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손녀
    2026-03-11
    검색기록 지우기
  • 석사
    2026-03-11
    검색기록 지우기
  • 윤리
    2026-03-11
    검색기록 지우기
  • 명인
    2026-03-11
    검색기록 지우기
  • 창당
    2026-03-1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923
  • 시신없는 영결식/윤검사,가족 영정에 헌화하며 끝내 오열(현장)

    『해경아,명숙아….에미한테 제발 죽은 얼굴이라도 좀 보여봐라』 26일 상오10시 서울 강남구 논현동 영동교회 예배당.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로 실종돼 아직까지 시신조차 나오지 않은 서울지검 윤연수(32)검사 가족들에 대한 영결식이 치러지고 있었다. 시신이 없어 영정만이 놓여진 조그만 예배당안은 딸과 손자·손녀의 이름을 부르는 윤검사의 장모 정삼분(54)씨의 오열만이 가득했다. 윤검사를 비롯,다른 가족·친지들은 너무나 허탈해 울음마저 말라버린 듯했다. 윤검사의 부인 서해경씨(27)와 아들 원진군(3)·딸 하은양(7개월),그리고 처제 서명숙(25)씨.희고 노란 국화송이속에 놓인 이들의 영정은 가족들과의 마지막 자리임을 아는지 모르는지 환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이날 영결식이 엄수된 예배당은 91년 윤검사부부가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될때까지 함께 살겠다」고 언약했던 결혼식장. 『사랑하는 사람들의 시신도 모시지 못하고 이자리에 나온 유족들의 참을 수 없는 고통을 어느 누가 달랠 수 있겠습니까.유족들이 다가올 내일을 기다리며인내할 수 있도록 축복을 내려주소서』 결혼식때 주례를 섰던 이 교회 윤지환(62)목사도 자신이 직접 앞날을 축복해주었던 이들의 참담한 불행앞에서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 『저는 이번 사고로 사랑하는 가족과 처제를 잃었습니다.이렇게 하시는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는 앞으로 살아가면서 생각해 봐야겠습니다.그러나…확실한 것은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영결식 말미에 인사말을 하겠다고 나섰던 윤검사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끊어졌다 나지막하게 전해졌다. 윤검사는 가슴속에 묻어야만 하는 가족들의 영정에 흰 국화송이를 갖다놓으며 끝내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제대로 묻히지도 못한 딸과 손자·손녀를 이대로 영원히 떠나보낼 수 없었던 장모 정씨는 영결식이 끝나고서도 한참동안 영정을 부여안은채 남편 서정진(55)씨의 팔에 안겨 『이건 말도 안돼,말도 안돼』를 목놓아 외쳤다.
  • 금융소득 절세/1억원 넘으면 장기채권 투자

    ◎이자 수령인·시기 분산 바람직/금융기관 분리·비과세 상품도 이용해 볼만 내년부터 금융소득 종합과세제도가 시행됨에 따라 금융기관들은 세금을 절약할 수 있는 새로운 상품을 내놓는가 하면 영업점마다 상담창구를 설치하는 등 고객유치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금융소득 종합과세제도의 내용과 절세 방법 및 절세상품 등을 알아본다. ▷금융소득 종합과세◁ 국민들이 얻는 소득은 크게 종합소득·퇴직소득·양도소득·산림소득으로 구분되며,종합소득은 다시 이자소득·배당소득·부동산 임대소득·사업소득·근로소득·기타 소득으로 구분된다. 종합과세란 내년부터 발생하는 종합소득 중 이자나 배당소득의 연간 총액이 부부가 합산하여 4천만원을 초과하는 경우 4천만원까지는 16.125%(소득세 15%,주민세 1.125%)를 원천 징수하고 4천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은 나머지 종합소득과 합산해 10∼40%의 누진세율을 적용하는 제도이다. 내년부터 연간 금융소득이 4천만원 이하인 경우 소득세율이 올해의 20%보다 5%포인트 낮아짐에 따라 덕을 보는대신 4천만원이 넘으면 금액이 커질수록 세부담도 늘어난다. ▷절세요령◁ ◇비과세 금융상품에 투자=내년 이후에도 면세되는 금융자산에는 개인연금저축과 장기주택마련저축의 이자,5년 이상의 장기저축성 보험차익이 있다. 그러나 개인연금저축과 장기주택마련저축은 가입기간이 10년 이상이고 개인별 저축한도도 개인연금저축은 분기당 3백만원 이하,장기주택마련저축은 월 1백만원에 무주택자로 제한돼 있어 절세에는 한계가 있다.장기저축성 보험의 경우 이자율이 금융기관의 이자율보다 낮아 가입전에 미리 따져보지 않으면 오히려 손해보는 수가 있다. ◇분리과세 금융자산에 투자=만기 5년 이상인 장기채권은 종합과세와 분리과세를 고객이 선택할 수 있으므로 만기 때 일시적으로 많은 채권이자가 발생된다고 판단되면 분리과세하는 것이 유리하다.분리과세를 선택하면 만기 5∼10년인 장기채권은 30%,10년 이상은 25%를 원천징수하고 나면 별도의 납세의무를 지지 않는다. ◇이자의 수령시기 조정=이자소득은 지급받는 연도에 종합과세 된다.따라서 이자지급 연도가 특정 연도에 집중되면 세부담이 늘어나므로 이자 수령시기를 조절하면 세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이자 수령인의 분산=금융실명제로 타인명의의 예금은 할 수 없고 배우자 명의의 예금도 합산과세되므로 절세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그러나 자녀나 부모의 예금이자는 합산과세되지 않으므로 증여세 과세대상 금액 이하로 자녀나 부모의 명의로 예금하면 세부담을 줄일 수 있다.최근 5년간 증여한 금액이 부모의 경우 각각 3천만원,성인인 자녀나 손자·손녀도 1인당 3천만원,미성년은 1인당 1천5백만원까지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으므로 예금의 명의를 분산하면 된다. 이같은 절세방법을 종합할 경우 4천만원을 초과하는 이자소득과 다른 소득을 합해 6천만원을 넘지 않으면 별도로 절세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없다.다른 소득이 없다면 이자소득 7천5백만원까지는 추가 세부담없이 신고만 하면 된다.이자소득을 합한 종합소득이 1억원을 넘을 경우 4천만원을 초과하는 금융자산은 만기 5년 이상인 공사채에 투자하면 절세할 수 있다. ▷절세상품 및 유의사항◁ ◇절세상품=금융기관으로는 처음으로 최근 보람은행이 현재 이자율이 11∼12%에 불과,고객의 외면을 받고 있는 비과세 금융상품인 장기주택마련저축을 변형한 「명품통장」을 내놓았다.이 상품은 이자율을 변동금리부로 채택,이달 중 가입하면 연 13.6%의 세후금리를 적용하고 가입일로부터 3년동안은 실세금리가 떨어지더라도 연 11.5%의 세후이자를 보장해 준다. 다른 금융기관들도 비과세되거나 분리과세되는 상품과 연계한 상품을 개발 중이다. ◇유의사항=금융소득 종합과세 신고 및 납부는 고객이 해야 하므로 여러 금융기관과 거래하면 이자수령 내역 및 원천징수 내역을 관리하는데 어려움이 따른다.또 신고 및 납부액이 실제와 다르면 가산세를 물어야 한다.따라서 특정 금융기관을 주거래은행으로 지정,거래하면 이러한 불편도 덜고 투자결정 때 상품파악도 용이하다.
  • 내딸 난희야… 선화야…/김성수 사회부기자(현장)

    ◎「거룩한 모성」 윤난희씨 모녀 통곡의 장례식 『사랑하는 내딸 난희야.모든 걱정 훌훌 털어버리고 이제 천국에서 선화 손을 꼭 잡고 편히 잠들거라』 윤난희씨(27) 모녀의 장례식이 치러진 6일 상오 8시30분 강남성모병원 요셉관 제5영안실.막내딸 난희와 외손녀 선화(2)를 한꺼번에 잃은 아버지 윤주원씨(62·사업)는 목이 메이는지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지난 4일 하오 4시 붕괴된 B동 지하2층 엘리베이터 앞 콘크리트더미 속에서 딸과 외손녀가 주검으로 발견됐다는 소식을 접하고도 애써 눈물을 감추던 윤씨.그랬던 그도 다시는 못볼 먼 곳으로 딸을 보내는 때문인지 이날은 흐르는 눈물을 훔치지도 않았다. 십자가가 새겨진 흰천에 싸인 난희씨의 관에 이어 붉은 천으로 덮힌 선화양의 조그마한 관이 뒤를 따르자 어머니 하난수(62)씨의 통곡으로 이어졌다.『내 딸 난희야,우리 선화야』 어머니 하씨는 딸과 외손녀의 관을 번갈아 부둥켜 안고 볼을 비비며 바닥에 주저앉아 하염없이 울었다. 비보를 접하고 급거 귀국한 시아버지 이현홍(62)뉴욕총영사와 시어머니 김은영(62)씨도 『친정 남동생 결혼식에 참석하고 곧 돌아오겠다더니…』라며 며느리와 손녀의 죽음이 믿기지 않는 듯 허탈한 표정이었다. 마지막 순간까지 딸 선화를 살리려고 유모차를 부둥켜안고 숨져 많은 사람을 슬픔으로 몰아넣었던 선화씨.그녀는 이런 가족들을 뒤에 남겨두고 딸과 함께 말없이 떠나가고 있었다. 사랑은 내리 사랑이라고 했던가.윤씨부부는 착하고 예뻤던 막내딸에 대한 사랑이 각별했지만 미국으로 시집보낸 뒤 자주 만나보지 못한 게 늘 마음에 걸렸다고 했다.동생결혼 때문에 서울에 왔을 때는 주책스럽게도 다시 보내고싶지 않을 만큼 좋았다고 털어놓았다. 땅에 남은 유족들의 슬픔을 아는지,하늘마저 잔뜩 찌푸린 날씨였다. 또다른 사망자의 장례식이 있어서일까 영안실 주변에는 하루종일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자식은 죽으면 땅에 묻지않고 가슴에 묻는다는데 장지로 떠나는 영구차를 향해 손을 흔드는 윤씨부부도 결코 예외는 아닌듯 싶었다.
  • 우랄의 시작(시베리아 대탐방:20)

    ◎하루 넘게 달려도 평원과 숲의 행진이…/지역주민의 절반이 우그리언 혈통/열차내 용수,중간역서 새 물로 교환/달리는 화물열차 1백량엔 석탄이 가득가득 늦은 아침을 들기 위해 글라조프역에 내려 먹을 것을 샀다.갓 구워낸 빵,오이,토마토,삶은 감자,그리고 가장 인기품목으로 찐만두의 일종인데 상할 것을 우려해 속을 고기 대신 감자로 채워넣은 「피로시키」라는 것이 있다.잠깐씩 플랫폼에 내려 신선한 공기를 쐬며 먹을 것을 구하고 사람들의 사는 모습을 구경하는 것도 여행중 빼놓을 수 없는 재미중 하나이다. 우드무르치족은 아주 옛날부터 이 지역에서 살았는데 타타르의 지배를 받다가 1558년 러시아에 점령당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옛이름은 보티야키였으며 1920년 자치주 지위를 얻었다가 36년 스탈린 때 우드무르티공화국으로 승격됐다.지금은 자치기운이 드높아 자체 국기,언어,대통령까지 뽑아놓고있다.현재 러시아전역에 모두 71만명의 우드무르티인들이 있으며 이중 50만명이 이 공화국에 살고 있다. ○핀­우그리어 민족 많아 이들 우르무르티인들은 핀­우그리 어족으로 핀어와 매우 흡사한 언어를 사용하고있다.프리 우랄지역에는 이 핀­우그리어를 사용하는 민족이 특히 많은 것이 특색이다.옛소련 지역에서는 에스토니아를 비롯해 몰도바,마리아,북쪽의 한티­만시족,카렐리아,코미족들이 이 핀­우그리어족에 해당한다.같은 발트3국이면서도 라트비아,리투아니아는 랩란트어족으로 에스토니아와 전혀 다른 언어구조를 갖고있다. 옛소련지역에는 이 핀­우그리어족 외에도 크게 슬라브어족과 터키어족등 3대 어족이 살고있는데 슬라브어족으로는 러시아,우크라이나,벨로루시인이 있고 터키어족에는 카자흐,키르기즈,우즈벡등 중앙아시아인 대부분이 해당된다. 모스크바도 사실은 9세기에 러시아인들이 점령하기 전까지 핀­우그리인들의 땅이었다.당시 러시아인들은 지금의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 본거지를 두고 있었으며 8,9세기에 걸쳐 북동으로 계속 영토를 확장시켜 나갔었다.9세기에 모스크바를 점령한 러시아인들은 11 47년 모스크바를 도시로 정식 출범시켰다.그래서 오는 97년은 모스크바시 건설 8백50주년이 되는 해이다.금년 2차대전 승전 50주년식에 이어 또 한바탕 요란한 잔치가 벌어질 것이 분명하다. 글라조프역에서는 우랄산맥에 위치한 스베르들로프스크주 제2의 도시 니즈니타길에서 모스크바로 가는 열차가 반대편 선로에 정차해있었다.우랄산 보석이름인 「말라히트」라는 열차이름이 우랄의 분위기를 한껏 전해준다.글라조프를 출발해 남부 이조프스크시로 연결되는 교차점을 지나 곧바로 쳅차강을 넘으면서 기차는 페름주로 들어갔다.쳅차강은 불과 폭10m의 작은 강이었다.페름주부터 모스크바와의 시차는 2시간으로 늘어났다. ○열차비품 승객에 팔아 남자 승무원이 방안으로 들어오더니 쇠로 만든 유리잔 받침대를 사라고 한다.「티탄」에서 뜨거운 물을 받아 차이(다)나 커피를 타마시는데 꼭 필요한 물건이어서 3만 루블을 주고 2개를 샀다.사고 보니까 받침대는 여기저기 우그러져있고 함께 산 유리잔은 온통 금간 투성이다.승객들에게 나누어주어 쓰게 한 다음 내릴 때 회수토록 돼있는 물건을 이렇게 팔아치우는 것이다.승무원들의이런 크고 작은 비행은 여행 내내 지겹도록 계속됐다.어쨌든 이렇게 안면을 튼 덕분에 모스크바에서 가지고 간 전기솥으로 승무원방에서 편법으로 라면까지 끓여먹을 수 있는 특혜를 받기도 했다. 상오 10시 15분 페름주의 첫역 바라둘리노에 도착하면서 마침내 프리(pre) 우랄이 시작됐다.페름 역시 「먼 땅」이라는 뜻의 핀­우그리어에서 유래된 이름이다.페름과 스베르들로프주등 우랄 일대에 사는 주민들 절반은 우그리언 혈통이 섞여있다고 한다.플랫폼에 오가는 사람들 얼굴을 보니 일리가 있는 말같기도 하다.스베르들로프주 출신인 옐친 대통령의 얼굴에도 우그리언의 얼굴형태가 남아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페름 도착 전 「크라스노 캄스크」라는 아름다운 이름의 역을 지났다.「카마강변의 아름다운 마을」이란 뜻이다.주민 6만명 미만의 소읍이지만 러시아화폐용지를 찍어내는 유명한 셀룰로스 콤비나트가 있는 마을이고 거기다 매년 러시아씨름인 삼보 대회가 이곳에서 열린다. 반대편 선로에 화물열차가 지나가는데 매달고 가는 화차수를 세어보니 1백개가 넘는다.모두 석탄을 가득 싣고있다. 러시아의 최대 산업지대,우랄의 위력을 알려주는 전초같이 느껴졌다.아울러 우랄로 접근하며 스위스 못지 않은 절경들이 펼쳐지기 시작했다.만 하루 넘게 계속되던 평원,숲의 행진이 마침내 끝이 나고 있었다.시베리아철도여행의 참맛은 관광을 위해 굳이 중간에 내릴 필요가 없다는 데도 있다.여행 내내 자석처럼 차창에 붙어앉아 철로변을 따라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산천풍경,나무,그리고 사람들을 보고있으면 시간 가는 줄을 모른다.조금 과장한다면 단지 샤워를 하고 제대로 된 더운 음식을 먹기 위해 중간도시에 내려 호텔신세를 질 필요가 있을 뿐이다. 현지시간 낮 2시20분 페름역에 도착했다.페름시로 진입하며 철길위에서 내려다본 카마강은 한때 이름높던 푸른 강물이 아니라 다소 흙탕물이다.교각이 8개에 철교길이 1㎞가 넘는 큰강이다. ○푸른 카마강은 흙탕물 페름역에서는 35분간이라는 비교적 장시간 정차를 하는데 열차내의 물을 교환하기 때문이다.식당칸이나 화장실에서 쓰는 물을 비롯해 열차내모든 물을 기차밖으로 쏟아내고 대신 카마강에서 길어올린 신선한 새물을 기차에 가득 채워넣는 것이다.플랫폼을 따라 설치돼있는 쇠파이프에 두개의 구멍이 달려있는데 그곳에 고무 호스를 끼워서 한쪽으로는 물을 뽑아내고 다른 한쪽으로는 새물을 채워넣는다. 이 시간을 이용해 잠시 역사 바깥으로 나가보았다.모스크바도 마찬가지이지만 러시아의 철도역은 역개찰구에서 표검사를 하지 않는다.대신 객차마다 배치된 승무원이 승객의 타고내리는 것을 체크하는 것은 물론 여행중 모든 사항을 책임지도록 돼있다.그래서 역사를 드나드는 것은 자유다.역사에는 러시아의 공통적인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술취해 긴나무의자에 쓰러져 자는 노인,그옆에 쪼그리고 앉은 손녀인듯한 여자아이등,3층짜리의 제법 규모있는 역사이지만 내부는 완전 슬럼,쓰레기 천지였다.
  • 6·27선거 화제의 당선자들/5선의원이 구청장…광명 홍일점 여시장

    ◎「장군의 손녀」 김을동씨 재수끝 “광역의원”/동장출신 무소속후보 예전의 상사 눌러/옥중당선자 모두 12명… 재선거여부 관심 ○…5선의원과 국회부의장등 기초단체장 당선자 가운데 가장 화려한 정치경력을 자랑하는 서울 마포구청장 당선자 노승환(민주당·68)씨는 출마 때부터 줄곧 밝혀온 「주민에 대한 마지막 봉사」를 거듭 다짐. 노씨는 『지난 30여년동안 중앙정치무대에 치중,지역주민에 대해 항상 죄스러웠다』며 『이제야말로 진짜 지역을 위해 일해나가겠다』고 피력. ○국졸 장애인도 영예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비유되던 서울 종로구 제1선거구 시의원 투표에서는 서울대 총학생회장 출신의 「다윗」 이성호(32·민주당)후보가 대형음식점 「하림각」대표로 전국 최다득표를 노리던 「골리앗」 남상해(57·민자당)후보를 3천여표 차이로 따돌리고 시의회에 입성. 미혼으로 91년 시의원선거에 이어 두번째 도전끝에 당선된 이씨는 『젊은 패기로 시정을 개혁해나가라는 뜻으로 알고 열심히 일하겠다』고 소감을 피력. ○…서울 종로구 제2선거구 시의원에 당선된 양경숙(33·여·민주당)씨는 약사출신인 김충용(56·민자당)후보를 눌러 91년 영등포구갑선거구에 시의원후보로 출마했다 2등으로 아깝게 고배를 마신 남편 남근우(39·민주당 민주개혁정치모임 사무처장)씨의 패배를 4년만에 설욕. ○…서울 동대문구 제3선거구에서 시의원으로 출마한 「장군의 손녀」 탤런트 김을동(50)씨가 재수끝에 광역의회의원으로 입성. 91년 지방의회선거에서 1백90여표의 근소한 차이로 고배를 마신 뒤 이번에 다시 도전,당선된 김씨는 『골목골목을 누비는 저인망식 선거운동이 주효한 것 같다』며 『앞으로 맞벌이부부를 위해 탁아시설을 증설하고 낙후된 지역발전을 위해 힘쓰겠다』고 기염을 토로. ○…92년 봄 총선 때 군 부재자투표부정사실을 폭로한 이지문(27·민주)씨는 서울 영등포 제4선거구에서 시의원후보로 출마,2위와 5천표이상의 차이로 당선. 이씨는 『탁아문제해결과 휴식공간확보 등 주민복지향상을 위해 복지분과에서 일하고 싶다』고 설명. ○…서울 용산구의회의원선거에서는 국졸에다 오른손마저 못쓰는 장애인후보 이영석(45)씨가 첫 도전에서 당선. 소년·소녀가장돕기운동과 농어촌장기보내기운동에 열성인 이씨는 『실천가능한 조그마한 공약을 내건 것이 주효한 것같다』고 분석. ○…대구시 남구청장에는 치과의사인 무소속 이재용(40)후보가 민자당 이규열(58)후보를 누르고 당선.민자 이후보는 구청장을 두차례 지내는 등 강적이었으나 반민자태풍으로 낙선. ○영남에 민주당깃발 ○…양구군수에 단독입후보한 임경순(민자)후보는 투표자의 3분의 1이상의 득표로 무난히 당선.또 해운대구청장과 동래구청장에 혼자 출마한 서석인후보와 이규상후보도 당선이 확정. ○…부산 강서구청장에는 동장 출신의 무소속 배응기(60)후보가 한때 구청장으로 모신 민자당 소상보후보를 누르고 당선.배후보는 『선거기간중 농구화가 3켤례나 떨어질 정도로 하루 1백㎞씩 강행군했다』며 『행정규제를 완화하고 신호·녹산지역의 개발이익이 주민에게 돌아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세무관료 출신인 민자당 김관용 구미시장후보도 당선돼 내무관료로의 변신에 성공.김당선자는 선거기간중 낙하산공천이라는 비판을 소총수 출신이라 낙하산은 타지 못했다고 응수했었다. ○…군산시장에 당선된 민주당 김길준(60·변호사)후보는 소아마비장애자.어부집안에서 태어나 가난과 장애를 딛고 서울대 법대에 입학,고시에 합격한 뒤 판사를 거쳐 변호사로 활동했다.지난 81년에는 무소속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됐었다. ○…국회의원에 다섯번이나 떨어진 무소속의 이영근후보는 부산 남구청장에 당선돼 5전6기에 성공. ○…민주당 박기환(48)후보는 포항시장에 당선돼 영남권에 민주당 깃발을 꽂는 데 성공.두번이나 국회의원선거에 낙선한 박당선자는 『서민생활의 불편을 해소하는 데 최선을 다 하겠다』고 일성. ○과장서 군수로 입성 ○…양시영(51) 대구 달성군수 당선자는 달성군 과장에서 2개월만에 민선군수로 입성.달성군 상공회의소 회장을 지낸 민자당 하영태(58)후보를 3천여표차로 누른 그는 『과장때와 같은 심정으로 군직원과 주민을 대할 것이고 더 많은 일을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겠다』고 피력. ○…대구도시가스 폭발사고로 외아들(15)을 잃은 정덕규(43)씨는 달서구 제6선거구에서 시의원에 출마,당선됐다.『행정의 잘못으로 시민이 아픔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감시하기 위해 출마했다』는 정씨는 당선이 확정된 뒤에도 두달전 참사가 잊혀지지 않는 듯 눈물을 흘리며 아들을 찾았다. ○…엎치락뒤치락하던 나주시장 선거에서는 무소속 나인수(60)후보가 상오 8시30분쯤 2만8천4백84표를 얻어 2만6천4백91표를 획득한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자로 결정. ○…6·27지방선거에서 선거법 위반혐의로 구속된 후보자 가운데 당선된 후보는 전남 영광군수당선자 김봉렬(민주)와 경기 부천시장당선자 이해선(민주)등 모두 12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순천 매곡동 기초의원당선자 최종일씨는 구속적부심에 의해 석방됐다고 대검찰청은 28일 밝혔다. 옥중당선자 가운데 광역의원은 ▲이용수(무소속·경산시 제3선거구) ▲김재형(민주·영광군 제3선거구) ▲이선종(자민·대전 동구 제6선거구)씨등 3명이다. 기초의원은 최종일씨 외에 ▲안연만(논산군성동면) ▲송일웅(인천 동구 만석동) ▲이학재(인천 서구 검단동) ▲이재승(경기 용인읍) ▲장영호(장영호·구미시 옥성면) ▲이기흥(당진군 고대면)씨등 6명이다. 이들은 선거재판에서 벌금 1백만원이상의 형이 확정될 경우 당선무효가 돼 해당선거구에선 재선거나 보궐선거를 실시하게 된다. ○…공천후유증으로 이변가능성이 높았던 대통령의 고향 거제시에서는 민자당 조상도(58)후보가 막판 전세를 뒤집고 무소속 양정식(57)후보에 압승,체면을 세웠다.공천과정에 물의가 있었지만 결국 대통령에게 누를 끼쳐서는 안된다는 지역정서가 작용한 듯. ○…무소속 이호종(66)고창군수 당선자는 지난해까지 민자당 고창지구당 위원장을 맡아오다가 탈당,전북지역 기초단체장선거에서 유일하게 민주당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지역개발을 위해 헌신한 그동안의 노력이 유권자로부터 큰 호응을 얻은 것 같다』며 『군민의 복지와 이익을 위해 앞장서겠다』고 소감을 피력. ○26세 미혼여성 당선 ○…성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광명시장선거에서는 민자당 전재희후보가당선돼 여성의 승리.여성 행정고시 합격자 1호인 전당선자는 이로써 최초의 민선 여성시장이라는 기록도 수립.경기도 성남시 상대원3동에 출마한 26세의 미혼여성인 김지숙씨도 남자 후보 2명을 누르고 기초의원에 당선.근로여성 복지향상을 위해 힘쓰겠다고 다짐하고 시의원이 됐으니 결혼도 할 수 있겠다며 환한 웃음. ○…한국의 잠롱으로 알려졌다가 재산공개 파문으로 물러난 무소속 오성수(60)후보도 야성이 강한 성남에서 시장으로 입성.지명도에서 앞서 분당신도시에서 몰표를 얻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는데 부정공직자란 오명도 함께 씻게 됐다. ○2표차로 희비 갈려 ○…전북 남원시와 전남 신안군·영광군 등 세곳의 기초의원선거에서는 득표수가 같아 연장자 순으로 당선.연소자들은 『나이가 적어 낙선했지만 당락결과를 수용할 수 밖에 없지 않느냐』고 수용.이와는 달리 상주시 기초의원에 출마한 정상문 후보는 2표차로 당선되는 행운을 차지했으며 전북 장수군 기초의원 선거에서는 강태순후보가 3차례 검표끝에 한표차로 당선. ○…송진섭 안산시장 당선자는 재야운동권 출신.두차례 국회의원선거에서 낙선한데 따른 동정표와 유세시간중 정책공약을 제시한 것이 승인이라는 분석. ○…민주당 조순 서울시장 당선자의 생가인 강원도 강릉시 구정면 학산1리 마을은 온통 축제 분위기.생가를 관리해 온 친척 조관묵씨(53)는 『조후보가 서울시장에 출마하자 부산 대구 등 전국 각지에서 풍수지리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찾아와 집터를 보고 갔다』고 자랑.
  • 가정집에 불 일가 넷 폭사

    18일 상오 5시22분쯤 서울 노원구 상계3동 138의 48 2층 건물(주인 조억식·61)에서 원인모를 불이 나 1층 방에서 잠자던 조씨의 아들과 처가에 들른 사위부부등 일가족 4명이 모두 숨졌다. 이날 불로 숨진 사람은 조씨의 아들 장열(31)씨와 주말을 맞아 친정에 들른 딸 은경(29)씨,사위 안세영(32·회사원·경기도 의정부시)씨 ,외손녀 보은(4)양등 4명이다.
  • 화제의 후보들(“열전” 6·27선거)

    ◎강릉­형제가 시장·도의원 출마 상호득표 지원/5선의원 노승환씨 “여생을 마포구에” 출사표/권·김 가문서 안동시장 나와… 문중 대리전 양상/포항 1천억에 재산가 시의회의원 후보 등록/국회의원 5차례 낙선 세무사 구청장에 출마/광명 전재희씨 여성후보 등록1호… 익산 염석호씨로 30세로 최연소 가능성 지방선거의 후보등록이 11일 일제히 시작되면서 전국 2백30곳의 기초단체장 후보에 유권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이번 선거의 「꽃」으로 불리는 기초 단체장 선거전에는 전직 상·하급자나 문중 대결 등 이색적인 후보와 경쟁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또 역전의 정치인과 행정 전문가가 대결하는가 하면 뚜렷한 주자가 없는 지역에서는 후보자가 과포화 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서울 마포구에서는 구청장 후보로 전직 구청장 출신인 조삼섭 후보(민자·59)와 국회 부의장을 지난 원로 정치인 노승환 후보(민주·67)가 등록을 마쳤다. 조 후보와 노 후보는 이 날 마포구청에 마련된 등록창구에 한 시간 전부터 나와 성명전으로 포문을 열었다. 조 후보는 상오 9시 등록을 마친 뒤 『노 후보가 비록 화려한 정치경력을 갖고 있지만 마포구는 젊고 일하는 구청장을 원할 것』이라고 일성.이어 『서울시 행정 전문가로서 주거 환경개선 사업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즉석 공약. 5선 경력의 노 후보는 『구청장 일을 하려면 나같은 배짱과 박력이 있어야 한다』며 『정치는 다음 세대들에게 맡기고 남은 여생을 마포구를 위해 일하겠다』고 맞대응. ○단양 최고경합지 부상 ○…충북에서 유권자가 3만1천여명으로 가장 적은 단양군 민선 군수 후보로는 이 날까지 6명이 등록을 마친 데 이어 3∼4명이 더 등록할 것으로 보여 최고 경합지로 부상.12일 4명 정도의 추가 등록이 확실시돼 기초 단체장 후보자 한 명 당 유권자가 3천명꼴이다. 이 날까지 정하모(56·민자·전 공무원),박주진(60·민주·농업),김면수(51·무소속·농업),김용근(53·무소속·토목업),김참렬(43·무소속·무직),박금돈(50·무소속·농업),조수형(61·무소속,전 경찰공무원)씨 등이 등록을 마쳤지만 뚜렷한 주자는 아직 없는 형편이다. 지역 주민들은 『「일학」은 없고 「군계」만 있는 형국』이라며 후보자들의 이전투구를 점쳤다. ○…충북청주시 홍덕구 선관위에는 전국가대표 축구선수 최순호씨(민자)가 등록. 최씨의 선거구에는 현역 도의원 박만순(무소속)가 버티고 있는데 최씨는 등록을 마친뒤 체육대회가 열리는 관내 국민학교로 직행 ○…홍덕구 선관위에는 또 사제지간인 이상록씨(67·민자)와 임헌용씨(54·민주)가 청주 5선거구 광역의원에 후보로 등록. 임씨는 이씨가 청주 대성중 교장 재직시절 재학했다고. ○…경북 안동시장 선거에는 이 지역 양대 문중인 안동 권씨와 안동 김씨 문중에서 각각 2명의 후보가 출마해 양대 문중의 대리전 양상.유권자 13만여명 가운데 안동 권씨는 2만여명,안동 김씨는 1만9천여명. 등록 첫날인 이 날 권씨 집안에서는 권희택씨(59·무소속)와 권혁구씨(43·민주당)가,김씨 가문에서는 김덕배씨(60·무소속)와 김성현씨(42·무소속)가 각각 등록을 마쳐 그 결과가 주목. 아직도 유교 정서가 강하게 남아있는 안동시는 그동안 각종 선거에서 문중의 몰표가 당락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았다.따라서 이번 시장 선거에서도 어느 후보가 문중으로부터 지지를 받을지가 최대의 관심사. 안동 권씨의 대표 주자는 서울대학교 상과대학을 졸업하고 석탄공사 부사장을 지낸 권희택씨.안동 김씨 집안은 경북도 내무국장을 지낸 김덕배씨가 김성현씨보다는 득표력이 앞선다고 보고 있다. 권희택씨와 김덕배씨측은 권혁구씨와 김성현씨가 문중 표를 어느 정도 가져가는 지가 당락의 변수로 작용한다고 분석.그러나 각 문중의 화수회는 현재까지 특정 후보의 지지를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지역 살림꾼을 뽑는 선거가 문중 대결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이유때문이다. 이같은 중립적인 태도에도 불구하고 양 문중들의 영향력으로 볼 때 선거전이 막바지에 이르면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를 음성적으로 지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 ○…경북 포항시 덕수동 기초의원 후보로 등록한 조영우씨(35)는 재산을 총1천2백21억4백38만5천으로 신고. 그의 재산은 각종 토지 1천1백87억5천8백22만6천원이며 건물도 41건에 10억6천9백45만1천원. 이밖에 예금과 유가증권 및 채무 33억1천9백21만7천원이 있느는데 이 재산의 대부분은 토건업을 해온 부친으로부터 증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케네디가 야심 ○…강릉시에서 무소속으로 시장에 출마한 김남수씨(56)는 민자당 후보로 도의원에 출마한 동생 김남훈씨(42)와 함께 선거를 치르게 돼 화제. 이 형제들은 이 날도 강릉시 선관위를 나란히 찾아와 후보 등록을 할만큼 우애가 좋기로 소문나,이번 선거전에서도 깊은 우애가 지켜질지 주위의 관심을 끌고 있다. 강릉시 초당동에서 수대째 살고 있는 형제들은 형 남수씨가 정당의 지구당 사무국장을 오래 지내면서 정치감각과 추진력을 키워왔고 동생 남훈씨는 JC활동과 기업운영 등으로 나름대로 기반을 닦아왔다. 동생 남훈씨는 지난 92년 도 의원 보궐선거에서 민자당으로 출마해 당선된 현직 도의원이다. 보선 당시 경쟁이 심했으나 선거경험이 풍부한 형이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아 동생의 당선에 크게 기여했었다고. 이들은 한때 「형제가 다 해 먹느냐」는 여론에 밀려 한 사람은 포기해야할 상황까지 이르렀으나 지난 달 지역의 최대의 씨족인 가족회의가 두 형제를 모두 출마하도록 결정했다고. ○…희수를 넘긴 할머니가 탄광촌을 주민이 떠나는 곳으로 버려둘 수 없다며 시의원 선거에 출마.강원도 삼척시 도계음 도계3리 박옥자씨(70)는 삼척시 도계읍 선거구에서 시의원 출마를 선언하고 등록을 마쳤다. 아들 3형제와 세 며느리,7명의 손자 손녀를 둔 박씨는 『높은 사람을 만나 지역실정 등을 호소하는 데는 늙은이가 낫다』고 설명. ○…경북 영덕군에서는 민선 군수자리를 놓고 전직 군수와 한때 부하 직원이던 군청 재무과장이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됐다. 민자당의 김우연 후보(52)와 무소속 김효태(56)·이해운후보(57) 등 3명이 이 날 등록을 마치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들어갔다. 이 가운데 민자당 김 후보는 지난 3월27일 사직한 전직 영덕군수 출신.무소속의 김 후보는 지난 30여년간을 영덕군청 내무과장 등 군청 공무원으로 재직하다 지난 해 말 사직. 특히 민자당 김 후보와 무소속의 김후보는 공교롭게도 지난 해 4월30일부터 올 3월27일까지 영덕군에서 군수와 재무과장으로 함께 근무했던 상·하급자 관계.두 후보는 서로 영덕군청 근무 경력을 내세우며 표를 호소하고 있다. 영덕군청 공무원들은 전직 군수와 재무과장 가운데 한 사람을 택해야 하는 묘한 상황에 처하자 공공연한 지지를 삼가는 분위기. 양 후보측은 『유권자들이 후보자들의 경력을 정확히 알고 있으므로 올바른 선택을 할 것으로 믿는다』며 상대방의 경력에 크게 게의치 않는다는 반응. 그러나 유권자들은 이 지역 출신으로 지난 1년간 군수직을 맡았던 민자당 김 후보와 오랜 기간 영덕군에서 근무한 재무과장 출신의 무소속 김 후보를 놓고 선택에 고심한다고. ○…전남 구례군수로 등록한 후보들의 재산 차이가 너무 커 재산과 득표와의 관계에 관해 분석이 구구. 이동승 후보(53·민주당·전 전남도 도로행정 계장)의 경우 광주시 부근의 임야와 빌딩 등 싯가로 58억4천7백17만1천원을 신고했으나 무소속으로 출마한김영일 후보(43·군 번영회장)는 재산은 커녕 빚만 2천5백만원이라고 신고. 이 후보는 평생 공직 생활을 해온 선친으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을 알뜰하게 관리해 왔다고 설명하고 『당선되면 돈이 많은만큼 깨끗한 군 살림을 펼 수 있다』며 지지를 호소. 전형적인 농민으로 3년전부터 번영회장을 맡아온 김 후보는 『큰 돈이 없으니 돈의 위력도 모른다』며 『정말로 깨끗한 살림은 생활 습성이 청빈한 사람이 맡아야 한다』고 주장.2천여평에 논에 농사를 짓는다는 김 후보는 농민 유권자를 의식해 행정의 초점을 영농진흥에 맞추겠다고 공약. ○여성표 공략에 초점 ○…경기도 31개의 기초 자치단체장 후보자 가운데 유일한 여성인 전재희 후보(47·민자)는 이 날 대리인을 시켜 등록을 마치는 것과 때를 같이해 도덕산 약수터를 찾아 본격 선거운동에 돌입하는 발빠른 움직임. 행정고시 합격자 여성 1호,민자당 단체장 후보자 공천 1호인 전후보는 약수터에 이어 방송통신대 학습관에서 열린 불우이웃돕기 일일 찻집에 들려 행사를 주관한 학생들을 격려했다. 하오에는 평소 알고 지내던 기초의원 출마자의 선거 사무실 개소식장과 광명 중앙시장을 찾았다. 전 후보는 이번 선거전이 민주당의 김태수 후보 등 남성 후보자들과 성대결로 부각되는 것이 부담스러운 듯 『기초 단체장 선거는 성대결이 아니라 30만 광명시민의 살림꾼을 뽑는 기회』라며 『참신성과 행정능력을 시장감 선택의 잣대로 삼아달라』고 호소. 그럼에도 전 후보측은 지난 해 4월 광명시장에 임명된 이후 짜임새있는 시정으로 주부들로부터 높은 인기를 끈 점을 고려해 여성표 공략에 초점을 맞출 것 같다는 것이 상대 진영의 분석. ○…부산 남구에서는 지난 10대 국회의원 선거 이래 5번이나 연달아 고배를 마셨던 이영근씨(55·세무사)가 무소속으로 등록했다. 조세 전문가로 알려진 이 후보는 이번에는 정치인에서 행정가로 변신을 시도해 초대 민선 구청장을 거머쥐겠다고 출마의 변을 토로. 시민들은 부산 시의원으로 민자당의 공천을 받아 이 날 나란히 등록을 마친 성재영 후보(52)와 한판 명승부가 벌어질 것이라며 「세기의 대결」에 성급한 추측이 무성. ○멋진 환경도시 건설 ○…소장파 환경연구가 염석호씨(30)가 무소속으로 익산시장 후보로 등록을 마쳐 도내 기초단체장 후보 가운데 최연소로 기록될 전망. 원광대 정외과를 졸업한 뒤 일본 게이오 대학과 와세다 대학에서 의회정치를 공부한 그는 지난 92년부터 최근까지 일본의 모 환경종합연구소에서 환경 연구원으로 활동했었다. 염 후보는 『기탁금 1천만원은 일본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면서 모은 돈이며 유권자들의 열띤 지지로 3백여명이 넘는 추천인을 구하는데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다』며 당선 가능성을 강조. 선거운동에 컴퓨터 등 첨단 장비까지 동원한 그는 『시장에 당선되면 익산시를 환경문제에 관한 한 여느 도시도 따라올 수 없는 수준의 멋진 도시로 만들겠다』고 피력.
  • 농가에 소총든 강도/군용 K2 소지/탈영병 추정… 검문강화

    ◎어제 하오 포천서 경기도 포천에서 무장탈영병으로 보이는 20대 남자가 K­2소총을 들고 농가에 들어가 금품을 털어 달아난 사건이 발생,군과 경찰이 검문검색을 강화하는 등 검거에 나섰다. 28일 하오5시35분쯤 경기도 포천군 영중면 영송리 595 임모씨(58·농업)집에 유탄발사기가 부착된 K­2소총을 든 20대 남자가 침입,임씨와 부인 박해옥씨(57),손녀 2명 등 4명의 손을 넥타이와 머플러로 묶은 뒤 임씨의 주머니에서 현금 25만5천원을 빼앗은뒤 검정색승용차를 타고 서울 방면으로 달아났다. 얼굴을 청색테이프로 가리고 모자를 눌러쓴 범인은 이날 임씨집에 들어와 가족들을 거실 한쪽으로 몰아놓고 실탄이 든 탄창을 보여주며 K­2소총의 노리쇠를 후퇴,전진시키면서 이들을 위협하고 넥타이 등으로 손을 묶었다는 것이다. 임씨는 『범인은 1백75㎝의 키에 호리호리한 체격의 20대 중반 청년으로 티셔츠에 점퍼,베이지색 하의 차림이었으며 흰색운동화를 신고 있었다』면서 『노리쇠에서 실탄이 떨어지자 주워 호주머니에 넣었다』고 말했다.
  • 김 대통령­일은사 유가족 24일 상봉(조약돌)

    ○…김영삼 대통령의 일제시대 중학교 은사인 와타나베(도변)씨 유가족이 오는 24일 서울을 찾아 김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다. 16일 정부의 한 관계자는 작고한 와타나베교감의 장남인 고오야(도변공야)씨와 며느리 치히로(천심),손녀인 마유코(진유자) 애미(혜실)등 일가 4명이 청와대의 초청으로 오는 24일부터 5일간 한국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고령으로 병상에 누워있는 미망인 히로미(광미·83)씨는 청와대의 초청에 기뻐했으나 몸이 불편해 동행할 수 없음을 매우 안타까워하고 있다고. 김 대통령과 와타나베 유족의 상봉은 지난 4일 김대통령이 한국주재 일본특파원과의 간담회에서 옛날을 회고하며 통영중학교 은사인 와타나베교감의 자손을 수소문해 달라고 공개적으로 부탁한 것이 계기가 됐다.
  • 회초리 매질의 지혜를 배우자(박갑천 칼럼)

    얼마전에 끝난 한 텔레비전연속극 생각이 난다.엄격하게 가정을 다스려가는 할아버지는 회초리를 마련해 두고 있었다.할아버지는 다큰 손녀를 회초리로 때린다.치과의사하는 아들도 그앞에서 종아리를 걷는게 아니던가. 30년쯤 됐을까.어떤 지방국립대학교의 학장집에 찾아간 학생들은 선거운 광경을 보았다.근엄하면서도 존경받았던 그학장은 노모앞에 불려가더니 꿇어앉아 꾸중을 듣고 있었다.한참뒤 밖으로 나온 학장은 회초리를 들고가 노모한테 드리면서 바지를 걷어올렸다.노모는 그 종아리를 사정없이 치지 않는가.학생들은 숙연해졌다.이 이야기는 곧장 학생들 사이에 왜자해졌고 학생들은 더욱더 학장을 존경하게 되었다. 전통사회 가정에는 회초리가 있었다.말일킨 아랫사람은 회초리를 맞는다.가령 조선 영조때 공조판서를 지낸 이기익의 집안을 보자.그의 손자 일제는 어려서부터 힘도 세면서 호탕했다.그랬기에 나중에 병사를 지내는 것이지만.나이 열댓살에 기생집을 간다.이를 본 포교들이 비웃고 빈정대자 모조리 박살을 내고서 담을 넘어 달아났다.한 포교가 판서공에게 일러바쳤다.그는 회초리로 흠씬 맞는다.금족령까지 내린다.(기문총화) 서울시내 국민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80% 가까이가 부모한테 매를 맞는 것으로 나타난다.그런데 때리는 방법이 문제다.물건으로 치고 발로 차며 심지어 흉기로 위협한 경우까지 있다지 않은가.그에 대해 어린이들은 반발심을 느꼈다고 응답하고 있다. 옛사람들이 회초리를 마련한 까닭이 있다.화가난 섟에 반사적으로 손찌검하면 감정이 실리는 것을 경계하기 위함이었다.회초리는 감정을 걸러낸다.그러기에 때리는데도 정이 전달된다.거기에는 오직 훈육만이 있을 뿐이다.「소학」에 나오는 백유의 이야기는 그를 말해주는 회초리철학이다. 어느날 백유는 노모의 회초리를 맞고 운다.어머니가 물었다.전에는 맞아도 울지 않더니 오늘은 웬일이냐고.아들은 대답한다.전에는 매를 맞으면 아팠는데 오늘은 아프지 않으니 어머니 기력이 달리시는 것 같아서 울었노라고.오늘의 부모자식이 곱씹어봐야할 대화다. 개다리질쳐도 그뜻 다 받아주면서 오냐오냐 응석받이로 키우는 것이 사랑은 아니다.엄격을 곁들여야만 참사랑이다.그 엄격을 폭력과 혼동해서는 안된다.자신에게 먼저 엄격해야한다.회초리를 들수 있는 자격은 그때 생긴다.5월에 성찰해볼 대목이다.
  • “자기희생하며 애국하는 어린이되세요”/김대통령,어린이기자회견서강조

    ◎“이기적인 어린이 늘어나 어른들 걱정많아/훌륭한 소설가 되는게 어린시절 꿈이었어” 『경찰관 같이 자기를 희생하면서 나라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 되세요』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4일 김영삼대통령과 부인 손명순여사는 오랜만에 동심으로 돌아갔다.청와대 상춘재에서 김한나양등 일간 어린이신문 기자 15명과 합동회견을 갖고 충고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김대통령은 소년 소녀 기자들에게 『이 다음에 무엇이 되고 싶지』하고 물었다.대답은 과학자,비행기조종사 등 다양하게 나왔다.김대통령은 『여러분의 꿈이 모두 이루어지길 바란다』면서 『그러나 경찰관 같이 남을 위해 희생하는 자리를 희망하는 학생이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최근 미국과 일본에서 테러사건이 잇따르는 것을 보고 우리 경찰의 노고를 치하하는 말을 자주 하고 있다.이날 어린이기자들에게도 「멋있는 자리」보다는 「음지에서 묵묵히 봉사하는 자리」를 장래 직업으로 선택토록 권유한 것이다. 김대통령은 『요즘 어린이들은 아는 것도 많고 재주도 많으며 꿈도 다양하다』고 칭찬한 뒤 『그러나 다소 이기적이고 고집스러우며 남을 잘 모르는 경향이 있다고 어른들은 걱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손여사도 『손자·손녀들에게 부모님께 효도하고 웃사람을 섬길줄 아는 예절바르고 정직한 사람,남을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 되도록 가르치고 있다』고 어린이들이 나아갈 바를 제시했다. 이날 회견은 시종 웃음꽃 속에 1시간 가량 진행됐다.김대통령은 어린시절의 꿈과 희망에서부터 세계화정책에 이르기까지 어린이들의 궁금증을 풀어 주었다. 첫 질문은 『재임중 가장 힘들었던 일은 무엇이냐』는 것.김대통령은 『누적돼온 각 분야의 잘못된 점을 바로잡는 일』이라고 답변했다.김대통령은 『여러분들도 나쁜 습관 하나를 고치는게 얼마나 힘든지를 경험해본 적이 있을 것』이라면서 『그와 마찬가지로 개혁도 참 힘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김대통령은 지난 2년여의 재임기간동안 얼마나 바빴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수치를 들어가며 설명했다.『하루 평균 11가지 행사에 참석하고 3백41명을 만났으며 각종출장과 해외순방으로 여행한 거리가 12만㎞로 지구를 세바퀴 돈 거리』라고 소개했다. 김대통령은 어린시절 한때 소설가가 되기를 희망했던 사실도 공개했다.김대통령은 『나라를 잃었던 시대여서 당시 청소년들은 대통령이 된다거나 훌륭한 정치가가 되겠다는 것은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면서 『그래서 나는 그 무렵 훌륭한 소설가가 되겠다고 꿈을 키우면서 습작소설을 써보기도 했다』고 말했다.『그러나 광복이 된후 경남중학교로 전학,민주주의와 대통령제도에 대해 배우게 되면서부터 장차 나라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굳게 결심했다』고 밝혔다. 김대통령은 끝으로 『세계화를 위해 공부를 열심히 해 다른 나라의 어린이보다 앞서야한다』고 당부했다.『특히 외국어를 열심히 공부하고 컴퓨터를 잘 다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대통령 어린이날 메시지 오늘 일흔 세번째 어린이날을 맞아 전국의 어린이 여러분에게 따뜻한 축하인사를 보냅니다. 광복50주년이 되는 올해의 어린이날은 한결 의미가 깊습니다.해방후 세계에서 가장 못사는 나라에 속하던 우리나라가 이제는 경제력에서 세계 열한번째로 큰 나라가 되었습니다.어린이 여러분은 이처럼 자랑스러운 나라에 살고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가져야 합니다.또한 이런 나라를 만드느라 온갖 고생을 이겨내며 애써온 어른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줄 알아야 합니다. 여러분 앞에는 무한히 펼쳐질 새로운 시대와 새로운 세계가 있습니다.다가오는 2000년대에는 여러분이 우리나라를 이끌어가는 지도자가 될 것 입니다.이를 위해 여러분 한사람 한사람이 큰 꿈을 갖고 열심히 노력해야 합니다.나는 여러분에게 무엇보다도 먼저 부모님을 생각하고 존경하는 어린이가 되어줄 것을 당부 합니다. 부모가 자녀를 사랑하고 교육에 힘쓰는 가정,자녀들이 부모에게 효도를 하고 부모 말씀을 존중하는 가정,이것이야말로 우리나라의 가장 큰 힘입니다.배우고 익히는 것을 중시하고 선생님을 존경하는 것도 우리나라의 미덕이면서 힘이라고 믿습니다.여러분은 또 친구를 소중하게 여기고 이웃을 생각하는 어린이가 되어야 합니다. 예절이 바르고 모든 규칙과 질서를 잘 지키면서 남에게 폐가 되는 일을 하지 않는 어린이가 되어야 자라서도 훌륭한 시민이 될 것 입니다. 끝으로 나는 지금 불우한 처지에 있는 어린이들에게 결코 희망과 용기를 잃지 말기를 간곡히 당부 합니다.
  • 김만철 여만철 대담/서울신문사 통일안보연구소 주선

    ◎“지하철로 출퇴근… 이젠 서울사람 다됐지요”/일가 이끌고 귀순한 두 만철씨 자유의 삶을 말한다/김/“탈출때 11명이던 가족이 18명으로 늘어”/여/“서울생활 1년만에 체중 13㎏ 붙었어요”/북 주민 개방에 눈뜬 것은 남쪽방송 많이 듣기때문/최근엔 지도원까지 북체제 비판… 변화 실감/남한사람 씀씀이 헤프고 낭비많아 안타까워 『형님,오랜 만입니다.혈색 좋습니다』 『만철씨 얼굴에도 희색이 도는데…』 지난 87년 「따뜻한 남쪽나라」를 찾아 소형선박에 10명의 대가족을 태우고 복합을 탈출했던 김만철씨(55). 그리고 지난해 처자 4명을 거느리고 얼어붙은 압록강을 건너 「죽음의 땅」을 빠져나온 여만철씨(49). 풍요로운 자유대한에 새 보금자리를 튼 두 귀순가장이 1일 서울신문이 언론사로서는 처음으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마련한 특별대담에 건강한 모습으로 자리를 함께 했다. 여씨의 귀순 1돌(30일)을 하루 앞두고 이뤄진 이날 대담에서 여섯살 아래인 작은 만철씨는 김씨를 깍듯이 형님이라고 불렀고,큰 만철씨는 반말을 곁들여 가며 여씨를그냥 만철씨라 불렀다. 추운 겨울에 가족들을 이끌고 한 사람은 망망대해를 표류하며,또 한 사람은 가슴을 죈채 두만강을 건너 동토를 탈출했던 두 만철씨의 만남은 「운명적」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것 같다.귀순이 인연이 되었다고도 볼 수 있지만 생면부지의 남남이,잡고 잡히는 사이가 될 뻔했던 사람들이 만나 형제보다 더 끈끈한 사이가 되었기 때문이다. 두 귀순 가장은 형·아우가 되어 가족들과 정착해서 오붓하게 살아가는 얘기며 서로의 북한 체험담으로 장장 4시간동안 훈훈한 얘기꽃을 피우면서 7년에 이르는 간극을 좁혔다. 『형님,그동안 몸무게가 13㎏나 늘었습니다.살찌기운동을 했지요』 작은 만철씨가 불어난 체중을 자랑하자 큰 만철씨도 최근에 몸무게가 5㎏이나 늘었다면서 고개를 내젓는다.귀순초기와는 달리 이제는 체중이 느는 것이 반갑지 않다는 표정이다.북한에서 제대로 먹지 못해 삐삐 말랐다가 이제서야 살이 올라 보기 좋을 정도의 체격이 됐다고 마냥 좋아하는 여씨와는 사뭇 대조적이다. 『이 뿐인줄 아세요,형님,막내 은룡(17)이는 키가 1년새 12㎝나 자랐습니다』 여씨는 아이들이 북한에서 제대로 먹지못해 키가 크지 않았는데 여기와서 몰라보게 자랐다고 계속 자랑이다.이에 김씨가 『나도 처음 이곳에 왔을 때 뼈만 앙상해 그당시 쉰이 안됐는 데도 예순이 넘은 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있었는데,지금은 그 당시보다 훨씬 젊어졌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지.아마 만철씨도 젊어졌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을거요』라며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준다. 『만철씨 아이들은 어느 학교 다니나요』 『큰 딸(금주)은 중앙대학에 다니고 금룡이와 은룡이는 우신고등학교에 다닙니다.그런데 얘들이 얼마나 적응이 빠른지 막내아이는 남녀공학이 아닌 학교를 다니는 데도 벌써 여자친구를 사귀었다고 합니다.나 참…』 작은 만철씨는 신바람이 났는지 묻지도 않은 아이들의 이성교제 얘기까지 했다. 『형님은 어떻습니까.자녀들과 처남들은 결혼했지요』『큰 애 광규는 홍대 미대를 나와 토지개발공사에 다니고 있는데 장가들어 손녀가 둘이나 생겼지.이젠 나도 할아버지가 됐어요.함께 온 두 처남들도 결혼해 애들을 다섯이나 낳아 탈출 당시 11명이던 가족이 18명으로 늘었지』 김씨도 가족들의 근황을 전하면서 뿌듯해 한다. ○손녀 둘이나 생겨 『만철씨는 요즘 어떻게 지냅니까』 『그리 크지 않은 종합병원의 총무과에서 주임으로 일하고 있습니다.봉급은 1백10만원 받고있는데 북쪽과는 비교할 수 없이 잘 살고 있습니다.지하철로 출퇴근도 하고 이젠 서울사람 다 됐지요』 비교적 적응을 잘 하고 있다는 여씨 말에 귀순 선배인 김씨는 자못 안도하는 표정이다. 『형님,나는 이곳에서 새 사람 됐습니다.중국으로 탈출할 때 도와준 사람의 인도로 천주교회에 다녔는데 지난 16일 부활절때 영세까지 받았습니다』 『축하합니다.나도 김신조씨의 전도로 하느님을 믿게 돼 벌써 오래전에 집사가 됐지.요즈음은 경남 남해군 미조면에 세운 기도원을 관리하면서 이곳저곳 간증하러 다니느라 바쁜 편이지』 큰 만철씨는 신앙생활에 대해 얘기하면서 자신이 북한에서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종교를 이곳에서 접하게 된 것은 자신을 구해준 것이 사람의 힘만으로는 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그러자 작은 만철씨도 아직 큰 만철씨 정도로 깊은 믿음생활은 못하고 있지만 교회는 일요일마다 빠지지 않고 나가고 있다고 화답한다. 여기까지 우스갯소리를 곁들여 가며 자유대한에서 살아가는 얘기를 주고 받던 두 귀순자는 끔찍스러운 지난날의 북한생활로 화제가 옮겨가자 얼굴색이 굳어진다. 『만철씨,내가 탈출한 이후 북한 사회는 얼마나 변했습니까』 김씨가 그간의 북한소식을 무척 궁금해하자 입담좋은 여씨가 술술 얘기를 이어간다. ○집사로 간증에 바빠 『북한의 유일체제는 변함이 없지만 형님이 탈출한 이후 북한에서는 식량난이 갈수록 악화되고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참,형님 탈출얘기를 하다보니까,내가 형님을 체포하러 강추위 속에 청진 바닷가로 작전 나갔던 생각이 납니다.그당시 육해공군과 노농적위대까지 동원돼 동해안 바닷가를 사흘동안 샅샅이 뒤졌는데 배가 도망 못가고 표류하다 잡히면 무조건 사살하라는 명령이 내려져 있었습니다』『그래요? 당신이 나를 잡는데 동원됐었단말이지. 내가 그당시 3년동안 얼마나 세밀하게 연구한 끝에 탈출했는데…,어림없는 소리지』김씨는 여씨의 작전참가 사실에 새삼 놀라움을 표시하면서 그 당시 풍향에 대한 면밀한 관찰 끝에 탈출했기 때문에 표류하더라도 해안으로 떼밀려올 가능성은 전혀 없었다고 밝힌다. 『형님이 탈출했을 때 나는 청진에 있었는 데 이미 이 때 일반인들에 대한 배급량이 줄고 군인들마저 잘 먹지 못해 영양실조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그런대로 곡물배급은 되는데 부식이 형편 없었어요.훈련도 심하고 중노동을 하는데 육류섭취를 제대로 못하니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지요』 『내가 탈출할 당시에도 15일치 배급에서 이틀분이 공제되기 시작했었지.하루 7백g이 정량인 데 5백80g밖에 안나왔거든.그나마 배급시기가 하루 이틀 밀리더니 보름씩 늦어지더라구』 『그 때만해도 괜찮은 편이었어요.종전까지 30%였던 쌀 혼합비율이 89년 들어 10%로 낮아지고 한 두달 밀리더니만 90년엔 석달씩 지체됐고 93년 2월엔 양강도와 강원도 등지에서는 배급이 아예 중단되는 때도 있었습니다』 작은 만철씨는 북한물정을 잘 아는 사회안전부 대위 출신답게 식량배급제의 문제점까지 짚어나간다.『동해안 쪽에는 냉해로 흉작이 들어 실제 1개 협동농장의 생산량이 3∼4t에 불과한데도 이곳에 나와있는 3대혁명소조원들이 어떻게 보고한 줄 압니까.불켜서(늘려서) 5∼6t 된다고 보고하는데,탈곡하고 보관하고 운반하면서 이놈저놈이 빼가는 바람에 1∼2t 밖에 안남게 되지요.그런데 계획에는 5∼6t으로 잡아놓고 배급하니 어떻게 되겠어요.배급체계가 마비될 수 밖에』 이 때쯤 점심식사를 하는데 큰 만철씨가 밥 한그릇을 추가 주문한다.『북한에서는 쌀밥을 곡상(고봉)으로 주면 제일 좋아하지.나는 여기서도 밥을 많이 주면 아직도 기분이 좋아.만철씨는 어때?』 『나는 된장국 같은 것에 쌀밥 한 그릇이면 족해요.북한에선 얼마나 먹고 싶은 것이었습니까.북한의 식량난은 정말 최악의 상태입니다.허리띠 졸라매기,한끼 절약운동이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어요.93년 12월엔 김일성이가 직접 텔레비전에 나와 하루 두끼만 먹고 죽을 쑤어먹자고 얘기하기도 했습니다.직장에서는 쌀을 구하러 가겠다고 하면 아무나 허가가 납니다.못먹으면 일 못하니까 쌀 사오라고 여행허가증을 떼줍니다』 『그래요,내가 있었을 때는 어림 없었지』 ○북 군인들 영양실조 『다른 것도 변한게 많습니다.청소년들의 행태를 보면 머리는 길게 기르고 미니 스커트가 등장했어요.남한노래를 많이 부르고 디스코 춤도 춥니다』『내가 있을 때는 미니 스커트는 구경조차 못했는데…』 7년간의 시차이지만 세대차를 느낀다고 할 정도로 북한의 사회풍조가 빠른 속도로 바뀌고 있다는 사실에 김씨는 계속 놀란다. 『이런 것들은 김정일의 승인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입니다.김정일이 인민들을 다독거리기 위해 이만큼 개방한 것으로 보아야 하지요.지금 북한 주민들의 견해는 우리가 중국처럼 개방해야 잘 살 수 있고 식량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땅의 사적소유제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씨는 주민들이 개방에 눈뜨기 시작한 것은 남한방송을 많이 듣기 때문이라고 전한다.『예전에는 남한방송을 듣지 못하게 라디오에서채널을 통째로 빼내 고정시켰는데 요즈음은 납땜만 합니다.그래 놓으니 땜질한 곳만 적당히 손질해 대낮에 남한방송을 몰래 듣는 사람이 많아요.들키면 호기심으로 그랬다고 하면 되는 것이고,재수없이 안전부에 붙들려 가면 서너달 혼좀나지요』 이에 큰 만철씨는 그당시 남한방송 청취란 생각할 수도 없었고 탈출때 남한이 이처럼 살기 좋은 곳인지도 전혀 모르고 무조건 따뜻한 남쪽나라만을 찾아 뱃머리를 돌렸다고 회상한다. 김씨가 여씨의 얘기에 더욱 놀란 것은 체제비판에 관한 것이었다.『김부자의 유일체제가 변함이 없자 밑에서는 냉가슴 앓는 불만의 소리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노동자나 지도원 가릴 것 없이 같은 급이 모여서 술을 마시다가 먹을 걱정 얘기라도 나오면 공공연하게 체제를 비판하고 나옵니다』『아무리 끼리끼리라지만 그렇게 비판하고 나오다니 많이 변했네』김씨는 새로운 사실들에 연신 놀라는 표정이다. 『형님이 있을 때도 그랬겠지만 요즈음은 으레 뇌물이 오가고 뇌물로 안되는 일이 없을 정도로 뇌물이 횡행합니다.아이들을좋은 대학에 보내거나 벌목공으로 나가려면 엄청난 액수의 뇌물을 바치지 않으면 안됩니다.요즈음은 젊은 애들이 군대를 가지 않기 위해 뇌물을 바치고 신체검사 때는 떨어지기 위해 별별짓을 다합니다.정말 많이 달라졌지요』 『왜 그렇지? 그전에는 군에 가면 잘 먹을 수 있고 당원이 되려면 복무를 해야하기 때문에 모두들 입대하려고 야단들이었는데….군에 가기 위해 뇌물도 바쳤지 않아요』 김씨가 잘 이해가 안간다는 반응을 보이자 여씨가 설명을 덧붙인다.『앞서도 얘기했지만 군에 들어가도 먹는 것이 시원찮아 영양실조에 걸리는 상태에서 핵문제로 국제적인 제재가 있게되면 군인들은 전장에서 모두 죽는다는 소문들이 나도는데 누가 가려고 하겠습니까.또 뇌물로 젊은이나 늙은이나 돈에 대한 생각들이 많이 달려졌습니다』 『내가 있을 때는 돈을 많이 벌어봤자 쓸 데가 없었지.어쩌다가 필요한 물건을 구하기 위해 은밀하게 열리는 암시장에 가보면 쌀 한되에 20원씩 했는데…』『그 때만 해도 옛날 얘기입니다.지금은 쌀 한 되에 60원씩 합니다.그리고요즈음은 돈이 없으면 살 지를 못합니다.모두들 돈 맛을 알아 금전제일주의가 판을 치고 있지요.암시장은 이제 공공연하게 열리고 당국도 묵인하고 있습니다.모든 물자가 모자라니까 사람들이 암시장을 찾게 되고 암시장에서는 돈만 있으면 무엇이든지 살 수 있습니다.암시장엔 중국등에 나가 싼 물건을 사다파는 보따리장수들이 많습니다』 ○중국마저 돕지않아 두 귀순자는 대담 후반부에 오늘의 북한문제를 얘기할 땐 강경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이들은 현재 북한에서 권력의 공식 승계가 이뤄지지 않고 있음에도 김정일체제에는 아무 이상이 없으나 혈맹인 중국마저 돕지 않고 있기 때문에 미국이나 일본이 지원하지 않으면 경제가 파탄돼 그냥 무너지게 돼있다고 단언했다. 두 만철씨는 이어 우리가 인도적 차원에서 양곡을 지원하게 될 경우 양곡은 우리가 보낸 것이 아니라 김정일의 선물로 둔갑하고 미국이 대주는 중유도 군수용으로 전용될 것이 뻔하다면서 절대로 지원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북한이 한국형 경수로 수용을 계속 거부한채 전쟁운운하며 위협적으로 나오고 있는데 대해서도 몹시 못마땅하다는 반응이다. 『북한이 어디 사람이 살 곳입니까.지구상에 그런 곳이 어디 있습니까』 두 만철씨는 생지옥 탈출이 아직도 꿈만 같다고 회상하면서 헐벗고 굶주리는 북한주민들을 생각할 때 남한사람들이 너무 풍족한 나머지 씀씀이가 헤프고 낭비가 많아 안타깝다며 대담을 마쳤다.
  • 서울 신길국교 김종길 교사/「촌지 거부」 43년… 행동하는 귀표

    ◎“「빈손 방문」 떳떳한 학부모 되십시오” 『교사가 학부모로부터 받는 촌지는 자신은 물론 순진무구한 어린이들까지도 망치는 극약입니다』 서울 동작구 대방동 신길국민학교 6학년1반 김종길(64) 교사는 단 한번도 촌지를 받은 적이 없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교사중 한명이다. 김교사에게는 자녀문제를 상담하러 오는 학부모들이 줄을 잇는다.촌지를 준비해야 하는 부담이 없기 때문이다. 그는 43년간 교직생활동안 끊임없이 「촌지와의 전쟁」을 벌여왔다.촌지란 자기 자식에게만 보다 큰 사랑과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라는 학부모들의 불순한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고 교사가 촌지를 받고서 몇몇 아이만을 편애했을 때 생길 어린이들의 마음의 상처는 평생을 두고도 치유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교육철학의 바탕이다. 『처음에는 그냥 거절만 하면 되는 줄 알았어요.그러나 학교에서 받지 않으니까 밤에 집으로 찾아오거나 몰래 교무실 책상서랍에 넣어두고 가는 학부모도 있었습니다』 김교사는 『서울시내 교장단이 최근 촌지를 받지 않기로 결의한것은 뒤늦은 감은 있지만 학부모들은 물론 일선 교사들도 크게 환영하고 있다』면서 『우선 학부모들이 빈손으로 학교에 가면 왠지 돌아설 때 뒤통수가 간지럽다는 고정관념을 떨쳐버려야만 이 운동이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찍이 촌지 안받는 것을 실천해온 것 말고도 어린이들의 학습능력 향상과 인성교육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김교사 학급의 어린이들은 수업 1시간전인 8시까지 등교한다.중학교 진학을 앞둔 학생들을 위해 영어·수학·한문을 과외로 몸소 가르치고 있다.또 봄철이면 호주머니를 털어 산 꽃씨를 어린이들에게 나눠주며 「1인 1화분가꾸기」를 권장한다.이밖에 매달 1차례씩 「헌옷입기운동」을 펼쳐 어린이들에게 절약정신을 몸소 실천할 기회를 주고 있다. 김교사는 가장 보람을 느꼈으면서도 동시에 마음아팠던 일화도 없지않다. 『13년전일 겁니다.졸업한지 1년쯤 된 아이가 시장에서 야채장사를 하는 홀어머니와 함께 찾아왔어요.말썽만 피우고 공부도 하지 않던 녀석이었는데 제가 가르쳐준 영어·수학·한문 공부덕분에 이제는 상위권에 든다고 인사를 하러 왔더군요.그 애 어머니가 울면서 고맙다면서 봉투를 내놓았어요』 그는 끝까지 거절했다고 한다.진실한 성의를 무시한 것 같아 마음이 아프기도 했으나 원칙을 결코 어겨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앞섰다. 지난달 입학식에서 손녀의 손을 잡고 온 할아버지가 40여년전 제자였다며 너털웃음을 짓는 김교사. 노량진2동에 있는 집에서 30분거리를 꼬박꼬박 걸어서 통근할 정도로 활기찬 생활을 하고 있다.부인 유선순(60)씨와의 사이에 둔 2남1녀가 모두 박사학위를 받아 다복한 가정을 이루고 있다. 내년 2월 정년퇴직을 앞두고 퇴직금과 얼마 되지 않는 재산을 합쳐 조그만 자선기관을 하나 차리는 것이 평생을 교직에 몸바친 「참선생님」의 작은 소망이다.
  • “북,식량 수입하려 아편 재배”/귀순 오수룡씨 가족 회견

    ◎약 대신 사용… 중독자 늘어/평양젊은층 남한방송 청취 열기/오페라 여가수 일방문단 조직하다 행불 북한에 거주하고 있는 북송교포들의 대부분은 일본에 있는 친척들로부터 도움없이는 생활할 수 없는 형편이며 송금된 금액마저도 일부는 북한당국으로부터 세금명목으로 착취당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북송교포들은 생활고를 해결하기 위해 당간부들에게 뇌물을 주고 불법사업을 하청받거나 더러는 강도짓을 저질러 교도소에 수감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7일 제3국을 통해 귀순한 북송교포 오수룡(61)씨와 부인 김초미(54),아들 명선(31)씨와 오씨의 손녀 인화(4)·수화(2)자매등 일가족 5명과 이들과 함께 온 박철만(28)씨등 6명은 3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일본인을 포함해 약 10만명에 이르는 북송인들의 생활상은 천대와 멸시 고통의 연속』이라며 『일본친척들로부터 송금을 받는 북송일본인보다 북송교포들의 생활이 더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이들은 특히 『일본인의 경우 북송될당시 일·북간에 3년에 한번씩 고향을 방문하기로 약속했으나 북한의 실상을 우려한 북한당국의 원천봉쇄로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으며 일본에 가려고 시도할 경우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며 『오페라 여가수인 김연길(일본명 나가다 겐지로)씨의 경우는 암암리에 일본 방문단을 조직하다 발각돼 현재 가족들 모두가 온데 간데 없이 행방불명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최근 북한의 실상과 관련,『김일성의 후계자로 김정일이 부상하기 시작한 80년대후반부터 북한의 생활은 갈수록 힘들어 졌으며 특히 심각한 식량난으로 북한당국은 식량수입의 재원마련을 위해 함경도등 산간지방에 「아펜(아편)재배」(일명 도라지밭개간)에 혈안이 돼 있다』며 『그러나 의약품이 부족해 「아펜」을 약으로 사용하는 바람에 부작용으로 죽거나 또는 중독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한국의 실상을 어떻게 알게 됐느냐는 질문에 『지난해 남한방송을 통해 한국의 발전된 모습을 접하게 됐으며 북한의 젊은층들간에는 남한방송을 듣는 것이 노동신문보다 세계의 움직임을 더 잘 파악할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며 『이때문에 남한방송을 듣는 젊은층이 상당수에 이르고 있다』고 말했다.
  • 북에서 온 손녀(외언내언)

    북한 TV를 볼때면 우리를 참을 수 없도록 가슴아프게 하는 것이 있다.아직 유아음이 남아있는 북한 어린이들이 이상한 몸짓으로 『경애는 하는 수령님…』을 찾으면서 뭣도 주시고를 되뇌며 김일성 부자에 대해 학습한 내용을 지어낸 목소리로 외고 있는 모습이다. 그중에서도 빈약한 옷에 빨갛고 커다란 리본을 머리에 얹은채 특유의 억양으로 『수령님』타령을 달달 외는 여자어린이의 모습은 절망감을 안겨준다.보모의 닦달을 의식하는듯 할끈할끈 눈치를 보며 톤높은 가성으로 소리치는 이 자동인형같은 어린이들의 미래를 생각하면 분노가 치밀어 견딜 수가 없다.순진무후한 어린 영혼을 그토록 오염시킨 죄는 갚을 길이 없어 보인다. 일가 5명을 이끌고 북을 탈출해온 오수룡씨는 『아들과 손녀의 장래를 위해 목숨을 건 탈출을 했다』고 말하고 있다.그의 팔과 그의 부인의 팔에는 눈이 까맣고 너무도 귀엽게 생긴 손녀가 하나씩 안겨 있다.우리가 북한 뉴스에서 슬픔과 분노를 억제하며 바라보곤 하던 바로 그만한 나이의 어린이들이다.이 손녀들 때문에 탈출을 감행한 그들은 위대한 조부모다. 그들의 용기가 해낸 일은 이 까맣고 아름다운 눈동자들이 해괴하게 자라는 일에 희생되지 않고 사람답게 성장하여 자유롭게 자기 인생을 개척하며 사는 길을 열어주었다.이곳에서의 삶이라고 해서 다 만족스러우리라는 말은 할수 없다.그러나 적어도 그들은 그들의 유아음이 다 가시기도 전에 그 소름돋는 의성어로 뜻도 모르는 소리를 지껄여야 하는 운명은 벗어난 것이다. 어린 생명의 먹이는 일,입히는 일을 인질삼아 충성을 각인하고 그 죄임쇠를 조종하는 것으로 집단을 경영하고 있는 그들은 잘못되었다.그것을 알지만 죽음을 무릅쓴 탈출을 모두가 다 할 수는 없다.오씨 일가의 탈출 성공은 그래서 값지다.그손녀와 손녀들의 가족을 환영한다.
  • 북송교포 일가 5명 첫 귀순/주민 1명도 함께

    ◎“아들·손녀 장래위해 탈북” 북송교포 오수용(61)씨 일가족 5명과 북한주민 박철만(28)씨 등 6명이 26일 상오8시 제3국을 거쳐 김포공항을 통해 귀순했다. 북송교포 일가족이 귀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귀순한 사람은 오씨를 비롯,오씨의 부인 김초미(54)씨,외아들 명선(31)씨,손녀 인화(4)·수화(2)양 등 5명이다. 오씨는 공항에서 기자들에게 『자유가 전혀 없어 아들과 손녀들의 장래를 생각하던중 아들이 북한에서 탈출하자고 해 목숨을 걸고 탈북을 결심했다』면서 『아들이 94년9월17일 먼저 압록강을 건너 탈출한 뒤 3개월후인 12월29일 하오5시50분쯤 나머지 일가족이 압록강을 건너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오씨는 며느리가 함께 오지 못한 이유에 대해 『아들이 먼저 탈출한 뒤 며느리가 신분의 위협을 느껴 도망치는 바람에 함께 오지 못했다』고 밝혔다. 오씨는 북송경위에 대해 『김일성의 지시를 받은 조총련의 한덕수의장이 일본에서의 헐벗고 굶주린 생활을 청산하고 조선으로 가서 행복하게 살자고 속여 이를 믿고 62년2월 귀국선을 타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에 귀순한 오씨는 일본 효고현 출신으로 62년2월 북송된 후 압록강화학공장 자재지도원,신의주 채하철제품 창고장 등으로 일해왔다. 오씨의 아들 명선씨는 북한군에 복무하다 89년10월 흥남 소재 7군단에서 제대한 뒤 신의주시 일용품 생산협동조합 인수원으로 종사했다.
  • 여대생 된 막내에게/김호기(일요일 아침에)

    사랑하는 우리 막내에게. 너의 대학입시합격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돌이켜 보면 지난 1년은 그야말로 우리 모두 벽없는 감옥생활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였지.할머니를 여의고 쓸쓸해 하시는 할아버지께 하루도 가뵙고 위로해 드리지도 못할 정도였으니….유난히 정이 많으신 할아버지는 지척에 있는 귀여운 손녀를 그토록 오래 보지 못하시는 것을 내내 섭섭해 하셨단다.그동안 할아버지께서는 그 섭섭한 마음을 감추지 않으시면서 『자식을 그렇게 키우는 것이 아니라 개성을 살리면서 온전한 사람으로 자라나게 하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어머니 아버지를 수없이 나무라셨다.할아버지 말씀이 백번 옳은 것을 잘 알면서도 우리는 어쩔수 없이 세속적인 부모의 범주에서 벗어날 수 없는 부끄러운 사람들이었다.선거유세에서 인종차별을 열띠게 공격하고 나서 귀가해 보니 저녁상에 외동딸이 흑인남자 친구를 데려온 것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던 어느 미국 영화속의 정치가와도 같이….네가 더 멋있는 처녀로 자라날 수 있었다고 후회해 보아도 부질없는 일이겠지.그것이 다 우리 어른들 탓임을 아프게 느낀다. 사랑하는 나의 딸아.이제 대학에 들어갈 만큼 다 자란 네가 대견하면서도 어린 너희들을 데리고 6년동안 파리에서 근무하던 때의 추억이 아버지의 뇌리를 아련히 스친다.유난히도 초롱초롱한 눈에 윤기가 흐르는 까아만 머리는 프랑스 아이들 가운데 돋보인데다 총명하고 상냥하여 모든 이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한 너였단다.사람들은 너를 아예 너의 이름 남연대신 비슷한 발음의 민연(Mignionne)이라고 불렀었다.『귀엽다』라는 뜻이지.우리가 귀국한지 어언 십여년이란 세월이 흘러가서인지 모르지만 그토록 밝고 아리따웠던 너였는데 별로 「이유없는 반항」도 아닌것 같은데 애비앞의 너의표정은 어딘가 굳어 있는 것 같고,함께 지내는 시간도,함께 나누는 마음도 아버지에게는 무언가 아쉬움이 느껴지는 것은 웬일일까? 네가 특차로 합격했을 때 아버지의 마음은 이제는 너와 함께 지낼 시간이 많아질 것이라는 행복한 기대감으로 가득찼었다.요즈음 일찍 퇴근하는 이유를 네가 눈치채지 못하는 것이 솔직히 말해 섭섭하다고 느껴지니 어쩔수 없이 아버지도 나이를 먹어가는 모양이지. 불문과에 진학하게 된 너와 함께 보들레르의 시를 읽고,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별나라를 찾고,콩쿠르 수상작의 독후감을 나누는 즐거움을 바란다면 이 소박한 애비의 소원이 늙은이의 주책이겠느냐? 네가 「오빠부대」나 「로데오거리」같은 데가 있는 것 조차 모를 정도로 건실한 것은 물론 고맙기 그지 없다.그리고 대학입학 때까지 긴긴 시간을 외국어,컴퓨터,운전교육 등으로 알차게 보내고 있는 것도 말할 수 없이 대견하다.그래야 요즈음 사람마다 얘기하는 세계화시대의 주역으로서의 준비가 될 수 있을 것이다.옛 이집트의 파라오의 묘비에 씌어진 상형문자를 프랑스의 고고학자 샹폴로와가 해독하였는데 그 가운데 『요즈음 젊은이들 버릇이 나빠져서 인류가 한 세대만 지나면 멸망해 버릴것이다』는 말이 있었다고 한다.그후 수백세대가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인류는 건재하고 있으니 아마도 젊은이에 대한 기성세대의 우려는 하릴없는 노파심일지도 모르겠지.그러나 요즈음 세상이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보다 훨씬 가난하던 옛날보다 좋아보이지 않는 것을 어찌하겠느냐.외국어와 컴퓨터와 운전은 꼭 배워야 할 생활의 방편이므로 열심히 계속해야 한다.그러나 너희가 암기식 교육으로 대학입시에 합격할 수 있었던 것처럼 인생에서 공부만으로는 성공이 보장될 수 없다는 것을 슬기로운 네가 더 인식해 주었으면 한다. 젊은이다운 패기로 넓은 세상을 바라보며 우리의 강산을 즐기고 그동안 하지 못한 독서를 통하여 선인들의 슬기와 경험을 배우며 문화의 향기에 젖을 수 있는 알차고 보람된 나날을 보내기를 바란다.그렇게 하여 그동안 입시용 암기교육으로 잃어버렸을 지도 모르는 인성을 되찾기를 바란다. 입학시험지옥에서 벗어난 해방감을 너희 또래끼리만 한껏 만끽하고 싶으면서도 가끔 팔순의 외로우신 할아버지를 찾는 너의 고운 마음이 아버지는 너무 고맙다.틀림 없이 나의 사랑어린 충고의 말을 너는 잘 받아들여 멋쟁이 대학생이 될거야. 이 좋은 일요일 아침에 사랑하는 나의 딸에게 세상에서 가장 참되고 멋있고 아리따운 여대생이될 것을 하느님께 기구드린다.
  • 호치민시 소재/피카소 고아원/“가족애 넘쳐 입양갈 생각 없어요”

    ◎피카소 손녀 설립… 아이들 기술 가르쳐자립 도와/보모 5∼10년 금혼 규칙 있어도 지원자 줄이어 베트남전이 끝난지 꼭 20년이다.전쟁은 끝났지만 베트남은 여전히 빈곤과 이로 인한 고아들의 문제에 맞닥뜨려 있다. 호치민시에는 이같은 고아들에게 따뜻한 가정의 역할을 하는 이상적인 고아원이 하나 있다.세계적인 화가 파블로 피카소의 손녀 마리나 피카소가 세운 「피카소 고아원」이 그곳. 피카소 고아원은 하나의 조그만 마을을 이루고 있다.지난 91년6월 문을 열 당시만 해도 아홉채의 집으로 출발했지만 점점 땅을 넓혀 이제는 모두 24채의 주택이 고아원을 형성하고 있다.게다가 집 주변에는 야외 수영장,체육 경기장,학교,작업장 등도 있어 이곳 2백여명의 아이들에게는 집 이상인 곳이다.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피카소재단은 이 고아원을 연간 20만달러로 운영하고 있다.마리나 피카소가 베트남에 고아원을 설립하게 된 동기는 지난 90년 세명의 베트남 어린이를 입양하면서부터.베트남 관리의 안내로 한 고아원을 방문했을 당시 고아원 건물이너무나 낡고 허술해 마리나는 이곳을 인수,개조하기로 결심했다.그가 직접 프랑스에서 데려온 건축가가 손질한 고아원은 코코넛 나무숲을 배경으로 멋진 건물로 탄생했고 그의 이름을 딴 지금의 피카소 고아원이 됐다. 새로운 고아원을 만든 마리나는 이 고아원이 어린이들에게 단순한 보호시설 이상이기를 원했다.그는 모든 아이들에게 엄마를 중심으로 한 가정을 맛보게 하고 싶었다.우선 마리나는 베트남 여교사 가운데 고아원에서 어머니가 될 사람을 물색한뒤 가정을 지켜나가기 위한 규칙을 세웠다. 피카소 고아원내 아이들은 절대 밖으로 입양돼 나갈 수 없고 어머니가 된 사람은 10명 정도의 아이들을 보살피며 5년에서 10년까지 결혼도 할 수 없게 만든 것이다.그리고 아이들은 반드시 일반적인 교육과 함께 갖가지 기술을 익혀 사회에 나갔을 때 자립할 수 있도록 한다. 이 엄격한 규칙에도 어머니가 되려는 사람은 줄을 이었고 새엄마와 형제,자매를 갖게 된 아이들은 끈끈한 가족애 때문에 입양갈 생각은 아예 하질 않는다. 아이들에게 「메」(베트남어로 엄마)라고 불리는 이곳 어머니들은 한달에 70달러를 받으며 일하고 있다.아이들의 어리광도 받고 때로는 야단도 치며 여느 어머니들과 똑같은 역할을 한다.31세의 교육대학 졸업생인 보 티 투오이는 14개월서부터 15세까지 아이 7명의 어머니 노릇을 한다.투오이의 하루는 새벽 5시30분에 시작된다.아이들을 깨워 운동을 시킨 뒤 아침식사를 함께 하고 학교갈 준비를 해준다.그는 평생 미혼으로 아이들을 보살피겠다고 다짐한다.
  • 대학이 인생의 전부 아니다(사설)

    지방대학에 예비합격한 여학생이 아파트에서 투신자살하자 손녀딸의 죽음을 괴로워하던 할머니도 뒤이어 목숨을 끊었다.대입시험에서 낙방한 아들을 꾸짖던 50대의 아버지는 아들의 반발에 충격을 받고 목을 맸다고 한다.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는 일이다. 수험생의 자살사건은 입시철만 되면 매년 되풀이된 지 오래다.그래서 이번에도 흔히 있어온 그런 자살사건으로 보면 유별난 것이 아닐지 모른다.하지만 이번처럼 수험생을 둔 가족까지 낙방충격의 여파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삶을 포기하는 일이 생긴다는 것은 보통 심각한 사회문제가 아닐 수 없다. 대학이 목숨보다 더 귀한 것인가.도대체 대학이 뭐길래 한번밖에 주어지지 않는 소중한 생명을 그렇게 쉽게 끊을 수 있단 말인가.청소년은 어린 나이에 사리를 제대로 분간하지 못해 그렇다 해도 어른까지 목숨을 끊었다는 것은 적지 않은 충격과 함께 우려를 불러일으킨다.우리의 마음을 더욱 착잡하게 하는 것도 바로 이런 데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는 성적위주 사회의 병리를 다시 한번 깊게 반성해야 할 필요가 있다.청소년의 고민을 잘 이해하고 풀어주어야 할 어른마저 고민속으로 빠져들고 죽음을 결행하는 사태는 그냥 넘길 강건너 불이 아닌 것이다.가정과 학교,그리고 사회가 함께 책임지고 시급히 고쳐야 할 문제라고 본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사회병리의 근원적인 처방과 함께 교육제도를 비롯한 모든 사회정책적 모순들의 해결이 우선돼야 함은 물론이다.그렇긴 해도 귀중한 생명이 잇따라 희생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런 유장한 진단만을 하고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사실 자식을 기르는 일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더욱이 요즘처럼 경쟁이 치열한 세상에서 자식을 부모의 생각대로 길러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자식이라고 해서 반드시 부모가 바라는대로 커주는 것이 아닌 것이다.공부를 잘해 세칭 일류대학에 들어가는 자식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자식도 있게 마련이다. 특히 요즘 청소년은 강인한 정신력이 부족한 실정이다.부모의 과보호속에 자란 탓이다.깨어 있는 부모라면 우선 자식의 심신을 강인하게 이끌어주어야 한다.그리고 자식의 능력과 자질을 살려주는 것이 자식을 올바로 키우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대학입학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다.대학에 못 들어가도 다른 예술이나 기술과목이 적성에 맞고 그 방면에 뛰어난 재능이 있다면 성공의 길은 그곳에 있다.행복은 결코 성적순이 아님을 명심해야겠다.
  • 재수생 손녀 자살에 충격/할머니도 아파트서 투신

    29일 상오 9시30분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104동 앞 화단에 이 아파트에 사는 조모씨(51·D대학 교수)의 딸 영희양(20·여)이 11층 비상계단에서 떨어져 숨졌다. 이어 하오 6시30분쯤 같은 곳에서 조양의 할머니(72)가 역시 11층 계단에서 떨어져 숨진채 발견됐다. 경찰은 조양이 대학입시에 2차례 실패한 뒤 모대학 경주분교 불문학과에 예비합격했으나 입시를 전후해 잠을 못자고 식사를 하지않는 등 심한 불면증을 앓아온 점에 비추어 입시 결과에 불만을 느껴 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조양의 할머니는 평소 귀여워하던 손녀의 자살에 충격을 받아 곁에서 돌보던 아들 조씨가 쓰레기를 버리러 자리를 비운 사이 투신자살했다는 것이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