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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베의 수난… “방사능 오염수 배출을 중단하라”

    아베의 수난… “방사능 오염수 배출을 중단하라”

    18일 서울 중구 환경재단에서 열린 ‘아베 정권,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얼굴에 손도장을 찍고 있다. 이들은 “후쿠시마의 고농도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출은 인류에 대한 범죄행위이자 생태계에 대한 ‘핵테러’”라고 비판했다. 뉴스1
  • 아베의 수난… “방사능 오염수 배출을 중단하라”

    아베의 수난… “방사능 오염수 배출을 중단하라”

    18일 서울 중구 환경재단에서 열린 ‘아베 정권,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얼굴에 손도장을 찍고 있다. 이들은 “후쿠시마의 고농도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출은 인류에 대한 범죄행위이자 생태계에 대한 ‘핵테러’”라고 비판했다. 뉴스1
  • ‘안중근 하얼빈 의거 110주년 기념메달’ 선착순 예약접수

    ‘안중근 하얼빈 의거 110주년 기념메달’ 선착순 예약접수

    풍산화동양행은 한국조폐공사가 만든 ‘안중근 하얼빈 의거 110주년 기념메달’의 예약접수를 오는 19일부터 선착순으로 받는다고 14일 밝혔다. 풍산화동양행 관계자는 “기념메달은 안중근 의사의 탄생 140주년이자 의거 110주년인 2019년을 맞아 당시 우리 주권 침탈의 원흉이었던 ‘이토 히로부미’ 척살 의거를 단행한 애국정신을 기억하고 잊지 않도록 하고자 하는 의도로 기획됐다”고 말했다. 이 기념메달은 기념 금메달 1종(금 99.9% 31.1g, 500장 한정), 기념 1㎏ 은메달(은 99.9% 1㎏, 500장 한정), 기념 은메달(은 99.9% 31.1g, 2000장 한정) 총 3종이 있다. 기념 금메달과 기념 은메달은 소장용 프루프급(가장 높은 수준의 무결점 주화)으로 선보이며 기념 1㎏ 은메달은 앤틱 피니쉬(착조메달)로 제작돼 만질 수 있는 메달로 출시된다. 기념 금메달과 기념 은메달은 같은 디자인이 적용됐다. 앞면에 안중근의사기념관의 협조로 수형복을 입은 옥중의 안중근 의사의 모습을 중앙으로 배치하고 양쪽에 의사가 남긴 육필 ‘독립(獨立)’을 새겨 넣었다. 뒷면에는 태극기를 배경으로 의거를 단행하는 의사의 모습과 당시 현장의 모습을 담았고, 의사가 남긴 글 ‘동포에게 고함’에서 차용한 글을 ‘한국학 중앙연구원’의 고증을 통해 명문으로 넣었다. 1㎏ 기념 은메달의 앞면에는 밑에서 바라본 의사의 조각상을 담아 의사의 웅장함을 표현했고 뒷면에는 가장 유명한 이미지라 할 수 있는 단지 손도장을 메인으로 의사의 유묵(遺墨) “爲國獻身軍人本分(위국헌신군인본분)”과 “大韓國人(대한국인)”, 그리고 ‘안중근 의사 혈서 태극기’를 담았다. 예약접수는 한국조폐공사, 기업은행, 농협은행, 신한은행, 우체국, 현대백화점 온라인몰, 풍산화동양행에서 할 수 있다. 한편 기념메달 출시를 기념하는 포토세션이 오는 16일 서울 중구 안중근의사기념관에서 열릴 예정이다. 서울비즈 biz@seoul.co.kr
  • 김포 청소년들 하얼빈서 “코레아우라”(대한독립만세) 외쳤다

    김포 청소년들 하얼빈서 “코레아우라”(대한독립만세) 외쳤다

    경기도김포교육지원청 김포 청소년 역사문화 탐구단의 동북3성팀이 30~31일 하얼빈역에 재개관한 안중근의사 기념관을 방문했다. 기념관 자리는 안중근의사 의거 110주년을 맞이해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했던 장소다. 지난 27일부터 3박4일 여정을 시작해 김포학생대표 32명과 인솔자 8명이 함께 방문 중이다. 학생들은 안중근 의사의 생애와 거사과정 등 안 의사 발자취가 고스란히 담긴 전시물을 하나하나 살펴보며 일제강점기 일본에 항거한 안중근 의사의 행적에 대해 자세히 살펴봤다. 또 안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장소를 직접 확인하고, 안 의사가 남긴 유묵들을 관람할 때는 눈시울을 붉히거나 일제의 만행에 분노하기도 했다. 특히, 고촌중학교 학생들은 사전 대한민국임시정부 100주년 기념 체험활동으로 인근 초등학교 학생 30명을 초대해 체험부스를 운영했다. 당시 만들었던 안 의사 손도장이 찍힌 가방과 안중근 의사 유묵인 ‘일일부독서 구중생형극(一日不讀書 口中生荊棘)’ 탁본한 작품을 모두 갖고 와 안중근 의사 기념관에서 “코레아우라”(대한독립만세)를 외치며 기념 촬영을 하기도 했다.기념관을 방문한 양곡초의 한 학생은 “통유리 너머로 하얼빈역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1번 플랫폼 장소를 보니 안 의사의 나라 사랑하는 마음이 가슴에 와 닿았다”고 감회를 밝혔다. 지난 30일 4일차 탐방을 마친 3개 학교 모든 참가자들은 하얼빈 곤륜호텔 만찬장에서 나흘간 여정을 정리하고 조사한 내용과 감상을 나누는 나눔의 자리를 마련했다. 참가자들은 탐구단 활동을 통해 가장 힘들었던 것으로 음식과 중국 화장실 문화를, 가장 기억에 남는 것으로는 안중근 의사 기념관과 731부대 기념관, 백두산, 윤동주 생가를 꼽았다. 고촌중 임상혁 학생은 “비행기를 타고 2시간 넘게 날아온 땅에서 한국 문화를 갖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놀라웠고, 옌볜에서 살아가는 중국 동포도 우리와 같은 민족임을 느꼈다”며, “독립투사들이 어렵게 지켜낸 이 나라에서 언젠가 옌볜 사람과 북녘 사람들과 함께 통일 한국에서 다함께 살아가기를 소망한다”고 소감을 말했다. 학생들은 ‘독립군가’를 함께 부르며 탐구단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날 함께 부른 독립군가는 일제강점기 항일 독립투사들이 부르던 ‘독립군가’를 고촌중 학생들이 직접 개사했다. 노래를 부르는 학생들 손에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다, 10월 26일을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문구가 들려 있었다. 백경녀 교수학습지원과장은 “안중근 의사의 조국 독립을 향한 열망과 희생정신은 100년이 지난 지금에도 우리 국민들 가슴 속에 살아있다”며, “안 의사를 비롯한 애국선열들의 뜻을 잘 받들어 나가자”고 강조했다. 또 “이번 여정을 통해 김포 청소년 역사문화탐방단 학생들이 올바른 역사관을 갖고 사유하는 김포시민들로 자라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그날처럼 차려입고 “만세”…하나된 함성, 하나된 강서

    그날처럼 차려입고 “만세”…하나된 함성, 하나된 강서

    강서공고~방화근린공원 감동 재현 외침소리에 모두 뛰쳐나와 코끝 찡 손도장 찍기·휘호쓰기… 주민들 뭉클 노 구청장 “학생들이 기획해 큰 의미”“대한독립만세~.” 만세 소리가 천지를 울렸다. 남녀노소 손에 태극기를 들고 거리로 나와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다. 1919년 3월 1일 전국에 들불처럼 퍼진 그날의 함성이 오롯이 되살아났다. 지난 1일 오전 9시 20분, 서울 강서구 강서공업고등학교 앞 대로에서다. 이날 ‘3·1운동 100주년 기념행사’로 열린 거리행진엔 주민 1500여명이 참여했다. 강서공고 앞 왕복 4차선은 주민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들은 3·1운동 당시 복장을 갖췄다. 검정 두루마기를 두르거나 유관순 열사가 입었던 흰색 저고리와 검정 치마를 입고, 한 손엔 태극기를 들었다. 대한독립만세가 적힌 머리띠를 두른 이들도 있었다. 노현송 강서구청장도 검정 두루마기를 입고 오른손에 태극기를 들고 동참했다. 진성준 서울시 정무부시장도 구민의 한 사람으로, 그날의 감동 재현에 함께했다. 노 구청장 등은 대북 소리를 신호로 하나가 돼 걸음을 뗐다. 한 발 한 발 힘찬 걸음을 내딛으며 결의에 찬 표정으로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다. 대형 태극기와 대한독립만세, 자주독립만세, 기억하라 민족의 함성,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다 등의 문구가 적힌 만장기가 행렬을 뒤따랐다. 행진 대열은 시간이 갈수록 불어났다. 만세 소리를 듣고 집에서 쉬던 주민들도, 길 가던 주민들도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뛰쳐나와 두 손을 번쩍 들고 만세를 외쳤다. 행진은 강서공고에서 3·1운동 100주년 기념행사가 열리는 방화근린공원까지 30분간 이어졌다. 대형 태극기를 들고 만세행진에 참가한 한 여고생은 “저희 또래인 유관순 열사를 생각하며 만세를 불렀다”며 “일제의 만행에 대항해 10대 여고생들도 목숨을 내놓고 만세를 불렀던 그날의 장면이 그려져 울컥했다”고 했다. 한 주민은 “딸과 함께 인근 공원에 운동하러 가다가 만세 소리를 듣고 참가했다”며 “1919년 당시에도 이처럼 만세 소리가 전국으로 퍼져 나갔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코 끝이 찡했다”고 했다. 행진이 끝난 뒤 열린 기념식에선 3·1독립선언서 낭독, 만세 삼창, 축하 공연 등이 진행됐다. 안중근 의사 손도장 찍기와 휘호 쓰기, 태극기 그리기, 페이스페인팅 등 다양한 체험 행사도 마련됐다. 체험 행사를 기획·준비한 강서혁신교육지구 학생자치연합회 학생들은 “지역 내 10여개 학교 학생들이 모여 준비했다”며 “오늘의 감동은 어른이 돼도 생생하게 떠오를 것 같다”고 했다. 노 구청장은 “강서구민들의 울림이 강서를 넘어 전국에 감동의 물결을 일으켰다”며 “그날을 잊지 않고 기리는, 이 폭발적인 에너지가 강서의 내일을 밝게 하는 것 같아 가슴 뭉클하다”고 했다. 한편 같은 시간 양천향교에선 강서구 독립운동가인 상산 김도연(1894~1967) 선생을 기리는 2·8독립선언 결의서 낭독식이 열렸다. 상산 선생은 도쿄유학 시절 조선청년독립단을 조직하고 2·8독립운동을 주도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만세”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만세”

    유관순 열사를 떠올리게 하는 흰 저고리에 검정 치마 등의 차림을 한 아이들이 17일 태극기를 든 채 자신의 손도장을 찍어 만든 대형 태극기 앞에서 만세를 외치고 있다. 서울 중구 사랑의 열매 회관에서 열린 이날 행사는 패션업체 형지엘리트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개최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청춘의 해방구 신촌… 그러나 ‘1964 서울’은 권력이었다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청춘의 해방구 신촌… 그러나 ‘1964 서울’은 권력이었다

    ‘감수성의 혁명가’ 그의 소설 쫓아 1960~70년대 소외된 사람들의 삶 1980~90년대 대학 문화 흔적 더듬어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8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27회 서울의 문학3(김승옥의 ‘서울, 1964년 겨울’)편이 지난 3일 서대문구 창천동·대현동·신촌동·대신동 일대에서 진행됐다. 서울미래유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1960~70년대 도시화와 산업화의 과정에서 소외되고 좌절한 소시민의 삶을 ‘감수성의 혁명가’ 김승옥의 소설을 통해 공유했다. 또 1980~90년대 젊음과 낭만이 작열하던 대학문화의 발상지에서 흘러간 청춘을 만났다. 절정을 향해 치닫는 가을 정취가 가슴을 적셨다. 이날 오전 10시 지하철 2호선 신촌역 3번 출구에 집결한 투어단은 연세대 정문까지 이어지는 연세로 초입 홍익문고에서 투어를 시작했다. 누구나 연주할 수 있는 ‘달려라 피아노’를 거쳐, 서대문구에서 조성한 ‘문학의 거리’를 걸었다. 보도 위에 새겨진 ‘영원과 순간의 동시적 구현’이라는 김승옥의 자필 글귀와 손도장을 확인했다. 담쟁이덩굴을 건축소재로 지은 듯 운치 있는 대현교회를 거쳐 ‘청년문화예술인의 아지트’ 신촌문화발전소 옥상에 올라 신촌을 내려다봤다. 원두커피의 전설 미네르바에서 진한 커피 향기에 취했다. 그라피티 명소로 재탄생한 토끼굴을 통과, 경의선 신촌역에 도착하자 백마역으로 추억여행을 떠나는 기분이었다. 가을 소식이 진동하는 이화여대 대강당과 진선미관이 대미를 장식했다.●동전 던지기로 멀어진 ‘조선 도읍’ 해설을 맡은 한세화 서울도시문화지도사는 마치 ‘1964년의 서울’로 되돌아간 듯 김승옥의 작품과 삶을 구수한 입담으로 풀었다. 투어에 동행한 김동률 서강대 교수는 “김광규 시인의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가 더없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감미로운 행사였다”면서 “멋진 날씨에다 옛 추억에 ‘고개 숙이게 해 준’ 주최 측에 깊이 감사드린다”는 감성편지를 참가자 일동에게 띄웠다.신촌은 조선왕조의 유력한 도읍지 후보였다. 백악산(북악산)을 주산으로 정하고 그 아래 경복궁을 지으면서 결과적으로 신촌은 사대문 밖으로 밀려났다. 만약 태종의 최측근 권신이자 풍수에 능했던 하륜의 주장대로 무악(안산)을 주산으로 정했다면 지금의 연세대와 이화여대에 경복궁이 들어섰을 것이다. 하륜이 신촌을 도읍지로 강력 천거한 이유는 한강과 연결되는 모래내(사천)와 창천(봉원천)을 이용한 수운의 편리함 때문이었다. 그러나 신촌은 한양도성에 비해 터가 좁았고, 도성을 둘러싼 산세와 땅의 기복이 불규칙하다는 흠결이 있었다. 태종이 종묘에 나가 동전을 던진 결과 백악산은 ‘2길1흉’, 무악은 ‘1길2흉’이 나왔다. 동전던지기에서 무악은 패했다. 비록 도읍이 되진 못했지만 신촌은 역사의 무대에서 내려가지 않았다. 세종은 무악 아래 연희궁을 설치했고, 국립양잠소격인 잠실도회를 뒀다. 세조는 뽕나무가 우거진 이곳을 서잠실이라고 불렀고, 연산군은 연희궁에서 질펀한 연희를 즐겼다. 조선 초기 연희궁을 서이궁, 한양대 앞 살곶이 다리 주변을 남이궁이라고 부를 정도로 행차가 잦았다. 영조의 후궁이자 사도세자의 친모인 영빈 이씨의 수경원도 이곳에 있었다. 신촌은 한양에서 서부지역으로 오가는 길목이었다. 남대문과 서소문, 서대문에서 서부로 오가는 도로는 모두 아현(애오개)과 대현을 통과한 뒤 신촌을 결절점으로 서강, 양화진 등으로 흩어졌다. 이러한 신촌의 입지적 특성은 조선 말 양화진이 개항장 제물포와 연결된 서울의 서쪽 관문역할을 할 때 극대화됐고, 일제강점기와 현대에 이르기까지 그 장소성이 이어졌다.●일제강점기 경의선과 함께 변화 시작 신촌 대학촌은 어떻게 형성됐을까. 일제강점기 경의선의 기적(汽笛)과 함께 변화의 고동이 울리기 시작했다. 조선시대 한성부 연희면으로 서울의 성 밖 관할 지역이던 신촌은 1914년 행정구역 개편 때 경기 고양군으로 편입되면서 도시화에서 잠시 벗어나 있었다. 그러나 대륙진출을 위한 병참기지 용산역을 기점으로 개설했던 경의선 노선을 신촌 중심으로 바꿀 필요성이 제기됐다. 경성역(서울역)에서 가까운 신촌이 경성의 서쪽 기점으로 재부상한 것이다. 1930년 경성역~서소문~아현~신촌~연희~서강~공덕~용산을 잇는 교외순환선 개통은 신촌의 개화를 불러왔다. 이어 용산~당인리선상에 서강역과 연희간이역이 생기면서 신촌을 지나는 화물과 승객 수송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연세대와 이화여대 이전이 신촌을 경유지에서 주거지로 변화시켰다. 1920년대까지 신촌로터리 일대에는 민가 20호 정도가 흩어진 고요한 마을이었다. 1917년 지도에 따르면 봉원사 인근에 마을이 형성돼 있을 뿐 배추, 무, 호박을 재배하는 밭농사 지역이 대부분이었다. 연세대 설립자 언더우드는 평양에 대학을 세우자는 선교사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서울에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고등교육기관 설립을 관철시켰다. 무엇보다 세브란스의학교와의 통합을 통한 명실상부한 종합대학 설립을 동료 선교사들에게 호소하고 설득했다. 1917년 미국에서 타자기회사를 경영한 형에게서 받은 기부금 5만 2000달러로 수경원 부지 19만평을 동양척식회사로부터 구입했다. 1918년 연희전문학교의 신촌시대가 개막됐다. 정동에 있던 이화여자전문학교도 초대 교장 아펜젤러를 중심으로 1923년 신촌에 4200평의 땅을 매입한 뒤 모금활동을 통해 미국의 자선가들로부터 88만 2000원의 건축기금을 모았다. 1935년 본관과 음악관, 체육관을 건립하면서 이전이 성사됐다. 이화여전의 신촌 이전에는 교수진과 강의 교류 등 연희전문과의 협력이 힘이 됐다. 두 근대 사학의 신촌 이전은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였다. 1918년 연희전문의 전교생은 94명이었고, 1934년 이화여전 학생도 218명에 불과했다. 학생들은 변두리 신촌에서 경성까지 통학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1920년 연희전문 학생들의 동맹휴업 결의 세 가지 이유 중 ‘학교의 위치가 멀어서 통학에 불편하고 공부에 지장이 많으니 기숙사를 설치해 달라’는 내용도 포함됐다.●소설 속 병원은 인간성 상실의 세트장 신촌 일대는 대학교 캠퍼스가 전체 면적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대학의 비중이 큰 지역이다. 연세대와 이화여대는 면적으로 보나 인지도 측면에서 신촌의 대표적 경관이다. 서강대와 홍익대, 추계예술대, 경기대, 명지대 등도 뒤를 받치고 있다. 대학상권을 형성한 최초의 지역이다. 지금도 홍대와 신촌은 서울 최대의 대학상권을 형성하고 있다. ‘청춘의 해방구’ 신촌문화에 대한 연구와 정의는 현재진행형이다. 원두커피와 언더그라운드 음악, 저항문화운동이 시도됐고 음악다방과 록카페, 라이브 카페와 소극장, 서점과 음반가게 등 신촌을 풍미한 문화현상이 대학문화인지, 청년문화인지 의견이 분분하다. 다만 김승옥의 ‘서울, 1964년 겨울’에서 신촌은 서적외판원 사내의 아내가 급성 뇌막염으로 입원했다가 숨진 세브란스병원이 있는 비정한 공간으로 그려졌다. 소설 속 사내는 세브란스병원 울타리 곁에서 한없이 서성였고, 아내의 시체를 해부용으로 팔아서 받은 4000원을 술값으로 쓰고, 나머지는 불태운 뒤 자살했다. 김승옥의 소설 속 서울은 우월한 지위를 드러내기 위한 레토릭이었다. 신촌 세브란스병원은 인간성의 상실과 돈의 굴레를 보여주는 세트장치였다. 1964년 당시의 서울은 하나의 권력이었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원장 사진 문희일 연구위원
  • 분청도자기 고장, 김해에서 26~11월 4일 김해분청도자기축제

    분청도자기 고장, 김해에서 26~11월 4일 김해분청도자기축제

    경남 김해시는 17일 전국 최고 수준의 도예명장들이 빚어낸 우수한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제23회 김해분청도자기축제’가 오는 26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김해시 진례면 김해분청도자박물관과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일원에서 열린다고 밝혔다.분청 도자기는 조선 시대에 만든 자기 가운데 하나로 청자에 백토를 발라 다시 한 번 구워낸 자기를 말한다. 김해지역은 우리나라 최대 분청도자기 고장으로 2009년 분청 도자기 전문 전시관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올해 분청도자기축제에는 지역 90여개 도예업체가 참여하는 한·중·일 대표 도자기 전시회를 비롯해 전시·체험·공연 등 9개 분야에 걸쳐 모두 55개 종목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올해는 김해 출신으로 일본 도자기 발상지인 아리타에서 ‘일본 도자기의 어머니’로 불리는 여류도공 백파선(百婆仙·1560∼1656년) 관련 콘텐츠를 더 보강하고 축제 장소도 클레이아크미술관까지 확대했다. 김해시는 조선 최초 여성 도공 백파선 재조명을 위해 2016년 일본 백파선갤러리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지속적으로 교류활동을 하고 있다. 시는 올해 축제기간에 백파선 전시관을 운영하고, 일본 백파선갤러리 쿠보타 관장 강연을 마련했다. 제1회 백파선 후예 가족도자기 만들기 대회도 한다. 일본 도자기춤 공연단을 초청해 이색 공연을 선보이고 아리타 현지 도자작가가 참여해 도자기 전시 판매와 함께 제작과정을 보여준다. 중국 고대 무역 자기의 대표 산지인 징더전(景德鎭) 도예인들이 참여해 도자 전시판매와 중국 도자산업을 소개한다. 도자기 비교전시관에서는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자기문화 발전과정을 현대작품을 통해 조명한다. 분청은 물론 청자와 백자 주요 산지인 강진과 이천지역 대표 작품들도 전시할 예정이어서 축제를 통해 한·중·일 대표 도자기를 한 자리에서 비교 감상할 수 있다. 전시행사로 백파선 일대기 상영관 및 자료전시관, 대한민국분청도자대전 입상작전, 김해도자테이블웨어전, 빛+도자 인테리어전, 도자기 비교전시관 등이 마련된다. 손도장 찍기 체험, 흙쌓기 체험, 대형 도자기 시연, 전통가마 탐험 등 가족끼리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행사와 도자기 공개경매, 요리와 만난 분청도자기, 꽃과 만난 도자기, 차와 만난 분청도자기, 커피와 만난 분청도자기 등 부대행사가 열린다.‘제1회 김해시 주민자치센터와 함께하는 분청도자 스타킹대회’와 ‘김해분청전국사진촬영대회’가 진행된다. 지역 도예인들의 개성 있고 특색있는 작품을 감상하면서 저렴한 가격에 품질 좋은 도자기와 생활자기들을 구입할 수 있는 전시판매부스도 운영된다. 시 관계자는 “김해분청도자기축제는 분청사기의 다양성을 체험하며 생활 속에 피어나는 분청의 아름다움을 선보이는 축제마당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해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서울포토] ‘우리는 모두 동물이다’

    [서울포토] ‘우리는 모두 동물이다’

    14일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서 세계 동물권 선언의 날을 기념해 열린 ‘종차별 없는 세상을 향한 2018 동물권 행진’에 참여한 시민들이 손도장을 찍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여주 한강문화관, 6월 2일 ~3일 1회 창의교육·영화 축제

    한강문화관과 경기 여주교육지원청은 6월 2일부터 3일까지 1회 한강문화관 영화·교육축제 ‘놀배 한마당’을 개최한다고 8일 밝혔다. 올해 처음 열리는 영화·교육축제는 바람직한 청소년 교육문화조성을 위해 관내 초·중등학교 교육자원봉사 강사들과 영화전문미디어 관계자들이 연계하여 다양한 교육문화프로그램이 마련된다. ‘놀배 한마당’은 놀며 배우는 교육잔치의 장이라는 뜻으로 자연치유 오감몰이, 손도장 나무 엽서 만들기, 체험수학, 전래놀이 마당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창의인성개발 프로그램이 준비한다. 4차 산업시대에 걸맞게 스마트폰을 활용한 1인 영상을 만들어 보는 영화제, 나도 직접 아나운서, 뉴스앵커가 되어 보는 가상 미디어 체험, 드론시뮬레이션 체험 등 영상미디어 프로그램도 있다. 이밖에도 와이와이댄스팀, 진도북춤 등 재능기부 거리공연도 부대행사로 진행되어 축제에 참여하는 청소년들의 볼거리를 더한다. 방문하는 모든 청소년이 행사에 참여할 수 있고, 청소년 자원봉사자는 봉사점수도 받을 수 있다. 한강문화관 관계자는“한강문화관이 바람직한 청소년 문화를 형성하고 청소년들의 만남과 소통의 공간으로 자리매김 하도록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법원, 박근혜 1심 선고 TV 생중계 ‘일부 금지 가처분’ 각하

    법원, 박근혜 1심 선고 TV 생중계 ‘일부 금지 가처분’ 각하

    법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 측이 낸 1심 선고 생중계의 일부 금지를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각하했다.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부장 김상환)는 박 전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의 국선변호인 강철구 변호사, 민사소송 대리인 도태우 변호사가 각각 제기한 가처분 신청에 대해 각하 결정했다고 5일 밝혔다. 각하는 절차적 요건이 미비해 청구 자체가 부적법하므로 내용을 구체적으로 판단하지 않고 재판을 끝내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과 국선변호인인 강철구 변호사는 전날 서울중앙지법에 형사 사건 담당 재판장인 김세윤 부장판사를 상대로 “재판 생중계를 일부 제한해달라”며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본인이 직접 손도장을 찍어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변호인은 가처분 신청서를 통해 ‘선고 전체를 생중계로 공개하는 것은 무죄추정의 원칙에 반한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일에도 박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을 변호하다 지난해 10월 총사퇴한 변호인단 중 1명인 도태우 변호사도 같은 취지의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도 변호사는 “국민의 알 권리와 대법원 개정 규칙의 취지를 고려했을 때 형량 선고나 적용 법조 정도는 중계할 수 있지만, 최종심도 아닌 1심에서 판결 이유를 전체 다 중계하는 건 무죄 추정의 원칙과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현장 플러스] 1984년 창설돼 과천에 본부 둬…12지파 소속 100여개 교회 설립

    [현장 플러스] 1984년 창설돼 과천에 본부 둬…12지파 소속 100여개 교회 설립

    2018년 종교계 이슈는 ‘신천지 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이하 신천지예수교회)이다. 그동안 ‘신천지 아웃(OUT)’을 주장하던 일부 종교 단체에 대해 조용한 자세로만 일관하던 신천지예수교회가 대응에 나선 것. 지난해 12월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일부 종교 단체 규탄대회’로 공세를 펼치는가 하면 전국적으로 ‘오픈하우스’를 열고 교회 내부를 전격 공개하기도 했다. 그 중심에 선 신천지예수교회를 찾았다. 편집자 주●신천지(新天地)란 신천지예수교회는 1984년 3월 14일 창설됐다. 경기도 과천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현재 전 세계에 12지파 소속 100여 개 교회가 설립돼 있다. 1986년 120명이었던 성도는 30년이 지난 2016년 기준 20만 명을 넘어섰다는 게 신천지예수교회 측의 설명이다. 교단명인 신천지(新天地)는 계시록 21장 1절에 약속된 ‘새 하늘과 새 땅’의 한자어인 ‘신천신지’ 약어(略語)이며 새 장막과 새 성도를 의미한다고 한다.●무료로 운영되는 시온기독교선교센터 신천지예수교회를 찾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성경 중심의 신앙’이라는 게 교회 관계자의 설명이다. 신천지예수교회에 입교하려면 6개월 동안 시온기독교선교센터에서 성경 공부를 해야 한다. 초·중·고등 과정을 거치면서 수료시험 300문제 중 90% 이상을 맞춰야 입교할 수 있다. 신천지예수교회 관계자는 “무료 신학으로 값없이 진리의 말씀을 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5년간 시온기독교선교센터 수료생을 살펴보면 2013년 2만 3000여 명, 2014년 2만 5000여 명, 2015년 1만 5000여 명, 2016년 1만 8000여 명, 2017년 2만 3000여 명으로 총 10만 명이 넘는다. 연평균 2만 명이 신천지예수교회 성경 공부 과정을 수료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시온기독교선교센터는 국내는 물론 해외 32개국 400여 곳이 운영되고 있다.●높은 난이도의 ‘새 언약 이행시험’ 입교가 끝이 아니다. 최근 신천지예수교회는 ‘새 언약 이행시험’이라는 이름으로 요한계시록을 위주로 출제한 시험을 수차례 치렀다. ‘계시록 2~3장에 보낸 편지의 내용은 몇 가지의 무엇이며 출현 인물을 순차적으로 쓰고 각자 한 일을 쓰시오’와 같은 높은 난이도의 시험문제임에도 응시자의 80%가량인 15만 명이 90점 이상을 받았다. 철저한 시험준비와 엄중한 감독 속에 진행된 ‘새 언약 이행시험’은 올해도 수시로 치러질 예정이다. 신천지예수교회 관계자는 “바쁜 일상 중에 공부하는 것이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며 “하지만 성경 말씀에 알맞은 하나님의 자녀가 되기 위한 노력이란 사실을 전 성도가 잘 알고 있기에 시간을 쪼개가며 공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빛과 비와 공기같이’ 신천지자원봉사단 신천지예수교회는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문화·예술·환경·사회복지·장학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도움이 필요한 곳에 손길을 뻗고 있다고 밝혔다. 신천지자원봉사단은 지난해 총 6만 2000여 명의 봉사자가 10만여 명의 사회 취약 계층을 위해 봉사 활동을 했다. ▲외국인 근로자 의료봉사 ▲담벼락 벽화 그리기 ▲노인 문화 복지프로그램 ▲보훈 행사 ▲소외계층 도시락 지원 ▲환경정화 활동 등 6가지 핵심 사업을 중심으로 전국단위 활동을 하고 있다. 이외에도 헌혈, 농어촌 일손 돕기, 재난재해 복구 활동, 장애우·다문화가정 지원 등을 했다. 지역사회에 특화된 활동뿐 아니라 대형 손도장 태극기, 조국통일선언문 비석 제작, 현충일·광복절 행사 등 국가적 차원의 봉사 활동도 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주요 선진국에 비해 지원이 턱없이 부족한 독립유공자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를 비롯한 참전유공자 등을 위한 보훈 사업에 역량을 확대해가고 있다. 신천지예수교회 사회공헌팀 관계자는 “오해와 편견으로 봉사조차 쉽지 않던 때가 있었지만 그럴수록 우리가 섬겨야 할 소외계층 이웃들에게 집중했고 진심이 통했던 것 같다”면서 “그렇게 울고 웃으며 30여 년을 보냈다. 낮은 자, 소외된 자 곁에 함께 하신 예수님처럼 봉사로 공감하고 소통하는 교회가 되겠다”고 말했다. 김기웅 객원기자 raon@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낮은 곳부터 발품팔기 7년째… 관악 ‘스토리 행정’ 해피엔딩

    [자치단체장 25시] 낮은 곳부터 발품팔기 7년째… 관악 ‘스토리 행정’ 해피엔딩

    ‘원고지 위에서 죽고 싶다.’ 2013년 작고한 소설가 최인호 선생이 손도장과 함께 남긴 글이다. 사망 한 달 전이었다. 유종필(60) 서울 관악구청장은 요즘 일주일에 한 번꼴로 유명 포털사이트에 글을 올리고 있다. 연재 아닌 연재를 시작하게 된 이유를 물었더니 최인호 선생의 손도장과 마주한 기억을 꺼낸다. “2014년 이맘때쯤 서울 평창동에 있는 영인문학관에서 최인호 선생의 1주기 추모전이 열렸어요. 죽기 한 달 전 선생이 남긴 손도장과 글,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빠진 손톱을 대신하던 고무 골무를 봤습니다. 인간은 기록하는 동물입니다. 제가 쓰는 글을 기록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공직자로서 기록을 남기는 것이 일종의 의무지요. 아니, 기록의 특권을 누리려고 합니다.”2014년 6월 이후 멈춰 있던 유 구청장의 게시판에 새 글이 올라온 건 지난 7월 19일이었다. 첫 글 이후 지금까지 모두 아홉 개의 글이 모였다. 글을 아우르는 제목은 ‘유종필의 관악 소리’. 평소 자기만의 색깔이 중요하다는 것을 역설하며 ‘헤드(Head)보다는 헤어(Hair)’를 외치는 그답게 머리를 노랗게 염색했을 때의 얼굴 사진을 오려 대문에 익살스럽게 붙였다. 글에 한도를 두지 않았다. “직무와 관련됐거나 무관한 이야기를 부정기적으로 포스팅하려 합니다. 길이도 다 다르고요. 스스로 지난 7년을 돌아보고 나머지 기간을 마무리하는 나만의 방법이지요.”실제로 구청장 불출마 선언, 장애인, 반려동물과 관련된 주요 사업 등과 같은 구청장 유종필의 이야기부터 휴가에 대한 단상, 대중교통의 날에 본의 아니게 대중교통을 이용했던 에피소드 등 인간 유종필에 대한 이야기도 섞여 있다. 하지만 아홉 개의 글에 나름의 원칙이 엿보인다. 글마다 생생한 에피소드가 있고 그의 전매특허인 유머도 살아 있다. “글이나 말을 할 때 3가지 원칙이 있는데요. 첫째가 ‘가급적 단순할 것’이고요. 둘째가 ‘구체적이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마지막이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입니다. 스웨덴 작가인 요나스 요나손이나 일본의 무라카미 하루키처럼 유머가 있으면 금상첨화지요. 몇 번을 읽어 보고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쓰려고 합니다.” 그중 ‘한 동물을 사랑하기 전까지 내 영혼의 일부는 잠든 상태로 있었다’는 글은 서울대 고시촌에서 만난 ‘캣맘’(길고양이에게 주기적으로 사료를 챙겨 주는 사람)들과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반려동물에 대한 이야기를 펼친다. 지난해 관악구는 전국 최초로 반려동물팀을 만들고 ‘사람과 반려동물이 함께 행복한 관악’을 선포했다. 반려동물을 소유의 개념이 아닌 동반자로 인식하기 위함이다. 유 구청장은 임기 동안 동물매개활동과 서울대 동물병원과 협업 사업 등을 펼쳤다. “동물매개 활동이란 사람이 동물과 함께 즐겁게 지내면서 정서적·심리적 안정을 찾고 신체적 발달을 촉진할 수도 있는 활동입니다. 교육을 수료한 사람과 반려견이 홀몸노인이나 한부모 가정 자녀 등 정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찾아가 자연스럽게 마음을 보듬어 주는 역할을 하는 거죠.” 일본의 유명한 치료견 ‘지로리’는 쓰레기장에 버려진 유기견이었지만 치료견으로 13년간 활동하며 수많은 사람의 마음을 보듬어 준 일이 있었다. 관악구의 동물매개 활동으로 지난해 봉사자 16명, 봉사견 19마리가 수료했고 올해는 봉사자 6명, 봉사견 5마리가 교육을 받았다. 서울대 수의과대학 동물병원과 함께하는 ‘반려동물과 사람이 행복한 관악 만들기’ 사업도 큰 인기다. 교수들이 직접 주민들에게 반려동물의 건강과 양육에 관한 상식뿐 아니라 반려견의 주요 행동 원인과 해결 방법, 반려동물 마사지 방법, 강아지 언어 등을 가르쳐 주기 때문이다. 동물복지, 학대행위 방지 등을 위한 동물보호 조례도 만들어졌다. 사람과 반려동물이 함께 누릴 수 있는 편의시설인 ‘개판 5분 전’도 도림천 인근 200㎡(약 60평)와 낙성대 야외놀이마당 내 250㎡(약 75평)에 조성됐다. ‘누구라도, 언제라도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글은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어머니를 만난 이야기로 시작된다. 발달장애인은 어른이 돼도 정신연령이 초등학생 수준이지만, 받아 주는 곳이 없다는 게 요지였다. 유 구청장은 어머니들의 바람을 실현했다. 관악구에는 내년 발달장애인들이 성인이 돼서도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평생교육센터가 완공된다.“2010년 구청장 출마 때 장애인종합복지관 설립을 공약했더니 대다수 장애인이 냉소적이었죠.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거였죠. 실제로 예산을 뽑아 보니 130억원 정도인 걸 보고 한숨만 나왔습니다. 당시 재정으로 도저히 불가능해 보였거든요. 일단 첫걸음을 떼는 게 중요했습니다. 장애인복지관 기금 마련 조례를 만들고 매년 10억원 정도를 기금으로 적립했어요. 3년 정도 후에 중앙정부의 로또복권기금을 따내고 서울시 지원을 90억원 가까이 확보하면서 구체화할 수 있었습니다.”유 구청장의 두 번째 취임식은 특별했다. 그는 직원들의 박수를 받으며 단상에 오르길 포기하고 휠체어를 탔다. 그리고 장애인들과 관악산 무장애등산로를 올랐다. 경사도 8도 미만의 1.8㎞ 무장애등산로는 유 구청장이 중점적으로 기획한 곳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 등록된 장애인이 251만명이고 관악구만 해도 2만여명이 장애인입니다. 이 중 90%가 후천적으로 장애가 생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누구라도 언제라도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장애인 문제가 남의 일이 아니고 바로 자기 일이라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유 구청장이 즐기는 농담 중에 ‘경로당’ 레퍼토리가 있다. 유 구청장은 노인들에게 “제가 무슨 당이지요?”라고 묻는다. 그리고 이렇게 답한다. “저는 여당도 아니고 야당도 아니고 경로당입니다. 제가 경로당 청년부장의 자세로 어르신들을 모시겠습니다.” 정치적인 이야기를 하는 줄 알고 잔뜩 힘을 주고 있던 어르신들은 유 구청장의 농담에 까르르 웃음을 터뜨린다. 유 구청장의 9번째 포스팅은 노인복지에 대한 내용을 다뤘다. 유 구청장은 지역 내 전체 112개 경로당 순회를 마쳤다. 구청장으로 있는 동안 경로당에 방문한 횟수만도 500회가 될 정도다. 그는 경로당의 보일러, 에어컨을 점검하고 냉장고와 찬장까지 열어 본다. 자주 경로당을 찾다 보니 예산 배분의 문제점도 직접 발견했다. “경로당 보조금 지원을 면적 기준으로 하다 보니 비좁은 곳은 오히려 보조금이 적어지는 불합리한 상황이었습니다. 전형적인 행정편의 사례였죠. 그래서 4가지 기준을 만들었어요. 가령 임대아파트는 지원 등급을 올리는 식입니다. 무조건 임대아파트부터 우선순위로 하자고 했어요.” 유 구청장은 종종 관악구 곳곳에 피어 있는 능소화 이야길 한다. 지난 7월 유 구청장은 다음 구청장 선거에 나가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능소화는 시들기 전에 스스로 꽃을 떨군다.… 불출마 선언 안팎’이라는 글에 자신의 심경을 능소화에 빗대 썼다. 능소화는 시들 때까지 피어 있지 않고 절정의 시기에 스스로 꽃을 떨군다. “저는 성공한 곳에 오래 머무르지 않는다는 불문율 비슷한 걸 가지고 있는데 관악구청장으로 8년은 내 인생에서 최장기간이니 떠나는 것이 어색하지 않습니다. 오랫동안 로컬에서 일했던 만큼 앞으로는 내셔널하게 활동해야지요.”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현장 행정] 서둘러 오세요, 어르신들…대화도 하시고, 청춘들과…문화도 즐기고, 구청장과

    [현장 행정] 서둘러 오세요, 어르신들…대화도 하시고, 청춘들과…문화도 즐기고, 구청장과

    문석진구청장 직접 현장 찾아 장수사진 찍는 어르신들 도와 “어머니 여기 보세요. 긴장하지 마시고 저 보고 웃으세요.” 지난 24일 오전 10시 서울 서대문구 홍제2동 주민센터 2층은 일일 사진관으로 변해 있었다. 구와 자원봉사단체, 지역 내 대학교 등에서 나와 무료로 장수사진(영정사진)을 찍어 준다는 소식에 노인들로 북적였다.내내 밝은 표정이던 전복순(79) 할머니는 카메라 앞에 앉자 긴장한 듯 얼굴이 굳어졌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카메라 옆에서 전 할머니와 눈을 맞추기 위해 몸을 잔뜩 구부렸다. 문 구청장은 손을 얼굴에 가져다 대고 흔들며 한껏 웃었다. 잔뜩 긴장하고 있던 할머니는 문 구청장을 보고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전 할머니는 “구청장도 예순이 넘은 나인데도 불구하고 긴장을 풀게 해주려고 애쓰는 모습이 고마웠다”며 “평소 안 바르던 립스틱까지 바르고 왔는데, 사진이 예쁘게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대문구는 2015년부터 지역 노인들을 위한 ‘행복 타임머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업 중에는 ▲초상화 제작 ▲어르신 일대기 영상 제작 ▲추억의 봉숭아 물들이기 ▲장수사진 만들기 ▲사랑의 손 족자 제작 등이 포함돼 있다. 구청 혼자서 하는 게 아니라 서대문구 내에 있는 경기대, 명지대, 명지전문대, 서울여자간호대, 이화여대 대학생들과 함께한다. 지역 내 자원봉사단체도 참여한다. 올해는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14개 동 주민센터를 지정장소로 찾아가고 있다. 문 구청장은 “해당 사업은 지방정부와 대학이 협력해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모델을 만든다”며 “노인에게는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며 자긍심을 갖게 하고 학생들에게는 재능기부의 기회를 제공해 세대 간 소통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사랑의 손 족자 제작’ 행사도 진행됐다. 화선지 위에 노인의 손 도장을 찍은 뒤 원하는 글을 넣어 족자로 만들어주는 행사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언제나 웃음꽃 피고 행복이 넘치는 너의 가정을 응원한다’, ‘OO야, 어서 결혼해라’ 등 자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족자에 담았다. 문 구청장은 먹물을 손에 발라주고 화선지에 찍는 작업의 도우미로 나섰다. 그사이 문 구청장의 손톱은 먹물이 스며들어 까맣게 변해 있었다. 화선지 위에 찍힌 손도장 상당수는 중간에 끊기고 휘어져 있었다. 문 구청장은 “어르신들의 손에 삶이 담겼다”며 “이런 사업 등을 통해 어르신들이 한 시대의 주인공이셨다는 것을 기억하실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전국 방방곡곡에서 광복절 기념 행사 열려

    전국 방방곡곡에서 광복절 기념 행사 열려

    “울밑에선 봉선화야, 네 모양이 처량하다.”14일 오후 3시 서울역 맞이방에서 가곡 ‘봉숭아’(봉선화)의 바이올린 연주에 맞춰 국립국악중학교 2학년 정서연양이 춤을 추기 시작했다. 잠시 뒤 300여명의 학생들이 악기를 연주하며 깜짝 공연을 이어갔다. 봉숭아 연주가 끝난 뒤에는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가 부르는 ‘아리랑판타지’ 곡이 역사 곳곳에 울려 퍼졌다. 이날 공연은 고척중, 성보중, 선린인터넷고 등 서울 지역 중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과 서울시청소년오케스트라 단원들이 기획 단계부터 준비한 ‘플래시몹’(여러 명이 특정 장소에서 벌이는 깜짝 공연) 행사였다. 추진위원장인 선린인터넷고 2학년 이성효군은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의 아픔을 위로하고 공감하자는 취지로 이 행사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이어 “위안부 할머니의 명예회복에 힘을 보태고 역사 왜곡을 바로잡는 것도 우리 후손들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광복 72주년을 맞아 젊은 세대들도 전국 각지에서 광복의 기쁨을 알리는데 동참했다. 대학교 풍물패는 꽹과리를 들고 거리로 나왔고, 고등학생들은 직접 안무를 짜 춤을 췄다. 1인 청년 창업가는 안중근 의사의 수인(손도장)이 찍힌 티셔츠와 무궁화와 815가 새겨진 티셔츠 등을 제작했다. 광복절 기념 배지 등을 만들어 판매 수익금을 기부하려는 시도도 잇따랐다.  이날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남인사마당에서는 고려대 풍물패인 고대농악대 20여명이 길거리 공연을 펼쳤다. 이번 공연은 광복절을 세계에 알리는 활동인 ‘얼씨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시민들과 즐겁게 소통하기 위해 박자가 빠르고 박진감 넘치는 국가무형문화재 제11-1호인 ‘진주삼천포농악’을 택했다. 강지원(21) 고대농악대 대표는 “공연을 준비하면서 광복절에 대해 공부를 많이 했다”면서 “광복절을 무겁게 생각하지 않고 밝고 기쁜 날로 기억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대전 지역 32개 고등학교 연합 단체 ‘SPAD’ 소속 300여명은 지난 13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광복절 공연을 했다. 15일 대전 시내에서 열리는 공식 행사를 앞두고 프로축구 경기 하프타임 때 프리뷰 성격으로 10분간 진행된 공연에서는 개그맨 양세형과 힙합 가수 비와이가 부른 ‘만세’라는 곡을 배경으로 춤을 췄다. 공연에 나선 고등학생 중 고3 학생들도 32명이나 된다. SPAD 6기 대표인 대신고 3학년 이우열(18)군은 “공부도 중요하지만 역사도 중요하다”면서 “광복의 기쁨을 전하면서 느끼는 전율은 말로 표현 못한다”고 말했다.  한동대 창업동아리 출신인 1인 창업가 김우림(26) 심플핏 대표는 역사를 모티브로 한 제품을 만들어 판다. 3.1절, 6월 민주항쟁에 이어 광복절을 주제로 한 제품을 지난 10일부터 판매했는데 이미 일부 제품은 동이 났다. 김 대표는 “바른 역사를 알자는 취지에서 ‘바론’(바른의 순우리말) 프로젝트를 시작했다”면서 “역사를 디자인으로 세련되게 풀어 젊은 층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하는게 목적”이라고 말했다.  대학생들로 구성된 ‘김라문 스튜디오’는 대한민국 뿌리찾기인 ‘기리다’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 프로젝트는 백범 김구, 유관순 열사, 안중근 의사 등 독립운동가의 배지와 엽서를 만들어 판매한 뒤 제작비를 제외한 수익금은 관련 단체에 기부를 하는 것이다. 최근 두 차례에 걸쳐 모금 활동을 펼쳤지만 아쉽게도 목표 달성 금액에는 미치지 못했다.  경남 마산의 여고생들로 구성된 취미미술 동아리 ‘TRA’도 태극 문양과 무궁화를 이용한 광복절 기념 배지를 만드는 기획을 했다. 제작비와 배송비를 제외한 수익금 90%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기부하려고 했지만 이 또한 후원금 저조로 무산됐다. 전유정 TRA 동아리장은 “우리 역사의 뜻깊은 날인 광복절을 기억하자는 취지로 일상에서 쉽게 달고 다닐 수 있는 배지를 만들어보고자 했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안중근 의사 간수에게 준 유묵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기탁

    안중근 의사 간수에게 준 유묵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기탁

    안중근(1879∼1910) 의사가 순국 직전인 1910년 3월 중국 뤼순 감옥에서 기요타 간수과장에게 써준 글씨 ‘일통청화공’(日通淸話公)이 한국학중앙연구원에 기탁된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은 이인정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공동의장이 지난 4월 K옥션 경매에서 2억 9000만원에 낙찰받은 유묵을 연구원 장서각에 기탁한다고 1일 밝혔다. 비단에 가로로 쓰인 ‘일통청화공’은 ‘항상 맑은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간수장과 수감자의 신분이지만 감옥에 있던 기간 대화를 나눴던 두 사람의 교감을 엿볼 수 있다. 유묵의 오른쪽에는 ‘기요타 선생에게 드린다’(贈淸田先生)는 한자가, 왼쪽에는 약지가 잘린 왼손 손도장과 함께 ‘대한국인 안중근이 정중히 올린다’(大韓國人 安重根 謹拜)는 한자가 적혀 있다. 유묵 기탁식은 2일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에서 열린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안중근이 테러범?…경찰서 테러예방 포스터에 안 의사 손도장

    안중근이 테러범?…경찰서 테러예방 포스터에 안 의사 손도장

    인천 부평경찰서가 안중근 의사의 손도장을 테러 예방 포스터에 등장시켰다가 논란을 빚자 수거에 나섰다. 지난 11일 한 누리꾼은 트위터에 부평경찰서가 제작 배포한 ‘테러 예방 포스터’ 사진을 올렸다. 해당 누리꾼은 “부평경찰 쪽에서 지하상가에 붙여놓은 건데 누가 봐도 저 손 안중근 손인데... 일본 측에서 안중근이 테러범이 맞긴 한데 한국 입장에서 이걸 테러 예방 포스터에 넣는 게 적절한 거야?”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조선 침략에 앞장섰던 이토 히로부미를 중국 하얼빈역에서 사살한 안 의사의 손도장을 테러 예방 포스터에 등장시켜 안 의사가 테러리스트라는 뉘앙스를 풍긴다는 것. 문제의 포스터에는 “테러~!! 여러분의 관심으로 예방할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안 의사 손도장 아래 “STOP 테러”라고 적혀 있다. 이에 대해 부평경찰서 측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테러 관련 모든 행동을 멈춰라’ 그런 의미로 손바닥을 집어넣은 것인데, 전문가가 아니다 보니까 손바닥 자체를 넣을 순 없고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것을 캡쳐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어 “공교롭게 (그것이) 안중근 의사의 손도장이었다. 면밀하게 살피지 못하고 간과한 것 같다. 폄하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며 “오해의 소지가 있어서 해당 포스터는 수거 조치 중에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누리꾼들은 이에 대해 “경찰관들이 안중근 의사의 손도장도 모른다는 게 이해가지 않는다”, “그냥 손바닥에 사선 해놓으면 될 것을 왜 굳이 안중근 의사 것을 갖다 썼을까?” 등의 의문을 제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가는 ‘원숭이 해’ 해넘이 명소

    가는 ‘원숭이 해’ 해넘이 명소

    불황과 지진, 조류인플루엔자(AI) 등 각종 재해를 ‘병신년 해넘이’로 넘겨 보자. ●인천 정서진 ‘노을종’·‘화성8경’ 궁평항 정서진의 해넘이는 호도, 정도, 소다물도, 대다물도 등 주변에 펼쳐진 무인도 사이로 해가 떨어질 때 장관을 이룬다. 정서진을 대표하는 조형물인 ‘노을종’ 사이로 해가 넘어가는 모습이 아름다워 관광객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함상공원과 아라뱃길 주변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아라전망대 등도 볼거리다. 경기 화성의 ‘궁평어촌체험마을’과 ‘국화어촌체험마을’은 해넘이와 해돋이를 모두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궁평항은 ‘화성 8경’ 중 으뜸이라는 궁평낙조를 보려고 연말연시 해넘이 시간이 되면 관광객들로 늘 붐볐다. 궁평해수욕장의 넓은 백사장과 수령 100년이 넘는 해송 1000여 그루는 서로 어우러져 그림 같은 풍경을 연출한다. 방조제 끝에 설치된 길이 193m의 ‘피싱피어’에서는 서해로 떨어지는 감동적인 낙조를 바다 한가운데서 감상할 수 있다. ●서해안 고창·부안… 남해안 강진·고흥 서해안을 낀 전북 고창군과 부안군의 해넘이 명소도 좋다. 남해에서는 전남 강진 서중마을, 전남 고흥 안남마을 등이 인기다. 강진 서중마을을 찾은 방문객은 풍물놀이와 김 만들기, 굴 캐기 체험을 할 수 있다. 안남마을은 굴 캐기 체험과 어린이들을 즐겁게 하기 위한 모듬 북 공연, 풍선 날리기 등을 준비했다. ●이국적인 분위기의 제주 수월봉 석양 제주섬 서쪽 끝자락 수월봉은 해넘이 낙조(照)로 유명하다. 고산 수월봉에서 보는 차귀도 너머의 석양 풍경은 제주 최고의 비경으로 손꼽힌다. 풍력발전기와 어우러진 해넘이 모습은 이국적인 분위기마저 연출한다. 붉은 태양을 서서히 삼키는 제주바다는 자못 장엄해 수천명의 관광객이 찾아든다. 수월봉 정상 바람의 언덕에서 바람의 섬 제주의 휘몰아치는 겨울바람에 몸을 맡겨 보는 즐거움은 덤이다. 수월봉에서 바닷가를 따라 차귀항까지 이어지는 지질 트레일 코스에는 붉은 석양빛이 내리 비추어 환상적인 해넘이 풍경을 빚어낸다. 수월봉 아래 해안절벽을 비추며 석양은 1만 8000년 전 뜨겁고 격렬했던 제주 섬의 화산 활동을 고스란히 보여 준다. ●불황 극복 의지 담은 거제 ‘해상 불꽃’ 경남 거제시 장승포항 일대에서는 조선산업 불황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모아 ‘2016 송년 불꽃축제’를 연다.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희망의 손도장 찍기, 액운 타파 샌드백 때리기 등 정유년을 보내고 희망찬 새해를 바라는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했다. 이 축제 백미는 장승포항 밤하늘을 수놓는 해상 불꽃놀이. 오후 7시 20분부터 30분 동안 1만발이 넘는 크고 작은 화려한 불꽃이 밤하늘로 수놓는다. 충남 당진 왜목마을에서는 해넘이와 해돋이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바람이 머문 풍경, 쉬엄쉬엄 달린다

    바람이 머문 풍경, 쉬엄쉬엄 달린다

    가나자와에서 북쪽을 향해 거슬러 오르면 우리 동해를 향해 뿔처럼 불쑥 솟은 반도가 나온다. 여기가 노토반도다. 들쭉날쭉한 반도의 해안을 따라 풍경의 보물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우리의 동해는 해가 뜨는 곳이지만 노토반도가 접한 동해는 해가 지는 곳이다. 그래서 어느 지역을 가도 우리 서해의 포구처럼 고즈넉한 저물녘 풍경과 마주할 수 있다. 노토반도엔 일주도로가 잘 닦여 있다. 대표적인 것이 249번 국도다. 한반도의 등뼈를 타고 가는 우리 7번 국도처럼 줄곧 해안길을 따라간다. 249번 국도는 풍경의 보고다. 여행자들이 할 일이란 그저 해안도로를 달리다 멋진 곳이 나오면 차를 세워 자연을 보고, 그 소리를 듣고, 상큼한 대기의 향기를 맡고 즐기는 것뿐이다. 그렇게 머리를 헹구고 가슴을 비울 수 있는 곳이 노토반도다. 서쪽 해안을 따라 북상하다 가장 먼저 만나는 명소는 ‘지리하마(千里浜) 나기사(渚) 드라이브 웨이’다. 우리말로 풀면 ‘천리 해안 드라이브 길’쯤 되겠다. 거리는 8㎞ 정도. 백사장은 표면이 무척 단단하다. 해변 위로 버스가 달릴 수 있을 정도다. 우리 백령도의 사곶도 이와 비슷하다. 단단하기로는 외려 사곶이 한 수 위다. 한국전쟁 당시 실제 천연 비행장으로 쓰였을 정도다. 이에 견줘 지리하마의 해변길은 풍경이 장쾌하다. 가늠조차 할 수 없을 만큼 너른 바다와 하늘 닮은 물빛이 황토빛 모래사장과 멋드러지게 어울렸다. 지리하마에서 북쪽으로 30분 정도 더 올라가면 ‘노토 곤고’(金剛)가 나온다. 나라에서 지정한 국정공원이다. 이름에서 느껴지듯, 우리의 해금강처럼 다양한 모습의 기암과 해안 절벽이 펼쳐져 있다. 주민들은 이를 ‘천변만화하는 암초미’라 표현했다. 실제 이 지역 관광안내 책자에는 “바다로 뻗어나간 북한의 금강산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적혀 있다. 우리 금강산의 명성이 바다 건너까지 전해진 셈이다. 노토 곤고에 들면 응소암이 이방인을 맞는다. 매가 둥지를 튼 바위라는 뜻이다. 노송 몇 그루를 머리에 이고 바다를 딛고 우뚝 선 자세가 굳세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간몬(巖門)이다. 30m 높이의 바위 벼랑 아래쪽이 파도의 침식을 받아 동굴처럼 뻥 뚫렸다. 구멍의 규모는 폭 6m, 높이 15m, 깊이는 60m에 이른다. 이 구멍 너머로 파도가 쉼 없이 넘실댄다. 간몬 옆으로 난 동굴을 통과하면 암반지대가 나온다. 여러 개의 포트 홀과 검은빛 암반이 어우러져 있다. 포트 홀 속엔 푸른빛의 바닷물이 들어찼다. 이 작은 공간에서 다양한 빛깔의 작은 물고기들이 유영하고 있다. 암반 위를 걸을 수도 있다. 발 아래로 파란 바닷물이 찰랑대고 멀리 ‘돼지코’라 부르는 곶과 동해의 만경창파가 어우러져 막힌 가슴을 뻥 뚫어 준다. 바위 벼랑 사이에 놓인 다리 위에 서면 노토 곤고의 전경을 굽어볼 수 있다. 하쿠이군의 시가마치 해안에는 ‘한때 세계에서 가장 길었던’ 벤치가 있다. 노토 곤고에서 30분 거리다. 벤치의 길이는 약 461m. 너른 바다를 굽어볼 수 있는 언덕 위에 조성돼 있다. 기네스북에 ‘세계에서 가장 긴 벤치’로 등록돼 있다가 최근 지위를 잃었다. 하지만 안내판엔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긴 벤치’로 표기돼 있다. 벤치에 앉으면 너른 바다가 품에 안긴다. 언덕 아래에선 포근한 바람이 불어와 머리를 빗질한다. 이만한 풍경 가진 바닷가 언덕 만나기도 쉽지 않다. 언덕엔 경관 조명을 위해 수천개의 전구가 박혀 있다. 달빛이 밤바다 위로 내려앉을 때 수많은 전구들이 별처럼 반짝이겠지. 그 상상만으로 즐겁다. 벤치 뒤엔 수천 개의 손도장이 음각돼 있다. 이 지역 어린이들이 찍은 것이다. 아이들의 재잘대는 소리와 웃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노토 반도 북단의 소도시 와지마엔 아침시장이 열린다. 1000년 넘도록 이어져 오는 시장이다. 갓 잡아 올린 해산물과 신선한 채소 등을 어부, 농부가 직접 들고 나와 판매한다. 그릇이나 수저에 화려한 장식을 넣은 와지마 칠기도 만날 수 있다. 우리처럼 떠들썩한 흥정이 오가지는 않지만, 일본인 특유의 얌전한 목소리로 ‘호객 행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시장 한편엔 ‘마징가 제트’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40~50대의 장년층이라면 난데없이 뛰쳐나온 풍경에 유년 시절로 소환되는 듯한 느낌을 받을 터다. 와지마는 추억의 만화영화 ‘마징가 제트’의 작가 나가이 고의 고향이다. 그가 어린 시절을 보냈을 아침시장 중간에 그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박물관이 조성돼 있다. 노토 반도 동쪽엔 와쿠라 온천마을이 있다. 역사가 1200년을 헤아리는 곳이다. 에도시대부터 바닷속 원천(源泉) 주변에 인공 섬을 만들어 이용했다고 한다. 이 지역 온천수는 짠맛이 난다. 바닷물이 섞였기 때문이다. 낭만적인 나나오만(灣)을 감상하며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 취재 협조 일본정부관광국(JNTO) www.jroute.or.kr 글 사진 이시카와(일본)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이시카와까지는 고마쓰 공항을 통해 들어간다. 인천에서 비행 시간은 약 1시간 40분 정도. 고마쓰 공항에서 가나자와까지는 버스로 40분 정도 걸린다. →호시 료칸은 무려 1300년의 역사를 가진 료칸이다. 718년에 세워진 이래 46대째 가업으로 전승되고 있다. 이 덕에 한때 ‘세계 최고(最古)의 숙박업소’로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일본 내에서는 가장 오래된 료칸으로 꼽힌다. 고마쓰시에서 10㎞쯤 떨어진 아와즈 온천 지구에 있다. 료칸의 입구와 별채는 일본의 국가 지정 문화재다. →노토반도의 쓰지구치 히로노부 미술관 안에 있는 제과점은 일본에서도 이름난 파티셰가 만든 달달한 먹거리들로 가득하다. 도쿄까지 이름이 알려져 있다고 한다. 와쿠라 온천단지에 있다.
  • “최순실, 정유라 남자친구 반대…‘상속 포기각서’ 작성”

    “최순실, 정유라 남자친구 반대…‘상속 포기각서’ 작성”

    ‘비선 실세’ 최순실(60·구속기소) 씨가 딸 정유라 씨에게 상속 포기 각서를 받았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23일 SBS는 최씨 모녀가 정씨의 남자 친구 문제로 심한 갈등을 겪었다는 증언들이 나오고 있고, 정씨가 임신까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최씨가 예비 사위를 무시하면서 상속 포기 각서까지 받았다고 보도했다. SBS에 따르면 정씨와 남자 친구는 지난해 서울의 한 다세대 주택에 살았고, 당시 정씨는 아이를 임신한 상태였다. 주변 사람들은 두 사람이 지난해 1월 아이를 낳아 키우는 문제 때문에 최씨와 갈등을 겪었다고 증언했다. SBS는 당시 최씨와 딸 정씨가 작성한 각서들을 입수했다고 밝혔다. 정씨는 당시 상속을 포기하는 각서를 쓰고 손도장도 찍었다. 지분의 절반을 증여받아 어머니 최씨와 공유하고 있던 강원도의 땅까지 최씨에게 다시 반납하겠다는 각서도 작성했다. 정씨의 남자 친구는 다짐서라는 제목으로 양쪽 어느 부모에게도 절대로 의지하지 않고 둘 만의 힘으로 키우겠다고 손 글씨로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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