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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보사태와 교훈얻기(김호준 정치평론)

    『할 수만 있다면 교훈으로써 악을 고쳐라』 로마의 황제(AD161∼180)이자 철학자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에 나오는 말이다. 6년전 「수서사건」이 터졌을때 우리가 진상규명과 교훈얻기를 철저히 했더라면 이번 한보사태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6공시절 한보는 주택허가가 날 수 없는 서울 수서지구의 자연녹지를 택지로 불법개발·공급하여 막대한 부당이득을 취했다.이 의혹사건의 배후에는 엄청난 권력이 숨어 있었다.그러나 검찰은 핵심 배후를 덮어둔채 심부름꾼에 지나지 않는 청와대비서관 1명과 떡값 몇푼 받아먹은 여야의원 5,6명을 잡아넣는 것으로 사건수사를 종결했다.검찰의 축소·은폐 수사를 비난하는 여론이 거셌지만 끝내 어물어물 넘어가고 말았다.당시 노태우 대통령이 정태수 한보회장으로부터 1백50억원을 받은 사실이 밝혀진 것은 4년후 노씨의 비자금 수사과정에서였다. ○“제2의 수서사건” 부끄러운 일 만일 그때 우리가 수서택지의 진상을 성역없이 철저히 규명하여 백일하에 드러낼수 있었다면 그후 정경유착의 양상은많이 달라졌을 것이다.그때 환부를 도려내지 않고 미봉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정태수씨가 살아남을수 있었던 것이고 제2의 수서사건이라고 할 한보사태가 일어난 것이다.온 나라가 일개 기업인에게 한번도 아니고 두번씩이나 농락당하다니 이처럼 부끄러운 일도 없을 것이다. 이번 수사는 절대로 수서사건의 재판이 되어서는 안된다.한보사태의 원인과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전정권에서 이미 부도덕하다고 판정난 기업이 어떻게 개혁과 도덕성을 생명으로 삼은 문민정부 아래서 더 비대해지고 더 큰 비리를 저지를 수 있었는지 국민들로선 이해가 안된다. 자본금이 1천억원도 안되는 회사가 은행에서 5조원이나 끌어썼다니 은행문턱이 높은줄만 아는 서민들로선 기가 찰 일이 아닐수 없다.더구나 5조원 가운데 2조원은 행방이 묘연하다니 아리송하기만 하다.검찰은 국민들의 이런 의문들을 속시원하게 풀어주어 「수서」때 실추된 명예를 회복해야 할 것이다. 수사가 끝나면 책임질 사람은 책임을 지워야 한다.경우에 따라선 대선주자도 정리해 원죄없는 깨끗한 정권 창출의 바탕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또한 한보사태의 문제점을 적출·보완하여 다시는 이런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제도적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실은 이 맨나중 일이 제일 중요한 과제다. 한보사건 수사는 이제 시작단계지만 앞으로 우리가 도전해야 할 과제는 벌써부터 허다하게 발견된다.가장 먼저 공략해야 할 문제 가운데 하나가 은행이 손을 놓으면 쓰러질 기업이 어디 한보뿐이겠느냐는 것이다.실명제 아래서 기업들이 불법적인 비자금을 공공연하게 조성하고 있는 것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도 중요한 과제다.또 정치인들이 받는 억대의 「떡값」은 언제까지 치외법권적인 존재로 놔둘 것인가도 결론을 내야 할 것이다.물론 아직은 진상규명에 역점을 두어야 할 때다. 과거에도 우리는 이런 대형비리·대형사고와 수없이 마주쳤고 그때마다 나라는 벌집 쑤신 것처럼 들끓었다.언론은 『누구 탓이냐』고 소리치며 속죄양을 찾기에 바빴고 야당은 『정권이 책임져야 한다』며 정치공세에 열을 올렸다.이번도 예외는 아니다.사건이 터지기가 무섭게 언론은 한보의 배후에 대통령 차남을 비롯하여 정치권의 실세들이 있는 것 같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온갖 억측을 콩볶듯 튀겨냈다.그리고 야당은 대통령까지 물고 들어가는 초강공 전략을 구사했다. ○진상규명·재발방지 역점둬야 이런 엄청난 비리에 사람들이 통탄하고 분노하는 것은 당연하다.그러나 지나친 격앙이나 혼란조장은 금물이다.지금처럼 경제회생이 절박한 과제로 다가온 시기에는 더욱 그렇다.종합적 사고와 냉철한 판단이 요구된다.잘못하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게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사람 몇명 잡아넣는 일에 흥분해서는 안된다.그런 푸닥거리가 국민들의 울분을 삭이고 여론을 잠재우는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몰라도 근본적인 처방은 못된다. 부패한 권력자들과 외압에 굴복한 은행장들 때문에 이번 사태가 났으니 그들만 징치하면 문제가 해결된다는 생각은 단견이다.문민정부 들어 금융비리 때문에 불명예 퇴진한 은행장이 18명이나 된다는 사실이 이를 반증한다.사법처리만으로는 비리가 근절되지 않는다.아무리 영향력 있는 로비와 힘센 압력을 동원하더라도 사업성이 없으면 대출을 받을수 없는 구조를 만들어야 비리가 차단된다.대형 비리는 부패한 사람들이 저지른 인재라기 보다 잘못된 제도가 야기한 구조적 문제로 파악해서 교훈을 구하는 노력이 중요하다.〈논설위원실장〉
  • “수사 임박” 정치권 긴장속 설전/한보 파문­여야 움직임

    ◎여­대통령 사과·탈당 요구에 “터무니없다”/야­“정치인 소환은 본질 비껴가는 「물타기」” 여야는 한보부도사태 수사과정에서 전·현직 은행장이 소환되는 등 정치권에 대한 수사가 임박했다고 보고 잔뜩 긴장하고 있다.특히 여야는 이날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의 여권의 지도부 책임론 제기를 놓고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신한국당은 『검찰이 수사중인 사건에 대해 정치권이 왈가왈부하는 것은 방해만 될 뿐』이라는 반응이다.당 공식논평도 내지 않았다.한 고위당직자는 『한보사태에 대한 김영삼 대통령과 우리 당의 방침은 정공법』이라며 『결코 우회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국민회의 김총재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김영삼 대통령의 사과문제를 거론하자 『전형적인 정치공세』라고 맹공을 퍼부었다.김철 대변인은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하고 거국내각체제 운운하는 것은 정부·여당을 무력화시키려는 저의』라면서 『임시국회소집을 방해하는 저의를 국민 앞에 밝히라』고 요구했다. 김대변인은 또 『발언하는 것을 놓고 보면 한보에 대해 가장 많이 아는 정치인은 김총재』라면서 『은퇴와 번복을 편의대로 하는 김총재의 뜻을 무슨 수로 가늠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검찰이 정치인을 소환하려는 것은 진실을 은폐하고 본질을 호도하려는 「물타기」라고 비난했다.그러나 의원 개개인은 「한보불똥」이 자신에게 튀지 않을까 몸조심을 하며 정치권주변에서 거론되는 제2의 「한보리스트」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수서때와 마찬가지로 몇몇 여야의원에게 죄를 뒤집어 씌우려는 「물귀신작전」,「동반자살계획」 등이 감지되고 있다』고 우려감을 표시한 뒤 『근본적인 책임은 청와대가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민련 안택수 대변인은 『청와대를 포함한 성역없는 조사가 선행돼야 하며 권력핵심부와 정계·금융계 관련자는 여러말 하지 말고 속죄의 자세로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일본의 양심(외언내언)

    「메뚜기는 위기가 닥치면 무리를 지어 농작물을 무차별 습격하는 공격적 집단으로 돌변한다」 펄벅의 소설 「대지」에서 메뚜기떼는 순식간에 광활한 대지를 황폐화시키곤 한다.일본의 유력 일간지 아사히(조일)신문이 5일 사설을 쓰면서 「대지」의 한장면을 빌려 묘사했다.아시아를 휩쓸던 군국 일본의 침력전쟁을 이만큼 적절히 표현한 대목도 흔치 않을 것이다.이 신문은 당시 광분했던 일본인들의 모습을 공격적 메뚜기떼와 비교하고 싶었던 것 같다. 아사히신문은 최근 일본의 보수우익세력이 중학교 교과서에 기록된 종군위안부 부분을 삭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대해 비판하고 일본은 역사를 사실대로 보고 잘못은 잘못대로 인정해야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아사히신문은 일본의 대표적인 진보적 신문이다. 2차세계대전을 도발했던 일본과 독일이 전후 전쟁책임문제에 어떻게 다른 반응을 보였는가는 같은 일을 한 두 당사자가 얼마나 다른 행태를 보일수 있는가를 대비하는 전형적인 사례로 자주 인용되곤 한다.독일은 전쟁의 책임을 통렬히 자책하고 유태인학살만행을 역사 앞에 사죄했다.그리고 그들은 후손들에게 선조들이 어떤 잘못을 저질렀으며 그것이 얼마나 잘못됐는가를 교육했다.반면 일본은 종전반세기가 넘도록 사실을 은폐하고 책임을 회피하려 하고 있다. 독일의 역사학자 다렌도르프는 69년 독일수상이 된 빌리 브란트가 바르샤바의 유태인기념비 앞에서 무릎을 꿇고 속죄하는 전송사진을 보고서야 독일국민들은 『그렇다.이것이 우리들의 국가다.그렇다.이것이 나의 조국이다』고 말할수 있게 됐다고 적고 있다. 아사히신문 사설을 본 일본인들중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래 이게 일본의 양심이야』고 생각하게 됐을까가 궁금하다.아사히신문이 이런 사설을 썼다고 일본이 당장 변하는 것은 물론 아닐 것이다.그러나 일본에 「아사히」가 있다는 것은 하나의 희망이고 위안이다.
  • 제암리 진혼곡(외언내언)

    경기도 수원시청에서 서남쪽으로 20㎞쯤 달리면 화성군 향남면 제암리에 닿는다.400여명의 주민이 오순도순 모여 살고 있는 이마을 시장터옆에 마을이름을 딴 조그마한 교회 하나가 우뚝 서 있다.제암리교회.농어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시골예배당 모습이지만 이곳은 3·1운동때 일제가 저지른 만행을 생생하게 증언해주고 있는 비극의 현장이다. 화성군일대에서 독립만세운동이 일어난 것은 서울보다 꼭 한달뒤인 4월1일.이날 하오7시 장안면 수촌리 뒷산에서 봉화가 오르면서 시작됐다.이튿날 시위군중은 2천명으로 불어났고 3일에는 시위군중일부가 주재소를 습격하기도 했다.사태가 급박해지자 조선총독부는 헌병대를 파견,시위를 진압했고 15일에는 만세운동을 주도했던 23명을 제암리교회에 가둔뒤 불을 지르고 무차별총격을 가했다.그리고 같은 날 제암리 옆마음인 고수리에서도 천도교신자 6명을 무참히 살해,불태웠다. 이 만행으로 사람과 가축·곡식 등이 타는 냄새가 10㎞밖까지 퍼져 나갔다고 한다.학살사건이 일어난후 신자나 일반주민은 일본경찰의감시 때문에 사건현장에 얼씬도 못했지만 캐나다 의료선교사 스코필드박사가 찾아와 불탄교회에서 유골을 수습,공동묘지에 묻었다.제암리교회가 복원된 것은 1952년.정부의 도움과 주민의 성금으로 옛터에 옛모습 그대로의 교회가 지어졌고 유족회관도 건립됐다. 성탄절 전날인 지난 24일밤 제암리교회에서는 조촐하지만 감동적인 음악회가 열렸다.일본 히로시마(광도)슈도(수도)대학 나카우네 미노리 교수(50·여)가 3·1운동때 학살된 영혼들의 명복을 빌고 일제의 만행을 속죄하기 위해 마련한 「진혼연주회」.이 연주회에서 나카우네 교수는 바이올린으로 11곡의 진혼곡을 연주했고 「아리랑」 「봉선화」 「고향의 봄」 등 우리 가곡을 주민 200여명과 합창하기도 했다. 진혼연주회는 작은일이다.그러나 그 뜻은 매우 크다.이런 일들이야말로 한·일 두나라 관계를 보다 가깝게 하는 큰걸음이 아닌가 싶다
  • 약육강식의 현장(송화강 5천리:11)

    ◎일제 「731부대」 인체실험 만행 생생히…/하얼빈 「죄증진열관」에 마루타의 원혼이…/목단강변엔 일군피해 몸던진 팔녀투강비가/동북3성 곳곳에 항일 유적지/자전거로 역사현장 2만리 답사나선 이도 하얼빈시 민족호텔에서는 유유히 흘러가는 송화강이 한눈에 조망되었다.그 강건너로는 중국 동북지방에서 이름난 위락지 태양도가 보였다.지난해 태양도에는 호랑이를 사육하는 동북호림원을 만들어 호기심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였다.입장료 30원을 내면 지프를 타고 호랑이 무리 사이를 돌아다닐 수 있다.따로 돈을 더 받고 개 따위의 먹거리를 호랑이에게 제공하는 상술까지 동원되었다. 그러니까 약육강식의 현장이 호림원인 것이다.호림원에서 문득 떠오른 것은 약육강식의 세계는 어디 동물에게만 있는 것일까,하는 생각이었다.인간사회에도 분명히 존재했다.그 흔적이 바로 하얼빈시 평방구에 있는 「일본침략군 731부대 죄증진열관」이다.거기를 가보면 일본 침략군의 온갖 만행이 살아서 다가왔다.산 사람을 수술대에 올려놓고 각을 떠서 표본을 만드는장면,추운 겨울날 사람을 알몸으로 밖에 매어놓고 얼어죽게 하는 화면들이 영상으로 돌아갔다. ○과거숨기고 떠돌이 생활 죄증진열관 한효관장을 만났다.그는 일본침략군 731부대에 근무했던 당시 일본인 요원들을 만나기 위해 일본을 찾은 일도 있는 인물이었다.731부대의 생존요원들로부터 일본에서 들은 여러가지 증언을 소상히 들려주었다. 『지금도 500여명이나 되는 731부대 요원들이 일본에 살고있어요.제가 일본에 갔을 때 100여명을 만날 수 있었지요.그 중에서 양심있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죄과를 인정하더라구요.며칠전에는 여기를 찾아온 사람도 있었습니다.참회하는 기색이 역력합디다』 한효관장이 죄증진열관을 찾아왔다고 말한 장본인은 오바라 다케다루(79)라는 일본인이다.731부대 요원이었던 그는 전쟁이 끝나고 일본으로 돌아가 이름까지 바꾸고 한 때는 떠돌이 생활도 마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731부대가 해산할 때 내린 부대장 명령때문이었다.부대장은 731부대에 근무했다는 사실을 비밀로 하고 부대원 서로가 연락을 하지 말라는 명령도덧붙였다.가족에게도 지난날을 속인 그는 나이가 들면서 더 이상 속일 수가 없다는 생각에서 죄증진열관을 찾았다는 것이다. 그는 딸 오바라 바쿠코(44)와 동행했다.그녀는 전후세대여서 부친의 죄상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눈치였다고 한다.당시는 전쟁기였던 만큼 그 문제로 죄값을 치러야 할지,아니면 징벌을 받지 않아도 되는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했다는 것이다.그러나 부친 오바라 다케다루 노인은 몇번이고 미안하다는 말로 참회의 뜻을 표했다는 것이 한효관장의 전언이다.절치부심했던 일제의 만행이 속죄만으로 어찌 지워지겠는가….역사는 영원히 기록할 것이다. ○조선족 독립운동 재평가 흑룡강성 목단강시 강변공원에는 팔녀투강비가 서 있다.일본군 포위에 든 8인의 항일여군이 송화강 지류 목단강에 뛰어들어 삶을 마감한 용기를 기리기 위해 세운 비석이다.이 8인의 항일여군 가운데 2인은 조선족 여인들이었다고 한다.그렇듯 피로 얼룩진 유적이 중국 동북3성에는 숱하게 널려있다. 그 숱한 피를 뿌린 항일유적지에 최근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죽은 이들의 숨결이 살아있는 이들을 끌어들였다.중국의 개혁개방 이후 조선족의 독립운동이 올바로 평가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그 이전에는 민족주의 독립운동은 반동으로 취급되었다.그 세월이 너무 오랫동안 계속되어 독립운동에 몸을 바친 많은 선열들의 넋이 대륙을 떠돌았다. 그래서 자전거를 타고 독립운동의 숨결이 밴 역사현장을 찾아나선 사람이 있다.연변사회과학연구원 강용권 선생인데,자전거로 218일 동안 7천500㎞를 달렸다.그 대장정의 자전거 답사에서 52개 유적을 살펴보고 600여명으로부터 독립운동사의 증언을 이끌어냈다.그의 자전거 바퀴는 길림·흑룡강·요령성 등 동북3성은 물론 멀리 하북성까지 다다랐다.그의 2만리 여정은 지난해 「만주 항일유적 답사기」라는 책으로 나왔다. 그는 책 머리에 이런 글을 썼다.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았다.봉오동과 청산리 전투로부터 벌써 70년,이 전투에 30살의 청년이 살아있다면 100살이 되었을 것이다.키를 넘는 낙엽을 밟고 역사의 흔적을 찾아 나섰다는 것은,백년 산삼을 캐러가는 그런 희망 같은 것이었다.백년 산삼은 귀하다.그러나 산에 있는 것은 틀림없다.백년 산삼을 찾는 마음으로 그 어딘가에 남아있을 유적을 찾아나섰던 것이다」 그가 찾아낸 독립운동가 가운데는 오수암 의사가 있다.한국 대전시 산성동 우성아파트107동 910호에 사는 오금손 여사(67)의 간청으로 오의사의 행적을 밝힌 것이다.그녀는 아버지 오수암 의사를 한 차례도 본 일이 없는 유복녀다.1930년 북경에서 태어난지 1주일만에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 아버지 친구인 국민당 왕진송 장군의 양딸로 자랐다.그러다 1943년 역시 아버지 친구인 오세덕이라는 분이 광복군 3지대에 데려다 주었다.광복이 되어 광복군을 따라 그녀는 귀국하고 말았다. ○600여명 증언 낱낱이 기록 그녀가 아는 가족사라고는 아버지 친구 오세덕으로부터 들은 것이 전부다.아버지는 독립군 오수암이고 어머니는 상해로 아버지를 찾아가다 숨졌다는 사실이 고작이었다.그리고 아버지의 가명만도 오흥삼,오운남등 12개에 이른다는 사실밖에는 아는 것이 없었다.개혁개방 이후 아버지의 행적을 찾기위해 1991년 중국에 왔지만,바다에서 바늘을 찾는 것만큼 막막했다.그 때에 연변사회과학연구원 강용권선생을 만나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래서 세 노인들로부터 증언을 듣게 되었다.그녀는 맨먼저 길림시에 사는 장인덕 노인을 만났다.만날 당시 92살이었던 노인은 1928년 참의부·정의부·신민부 통합회의때 간부로 일했던 그녀의 아버지를 만났다는 것이다.이어 흑룡강성 상지시에서 김규식 장군의 딸 김현태 노인을 만났더니 80살 노령인데도 오수암 의사를 기억해냈다.김규식 장군 장례식날 이청천 장군과 함께 그녀의 아버지 오수암 의사가 장례에 참석했다면서 오의사의 생일까지 기억하고 있었다. 오의사의 최후는 흑룡강성 쌍성시에 사는 퇴직교원 왕정 노인이 증언했다.1931년 이청천 장군의 독립군이 중국군과 함께 쌍성시를 공격하는 와중에 오의사는 중상을 입고 마을 목수집에서 치료를 받았다는 것이다.왕노인은 당시 목수집 어린 아들이 동갑내기 친구여서 그 집에 놀러갈 때마다 오의사를 보았다고 증언했다. 그런데 일본군이 다시 쳐들어와 목수집을 덮쳤다.그 이후 부상한 오의사는 하얼빈으로 끌려갔다는 소문을 들었다는 것이다.일본침략군의 731부대가 창설되기 전에 일어난 일이니까,오의사는 마루타가 되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그래도 지난해 731부대 죄증진열관을 찾은 오금손 여사는 시신을 태웠다는 굴뚝앞에 술을 따랐다.
  • 12·12 결심공판­최후 진술·최후 변론

    ◎전·노씨 “정치·도의적 책임… 죄송”/“피고인들에게 너그러운 관용 바라”­전·노씨/“사법처리 대상 되는지부터 살펴야”­변호인 14일 열린 12·12 및 5·18사건 항소심 결심 공판의 최후진술과 변론을 요약한다. ▷최후 진술◁ ◇전두환 피고인=우선 본인의 부덕으로 국민의 자긍심을 훼손한 데 대해 국민들에게 죄송합니다.법정에서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많은 분들이 희생과 고통을 당했다는 사실을 알고 당시 국정의 중요자리를 맡은 사람으로서 정치·도의적으로 책임을 느끼며 진심으로 마음 아프게 생각합니다.본인이 국정최고책임자로 있었을 때 일어났던 모든 문제는 본인 한 사람에게 귀착되므로 재판장님께서는 나머지 피고인 여러분에게 너그러운 마음으로 관용을 베풀어주시길 바랍니다. ◇노태우 피고인=재판장님,그리고 판사님들,우리에게 친절하고 원만하게 재판을 진행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변호인단의 변론에도 감사드립니다.검찰도 어려운 직분 수행에 수고 많았습니다.저로인해 국민들의 마음을 크게 아프게 한데 대해 재삼 송구스러운 마음 금할 길 없습니다.저와 연루된 많은 피고인들에게 아무쪼록 너그러운 관용을 바랍니다.마지막으로 제발 이 나라가 진실로 잘 돼 나가길 기원합니다. ◇유학성 피고인=불우했던 청소년 시절을 보내고 8·15 광복 이후 군문에 들어가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었습니다.전쟁터에서는 동족도 살상해야 합니다.12·12당시 우군간의 충돌이 있었다면 전쟁터가 됐을 겁니다.불행한 사태를 막기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국가를 위기에서 구하려는 일념이었습니다. ◇황영시 피고인=평생을 국가를 위해 몸을 바쳤습니다.국가의 명령을 받은 계엄군이 시위대를 진압한 것을 불법이라고 한다면 군은 생명을 잃게됩니다.재판관님의 현명한 판단이 있길 바랍니다. ◇박준병 피고인=중학교 5학년때 6·25가 발발돼 학도병으로 군에 들어가 30년동안 직업군인의 길을 걸었습니다.군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갖고 올바른 군인의 길을 지키려고 노력했습니다.과거를 정리하고 새로운 시대로 접어드는 시대를 준비하면서 법이 서는 사회가 되도록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이 있으시길부탁드립니다. ◇정호용 피고인=존경하는 재판관님,변호인단 여러분 그동안 고생많이 했습니다.이번 사건이 워낙 방대해 하나하나 범죄사실에 대한 진실 규명이 되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저는 구체적인 죄목이 하나도 없는데 10년형이 선고 된 것에 대해 잘 이해가 안됩니다.용기와 소신있는 결단으로 국민들에게 사법부의 긍지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최후 변론◁ ◇이양우 변호사(전 피고인)=합헌정권을 내란정부로 단죄한 1심 재판은 세계 사법사상 전무후무한 것입니다.우리사법의 현 위치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심히 회의하고 있습니다.검찰의 공소제기는 형벌불소급의 대원칙을 부정한 위헌,반인권적 행위로 사법사상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겼습니다.검찰은 정치권의 요구에 부합해 피고인들을 정치적인 속죄양으로 만들어 처벌하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한영석 변호사(노 피고인)=검찰은 처음 12·12 사건에 대해 불기소처분을,5·18사건에 대해서는 공소권 없음 결정을 내렸으나 그뒤 정치적·법률적 비난이 쏟아지자 다시 공소를제기한 만큼 이 법정은 우선 이 사건이 사법처리 대상이 되는지부터 살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간첩 깐수 전향 공식발표/어제 공판서 심경도 피력

    아랍계 교수로 위장해 간첩활동을 한 혐의로 구속된 정수일(62·가명 무하마드 깐수)이 14일 전향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지난 13일 전향서와 아내 윤모씨(46)에게 보내는 편지를 담당 재판부인 서울지법 합의23부(전봉진 부장판사)에 우송한 정수일은 이날 열린 3차 공판에서 『학문으로 봉사하고자 하는 마지막 심정에서 전향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정수일은 『전향만이 속죄의 길,2세들을 위한 봉사의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사랑하는 가족을 고통속에 빠뜨릴 수 없다』고 심경을 밝혔다.
  • “대우중서 20억 제공 약속”/북경체류 권씨

    【북경=이석우 특파원】 이양호 전국방장관 뇌물수뢰혐의사건을 폭로하고 북경 리도(중국명·여도)호텔(홀리데이인 호텔체인)에 머무르고 있는 권병호(54)씨는 21일 기자들과 만나 이전장관이 대우측으로부터 13억원을 받은 것이 확실한데도 자신과 분배하지 않은데다 인간적인 배신감에서 수뢰사실을 국민회의측에 폭로했다고 주장했다. 권씨는 지난 18일 상오 아시아나항공편으로 서울을 출발,북경에 도착한후 리도호텔에 머무르고 있다. 권씨는 애초 대우중공업측과 경전투헬기사업의 커미션으로 20억원을 받아 이전장관과 절반씩 나누기로 했으며 대우측이 선수금조로 준 3억원을 반반씩 분배한뒤에 나머지 돈에 대한 분배과정에서 자신이 배제됐다고 주장했다. 권씨는 3억원은 지난해 3월20일 대우중공업 정호신전무가 동부 이촌동 빌라맨션 자택으로 찾아와 상업은행에서 인출한 현금을 갖고 왔으며 1억5천만원을 가방에 담아 15일후인 4월5일 서울 타워호텔 골프연습장에서 이전장관 승용차 트렁크에 넣어 전달했다고 말했다. 권씨는 또 대우중공업으로부터경전투헬기사업을 낙찰받으면 그 대가로 20억원을 주겠다고 약속한 녹음테이프를 자신의 회사직원에게 맡겼으나 이들이 이전장관에게 매수돼 자신을 속죄양으로 삼으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에 돌아가 검찰에 출두,사실을 밝히려 했으나 주위에서 말려 며칠간 중국에 머무르다 미국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 한총련의 복선 경계한다(사설)

    한총련이 4일 그들의 「통일투쟁」을 대중운동으로 확산시키는데 실패했음을 공식선언하고 앞으로 어떤 폭력사용도 자제하겠다고 밝힌 것은 주목할 만하다.그러나 우리는 이 선언과 약속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음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한총련이 그동안 저지른 범법과 잘못을 진심으로 참회하고 속죄하는 순수한 고백이 아니라 이 집단을 뿌리뽑겠다는 정부의 단호한 결의를 희석시켜 보려는 속셈과 극도로 악화된 국민의 지탄을 호도해보려는 속임수가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들을 누군가가 배후조종하고 있다는 공안당국의 입장은 우리의 순수한 통일열정을 왜곡하는 것」이라는 주장이 바로 그것을 보여준다.경찰청의 중간수사결과 한총련은 북한당국의 조종아래 대남혁명을 획책해온 좌경·이적단체임이 명백하게 드러났을 뿐아니라 폭력사태도 우발적인 것이 아니고 사전에 면밀히 계획되고 훈련된 것임이 밝혀졌다. 한총련이 진정으로 그들의 「통일투쟁」이 실패했음을 자인하고 국민에게 사죄하겠다면 그 조직을 스스로 해체하는 것이 순서다.그리고 지하로 잠적한 한총련의 핵심간부들은 떳떳하게 자수,법의 심판을 받는 것이 도리일 것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학생운동의 본질과 방향을 새로운 시각에서 진단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대학당국·교수·학생은 지금까지의 학생운동을 냉철하게 성찰하고 새로운 학생운동의 정립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한총련의 시대착오적인 이념투쟁으로 지성의 전당이어야 할 캠퍼스가 좌경세력의 기지가 되어버리는 한심한 사태는 이제 끝장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연세대 사태에서 오도된 학생운동이 얼마나 끔직한 피해를 가져오는가를 똑똑히 목격했다.지금이야말로 학생운동이 새로운 변신을 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학생운동의 생명은 순수성과 자율성에 있다.이제부터라도 그것을 지향해 나가야 한다.합리적이고 순수한 학생운동이 대학가의 큰 흐름으로 자리잡고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 광복 51돌과 한일관계(사설)

    광복 51주년과 한·일국교수립 31주년을 맞는 올해 한·일양국은 2002년 월드컵을 공동유치함으로써 미래지향적인 협력관계 구축의 큰 발판을 마련했다.앞으로 양국이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진지하게 공동노력해 나간다면 양국간에 켜켜이 쌓인 반감과 편견을 털어버리고 국민적 화해를 통해 진정한 선린의 신시대를 열수 있을 것이다. 한·일양국은 지난 65년 국교정상화 이후 냉전체제하의 국제질서 속에서 꾸준히 상호협력관계를 다져왔다.특히 북한 핵문제가 국제적 현안으로 등장한 이후 양국이 미국과 함께 3각공조체제를 유지해오고 있는 것은 매우 특별한 협력관계로 평가받기에 충분한 것이었다.불행한 과거사에도 불구하고 양국이 성숙한 동반자 관계를 착실히 가꿔 나가고 있음은 분명하다고 하겠다. 그러나 우리가 마음속으로 일본을 안심할 수 있는 이웃으로 신뢰하기엔 여전히 많은 문제가 있다는 걸 토로하지 않을 수 없다.멀리 갈 것도 없이 최근의 일만 상기해보자.하시모토(교본용태낭)일본총리의 야스쿠니신사(정국신사)참배는 우리에게일본 군국주의 망령을 되살리도록 만들었다.재일교포를 잠재적 적으로 표현한 가지야마 관방장관의 극언은 어떤가.한국인을 속죄양으로 삼았던 70여년전 관동대학살의 망령을 떠올리게 했다. 한·일간의 갈등은 기본적으로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에서 비롯된 것이다.문제 해결의 큰 책임이 가해자인 일본쪽에 있다는 것은 자명하다.그럼에도 과거의 침략을 합리화하거나 피해자의 감정을 건드리는 망언소동이 빈발하고 있다는 건 일본 지도층의 잘못된 역사인식과 그 속에 감춰져 있는 팽창주의의 반영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일본이 우리의 참된 이웃이 되려면 무엇보다도 지도층의 올바른 역사인식과 선린관의 확립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그렇지 않는 한 우리는 일본에 대한 경계심을 늦출 수가 없을 것이다.
  • 정흥진 종로구청장 항소심 선고유예/4언절구 판결문 화제

    ◎“민주발전 노력… 언설 잘못 속죄케 할만” 선거법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서울 종로구청장 정흥진 피고인(52)에 대한 2심 재판부의 판결문이 법조 주변에서 화제다. 서울고법 형사1부 권성 부장판사는 25일 지난해 6·27지방선거때 상대후보를 비방한 정피고인에 대해 이례적으로 선고유예 판결을 내렸다. 1심에서 벌금 3백만원을 선고받았던 정피고인은 당선무효의 위기에서 벗어났다. 권부장판사는 선고유예의 변을 4언절구로 남겼다. 「실언가석,전공속죄,해의선겁,선고유예」. 권부장판사의 해석은 이렇다. 『가사를 돌보지 않고 민주주의발전에 행동으로 헌신한 전력이 인정되며 이 사건과 같이 언설만으로 빚은 죄책에 대해서는 능히 이를 속죄케 할만하다.이에 선고유예 판결을 내린다』 경기고와 서울법대를 졸업한 권부장판사는 한학에 조예가 깊은 것으로 전해졌다.55세. 재판부의 선처에 따라 정피고인은 구청장직을 계속 유지하게 됐다.정피고인은 지난해 6·27지방선거당시 서울시 의원가운데 유일하게 민주당의 공천을 받아 구청장후보로 출마,당선됐다.그러나 합동연설회 등에서 민자당 배문환 후보(62)를 비방한 혐의로 기소됐었다. 정구청장은 정읍농고와 한양대를 나와 중고교 교사를 지냈으며 평민당 청년국장과 김대중 대통령후보 수행실장 및 서울시의원을 거쳤다.태권도 8단의 무골로 최근 재혼했다.〈박상렬 기자〉
  • 대정부질문 「정치」는 없애자/김성익 논설위원(서울논단)

    해외토픽에 가끔 보도되는 아시아 어느나라 국회는 여성국회의원을 동료의원이 머리로 받거나 의사당에서 의원들끼리 패싸움을 벌이는 장면으로 세계사람들의 눈길을 끈다.우리국회도 개원파동때 사회자의 입을 틀어막는 추태를 연출하여 완력의 민주주의라는 외국언론의 비판을 받았다.엊그제 15대국회의 첫날 대정부질문에서는 상대당 보스에 대한 인신공격으로 야유와 정회소동이 빚어져 품위있고 생산적인 국정논의에 대한 기대를 저버렸다.국민들은 물론 세계인들보기에 부끄럽고 민망한 국회의 모습이다. 정치분야의 대정부질문은 개원파동의 힘겨루기에 이어 여야가 벌인 제2라운드의 대결이었다.야당은 신한국당의 이신범의원이 야당의 두김총재를 비난한 발언내용이 야당총재들의 명예를 훼손시키고 국회의 품위를 떨어뜨렸다는 이유로 국회윤리위에 제소까지 했다.평소 욕설이나 고함을 많이 입에 담는 쪽이 야당이었고 보면 원내발언에 이렇게 강경하게 나오는 것은 예상밖이다. 그러나 여당의 대응 역시 강경하다.야당의원들의 무차별 선제공격에 정당방위로 대응한 것뿐이라며 사과요구를 일축하고 대통령을 인신공격한 의원들을 맞제소 했다. 이의원의 얘기에 새로운 것은 없다.정계를 은퇴했다가 다시 복귀한 김대중총재의 행태는 이솝우화의 양치기 소년과 다름없다고 하고 김종필총재는 과거 중앙정보부를 만들어 저질렀던 인권유린과 헌정파괴에 속죄부터 해야한다고 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에비해 국민회의의 한화갑 의원이 건강은 못 빌려도 머리는 빌릴수 있다는 대통령의 말을 빗대어 남의 머리를 빌리려면 어느 머리를 빌릴지를 판단할 정도의 머리는 있어야 되는 것 아니냐고 한 발언은 더 심하다.대통령에 대한 인격모독이라고 볼 수도 있다.국가원수에 대한 인신공격은 정파를 떠나 국민전체가 불쾌감을 갖게 만든다.국회의장이 중지시키고 사과했어야할 문제발언이라고 볼 사람도 있을 것이다.국가원수에 관한 질문권을 불허하는 나라도 있다.어느 여당의원의 말처럼 국회에서 대통령을 동네북처럼 두들긴 야당의원에 대해선 속수무책이고 야당총재를 공격한 여당의원만을 나무란다면 뭔가 아귀가 안맞는다.문민시대에 와서 대통령에 대한 발언수위가 사라진 대신 야당총재에 대한 발언수위가 생겨날 판이다. 우리나라처럼 국회가 전천후 정쟁장소가 되고 대정부질문이 정당보스들의 대리전으로 변질된 나라는 드물 것이다.대정부질문은 의회가 정보를 얻고 정부를 통제하는 기본적 절차이다.미국이나 일본은 국회의 질문권이 있지만 대정부질문제도가 없다.대정부질문제도가 있는 나라도 특정한 의제에 한해 정부에 질문을 하게 되어있다.재판에 관한 사항이나 명예훼손등은 질문권이 주어지지않는 경우가 많다.그러나 우리국회는 대정부질문의 의제를 포괄적으로 하여 거의 무제한의 발언자유를 보장하고 있다.대정부질문의 취지가 정부를 상대로 국정을 논의하기 위한 것인데도 정부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헌법상의 권력구조개편이나 거국내각구성문제를 국무총리에게 질문하는 넌센스가 관행처럼 되어있다. 자신들이 주체가 되는 정치분야를 대정부질문의 의제로 삼는 묘한 제도때문에 국회에서의 전천후 정쟁이 가능하게 되어있다.우리국회도 80년대이전에는의제를 특정사안으로 국한하거나 국정현안으로 단일화했으나 질문자수를 늘리기 위한 방편으로 11대국회부터 정치,경제,안보,사회등 네 분야로 세분하여 관행으로 굳어졌다.비정상적인 정쟁의 무대가 된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은 폐지할 때가 되었다.정치분야를 행정분야로 바꾸고 특정인의 대권전략이 아닌 국민의 권익증진방안을 찾는 진지한 국정논의의 제도적 장치로 환원시켜야한다. 여야가 다같이 성찰하여 새로 구성될 제도개선특위에서 국회법개정때 이 문제를 다루어주기 바란다.
  • 이신범 의원/「늑대와 소년」 비유 야 총재들 맹공(오늘의 인물)

    신한국당 이신범 의원이 15일 국회 본회의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3김씨」에게 한마디씩 했다. 초선의 이의원은 먼저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를 이솝우화 「늑대와 소년」의 소년으로 비유했다.그는 『정계은퇴 대국민 성명까지 발표했다가 홀연히 다시 나타나 이솝우화속의 소년처럼 소리쳤다』고 꼬집었다.그는 『6·27지방선거에서 재미들린 그 분이 늑대가 나타났다며 한번 더 소리치면 비극만이 기다릴 뿐』이라고 성토했다. 민청학련사건으로 투옥됐던 이의원은 또 자민련 김종필총재를 겨냥,『25년전 그분이 만든 중앙정보부에 끌려가 전기고문을 당했다』고 상기시켰다.이어 『21세기를 설계하는 15대 국회 대표연설에 앞서 자신이 앞장서 저질렀던 인권유린과 헌정파괴에 대해 반성과 속죄부터 하라』고 촉구했다. 이의원의 발언이 끝나자 국민회의측 의석에서 일제히 고함이 터져 나오면서 소란스런 분위기로 돌변했다.자민련 이원범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얻어 『마흔도 안된 의원을 내서 칠십이 넘은 야당 총재들을 욕하는 정치가 선진정치냐』고흥분했다.국민회의의 설훈의원도 『영수회담을 앞두고 야당 총재를 못살게 굴어서 무슨 득이 있느냐』고 윤리위원회 제소와 사과를 요구했다.〈박대출 기자〉
  • 전씨 5·18 혐의벗기 안간힘/14차 공판 이모저모

    ◎“검찰은 수사를 정확히 해야” 직격탄도/“반대 신문 천천히” 재판부 이례적 주문 17일 열린 12·12 및 5·18사건 14차 공판에서는 최대 쟁점인 5·18사건에 대한 변호인 반대신문이 시작됐다.전두환피고인은 『검찰이 5·18사건의 엄연한 역사적 진실을 왜곡해 (나를) 정치적 속죄양으로 만들었다』고 포문을 열었다. ○…전피고인은 수많은 인명을 앗아간 5·18사건의 중요성을 의식한 듯 『민족의 아픈 상처』,『광주시민들의 명예회복의 필요성』이라고 언급하면서 『이 사건이 정치적인 당리당략에 따라 검증되지 않은 논리로 휩쓸려 왔다』고 주장. 이어 『이 법정에서 5·18사건의 진실을 규명,민족의 아픈 상처를 아물게 함으로써 올바른 역사창조의 산실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호소. ○…전피고인의 변호인측은 지난 해 말 5·18사건에 대한 검찰의 재수사가 시작될 당시부터 『가장 중요한 쟁점은 5·18사건』이라며 전피고인이 이 사건과 전혀 관련이 없음을 입증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공언. 이양우 변호사는 당시 모 월간지와의인터뷰를 통해 『5·18 특별법을 제정해 처벌할 수 있으면 하라.그러나 5·18사건 만큼은 한발짝도 양보할 수 없다』고 배수진을 쳤었다. ○…이변호사는 지난 해 7월 5·18사건에 대해 「공소권 없음」이라고 판정을 내린 검찰의 애초 결정을 검찰 공소사실에 대한 반박논리로 제시.이변호사는 『검찰이 새로운 증거의 제시도 없이 정치권의 논리에 따라 수사를 재개했다』고 검찰의 약점을 파고든 뒤 『원래의 수사결론을 뒤집은 것은 검찰권의 남용』이라고 주장. ○…전피고인은 온갖 수사적 표현을 동원,5·18사건의 혐의를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 『검찰은 수사를 정확하게 해야 한다』,『모함을 받으며 법정에 서게 되니 허망하고 분한 생각이 든다』는 등으로 검찰에 직격탄을 쏘는가 하면,『죄가 있으면 엄하게 처벌받고 없으면 처벌받지 않아야 한다』는 말로 결연한 의지를 내비쳤다. ○…이에 앞서 열린 5·17사건에 대한 변호인 반대신문에서 거규헌피고인은 『검찰조사로 정신적인 충격을 받아 과거는 기억하지 못한다』,『6·25전쟁 때 맞은 총탄이아직도 몸에 박혀있다』는 등의 사유를 들며 재판부에 『노병으로 하여금 안정된 마음으로 사라질 수 있도록 배려해 달라』고 호소. ○…15대 총선에서 옥중당선된 허화평피고인은 검찰이 범죄사실을 입증하는데 주요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한 권정달·한용원 전 보안사 정보처장을 상대로 인신공격성 발언까지 서슴지 않으며 공박. 허피고인은 『5·16혁명에 관해 연구하라는 전두환피고인의 지시를 받았다는 한씨의 진술은 악의에 가득 찬 거짓말』,『한씨의 거짓말은 장군진급에 실패한 데 불만을 가진데서 비롯됐을 것』이라고 주장. ○…익히 알려진대로 달변의 허피고인은 변호인 반대신문을 통해 70·80년대의 군계보를 상세히 설명하며 검찰의 공소사실을 반박. 검찰측에 유리한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진 한 전 보안사 정보처장과 백동림 전 보안사 대공과 수사과장은 신군부측과 대립관계에 있던 강창성 전 보안사령관의 직계로 하나회의 숙청작업을 진행했던 주역이라고 주장. ○…이학봉피고인은 전피고인이 대통령에 취임한 것과 관련,『정권장악은생각지도 않았으며 당시 치열한 정쟁으로 혼란한 시국을 하나하나 수습해 나가는 과정에서 국민의 지지를 받아 자연히 지도자로 부상된 것』이라며 전피고인을 한껏 추켜세우기도. 김영삼 대통령과 김대중 국민회의 총재,김종필 자민련 총재 등 당시의 「3김씨」에 대해서는 『정부측과 협의해서 헌법개정과 정치일정에 합의하지 않고 집권욕 때문에 내각 사퇴·계엄해제·거국내각의 구성 등을 요구했다』고 비난. ○…전피고인에 대한 변호인 반대신문 도중 방청석에 앉아있던 5·18사건 피해자 가족 10여명은 전피고인이 답변할 때마다 비난조의 말을 하거나 한숨을 내뱉어 재판장으로부터 『신문에 집중할 수 없다』는 따끔한 질책을 받기도. 이들은 하오 5시쯤 휴정으로 퇴정하는 전피고인 등을 향해 『사람을 죽이고도 웃고 있느냐』며 고함을 지르는 등 소란을 피워 법정경위가 강제로 퇴정조치. ○…5·18사건과 관련,전두환 피고인에 대한 변호인 반대신문에 앞서 검찰은 공소장 정정 변경허가 신청서와 석명서를 재판부에 제출. 검찰은 이 날 5·18사건에 대해 국헌문란과 「자위권 보유 천명=발포명령」이란 두부분에 대해 공소장을 변경. 이에 대해 변호인단은 『반대신문이 시작되기 전에 공소장 변경을 마쳐야한다』며 난색을 표명하며 설전을 벌일 태세였으나 재판부로부터 공소장 변경에 따른 변호인 보충신문 기회를 약속받고는 곧바로 5·18사건 반대신문을 진행. ○…하오 공판에서 김영일 재판장이 이학봉 피고인의 반대신문을 맡은 조재석 변호사에게 이례적으로 『좀 천천히 신문하라』고 주문하는 해프닝이 발생.이에 대해 조변호사는 『빨리 빨리 하라고 해서 빨리한다』고 답변해 방청석에 잠시 웃음. 재판장은 『너무 빨라 내용을 잘 들을 수 없을 정도』라고 맞받았고 조변호사는 지친 듯 신문을 석진강 변호사에게 인계.〈박은호 기자〉
  • 옐친·주가노프 “2차투표까지 가자”/러 대선 선두경합 두 후보

    ◎옐친­“개혁­과거 택일” 호소… 안정표 다져/주가노프­공산당수… 통제경제정책 회귀 주장 러시아대통령선거의 두 강자 보리스 옐친후보와 겐나디 주가노프후보에 대한 심판의 날이 열렸다.모스크바의 소식통들은 16일의 선거에서 어느 누구도 과반수득표를 못할 것이며 2차선거에서야 당선자가 결정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옐친후보의 승리를 장담해온 지금까지의 여론조사결과와는 다소 다르게 이번 선거는 1,2위의 격차가 크지 않고 접전이 될 것임을 조심스레 전망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지금까지의 옐친 대선전략이 주효했으며 주가노프의 그것을 훨씬 앞서지 않았느냐는 것이다.옐친후보의 캠페인이 체계적·대중적·공세적·현대적이었다면 주가노프는 시종 수세적이었고 소외계층을 상대로 하는 제한적·구세대적 전략이었다는 평가다.옐친은 놀랍게도 두번의 심장발작에도 불구,정력적으로 캠페인을 벌여왔다.지난해말 의회선거가 끝나자 이후 6개월간 옐친진영은 체계적으로 반옐친무드를 잠재워나갔다.코지레프 전 외무장관을 교체하면서 국익외교를 강조하는 것처럼 「위장」했고 경제개혁의 책임자이던 추바이스 제1부총리를 속죄양으로 만들며 경제실정의 책임을 전가했다.노인연금을 대폭 인상시켰고 밀린 공공노임을 선거에 앞서 해결하는 기민성을 보였다.옛소련의 통합은 거부하면서도 옛소련국이던 벨라루스와의 재통합을 이뤄냈다. 공산당이 설 자리는 그만큼 좁아졌다.대중매체를 거의 「장악」했고 이 점은 옐친의 최종적 승리를 안겨주는 주요인이 될 것같다.거의 매일을 TV광고·연설을 통해 『「개혁이냐 과거로의 회귀냐」를 택일하라』며 젊은 유권자를 불러모았다.징병제의 철폐 발표가 체첸병정에게 어필했다. 옐친후보는 캠페인기간 내내 대통령으로서 할 수 있는 권한(아니 그이상)을 최대로 활용,휘하관료에게 「차르」의 위대함과 두려움을 보여주었다.모든 관리가 그의 앞에 「무릎」을 꿇었고 옐친을 「차르」로 받들었다.이 이미지가 안정을 바라는 시민에게 크게 어필했다. 주가노프후보는 시종 반옐친정서에만 의존했다.경제정책과 같은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얼버무리는 실수를반복했다.서구의 영향력을 추방한다면서도 서구의 투자를 증대시키겠다고 했고 사유재산을 몰수하지는 않겠지만 일부의 국가통제는 회복돼야 한다는 애매한 정책발상이 계속됐다.때문에 중도주의쪽에서는 위험한 인물로 낙인찍혔고 자신의 이념적인 동지에게서는 공산주의자 발상이 아니라고 욕을 먹었다.스스로 지지자의 폭을 제한시켜버렸다.이같은 주가노프의 이중적 태도는 중도파의 염려를 가라앉히는 데 실패한 것으로 보이며 골수분자의 정열도 북돋우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자신의 이미지변신에도 신통한 술수를 발휘하지 못했다.「음험한 공산주의자」라는 인식을 바꾸는 데 실패했다.캠페인 스타일도 그랬다.그는 항상 옛공산주의자의 낡은 방법인 대중집회에 대부분의 캠페인시간을 할애했다.TV나 라디오 등의 대중매체는 이용하지 않았다(물론 옐친진영의 언론장악에도 문제가 있다).그의 청중은 대부분 노년층이 주류였고 미래를 어깨에 짊어진 유권자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같은 대조적인 캠페인결과에도 불구,결론은 당장 나지 않을것이라고 선거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사실 옐친쪽은 「주가노프=공산당」이며 「공산당=철의 통치」라는 인식 때문에 반사적 이익을 누릴 뿐이라는 지적이 높다.이같은 지적은 2차선거는 1차선거보다 더욱 예측불가능하게 진전될 가능성을 암시하는 대목이기도 하다.때문에 두 후보는 앞으로의 시간을 2차선거에 대비,레베드나 야블린스키 등 3위권 후보를 흡수하는 데 진력할 것으로 보인다.〈모스크바=류민 특파원〉
  • 도쿄 지하철 독가스 테러 일 옴교 1년

    ◎교단 강제해산… 일부 신도 집단생활/교주 살인 등 17개 혐의 기소… 새달 첫 공판/실종 등 미제 사건 수두룩… 전모파악 못해 일본 도쿄 지하철에 독가스 사린이 살포돼 11명이 죽고 5천여명이 부상(공판청구자는 3천8백명)당한지 20일로 1년이 된다. 옴진리교단이라는 한 광신적 종교집단에 의해 저질러진 지하철사린사건은 현대사회의 병리현상을 적나라하게 보여 준 사건으로 일본은 물론 전세계에 전율을 안겨준 세기적 사건이었다.또 지난해 1월 일어난 한신대지진과 함께 일본의 안전신화를 하루아침에 무너뜨리기도 했다.한신대지진이 자연이 일으키고 「하드웨어」의 안전에 문제를 제기했다면 사린사건은 인간이 일으켰으며 정신세계 즉 「소프트웨어」의 안전에 의문을 던졌었다. ▷수사·재판◁ 옴진리교 신자들 가운데는 납치·감금·살인등의 혐의로 기소된 자들이 많지만 지하철 사린사건과 관련돼 기소된 옴진리교 간부는 13명.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인물은 역시 교주였던 아사하라 쇼코 피고인이다.그는 현재 살인등 17개의 혐의로 기소돼 있으나 재판은 열리지 못하고 있다. 그는 변호사없이 재판이 열리지 못한다는 점을 악용,사선변호사 선임과 해임을 되풀이하는 얄팍한 수법으로 지난해 재판시작을 막았다.첫 재판은 4월24일 열릴 예정이다. 아사하라는 체포후 한동안 묵비권을 행사했으나 요즘에는 「자기포아」라는 말을 자주 쓰고 있어 사형판결을 각오한 듯한 모습이다.포아라는 단어는 영혼을 끌어 올린다는 말로 아사하라가 살인을 명령할 때 사용한 말이다. 간부들의 재판을 받는 태도도 갖가지.속죄하는 피고가 있는가 하면 아직도 「아사하라는 존사」,「교주는 구세주」라고 떠받드는 피고인들도 있다. 그동안의 수사로 지하철 사린사건 말고도 마쓰모토사린사건과 사카모토변호사 일가 납치 살인사건,가리야씨 납치살인사건등 옴교단이 저지른 사건의 전말이 밝혀졌으나 실종사건등 미제사건들도 많이 남아 있다. 옴교단이 독가스를 만들고 무력으로 무장한 것은 쿠데타를 일으켜 아사하라 왕국을 세우려 했다는 점까지는 어느 정도 밝혀져 있으나 광신적 교단에 도쿄대,쓰쿠바대,게이오대등 명문대 출신자와 변호사·의사등이 줄줄이 들어가 어떻게 현혹됐는지 아직도 시원한 답은 나오지 않고 있다. ▷교단처리와 치안대책◁ 옴교단은 종교법인법에 의해 해산됐고 파괴활동방지법으로 모든 활동을 금지시키는 절차가 진행중이다. 하지만 아직도 교단시설에는 신자들이 집단생활중이고 일부 간부들은 도피중이다.도피처 등에서는 청산가리를 보관했던 흔적도 발견된 바 있다.일본경찰은 위험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치안대책 검토작업에 들어가 있다. ▷신자들의 사회복귀◁ 재산을 모두 교단에 기탁한 출가신자들이 사회복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이들은 적대의식,애정경험결핍,공격적 성격등으로 정신적 상처가 깊이 남아 있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도쿄=강석진 특파원〉
  • 일 역사왜곡 버릇 왜 못고치나(사설)

    일본의 중·고교 역사교과서가 문부성 검정과정에서 진실을 축소,은폐하도록 강요되고 있음이 밝혀져 또다시 우리를 실망스럽게 하고 있다.문부성은 출판사들이 제출한 원고내용중에 일본의 식민지지배와 전쟁책임,징용·종군위안부등과 관련된 사실을 축소,왜곡토록 정정을 요구해왔다는 것이다.예컨대 96년 고교 사회교과서에서 「젊은 여성도 정신대등의 명목으로 전장에 송출했다」는 내용을 「젊은 여성도 공장등에 동원됐다」로 바꾸게 했다. 한국인 징용자의 수도 당초의 「70만∼2백만명」에서 「약 80만명」으로 축소시켰고 「한국인 종군위안부 8만∼20만명」은 아예 삭제해버렸다.여전히 반성할 줄도,속죄할 줄도 모르는 일본정부의 본심을 그대로 내보였다.이같은 역사왜곡은 침략전쟁과 식민지지배에 대한 정치지도자들의 잇따른 망언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자신들이 저지른 잘못을 끝내 외면하고 호도하려고 하는 일본정부의 인식은 참으로 소아병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일본정부는 지난 93년 호소카와(세천)총리 등장이후 전쟁책임에 대한 반성을 역사교과서에 반영하겠다고 약속했으며 종군위안부나 징용문제도 수록토록 했다.그러나 이같은 시정약속과는 달리 그 이후에도 계속 사실은 은폐와 축소에 급급해옴으로써 일본정부의 이중성을 여실히 보여주었다.역사란 과거의 거울이며 특히 역사교과서는 2세에게 국가관·세계관을 길러주는 길잡이다.그런데도 일본은 불행하던 과거의 한·일관계를 망언으로 왜곡하고,2세의 역사인식마저 굴절·오도시키려 하고 있으니 참으로 개탄을 금할 수 없다. 일본정부는 일본군국주의가 한국과 아시아 이웃에게 가한 침략전쟁의 죄과를 겸허하게 반성하도록 역사교과서의 왜곡을 시정해주기 바란다.끝내 진실을 은폐하고 축소하려 한다면 그것은 또 다른 불행을 잉태시키는 일이 될 것이다.일본은 오늘날 국제사회에서 대국으로 발돋움하고 있으면서 언제까지 궁색한 아집에 사로잡혀 있을 것인가.
  • 신순범 의원의 말바꾸기/양승현 정치부 기자(오늘의 눈)

    국민회의 신순범 의원이 24일 태도를 바꿨다.전날 호유해운측으로부터 『한푼도 받지 않았다』고 했다가 1천만원 수수사실을 시인한 것이다.그러면서 그는 오랜 정치풍상을 겪은 4선의 중진의원답지 않게 눈물을 흘렸다.자신의 정치생명이 경각에 달려있음을 감지한 듯했다. 신의원이 주장하는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지난해 7월 신의원의 지역구인 여천 앞바다에서 호유해운 소유 기름운반선인 씨 프린스호가 좌초된 뒤 석달 후인 9월26일 사고현장 처리와 피해주민 보상에 대한 국회의 국정감사가 시작됐다.그는 자신도 현장감사반의 일원으로 확정되자 9월15일 주택은행 영업부에서 미리 2천만원 신용대출을 받아 현장에 나온 동료의원들과 전문위원,속기사,기사들에게 8만원짜리 멸치 1포씩과 여수의 명물인 「돌산 갓김치」를 선물로 돌렸다. 모두 1천3백만원을 썼다고 한다.이 사실이 호유해운측에 전해졌고,뒤늦게 호유해운측은 『그러면 되겠느냐』며 1천만원을 줘 받았다는 것이다. 그는 이날 상오 국회 의원회관에서 부인이유에 대해 『사실을 시인하면 현행법상 그 자체로 끝이기 때문에…』라고 말꼬리를 흐렸다.범법인줄 뻔히 알면서 이를 받았다는 얘기다. 서울 서대문 라면분식점에서 11대때 유일한 안민당후보로 등원한 신의원은 당내에서 「몸으로 때우는 의원」으로 유명하다.동료들의 후원회나 창당대회에 빼놓지 않고 참석은 하지만 성금보다는 구수한 만담조 연설로 행사장의 흥을 돋우는 「품팔이」로 대신한다.그는 이날 기자에게 지난 93년부터 농협·국민은행등 10개 시중은행에서 적게는 4백만원,많게는 2천만원을 신용으로 대출받아 활동한 은행대출 내역자료를 스스로 공개했다. 이제 동정론에 기대보기로 생각을 바꾼 것 같다.그러나 아무리 처지가 어렵다고,또 설령 선물을 돌리는데 썼다고 해서 「검은돈」이 「흰돈」이 되는 것은 아니다.지역주민들은 한해를 걱정하며,한푼의 배상을 아쉬워하는 상황에서 그들의 이익을 대변해야 할 대표가 몰래 돈을 받아 사익을 채운 것은,그리고 한차례의 실언은 어떠한 구실로도 변명의 여지가 없다. 정치생명 연장을 위해 말을 바꾸는 우보다는 겸허한 속죄의 자성이 아쉽다.
  • 바우만과 승훈(외언내언)

    백혈병으로 시한부의 생명이 될지도 모르는 성덕 바우만군에게 골수기증 자원행렬의 열기가 대단하다.유전자가 일치하는 사람도 발견되어 곧 희망적인 소식이 들려올 것같으니 그 열성적인 성원이 결실을 맺을 것같다. 성덕군은 어려웠던 시절의 우리가 만든 한많은 아들이다.철없는 미혼모처럼,낳기는 했지만 키울수가 없어서 남의집 문전에 버려놓고 돌아섰던 「업동이」인 것이다.입하나도 힘겨울만큼 가난했던 그시절 그래도 「부잣집」에 들어가 호강이나 하며 잘살기를 바랐는데 느닷없이 불치병에 걸려 체질이 같은 육친들의 도움을 호소하게 된 것이므로 기나긴 줄을 서는 따뜻한 마음이 아름다운 일이기는 하다. 그렇기는 하지만 별로 오래되지도 않은 지난시절 가난을 핑계로 우리가 저질러온 부도덕한 행적을 지금와서 보아야 하는 일이 괴롭지 않은 것도 아니다.TV에 비친 성덕군이 자신을 낳아준 어머니이야기를 하던 대목은 가슴아팠다.작으마하고 가무잡잡한 황색 피부를 지닌 바우만청년은 「피치 못했을 어머니의 상황」을 이해할 것 같다면서 새까맣고 초롱한 눈을 웃으며 적셨다.원망도 한도,더구나 미움같은 것은 그림자도 안담긴 소년같은 미소를 담은 그 눈가의 물기는 진한 그리움이었다. 그 해맑은 눈을 위해서도 그를 살리려는 노력이 결실하기를 빈다.그와 함께 우리에게는 또다른 많은 『성덕군같은 생명』이 있음을 깨달아야 할 것같다.성덕군으로 해서 드러난 열띤 관심이 이들 「또다른 아들딸들」에게도 적용될수 있어야 하겠다. 지금으로서는 어머니가 한 호텔에서 청소일을 돕고 있다는 전승훈군이 대표적인 그런 생명이다.너무 어려워 우리가 낳은 아이도 남의집 대문앞에 강보째 버려야 했던 시절을 생각하며 「감상적인 속죄」로 기나긴 줄을 서는 우리.성덕 바우만군을 살리는 일도 중요하지만 지금 우리 품에 있는 자식을 잃지 않도록 마음쓰는 일도 중요하다.승훈군과 또다른 승훈군들 모두에게 관심을 보이는 성과도 거둬야 한다.
  • 「전씨 비자금」과 과거청산의 불가피성/김석준이대교수(시론)

    전두환씨가 대통령 퇴임 이후에도 천문학적인 거액의 비자금을 정치인은 물론 공직자와 언론인등에게까지 뿌렸다는 검찰발표와 언론의 보도는 모든 국민들에게 분노와 충격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군사반란과 내란의 수괴」혐의로 고향집에서 수사관들에 의해 서울로 압송되고 구속후 단식을 벌일 때 일부 국민들이 인간적으로 동정심을 보냈었다면 그것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가를 이번 사건이 잘 말해주고 있다.또한 그의 옛 부하들이 「골목성명」이나 골프모임에 떼지어 몰려다니며 위세를 과시하고 전씨 대신 감옥에 드나들 때 일부 언론과 국민들은 이들의 인간적인 의리를 부러워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던 것이 이들에게 얼마나 철저히 속았던 것인가를 이번 사건은 밝혀주고 있다. 전씨가 여론무마용으로 1백50억원을 언론인에게 건네고 여·야정치인 2백여명에게 5백억원을 뿌렸으며 자신의 경호실장이었던 장세동씨가 감옥에 다녀온 대가로 34억원을,그리고 안현태씨에게 10억원을,그리고 부하들과 골프모임을 가질 때마다 자신의 2년치 연금에 해당하는 2억원씩을 한번에 쓰는등 1천억원에 가까운 비자금을 사용해왔다는 검찰발표는 국민들을 아연실색케 하고 있다.만일 노씨와 전씨의 사건이 밝혀지지 않고 당초 그의 계획대로 금년 2월에 「원민정당」을 걸성하고 4·11총선 등에 참여하는 정치활동을 허용하였다면 나라의 장래가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만해도 끔찍한 일이다. 어떤 이는 그가 5·18특별법에 대한 위헌심판을 청구하였듯이 헌법이 보장한 결사의 자유에 따라 자기돈으로 정당을 자유롭게 만들고 정치활동을 할 수 있다고 강변할 수도 있을 것이다.과연 그러한가.그가 동원하여 사용하는 비자금이 자신의 돈인가.그는 12·12와 5·17의 두차례 쿠데타를 통해 헌법질서를 파괴하고 내란과 군사반란을 통해 국가권력을 장악하고 국가를 개인의 것으로 삼는 국가사유화를 통해 정치자금과 국가권력을 행사했던 사람이 아닌가. 이번 사건을 보면서 우리는 과거청산의 불가피성을 거듭 확인하면서 새로운 역사의 전개를 위해 각자 최소한 해야할 일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째,검찰은 어려움이 있더라도 전씨 비자금의 사용처를 철저히 추적하여 밝혀내야 한다.특히 5공신당의 창당과 관련하여 돈을 받았다는 2백여명의 정치인과 여론무마용으로 돈을 받았다는 언론인,공직자,야당 인사등의 명단과 액수를 밝혀야 한다. 둘째,여·야정당은 이 사건을 계기로 여기에 관련된 정치인들을 정계에서 추방하고 관련자들은 스스로 사퇴하는 용기를 보여야 한다.여·야정당의 색깔논쟁이나 보수경쟁이 얼마나 시대착오적이고 민족사에 죄악을 짓는 것인가를 냉철히 반성해야 한다.이 시대의 정치인들은 과거청산과 새역사 창조에 모든 노력을 집중하여 경쟁해야 할 때임을 깨달아야 한다. 셋째,언론도 이번 사건의 진상을 스스로 밝히는데 언론 특유의 능력을 발휘하여 언론의 명예와 품위를 지킴은 물론 언론본연의 기능을 회복해야 할 것이다.최근 벌이고 있는 「역사바로세우기」의 경우 언론도 주체적으로 언론 자신의 문제를 풀어야 할 것이다.5·17 이후 언론사 강제통폐합,언론인 숙정,5·6공 정당성 홍보도구로의 전락,살아남은 언론기관의 재벌화등이 비판받고 있는 만큼언론의 주체적이고 자발적인 과거청산과 역사바로세우기 노력이 있어야 한다. 넷째,전두환씨와 관련인사들의 민족과 역사에 대한 반성과 속죄가 있어야 한다. 쿠데타로 헌정을 파괴하고 5·18로 수많은 인명을 살상한 위에 국가권력을 장악하여 국가사유화와 부정축재를 일삼았다면 자숙하고 법의 심판을 겸허히 기다려야 할 것이다.백담사로 떠나면서 보였던 참회의 눈물이 위선이었음을 더 이상 폭로하지 말고 진실로 다시 참회하는 모습을 실천을 통해 입증하기 바란다. 우선 가장 시급한 일은 누구에게 얼마를 주었는지 명확히 밝혀 정계와 언론계등이 국민의 신뢰를 조속히 회복할수 있게 하는 일이다. 마지막으로 국민들은 더욱 냉철히 민주주의의 주인으로 당당히 서야하겠다.충격과 분노에서 벗어나 이성과 합리의 정치가 조속히 정착되도록 이번 선거부터 철저히 주인의 역할을 해야 한다.검찰과 언론,그리고 전씨가 밝히지 않더라도 누구가 관련되었을지를 주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이성을 회복해야 한다. 전씨와 관련된 사람이 누군지를 여당과 공직은 물론 야당과 언론계에서도 국민이 찾아 밝혀낼수 있을 것이다.시민단체와 야당 및 언론 스스로가 이 일을 맡을수도 있을 것이다. 과거청산을 보수의 이름으로 가로막거나 이성의 정치를 지역주의나 감성으로 대체하고자 하는 정치세력과 여론주도층의 활동을 철저히 김시하여야 한다.전씨 비자금은 과거청산 대상의 일부일 뿐이다.이 사건을 검찰과 전씨가 앞장서서 책임있게 밝혀야 한다.여·야당과 언론도 진상규명을 통해 스스로의 결백과 죄과를 밝혀야 한다.이에 대한 심판은 국민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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