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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록도는 더 이상 외롭지 않았다

    소록도는 더 이상 외롭지 않았다

    한센인(한센병 환자와 병력자) 700여명이 모여 사는 전남 고흥군 도양읍 소록1리 소록도. 일본 변호사 65명과 한국 변호사 37명이 일제강점기 때 강제 수용돼 노역에 시달린 이곳 할아버지, 할머니 117명을 대리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보상청구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01년 특별법을 제정, 강제 수용됐던 일본 한센인에게 1인당 800만∼1400만엔씩 보상했지만, 소록도 주민은 내국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거절했다. 한·일 변호사들은 지난 8월 일본 정부의 결정에 불복, 보상청구소송을 냈다. 소록도 한센인들에게 재판과정을 보고하러 가는 변호사들을 동행, 취재했다. ■ 日정부상대 소송 소록도 르포 #1. 할머니와 손녀의 상봉 지난 11일 오후 2시. 전남 고흥군 소록도 중앙리 강당을 가득 메운 할아버지, 할머니 50여명이 한국과 일본의 변호사들을 반갑게 맞았다. 한센병을 앓았던 노인들은 불편한 몸으로 휠체어를 타거나 비스듬하게 바닥에 앉아 있었다. 일본에서 온 여변호사들이 손가락이 뭉개진 할머니 손을 다정히 잡으며 “안녕하세요.”라고 서툰 한국어로 안부를 묻는다. 일그러진 얼굴로 눈을 꼭 감은 할아버지를 포옹하기도 했다. 미소를 머금은 할아버지, 할머니는 오랜만에 손녀딸이라도 만난 듯 다정하게 쓰다듬었다. 이날 일본 변호사 5명과 한국 변호사 15명이 보고대회에 참석했다.10차례가 넘게 이곳을 방문한 사람도 있었다. 대한변호사협회 박영립 인권이사가 “첫 재판(10월25일) 때 장기진(84), 강석우(80) 할아버지가 증언했는데 17일 2차 재판 때 김일임(71·가명) 할머니가 증인으로 나선다.”고 말하자 노인들은 투박한 손으로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2. 피와 눈물로 얼룩진 ‘소록도’ 서울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6시간을 달리면 전남 고흥군 녹동항에 도착한다. 섬의 모양이 어린 사슴을 닮았다는 소록도(小鹿島)는 선착장에서 돌을 던져도 닿을 듯 가까이 보인다. 선착장과 소록도 사이 거리는 겨우 600m. 섬은 가운데 자리잡은 중앙공원을 중심으로 오른쪽은 관광객이 북적이는 해수욕장, 왼쪽은 출입이 제한된 한센인 거주지역으로 나뉜다. 김명호(55) 자치회장은 “일제강점기 때 6000여명이 거주하던 섬에는 이제 ‘한센인’ 702명만이 남았다. 평균 연령은 78세이고 한해 노환으로 사망하는 분만 50∼60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1936년에 착공돼 3년4개월만에 완공된 중앙공원은 한센인의 피와 눈물로 만들어졌다. 한센인 6만여명이 강제 동원돼 산림을 베어내고,6000여평의 대지를 조성했다. 암석은 완도 등에서 채취, 운반해 왔다. 나무는 일본과 타이완에서 들여왔다. 장기진 할아버지는 “몇 척의 배를 연결해 뭍에서 섬까지 다리를 만들었어. 우리는 목도라는 장대에 길이 2∼3m, 폭 1∼1.5m짜리 돌 수십개를 매달아 옮겼지. 언덕 위를 오르다 쓰러지면 돌 위에 앉은 일본인이 몽둥이로 마구 때렸어.”라고 회상했다. 중앙공원 한쪽에 자리잡은 붉은 벽돌집도 ‘고통의 역사’를 안고 있다. 시체해부실, 감금실, 단종대(斷種臺·남성불임수술대)…. 김 자치회장은 “일제 때 한센인은 다섯 차례 ‘죽음’을 맞이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가족과 생이별하며 호적에서 파내져 한번, 자녀를 낳지 못하도록 단종수술 받으며 또 한번, 목숨이 끊어져 한번, 그 시체를 해부해 또다시 한번, 불에 태워 화장하며 마지막으로 죽는다는 것이다. 감금실은 일제 때 노역을 하지 않거나, 소록도를 탈출하다 잡힌 한센인들이 7∼60일씩 갇혔던 곳이다. 실컷 매를 맞은 뒤 감금되면 음식도 없이 추위를 견뎌야 했다. 결혼을 하려면 단종수술을 해야 하는 규정은 2002년 10월24일 국립소록도병원 운영규칙이 만들어지기 전까지 유지됐다. #3. 오늘도 고통은 계속된다 한·일 변호사들은 진술서를 작성하기 위해 노인들이 살고 있는 집을 방문, 강제 격리된 상황과 인권침해 실태를 조사했다. 권모(77) 할아버지는 1943년,16살 때 3살 많은 누나와 소록도로 들어왔다고 했다. 경북 안동에 살던 남매는 “소록도에 가면 6개월만에 나병을 고칠 수 있다.”는 일본 순사의 말을 믿고 따라나섰다. 그러나 소록도는 치료는커녕 좁은 방에 10명씩 몰아넣어 강제노역을 시키는 ‘지옥’이었다. 가마니를 짜고, 벽돌을 굽고, 토끼가죽을 만들었다. 당시 한센인들은 한 해 벽돌 140만장, 가마니 30만장, 토끼가죽 1500장을 생산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배고픔에 잠을 잘 수가 없었어. 동상과 고된 노동으로 멀쩡하던 손과 발은 상처투성이로 변해갔지. 그리고 손목, 발목이 절단되더라고….”권 할아버지의 한숨이 이어진다. 1945년 광복 후 강제노역은 사라졌다. 그러나 강제격리 정책은 66년 말까지 계속됐다.92년에야 소록도에 노령수당이 지급됐고, 이듬해 의료보험 대상자로 선정됐다. 장애인 등록은 94년 9월에 가능해졌다.4평 남짓한 단칸방에서 생활하는 소록도 노인들은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을 적용받지 못하고 있다. 병원에서 의식주를 해결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래서 이들의 생활비는 노령수당 3만∼5만원이 전부다. 한센인 할아버지, 할머니의 애달픈 사연을 변호사들은 한글과 일본어로 옮겼다. 이 진술서는 일본에서 진행 중인 보상청구 소송에 주요 자료로 일본재판소에 제출될 것이다. 12일 오후 변호사들은 노인들의 배웅을 받으며 뭍으로 향했다.“고마우이.” 뭉툭한 손으로 등을 쓰다듬던 할머니를 향해 한 여변호사가 돌아섰다. 그는 차별, 편견과 싸우느라 가냘퍼진 할머니의 어깨를 감싸안았다.“우리는 하나인 걸요.” 소록도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소송 앞장 日변호사 구니무네 “인권을 침해당한 한국인도 일본인과 동등하게 보상받아야 합니다.” 일본인 구니무네 나오코(國宗直子·49) 변호사는 2002년 3월부터 소록도 한센인 소송에 앞장서고 있다. 소록도변호단의 일본측 사무국장을 맡으며 14차례 방문했다.12일 한센인 117명에게 받은 진술서를 마무리하던 그를 만났다. 구마모토 출신의 구니무네 변호사가 소록도에 관심을 가진 것은 다키오 에이지(73) 때문이다. 일본 근대사를 전공한 다키오씨는 구니무네 변호사가 1998년 일본 한센인들을 대리해 국가배상 소송을 진행, 승소하자 소록도 얘기를 들려줬다. 1907년 ‘나병예방법’을 제정한 일본은 1996년, 법이 폐지될 때까지 90년 가까이 한센인을 요양소에 강제 격리시켰다. 구니무네 변호사를 비롯한 일본 변호사 200여명은 ‘한센병 예방법 위헌 국가배상 변호단’을 구성, 소송을 냈고 2001년 5월 승소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항소를 포기, 한센병 환자 보상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했다. 구니무네 변호사는 “일제강점기 때 한국과 타이완에서도 한센인 강제격리정책이 펼쳐졌다는 얘길 접하고 바로 소록도로 달려왔다.”고 말했다. 국적과 관계없이 국가의 불법행위에 대해선 보상을 받아야 한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그는 “일본인들에게 많은 고통을 받은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나를 반갑게 맞을 때 눈물나도록 고마웠다.”고 털어놨다. 일본 한센인들이 보상금 일부를 기금으로 조성, 소송비용을 내고 있다고 전했다. 언어 장벽 탓에 소록도 노인들의 진술서를 받는 게 쉽지 않던 구니무네 변호사는 한국 변호사들에게 도움을 청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우리 일을 대신해줘서 고맙다.”며 발벗고 나섰다. 한·일 변호사 102명은 지난 8월 도쿄 지법에 보상청구소송을 냈고, 지난 10월25일에 이어 17일 열리는 2차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구니무네 변호사는 “일본 한센인들은 요양소에서 의식주 해결은 물론 매월 8만 5000엔(약 85만원)씩 받아 기본적인 생계를 유지한다. 그러나 한국 한센인들의 생활 여건은 너무나 열악하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한센인이 정당한 대우를 받으려면 일본 정부에 앞서 한국인들의 편견과 오해를 넘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타이완 한센인 격리지역인 낙생원의 일본 정부 상대 소송도 돕고 있다. 소록도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한센병에 대한 몇가지 오해 한센인에 대한 두려움과 차별은 오해와 무지에서 비롯된다고 가톨릭의대 채규태 교수는 지적한다. 그는 한센병은 하늘이 내리는 형벌(天刑)도, 전염성이 강해 격리가 필요한 난치병도 아니라고 말한다. 한센병에 대한 몇 가지 오해를 풀어본다. ●한센병은 전염성이 강하다 한센병은 전염병예방법상 가장 낮은 단계인 3군 전염병이다. 결핵의 전염력이 한센병의 2000배를 웃돌 정도다. 특히 일반인은 95% 이상 한센병에 대한 자연 항체를 갖고 있다. 또 리팜피신이란 치료제를 단 1차례 4알(600㎎)만 복용해도 나균의 99.9%는 전염력을 상실한다. 신체는 물론 성접촉, 임신을 통해서도 감염되지 않는다. ●치료하려면 격리조치가 필요하다 1980년대 치료제 리팜피신이 발견되면서 한센병은 통원치료를 받는 병으로 바뀌었다. 전염력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손가락·발가락 등 일부 신체기관의 변형으로 수술이 불가피하면 입원하지만, 장기간 격리는 필요치 않다. ●한센병은 난치병이다 한센병은 약물 복용으로 1∼2년이면 완치된다. 예전엔 치료시기를 놓쳐 변형된 손·발로 살아가는 한센인이 많았지만, 최근 발병한 환자들은 피부 반점 정도만 남는다. 치료를 시작하는 순간부터 몸속 나균은 전염력을 잃는다. ●한센병은 유전된다 1973년 대한나협회가 조사한 결과, 전국 88개 정착촌에 살고 있는 2세 4157명 가운데 한센병에 감염된 2세는 단 한 사람도 없었다. 가족 가운데 한센인이 있다 해도 감염은 240만명에 한 명 꼴로 일반인과 다르지 않다고 의학계는 분석하고 있다. ●새로운 한센병 환자가 많다 2004년 1월 현재 한센인은 1만 6801명이다. 대부분 치료가 끝난 사람들이다. 새로운 환자는 해마다 20여명에 불과하다. 소록도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김동조 前외무부장관 별세

    해오(海吾) 김동조 전 외무부 장관이 9일 오후 서울아산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86세. 김 전 장관은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 회담에 수석대표로 참여한 한·일 수교의 주역으로 1943년 일본 규슈(九州)대 법대 재학 중 일본 고등문관시험 행정과에 합격, 공직을 시작했다. 일본 후생성과 내무성에 근무하다 해방을 맞아 미군정 경남도청 이재과장, 체신부장관 비서실장·감찰국장 등을 거쳐 6·25전쟁 중이던 1951년 외무부 정무국장에 임명됐다. 1957년부터 외무부 차관을 지내면서 한·일 수교, 대일 청구권, 재일 한국인 법적 지위 등에 대한 우리측 전략을 만드는 데 깊숙이 관여했다. 1966년 초대 주일대사로 부임했으며, 이후 주미대사로 대미외교를 지휘하다 1973부터 1975년까지 외무부장관으로 재임했다. 1976년 박정희 대통령 외교담당 보좌관에 임명됐으며,1977년 남북대화 조절위원도 역임했다.1978년 대통령 외교담당 특보를 끝으로 공직생활을 마감했고,1979년에는 석유개발공사 사장을 역임했다. 유족은 부인 송두만 여사와 장남 김대녕 해오실업 사장, 차남 김민녕 외국어대 교수 등 2남4녀와 사위 손명원 스카이웍스솔루션스코리아 회장, 허광수삼양인터내셔널 회장, 정몽준 의원, 손녀사위에 홍정욱 헤럴드미디어 사장, 방준오 조선일보 기자 등이 있다. 발인은 13일 오전 7시 서울아산병원. (02)3010-2270.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겨울방학 아이와 떠나는 문화체험

    겨울방학 아이와 떠나는 문화체험

    겨울방학이 코앞에 다가왔다. 공부에 지친 청소년들에게 방학은 더 없는 쉼의 기회인 동시에 또 다른 배움의 시간이기도 하다. 이번 방학엔 아이들과 함께 보다 특별한 문화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 보자. 고즈넉한 산사에서 하룻밤을 묵으며 삶의 의미를 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을 가져도 좋고, 민속마을을 찾아 책에서만 배운 전래 놀이기구를 만들 수도 있다. 미술관에서 작품도 감상하고 판화도 만들어 찍어보는 재미도 느껴 보자. 마침 전국 주요 사찰에서는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국립민속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서도 청소년들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템플스테이, 불교수련회 전국 18개 사찰에서는 31일∼내년 1월1일 새해맞이 템플스테이 행사를 개최한다. 등산(태화산 마곡사, 달마산 미황사, 계룡산 자광사, 조계산 송광사 등), 새해맞이 타종식(낙산사, 구룡사, 수덕사 등), 산사음악회(금산사, 수덕사 등), 떡국 나눠먹기(서울 조계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전남 해남 미황사와 골굴사에는 외국인도 참여할 수 있고, 자광사는 외국인만 모집한다. 자세한 사항은 불교조계종 템플스테이 사업단(02-732-9927)에 문의하거나 각 사찰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겨울방학을 맞아 학생과 일반인을 위한 불교학교 겨울수련회도 전국 사찰에서 다채로운 주제로 열린다. 청주 관음사(043-256-6254)는 어린이들을 위한 스키 캠프와 눈썰매 교실 등의 프로그램을 마련했고, 전남 해남 대흥사(061-534-5502)는 한문학당을 연다. 서울 법련사 문화환경교실(02-733-5367), 제주 원명선원 선수련회(064-755-3322), 지리산생명문화교육원 어린이겨울학교(063-636-5399) 등도 눈길을 끈다. ●국립민속박물관 방학을 맞은 아이들이 야외에서 뛰놀며 건강하게 겨울을 이겨낼 수 있는 민속마을 여행 프로그램을 비롯해 가족간의 화합을 다질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먼저 1월12일부터 14일까지 진행될 ‘어린이 민속교실’. 첫째날엔 박물관에서 여러가지 전래 놀이기구를 만들어 보고, 둘째날에는 경기도 화성의 한 농촌마을을 찾아 지게로 볏짚 져보기, 새끼를 꼬아 축구공 만들어 보기 등 신나는 민속놀이를 체험해 본다. 2월22일부터 24일까지는 ‘박물관과 함께하는 민속마을 여행’을 진행한다. 초등생을 포함한 가족 단위로 충청남도 서산시를 찾아가 전통 인형극 박첨지 놀이를 관람하고, 대대로 정월대보름에 행해져 왔던 달집 태우기, 소지 끼우기, 대보름 밥 훔쳐먹기 등을 체험한다. 이밖에 시각장애인 어린이들과 함께하는 ‘손으로 느끼는 민속교실’, 저소득층 어린이들을 위한 ‘함께 나누는 민속교실’을 진행하며,‘할머니·손녀 공예교실’ 등 가족과 함께하는 체험교실 프로그램도 있다.(02)3704-3102. ●국립현대미술관 초등학교 1∼3학년생과 가족을 대상으로 새해 1월 한 달 간 매주 수·목요일 국립현대미술관내 어린이미술관에서 ‘우리가족 미술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올해는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천과 나뭇잎, 야채 같은 다양한 재료를 이용하는 콜라주 판화 제작 실기와 현대미술감상으로 이뤄진다.13일부터 20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www.moca.go.kr)를 통해 참가신청을 접수하며 신청자가 많을 경우 추첨으로 선발한다. 수강료는 무료로 일부 실기재료는 참가자가 별도로 준비하면 된다.(02)2188-6065.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25일 출범한 ‘최승희 춤연구회’ 김백봉 이사장

    “최승희 선생님은 항상 조국을 생각했어요. 또 무궁화가 있기에 춤을 출 수 있는 것이라며 조국 사랑을 늘 강조하셨지요.” 원로 무용가 김백봉(77)씨. 그는 전설적인 무용가로 알려진 최승희의 수제자이면서 동서지간이다.24일 저녁 김씨는 경희대에서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최승희 춤 연구회’를 공식 출범시켰다. 연구회 이사장직을 맡은 그는 “해외에서 활동 중인 최 선생의 제자들과 만나 한국무용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데 앞장서겠다.”며 ‘최승희의 춤과 삶’을 연구할 것임을 피력했다. “최승희 선생님은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무용가였으며 한국 무용계의 씨앗이 된 분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월북 이후 선생님의 삶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아요. 무용가로서 남긴 업적은 대단하지만 인간적인 조명은 잘 안 됐다고 생각합니다.” 스승의 춤에 대한 평가를 해달라고 하자 그는 “매우 아름답고 철저히 객석과 호흡하는 무용가였다.”면서 “오사카나 도쿄에서 공연할 때 대학생들이 환호를 지르며 기립박수를 치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 선생은 ‘평생 하루에 2시간씩만 연습하면 안 되는 일이 없다.’는 말씀을 격언처럼 하셨다.”면서 “새벽 4,5시에 일어나 작품연습에 몰두할 정도로 춤을 사랑했다.”고 회고했다. “스승님은 항상 단발머리였죠. 머리핀 두 개만 꽂으면 머리 미용은 끝났습니다. 제가 머리핀을 자주 꽂아 드렸지요. 또 선생님은 제가 몸이 아프면 꼭 안아주셨습니다. 자신보다 항상 남을 배려하는 자세로 삶을 사셨지요.” 1911년 서울에서 태어난 최승희는 국내뿐만 아니라 파리와 뉴욕 등에서도 활발히 공연했다.1946년 월북한 최승희는 국립최승희무용연구소를 개설해 활동하다가 1967년 숙청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씨는 13살 나이에 일본 도쿄에 있는 최승희를 찾아 무용에 입문,10여년 동안 제자로 활동했다. 최승희의 남편은 1920년대 유명한 문필가였던 안막(본명 안필승). 김씨는 17세때 안막의 동생인 안제승과 결혼했다. 해방후 김백봉 부부는 최승희 부부와 함께 월북했다가 6·25전쟁이 발발하자 아들을 데리고 월남했다. 김씨의 두 딸 안병헌·안병주씨와 세 손녀도 춤을 전공하고 있다. 김문기자 km@seoul.co.kr
  • ‘유서대필’ 강기훈씨 노모 대학생됐다

    지난 1991년 유서대필 사건으로 널리 알려진 강기훈씨의 어머니 권태평(70)씨가 늦깎이 대학생이 된다. 권씨는 11일 성공회대 2학기 수시모집에 합격했다. 성공회대는 “권씨가 고령인데도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와 인권운동사랑방 등에서 적극 활동한 경력을 인정받아 ‘NGO활동우수자’ 전형으로 사회과학부에 합격했다.”면서 “국가가 하지 못한 민주화 운동에 대한 보상을 학교에서 먼저 시작하자는 의미”라고 밝혔다. 권씨는 이번 수시모집 합격자는 물론 재학생을 통틀어 최고령이다. 권씨는 중학교에 다니다 한국전쟁이 발발하는 바람에 학교를 그만뒀다. 그는 “대학 때 데모만 하고 다니던 아들 속을 알고 싶어 아들의 책이나 유인물을 읽어봤는데 도대체 이해를 할 수 없어 공부를 하고 싶었다.”면서 “배웠으면 사회에 돌려줘야 할 텐데 시간이 너무 짧다.”고 말했다. 평범한 주부였던 권씨는 아들이 투옥되자 누명을 벗기겠다는 심정으로 아들이 일하던 인권운동사랑방에서 자원봉사를 시작,NGO와 인연을 맺었다. 권씨는 2년전 마포구 염리동의 일성여고에 입학한 뒤 공부에 열중, 대학까지 응시하게 됐다. 손녀뻘 되는 학생들과 한 교실에서 공부했지만,“하루도 공부를 쉬지 않을 정도로 재미있게 공부했다.”고 권씨는 밝혔다. 아들이 공부했던 내용을 배우고 싶어 사회과학부를 선택한 권씨는 여성이나 노인 대상 상담가가 되는 게 꿈이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케리, 접전지역서 한발 앞섰다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전국적으로는 우세를 보이고 있지만 존 케리 민주당 후보가 승부의 결정권을 가진 접전지역에서 상승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기관인 해리스가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밝힌 유권자 820명을 상대로 지난 14∼17일 실시한 조사에서 부시 대통령은 48% 대 46%로 2%포인트 앞섰다. 또 조사대상자 가운데 2000년 대선에서 기권한 사람을 제외하면 51% 대 43%로 8%포인트나 앞섰다고 AP가 보도했다. 그러나 플로리다와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등 17개 ‘스윙 스테이트 (접전이 벌어지는 주)’의 조사결과는 케리 후보가 51% 대 44%로 7%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은 심장수술을 받고 회복중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 등의 유세에 합류하면 접전지역에서의 지지율이 더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AP가 추산한 이날까지의 대통령 선거인단 확보 숫자는 부시 대통령이 20개주에서 168명, 케리 후보가 12개주에서 171명이다. 이날 현재 로이터/조그비 조사에서 두 후보가 모두 45%로 3일째 같은 지지율을 기록했으나, 워싱턴포스트는 50% 대 47%로 부시 대통령이 3%포인트 우세한 것으로 발표했다. ●지지층내에서도 등락 보여 9·11테러 이후 부시 대통령에게 기울었던 ‘시큐러티 맘(아이들의 안전을 걱정하는 엄마들)’들이 경제 현안에 강점을 보이는 케리 후보에게 옮겨오는 것으로 조사됐다.CBS는 지난 9월초 부시 대통령의 여성유권자 지지율이 48% 대 43%로 케리 후보를 앞섰으나, 지난 17일 현재 케리 후보가 등록된 여성유권자의 지지율에서 50%대 40%로 10%포인트 앞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역대 미국선거에서 기혼여성은 공화당을, 미혼여성은 민주당을 지지해왔다. 반면 지난 대선에서 부시에게 10%의 표만을 던져줬던 흑인들도 최근 공화당의 구애공세에 흔들려 최고 20%까지 부시 대통령에게 투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또 케리 후보의 지지자 가운데 4분의 1은 이번 대선에게 결국 부시 대통령이 승리할 것으로 예측했다고 워싱턴타임스가 보도했다. 한편, 부시 대통령의 친척들이 인터넷에 케리 후보 지지 사이트(www.bushrelativesforkerry.com)를 만들었다고 보스턴 글러브가 전했다. 부시 대통령의 할아버지로 코네티컷주에서 상원의원을 지낸 프레스콧 부시의 누이인 메리 부시 하우스의 손녀·손자 6명이 부시 대통령의 보수적 견해가 자신들이 생각하는 평화나 사회 정의의 관점과는 다르며 부시 대통령의 재임으로 미국이 병을 앓고 있다고 판단해 행동에 나섰다는 것. ●법률전쟁 이미 시작 부시와 케리 캠프는 다음달 2일 선거에서 투·개표 및 재검표를 둘러싼 법적 소송 사태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변호사와 자원봉사자 등 수만명씩의 선거소송 대책팀을 구성했다. 케리 진영은 2000년 대선 당시 재검표 소동을 빚었던 플로리다에 변호사 2000명을 배정한 것을 비롯, 미 전역에 1만여명의 변호사를 배치시켜 최소 5개주에서 동시 소송을 진행시킬 준비를 마쳤다. 부시 진영도 3만개 투표구를 전담할 대규모 변호사 군단을 각주 공화당 본부별로 지정했으며, 플로리다의 경우 265명의 정예 변호사를 활용해 유사시 즉각 대응할 계획이다. 월가에서는 자칫 승부가 내년 5월까지도 가려지지 않고 이에 따라 증시가 가라앉는 최악의 상황이 초래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CNN이 방송했다. dawn@seoul.co.kr
  • [김영희 이혼클리닉] 채팅하다 바람나 가출한 며느리

    [김영희 이혼클리닉] 채팅하다 바람나 가출한 며느리

    예순이 넘은 사람입니다. 며느리가 집을 나가 속이 상합니다. 아들은 31세, 며느리는 26세랍니다. 혼인신고를 마쳤고, 딸아이도 있지만, 집안 형편이 어려워 5년 동안 결혼식은 못 올렸습니다. 내년쯤 결혼식을 하려 했는데…. 아들내외는 열심히 맞벌이를 해 부모 도움없이 조그만 집도 마련하고 잘 사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며느리가 인터넷 채팅으로 젊은 남자와 바람이 나서 가출을 하고 말았습니다. 수원과 서울 구로공단에 살고 있는 며느리에게 아들과 함께 쫓아가 맘껏 때려주고 싶은데 참고 있습니다. 어쩌면 좋을까요. -박창석(가명)- 인터넷 채팅으로 젊은 남자와 말썽을 일으킨 며느리가 어린 딸마저 버리고 집을 나갔다면 마음이 무척 괴로울 것입니다. 요즈음 인터넷 채팅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고 이로 인해 가정파탄이 많이 발생하고 있어서 우리 모두가 우려하고 있는 바입니다. 청소년에서부터 가정주부까지 컴퓨터에 온통 정신을 빼앗겨 공부도, 가정일도 내팽개치며 제정신이 아닌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컴퓨터 앞에 앉아 클릭 하나로 많은 정보와 지식을 손쉽게 얻을 수 있는 편리한 세상이 되어 좋은 반면, 그에 못지않게 부작용도 많아서 잘 쓰면 약이 되고, 못쓰면 독이 된다는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박창석씨, 세상 돌아가는 순리를 다 아실 만한 연세인 것 같습니다만, 아무리 오래 살아도 알 수 없는 것이 인생이지요. 상식도 원칙도 통하지 않는 세상이 되어가는 것은 아닌지 당혹스러울 때가 많습니다.5년전 당신이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아들이 임신한 처녀를 데리고 와서 인사를 시킨 것이 지금의 며느리인 것 같습니다. 두 사람이 결혼식도 올리지 않은 채 딸을 낳고 살며 맞벌이를 해서 알뜰살뜰 돈을 모아 부모도움 없이 집을 장만했다면, 그때까지는 아들부부에게 아무런 이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집 장만하기까지 남달리 건실하게 살았던 며느리가 어느 한순간 인터넷 채팅으로 다른 남자에게 마음을 빼앗겼다면 시아버지가 모르고 있는 부부문제가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아내가 그토록 심각할 지경으로 인터넷 채팅에 빠져들 때까지 남편이 모르고 지냈다면 아내에게 무관심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부부는 항상 서로에게 관심을 갖고 애정표현을 자주해서 상대가 외로움을 느끼지 않도록 사랑으로 마음을 채워나가야 합니다. 형편이 여의치 않아 몇 년째 아들의 결혼식을 미루어 왔다는데 잘못된 생각이었던 것 같습니다. 식장에서 올리는 결혼식이 의례적인 형식일 수 있지만, 사람 사는데 형식이 꼭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순백의 웨딩드레스에 예쁘게 화장을 하고 하객들 앞에서 결혼서약을 하며 결혼예물을 주고받고, 신혼여행을 가고…. 여자로 태어나서 가장 행복하고 기쁜 날이 시집가는 날입니다. 여자들에게 웨딩드레스가 주는 의미는 생각보다 훨씬 큽니다. 한데 며느리는 아이까지 낳고도 오랫동안 결혼식도 못 올린 채 살고 있는 것이 마음에 상처가 되었을 것입니다. 내년에 조그만 예식장을 빌려 결혼식을 올려주려고 했다는데 그동안 너무 소홀했던 것은 아니었는지요? 집안 형편상 그랬을 수도 있었겠지만 집 장만보다 더 급한 것이 결혼식이었습니다. 창석씨, 결과가 있으면 반드시 원인이 있기 마련입니다만, 어떠한 이유로도 며느리의 행동은 참으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어린 딸을 버리고 집을 나가버린 엄마라면 엄마로서 자격은 그만두고라도 인간적인 도리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며느리가 돌아오면 다시 받아들이겠다고 했지만 진정 용서하고 받아들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상담글로 보면 며느리에게 그토록 심한 욕설을 하고 있는 것으로 봐선 당신의 분노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가기 때문입니다. 다시 만나서 산다고 해도 불행해 질 것이 불 보듯 뻔합니다. 아들과 함께 며느리에게 달려가 실컷 폭행을 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했는데 자제하십시오. 마음과 몸이 떠나버린 사람, 깨끗이 잊어버리고 소중한 핏줄인 손녀를 잘 키워주는 게 집안 어른으로서 해야 할 도리입니다. 아드님도 마음을 정리하고 새 출발할 수 있도록 곁에서 도와주십시오. 당신의 역할이 매우 중요할 것 같습니다. 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
  • ‘사운드 오브 뮤직’ 후손들 서울서 감동의 ‘도레미송’

    ‘사운드 오브 뮤직’ 후손들 서울서 감동의 ‘도레미송’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실제 주인공인 조지 폰 트랩 대령의 후손들인 폰 트랩 중창단이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무대에 선다. 19일 오후 7시30분 공연을 갖는 소피아(15) 멜라니(14) 아만다(12) 저스틴(9) 등 네 아이는 모두 폰 트랩-마리아 부부의 증손자·손녀들.영화에서 커트로 나오는 베르너 폰 트랩의 손자·손녀들이다. 영화에서처럼 폰 트랩 대령은 7명의 자녀,가정교사 마리아와 함께 나치 치하의 오스트리아를 떠나 미국으로 건너가 정착했다.중창단은 1997년 할머니의 생일을 기념해 열린 가족모임에서 함께 노래한 것을 계기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세계 유명 음악축제와 TV 프로그램,자선공연 등에 출연하면서 맑은 음색과 아름다운 화음으로 영화의 감동을 다시금 전하고 있다.미국 9·11 테러를 기념하기 위해 개최된 뉴욕 그라운드 제로 콘서트의 무대에도 오른 바 있다.지난해 1월부터 음반도 발매,지금까지 3장의 음반을 냈다. 이들은 ‘사운드 오브 뮤직’의 음악부터 미국과 유럽의 다양한 고전음악과 포크에 이르기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는 폭넓은 레퍼토리를 자랑한다.이번 무대에서는 최선용이 지휘하는 구리시교향악단과 함께 ‘도레미송’등 영화 속에 등장했던 주옥 같은 곡들과 한국 가곡,동요들을 들려준다. 한국여성재단이 문화 소외계층을 위한 문화나눔 행사의 일환으로 마련한 무료공연으로,장애인 등 소외 이웃들도 관객으로 초청할 예정이다.(02)3472-4480.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어린이 책꽂이]

    ●어린이 삼국유사 삼국사기(구들 글·이상윤 외 그림) 초등학교 교과 내용을 토대로 고조선부터 후삼국에 이르기까지 시대별 특징과 인물,업적 등을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재구성한 역사 전집.권당 40쪽 분량의 본책 66권과 별책 부록 4권,삼국유사·삼국사기 노래 CD,테이프 등으로 구성됐다.한국삐아제.69만원. ●내 친구 상하(이청해 글·허구 그림) 엄마가 유학을 떠난 뒤 아빠와 단둘이 지내게 된 아홉살 주인공 번하의 성장기.번하는 엄마에 대한 그리움과 외로움으로 힘들어하다가 강아지 ‘상하’를 데려와 키우면서 책임감과 의무에 대해 이해하기 시작한다.비룡소.9000원. ●시골개 서울개(수잔 스티븐스 크럼멜 외 글·그림,김난령 옮김) 천재 화가 고흐와 로트렉의 실화를 이솝우화 ‘시골쥐 서울쥐’의 이야기를 빌려 재구성한 그림책.서로의 개성을 존중하는 삶이 세상을 다양하고 풍부하게 만든다는 교훈을 전한다.고흐와 로트렉의 명화를 살짝 응용한 그림을 보는 재미도 크다.국민서관.8500원. ●달려라 그림책버스(김서정 외 글·한성옥 외 그림) 동화작가 7명과 화가 7명이 원주 ‘패랭이꽃 그림책버스’의 운영을 후원하기 위해 만든 동화집.부모와 자식간의 사랑을 그린 ‘바다속의 피아노’ 할머니와 손녀의 사랑을 담은 ‘미나 울림’ 등 일곱개의 사랑 이야기를 실었다.문학과지성사.8500원.
  • ‘새피’ 수혈 한나라 상임위 쓴소리 회의

    대여(對與) 공세의 방향키를 쥐고,당론의 흐름을 잡아나가는 한나라당 상임운영위 회의에 새 얼굴이 대거 포진됐다.30일 신고식을 치른 이들은 최근 선출된 중앙위의장을 비롯한 여성·청년·네티즌 대표들. ‘폭로전문가’,‘DJ저격수’로 유명한 정형근 의원은 중앙위의장의 자격으로 2년 만에 당 전면에 복귀했다. 국방전문가인 송영선 의원과 ‘원조 장군의 손녀’인 김을동씨는 여성 대표의 몫으로 합석했다.‘젊은이의 힘’을 내세운 이성권·김희정 의원은 각각 청년과 네티즌 대표로 참석했다. 외견상으로는 박근혜 대표와 김덕룡 원내대표,이한구 정책위의장 등 기존 구성원의 외연을 확대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이번에 수혈된 ‘새피’의 화려한 면면이 의견수렴 과정에 대폭 반영될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반면 다양한 ‘출신 성분’으로 분란이 거세질 것 같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당장 이날만 해도 정 의장은 회의 서두에선 “열심히 하겠다.”고 짧막한 소감만 밝혔지만,비공개 회의에서는 “앞으로 당3역은 발언을 자제하고,청년·여성·네티즌 대표들에게 발언권을 많이 줘 당의 활로를 높이자.”,“당의 언로(言路)를 터주자.”는 취지로 쓴소리를 던졌다는 후문이다. 이 때문에 “회의는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고,서두 발언도 간략하게 하자.”고 제안한 김형오 사무총장이 머쓱해졌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여기에 덧붙여 누군가 “총장은 앞으로 당무 보고만 하시라.”고 질책 섞인 조언을 던지는 바람에 회의 분위기가 어색해지기도 했다는 것이다. 더구나 원희룡 최고위원과 남경필 원내수석부대표를 비롯한 소장파 리더는 지난 4·15총선에서 ‘정형근 공천 불가론’을 폈던 전력이 있어 이들의 관계 회복 여부도 앞으로 회의 분위기를 크게 좌우할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김희정 의원은 “사이버나 네티즌의 의견이 곁다리가 아닌,‘메인스트림’이 됐다는 것을 인식해달라.”고 강조,앞으로 젊은 목소리가 수용되도록 힘을 쏟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한국 피겨 110년史

    한국 피겨 110년史

    한국에 피겨스케이팅이 처음 소개된 것은 구한말인 1890년대 중반.영국 왕립지리학회 최초의 여성회원인 이사벨라 버드 비숍 여사는 저서 ‘조선과 이웃나라들’에서 1894년 겨울 고종황제와 명성황후의 초청으로 경복궁 향원정에서 첫 시연을 했다고 적고 있다.또 ‘남녀가 사당패와 색주가들처럼 손을 잡았다 놓았다 하는 모양에 대해 명성황후가 못마땅해했다.’는 기록으로 미루어 스피드스케이팅이 아니라 피겨스케이팅이 먼저 소개된 것이 분명하다. 일반에 전파된 것은 1920년대 후반.24년 일본 유학을 마친 이일의 주도로 ‘피규어 스케잇 구락부’가 탄생했다.회원은 8명.해방 이전까지 여자선수는 단 한 명도 없었다.남자선수들끼리 페어나 아이스댄싱을 하기도 했다. 48년 이일이 대한빙상경기연맹 초대회장이 되고,만주에서 피겨를 배운 김정자 홍용명 서신애 문영희 등 여자선수들이 국내에 들어오면서 비로소 모양새가 갖춰졌다.55년 동계체전에 참가하고 전국피겨선수권대회도 열었다. 국제무대에 첫선을 보인 것은 68년.프랑스 그레노블동계올림픽에 이광영(남) 김혜경 이현주(이상 여) 등 3명이 참가했다.70년대에는 윤치호 전 독립신문 사장의 손녀인 윤효진(미국 거주)과 주영순이 주니어선수권에 도전했다.사상 첫 입상은 91년 삿포로 동계유니버시아드 시니어싱글에서 정성일이 따낸 은메달.고종황제가 ‘얼음 위를 나는 기술’을 보고 감탄한 지 꼭 97년만이었다.
  • 웨일 라이더-고래등을 탄 소녀 세상의 빛이 되다

    뉴질랜드 영화를 볼 수 있는 드문 기회가 생겼다.8일 개봉하는 ‘웨일 라이더’(Whale Rider)는 선댄스영화제를 비롯해 로테르담,샌프란시스코 등 내실있는 해외영화제에서 관객상을 받은 뉴질랜드산 드라마다. ‘고래를 탄 사람’이란 제목은 마오이 원주민들에게 전해오는 전설.전통을 고수하는 마오이족에게는 선조가 고래등을 타고 뉴질랜드에 처음 도착했다는 오랜 전설이 남아 있다. 주인공은 최연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라 화제였던 14세 소녀 케이샤 캐슬 휴즈.마을의 새 지도자가 될 자질이 있지만,여자를 경시하는 부족의 전통 때문에 상처를 입는 마오이 소녀 파이키아 역이다. 남성우월주의의 전통을 고수하는 마을 족장 코로(라위리 파라텐)는 파이키아의 할아버지.큰아들이 그토록 기다리던 아들 대신 파이키아를 낳자 실망한다.영특한 소녀로 자라는 손녀를 내심 흐뭇해하면서도 할아버지는 뿌리깊은 편견만은 버리지 못한다.새 지도자 수업을 받는 일에도,그 어떤 전통행사에도 여자라는 이유로 파이키아는 끼어들 수가 없다. 화석화된 관습과 성차별로 파이키아와 코로가 갈등하는 내용이 영화의 주요 얼개다.시간이 갈수록 지도자적 자질을 드러내는 파이키아,그런 손녀를 사랑하면서도 전통의 틀을 저버리지 못해 고뇌하는 할아버지의 심리와 행동을 추적한다. 드라마 구도가 기승전결이 명확해 감상하기에는 편하다.그러나 관습의 멍에 때문에 갈등하는 소재 자체는 새로울 게 없어보인다.뉴질랜드 해안마을의 빼어난 풍광을 배경으로 마오이 전통에 대한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이 그런 결함을 눈감아주게 한다.연출은 여성감독 니키 카로.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열린세상] ‘장군의 손녀’ 와 친일진상 규명/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 교수

    지금 월간조선과 김희선 의원간의 논쟁이 뜨겁다.월간조선측은 김희선 의원의 아버지가 만주 경찰 출신이었다고 주장하고 있고,김 의원측은 자신의 아버지는 한독당 비밀당원이었으며,독립운동을 비밀리에 지원하던 사람이었다고 주장한다.월간조선측은 녹취록이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김희선 의원측은 친척을 동원해서 월간조선측이 거짓말을 한다며 맞서고 있다.여기에다 당시 재가한다는 것은 어떠느니 하면서 여성 모독적인 공방까지 펼쳐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보면서 과연 과거청산이란 이런 것이어야 하나 탄식을 금할 수 없다.우선 여권 인사 조상들의 친일 행적을 파헤치는 언론기관의 모습도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다.과거사를 캐내는 것과 특정인의 가족사를 들춰내는 것은 과연 어떻게 다를까 생각하게 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즉,과거사 청산의 당위성에는 모두 공감하고 있지만 그 방법은 과연 어떠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한다.과거사는 사회구조와 역사적 상황하에서 파악해야 할 문제이지,특정인의 가족사를 중심으로 파헤칠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서 가족사의 한 부분이 당시의 사회구조를 반영한다는 주장이 제기될 수 있지만,그렇게 될 경우 그것은 한 개인의 가족사가 아닌 당시의 역사적 구조물의 요소가 되는 것이다.다시 말하면 특정인을 중심으로 놓고 접근하면 가족사에 관한 문제이지만,만일 다른 요소에 의해 친일 행적이 드러난다면 이는 한 개인의 가족사라기보다는 역사적 차원의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결국 무엇에 의해 문제제기가 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인데,예를 들어 친일 행위를 규명하다 보니까,그 후손이 누구 누구더라라는 것은 피할 수 없겠지만,역으로 누구의 조상을 파헤치니까 과거 일제 시대때 어떠한 ‘직위’ 혹은 ‘직업’을 갖고 있더라,그러니까 그 사람은 후손이기 때문에 일정 부분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은 천지차이다.즉,친일 진상규명은 ‘친일 행위’로부터 비롯되어야지,‘특정 개인’의 족보로부터 비롯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반면 자신의 조상의 공적을 통해 현재의 자신을 인정받으려 하는 모습도 과연 소망스러운 모습인가 하는 점도 생각해보아야 한다.자신은 자신일 뿐이다.이 말은 우리의 뿌리가 필요없다거나 혹은 과거 없는 현재만이 중요하다는 뜻은 아니다.과거도 중요하고 또 과거 없이 현재가 있을 수는 없다. 하지만 과거의 자기 조상들의 행위를 후손이 그대로 답습한다는 등식이 성립될 수도 없거니와,혹은 과거 조상들의 행적을 등에 업고 자신을 치장하려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김희선 의원의 아버지가 만주 경찰이 아니고,김 의원측의 주장대로 독립운동을 지원하던 사람이었고,또 김학규 장군의 ‘후손’이 김희선 의원이라 하더라도 지금의 김 의원에게 그러한 사실이 어떠한 영향을 미쳐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만일 김 의원이 자신의 가계(家系)가 독립운동 가문이어서 역사청산을 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다면,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특별법 제정에 앞장섰다면 이는 동기 자체가 잘못됐다. 역사 청산은 개인적 동기,즉 자신의 가계에 대한 자랑스러움이나 혹은 자신의 가족들의 과거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이루어져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과거사 청산 혹은 과거사 규명은 객관적인 시각에서 바라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독립운동 가문의 사람들이 어렵고 불우한 세월을 보낸 경우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이들에 대한 보상은 객관적이고 공정한 역사청산 과정에서 당연히 이루어져야 하는 문제이다.하지만 지금의 상황을 보면 과거사 청산이라는 이름하에 주관적 감정들이 섞여있고,그렇기 때문에 이전투구의 양상으로 비쳐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주관적 감정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에서의 ‘과거사 규명’은 결국 세월이 흐르면 또 한번 ‘과거사 규명’을 해야 할 필요성을 만들어낼 뿐이다.‘역사의 규명’은 그렇기 때문에 어렵지만,바로 그러한 이유에서 반드시 진행되어야 할 ‘역사적 책무’인 것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 교수
  • 이동휘선생 후손 격려

    |아스타나(카자흐스탄)·모스크바 박정현특파원|카자흐스탄에 이어 두번째 방문국인 러시아 모스크바에 도착한 노무현 대통령은 20일 저녁(현지 시간) 메트로플 호텔에서 순방에 동행한 경제인 50여명을 초청해 다과회를 가졌다. 노 대통령은 앞서 모스크바 주재 한국대사관에서 열린 러시아동포 간담회에서 한인의 러시아 이주 140주년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 민간 외교 사절로서 양국간 우호 증진에 노력해 온 동포들을 격려했다.장 류보미르 연방하원 의원,조 바실리 고려인 연합회장 등 160여명이 참석했다. 한편 권양숙 여사는 이날 아스타나 ‘SOS 어린이 마을’을 방문하는 등 조용한 ‘내조 외교’를 펼쳤다.이 마을은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의 부인 사라 나자르바예바 여사가 오스트리아의 가정식 고아원과 유사한 고아 마을을 현지 실정에 맞게 설립하라고 지시해 만들어졌다. 권 여사는 21일 모스크바에서 이위종 선생의 외손녀,이동휘 선생의 외증손녀 등 독립유공자 후손을 초청해 격려하고 한국 학교를 방문한다.22일에는 모스크바 주재 대사관 간부 부인들과 오찬을 함께 할 계획이다. jhpark@seoul.co.kr
  • 신임 보훈처장 박유철씨

    노무현 대통령은 20일 신임 국가보훈처장(장관급)에 박유철(66·평택대 겸임교수) 전 독립기념관장을 임명했다. 박 신임 처장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제2대 대통령을 지낸 백암 박은식 선생의 손자로 지난 61년 보훈처 창설 이래 독립운동가의 후손이 보훈처장으로 기용된 것은 처음이다. 정찬용 청와대 인사수석은 “박 처장은 제4·5대 독립기념관장을 지낼 당시 광복회 부회장을 겸임하면서 광복회로부터 지급되는 일체의 활동비를 받지 않는 등 매우 강직하고 원칙에 충실했다.”면서 “건설교통부에 재직할 때도 강직하고 청렴한 공직 생활로 주변의 신망이 두터웠다.”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박 처장의 부친인 박시창 선생도 광복군 사령관과 광복회장을 지낸 독립운동가이며, 부인 양준자 여사도 대한매일신보를 창간한 언론인이자 독립운동가였던 양기탁 선생의 친손녀다. 그의 기용은 “좌·우 대립에 묻혀 있는 독립운동사를 밝혀야 한다.”고 밝힌 노 대통령의 언급과 맞물리면서 국가보훈처가 올 연말쯤 본격화할 좌파계열 독립운동가들의 선정작업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박 처장은 “사회 정의가 바로 서야 한다.”며 좌파계열을 포함한 독립운동가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서훈을 내릴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 수석은 “국가보훈처의 부처 위상이 격상되면서 부처 업무도 보훈 대상자와 관련단체를 관리하는 것보다는 보훈대상자를 위한 예우와 복지환경 개선 등 실질적인 ‘보훈 정책’이 강화될 것으로 보여 박 처장의 역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김희선의원 부친 만주국 경찰” 보도 논란

    “김희선의원 부친 만주국 경찰” 보도 논란

    독립운동가 김학규(金學奎) 장군의 손녀라고 주장해온 열린우리당 김희선 의원은 족보상 김 장군과 남남이며,김 의원의 부친은 일제하 만주국 경찰이었다고 17일 발매되는 월간조선 10월호가 보도했다. 이같은 보도에 대해 김 의원측은 즉각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하며 법적 대응 방침을 밝히고 나서 김 의원 가계를 둘러싼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그동안 김 의원은 “증조모 선우순이 의성 김씨 김순옥과의 사이에 할아버지 김성범과 작은할아버지 김학규를 낳았고,이후 안동 김씨 집안에 재가(再嫁)하면서 두 아들을 데리고 갔다.이 때문에 김성범은 ‘의성 김씨’,김학규는 ‘안동 김씨’가 됐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1936년 발간된 ‘의성 김씨 태천공파’ 파보(派譜)와 1992년 제작된 ‘의성 김씨 대동보’에 따르면,김순옥은 1897년 사망했고 1900년생인 김학규 장군은 태어나지 않은 상태였다고 월간조선은 보도했다. 이와 관련,김 장군의 큰며느리 전봉애(80)씨는 “김 의원의 증조할머니인 선우순 할머니가,희선이 할아버지인 김성범을 데리고 의사인 안동 김씨 김기섭한테 시집가서 김학규 장군을 낳았다.”고 말했다는 것이다.전씨는 “시할머니(선우순)가 우리 시어머니(김봉수 여사·김 장군의 처)에게 ‘남편이 죽고 혼자 되니 살 수가 없어 아들 하나를 데리고 안동 김씨 집안으로 시집왔다.’고 늘 말했다는 얘기를 시어머니에게서 들었다.”며 “두 사람(김성범과 김학규)은 친형제가 아니다.”고 말했다고 월간조선은 보도했다. 전봉애씨는 특히 ‘김희선 의원의 아버지 김일련이 광복 전 만주 유하(柳河)에서 경찰로 근무하면서,독립운동가를 색출해서 취조했다.’는 한 제보자의 주장에 대해 김일련씨가 일제 괴뢰국인 만주국의 유하에서 경찰관으로 근무한 사실을 확인해줬다고 월간조선은 보도했다.전씨는 “그건(만주국 경찰 근무 사실) 김희선 의원의 삼촌들도 다 알았을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희선 의원은 “확실한 증거 없이 나와 내 가족을 음해하는 세력의 일방적인 진술만을 근거로 사실과 다른 부분에 대해 마치 사실인 양 보도한 비열한 월간조선의 보도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면서 “나와 가족의 명예를 지극히 훼손한 월간조선과 해당기자의 악의적 보도에 대해 법적대응할 것임을 밝힌다.”고 반박했다.이어 “17일 내 가족의 독립운동사에 대해 가족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상연 김준석기자 carlos@seoul.co.kr
  • R&B 거장의 마지막 열창/레이 찰스 유작 앨범 출시

    ‘거장다운 마무리’.지난 6월 타계한 ‘솔·R&B의 대부’ 레이 찰스의 유작 앨범이 출시됐다.타이틀은 ‘Genius Loves Company’.그가 세상을 뜨기 3개월 전에 제작됐다.자신의 운명을 예견했던 것처럼,평소 사랑하고 존경했던 후배·동료 가수 12명을 모아 좋아하는 노래를 함께 불렀다.그렇게 해서 그의 마지막 앨범이자 최초의 듀엣 앨범이 탄생됐다. 그는 “… 내 자신의 듀엣 앨범만은 없었다.이제 내가 사랑하는 친구들 그리고 내가 존경하는 아티스트들과 내 스튜디오에서 나와 함께 라이브로 노래를 해도 좋을 때라고 생각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참여한 뮤지션들은 설명이 필요없는 인물들.신예 노라 존스에서부터 다이애나 크롤,제임스 테일러,엘튼 존,나탈리 콜,보니 레잇,윌리 넬슨,마이클 맥도널드,BB 킹,글래디스 나이트,밴 모리슨까지.이들이 받은 그래미상을 합하면 모두 79개나 될 정도다.최고의 가수들이 만나 빚어내는 하모니는 깊고 색다른 맛을 전한다.노라 존스와 함께 부른 그의 1967년 작 ‘Here We Go Again’은 할아버지와 손녀가 함께 부른 듯한 정겨운 느낌의 노래다.나탈리 콜과 호흡을 맞춘 ‘Fever’는 정열적이고,윌리 넬슨과 듀엣을 이룬 ‘It Was A Very Good Year’에는 노장들의 노련함이 배어 있다.엘튼 존의 히트곡 ‘Sorry Seems To Be The Hardest Word’는 가장 마지막에 녹음한 작품.언뜻 쇠약한 모습이 엿보이기도 하지만 거장의 마지막 열창은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EMI.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고두심 “수채화 같은 시나리오에 반해서…”

    고두심 “수채화 같은 시나리오에 반해서…”

    32년이라는 ‘먼 길’을 한 발짝 한 발짝 디디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어머니’의 위치에 굳건히 선 배우 고두심(53).산 넘고 물 건너 해남에서 목포까지 이백리길을 걸어가며 삶의 자취를 돌아보는 영화 ‘먼 길’은 아마도 그래서 그녀에겐 더 의미있는 작업일 것이다.어지럼증 때문에 차를 못 타 직접 막내딸의 결혼식까지 걸어가야 하는 먼 길.그 험난한 여정의 막바지에 다다른 촬영현장에서 만난 그녀는 32년간 쌓아온 ‘한국의 어머니’의 원형을 그 길 위에 하나하나 아로새기고 있었다. ● “이런 가족 같은 분위기는 처음” “서울에서 촬영현장까지 왕복 10시간이나 걸리지만 내려오는 게 정말 즐거워요.이런 가족 같은 분위기는 처음입니다.” 희끗희끗한 머리카락,검게 탄 피부와 누런 이.영락없는 시골 할머니로 분장한 그녀가 연방 싱글벙글한 표정으로 던지는 한마디 한마디는 결코 빈말이 아닌 듯했다.극중 자식들과 옹기종기 모여앉아 있는 풍경은,사진첩 안에 소중히 간직한 가족사진처럼 따스함을 품고 있었다. 경상북도 예천군.초가을의 넉넉함을 보듬은 논이 시야를 온통 초록빛으로 물들이는 전형적인 시골마을의 한 낡은 주막.그곳에 길 떠난 지 하루가 지난 어머니를 격려하기 위해 온가족이 모였다.“소리 한 자락 혀봐라.” 할머니(고두심)가 한마디 하자 손녀는 제법 판소리를 맛나게 불러제낀다.손녀 역은 드라마 ‘대장금’에서 ‘오나라’를 불렀던 백보현양.그 주위에서 모두들 화사한 웃음을 짓는 모습이 정말 가족 같다.“가족이란 것을 미세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영화”라는 그녀의 설명이 도화지에 퍼진 물감처럼 은은하게 스며든 촬영현장이었다. ● 물에 빠지고 또 빠지고…나이 잊은 열정 다음 촬영지는 드라마 ‘가을동화’를 촬영한 곳으로도 잘 알려진 회룡포의 한 개울가.목포에 다다르기 직전 마지막 고비인 강가를 건너는 장면이다.강물이 불어 다리는 유실된 상태.구부정하게 지팡이를 짚고 큰아들(손병호) 뒤에 우두커니 서 있는 그녀의 얼굴에는 수심이 깊다. 큰아들이 “별로 안 깊네요.”라며 먼저 들어가지만 물살에 밀려 빠지고 아들을 구하러 그녀 역시 ‘첨벙’.곧 허우적대는데 몸동작이 둔한 아들 탓에 NG다.“아니 어머니만 폭삭 젖으면 어떡해.”(감독) 바로 인정사정 안 봐주고 큰아들의 머리를 물에 집어넣는 그녀.촬영현장엔 웃음이 번진다. 실제로는 엉덩이까지 올라오는 깊이지만 그녀는 OK사인이 날 때까지 몇 번이고 물 안에서 손을 흔들고 머리를 들었다 뺐다 하며 물에 빠진 장면을 실감나게 연기했다.연기를 하는 데 나이는 한낱 숫자에 불과한 듯.나이를 잊은 열정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사랑하다 죽는 역할 한 번 해봤으면” “섬사람 기질인 것 같아요.척박한 곳에서 살아남아야 하니까 강인해질 수밖에 없죠.” 드라마 ‘꽃보다 아름다워’의 바보같을 정도로 순박한 여인,영화 ‘인어공주’의 억척스러운 때밀이 엄마,그리고 ‘먼 길’의 촬영과 병행하고 있는 드라마 ‘그대는 별’의 강인한 어머니까지 ‘제2의 연기인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쉴 새 없이 활동하고 있는 그녀는 그 원동력을 뿌리에서 찾았다.이제는 ‘먼 길’의 주 촬영지인 해남 역시 고향인 제주도같이 푸근하게 느껴진단다. 32년 동안 연기를 했지만 아직 해보고 싶은 역할이 남아 있을까.“사랑하다 죽는 역할을 못해봤어요.감독들이 눈이 멀었지, 왜 나를 멜로의 주인공으로 안 뽑는지 몰라.아직도 희망을 버리진 않았어요.” 촬영이 끝난 뒤 검은 날개의 잠자리를 발견하고는 물에서 나갈 생각을 않고 “너무 예쁘다.”며 지켜보는 그녀.왜 멜로의 주인공이 안 됐을까 싶을 정도로 그 표정엔 첫사랑에 빠진 소녀의 설레고도 수줍은 듯한 미소가 살아있다. ‘먼 길’은 ‘그는 나에게 지타를 아느냐고 물었다’의 구성주 감독이 7년 만에 내놓는 작품.TV에서 방영된 한 어지럼증 할머니의 이야기에서 힌트를 얻어 감독이 직접 해남에서 목포까지 3박4일을 걸으면서 시나리오를 썼다.고두심은 “수채화 같은 느낌의 대본에 반해” 출연을 결심했다고 했다.‘파이란’의 손병호,‘강원도의 힘’의 김유석,‘동승’의 김예령,‘코르셋’의 이혜은,‘범죄의 재구성’의 박원상 등 연기파 배우들이 극중 자식들로 출연한다.6월에 크랭크인해서 곧 촬영을 마치고 11월 개봉할 예정이다. 예천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길섶에서]절반의 시작/우득정 논설위원

    기분 좋게 취기가 오른 상태에서 현관 문을 들어서는 순간,집안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큰 녀석이 체육시간에 누가 지갑을 털어갔다고 길길이 뛴다.갖고 싶은 것을 사기 위해 몇달 동안 모아뒀던 돈을 한푼도 남기지 않고 털어갔다는 것이다.알고 있는 욕설을 모두 동원해가며 저주를 퍼붓는다. 한순간 어느 자그마한 소책자에서 읽었던 내용이 떠오른다.돈을 잃어버리고 슬픔에 잠긴 손녀에게 잃어버린 돈의 절반을 채워주는 할머니의 얘기다.절반을 채워줄 테니 나머지는 스스로 노력해서 채우라는 뜻이다. 지갑을 꺼내 잃어버린 돈의 절반을 큰 녀석에게 준다.네가 어려울 때 아빠가 항상 절반은 도와주겠다는 말과 함께.녀석은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는 모습이다.“너도,아빠도 절반씩 잃어버렸다고 생각하자.”라며 한동안 다독인 연후에야 녀석은 잠자리에 든다. 아내가 자신은 어렸을 때 돈을 잃어버리면 아버지가 모두 채워줬다고 이죽거린다.문득 아무리 생각해봐도 내게는 누가 채워줬던 기억이 없는 것 같다.훗날 큰 녀석은 절반만 채워준 아빠를 어떻게 기억할까.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극단 목화 살풀이 굿 한마당

    극단 목화의 ‘백마강 달밤에’(오택석 작·연출)가 새달 3일 서울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연극열전’ 열한번째 작품으로 공연된다.지난 93년 예술의전당 개관기념작으로 초연된 ‘백마강 달밤에’는 충청도 한 마을의 대동제를 배경으로 이승과 저승을 오가는 초현실적인 구성을 통해 우리 전통 연희 양식인 굿의 참맛을 되살린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무대는 충청남도 선암리 마을의 사당.대대로 마을의 제사를 관장해 오던 할멈은 수양 손녀 순단이 백제 의자왕을 시해한 금화라고 믿고,살풀이를 하려 한다.그 과정에서 순단은 금화의 신이 내려 저승에 있는 의자왕을 만나러 가고,박수무당 영덕도 순단의 뒤를 쫓는다.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처럼 과거와 현재를 뒤섞고,생략과 비약을 거듭하는 오태석 고유의 작품 스타일은 이 작품에서도 펄펄 살아 숨쉰다. 이번 공연에는 목화 출신으로 영화와 TV에서 활발히 활동중인 배우 성지루와 손병호를 비롯해 정진각,이명호,황정민 등 내로라하는 목화 식구들이 총출동해 신명나는 앙상블을 펼쳐 보인다.첫날 공연장 앞마당에서 관객과 고사를 함께 지내고,추석 기간 중에는 한가위 잔치도 연다.60세 이상 노인들을 위한 할인 티켓도 마련했다.10월10일까지.(02)745-3966.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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