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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당으로 돌진한 승용차, 황당한 이유

    12일 오전 11시 57분쯤 충남 보령시 주교면 한 식당 주차장에서 A(80)씨가 몰던 쎄라토 승용차가 식당으로 돌진했다. 이 사고로 식당 문이 부서졌고, A씨와 식당 손님 5명 등 총 6명이 상처를 입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다행히 생명에 지장이 있는 큰 상처를 입은 사람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차량을 돌리려다가 가속 페달을 브레이크인 줄 알고 잘못 밟았다는 운전자의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디즈니, 허리케인 이재민에게 ‘바가지 요금’ 논란

    디즈니, 허리케인 이재민에게 ‘바가지 요금’ 논란

    미국 플로리다 주 올랜도에 있는 유원지 월트 디즈니 월드가 뭇매를 맞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더스트리트 닷컴은 미국 일리노이주 노스브룩 출신의 한 여성이 올린 사진을 인용해, 디즈니의 복합단지내 리조트(Art of Animation resort)가 허리케인 어마로 갇힌 사람들에게 비싼 음료와 간식을 판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사진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제니퍼 브룬스는 “작은 물병 하나가 2달러(약 2260원), 과일주스 하나가 2.69달러(약 3039원), 햄버거는 무려 15달러(약 1만 6900원)에 달한다. 완전히 끔찍하다!”며 월트 디즈니 월드의 ‘바가지 요금’을 비난했다. 그녀는 “현재 외부에서는 다른 이재민들에게 최대한의 지원을 약속하고 실천하고 있는데, 디즈니는 어마로 인해 피신온 사람들에게 바가지 요금을 씌우고 있다. 치졸하다”면서 “지금은 기업이 이윤을 더 중시할 게 아니라 연민과 선의의 자세를 보여야할 때다”라고도 덧붙였다. 디즈니 테마파크는 대서양에서 발생한 허리케인 어마 상륙 예보에 따라 9일 문을 닫았고, 복합단지 내 호텔로 대피한 손님들을 받으면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 반면 일부 방문객들은 “폭풍이 들이닥친 중에 겪은 직원들의 서비스에 만족한다. 감동 받았다”며 다른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유원지 원트 디즈니 월드의 대변인은 현지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허리케인으로 들이닥친 사람들을 보살피던 열성적인 직원 한 명이 촉박한 시간내에 가격 책정 문서를 만들다 실수를 한 것 같다”며 “이번 잘못은 단발적이다. 실제로 우리는 할인된 가격에 다양한 음식과 음료를 제공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신세계 vs 롯데 ‘서북 유통대전’

    신세계 vs 롯데 ‘서북 유통대전’

    서울과 수도권 서북 지역이 롯데와 신세계 두 유통 공룡의 격전지로 떠올랐다. 지난달 말 문을 연 신세계의 스타필드 고양이 주변 방문객을 흡수하며 확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기존의 상권 중심이었던 롯데몰 은평에 이어 다음달 롯데아울렛 고양점이 개장을 앞두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문을 연 스타필드 고양은 손님이 급증하면서 1000여대 규모의 임시주차장까지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에 따르면 스타필드 고양의 하루 평균 방문객 수는 평일 9만명, 주말 12만명에 이른다. 문을 연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만큼 실제 고정 수요로 이어질지 속단하기엔 이르지만 일단은 성공적으로 첫발을 내디뎠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타필드 고양에서 불과 3㎞ 떨어진 곳에 있는 롯데몰 은평도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두 쇼핑몰의 주된 타깃 소비자층이 가족 단위 나들이 고객으로 겹치는 까닭이다. 규모에서는 일단 스타필드 고양이 앞선다. 스타필드 고양은 영업 면적 13만 5500㎡에 4500대의 주차가 가능하다. 영업 면적 4만 5000㎡, 주차 가능 1600대 규모인 롯데몰 은평의 약 2.5배에 이른다. 그러나 다음달 롯데아울렛 고양점이 개장을 앞두고 있어 양측의 경쟁은 그때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아울렛 고양점은 연면적 16만 6600㎡·주차 대수 2400대 규모다. 무엇보다도 이케아라는 든든한 지원군이 있다. 지하 1층과 지상 1층에 롯데아울렛이 들어서고 지상 2~3층에는 이케아 고양점이 입점한다. 스웨덴의 가구전문업체인 이케아는 2014년 12월 경기 광명시에 1호점을 내면서 국내에 진출해 폭발적인 인기를 이어 가고 있다. 올 회계연도(2016년 9월~2017년 8월) 기준 매출액 365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했다. 같은 기간 방문객 수도 649만명에 달했다. 이번에 고양에 들어서는 이케아 2호점은 영업 면적이 약 3만㎡로 세계 최대 규모다. 대중교통으로 오기가 어려운 광명점에 비해 접근성도 뛰어나다. 약 500m 거리에 지하철 3호선 삼송역이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스타필드 고양 개장식에서 “이케아도 종합쇼핑몰 규제를 적용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구전문점으로 분류되는 이케아는 현재 대규모 유통업법 규제 대상에서 비켜나 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맥덕기자의 맛있는 맥주이야기] [시즌 2] ⑪ 한국 크래프트맥주의 산실, ‘사계’를 떠나보내며..

    [맥덕기자의 맛있는 맥주이야기] [시즌 2] ⑪ 한국 크래프트맥주의 산실, ‘사계’를 떠나보내며..

    ●펍, 사계를 아십니까.  좋아하는 맥줏집(펍)이 있으십니까? 가장 자주 가는 펍은요? 맥주를 좋아한다면 펍은 단순히 맥주 마시러 가는 곳 이상의 의미를 지닐 겁니다. 피곤한 날, 심심한 날, 단골 펍의 바(Bar) 석에 앉아 펍 매니저와 담소를 나누며 맥주 한잔 하면 스트레스가 풀리곤 합니다. 때로는 친한 친구에게도 하지 못하는 속 마음을 꺼내 놓기도 하고, 요즘 유행하는 맥주 스타일에 대해 토론을 하기도 하면서요. 그러다보면 펍이 마치 집처럼 따뜻하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맛있는 맥주와 좋은 사람들이 가득한 공간, 모두가 꿈꾸는 이상적인 펍의 모습이죠. 한 펍이 있었습니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해밀턴호텔 삼거리 인근, 좁은 골목길 건물 지하에 있는 ‘사계’(Four Season)라는 펍입니다. 주방 공간이 협소해 레스토랑과 견줄만한 음식 메뉴도 갖추지 못했고 눈에 띄는 위치도 아니었습니다. 20평 남짓한 공간에 바 석엔 5명 겨우 앉을 수 있는 크지 않은 공간이었고요. 그러나 한국에서 맥주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가장 고향같고 편한하며 의미있는 펍이 어디냐고 묻는다면 종종 이 펍의 이름을 들을 수 있을 겁니다.이 펍이 왜 특별하냐고요? 바로 한국 크래프트맥주의 산실이기 때문입니다. 사계는 홈브루잉을 즐기던 ‘맥덕’ 5명이 모여 스스로 마시고 싶은 맥주를 실컷 마시기 위해 2013년 11월 문을 열었습니다. 이곳에서 이들은 ‘크래프트 정신’을 발휘, 덕업일치를 이뤘는데요. 당시 한국에 알려지지 않은 새롭고 다양한 스타일의 맥주 레시피를 구상해 위탁양조(주문자가 직접 짠 맥주 레시피를 다른 양조장에서 생산하는 것)하는 방식으로 손님에게 크래프트맥주를 소개하고 저변을 넓히는 역할을 했습니다. 현재 거의 모든 한국 크래프트맥주 양조장이 만들고 있는 ‘세종’ 스타일의 맥주를 처음 상업 양조해 판매했던 곳도 사계였습니다. 한국에서 크래프트맥주가 본격적으로 날개를 단 시점이 주세법개정안이 시행된 2014년 4월 이후이니, 초창기 ‘맥주덕후’들이 사계를 얼마나 좋아했겠습니까. 사계의 단골손님인 A(28·남)씨는 “장안에서 맥주 좀 마신다는 사람들은 사계의 바석에 앉아 크래프트맥주를 논했는데, 당시 스스로 맥주 내공이 부족하다고 느껴 테이블에서 조용히 맥주를 마시다가 맥주 공부를 열심히 한 뒤 당당하게 바석에 앉았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습니다. 사계 직원들도 ‘맥주를 사랑해서, 맥주를 더 알고싶어서’ 일하러 온 친구들이었지요. 사계를 거쳐간 직원 20여 명 가운데 무려 절반 이상이 맥주업계에 남아 양조사, 수입업자, 펍 매니저, 홈브루잉 심사위원 등으로 활약 중입니다. 사계가 한국크래프트맥주의 사관학교라고 불릴 정도입니다.실컷 펍을 소개해놓고 아쉬운 소식부터 들려드리자면 현재 이 펍은 문을 닫았습니다. 펍 운영을 맡은 이인호(34)씨는 “월세가 매년 법정 최대 인상치인 9%씩 올라가는데, 복리로 오르니 도저히 월세를 감당 할 수 없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사계가 영업을 했던 지난 몇년 동안 한국 크래프트맥주 시장엔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한 자릿 수였던 전국의 맥주 양조장은 90여개로 늘어났고요. 이젠 어디서든 수제맥주 간판을 흔히 볼 수 있으며 마트에서도 다양한 스타일의 맥주를 구입할 수 있게 됐죠. 한국 크래프트맥주는 분명 성장했는데, 이 성장을 최전선에서 이끈 공간이 사라진다는 것은 참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영국에서 맥주 양조를 했던 굿맨브루어리의 책임양조사 조현두(39)씨는 “영국이라면 이런 의미가 있는 펍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아쉬워하더군요.  그런데 재미있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지난 7월, 사계가 페이스북을 통해 “재고를 다 소진하면 문을 닫겠다”고 알리자마자 손님들이 몰려와 3일 만에 맥주를 동낸 것도 모자라 사계의 영업이 완전히 종료된 이후에도 이곳에서 두번이나 사계에 헌정하는 크래프트맥주 팝업스토어(임시 매장)가 열린 것입니다. 먼저 외국크래프트맥주 수입업체를 운영하는 정혁준(30·아래사진 오른쪽) 준트레이딩 대표가 지난달 이곳에서 1주일 동안 자사 수입맥주를 파격적인 가격으로 팔더니, 지난 5일부턴 충남 아산의 브루어리304 소속 민성준(28·아래사진 왼쪽) 양조사가 닫혀있던 사계의 ‘관 뚜껑’을 또다시 열었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대학생때 사계에서 일을 하면서 맥주의 세계에 눈을 떴고, 졸업 이후 맥주를 업(業)으로 삼았다는 것입니다.●“사계는 ‘맥덕’들의 첫사랑입니다.” 정혁준 대표·민성준 양조사  지난 8일, 사계에서 열린 ‘브루어리304 팝업스토어’에서 만난 정 대표는 “사계가 없어진다는 소식을 접하고 며칠 동안 펑펑 울었다”며 “나를 맥주의 세계로 이끈 첫사랑 같은 존재인 사계와 이별하는 시간이 필요해 처음 팝업스토어를 열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사계는 저뿐만 아니라 맥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영원히 없어지지 않을 안식처 같은 곳이었어요. 사계의 ‘알바생’이 아니라 외국 크래프트맥주를 소개하는 ‘업자’가 되어 다시 사계에 돌아왔는데, 곧 없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니 복합적인 감정이 들더군요.”  정 대표에게 사계는 ‘나를 찾아준 곳’입니다. 미국에서 대학을 다닌 친구의 영향으로, 크래프트맥주의 맛에 눈뜬 그는 맥주를 좀 더 깊이 알기 위해 2014년 여름, 사계의 아르바이트 자리에 지원했습니다. 맥주를 사랑하는 정 대표에게 사계는 늘 즐거운 일터였습니다. “하루는 국내에 들어오지 않는 귀한 맥주를 손님들과 나눠먹으려고 가져갔는데, 이 맥주를 마시기 위해 바석을 중심으로 순식간에 두 줄이 만들어지더라고요. 인원이 많아 한 모금씩 마셨지만, 내가 가져온 맥주로 사람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통해 제가 행복해진다는 것을 느꼈죠.“ 그가 졸업하고 ‘맥주 수입업’을 하기로 결심한 이유입니다. 정 대표와 달리 민성준 양조사는 사계에서 ‘맥주 양조’에 눈을 떴습니다. 그는 “사계에서 일하는 8개월 동안 맥주만 500종을 마셨다”며 “이 가운데 400종 이상의 시음기를 쓰면서 맥주에 들어가는 재료와 맛에 대해 연구했다”고 진지하게 말했습니다. “맥주 좀 안다는 사람들은 한국에 들어오지 않는 희귀한 맥주를 가지고 사계로 몰려왔어요. 외국인, 유학생들도 많았죠. 덕분에 다양한 맥주를 마실 수 있었는데, 양조를 하지 않으니까 맛을 느끼는데 한계가 오더라고요. 손님들이 날카롭게 맥주에 들어간 재료를 맞추고, 맛을 표현하는 모습을 보고 부럽기도 했고요.” 그는 사계 공동대표 가운데 한명인 김만제(현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 교육이사)씨에게 홈브루잉을 배우고 본격적으로 양조를 시작했습니다. 이후 양조의 매력에 흠뻑 빠진 성준씨에게 사계 손님들은 훌륭한 조언자였습니다. “제가 만든 맥주를 손님들에게 나눠주면, 피드백이 왔어요. 다들 맥주를 엄청나게 좋아하고, 많이 아는 분들이다 보니 제게 정말 필요한 조언이었죠. 덕분에 맥주를 더 열심히 만들 수 있었습니다.” 그는 어느새 맥주를 본질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브루마스터’(책임양조사)를 꿈꾸게 됐습니다. 사계를 관두고 양조에 더욱 매진한 그는 2016년 3월 문을 연 ‘브루어리304’에 양조사로 합류, 서울와 아산을 오고가는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날 정혁준 대표와 민성준 양조사는 “사계가 사라진 다는 것이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며 “한달 뒤, 두달 뒤에 와도 여전히 있을 것만 같다”고 서운해했는데요. 이들 뿐만 아니라 행사 기간 내내 수백명의 손님들이 사계에 찾아와 이 특별한 펍의 마지막을 함께 했습니다. 단골 손님 B씨(32·남)는 “비록 공간은 사라지지만, 이 곳에서 만난 좋은 사람들과 추억이 남으니 괜찮다”고 덤덤하게 말하기도 했고요. 민성준 양조사는 “행사를 위해 맥주를 정말 많이 준비했다고 생각했는데 맥주가 너무 일찍 떨어져 다른 맥주를 주문했다”고 웃으며 투덜거리더군요. 그만큼 사계와 작별하기 싫어하는 이들이 많다는 얘기겠지요.●사계, 크래프트스러운 이별. 그저 맥주가 좋아서, 원하는 맥주를 실컷 만들고 마시기 위해 만들어진 이 펍에 지난 3년 반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다녀갔습니다. 이미 맥주에 푹 빠진 단골 손님들도 있었지만, 사계에서 처음 맥주 맛에 눈떠 맥주를 사랑하게 된 이들도 많았죠. 이들이 뿜어낸 맥주에 대한 뜨거운 열정은 공간을 가득 메워 밖으로 퍼져나갔고, 덕분에 ‘맥주 불모지’였던 한국에도 다채로운 맥주 맛의 매력을 알아가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났습니다. 어쩌면 사계는 크래프트맥주와 사람들 사이에 다리를 놓아주는 제 역할을 다 한 뒤 사라진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좋은 맥주는 사람들을 모이게 합니다. 영업이 종료된 사계의 문이 두번이나 다시 열릴 수 있었던 것도 사계가 크래프트맥주를 가장 순수하게 팔았던 펍이었기 때문일 겁니다. 비록 사계는 사라졌지만, 이 곳에서 생성된 엄청난 에너지는 앞으로도 한국 크래프트맥주 발전의 자양분이 될 것입니다. “사계, 굿바이(Good bye)!”●“사계, 꼭 다시 살리겠다” 이인호 대표  “많이 아쉽죠. 하지만 이렇게 사랑받는 펍을 운영했다는 사실이 새삼 느껴져서 뿌듯하기도 합니다.” 지난 1일 서울 마포구의 미스터리양조장에서 만난 사계 이인호 대표는 “비록 사계 문을 닫았지만, 언젠가는 다른 장소에서 사계를 꼭 다시 열고 싶다”며 아쉬움을 드러냈습니다.  이인호 대표는 한국에서 크래프트맥주 붐이 일어나기 전인 2012년, ‘비어포럼’이라는 홈페이지를 만들어 회원들을 대상으로 각종 시음회와 강연을 진행해온 대표적인 크래프트맥주 1세대 인물입니다. 사계는 이 대표를 포함, 비어포럼 운영자 5명이 의기투합해 “크래프트맥주를 제대로 다뤄보자”며 문을 연 공간입니다. 당시 크래프트맥주라는 개념은 홈브루잉 동호회 사이에서만 알려져 있었고, 이를 상업적으로 파는 펍은 이태원 소재 외국인이 운영하는 1~2곳에 불과했습니다.  “새로운 맥주에 대한 수요가 폭발 직전인 시기였어요. 각종 수입 크래프트맥주 시음회도 비어포럼이 개최했는데, 시음회 공지 글을 올리면 3분 만에 매진될 정도였으니까요.” 시음회가 잦아지고, 크래프트맥주 관련 세미나도 활발해지자 비어포럼 운영자 5인은 공간의 필요성이 절실해졌습니다. “워낙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들이어서 우리가 직접 펍을 열어서 맥주도 실컷 마시고, 크래프트맥주 알리는 일도 마음껏 해보자는 심산이었죠.”설립자 5인 모두 본업이 있었기 때문에 사계로 딱히 돈을 벌 생각은 없었습니다. “우리도 좋아하는 일 하면서 손해만 안보자는 생각으로 즐겁게 맥주를 만들었어요. 그런데 뜻밖에 장사가 정말 잘됐죠.” 그의 말대로 한때 사계는 이태원에서 크래프트맥주를 마신다면 누구나 1순위로 꼽는 핫플레이스였습니다. 이 대표도 다니던 온라인교육 회사를 관두고 본격적으로 맥주의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위탁양조의 한계 때문인지 가끔 마음에 들지 않는 맥주도 나왔지만, 다양한 맥주 스타일을 손님들에게 소개해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실제로 사계에 가면 세종, 스카티시 에일, 마이복, 코코넛포터, 싱글홉IPA 등 일반 양조장이 시도하지 못하는 실험적인 맥주들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사계는 이 부분에서 독보적이었습니다. 돈 냄새가 나지 않는 펍이었죠. 그러나 2015년 메르스 사태 이후 매출이 줄기 시작했습니다. 동시에 크래프트맥주가 인기를 얻으면서 이태원이 아닌 서울 각 지역의 동네 상권에도 크래프트펍이 생겨 손님이 분산됐죠. 이후 사계는 다시 일어서지 못했습니다. 실험적인 맥주와 과감한 수입 맥주 라인업은 맥덕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지만 대중적으로 손님을 끌어오진 못했습니다. 수익은 예전같지 않은데 하필 월세는 법정 최고치로 매년 인상됐고요. 차츰 손해를 보면서 펍을 운영하게 됐고, 결국 폐업이라는 뼈 아픈 결정을 해야했습니다. “사실 돈 빼고 다 얻은 가게에요. 마감하고 문 닫은 뒤 안에서 단골들과 홈브루잉한 맥주, 미수입맥주를 마눠마시며 밤새 음악을 듣고 맥주 이야기를 했어요. 당시 손님들과 친구가 되서 잘 지내고 있고요. 자부심과 사람을 얻은 소중한 펍이었습니다. 이렇게 사랑을 받는 펍이 또 나올 수 있을까 싶어요.” 이 대표는 “사계 운영 이후 정말 좋아하는 일을 제대로 하려면, 돈을 벌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최근 새로운 출발을 했습니다. 지난달 ‘미스터리양조장’ 이라는 브루펍(매장에서 맥주를 만들어 음식과 함께 판매하는 펍) 개업한 그는 “미스터리양조장은 맥주덕후들과 맥주를 잘 모르는 사람들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며 “사계를 시작할 때만 해도, 사업은 잘 모르고 맥주만 좋아했는데 이제는 조금 (운영에 대해) 알 것 같다”고 자신있게 말했습니다. “물론 장사가 잘 되어야 하겠지만 저는 양조장을 대규모로 하고 싶지는 않아요, 일이 많아지면 좋아하는 맥주를 못마시니까요(웃음).하지만 제가 만든 맥주를 언젠가 크래프트맥주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평가받아보고 싶은 꿈은 있습니다. 그때까지 열심히 달려봐야죠.”  글·사진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맥덕기자 : 소맥 말아먹던 대학생 시절, 영어를 배우러 간 아일랜드에서 스타우트를 마시고 맥주의 세계에 빠져들어 아직까지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것을 업(業)으로 삼아보고자, 2016년 맥주 연재 기사인 [맥덕기자의 맛있는 맥주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올해 [시즌 2] 에서는 좀 더 깊이있고 날카로우면서 재미있는 맥주 이야기를 잔뜩 전해드리겠습니다.
  • ‘마더’ 제니퍼 로렌스 내한 확정, ‘블랙 스완’ 감독 신작..어떤 내용?

    ‘마더’ 제니퍼 로렌스 내한 확정, ‘블랙 스완’ 감독 신작..어떤 내용?

    ‘블랙 스완’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신작 ‘마더!’(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가 최근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공식 초청됨과 더불어 대런 아로노프스키, 제니퍼 로렌스의 내한을 확정했다.‘마더!’는 평화롭던 부부의 집에 초대받지 않은 손님들의 계속되는 방문과 집안에서 벌어지는 이상한 일들로 부부의 평화가 깨지게 되는 이야기로 ‘블랙 스완’을 통해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연출력과 할리우드 최고의 배우 제니퍼 로렌스, 압도적 연기력의 하비에르 바르뎀의 출연으로 관심을 한 몸에 받은 바 있다. 이와 더불어 베니스, 토론토국제영화제를 통해 선보인 ‘마더!’에 “단언컨대 대런 아로노프스키의 가장 극단적인 영화”(CineVue), “당신을 압도하며 엄청난 결론을 향해 솟구친다”(Hollywood Reporter), “‘마더!’는 반드시 경험해 봐야 할 어떤 것이다”(Brian Formo, COLLIDER) 등과 같은 언론평은 영화에 대한 호기심을 배가시켰다. 이처럼 세계적인 위엄을 자랑하는 영화제를 통해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낸 ‘마더!’가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공식 초청되어 이탈리아, 캐나다에 이어 대한민국 역시 뜨겁게 달굴 예정이다. 더욱이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과 제니퍼 로렌스의 내한까지 전격 확정되어 수 많은 팬들을 직접 만날 것을 예고해 더욱 화제를 모으고 있다. 특히,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은 영화 상영 후 특별 GV를 통해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영화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한편 ‘마더!’는 내달 19일 개봉 예정이다.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하트시그널’ 윤현찬 “경리단길 송승헌 타이틀, 팬클럽에 죄송”

    ‘하트시그널’ 윤현찬 “경리단길 송승헌 타이틀, 팬클럽에 죄송”

    ‘하트시그널’에 출연한 셰프 윤현찬이 ‘경리단길 송승헌’이라는 자신의 별명에 대해 “죄송하다”고 소감을 전했다.최근 종합편성채널 채널A 예능프로그램 ‘하트시그널’ 측은 출연진들의 종영 인터뷰 영상을 공개했다. 윤현찬은 “늦게 투입되긴 했지만 관심을 많이 가져주셔서 레스토랑에 많이 찾아오신다”며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잘생긴 외모로 프로그램 방송 기간 동안 일명 ‘경리단길 송승헌’이라는 타이틀을 얻은 바 있다. 윤현찬은 이에 대해 “일단 송승헌 씨 팬클럽에 굉장히 죄송하다”며 사과 인사를 건넸다. 그는 이어 “그만큼 외모에 대해 칭찬해주시는 것이라 들려서 너무 감사하다. 저한테는 과분하다”고 덧붙였다. 향후 계획에 대해 윤현찬은 “셰프니까 레스토랑에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제가 해드릴 수 있는 음식을 최대한 해드리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기회가 된다면 요리 프로그램 같은 곳에서도 인사를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사진=네이버TV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20대 남성, “엎지른 라면 왜 안치우고 갔냐” 항의에 흉기 난동

    20대 남성, “엎지른 라면 왜 안치우고 갔냐” 항의에 흉기 난동

    편의점에서 흉기로 난동을 부린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청주 상당경찰서는 11일 편의점에서 흉기로 난동을 부린 혐의(살인미수)로 A(21)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이날 오전 3시쯤 청주시 상당구 용담동 한 편의점에서 B(19)씨를 흉기로 찌른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가슴 부위에 상처를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엎지른 라면을 치우지 않고 간 것에 대해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의 남자친구인 B씨가 전화로 항의하자 편의점을 찾아와 난동을 부린 것으로 확인됐다. B씨를 흉기로 찌른 뒤에도 난동을 멈추지 않던 A씨는 현장에 있던 남자 손님 2명에 의해 제압돼 출동한 경찰에게 현장에서 체포됐다. 경찰은 A씨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100년 만의 강진…계산 뒤 대피하라는 음식점 뭇매

    100년 만의 강진…계산 뒤 대피하라는 음식점 뭇매

    100년 역사상 가장 큰 지진이 발생한 멕시코에서 패스트푸드점이 온라인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지진이 발생한 날 돈을 내지 않고 대피한 손님들을 비난하는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기 때문이다. 멕시코 타바스코주 비야에르모사에 있는 프랜차이즈 패스트푸드점 ‘윙스 아미’. 강진이 발생한 지난 7일(현지시간) 매장엔 손님이 가득했다. 하지만 갑자기 땅이 흔들리고 큰 진동이 시작되면서 매장은 순식간에 아비규환으로 변했다. 종업원들이 갈팡질팡하는 가운데 손님들은 혼비백산 매장을 빠져나갔다. 손님들로선 생사가 걸린 탈출. 돈을 지불하고 나가는 사람은 당연히 한 사람도 없었다. 이날 진동이 느껴진 지역에 있는 식당에선 대부분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다. 하지만 문제의 점포는 분(?)을 자제하지 못했다. ‘지진이 났어도 돈은 내고 가야 한다’는 생각이 컸던 것 같았다. 결국 점포는 최근 트위터에 단문 메시지를 띄웠다. 당시 매장에 있던 손님들을 질타하는 글이다. 문제의 점포는 “(큰 지진이 났는데)모두 무사하시길 바란다”면서 “(도망을 갔으니 모두 무사하길 바라지만) 진동을 이유로 계산을 하지 않고 가는 건 해선 안 되는 일”이라고 점잖게(?) 비꼬았다. 그러면서 “돈을 내지 않고 도망간 손님들에겐 앞으로 출입을 금지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손님들의 안전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한 태도에 온라인에선 비난이 쇄도했다. “미처 못 먹은 건 포장이라도 해달라고 했어야 한다는 건가?”, “‘진동 때문에 시간이 없는데요. 빨리 돈 받으시고 포장해주세요’ 이럴 손님이 어디 있겠느냐” 등 절대다수 누리꾼은 점포를 비난했다. 물론 “계산을 했어야 한다”며 점포 입장에 동조하는 주장이 아예 없었던 건 아니다. 한 누리꾼은 “나중에라도 매장을 찾아 계산을 하는 게 맞다”며 “그게 휼륭한 시민, 교육을 받은 사람의 올바른 태도”라고 주장했다. 한편 멕시코에선 지난 7일 규모 8.1 강진이 발생했다. 100년 만의 최대 규모의 강진으로 10일 현재 9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이효리, 호신술 배워 남편에게 실행 ‘어차피 실전은 개싸움’

    이효리, 호신술 배워 남편에게 실행 ‘어차피 실전은 개싸움’

    가수 이효리가 경찰에게 호신술을 배워 눈길을 끌었다.지난 10일 방송된 JTBC 예능프로그램 ‘효리네 민박’에서는 이효리가 손님 가운데 경찰에게 호신술을 배우는 모습이 그려졌다. 여경 한 명은 “멱살을 잡혔을 때 엄지 손톱 끝부분을 꾹 눌러주면 상대방이 아파서 (멱살 잡았던) 손을 놓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를 배운 이효리는 곧장 남편 이상순에게 달려가 호신술을 썼다. 하지만 두 사람은 결국 콩트로 연결시키며 웃음을 자아냈다. 사진=JTBC ‘효리네 민박’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公슐랭 가이드] 면발에 국물에 마늘맛 중독… 암뽕수육 얹으면 뿅~

    [公슐랭 가이드] 면발에 국물에 마늘맛 중독… 암뽕수육 얹으면 뿅~

    보통 타지에 출장을 가거나 여행을 갔을 때 어느 식당을 가서 무엇을 먹어야 할지 고민할 때가 많다. 그럴 때 보통 우스갯소리로 추천하는 곳이 있다. 그 지역의 관공서 주변 식당이다. 그곳에 가면 큰 실패를 보지 않는다고 나도 자신 있게 말한다. 관공서 주변 식당들은 공무원 입맛을 사로잡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대구시청 주변도 예외가 아니다. 그래서 대부분 식당이 맛집으로 소문나 있다. 이 중에서도 맛도 있고 정도 있는 ‘마늘칼국수’ 식당이 있다. 대구시청 본관 후문 뒤편 골목에 있는 마늘칼국수 식당은 사장의 인심만큼 각종 고기, 채소 등도 푸짐하게 제공한다. 이 집의 주 메뉴는 마늘을 갈아 넣은 시원한 국물에 면발이 졸깃졸깃한 칼국수다. 다른 식당에서 맛볼 수 없는 독특한 칼국수를 먹기를 원하는 사람은 이곳에 오면 된다.마늘칼국수가 나오기 전에 맛볼 수 있는 게 있다. 보리밥이다. 보리밥을 상추에 된장을 넣어 싸 먹으면 고향의 맛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공무원뿐만 아니라 나이 많은 어르신들이 자주 찾는 이유다. 돼지고기 암뽕 수육도 이 집의 대표 메뉴 중 하나다. 암뽕 수육은 육질이 탄탄해 식감이 좋다. 여기에다 푸짐하게 주는 상추와 고추, 간장에 짤게 썰어 놓은 양파, 집에서 직접 만든 된장과 김치를 함께 먹으면 고기가 입안에서 솔솔 녹게 된다. 이 집에 자랑거리를 하나 더 들면 물김치다. 물김치는 시청 공무원들 사이에 숙취를 해결하는 음식으로 통한다. 전날 과음한 공무원들이 인근 복어 식당을 찾지 않고 마늘국수집을 찾는 이유이기도 하다. 물김치의 시원한 국물과 김치를 먹으면 속이 편해지면서 숙취가 내려간다. 과음한 손님들에게는 인심 좋은 사장이 꼭 물김치 한 그릇을 따로 챙겨준다. 후식은 요구르트지만, 사장 인심은 여기에 끝나지 않고 먹으려고 사 놓은 수박 등 제철 과일들을 내놓기 일쑤다. 이 집의 단점이라고 해야 하나 고민스럽지만, 점심때만 장사한다. 그래서 항상 손님들이 밀려든다. 이러다 보니 예약하지 않고 갔을 때는 자리가 없어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반드시 예약해야 한다.수육 가격은 1만 8000원, 마늘칼국수는 단돈 5000원이다. 비싼 채소들을 푸짐하게 내놓을 수 있는 비결은 이 집 사장의 언니가 직접 농사짓는 채소들을 싸게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왕 먹는 거라면 맛집에서 먹는 것이 입이 즐겁다. 마늘칼국수가 그런 집이다. 주소는 중구 공평로 20길 5-6 이다. (053) 425-0584 김진수 명예기자(대구시청 대변인실 주무관)
  • “남북 다툼 가슴 아파 조국 안 떠나… 그게 이중섭의 양심”

    “남북 다툼 가슴 아파 조국 안 떠나… 그게 이중섭의 양심”

    올해 101세인 김병기 화백. 지난 7월 대한민국예술원 역대 최고령 신입회원이 되어 화제가 됐던 그는 우리 근현대 화단의 형성을 직접 몸으로 겪은 거의 유일한 생존 화가다. 여름을 아쉬워하듯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쬐던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있는 김 화백의 화실에 예사롭지 않은 손님이 찾아왔다. 순박한 인상의 야마모토 아야코(42). 한국미술사의 찬란한 빛과 같은, 그러나 ‘불운의 천재 화가’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이중섭(1916~1956)의 큰아들 태현(1947년생·지난해 작고)씨의 장녀, 그러니까 이중섭의 손녀다.●김화백, 이중섭과 보통학교서 첫 인연 김 화백은 아야코를 보자마자 반갑게 두 손을 부여잡고 “네가 바로 중섭의 손녀로구나”라며 감격스러워했다. 다마미술대학에서 영상을 전공하고, 지금은 교토 근처 나라에서 인쇄회사에 다니고 있다는 아야코는 “할아버지의 절친한 친구인 김 화백님을 만나 할아버지에 대한 얘기를 듣고 싶어 일부러 찾아왔다”고 했다. 1916년 평양에서 태어난 김 화백과 이중섭은 평양의 종로보통학교에서 6년간 같은 반을 지낸 동창이다. 두 사람은 일제강점기에 도쿄의 분카가쿠엔(文化學院)에서도 함께 유학했다. 이중섭은 1935년 도쿄 제국미술학교서양화과에 입학했다가 1년 만에 그만두고 전위적인 분위기가 강했던 분카가쿠엔 미술부로 옮겼다. “평양의 종로보통학교에서 중섭과 나는 6년을 같은 반에서 공부했지. 한 학년에 3개 조가 있었고, 우리는 3조였어. 같은 학년에서 미술을 하는 사람은 우리 둘뿐이었기 때문에 더욱 가깝게 지냈지. 중섭의 집에 가서 형님에게 붓글씨를 배우기도 했고, 중섭이 우리 집에 와서 홍차도 마시고, 아버지(김 화백의 아버지는 1세대 서양화가인 김찬영이다)가 두고 간 영국 잡지를 보곤 했어.”김 화백은 평양 지도를 그려 보이며 이중섭과의 학창 시절 얘기를 쏟아 놓았고 아야코는 한마디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눈을 반짝이며 귀를 기울였다. “나는 평양고보로 진학하고, 중섭은 평북 정주의 오산 고보에 들어갔는데 그곳에서 민족주의자가 된 거지. 일본 유학 시절에도 중섭은 석고 데생 시간에 소를 그리고, 학생 파티에선 일본 학생들이 알아 듣거나 말거나 ‘낙화암, 낙화암, 왜 말이 없는가’ 하는 조국의 노래를 거리낌 없이 불렀어. 어떻게든 해야 하는 일을 하는 패기 넘치는 청년이었지.” ●외로움 견디며 ‘부부’ 등 걸작 쏟아내 이중섭은 분카가쿠엔에서 2년 후배인 야마모토 마사코도 만났다. 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에 이르렀던 1944년 학교를 졸업하고 연인 마사코를 일본에 둔 채 원산으로 돌아왔다. 이듬해 마사코가 한국으로 와 혼례를 올리고 부부가 됐고 첫째 태현과 둘째 태성을 얻었다. 가족은 6·25전쟁이 발발하자 부산으로 피란을 내려갔다가 제주 서귀포에서 1년을 살았다. 1951년 겨울 부산으로 건너오지만 생활고 때문에 마사코와 두 아들을 일본으로 떠나보냈다. 이중섭은 1953년 도쿄에서 단 5일의 해후를 끝으로 가족과 영영 이별하게 된다. 김 화백은 그때를 또렷이 기억했다. “나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일본에 가서 살 방도를 찾았겠지만 중섭은 달랐어. 두 형제(남과 북)가 서로 싸우는데 내가 어떻게 일본에 마음 편히 남겠는가라고 했지. 그게 바로 중섭의 양심이었어.” 이중섭은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며 ‘소’, ‘부부’, ‘가족’ 등 한국 미술의 대표적인 걸작들을 쏟아냈다. 그러나 영양실조와 간염으로 고통을 겪다 1956년 9월 6일 서울적십자병원에서 외롭게 숨을 거뒀다. 그의 주검을 처음 본 것도 김 화백이었다. ●간염·영양실조 고통 겪다 숨져“적십자병원에 중섭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갔는데 침대에는 안 보이고 시체실에 있었던 거야. 그 길로 문예단체총연합에 연락하고, 친구들에게도 연락해서 20여명이 모여 예술인장을 치렀어. 홍제동에서 화장을 하고 뼈의 일부는 망우리 공동묘지에, 다른 일부는 일본으로 보냈어.” 마지막 순간의 이야기를 듣던 아야코는 기어코 눈물을 쏟았다. 아야코는 “할아버지가 마지막 순간에 누구와 있었는지가 궁금했다. 너무 외롭게 가셨을 것 같아 항상 마음에 걸렸다”면서 “마지막 길을 잘 열어준 김병기 화백님께 찾아가 고맙다는 말을 꼭 전하라고 할아버지가 나를 떠미는 것 같아 한국에 왔다”고 털어놨다. 김 화백은 아야코의 손을 꼭 잡고 “처음 만났지만 순수한 점이 중섭을 빼닮았다”면서 “나를 친할아버지처럼 생각하라”고 했다. 아야코는 “할아버지를 만난 것처럼 반갑고, 오래전부터 아는 분처럼 따뜻했다. 감사의 마음을 직접 전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하다”며 활짝 웃었다. 다정하게 팔짱을 끼고 걷는 두 사람은 이미 한 가족이었다. 글 사진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이주의 문화 레시피]

    [이주의 문화 레시피]

    [전시·미술] ●‘붓질’전 구상과 추상을 아우르며 각기 다른 내용과 형식의 회화작업을 하는 작가 네 명이 붓질로 그려낸 작품을 선보인다. 이명훈, 이예희, 정석우, 최영빈(작품)의 작업을 통해 강렬하고 역동적인 붓질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 13일까지, 서울 종로구 통의동 갤러리 팔레드서울. (02)730-7707. ●내일의 미술가들 2017 개관 1주년을 맞은 신생 공립미술관인 청주시립미술관이 올해부터 시작하는 연례 기획전. 앞날이 기대되는 젊은 작가들에게 주목하는 전시로 김경섭, 김윤섭, 노경민, 배윤환, 애나한, 정진희 등 6명을 초대해 기량을 선보인다. 10월 9일까지, 청주시립미술관. (043)201-2650.[대중음악] ●원미연을 원(one)하다 가수 원미연이 8년 만에 신곡 ‘소리질러’를 발표하고 갖는 단독 공연이다. 1985년 대학가요제에 입상하며 데뷔한 원미연은 1집의 ‘혼자이고 싶어요’와 2집의 ‘이별여행’으로 사랑받았다. 15일 오후 8시, 16일 오후 4시·7시 30분, 서울 마포구 하나투어 브이홀. 4만 4000~5만 5000원. (02)2279-6581.[뮤지컬] ●뮤지컬 ‘쿵짝’ 한국을 대표하는 단편소설인 주요섭의 ‘사랑손님과 어머니’, 김유정의 ‘동백꽃’,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풀어낸 창작 뮤지컬이다. 한정무의 ‘꿈에 본 내 고향’, 봉봉사중창단의 ‘사랑을 하면 예뻐져요’ 등 1930~50년대 가요들을 편곡해 엮었다. 30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숭아트센터 동숭소극장. 4만원. (02)744-4331. [국악] ●서울시청소년국악단 ‘청춘가악’ 젊은 국악인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새로운 예술적 시도를 알리는 무대로, 이번 공연에서는 세계사물놀이대회 대통령상 수상팀 ‘천지’, 대금과 소금을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육지용, 모던하고 트렌디한 공연으로 주목받는 소리꾼 공미연 등 차세대 스타들이 서울시청소년국악단과 협연한다. 16일 오후 5시.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M씨어터. 3만~4만원. (02)399-1000.
  • 합의서 쓰고 ‘맞짱’ 후 사망… 법원 “처벌 불가피 실형 선고”

    ‘서로 행사한 폭력에는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합의서를 쓰고 속칭 ‘맞짱’을 뜨다 60대 남성을 숨지게 한 40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합의서가 양형 참작 사유에 반영됐을 뿐 처벌을 피하지는 못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부장 최병철)는 상해치사 혐의로 기소된 A(45)씨에게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서울 시내의 한 사우나에서 숙식해 온 A씨는 지난 3월 초 사우나 종업원과 돈 문제로 말다툼을 벌였다. 이를 본 손님 B(61)씨는 A씨가 열 살 이상 나이 많은 종업원을 함부로 대하자 둘 사이에 끼어들었다. 이에 감정싸움을 하던 두 사람은 ‘서로 행사한 폭력에 대해서는 형사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합의서를 쓴 뒤 사우나 앞 골목길에서 싸움을 벌였다. 이 싸움에서 B씨는 턱을 가격당한 뒤 바닥에 넘어지며 두개골 골절상을 입었다. A씨는 곧바로 사우나로 들어갔고, 겨우 몸을 일으킨 B씨는 집으로 가는 길에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급성 뇌출혈로 숨졌다. 재판부는 “자신보다 나이 많은 피해자를 상대로 폭력을 행사해 생명을 빼앗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A씨가 순간적으로 격분해 우발적으로 범행하고, 합의서를 작성한 것은 유리한 정상 참작 사유”라고 설명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효리네 민박’ 아이유, 美 일정 후 복귀…이효리·이상순 격한 환영 ‘버선발로 마중까지’

    ‘효리네 민박’ 아이유, 美 일정 후 복귀…이효리·이상순 격한 환영 ‘버선발로 마중까지’

    JTBC ‘효리네 민박’의 직원 아이유가 미국 일정을 마치고 민박집으로 돌아온다.동생의 졸업식 참석을 위해 민박집을 떠나 미국으로 향한 아이유는 평소 민박집에서의 편안한 복장이 아닌, 오랜만에 차려입은 모습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아이유는 미국의 하늘을 보여주며, 미국의 하늘도 예쁘지만 제주도의 하늘이 더 예쁘다고 말하며 민박집을 그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동생의 졸업식에 참석한 아이유는 가족들과 저녁 식사를 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미국 일정을 모두 마친 아이유는 서둘러 제주도로 향했고, 민박집으로 이동하는 내내 새로운 손님을 궁금해 하며 민박집 직원 이지은으로 돌아왔다. 아침저녁으로 아이유를 그리워하던 이효리, 이상순 부부는 민박집에 도착했다는 아이유의 연락에 반가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이상순은 버선발로 마중을 나가며 반가움을 표현했고 동물 가족들 역시 아이유의 민박집 복귀를 환영했다. 한편, 아이유는 미국에서 이효리, 이상순 부부를 생각하며 선물을 사왔고 밑반찬도 한가득 챙겨와 부부를 감동시켰다. 특히 그중에는 이효리를 깜짝 놀라게 한 선물도 있었다는 후문이다. 동생 졸업식을 위해 떠난 아이유의 미국에서의 모습은 10일(일) 저녁 8시 50분에 방송되는 JTBC ‘효리네 민박’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류영진 식약처장, ‘살충제 계란’ 파동 중 ‘꼼수 휴가’ 논란

    류영진 식약처장, ‘살충제 계란’ 파동 중 ‘꼼수 휴가’ 논란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살충제 계란’ 파동이 확산되던 시기에 3일간 여름 휴가를 다녀온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김순례 의원이 10일 식약처 등으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류 처장은 부임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지난달 7∼9일 휴가를 냈다.이는 공무원으로 임용된 이후 최소 3개월이 지나야 연가를 허용하는 인사혁신처의 ‘국가공무원 복무·징계 관련 예규’에 어긋난다 지적이다. 또 당시는 유럽에서 발생한 살충제 계란 파동 여파로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불안감이 확산하던 상황이었던 만큼 식품안전 당국의 수장으로서 자리를 비워서는 안 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류 처장은 지난달 8일에는 이낙연 국무총리에 대한 업무보고가 예정돼 있던 상황임에도 불구, 휴가를 낸 상태로 보고에 참석하기도 했다. 또한 류 처장은 휴가 복귀날인 8월 10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국내산 달걀과 닭고기는 피프로닐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발언했다가 닷새 만에 국내산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인 피프로닌이 검출돼 비난을 샀다. 이와 관련해 김 의원은 “류 처장이 휴가 직후 업무현황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국민 사기극을 벌였다”고 지적했다. 또 김 의원은 류 처장이 휴가 중이던 지난달 7일 부산지방식약청 방문을 이유로 대한약사회 직원의 차를 빌려 탔던 사실이 확인됐다며 “특정 이익단체 의전을 받은 것은 공정성을 해칠 우려가 있는 명백한 갑질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류 처장이 공휴일 또는 휴무일이거나 관할구역을 현저히 벗어나 법인카드를 사용할 수 없는 데도 내부 지침을 어긴 채 ‘불법 결제’를 한 사례도 총 9건 이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식약처는 10일 해명자료를 내고 “류 처장의 휴가 사용과 법인카드 결제는 모두 적법한 절차로 규정에 맞게 집행되었다”고 반박했다. 식약처는 “복무 규정상 남은 연가 일수가 없더라도 다음 분기나 다음 연도의 연가를 당겨서 쓸 수 있는 조항이 있다”며 “처음 임용된 공무원은 3개월 뒤부터 연가를 쓰도록 하는 규정이 있긴 하지만 본인이 원하면 3개월 이내에도 3일까지 휴가를 쓸 수 있는게 맞다”고 설명했다. 또한 “류 처장의 휴가는 국내 관광 활성화를 위해 여름휴가를 적극 활용하라는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며 “계란 수입단계 검사 강화, 유럽산 알가공품의 유통·판매 잠정 중단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한 이후 휴가를 갔으며 휴가 중에도 전화·문자 등으로 업무 지시를 수행했다”고 밝혔다. 법인카드 사용 논란에 대해서는 “휴가 중 방문한 부산지방청 직원 격려를 위해 아이스크림 등을 구매하며 사용했고 이는 ‘처장실 운영에 필요한 물품(손님접대용 다과 등) 구입’에 해당하므로 적법하다”고 말했다. 이어 “차량 이용 역시 약사회의 의전을 받은 게 아니라 아이스크림을 전달하러 가던 중 같은 방향으로 가는 지인과 동승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추블리네가 떴다’ 추성훈, 양고기 생애 첫 시식 “솔직히 말하면..”

    ‘추블리네가 떴다’ 추성훈, 양고기 생애 첫 시식 “솔직히 말하면..”

    ‘추블리네가 떴다’ 추성훈이 양고기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시식을 했다.9일 방송된 SBS ‘추블리네가 떴다’에서는 평소 양고기를 못 먹는 추성훈이 몽골 전통 음식인 양고기 찜 ‘허르헉’에 도전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추성훈은 몽골 이웃에게 천여 마리의 양과 염소를 이동시켜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가축들이 마음껏 풀을 뜯어 먹을 수 있도록 풀이 많은 곳으로 일정 시기마다 이동시켜주는 것이 몽골 유목민들의 특성. 이에 추성훈과 ‘파이터’ 동생들은 각자 말, 트랙터, 오토바이를 나눠 타고 인생 첫 가축 몰이에 도전했다. 가축들의 대이동이 끝난 후 몽골 이웃은 감사의 의미로 요리를 대접했다. 그 요리는 바로 몽골 전통 방식으로 쪄낸 양고기 ‘허르헉’. 몽골인들이 집안에 큰 행사가 있거나 귀한 손님이 왔을 때 대접하기 위해 만드는 음식으로 알려졌다.제작진과의 사전 인터뷰에서 추성훈은 “고기 마니아인 제가 유일하게 못 먹는 고기가 바로 양고기”라며 “아무리 비싸고, 좋은 양고기도 냄새가 나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먹는데 성공한 적이 없다”고 밝힌 상황. 그러나 추성훈은 직접 양을 잡아 정성스레 요리해서 대접한 이웃을 생각해 양고기를 먹었다. 그는 말을 하지 않고 계속 먹었지만 표정은 숨길 수 없었다. 추성훈은 맛을 묻는 동료들에게 “일단 솔직히 말하면 냄새는 엄청 난다”면서도 “몸에는 정말 좋은 것 같은 느낌을 많이 받는다. 고기 자체가 사람한테 진짜 맞는 것은 느낀다”고 밝혔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커버스토리] 그 길에서 나를 찾다

    [커버스토리] 그 길에서 나를 찾다

    가을이다. 걷기 좋은 계절, 놀멍 쉬멍 걸으멍 고치(놀면서 쉬면서 걸으면서 같이) 가는 제주 올레길이 손짓한다. 올해 10살이 된 제주 올레길은 도보여행 바람을 일으키며 전국 곳곳에 수많은 올레길을 탄생시켰다. 도시의 가파른 속도에 지친 사람들은 간세다리(게으름뱅이)가 돼 꼬닥꼬닥(천천히) 올레길을 걸으며 일상의 지친 마음을 달랬다. 제주올레 10년이 바꿔 놓은 세상을 들여다봤다. 사단법인 제주올레는 2007년 9월부터 지난 10년 동안 걸어서 여행하는 길 26개 코스를 제주 땅 위에 냈다. 길이만 해도 425㎞에 이른다. 그동안 800여 만명의 올레꾼들이 찾았다. 제주올레가 일으킨 도보여행 열풍은 거셌다. 도보여행 통합사이트(www.koreatrails.or.kr)에 등록된 올레길만 1539곳에 이른다.올레길이 생기자 사람들은 하나 둘 차를 버리기 시작했다. 배낭 하나 달랑 메고 두 발로 걷는 도보여행이 새로운 여행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제주 올레길은 이름난 관광지가 아닌 제주의 속살을 그대로 보여준다. 오름과 바다, 아름다운 원시 자연과 내세울 것 없는 소박한 마을들, 물질하는 해녀들, 감귤 따는 농부들, 제주의 일상을 가만히 보여준다. 바쁠 것 없는 슬로 제주 풍경에 올레꾼들은 빠져들었다. 차이나머니의 화려한 리조트가 아닌 안티 콘크리트 제주의 진짜 가치를 제주올레가 재발견했다. 혼자여서 더 좋은 올레길, 아무런 간섭과 눈치 볼 것 없이 나 홀로 터벅터벅 걷는 게 올레길 여행의 매력이다. 오직 나만을 위한 여행, 제주 올레길에는 혼행족(혼자 여행하는 사람)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나 홀로 도보여행은 자신의 내면과 대화하는 여행. 올레길이 생긴 후 혼밥, 혼술에 이어 혼행이 크게 늘었다. 혼행 올레꾼은 호텔과 펜션이 전부였던 제주에 수많은 게스트하우스를 탄생시켰다. 이 바람은 전국으로 퍼졌고 도보여행, 혼행족, 게스트하우스라는 새로운 여행문화를 창출했다.●1600여명, 26개 올레길 전 코스 여행 반나절이라도 시간이 있다면 떠날 수 있는 게 올레길 여행이다. 동행자를 구할 것도 호텔과 렌터카를 예약할 필요가 없다. 올레길 주변 값싼 게스트하우스에 하룻밤을 의지하면 된다. 도보여행은 거창한 계획도 많은 돈도 필요 없는 저비용 여행. 2013년 제주 땅에 26개 올레길이 모두 들어선 이후 1606명이 올레길 전 코스를 여행했다. 언제든지 부담 없이 혼자서라도 떠날 수 있는 도보여행, 제주 올레는 일상과 여행의 경계를 허물었다. 제주 올레길에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입대를 앞둔 아들과 아버지, 암 선고를 받은 가장을 둔 가족들, 취업에 실패한 청년, 첫 사랑에 실패한 청춘 등. 일진을 아들로 둔 아버지는 올레길을 걸으며 난생처음 자식과 속 깊은 대화를 나눴다. 제주 올레가 10주년을 맞아 공모한 올레이야기에는 다양한 사연이 넘쳐난다. 이들은 한결같이 ‘올레길이 내게, 우리에게 말했다. 수고했다. 모든 게 잘될 거야’라고. 올레길에서 상처 난 마음을 치유했고 서로 소통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2012년 첫 도전에 실패한 뒤 제주 올레길을 걸으며 마음을 달랬다. 2015년 민주당 분당 사태가 터지자 다시 제주 올레길을 찾았다. 혼행족들은 더러 눈이 맞아 부부의 인연을 맺기도 했다. 마법 같은 올레길은 수많은 사람의 상처를 보듬었고 다시 용기를 일상으로 돌아갔다. ●2010년부터 작년까지 5만 6000명 제주로 이주 제주 이주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2010년부터다. 입소문을 타고 제주 올레길 여행이 막 인기를 끌기 시작한 시기와 궤를 같이한다. 올레길 걸으면서 빨리빨리 속도전을 벌여야 하는 도시의 일상과 사뭇 다른 제주의 일상에 반했다. 나도 이런 곳에 살고 싶다며 다운시프트 이주족이 늘기 시작했다. 다운시프트는 자동차 기어를 고속에서 저속으로 낮춘다는 뜻이다. 돈벌이와 성공에 쫓기는 도시 일상을 거부하고, 넉넉하진 않지만 자연에서 마음의 여유를 찾는 삶을 살아 보겠다는 이주민들이 몰려들었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5만 6000명이 제주 이민을 감행했다. 제주의 농촌 마을도 젊은이들은 모두 떠나고 노인뿐이였다. 하지만 올레길이 농촌 마을을 지나면서 올레꾼들이 생기를 불어 넣었다. 손님이 없어 닫았던 동네 상점은 다시 열었고 할머니가 혼자 살던 시골집은 할망민박으로 변신, 골목 경제가 다시 깨어났다. 손님 걱정하던 재래시장인 서귀포 매일 올레시장은 2007년 10월 제주올레 6코스에 편입된 뒤 해마다 매출이 30%씩 늘어났고 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재래시장이 됐다. 신한은행 빅데이터 센터와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분석한 결과 주요 올레길이 지나가는 구좌읍, 성산읍, 서귀동, 안덕면, 애월읍 등지에서 관광객 카드 이용이 해마다 늘어나 ‘올레노믹스’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냈다. ●‘올레 6코스’ 서귀포 매일 올레시장, 매출 매년 30% 증가 돌하르방이 전부였던 제주에 올레는 간세(게으름)라는 새로운 디자인을 입혔다. 제주 조랑말을 형상화해 한 땀 한 땀 손으로 만든 간세인형은 최고의 제주 기념품이자 상징 디자인이 됐다. 제주 올레길 인기가 치솟자 일본은 2012년 제주올레에 도움을 요청했고 규수지역에 올레길을 수출했다. 규수 올레는 현재 19개 코스 220.1㎞가 개장됐다. 규슈 올레는 제주올레의 표지인 간세와 화살표, 리본을 그대로 사용한다. 규수 관광추진기구는 매년 제주올레에 자문비와 로열티 등을 낸다. 제주올레는 지난 6월 몽골에도 2개 코스의 몽골 올레길을 만들었다. 가을에 열리는 제주올레 걷기 축제는 울타리가 없는 축제이지만 유료 축제다. 해마다 3000여명이 기꺼이 2만원의 참가비를 내고 찾는다. 일본 등 외국인 참가자도 10%에 달한다. 참가비를 내지 않더라도 눈치 보지 않고 축제를 즐길 수 있다. 올레길을 번갈아 가며 열리는 올레축제는 트레킹과 수준 높은 전시·공연, 올레길에 사는 주민들이 정성껏 내놓은 토속 먹거리 등이 어우러져 힐링을 선사한다. 올레꾼들은 ‘내가 바로 축제의 주인공’이라며 즐긴다. 세금을 쏟아붓고도 사람들을 동원해야 하는 수많은 전시성 축제와는 다른 새로운 축제 모델을 만들었다. 올해 축제는 11월 3~4일 제주올레 3, 4코스에서 열린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효리네 민박’ 이효리, 경찰에 호신술 배우더니..‘이상순과 난투극’

    ‘효리네 민박’ 이효리, 경찰에 호신술 배우더니..‘이상순과 난투극’

    ‘효리네 민박’ 이효리가 남편 이상순과 난투극을 벌였다. 10일 방송되는 JTBC ‘효리네 민박’에서는 경찰 손님에게 진지한 모습으로 호신술을 배우는 이효리의 모습이 공개된다. 지난 방송에서 이효리는 새 손님의 직업이 경찰이라는 말에 “경찰이랑 처음 대화해본다”며 신기해했고, 남편 이상순을 향해 조심하라고 경고했다. 이효리는 경찰 손님들에게 호신술을 알려달라고 요청했고, 손님들은 이효리에게 간단한 제압법부터 위험한 순간에 쓸 수 있는 방법들을 전수했다. 진지한 모습으로 호신술을 배우던 이효리는 어느 정도 기술을 익히자 자신만만하게 자신을 공격해보라고 했지만, 경찰 손님의 기습 공격에 당황해하기도 했다. 경찰 손님의 가르침을 받은 이효리는 곧 남편 이상순을 찾았다. 이효리의 공격을 받은 이상순은 처음에는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재치 있게 공격을 맞받아쳤고, 아옹다옹하던 움직임은 금세 장난스러운 난투극으로 번져 웃음을 자아냈다는 후문이다. 경찰 손님으로부터 배운 이효리의 호신술은 오는 10일 일요일 저녁 8시 50분에 방송되는 JTBC ‘효리네 민박’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이만기 트럭 “천하장사 아니냐” 도발에 1.3톤 번쩍 ‘실화임?’

    이만기 트럭 “천하장사 아니냐” 도발에 1.3톤 번쩍 ‘실화임?’

    천하장사 출신 방송인 이만기가 트럭을 옮겼다.7일 방송된 SBS 예능 ‘자기야-백년손님’에서 이만기가 1톤 트럭을 들어옮겨 놀라움을 안겼다. 이날 이만기는 장모와 제초 작업에 나섰다가 마을 이장님과 마주쳤다. 이장님은 자동차 진입로가 막혀 주차된 차를 빼지 못하고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마주 오던 차가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 이만기에게 이장님은 “천하장사 아니냐? 한 번 옮겨보라”고 도발했고, 이만기는 결국 자동차 앞으로 나섰다. 차를 들라는 말에 이만기는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지만 마을 이웃들을 위해 다시 천하장사 시절 모습을 재현했다. 이만기는 트럭 들기를 시도했고 놀랍게도 트럭이 움직였다. 무려 1395㎏. MC 김원희는 “아무리 이만기라도 불가능할 것이라 생각했다”고 연신 감탄했다. MC와 패널들은 “이만소, 이만소”를 연호하며 아내 한숙희에게 부러움을 표했다. 이에 이만기 아내는 “중흥리에서 저렇게 일을 해서, 집에 오면 산송장처럼 지낸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오승은, 고향 집 1층에 카페 차려..‘두 딸 외모 보니..’

    오승은, 고향 집 1층에 카페 차려..‘두 딸 외모 보니..’

    배우 오승은이 ‘사람이 좋다’ 출연을 예고했다.오는 10일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서는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오승은의 이혼 후 생활이 공개된다. 원조 걸크러쉬 캐릭터 ‘오서방’으로 알려진 오승은은 청춘 시트콤 ‘골뱅이’로 데뷔해 ‘논스톱 4’, ‘두사부일체’ 등 여러 작품에서 주연을 맡으며 탄탄대로를 걷던 중 2008년 돌연 결혼과 함께 브라운관을 떠났다. 그리고 6년간의 결혼생활을 정리하고 두 딸 채은과 리나를 품에 안고 돌아왔다. 3년 전부터 고향인 경북 경산에 살고 있는 그는 두 딸을 좀 더 자연 친화적이고 각박하지 않은 곳에서 키우고 싶어 친정 부모님이 계시는 고향으로 왔다. 지금은 고향 집 1층에 카페를 차려 불경기에도 손님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성업 중이고 두 딸도 행복하게 잘 크고 있지만, 고향에 처음 내려온 뒤 1년쯤 되었을 때 그녀는 갑자기 온몸에 엔진이 꺼지듯 쓰러지고 말았다. 식물인간처럼 누워있었던 10여 일이 흐르는 동안 그녀는 너무나 많은 것을 느꼈다고 한다. 자신의 행복을 이제는 남들이 만들어 놓은 길이 아닌 자신이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배우 오승은이 찾아낸 행복의 방법은 무엇일지 궁금증을 모은다. 이날 방송에서 그는 고향 사람들과 어우러져 살고 있는 모습을 처음으로 공개하며, 자신의 연기를 뒷바라지하기 위해 집까지 팔고 지원해 주었던 가족들의 사연도 속 시원히 털어놓을 예정이다. 한편, MBC ‘사람이 좋다’는 오는 10일 오전 7시 50분에 방송된다. 사진제공=MBC ‘사람이 좋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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