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조치 위헌 결정 이후 경찰 상대로 손배소 급증
헌법재판소가 지난 3월 유신 체제에서 단행된 긴급조치 1, 2, 9호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린 이후 당시 긴급조치로 인권 침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내용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잇따르고 있다.
17일 경찰청에 따르면 긴급조치 1, 2, 9호 위반으로 체포 등 인신 구속되는 과정에서 경찰에게 폭행이나 가혹 행위를 당했다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지난 7개월간 121건으로 집계됐다. 이어 부산청(8건)과 전남청(7건), 강원청(4건), 대구·광주·경기청(각각 3건), 본청·전북·경북·경남청(각각 1건) 순이었다.
제기된 소송 중 상당수는 특정 법무법인이 여러 청구인을 모아 제기한 것으로, 사건이 오래된 탓에 발생 시점이 특정되지 않거나 관련 증거 자료를 갖추지 못한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송은 국방부와 국가정보원을 상대로도 이뤄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청 관계자는 “민사소송은 피해 사실을 원고가 증명해야 하지만 40여년 전 일이어서 증거가 미흡한 청구가 많다”며 “자신을 때렸다는 상대방이 경찰관인지 아닌지 확인되지 않은 사례도 있었다”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