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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월의 전쟁과 평화/이재근 논설위원(서울칼럼)

    미국은 아직까지 15년전의 월남전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교전 당사자간의 정치적 협상에 의한 종전이며 미국으로서는 그에 따른 전략적 철군인 것이다. 건국이래 나라밖의 어떤 전장에서건 결코 패배해 본적이 없다고 자랑하는 미국이지만 그들에게 월남전은 두번다시 기억하고 싶지 않은 수치스러운 전쟁일 수 밖에 없다. 그러한 미국에 있어 40년전 6ㆍ25 한국전쟁은 어떤 것인가. 「한국전쟁을 가리켜 『이상한 시기에 이상한 장소에서 이상하게 일어난 전쟁』이라고 지적한 이가 있었다. 그럴듯한 표현같지만 기실 그것은 말장난에 지나지 않는다. 전쟁자체가 정상이 아닌 비상이며 이상인 까닭이다. 오늘의 미국을 대표하는 부시대통령의 6ㆍ25관은 이러하다. 『한국전은 공산주의의 조류를 최초로 되돌린 전쟁이었으나 역사에 의해 종종 무시되어 「잊혀진 승리」로 불려진다』「잊고 싶은 전쟁」(월남전)과 「잊혀진 승리」(한국전)란 표현은 그들이 밖에서 치른 전쟁이란 한 「대상」의 앞뒤면을 설명해준다고 해도 좋다. 해방후 한반도 북쪽에서 김일성이 손쉽게 한 정권을 창출할 수 있었던 이유를 현대사가들은 다음 4가지로 꼽는다. 즉 첫째 뛰어난 공산주의자들은 모두 서울에 모여있었다. 둘째 다른 당파들은 서울이나 평양에서 모두 분열,쟁투하고 있었다. 셋째 그가 북의 군과 정보를 장악했다. 넷째 소련 진주군이 그를 한가닥으로 밀었다는 점 등이다. 그 정도의 호재를 갖는 여건위에 남한에서 미군마저 철수하자 그 힘의 공백을 틈타 김일성은 남침을 감행할 수 있었다. 사실이 그러한 터에 지금에 와서 6ㆍ25가 「민족해방전쟁」이며 「북침에 의한 것」이거나 「남침을 유도하기 위한 도발전」이라는 검증될 수 없는 가설이 한때나마 유행처럼 언설됐던 것은 객관적으로도 결코 수용될 수 없다는 것이다. 북한 「인민군」에 의해 서울이 함락된 것은 6ㆍ25 사흘후인 6월28일 이었다. 그래 세상에 어느 멍청한 정권이 자기네 수도가 사흘만에 거꾸로 적의 수중에 떨어질 정도의 모험을 안고 「침략전쟁」을 일으킨단 말인가. 대개 무기를 갖고는 평화를 얘기하기 못한다. 인간의 정신과 의지만이 평화를 만들 수 있다. 그 평화는 헌장이나 협정만으로는 뿌리를 내릴 수 없다. 사람과 사람들의 마음속에 정착해야 한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전쟁에 대한 증오에 앞서 평화에의 간절한 소망과 기대 속에서 만나고 다짐해야 한다. 이 화사한 성장의 계절에 왜 6ㆍ25를 얘기하는 가는 묻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지금 전쟁을 다시 하지 않기 위해 전쟁에 대비해야 하는 모순의 논리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가와 민족의 분단상태가 해소되지 않고는 해마다 6월에 우리들은 전쟁과 평화를 얘기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에 대비하라는 경구가 있다. 상대가 문제해결 수단으로 무력을 택한다면 군축이나 협상에 의한 평화유지는 어렵다. 그렇다면 전쟁수행 능력을 기르지 않을 수 없다. 옛말에 일렀다. 나라가 비록 크나 싸움을 좋아하면 반드시 망하고 천하가 비록 편안하나 싸움하는 방법을 잊으면 반드시 위험하다(국수대 호전필망 천하수안 망전필위). 평화를 얘기하고 전쟁을 논할즈음 「좋은 전쟁」이니 「나쁜평화」니 하는 말은 의미가 없다. 전쟁은 전쟁이고 평화는 평화일 뿐이다. 평화와 전쟁,전쟁과 평화는 흔히 대립개념으로 보기 쉽다. 그러나 평화에 대한 평균적인 이미지를 살펴보면 그둘은 반드시 대립개념은 아니다. 교전 당사자간의 투쟁을 전쟁이라 할 때 전쟁의 개념은 명백해지지만 평화의 개념은 그렇지 못하다. 평화란 전쟁과 관련되면서도 매우 추상적인 데가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중세유럽에서의 평화개념이 오히려 오늘의 그것보다 더 명료하다. 즉 『일반적으로 어느 지역이 평화롭다는 것은 그 지역민중이 공유하는 환경의 이용가치가 외부의 폭력적 간섭으로 손상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중세적 개념의 평화란 단순히 영주간에 전쟁이 행해지고 있지 않은 상태가 아니라 민중이 자신의 문화를 유지해 가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물질적ㆍ정신적 기반 즉 「생존의 보호」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직접적인 전쟁의 상흔이외에 6ㆍ25가 우리에게 남긴 더큰 상처는 분단의 굴레를 우리민족 가슴속에 깊이 내면화 시킨데서 더나아가 전쟁과 평화,평화와 전쟁에 대한 위기적 인식을 생활화 시켰다는 점이다. 그나마의 「생존의 보호」가 언젠가 송두리째 파괴될지도 모른다는 전쟁신드롬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는다. 판문점ㆍ휴전선ㆍ국립묘지와 저 소모적인 콘크리트 장벽 논쟁ㆍ땅굴 등 6ㆍ25의 전쟁적 실체들을 보면서 우리들은 지금 이 평화적 생존의 보호에 대해서는 언제나 초조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요즘 모두들 이제 한반도에서 전쟁의 그림자가 사라져가고 있다고들 얘기한다. 6ㆍ25때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1950년 6ㆍ25당시 소련에 있어 한국은 미국의 대소전방 기지였다. 원래 북한정권의 수립을 직접 주관했고 한국전쟁에서도 북한을 지원했던 그 소련의 대통령이 한국의 대통령을 만난 것은 소련이 더이상 한국을 미국의 대소전초기지로 보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해 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럴수도 있다. 그런데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쪽에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자연의 산세는 골이 깊어 수림이 무성하다지만 인간사에선 상처가 크면 치유도 오래갈수밖에 없다. 6ㆍ25가 아직도 그 자체로서 역사적 인식이나 평가 또는 전쟁사적 해석에 있어 미진한 채로 남아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리하여 6ㆍ25의 피맺힌 상처는 우리가 그것을 한과 증오의 대상으로서 보다 민족과 역사의 교훈으로 살려야만 치유될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우리들은 그래서 6월엔 아무래도 전쟁과 평화를 얘기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 서울∼모스크바「수교의문」가을엔열릴듯/양국의 외교스케줄을 짚어보면…

    ◎7월 첫 외무회담서 시기 구체논의 /“빠를수록 북한개방 촉진”연내 대사관 교환 추진/소선 경협과 연계… 「대표부설치」카드 내밀지도 노태우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이 역사적인 샌프란시스코 한소정상회담에서 「양국간 조속한 국교정상화」에 합의함으로써 수교에 관한한 이제는 양국 실무자사이의 구체적인 교섭과정만 남게 되었다. 양국정상간의 국교수립합의 못지않게 앞으로 진행될 양국간 수교협상대표단간의 교섭도 상당히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대사급 외교관계수립의 구체적인 시기 뿐만 아니라 경제협력,문화 예술 체육 등 제반분야의 인적 물적교류를 활성화하는데 있어 양국 실무진간의 교섭이 결정적인 「가늠자」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이같은 사실을 충분히 인식한 정부는 지난 5일(현지시간) 한소정상회담이 끝난 직후 노대통령주재로 임시대책회의를 열고 7월중에 최호중외무부장관을 단장으로한 수교협상대표단을 모스크바에 보내기로 잠정 결정했다. 수교협상대표단은 또 양국간의 포괄적인 현안을 해결한다는차원에서 청와대 외무부 경제기획원 상공부 문화부 과학기술처 등의 고위실무자들로 구성한다는 내부방침도 세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는 이에 따라 노대통령 귀국 즉시 임시국무회의를 소집,한소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따른 정부차원의 후속조치와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수교협상대표단의 방소등에 관해 공식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현재까지의 양국간 분위기로 볼때 수교협상대표단은 방소기간중에 셰바르드나제 소외무장관을 단장으로한 소련정부대표단과 구체적인 수교시기등에 관해 협상을 가질 것으로 관측된다. 결국 7월중 모스크바에서 사상 처음으로 한소 외무장관회담이 열릴 것으로 확실시 된다. 수교대표단 방소시기에 관해서는 제28차 소련공산당대회가 7월 2일부터 열리는 관계로 이 대회가 끝난 직후인 7월중순경이 바람직하다는게 외교관측통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수교대표단은 소련대표단과의 협상에서 수교일정을 비롯,양국간 실질경제협력증진방안,북한을 개방사회로 유도하기 위한 다각적인 대응책 마련,기타 인적ㆍ물적교류 활성화방안 등을 폭넓게 협의할 것으로 짐작된다. 양국대표단은 수교일정을 논의하면서 「유엔총회가 개최되는 9월이전까지 양국간 국교수립을 공식 서명,발표하자」는 우리측 입장과 「양국정상회담에서 이미 국교수립에 대한 합의를 봤으므로 여러가지 사정을 고려,천천히 해결하자」는 소련측 입장간의 절충이 시도될 것으로 예측된다. 우리측은 한소수교를 빠른 시일내에 달성할 경우 이는 북한개방에도 촉진제역할을 할 수 있다는 판단아래 가능하면 이번 한소협상에서 수교의정서에 대한 가서명까지 확보할 심산이다. 우리측은 또 이번에 소측이 여러가지 현실적 이유를 들어 가서명에 난색을 표시한다면 셰바르드나제 외무장관을 단장으로 한 소련대표단을 방한초청,2차협상을 개최한다는 복안도 갖고 있다. 그러나 소련측은 한소수교에 응하는 대신 우리측으로부터 차관제공등 막대한 경제적 실익을 추구하려는 자세를 견지하고 있는 만큼 「수교」와 「경협」에 대한 양측간의 입장이 어느 선에서 접점을 찾는 가에 따라 수교의 구체적 일정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측은 또 노대통령의 방소와 고르바초프대통령의 서울방문에 대해서도 경협문제를 연계,나름대로 저울질을 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그렇더라도 양국간 수교는 9월이전에 마침표를 찍을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또 양국정상간의 상호교환방문도 어렵지 않게 합의되리라는 분석이다. 양국간 수교문제는 이미 대내외적으로 공식화된데다 소측이 초강대국의 이미지를 손상시키면서까지 엄청난 돈을 빌리려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경협정도에 따라 현재의 영사처에서 곧바로 대사급 외교관계로 격상되지 않고 조속한 시일내에 수교를 맺는다는 전제조건아래 상주대표부설치라는 중간단계를 설정하는 문제도 조심스럽게 예상되고 있다. 전후맥락을 살펴볼때 양국관계는 9월이전 수교의정서 서명→연내 서울과 모스크바에 상주대사관설치 및 노대통령의 모스크바방문→고르바초프 소대통령의 내년 5월경 서울방문→레닌그라드,블라디보스토크,타슈켄트(한인교포가 가장 많은 지역)등지에 총영사관 설치→소련의 부산총영사관설치 등의 수순을 밟아가면서 실질협력을 증진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양국대표단은 아울러 경협문제를 언급하면서 투자보장협정,이중과세방지협정,과실송금협정 등의 체결에 관한 인식일치를 바탕으로 수교와 함께 이들 협정의 발효를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오는 7월 모스크바에서의 한소 첫 외무장관회담은 양국현안에 대한 폭넓은 논의를 거쳐 「국교수립합의」라는 양국정상회담 결과를 상당한 수준에서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되며 양국간 실질협력증진을 위해 상공부 및 과학기술처 등 관계장관회담도 연쇄적으로 뒤따를 전망이다.
  • 한ㆍ소경협 새 과제(사설)

    한소 두 정상이 수교원칙에 합의함으로써 두 나라간 경제협력은 가시적 단계를 넘어서 실질적 단계로 접어 들었다. 한소 두 나라의 경제정책 당국은 정식수교에 맞춰 경제교류 확대를 위한 여러가지 협정체결을 비롯한 구체적인 정부간 협력문제를 매듭지을 수 있도록 사전협의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한소간 경협의 새로운 전기를 맞아 우리는 경협의 방향과 과제를 다시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양국간 협력은 우리측에서 볼때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의 실현을 위한 것이고 소련측에서 보면 통상확대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우리의 대소경협은 단순한 경제교류가 아니고 분단국으로서의 특수성과 국제정치학적 특수성,그리고 경제적 분업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고려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것들이 바로 대소협력의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먼저 한소간의 경제교류확대가 북한을 고립시키지 않고 오히려 남북한간의 경협을 촉발시키는 결정적인 매개체가 되어야 할 것이다. 정책당국은 대소 경협정책 수립과 추진에 있어 이 점을염두에 두기를 바란다. 우리의 민간기업 역시 대소투자에 북한을 참여시키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했으면 한다. 다음으로 우리 정부와 민간기업 모두가 대소 협력관계에서 서방과의 관계를 깊이 고려하지 않으면 안된다. 미국은 우리와 가장 협력관계가 두터운 나라이다. 대소 러시가 한미간의 우호적인 협력관계에 손상을 시켜서는 안된다. 그보다 한미 양국업체가 특정프로젝트 분야에서 합작으로 소련에 진출하는 진취적인 3국간 협력방안이 모색되어지는 게 바람직하다. 이러한 대전제아래서 내실있는 대소진출이 가능토록 정부와 민간업계가 종합적인 시스템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경협에는 뜨거운 감정이 개입되는 정치논리와는 달리 냉정한 시장원리가 철저히 적용되어지지 않으면 안된다. 이 점에서 정책당국은 논의되고 있는 대소 차관공여를 비롯하여 우리 기업의 진출문제에 있어 철저한 시장경제원칙을 적용하기를 촉구한다. 정부는 민간기업이 대소진출에 장애요인인 투자보장협정과 이중과세방지협정및 무역협정등을 비롯하여 거래대금결제를 위한루블화의 태환성등 정부간 베이스협력문제 해결에 집중적인 노력이 있어야 한다. 정부는 거시적 정책문제에 국한하여 문제를 처리하고 개별 프로젝트별 협력은 전적으로 민간기업의 책임아래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는 게 우리의 기본생각이다. 우리의 민간기업들은 자본주의의 장점인 시장경제원리 또는 상업주의에 입각하여 무역거래와 대소투자,그리고 기술협력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월남특수와 중동붐에 이은 제3의 특수라 해서 교역상의 위험부담 검토와 투자상의 타당성 조사없이 먼저 진출하고 보자는 과잉편승사태는 스스로를 위해서도 자제되어야 한다. 소련진출에 따른 위험부담은 여기서 재론할 여지가 없을 만큼 그동안 누차 지적되어 왔다. 그러므로 기업들이 사업별로 위험부담을 보다 철저히 가려내는 것은 대소진출의 주요한 과제이다. 특히 경제성이 의문시되는 대소 프로젝트를 놓고 우리 업체끼리 과당경쟁을 벌이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 천안문사건 1주년 계기로 본 오늘의 위상(뉴스 추적)

    ◎외교고립속 경제난… 내우외환의 중국/서방국가들,차관동결ㆍ기술이전 중단/1천6백만 기업 도산… 실업자 1천만/공업생산 연증가율 21%서 8%로… GNPㆍ수출도 줄어 민주화 요구의 함성을 총칼로 잠재우고 드넓은 광장 곳곳을 붉은 피로 물들게 했던 「6ㆍ4천안문사건」. 중국당국은 1년전 세계를 경악케 만든 미증유의 이 대사건이 국내외에 준 충격과 상처를 될 수 있는 한 작게 줄이려는 노력과 함께 무력진압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등 갖가지 처방을 다하고 있으나 사건이 남긴 깊은 흉터는 좀처럼 없어질 것 같지 않다. 중국은 6ㆍ4사건으로 말미암아 외교적 고립과 개방ㆍ개혁의 후퇴를 겪어야 했고 서방세계는 민주화 요구시위를 무차별 진압한 폭거에 항의,대중국 경제제재의 고삐를 좀처럼 풀려하지 않고 있다. 이 사건은 또 중국권력구조의 강성화와 사회주의 재무장의 계기가 됐으나 권력투쟁과 새로운 사회불안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한중교류에도 적잖은 마이너스 영향을 주었다. 이밖에도 비록 중국안에서는 민주화의 싹을 무참히 밟아버린 사건이었지만 동구 소련 등 다른 사회주의 국가의 민주개혁에는 촉매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6ㆍ4사건이 지난 1년동안 중국 안팎의 정세에 미친 충격파와 이에 따른 변화 및 전망 등을 부문별로 살펴본다. ▷국제정세와 6ㆍ4◁ 중국은 천안문사건이란 큰 희생을 동구변혁의 밑거름으로 제공했다. 사회주의국가들 가운데서는 지난 78년부터 가장 먼저 개방ㆍ개혁을 추진했지만 시위군중을 무력진압한 유혈사태 이후 사회주의 세계에서 가장 보수적인 위치에 놓이게 된 것이다. 동구각국 지도자들은 6ㆍ4사건으로 중국의 이미지가 크게 악화됐을뿐 아니라 외교적으로 따돌림을 받고 경제가 파탄국면에 놓이는등 최악의 결과가 파생됐음을 깊이 인식,자국내의 민주개혁요구를 폭넓게 받아들이는 자세를 취하게 된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특히 중국당국의 무력진압에 찬성의 뜻을 나타냈고 지난 연말 교석당중앙기율검사위 서기 일행을 맞아 강경사회주의 노선을 고수하는 다짐을 했던 루마니아의 차우셰스쿠가 국민의 손에 처형당한 사실은 많은 사회주의 국가들에게 공산당 일당독재포기의 계기로 작용했을 것 같다. 6ㆍ4사건은 무력으로 민의를 짓밟는데 대한 대가가 엄청난 국익손실이란 점을 세계에 알렸으며 전반적인 민주화추세를 가속화한 것으로 지적된다. 이는 또 사회주의국가들이 더이상 마르크스주의만으로는 정권을 유지할 수 없다는 역사적 교훈을 준 것이기도 하다. 한편 중국지도층은 지난 2월 소련의 공산당 일당독재포기선언 이후 외교적 고립감이 가중되자 동병상련의 입장인 북한과의 유대를 더욱 강화하고 적극적으로 제3세계국가 순방에 나서는 등 국제사회에서의 위상정립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특히 북한을 크게 의식하는 북경당국의 태도는 한국의 대중국진출에 큰 장애가 되고 있는게 사실이다. 그러나 미국등 서방국가들이 중국과 크게 거리를 두고 있는 한 중국의 순방외교도 실효를 거두기 힘들며 대만의 탄성외교가 오히려 빛을 보고있는 실정이다. 대만은 6ㆍ4사건 때문에 중국의 대외적 이미지가 손상되자 경제력을 바탕으로 중국과 외교관계에 있는 국가들과도 수교를 추진,적잖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 ▷대중국경제제재◁ 6ㆍ4사건으로 중국이 받는 가장 큰 고통은 서방세계의 경제제재조치이다. 중국은 세계은행(IBRD)및 서방국가들이 종전에 제공했던 각종 공공차관을 동결하고 기술이전을 중지하는 등 갖가지 경제제재를 가함에 따라 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다. 게다가 조자양(전당총서기)등 개혁파가 실각함에 따라 중앙통제식 경제운용이 강화된 터여서 주름살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의 경제성장률은 88년 11.2%의 절반이하 수준인 3.9%에 머물렀고 1인당 국민소득은 인민폐의 평가절하와 인구증가 등의 요인이 겹쳐 오히려 40달러 줄어든 3백달러선에 그쳤다. 긴축시책으로 무려 1천6백만개의 개인기업이 도산했고 국영기업도 2만개나 조업을 중단했다. 전국적으로 1천만명이 넘는 완전실업자들이 북경 상해 광주 심수 등지로 몰려 다니며 일자리를 구하는 맹류현상이 두드러져 큰 사회문제가 되고 있기도 하다. 공업생산증가율은 21%에서 8%선으로 급격히 둔화됐다. 중국이 현 시점에서 가장 우려하는 것은 미국이 그들에 대한최혜국대우(MFNㆍMost Favoured­Nation Status)를 어떻게 운용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MFN은 한마디로 어떤 특정국가에 대해 제3국보다 불리한 대우를 하지 않는 것이지만 보통 제3국보다 훨씬 유리한 조건이 제시된다. 종전에 미국은 중국과의 관계개선을 위해 MFN을 적용해 왔지만 이를 폐지할 경우 미에 수출되는 중국상품의 관세는 하루 아침에 10∼20%에서 60∼1백10%로 껑충 뛰게 된다. 그 결과 연간 1백20억달러의 대미수출은 30억∼50억달러로 줄어들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지난해 60억 달러,올해 90억달러에 이를 중국의 대미무역수지 흑자를 감안하면 MFN의 폐기는 중국경제의 숨통을 죄는 것과 같다. 지난달 24일 부시 미대통령은 오는 3일 만료되는 중국에 대한 이같은 최혜국대우를 1년 연장한다고 밝혔다. 비록 중국의 인권탄압이 심하지만 장기적 안목에서 상호교류를 안 할 수 없는 데다 홍콩ㆍ한국ㆍ일본 등 주변 국가들도 피해를 본다는 이유에서 였다. 특히 홍콩은 중국의 대미수출 물량가운데 70%를 중개하기 때문에 가장 큰 선의의 피해자가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밖의 주변국들도 중국경제의 구매력이 낮아짐에 따라 타격을 입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의회는 중국의 민주화 및 인권문제가 개선된다는 보장이 없는 한 부시대통령의 결정을 번복시키거나 1년의 적용기간을 6개월 혹은 9개월로 줄이는 등 조건부의 대우조치를 취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중국의 미소작전과 향후전망◁ 6ㆍ4사건 1주년을 맞이하면서 북경당국은 대내외에 유화적인 제스처를 많이 쓰는 것 같다. 지난달 1일엔 북경과 티베트라사에 대한 계엄령을 해제한데이어 10일에는 비록 주동자를 제외시키긴 했지만 천안문시위관련자 2백11명을 전격 석방했다. 또 얼마전 중국의 실질적인 최고실권자 등소평은 서독전총리 슈미트에게 『지난해 사건발생의 책임을 학생들에게만 돌릴 수 없다. 중국의 지도층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강택민총서기도 미ABC­TV 앵커 바버라 월터스와의 회견에서 똑같은 말을 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지난달 23일 과거에는 반혁명 폭란으로 규정했던 천안문시위를 「정치 풍파」로 표현하고 그동안 탄압대상이 됐던 지식인들의 사회활동참여를 촉구했다. 6ㆍ4사건은 자산계급 자유화를 추종하는 반혁명 분자들이 사회주의 중국을 전복시키려 했기 때문에 충성스런 인민해방군이 이에 맞서 싸워 당과 조국을 구한 것이라던 종전의 태도와는 전혀 다른 것이다. 북경당국의 이러한 미소작전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지속될 것같다. 인권탄압을 비난해온 서방국가들을 무마시켜 경제제재가 완전히 풀리도록 해야하기 때문이다. 미국과의 최혜국대우 문제 외에도 중국은 세계은행 차관을 계속 얻어야 하며 일본으로부터 50억달러의 장기저리차관을 들여와야만 90년이후 5개년개발 계획을 제대로 추진할 수 있다. 세계은행은 29일 이사회에서 대중국제재문제를 논의했으나 겨우 3억달러의 조림용 차관공여를 허용했을뿐 나머지 차관은 계속 동결시키기로 했다. 차관외에도 과학기술도입ㆍ군사협력 등 중국이 서방세계의 신세를 져야 할 사항은 한 두가지가 아니다. 그러나 중국의 미소작전은 치열한 권력투쟁의 잠재성을 가진것 같다. 지난달 27일 주해경제특구를 시찰한 중공당정치국상임위원 이서환은 『6ㆍ4사건책임이 지도층에게도 있다는 등소평과 강택민동지의 말이 전적으로 옳다. 시위학생들에게 책임을 뒤집어 씌우는 이붕총리의 태도는 틀린 것이다』라고 공언,현지도층의 내분을 가시화시켰다. 한편 이붕과 함께 강경보수파로 알려진 양상곤국가주석은 『천안문 시위무력진압은 중국사회주의를 구하기 위해 취해진 정당한 행위』라고 남미순방길에서 밝혔다. 결국 겉으로 드러난 대로라면 등소평ㆍ강택민ㆍ이서환등 비교적 개방지향의 인사들이 같은 편이고 이붕ㆍ양상곤과 이들 보수세력의 대부격인 진운 당중앙위고문이 등을 돌리고 있는 셈이다. 등은 오랜 라이벌인 진이 지난 4월말쯤 자신에게 천안문사건 최종 책임의 화살을 겨누자 이를 피하는 것은 물론 서방세계의 제재도 종식시키고 대내적으로도 불만이 큰 지식계층을 무마하는 등 다목적의 전략을 택한 것 같다. 그러나 『고위층에도 책임이 있다』는 말은 결과적으로 강경보수파를 지목하는 것이어서 앞으로 중국의 권력투쟁은 가열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른 것 같다. 한편 모두 80대 중반을 넘어선 등이나 진이 사망할 경우 앞으로 중국의 정국은 예측하기 힘든 변화의 길을 걸을 것이며 만약 지난해 천안문시위에 동조했다가 실각,현재 심장병을 앓고 있는 조자양이 죽게 되는 날이면 제2의 6ㆍ4사건이 일어나지 않으리란 보장도 없을 것 같다. 민주개혁을 주장했던 조에게 지식인ㆍ학생 등 중국인들이 거는 기대가 매우 큰데다 지난해 천안문시위도 조와 같은 노선을 취했던 호요방(전당총서기)의 사망을 계기로 점화됐던 것이다.
  • 허위고발 허위투서 허위진정/“독버섯”무고 번진다

    ◎사정활동 강화되자 「공무원 음해」급증/2백여건중 71%가 “무혐의”/대검집계 「특명사정반」이 설치되는 등 공직자에 대한 사정활동이 강화되면서 공직자를 상대로 한 무고성 고소 고발 및 진정 투서 등이 부쩍 늘고있다. 고위공직자들 일수록 고소 고발은 물론 진정이나 투서만 받아도 명예에 치명적 손상을 입을 뿐만아니라 사건이 종결될 때까지는 해외출장 등 공무수행에 큰 지장을 겪고 있는 실정이라 이를 막을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특히 고소 고발사건은 접수 즉시 피고소인이나 피고발인이 자동적으로 형사입건되고 이를 완전히 처리하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그만큼 피해도 크다. 31일 대검에 따르면 대검이 올 1ㆍ4분기에 처리한 공무원상대 고소 고발사건은 모두 2백건으로 이 가운데 82.5%인 1백65건이 수사결과 혐의가 전혀 없거나 약해 불기소 또는 기소유예처분으로 종결됐다. 특히 무혐의로 누명을 완전히 벗은 공무원만도 1백42명이나 됐다. 같은 기간동안 일반형사사건의 무혐의처리 비율이 31.5%인데 비하면 이는 2배이상 높은 것이어서 고소 고발내용이 대부분 「무고」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공무원범죄전담부서인 대검 감찰부 감찰2과(과장 김윤호부장검사)가 5월말까지 접수한 진정 및 투서사건 1백5건도 90%이상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돼 내사종결됐다. 투서사건 가운데는 김모청장이 마치 인사비리를 저지른 것처럼 헐뜯는 내용이 있어 한때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으나 내용이 사실과 다른데다 진정인 또한 익명이어서 무혐의로 일단락 됐다. 검찰관계자들은 『민원인들이 「문서처리가 늦다」는 등의 이유로 해당공무원뿐만아니라 심지어 과장ㆍ국장ㆍ시장 등 상급자까지 함께 직무유기 등 혐의로 고발해 오는 사례가 잦다』면서 『실제로 조사를 해보면 사건이 안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결국 공무원들의 사기만 저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정부의 사정활동이 강화되자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공직자들에 대해서는 꼬투리만 있으면 잡아넣는 것으로 오해,근거도 없는 무고성 고발이나 투서를 일삼고 있다』고 밝히고 『검찰은 공직자의 비리에 대해서는 단호히 엄단할 것이나 아울러 억울한 피해자가 없도록 구체적인 증거에따라 공정한 수사를 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소 급진개혁파 목소리 더 커질듯/옐친 러시아공 대통령당선의 여파

    ◎고르비체제 도전… 보수파와 마찰 불가피/“주권확대” 강력요구땐 「연방」재편 가속화 급진개혁파의 대표격인 보리스 옐친이 러시아공화국 최고회의의장에 선출됨으로써 집권 5년째를 맞은 고르바초프체제는 「개혁세력으로부터의 도전」이라는 어려운 상황을 맞게 되었다. 옐친은 지금까지 일관되게 현고르바초프정권의 개혁의지가 미흡하다며 더 과감한 개혁을 요구해 왔다. 그런 그가 소연방 전체 인구의 50%이상을 차지하는 러시아공화국의 수반에 오름으로써 정치 경제 등 여러 면에서 앞으로 그의 목소리는 상당한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이 분명하다. 관심의 핵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러시아공화국의 주권확대문제이다. 최고회의의장 선거운동기간중 옐친은 연방당국과 러시아공화국간의 관계재정립을 요구,러시아공화국헌법이 연방헌법에 우선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러시아공화국은 소련영토의 4분의 3,에너지전체생산의 80%를 차지하는 소련최대 공화국으로 앞으로 본격적인 주권확대요구가 이곳에서 제기될 경우 여타 공화국에도 연쇄파급효과를 미쳐 소연방의 재편을 가속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옐친은 지난 24일 크렘린당국이 고심끝에 내놓은 시장경제체제로의 전환을 위한 경제개혁안에 대해서도 개혁 조치의 미흡을 이유로 반대입장을 밝히고 있다. 옐친은 단계적인 시장화가 아니라 일반기업에 더많은 자율권을 부여하는 급진적인 시장개혁을 즉각 실시하자는 입장이다. 이번의 경제개혁안 발표직후 물가폭등을 우려한 시민들의 사재기소동으로 벌써부터 혼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크렘린당국이 과연 옐친식의 급진개혁요구를 어떻게 수용할지 관심거리이다. 정치개혁분야에서도 옐친은 공산당의 지배와 사회 각분야에 뿌리깊게 자리하고 있는 관료세력들의 제거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어 잔여 보수세력들과의 마찰이 불가피할 것 같다. 이번 최고회의의장선출과정서도 드러났듯이 이런식의 개혁요구가 수구세력들의 단결을 초래,자칫 군부ㆍ관료ㆍ당조직의 「수구대연합」 대 급진개혁세력간의 대결상태를 가져올 가능성도 있다. 옐친은 공산당의 일당지배체제를 실질적으로 종식시키기 위해 본격적인 다당제의 실시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인민대회대의원 3백여명으로 구성된 「지역간 그룹」은 현재 옐친의 주도아래 정당으로 출범할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 옐친의 정치일선 복귀로 이 「지역간 그룹」의 정당출범시기 또한 앞당겨질 공산이 크다. 소련의 핵심현안인 민족문제에 대해서도 옐친은 크렘린당국과 입장을 달리하고 있다. 크렘린은 리투아니아공화국등 발트해 3개 공화국의 연방탈퇴요구에 절대 불가입장을 고수하는데 반해 옐친을 중심으로 하는 세력들은 이들의 독립을 궁극적으로는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각 공화국주민들이 진정한 자유를 누리지 못하는 한 전체 소련국민들 또한 자유롭지 못하다는 논리이다. 따라서 그의 존재는 여타 공화국의 분리독립운동에 새로운 힘을 더해줄 가능성이 있다. 물론 옐친 자신은 부인하고 있지만 러시아공화국의 주권확대요구가 연방탈퇴 수준으로 발전될 가능성 또한 배제키 어렵다. 고르바초프는 옐친 등이 요구하는 러시아공화국 주권확대가 연방와해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는 점을 벌써부터 경고하고 있다. 옐친의 러시아공화국 대통령당선으로 고르바초프는 그동안 추진해온 개혁의 의지자체에 도덕적 손상을 입은 셈이 됐다. 고르바초프가 자신의 페이스대로 통제가능한 개혁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아니면 급진개혁세력들의 요구대로 보다 과감한 개혁쪽으로 방향을 바꿀지 관심거리다. 옐친은 1931년 우랄지방에서 출생,81년 당중앙위 정위원에 선출됐고 85년 모스크바시당 제1서기로 정치국후보위원에 올랐다. 그후 87년 당중앙위서 당지도부를 정면비난했다가 정치국에서 축출된 바 있다. 그러나 그는 지난해 3월 인민대표회의 대의원선거때 모스크바시에서 89%의 압도적 지지를 얻어 대의원으로 선출됨으로써 4년여만에 화려한 정치적 재기를 이루었다.
  • 대만 새대륙정책의 저변(특파원 코너)

    ◎경제력 바탕,북경에 “우호의 손짓”/관광ㆍ친지방문 등 민간교류도 적극도모/통일보다는 정치ㆍ군사적 긴장해소 포석 대만이 제8대 이등휘총통의 취임을 계기로 적극적인 대륙정책을 추진하는 것 같다. 이총통은 지난 20일의 취임식과 22일 취임후 처음 가진 내외신 기자회견 등을 통해 중화민국 대만의 입장에선 가히 혁신적이라 할 수 있는 대중국 정책방안들을 밝혔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동원감란시기 임시조례」의 폐기 선언이라 할 수 있다. 듣기에 생소한 이 조례는 대륙의 국ㆍ공내전에서 국민당 장개석총통의 패색이 짙어진 1948년 만든 것으로 국민당의 중화민국정부에 대항하는 모택동공산당을 『모든 국민이 동원돼 진압해야 마땅한 반란조직』이라고 명시한 것이다. 다시 말해 1912년 중화민국을 세운 손문의 뒤를 이어 대권을 쥐게 됐던 장개석의 입장에서 정권의 정통성을 내세우기 위해 제정한 것이다. 또 공산당이 대륙에서 존재하는 한 이를 반란이 계속되는 기간으로 보고 총통에게 비상조치권을 부여함과 동시에 종신제가 가능토록 한게 이 조례의 내용들이다. 따라서 이총통이 이 조례의 폐기를 선언한 것은 북경정권이 더이상 반란단체가 아니며 때문에 앞으론 합법성을 인정하겠다는 이야기인 것이다. 그리고 반란단체가 아닌 이상 대만이 구태여 본토수복의 꿈을 간직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도 나타내고 있다. 이총통은 또 지금까지 중공이라 부르던 북경정권을 그들의 정식 국호인 「중화인민공화국」이라고 호칭했고 상호 언론기관 특파원을 상주시킬 것 등을 제의하면서 앞으로 중국과 대만이 동등한 입장에서 정부대 정부의 대화를 하자고 촉구했다. 그는 이러한 대만의 입장은 결코 「두개의 중국」을 만들려는 게 아니라고 강조했으며 통일논의를 위해선 상호 대등한 자세가 필요하다는 평소 자신의 소신을 거듭 밝혔다. 이총통은 이밖에 대만의 적극적이고 우호적인 대륙정책에 호응하는 표시로 중국은 대만과 가장 가까운 그들 해안지방의 군사시설을 대륙 안쪽 3백㎞까지 철수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양안의 민간교류 확대를 위해 대만은 친지방문 뿐 아니라 단순한관광목적인 경우에도 대륙행을 허가키로 하고 공산당원인 대륙인이 대만방문을 원하면 적정한 심사를 통해 입국을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대만은 또 「동원감란시기 임시조례」의 폐기선언을 했으므로 과거 반란분자인 공산당원에게 자수절차를 생략하는 특혜(?)를 준다는 말도 했다. 어떻게 보면 조그만 섬만을 차지하고 있는 처지에서 가당치도 않은 행동을 하는 것이겠지만 중화민국만이 유일한 합법정부임을 내세웠던 대만으로선 체면을 손상시키면서까지 그들 입장을 후퇴시킨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중국측은 이같은 대만의 견해표명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나타내지 않고 있으며 다만 정부대 정부의 대화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종전의 주장을 되풀이 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북경정권이 중국대륙전체를 대표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총통의 조례폐기 선언등은 한낱 말장난 이라고 보는 것이다. 중국측은 대만이 어디까지나 그들 영토의 일부이기 때문에 「1국2체제」방식의 통일이 이뤄져야 하며 이를 위해 정부대 정부가 아닌 공산당대 국민당의 대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쉽게 말해 국민당도 한개의 정당으로 인정,공산당영도하의 다당제를 하고 대만의 자본주의체제를 그대로 존속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총통은 정부대 정부의 대화를 통한 통일을 하겠다는 것일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한마디로 『그렇지 않다』는 말을 하고 있다. 우선 이총통이 내세우는 「1국2정부」는 전혀 현실성이 없음을 지적하고 있다. 때문에 대만측의 실제 저의는 통일보다는 양안사이의 군사ㆍ정치적 긴장감을 완전히 해소시켜 대만의 경제와 사회복지수준을 더욱 높이려는데 있다는 것이다. 중국대륙이 둘로 갈라진 현실을 북경측이 일단 공식적으로 인정하게 될 경우 통일논의에 있어 대등한 입장이 되는 것은 물론 국제무대에서 대만의 위상이 높아지는등 이점이 한두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대만은 경제발전과 정치민주화를 위한 시간을 충분히 벌어놓은 뒤 11억 중국 대륙주민들이 모두 크게 부러워하는 모범생의 위치에서 통일문제의 주도권을 잡아 보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홍콩=우홍제특파원〉
  • 중고생 약물남용 해마다 급증

    ◎서울시 교육연 「실태 및 예방법」책자 펴내/30%가 각성제 복용… 2년전보다 2배/42%가 “잠쫓으려고”ㆍ“호기심”도 16%나 서울시교육연구원(원장 박상윤)은 최근 청소년들 가운데 각성제 최면제 등 약물과 대마초 본드 등 환각제 복용사례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과 관련,이에 대한 실태와 예방 홍보내용을 담은 「내몸은 소중합니다」는 제목의 책자 1만2천부를 서울시내 각 중 공등학교에 배포했다. 4.6배판 40쪽의 이 책자는 각 연구기관에서 조사한 결과에 나타난 청소년약물 오ㆍ남용현황과 이를 접한 사람들의 특징 및 부작용,그리고 약물오ㆍ남용 예방지도대책과 치료방법 등 3부분으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서울시내 중고교생의 평균 20%가 상습적으로 약물을 복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난해 전국의 중고교생 2천7백2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는 전체의 30%학생이 각성제를 복용하고 있으며 최면제는 6.7%,안정제는 5.2%,대마초 본드는 4.4%로 집계돼 더욱 큰 충격을 주고있다. 이 결과는 지난 88년2월에 실시한실태조사와 비교해 볼때 흡연 음주 마약 히로뽕 복용자는 별로 늘지 않은 반면 안정제 최면제 각성제 대마초 본드 복용자는 2배이상 늘어난 것이다. 더욱이 이들이 약물과 환각제를 구입하는 경로는 각성제의 81.0%,대마초 35.0%,안정제 62.5%,최면제 58.8%,히로뽕 45.8%,마약 25.0% 등을 병원과 약국을 통한 것이어서 이에 대한 규제가 시급한 실정이다. 비행청소년의 경우에는 44.3%가 약물복용을 경험한 것은 물론 본드 47.0%,마리화나 29%,히로뽕 10% 등의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약물을 복용하는 중고교생 가운데 41.9%가 복용 이유에 대해 잠을 쫓기 위해서라고 대답해 각종 시험과 입시 등으로 인한 현상으로 보이며 15.8%는 호기심으로,13.5%는 황홀감ㆍ신비감을 위해서라고 대답했다. 이에 비해 비행청소년들은 29.0%가 호기심으로,32.6%가 황홀감ㆍ신비감을 위해서라고 대답했다. 양물복용 청소년들의 72%가 약물을 용돈으로 샀고 8%는 돈을 뺏거나 훔쳐서,7%는 친구들로부터 얻어서라고 말해 부모들의 용돈관리에 많은 문제점이 있음을 드러냈다. 약물과 환각제는 재학생들은 자기집과 친구집에서(64%)주로 복용하나 비행청소년들은 놀이터나 야산(30%) 여관(27%) 술집ㆍ디스코장(13%) 등으로 나타나 우범지대와 유흥가 등의 청소년출입단속도 철저히 해야할 것으로 지적됐다. 청소년들이 약물 환각제 등을 복용하기 시작하는 것은 갑작스런 스트레스를 받거나 학업성적부진 가족불화 등에 원인이 있다고 이 책자는 지적하고 있다. 또 이같은 각성제 환각제 등의 약물을 복용할 경우 간이나 신장 뇌등에 치명적인 손상을 주게 되며 생명을 잃을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박원장은 『자제력이 부족한 청소년들의 약물ㆍ오남용을 막고 이에 대한 예방과 지도에 힘쓰기 위해 이 책자를 발간했다』고 말했다.
  • 최인기 광주시장,외신기자 회견

    ◎분위기 예전보다 많이 좋아져/「광주특별법」 조속히 제정돼야 최인기 광주시장은 18일 상오7시30분 광주그랜드호텔에서 5ㆍ18 10주기를 취재ㆍ보도하기위해 현지에 온 외신기자와 기자회견을 갖고 광주문제 전반에 걸쳐 1시간동안 질의응답을 했다. 최시장은 이날 회견에 앞서 『광주의 올 5월은 혼란상이 과거보다 훨씬 나아졌다』고 전제,『그 이유는 시민 스스로가 혼란과 무질서가 반복되는것이 광주의 이익에 온당치 못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최루탄이 난무하는 과격시위반복으로 이지역 젊은이의 이미지에 손상을 주어 취업난을 겪고 있다는 자각과 공감대가 형성돼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호남지역이 차별대우를 받았다고 생각하는가. 그렇지 않다면 최근 왜 이지역에 많은 투자가 이뤄진다고 생각하는가. 『호남지역이 타지역에 비해 개발이 뒤져 있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공업화,수출위주의 정책을 펴면서 산업정책이 불균형을 이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첨단과학산업연구단지가 들어서는등 많은 투자가 이뤄져 20년후쯤엔 농업과 공업이 균형을 이룰 것으로 낙관한다』 ­오늘(18일) 망월동 묘지에 가겠는가. 『어제 다녀왔다』 ­이번에 얼마나 많은 병력이 광주에 투입됐으며 어떤 지침을 주었는가. 『전경 7천명이 와 있다. 오늘 집회는 공식허가된 것이기 때문에 평화적으로 경건히 치르는한 개입하지 않는다. 다만 19일의 전대협집회는 원천봉쇄할 계획을 갖고 있다』 ­정부에서는 「민주화운동」이란 용어를 쓰고 있지만 광주시민들은 「민중항쟁」이라 부르고 있다. 또 보상이 아닌 배상을 주장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여야가 모인 국회특별위에서 「민주화운동」이라 했다. 보상은 적법한 행위에 의해 입은 손해ㆍ손실에 대가를 치르는 것이고 배상은 국가기관의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ㆍ희생에 대해 국가가 치르는 대가다. 역시 특별법을 제정하면서 국회에서 정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 척추 수술받고 마비증세/“3억원 배상하라” 판결

    ◎서울지법,의사과실 인정 서울민사지법 합의11부(재판장 김경일부장판사)는 17일 한국방송공사(KBS)TV 예능국 프로듀서 홍성용씨(42)와 가족 3명이 연세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의사가 수술기구 등으로 척수를 손상시켜 하반신 마비를 일으킨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면서 원고에게 3억9백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승소판결을 내렸다. 홍씨는 지난 86년 12월16일 영동세브란스병원에서 척추결핵수술을 받은 직후 하반신이 마비됐으며 3차례 재수술을 받고도 회복되지 않자 4억9천만원을 지급해 줄 것을 요구하는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척추결핵은 척추전방유합수술로 큰 위험없이 치료할 수 있으며 초기에 하반신 불완전 마비증세를 보이는 환자가 수술직후 완전히 마비될 정도로 악화된 경우는 학계에 보고된 사례가 없다』면서 『수술집도의가 주의의무를 게을리한채 수술을 하다 수술기구등으로 원고의 척수를 손상시켜 하반신마비 증상이 급속히 나타난 것으로 볼수 있다』고 판결이유를 밝혔다. 한편 홍씨를 수술했던 의사 권모씨는 사고이후 불면증에 시달리다 지난 87년5월 야간당직근무도중 심장마비로 숨졌다.
  • “청렴ㆍ품위유지”… 정치권 자율정화 포석/「의원윤리강령」추진 안팎

    ◎의혹사항 진지한 대국민 해명 유도/지위 이용한 부조리 용인풍토 시정 흐트러진 사회기강을 바로 잡기 위한 사정당국의 활동이 본격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이 자정분위기를 유도하기 위한 의원윤리강령 제정을 서두르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사회지도급 및 정치권의 정화문제가 사회분위기 쇄신을 위한 주요과제로 등장하면서 의원윤리강령제정의지를 여러번 확인한 민자당은 16일 당무회의에서 윤리강령제정위원회 구성안을 의결함으로써 본격적인 안 마련에 착수했다. 특히 민자당은 이번 임시국회에서 윤리강령안과 함께 강령위반사례에 대한 제재조치를 강구할 수 있는 윤리위 설치조항 등을 삽입하는 것 등을 골자로 한 국회법 개정작업도 추진한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어 정치권 주변에서 사건이 있을때만 일과성으로 외쳐져 오던 강령제정문제가 멀지 않아 구체화될 것은 확실한 상황이다. 여권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평민당 등 야권도 정치권이 스스로 정화장치를 만든다는 데 대해 반대할 명분이 없는 만큼 아직까지 특별한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야권은 윤리강령제정등으로 정치권을 위축시켜서는 안된다는 기본 시각에서 강령제정의 실효성 및 내용에 대한 장기적인 검토를 주장할 것으로 보여 이번 임시국회에서 상당한 논란을 빚을 전망이다. ○…민자당이 윤리위제정위원회 멤버로 채문식전당대회의장ㆍ이치호국회법사위원장ㆍ옥만호당기위원장을 비롯,심명보ㆍ최각규ㆍ최형우ㆍ박종률의원등 중진급당무위원을 대거 포함시킨 데서도 읽을수 있듯 이번 기회에 의원품위유지및 청렴풍토조성을 위한 「장전」을 반드시 마련한다는 것이 당의 확고한 입장. 민자당은 따라서 이번에 제정될 윤리강령의 방향을 아직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단순한 선언적 의미의 장전에 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국회법개정 등을 동시에 추진,강령위반사례 등에 대해서는 법적제재조치가 수반되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 강령제정위원회의 실무책임을 맡은 정동윤제1정조실장은 『단순한 선언적 의미의 규정만 나열할 경우 얼마가지 않아 사문화되는 구두선에 불과한 강령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강령위반 사례에 대해 제재조치 등을 국회법에 삽입하는 방안 등을 포함,윤리위원회 설치안 등이 검토될 것』이라고 설명. 당관계자들은 그동안 정치권에서 명백한 탈법ㆍ위법등으로 의원의 품위가 손상되는 사례가 적지않게 발생했으나 「정치권 주변」에서 이뤄졌다는 이유때문에 비리와 부조리가 용인되는 부정적 관행은 하루빨리 시정돼야 할 것이라며 ▲지난해 국회문공위국감때 자료유출로 인한 전교조파동 ▲L 모 의원의 입법과정에서의 의원로비활동사례시비 등을 사례로 지적. 6공들어 국정감사부활등 정치권의 기능과 역할은 무소불위로 막강해졌으나 정치권의 잘못에 대한 제재나 통제장치는 사실상 전무한 데서도 정치권 자체내의 제어장치의 필요성이 절실한 것으로 해석. ○…현재 국회의원의 청렴및 품위유지를 요구하는 행동규범 및 준칙을 명문화한 나라는 미국ㆍ일본ㆍ대만 등으로 미하원윤리규정은 선언적 성격이 강한 반면 대만의 「입법위원 기율엄수관계법」은 위반사례에 대한 강력한 제재조치가 포함돼 있다. 민자당이 구상중인 윤리강령에는 「국회의원은 사적이나 특정집단을 위해 직무를 수행하지 않으며 지위를 이용,권리ㆍ이익ㆍ직위를 취득하거나 금품ㆍ향응을 받지않는다」는 조항을 삽입,의원직을 이용한 부조리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명문화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국민들로부터 정치윤리에 관한 의혹을 받을 경우 즉각 이를 명백히 해명토록 하는 조항을 삽입,「의혹사항」에 대해서는 진지한 대국민 해명을 하도록 유도할 방침. 이밖에 국회개회중 주례나 행사참석등 사적인 업무를 보지 못하도록 하고 가정의례준칙에 따라 화환ㆍ조화등 물품증여 등도 하지 않도록 하는 문구를 삽입,과다한 경비지출의 소지를 줄일 수 있도록 할 계획. 이와함께 국회법도 개정,국회내에 윤리위원회를 설치토록 해 강령위반사항에 대한 구체적인 판단과 징계종류를 결정토록 해 실질적으로 강령제정의 의미를 살려 나간다는 구상. 특히 국회내에 윤리위를 구성,의원징계ㆍ조치등에 대한 결정은 물론 서경원의원사건 등과 같이 국회의원이 기소돼 재판에 계류중인 사안에 대해서도 해당의원에 대해 확정판결 때까지 의원자격을 정지토록해 세비지급 등이 이루어지는 불합리한 사례를 방지토록 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중이다. ○…야권은 그러나 의원의 품위유지 및 청렴정신이 강조돼야 한다는데는 이견이 없으나 강령제정이나 법개정 등은 충분한 여론수렴 과정을 거쳐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 자칫 성급하게 강령을 제정하거나 국회법을 고친다면 지켜지지 않는 선언문으로 사장돼 정치권에 대한 불신의 벽만 높아지게 한다는 시각이다. 따라서 야권은 의원윤리강령등에는 현실정치상황 등을 고려,정치권에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정도로 수위조절을 한 뒤 선언적 의미의 규율내용을 담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 기밀누설 감사원서기관 구속/대검/“재벌토지보유 자료 언론에 유출”

    대검 중앙수사부3과장 한부환부장검사는 15일 감사원감사관 이문옥씨(50ㆍ4급서기관 상당)를 직무상 기밀누설혐의로 구속했다. 이씨는 감사원 제2국 제4과 소속이었던 지난해 8월16일부터 2주동안 한일개발 등 23개 기업의 비업무용 부동산에 관한 과세실태를 조사한 뒤 그때까지의 감사자료를 토대로 보고서를 만들어 제4과장에게 제출하고 사본 1부를 따로 보관해 오다가 지난 5일 한겨레신문 이모기자등 2명에게 넘겨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날 『은행감독원이 자체기준에 따라 5백20개 기업에 대해 비업무용 부동산보유실태를 조사한 결과 그 비율이 전체의 1.2%인데도 이씨가 작성한 자료는 43.3%로 엄청난 비업부용 부동산이 업무용으로 위장되어 있는 것처럼 기재되어 있고 이같은 자료가 공개되면 정부와 은행감독원의 공신력에 손상을 끼침은 물론 해당기업의 평가에도 피해를 줄 우려가 있어 이씨를 구속수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이씨가 작성한 보고서는 14일동안 단기간에 걸쳐 조사한 것으로 내용이 부실하고 업무용 부동산을비업무용으로 분류한 것이 많아 부정확하다』고 지적했다.
  • 작년 사기세일후 백화점 매출 격감/상의조사

    지난해 백화점들은 국내경기부진,불공정거래사건으로 인한 대외이미지 손상등으로 매출신장률이 매우 저조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조사한 지난해 산매업 경영동태에 따르면 89년중 백화점의 총매출규모는 약 2조원으로 전년에 비해 8.5%증가에 그치는 저조한 신장률을 보였다. 특히 서울지역 백화점의 매출은 1조2천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겨우 1.2%의 신장률을 보이는데 그쳐 매출신장이 크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 「공무집행 방해」엄단/검찰/모두 입건… 죄질나쁠땐 구속

    대검은 14일 경찰관이나 행정지도 단속 공무원에 대한 공무집행 방해사범들을 모두 형사입건,죄질이 나쁜 경우에는 구속수사키로 했다. 김기춘검찰총장은 이날 『최근 경찰관등 공무원의 적법한 직무집행 행위에 대해 부당하게 항거하거나 심지어는 해당공무원에게 직접적인 폭력행위를 자행하는 등의 공무집행 방해사범이 급증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공무집행 방해사범을 철저히 색출,엄단하라』고 전국검찰에 시달했다. 검찰은 이에따라 ▲직무집행중인 공무원에 대한 폭언ㆍ폭행ㆍ협박ㆍ기물투척행위와 ▲공공기관에서 사용하는 서류물건 등을 손상ㆍ은닉하거나 공용건조물을 파괴하는 행위에 대해 집중단속하기로 했다. 또 ▲경찰관의 순찰ㆍ불심검문ㆍ적법한 임의동행요구ㆍ체포ㆍ구속 등에 대한 방해행위및 ▲심야영업ㆍ음란퇴폐ㆍ도박등 풍속사범을 지도단속하기 위한 관계공무원들의 영업장소 출입저지행위 ▲부동산투기사범과 공해사범 등을 단속하기 위한 해당공무원들의 자료제출에 대한 거부행위 등도 집중단속할 방침이다.
  • 그린벨트 손대선 안된다(사설)

    초ㆍ중학교 신설부지난 해소의 명분으로 그나마 지켜온 그린벨트가 또한번 손상될 위기를 맞고 있다. 서울 5개교등 전국 5개 시도에 18개 학교건립이 문교부에 의해 요청되고 이중 서울시는 이를 받아들여 건설부에 추천했음이 밝혀졌다. 결국 정책적으로는 이미 그린벨트를 명분에 따라 쓸 수도 있다는 태도를 정한 것과 같다. 그러나 우리는 어떠한 이유로서도 현재 가지고 있는 그린벨트만은 사용해선 안되며 이것마저 못지킨다면 앞으로 더 큰 국가적 난제를 맞게 될 것임을 지적해 두려 한다. 알다시피 우리의 현재 그린벨트란 전국토에 있어 겨우 5.5%에 불과하다. 그리고 이 그린벨트 안에도 51만동의 건축물이 들어 있다. 때문에 이 건물주들의 불이익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돼 왔고 이 어려움마저 감수하며 고수해 왔던 것이 바로 5.5%의 규모이다. 그러므로 어떤 이유로서든지 그린벨트의 해제가 시작되면 불가피하다는 것만으로도 또다른 항목의 해제가 이루어질 수밖엔 없는 것이다. 지난 연말만 해도 그린벨트에 버스 차고를 허용해 보자는 검토가 있었다.따라서 우리는 도대체 그린벨트라는 것을 지금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냐를 되물을 수밖엔 없다. 그린벨트란 그저 주위환경에 자연의 모습이 좀 있어야겠다는 차원의 조성물이 아니다. 우리의 전국토단위에서 어떻게 최소한이나마 보다 나은 건강을 유지하며 사느냐에 직접적으로 연계된 생명유지의 방법이다. 그리고 오늘엔 1971년 그린벨트를 지정했을 때보다 더 분명히 이것이 생존의 문제임이 확연해졌다. 이제는 국민 누구도 대기오염의 심각성을 느끼고 있다. 또 산성비의 구체적 위험량도 알고 있다. 따라서 이 대기와 비가 바로 삼림과 연결되는 하나의 유기체로서 순환의 구조속에 있는 것임도 이제는 대부분 이해하고 있다. 때문에 특히 서울과 같이 가시적으로 매연이 체감되는 상황에 있어서는 이 현상을 가장 현실적으로 빠르게 개선하는 길이 녹지대를 인위적으로나마 증대시켜야 한다는 것임도 구태여 설명이 필요치 않다. 그러니까 오늘의 국가적 정책태도는 오히려 그린벨트를 확대하겠다는 쪽으로 가야만 제대로 무엇인가 나라운영을 아는 게된다. 우리는 물론 학교부지가 없는 것도 알고 있고,그럼에도 교육을 해야하는 난처함도 알고 있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총체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의 우선순위와 등급을 분별하는 일이다. 학교부지와 그린벨트 관계에 있어서는 국민 모두가 조금이라도 나은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사는 것이 더 큰일인가,아니면 공부하는 장소가 공간만으로서 배분은 되어야 한다는 것이 더 큰 일인가를 선택하는 일이다. 비교할 것도 없이 국민 스스로가 좀 불편한 공간에서 학업을 하더라도 이 숨막히는 매연을 먼저 극복해야 할 것이라고 말할 것이다. 발전우선감각을 너무 오랫동안 지속해온 탓으로 아직 환경문제는 정책구조에서 우선순위를 갖고 있지 못하다. 그러나 지금은 지구단위로 환경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지 않고서는 세계정치에도 나서기가 어려운 때임을 알아야 한다. 학교부지만이 아니라 다른 어떤 불가피성으로도 그린벨트에 손을 대서는 안될 것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 한일은행장 해임키로/고위공직자 기강쇄신관련 첫 처벌

    ◎투기묵인 조흥은등 4대행장 경고/품위손상 총무처국장은 면직시켜 정부는 노태우대통령의 5ㆍ7특별 시국담화의 차질없는 실천을 위해서는 공직사회의 기강확립이 우선돼야 한다고 판단,사정활동을 더욱 강화해 비리ㆍ비위공직자는 엄중문책키로 했다. 정부는 이같은 방침에 따라 10일 그동안 관계기관의 특별검사 및 내사에서 여신관리규정을 어기고 재벌기업의 부동산 매입을 사후승인해준 것으로 밝혀진 이병선한일은행장을 전격해임키로 했으며 여자문제로 공무원의 품위를 떨어뜨린 차부근총무처총무국장을 의원면직시켰다. 정부는 부동산투기ㆍ과소비 및 향락분위기로 인한 사회전반의 기강해이를 바로 잡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공직사회의 기강확립이 중요하다고 보고 고위공직자들의 부동산투기 및 향락생활여부 등을 내사중인데 이한일은행장과 차총무국장은 정부의 이같은 사정차원의 첫 처벌사례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사정관계기관은 이번 사례외에도 시도지사,정부투자기관장 등 고위공직자에 대한 내사결과 공개적으로 문책 할만한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져 조만간 그 내용이 밝혀질 것으로 전해졌다. ◎후임 윤순정씨 내정 은행감독원은 여신관리규정을 어기고 재벌의 부동산 취득을 묵인해 준 이병선 한일은행장을 해임키로 하고 김영석 조흥은행장,이현기 상업은행장,송보열 제일은행장,이광수 서울신탁은행장등 4개 은행장에 대해서도 문책성 경고조치를 내리기로 했다. 또 한일은행 관련임직원 3명에 대해서는 직무정지등의 문책을 하기로 했다. 은행감독원의 이같은 방침에 따라 이병선행장은 10일 하오 사표를 제출했으며 후임행장에는 윤순정 한일은행 전무가 내정됐다. 이행장은 전무재직시 여신관리대상인 삼성그룹이 사전 승인을 얻지 않고 수원시 권선구 원천동에 삼성전자와 삼성전기의 기술연구소 부지로 9천8백평을 사들였으나 주거래은행으로서 이를 제재하지 않고 사후승인해 주는등 재벌그룹의 부동산취득 승인업무를 소홀히 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일은행은 곧 임시주총을 열어 윤전무를 후임행장으로 선임할 예정이다.
  • 소의 최대과제 “군부개혁”/고르바초르 발언의 배경

    ◎리투아니아청년 탈영으로 군부불만 고조/군조직의 민주화ㆍ규모축소에 초점 맞출듯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이 8일 이례적으로 군부의 개혁을 강도높게 주장하고 나섬으로써 그동안 개혁의 잠재적인 불만세력으로 지목돼 온 군의 개혁문제가 소련정치의 핵심과제로 떠 올랐다. 고르바초프대통령은 이날 2차대전 승전45주년 기념식사를 통해 군의 개혁방안을 마련키 위한 특별위원회가 이미 구성돼 활동중이고 개혁의 방향도 잡혀있다고 밝혔다. 개혁의 방향은 크게 군조직의 민주화와 군비감축과 관련된 전반적인 규모축소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 85년 고르바초프 집권이후 추진돼온 개혁정책은 필연적으로 이 전통적인 군의 위상에 변화를 초래했다. 고르바초프등장 이전까지 소련경제의 바탕은 소위 스탈린식 「전승사회주의체제」라는 군수산업 위주의 중공업분야였다. 군비축소를 통해 이 분야의 자원을 소비재 등 민수산업으로 돌리지 않고서 효과적인 경제개혁은 힘들게 되어 있었다. 이를 위해 마련된 것이 서방과의 공존관계를 전제로 한 신사고외교와 지금까지 공격위주의 군사전략을 방어개념으로 바꾼 소위 「합리적 충분」원칙의 군사독트린이다. 대외적으로 신사고외교가 펼쳐지면서 대내적으로는 그동안 불가침의 영역을 누려오던 군사적제반 요소들이 모두 2차적인 것으로 격하되기 시작했다. 그동안 이러한 변화과정을 지켜보는 군의 입장은 다소 이중적인 면이 있었다. 드미트리 야조프국방장관 등 군수뇌부는 경제개혁이 원활히 이루어져야 장기적으로는 군사력도 튼튼해진다는 원칙위에 고르바초프가 추진하는 개혁정책 전반에 긍정적인 자세를 취해왔다. 그러나 많은 수의 중간 군관료 조직은 국방비 삭감과 병력 감축으로 인한 군조직의 손상을 들어 잠재적인 불만세력으로 남아 있었다. 물론 미국 등 소위 서구 제국주의의 위협을 보는 시각 자체에 개혁정치 지도부와 군관료 사이의 차이도 여전히 남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련체제의 특성상 군이 조직적으로 정치지도부에 대항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 지금까지 소련에서 그런 사례는 한번도 없었다. 지금까지 군에 대한 당의 통제가 워낙 철저했기 때문이다. 군병력중 당원이 차지하는 비율이 항상 80% 수준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최근 개혁정책 전반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국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발트해 3국을 중심으로 번지고 있는 탈소분리운동에 크렘린 당국이 효과적인 대응을 하지 못하자 군부내에 잠재해온 이러한 불만요인이 밖으로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은 지난 3월11일 독립을 선언한 리투아니아 사태였다. 리투아니아는 당시 연방군에 대한 복무의무를 폐기키로 선언해 연방군에서 복무중이던 리투아니아 젊은이 5백여명이 집단탈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에스토니아와 라트비아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되풀이 될 분위기다. 보수 정치세력들은 연방위기를 경고하며 이들에 대한 강경진압을 요구했고 군부 불만세력들은 군조직이 위협받고 있다며 역시 강경대응을 주장했다. 지난번 리투아니아에 대한 크렘린의 무력시위와 경제봉쇄 등 강경자세가 이들 군부의 요구로 나왔다는 설도 여기에 근거를 두고 있다. 하지만 군과 당내 보수세력들의 이러한 반발에도불구하고 이것이 현재 추진중인 개혁의 흐름자체를 뒤바꿀 만한 세력으로 확대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8일의 기념식사에서 고르바초프는 5월말로 예정된 미소정상회담에서 『군축을 위한 새로운 건설적인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말해 재래무기 감축협상과 전략무기 제한협상(START)을 예정대로 밀고 나갈 것임을 시사했다. 이는 민족문제와 경제개혁 등에서 혼란을 우려하는 일부의 견해를 수용할 수는 있겠지만 군비축소와 동서 데탕트 등 대외정책의 큰 줄거리는 차질없이 추진할 자신감을 피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지난번 중소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중국과의 국경배치 병력감축이나 동유럽배치 병력철수 등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 같다. 오는 7월로 예정된 28차 당대회에서 당조직 개편을 통한 당내개혁장애세력의 제거작업이 예정대로 최종 마무리된다면 향후 소련의 개혁방향은 보다 분명히 잡혀질 것으로 보인다.
  • 기업 토지제한 특별법으로(사설)

    부동산투기 억제와 물가안정을 위한 특별보완대책은 정부가 비로소 부동산투기의 책임을 대기업과 금융기관에서 찾고 그 대책을 강구한 것이다. 대통령의 특별지시에 의하여 마련된 이번 조치는 그동안 부동산투기억제대책에서 성역시되었던 대기업의 부동산 선호현상에 대하여 메스를 가하고 있는 점이 특기할 만하다. 지금까지 재벌을 비롯한 대기업들이 자본이득을 노려 대규모 부동산을 매입해 왔음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도 정부가 그 대책을 미루어 온 것은 재벌들의 반작용이 그만큼 컸음을 암시해 준다고 하겠다. 만약에 통치권 차원의 기업부동산투기 근절방침이 없었다면 이 대책이 강구되지 못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앞으로도 정부가 확고한 의지를 갖고 이번 조치를 추진하지 않으면 기업은 「투자마인드 위축」등을 구실로 기업투기억제대책을 약화시키려 할 것이다. 정책당국은 이점을 고려하여 정책의지를 느슨하게 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이번에도 중도에서 정책을 바꾼다면 국민의 정부정책에 대한 신뢰는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손상될 것이라는 점을 경제팀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번 대책의 명실상부한 추진을 위하여 몇가지 정책적 검토와 보완을 제의하고자 한다. 이번 조치에서 대기업의 경우 비업무용 처분시한을 6개월로 정한 데 반하여 금융기관의 시한은 3개월로 되어있다.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처분시한은 동일해야 하는 것이 옳다. 어느 한쪽에 처분시한을 늦추어 주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고 국민들에게 특혜적 인상을 주기 쉽다. 또 금융기관이 대기업의 부동산취득에 관한 심사를 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데도 이번 조치에 아무런 대책이 없다. 정부기관에서 심사를 하지 않는 한 대기업들이 비업무용 부동산을 업무용으로 위장하여 취득하는 것을 막기가 어렵다고 본다. 그러므로 이점이 보완되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대기업이 향후 1년동안 직접 생산활동에 소요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부동산 신규취득을 불허한다는 제한의 의미가 석연치 않다. 바꿔 말하면 1년후에는 대기업이 비업무용 부동산을 매입할 수 있다는 뜻이 담겨있다. 정부가 대기업의 부동산투기 억제에 대한 확고하고 단호한 의지를 갖고 있다면 비업무용 부동산은 시한에 관계없이 취득할 수 없도록 해야 마땅하다. 이는 토지공개념도입에 부합되는 일이다. 뿐만 아니라 여당에서 검토된 대기업의 토지매입허가제도 적극적으로 수용할 가치가 있다고 본다. 또 한가지 이번 조치에는 대기업의 임직원등 제3자가 취득한 부동산에 대하여 앞으로 1개월내에 자진신고토록 되어있고 신고에 불응할 경우 제재조치가 없다. 자진신고하지 않고 있다가 적발될 경우 자진신고한 것과 같이 증여세만을 문다면 누가 신고를 하겠는가. 정부는 대기업부동산대책을 계속하여 보완하는 동시에 준재벌급 기업의 과도한 부동산보유억제대책도 빠른 시일안에 수립해야 할 것이다. 기업의 부동산투기를 근본적으로 치유하기 위해서는 비업무용 취득을 금지하고 임직원의 위장취득을 처벌할 수 있도록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
  • 노대통령 해외순방 축소ㆍ특별담화 배경

    ◎「외교손실」 감수,「난국수습」에 결연한 의지/“국가체면 손상” 대외부담 따를 듯/투기ㆍ분규등 “위험수위 도달” 판단/“흐트러진 분위기 쇄신”… 국정책임 절감의 결단 정부가 노태우대통령의 일본ㆍ캐나다ㆍ미국ㆍ멕시코 등 4개국 순방계획중 일본을 제외한 3개국 방문을 연기한 데 이어 당초 강영훈국무총리가 발표키로 했던 7일의 시국 담화문을 노대통령이 직접 하기로 한 것은 「총제적 난국」에 총력으로 대처해 나가겠다는 결연한 의지로 풀이된다. 특히 노대통령의 이같은 일련의 조치는 최근의 현대중공업ㆍKBS사태 등 노사분규와 물가ㆍ증시침체 등 경제적 난관을 계기로 국정의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이 직접나서 대처함으로써 흐트러진 국내의 분위기를 가급적 빠른 시기에 바로잡겠다는 의도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담화문◁ 노대통령은 현재의 경제적 난관이 위험수위에 이르렀다고 판단,지난 4월30일 난국타개를 위한 특별지시에 이어 지난 주초 직접 현장점검에 나서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일각에서는 지나친 위기의식의 강조가 불안심리만을 조장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기도 했으나 노대통령은 최근의 상황을 종합분석,국내문제의 해결이 시급하다는 판단아래 지난 4일 해외순방을 축소키로 한 데 이어 지난주말 당초 강총리가 발표할 예정이던 시국담화문을 대통령이 직접 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비서실은 지난 5일 하오 노재봉대통령비서실장 주재로 최창윤정무수석비서관,정구영민정수석비서관,김종인경제수석비서관,이수정공보수석비서관,김학준사회담당보좌역 등이 참석하는 회의를 갖고 현시국의 중대성에 비추어 노대통령이 직접 국민들의 협조를 호소키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측은 지난 1일 당정회의서 현시국을 「총체적 난국」으로 규정한 이후 부동산투기근절 등 정책 대안만으로는 현시국을 극복하기 힘들다는 입장에서 정부의 특별담화를 발표키로 하고 누가 발표를 할 것인가를 두고 고민해오다 여러가지 상황을 감안,강총리가 발표하는 것으로 결론을 냈었으나 다시 노대통령이 직접 하기로 결정. 이에따라 청와대측은 지난 5일 하오부터 발표문 작성에 들어갔는데,청와대 영빈관에서 TV로 중계되는 가운데 약10분간 낭독식으로 발표될 이 발표문에는 ▲현시국에 대한 대통령의 인식 ▲법질서확립에 대한 의지 표명 ▲부동산ㆍ증권 등 경제문제에 대한 대책 등을 담고 이의 극복을 위한 국민들의 협조를 당부하는 내용을 담게 될 것이라고 청와대 한 소식통은 귀띔. ▷3국순방연기◁ 노대통령의 순방연기 결정은 국내상황의 어려움으로 인해 「외교」보다는 「내치」에 보다 주안점이 두어져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여진다. 노대통령은 10여일전 KBS사태가 악화되고 현대중공업등 노사분규가 진화될 조짐을 보이지 않자 강영훈국무총리와 최호중외무부장관,그리고 노재봉청와대비서실장에게 4개국 순방일정을 재검토하라고 은밀히 지시하면서 외무부등 관계부처가 순방일정의 전면재조정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노대통령은 순방계획 재조정을 지시하면서 캐나다와 멕시코 순방시 「국빈방문(STATE VISIT)」형식으로 최고의 예우를 받도록 예정돼 있었기 때문에 그만큼이들 국가에 대한 「외교적 결례」를 범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로 인해 막판까지 고민했다는 후문이다. 노대통령은 이같은 정황으로 7일 발표될 대국민 담화문에서 『공식발표 순서만 남겨둔 3개국 순방을 연기하면서까지 대통령이 현재의 난국 극복에 직접 뛰어들어 챙기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특히 노대통령의 이번 미국방문은 비록 비공식적이기는 하지만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의 방미기간과 겹치기 때문에 남북관계와 한소 관계개선문제에 대한 우리측의 입장을 전달할 수 있는 호기였다는 점에서 외무부측은 상당한 아쉬움을 표시하고 있다. 외무부의 고위당국자가 『부시와 고르바초프간의 미소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긴장완화방안과 한소 관계개선등에 관련된 한미 정상간의 협의가 예정되어 있었다』고 밝힌 데서도 이같은 분위기가 감지되 듯이 사실 이번에 연기결정된 3개국중에서는 방미가 가장 중요하게 취급됐다는 전문. 캐나다와 멕시코는 우리나라의 중요성을 감안,대통령을 맞기 위해 최고의 예우를 갖추는등 만반의 준비를 진행시켰기 때문에 우리정부가 안게 될 외교적 부담은 상당히 클 것으로 짐작된다. 이로인해 정부는 가을쯤 이들 국가방문을 재차 추진할 계획이나 여의치 않을 경우 캐나다의 멀로니수상과 멕시코의 살리나스대통령을 공식 방한초청하겠다는 복안도 갖고 있다. 유종하외무부차관은 3개국 순방연기와 관련,지난 4일 하오 늦게 브라이언 슈마커 주한캐나다대사,도널드 그레그 주한미대사,페르난데스 주한멕시코대사를 15분 간격으로 차례로 불러 이번 연기결정에 대한 정부측의 입장을 소상히 설명,세심한 양해를 구했다고.
  • “보험가입 운전자의 과실 공소제기 못한다”

    ◎「교통사고 특례법」 위헌심판시정/“비례ㆍ평등원칙에 어긋나” 서울형사지법 이영대판사,직권으로 서울형사지법 이영대판사는 「보험이 가입된 경우 가해운전자의 업무상과실치상및 중과실치상에 대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규정한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4조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을 헌법재판소에 제청했다. 이판사는 지난 4일 운전을 하다가 과실로 앞에 가던 차를 뒤에서 들이받아 운전자에게 부상을 입히고 차를 손상시킨 대진운수 소속 시내버스 운전사 이영수씨(30ㆍ성동구 중곡동 100의4)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재판부의 직권으로 위헌심판을 제청한 것이다. 이판사는 제청서에서 『이법률 제4조는 헌법상 비례ㆍ평등의 원칙과 교통사고피해자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어 위헌의 소지가 있다』고 제청이유를 밝혔다. 이판사는 『교특법 제4조는 「업무상과실치상죄및 중과실치상죄」를 규정한 형법 제268조에 대한 특례를 인정하는 것으로 이같이 특별법에 의해 같은 범죄구성 요건의 일부에 대해 상이한 형벌조건을 규정할 경우 그차별에 합리적인 근거와 비례성ㆍ형평성이 있는가를 판단해야 할 것』이라며 『교특법 제4조는 보험ㆍ공제에 의해 손해가 완전히 배상되어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상태에 이르게된 것을 전제로 해서만 불처벌의 합리적 근거가 되나 실제로는 보험에 의한 완전보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보험가입사실이 그같은 근거가 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운전사 이씨는 지난3일 하오3시쯤 대진운수 소속 서울6사1175시내버스를 몰고 서울 강남구 논현동275 삼릉로터리에서 경복로터리 방면으로 가다 서울4므5713호 승용차를 뒤에서 들이받아 운전사 최모씨(22)에게 전치 10∼14일의 부상을 입히고 앞차에 수리비용 1백92만원 상당의 손상을 입힌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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