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막내리는 ‘제5공화국’ 뭘 남겼나
국내 최초로 격변의 제5공화국 시기를 본격적으로 다룬 MBC 특별기획드라마 ‘제5공화국’(유정수 극본·임태우 연출)이 오는 11일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방송전부터 뜨거운 논란을 일으키며 화제를 뿌린 만큼 지난 5개월에 걸쳐 방영된 이 드라마가 어떻게 끝날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팩션´으로 거듭난 5공화국
‘10·26’과 ‘5·18’,‘12·12’ 등 제5공화국의 핵심 사건들을 정면으로 그렸지만 사실(fact)만을 기록한 다큐멘터리도, 작가의 상상력만을 펼친 허구(fiction)도 아니었다. 오히려 사실적 효과를 높이기 위해 작가의 허구가 추가된 ‘팩션´(fact+fiction)으로, 역사적 사실 속 독재세력에 대한 시청자의 주도적인 해석을 유도해냈다는 평가다.
유정수 작가는 “목숨을 걸고 민주화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사람들을 생각하며 너무나 많은 눈물을 흘렸다.”면서 “드라마에서는 주관적인 감정을 버리고 사실을 쫓아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려고 최대한 노력했다.”고 말했다.
방송 초반 전두환 역을 맡은 이덕화의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로 전두환 미화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으나 이후 12·12 쿠데타 장면을 기점으로 미화 논란은 잠잠해졌다. 오히려 전두환이 정권을 잡은 이후에는 초반에 비해 큰 사건 없이 조용히 전개됐다.
제작진은 처음으로 5공화국 전체를 한 흐름으로 조망한 만큼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이면까지 심도있게 그리기 위해 애썼다. 특히 광주에서의 시위대·진압군 대치 장면 촬영을 앞둔 지난 6월에는 이덕화와 임태우 PD 등이 광주 망월동 5·18국립묘지를 참배하고, 당시 상황실장인 박남선씨 등 5·18 관련자들을 만나기도 했다.
끊임없는 논란과 관심에 비해 시청률은 그리 높지 않았다는 평가다.
방영 초기에는 17%대로 분위기를 잡았지만 전체적으로는 약 13%대의 시청률을 기록, 더 많은 시청자를 드라마로 끌어들이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그렇지만 12·12 쿠데타를 다룬 4∼9회는 최고 17.4%를,5·18을 다룬 16회도 15% 이상을 기록, 주요 사건들에 대한 관심은 유도했다.
한편 지난 4월23일 10·26을 다루면서 시작한 이 드라마는 오는 11일 방송되는 마지막회(41회)에서 6·29선언이 나오기까지의 과정과, 대통령이 된 노태우가 왜 전두환을 백담사로 보내고,40년 우정이 끝나는 파국으로 치닫는 길을 택했는지를 조명하면서 질곡의 역사를 끝마친다.
●10억원 손배소 당하기도
5공화국을 지배한 독재정권의 잔재인 역사적 사실들을 화면에 담은 만큼 허화평·허삼수 등 5공 핵심인사들의 거센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이들은 3차례에 걸쳐 MBC에 대본 수정과 정정을 요구하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박철언 전 의원은 허위사실을 방영해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최근 제작진을 상대로 1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상태이다. 이같은 논란에 대해 유 작가는 “대본 집필은 끝났지만 아직 소송에 대비해 작업실에서 자료를 정리하고 있다.”며 씁쓸한 소회를 밝혔다. 유 작가는 또 “이번 드라마 방영과정에서 드러났듯 ‘전두환 팬카페’가 생길 만큼 국민의 눈과 귀를 막은 독재의 향수가 아직도 존재한다.”면서 “이것이 바로 드라마 제5공화국을 방송해야 했던 이유”라고 말했다.
상당수 시청자들은 이같은 반발에 굴하지 않은 제작진의 노력에 찬사로 호응했다. 제5공화국 온라인 시청자 게시판에는 “드라마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 우리의 역사를 제대로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시청자들의 애정어린 의견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