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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싸도 10만원… 엄마는 힘들다

    싸도 10만원… 엄마는 힘들다

    ‘가격에 맞추자니 디자인이 그냥 그렇고, 디자인이 좋으면 가격이 사악하네요. 괜히 엄마들 눈높이에 맞추지 말라는데….’(다음카페 ‘안산맘스’의 한 회원) 아이들 새 학기를 일찌감치 준비하려는 부모와 설 선물로 손자손녀, 조카의 책가방을 사주려는 조부모와 이모들 덕분에 패션업계가 일찌감치 새 디자인의 책가방을 출시해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기본 책가방이 10만원을 훌쩍 넘고 신발주머니 용도 등으로 쓰는 보조가방도 5만원대여서 세트로 사면 20만원에 이르러 부모들의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 때문에 아이들 새 학기 가방이 부모들의 이른바 신흥 ‘등골 브레이커’로 자리 잡고 있는 상황이다. 25일 서울 시내 주요 백화점의 초등학생용 책가방 가격을 살펴본 결과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캐릭터를 활용한 H사의 책가방 가격은 15만 3000원, 보조가방은 4만 6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B키즈사의 책가방은 14만 5000원, 보조가방은 5만 2000원이다. 이 브랜드의 최고가 책가방 가격은 23만 5000원, 보조가방은 7만 2000원이었다. 그나마 제일 저렴한 축에 속하는 것은 P사로 책가방은 9만 9000원, 보조가방은 3만 9000원에 팔리고 있다. 이처럼 비싼 책가방에 부모들의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1년밖에 안 쓴 가방이지만 새 가방을 가지고 다니고 싶은 아이들의 바람과 아이들을 기죽게 하고 싶지 않은 부모들 때문에 책가방 가격이 점점 비싸지고 있는 상황이다. 거품 낀 책가방 가격 때문에 부모들은 직접구매(직구)나 중고거래 사이트를 이용해 저렴한 가격에 책가방을 구하고 있다. 디즈니스토어에서 엘사 가방을 직구하면 배송료 등을 포함해 약 4만 2600원에 구할 수 있다. 또 해외 구매대행 사이트에서는 4만원대 후반에서 5만원대 중반 가격에 엘사 가방 등을 구입할 수 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원다연 인턴기자 panda@seoul.co.kr
  • [서울광장] 현대판 음서라는 로스쿨 제도/오일만 논설위원

    [서울광장] 현대판 음서라는 로스쿨 제도/오일만 논설위원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폐지 여론이 거세다. 다양한 인재 충원과 전문성 확보를 기치로 야심차게 출발했지만 시행 6년을 맞으면서 초기부터 불거진 회의론이 최근엔 무용론으로 번지고 있다. 대신 2017년 폐지가 확정된 사법시험을 존치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로스쿨 입학과 졸업 후 대형 로펌의 취업 과정에서 집안 배경이나 부모의 영향력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핵심 요지다. 로스쿨 제도는 현실적으로 대학 졸업 후 3년간의 시간과 억대의 학비를 기회 비용으로 지불할 수 있는 계층에 유리하다. 그래서 ‘로스쿨은 상속이 부를 넘어 사회적 지위의 원천이 되게 만드는 제도’로 변질됐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로스쿨 폐지를 주장한 신호영 고려대 교수(법학전문대학원)의 ‘로스쿨 계속 갈 것인가’<서울신문 1월 19일자> 칼럼은 현직 교수의 정확한 현실 진단이란 측면에서 의미가 컸다. 인터넷과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상에서 댓글을 통해 격한 동감을 보인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우리 사회의 틀을 만들고 사고와 행동의 방향까지 규정짓는 법조계를 일부 계층이 독점해 가는 현실은 사회 안정성과 계층 간 유동성 측면에서 아주 불길한 징조다. ‘왕후장상(王侯將相)의 씨가 따로 있다’고 믿게 만드는 사회는 어딘가 잘못된 사회다. 고려나 조선시대에나 가능했던 부와 권력의 대물림이 21세기에 재현됐다는 의미에서 로스쿨을 현대판 음서제(蔭敍制)라고 비판하는 이유다. 가난하지만 미래의 법조인을 꿈꾸는 청소년들이나 아르바이트를 통해 힘겹게 대학을 다니는 서민의 자식들에게도 최소한의 문호는 개방돼야 한다. 지난해 사시에서 수석을 차지한 현직 경찰 김신호 경위의 분투기는 눈물겹다. 3년 4개월 동안 매일 오전 5시에 경찰서에 출근해 업무 시작 전까지, 업무가 끝난 뒤 다음날 오전 1시까지 하루 평균 9시간씩 책과 씨름했다고 한다. 2004년 서울대 법대를 수석으로 입학한 막노동꾼 출신의 장승수씨도 세 차례 도전 끝에 사시에 합격했다. 지금도 우리 사회 어딘가에서 차디찬 현실에 굴하지 않고 인생 역전의 꿈을 키우는 청년들에게 시작도 하기 전에 꿈을 접으라고 하는 것이 바로 현행 로스쿨 제도다. 가장 공정한 시험 시스템은 합격자가 만족하는 제도가 아니라 불합격자가 승복할 수 있는 제도다. 주위에서는 벌써부터 실력보다 배경을 통해 로스쿨에 입학하고 변호사나 검사가 됐다는 ‘카더라 통신’들이 난무한다. ‘순경시험에 7번 떨어진 친구가 연줄로 지방대 로스쿨에 갔다거나 전직 아무개 검찰총장 손녀딸이, 아무개 시장 아들이 검사로 특채됐다’는 식의 이야기들이다. 사실 여부를 떠나 변호사 시험에서 성적이 공개되지 않는 상황이라 실력 이외의 것들이 작용할 개연성도 있다. 수익 우선주의인 대형 로펌 입장에서 실력이 비슷하면 네트워크가 탄탄하고 집안이 좋은 응시자에게 눈길이 가는 것이 현실이다. 현재 로스쿨을 운영 중인 나라는 우리나라와 미국, 일본 등 3국이다. 독일은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기존 사시 출신에 비해 법 지식과 실무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현실적 문제 때문에 시행 13년 만인 1984년에 제도 자체를 폐지했다. 우리보다 5년 먼저 로스쿨을 도입한 일본도 우리와 비슷한 문제점 탓에 회의론에 휩싸여 있다고 한다. 로스쿨의 본고장 미국도 시끄럽다. 세계적인 법학자인 브라이언 타마나하(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교수가 2013년 ‘로스쿨은 끝났다’(Failing Law schools)는 책을 통해 로스쿨과 법조계의 추잡한 이면을 폭로해 경종을 울렸다. 이렇듯 국제적으로도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로스쿨 제도는 2007년 7월 법안 통과 당시에도 여야가 사학법 재개정안과 빅딜하면서 졸속 처리했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현재 변호사시험법 개정안 4건이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이다. 그동안 논의 과정을 보면 사시와 로스쿨 병존이라는 투 트랙으로 방향을 잡아 가고 있는 듯하지만 13년 만에 로스쿨 제도를 폐지한 독일의 사례를 연구할 필요가 있다. 백년대계의 국가 초석을 놓는 마당에 6년이란 시간과 국가적 비용이 아깝다고 눈을 감는 것은 그야말로 국회의 직무유기다. 로스쿨 폐지야말로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비정상의 정상화라는 국정 목표에 정확하게 부합된다. oilman@seoul.co.kr
  • 윤여정 김고은, 영화 ‘계춘할망’ 할머니-손녀로 출연…내용보니 “기대감폭발”

    윤여정 김고은, 영화 ‘계춘할망’ 할머니-손녀로 출연…내용보니 “기대감폭발”

    윤여정 김고은, 영화 ‘계춘할망’ 할머니-손녀로 출연…내용보니 “기대감폭발” ‘윤여정 김고은’ 배우 윤여정 김고은이 영화 ‘계춘할망’에 함께 캐스팅돼 화제다. 지난 19일 영화 ‘계춘할망’(감독 창감독) 측은 배우 윤여정 김고은 캐스팅과 더불어 영화의 3월 크랭크인 소식을 전했다. 영화 ‘계춘할망’은 어릴 적 사고로 실종된 손녀가 10년 만에 다시 할머니와 극적으로 재회하게 되면서 전해지는 눈물과 감동 그리고 이들만의 아름다운 비밀을 다룬 영화다. 윤여정은 평생을 제주도에서 해녀로 살아온 생활력 강한 억척스런 할머니 계춘 역을 맡아 영정감있는 연기로 관객들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김고은은 가슴 속에 남들은 모르는 상처와 비밀을 간직한 채 각박한 현실을 살아가는 사고뭉치 여고생 혜지 역을 맡아 윤여정과 환상의 호흡을 펼칠 예정이다. 윤여정 김고은 영화 소식에 네티즌들은 “윤여정 김고은, 완전 기대된다”, “윤여정 김고은 계춘할망 보러가야지”, “윤여정 김고은, 계춘할망 뜻이 뭐지”, “윤여정 김고은, 꼭 본다”, “윤여정 김고은, 둘 다 내가 좋아하는 배우들”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영화 ‘계춘할망’은 올 3월 크랭크 인에 들어가며 2015년 가을 개봉한다. 사진=더팩트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윤여정 김고은, 영화 ‘계춘할망’서 호흡 맞춘다

    윤여정 김고은, 영화 ‘계춘할망’서 호흡 맞춘다

    배우 윤여정 김고은이 영화 ‘계춘할망’에 함께 캐스팅돼 화제다. 지난 19일 영화 ‘계춘할망’(감독 창감독) 측은 배우 윤여정 김고은 캐스팅과 더불어 영화의 3월 크랭크인 소식을 전했다. 영화 ‘계춘할망’은 어릴 적 사고로 실종된 손녀가 10년 만에 다시 할머니와 극적으로 재회하게 되면서 전해지는 눈물과 감동 그리고 이들만의 아름다운 비밀을 다룬 영화다. 윤여정은 평생을 제주도에서 해녀로 살아온 생활력 강한 억척스런 할머니 계춘 역을 맡았으며 김고은은 가슴 속에 남들은 모르는 상처와 비밀을 간직한 채 각박한 현실을 살아가는 사고뭉치 여고생 혜지 역을 맡았다. 사진=더팩트 뉴스팀 seoulen@seoul.co.kr
  • 月10만원이라도 저축 쪽방의 재테크는 희망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 ‘貧’] 절대 빈곤층의 재산 관리

    月10만원이라도 저축 쪽방의 재테크는 희망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 ‘貧’] 절대 빈곤층의 재산 관리

    경기 하남시에 사는 싱글맘 A(39)씨는 세 자녀 명의로 한 달에 총 10만원의 생명보험료를 내고 있다. 저축성 보험이라 비상시에 대비하면서도 돈까지 모을 수 있다. 여기에 가급적 매달 10만원씩 저축을 하려 노력하고 있다. 팍팍한 살림 탓에 아직까지 100만원밖에 모으지 못했다. 그러나 A씨는 아라비아 숫자 ‘0’이 6개 일렬로 찍힌 통장 잔고를 보면 마음이 뿌듯하다. 보험료와 저축액을 합해 매달 많아야 20만원이 나가는 정도지만 A씨에게는 쥐꼬리만 한 수입의 6분의1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큰돈이다. A씨의 한 달 수입은 월 130만여원의 기초생활보장수급비가 전부다. 이 중 지금 살고 있는 15평 빌라 월세로 41만원이 나간다. 여기에 생후 8개월인 막내딸이 쓰는 기저귀 등 육아용품으로 20만원, 본인과 초등학교 6학년 아들이 쓰는 휴대전화 요금으로 10만원, 아들의 태권도 학원비 12만원, 큰딸(4살)의 어린이집 특별활동비 8만원 등이 더해진다. 식비로는 20만원 정도 쓴다. 수급권자로서 전기나 수도 등 각종 공과금 할인 혜택을 받는 게 그나마 다행이다. A씨는 “가족의 미래를 위해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저축을 하지만 ‘그 돈이면 큰아이를 학원에 보낼 수도 있는데’ 하는 고민이 떠나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서울 노원구 중계동에 사는 간호조무사 B(45·여)씨도 매달 15만원의 정기 적금을 붓는다. 간호조무사 월급 135만원에 주말 일본어 과외로 버는 24만원, 정부에서 극빈층 모자 가정의 초등학생 이하 자녀에게 한 명당 5만원씩 지급하는 지원금까지 합쳐 B씨의 한달 총수입은 174만원이다. B씨는 “고등학생을 포함한 자녀 4명과 함께 어떻게든 먹고살기 위해 매일 전쟁을 벌이지만 저축마저 안 하면 살아갈 의욕을 잃을 것 같다”고 했다. B씨의 간호조무사 업무 시간은 오전 7시 20분부터 오후 7시까지다. 출퇴근 시간까지 합치면 하루 14시간 넘게 일에 쏟아붓고 있다. 토요일은 쉬지만 일요일에는 격주로 출근한다. 이렇게 해서 매달 30만원의 월세 외에도 전기비, 수도비 등으로 30만원을 낸다. 한창 크는 아이들은 무섭게 먹는다. 아무리 못해도 식비로 60만원은 써야 한다. 둘째와 셋째 태권도 학원비로 19만원, 막내 어린이집 독서교실 비용으로 5만원을 쓴다. 중계동의 판자촌 ‘백사마을’에서 부인과 함께 살고 있는 C(73)씨도 없는 살림 가운데서도 조금씩을 쪼개 저축하고 있다. 매달 부부가 받는 노령연금 40만원과 조금씩 나오는 국민연금이 수입의 전부다. 이 중 20만원을 매달 은행에 넣고 있다. 좀 더 괜찮은 곳으로 집을 옮기고 싶어서다. C씨는 “우리도 이제 제대로 된 전세를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돈을 조금씩 비축하는 중”이라며 “서울을 벗어나면 전세가 좀 싸니까 꾸준히 모으면 이사를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했다. 그는 “여기 사는 사람들이 다 어렵게 살지만 그래도 좋은 곳으로 전세를 얻어갈 꿈을 가진 사람도 있다”고 했다. C씨는 현재 살고 있는 판잣집에 1500만원의 보증금을 집주인한테 주고 들어왔다. 전세 보증금 격이지만 엄밀히 말하면 보통의 전세 개념은 아니다. 비가 새고 무너질듯한 낡은 집에 집주인이 1500만원만 받고 사실상 무한정 살도록 한 것이다. 그러니 일반 전세와 달리 집 수리도 다 C씨의 돈으로 해야 한다. 그는 “그래도 다른 데 가면 못해도 7000만~8000만원은 줘야 전세를 얻는데 여기는 이렇게 (구호단체에서) 연탄도 날라 주고 하니 당장 어려운 사람들한테는 이런 데가 없다”고 했다. C씨는 매달 두 부부 휴대전화(폴더폰) 요금과 식비 등을 빼면 특별히 나가는 돈이 없어 저축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앞에서 소개한 세 사람의 경우와 같이 하루하루 먹고살 일을 걱정해야 하는 절대빈곤층 중에서도 없는 돈을 쪼개 저축하는 가구가 서울신문 취재 결과 아주 적게나마 있었다. 내일에 대한 희망마저 버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빈곤층 중에서도 남성보다는 여성이 저축을 하는 사례가 많은 것도 특징이다. 부천시오정노인복지관 관계자는 “할머니들은 기초생활수급자라도 수급비를 통장에 알뜰하게 모아 두지만 할아버지들은 며칠 만에 다 써버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했다. 서대문구에 사는 극빈층 남성 D(44)씨는 한때 지방 공사현장이나 양계장 등에서 일할 때는 한 달에 400만원을 벌기도 했다. 하지만 주머니에 일단 돈이 들어오면 남김 없이 쓰는 습성 탓에 돈을 모으지 못했다. 한 달 수입이 90만원에 불과한 요즘도 그는 주머니 사정이 좀 괜찮다 싶으면 한 그릇에 3만원이 넘는 ‘전복 삼계탕’을 사먹는다. 배우자가 없는 D씨는 돈을 관리해 주는 사람이 주변에 없을 뿐 아니라 돈에 대한 개념도 익히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건강이 안 좋아져 일을 못할 때를 대비해 돈을 쌓아 둬야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저축 습관이 들지 않아 주머니에 일단 돈이 들어오면 쓰는 편”이라고 했다. D씨는 한 달 평균 10일 정도 건설 현장에서 막노동을 한다. 날씨가 나쁘거나 일자리가 바로 나타나지 않아 더 많은 날을 일하고 싶어도 하지 못한다. 일당 10만원에서 직업소개소 소개비로 1만원을 뗀 9만원이 그의 하루 수입이다. 매달 생활비는 40만~50만원 정도 들어간다. 현재 살고 있는 빌라 임대료는 월 17만원. 지난해 11월에 전기비 3만 1050원, 수도비 1만 2950원, 디지털TV 요금 3만 2890원, 도시가스 요금 3100원을 썼다. 이를 함께 사는 지인과 나눠 낸다. 식료품과 각종 용품 등을 사면 남는 돈은 매달 10만원 정도인데 이 돈은 PC방 요금 등 여가 비용으로 쓴다. 하지만 남녀를 막론하고 최저생계비 이하의 생활을 이어가느라 허덕이는 다수의 빈곤층에게 저축은 ‘사치’에 가깝다. 경기 부천시 원미구에 사는 E(65·여)씨의 최근 한 달 수입은 50만원이 채 안 된다. 이 돈으로 초등학교 6학년과 2학년인 손자 2명과 연명하는 처지다. 노령연금 20만원과 복지단체의 조손가정 지원금 24만원이 전부다. 노령연금이 나오기 전에는 한 달에 10만원으로 생활한 적도 있다. E씨는 한겨울에도 가스 난방을 하지 않는다. 대신 잘 때만 전기장판을 잠시 튼다. 가스비는 1000원 이하, 전기비와 수도비도 각각 1만원 남짓만 나온다. 식비는 아무리 안 먹어도 한 달에 20만원은 써야 한다. 동네 마트의 ‘떨이 상품’을 주로 산다. 그나마 주변의 도움이 있어 어떻게든 버티고 있다. 지역 복지관에서 밑반찬을 지원받고 10㎏에 2만 2900원 하는 정부미를 동사무소 등에서 구매할 수 있다. 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 장애(ADHD) 증세를 보이는 큰손자는 초등학교 교사의 지원으로 매달 8만원을 내야 하는 태권도를 무료로 다닌다. 작은손자는 전에 다니던 어린이집 원장이 철마다 옷을 사준다. E씨는 “남편이 세상을 떠난 2010년 이전에는 매달 20만원 정도 저축을 했지만 이젠 다 까먹고 남의 얘기가 돼 버렸다”고 했다. E씨의 현재 생활형편만 보면 기초생활보장 수급권자가 되고도 남지만 지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강원도에 땅이 조금 있기 때문이다. E씨는 “남편이 사망하면서 유산으로 나하고 두 아들한테 공동 명의로 땅이 상속됐다”며 “그러나 아들들이 사이가 안 좋은 데다 작은아들은 감옥에 들어가 있어 땅을 처분하지도 못하는 상태”라고 했다. 경기 광명시에 사는 F(91·여)씨도 노령연금 20만원에 공장에 다니는 손녀딸이 보내주는 30만원 등 50만원으로 근근이 생활한다. 이 돈으로 인근에 사는 수양딸이 F씨를 봉양한다. 매달 각종 약값만 10만원이 나간다. F씨는 “젊었을 때 장사하러 돌아다니느라 하도 고생을 해서 골다공증에 걸려 파스 없이는 한시도 못 견딘다”면서 “여기에 우울증약과 우황청심환 등을 사면 남는 돈이 없다”고 했다. 빈곤층의 경우 상속은 꿈도 못 꾼다. 자식들에게 손을 벌리지 않으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현실은 이를 종종 배반한다. 부천에 사는 독거노인 G(82)씨는 자식들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진다. 60대인 두 아들이 변변한 직업이 없는데도 매달 그에게 10만원씩 부쳐 준다. 음식은 주말마다 집에 들르는 둘째 며느리 몫이다. 의복 역시 복지관에서 얻어 입거나 며느리가 가져온 옷을 입는다. G씨의 한 달 수입은 노령연금 20만원과 아들들이 부쳐 주는 돈을 합해 30만원이 전부다. 한때 서울 성북구 장위동에 10여평의 집도 갖고 있었지만 부인 병치레 등으로 다 날렸다. G씨는 “노령연금으로 가스비 등 각종 공과금을 내면 남는 게 없다”고 했다. 어렵게 사는 와중에 자식들로부터 부양은 못 받을망정 시달림을 받는 노인들도 보인다. 강남구 개포동의 판자촌 ‘구룡마을’에 사는 70대 후반의 H씨는 “가끔씩 자식들이 찾아와서 (그나마 있는 돈을) 싹 뒤져서 가져간다”면서 “그래봤자 워낙 가진 돈이 없으니 가져가는 돈도 별로 없다”고 했다. 이두걸 유대근 송수연기자 douzirl@seoul.co.kr 서울 성북구 성북동에 사는 300억원대 자산가 H(92)씨는 구순(九旬)이 넘은 나이에도 매일 새벽 빠짐없이 일어나 외신을 꼼꼼히 챙겨 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CNN 등 방송은 물론 월스트리트저널과 파이낸셜타임스 등 경제 전문지도 태블릿PC로 살핀다. 속칭 ‘슈퍼 개미’인 그는 오전 9시 본인 소유의 강북 지역 빌딩에 있는 사무실로 출근해 국내 금융시장을 꼼꼼히 체크한다. 오후 6시 퇴근 시간 전까지 투자 전략을 짜고 투자를 단행한다. 개미 투자자들이 속절없이 나가떨어졌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에도 장기 투자를 통해 짭짤한 수익을 올렸다. 그의 성공가도에서 가장 위력적인 ‘무기’는 영어였다. 그는 그 나이 또래에 몇 안 되는 ‘미국 유학파’다.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뒤에는 미군을 상대로 사업을 벌여 큰돈을 벌었다. 영어를 통해 얻은 정보가 ‘일확천금’으로 이어지던 시절이었다. 이를 토대로 부동산과 주식으로 투자 범위를 넓혀 본격적으로 재산을 축적했다. 그는 요즘 연 10억원 가까운 빌딩 임대료 수익을 얻지만 여전히 영어를 토대로 한 국제 감각을 활용해 돈을 번다. 그의 투자 대상은 우리나라를 벗어난다. 해외 금융시장뿐 아니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지역의 부동산 투자를 위해 미국행 비행기를 종종 탄다. 체력 유지도 필수적이다. 매일 새벽 일어나 맨손 체조를 한 뒤 인근 야산을 오르내린다. 여간해서는 엘리베이터도 타지 않는다. 과다한 운동으로 얼마 전에는 발목 수술을 받았을 정도다. H씨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면서 전 세계에서 돈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감각을 유지하니 돈이 수중으로 들어왔다”고 말했다. H씨의 경우 100% ‘개천에서 용 난’ 사례로 볼 수는 없지만 본인의 노력이 상당 부분 작용한 자수성가형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H씨 이후 세대 중에서는 부모로부터 직접적으로 받는 상속이 부를 형성하는 추세가 짙어지고 있다. 경기 고양에 사는 I(41)씨는 1년 전 부모로부터 시가 30여억원의 공장 부지를 물려받았다. 부모가 손주들 교육비에 보태 쓰라면서 증여를 시작한 것이다. 부동산 증여는 고소득으로 이어졌다. 그는 부지 내 5곳의 공장으로부터 매달 750만원의 임대료를 받는다. 가만히 앉아서 올리는 임대 수입만 한 해 9000만원으로 웬만한 고액 연봉자 수준이다. 돈이 돈을 버는 ‘행운아’ 반열에 오른 것이다. 그의 부모는 공직 생활 도중 틈틈이 땅을 사 모은 덕에 100억원대의 재산을 모았다. 그가 부모의 도움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여러 차례 사업 밑천을 대준 것은 물론 사업이 망했을 때 뒷감당도 부모 몫이었다. 일반인에게 인생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패자부활전’을 그는 부모 덕에 여러 차례 치른 셈이다. 강남구 압구정동에 사는 J(38·여)씨는 최근 2년간 증여세만 2억원 넘게 냈다. 시댁으로부터 10억원 이상을 물려받았다. 주식과 토지, 현금 등 형태도 다양하다. 패션 업종 중견 업체를 경영하는 시댁은 앞으로도 틈틈이 증여해 줄 가능성이 높다. 지금 살고 있는 압구정동의 상가 건물 역시 J씨 부부의 소유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부부가 맞벌이를 하고 있지만 부모로부터 물려받지 않는 한 꿈도 꿀 수 없는 금액이다. J씨는 증여받은 재산을 시댁에서 소개해 준 시중은행 프라이빗 뱅커(PB)에게 맡겨 관리한다. 금융상품의 수익률은 연 5% 정도다. 10%가 넘었던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에는 못 미치지만 최근 불경기와 저금리 상황을 생각하면 이 정도도 적지 않다. 월급 말고도 연 5000만원은 통장에 꼬박꼬박 들어온다. J씨는 “시부모께서 과거에 세금 문제 때문에 곤란했던 경험이 있는 데다 자식들이 일찌감치 돈을 굴리는 경험을 쌓게 하기 위해 재산을 미리 나눠 주고 있다”고 했다. 전직 대학교수인 K(68)씨는 3년 전 정년퇴직을 하면서 100억원대 재산 중 70억원 정도를 2남 1녀인 자식들에게 나눠 줬다. 서울 반포 특급호텔 헬스 회원권과 K씨 부부의 실버타운 생활비, 1년에 한 번 정도 해외여행을 떠날 수 있는 비용 등 총 30억원이 그에게 남은 전부다. K씨는 “셋 중 형편이 좀 안 좋은 아들 한 명에게 증여를 더 하려고 했지만 딸이나 사위 눈치가 보여 똑같이 재산을 나눠 줬다”면서 “그래도 죽기 전에 ‘숙제’를 마친 것 같아 편안하게 여생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외국계 기업 한국지사장인 L(44)씨의 사례는 부모의 재산과 개인의 능력이 만났을 때의 시너지 효과가 얼마나 클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사례다. 그의 연봉은 10억원이 넘는다. 미국 본사에 근무할 당시에는 성과급까지 합쳐 연 200만 달러를 넘게 번 적도 있다. 현재 그의 자산은 100억원대다. 그러나 이를 모두 연봉만으로 모은 건 아니다. 부모의 증여가 큰 뒷받침이 됐다. 그의 부친은 한때 국내 굴지의 건설사 최고경영자(CEO)를 지냈다. 칠순이 넘는 나이에도 여전히 관련 기업의 CEO로 재직 중이다. L씨의 부친은 아직까지 그에게 본격적인 상속을 시작하지 않았다. 그러나 벌써 예금과 보험 등을 활용해 20억원 가깝게 물려준 상태다. L씨는 자신의 연봉과 이를 종잣돈 삼아 금융상품에 직접 투자한다. 미국과 싱가포르, 홍콩 등의 금융시장이 주 무대다. 현재 거주 중인 서울 용산의 15억원대 아파트와 함께 싱가포르에 주상복합주택을 소유하고 있다. 그가 미국의 유명 사립고와 명문대를 졸업한 뒤 소위 ‘잘나갈 수’ 있었던 것도 부모의 막대한 교육비 투자가 ‘마중물’이 됐다. L씨는 “몇 년 전에는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큰 선물옵션에서도 짭짤한 수익을 올렸다”면서 “건설업에 종사하는 부친과 투자 정보를 교환한다”고 말했다. L씨의 경우처럼 단순히 돈을 주는 것뿐 아니라 ‘노하우’를 전수하는 부자도 보인다. ‘물고기’ 대신 ‘낚시하는 법’을 가르쳐 부모 세대가 물려준 부를 효과적으로 늘리고 향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중소 제조업체 사장 M(64)씨는 아들이 미국에 유학 중일 때는 학비와 생활비를 전액 지원해 줬다. 그러나 방학 때 한국으로 들어오면 용돈을 한 푼도 주지 않았다. 표면적인 이유는 “네 유흥비는 네가 벌어서 써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돈이 얼마나 소중한지 자식에게 알려주기 위해서였다. 아들은 방학 기간에는 화장품 공장 등에서 틈틈이 일해 용돈을 벌었다. M씨는 “외환위기 직후 서울 강남이나 대전 등으로 땅을 보러 갈 때 당시 초등학교 고학년이던 아들을 꼭 데리고 갔다”면서 “부동산뿐 아니라 좋은 ‘물건’을 어떻게 판별하는지 현장에서 직접 알려준다는 취지였다”고 했다. 재산 관리를 위해 ‘정치판’에 뛰어드는 부유층도 발견된다. 특히 ‘상위 0.1% 부자’들은 재산을 지키기 위해 어느 정도는 사회적 영향력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500억원대 자산가인 N(44)씨는 불과 5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은행맨’이었다. 대학 졸업 뒤 15년 가까이 국내 대형 시중은행에서 근무했다. 본점에서 쭉 일할 정도로 능력도 인정받았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초 직장을 제 발로 걸어나갔다. 부동산 관리업을 하던 부친에게 ‘노하우’를 전수받기 위해서다. 마침 당시 금융권의 분위기도 어수선했다. 요즘엔 수도권 지역의 여당 당원협의회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명예직’에 가깝지만 산하 위원회 위원장 자리도 맡았다. N씨는 “경제력을 갖췄으니 정치적 영향력을 갖고 싶다는 생각도 없지 않지만 우리 집안의 부를 지키기 위한 ‘방패’를 얻는 게 정치 활동의 일차적 목표”라며 “재산이 일정 정도 넘어서면 정치적 힘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부의 대물림’ 시기를 최대한 늦추는 상위 1% 부자도 많다. 돈은 무엇보다 강력한 ‘권력’인 만큼 가능한 한 오랫동안 손에 쥐려는 심리가 강하다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PB는 “부자들은 돈의 통제권을 놓지 않으려고 하는 데다 자식이나 주변 사람들이 이를 권하기도 쉽지 않아 미리 증여를 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증여 시점이 늦어질수록 그리고 분산하지 않고 한꺼번에 할수록 증여세 부담은 커진다. 그는 “고객 중 한 명이 얼마 전에 시가 130억원짜리 빌딩을 매각했지만 증여세 등을 떼고 나니 결국 자식에게는 50억원 정도밖에 돌아가지 않았다”고 전했다. 자식에게 재산을 물려주는 대신 기부를 선택하는 자산가도 없지 않다. 명품 패션 브랜드 업체 대표인 O(59)씨는 얼마 전 두 명의 자식들에게 “재산의 20%만 상속하겠다”고 천명했다. 자식이 물려준 재산을 관리하지 못하면 결과적으로 자식을 망치는 일인 만큼 본인 스스로 돈 버는 재미를 느끼고 성공을 체험하기 위해서는 일정 금액 이상은 악효과를 낸다는 것이다. O씨는 “재산의 20% 정도면 20여년 전 800만원으로 사업을 시작한 나보다 훨씬 여유 있게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두걸 유대근 송수연 기자 douzirl@seoul.co.kr
  • 상위 1%의 출산·육아…‘출산은 과시다’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 ‘富’]

    상위 1%의 출산·육아…‘출산은 과시다’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 ‘富’]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사는 주부 김모(37)씨의 아들 둘(7, 5세)과 딸(4세) 등 세 자녀는 모두 이중국적자다. 큰아들은 사이판, 둘째아들과 막내딸이 괌에서 태어나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기 때문이다. 김씨가 2008년 큰아이를 임신한 지 8개월 됐을 때 사이판에 외조카를 유학 보냈던 이모가 ‘일종의 보험’이라며 원정 출산을 권유했다. 비용은 사업가로 개인 순자산 200억원대의 재력가인 김씨의 아버지가 전액 지불하기로 했다. 김씨의 결심이 서자 진행은 일사천리였다. 브로커가 출국 수속에서부터 한국인만을 위한 현지 산부인과를 예약하는 데까지 2주가 채 걸리지 않았다. 사이판으로 날아간 김씨는 두 달 동안 친정어머니와 병원 근처에 단기 임대한 콘도에 머물면서 아이를 낳았고 미국 시민권을 얻은 직후 귀국했다. 병원비 2000만원을 비롯해 항공료와 콘도 임대료 등 총 3000여만원이 들었다. 미국 국적 취득이 생각보다 쉽다는 것을 깨달은 김씨는 둘째와 셋째를 가졌을 때도 욕심이 났다. 사이판에서 이용했던 산부인과 시설이 맘에 들지 않아 이번에는 괌을 택했다. 산후조리를 도와줄 사람도 월 200만원의 급여를 주고 아예 한국에서 데리고 갔다. 결국 총 1억여원을 들여 세 자녀 모두에게 미국 시민권을 ‘선물’한 셈이다. 김씨는 “우리나라 교육 환경이 워낙 경쟁적이지 않으냐”면서 “애들이 공부하다가 너무 힘들어하면 미국에서 공부시킬 생각”이라고 했다. 서울에서 아이를 낳은 30대 주부 박모(서초구 반포동)씨는 산부인과 병원부터 산후조리원까지 최고급 코스를 택했다. 박씨가 아이를 낳은 강남구 역삼동의 D병원은 전체 벽면 마감재가 전자파 차단 기능이 있는 이탈리아 수입 암반석으로 지어졌다. 박씨가 이용한 가족분만실은 1박에 150만원. 분만을 위해 이동할 필요 없이 누워 있는 침대가 분만대로 변형되기 때문에 그 자리에서 출산이 가능하다. TV가 있는 거실, 테라스는 물론 1대1 보살핌을 받을 수 있는 1인 신생아실도 딸려 있다. 박씨가 D병원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보다 이 병원에 딸린 산후조리원이 출산 후 산모의 몸매를 좌우한다는 산후 마사지로 유명했기 때문이다. 내로라하는 톱 여배우들이 이곳을 선택한 이유이기도 했다. 이 산후조리원의 마사지사는 최소 5년 이상의 경력을 가졌고 마사지 용품은 산모의 튼 살에 효과적이라는 이탈리아 브랜드를 사용한다. 2주 기준 방의 크기와 시설 등에 따라 최저 600만원에서 최고 1200만원까지 5개 등급으로 돼 있고 산전 마사지 2회와 산후 마사지 8회가 기본 패키지다. 호텔 룸서비스와 마찬가지로 하루 한 번 청소를 해줄 뿐 아니라 모든 방은 화장실과 함께 1인 좌욕기를 갖추고 있다. 제철 음식 위주의 식사가 산모의 방으로 직접 서빙된다. 오후 3시와 8시에는 소화가 잘된다는 효소 빵 등이 간식으로 나오고 모유 수유에 좋다는 프랑스산 생수도 매일 3병씩 제공된다. 병원과 연계돼 있기 때문에 소아과 의사가 매일 신생아의 건강을 점검하고 국제모유수유 자격증을 보유한 정규 간호사 20여명이 3교대로 신생아를 돌본다. 박씨는 병원 출산 비용에 300만원, 3주간 산후조리원 이용에 1200만원 등 총 1500만원을 지불했다. 산후조리원을 ‘졸업’한 박씨는 한국인 베이비시터(육아 도우미)를 월 250만원에 고용했다. 석사 이상 학력과 보육교사 1급 자격 등을 갖춘 베이비시터는 가격이 배 이상 뛴다는 얘기도 들린다. 자녀 숫자대로 베이비시터를 고용하는 경우도 있다. 아이 넷을 키우는 강남의 A병원 원장은 네 명의 베이비시터를 쓰고 있다. 베이비시터 알선 업체인 시터코리아 관계자는 “신생아는 손이 많이 가기 때문에 아이당 한 명씩 시터를 원하기도 한다”고 했다. 상위 1% 부유층 중에는 ‘사교육 대리모’를 고용하는 경우도 있다. 자녀를 명문대에 입학시킨 학부모에게 아예 아이의 양육을 통째로 맡기는 것이다. 돌이 지난 이후 어느 정도 걷고 말하기 시작할 때부터 유치원에 다니기 전까지의 유아가 대상이다. 사교육 대리모가 아침 8~9시부터 저녁 5~6시까지 아이의 집을 방문하거나 자신의 집으로 아이를 데려가 책을 읽어 주고 공원에 데리고 나가 식물 관찰 등 체험학습을 시킨다. 특히 1주일에 3번 영어 원어민 교사를 불러 아이에게 영어 동화책을 읽어 주거나 체육 선생님을 고용해 놀이 시간을 갖게 하는 등 체계적으로 프로그램을 짜서 조기 교육을 책임진다. 엄마처럼 아이를 먹이고 씻기는 것은 물론이다. 대치동의 한 입시컨설팅 전문가는 “자녀를 하버드대에 보낸 학부모한테 아이를 위탁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면서 “연봉 1억원이 넘는 대리모도 있다”고 했다. 최근에는 베이비시터의 조건으로 아이 교육을 위해 영어 구사 능력을 요구하는 경우는 줄었다고 한다. 영어유치원에 보내면 되기 때문이다. 요즘 뜨고 있는 서울의 E영어유치원은 영국식 교육을 표방한다. 교사 16명 전원이 영국인으로 대학에서 교육학을 전공했다. 수업료는 아이 연령에 따라 월 120만~160만원 선이다. 수업은 100% 영어로 진행된다. E영어유치원 관계자는 “영어를 위한 교과서가 따로 없고 아이들이 다른 수업을 통해 자연스럽게 영어를 배우고 있다”며 “한국에서 영국 학교를 다닌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했다. 그는 “학부모들이 과거에는 읽기, 쓰기를 중요하게 생각했다면 요즘에는 듣기와 말하기 등 회화 쪽에 중점을 두는 경향이 크다”고 했다. 6살 아들과 5살 딸을 모두 영어유치원에 보내고 있다는 최모(41·서울 송파구)씨는 유치원비로 월 300만원이 넘는 돈을 쓰고 있지만 만족한다. 최씨는 “변호사인 남편이 어학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서 “주변에는 영어유치원을 보내면서 별도로 중국어까지 가르치는 학부모도 꽤 있다”고 했다. ‘사교육 1번지’인 강남구 대치동 엄마들의 교육에 대한 열정은 유아 때부터 남다르다. 5세 딸을 둔 대치동 주부 윤모(47)씨는 “영어를 제대로 가르쳐 보겠다는 엄마들은 보통 5세 때부터 3년 정도 영어 유치원을 보낸다”고 했다. 강남 유명 영어유치원의 수업료는 월 170만~180만원 수준으로 영어로 일기 쓰기, 일주일에 영어 동화책 한 권씩 읽고 테스트하기 등의 교육이 이뤄진다. 이들 영어유치원에 따르면 7살 아이들 중에서는 졸업 3개월을 남기고 12월쯤 자퇴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대치동 빅3’로 꼽히는 ‘명문 영어학원’에서 모집하는 예비 초등학생반에 들어가기 위해 1대1 과외 등으로 입학시험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7살 때부터 ‘작은 입시’가 시작되는 셈이다. 윤씨는 “7살 아이들이 치르는 빅3 영어학원 입학 시험 수준은 미국 현지 (초등학교) 3학년 교과서 수준”이라며 “대치동에서 영어 좀 한다는 7살 배기들은 동갑내기 원어민보다 오히려 2~3년은 앞서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상위 1% 부유층은 자녀가 유아기 때부터 문화적 소양을 익히도록 하는 데도 관심이 높다. 강남구 압구정동에 있는 A유치원 관계자는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 같은 곡을 듣고 자기 감정을 표현해 보도록 하는 그림 그리기 수업 등을 하고 있다”면서 “어렸을 때부터 서양화가인 앙리 마티스 등의 그림을 보고 자란 아이들은 일반 아이와 비교해 문화적 감수성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서양화가로 활동 중인 선생님이 그림 그리기도 지도한다. 한 달 수업료는 90만원 선이고, 발레를 전공한 선생님으로부터 1주일에 두 번씩 특강 수업을 받으면 15만원 정도를 추가로 낸다. 앞서 소개한 E영어유치원도 총 2000㎡ 5층 규모의 건물에 일반 교실뿐만 아니라 뮤지컬과 연극을 할 수 있는 소극장, 발레 스튜디오, 연주실 등을 갖추고 있다. 재력이 있는 조부모가 손자·손녀의 육아를 위해 돈을 쏟아붓는 경우도 꽤 있다.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사는 200억원대 재산가 김모(50대·여)씨는 손자, 손녀 4명의 돌잔치를 모두 자신의 집 앞마당에서 가든 파티로 치렀다. 2년 전 넷째 손자 때는 인근 호텔에서 1인당 5만원짜리 출장 뷔페로 150인분을 주문했고, 테이블 세팅과 데코레이션 등에 100만원을 지불했다. 유명 팝페라 가수와 마술사 등을 초청하는 데 500만원 등을 비롯해 총 1500만원 정도를 썼다. ‘로열 베이비’들은 입는 것도 남다르다. 유럽 왕가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프랑스 브랜드 ‘봉쁘앙’의 무스탕(3세용부터)은 200만원대에 달하고 코트는 60만~80만원선이다. 봉쁘앙 관계자는 “아이 건강을 중요시하는 엄마들을 위한 100% 유기농 재료 옷도 나와 있다”고 했다. 크루즈 선상에서 입는 유아용 컬렉션도 있다. 겨울에 아이를 따뜻한 호주 등으로 연수를 보내는 부유층을 겨냥한 것이다. 이 회사는 고급 젖병과 아동용 금팔찌도 판다. 아이들 장난감도 ‘장난’이 아니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베케라’의 전동차 중에는 200만원을 훌쩍 넘는 최고급 세발자전거도 있다. 프랑스제 ‘물랑로티’의 키 52㎝짜리 패브릭 소재 코끼리 인형은 74만 6000원이다. 노르웨이 브랜드 ‘스토케’와 미국의 ‘오르빗’에서 만드는 유모차는 100만~200만원대다. 송수연 이두걸 유대근 기자 songsy@seoul.co.kr
  • 피카소 그림 ‘총 3200억원어치’ 매각…손녀의 사연

    20세기 세계 미술을 지배한 천재 화가 파블로 피카소(1881-1973)의 손녀가 할아버지의 '유산'을 모두 내다 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있다. 최근 미국 뉴욕포스트 등 해외언론은 "피카소의 손녀 마리나가 최소 7점의 피카소 작품과 자택을 한 유명 바이어를 만나 직접 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총 2억 9000만 달러(약 3200억원)로 추산되는 이번 거래에 나온 작품들은 피카소의 첫째 부인인 올가의 초상화(Portrait de femme·1923년 작)와 모성애(Maternite·1921년 작) 등으로 이 작품의 가치만 각각 6000만 달러(661억원), 5000만 달러(551억원)로 평가된다. 이번 거래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프랑스 칸에 위치한 피카소의 저택까지 매각 대상에 오른 것이다. 현재 피카소의 박물관 및 기념관으로 쓰이는 이 저택(La Californie)은 과거 피카소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두번째 부인과 살았던 곳이다. 그렇다면 왜 손녀는 대대로 물려받은 할아버지의 유산을 싹 정리하고 싶어할까? 그 이유는 단순한 '돈' 문제가 아닌 어린시절의 기억이 남긴 상처 때문으로 보인다. 언론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돈도 많았던 피카소는 첫째 부인인 올가와의 사이에서 낳은 자식들을 차갑게 대했다. 자식들에 대한 관심은 커녕 경제적인 지원도 전혀 없어 손녀였던 마리나 역시 할아버지 얼굴 한번 제대로 보지 못하고 궁핍하게 살았다는 것. 특히 어린시절 아빠와 손잡고 이번에 매물로 나온 할아버지 집을 방문했을 때 그림 작업이 다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문 밖에서 기다렸던 기억이 지금도 그녀의 머릿 속을 떠나지 않고 있다. 마리나의 친구는 이번 매각 결정에 대해 "'과거'를 이제 그만 떠나보내기 위한 것" 이라고 짤막하게 배경을 설명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재벌가 여군장교’ 최민정씨 4월 충무공 이순신함에 배치

    ‘재벌가 여군장교’ 최민정씨 4월 충무공 이순신함에 배치

    재벌가 딸로는 처음으로 여군 장교가 된 최민정(24) 소위가 해군의 핵심 구축함인 ‘충무공 이순신함’(4400t급)에 탑승한다.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둘째딸이자 노태우 전 대통령의 외손녀인 최 소위는 지난해 12월 해군 사관후보생(학사장교) 117기로 임관해 초급장교 교육을 받고 있다. 해군 관계자는 9일 “해군인사참모부가 지난 6일 해군교육사령부에서 사관후보생(OCS) 117기 동기생 대표 등이 입회한 가운데 무작위 전산 추첨을 실시해 117기의 보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최 소위는 초급장교 교육과 보직 교육을 마친 뒤 오는 4월 6일 충무공 이순신함에 배치될 예정이다. 충무공 이순신함은 2003년 12월 실전 배치됐고 세종대왕급 이지스함(7600t급)과 더불어 대양해군을 지향하는 해군 기동전단의 핵심 전력으로 평가된다. 기동전단은 한반도 유사시는 물론 해상 수송로 보호, 유엔 평화유지활동(PKO) 등 주요 작전을 맡는다. 최 소위는 충무공 이순신함에서 전투정보보좌관으로 임무를 수행한다. 전투정보보좌관은 함정의 핵심 장교인 작전관이 작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보좌하는 역할이다. 중국 베이징대를 졸업한 최 소위는 자립심이 뛰어나 해군 장교 지원을 스스로 결심한 뒤 가족을 설득해 입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해군은 최 소위뿐 아니라 함께 임관한 여군 소위 13명 가운데 11명이 구축함, 군수지원함 등 각종 함정에 배치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피카소의 손녀 ‘총 3200억원 그림’ 매각하는 사연

    피카소의 손녀 ‘총 3200억원 그림’ 매각하는 사연

    20세기 세계 미술을 지배한 천재 화가 파블로 피카소(1881-1973)의 손녀가 할아버지의 '유산'을 모두 내다 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있다. 최근 미국 뉴욕포스트 등 해외언론은 "피카소의 손녀 마리나가 최소 7점의 피카소 작품과 자택을 한 유명 바이어를 만나 직접 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총 2억 9000만 달러(약 3200억원)로 추산되는 이번 거래에 나온 작품들은 피카소의 첫째 부인인 올가의 초상화(Portrait de femme·1923년 작)와 모성애(Maternite·1921년 작) 등으로 이 작품의 가치만 각각 6000만 달러(661억원), 5000만 달러(551억원)로 평가된다. 이번 거래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프랑스 칸에 위치한 피카소의 저택까지 매각 대상에 오른 것이다. 현재 피카소의 박물관 및 기념관으로 쓰이는 이 저택(La Californie)은 과거 피카소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두번째 부인과 살았던 곳이다. 그렇다면 왜 손녀는 대대로 물려받은 할아버지의 유산을 싹 정리하고 싶어할까? 그 이유는 단순한 '돈' 문제가 아닌 어린시절의 기억이 남긴 상처 때문으로 보인다. 언론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돈도 많았던 피카소는 첫째 부인인 올가와의 사이에서 낳은 자식들을 차갑게 대했다. 자식들에 대한 관심은 커녕 경제적인 지원도 전혀 없어 손녀였던 마리나 역시 할아버지 얼굴 한번 제대로 보지 못하고 궁핍하게 살았다는 것. 특히 어린시절 아빠와 손잡고 이번에 매물로 나온 할아버지 집을 방문했을 때 그림 작업이 다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문 밖에서 기다렸던 기억이 지금도 그녀의 머릿 속을 떠나지 않고 있다. 마리나의 친구는 이번 매각 결정에 대해 "'과거'를 이제 그만 떠나보내기 위한 것" 이라고 짤막하게 배경을 설명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 ‘富’] (1) 상위 1%의 자녀 교육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 ‘富’] (1) 상위 1%의 자녀 교육

    서울 도곡동에 사는 A(50)씨는 1년 전 이맘때만 생각하면 지금도 밥을 안 먹어도 배가 부르다. 장남이 명문 K대 이과계열에 입학한 덕분이다. 자수성가한 중소기업 오너로 개인 순자산만 200억원대에 달하는 그는 아들을 명문 사립초등학교에 보냈지만 성적이 문제였다. 특목고 입시에 실패한 데 이어 일반고에서도 1학년 말까지 중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잘해야 서울시내 대학 ‘턱걸이’ 수준이었다. ‘비상 대책’이 시급했다. A씨의 부인은 현직 유명 입시학원 강사들로 구성된 ‘드림팀’ 과외진을 아들에게 붙였다. 국어, 영어, 수학, 과학 등 4과목이었다. 과목당 1주일에 4시간씩 100만원, 한 달에 총 1600만원이었다. 전체적인 공부 계획을 짜 주는 일명 ‘코디네이터 강사’도 월 100만원씩 주고 따로 붙였다. 한 달 과외비만 1700만원에 달한 것이다. 이마저도 돈만 있다고 되는 게 아니라 ‘강남 아줌마 인맥’에서 비롯된 정보력 덕분에 구할 수 있었다. A씨는 아들이 고3이 되자 일부 강사들을 학원장급으로 끌어올렸다. 부인이 직접 학원을 찾아가 책상 위에 슬그머니 전화번호를 남겨 연락을 주고받는 ‘007 작전’을 동원했다. 한 달 과외비는 4000만원에 육박했다. 수능 직후에는 대치동 유명 학원에서 운영하는 2주 속성 논술 준비반에 보냈다. 여기에도 500만원을 따로 썼다. 그해에만 과외비로 총 5억원을 넘게 썼다. A씨는 “아들이 고2 때는 매달 중형차, 고3 때는 매달 외제차 한 대 값을 과외비로 썼고, 대학 입학 땐 실제로 독일제 스포츠카를 선물로 뽑아 줬다”면서 “솔직히 돈은 큰 문제가 아니었다”고 털어놨다. ‘교육특구’인 서울 강남 대치동 학원가의 한 입시 컨설팅 전문가는 “상위 1% 부유층의 자녀 교육 목표는 ‘사립초→국제중→특목고→명문대’로 이어지는 ‘KTX’ 라인을 타는 것”이라면서 “이들은 ‘돈에 구애받지 말고 계획을 짜 달라’고 요구한다”고 귀띔했다. 경기 북부의 한 중형병원 원장 부인 B(52)씨 역시 ‘자본의 힘’을 동원해 자녀 교육에 성공한 사례다. B씨는 수학 성적이 거의 바닥이었던 딸에게 명문 S대 수학과 박사과정 학생을 과외 선생으로 붙였다. ‘수학의 마이더스의 손’으로 불리던 선생이었다. 매달 200만원의 과외비와 별도로 과외 시작 전에 격려금 조로 1000만원을 따로 챙겨 줬다. 성적이 2등급 오르면 5000만원을 인센티브로 준다는 조건도 내걸었다. B씨는 “수학 성적이 기대했던 것만큼 오르면서 딸아이가 지방대가 아닌 서울 시내 중위권 대학에 진학할 수 있었다”면서 “대학을 졸업하면 명문 외국 대학원에 진학시킬 계획”이라고 했다. 또 다른 대치동 학원가 관계자는 “고액 과외로 성적이 상위권에서 최상위권으로 오르는 건 어렵지만 하위권에서 중위권으로, 중위권에서 상위권으로 상승하는 건 가능하다”고 했다. 상위 1%가 시키는 고액 과외는 보안 유지가 생명이다. 시간당 1만 4280원(서울 강남구 기준)이 넘는 과외는 불법인 데다 능력 있는 과외 선생을 소수가 독점하려는 욕심에서다. 이 때문에 고액 과외 강사진은 점조직 식으로 친분 있는 학부모를 통해서만 학생을 받는다. 이런 강사들은 학원에도 나가지 않고 은밀하게 상류층 비밀 과외만을 업으로 삼는 ‘선수’라는 게 정설이다. 바꿔 말하면 아줌마들 사이의 ‘네트워크’ 없이는 아무리 돈이 있어도 선수들을 만날 수 없다는 얘기다. 몇 년 전 ‘옥수동 선생님’이라 불리던 전직 수학교사 출신 유명 강사에게 과외를 맡겼던 중소기업 사장 부인 C(52)씨는 “함께 과외받는 학생 중에는 유명 정치인과 기업인의 자제도 있었다”면서 “과외 수요자나 공급자 모두 입조심은 기본”이라고 했다. 상위 1% 학부모들이 선택하는 특급 강사는 잘 가르치기만 해서는 안 된다. 정보력 역시 핵심 자격 요건이다. 특히 고3 학생들을 맡는 ‘족집게 강사’들은 더 말할 것도 없다. 한 대치동 입시학원 원장은 “특급 강사들은 평소 다져 놓은 네트워크를 활용해 서울대 어떤 학과의 교수가 갑자기 사라졌다는 정보를 얻으면 수능 출제 위원으로 들어갔다고 보고, 해당 교수의 전공이나 관심사 등을 토대로 족집게 강의를 한다”고 했다. 요즘에는 명문대 진학을 위해서는 자기소개서도 논술 못지않게 중요하다. 전문 강사가 단 한 번 봐주는 데 최소 50만원은 준다고 한다. 한 논술 강사는 “전문가를 붙여 고1 때부터 자기소개서 코치를 받게 하는 부모도 많다”면서 “모범 자기소개서에 맞춰 경제단체 인턴 등을 하는 식으로 ‘스펙’을 쌓는 상류층 자식들을 일반 학생들이 뛰어넘기는 쉽지 않다”고 했다. 자녀의 성적이 기대만큼 안 오르는 경우 예체능 전공을 대안으로 노리는 것도 상위 1%들의 특징이다. 일단 전공을 예체능으로 돌려 명문대의 ‘간판’을 확보하는 식이다. 실제로 명문대 입학은 예능 쪽이 유리하다. 입시업계 분석에 따르면, 2015학년 서울대 수시 합격자를 가장 많이 낸 학교는 서울예고(92명)다. 경기과학고(59명), 서울과학고(54명), 대원외고(48명) 등을 멀찍이 따돌렸다. 한 입시 컨설팅 업체 관계자는 “돈만 있으면 없는 끼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게 이쪽 업계의 정설”이라면서 “하다가 정 안 되면 하프와 같은 희소 악기를 사서 대학에 입학하는 방법도 동원된다”고 했다. 일부 부유층이 실기시험 심사위원들을 돈으로 매수한다는 소문도 끊이지 않는다. 특히 음악이나 미술 등 예능 학과는 입시 비리를 막기 위해 블라인드 테스트 등의 보완 장치가 어느 정도 생긴 반면 골프, 승마 등 체육은 상대적으로 그런 장치가 더 허술하다고 한다. 갖은 수를 다 써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 경우 외국 유학도 대안이 된다. 한 해외유학 업체 관계자는 “부유층은 자식이 공부를 못하면 일단 미국 등에 조기 유학을 보낸 뒤 외국에서도 탈선을 하면 다시 국내로 데려온다”면서 “돈은 있을 만큼 있으니 시행착오를 겪어도 다시 되돌릴 수 있다는 식”이라고 했다. 서울 압구정동에 사는 대학교수 D(52)씨의 차남은 경기 성남시 분당의 외국인학교를 거쳐 지난해 미국 동부의 한 중위권 사립대에 입학했다. 학비 5만 달러를 포함해 집세와 용돈, 방학 때마다 한국을 오가는 항공료 등 비용까지 합치면 아들은 한 해 최소 1억 5000만원을 쓴다. D씨는 “아들이 한국에 있었다면 과외로 돈은 돈대로 쓰고 변변찮은 대학에 진학했을 것”이라면서 “아들의 유치원 동창 대부분도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다”고 했다. 명문대 입학을 위해서라면 점집 출입도 불사한다. 입시 상담만 전문적으로 하는 점집들이 강남에 10여곳 성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급 아파트 가정집에 점집처럼 보이지 않는 점집을 차려 놓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주팔자와 입시정보 등을 조합해 중학생 학부모가 가면 고교를, 고교 학부모에게는 대학을 찍어 주는 식이다. 복채는 1인당 1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천차만별이다. B씨는 “서쪽에 기운이 보이니 신촌의 대학을 가라는 식”이라고 했다. 최근에는 상위 1%의 본격적인 자녀 교육 투자 시작 시점이 갈수록 앞당겨지는 추세다. 서울 평창동에 사는 중견기업 사장 E(59)씨는 각각 초교 3학년과 1학년인 두 손녀를 인근 사립초등학교에 보낸다. 1명당 학비와 교통비, 교내 활동비 등을 합쳐 월 200만원이다. 여기에 각종 과외는 집으로 강사를 불러 시킨다. 과목당 50만원에 영어와 산수, 미술, 피아노, 야외놀이 선생까지 고용했다. 손주들 교육비에만 매달 1000만원가량 쓰는 셈이다. 서울 대치동에 사는 변호사 부인 F(47)씨는 대표적인 ‘대치동맘’이다. 초교 5학년 아들의 사교육비로만 한 달에 200만원 넘게 쓴다. 수학과 영어학원은 기본이고 논술과 수학 과외를 따로 받는다. 축구와 음악 학원도 빼놓을 수 없다. F씨의 ‘계획’은 수학으로 승부를 내 아들을 과학고에 입학시키는 것이다. 각종 경시대회나 수학 올림피아드 수상도 노리고 있다. 이를 위해 초교 4학년까지는 6학년까지의 과정을, 5학년 때는 중학교 과정을, 6학년 때는 고교 과정을 끝내는 게 목표다. F씨는 “이 동네에서 수학을 제대로 가르치는 부모들은 수학 한 과목에 학과목과 사고력, 연산, 개념풀이 등 서너 개 과외나 학원을 함께 붙인다”면서 “여기에 예체능 진학에 대비해 미술과 음악, 승마, 골프 등도 반드시 함께 시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초교 때부터 자녀들의 인맥을 관리하는 것도 상위 1% 학부모들의 특징이다. 유명 사립초교의 입학 경쟁률이 5대1을 훌쩍 넘는 것은 학습 분위기도 분위기지만 초교 때 만난 친구들은 평생 밀어주고 끌어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많이 작용한다는 것이다. 중소 제조업체 사장을 아버지로 둔 G(28)씨는 서울의 명문 사립초교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조기 유학을 떠났다가 몇 년 전 귀국했는데, 초등학교 동창 20여명과의 인연은 계속되고 있다. 동창들은 모두 국회의원이나 의사, 변호사, 사업가 등 ‘쟁쟁한’ 집안 출신이다. G씨는 “가까운 친구가 얼마 전 사업을 시작했는데 나를 포함한 주변 동창들의 도움으로 빠르게 성장했다”고 말했다. 이두걸 유대근 송수연 기자 douzirl@seoul.co.kr
  • [명인·명물을 찾아서] 체험형 식물원·버드파크 ‘경주동궁원’

    [명인·명물을 찾아서] 체험형 식물원·버드파크 ‘경주동궁원’

    신라 천년의 전설과 역사가 고스란히 살아 숨 쉬는 고도 경주의 보문단지에 있는 동식물원인 ‘경주동궁원’. 우리나라 관광 1번지 경북 경주의 새로운 관광 랜드마크로 떠오르고 있다. 2013년 9월 문을 연 이후 지난해까지 15개월 동안 60만명이 다녀가는 등 인기몰이 중이다. 이해규(55) 경주동궁원장은 “불국사와 석굴암 등 기존 유적중심 관광에서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꽃과 새, 다양한 식물을 사계절 색다르게 체험할 수 있도록 콘셉트를 한 것이 주효했다”면서 “전국에서 관람객뿐만 아니라 중앙 및 지방정부, 기업체 관계자들의 벤치마킹이 줄을 잇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궁(東宮)은 안압지 서쪽에 있었던 신라의 별궁 이름. 삼국사기에는 문무왕 14년(674년) 동궁에 못을 파고 산을 만들어 우리나라 최초로 화초를 기르고 진금이수(珍禽異獸·진귀한 새와 특별한 동물)를 길렀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국가적인 경사 때나 귀한 손님이 왔을 때 이곳에서 잔치를 베풀었다. 그러나 동궁은 현존하지 않는다. 경주시는 이에 착안해 동궁원을 새로 지었다. 신라시대 동식물원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새로운 관광 자원이 탄생한 것이다. 1971년 박정희 정부 당시 청와대관광개발계획단이 경주 보문단지를 설계하면서 동식물원을 계획했던 것이 40여년 만에 마침내 빛을 본 셈이다. 동궁원 총면적은 6만 4380㎡. 정문에서 양쪽으로 펼쳐진 식물원과 버드파크(화조원·꽃과 새가 어우러진 전시관)로 구성됐다. 식물원은 경주시가 직영하고 버드파크는 민간에 위탁, 운영 중이다. 유리 온실인 식물원(2353㎡)은 한옥 형태로 황금색 치미(용마루 양 끝에 올리는 장식 기와)와 연꽃 무늬 상징물을 넣은 기와를 사용했다. 내부에는 신라 유산인 천마도와 동궁, 안압지, 재매정(신라 김유신 장군의 집에 있던 우물)을 활용해 정원을 꾸몄다. 바닥은 전체적으로 안압지에서 출토된 보상화 무늬가 새겨진 전돌을 깔아 마치 궁을 거니는 기분이 나도록 연출했다. 정원은 야자원과 관엽원, 화목원, 수생원, 열대 과수원 등 5개 주제별로 나눴다. 아열대 식물 400여종과 나무 5500여 그루를 심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보기 어려운 뷰티아야자, 카나리야자 등 아열대 식물도 볼 수 있다. 높이 7m의 탐방길이 마련돼 전체 풍경을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새 깃털과 둥지 이미지를 가미한 버드파크(5000㎡)는 2층 규모로 국내 최초의 체험형 화조원이다. 경북도 1호 전문 동물원 박물관에 등록됐다. 박혁거세, 김알지 등 신라의 건국신화인 난생(卵生)설화를 바탕으로 꾸민 이곳에서는 알에서 깨어나는 다양한 동물을 만날 수 있다. 1층 생태체험관에서는 어류·조류·파충류 등 338종 5900마리의 동물을 직접 보고 만질 수 있다. 청금강앵무·태양황금앵무 등 다양한 앵무새들이 자유롭게 날아다닌다. 새들이 관람객들의 손과 어깨 등에 닥치는 대로 앉아 귀엽게 재롱을 떤다. 두려워하는 기색이라곤 찾아볼 수 없다. 수족관에서는 열대어와 악어, 거북 등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들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것은 절대 금물이란다. 어린 새 등이 후유증으로 죽을 수 있기 때문이다. 2층 전시 체험관에서는 색다른 시각으로 새들을 만날 수 있다. 새가 부화하는 과정을 관찰할 수 있으며 신라시대의 새에 관한 전설 등을 알 수 있다. 특히 다음달쯤부터는 국내 최초로 히아신스, 꼬뿔새, 스칼렛앵무, 플라밍고 등의 새들을 볼 수 있다. 울산에서 3대가 함께 동궁원을 구경왔다는 손미자(66)씨는 “동궁원은 우리에 갇힌 동물을 밖에서 구경하는 기존 동물원과 달리 관람객들이 직접 커다란 새장 등으로 들어가 새와 꽃을 체험할 수 있어 차원이 완전히 다르다”면서 “아들 내외와 손자·손녀들 모두 색다른 분위기에 홀딱 반했다”며 활짝 웃었다. 야외에도 볼거리가 풍성하다. 경주 문화유산인 안압지를 재현하고 연꽃 조형물로 볼거리를 제공하며, 버드숲에서는 공작과 타조, 칠면조, 원앙, 거위, 토끼 등을 체험할 수 있다. 동궁원의 양 옆 기파랑과 죽지랑은 각각 휴식공간을 제공하는 카페와 기념품 판매점으로 운영된다. 농업체험시설(1만 4000㎡)은 유리 온실과 비닐하우스 등으로 구성됐다. 어린이 원예 치료관인 숨바꼭질 정원과 일만 송이 토마토정원에서는 토마토, 블루베리, 체리 재배 체험 등을 할 수 있다. 동궁원 중심에는 경주 토종견 동경이(천연기념물 540호)의 상징물이 있다. 청동 재질로 만들어져 자연석 받침대 위에 설치된 것으로 동경이 암수 한 쌍과 강아지 3마리의 모습이 다정하다. ‘알’ 모양의 아담하면서도 독특한 형태의 건물도 있다. 동궁원이 자랑하는 화장실 ‘알’이다. 지난해 ‘아름다운 화장실’ 평가에서 대상을 차지해 대통령상을 받았다. 동궁원의 입장료는 1만 8000원(어른 통합이용료 기준)으로 비싼 편이지만 관람객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기존 국내 동식물원과는 완전히 딴판이다. 특이한 분위기 속에서 직접 새 등을 만지면서 구경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입장료가 전혀 아깝지 않다”는 게 관람객들의 반응이다. 동궁원은 연중무휴로 오전 9시∼오후 8시 운영된다. 평일 1000명, 휴일 3000명 정도가 찾고 있다. 도수아 버드파크 운영차장은 “동궁원을 방문한 관람객들이 블로그나 카페 등을 통해 데이트 코스 또는 경주의 가볼 만한 곳 등으로 소개하면서 이색적인 관광 명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동식물과 함께 힐링할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경주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씨줄날줄] ‘국제시장’/문소영 논설위원

    영화 ‘국제시장’에 대한 한 줄 소개는 이렇다. ‘가장 평범한 아버지의 가장 위대한 이야기.’ 영화는 오프닝에서 노란 나비가 ‘꽃분이네’ 상점을 비롯해 부산 국제시장의 이곳저곳을 날아다니고, 국제시장 내 상가 옥상에 앉아 있던 80에 가까운 할아버지 윤덕수가 아내에게 한가하게 자신의 어릴 적 꿈을 이야기한다. 버럭 화를 내 손녀를 겁먹게 하는 윤덕수의 꿈은 ‘선장’이었다. 이어 1950년 흥남항 철수를 시작으로 격동의 한국현대사가 펼쳐진다. 영화 ‘해운대’로 10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윤제균 감독이 제작한 이 영화는 때아닌 이념 논쟁의 대상이다. 지난해 말 영화평론가 허지웅씨가 “정말 토가 나온다는 거다. 정신 승리하는 사회라는 게”라고 발언하면서다. 88만원 세대가 양산되고 젊은이들이 ‘미생’(未生)으로 내몰리는 경제·사회적 구조를 만들어 놓은 산업화 세대들이 ‘이만큼 산 것은 모두 우리 덕분이다’라고 큰소리친다는 하소연으로 읽힌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2월 29일 ‘국제시장’을 두고 “부부 싸움을 하다가도 애국가가 퍼지니까 경례를 하더라”라며 “즐거우나 괴로우나 나라 사랑해야 한다”라고 하자 논란은 커졌다. ‘국제시장’이 애국심에 호소하는 등 과도한 국가주의를 정당화하는 것 아니냐는 반발이다. 또 ‘서북청년단 재건’이나 일명 ‘가스통 할배’라고 부르는 극우 세력의 준동을 정당화하지 않을까 걱정했다. 1970년대로 돌아가 전 국민을 ‘얼음땡’처럼 만드는 하절기 오후 6시 국기 하강식도 부활시키고, 1990년대 초반까지 이어진 영화 관람 전 애국가 방송도 추가하고, 가요 테이프 끝에 누구를 위한 것인지 불분명한 ‘건전가요’라도 덧붙여야 하는 것이냐는 상상이 덧붙여져 일부 40~ 50대는 짜증을 냈다. 아무튼 이념논쟁 덕분인지 1월 1일 현재 영화 관람객은 600만명을 돌파했다. 소니사의 B급 영화 ‘인터뷰’가 대박 영화가 된 것과 비슷한 논리라고나 할까. 윤덕수는 사실 평범한 아버지는 아니다. 1950년 한국전쟁으로 초토화된 나라를 일으키기 위해 1960년대 독일 광부로 가고, 1970년대 베트남 전쟁에 기술자·군인으로 참전하고, 1980년대에 중동 사막의 땡볕에서 일한 그 근성을 평범하다 할 수 없다. 근성 있는 한국인들이 ‘한강의 기적’을 일으킨 것도 맞다. 못내 불편한 것은 그런 근성 있는 아버지들 뒤에 숨어서 정부가 자신들의 무능과 정책의 실패를 숨기고 있다는 것이다. ‘파이를 키우고서 부의 재분배를 하자’던 박정희 정부의 약속도, ‘아랫목이 따뜻해져야 윗목이 따뜻해진다’며 노동계를 다독이던 김대중 정부의 약속도 지켜지지 않았다. 빈부 격차는 확대돼 아랫목은 쩔쩔 끓어 장판이 다 타버릴 정도지만 윗목은 냉골이다. ‘국제시장’이 이념 논쟁에서 벗어나려면 “선량하게만 살지말고 좋은 세상을 남기고 떠나라”던 브레히트를 기억해야 했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재계 인맥 대해부 (2부) 후계 경영인의 명암 한라그룹] 교회 인연 정·재계와 혼맥 형성… 3세 경영수업 벌써 진행

    [재계 인맥 대해부 (2부) 후계 경영인의 명암 한라그룹] 교회 인연 정·재계와 혼맥 형성… 3세 경영수업 벌써 진행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첫째 동생인 고 정인영 한라그룹 명예회장의 가족은 대를 이어 기독교 인연으로 혼맥이 형성됐다. 정 명예회장의 두 아들인 정몽원(59) 한라그룹 회장과 정 회장의 형인 정몽국(61) 엠티인더스트리 회장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어머니 고 김월계 여사의 영향으로 교회에서 배우자를 만났다. 정몽원 회장의 장녀 지연(32)씨도 교회에서 짝을 찾았다. 사돈을 맺은 집안들을 찬찬히 살펴보면 정계와 재계 인맥이 자연스럽게 연결돼 가맥이라는 한 울타리로 엮였다. 정 명예회장의 장남인 정몽국 회장은 평범한 가정의 이광희(58) 전 한라대 총장과 결혼했다. 정 회장은 1997년 정 명예회장이 그룹 회장 자리를 동생인 정몽원 회장에게 넘겨주면서 둘 사이가 소원해졌다. 우여곡절 끝에 2009년 그룹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새 출발을 했다. 정 회장은 이후 2000년대 초반 정 명예회장이 강원도에 세운 한라대의 학교법인 배달학원 이사장을 맡으며 아내 이씨를 2003년 총장에 선임했다. 둘 사이에는 지혜(39), 태선(38), 사라(35)가 있으며 지혜씨와 태선씨는 아버지 밑에서 경영 수업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명예회장의 차남 정몽원 회장은 지인이 주선한 소개팅으로 부인 홍인화(57)씨를 교회에서 만났다. 두 사람은 지금도 서울 종로구 종교교회에 같이 다니고 있다. 정 회장은 기독교 대한감리회 종교교회 장로이기도 하다. 이화여대 신문방송학과를 나온 홍씨는 전 동양방송(TBC) 아나운서 출신으로 현재 배달학원 이사장을 맡고 있다. 홍씨는 약사인 부모 밑에 자랐으며 그녀의 어머니는 3선 국회의원인 서상목(67) 전 국회의원의 누나다. 홍씨의 외삼촌인 서 전 의원은 김영삼 정부 시절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냈고 현재 인제대학교 석좌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홍씨는 남편이 끔찍이도 챙기는 안양한라 아이스하키단 선수들의 경기를 빠짐없이 관전하고 선수들의 경조사도 손수 챙기기로 유명하다. 두 사람 사이에는 지연(32), 지수(19) 두 딸이 있다. ‘딸바보’인 정 회장은 모든 행사를 ‘레이디 퍼스트’로 진행한다. 정 회장은 해마다 연말이 되면 전 임원을 부부 동반으로 초청해 식사를 함께 한다. 지난 17일에도 만찬이 열렸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진인사 대천명이 아니라 진인사 대처명, 가화만사성은 처화만사성, 인명재천은 인명재처”라고 강조했다. 지난 7월 정 회장은 할아버지가 됐다. 큰딸 지연씨가 손녀를 안겨 줬다. 지연씨는 2012년 당시 이재성(전 현대중공업 회장) 현대중공업 사장의 아들인 윤행씨와 결혼해 현재 미국 보스턴에서 남편과 함께 지내고 있다. 이 전 회장은 정주영 명예회장의 6남인 정몽준 전 의원의 최측근 인사로 정 전 의원과 중앙고, 서울대 경제학과 동문이다. 정 전 의원은 정 회장과 사촌지간이다. 지연씨는 미국 최초 여대인 마운트 홀리오크 컬리지를 나와 뉴욕대에서 석사 과정을 마쳤다. 남편인 윤행씨는 미국 존스홉킨스대를 졸업하고 조지타운대 법학대학원(로스쿨)을 졸업했다. 두 사람 역시 교회에서 만나 결혼했다. 둘째 딸 지수씨도 미국에서 유학 중이다. 아직 젊은 정 회장이지만 후계구도를 위한 3세 경영 수업을 일찌감치 시작했다. 정 회장은 2010년 맏딸 지연씨를 그룹 핵심 계열사인 자동차 부품회사인 만도에 기획팀 대리로 입사시켰다. 지연씨는 결혼 당시 영업팀 과장으로 승진했다가 해외지사 경험을 쌓기 위해 미국 만도 주재원으로 발령 났다. 이어 지난 6월 출산차 육아휴직에 들어간 상태다. 정 회장은 최근까지 자신과 배우자, 딸 등 가족의 지분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정 회장의 두 딸 지연씨와 지수씨는 2010년 4월 한라건설 유상증자 이후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인 배달학원의 지분율이 낮아지자 다음달 지분 2만 3800주(당시 약 3억 6000만원)를 장내 매수를 통해 확보했다. 2011년과 2012년에도 장녀 지연씨의 한라건설 주식 추가 매입은 계속됐다. 현재 지연씨, 지수씨의 한라(구 한라건설) 주식은 각각 0.31%, 0.06% 정도다. 정 회장의 오너가 지배 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일환으로 분석되지만 아직은 지분이 미미한 상태다. 기업성과 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현재 지연·지수씨의 그룹 자산 승계율은 0.7%로 낮은 편이다.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범현대가에서 주식을 보유한 몇 안 되는 아내인 정 회장의 부인 홍 이사장이 한라 주식(약 3억여원) 일부를 보유하고 있지만 역시 규모는 적다. 하지만 정 회장이 자녀에게 차근차근 경영 수업을 진행하고 있고 지난해 5월에는 기업 가치가 저평가된 만도를 위해 정 회장 자신은 물론 아내(780주), 지연씨(475주), 지수씨(938주)까지 나서 주식을 신규 매수하는 등 경영 공간을 자연스럽게 넓히고 있다. 물론 지금은 한라그룹의 지주사 체제 전환을 위해 정 회장의 만도 지분을 한라홀딩스 신주로 전환하는 등 가족들 지분이 대부분 정리된 상태다. 업계는 앞으로 장녀 지연씨와 사위 윤행씨가 어떤 방식으로 경영 일선에 참여할지 지켜보는 분위기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이주일의 어린이 책] 채소 할아버지의 전쟁 상처는 아물 수 있을까

    [이주일의 어린이 책] 채소 할아버지의 전쟁 상처는 아물 수 있을까

    채소 할아버지의 끝나지 않은 전쟁/함영연 지음/양후형 그림/청개구리/109쪽/9000원 ‘세인’은 번화가에서 변두리의 작은 집으로 이사했다. 아빠의 실직에 이어 빚보증까지 겹쳐 살던 집을 팔아야 했다. 엄마가 소음을 못 견디는 점도 조용한 변두리를 찾게 했다. 그런데 이사하는 날, 한 할아버지가 집 앞에서 채소를 팔고 있었다. “오이요, 상추요!” 목소리도 우렁찼다. 엄마는 시끄러워서 견딜 수가 없다며 할아버지에게 당장 치워 달라고 했다. 할아버지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장사를 했다. 세인은 동생 ‘현수’를 돌봐야 했다. 수업이 끝나면 유치원에서 현수를 데려와야 했다. 아빠는 새로 얻은 직장에서 지방으로 발령이 났고 엄마도 일을 했기 때문이다. 세인은 한날 같은 반 친구의 생일잔치에 갔다 현수를 데리러 가는 걸 깜빡했다. 혼자 집에 왔다 열쇠가 없어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던 현수를 ‘채소 할아버지’가 돌봤다. 귀가한 엄마는 할아버지 품에 안겨 잠든 현수를 건네받았다. 하루는 현수가 유치원에서 일찍 집에 왔다. 집 앞에서 배를 부여잡고 데굴데굴 굴렀다. 채소 할아버지가 현수를 업고 병원에 데려갔다. 현수는 장염으로 입원해야 했다. 엄마는 현수 일로 신세를 지자 할아버지에 대한 미움이 누그러지기 시작했다. 할아버지가 채소를 팔러 나오지 않는 날이면 걱정이 되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세인과 엄마는 할아버지의 아픔을 알게 된다. 6·25전쟁 때 수많은 적군을 죽였다는 죄책감에 아직도 괴로워하고 있다는 것과 간질을 앓는 손녀를 홀로 돌보고 있다는 사실을. 엄마는 닫혔던 마음의 문을 연다. ‘가자, 고구려로!’, ‘돌아온 독도대왕’ 등 우리 역사를 동화로 생생하게 구현해 온 작가가 이번엔 우리 민족의 가장 큰 비극인 6·25전쟁을 다뤘다. 전쟁의 피해자인 채소 할아버지가 평생 괴로움 속에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전쟁이 한 사람의 인생을 얼마나 송두리째 흔들어 놓을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작가는 “아이들이 전쟁의 비극을 알고 지구상의 어느 나라에서라도 전쟁을 일으키려 할 때 반대하는 목소리를 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초등 고학년.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등통증에 시달리는 손주 돌보는 할머니들

    육아와 가사노동에 시달리는 여성 2명 가운데 1명이 ‘등통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 막 아이를 출산한 20~30대 새댁들의 얘기가 아니다. 손주를 돌보며 가사노동까지 거들고 있는 60~70대 할머니들의 얘기다. 등통증은 목의 통증, 목과 팔의 통증, 옆구리 통증, 흉추 통증, 허리 통증, 허리와 다리 통증을 모두 일컫는 말로, 성인의 60~80%가 한 번쯤은 경험하는 흔한 근골격계 질환 중 하나다. 연령별로는 50~70대 고령층에서 많이 발생하며, 특히 가사노동 등 경직된 자세에서 반복적인 작업을 하는 직업군이 잘 걸린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재활의학과 홍지성 교수는 “손자·손녀를 돌보는 할머니가 늘면서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보험 진료지 지급 자료를 보면 등통증 진료 인원은 2010년 700만명에서 2013년 760만명으로 연평균 2.8% 증가했다. 이 가운데 50대 여성은 100만명으로 전체 성별·연령대별 인원 중 가장 많았으며 60대, 70대 순으로 고령층의 진료 이용이 높았다. 70대 여성은 2명 중 1명 이상이 진료를 받아 전체 연령대별 적용 인구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근육과 관절이 약한 할머니들이 아이와 놀아 줄 때는 안는 것보다 업는 게 부담이 덜하다. 업는 시간은 30분 이내로 제한하고 아이를 돌본 뒤에는 스트레칭을 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황혼 육아로 인한 각종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TV 하이라이트]

    ■소원을 말해봐(MBC 밤 7시 15분) 한 신부가 불의의 사고로 식물인간이 된 것도 모자라 공금횡령범이라는 누명을 쓴 남편의 결백을 밝히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 최 회장(김영옥)은 비서를 통해 며느리 혜란(차화연)에게 딸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혔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최 회장은 직접 확인하겠다며 소원(오지은)의 새엄마 정숙(김미경)을 찾아간다. ■다큐프라임(EBS 밤 9시 50분) 일본 섬 야쿠시마는 1993년 일본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다. 이곳은 오래된 삼나무 숲과 초록으로 눈부신 이끼의 숲이 있어 애니메이션 영화 ‘원령공주’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원숭이와 사슴을 도처에서 만날 수 있고 바다거북이가 산란하는 모습도 직접 볼 수 있는 각종 동물의 천국인 야쿠시마의 사계(四季)를 담았다. ■명탐정 몽크 2(FOX 밤 8시) 몽크가 형사 일을 그만두고 사립탐정으로 변신해 범죄 사건들을 해결해 가는 드라마. 한 할머니가 앉아 있던 의자에 꽁꽁 묶인 채 괴한 2명에게 납치된다. 손녀딸 줄리는 법대생으로 경찰보다는 몽크에게 사건을 의뢰하며 돈이 없어 할머니를 찾아 주면 아는 교수님께 얘기해 형사로 복직시켜 주겠다고 한다. 몽크는 줄리의 말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수사에 착수한다.
  • 개 덕분에 목숨 건진 시베리아 숲 실종 3살 소녀 그후…

    개 덕분에 목숨 건진 시베리아 숲 실종 3살 소녀 그후…

    지난 8월 3살에 불과한 어린 소녀가 시베리아 숲 한복판에서 길을 잃었다가 무려 12일 만에 구조됐다. 늑대와 곰 등 야생동물은 물론 영하에 이르는 숲에서 3살 소녀가 나홀로 12일을 버텼다는 것은 기적 그 자체. 그러나 소녀의 생존에는 절대적인 조력자가 있었다. 바로 나이다라는 이름의 애견. 나이다는 놀랍게도 밤에는 소녀 곁에서 함께 자며 아이가 동사되지 않도록 했고 심지어 실종 9일 후에는 직접 길을 나서 구조대를 불러왔다. 한편의 동화같은 이 이야기는 과거 러시아 언론을 통해 보도돼 세계적인 화제를 모았다. 최근 시베리아 타임스가 소녀와 나이다의 근황을 소개해 관심을 끌고있다. 애견 덕분에 목숨을 구한 해피엔딩의 주인공은 러시아 북동부 사카 공화국에 사는 카리나 치키토바(4). 외모상으로 고려인의 피를 물려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카리나는 구조된 직후 5주 간의 병원 치료를 마치고 현재 집으로 돌아온 상태다. 보도이후 카리나의 집에는 기사를 보고 감동받은 전세계인들의 많은 선물들이 도착한 상태. 또한 시에서도 아이의 치료에 관심을 갖는등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받고있다. 카리나의 할머니는 "얼마전에는 멀리 뉴질랜드에서도 선물이 날아왔다" 면서 "우리 가족이 언론의 관심을 받게될 줄은 꿈에도 몰랐으며 많은 도움에 감사드린다" 고 말했다. 이어 "손녀가 야생에서 살아남은 것은 물론 나이다의 도움도 컸지만 아이가 숲을 두려워하지 않았기 때문" 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카리나는 나이다의 도움으로 동사는 면했지만 허기는 피할 수 없었다. 이에 카리나는 어린 나이에도 스스로 야생베리를 따먹고 강물을 마시며 씩씩하게 살아남았다.  카리나의 엄마 탈리나는 "우리는 곧 시에서 마련해 준 시설로 옮겨갈 예정" 이라면서 "딸과 함께 러시아식으로 다가오는 크리스마스와 신년 파티를 할 것" 이라며 웃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애견 덕분에 목숨건진 시베리아 실종 3살 소녀 그후…

    애견 덕분에 목숨건진 시베리아 실종 3살 소녀 그후…

    지난 8월 3살에 불과한 어린 소녀가 시베리아 숲 한복판에서 길을 잃었다가 무려 12일 만에 구조됐다. 늑대와 곰 등 야생동물은 물론 영하에 이르는 숲에서 3살 소녀가 나홀로 12일을 버텼다는 것은 기적 그 자체. 그러나 소녀의 생존에는 절대적인 조력자가 있었다. 바로 나이다라는 이름의 애견. 나이다는 놀랍게도 밤에는 소녀 곁에서 함께 자며 아이가 동사되지 않도록 했고 심지어 실종 9일 후에는 직접 길을 나서 구조대를 불러왔다. 한편의 동화같은 이 이야기는 과거 러시아 언론을 통해 보도돼 세계적인 화제를 모았다. 최근 시베리아 타임스가 소녀와 나이다의 근황을 소개해 관심을 끌고있다. 애견 덕분에 목숨을 구한 해피엔딩의 주인공은 러시아 북동부 사카 공화국에 사는 카리나 치키토바(4). 외모상으로 고려인의 피를 물려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카리나는 구조된 직후 5주 간의 병원 치료를 마치고 현재 집으로 돌아온 상태다. 보도이후 카리나의 집에는 기사를 보고 감동받은 전세계인들의 많은 선물들이 도착한 상태. 또한 시에서도 아이의 치료에 관심을 갖는등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받고있다. 카리나의 할머니는 "얼마전에는 멀리 뉴질랜드에서도 선물이 날아왔다" 면서 "우리 가족이 언론의 관심을 받게될 줄은 꿈에도 몰랐으며 많은 도움에 감사드린다" 고 말했다. 이어 "손녀가 야생에서 살아남은 것은 물론 나이다의 도움도 컸지만 아이가 숲을 두려워하지 않았기 때문" 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카리나는 나이다의 도움으로 동사는 면했지만 허기는 피할 수 없었다. 이에 카리나는 어린 나이에도 스스로 야생베리를 따먹고 강물을 마시며 씩씩하게 살아남았다.  카리나의 엄마 탈리나는 "우리는 곧 시에서 마련해 준 시설로 옮겨갈 예정" 이라면서 "딸과 함께 러시아식으로 다가오는 크리스마스와 신년 파티를 할 것" 이라며 웃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애견 덕분에 목숨건진 시베리아 실종 3살 소녀 그후…

    애견 덕분에 목숨건진 시베리아 실종 3살 소녀 그후…

    지난 8월 3살에 불과한 어린 소녀가 시베리아 숲 한복판에서 길을 잃었다가 무려 12일 만에 구조됐다. 늑대와 곰 등 야생동물은 물론 영하에 이르는 숲에서 3살 소녀가 나홀로 12일을 버텼다는 것은 기적 그 자체. 그러나 소녀의 생존에는 절대적인 조력자가 있었다. 바로 나이다라는 이름의 애견. 나이다는 놀랍게도 밤에는 소녀 곁에서 함께 자며 아이가 동사되지 않도록 했고 심지어 실종 9일 후에는 직접 길을 나서 구조대를 불러왔다. 한편의 동화같은 이 이야기는 과거 러시아 언론을 통해 보도돼 세계적인 화제를 모았다. 최근 시베리아 타임스가 소녀와 나이다의 근황을 소개해 관심을 끌고있다. 애견 덕분에 목숨을 구한 해피엔딩의 주인공은 러시아 북동부 사카 공화국에 사는 카리나 치키토바(4). 외모상으로 고려인의 피를 물려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카리나는 구조된 직후 5주 간의 병원 치료를 마치고 현재 집으로 돌아온 상태다. 보도이후 카리나의 집에는 기사를 보고 감동받은 전세계인들의 많은 선물들이 도착한 상태. 또한 시에서도 아이의 치료에 관심을 갖는등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받고있다. 카리나의 할머니는 "얼마전에는 멀리 뉴질랜드에서도 선물이 날아왔다" 면서 "우리 가족이 언론의 관심을 받게될 줄은 꿈에도 몰랐으며 많은 도움에 감사드린다" 고 말했다. 이어 "손녀가 야생에서 살아남은 것은 물론 나이다의 도움도 컸지만 아이가 숲을 두려워하지 않았기 때문" 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카리나는 나이다의 도움으로 동사는 면했지만 허기는 피할 수 없었다. 이에 카리나는 어린 나이에도 스스로 야생베리를 따먹고 강물을 마시며 씩씩하게 살아남았다.  카리나의 엄마 탈리나는 "우리는 곧 시에서 마련해 준 시설로 옮겨갈 예정" 이라면서 "딸과 함께 러시아식으로 다가오는 크리스마스와 신년 파티를 할 것" 이라며 웃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뉴욕 스카이라인 접수하는 미스터왕

    뉴욕 스카이라인 접수하는 미스터왕

    중국 기업들이 미국 뉴욕의 랜드마크 건물을 싹쓸이하고 있다. 뉴욕 맨해튼의 스카이라인을 형성하고 있는 제너럴모터스(GM) 빌딩과 원 체이스맨해튼 플라자, 월도프 애스토리아 호텔에 이어 채 완공도 되지 않은 브라이언트파크 빌딩(조감도)도 사들였다. 중국 5대 은행 중 하나인 중국은행은 최근 미 부동산 개발업체인 하인스와 JP모건체이스로부터 6억 달러(약 6613억 2000만원)에 맨해튼 브라이언트파크 인근에 들어설 28층짜리 빌딩을 사들이기로 계약을 맺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브라이언트파크 40번가에 있는 이 빌딩은 총면적 4만 3665㎡(약 1만 3208평)의 유리로 된 고층 건물로 내년 초 완공될 예정이다. 중국은행이 이 빌딩을 어떤 용도로 사용할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뉴욕에 있는 미국 지사를 이곳으로 옮길 가능성이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1912년에 영업을 시작한 중국은행은 상업은행으로 자산 13조 8743억 위안(약 2474조 4814억원·2013년 기준 세전 이익 2127억 위안)에 이르는 거대 은행이다. 중국 자본은 2000년대 중반 이후 미국의 알짜 빌딩을 무차별 사냥하고 있다. 부동산 서비스업체 CBRE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중국 기업들이 투자한 미국 상업 부동산의 78%가 뉴욕에 몰려 있다. 특히 덩샤오핑(鄧小平)의 손녀사위인 우샤오후이(吳小暉) 회장이 이끄는 안방(安邦)보험그룹은 지난 10월 맨해튼의 랜드마크이자 5성급 호텔인 월도프 애스토리아를 19억 5000만 달러에 인수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중국 민영 투자회사 상하이푸싱그룹(上海星集團)이 월스트리트의 상징인 원 체이스맨해튼 플라자를 7억 2500달러에 사들였고, 부동산 개발업체 소호차이나의 장신(張欣)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 일가는 그해 6월 맨해튼에 있는 50층 높이 초고층 건물 GM빌딩의 지분 40%를 14억 달러에 매입한 바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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