리디노미네이션에 따른 물가 상승 우려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강조했다. 2002년 한국은행 총재 시절 리디노미네이션을 추진했던 박승 전 총재도 “언젠가는 해야 할 일로 시기의 문제”라고 말했다. 리디노미네이션의 역기능으로는 자동화기기 교체와 전산 시스템 수정 등에 따른 비용 부담, 화폐교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재산상 손실 우려 등이 꼽힌다. 서울대 이인호 경제학부 교수는 “화폐 교환 과정에서 일부가 보유 자산을 노출시키지 않기 위해 현금을 달러화나 부동산으로 바꿔 경제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은 총재는 “리디노미네이션을 추진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맨처음 파업 철회한 대구 노사…다른 13곳은 ‘버스 파국’ 기로

    맨처음 파업 철회한 대구 노사…다른 13곳은 ‘버스 파국’ 기로

    경기 버스요금 200원 인상안 검토 서울 “올리려면 경기만” 인상 반대전국 각지에서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버스노조가 파업을 놓고 막판협상을 벌이고 있으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교통 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 버스 파업 사태의 핵심인 경기 지역 버스 노사 협상은 진전이 없다. 노조 측인 한국노총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경기지역자동차노동조합과 사측인 경기도버스운송사업조합은 13일 만나 1차 조정회의를 열고 주 52시간제에 따른 임금협상 협의를 진행했으나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노조 측은 14일 2차 조정회의에서도 접점을 찾지 못한다면 15일부터 예정된 파업 수순에 돌입할 계획이다. 2차 조정회의는 14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열린다. 현재 파업 돌입을 예고한 도내 버스 회사는 15곳, 버스는 모두 589대다. 경기 지역 버스는 오는 7월 1일부터 주 52시간제가 도입되면 기존 격일제(1일 17~18시간) 근무에서 1일 2교대제(1일 9시간)로 근무 여건이 바뀐다. 1일 2교대제가 되면 사실상 준공영제가 시행되는 것인 만큼 임금 보존을 요구하는 것이 노조 측 입장이지만 사측은 임금 손실에 대한 부담이 크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준공영제로 운영되는 서울 지역 노선버스 사업장과는 달리 경기도 사업장은 재정 여건이 열악한 데다 노동시간 단축을 위해 충원할 인력 규모도 크다. 경기도와 정부는 버스 요금을 200원 올려 2500억원을 마련하고 정부가 고용기금 등을 지원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준공영제를 실시하지 않은 300인 이상 버스업체 31곳 중 22곳이 경기도에 있다. 반면 서울시는 정부가 해결책으로 제시한 요금 인상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서울시는 수도권환승할인으로 묶인 경기도가 단독으로 요금을 올리기는 어렵다며 서울시에 동반 인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서울시 측은 “경기도의 인상분은 사후정산으로 얼마든지 돌려줄 수 있다”며 “경기도 입장만을 고려한 동반 인상은 명분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서울시 버스노조 역시 요금 인상이 아닌 국고 보조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서울시 버스노조는 주 52시간제 도입에 따른 근무시간 단축을 비롯해 5.9% 임금 인상, 정년 연장, 학자금 등 복지기금 연장을 요구한다. 사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14일 오후 3시 서울지방노동위원회 2차 조정 회의에서 막판 협상을 하고 15일 0시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오전 4시 첫차부터 운행을 중단할 방침이다. 이번 파업에 참여하는 버스 회사는 서울 시내버스 전체 65개사 중 61개사다. 버스 대수는 약 7400대에 이른다. 다만 이날 대구 버스노조가 전국 광역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사용자 측과 합의해 파업을 철회했다. 대구시버스운송사업조합(22개 회사)과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대구시버스노동조합(교섭대표 노조) 및 성보교통 노동조합은 대구시 중재 아래 단체협약에 합의했다. 부산과 울산은 파업이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부산 버스 노사가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을 두고 2차례 만났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의정부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서울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LG화학 vs SK이노 ‘영업 비밀 소송전’ 이면엔 獨 폭스바겐 배터리 수주 경쟁

    LG “기술 빼간 이후 VW 공급업체 선정” SK “수주 후 조지아 공장 건설 전략 통해”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소송전’이 독일 폭스바겐의 전기차 배터리 수주 경쟁에서 비롯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2차전지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SK이노베이션의 미국 전지사업 법인 ‘SK 배터리 아메리카’가 있는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12일 델라웨어 법원이 최근 공개한 소송장에 따르면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의 영업비밀 침해로 폭스바겐 미국 전기차 사업 수주전에서 고객을 잃었고, 이에 따른 손실은 10억 달러(약 1조원)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1월 폭스바겐의 제품과 기술을 다루는 인력을 빼간 이후 폭스바겐의 전략적 배터리 공급 업체로 선정됐다”면서 “기술 탈취가 없었다면 수주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은 “소장의 내용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폭스바겐 배터리 물량 수주 시 자동차 생산 공장과 가까운 지역(미국 조지아)에 공장을 짓겠다는 고객사 맞춤식 ‘선 수주 후 투자’ 전략이 통한 결과”라면서 “LG화학 내 폭스바겐 제품 인력이 누군지 알 수 없을뿐더러 접촉한 사실도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LG화학이 수주 경쟁에서 밀리니까 몽니를 부리는 것에 불과하다”면서 “전 세계 배터리 점유율 최상위권인 중국이나 일본 업체는 왜 떨어졌겠느냐”며 기술 탈취를 통해 수주에 성공한 것이 아님을 재차 강조했다. 과잉 투자 논란과 관련해서는 “현재 전기차 배터리의 발전 속도와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므로 과잉 투자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폭스바겐은 2025년까지 1500만대의 전기차를 양산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공급 배터리 규모는 400억~500억 달러(약 47조~58조원)에 달한다. 결국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소송전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 선점 경쟁이 낳은 자국 기업 간 ‘내전’인 셈이다. 델라웨어 법원에 제기된 소송은 결론이 내려지기까지 2~3년 걸릴 것으로 전해졌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나이 들수록 화 다스려야…분노, 몸속 염증 키운다 (연구)

    나이 들수록 화 다스려야…분노, 몸속 염증 키운다 (연구)

    대략 80세가 넘어서까지 화를 내면 몸속 염증을 키워 건강이 급격히 나빠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몬트리올 컨커디어대학 연구진이 59~93세 주민 226명을 대상으로 분노와 슬픔이라는 부정적 감정이 체내 면역 반응인 염증에 어떻게 관여하는지를 연구해 이런 결론에 이르렀다고 국제학술지 ‘심리학과 노화’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모든 참가자 중 59~79세 주민을 초기고령자, 나머지 80세 이상 주민을 후기고령자로 분류하고, 이들에게 한 주 동안 얼마나 화나고 슬펐는지와 노화 관련 만성 질환이 있는지 등을 묻는 설문에 답하게 했다. 또한 이들 참가자로부터 채취한 혈액 표본을 검사해 혈중 염증 수치를 측정했다. 그 결과, 후기고령자 그룹에서는 초기고령자 그룹과 달리 분노가 염증이나 만성 질환과 깊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슬픔은 예상과 달리 염증이나 만성 질환과 전혀 관계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연구를 이끈 메건 발로 교수는 “대부분 사람은 나이가 들면 신체적 노화로 한때 자신이 할 수 있었던 신체 활동을 할 수 없거나 배우자의 갑작스러운 죽음 등을 경험하면서 화가 나거나 슬퍼할 수 있다”면서 “그런데 후기고령자의 경우 슬픔은 더는 이룰 목표가 없다는 인식에서 벗어나게 도와 노화 관련 신체 및 인지적 감퇴 같은 도전에 적응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또 “반면 분노는 사람들에게 삶의 목표를 추구하게 동기를 부여하는 활기찬 감정이다. 초기고령자의 경우 분노는 삶의 도전과 새로운 노화 관련 손실을 극복하는 일종의 연료가 돼 이들이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일단 80세에 들어서면 분노는 문제가 된다. 왜냐하면 이때가 바로 많은 사람이 신체적 손실을 돌이킬 수 없고 삶의 즐거움 중 일부를 느낄 수 없다는 것을 경험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후기고령자의 경우 교육과 치료로 감정을 조절하거나 노화로 인한 불가피한 변화를 관리하는 더 나은 대처 전략을 제시함으로써 이들의 분노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끝으로 발로 교수는 “우리가 어떤 부정적 감정이 고령자에게 해롭지 않고 심지어 이로운지 더 잘 이해한다면 이들에게 건강한 방식으로 신체적 노화와 배우자의 상실 등에 대처하는 법을 알려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는 이들의 분노를 다스리는 데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사진=123rf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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