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환자 10명중 3명 만성콩팥병 걸려
당뇨병 환자가 만성콩팥병에 걸릴 위험이 정상인보다 2.7배나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대한신장학회(이사장 박정식)는 2008년 말 현재 만성콩팥병으로 치료 중인 5만 1989명을 분석한 결과, 당뇨병이 없는 일반인의 만성콩팥병 발생률이 11.7%인 반면 당뇨병 환자는 32.0%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최근 밝혔다. 또 당뇨병에 만성콩팥병이 더해졌음을 나타내는 ‘알부민뇨(단백뇨)’도 당뇨병 환자의 27%에서 관찰돼 당뇨병이 없는 사람의 8.4%에 비해 크게 높았다.
만성콩팥병이란 콩팥의 기능이 약해지면서 알부민뇨가 증가하거나 신장 기능 또는 사구체 여과율이 떨어지는 질환이다. 주로 혈압 상승·손발 부종·전신 가려움증·피로감 등의 증상을 보이며, 나중에는 신장 이식이나 평생 신장투석에 의존해야 한다.
●혈당 조절 안 되면 합병증 증가
이 조사는 혈당 조절이 안 되면 만성콩팥병 합병증이 크게 증가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실제로 만성콩팥병이 합병된 당뇨병 환자의 공복혈당은 120㎎/㎗ 이상인 경우가 59.3%로, 일반 당뇨병 환자의 44.1%보다 훨씬 높았다.
만성콩팥병 환자의 ‘신대체요법’으로는 혈액투석이 64.3%(3만 3427명)로 가장 많았고, 이어 복막투석 15.1%(7840명), 신이식 20.6%(1만 722명) 등이었다. 혈액 및 복막투석요법은 보통 콩팥기능이 정상의 10% 미만이거나 요독증상이 생겼을 때 필요하다. 2008년도 집계 결과, 이 해에 새로 신대체요법을 받은 9179명의 만성콩팥병 환자 중 원인질환이 당뇨병인 경우는 41.9%(3846명)였다. 이들의 평균 연령은 60.1세로 원인질환이 고혈압(57.4세)이나 만성사구체신염(50.2세)인 환자에 비해 고령이었다. 또 65세 이상의 만성콩팥병 환자에서 당뇨병이 원인 질환인 경우는 46.7%로 65세 미만의 34.1%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당뇨병 환자가 혈당 조절을 잘 못할 경우 고혈당 상태에서 서서히 혈관이 망가지는데, 혈관으로 이뤄진 콩팥도 이때부터 손상을 입는다. 콩팥이 손상되면 소량의 알부민이 소변으로 새나가는 미세알부민뇨가 가장 먼저 생긴다. 이후 콩팥 손상이 더 진행되면 본격적인 단백뇨가 나타나고, 단백뇨가 심해지면 눈자위나 손발이 붓는 부종이 발생하며, 고혈압과 동맥경화증이 심해지면서 서서히 콩팥 기능이 떨어져 결국 만성 신부전 상태에 이르게 된다.
●정기적으로 소변·혈액 검사
당뇨병성 만성콩팥병 환자는 일반 고혈당 환자와 달리 인슐린 요구량의 변화 폭이 크고 경구용 혈당강하제에 의한 저혈당 위험이 큰 특징이다. 또 고혈압이 잘 조절되지 않으며, 소변에 알부민뇨(단백뇨)가 나타나고, 심혈관 및 말초혈관질환의 위험성이 더 높은 점도 일반 당뇨병과 다른 점이다.
이런 당뇨병성 만성콩팥병을 예방하려면 목표 혈당을 당화혈색소 기준으로 7.0% 수준으로 낮추고, 목표혈압도 130/80㎜Hg(단백뇨가 1g/일 이상이면 125/75㎜Hg)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 이와 함께 알부민뇨를 줄이기 위해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ACEi)나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ARB)를 조기에 투여하고, 정기적인 심혈관질환 체크와 당뇨병성 망막병증과 신경병증, 고지혈증 등에 대한 치료 및 철저한 체중관리가 필요하다.
학회 이태원(경희의료원 신장내과) 홍보이사는 “콩팥은 기능이 50% 이하로 줄어도 특별한 증상이 없는 만큼 당뇨병 환자는 혈당 조절과 함께 정기적인 소변 및 혈액검사를 통해 만성콩팥병의 합병 여부를 조기 진단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