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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재 선생 장손녀 사기당해 생계 걱정(조약돌)

    ○…독립운동가인 월남 이상재선생의 장손녀인 올해 1백2세의 이보배할머니(수원시 세류3동 879의4)가 사기를 당해 살고 있던 집에서 쫓겨나야할 상황에 처해 주위사람들을 안쓰럽게 하고 있다. 8순을 넘긴 동생 영례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이씨는 교회를 지어 주겠다는 김모씨(60ㆍ수원거주)에게 속아 전재산을 건네주는 바람에 거리로 나가 앉아야하게 됐다.
  • 「노대통령의 날」 선포…상항엔 환영물결(노대통령 정상회담 여로)

    ◎호텔 정문엔 한ㆍ미ㆍ소기 나란히/북가주 10만 교포,환영위 구성/30국 기자 1천명 운집… 세계의 관심 입증 노태우대통령은 12시간의 장거리 여행끝에 태평양을 건너 3일 상오 10시(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공항에 도착,역사적인 한소 정상회담과 한미 정상회담을 위한 바쁜 일정에 들어갔다. ○교민1백명 태극기 마중 ○…노대통령이 도착한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는 부시 미대통령의 특별지시를 받은 조제프 리드백악관의전장과 아트 아그노스 샌프란시스코시장등이 나와 노대통령일행을 영접. 이날 상오 공항에는 교민1백여명이 「환영 노태우 대한민국 대통령」이라고 쓰인 플래카드와 태극기를 흔들며 대통령일행을 환영. 노대통령은 장거리 여행에도 불구하고 시종 미소를 띤 얼굴로 교민들과 차례로 악수를 나누며 환영에 답례. 노대통령의 이번 미 국방문은 업무성격의 방문이기 때문에 미 정부차원의 특별한 공항 환영의전행사는 생략. 노대통령은 공항에서 미정부가 제공한 차량에 탑승,숙소인 시내 페어몬트호텔로 직행. 페어몬트호텔은 지난 48년 유엔창립총회가 열린 유서깊은 곳으로 호텔측은 역사적인 한소 정상회담을 기념하기 위해 2일부터 정문에 태극기와 성조기ㆍ소련국기를 내걸었고 그랜드볼룸에 프렌스센터를 설치. ○…샌프란시스코시는 시의회의 결의로 노대통령이 도착하는 3일을 「노태우대통령의 날」로 공식선포하여 노대통령을 환영. 아트 아그노스 샌프란시스코시장은 샌프란시스코공항에서 대통령을 영접하는 자리에서 노대통령에게 행운의 열쇠를 증정하면서 「노태우대통령의 날」 선포문을 함께 전달. ○스위트룸에 투숙 예정 ○…노대통령이 유숙할 페어몬트호텔의 방은 정식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샤론 아놀드 호텔홍보담당관은 『통상적으로 외국정상들이 이용하는 렌트하우스는 이미 계약이 끝난 상태이므로 부득이 62개 스위트룸 가운데 1개를 노대통령이 사용할 것』이라고 코멘트. 그는 『한소 정상회담이 페어몬트호텔 어느곳에서 열리게 될 예정이냐』는 보도진의 질문에 대해서도 『호텔측으로서는 아직까지 아는 바 없다』며 함구. ○…샌프란시스코를 비롯한북가주지역 10만 교포들은 이번 한소 정상회담 개최소식이 알려지면서 「노대통령 한소 정상회담 북가주 교포환영위원회」를 구성해 열렬히 환영. 교포들의 이같은 환영채비는 과거 대통령의 방미때와는 달리 순수한 범교포적 차원에서 추진된 것이 특징. 한편 샌프란시스코에는 지난 1일부터 세계 30여개국 기자 1천여명이 속속 몰려들어 이번 한소 정상회담에 대한 세계적 관심도를 반영. 이중 미국의 3대 TV네트워크도 샌프란시스코에 톱앵커맨등을 파견키로 했는데 NBC의 톰 브로커,ABC의 피터 제닝스,CBS의 댄 래더 등이 4일 저녁뉴스를 전국에 생방송할 예정. ○…노대통령은 3일 하오 3시 성남 서울공항에서 박준규국회의장ㆍ이일규대법원장ㆍ강영훈국무총리 등 3부요인과 전각료,민자당의 김영삼대표최고위원과 김종필ㆍ박태준최고위원 등 당간부,청와대수석비서관,3군총장 등 1백여명의 환송을 받으며 특별기편으로 출국. 노대통령은 이날 하오 2시40분 헬기편으로 공항에 도착,환송식장인 청사 2층 옥내행사장으로 가 군악대의 팡파프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강총리와 이연택총무처장관의 안내를 받아 중앙연단에 올라가 출국인사. 노대통령은 이어 화동 정미숙양(10ㆍ서울사대부국 4년)으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환송객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 이에앞서 노대통령은 이날 하오 청와대를 떠나면서 부인 김옥숙여사ㆍ아들 등 가족들의 배웅을 받는 자리에서 외손녀 윤정양(2)을 안고 『네가 컸을 때는 우리나라가 통일이 되어 분단이나 전쟁이 없는 세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옥숙여사 동행 안해 ○…이날 노대통령이 타고간 특별기는 대한항공에서 임대한 보잉 747기로 태극기와 대통령 휘장기를 비행기 앞 양쪽에 게양했고 서울공항 청사건물에는 「안녕히 다녀오십시오. 환송 노태우대통령 미소 정상과의 회담을 위한 미국 방문」이라고 쓴 현판을 부착. 이번 노대통령의 방미는 「공식방문」이 아닌 「업무여행」(WORKING VISIT)인 관계로 환송행사는 옥내행사로 간소하게 치러졌으며 소련과 아직 수교가 되지 않았음을 감안,소련국기는 물론 태극기와 미국국기도 연도에 걸지 않았다고. 또 대통령 부인김옥숙여사가 동행치 않아 이날 공항행사에도 3부요인등이 동부인하지 않았으며 수행원도 각료로는 최호중외무부장관만 수행했으며 관계비서관등도 최소한의 인원으로 구성. ○「통일로 가는 길」 소개도 ○…미국의 AP통신은 3일 노태우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의 회담과 관련,『한국인들은 이번 한소 정상회담을 남북통일로 가는 단계로 보고 있다』고 샌프란시스코발로 보도. 이 통신은 노대통령이 지난 88년 7월 한반도의 평화를 증진시키고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북방정책」을 펴기 시작했다고 소개. AP통신은 『한국교포들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역사적인 회담에 깜짝 놀랐으며 만일 고르바초프가 남북한간의 통일을 원한다면 그는 북한에 압력을 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 재미교포 한국언론인의 말을 인용 보도하기도. ○소 영사관에 하루 묵어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이 1박2일간 머무를 예정인 소련영사관일대는 사복경찰과 기관원들이 삼엄한 경비망을 구축,행인들의 동태를 면밀히 감시. 샌프란시스코에는 약3만명의 소련계시민들이 거주하고 있는데 고르바초프를 맞아 환영행사를 계획하고 있지 않아 들뜬 한인사회와 대조적인 모습. 한편 독립을 선언한 발트 3국 출신인들은 4일 대대적 반소시위를 계획하고 있기도.
  • 외언내언

    이런 우스개가 있다. 체르넨코가 죽고 고르바초프가 새 서기장으로 선출되어 기자회견을 했을 때 얘기. 미국 기자가 질문했다. 『서기장은 당내에서 가장 급진적인 분이라 듣고 있습니다. 하지만 각료를 정할 때는 당신을 지배하는 강력한 지지자와 상의는 하겠지요』. 서기장의 대답­『여보쇼 기자 양반,이런 자리에서 내 안사람 얘기는 끄집어 내는 게 아니오』. ◆「아내 무섬쟁이」라는 뜻일까. 미소 짓게 해준다. 하여간 라이사여사는 「새 역사」를 만든 여성. 소련공산당 서기장의 아내는 공개석상에 나타날 수 없다는 크렘린의 터부를 타파해 버렸기 때문이다. 11살짜리 손녀까지 있는 57세 할머니이건만 「미인」. 공식석상에 함께 나타나기로 한 것은 「서기장­대통령」의 뜻이었을까. 「강력한 지지자」의 뜻이었을까. ◆바늘 가는데 실이 가는 건지 실 가는데 바늘이 가는 건지 서방지도자 부부같은 고르비­라이사. 고르바초프가 서기장이 된 해인 85년,제네바에서 열린 미소 정상회담때부터 그랬다. 그 때의 상대 퍼스트 레이디는 낸시 여사. 그 후로도 세계 각지의 외교행에 부군과는 「빛과 그림자」가 되어온다. 이번 미국에서의 미소 정상회담에도 물론 동행. 이번의 상대는 바버라 여사다. ◆사치가 지나치다는 비난도 더러 듣는 모양이지만 미모와 독특한 패션감각으로 해서 가는 곳마다 화제를 불러일으켜 온 라이사 여사. 그것은 지난해 5월의 베이징 나들이 때도 마찬가지였다. 중국의 신문·방송은 「미인 라이사」의 쾌활한 성격과 지성을 찬양했던 것. 「라이사 패션」이 미국에 상륙한 것도 우연한 일은 아니다. 이번 미국 나들이에서도 라이사 여사의 동정은 관심의 대상. 러시아 고문서 전시회 리셉션에도 고문서보다 라이사를 보러온 사람들이 많았다지 않은가. ◆퍼스트 레이디도 외교를 함께 하는 시대. 지난번 노대통령이 방일했을 때 우리 퍼스트 레이디의 잔잔한 웃음이 떠오른다. 품위있는 모습이 아니었던가.
  • 한 어머니의 잘못된 생각(사설)

    그 죽음은 유난히 우리를 우울하게 하는 것이었다. 거의 어른들로만 구성된 3대 일가가 여관에 투숙하여 집단자살을 꾀했던 사건이다. 30대의 아들내외는 죽고 노부부와 작은아들,손녀가 중태에 빠진,이 이해하기 어려운 집단자살이 실은 부동산투기에 실패한 한 나이많은 주부의 정신병 발작같은 독살극이었다고 한다. 우리를 새삼스럽게 불행하게 만드는 사건이다. 어머니가 돼서,특히나 나이가 들어 아량과 참을성이 깊어졌을 어머니가 되었어야 할 나이에 장성한 아들내외를 기어코 죽이고 만 일은 도저히 설명될 수 없는 일이다. 죽은 아들내외는 어엿한 직장이 있는 공무원이요 그 슬하에 아이까지 둔 30대의 부부다. 불행해진 노부모의 운명을 그들에게 옮겨주지 않아도 너끈히 살아갈 수 있고,조금만 인내하면 부모를 곤경으로부터 구출해 줄 아들이고 며느리였다. 도대체 어머니들이 자식을 왜 이렇게 쉽게 죽이는 세상이 되었는지 알 수가 없다. 어제도 20대의 한 주부가,밥투정한다고 어린아들을 산으로 끌고가 죽였다는 기사가 있었다. 남편 바람피우는일을 항의하려고 자식을 죽이고 자신도 죽고,시부모 모시기 싫다고 아이들까지 죽음길에 동반해 버린다. 일련의 이런 죽음들을 보면 어딘지 「분풀이」나 보복을 느끼게 한다. 가정을 돌보지 않고 바람이 난 남편의 가슴에 쾅쾅 못을 박아버리고 싶어했거나,구질구질한 시부모들이 단란한 젊은 가정을 만드는 데 방해가 되는 것에 대한 반발과 오기가 엿보인다. 그런데 이번 나이많은 부인네가 한 짓은 그중의 몇 경우와도 다르다. 그냥 놔두면 충분히 잘 살아갈 젊은이들을 목도 조르고 입도 틀어막아 가며 음독에,기어코 죽게 한 것은 아들내외에게 어떤 종류의 원한이 쌓였던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한 가정이 경제적으로 파탄에 이르면 가족간의 정은 극도로 황폐해진다. 더구나 남편의 구박이 그리도 심했다니,그 남편에 가세하여 자식내외도 어머니를 핍박하고 원망하고 능멸했을지도 모른다. 그런 자식들만 잘살도록 남겨두고 혼자 죽기는 원통했던 것일까. 그러나 우리가 아는 한 그런 「어머니」란 있을 수가 없다. 출산의 고통과 육아의 신고를생각하면 자기 속으로 낳은 아기는 자기의 분신이고 자기자신이다. 그 목숨을 주었으니 뺏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그것은 큰 잘못이다. 아기는 비록 어머니의 몸을 빌려서 태어나지만 신의 뜻으로 태어난다. 신이 아니면 조물주라도 좋고 우주의 섭리라도 좋다. 사람마다 각각의 운명을 지니고 태어나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는 일이다. 단지 부모에게 한때 맡겨졌을 뿐,각각 타고난 인생을 살아갈 개체의 존재들이다. 감히 그 존재를 어떻게 가로맡아 죽이고 살리고를 할 수 있겠는가. 신에게 아이를 낳아 기르는 성스런 기능을 위탁받았으므로 어머니들은 극악한 투기욕같은 것을 부리면 안된다. 가정을 유지하는 제일 큰 힘은 화목이다. 화목이 깨질 일을 하면 반드시 화가 다가온다. 물욕은 화목을 깨뜨리는 대표적인 마물이다. 그 마물을 일부러 찾아나서는 것이 투기같은 짓이다. 그 화로 자식을 죽이는 일까지 하고서야,삶은 커녕 죽음인들 편하겠는가. 어버이날에 즈음해서 듣게 된 한 어머니의 자식 살해극이 너무도 정떨어진다.
  • 병석 시부 수발 6년/어버이 날에 모란장 받은 효부 김동해씨

    ◎맑은 날엔 시어른 업고 「자동차구경」/가출남편 기다리며 시고모까지 병간호/시집올때 논6백평을 2천평으로 불려 어버이날인 8일 「장한효부」로 뽑혀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은 김동해여인(55ㆍ경북 선산군 옥성면 농소2리)의 효행은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에게 「효」를 다시한번 일깨우는 것이었다. 시아버지 김백수씨(91)와 시고모 김봉순씨(88)의 병상을 지켜온지 6년. 『사람으로 당연히 할 일을 했을 뿐인데 상을 받으니 조금 부끄럽습니다』 상을 받고난 뒤에도 김여인은 시아버지의 조석걱정 때문에 한시 바삐 고향갈길을 서둘렀다. 김여인의 헌신적인 효행은 지난 83년 시아버지 김씨와 84년 시고모가 각각 중풍으로 쓰러지면서부터 시작됐다. 김여인은 이 모든 것을 숙명으로 받아들여 단 하루도 얼굴한번 찡그리지 않고 병상의 시아버지와 시고모를 극진히 모시고 있다. 조석수발은 물론 어느것 하나 김여인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날씨가 좋은날이면 시아버지를 업고 나와 강물구경ㆍ자동차 구경을 시키는 일도 일과중의 하나다. 상주군 낙동면 상촌리에서 17살의 어린나이에 시집온 김여인은 10여년간 남편 김봉원씨(53)와의 결혼생활이 가장 행복한 때였다. 그러나 27살때 남편이 돈을 벌어 오겠다며 집을 나간뒤 소식이 끊겨 청상이 되었지만 단하루도 「불행한 여자」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그동안 김여인은 맏아들 영철씨(34)를 비롯,4형제를 훌륭히 키워 막내 상준씨(28)를 제외한 3형제는 결혼까지 시켰다. 그는 또 시집올 당시에는 재산이라곤 논 6백평이 고작이었으나 현재는 논 2천4백평,밭 4백평으로 재산을 늘려 놓았다. 마을부녀회 일에도 앞장서 부녀회 회의때마다 『부모 봉양을 잘하는 것이 사람다운 사람』이라며 젊은 부인들에게 경로효친을 일깨워 이 마을 부인회원 모두에게 효부란 평을 듣게 했다. 아들 모두가 객지에 나가 있어 아랫방에는 시아버지,건넌방에는 시고모를 모시고 손녀와 함께 4식구가 생활하고 있는 김여인의 일과는 새벽에 일어나 두 노인의 시중을 드는 일로 부터 시작된다. 마을앞을 흐르는 낙동강에서 잉어를 잡아 봉양을 하기도 했으며 한 겨울에도얼음을 깨 잉어를 잡느라 손발에 동상을 입기도 했다. 이 마을 이장 김이태씨(57)는 『김여인의 효행은 하늘이 알고 땅이 아는 일』이라며 그의 효행을 칭찬했다. 며느리가 큰 상을 받게 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시아버지 김씨는 며느리의 손을 꼭잡고 눈시울을 적셨다.
  • 밖으로 문잠그고 외출한 셋방에 불/3세 어린이 또 질식사

    18일 낮12시20분쯤 서울 강동구 암사3동 446의25 상가건물 1층 정용식씨(58)집에서 불이나 안방에서 놀던 정씨의 손녀 유진양(3)이 연기에 질식해 숨지고 이웃 한상안씨(34ㆍ상업)의 둘째딸 민정양(3)은 연기질식으로 뇌가 손상돼 중태에 빠졌다. 두 어린이는 유진양의 할머니 조모씨(48)가 외출하면서 방문을 잠가놓아 빠져나오지 못하고 변을 당했다. 숨진 유진양은 서울 성동구 화양동에서 부모와 살다 10일전 어머니 박모씨(26)의 출산으로 정씨집에 맡겨졌었다. 경찰은 두 어린이가 방안에서 불장난을 하다 불이난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인을 조사하고 있다.
  • 노대통령 내일 취임2돌… 「청와대의 하루」

    ◎민의청취… 정책결단… 고독과 긴장의 24시/틈틈이 독서… 「페레스트로이카」읽어/결재 밀리면 퇴근뒤 서재로 옮겨 밤새 검토/휴일엔 영부인과 산책,서예ㆍ테니스등 즐겨 오는 25일로 취임2돌을 맞는 노태우대통령. 국정의 최고책임자로서 매일매일 결정을 해나가야하는 대통령의 청와대생활 24시는 어쩌면 고독의 연속인지도 모른다. 대통령의 하루는 각료ㆍ참모들의 보고청취,주요인사접견,회의주재,오찬ㆍ만찬 등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비쳐지지만 좀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청와대 24시 속에는 보통사람 노태우의 면모가 물씬하게 배어나온다. ○…노대통령은 침상맡에 자명종시계나 디지틀 라디오가 없어도 아침 6시만 되면 어김없이 일어난다. 기상을 하면 전날 청와대비서관들이 작성해 둔 그날의 일정과 접견자료,연설자료들을 세밀하게 읽어보면서 추가사항이나 검토사항이 생각나면 그때그때 메모를 한다. 이 작업이 끝나면 조간신문들을 훑어보면서 7시뉴스를 듣는다. 상오7시15분쯤에는 부인 김옥숙여사와 함께 본관아래쪽으로 약4백m가량 떨어진 체육관까지 심호흡을 하면서 산책을 한다. 체육관에 들어서면 사이클,역기 등 체력단련기구 등을 통해 20여분간 땀을 뺀다. 이어 길이 25m의 수영장을 4차례 왕복해 2백m가량을 수영한다. ○수영으로 체력단련 8시쯤 아침식사를 하지만 주로 잣죽,깨죽,호박죽등 가벼운 음식을 아침에는 즐겨든다. 출근은 9시. 출근이라야 본관 2층의 살림집에서 1층 집무실로 내려오면 된다. 정확히 말해 계단 30개를 밟고 내려오면 출근이 끝나는 셈이다. 출근을 하면 곧바로 경호실장과 의전비서관으로부터 간밤에 일어난 중요사항과 당일의 구체일정을 보고받는다. 상오의 공식일정은 9시30분부터 시작된다. 상오 일정은 대개 두세차례의 공식ㆍ비공식 접견이 있고 중간중간에 정부관계자 및 수석비서관들의 보고가 있다. 이어 낮12시에는 거의 매일 빠지지않고 외부인사들과 공식ㆍ비공식 오찬을 갖는다. 대통령의 오찬자리는 공식ㆍ비공식이 각기 반반씩 되지만 특히 비공식오찬은 정부기관을 통한 여론수집과는 전혀 별개의 민의를 은밀히 듣는 자리로 활용한다. 오찬이끝나면 대충 하오1시30분∼2시가 된다. 이때부터 서재겸 집무실에서 30∼40분간 휴식을 취한다. 대통령은 어릴적부터 음악을 좋아해 지금도 휴식시간에는 우리 가곡에서부터 클래식 음악을 즐겨 듣는다. 특히 좋아하는 노래는 우리 가곡 가운데 「그리운 금강산」,클래식가운데는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5번」이며 서울올림픽 주제가 「손에손잡고」도 애청하고 흥이 날때는 따라 부르기도 한다. 하오 2시30분부터 1시간동안은 적게는 10건,많을때는 30건의 보고서를 읽고 결재서류들을 점검,그때그때 서명,재가를 한다. 하오 공식일정은 일반적으로 3시30분부터 시작돼 공식만찬이 없을때는 6시30분에서 7시까지도 계속된다. 하오 일정은 주로 국무총리등 정례보고자,정부관계자들의 국정현안에 대한 보고가 주를 이루나 이따금 사회단체,협회,공로수상자,그리고 집단방문객들을 위한 다과가 베풀어지기도 한다. 만찬행사도 오찬과 마찬가지로 공식ㆍ비공식만찬이 거의 매일 들어있다. 부인과 2층 살림집에서 된장찌개에 우거지국으로 드는 저녁식사는 기껏해야 1주일에 1∼2차례뿐이다. 만찬행사가 끝나면 하오 8시30분전후가 된다. 2층 거처로 올라가 편안한 차림으로 잠시 휴식을 취하고는 저녁9시 TV뉴스를 듣는다. 일정이 많아 각종 보고서나 결재서류가 밀릴 경우 퇴근시에 서류를 무더기로 팔에 끼고 2층 서재로 들어가 밤새 살펴본다. 밀린서류가 없을때는 조용히 독서를 한다. 주로 동서고금의 역사책을 많이 보지만 최근에는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와 서상목박사(민자당의원)가 지난해말 쓴 「한국자본주의의 위기,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를 읽었다. ○…노대통령이 보통사람으로서 즐거워하는 시간은 일요일 아침의 청와대 경내 산책이다. 본관 뒤편 산책로를 따라 약1시간가량 산책한다. 산책때는 꼭 애견을 데리고 간다. 본래 애견은 연희동시절부터 그를 무척 따르던 누런색의 진도견 「진돌이」였으나 「진돌이」가 최근 6개월간 훈련을 가는 바람에 역시 진도견인 흰색의 「올리」(수컷)와 「피스」(암컷)를 데리고 다녔다. 「올리」와 「피스」는 88서울올림픽이후 청와대 식구가 되었는데그 이름은 올림피아에서 따왔다는 것. 일요일 낮에는 부인과 함께 서예를 한다. 작년에만 해도 서예가를 초빙해 지도를 받았지만 지금은 혼자서 연습한다. 한문 한글을 모두 쓰지만 주로 한문을 많이 쓴다. 즐겨쓰는 문구는 「강유득중」(강함과 부드러움의 좋은 점을 살려 중간을 취함이 좋다) 「필사즉생」 등이다. 노대통령이 직접 쓴 글씨를 돌에 새긴 곳은 3군본부 청사입구에 세워져 있는 「계룡대」가 있고 현판으로는 「청소년연구원」현판이 있다. 하오에는 부인과 함께 청와대참모들이나 각료들을 초청,테니스를 즐긴다. 대통령은 3∼4개월에 한번꼴로 골프를 나가기도 하지만 주변을 번거롭게한다고 해서 매우 자제하는 편이다. 골프 핸디캡은 18. ○노모계실땐 꼭 문안 ○…노대통령은 지난해 외손녀를 보아 할아버지가 되었지만 가정적인 단란한 맛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딸 소영씨는 부군과 함께 미국에 유학중이고 아들 재헌군도 수학중이어서 청와대에서는 부부가 외롭게 생활을 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올해 81세인 노모 김태향여사가 아들을보러 가끔 청와대에 들르는데 평균 한달에 6∼7일씩 머문다. 노대통령은 노모가 계실때는 퇴근후 꼭 노모방에 들러 문안을 드리고 출근 전에도 역시 문안을 드린다. 노대통령은 부인을 매우 사랑한다. 자신도 바쁘고 부인도 소리안나게 퍼스트 레이디로서 사회봉사활동을 하느라 바쁘기 때문에 남편으로서 부인에 대한 애틋한 사랑의 감정을 제대로 표시할 시간이 없다. 그래서 부인생일에 중견여류시인 유안진씨가 쓴 시집과 수필집(「영원한 느낌표」「그리운 말한마디」인 것으로 전해짐)을 선물함으로써 자신의 마음을 전했다.대통령은 언젠가 「왜 시집을 선물했느냐」는 질문에 『시는 내가 가까운 사람에게 하고픈 말을 대신해주는 아름다움을 담고 있기 때문』이라고 대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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