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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 크게 쏴야 일년이 행복하다

    지금 크게 쏴야 일년이 행복하다

    어느 간 큰 연인이 크리스마스를 그냥 지나칠 수 있을까.“자, 받아. 크리스마스 선물로 내 마음을 준비했어.”라며 손으로 하트모양을 그려주는 농담으로 크리스마스를 얼렁뚱땅 넘긴다면 아직 남은 긴∼겨울을 혼자 보낼 가능성이 커진다. 필요할 때 지름신의 강림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는 센스를 발휘해 연인의 마음을 확실히 낚아채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여자친구에게는 ‘프라하의 연인’에서 상현(김주혁)이 재희(전도연) 손가락에 병뚜껑을 끼워준 장면을 기억하는지. 재희의 손가락 사이즈를 재기 위한 귀여운 술수였다. 역시 반지는 사랑의 징표일 수밖에 없다. 하트를 모티브로 한 세련되고 예쁜 커플링에 마음 뺏기지 않은 사람 별로 없다. 평소에 맵시를 뽐내는 여성이라면 감각있는 귀고리나 고급스러운 디자인의 목걸이를 선택해도 좋겠다. 주얼리가 부담스럽다면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따뜻함을 전할 수 있는 선물로 눈을 돌려보자. 단색 털모자와 목도리 세트는 촉감이 부드럽고 어느 옷과도 무난하게 코디할 수 있다. 여성을 위한 선물의 스테디셀러는 단연 향수. 은은하게 풍기는 여인의 향기는 아름다움을 상승시킬 뿐 아니라 선물한 사람의 행복지수도 높일 수 있다. 크리스마스를 겨냥해 향수와 보디용품을 함께 묶은 크리스마스 한정판매 세트를 노려보는 것도 좋다. 크리스마스의 특별한 느낌을 전하면서도 실용성을 갖춘 선물로 속옷을 들 수 있다. 겉옷이나 기분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고, 디자인 선택에 대한 부담이 적어 선물하기에도 용이한 편이다. 너무 야하지 않은, 크리스마스 이벤트성 선물을 준비해 이상한 눈초리를 피하고 유머러스한 사람이 되자. ●남자친구에게는 이제는 남성들도 자신들을 가꾸는 데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 올 겨울에는 내 남자의 피부까지 생각하는 센스를 발휘하는 것도 좋다. 스킨이나 로션은 가장 기본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아이템. 사용하기 편리하고 겨울철 피부관리용으로 딱 좋은 남성용 마스크팩도 추천할 만하다. 2005년을 정리하며 알찬 2006년을 계획하자는 의미를 전한다.18세기 미국의 정치가이자 과학자인 벤자민 프랭클린이 사용하던 수첩 형식을 현대에 맞게 개발한 프랭클린 플래너에 간단한 사랑의 메시지를 적어 선물하면 1년 365일 당신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 남성을 위한 선물의 스테디셀러는 시계다. 시원스러운 크기의 다이얼과 심플한 디자인의 메탈 손목시계는 세련미를, 가죽줄로 장식한 고전적인 디자인의 시계는 품격있는 멋을 드러낸다. 올 겨울 유행아이템인 모피 장식의 코트로 내 남자를 멋스럽게 변신시킬 수도 있다. 고급스러운 스웨이드에 탈부착이 가능한 인조모피 장식을 단 하프코트는 따뜻함과 실용성을 동시에 잡는다. 전체적인 일자라인보다는 허리가 살짝 들어간 디자인이 더욱 멋스럽다. (1)남친의 얼굴에 수분을 공급해줄 마스크팩 (2)따뜻한 코디의 완성, 스카프 (3)상쾌한 향의 플라워바이겐조 한정판 (4)시원스러운 크기의 메탈손목시계 (5)우아한 품격의 목걸이 (6)부드러운 피부를 위한 존슨즈베이비 한정판 (7)심플한 디자인의 티파니 주얼리 세트 (8)커플을 위한 트렁크 속옷 (9)알찬 2006년을 시작하는 프랭클린 플래너 (10)하트를 모티브로 한 예나골드 커플링세트 (11)귀여운 남녀를 위한 커플 속옷 (12)아기자기한 무늬의 속옷 세트 (13)감각있는 여성을 위한 귀고리 <사진제공:에뜨로·옥션·인터파크·비비안 임프레션·이랜드 헌트이너웨어·겐조퍼퓸>
  • 재소자관리 ‘구멍’

    강간 혐의로 무기징역이 선고된 뒤 모범수로 복역하던 재소자가 교도소 안에서 성폭행과 살인을 하려다 또 무기징역형이 선고됐다. 서울남부지법 제11형사부는 31일 교소도 안에서 재소자를 가르치는 직업훈련 여교사를 성폭행하려다 실패하자 살해하려 한 무기수 김모(42)씨에게 무기징역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의 범행이 습관화된 상태이고 미리 성폭행을 계획했으며 자신의 신원 및 범행이 드러날까봐 피해자를 살해하려 한 고의성이 인정되는 만큼 중형을 선고한다.”고 밝혔다.‘희대의 탈주범’으로 무기수가 된 신창원씨에게 징역 22년 6월형이 추가로 선고된 적은 있지만 복역 중인 무기수에게 다시 무기징역형이 선고된 것은 처음이다. 김씨는 지난 4월13일 오전 서울 고척동 영등포교도소 직업훈련소에서 용접 교육을 받다 “치과 진료를 받겠다.”며 교육장을 빠져 나왔다. 김씨는 교도관의 눈을 피해 건물 2층에서 1층으로 내려가 1시간 동안 화장실에 숨어 있었다.김씨는 여교사의 교육이 끝날 때를 맞추기 위해 손목시계까지 미리 준비했다. 김씨는 같은 층 컴퓨터 교육실에서 강의를 끝내고 뒷정리를 하던 여교사에게 흉기를 들고 성폭행을 시도하다 반항이 심하자 목을 졸라 살해하려 했다. 당시 교육장은 훈련교사 1명이 재소자 50여명의 교육을 담당하고 있었으며 김씨의 진료 예약 여부도 확인하지 않았다. 김씨는 검찰 조사에서 “범행 도구를 모두 교도소 안에서 마련했다.”고 진술해 재소자 관리에 구멍이 뚫린 것으로 나타났다. 교도소 관계자는 “훈련교사 1명이 적게는 20∼30명, 많게는 40∼50명의 재소자를 교육하다 보니 감시가 충분치 못했다.”고 해명했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김성수기자의 마라톤 도전기] (16)시리즈를 마치며

    [김성수기자의 마라톤 도전기] (16)시리즈를 마치며

    “시원섭섭합니다.” 16주 훈련프로그램을 모두 끝내면서 드는 솔직한 심정입니다.4개월이란 시간이 결코 짧지는 않더군요. 생전 안 하던 달리기를 하느라 허덕대며 “내가 왜 사서 이 고생을 하나?”라는 후회도 여러번 했습니다. 모든 생활의 우선순위가 ‘마라톤’으로 바뀌면서 집에서도 눈총을 많이 받았죠. 좋아하는 선·후배들과는 마음편히 술 한잔도 제대로 못 나눴습니다. 이 나이에 마라톤을 해서 무슨 영화를 보겠다고…. 하지만 좋은 일도 있었습니다. 우선 나름대로 날렵한(?) 몸매를 갖게 됐습니다. 뱃살도 많이 빠졌고, 몸무게는 94㎏에서 85∼86㎏대로 줄었습니다. 양복이 전부 커져서 우스꽝스러워졌지만 그게 뭐 대숩니까? 옷이야 다시 사면 되고, 요즘 나이보다 훨씬 어려보인다는 소리를 듣고 있는데…. 달리는 재미도 알게 됐고, 옛날보다 몸도 훨씬 좋아졌습니다. 이제 한 가지 숙제만 남았습니다. 바로 풀코스 도전입니다. ●11월13일 대회 출전 원래 스케줄대로라면 지난 일요일에 대회에 나갔어야 했죠. 하지만, 지난주에 말씀드린 대로 초보자인 저에게 가장 적합한 대회를 고르느라 첫 완주도전은 11월13일(일) 스포츠서울대회로 잡았습니다. 막상 풀코스에 도전한다고 하니 걱정되는 게 한두가지가 아니더군요. 지난 일요일엔 마라톤에 출전했던 40대 은행원이 숨지는 등 불행한 사고도 잇따르고 있고. 그래서 그동안 저를 지도해주신 건국대 유영훈 코치에게 마지막으로 SOS를 쳤습니다. 이른바 ‘서바이벌 풀코스’의 비법에 대해 조언을 구한 거죠. 실제로 대회 때 어떻게 레이스를 펼쳐야 완주할 수 있는지 들어봤습니다. 우선 출발하기에 앞서 10분 정도 스트레칭을 충분히 해서 땀이 날 정도로 몸을 풀어줍니다. 레이스가 시작되면 가장 중요한건 오버페이스를 하지 않는 겁니다. 출발 총성이 울리고 선수들이 우르르 뛰어나가면 자기도 모르게 속도를 높이게 되는데 자기 페이스를 잃지 말아야 합니다. 손목시계를 준비해 2.5㎞나 5㎞마다 기록을 재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저같은 초보자의 경우, 연습 때 5㎞를 30분대에 뛰었다면, 시합에서는 32∼33분대로 80% 정도의 속도만 내야 끝까지 뛸 수 있습니다. 5,10,15㎞마다 탈수현상이 일어나지 않게 물을 충분히 먹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또 풀코스 첫 도전이라면 5시간대 페이스메이커(풍선을 매달고 주자를 인도하는 사람)를 따라가는 게 좋습니다. 욕심내지 말고 30㎞ 지점까지는 쭉 따라가다가 이후 힘이 남아 있다면 그때 가서 속도를 올려도 늦지 않다는군요. 처음 도전하는 사람은 처음부터 끝까지 뛰겠다는 생각은 버리고, 힘들면 걷고 목표를 ‘완주’에 두는 게 현명하다고 합니다. 자, 이제 준비는 모두 끝났습니다. 대회가 끝난 뒤 좋은 소식을 전해드렸으면 좋겠습니다. 그동안 애정을 갖고 지켜봐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1천원이면 통하는 이방지대

    1천원이면 통하는 이방지대

    “이것도 1000원이에요?” 싸구려만 널려 있을 것이란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놀란 목소리로 여기저기서 가격을 묻는다. “몽땅 1000원이에요. 마음 놓고 고르세요.” 기분 좋은 듯 직원의 대답이 명랑하다. 주부 정희숙(27)씨는 “조잡한 중국산만 판매할 줄 알았는데 예쁘고 실용적인 것이 많아 충동구매했다.”고 웃었다. 커다란 비닐봉지를 가득 채웠는데도 가격은 1만 3000원.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초저가 매장을 찾는 서민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하루 평균 매장 방문자는 1000여명. 잡동사니만 수북하게 쌓였던 ‘1000원 숍’이 고급화·대형화된 덕이다. 일본의 100엔숍과 미국의 1달러숍을 업그레이드한 생활용품·인테리어 전문점으로 거듭나고 있다. 주요 초저가 매장 6곳을 직접 찾아가 특장점을 짚어봤다. ●메카는 명동과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1000원숍의 메카는 서울 명동과 강남 고속버스터미널이다. 초저가 매장들은 이곳에 상륙하려고 무던히 애쓴다. 높은 임대료 탓에 이윤을 챙기지 못하더라도 ‘안테나 숍’(신상품을 소개하고자 회사가 운영하는 직영점)을 고수한다. 유동인구가 많아 ‘질 좋은 물건이 싸다.’는 입소문이 빨리 퍼지기 때문이다. 가격 파괴의 비결은 현금 구매와 100% 아웃소싱 정책이다. 업체는 상품 개발에만 힘쓰고, 생산은 중국·동남아·중동·유럽 등에 맡겨 값을 낮춘다. 국산 제품의 경우 현금으로 결제, 가격을 깎는다. 매출의 95%가 현금이라 가능한 일이다. ●천연소재 바구니와 일본풍 그릇 눈길 명동로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전문쇼핑몰 ‘아바타’ 5층에는 국내 최대 초저가 유통업체인 다이소(02-755-6019)가 자리하고 있다. 욕실·주방·사무·문구용품과 인테리어 소품 1만여개가 112평을 가득 채웠다. 가격은 1000∼5000원.1000∼2000원 상품이 80% 정도다. 전국 314개 매장이 비슷한 형태다. 가장 인기있는 상품은 바구니와 그릇류. 과일 바구니, 휴지통, 천 부착 바구니 등 디자인과 크기가 다양해 소품 정리용으로 유용하다. 갈대, 대나무, 등나무, 물풀 등 천연소재로 베트남, 중국, 필리핀 현지 공장에서 만들었다. 제조사는 할인점 등에서 봄 직한 낯익은 이름. 기자가 얼마 전 할인점에서 4300원에 구입한 플라스틱 바구니가 15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도자기와 유리그릇 500여가지는 또 다른 대표상품이다. 수입산은 200종. 일본 ‘다이소산업’과 합작한 터라 일본풍이 많다. 일본식 덮밥인 돈부리를 담는 그릇은 베스트셀러다. 스테인리스 제품도 할인점과 품질 차이가 크지 않아 잘 팔린다. 지난해 매출은 650억원으로 연 6000여만개를 판매한 셈이다. ●결함 상품 리콜서비스 아바타 지하에 자리했던 온리원(02-3789-1004)은 지난 5월 명동역 8번출구 주변으로 옮겼다. 국내 토종업체로 30개 매장(직영점 15개, 가맹점 15개)을 운영하고 있다. 2001년 전북 전주에서 출발한 온리원이 급성장한 것은 모든 상품이 1000원인 데다 100% 교환 및 환불, 리콜 서비스를 실시한 덕이다. 지난해에는 뚝배기 일부에서 물이 새는 결함을 발견, 전 품목을 리콜하기도 했다. 신문에 수백만원짜리 리콜 광고를 내보내 판매된 3000여개 중 30여개만 회수됐지만 ‘믿을 만한 업체’란 이미지를 얻었다. 양종석 영업·관리팀장은 “광고판을 머리 위에 들고 서 있는 ‘벌서기 광고’로 매출을 4배 이상 늘렸다.”고 설명했다. 온리원은 낯익은 비누, 샴푸, 치약, 소금, 설탕, 튀김가루, 식용유 등을 1000원에 판다. 다른 곳보다 200∼1000원 정도 저렴하다. 칼, 가위, 드라이버, 펜치 등 공구류는 물론 이어폰·우산도 마찬가지다. 매장 구석에서 교복을 입은 여고생 3명이 장난스레 머리핀을 꽂아 보며 키득거린다. “정말 1000원이야. 이것도 사야겠다.” “필요한 거 없다면서 뭘 그렇게 많이 고르냐.” ●외국인 발길 유혹 명동의류 옆에 위치한 보나비타(02-755-4125)는 1호점이다. 일본 100엔숍 업체인 오쓰리와 손을 잡고 지난 6월에 문을 열었다. 보나비타는 화사한 인테리어로 일본·중국 관광객의 발길을 이끈다. 1층에는 생활용품을,2층에는 인테리어 소품을 진열했다. 인기상품은 천가방과 벨트(각 2000원). 종이를 접어 만드는 소품함도 이색적이다. 외국인을 위해 내놓은 맥주·소주 저금통은 각 1000원. 때밀이 수건도 잘 팔린단다. 2층에선 전자시계가 눈에 띈다.1000원짜리 오뚝이 시계는 장난감처럼 귀엽고 깜찍하다. 아바타 1층 코즈니 매장에서 1만원에 팔리는 연필꽂이 전자시계가 5000원. 다른 신용카드 결제는 가능하지만,BC카드는 거절당했다. ●인테리어 소품 총집합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지하상가 입구에 자리한 에코마트(02-595-3584)는 이랜드 계열이다. 그래서 13개 매장 중 9개가 2001 아웃렛이나 뉴코아에 숍인숍 형태로 입점해 있다. 에코마트는 1000원 균일가 인테리어 소품 전문점이란 특색을 지녔다. 만물 백화점을 지향하는 온리원이나 다이소와 다른 점이다. 8평 남짓한 매장은 오전인데도 발디딜 틈 없이 붐볐다. 유리병에 야채와 곡식을 넣어 장식한 소품과 각종 모양의 조화 화분을 고르느라 여성들이 분주하다. 천장에서 투명한 소리를 내는 모빌도 인기 상품이다. “지난번에 있던 빨간 꽃은 없어요?” 한 여성이 묻는다. “네, 다 팔렸어요.” “그럼 언제 다시 들어오나요.” “글쎄요. 워낙 상품이 많아서, 확실히 말씀드리기 어렵네요.” 제품이 빨리 팔리다 보니 맘에 들면 그 자리에서 구입하는 게 좋다. 특히 계절별로 색상을 바꿔 상품을 들여와 회전이 빠르다. 봄엔 녹색, 여름엔 파란색, 가을엔 보라색과 오렌지색으로 톤을 맞춘다. 영업팀 장성은 과장은 “주부 사원들이 직접 써보고 만족한 상품만 판매하는 게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이색적인 일본산 즐비 2000원 균일가 매장인 싸당스(Sodongs,02-535-2758)도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지하상가에 위치해 있다.2000여개 상품 가운데 국내산은 40%, 일본산은 60%. 일본 노래가 흘러나오는 이곳은 이색적인 일본 상품이 많아 마니아들 사이에선 이미 유명하다. 원목 소품류가 대표적 상품군. 명패나 액자부터 다양한 크기의 조립상자, 서랍까지 있다. 어디에 쓰일지 도저히 파악하기 힘든 제품도 눈에 띈다. 홍성인 팀장은 “소비자가 원하는 곳에, 원하는 모양으로 자유롭게 설치하는 게 원목 소품의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아로마, 향료, 입욕제도 다른 초저가 매장에서 보기 힘든 제품. 냉·온 보온이 가능한 보냉백도 크기별로 5가지나 된다. ●본차이나 그릇이 2000원 굿앤로우(02-2067-8922)는 생활용품을 1000∼2000원에 판매한다. 지하철 7호선 광명사거리역과 연결된 쇼핑몰 크로앙스 지하 1층에 자리한 매장은 60평 규모로 넓다. 이달초에 확장했다. 주부 소비자가 많다 보니 그릇류에 신경을 많이 썼다. 본차이나 그릇이 2000원으로 저렴하다. 상품 진열은 할인점만큼이나 깔끔하다. 제품군별로 구별, 물건 찾기도 쉽다. 만물상답게 자전거 자물쇠, 손목시계, 계산기, 무릎·허벅지 보호대 등을 판매한다. 뜨거운 튀김기름에서 튀김을 쉽게 건져내는 집게(2000원), 발바닥을 자극하는 지압발판(2000원), 비누거품이 흘러내리지 않는 아이용 샴푸 모자(1000원) 등이 아이디어 상품. 이달 말까지 모든 상품 구매자에게 홈그린팩을 증정하는 사은행사도 벌인다. 다이소 박정부 사장은 “1000원숍이 고급화되고, 합리적인 소비패턴이 자리잡으면 우리나라에서도 초저가 매장이 백화점과 할인점, 편의점에 이은 제4의 유통채널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서울戀街] (4) 인사동 거리

    [서울戀街] (4) 인사동 거리

    제아무리 길눈이 밝아도 인사동에서는 누군가에게 소개받은 맛집이나 술집을 한번에 찾아가는 것은 포기해야 한다. 이 골목인가 싶으면 엉뚱한 가게들이 나오고, 저골목으로 가면 막혀 있고…. 인사동 거리는 600m에 불과하지만 그 사이로 작은 골목들이 실핏줄처럼 비집고 뻗어 있어 총 길이가 20㎞는 족히 된다. 목적지를 찾지 못해도 기분이 과히 나쁘지는 않다. 골목 중간중간 아담하고 소박한 가게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정겹다. 어린 시절 소풍 가서 ‘보물찾기’를 했던 기분으로 인사동을 샅샅이 뒤져보자. ■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워요” 인사동의 명물 가게들은 작은 미술관 같다. 채 열 평도 되지 않는 공간에 주인 겸 작가인 ‘시민 예술가’들이 만든 신기한 물건들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쇼핑 센터에서 구하기 어려운 기발한 창작품을 만나고 싶으면 이곳에 가보자. 아이 쇼핑만으로도 즐겁다. ●창작품 집합소, 쌈지길 최근 인사동의 최고 명물로 자리잡은 ‘쌈지길(www.ssamziegil.co.kr)’.1층부터 4층까지 이어지는 비탈길을 따라 창작 공예품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도자기·옷·가구·장신구 등 공예품의 모든 것을 구경할 수 있다. 유머가 있는 생활소품을 트럭에 실어 놓고 파는 ‘닭똥집’, 고양이가 있는 금속공예 장신구를 다루는 ‘성냥갑’, 전문 작가들의 작품집인 ‘손내옹기’,‘박종훈점’,‘이도공방’, 배재대학교 목칠공예과 사람들의 작품을 전시 판매하는 ‘배재대조옻칠’ 등 50여개가 넘는 가게들이 모두 갤러리와 진배없다. 지하 1층 ‘황진사진관’에서는 손님의 생생한 표정을 찍어 흑백 사진으로 현상해준다. 중간 중간 잔디무늬 의자가 마련돼 쉴 수 있고,2층 ‘세이지 그린티’와 4층 ‘하늘정원’에서 녹차 음료나 생과일 주스를 마시며 한 숨 돌릴 수 있다. ●직접만든 탈과 금속공예품 파는 곳 쌈지길에서 안국역쪽으로 몇 걸음 옮기면 오른편에 공예가 정성암씨가 만드는 탈 전문 판매점 ‘탈방’이 나온다. 하회탈, 본산대탈을 10∼20만원 정도에 살 수 있다. 만원을 넘지 않는 탈 모양 열쇠고리 등 기념품도 판매한다.734-9289. 해 모양 간판이 돋보이는 ‘제3공간’에는 금속을 이용해 만든 형형 색색 생활 소품이 가득 걸려있다. 한 개쯤 사놓으면 볼 때마다 웃음지을 것 같은 아기자기한 시계, 촛대, 옷걸이,CD꽂이를 찾을 수 있다.737-8928. ●작품 한복 사거나 구경하려면 쌈지길 맞은 편에는 연예인, 외국 대사 부인 등이 자주 찾기로 유명한 고급 한복점 ‘꼬세르(737-6587)’가 자리를 잡고 있다. 이곳과 수도약국을 맞은 편 ‘파랑돌(720-6001)’에서는 수십∼수백만원을 호가하는 고가의 한복을 판다. 일상 한복으로 입기엔 가격대가 높지만 생활 한복집이나 혼수용 한복가게에서 보기 힘든 특이하고 세련된 작품 한복을 볼 수 있다. ●고미술품 쉽게 사기 옛날 사람들이 만든 고미술품을 찾는다면 수도약국에서 탑골공원 쪽으로 나가는 길을 가야 한다. 골목 구석구석에 크고 작은 ‘골동품 가게’들이 있다.‘고도사(735-5815)’와 ‘동예헌(730-5550)’ 등 규모가 큰 곳에서 철마다 테마별 전시회를 이용하면 해석하기 힘든 고미술품을 쉽게 감상하고 살 수 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우리 먹을거리 즐기기 전통의 거리인 인사동 개량 한옥엔 먹을거리터들이 많다. 삐걱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안마당의 나무와 꽃이 반겨준다. 비라도 내리면 풀잎마다 맺히는 물방울이 처마의 운치와도 잘 어우러진다. 높은 서까래가 뿜어내는 한옥의 고즈넉함은 음식 맛에 정겨움을 더한다. 한국적인 맛을 느낄 수 있는 음식점·찻집·술집 등을 소개한다. 민가다헌 명성황후 조카인 민익두 대감의 집을 개조해 만든 퓨전 음식점.1930년대 화신백화점을 설계한 건축가 박길룡이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화장실과 목욕탕을 실내에 배치한 개량 한옥으로 1977년 서울시 민속자료 15호로 지정됐다. 한옥의 서까래 아래에서 구한말 서양에서 유행하던 빅토리아풍의 의자에 앉아 프랑스 화가 로트렉의 그림을 감상할 수 있는 독특한 분위기다. 허브비빔밥 1만 5000원. 저녁세트 5만원 안팎.733-2966. 사과나무 인도 향신료를 사용해 만든 카레의 일종인 ‘달’(dal)을 닭가슴살과 밥에 비벼 먹을 수 있게 만든 치킨달밥(5000원)이 유명하다. 저녁에는 닭가슴살에 치즈를 얹어 구운 ‘닭치즈 바비큐’나 간장에 떡볶이를 절인 ‘궁중떡볶이’ 등의 퓨전안주(1만 5000원선)와 시원한 생맥주를 마셔도 좋다.10여명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는 커다란 테이블도 있다.722-5051. 전통다원(경인미술관 내) 전통차를 마시면서 전시도 감상하고 휴식도 취할 수 있다. 저택의 안채를 이용한 전통찻집으로 대청마루, 안방, 건넌방 등을 모두 터서 찻집으로 만들었다. 한옥의 넓은 마당에 앉아 마시면 마음이 차분해진다.8가지 한약재를 10시간 동안 다려 만든 한방 쌍화차는 6000원. 간식으로 먹기 좋은 모듬떡은 4000원.730-6305. 리틀 인디아 한국 전통의 거리에서 이국적 색채를 느낄 수 있는 곳. 입구부터 장식된 인도풍 공예품들은 주인이 직접 인도에서 사온 것들이다. 직접 발효시킨 인도식 요구르트인 ‘라씨(1만∼1만 2000원)’도 빼놓을 수 없다. 사모사(인도 만두·8000원), 닭고기커리(1만 1000원)도 대표 메뉴다.730-5528. 아빠 어렸을 적에 자갈이 깔린 철로를 지나 문을 열면 어두운 실내에 옛물건들이 많다. 교복, 가방, 구식 흑백 텔레비전 등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메뉴판도 70년대 ‘바른생활’국민학교 교과서로 만들어 옛 향취를 느낄 수 있다. 야생초를 채취해 100일 동안 발효시켜 만든 것으로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산야차는 5000원.733-3126. 명상 아루이 황토와 백자갈이 깔린 마당에서는 맨발로 걸어볼 수 있다. 차를 먹으면 주인의 안내에 따라 그림명상·돌명상·선(仙)체조 등 명상을 즐길 수 있다. 손발이 찬 여성들을 위한 행복우린차, 흡연자를 위한 해맑은차, 식중독·숙취에 좋은 하늘잎차는 각각 1만원.722-6653. 신일 주머니 가벼운 데이트족들을 위한 전통 남도 음식 전문점이다. 보쌈, 재래 된장찌개, 참조기, 밑반찬 6가지, 계란찜, 수육, 굴, 홍어무침, 전, 나물이 어우러져 한상으로 나오는 신일정식은 1만 2000원으로 근처 한정식집에 비해서는 저렴한 편이다.739-5548. 사원(732-3002)은 마당에 장독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궁중식을 기본으로 10가지 이상의 반찬이 나온다. 사원정식은 1만원·간장게장정식은 2만원. 산촌(735-0312)은 사찰음식 전문점이다. 은은한 불경소리를 들으며 산중요리의 진미를 느낄 수 있다. 점심정식은 1만 7000원·저녁정식은 3만원. 사천(734-5798)의 불고기 정식(1만 9000원)은 양념이 독특하다. 김유영 김기용기자 carilips@seoul.co.kr ■ 특이한 곳 찾아보기 아름다운 차 박물관 한국 중국 스리랑카 영국 등 세계 각국 110여가지의 차와 차문화를 엿볼 수 있다. 박물관에서는 가야부터 조선까지의 찻잔·토기뿐만 아니라 티베트·중국의 다기류가 전시됐다. 또 젊은 작가들이 구워내는 도자기를 전시·판매하기도 한다. 대금·소금 등 국악공연도 격주로 열린다. 한옥 마당에서 차를 팔기도 한다. 명전, 우전, 세작, 황산모봉, 황차, 로즈힙, 아쌈, 실론 등 400여종의 차를 ‘티스토리’라는 브랜드로 판매한다. 관람료는 없다.735-6678(www.tmuseum.co.kr). 북스(VOOK’S·갤러리카페)VOOKS는 ‘VISUAL+BOOK+SHOP’의 합성어다. 입구에 걸린 ‘한 점의 그림이 수천마디의 말보다 더 가치가 있다.’는 구호답게 그림책들이 30여평의 가게벽면에 빼곡하게 꽂혀 있다. 미술 사진 디자인 건축 등 직수입 서적이 1만여권으로 비주얼 서적으로는 시내 대형서점보다도 많다. 가격대가 수만원에 달하지만 여기서는 그냥 볼 수 있다. 독서를 하거나 세미나를 열기에도 좋다.5000원의 문화비를 내면 허브티·라테·커피 등을 보면서 책을 앉아서 볼 수 있다.737-3283(www.gallery.co.kr). 미술관 관람 인사동은 예술의 거리답게 학고재, 인사아트센터, 노암갤러리, 갤러리 타블로 등 많은 화랑들이 몰려있다. 사람의 발길이 뜸한 곳도 많아 들어갈 때 기죽기 쉽지만 관람료는 대부분 무료이기 때문에 그냥 가서 감상하면 된다. 사진 촬영이나 음식 반입은 금지다. 마음 내키면 인사아트센터(736-1020) 앞에서 순회버스를 타고 평창동까지 나갈 수 있다.1000원만 내면 하루종일 이용할 수 있으며 버스는 국립민속박물관, 환기미술관, 영인문학관, 이응노미술관, 김종영미술관, 가나아트센터 순으로 운행한다. 나이프갤러리 성보갤러리 골목 지하 1층에 자리잡은 이곳에 들어가면 ‘세상에 칼 종류가 이렇게 많았어?’라고 감탄할 만하다.4000여개의 번뜩거리는 칼날이 광채를 내 등골을 오싹하게 만든다. 뛰어난 검법을 자랑하는 거합도(居合道) 한정욱 사범이 모은 칼들이며 판매도 한다.735-4430(www.knifegallery.co.kr) 빛나리 앤틱샵 손목시계, 회중시계, 탁상시계 등 종류별·시대별로 값을 측정하기조차 어려운 다양한 시계들이 사방에서 똑딱거린다.720-6413(www.bitnali.com). 김유영 서재희기자 carilips@seoul.co.kr
  • [경제플러스] 뮤직온 ‘왕대박 페스티벌’ 경품행사

    LG텔레콤은 ‘뮤직온’ 정액요금제 가입자에게 선물을 주는 ‘왕대박 페스티벌’을 연다. 오는 31일까지 LGT의 음악포털사이트인 뮤직온의 월 5000원 정액요금제에 가입하는 고객을 추첨해 MP3플레이어, 디지털카메라, 손목시계 등을 준다.
  • 젊음의 코드를 읽는다/가야마 리카 지음

    ‘요즘 젊은 애들은 예의 없고 불손하다’‘인터넷이나 끼고 살지, 미래에 대한 비전이나 어려움을 이겨낼 의지가 없다’ 만일 당신이 이렇게 생각한다면 일본의 저명한 문화분석가이자 정신의학자인 가야마 리카에 의해 ‘쉰세대’로 비판받을 것이다. 온종일 컴퓨터 앞에서만 지낸다거나, 자유분방하게 연애를 즐기고, 친구들과 쉴 새 없이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 등의 행위는 그름의 판단 대상이 아니라 하나의 사회적 코드로 이해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가야마 리카의 ‘젊음의 코드를 읽는다’(김영진 옮김, 황금가지 펴냄)는 어른들 눈에 제멋대로 보이는 젊은이들의 속마음을 45가지의 속마음을 통해 꿰뚫어본 책이다. 일본 젊은이들의 모습을 분석한 것이지만 한국 젊은이들과도 놀랄 만큼 유사하다. N세대,W세대,P세대 등 요즘 젊은 세대를 지칭하는 용어는 실로 다양하다. 그러나 새로운 생활패턴을 지닌 젊은 세대에 대한 피상적 담론들은 많지만,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무엇을 고민하고 갈등하는지 젊은 세대의 내면을 알려주는 책은 드물다. 이 책은 친구, 가족, 연애, 학교나 직장생활 등 대인 관계 심리는 물론, 성격 고민, 금전 가치관, 갖가지 콤플렉스 등 청소년들의 내적 심리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책에 따르면 요즘 젊은이들은 돈을 좋아하지만 애써 벌 생각은 없다. 돈을 많이 벌고 싶다고 하면서도 막상 취직을 할 시기가 되면 보수 보다는 집에서 가깝고 분위기가 편한 곳에 입사한다. 이들이 집착하는 것은 돈 그자체가 아닌 돈으로 환산되는 ‘자신의 가치’이다. 이들은 또 힘내라는 말 보다 즐기면서 하라는 말을 좋아한다. 이들은 즐기는 일에 탐욕스럽다. 하지만 즐긴다는 의미는 단순히 느긋하게 논다는 뜻이 아니라, 힘들더라도 마음속에서 만족을 느끼고 자신을 인정받고 싶다는 뜻이다. 요즘 젊은이들은 연애의 환상은 없지만 애인은 항상 필요하다. 이들은 어딘가 나의 이상형이 있겠지 하는 식으로 도저희 연인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을 잘 안다. 대신 어떻게 해서든 또 누가 되었든, 구체적인 상대를 찾아 거기서부터 궁리를 시작한다. 이들에게 연인은 꿈속의 존재가 아니라 손목시계처럼 때로는 갈아치우더라도 우선은 있어야 하는 존재다. 책이 강조하는 것은 젊은이들의 이같은 생각과 행위들이 사회변화에 따른 하나의 코드이며, 이들 또한 진솔한 생각과 철학이 있음을 상기시킨다. 아울러 극단으로 치닫는 세대간 충돌을 목격했던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젊은 세대의 심리를 심층 해부함으로써 이 시대의 갈등을 새로운 화해모드로 전환할 수 있는 계기를 모색하고자 한다.85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더위 쫓고 모기 퇴치 아이디어 상품 반짝

    더위 쫓고 모기 퇴치 아이디어 상품 반짝

    극심한 무더위와 모기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에 밤잠을 설치는 당신을 위해 톡톡 튀는 아이디어 상품이 쏟아지고 있다. 가격은 대부분 1만원 안팎으로 할인점과 홈쇼핑, 인터넷 쇼핑몰에서 만날 수 있다. ■ 얼음을 내 품안에 여름을 녹일 최고의 상품은 얼음. 뜨거워진 얼굴, 등, 목, 엉덩이를 얼음으로 식혀주면 어떨까. 이슬이 맺히거나 물이 흐르지 않아 착용이 깔끔하다. 얼음쿠션(1만 7500원) 폴리우레탄 100%로 만들어져 말랑말랑하다. 앉으면 폭신하고 부드러운 느낌. 냉동실에 30분 정도 넣었다가 사용하면 그만이다. 밤새 더위와 싸워야 하는 수험생에게 딱 좋은 제품. 다만 냉동실에 너무 오래 두면 겉표면이 손상될 우려가 있다. 전자레인지에 2∼3분 데우면 허리·어깨·무릎 찜질용으로도 쓸 수 있다. 얼음조끼(4만 9000원) 아이스팩을 포함한 조끼로 무게는 1㎏. 아이스팩에 이슬이 맺히지 않도록 고안, 착용감이 좋다. 방수처리는 기본.3시간 얼린 아이스팩을 넣으면 4∼5시간동안 냉기가 지속된다. 수명은 1년 이상. 얼굴마사지 쿨팩(7700∼9900원) 얼굴 냉찜질은 체내 세포를 자극, 피부에 활력을 주고 모공을 진정시킨다. 촉촉한 피부를 가꾸는 데 적합하다. 은은한 아로마향이 퍼지면 긴장이 풀려 편안하게 잠들 수 있다. 냉장실에 1시간 넣었다가 5분이상 착용하면 상쾌하다. 냉매 스카프(7900원) 스카프 안에 고분자 입자를 냉매로 넣어 만들었다. 냉동실에 얼려 사용하면 기온 30도에서 1∼2시간 차가운 기운이 감돈다. 수분이 피부에 직접 닿지 않아 쾌적하다.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 모기는 가라∼ 짜증나는 더위에 모기까지 극성을 부리면 도저히 잠들 수 없다. 간편한 퇴치제로 모기로부터 해방되자. 전기 모기채(3000원) 순간고압충격방식으로 집안의 모기, 해충이 모기채에 닿기만 하면 순식간에 타서 없어진다. 때려서 잡는 게 아니어서 벽이나 유리창에 핏자국을 남기지 않는다. 안전망을 2단계나 갖췄다. 건전지 2개로 작동한다. 모기 퇴치 손목시계(1만 2000원) 수모기의 날갯소리와 모기의 천적인 잠자리 날갯소리를 내 사람을 무는 암모기의 접근을 차단하는 제품. 뒷면에 클립이 있어 허리에도 착용할 수 있다. 건전지로 작동하며 수명은 30∼50시간.‘모기 퇴치 손목밴드’(10개 1만 5000원)는 아로마향으로 모기·해충을 쫓아내는 것. 밴드를 손목에 착용한 후 피부 표면에 문지르기만 하면 된다. 개봉후 5일까지 할 수 있다. 해충퇴치기(1만 2900원) 인공지능 변환 파장이 집안의 전기배선 자장 패턴을 수시로 바꿔 각종 해충을 집 밖으로 몰아낸다. 플러그를 전기콘센트에 꽂아 놓기만 하면 된다. 휴대용 모기퇴치기(3만 3000원) 손바닥만한 크기로 반경 1.5m 이내에 모기가 접근하지 못하도록 해준다. 열쇠고리 타입으로 가방이나 휴대전화에 끼우고 다닐 수 있다. 냄새나 연기가 없어 편리하다. 모기장문발(1만 8800원) 현관, 출입문에 설치하면 집에 모기가 들어오지 못한다. 반면 안에선 얼마든지 자유롭게 다닐 수 있다. 신축성이 뛰어나 현관문, 대청마루, 방문틀 등 다양한 곳에 설치 가능하다. 설치하기 전에 테이프를 붙일 곳을 깨끗이 닦아낸다. 밑에서부터 손으로 눌러 부착하는 데 원단보다 10㎝ 이상 위로 늘리는 게 중요하다. ■ 시원한 잠자리 소품 죽부인처럼 전통적인 무더위 퇴치 상품도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 아이디어를 더해 효율성을 높인 제품도 많다. 통풍베개(2만 8000원) 선풍기를 켜 놓아도 베개에 닿는 머리 뒷부분은 덥기 마련이다. 통풍베개는 ‘공기순환 홀’로 통풍기능을 강화,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어깨부분의 각도를 낮춰 깊숙하고 안전하게 지지해준다. 대나무베개(2개 9900원) 천연대나무 재질로 항균, 방습, 방취 효과가 탁월하다. 피부를 접촉하면 대나무 특유의 부드러움과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베개 안쪽에 넣은 숯이 습기를 막아 쾌적한 잠자리를 만들어준다. 숙면에 효과적인 아로마 향을 휴지에 1∼2방울 떨어뜨려 베개에 넣어도 좋다. 아로마 오일과 라벤더 향을 넣은 수면안대(2만 2000원)도 나왔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알뜰살뜰 정보]

    ●신세계닷컴(www.shinsegae.com)은 오는 30일까지 7∼8월 성수기 여행 예약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여름 바캉스 1+1’ 이벤트를 연다.150만원 이상 구매하는 소비자들에게 9∼11월 사이에 사용할 수 있는 펜션이용권을 준다.●그랜드백화점 일산점은 7월7일까지 가정용품 방문 소비자에게 구매와 상관없이 비연속식 응모권을 제공, 추첨을 통해 여행권을 증정한다.1등 한쌍에게 태국 방콕 4박5일 여행권,2등 한쌍에게 필리핀 마닐라 3박4일 여행권,3등 한쌍에게는 제주도 2박3일 여행권을 각각 준다.●현대홈쇼핑(www.hmall.com)은 19일까지 백화점 창립 34주년을 맞아 ‘경품 대축제’를 펼친다. 상품 구매 소비자들을 추첨해 해외 여행권, 현대백화점 상품권 50만원권, 호텔현대 숙박권 등을 준다.●G마켓(www.gmarket.co.kr)은 20일까지 식품에 대해 무료 시식할 수 있는 미니어처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갖는다. 구매 제품을 배송할 때 무료 시식용 미니어처를 함께 보내준다. 매일 하나의 식품을 선정해 한정된 수량을 파격적인 가격에 판매하는 ‘한정수량 타임세일’도 시행한다.●삼성테스코 홈플러스는 표준협회가 연 ‘2005 한국 서비스대상’에서 대형 할인점 부문 대상을 받았다. 이번 수상으로 4년 연속 수상을 하게 된 홈플러스는 그동안 소비자 중심의 서비스 품질경영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경영 전반에 걸친 서비스 품질혁신 활동의 활발한 전개 등 서비스 품질개선 활동을 꾸준히 펴온 것을 인정받았다.●롯데백화점은 ‘인터넷 원피스 카페’를 7월까지 연장 운영한다. 인터넷 원피스 카페는 온라인으로 원피스 마니아 소비층에 유명 브랜드의 원피스와 코디 상품에 대한 정보 및 할인 쿠폰을 제공하고 원피스 경매를 진행한다.●아이세이브존(www.isavezone.com)은 22일까지 ‘대한민국 서른살 대표 삼순이의 모든 것을 파헤쳐라.’ 기획전을 열고 제빵기(7만 3000원)와 오븐(6만 1620원),CJ 쁘띠첼 치즈케이크(20조각 3만2200원)를 저렴하게 판매한다.●신세계이마트는 26일까지 전남 22개 시·군에 접수된 156개 참여 희망업체를 대상으로 품평회를 실시해 선정된 88개 업체의 상품과 특산물을 판매하는 ‘전라남도 특산물전’을 연다. 이번 행사기간 중 전남 시·군과 연계된 20개 점포에서는 전남 체험관광 경품을 제공한다.●CS클럽(www.csclub.com)은 창립 8주년을 기념해 30일까지 피트니스센터 6개월 이용권, 게임기인 PSP 80% 할인 구매권 등을 경품으로 제공한다. 홈페이지에서 퀴즈에 응모하면 된다. 여성용 아베크롬비 폴로 티셔츠도 90% 할인한 2800원에, 게스 손목시계도 60% 저렴한 7만 9000원에 판매한다.●현대백화점은 19일까지 무료 수선서비스, 무료 클리닝서비스 등 공짜 서비스를 펼친다. 구두매장에서는 브랜드별로 매일 5명씩 한정해 무료 굽갈이 서비스를 해준다. 여성정장매장은 브랜드별로 선착순 6명씩 무료 수선서비스를 제공한다. 시계 매장에서는 배터리를 무상으로 교환해주고, 패션 액세서리 매장은 보조석 리세팅 서비스를 무료로 진행한다. 남녀정장 매장이나 가전제품 매장에서는 무료 클리닝 서비스도 실시한다.
  • 부모집 5억대 절도 아들이 사주

    인천 동부경찰서는 13일 자동차부품 생산업체인 A사 회장집에 침입해 5억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강모(37)씨 등 3명을 특수강도 혐의로 구속하고, 이들에게 범행을 제의한 회장 아들 박모(34·A사 간부)씨도 같은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6월 13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H빌라에 사는 A사 회장 박모씨 집에 침입, 청테이프로 가정부를 묶고 고급 손목시계, 다이아몬드 등 시가 5억원 상당의 금품이 든 금고 2개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박씨는 범행에 성공할 경우 강씨 등에게 5000만원을 제공키로 하고 침투방법 및 금고 위치를 알려주는 한편, 지하주차장을 통과할 수 있도록 리모컨과 모친 승용차까지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와 강씨 등은 서울의 모 호텔에서 사우나를 함께 하면서 친분을 다진 것으로 알려졌다. 아들 박씨는 그러나 범행 일체를 부인하고 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실속파 패션남의 쇼핑 노하우

    실속파 패션남의 쇼핑 노하우

    서울 금천구 가산동 디지털산업단지 사거리는 알뜰 쇼핑의 천국이다.50% 할인은 기본이고 70∼80% 저렴한 균일가전도 날마다 열린다. 이월상품만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 신상품도 넘쳐난다. 다만 매장이 너무 많아 딱 맞는 물건을 찾으려면 발품을 팔아야 한다. 서울인이 쇼핑을 싫어하는 남성을 위해 나섰다. 패션 아웃렛 타운에서 남성의류 구입하는 비법을 공개한다. ●신사정장 집합지 마리오 아웃렛 남성정장 브랜드 대부분이 마리오Ⅰ,Ⅱ에 입점해 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마리오Ⅰ 2층에 올라서면 왼편에 신사정장이, 오른편에 캐주얼 의류가 진열돼 있다. 에스컬레이터를 둘러싸고 행사 매대가 즐비하다. 각 매장은 최저가를 표시, 고객을 유혹하고 있다. 워모 14만 8000원, 레노마 23만원, 란체티 19만원 등이다. 막다른 골목에 있는 상설행사장에선 2∼3년 이월정장이 70∼80% 저렴하게 판매된다. 마리오Ⅱ 2층에도 중저가 정장 브랜드가 있다. 가격은 15만원부터 다양하다. 백화점처럼 여러 브랜드를 비교, 구입할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 수선비용은 소비자가 부담해야 한다. 바지는 2000원, 소매·허리는 4000원이다. 수선시간 30분∼1시간을 기다리기 힘들면 택배비 2500원을 내고 며칠 뒤 집에서 받을 수 있다. ●스포츠 의류 메카 원신 아웃렛 최근 새단장한 원신 아웃렛 2층에는 스포츠 매장만 20군데다.150평 규모인 아디다스, 나이키가 양쪽 코너를 장악하고 있다. 의류는 물론 신발·가방도 40% 이상 저렴하게 살 수 있다. 울시 남방은 3만 5000원∼4만원, 니트는 6만∼7만원. 나이키 신발은 4만∼15만원, 반팔티셔츠는 1만 6000∼1만 9000원. 아디다스 가방은 3만∼4만원, 바지는 4만원. 원신 아웃렛의 또 다른 특징은 1층에 LG패션이 몽땅 입점해 있다는 것. 원신이 10년 동안 LG패션의 협력업체로 활동한 덕이다.TNGT, 마에스트로, 닥스, 해지스, 애시워스, 타운젠트 등이 150평 규모에 자리잡고 있다. 일부 상품은 할인 없이 판매한다. ●서광모드서 수입의류 발굴하기 ‘수출의 다리’ 왼편에 자리한 서광모드 캐주얼 할인매장엔 미국의 캐주얼 의류 제조업체인 갭(GAP)이 입점해 있다. 이곳에서 바나나 리퍼블릭 등 유명 캐주얼 수입의류를 50∼70%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서광모드 스포츠 할인매장에선 라코스떼가 판매된다. 이월상품 중심이다. 스포츠의류업체인 퀵실버 매장은 마리오Ⅰ 맞은편에 위치한 만승 아웃렛에 있다. 바로 옆엔 휠라(FILA)가 자리잡고 있다. ●할인+할인 이달 초까지 다양한 신사정장 행사가 펼쳐진다. 원신은 빌리켄, 보스렌자, 노팅힐, 잔피로 정장을 3만원이란 파격가에 내놓았다. 재킷·바지는 1만원, 반코트 3만 9000원, 롱코트 7만 9000원. 브랜드와 상관없이 헌 구두를 가져오면 5000원 보상하는 행사도 오는 12일까지 연다. 마리오도 6일까지 워모 정장을 7만원, 지이크를 9만원, 트루젠을 9만원에 판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에누리 상품만 계절마다 출근 짝퉁 적절활용 면세점도 타깃 기업용 IT솔루션업체인 ‘이지시스템’ 전략기획팀 대리 강달연(30)씨는 ‘가리봉 키드(kid)’다. 고교 2년생 때 친구를 따라 발을 들여놓은 뒤 13년동안 이곳을 애용하고 있다.‘에누리 상품만 구입한다.’는 그의 철학과 딱 맞아떨어지는 곳이기 때문. 지난 2월, 서울 디지털산업단지에 있는 이지시스템으로 옮기면서 아예 가리봉역으로 출퇴근한다. 실속파 패션남의 쇼핑 노하우를 살짝 훔쳐본다. ●신사정장은 20만원 안팎 지난 2001년 해외 인턴십 면접을 앞두고 처음 정장을 장만했다. 파코라반을 50% 할인한 26만원에 샀다. 이후 계절이 바뀔 때마다 한 벌씩 구입한다. 그는 워모와 코모도 마니아다. 이날 입은 쥐색 줄무늬 정장도 워모. 지난해 5월 60% 할인할 때 구입했다. 가격은 18만원. 코모도는 의류전문 인터넷 쇼핑몰 하프클럽(www.halfclub.com)에서도 살 수 있다. 그가 경험한 최고의 쇼핑 횡재는 2002년 10월 트래드클럽 클래식을 14만원 균일가로 구입한 것.2∼3년 이월상품이지만 스타일도 원단도 최고급이었다. ●맞춤셔츠 3만원대 목이 두꺼운 편이라 일반 셔츠를 입으면 답답하다. 폴로 남방을 입다 2003년부터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 있는 해밀턴셔츠(02-796-3984)에서 맞춘다. 가격은 3만원 안팎. 원단과 옷깃·소매 디자인을 맘껏 고를 수 있다. 긴장하지 않고 편안한 상태에서 옷치수를 재는 게 중요하다. 옷소매에 새겨진 D.Y.Kang이란 이니셜이 눈길을 끈다. ●‘짝퉁’ 넥타이를 사랑하다 마리오 아울렛에서 행사할 때 구입한 1만원짜리 란체티 넥타이. 닭과 병아리 캐릭터가 그려져 ‘조류독감’이란 별명이 붙여졌다. 그러나 그가 사랑하는 넥타이는 이태원 짝퉁이다. 아르마니, 에르메스, 구치 모조품은 2만 5000원. 그는 노점에서도 값을 깎아 1만 8000원에 산다. 안감까지 정교한 물건을 발견하는 ‘행운’이 따르면 짜릿하단다. ●면세점에서 구입한 발리 협력사 미팅이나 세미나 때만 신는 발리 구두.2003년 10월 해외여행을 갔다 면세점에서 28만원 주고 장만했다. 정상매장에선 55만∼60만원 정도. 눈·비오는 날엔 절대 신지 않는다는 철칙 덕에 여전히 반짝반짝 빛난다. 안경은 가수 서태지와 할리우드 스타가 즐겨 사용하는 올리버 피플. 남대문 신한안경(02-776-6063)에서 21만원에 구입했다. 명품 안경점에선 30만∼35만원. 이탈리아 조르지오 아르마니, 일제 마쓰다도 좋아한다. 모조품이 없을 만큼 유명하지 않은 명품을 선호한다. 잔스포츠 가방은 2001년 8월 취업 직후에 이태원에서 구입했다.7만원짜리를 ‘취업 축하 기념’이라고 우겨 3만원에 샀다.‘세일하지 않으면 깎아서라도 산다.’는 쇼핑 노하우가 고스란히 배어 있다. 글 사진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백화점매장서 철수되면 바로 아웃렛으로 가라 맘에 드는 의류를 저렴하게 빨리 구입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백화점에서 해당 의류가 철수되면 아웃렛 매장을 찾아가 상품명을 말하고, 구해달라고 요청하는 것. 요즘엔 컴퓨터로 재고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어 1주일이면 상품을 갖다 준다. 아웃렛 상품이니 할인은 기본. 레노마 이정광 소장은 “히트상품도 재고는 남아 있기 마련”이라면서 “발빠르게 움직이면 살 수 있다.”고 말했다. 균일가 행사에서 맘에 드는 정장을 발견했다면 바지는 두 벌 구입하는 게 좋다.2∼3년 묵은 상품이기에 바지가 해지면 따로 살 방법이 없다. 쇼핑리스트를 챙기는 것도 중요하다. 싸다 보니 충동구매가 많아지기 때문.5000원,1만원이 모여 10만원,20만원이 된다는 걸 잊지 말자. 기자도 취재를 나갔다 손목시계(1만 2000원), 티셔츠 3벌(3만원), 베네통 재킷(4만 9000원)·민소매티 2벌(1만 8000원)을 사고 말았다. 행사장만 돌아다니면 오히려 ‘행운’을 놓칠 수 있다. 매장 내에서도 추가 할인하는 상품이 숨어 있다. 직원에게 60% 이상 깎아주는 상품을 물어보라. 횡재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 차세대 ‘테라 반도체’ 개발 길 터

    컴퓨터의 성능과 집적도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재료인 반도체성 탄소나노튜브를 국내 연구진이 대량으로 분리·추출하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성균관대 물리학과 이영희(50) 교수팀은 10일 금속성 탄소나노튜브와 반도체성 탄소나노튜브가 혼재돼 있는 탄소나노튜브에서 반도체성 탄소나노튜브만 분리·추출해 내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화학회지(JACS) 4월호에 실렸으며 국내는 물론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 해외에서도 특허 출원했다. 탄소나노튜브는 직경이 2㎚(1나노미터=10억분의1m) 이하이며 길이가 수㎜로 다양한 전기적 성질을 띠기 때문에 차세대 전자소재, 정밀기계, 광(光)소자, 바이오산업 등에 다양하게 응용될 수 있어 ‘꿈의 소재’로 불린다. 특히 오는 2015년쯤 실리콘 반도체의 집적도가 한계에 다다를 경우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탄소나노튜브를 트랜지스터에 이용하려면 반도체성 탄소나노튜브만 따로 분리해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이같은 기술이 없어 걸림돌이 돼 왔다. 연구팀은 나이트로늄 이온(NO3/8+)이 녹아있는 용액 속에 탄소나노튜브를 섞은 뒤 초음파로 금속성 탄소나노튜브만을 선택적으로 해체시켜 반도체성 탄소나노튜브만을 얻었다. 이 교수는 “이 방법을 사용하면 복잡한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대량으로 반도체성 탄소나노튜브를 얻을 수 있다.”면서 “이는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한 테라급 반도체 개발에 돌파구를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테라급 반도체를 이용, 컴퓨터를 만들면 성능과 집적도는 기존 팬티엄급(256메가)보다 4000배 향상되고 크기는 손목시계보다 작게 만들 수도 있다.1회 충전으로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컴퓨팅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현대家 ⑦-한라건설·성우그룹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현대家 ⑦-한라건설·성우그룹

    한라건설이 역사속으로 사라진 한라그룹을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재기의 불씨를 살리기 위한 풀무질에 매진하고 있는 주인공은 정인영(85) 전 한라건설 명예회장의 차남인 정몽원(50) 회장이다. 한라는 정주영 전 현대 명예회장의 바로 아래 동생인 정인영 한라그룹 전 명예회장이 황무지에서 일궈낸 그룹이다. 형님과 함께 현대건설 초석을 다지는 동시에 독자적으로 창업했다. 소비재·경공업 제품보다는 장치산업 중심으로 키웠고 21개 계열사를 거느리면서 재계 12위를 기록할 정도로 성장했던 기업 집단이다. 그러나 외환위기를 맞으면서 계열사끼리 상호출자·지급보증이 족쇄로 작용, 그룹 전체가 한꺼번에 쓰러지는 운명을 맞게 되면서 계열사들이 뿔뿔이 흩어졌다. 현재는 한라건설이 간신히 명맥을 잇고 있다. 한라건설은 연간 매출 규모 8000억원 규모인 중견업체로 자회사도 없다. 그래서 한라건설은 한라그룹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 정 회장의 직책도 ‘한라건설 회장’이고, 정 명예회장 직책도 ‘한라건설 명예회장’이다. ●미군 공병대 일감 현대건설 연결 정 명예회장은 동아일보 신문기자 출신이다.14세에 무작정 상경, 야간 YMCA야간 영어과 2년을 다닌 뒤 일본으로 건너갔다. 고학으로 아오야마(靑山)학원대학 야간 영어과 2학년을 중퇴하고 귀국, 동아일보에 둥지를 틀었다. 운명은 한국전쟁이 갈라놓았다. 외신부 기자였던 그는 형과 둘이서 피란길에 올랐다. 대구에서 한 일간지 편집일을 했고, 형은 마땅히 할 일이 없었다. 부산까지 내려간 두 형제는 두 끼 먹을 밥값밖에 없어 유일한 재산이던 손목시계를 잡히기 위해 전당포를 들렀다가 미군 사령부 통역 모집 광고를 접했다. ‘왕 회장’은 자서전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에서 동생이 미군 통역으로 들어가는 과정을 자세히 기록하고 있다. 그는 “인영이가 통역으로 취직하면 미군 식당에서 나오는 빵부스러기를 가져와도 먹는 것은 해결될 것이라면서 통역 취직을 했다.”고 회고했다. 자서전은 “아우가 공사라도 해서 밥을 먹어야 하겠다는 일념으로 공병대 장교 통역을 자원했는데 일이 뜻대로 잘 풀렸고, 공병대 일감을 현대건설에 연결해 줬다.”고 적고 있다. 이것이 현대건설이 미군 공사를 휩쓸면서 기업을 키울 수 있는 발판이 됐다. 이를 인연으로 정 명예회장은 1951년 현대건설 전무로 입사,61∼76년 현대건설 사장을 맡아 ‘왕 회장’과 함께 현대건설의 초석을 다진 장본인이다. 휴전 이후에는 국내 공사 수주에도 적극 나선다. 그러나 공사를 잘못 수주하는 바람에 미군 공사에서 알뜰하게 벌어들인 돈을 몽땅 털어넣고도 모자라 ‘왕 회장’은 자신의 집과 동생, 매제(김영주 한국프랜지공업 명예회장·85) 집까지 팔아 공사비를 충당했지만 엄청난 적자를 보기도 했다. 그러나 57년 한강 인도교 공사를 수주,40%의 이익을 거두면서 ‘건설 5인조’에 들어갈 만큼 성장했다. 그 뒤 해외건설 시장에 진출,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자신감과 경쟁력을 기르고 ‘세계속의 현대건설’로 성장하는 데 한 축을 맡았다. ●현대양행에서 출발, 중공업에 치중 한라그룹은 정 명예회장이 1962년에 세운 현대양행에서 출발한다. 이 때는 정 명예회장이 ‘왕 회장’과 함께 현대건설의 초석을 다질 때였다. 정 명예회장은 현대건설 사장으로 일하면서도 “부존자원 없는 나라에서 중공업 개발 없이는 경제발전을 이룩할 수 없다.”면서 62년 경기도 군포에 독자적으로 세운 기업이 바로 현대양행이다. 그는 76년 현대건설 사장직을 내놓았지만 현대양행은 80년 정부의 산업합리화 조치에 따라 포기해야 했고, 대신 중공업을 중심으로 그룹을 구성하게 됐다. 단일 공장으로 최대 규모인 130만평 부지에 창원종합기계공장(현 두산중공업)을 건설해 주위 사람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이후 시멘트와 건설, 조선소, 제지, 자동차 부품, 중장비 등을 생산하는 기업을 잇따라 설립하면서 한라는 장치산업 중심의 그룹으로 우뚝 섰다.96년에는 자산 6조 2000억원, 매출 5조 3000억원, 종업원 2만여명이 딸려 있는 재계 12위의 대기업 군으로 성장했다. 주력 기업은 만도기계, 한라중공업, 한라건설, 한라시멘트 등이었다. 정 명예회장은 그룹을 키우는 동안 입버릇처럼 달고 다닌 말이 있다.“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완수하는 것이야말로 경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까이서 그를 본 사람들은 유별난 ‘독서광’이라고 말한다. 출장길이나 차안에서도 영자 신문은 물론이고 경제경영 관련 책이 손에서 떠나질 않았다. 기업 경영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무엇이든지 캐내 읽을 정도였다. 집무실에서도 불편한 손으로 영어단어를 외우고 돋보기를 들이대면서까지 셰익스피어전집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정신력도 대단했다. 중풍으로 쓰러진 뒤에도 의지를 갖고 치료를 받았으며, 경영에 소홀하지 않기 위해 무진 애를 썼던 기업인으로 평가받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휠체어의 부도옹’‘오뚝이 기업인’‘프런티어 기업인’이란 별명을 붙여줬다. 명예회장 자신이 왕성하게 활동하였던 터라 2세에게는 계열사 사장을 맡기는 것으로 족했다. 그러나 뇌졸중으로 쓰러지면서 휠체어를 타고 경영에 참여하는 것이 부담스러웠고 경영권을 2세에게 물려주기 위한 수순을 밟았다. ●재계 12위그룹, 건설이 명맥 유지 96년 말 한라그룹의 상황은 다른 대기업 집단과 특별히 다르지 않았다. 계열사간 상호 출자와 지급보증이 실타래처럼 얽혀 있었다.96년 말 한라의 경영상태는 부채비율이 현상유지를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극도로 악화됐다.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만도기계는 수익성이 높고 지주회사 성격을 지녔다. 역시 자동차 부품 회사인 한라공조와 한라건설, 한라시멘트 등이 흑자를 기록했다. 반면 주력기업에 속했던 한라중공업은 적자를 면치 못했다. 중공업을 뺀 수익성이 좋은 3개 주력사는 다른 계열사의 지급보증과 채무를 떠안아야 했고 특히 중공업에 발목이 잡혔다.8000억원 이상이 투자된 삼호공단 조성 및 조선소, 플랜트 공장 건설이 뒤따랐다. 이 때 시작된 자금난이 그룹 부도의 단초를 제공했다고 보아도 된다.96년 조선소가 가동되기는 했으나 막대한 투자비를 일시에 회수하지 못하고 외환위기를 맞았다. ●그룹 총수도 전셋집, 기업의 사회적 책임 충실 한라그룹이 쓰러질 때는 정몽원 회장 체제였다.97년 1월 회장에 취임하자마자 구조조정을 단행했지만 외환위기 파고 때문에 자신의 뜻을 펼쳐보지 못하고 그룹 해체라는 상황을 맞게 됐다. 외환위기라는 복병을 만나는 바람에 아버지가 공격적으로 펼쳤던 사업을 추스르기에도 바빴다. 결국 정 회장은 어려운 결단을 내린다. 우량 회사와 적자 회사를 가릴 것 없이 모든 계열사를 매각하거나 청산 절차에 들어갔다. 기업인으로서 사회적·도의적 책임을 통감하고 자신의 집은 물론 명예회장의 집까지 팔아치우면서까지 모든 것을 버렸다. 재계 12위 그룹 총수였던 명예회장은 지금 전셋집에서 살고 있다. 잘 나가던 만도기계, 한라건설, 한라시멘트 등을 팔고 싶어도 중공업에 서준 지급보증 때문에 매각할 수 없는 형편이었다. 그래서 발상의 전환을 했다. 외국자본을 들여와 기업을 정상화시키는 방안을 찾던 중 미국계 투자은행 로스차일드가 10억달러 정도를 투자, 주력 업체를 살리는 프로그램을 내놓았고 이를 따랐다.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사회적 파장을 최소화했다. 기아나 한보 등은 구조조정이라는 이름으로 많은 종업원들을 거리로 내몰았지만 한라는 종업원을 그대로 유지했다. 부도 이후에도 생산성이 올라갔고 기업가치도 떨어지지 않았다. 매각된 계열사들이 곧바로 정상을 되찾고 우량 기업으로 태어나는 계기가 됐다. ●그룹 경영권 차남에게 지명 정 명예회장의 장남 몽국(52)씨는 89년부터 92년까지 한라그룹 부회장을 맡았다. 그러나 94년 말 정 명예회장은 경영능력을 인정받은 차남을 그룹 후계자로 지명하면서 형 몽국씨는 95년 초부터 그룹 경영에서 물러나 미국으로 유학갔다. 한때 배달학원(한라대학교)이사장을 맡고 부인 이광희(51) 여사가 총장을 맡기도 했다. 정 회장은 정 명예회장의 2남으로 고려대 상대를 졸업하고 지난 79년 현대양행에 입사해 본격적인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했다.89년 만도기계 사장을 거쳐 92년 한라그룹 부회장으로 부친과 함께 한라를 키웠다. 차남 몽원씨가 그룹 회장에 취임한 이후 형제간에 약간의 갈등도 있었다.2003년 형 몽국씨는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본인도 모르는 사이 그룹 기획실에서 임의 처분했다며 민형사고소를 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최근 대법원은 형사건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고, 민사건은 형제간의 원만한 화해로 ‘왕자의 난’을 비켜갔다. 전문 경영인으로는 김홍두 사장이 있다.78년 한라 공채로 입사,96년 관리 분야 부사장에 올랐다.2003년 이후 사장을 맡고 있다. 한라그룹의 부침을 지켜본 몇 안되는 사람으로 판단이 빠르고 부지런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단조로운 혼맥, 독실한 기독교 집안 한라그룹의 혼맥은 다른 현대가처럼 얽혀있거나 거물급이 눈에 띄지 않는다. 잘 드러나지도 않는다. 그래서 색다른 맛이 없다. 결혼은 자유로웠고 상대 집안도 평범했다. 몽원 회장의 어머니인 고 김월계 여사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다. 자연히 두 형제는 기독교 집안에서 자랐다. 중매쟁이도 교회였다. 두 형제가 모두 교회에서 만나 결혼했다. 장남 몽국씨는 이광희 여사와 만나 연애 결혼을 했다. 평범한 가정으로 알려졌다. 동생 정 회장도 역시 교회에서 아는 사람의 소개로 홍인화(48) 여사를 만났다. 홍여사는 TBC아나운서 출신이다. 장인·장모가 약사였고 굳이 따지자면 장모가 서상목 전 국회의원 누나다. 정 회장은 최근 다니던 교회 장로로 취임했다. 명예회장도 늦게 교회를 나왔고, 몸이 불편한 관계로 최근에는 집에서 가족 예배를 드리곤 한다. chani@seoul.co.kr ■ 성우그룹 성우그룹의 모태는 현대시멘트다. 1970년 1월 정주영 전 현대명예회장의 둘째 동생인 정순영(83) 당시 현대건설 부사장이 현대건설에서 떨어져 나온 현대시멘트㈜ 사장을 맡으면서 성우그룹의 역사는 출발한다. 당시는 성우그룹이 아닌 현대시멘트라는 단일 회사였다. 현대 방계가 대부분 그렇듯이 성우그룹도 ‘왕 회장’이 덩치가 커진 현대건설의 일부 사업을 떼어주면서 시작됐다. 경제개발 호재를 안고 있을 때라서 출발은 순조로웠다. 현대건설이 국내 시장과 해외시장에서 뿌리를 내릴 즈음이라서 분가도 쉬웠다. 성우그룹이라는 이름을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90년부터다. 성우리조트를 설립하고 사옥을 현재의 서울 서초동으로 옮기면서부터다. ●그룹 우산 키우기 미미 정순영 당시 현대시멘트 사장은 5년 동안 시멘트 단일 품목에만 손을 댔다. 그러다가 75년 현대종합금속을 세워 그룹의 덩치를 키운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그룹의 위상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추가 사업 영역을 넓히기 위해 고심하던 끝에 찾은 것이 자동차 부품산업이었고,87년 성우오토모티브를 설립했다.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자동차 산업 발전 추세를 따른 것이다. 그러나 그룹 우산을 제대로 펴기 시작한 것은 현대시멘트를 독립 운영하기 시작한지 20여년이 지나면서부터다.95년에 성우종합레저를 설립, 강원도 둔내에 대규모 레저시설을 짓기 시작했다. 같은 해 사옥을 지금의 서울 잠원동에서 서초동으로 옮겼다. 이 때부터 ‘성우그룹’이 통용되기 시작했다.92년에는 성우종합건설을,96년에는 성우전자를 잇따라 그룹사로 편입시켰다. 그러나 시멘트와 자동차 부품사, 건설을 뺀 다른 업체들의 경영실적은 영 신통치 않았다. 몇몇 업체는 부도를 맞기도 했고 그룹 위상도 크게 부각되지 못했다. 결국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다른 그룹보다 경영권 이양작업을 서둘러 진행했다. ●경영권 이양, 순조롭게 마무리 정 명예회장은 2세들에게 외국 유학을 다녀온 뒤 일찍부터 경영수업을 받도록 했다. 주로 시멘트를 거치도록 했다. 다만 딸과 사위들은 성우그룹 경영과 거리를 두었다. 장녀도 사위가 먼저 세상을 떴지만 단지 현대시멘트 고문으로 있다가 최근 별세했다. 차녀도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사위 역시 개인사업을 한다. 경영권은 97년 1월에 이전됐다. 경영권을 넘기는 과정에서 잡음이 거의 없었다. 정 명예회장은 가급적 자식들이 경영 수업을 받을 때 맡았던 분야를 떼어주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단순 주식분배 차원이 아닌 전공을 찾아 맡기다 보니 자연스럽게 계열분리가 이뤄지도록 하려는 의도도 담겨 있었다. 정 명예회장은 장남 몽선씨에게 그룹의 주력 기업이던 현대시멘트를 잇도록 했다. 자신과 정 회장이 오랫동안 경영에 참여했던 분야다. 현대시멘트는 시멘트 사업부와 성우리조트를 개발·운영하는 레저사업부를 포함하고 있다. 현재 국내 시장 점유율 3∼4위를 지키고 있다. 성우종합건설도 장남의 몫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일반 건설사처럼 민간 공사 수주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자체 공사와 관계사 공사를 벌일 정도다. 신생 회사 성우이컴도 정 회장이 지휘한다. 골프장 관리·운영 전문 업체라고 할 수 있다. 2002년 4월에는 형제간 계열 분리도 마쳤다. 주력기업인 현대시멘트는 부실기업인 성우전자 성우정보통신 성우캐피탈 등 3개사를 계열사에서 제외해버렸다. 정몽훈(46) 성우전자 회장이 지분을 갖고 있던 회사다. 이로써 형제간 지분정리까지 마치게 됐다. 둘째아들 몽석(47) 회장은 현대종합금속을 받았다. 포항 공장에서 용접봉과 카바이트를 만들어내는 회사다. 현재는 용접봉만 생산한다. 울산 현대중공업 조선소에 많은 양을 납품한다. 3남 몽훈 회장은 성우전자, 성우캐피탈을 넘겨받았다. 그러나 사실상 경영에서 물러서 있다. 막내 몽용(44) 회장은 88년 성우오토모티브와 현대 에너셀을 맡아 왕성한 경영활동을 펼치고 있다. 주로 자동차 부품생산업체를 물려받았다. 오토모티브는 자동차 시트, 알루미늄 휠 등을 생산하는 회사. 포항공장에서 자동차용 주물을 생산, 현대자동차에 납품하고 있다. 충주공장에서는 자동차 알루미늄 휠을 전문적으로 만들어내고 있다. 시트 생산 부문은 지난해 말 현대자동차 계열사에 매각했다. 에너셀은 자동차용 배터리 생산업체다.㈜성우는 육상 시멘트 화물 운송 회사다. ●드러내기 싫어하는 성우그룹 혼맥 현대가의 혼맥이 그렇듯이 성우그룹에도 특별히 튀는 집안이 없다. 그런데도 성우그룹은 혼맥이 드러나는 것을 극구 꺼린다. 혼맥이 비치는 자체를 싫어한다. 장남인 현대시멘트 몽선 회장과 결혼한 김미희 여사(작고)는 집안이 학교 교장 선생님이었다. 장남 결혼을 시키면서 말 그대로 평범한 교육자 집안과 사돈을 맺었다. 장인 김태휴씨는 뒤에 현대성우리조트 고문을 지냈다. 김수진 서울대 교수, 차연택 현대백화점약국 대표, 최동일 연세산부인과원장, 정 회장, 전동진 경원대 교수 등이 동서지간이다. 하지만 김 여사는 93년 10월 태릉 아이스링크 선수 대기실에서 둘째딸과 함께 불의의 화재사고를 당했다. 이때 대한항공 조중훈 회장이 전용기를 내주어 일본 행림대학 병원으로 후송, 치료를 받았으나 아깝게도 함께 세상을 달리했다. 이를 계기로 사업상 앙금이 있던 왕 회장과 조중훈 회장이 화해하는 계기가 돼 세간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재혼한 진영심(36) 여사 역시 평범한 집안으로 알려졌다. 둘째아들 현대종합금속 몽석 회장 처가도 대구에서 작은 기업을 하던 평범한 집안이라는 정도밖에 알려지지 않고 있다. 셋째 몽훈 성우전자 회장의 장인은 직업군인이었다. 장성으로 예편한 뒤 공기업 임원으로 근무했다는 정도만 알려진다. 하지만 넷째 몽용 성우오토모티브 회장의 결혼 때는 좀 다르다. 잘 알려진 로열 패밀리 가운데 하나인 인촌 김성수가와 사돈을 맺는다. 몽용 회장의 장인이 체육계 원로인 김상겸 박사다. 김 박사는 동아일보와 고려대를 설립한 인촌 김성수의 막내아들이다. 한국 체육 발전에 평생을 바친 전 고려대 명예교수이며 지난해 별세했다. 김 박사는 대한체육회 부회장과 대한스키협회회장, 나가노동계올림픽 한국선수단장, 고려대 사범대학장 등을 지냈다. 장녀, 차녀도 평범한 집안과 결혼했다. 그룹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전문 경영인 전문 경영인은 많지 않다. 직접 경영을 챙기고 있기 때문이다. 김희대(44) 현대시멘트와 성우종합건설 대표이사 부사장은 정 회장의 매제. 미국 하트포드대학원 경영·경제학과를 졸업한 유학파.88년 현대시멘트에 입사, 총괄 부사장을 거쳐 올 1월부터 대표이사 부사장을 맡고 있다. 성우리조트는 엄준섭(53·부사장) 본부장이 정 회장을 돕고 있다. 성우이컴 김연문(55) 대표이사 사장은 연세대 경영학과를 나와 74년 입사해 경리파트를 맡으면서 명예회장과 정 회장을 지근에서 보좌했다.2001년 부사장에 오른 뒤 2002년부터 이컴 대표이사 사장을 맡아 골프장 개발 운영업을 이끌고 있는 전문 경영인이다. chani@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최광숙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박성규라니까” 좀도둑 전락한 대도 조세형

    ”박성규라니까” 좀도둑 전락한 대도 조세형

    “일본으로 다시 밀항하기 위해 금품을 훔치다 잡혔는데 또다시 세상에 알려지는 것이 너무나 두려웠습니다.”25일 오후 서울 마포경찰서 강력5팀 사무실.1980년대 초 고관대작의 집을 잇달아 털어 ‘대도(大盜)라는 별명을 얻은 조세형(67)씨가 검은 점퍼로 얼굴을 가린 채 혐의를 시인하며 고개를 떨궜다. ●고개 떨군 대도 조씨는 전날 오후 8시15분쯤 마포구 서교동 치과의사 정모(63)씨의 3층 단독주택에 몰래 들어가 165만원어치의 손목시계 6개를 훔치려다 사설경비업체 S사의 전자감식장치에 걸렸다. 공교롭게도 S사는 조씨가 범죄예방연구 자문위원을 지낸 곳이다. 조씨는 옆집 담을 넘나들며 녹슬지 않은 솜씨로 달아났으나 가스총까지 쏜 경찰에 끝내 덜미를 잡혔다. 검거 직후 40대 노숙자 ‘박성규’라고 거짓 진술한 조씨는 경찰의 지문감식과 잇따른 추궁에 결국 진실을 털어놨다. 조씨는 지난 2000년 결혼한 부인 이모(44)씨와 최근 가정불화가 생기며 방황을 시작했고, 결국 일본으로 밀항하기 위한 자금을 모으기 위해 고급주택을 털 계획을 짜게 됐다고 말했다. 조씨는 “3000만원 정도 모아 일본으로 갈 생각이었다.”고 밝혔다. 조씨는 2001년 일본 도쿄에서 주택을 털다 검거될 당시 현지 경찰에 의해 오른쪽 어깨에 총상을 입어 4급장애를 갖게 됐으며, 이에 대한 보상절차를 밟으려 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날 조씨에 대해 특수절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조씨의 범죄 유전 16살 때부터 절도 행각을 벌이며 소년원과 감옥을 드나들던 조씨는 1970년대 후반부터 권력가와 재벌 집만 골라 털며 한때 ‘의적’ 소리를 듣기도 했다. 조씨가 고관의 집에서 훔친 물방울 다이아몬드가 공개됐고,TV드라마 ‘수사반장’에서 조씨를 소재로 삼기도 했다. 1982년 검거된 뒤 이듬해 공판과정에서 탈주한 조씨는 5박6일 동안 서울 전역에서 경찰을 따돌리다 다시 붙잡혔다. 특수절도에 도주 혐의까지 추가되는 바람에 징역 15년과 보호감호 10년을 선고받았다가 1998년 11월 청송교도소를 출소했다. 조씨는 이어 2000년 5월9일 독실한 기독교인이자 자동차 액세서리 제작 중소기업을 운영하던 부인 이씨와 결혼, 아들(5)을 낳고 행복한 시절을 보냈다. 하지만 2001년 11월24일 선교를 위해 일본에 갔던 그는 도쿄 시부야에서 주택 3곳을 털다 경찰에 붙잡힌 뒤 2004년 3월18일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무의탁 노인 도우며 참회도…지인 충격에 쓰러져 출소 직후 귀국한 조씨는 세간의 이목이 두려워 혜화동에서 면목동의 35평짜리 빌라로 이사했다. 그는 부인과 함께 노래방과 레스토랑을 운영하며 지난 1월15일까지 구기동 D복지선교회에서 무의탁 할머니들을 위해 봉사활동을 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지인들은 조씨의 범행 소식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조씨가 봉사활동을 했던 D복지선교회 이모(70·여) 목사는 “부인과 함께 여러차례 무의탁 할머니들을 위해 봉사하며 생활도 넉넉한 편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다시 범행을 저지를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며 안타까워했다. 이 목사는 이날 충격에 못이겨 쓰러졌다. 소년범 시절부터 조씨를 알아오며 조씨를 범죄의 수렁에서 건지려 애썼던 최중락(77)전 경찰청 강력과장은 “평생 조씨의 결혼과 취업, 가석방 등을 위해 애쓰며 교화에 힘써 왔지만 이미 도벽이 굳어져 어쩔 수 없었던 것 같다.”며 탄식했다. 경찰은 조씨의 주머니에서 1만원짜리 41장과 1000원짜리 57장 등 현금 46만 7000원을 발견, 추가 범행을 저질렀는지 추궁하고 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대도 조세형 행적 ●1963년 10월 26일 특수절도 혐의로 최초 검거 ●1970년대말∼1980년대초 권력가와 재벌 집 잇따른 절도행각 ●1982년 11월 검거 ●1983년 2차공판중 탈주,6일만에 검거 ●1983년 징역 15년, 보호감호 10년 선고 ●1998년 11월 청송교도소 만기출소 ●1999년 4월 사설경비업체 S사 범죄예방연구소 자문위원 위촉 ●2000년 5월 9일 이모(44)씨와 결혼, 서울 구기동 D복지선교회에서 무의탁 할머니 위해 봉사활동 ●2001년 11월 24일 일본 도쿄 시부야에서 주택 3곳 털다 검거 ●2001년 12월 도쿄지방재판소에서 특수절도와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징역 4년2개월 선고 ●2004년 3월 18일 가석방으로 출소,5일뒤 귀국 ●2005년 1월 15일까지 부인과 함께 D복지선교회 봉사활동
  • 野, 명패·서류 던지며 격렬 항의

    ‘상생의 정치’를 표방한 17대 국회가 2일 끝내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며 임시국회 회기를 마감했다. 행정도시특별법안 처리를 둘러싸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서다. 이번 국회는 의정 사상 가장 많은 법률안을 포함해 안건 110건을 처리했지만, 여야 의원이 멱살을 잡으며 이전투구 양상을 재연하는 바람에 빛이 바랬다. ●#장면1:오후 10시45분 한나라당 의원총회 앞 행정도시법 처리를 놓고 한나라당 비공개 의총이 열린 본청 146호 앞. 열린우리당 김부겸 원내수석부대표가 급히 한나라당 남경필 원내수석부대표를 찾아왔다. 김 수석은 굳은 표정으로 “10시50분까지는 기다리겠지만, 그 이후에는 직권상정으로 처리하겠다.”며 손목시계를 가리켰다. 남 수석은 “설득할 시간을 달라.”고 했지만, 김 수석은 단호했다. 바로 그때 8일 동안 반대농성을 벌여온 이재오·박계동 의원 등이 뛰어나오며 “50분까지 기다릴 것 없다. 무조건 막겠다.”며 본회의장으로 뛰어올라갔다. ●#장면2:오후 10시50분 본회의장 전선(戰線)은 의석과 발언대가 만나는 지점. 열린우리당 의원 50여명이 양쪽으로 흩어져 야당의 진입에 대비했다. 의장석에 선 김덕규 부의장은 “의장이 직권상정하겠다.”고 말한 뒤 김한길 신행정수도 후속대책 특위위원장에게 법안을 설명할 것을 요청했다. 이 순간 한나라당 김문수·박계동·배일도·이재오·이재웅·전재희 의원 등 반대파가 고함을 지르며 의장석 근처로 뛰어갔다. 이들은 여당 의원에 가로막히자, 의석에 놓여있던 법안 서류뭉치를 김 위원장에게 마구 던졌다. 야당이 던진 서류뭉치에 얼굴과 머리를 정통으로 맞은 김 위원장은 불쾌한 표정을 지었지만, 제안설명을 마쳤다. 이재오 의원은 “야!김덕규!너 내려와. 이건 위헌이야.”라고 외쳤고, 김문수 의원은 “날치기야.”라고 가세했다. 한나라당 안상수 의원은 반대 토론자로 발언대에 서 “이게 법치국가의 일인가. 이런 분위기에서 왜 강행하느냐.”고 고함을 질렀다. 반면 여당 의석에선 “왜 진작에 찬성한 것을 반대해.”,“법사위에 왜 가지고 있었어.”라는 맞고함이 울려퍼졌다. ●#장면3:오후 10시55분. 입장하는 야당 의원들 김 부의장은 “법사위에 심사기간을 정해 오후 9시30분까지 부의하도록 했는데, 심사가 진행되지 않아 직권상정했다. 또 지금 제안설명했고, 반대 토론까지 기회를 줬는데, 토론하지 않으면 참여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고 회의를 계속 진행하겠다.”며 투표를 선언했다. 때를 맞춰, 한나라당의 ‘비(非)반대파’ 의원들이 속속 본회의장으로 입장했다.20여명은 의석에 앉았고, 더러는 팔짱을 끼고 회의장 뒤쪽에 서서 동료 의원들의 몸싸움을 지켜봤다. 김문수 의원은 더욱 거칠게 반발하며 발언대로 뛰어 올라갔고, 의장의 명패를 집어던졌다. 뒤늦게 달려온 심재철 의원 등은 의석에 있던 서류뭉치를 던져가며 소리를 질렀다. 오후 11시쯤 재적의원 296명 가운데 177명이 투표에 응했고,158명이 찬성했다는 전광판 표시가 뜨자 열린우리당 의석에서는 박수가 터져나왔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기권했고, 김덕룡 원내대표는 찬성표를 던졌다. 한나라당 김기현·김희정·맹형규·이경재·김석준·주성영·최연희·고흥길 의원 등은 반대표를 던졌다. 투표가 끝났지만 김문수 의원은 분을 풀지 못하고 의장석으로 달려가 3분 가량 거칠게 항의했다. 한나라당의 나머지 의원들은 애국가를 부르며 항의표시를 했다. 같은 시각 본회의장 밖에서는 서울시의회 의원 등 50여명이 몰려와 욕설을 퍼부었다. 박지연 김준석기자 anne02@seoul.co.kr
  • [18일 TV 하이라이트]

    ●어여쁜 당신(KBS1 오후 8시25분) 고모는 온 식구들의 관심이 퇴원해서 돌아온 외조부에게로만 쏠리자 심통이 난다. 기준의 의사와 상관없이 약혼준비를 서두르는 희주 모녀와 기준모. 기준은 무조건 약혼을 밀어붙이는 희주 때문에 심란해한다. 희주를 피해 머리를 식히러 스키장에 간 기준은 그곳에서 우연히 인영을 만나고…. ●진실게임(SBS 오후 7시5분) 13세 초등학생에게 할머니라고 불러야 하는 30세 청년, 연상연하 커플로 보일 만큼 젊은 39세 엄마와 20세 아들, 필리핀에서 온 이국적인 외모의 형과 한국에서만 살았던 토종 동생,59세 고교생과 그를 가르치는 31세 선생님이 등장한다. 진짜 관계의 한 팀을 찾는다. ●언론과의 대화(YTN 오후 3시15분)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교토의정서가 지난 16일 공식 발효됐다. 이에따라 선진국들은 2008년부터 2012년 사이에 1990년을 기준으로 이산화탄소와 같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평균 5.2% 줄여야 한다. 교토의정서 발효가 갖는 환경 측면에서의 중요성과 우리 정부의 대응책을 짚어본다. ●생방송 60분 부모(EBS 오전 10시) 지난 1995년 동네 주부 6명이 모여 친목단체로 출발한 ‘녹색삶을 위한 여성들의 모임’. 어느덧 10년이 흘러 이제는 학교 선생님과, 지역 주민의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구청의 지원과 자원봉사자들의 도움 속에 점차 규모를 확대해 가고 있다. 이들의 활동을 소개한다. ●논스톱5(MBC 오후 6시50분) 혜선은 자신에게 생긴 남자용 고급 손목시계를 남자 친구가 생기면 선물로 주겠다고 한다. 이를 본 이정은 시계에 대한 욕심 때문에 혜선에게 좋아한다며 사귀자고 말한다. 한편 학비 때문에 진우가 군대에 갈지도 모른다는 얘기를 들은 수아는 남몰래 진우를 돕기로 결심한다. ●부부 클리닉-사랑과 전쟁(KBS2 오후 11시5분) 아내를 끔찍하게 사랑하는 도준. 도준은 자신보다 잘 나가는 아내의 사회활동이 내심 불안하다.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도준의 애정은 병적인 집착으로 변하고, 이에 지친 은영은 도준을 정신병원에 강제로 입원시키기에 이른다. 도준은 합의 이혼을 전제로 퇴원을 하는데….
  • 손목시계형 PC 나온다

    ‘손목시계형 PC’ 시제품이 이르면 이 달에 선보인다. 이 제품은 노트북과 데스크톱 등 PC기능을 손목시계에서 구현할 수 있다. 11일 정보통신부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따르면 ETRI는 이동성과 휴대성이 우수한 ‘손목시계형 PC’ 개발에 성공, 시제품을 선보이기로 했다. 이 제품은 키보드가 없고 ‘버튼·메뉴’만으로 작동하며 MP3 기능과 간단한 검색 등 다양한 첨단기능이 탑재돼 있다.ETRI는 마케팅 능력을 보유한 민간업체와 제휴, 손목시계형 PC를 조기 상용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ETRI는 이 제품이 본체가 플라스틱 재질로 이뤄져 있으며 일반시계에 비해 다소 무겁고 크지만 향후 지속적인 업그레이드 과정을 거쳐 가벼우면서도 첨단기능을 두루 갖춘 제품으로 변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청진기/박만호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청진기/박만호

    (무대) 원룸 아파트 아래 위층,301호와 401호 (등장인물) 남:소리감별사 여:빨간 구두의 여인 의뢰인1:50대 초반 의뢰인2:30대 중반 의뢰인3:30대 초반 할머니:꿈속의 환영 딸:중학생 (소리에 대해) 소리는 하나의 등장인물처럼 연기한다. 극의 흐름을 이끌고 가는 극적 요소로 기능하는 것이다. 이 소리를 측정하는 청진기는 ‘호른’의 유려한 곡선 음관을 부착한 특별한 도구이다. ●제1장 어둠 속에서 “영호야- 영호야-”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원룸 아파트 아래 위층인 301호와 401호가 서서히 드러난다. 스탠드만 침침하게 켜져 있는 아래층 301호는 실내가구들이 어렴풋이 보인다. 그 위층 401호는 아직 어둠 속에 싸여있다. “우웅 우웅-”하는 진동음이 들리자, 침대에서 부스스 일어나 귀마개를 벗고 휴대전화를 확인하는 남자.“새로운 메시지가 없습니다.”라는 안내음이 들린다. 이어 아파트의 여러 생활소음들이 와글와글 들려온다. 다시 귀마개를 하고 눕는 남자. 이때 다급한 뾰족구두 소리. 쫓기듯 달려와 위층 401호로 올라간다. 문을 닫고 구두를 벗고 룸으로 들어서는 여자. 외투를 벗고 침대 위로 무너지듯 쓰러진다. 아래층 침대에 누웠던 남자가 슬며시 몸을 일으킨다. 플래시를 켜서 천장을 비춰본다. 위층 여인의 숨소리가 평정을 되찾는다.“끼리리리-”하며 냉장고 가동 소음이 시작된다. 냉장고를 비추는 플래시. 새벽 4시를 알리는 괘종시계 소리와 함께 암전된다. 무대 밝아지면, 아래층 301호의 실내가 드러난다. 침대와 평범한 실내가구들. 구석 쓰레기통에는 호른 나팔과 야구방망이가 처박혀 있다. 탁자에서 남자에게 소리 감별을 받고 있는 의뢰인들. 호른을 닮은 청진기로 손목시계들을 검진하던 남자가 고개를 끄덕인다. 소리:(손목시계) “째각 째각 째각 째각-” 남자:이게 불량입니다. 태엽이 긁히는 소리가 나는군요. 의뢰인1:계측기로는 아무 이상이 없었는데. 남자:0.5데시벨의 소음이군요. 계측기는 보통 플러스 마이너스 1데시벨의 오차를 가지고 있지요. 다음 분. 의뢰인2:(믹서기 3개를 탁자에 놓고) 동방가전에서 출시한 신제품입니다. 모델별 소음의 차이를 알고 싶습니다. 소비자에게 주는 청각적 영향 말이죠.(뚜껑을 살피는 남자에게) 저... 뚜껑이 아니라 작동시의 소음만 분석해 주시면. 남자:모든 소리를 다 분석해야죠. 의뢰인2:우리가 필요한 건. 남자:다시 말하지만, 소리는 복합적입니다. 의뢰인1:감별사님을 믿고 따르세요. 남자:G-1800, Q-300, A-7, 이 세가지 모델의 소리 중에서 A-7이 가장 우수합니다. 의뢰인2:그럴리가요.A-7이 가장 구형인데. 남자:신제품이 G-1800이죠? 이건 실패작입니다.110데시벨의 고주파 파동 현상이 발생합니다. 여기에 무방비로 노출되면 고객만족도가 어찌 될까요? 다음 분이오. 의뢰인3:역시 탁월한 분석이십니다.(포도주 2병을 내밀며) 적포도주와 백포도주입니다. 소리:(뾰족구두) “또각 또각 또각 또각-” (포도주 병을 살펴보다가, 뾰족구두 소리에 눈길을 돌리는 남자. 초인종 소리. 남자가 청진기를 벗고 문을 연다. 복숭아 접시를 들고 들어오는 이층 여자) 여자:안녕하세요? 저는…. 남자:위층 401호 분이시죠? 여자:어머나, 어떻게 아셨죠? 남자:(여인의 빨간색 뾰족구두를 보며) 내 추측이 맞았군요. 빨간색일 거라 생각했죠. 어젯밤에 구두 소리를 들었어요. 여자:어머나, 새벽 4시가 넘어 들어왔는데. 남자:새벽엔 더 잘 들리죠. 여자:한데 색깔까지 어떻게 아셨나요? 남자:검은색 구두였다면 소리가 더 낮게 깔리거든요. 낡은 가죽이라 세월의 나이가 느껴지던데요.15년 된 캥거루 가죽입니다! 여자:호호호- 점쟁이신가봐! 어제 이사왔어요. 인사도 드릴 겸 복숭아 좀 드시라고요.(남자에게 복숭아 접시를 건네며) 어머나, 손님들이 많이 계시군요. 남자:제 의뢰인들입니다. 여자:무얼 의뢰 받으시는데요? 남자:소리요. 의뢰인1:제품의 소리를 감별해 주시는 거죠. 의뢰인2:그 느낌까지요. 의뢰인3:감별사님은 기계보다 정확하시죠. 여자:우리 아파트에 대단한 명인이 살고 계시는군요. 저…이것도 감별이 되나요? (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내) 소리가 잘 안 들리거든요. 남자:(휴대전화를 검진하며)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소리가 작게 설정된 거 외엔.(진동음을 조정하고) 들어보세요. 소리:(휴대전화 진동음) “우웅 우웅 우웅…” 남자:커졌죠? (휴대전화를 여자에게 주며) 이웃사촌이니 감별비는 받지 않겠습니다. 여자:아유, 고마워요. 남자:소리를 놓치면 후회가 크답니다. 여자:맞아요. 일년 전에 정말 중요한 연락을 놓친 적이 있어요. 샤워 중이었거든요. 제 인생이 걸린 중요한 기회였는데….30분 늦게 연락하는 바람에 바이 바이! 근데 감별사님은 소리를 어떻게 분석하시나요? 남자:기억되어 있는 소리들 때문에 분석이 되는 겁니다. 여자:이 세상 소리를 전부 기억하고 계세요? 남자:한 번 들으면. 의뢰인2:스리쿠션 때린 당구공처럼요? 의뢰인3:구구 팔십일 구구단처럼요? 여자: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처럼? 남자:망각이 안돼요. 모두:오!…. (다시 포도주 병을 검진하는 남자. 가만히 주시하는 사람들) 소리:(포도주) “출렁 출렁 출렁 출렁-” 남자:아르마냑 17년산이군요. 의뢰인3:네! 맞습니다. 남자:색깔도 소리를 냅니다. 적포도주는 백포도주보다 0.3데시벨 정도 고음을 지닙니다. 잔에 따를 때, 잔을 부딪칠 때, 적포도주는 유혹의 소리를 발산하지요. 좋은 술은 좋은 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모두:우와!…. 의뢰인2:선생님. 그 차이를 일반인도 인식할 수 있나요? 남자:그들도 분명 듣습니다. 말로는 표현하진 않지만, 마켓에서 돈으로 표현하죠. 의뢰인들:(박수치며)니즈는 욕망이다! 여자:전 들을 수 없거든요! 색깔이 소리를 낸다고요? 그런 황당한 말을 어떻게 믿으라는 거죠? 왜들 무조건 믿는다고만 하시죠? 남자:이걸 쓰고 한번 들어보세요. (여자에게 청진기를 건네는 남자) 여자:이건 호른의 음관이잖아요! 남자:제가 특별히 제작한 청진기입니다. 여자:(쓰레기통에 처박힌 호른의 나팔부분을 발견하고) 저기서 떼어내 만드셨나요? 남자:네. 난 새로운 악기가 필요하거든요. 여자:이 청진기가 악기라고요? 남자:그럼요. 혼자만 들을 수 있는 악기죠. 여자:혼자만 듣는 게 어떻게 악기가 되죠? (청진기를 던지며) 이건 장난감에 불과해요. 남자:진정하세요. 이 세상은 소리로 가득차 있습니다. 소리를 외면하지 마세요. 제발…. 이리 오셔서 들어보세요. 호른 소리를 음미할 수 있어야 진정한 호른 주자가 될 수 있듯이, 이 청진기는 들을 수 없는 소리를 듣게 해 줍니다. 이 세상이 얼마나 수많은 소리로 가득 차 있는가를 가르쳐 주는 거죠.(청진기를 여자에게 씌워주고 백포도주를 흔든다.) 들리나요? 눈을 감고 들어 보세요. 소리:(백포도주) “출렁 출렁 출렁 출렁-” 여자:들려요. 남자:이번엔 적포도주입니다. 소리:(적포도주) “출렁 출렁 출렁 출렁-” 남자:안단테 칸타빌레로 사라지는 아련한 고음의 잔상이 왼쪽 귓전을 스치죠? 여자:(청진기를 벗으며) 들려요…. 하지만 차이는 모르겠어요. 의뢰인1:허허허- 소리 감별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게 아니지요. 의뢰인2:그래서 우린 의뢰를 하러 오고요. 의뢰인3:기계보다 정확하시니까요. 여자:흥, 정말로 듣지 못하는 소리가 하나도 없어요? 남자:듣지 못하는 소리라…. 있죠. 잠들었을 때. 여자:밤에도 안 자고 전부 듣는다면서요. 새벽 4시에 제 구두소리도 듣고. 남자:낮에 자나보죠? 여자:농담하세요? 어째 좋은 이웃이 되기는 힘들 것 같군요. (휭하니 나가버리는 여자. 의뢰인들도 일어선다.) 의뢰인1:허허허. 성질도 급하시네. 오늘도 좋은 감별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의뢰인2,3:최상의 분석이었어요.(박수치며) 엑설런트! (모두 나가면 하품하는 남자. 위층 402호로 들어서는 여자. 소리를 읊조린다.) 여자:“우리 아기 예쁜 배, 할미 손은 약손, 쓱쓱 만져 주면, 뭐든지 다 낫는다. 우리 아기 동그란 배, 할미 손은 약손. 궁글궁글 쓸어 주면, 뭐든지 다 낫는다.” (남자, 위층의 소리를 의식하며 침대 밑에서 박스 하나를 꺼낸다. 박스에서 인라인스케이트를 꺼내 물끄러미 바라보는 남자. 스케이트 신발의 줄을 풀렀다가 다시 매더니 하품하며 드러눕는다. 조명 분위기가 바뀐다.) (탁자 위에서 남자의 휴대전화가 진동한다. 코를 고는 남자. 이어 부르는 소리) 소리:“우웅 우웅 우웅- 영호야. 영호야-” 남자:(몸을 뒤채며) 순이니…. 인라인 스케이트 사놨다. 어여 신어봐….(부스스 얼굴을 들고) 엥! 내가 자고 있었나. 순이니? 순이 왔니? 날 저물었는데 얘는 뭐하고 안 들어오나. 어휴, 말을 말아야지. 세상 좋아졌다. 맨땅에서 스케이트를 다 타고.(보호장구와 헬멧을 착용해보며) 돈 쓰게 만드는 기술도 가지가지여. 앉아서 이런 거만 연구하는 놈들 천지니. 어뗘. 순이야. 아빠도 멋져 보이냐? 아빠도 소싯적에 얼음지치기 한가닥 했다. 외날 썰매 모르지? 우선 중심을 잘 잡고…. 긴 꼬챙이 하나를 다리 사이로 넣고 얼음을 팍팍 찍으면서 달리는 거여. 대가미 방죽에선 아빠가 일등했다. 니 이렇게 차려입고 씽씽 달리면 동네 남학생들이 줄줄 따르것다. 순이야, 얼른 들어온나. 인제 호른을 필요로 하는 나이트클럽은 없다. 그러니 아빠는 내일이면 배 타러 가야헌다. 한동안 못 보니까 얼른 와. (시계를 흘낏 보다) 아니 근데 이누무 지지배가 아직도 들어올 생각을 안 하고 어딜 싸돌아 다니는 거여. 내 이년을….(휴대전화 메시지를 발견하고) 얼래, 이게 뭐여.“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그려 근데.“아빠. 로데오광장 빨리….” 20분전에 온 거네. 로데오 광장? 하하- 요것이 눈치 하난 빨라요. 거기서 스케이트 타고 싶다 이거지? 다른 애들처럼. 오냐. 아빠가 가마. 근데 얘가 스케이트 사논 걸 어떻게 알았지? 돈 없다고 등짝을 후려패서 학교 보내 놨더니…. 하여튼 귀신이여 귀신. (박스를 옆구리에 끼고 달려 나가는 남자. 그 열린 문으로 여자가 은밀하게 들어와, 가구들 뒤에 무엇인가를 붙여 놓는다. 감별사의 청진기를 보고 자기 심장에 대본다.) 소리:(심장박동) “쿵 쿵 쿵 쿵-” (남자가 돌아오는 기척. 얼른 복숭아 가져왔던 접시를 드는 여자. 남자가 힘없이 들어선다.) 여자:어머! 오셨네요. 문이 열려 있기에 접시를 가져가려고요. 아깐 제가 너무 흥분했었나 봐요. 어디 산책 다녀오세요? 남자:근처 로데오 광장에 갔었습니다. 아이들이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고 있더군요. 가만히 보고 있으면 나도 즐거워지거든요. 그런데… 이상한 일이 있었지요. 웬 처녀가 글쎄 나한테 “아빠”라고 부르는 겁니다. 여자:어머나, 그래서요. 남자:후후후. 당황스러워 혼났습니다. 여자:그 아가씨 아빠가 감별사님과 비슷한가 보죠. 남자:하긴…. 그 아가씨도 우리 딸애와 비슷하긴 했어요. 여자:따님이 있으세요? 남자:……. 여자:참, 그거 잘 타세요? 스케이트요. 남자:내 스케이트가 아닙니다. 여자:누구한테 선물하시려나 보죠? 남자:……. 여자:호호- 말씀하기 싫으신가 봐요.(문으로 가며) 그럼 또 뵙겠습니다. 남자:일년 전, 휴대전화 소리 때문에 인생이 달라졌다고 했죠? 소리는 사람을 기다려 주지 않습니다. 금방 사라지거든요. 여자:감별사님. 좋은 이웃이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여자 나가면, 남자는 박스를 옆에 낀 채 홀로 서성인다. 조명 분위기 다시 바뀐다.) 남자:어휴! 몇 분 차이로 이게 뭐여. 속 터져. 쬐금만 더 기다리지 않고선.(박스를 놓고 휴대전화 메시지를 확인하며) 이누무 기지배는 대체 어딜 간 거여. 소리:“삐- 삐- 새 메시지는 없습니다.” 남자:아! 눈부시다. 눈부셔. 왜 이리 눈이 부시지? 불을 끌 수도 없고. 순이야, 어여 연락 좀 해라. 아빠 이러다가 죽는다잉. 일주일째 이러고 잠 한숨 못 잤다.(침대에 드러누우며) 이러다 아빠 죽겠다. 순이야. 순이야…. 소리:(진동소음) “우웅 우웅 우웅 우웅-” 남자:(벌떡 일어나 휴대전화 확인하며) 아니잖아. 어디지? 아래층 201호여! 죽겠네. (문을 열고 아래층으로 뛰어가는 남자. 문을 다급히 두드리는 소리) 남자(E):여보세요,201호 아저씨! 전화 왔어요- 얼른 휴대전화 좀 받아 봐요. 201호(E):돌겠네! 안 받으려던 건데. 알았다니까- (휴대전화 진동소리 겨우 멈춘다. 다시 들어오는 남자) 남자:싸가지 없는 놈. 끝까지 안 받네. 매너들 없어. 소리:(TV 끝나는 소리) “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치이-” 남자:302호 미친놈. 오늘도 저 모양이야. 꺼라. 제발 좀 꺼라. 바로 옆방에서 이러면 어떡하냐.(앞쪽 베란다로 나와서) 302호- 텔레비전 좀 끄쇼. 시끄러워 살 수가 있나. 이웃들(E):조용히 좀 해요. 남자:302호, 조용히 하라잖아요∼ 이웃들(E):301호, 당신이 조용히 해∼ 당신 때문에 못자. 아저씨 날마다 이게 뭐예요. 남자:이런 우라질. 귓구멍이 거꾸로 뚫렸나. 나는 니들 때문에 못자- 아! 눈이 터질 것 같네. 그래도 안 끈다 이거지. 니기미! 대한사람 살아야 길이 보전도 된다. (야구방망이 들고 나가는 남자.302호 문 부서지는 소리. 비명소리. 순찰차 사이렌 소리) (위층 401호 여자는 나지막이 뭔가를 읊조린다.) 여자:“쓱쓱 만져 주면…뭐든지 다 낫는다…궁글궁글 쓸어 주면…뭐든지 다 낫는다….” 무대 서서히 어두워진다. 암전. ●제2장 무대 밝아지면, 아래층 301호 침대에 우울하게 앉아있는 남자. 얼굴에 수건을 두르고 귀마개를 하고 있다. 말씨가 점차로 사투리 운율로 변해간다. 남자:백두산이 다 닳기 전에, 대한사람 살고 보자는데 웬 말들이 많은 겨.(수건을 풀며) 돌아와 보니 문은 닫혀있고 불은 꺼져 컴컴하고…. 아무도 없는 거여. 그냥 빈집이여. 빈집.(귀마개를 벗으며) 기껏해야 한 삼일이면 됐지. 왜 삼일이 열흘 되고 달포 되고 한달 되느냔 말이여. 왜 삼일이 석달 되고 석삼년 되느냔 말이지. 이상타. 참말 이상한 일이다. 어무이는 금가락지 끼워주면 훨훨 날아간다 허지, 딸년은 스케이트 있어야 씽씽 달려간다 하지. 아! 나도 편지 한 장 달랑 써 놓고 부산으로 가서 외항선 탔다 했지? 석달 열흘만 꾹 참고 다녀오자. 어무이도 없지. 딸자식도 없지. 여편네도 없지∼ 허참, 귀신이 곡할 노릇인 거여, 시방 이것이. 태평양 넘어 동지나해 건너 알류산 열도 거쳐 부산항에 도착, 광복동 시장에서 딸년 인라인스케이트하고 어무이 서돈짜리 금가락지 서둘러 해가지고 와보이, 종적이 묘연한 것이여. 여편네 줄려고 야들야들한 속곳 둘둘 말아 끼고 왔는디, 입을 사람이 없는 거여. 세상 참 얄궂네. 인생 허망타. 어무이도 없지, 딸자식도 없지. 여편네도 없지∼ 소리:(진동음) “우웅 우웅 우웅 우웅-” (얼른 휴대전화를 확인하는 남자.“새로운 메시지가 없습니다.”라는 안내음. 실망하는 남자. 이때 문을 노크하는 소리. 남자가 문을 여니 의뢰인들이 의뢰품들을 들고 들어온다.) 의뢰인들:좋은 아침입니다. 의뢰인1:(전자레인지를 탁자에 놓고) 부품 교체를 해야 할 것 같은데요. 남자:(청진기로 검진하다 고개를 갸웃거린다.) 흠…흠… 소리:(전자레인지) “위이이잉-” 남자 : 모터가 낡았으니 교체하세요. 다음. 의뢰인2:(책들을 놓으며) 신나라출판사의 기획 시리즈 견본품인데요. 남자:(책장 넘기며) 책도 소리를 가집니다. 종이 지질에 따라서 소리는 천차만별입니다. 소리:(종이) “펄렁 펄렁… 팔랑 팔랑… 풀렁 풀렁…” 남자:이건 모조지, 이건 아트지, 이건 하드보드에 코팅까지. 아트지는 반짝 반짝! 모조지는 서글 서글! 3데시벨의 편차가 있네요.(표지를 보며) “세계의 미스터리”라…. 이 제목에는 모조지보단 아트지가 어울립니다. 미스터리는 반짝반짝해야죠. (여자가 문을 살짝 열고 들어와 몰래 엿본다.) 의뢰인3:(돌멩이 2개를 놓으며) 심산인테리어에서 의뢰한 겁니다. 남자:(돌을 살피며) 흥미 있는 소재이군요. 돌의 소리는 가장 심원한 소리입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재질이니까요. 돌의 소리는 음악의 근본입니다. 돌로 만든 악기인 편경의 소리는 국악의 표준 음정이죠.(돌을 부딪쳐 본다.) 오만년의 역사를 간직한 소리입니다. 소리:(돌) “딱 딱 딱 딱-” 의뢰인들:정말 탁견이십니다. 남자:저 전자레인지는 전에도 감별해 드린 건데요. 저를 시험하시나요? 의뢰인1:예? 오해십니다. 남자:칠일 전에도 해드렸고, 한 달 전에도 했습니다. 의뢰인1:청진기가 착오를 일으킬 수도 있지 않습니까? 남자:기계든 인간이든 자기만의 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소리는 살아있는 생명체죠. 청진기는 거짓을 모릅니다. 여자:(앞으로 나서며) 감별사님의 판단을 믿지 못하시나요? 의뢰인1:음…. 출고담당 직원의 미스인가 봅니다. 확인해 보죠. 여자:(모두 자신을 쳐다보자) 어머나! 안녕하세요. 호호호- 문이 열려있지 뭐예요. 의뢰인1:소리 감별은 회사의 일급 기밀입니다. 여자:한심한 출고담당 재교육도 중요하죠. 의뢰인1:(전자레인지 들고 나가며) 성질도 급하시고 변덕도 심하시군요. 흠, 흠. 여자:오늘의 분석은 어땠나요? 의뢰인2:출판사가 관심을 가질 것 같습니다. (의뢰인2,3도 나간다. 남자가 문을 잠그더니, 얼른 여자를 데리고 구석으로 간다.) 남자:혹시 이 아파트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 못하셨나요? 여자:글쎄요? 남자:이사 온 뒤로 다른 주민들 보신 적 있나요? 여자:네… 봤죠. 남자:이상하지 않던가요? 여자:네. 남자:언제부터인가 이 아파트 주민들이 잠만 자고 있어요. 모든 활동이 중지된 겁니다.201호는 휴대전화를 안 받는 버릇이 있고,302호는 지가 무슨 애국시민이라고 날마다 애국가를 시청하더니 모두 조용해 진 겁니다. 여자:에이, 고급 아파트는 원래 조용하잖아요. 남자:(눈치를 보더니 말소리를 죽이며) 나는 저 의뢰인들을 믿지 않습니다. 여자:(놀라며) 네? 무슨 말씀이세요? 남자:뭔가 수상쩍은 음모가 있어요. 의뢰 물품이 변하지 않고 있어요. 여자:날마다 똑같아요? 남자:일주일 주기로 반복되고 있어요. 예전엔 한달 주기였죠. 점점 짧아지고 있어요. 나는 새로운 소리를 원합니다. 여자:좋아하는 음악은 자꾸 듣기도 하잖아요. 가령 호른 연주는 어때요? 남자:모차르트 호른협주곡 3번 2악장 로만자… 호른은 같은 곡을 연주하더라도 날마다 다릅니다.(청진기 곡선음관을 어루만지며) 호른을 통해서 들어야 세상은 아름다워집니다. 하지만 누가 날마다 같은 구름을 보고 싶겠소. 누가 날마다 같은 바람을 맞고 싶겠소. 출고담당 직원의 미스라고 둘러대지만 실수가 아닙니다. 치밀하게 반복되는 순환시스템이죠. 소리가 점점 사라지고 있어요. 이 세상이 죽어가는 것처럼. 저들이 소리를 뺐어가는 겁니다. 아…. 이러다가는 당신의 잠꼬대마저 뺐어갈지도 몰라요. 여자:어젯밤에 제가 잠꼬대했나요? 남자:(흉내 낸다.) “쓱쓱 만져 주면… 궁글궁글 쓸어 주면…” 여자:어머, 어머! 저를 너무 속속들이 아시네. 호호호- 내 정신 좀 봐. 가야겠어요. 남자:어젯밤에 당신의 잠꼬대 소리를 듣고 얼마나 기뻤는지 아세요? 제발 가지 마세요. 여자:네? 남자:잠꼬대 소린 정말 너무 오랜만에 들어 봤어요. 지금 이 아파트에서 당신만이 유일하게 살아있는 사람이에요. 지금 가버린다면 당신도 잃어버릴 것만 같아요. 여기 계세요. 여긴 안전하니까. 여자:(남자를 경계하며)감별사님은 소리를 정말 좋아하시나 봐요. 남자:사실은 소리가 무서워요. 여자:왜요? 남자:너무 진실하니까. (이때 어디선가 소리가 들려온다. 점점 고조되는 온갖 소리들. 서로 뒤섞여 아비규환의 아우성처럼 난무한다.) 소리:“찌르르르… 출렁출렁… 저벅저벅… 쿵쾅쿵쾅… 우웅우웅… 영호야∼영호야∼” 여자:이게 뭐야? 어디서 들리는 소리지? 남자:(귀를 막으며) 아! 아! 저리가. 듣기 싫어. 씨끄러. 듣기 싫어. 아아악- (남자 귀를 막으며 고통스러워한다. 나가려 하지만 열리지 않는 문. 야구방망이로 치고 머리로 들이받으며 발광하다가 쓰러진다. 여자는 놀라서 남자를 부둥켜안는다. 소리들이 그친다.) 여자:여보… 여보! (병원 가운을 입은 의뢰인들이 나타난다. 바닥에 쓰러져 있던 남자를 침대에 뉘고 벨트로 사지를 결박한다. 남자를 청진기로 진단하는 의뢰인1) 여자:아… 어떻게 된 거죠. 무서워요. 무슨 소리였죠? 그이는 괜찮은가요? 의뢰인2:안심하세요. 본 특병동의 소리치료 시스템입니다. 일종의 충격요법이죠. 의뢰인1:상태가 좋지 않아.2단계 프로그램도 실패야. 발작 증세가 멎지를 않네. 더 이상 늦출 수 없어. 내일 수술 일정 잡도록 해. 의뢰인3:근데 보호자께서 동의서에 아직 서명을…. 의뢰인1:그깟 동의서 하나를 여태 못 받아? (여자에게) 똑바로 들으세요. 내일도 서명하지 않으면 조치를 취할 겁니다.(의뢰인2에게) 자네 수련의가 왜 그 모양이야. 그럴 거면 딴 병원으로 가. 내가 이젠 환자한테 훈계까지 받아야 돼? 내가 저를 시험한다고? 미친놈이 입만 살아서. 한데… 어떻게 알았지? 의뢰인2:환자는 지각능력이 있는 게 확실합니다. 자신에게 의미있는 것에만 몰두하는 주의력 증가 기제가 너무 왕성해서 그렇습니다. 환자의 소리 분석은 정상입니다. 의뢰인1:믹서기 회사에선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했잖아. 의뢰인2:그건 생산부장의 말이고요. 오늘 아침에 마케팅팀장과 통화했는데 좋은 지적이라고 반기더군요.2차 분석도 의뢰하겠답니다. 일시적인 “해리성 황홀경”입니다. 의뢰인1:속단하지 말라고 했지? 자네의 진단은 정서적인 판단이 앞서고 있어. 의뢰인2:“뇌손상에 의한 퇴행성 기억장애”란 과장님의 진단은 측두엽의 손상만 지나치게 확대 해석한 거 아닙니까? (쓰레기통에서 부서진 호른 나팔을 꺼내서 안고 있던 여자가 나선다.) 여자:선생님, 우리 그이는 미치지 않았습니다. 의뢰인1:미치겠네 정말. 아까 발작하는 거 못 봤어요? 가족도 몰라보잖아요. 여자:예전에 연주하던 곡 이름을 정확히 기억해 냈단 말이에요. 의뢰인1:단편적인 기억 정도는 모든 환자들이 다 가지고 있어요.(부적뭉치를 던지며) 이게 뭡니까? 이런 식으로 맘대로 행동하면 퇴거조치시킬 겁니다. 여자:이 부적에 어떤 힘이 있다고 믿으세요? 미신에 불과하다면서요? 의뢰인1:그게 아니고…. 의사의 치료에 적극 협조해야 할 것 아닙니까. 협조요. 협조! 여자:협조했잖아요. 가구며 소지품들 가져다가 집안처럼 꾸며놓고… 순이더러 로데오 광장에서 아빠를 기다리라고 해서 그렇게 했잖아요. 근데 별 이상도 없는 이가 왜 딸을 몰라보나요? 왜 아내도 몰라보나요? 그저 지쳐서 그런 걸 거예요. 집에 가서 잘 요양하면… 고요한 호숫가를 찾아서 호른도 불면서 푹 쉬면 나아질 거예요. 의뢰인1:흥, 호른 분다고 치료가 되면 병원이 뭐하러 있어요! 도대체 의사를 뭘로 보는 거요? 기물을 파손하고 상해를 입힌 환자는 완치되기 전엔 퇴원할 수 없습니다. 내일까지 수술 동의서에 서명하세요.(의뢰인3에게) 진정제 5밀리그램…. 아니 7밀리그램 준비하고, 면회는 금지시켜. (의뢰인1,3 나간다. 흐느끼며 부적을 줍는 여자. 창문으로 복도에서 담배 피우는 의뢰인1이 보인다.) 여자:흑흑흑…. 날더러 어떡하라고요. 기다려라. 기다려라…. 벌써 세 달이 됐어요. 의뢰인2:왜 그토록 소리에 집착하는지 그 압제의 요인을 찾아야 하는데…. 기억 과잉이 문제입니다. 뇌의 측두엽에 너무 많은 소리의 기억들이 축적되어서, 컴퓨터가 다운되듯 혼선이 빚어지고 있는 상태입니다. 주치의께선 손상된 부위를 제거하지 않으면 발작이 계속된다고 보십니다. 삭제키를 눌러야 리소스 부족에서 해방되니까요. 여자:그러면 과거의 모든 기억이 사라진다면서요. 의뢰인2:대신 새 기억은 지킬 수 있습니다. 여자:그토록 찾던 딸이 눈앞에 나타나도 못 알아보는데, 앞으론 영원히 그렇게 되겠죠? 이 빨간 구두요… 15년 된 캥거루가죽 맞아요. 저이가 나이트밴드 아르바이트 뛰어서 첫 월급으로 사준 우리 결혼 선물이죠. 이거 신고 난생 처음 비행기 타고 제주도로 신혼여행 갔어요. 이 호른은 방직공장 월급 일년을 꼬박 모아서 제가 사준 거예요.(호른을 쓰다듬는 여자. 창가에서 귀 기울이는 의뢰인1) 서귀포 밤바다는 그날 따라 왜 그렇게 고요했는지, 저이가 부는 호른 소리가 수평선 끝까지 울려 퍼졌어요. 모차르트 호른 협주곡 3번 2악장 알레그로. 그게 저이가 아는 유일한 연주곡이죠. 순이를 낳게 되어서 사범대학을 그만뒀으니… 이 모든 걸 다 잊어버리겠죠? 의뢰인2:아마 그렇게 되겠죠. 여자:그렇게 되면, 우린 이 세상 안 산 거나 같네요. 시골 고등학교 밴드부 남학생이 부는 호른 소리에 바람나 쫓아다니다가…. 외아들 사범학교 나와 선상님이 평생소원이던 홀어머니 가슴에 못질하고, 남자 앞길 망쳤다고 원망들은 촌년이… 저승 가서 어머니까지 못 알아보는 산송장 만들어 놨다는 소린 죽어두 들을 순 없네유. 차라리 청진기 쓰고 세상의 소리에 미쳐서 사는 게 나아요. 저인 소리를 사랑했으니까. 저이 어머니도 소리를 벗삼아 사셨으니 하늘나라에선 서로 알아보겠지요. 의뢰인2:사모님…. 여자:선생님도 저이가 미쳤다고 보세요? 의뢰인2:의사가 해서는 안 되는 말이 하나 있지요. 알 수 없습니다…. (의뢰인3이 주사기 가지고 들어온다. 의뢰인2가 여자를 부축해 나간다. 의뢰인3이 주사할 준비를 하는데, 창문에서 지켜보던 의뢰인1이 들어와서 부서진 호른을 들어본다.) 의뢰인1:아까 몇 밀리그램이라 했지? (쳐다보는 의뢰인3) 3밀리그램만 투여해. 의뢰인3:3밀리요? 네…. (주사기 용량을 조절해서 남자의 팔에 주사 놓고 나가는 의뢰인3) 의뢰인1:길영호씨. 지금 혼자서 호숫가를 거닐고 있소? (입으로 모차르트 호른협주곡 3번을 불며 빠져든다.) 빠밤 빠바바밤 바밤바 빠바밤- 빠밤 빠바바밤 바밤바 빠바밤- (이층 401호로 힘없이 들어서는 여자. 부적 뭉치를 탁자에 놓다가 세어본다.) 여자:하나, 둘, 셋, 넷…. 분명 다섯장을 붙였는데. 한 장이 살아있어! (암전) (무대 밝아지면, 병실 분위기가 나는 아래층 301호. 환자복이 입혀진 남자가 침대 벨트에 묶여있고, 의뢰인2를 따라 여자와 딸이 들어선다.) 의뢰인2:휴, 제가 미친 거 같네요. 주치의가 회진오시기 전에 끝내셔야 합니다. 여자:고맙습니다. 순이야, 어서. 딸:아빠! 제가 왔어요. 어째 잠만 자는 거야. 흑흑흑…. 아빠 일어나세요. 눈떠- 아빠- 여자:여보! 순이가 돌아왔어요. 이제 일어나세요. 다 잘되었어요. 저도 직장 잡아 돈벌이해요. 지난 일은 잊고, 정신 좀 차리세요. (여자와 딸이 벨트를 풀고, 사력을 다해 남자를 일으켜 세운다. 아무리 흔들어도 눈을 뜨지 못하고 무너져 태아처럼 웅크리는 남자) 딸:흑흑흑…. 엄만 대체 무얼 한 거야! 아빠가 저리 되도록. 여자:엄만 안 해본 거 없다. 귀신 쫓는다는 복숭아도 들이고, 부적도 붙여보고, 약손으로 아픈 데 쓸어주시던 할머니 소리도 해보고…. 너는 뭘 하고 있었어. 이년아, 니 아빠 이리된 것 다 너 때문이다. 나가버릴 거면 그냥 나가지 메시지는 왜 남겨! 딸:난 그냥…. 아빠가 기다릴 것 같아서…. 여자:그걸 아는 년이 세 달이나 안 들어와! 니 메시지 못 들었다고, 또 올지도 모르니까 지켜봐야 한다고, 휴대전화에서 눈도 못 떼고 일주일을 뜬눈으로 지새우셨다. 그러다 결국 쓰러지신 겨. 산송장 되신 겨. 집으로 가요, 여보. (남자의 환자복 윗도리를 벗기고 몸을 쓸어주며 사복으로 갈아입히는 여자와 딸. 자연스럽게 할머니의 소리를 하게 된다.) 여자:“우리 아기 예쁜 배, 할미 손은 약손, 쓱쓱 만져 주면, 뭐든지 다 낫는다.” 할머니:“우리 아기 동그란 배, 할미 손은 약손. 궁글궁글 쓸어 주면, 뭐든지 다 낫는다.” (소리를 받아 부르는 할머니의 환영. 문으로 들어와 부엌에서 요리를 한다.) 할머니:어여 일어나거라. 영호야. 된장찌개에 밥 말아먹고 어여 핵교 가야지. 온나 온나. 어여…(미소 짓는 남자) 우리 외동이, 온나 온나. 딸:엄마! 아빠가 웃어. 여자:어디? 정말! 여보, 어디 좋은 곳 유람이라두 하는 게유? 할머니:아유, 찌린내. 요 녀석 바짝 섰네. 쯧쯧쯧. 이부자리는 한강이구. 늦게까지 숙제하더니 곤했던 게여. 그려 됐다. 옷 갈아입자. 아부지 모르시게 저리 치워놨다. 인나렴. (여자와 딸이 남자의 아랫도리도 사복으로 갈아입힌다. 할머니는 싱크대로 가서 도마를 꺼내 칼자루 끝동으로 마늘을 다진다.) 소리:(마늘 다지는) “쫑 쫑 쫑 쫑-” 여자:여보, 제가 잘못했어요. 제발 눈을 떠요. 딸:아빠. 눈 떠. 제가 잘못했어요. 흑흑흑. 아빠. 제발! 남자:불…. 불이여…. 딸:뭔 불이 나? 남자:집에 불났다. 어쪄 어무이. 할머니:간밤에 어매가 호롱불 꺼놨다. 걱정 말그라, 불 안 났으니. 밥 다됐다. 소리:(찌개 끓는) “보글 보글 보글 보글….” (마침내 힘없이 눈 뜨는 남자) 할머니:됐다. 눈 떴다! 딸:아빠! 여자:여보! 할머니:어매는 좀 쉴란다. (이젠 할머니가 기력이 다한 듯 눕는다. 중얼거리며 그 옆으로 다시 무너지는 남자) 남자:왜 이리 자꾸 졸리지. 어무이 괜찮으셔유? 주무시는가베. 순이야, 엄마는 일 나갔니? 밥은 먹었니? 그래 아빠 잠깐 눈 좀 붙였다 일어날 테니 뭔 일 있으면 깨우렴. 아주 잠깐이다…. 아빠가 일어나서 떡볶이 해줄게. 설탕도 넣고 달달하게…. (모로 쓰러진 남자 어느새 코를 곤다. 할머니가 부스스 일어나 아들과 손녀를 보더니 천천히 문으로 걸어 나가며 아들을 부른다.) 할머니:애비야…. 영호야! 영호야…. (놀라서 벌떡 일어나는 남자) 남자:어무이! 딸:아빠. 꿈에 할머니 봤어? 남자:순이야. 혹시 할머니가 뭐라 하셨니? 딸:언제요? 남자:돌아가시기 전에. 딸:(할머니 목소리로) “애비야…. 영호야! 영호야….” 남자:그래… 맞았어. 어무이가 날 부르는 소리였어.(딸을 안으며) 순이야. 할머니가 아빠를 불러주셨구나. 아빠는 할머니가 한마디도 안 하고 그냥 가신 줄 알았다. 여보, 어무이가 나를 불러 주셨대. 날 용서하신 거여. 여자:여보, 흑흑흑…. 딸:내가 아빠를 얼마나 깨웠는 줄 알어? 남자:기특한 것. 아빠가 잘못했다. 어무이, 지가 죽일 놈입니다. 여자:아니에요. 지가 죽일 년이에요. 남자:어무이 손은 약손이여. 암…. 그렇구 말구. 딸:할머니 손이 약손? 남자:니 여섯 살 때, 맹장염을 앓았단다. 할머니가 밤새 순이 배를 문질러 주셨대. 할머니 약손으로. 니가 잠이 들어서 새벽이 됐는데, 아빠가 나이트 일 마치고 와보니 이미 혼수상태인 거라. 그래 아빠가 들쳐 업고 병원에 가서 수술을 받은 거여. 딸:애게, 약손이면 맹장도 고쳐야지. 남자:아픈 걸 잊게 해주셨잖니. 그러니 약손이지. 이렇게 배를 쓸어주시면서…. (약손 소리를 함께 부르는 가족. 할머니가 밖에서 창문을 열고 함께 부른다.) 가족:“우리 아기 예쁜 배, 엄마 손은 약손, 쓱쓱 만져 주면 뭐든지 다 낫는다.” 할머니:“우리 아기 동그란 배” 가족:“엄마 손은 약손” 할머니:“궁글 궁글 쓸어 주면…” (노래하다가 침울하게 그치는 할머니) 할머니:인자 이 손 약발도 다 떨어졌는가부다. 이 손으로 아범 뺐어가려던 저승사자들 다 쫓아 버렸는데 이젠 안 되는가부다. 내 다시는 약손 안 할란다. 남자:어무이, 이참에 그 달랑무 소리도 그만 두세요. 동네 애들이 벌써 순이를 놀린대요. 할머니:내 그리하마…. 달랑무 소리두 안 할란다. (창문을 닫는 할머니. 의뢰인1이 방으로 들어선다. 긴장하는 의뢰인2) 의뢰인2:선생님, 환자가 깨어났습니다. 어제 2단계 프로그램의 효과인 것 같습니다. 옷은 환자가 갈아입고 싶다고 해서…. 의뢰인1:음…. 잘했구만. 길영호씨. 이제 환청이 들리지 않습니까? 남자:네, 사라졌습니다. 의뢰인님. 의뢰인1:허허허…. 잊으세요. 불필요한 소리들을. 불필요한 기억들을. (의뢰인3이 호른 케이스를 하나 들고 들어온다.) 의뢰인3:지금 도착했습니다. 의뢰인1:(케이스를 남자에게 주며) 퇴원하게 되면 이게 필요하실 겁니다. 여자:호른이잖아요? 의뢰인1:제가 30년간 가지고 있던 겁니다. 주인을 잘못 만나 먼지만 뒤집어쓰고 있었죠. 한적한 호숫가를 찾게 되거든 연락 한번 주세요.(나가며) 한번 들으러 가고 싶군요. 의뢰인2:선생님! 의뢰인1:자네가 “알 수 없습니다.” 하는 순간, 나도 알 수 없어 졌다네. 의사는 신이 아니지 않은가. 남자:선생님. 신은 이 수많은 세상의 소리를 어찌 다 들을까요. 의뢰인1:허허허- 다 듣다간 신도 입원해야지요. (마주보고 씩 웃는 그들. 의뢰인들 나간다.) 남자:어머니더러 달랑무 못 파시게 한 그것이 내내 걸리는 거여. 바깥출입도 안 하시구 말수도 적어지더니 그냥 가신 거여. 여자:제 잘못이에요. 동네 푼수들 말만 듣고…. 남자:어무이는 소리 힘으로 사신 겨. 그게 어무이 약손이여. (문이 열린 채다. 그 문으로 겨울바람이 불어온다. 어머니가 다시 들어와 서성이며 누군가를 기다린다. 뭔가 바람에 날려 쿵- 엎어지는 소리) 할머니:영호니? 영호야- 야가 삼일씩이나 어딜 간 거여. 저게 누구여. 영호지. 어여 어여 온나. 세상에! 야가 못 먹어서 눈이 십리는 들어갔네. 집 놔두구 어딜 갔다 이제 오는 겨. 들어가 밥 묵자. 엄매가 된장국 끓여놨다.(흰 고무신을 주며) 봐라. 흰 고무신 사놨다. 따습지? 어여 신어봐. (흰 고무신을 받아 침대 머리맡에 놓았다가, 가슴에 끌어안고 웅크리는 남자) 소리:(소년) 흰 고무신 때 타면 어쩐대유. 소리:(할머니) 영호야 자니? 엄매는 그깟 금가락지 없어도 된다. 영호만 있으면 된다. 소리:(소년) 어무이. 흰 고무신… 내 눈 내리면 신을란다. 소리:(눈 밟는) “뽀작 뽀작 뽀작 뽀작” 할머니:멋지다. 헌헌장부 났다. 남자:남학생들이 줄줄 따르것다잉. 손이 얼은 것 좀 봐. 요리로 들어와. 어여. (어느새 인라인 스케이트 신고 헬멧 쓰고 서있는 딸. 아빠 엄마 있는 침대 이불 속으로 기어들어 간다. 문가에서 고개 끄덕이던 할머니, 달랑무 팔러 가신다.) 할머니:달랑무∼ 있어. 푸성귀나∼ 달랑무∼ 있어. 무대 서서히 어두워지며 암전. ■ 희곡 당선소감 게으른 며느리에게 시켜야 할 일은 두부 만드는 일이랍니다. 느긋하게 일해야 맛있는 두부가 만들어진다죠. 군대 지휘관도 게으른 사람이 좋답니다. 게으른 천재여야지 괜히 아랫사람 생고생 시키지 않는다는 건데…. 요건 사실 게으른 아랫사람들의 소망이죠. 부지런한 천재 즉 이순신 같은 양반 만났다간 그저 죽었구나 하고 뛰는 수밖에 별다른 도리는 없지요. 안 뛰면 바로 곤장 맞지요. 난중일기 쬐금 보니까, 임진왜란 발발 전에 이 어른 매일 하는 일이 순찰 나가서 하급지휘관 곤장 치는 게 주업무이시더군요. 그렇게 만반의 준비를 다 하셨으니 백전백승의 신화를 창조하셨던 게죠. 선친께서 제 원래 이름자에 늦을 만(晩)자 하나를 넣어주신 덕택에 이렇게 느즈막히 입문하게 되었나 봅니다. 작은 상 하나를 펴놓으시고 늘 만년필로 원고지에 글을 쓰셨던 아버님께서는 교단 은퇴 후에 스스로 책 몇 권을 출간하셨죠. 그러곤 집안잔치가 있으면 친구 분들께 그 책을 선물하던 낙으로 사셨습니다. 평생 글을 쓰시던 열정은 정말 프로작가 못지않으셨지요. 이제부턴 저도 작심하고 자세 가다듬어 열심히 쓰겠습니다. 작은 상 앞이 아니라 PC 앞이 되겠네요. 축하해주는 벗님들, 사랑하는 영두와 영소, 그리고 가족들. 더불어 삶의 위안과 기쁨을 원하는 이들을 위해서. 아울러 미흡한 글을 뽑아주신 심사위원들께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약력 1959년 충북 제천 출생 중앙대 교육대학원 무용 석사과정 ■ 심사평 세상이 어수선한 탓인지 응모작들 중에서도 투신자살, 노숙자, 입시부정, 로또복권 등 세상살이의 고달픔을 담은 작품들이 유난히 많았다. 인터넷과 휴대전화의 문자메시지, 그리고 각종 드라마 매체에 많이 노출된 탓인지 대화체의 이야기 구사에는 능숙해졌으나 막상 연극이라는 무대예술의 특성을 이해하고 있는 작품은 드물었다. 최종적으로 심사자들의 손에 남은 희곡들은 박만호의 ‘청진기’, 김성제의 ‘바다로 가는 성북행’, 그리고 류세균의 ‘달 속의 그늘’이었다. 공사판의 살인사건을 그린 ‘달 속의 그늘’은 밑바닥 인생들의 성격설정이나 대사구사에 능숙했으나 극 구성이 너무 평이하고 결말 부분을 배영감의 감상적인 인생고백으로 가져간 점이 지적되었다. 지하철 승강장을 배경으로 해서 사회적으로, 성적으로 상처받고 억압된 두 모자의 아픈 일상을 포착해낸 ‘바다로 가는 성북행’은 살아있는 독특한 정서가 심사자들의 주목을 끌었다. 남편에게 맞고 사는 식당 파출부인 엄마와, 성전환 수술을 위해 일본으로 돈벌러 가는 여성적 아들의 아픔을 과장되지 않은 일상적 대사 속에 담아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극적 상황과 행동을 충분히 연극적으로 객관화시키지 못했고 극이 아직 작가의 주관적인 관점 안에 갇혀있다는 느낌이 있다. 현대생활을 지배하는 각종 소음과 어린 날에 듣던 정겨운 소리들을 대비시킨 ‘청진기’는 ‘소리’를 극적으로 전경화시킨다는 아이디어나, 신경증환자인 남편을 아내가 의료진과 공모해서 연극적으로 치유한다는 설정 등이 충분히 연극적이며 대사나 극 전개 기법도 상당히 감각적이었다. 그러나 ‘문명의 비인간성/어린 시절의 순수함’이라는 대비가 도식적이며, 극전개의 생략과 비약이 과도한 점에서 어느 기성작가를 연상시킨다는 점이 다소 걸렸다. 결국 각각 장단점을 갖춘 ‘청진기’와 ‘바다‘를 두고 고심을 거듭하다가 그 나름의 완성도와 무대적 상상력을 높이 사 ‘청진기’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김철리(연출가)·김방옥(평론가)
  • 순경 공채시험도 커닝 부정

    수능부정 파문에 이어 국가공무원 시험인 순경 공채 시험에서도 부정 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지방경찰청은 31일 순경 공채 시험에 응시, 부정행위에 의해 시험에 합격한 오모(30·신임순경 교육생)씨와 조모(28·〃), 전모(29·〃)·최모(28·무직)씨등 4명에 대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순경 공채 시험 준비를 하면서 도서관과 사설학원 등에서 알게 된 이들은 지난 7월11일 대구 모 고교에서 대구지방경찰청 주관으로 실시된 순경 공채시험(필기)에 응시,‘헛기침’을 하는 수법으로 정답을 주고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학개론과 영어, 형사소송법 등 5과목에 각각 20문제씩, 모두 100문제가 출제된 이날 시험을 위해 이들은 지난 1월부터 부정행위를 공모한 뒤 ‘주특기 과목’ 1∼2과목씩을 나눠 각자 맡은 과목을 집중적으로 공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전체 시험시간 100분 가운데 60분간은 각자 문제를 풀었다. 이어 25분 동안은 교대로 각자가 맡은 과목의 정답을 주고받았고 나머지 15분간은 각자 OMR카드에 정답을 기재했다. 특히 고사장 입실 전에 손목시계의 시간을 일치시켰고 정답을 주고받는 25분 동안에는 15초당 1문제씩, 정확히 100문제의 정답을 사전에 정해진 시간에 모두 교환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예를 들어 100문항 가운데 1번 문항이었던 ‘경찰학개론’의 경우 이 과목을 전담키로 했던 오씨가 정답이 1번일 경우에는 오전 11시 1초에서 5초 사이에,2번일 경우에는 6∼10초 사이에,3번은 11∼15초 사이에 각각 헛기침을 한 차례 하는 수법을 썼다. 그러나 정답이 4번일 경우에는 아예 헛기침을 하지 않았다. 또 이들은 같은 고사장에 입실하기 위해 한꺼번에 응시원서를 접수,15∼18번의 수험번호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2차 면접시험에서 탈락한 최씨를 제외한 나머지 3명은 모두 최종 합격해 지난 8월31일 중앙경찰학교에 입교,24주간의 신임 순경 교육을 받아왔으며 올 2월 경찰공무원에 임용될 예정이었다. 경찰은 “순경공채 시험에 부정이 있었다.”는 익명의 제보를 받고 수사에 착수, 답안지를 확인한 결과 수험번호가 연속으로 된 이들 4명이 100문항 가운데 20문항을 동일한 오답으로 표기해 틀린 사실을 확인했다. 대구 동부와 남부경찰서에서 현장 실습 중이던 이들을 연행, 추궁한 끝에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 경찰은 추가 연루자 여부를 조사하는 한편 이들의 합격을 취소키로 했다.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깔깔깔]

    ●뚱뚱하면 괴롭다 * 버스 안에서 손잡이가 달린 의자에 앉았다가 엉덩이가 꼈을 때. * 목욕탕에서 작은 의자에 앉으려다 균형 못 잡고 뒤로 자빠질 때. * 전자식 저울에 몸무게를 재러 올라가니 ‘ERR(고장)’이라고 찍힐 때. * 배가 고픈데 남자친구가 내 배를 보고 “벌써 밥 먹었구나.”라고 말할 때. * 남자 친구하고 스티커 사진을 찍으면서 얼굴 작게 나오려고 일부러 남자 친구 뒤에서 찍었는데도 남자 친구 얼굴보다 더 크게 나왔을 때. ●보청기 노인 두명이 공원 의자에 앉아서 서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한 노인이 먼저 입을 열었다. “이봐, 나 보청기 새로 샀어. 엄청 비싼 거야.” 다른 노인이 부러워하며 물었다. “그래! 얼마 줬는데?” 노인은 손목시계를 보고 대답했다. “응, 1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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