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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정래의 세상보기] 미군감축, 자연스러운 일

    미국은 한반도 남쪽에 주둔해온 미군을 감축하겠다고 공식화했다.이 문제를 놓고 우리들끼리 이런저런 말들이 무성하다.그러나 우리가 무슨 소리를 하든 그건 다 부질없는 소리일 뿐이다.지금으로부터 59년 전 이땅이 광복된 그 순간 미군이 점령군으로 이땅을 점령할 때 우리의 의사는 철저하게 묵살되었던 것처럼 감축할 때도 우리의 의사는 전혀 고려되지 않은 것이다.자기들 하고 싶은 일을 자기네 마음대로 하는 것,그것이 힘센 자들의 논리고,힘센 자들의 논리니까 진리다.그 앞에서 ‘혈맹의 우의’ 운운해가며 자세 낮추기에 급급한 일부 지식인들의 모습은 볼 만한 연극이 아닐 수 없다. “미군은 자국민이 원하지 않는 곳에는 주둔하지 않는다.” 미 국방장관 럼스펠드의 자신만만한 말이다.그 말은 시대 변화를 전혀 의식하지 못하는 냉전시대의 오만 그대로다.그런데,우리나라의 보수적이고 친미적인 일부 지식인들은 그 말에서 엉뚱하게 우리의 잘못을 찾아내고 읍하기에 바쁜 것이다.미군이 감축되는 것은 그동안 우리 사회 일각에서 혈맹의 관계가 손상될 정도로 미국을 비판하고 불경스럽게 했기 때문이라는 식이다.그것 또한 냉전시대에 뿌리박은 반공주의 사고방식의 표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한반도 휴전선 남쪽에서 미군이 감축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다.왜냐하면 이미 13년 전에 소련을 위시한 사회주의권이 몰락하며 냉전시대는 끝났고,한반도에서는 6·15남북공동선언이 채택되면서 갈등과 대결의 분단시대에서 화해와 협력의 평화통일시대로 대전환을 했기 때문이다.소련 공산주의 세력의 팽창을 막기 위한 냉전시대의 소산인 주한 미군은 그 시대의 종식과 더불어 변화되어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고,더구나 이념전쟁의 당사자인 남과 북이 이제 그만 대결과 분열의 시대를 끝내고 서로를 이해하고 인정하는 화합과 평화의 시대를 열겠다고 전세계를 향해 약속했으면 주한 미군도 달라져야 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여론조사에서,‘미군이 철수하면 당장 전쟁이 날 위험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3%에 지나지 않는다.군부독재시대에 70%를 넘었던 것에 비하면 상상하기 어려운 변화다.미국은 이 변화를 유심히 지켜볼 줄 알아야 할 것이다.이제 한국과 한국인들은 6·25 전쟁시대의 참화 속에 빠진 한국과 한국인이 아니라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과거의 주인은 훗날 종의 출세를 속편히 보아넘기지 못하며,부자는 옛 가난뱅이의 입신을 사실대로 인정하려고 하지 않는 법이다.행여 미국도 그런 식의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미군의 감축이 곧 미국과의 관계가 나빠지거나,미국과 사이가 멀어지는 것처럼 수선을 떠는 부류들이 있다.그건 문제의 본질을 왜곡시키는 과장이고 거짓말이다.미국은 그런 비이성적이며 비논리적인 가짜 친미주의자들을 경계해야 한다.우리는 미국의 고마움과 미국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6·25때는 더 말할 것 없고,우리가 자랑하고 싶어하는 경제발전의 과정에서 미국이라는 시장의 도움이 얼마나 컸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그리고 친구는 옛친구가 좋더라고,힘있는 옛친구와 사이가 나빠지면 그 손해는 누가 보는지도 우리는 잘 알고 있다.다만 우리가 바라는 것은 친구로서 대등한 관계의 정립과 유지다.그 토대 위에서 어깨동무할 때 우정은 더욱 돈독해질 것이다. 지금,평화통일을 향한 남과 북의 발전적 변화는 우리 스스로가 믿기 어려울 정도로 다방면에서 빠르고 구체적으로 이루어져 나아가고 있다.그리고,그 가속도는 앞으로 더욱 거세질 것이다.미국에서 볼 때는 너무 어리둥절할지도 모른다.그러나,그 눈부실 지경으로 빠른 변화는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우리 남과 북은 저 5000년 전부터 함께 살아온 같은 민족이며,그 민족동질성에 뿌리내린 평화통일 염원이 그 많은 변화의 꽃을 피워내고 있는 것이다.미국은,이 아름다운 변화를 아름답게 볼 줄 알아야 하며,그것이 우리의 참된 친구로서 갖추어야 할 덕목이다.
  • 소설제목 첫 저작권 다툼

    소설가 고원정(48)씨가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다른 소설가에게 피소됐다. 서울 남부지법은 15일 원로 소설가 손장순씨가 “지난 1977년 낸 창작집의 제목과 같은 이름의 소설 ‘불타는 빙벽’을 고씨가 해냄출판사에서 출간해 저작권을 침해당했다.”며 고씨와 출판사를 상대로 지난달 2000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고 밝혔다. 손씨는 고소장에서 “고씨가 2000년 ‘불타는 빙벽’이라는 제목을 사용해도 되는지 묻기에 거절했는데도 같은 제목을 썼다.”면서 “해냄출판사는 동명 소설을 출판해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해냄출판사는 “손씨의 책은 이미 절판됐기 때문에 그의 주장은 터무니없다.”고 반박했다. 현행 저작권법상 ‘제목’은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해석이 일반적이지만 유사한 사례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고씨는 1994년 출간한 장편소설 ‘빙벽’의 후속편으로 지난해 8월 ‘불타는 빙벽’을 냈다. 한편 사단법인 국제펜클럽 한국본부는 지난해 8월 고씨의 제목 표절 논란과 관련,“독창적인 저작물의 제호는 마땅히 보호해야 하고 피해를 보상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19~20일 ‘산사 영화제’ 여는 정념 스님

    “엄숙한 산사에서 영화를 상영한다는 것 자체가 파격이지요.하지만 부처님이 행할 수 있는 8만 4000여 가지 방편중 하나라고 생각하면 놀랄 일이 아닙니다.” 부처가 화들짝 놀랄 일이 하나 생겼다.영화 ‘달마야 서울가자’의 패거리들이 산사 습격(?) 사건을 벌이기 때문이다.장소는 강원도 오대산의 고찰 월정사(오는 19∼20일) 야외.구경꾼도 적지 않을 것 같다.3000명 정도는 될 것으로 추산된다.사건 제목은 ‘천년의 숲길을 찾아가는 오대산 산사영화제’이다. ‘산사 영화제’는 처음이다.불교계는 물론 일반인들조차 신선한 충격이라 할 만하다.상영영화는 ‘달마야 서울가자’와 ‘아홉살 인생’ 등.궁금증을 풀기 위해 월정사 주지 정념스님과 전화인터뷰를 가졌다. 스님은 영화제 배경에 대해 “요즘은 주5일 근무이니,웰빙이니 하는 쪽으로 시대가 흐르고 있다.”면서 “사찰은 곧 (문화적 향수를)원하는 대중들에게 장소를 제공해 주고 또 기꺼이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스님은 또 “산중은 적막하고 엄숙한 도량의 모습으로 느끼지만 고요함 속에 영화를 감상한다는 자체가 의미가 크다.”고 했다. 영화 감상에 앞서 1시간 동안 오대산 ‘천년의 전나무 숲길’을 걸으며 내면을 관조하는 행선(行禪)의 시간도 마련했다.지역 주민들에게 문화활동 참여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도 있단다.상영될 영화 2편 중 ‘달마야 서울가자’는 ‘달마야 놀자’의 후속편으로 7월 개봉 예정.수억원의 빚 때문에 위기에 처한 사찰을 구하기 위해 촌뜨기 스님들이 서울로 올라가 절터에 상가를 짓겠다며 으름장을 놓는 조폭들과 티격태격하는 내용이다. 스님은 “영화 ‘달마∼’는 소재가 불교적이고 성스러운 달마를 코믹하게 다루고 있다.”면서 “그러나 선(禪)불교란 엄숙한 것만도 아니고 중생을 위해서 파격적인 행동을 하더라도 선의 본질은 다르지 않다.”고 영화선정의 이유를 설명했다. “산중의 불교는 밖으로 자주 나와야 합니다.대중속에서 사회봉사와 자원봉사도 하고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자비구현을 해야 합니다.” 그는 상원사에서 10여년 동안 주지로 있다가 지난 2월 월정사 주지로 부임했다.평소 대중속에서의 자비구현을 내세운다.부임할 때에도 뇌종 투병중인 어린이를 먼저 찾아갈 정도로 불우이웃돕기에도 앞장선다.주5일제 근무에 맞춰 ‘주말수련법회’‘불교대학’‘단기출가학교’‘선수련센터’ 등을 추진하고 있다. 법어를 청하자 “세상이 혼탁스러우니 일심이 청정해야 한다.”고 했다.그러면서 “지금이야말로 과욕을 버리고 자기 응시와 성찰,내면을 들여다봐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문기자 km@seoul.co.kr˝
  • ‘킬빌1’ 꼬고 비웃는 ‘킬빌2’

    ‘빌을 죽여라.’라는 단순명료한 명제에 화려한 액션으로 숨가쁘게 몰아친 전편을 본 관객에게 ‘킬빌2(Kill Bill Vol.2·14일 개봉)’는 일종의 배신이다.하지만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팬이라면 ‘역시’하며 혀를 내두를 수밖에. 한꺼번에 찍은 뒤 반을 잘라 나눠 개봉했다지만 두 편의 색깔은 너무도 다르다.‘킬빌2’는 전편의 이야기를 이으면서도 뒤집고 심지어 비웃기까지 한다.전편과 같이 시간을 할애한 액션 장면도 없고,악당을 쳐부수는 통쾌한 복수극도 없다. 대신 액션의 자리에는 드라마가 들어섰다.‘결혼식장에서 뱃속의 아이와 남편이 살해당한 뒤 펼치는 한맺힌 여성의 복수’라는 전편에서 보여진 단순한 뼈대에는 보통의 액션영화와 비슷한 선악의 대결이 있었다.하지만 속편에서는 이야기에 살이 붙으면서 ‘악당 빌과 희생자 브라이드’라는 단순 이분법을 흐트려 놓는다. 이야기의 내막은 이렇다.킬러 조직의 일원이었던 브라이드(우마 서먼·영화속 그녀의 실제 이름은 베아트릭스 키도임이 드러난다.)는 빌(데이비드 캐러딘)과 사랑하는 관계였고,임신 뒤 평범한 삶을 아이에게 주고 싶어 레코드가게 주인과 결혼하려 했으나,사랑의 배신에 열받은 빌이 식장에 들이닥치는 바람에 피의 대학살을 불렀다는 것.빌의 명령이라면 서슴지 않고 사람을 죽였던 키도는 영웅이 아니었으며,‘과민반응’이었다며 애절한 눈빛으로 키도를 바라보는 빌 역시 피 한방울 안 나오는 악당이 아니었다. 타란티노가 밝힌 3편의 내용을 보면 이런 점은 더욱 명확해진다.3편은 전편에서 키도가 죽인 버니타 그린의 딸이 또 다른 브라이드가 되어 복수의 길에 나선다는 내용.결국 ‘킬빌’에서의 선악은 상대적인 것이다. 그리고 등장인물의 욕망은 실현과 동시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미끄러진다.그렇게 바랐던 빌을 죽인 뒤에도 눈물을 흘리며 슬퍼하는 키도의 모습과 그 키도에게 다시 복수를 꿈꾸는 사람이 생기듯. 내용을 뒤집는 타란티노의 솜씨가 녹슬지 않았다고 기뻐할 일만은 아니다. 엉뚱한 상상력,끝없이 쏟아지는 수다,시점을 변경하는 독특한 편집 등 ‘저수지의 개들’‘펄프 픽션’‘포룸’‘재키 브라운’에서 보여준 타란티노 영화만이 갖는 힘은 부족하기 때문이다.키도를 만나 인생철학을 느릿느릿 늘어놓는 빌의 모습은 타란티노답지 않게 지루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팔다리가 잘리고 피를 뿜어내는 전편의 잔인함에 눈살을 찌푸렸던 관객이라면 ‘킬빌2’는 보다 편안히 감상할 수 있을 듯싶다. 전편이 선혈 낭자한 사무라이 검술의 향연이었다면,이번 작품은 마카로니 웨스턴과 버무려진 홍콩식 무협이 조금은 얌전하게 전개된다. 보충설명까지 해가며 이야기를 반복하니 전편을 보지 않았더라도 이야기를 이해하는데 전혀 무리가 없다.타란티노 감독은 올 칸영화제 심사위원장을 맡았다. 김소연기자 purple@ ■ 다 빌렸네 킬빌 어디서 많이 본 듯한데…. 브라이드에게 쿵후를 가르치는 백발의 파이 메이 역의 유가휘와 복수의 대상인 빌 역의 데이비드 캐러딘.둘은 평소 동양 액션영화를 경배해왔던 타란티노 감독의 절묘한 캐스팅에 따른 결과다. 우선 파이 메이라는 캐릭터는 홍콩 쇼브라더스사의 전속배우였던 유가휘가 출연한 영화 ‘홍희관’에서 빌려왔다.사실 ‘홍희관’에서 파이 메이는 유가휘의 상대역인 악당의 이름.파이 메이와 싸웠던 유가휘가 이번엔 파이 메이로 나온다니….역시 타란티노다운 발상이다. 데이비드 캐러딘 역시 국내에서도 방영된 적 있는 70년대 미국 TV시리즈 ‘쿵후’의 주인공.당시 미국인들에게는 쿵후영화의 전설적 아이콘으로 기억되는 인물이다.쿵후의 영웅은 이번 영화에서는 아이로니컬하게도 쿵후기술로 최후를 맞는다. 등장인물 외에 ‘킬빌2’에는 유독 다른 영화에서 차용한 것이 많다.빌의 동생 버드가 브라이드를 생매장하는 장면에서는 ‘황야의 무법자’의 영화음악을 사용했다.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악당들에게 붙잡혔다가 관에서 탈출하는 장면에 흐르던 곡이다.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복수를 끝내고 소파에서 휴식을 취하는 브라이드의 모습은 ‘펄프 픽션’에서 빌려왔다. 김소연기자 ˝
  • 더~ 유쾌해진 ‘슈렉2’

    ‘초록괴물’ 슈렉이 3년 만에 돌아왔다.지난 6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랜드마크 리젠트 극장에서 열린 시사회에서 첫선을 보인 ‘슈렉2’(Shrek 2·새달 18일 국내 개봉) 는 1편보다 더 강렬한 제스처로 웃음보따리를 풀었다.2편은 피오나와 신혼여행을 다녀온 슈렉이,‘겁나먼(far far away)왕국’의 왕과 왕비인 피오나 부모님을 만나러 갔다가 벌이는 해프닝을 담았다.유쾌한 액션이 돋보인 1편과 달리 뮤지컬 요소가 강한 가족드라마 구도를 띈 점이 특징이다. ■ ‘장화신은 고양이’ 안토니오 반데라스 인터뷰 그러나 가장 특기할 대목은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새롭게 합류했다는 점.반데라스는 피오나와 슈렉을 갈라놓기 위해 왕이 고용한 전문킬러 ‘장화신은 고양이’의 목소리를 맡았다.교활하면서도 귀여운 그의 목소리 연기는 번번이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시사회 다음날 아침 베벌리 힐스의 호텔에서 만난 반데라스는 “뭘 알고 싶냐?”는 농담으로 분위기부터 띄웠다.스크린에서의 듬직한 이미지와는 딴판으로 아담한 몸집인 그는 스페인 어투를 섞어가며 시종 유머감각을 자랑했다.어떻게 애니메이션에 출연하게 됐냐는 질문에도 대답은 빠르고 유쾌했다. “과정은 간단했다.어느날 감독이 출연제의 전화를 해왔다.무조건 ‘예스’라고 대답했다.무슨 역할이든 상관없었다.카메오 출연쯤 될 줄 알았는데,예상보다 훨씬 비중이 커 행복했다.” ‘장화신은 고양이’는 2편의 핵심 캐릭터.마이크 마이어스(슈렉),캐머룬 디어즈(피오나),에디 머피(동키) 등 1편을 주름잡은 목소리 주인공들과 맞먹는 비중이다.왕의 계략에서 벗어나기 위해 슈렉이 모험길에 나서는 이야기 얼개인 만큼 이번에도 전편처럼 로드무비 형식.슈렉,동키와 엎치락뒤치락하며 기기묘묘한 표정을 짓고 ‘가르릉’ 요상한 소리를 내는 고양이는 동키보다 더 익살스러운 이미지다. 속편에는 베벌리 힐스,스타벅스,아르마니 등 할리우드와 상업광고 등이 패러디 기법으로 신랄하게 꼬집히는 장면들이 많다.그의 대표작 ‘조로’의 이미지도 고양이 캐릭터를 통해 패러디되기는 마찬가지.그 작업이 껄끄럽지 않았느냐는 물음에 “조로의 캐릭터를 희생시켜 새로운 웃음을 만드는 건 흥미로운 일”이라며 “주어진 역할이 배우이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계산하지는 않는다.나는 조로가 아니라 배우”라고 말꼬리에 힘을 실었다. 여배우 멜라니 그리피스와의 사이에 딸 둘을 둔 아빠이기도 하다.최근 ‘스파이 키드’ 등 가족영화에 잇따라 출연하는 건 딸들을 의식해서가 아니냐고 묻자 정색을 하고 연기관을 밝혔다.스스로를 “잡식성 배우”라고 단정짓더니 “특정 이미지를 벗어나 늘 변하고 싶어 공포물,액션,연극,연출 등 닥치는 대로 소화한다.”고 덧붙였다.인터뷰는 끝까지 경쾌하게 들뜬 분위기로 이어졌다.언제 그렸을까.고양이 캐릭터를 스케치한 노트를 들어보이며 히죽 웃는 모습은,익살과 재치로 똘똘 뭉친 ‘장화신은 고양이’ 그대로다.그는 7월26일부터 ‘조로’ 속편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앤드루 애덤슨 감독 드림웍스의 야심작 ‘슈렉2’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연속 진출하는 기록을 세웠다.1,2편을 연출한 앤드루 애덤슨 감독은 애니메이션으로서는 이례적으로 국제영화제의 주목을 받는 배경에 대해 “실사영화의 감각이 녹아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애니메이션을 보지 않는 어른들도 대부분 ‘슈렉’은 좋아하지 않느냐?”는 반문이다. 2편을 연출한 건 제작자인 제프리 카젠버그의 간곡한 설득 때문.“1편을 만드는 데 꼬박 5년이 걸렸죠.절대 ‘슈렉2’는 손대지 않겠다며 한동안은 제의를 고사했습니다.그런데 얼마 뒤 슈렉 캐릭터에 제가 강한 애착을 갖고 있음을 깨달았어요.” “피오나의 시댁 식구,그러니까 슈렉의 부모를 새로 등장시킬까도 고민했다.”는 감독은 “그러나 가족을 이룬 슈렉,피오나,동키가 외부세력에 도전받는 줄거리의 가족 영화를 만들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제작비는 6000만달러.눈,안개,동물의 털,인간 캐릭터의 근육 등을 섬세하게 묘사해 1편보다 화면이미지를 한층 풍부하게 다듬었다. 각본도 직접 썼다.예쁘고 잘생긴 주인공들이라야 행복해지는,동화의 오랜 통념을 뒤집은 설정은 어떤 의도인지 물어봤다.“문화나 인종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자신을 돌아보자는 메시지를 담은 것”이라면서 “보여지는 이미지에 연연하는 우리 스스로에 대한 반성이기도 하다.”고 대답했다. 그는 ‘트루 라이즈’‘베트맨 포에버’‘어 타임 투 킬’‘베트맨 앤 로빈’ 등의 시각효과를 맡기도 했다.실사영화 ‘나니아의 연대기’를 준비하고 있다. 황수정기자 ˝
  • [남규철의 DVD 폐인]‘한니발’ 식인장면 볼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출시되는 DVD타이틀에 대한 가장 큰 불만은 무엇일까?아마 심의 도중 특정 장면이 삭제 또는 암전처리되거나 심지어 이 장면 때문에 심의불가로 출시 자체가 되지 않는 경우일 듯.특히 과도한 폭력·잔인한 영상,누드나 음모 노출 등 장면이 온전히 심의를 통과하기란 하늘의 별따기. 그러나 작품을 소장하기 위해 DVD를 구입하는 이들에겐 ‘원본 훼손’은 참기 어려운 일인지라 마니아들은 외국에서 출시된 ‘무삭제판’을 구해 보기도 한다.그러나 최근 영상물등급위원회의 DVD 심의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몇 년 동안 심의가 반려된 작품들이 무사히 통과하여 무삭제판으로 출시가 가능하게 된 것.이런 현상이 일시적인 것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멋진 작품이 무삭제로 출시된다는 것은 어쨌든 즐거운 소식이다. 다음 타이틀들은 오랫동안 심의를 통과하지 못해 출시되지 않았던 작품들 가운데 눈여겨 볼 만한 것들.과도한 고어(gore) 신이나 누드가 심의를 통과하지 못한 이유였다고 하는데….한번 직접 심의해 보시기를. ●한니발 무려 2년간 심의가 나지 않아 출시되지 않았던 리들리 스콧 감독의 스릴러.잘 알려진 걸작 ‘양들의 침묵’의 속편으로,전작이 개봉된 지 정확히 10년만에 상영되어 흥행면에서도 괜찮은 성적을 거두었다.그러나 ‘너무나 완벽했던’ 전작에 가려 아쉬움도 많았는데 국내 개봉 때에는 주인공의 식인장면을 검게 칠해버려 더 큰 아쉬움을 남겼다.바로 이 식인장면 때문에 심의가 이루어 지지 않았다가 최근 무삭제로 심의를 통과하여 햇볕을 보았다.1.85:1의 아나몰픽 와이드화면은 부드러우면서도 안정된 영상을 보여주며,돌비 디지털 5.1채널로 된 오디오트랙 역시 풍부한 서라운드와 선명한 사운드를 들려준다.다만 부가영상에 한글자막을 지원하지 않아 무척 아쉽다. 무삭제장면은 잔혹한 영상이어서 비위가 약하신 분이나 가족들이 함께 보기엔 적절하지 않을 듯. ●스위밍 풀 프랑스에서 가장 주목받는 감독인 프랑수아 오종의 2000년 작품.여인의 성적 환상과 현실이라는 소재를 미스터리 분위기로 그렸다.영화 성격상 전신누드나 음모 노출 등의 장면이 들어 있다.그 덕(?)에 오랫동안 심의가 반려됐으나 최근 무삭제로 출시됐다.아름답고 화사한 프랑스의 풍광을 잘 드러내는 깨끗한 영상과 부드럽고 무난한 사운드가 눈길.문제의 노출장면을 보고 “겨우 이 정도에…”라고 놀랄 분들도 있을 듯. 이밖에 ‘삭제장면’의 대명사인 ‘원초적 본능’도 6번의 심의 끝에 출시됐고,잔인한 폭력장면이 포함된 팀 버튼의 ‘슬리핑 할로우’도 무삭제로 나와있다.‘과도한 폭력’으로 극장에서 12초간을 삭제해야 했던 타란티노감독의 ‘킬 빌 vol.1’ 역시 삭제된 장면이 심의를 무사통과함에 따라 4월에 무삭제 DVD판이 출시될 예정이다. DVD칼럼니스트·09DVD업무팀장˝
  • [시네마 천국]엽기 로맨틱 코미디 ‘…러브홀릭’

    인생 최악의 날에 날아든 운명적 사랑을 찾아가는 로맨틱 코미디 ‘아메리칸 러브홀릭(100 Women)’이 26일 개봉된다.영화는 ‘로맨틱 코미디’줄기에서 ‘엽기적 소동’이란 가지가 자라난 기괴한 모습의 코미디다. 샘(채드 도넬라)은 모델의 의도도 읽지 못하는 등 그림에 소질이 없다는 혹평을 받고 미술학원에서 쫓겨난다.엎친데 덥친 격으로 여자 친구에게 버림받아 낙담한 그에게 신비로운 여인이 찾아온다.“미소를 잃어버린 것 같네요.”라며 다가온 호프(에린 바틀릿)는 마법같은 분위기로 샘을 달래면서 손바닥에 전화번호를 적어주지만 갑자기 내린 폭우로 글씨가 지워진다.샘은 배달부로 일하면서 그녀를 찾아 다니다 천신만고 끝에 여성 전용 아파트에서 호프를 만난다.그러나 호프의 얼굴에는 미소 대신 수심이 가득하다.이후 영화는 호프에게 웃음을 찾아주려는 샘의 눈물겨운 노력을 담는다.같은 아파트의 여성들을 일일이 만나며 호프의 우울증 원인을 알아내려고 애쓴다.그러다 호프의 단짝 친구 애니(제니퍼 모리슨)에 대한 묘한 감정에 휩싸이면서 사건은 엉뚱하게 흘러간다. 영화는 성적 분위기를 연상케하는 기발한 대사와 샘이 벌이는 해프닝 등으로 웃음을 자아낸다.또 샘이 호프의 마음을 열기위해 창문이나 벽에 애니메이션을 상영하는 장면은 진부하면서도 입가에 미소를 머금케 한다. 그러나 감독은 웃음이라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듯 콧물 쏘기 대결,콧털 뽑기나 브래지어를 커피 필터로 사용하는 장면 등을 남발한다.엇비슷한 소재를 단골로 사용하는 한국 코미디에 식상한 관객에겐 고문이다. ‘Eight Day a Week’와 ‘100 Girl’로 참신하고 귀엽다는 평을 들은 마이클 데이비스 감독.그에게 로맨틱 코미디 3부작을 완성한 성취감을 안겨주었을지는 몰라도 관객에게는 전편만한 속편이 없다는 속설을 입증한 작품중 하나로 비쳐진다. 이종수기자 vielee@˝
  • KBS2 ‘열린음악회’ 특집-7080 통기타 추억을 찾아서

    30대를 훌쩍 넘기며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려 왔다.젊은 시절 추억은 기억 저편에서 잠든지 오래.하지만 TV속에서 흘러나오는 노래 한 곡에 나도 모르게 그 때 그 시절로 시간 여행을 떠난다. KBS 2TV ‘열린음악회’는 70∼80년대 대학가를 주름 잡던 가수들이 모여 당시의 사운드를 들려주는 ‘7080 보고싶다’를 2일 오후 11시부터 90분동안 특집 방송한다.지난 설 연휴 방송돼 큰 호응을 얻었던 ‘7080 추억의 그룹사운드’특집의 후속편.전편이 강렬한 비트의 그룹사운드 위주였다면,이번에는 대학가요제와 강변가요제에서 선을 보였던 포크송을 중심으로 잔잔한 무대를 꾸민다. 출연진은 이름만으로도 40∼50세대의 가슴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하다.대학가요제에서 ‘가시리’로 제1회 은상을 받은 이명우와 ‘밀려오는 파도소리에’로 2회 대상을 수상한 7인조 그룹 썰물이 나온다.조정희와 작품하나,도시의 그림자,사랑의 하모니 등의 향수어린 노래도 시청자들을 찾아간다. 또 대표적인 통기타 가수인 강은철과 윤연선이 추억의 포크송과 팝송을 들려준다. 함춘호 밴드는 추억의 멜로디를 감미로운 기타 선율에 담아 선사하고,이명훈과 휘버스는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인다.당시 유행한 고고,디스코 등 댄스 경연 무대도 펼쳐진다. 사회는 대표적인 ‘7080 세대’인 임백천과 왕영은이 호흡을 맞춰 추억을 되살리는 데 한몫을 거든다.당시 최고 인기를 모았던 코미디언 고영수도 잊지 못할 일화들을 소개한다. 유찬욱 책임 프로듀서는 “중장년 시청자들의 요구가 거세 특집을 마련했다.”면서 “이같은 프로그램이 3∼4개월에 한 번씩은 나갔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영표기자 tomcat@˝
  • ‘브링 다운 더 하우스’ 27일 개봉

    백인 남자와 흑인 여자가 짝패를 이룬 할리우드 코미디.27일 개봉하는 ‘브링 다운 더 하우스’(Bringing Down The House)를 소개하는 가장 짧고 명쾌한 수식어일 것 같다.‘신부의 아버지’‘결혼 만들기’ 등으로 검증받은 중견 코믹배우 스티브 마틴과 뮤지컬 영화 ‘시카고’에서 간수 역으로 빼어난 노래 솜씨와 연기력을 자랑했던 흑인 여배우 퀸 라티파가 콤비를 이뤘다.할리우드 코미디에서는 보기 드문 흑백혼성의 주인공 구도인 셈. 이혼소송 전문변호사인 중년남자 피터(스티브 마틴)에게 이혼한 뒤의 유일한 취미는 인터넷 채팅.채팅에서 사귄 여자 샬린(퀸 라티파)을 부푼 기대를 안고 만나지만,꿈은 산산조각난다.뚱보 흑인인 것도 기가 찬데 교도소에서 막 탈출한 죄수라니….무작정 자신의 누명을 벗겨 달라고 조르는 샬린을 따돌리기만 하던 피터는 파탄에 처한 가정사까지 살뜰히 보살펴 주는 그녀의 속깊은 성품에 조금씩 마음을 움직인다. 영화는 남녀 주인공을 따라 경쾌하고도 빠른 템포의 에피소드들로 엮어지는 가족드라마다.어린 딸의 탈선을 걱정하면서도 매사에 개인주의적인 피터,티격태격하다가도 결정적인 순간엔 늘 피터에게 좋은 가장으로서의 자질을 깨우쳐 주는 샬린.두 주인공의 대조적인 캐릭터는 끊임없이 잔재미를 안긴다. 하지만 흑인 탈옥수와 잘 나가는 백인 변호사의 ‘동거’는 현실감이 떨어진다.흑인 차별이 은근슬쩍 합리화되는 과정,흑인 여주인공이 중산층 백인부부를 재결합시키는 중간자 역할에 그치는 한계 등에 쓴입맛이 다셔지는 것도 사실이다. 블록버스터보다 자극적이지 않아서 속편할 코믹드라마를 찾는 중년 관객들에게는 무난할 영화다. 황수정기자˝
  • [남규철의 DVD 폐인] 부우웅~ 끝까지 달려봐

    누구나 한번쯤 멋진 자동차에 올라 수백㎞의 속도로 아스팔트 위를 질주하고픈 욕망을 느낄 때가 있다.꽉 막힌 출근길이나 명절 고속도로 위에서 하염없이 앞차 꽁무니만 쳐다본 경험이 있는 이라면 더 그러할 것이다. 하지만 실제 생활에서는 그저 꿈일 뿐.광속으로 달리는 자동차 영화를 보며 대리충족하면 어떨까.DVD는 질주 본능을 어느 정도 채워주면서,사방의 거친 엔진소리와 넘치는 속도감으로 최대의 현장감을 선사한다.멀미 나는 질주 화면과 귀를 멍멍하게 하는 엔진소리를 맘껏 즐기다 보면 스피드광이 아니더라도 한번쯤 따라하고 싶은 욕망이 생길 만큼 강렬하다.그렇다고 어디까지나 영화일 뿐 재현하지는 마시길. ●드리븐 CART레이싱대회를 배경으로 풋내기 레이서가 최고의 레이서가 되는 과정을 그린 액션영화.액션영화라면 한가락하는 레니 할린 감독과 실베스터 스탤론이 만났으니 환상적.그러나 액션의 주인공은 자동차다.질주 자동차의 굉음과 좌우를 스쳐가는 다른 차들의 무서운 궤적을 생생히 살린 음향에다 영화 분위기를 한껏 살려주는 거친 록음악은 시선을 연신 빨아들인다.2.35:1의 아나몰픽 와이드 화면은 자연스럽고 풍부한 색감과 깨끗한 디테일을 보여주며 돌비디지털 5.1의 사운드는 영화가 끝난 후에도 엔진소리의 환청이 들릴 만큼 강렬하다. ●식스티 세컨즈 레이싱 영화는 아니지만 자동차 전문 털이범의 세계를 그린 영화답게 값 비싼 명차들이 시내를 질주하는 모습을 맘껏 즐길 수 있다.제리 브룩하이머가 제작한 영화로 니콜러스 케이지와 안젤리나 졸리가 출연하여 매우 스타일리시한 화면을 보여준다.물론 거리를 질주하는 명차들의 카레이싱 장면은 역동적인 사운드를 자랑하며 사방의 모든 스피커를 쉼 없이 움직여 멀티채널의 즐거움을 한껏 느낄 수 있다.2.35:1의 와이드 화면과 돌비디지털 5.1을 지원하며 서플은 조금 빈약한 편. ●패스트 앤 퓨리어스 2 자동차를 이용한 전문 털이범과 이들을 쫓는 형사의 이야기를 다룬 ‘분노의 질주’ 속편으로 최근 출시돼 만족스러운 화면과 사운드를 자랑한다.형광색과 야광 라이트로 튜닝된 자동차의 밤거리 질주장면에선 풍부한 색감과 짙은 흑색에 담긴 훌륭한 디테일을 자랑한다.이색적 메뉴디자인과 메이킹 필름,튜닝에 대한 안내까지 담은 서플도 만족스럽다.2.35:1의 아나몰픽 화면에 돌비디지털 5.1을 지원한다. 이외에 레이싱 세계를 다룬 아이맥스 영화 ‘슈퍼 스피트 웨이’와 경쾌한 테크노 음악을 배경으로 르망 레이싱의 장면을 담은 ‘스피드 트라이브(speed tribe)’도 추천할 만. DVD칼럼니스트·09DVD업무팀장˝
  • [그 영화 어때?] 잔인한 해부실험 '아나토미2’

    한 대학에서 일어나는 불법 해부실험을 극도로 잔인한 화면에 담아 충격을 던졌던 독일영화 ‘아나토미’ 후속편이 13일 개봉한다. 대형병원의 인턴 세계를 그린 ‘아나토미 2’(Anatomy 2)는 소재면에서 전편보다 좀더 과학적인 접근을 시도했다.물론 화면은 여전히 끔찍하도록 잔인하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요(바르나비 멧슈라트)는 최고의 의사가 되어 근육수축증으로 죽어가는 동생을 살려내는 게 꿈이다.베를린 병원의 인턴이 되어 어려운 환자들을 보살피려 하지만 뜻하지 않은 유혹에 이끌린다.신(新)의료기술 개발로 노벨의학상 수상을 노리는 뮐러 박사의 연구팀에 합류하는 기쁨도 잠시.그들이 연구성과를 위해서는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일명 ‘반 히포크라테스 그룹’이라는 사실을 알고 갈등하지만,점점 더 깊은 음모의 수렁으로 빠져드는데… 황수정기자 sjh@˝
  • 주말매거진We/TV속 여자 여자 여자-‘쫑´ 따라해봐

    ‘천생연분’의 종희,황신혜처럼 되고 싶어요∼. “황신혜 언니가 입고 나온 코트는 어디 건가요?” 드라마 시청자 게시판을 보면 이런 질문을 심심찮게 접할 수 있다.드라마 초반 어리고 귀여운 컨셉트에 맞춰 황신혜가 초미니스커트에서부터 요즘 뜨는 트레이닝 패션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면서 수많은 ‘워너비(wannabe)’들이 생겨나고 있는 것. 황신혜의 옷과 액세서리를 보기 위해 드라마를 볼 정도라고 하니 새삼 ‘옷발의 위력’을 느끼게 한다.진분홍 망사스타킹에 보라색 앵클부츠.변두리 냄새나는 촌티 패션도 황신혜가 입으면 ‘럭셔리’하게 변한다.그 감각을 한번 배워보자. 불륜이 지겹다고들 한다.도대체 TV 드라마들이 언제까지 이걸로 먹고 살 거냐고.지난해만큼 불륜,외도를 소재로 한 드라마가 붐을 이룬 해가 또 있을까.게다가 드라마 속에서 바람피우는 여자들의 당당한 ‘커밍아웃’은 그 유례가 없었다.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은 세상이 망조가 들었다고 한탄했고 바람을 전유물쯤으로 착각했던 일부 남성들은 당황했다.남편이 바람피우고 부인이 기다리면 ‘가족 드라마’로,부인의 외도는 ‘불륜 드라마’로 낙인 찍히는 게 여전한 현실.그러나 젊은 여성들이 ‘천국의 계단’의 백마 탄 왕자 ‘송주(권상우)’를 꿈꾸듯 아줌마들도 여전히 로맨스를 꿈꾼다.아줌마들의 꿈이 사라지지 않는 한 TV에서 불륜을 지우기란 쉽지 않을지도 모른다.불륜 드라마를 보는 여성의 심리를 독백 형식으로 꾸며봤다. ●드라마는 ‘대리체험 공간’이지 집에서 애키우고 살림한다고 몸은 불어 처녀 때 모습 간데 없지만 마음까지 늙을소냐.임자있는 몸이지만 상상은 자유.TV는 그 상상을 채워주는 공간이지.남편 출근시키고 난 뒤 오전 9시 승혜(김정란·KBS2 ‘나는 이혼하지 않는다’)를 보면 잊었던 사랑의 애틋한 감정을 다시 느낄 수 있어서 좋아.남편(강석우)도 멋있지만 조건보다는 사랑이 뭔지를 가르쳐준 사진작가 재영을 따라가지 않은 그녀를 보면 가슴이 저려.특히 아줌마인 승혜가 총각인 재영의 사랑을 받는 것이 제일 부럽지.그렇다고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의 고통까지 닮고 싶지 않아.보는 것만으로 충분히 만족해. ‘천생연분(MBC)’도 볼 만하더라.일단 연하 남편을 데리고 산다는 설정이 맘에 들고 종희 역으로 나오는 황신혜의 근사한 모습을 보는 것도 즐거움이야.근데 연하랑 사는 게 말이 쉽지 얼마나 신경쓰이겠어.종희가 처녀처럼 나오는 게 다 이유있지.저렇게 신경 쓸 바에야 늙은 신랑이랑 사는 내가 속편하지. ●그 속엔 ‘나’가 있어 어쨌든,이 드라마도 부부가 둘 다 바람이 난다며? 남편이 딴 여자한테 한눈을 파니까 종희가 맞바람을 피운다는데 나 같아도 그러겠다.요즘 여자들 더 이상 참지 않는다고.이혼율 30%가 괜히 나왔겠어.옛날에는 알고도 속고,모르고도 속으면서 살았다지? 이런 걸 뭐 인내니 희생이니 하며 대단하게 여긴 모양인데 요즘 그러면 바보 소리 들어. 그렇게 산 인생을 누가 보상해준대?자식? 제 짝 찾으면 다 그만이야.‘난 소중하니까.’라는 광고 카피는 아줌마들에게 꼭 필요한 말이야.예전처럼 남편 바람났다고 부인들 질질 짜고 나와봐.그냥 채널 돌려버린다니까. ●불륜은 에너지라고 그러니 드라마도 변할 수밖에.지난해 경애(변정수·MBC ‘앞집여자’)하는 것 좀 봐.얼마나 쿨해! 남자친구 사귀면서 내조도 잘 하고 보기에도 좋더라.지루한 결혼생활을 벗어나 잠깐 ‘바람’ 좀 쐬고 오면 이보다 더 완벽할 수 없는 주부로 돌아가잖아.경애한테 불륜은 일종의 에너지같아.충격이었다고? 난 오히려 힘이 나던데.‘애인한테도 잘 하고 마누라한테 잘 하면 되지 않나.’라는 뻔뻔함이 한윤식(문성근·영화 ‘질투는 나의 힘’)만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에 진짜 통쾌했어. ●현실과 환상도 구분 못할까 드라마가 현실을 앞서 가는지 따라 가는지 모르겠지만 ‘드라마가 불륜을 조장한다.’는 그런 소리 좀 안 했으면 좋겠어.그럼 딴살림 차리는 남자들 얘기 나왔다고 우리나라 남자들 다 바람났나? 드라마 끝나면 우리의 환상도 거기서 멈춰.진짜 신데렐라가 못된다고 꿈도 못 꾼단 말야? 따라 할까봐 무섭다고들 하는데 걱정 붙들어 매시기를.진짜 선수들은 그 시간에 TV 안 봐.다 작업하러 나갔지. 박상숙기자 alex@
  • 일본 대중문화 4차개방 한달

    오랫동안 논란을 빚었던 일본대중문화 4차 개방이 시행된 지 한달이 다 되어간다.사실상 전면개방된 영화나 가요·음반시장에서는 희비가 엇갈린다.조심스레 시장 분위기를 살피던 음반계는 기대 이상의 호응에 반색하고,상대적으로 일찍 개방된 영화쪽은 전면개방의 특수를 거의 누리지 못해 썰렁한 분위기다.케이블·위성방송의 개방과 지상파 방송의 제한적 개방이 이뤄진 방송가도 저조한 시청률에 쓴 입맛을 다신다.지난 한달여 동안의 업계표정을 살폈다. 황수정 박상숙 이영표기자 sjh@ 일본 영화 영화시장의 반응은 민망할 정도로 냉랭하다.이번 조치로 새롭게 혜택을 받게 된 일본영화는 국제영화제 수상이력이 없는 18세 이상 관람가 작품들.그러나 이달중 선보인 일본영화는 30일 개봉하는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자토이치’가 유일하다.그나마 ‘자토이치’는 15세 관람등급인 데다 지난해 베니스국제영화제 감독상 수상작이라 이번 개방의 추가혜택 대상도 아니다. 당초 4차 개방으로 혜택을 볼 첫번째 일본영화로 기대됐던 작품은 국내에서 활동중인 일본인 여배우 유민이 주연한 영화 ‘신설국’.유민의 수위높은 노출로 화제가 돼 온 영화는 예상과 달리 수입심의가 밀려 2월 말로 개봉이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올 상반기 중 개봉될 일본영화는 10여편.잔혹살인극 ‘배틀로얄’의 속편 ‘배틀로얄2’,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강령’‘밝은 미래’,이와이 슈운지 감독의 ‘스왈로테일 버터플라이’,모리타 요시미쓰 감독의 화제작 ‘실락원’,2002년 부천영화제에서 각광받은 좀비영화 ‘버수스’ 등이 관심권 내에 있다.여기에 ‘마녀배달부 키키’‘천공의 성 라퓨타’‘폼포코 너구리 대작전’ 등 지브리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이 가세한 정도. 제한이 풀렸어도 이렇듯 일본영화는 국내 극장가에서 오히려 더 위축되는 분위기다.‘자토이치’를 홍보하는 프리비전의 관계자는 “신년벽두부터 워낙 국산영화의 흥행바람이 센 데다 새달 6일엔 대작 ‘태극기 휘날리며’가 개봉될 예정이라 웬만해선 개봉엄두를 못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금껏 국내에서 100만명 이상의 관객을 확보한 일본영화는 ‘러브레터’‘주온1’‘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 3편.구로사와 감독의 작품 2편을 보유한 미로비전측은 “수입사들이 세계시장에 나온 검증된 작품 위주로 일본영화를 탐색하는 분위기가 고작”이라고 말했다. 일본 음악 제이팝은 일단 연착륙에 성공한 채 ‘특수’를 누리고 있다.음반 쇼핑몰 핫트랙스 집계에 따르면 외국 팝차트 부문에서 제이팝이 1∼8위를 몽땅 휩쓸 정도다.국내에서 인지도가 높은 일본 톱가수 위주로 앨범 발매가 이뤄지고 있고,그동안 제이팝에 목말랐던 국내 팬들이 뜨거운 반응을 보인 것이 업계 관계자들이 밝힌 인기의 배경이다. 지금까지 ‘튜브’‘히라이 켄’을 시작으로 일본 최고의 여가수 ‘우타다 히카루’,남성 듀오 ‘차게 앤 아스카’,아이돌그룹 ‘자드’,힙합 그룹 ‘킥 더 캔 크루’‘스태디 앤 코’ 등의 음반이 줄줄이 출시됐다.여기에 해체된 그룹 ‘X-재팬’과 ‘안전지대’의 베스트 앨범까지 나와 제이팝의 한국 공략은 말그대로 ‘융단폭격’ 수준이다.‘우타다 히카루’의 경우 발매된 세 개의 앨범이 각각2000∼3000장씩 팔리는 등 모두 1차매진됐다.EMI측은 국내에서 이미 불법유통돼 왔기 때문에 물량을 적게 들여오긴 했지만 우리 음반시장의 극심한 불황을 감안할 때 기대 이상이라는 반응이다.소니뮤직의 김경태 홍보실장도 “지금까지 낸 6건의 제이팝 음반이 6만장쯤 팔렸다.”며 “앞으로 6개월간 이같은 특수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이팝의 이같은 ‘연착륙’에 따라 업계는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신인 그룹으로 서서히 시선을 돌리는가 하면 한·일 동시발매까지 추진하는 여유를 보이는 추세다.한편 케이블 음악전문채널 m·net은 조만간 제이팝 전문프로그램을 신설할 계획이다. 일본 방송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별것 없더라.” 큰 관심 속에 지난 5일부터 국내 안방극장에 선보인 일본 드라마에 대한 단상(斷想)이다.현재 국내 케이블·위성 채널에서 방영되고 있는 일본 드라마는 MBC드라마넷 ‘춤추는 대수사선’,SBS드라마플러스 ‘골든볼’,OCN ‘한여름의 크리스마스’ 등 7개.그러나 이들 모두 예상과 달리 국내 시청자들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다.작품별로 약간씩 차이는 있지만 평균 시청률이 1%도 채 되지 않는다.학점으로 따지자면 모두 ‘F학점’인 셈이다. 일본 드라마들이 이렇게 천대받는 이유는 무엇일까.방송 관련 전문가들은 ‘낮은 완성도’와 ‘비현실성’,그리고 ‘문화적 차이’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MBC드라마넷 관계자는 “현재 방영되고 있는 일본 드라마가 스토리 전개나 인물 설정 등에 있어서 국내 드라마에 비해 완성도가 떨어진다.”면서 “만화에서나 볼 수 있는 오버액션이나 과장된 이야기 등 리얼리티도 떨어져 그동안 앞장서 지지했던 10∼20대 마니아층마저도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OCN 관계자도 “이 드라마들이 일본에서 방영된 지 몇년씩 지난 것들이란 점도 입맛 까다로운 국내 시청자들로부터 외면당하는 중요한 이유”라고 분석했다.
  • 주말매거진 We/시네마 천국-풋풋한 동심영화 2편

    동심을 자극하는 영화 2편이 오는 16일 나란히 간판을 건다.영원히 늙지 않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소년을 그린 영화 ‘피터팬’(12세 이상 관람)과,곰과 인간의 우정을 그린 디즈니 애니메이션 ‘브라더 베어’(전체 관람).누구와 보러 가든 모처럼 풋풋한 동심에 감상의 키높이를 낮춰야 할 영화들이다. ●피터팬 동화책은 물론 연극,텔레비전 드라마,뮤지컬,애니메이션,실사영화 등으로 다양하게 태어난 바 있다.이번 작품의 전체 얼개도 비슷하다.동화 세계에 젖어 공상을 즐기는 웬디 3남매가 창문으로 들어온 피터팬에 이끌려 환상의 나라 ‘네버랜드’로 날아가 인디언과 어울리고 해적 후크선장 일당과 싸우는 등 갖가지 신비한 모험을 하고 돌아온다는 내용. 아무래도 이 영화에 쏠리는 관심은 기존 피터팬과 무엇이 달라졌는가일 듯.‘내 남자친구의 결혼식’으로 흥행성을 인정받은 P J 호건 감독은 원작에 충실하지만,상투적이다시피 굳어진 인물의 성격에 새로운 특징을 부여해 영화의 재미를 살렸다. 피터팬은 사랑에 무감각하고 약간은 당돌한 성격으로 나온다.주요 배역을 원작과 비슷한 또래의 소년 제러미 섬터(피터팬)와 레이첼 허드 우드(웬디)가 맡아 동심을 물흐르듯 빨아들인다.웬디의 비중도 부쩍 커졌다.그저 피터팬을 바라보기만 하는 수동적 소녀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애정공세를 편다.피터팬과 ‘비밀의 키스’를 나누는가 하면 후크 선장에게도 야릇한 감정을 갖는다.후크 선장도 기존의 악당 이미지에다 음악을 즐기고 외로움도 타는 로맨틱한 성격이 보태졌다. 여기에 1억 2000만달러를 들인 특수 효과나 스튜디오도 팬터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네버랜드에 도착한 웬디 일행이 솜처럼 몽실몽실한 분홍빛 구름에서 펼치는 연기는 환상적 분위기를 한껏 돋운다. ●브라더 베어 삼형제의 끈끈한 우애와,곰으로 변해버린 인디언 청년이 어린 곰과 나누는 우정을 핵심어로 잡은 디즈니 애니메이션.실사영화 뺨치게 입체적인 3D애니메이션을 기대했다가는 화면이 싱거울 수도 있겠다.영화는 컴퓨터 기술을 배제하고 선(線)으로 윤곽을 다듬은 전통적인 방식의 ‘셀’애니메이션.화면에서 따스한 체온이 스며나오는 듯한 느낌은 오히려 장점이다. 거대한 매머드들이 살고 있는 먼 옛날 북미대륙이 배경.우애가 유별난 삼형제가 숲속에서 큰 곰을 만나고,곰을 유인해 위기를 모면코자 맏형은 빙하 아래로 몸을 던진다.이때부터 남은 두 형제는 엇갈린 모험담을 펼친다.형의 원수를 갚으려던 막내 키나이는 주술에 걸려 곰으로 변해버리고,키나이의 변신을 알아채지 못한 둘째형 데나히는 그를 원수 곰으로 오해하고 죽이려든다. 키나이와,엄마를 잃은 수다쟁이 새끼곰 코다가 우정을 쌓아가는 과정에 훈훈한 감동이 스며든다.간결한 이야기 구도 속에서도 교훈적인 메시지를 건져올리는 디즈니 특유의 재치가 돋보인다.예컨대 곰들의 시각에서 죽창을 들고 쫓아다니는 인간이 ‘몬스터’로 객관화되는 등의 묘사가 그렇다. 하지만 어른 관객들의 눈에는 주변 캐릭터들이 다양하지 못해 지루할 수도 있다.티격태격 끊임없이 말다툼을 해대는 말썽쟁이 사슴 두마리가 끼어들어 간간이 웃음을 던져주는 정도다. 이종수 황수정기자 vielee@ ■관객과 번개팅 피터팬 하이루ㅋㅋ 저 아직 안죽었어요 안녕하세요?피터 팬이에요.몇가지 더 할 말이 있어서 잠깐 영화 밖으로 나왔어요. 그동안 제 모습을 다양하게 그렸지만 사실 일그러진 게 많았어요.그저 맘껏 하늘을 날고 해적과 신나게 싸우는 정도였어요.심지어는 로빈 윌리엄스처럼 약간 ‘징그러운’ 어른이 분장하기도 했지요.이번엔 감독님께 본래 모습대로 살려달라고 애원했어요. 저는 원래 1902년 ‘작은 흰새’라는 소설에서 태어났는데 빨리 잊혀졌어요.그러다 1904년 극작가 제임스 배리 아저씨의 연극으로 다시 태어나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어요.1924년에는 하버드 블레논 감독이 영화로,1953년엔 월트 디즈니사가 만화영화로 만드는 등 어린이 관련 문화 프로그램에서는 단골 손님이 됐어요.‘리턴 투 네버랜드’(Return to Neverland)라는 속편 애니메이션도 나왔을 정도예요.한국에선 이연경 누나나 윤복희 아줌마 등이 뮤지컬로 선보였죠.지금도 지구촌 어디에선가 저와 만나는 사람이 있을 걸요. 숱한 모습으로 땅에 내려왔지만 여전히 어른들은 제 마음을 잘 읽지못해 속상해요.그저 초록색 나뭇잎으로 몸을 가린,용감하고 낙천적인 한 소년 정도로 알지요.하지만 어른도 아이도 아닌 어정쩡한 사람이라는 남모를 슬픔도 지녔어요.이번 영화를 보세요.함께 놀던 아이들이 현실로 돌아가 아빠·엄마를 만나 기뻐할 때 저는 창 밖에 숨어 있잖아요. 그러나 더 쓸쓸한 것은 어른들이 제가 나오는 영화나 뮤지컬을 어린이날에 맞춰 한번쯤 보여주고는 잊어버리는 거예요.그래서 이번엔 좀 빨리 찾아왔어요.제발 늘 아이들 마음을 이해하고 같이 느껴 주시면 좋겠어요. 이종수기자
  • 황혼기 사랑 다시 무대에/손숙·한명구 주연…‘매디슨 카운티의 추억’

    지난 봄 공연돼 많은 여성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던 극단 산울림의 연극 ‘매디슨 카운티의 추억’(로버트 제임스 윌러 작,임영웅 연출)이 다시 무대에 올랐다. 평범한 가정주부 프란체스카와 사진작가 킨케이드,황혼의 나이에 접어든 두 중년 남녀가 나눈 나흘간의 아름답고 짧은 사랑을 담은 작품.92년 소설로 먼저 나왔고,몇해 뒤 메릴 스트립과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의 영화로도 만들어져 인기를 끌었다. 연극은 소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와 속편 ‘매디슨 카운티의 추억’의 내용을 함께 다뤘다. 초연에서 뛰어난 연기 앙상블을 보여줬던 배우 손숙과 한명구가 이번에도 뒤늦게 찾아온 사랑으로 열병을 앓는 연인의 모습을 아름답게 형상화해낸다.탁월한 심리묘사로 여성연극에 일가견이 있는 임영웅 극단 대표의 연출도 빛을 발한다.내년 2월1일까지.화·목·금 오후3시,수·토 오후 3시·7시,일 오후3시 산울림소극장(02)334-5915. 이순녀기자 coral@
  • 칭기즈칸 통해 읽는 몽골제국 흥망성쇠

    ‘몽골제국이 남긴 최초의 세계사’ 운운하는 상찬을 굳이 들먹이지 않더라도 ‘칭기즈칸기’(라시드 앗 딘 지음,김호동 역주,사계절 펴냄)는 서가의 가운뎃자리를 차지하기에 충분히 가치있는 책이다. 저자는 몽골제국의 구성국가들 가운데 13∼14세기 지금의 이란 일대를 지배한 일 칸 왕국의 재상.칸의 전폭적인 후원을 받은 만큼 몽골제국의 역사 전반은 물론이고 중국·인도·아랍·투르크·유럽·유대 등 동시대 주변 민족들의 역사까지 두루 집대성할 수 있었다.사가들이 그의 집사(集史)를 ‘최초의 세계사’라 추켜세우는 건 그래서다. 서울대 동양사학과 김호동 교수가 번역한 책은,몽골제국사를 칭기즈 칸이란 인물을 중심으로 입체적으로 훑는다.칭기즈 칸의 일대기는 물론이고 그의 조상들의 사적,그의 어록이나 유·무형의 유산에 이르기까지 요모조모 규모있게 서술했다. 책의 주된 내용은 제국의 초석을 다진 칭기즈 칸의 일대기.그의 일생을 6개 시기로 나눠 그때그때 주변정황이 어떠했는지를 해설한다.중국,중앙아시아,서아시아,이집트에 이르기까지 당시 주변국 왕조의 통치방식이나 주요 사건들을 병렬서술하는 방식이다. 몽골제국 건설과정에 참여한 부족들의 이야기를 담아 지난해 출간된 ‘부족지’(部族志)가 ‘집사’의 1부라면,이번 책은 그 후속편에 해당한다.앗 딘이 당시 왕실의 비기(秘記)로 알려진 ‘금책’(金冊)이란 문건을 저술에 활용했다는 사실 또한 역사서를 한결 풍성하게 만든다. 후속권인 ‘칭기즈 칸의 후계자들’은 내년에 나올 예정이다.3만 2000원. 황수정기자 sjh@
  • ‘그린의 신데렐라’ 오늘도 계속된다/안시현, SBS최강전 김영 등과 격돌 13일부터 LPGA ‘올스타’ 투어 출전

    한국과 미국을 동시에 강타한 ‘신드롬’의 주인공 안시현(19·엘로드)이 ‘속편’을 준비중이다. 지난 2일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CJ나인브리지클래식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해 ‘그린의 신데렐라’로 떠오른 뒤 꿈같은 날을 보내고 있는 안시현은 5일부터 부산아시아드CC(파72)에서 열리는 올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마지막 대회인 SBS프로골프최강전 여자부(총상금 3억원)에 출전한다.이어 막바로 미국으로 건너가 13일 앨라배마주 모빌에서 개막하는 LPGA 투어 모빌토너먼트오브챔피언스(총상금 75만달러)에 나설 예정이다. 두 대회 모두 안시현에겐 중요한 무대.사실상의 국내무대 고별전이 될 SBS최강전에선 국내대회 첫 승과 함께 상금왕 타이틀을 노린다.준우승 세 차례 등 ‘톱10’에만 여섯 차례 들며 상금 4위를 달리고 있는 안시현은 이 대회 정상에 오를 경우 상금왕 타이틀도 기대된다. 상금 1위 전미정(21·테일러메이드·1억 3075만원)에게 2860만원 뒤져 있는 안시현이 우승상금 3600만원을 받고 전미정이 5위 이내에 입상하지 못하면 역전이 가능한 것.그렇게만 된다면 이미 2승이나 올리며 신인왕을 확정한 동갑내기 김주미(하이마트)에 대한 부러움도 어느 정도 가실 전망. 데뷔 2년 만에 상금왕을 바라보는 전미정과 신인왕 김주미,LPGA 투어 풀시드를 획득하고 돌아온 정일미(31·한솔),지난해 이 대회 챔피언이며 LPGA 상금 41위 김영(23·신세계) 등이 ‘안시현 신드롬’ 확산 저지에 나선다.대회본부는 1라운드 조 편성에서 안시현과 정일미 김영을 같은 조로 묶었고,이들은 5일 오전 10시37분 1번홀에서 티오프한다. LPGA 투어 모빌토너먼트오브챔피언스는 안시현의 미국무대 데뷔전.내년 시즌 대기 1순위로 사실상 LPGA 풀시드를 확보한 그의 돌풍 강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대회다. 무엇보다 이 대회는 안시현이 국내에선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4라운드로 치러진다.국내에서 주로 3라운드 대회만을 치른 그에게는 체력 부담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게다가 올시즌 LPGA 투어대회 우승자와 상금랭킹 상위 30위 등 모두 39명만이 출전하는 올스타전 성격으로 CJ나인브리지클래식에 나오지 않은 ‘지존’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캐리 웹(호주) 등 고수들이 모두 출동해 안시현에게는 기회이자 동시에 위기의 무대가 될 수도 있다.지난해 이 대회 챔피언 박세리(CJ)와의 리턴매치가 이뤄질지 여부도 관심사. 아직 미국 비자가 없는 안시현은 대회 본부측에 비자 발급을 위한 초청장을 요청했으며,비자가 나오는 대로 출국할 예정이다. 곽영완기자 kwyoung@
  • 남편의 여자에게 내 자리를…/KBS2 새 수목드라마 ‘로즈마리’ 29일 첫방송

    오는 29일 오후 9시55분 ‘장희빈’ 후속편으로 첫 방송되는 KBS2 새 수목드라마 ‘로즈마리’(극본 송지나,연출 이건준)에 쏠리는 관심이 예사롭지 않다.이미 방영중인 타 방송사의 드라마에 맞선 대응작인 데다,요즘 안방극장에서 비중있게 다루어지기 시작한 ‘가족애’ 테마에 이례적으로 정색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로즈마리’는 평범한 가정주부가 암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고 주변을 정리하는 과정을 훑어가는 내용.드라마 제목은 로즈마리의 꽃말인 ‘좋은 추억’을 암시한다. 30대 주부 정연(유호정)은 게임 벤처회사를 운영하는 남편 영도(김승우)가 경수(배두나)와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날 위암 선고를 받는다.정연은 남편과 아이들의 앞날을 걱정한 끝에 경수에게 아이들을 소개시키고 집안일을 가르쳐주며 자신의 뒤를 준비한다. 포맷을 얼핏 들여다보면 아무래도 김수현 작가와 곽영범 PD가 콤비를 이룬 SBS 주말드라마 ‘완전한 사랑’과 닮아 있다.SBS의 ‘완전한 사랑’이 ‘남편의 여자’를 등장시켜 가족의 의미를 우회적으로 부각시킨다면 ‘로즈마리’는 ‘시한부 인생을 맞이한 아내’를 중심인물로 내세운 정공법을 택하고 있다.방송가의 히트작 제조기로 통하는 김수현(‘완전한 사랑’)과 송지나(‘로즈마리’)의 한판 대결이 불을 보듯 뻔하다. 제작진은 이에 대해 두 드라마의 비슷한 설정은 우연이며 ‘완전한 사랑’과는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전혀 다를 것이라고 말한다.작가 송지나도 “‘로즈마리’는 어떻게 하면 잘 죽을 것인가를 통해 거꾸로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 가족 드라마”라며 차별성을 강조한다. 정연 역의 유호정은 “‘완전한 사랑’의 (김)희애 언니 연기를 보고 있으면,새 드라마에서 나는 뭔가 달라야 한다는 강박증에 빠질 것 같아 이젠 보지 않으려고 한다.”고 귀띔한다.한편 영화 ‘라이터를 켜라’‘불어라 봄바람’을 통해 코믹연기로 자리를 굳힌 김승우는 ‘호텔리어’이후 2년만의 안방극장 복귀인 ‘로즈마리’의 역할에 대해 “원래 내 성격과 아주 비슷한 배역을 맡아 쉽게 드라마에 몰입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채수범기자 lokavid@
  • ‘전설적 총잡이’ 그가 돌아왔다/24일 개봉 원스 어 폰어 타임 인 멕시코

    가벼운 듯하면서도 재치가 느껴지는 제목부터 영화는 눈길을 끈다.‘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멕시코’(Once Upon a Time in Mexico·24일 개봉)라니….세르지오 리오네 감독의 화제작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의 후광을 기대하지 않았다면 이런 은유의 제목이 나왔을 리 없기 때문이다. 이 영화의 연출자는 ‘스파이 키드’‘황혼에서 새벽까지’ 등으로 재기발랄하고 톡톡 튀는 이미지를 각인시켜온 로버트 로드리게스 감독.‘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에 대한 오마주(존경)로 제목을 붙였지만 이름과는 달리 두 영화는 드라마 전개상 아무런 연관이 없다. 영화는 95년작 ‘데스페라도’에 이은 ‘엘 마리아치’의 속편이다.전작들을 통해 확인했듯 감독의 악동같은 영상이미지는 이번에도 계속된다.신기에 가까운 총술을 구사하는 총잡이가 스파이더맨인양 벽을 타넘고,기타가 순식간에 기관총으로 둔갑하는가 하면,오토바이가 장난감처럼 허공을 가르고 질주한다.화려하고 경쾌한 액션을 선호하는 관객이라면 쉽게 매료될 시각장치들이다.사랑,분노,복수 등의 감정선과 다양한 캐릭터들이 얼기설기 고리를 건 화면에는 시종 세련된 비장미가 넘실댄다.하지만 촘촘하고 기발한 드라마를 기대했다간 실망할 수도 있다.철저히 ‘분위기’에 기댄,‘스타일리시 영화’이기 때문이다. 멕시코 부패정부를 무너뜨리는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CIA 요원 샌즈(조니 뎁)는 전설적인 총잡이 엘 마리아치(안토니오 반데라스)를 이용하려 한다.쿠데타를 일으켜 멕시코 대통령을 암살하려는 마약밀매조직의 두목 바리요(윌리엄 데포우)의 오른팔인 마르케스 장군은 다름아닌 마리아치의 원수.마르케스의 손에 아내(셀마 헤이엑)와 딸을 처참히 잃고 복수의 칼을 갈아온 마리아치와,그 분노를 부추겨 목적을 달성하려는 샌즈의 음모가 극의 큰 줄기를 이룬다. 멕시코를 배경으로 유연한 액션이 펼쳐지는 영화는,총구에서마저도 화염 대신 낭만을 뿜어내며 관객들에게 달콤한 최면을 건다.정열적인 멕시코 음악을 배경으로 깔고 과감히 클로즈업되는 화면은 ‘낭만액션’을 역설하는 데 효력을 발휘했다.절체절명의 위기상황에도죽은 아내를 떠올리며 여유만만하게 기타줄을 튕기는 로맨티스트 반데라스와,멀쩡한 팔에 의수를 끼고 이를 무기삼는 교활한 조니 뎁이 캐릭터를 충돌시켜 빚어내는 효과음도 신선하다.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 초호화 캐스팅.미키 루크까지 가세한 화려한 배우진영이 영화의 볼륨을 키워놓는다. 재주많기로 소문난 감독이 각본·제작·촬영·미술·편집·음악까지 도맡았다.비용절감과 촬영의 효율성을 노려 최근 한창 할리우드에서 새롭게 시도되고 있는,100% 디지털 영화다. 황수정기자 sjh@
  • ‘환경 청소부’ 갯벌 생물의 생태/MBC 다큐 ‘갯벌, 그 후 10년’

    한밤,게들이 무리지어 민가의 담을 넘는다.음식찌꺼기를 찾아 월장한 도둑게들이다.도둑게는 바다와 육지를 오가며 생활한다.보통 때는 육지에서 지내다가 산란기인 7∼8월이면 바닷가로 나간다.그런데 바다와 육지의 중간지대인 갯벌위에 도로가 깔리면서 어미 도둑게들의 ‘원정출산’은 목숨을 건 모험이 돼버렸다.길을 건너다 비명횡사한 어미게의 뱃속에 몽글몽글한 알들이 가득하다.천신만고끝에 횡단에 성공한 어미게들은 바다에서 몸을 푼다.19일 오후 10시35분부터 전파를 타는 MBC 2부작 특집다큐멘터리 ‘갯벌,그후 10년’(연출 김현철)은 이처럼 갯벌 생물들의 생태에 카메라를 밀착시킴으로써 개발논리에 밀려 파괴되고 있는 갯벌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1994년 2월 방송돼 각종 상을 휩쓸었던 다큐 ‘갯벌은 살아있다’의 후속편이다. 갯벌은 수많은 생물체들의 삶의 터전이다.이들은 약육강식의 생존 법칙에 따라 잔인할 정도로 치열한 삶을 살아간다.갯우렁이가 민들조개의 단단한 껍질에 구멍을 내고 속살을 파먹는 장면이나 작은 체구의 민물도요새가 20초에 8마리의 지렁이를 잡아먹는 장면 등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대부분의 갯벌 생물은 오염물질을 정화하는 역할을 한다.우리가 즐겨먹는 바지락은 1ℓ의 바닷물을 2시간만에 깨끗하게 하는 놀라운 능력을 갖고 있다.그뿐만 아니라 길이가 2m나 되는 숭어갯지렁이는 혈관내 이물질을 없애는 혈전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다. 제작진은 지난 1∼3월 임진강 안면도 강화도 새만금 순천 등 대표적인 갯벌을 돌며 촬영에 정성을 쏟았다.특히 인하대 해양학과 교수진과 직접 갯벌 생물의 생태에 대한 구체적인 실험과 검증 과정을 거침으로써 시청자들의 이해를 도운 점이 돋보인다. 1부에서는 5000여년의 역사를 가진 우리나라 갯벌의 특징과 생태를 살펴보고,2부에서는 하구갯벌인 새만금과 시화호를 집중조명한다. 김현철 프로듀서는 “무분별한 갯벌 매립은 자연생태뿐 아니라 자연과 더불어 사는 인간의 삶도 피폐해지게 한다.”면서 “그물을 던지던 어부들이 이젠 고물을 줍는다는 얘기를 들으면서 마음이 짠했다.”고 말했다. 이순녀기자 cor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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