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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통령까지 ‘엄벌’ 강조한 ‘여성 범죄’, 수사 의지 약하고 처벌도 경미(영상)

    대통령까지 ‘엄벌’ 강조한 ‘여성 범죄’, 수사 의지 약하고 처벌도 경미(영상)

    “이런 건 못 잡아요.” 2016년, 20대 여성 A씨는 자신의 사진이 성인 사이트에 떠다닌다는 얘기를 들었다. 가까운 친구가 “이거 너인 것 같다”면서 조심스럽게 알려왔다. 다른 사람의 나체에 자신의 얼굴이 합성된 사진 10여 장이었다. 그 밑으로 댓글들이 줄줄이 달렸다. ‘씨X년, 썅X’...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가슴에 칼을 꽂았다. 게시글 조회 수는 하룻밤 사이 1만 건을 넘어섰다. A씨는 사이트에 오른 사진을 캡쳐해 경찰서로 달려갔지만, 경찰들은 단호했다. “잡기 힘들어요. 어쩔 수 없어요. 안타깝지만 해결할 방법이 없어요.”그래서 A씨는 직접 잡았다. 가해자의 이메일 계정, 전화번호, 주소까지 알아내서 경찰서에 넘겼다. 하지만 경찰에선 가해자가 누구인지 끝내 알려주지 않았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 자신의 사진을 음란 사이트에 유포했는데, A씨는 그 사람이 누군지도 알지 못했다. ●‘홍대 누드모델’ 이전에 수천 건의 몰카가 있었다 최근 홍익대에서 회화과 수업 중 남성 누드모델을 찍어 인터넷에 올린 여성 모델이 구속된 뒤, A씨는 “억울하다”고 했다. “같은 피해자인데, 제 사건은 ‘못 잡는다’고만 하던 경찰이 이번에는 가해자를 일주일 만에 잡더니 포토라인에까지 세우는 모습에 환멸이 났어요.” A씨만 그런 게 아니다. 수사 당국이 여성이 피해자인 사이버 성폭력 범죄에는 미온적으로 대응하다가 이번 누드모델 사건은 ‘속전속결’로 처리했다는 지적은 온라인 곳곳에서 불거졌다.지난 11일 청와대 홈페이지 내 국민소통 광장 코너에는 ‘여성도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성별 관계없는 국가의 보호를 요청합니다’라는 청원이 게시됐고, 참여 인원은 일주일 만에 38만명을 넘어섰다. 19일에는 서울 혜화역에서 불법촬영 편파 수사를 규탄하는 시위도 열렸다. 다음 카페 ‘불법촬영 편파 수사 규탄시위’는 개설 닷새 만에 회원이 2만명을 돌파했다. 주최 측은 집회의 목적이 “사법 불평등과 편파 수사를 규탄하고 공정수사를 촉구하고 ’몰카‘ 촬영과 유출, 소비에 대한 해결책 마련을 요구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여성들의 분노가 확산하자 대통령까지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청와대 수석비서관·보좌관 회의에서 “몰카 범죄, 데이트 폭력 등은 여성의 삶을 파괴하는 악성 범죄”라면서 “수사기관이 더 중대한 위법으로 다루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통령까지 ‘엄벌’ 강조했지만 처벌 수준은 여전히 미약 이번 국민청원 외에도 상당수 온라인 사이트에서 여성들의 공감대를 얻으며 급속도로 불이 붙었다. 불법촬영 피해자 10명 중 9명이 여성이고 가해자의 98%가 남성이다. 그런데 여성 피해자들이 문제를 제기할 때는 방관하던 수사기관이 이번 사건에서 단기간에 피의자를 구속하고 피해자 2차 가해까지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점은 이례적이라는 게 주된 지적이다.몰카 범죄는 지난 10년간 전체 성폭력 범죄 중 가장 급격한 증가세를 보였다. 대검찰청의 범죄 분석 통계에 따르면 카메라 등 이용촬영 발생 건수는 2007년 564건이었지만, 지난해에는 6612건에 달하며 10배 이상 늘었다. 전체 성폭력 범죄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늘었다. 몰카 범죄는 2007년 전체 성폭력 범죄의 3.9%이다가 지난해에는 20%까지 증가했다.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 사용이 늘면서 생긴 변화다. 여성들의 분노와 달리 몰카 범죄 관련 경찰의 편파 수사는 근거가 없다는 반론도 있다. 대검찰청 범죄 분석에 따르면 2016년 몰카 범죄 발생 건수는 5249건이고, 그중 검거 건수는 4968건으로 검거율은 94.6%에 달했다. 하지만 검거율만으로 처벌 수준을 따질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몰카 범죄의 기소율은 2013년 53.6%, 2014년 43.7%, 2015년 32.2%로 해마다 점차 낮아져 왔다. 수사기관이 검거하더라도 실제 처벌은 미온적이라는 풀이가 나오는 이유다. 몰카 범죄와 비슷하지만 법적으론 포함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A씨 같은 경우가 그렇다. 다른 사람의 나체 사진에 얼굴만 합성한 음란물은 현재 몰카 범죄 같은 성폭력이 아니라 음란정보 유통죄와 명예훼손으로만 처벌할 수 있다. 온라인에서 사이트만 바꿔 가며 무한 복제되기 때문에 피해자가 범죄 사실을 인지하기조차 힘든 상황이다. 몰카 범죄 검거율 자체는 높지만, 아예 집계되지 않는 유사 범죄가 훨씬 많다는 뜻이다.몰카 범죄에 대한 처벌이 약하다는 점도 문제다. 한국여성변호사회에서 2012년 10월부터 2015년 4월까지 몰카 범죄로 인해 형이 선고되거나 확정된 1심 판결 216건을 분석한 결과, 벌금형이 약 68%(147건)로 판결 대부분을 차지했다. 집행유예 17%(36건), 실형 9%(20건), 선고유예 5%(11건) 등이 뒤를 이었다. 벌금형이 나온 사건 중에선 300만원 이하가 77%(113건)이었다. 2차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불특정 다수의 피해자가 생길 수 있는 범죄인데도, 상당수가 비교적 가벼운 벌금형에 그쳤다는 뜻이다. 특히 가해자가 초범이거나 학생인 경우 수사단계에서 합의하는 경우도 많다. 2015년 의학전문대학원 학생이 여성 183명의 치마 속을 찍어 적발됐지만, 검찰로부터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게 대표적인 예다. 당시 몰카 영상과 사진이 500여 개 발견됐는데도 검찰은 ‘잘못을 반성하고 있고 우발적인 범죄’라면서 피의자를 재판에 넘기지도 않았다. 지난해에는 현직 판사가 지하철에서 휴대폰으로 여성의 신체를 찍다가 현행범으로 체포됐으나 벌금 300만원의 약식명령에 그쳤다. 약식명령은 혐의가 무겁지 않은 사건에서 공판 없이 벌금·과료 등을 내리는 절차다. 사법부가 엄정히 법을 집행하고 공정한 판결을 내리지 않는다는 불신을 스스로 만든 사건으로 평가된다. ●시청도 범죄... 불법촬영 소비하는 당신부터 바뀌어야 한다 여성들의 불만이 큰 데에는 촬영된 몰카 영상, 사진 등을 거리낌 없이 소비하는 온라인상의 행태도 한몫한다.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한 ‘남초’ 커뮤니티에서 ‘국산 유출 야동 봐도 된다 vs 안된다’라는 설문조사가 진행됐는데, 피해자가 자살했다는 사례가 첨부되었는데도 52.02%의 응답자가 봐도 된다는 항목에 응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7일 유명 유튜버 양예원씨가 피팅모델 아르바이트 당시 당했던 성추행 피해를 고백하고 나서자, 한 해외 성인 사이트에는 이전에 몰카 논란이 불거졌던 ‘항공대’와 함께 ‘양예원’, ‘출사’ 같은 검색어가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결국 각종 불법 촬영물을 이용한 사이버 성폭력을 근절하기 위해선 아무런 죄의식 없이 해당 영상이나 사진을 내려받아 보는 사람들의 의식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다.지난해 부산경찰청에서 추진했던 ‘스탑 다운로드킬’(Stop Downloadkill) 프로젝트는 인식을 개선하는 한 예다. 경찰은 몰카를 연상시키는 ‘모텔 편’, ‘지하철 편’ 등 다양한 영상을 만들었는데, 후반부에 영상 속 여성이 갑자기 귀신으로 변하고 “몰카에 찍힌 그녀를 자살로 모는 것은 지금 보고 있는 당신일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뜬다. 국내 파일공유 사이트 23곳에 올라간 영상 170개는 2주간 2만 6000건이나 다운로드됐는데, 이 경고 영상이 퍼지면서 이후 몰카 유통량은 최고 11% 감소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현재 청와대 국민소통 광장에도 ’디지털 성범죄 (불법 촬영물) 시청자도 처벌하는 법을 만들어 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와 있는 상태다. “정말 못 잡는 줄만 알았는데, 안 잡는 거였어요.” A씨는 피해 당시 고소장도 쓰지 않았다. 시간 내서 경찰서를 들락거려도 ‘어차피 못 잡는다’고만 해서 포기했다. 억울하고 화가 나도 그냥 법이 그런 줄로만 알았다. “길 가다 우연히 살해당하는 것만이 여성 혐오가 아니다, 우리는 매일매일 이렇게 살아가고 있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어요.” A씨의 말이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2년 내 핵폐기’ 종료시점 정하고 핵무기 해외반출·일부 北서 해체

    ‘2년 내 핵폐기’ 종료시점 정하고 핵무기 해외반출·일부 北서 해체

    백악관이 16일(현지시간) 북한의 비핵화 해법으로 제시한 소위 ‘트럼프 모델’에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이 모델이 위기를 모면하는 수사가 아닌 실체가 있는 로드맵으로 봤다. ‘빠른 비핵화 속도’와 ‘확실한 검증’을 원칙으로 역사상 여러 국가의 핵포기 사례를 부분별로 차용하고 발전시켜 미국이 새로운 북한의 비핵화 모델을 구성하는 중이라고 분석했다.리비아 모델은 카다피 정권이 2003년부터 2년 이내에 핵무기 개발을 포기한 뒤 제재 해제라는 보상을 받은 사례다. 속전속결, 완전한 핵물질·핵시설의 미국 반출 후 보상이 핵심이다. 하지만 북한은 이미 핵무기 완성을 선언할 정도로 고도화돼 리비아처럼 단번에 모든 핵물질·핵탄두·핵시설 등을 처분하기 힘들다. 핵무기 폐기 후에도 마음만 바꾸면 핵무기 재생산에 동원할 수 있는 과학자 및 전문가가 1만명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미국이 제재만 해제하고 체제안전보장을 제공하지 않아 카다피는 반군에 살해됐다. 미국은 핵폐기 속도를 앞당기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 임기인 ‘2년 내 핵폐기’ 등 핵폐기 종료 시점을 정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북한이 이에 대해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또 북한은 핵탄두만 12~60개, 수백기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돼, 대부분은 카자흐스탄 사례처럼 해외로 반출하고 일부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사례처럼 내부 해체하는 방안이 예상된다. 카자흐스탄은 1992년부터 1996년까지 핵무기 1000여기를 러시아에 넘겼고, 남아공은 1990년부터 1년간 핵탄두를 스스로 폐기했다. 북한의 비핵화 사찰과 검증은 역대 가장 강력했던 이란 핵합의 사례가 참조될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전면안전조치협정(CSA·핵물질과 저장시설 모니터)과 추가의정서(AP·연구시설 및 해당국 동의하에 의심지역 사찰)를 뛰어넘는 AP+를 진행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지목한 의심시설에 대해 이란이 사찰을 거부하려면 24시간 이내에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대북 사찰 주체 역시 핵무기 해체 부분까지 연결하려면 이란과 비슷한 ‘P5(핵보유국)+1’(미국·중국·러시아·영국·프랑스+한국)이 유력한 상황이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사설] 北 비핵화하면 흑묘든 백묘든 성장 전망 밝다

    북한이 미국과 담판을 벌여 핵을 버리는 대신 취하고자 하는 것이 봉쇄된 무역의 재개, 외부의 경제 지원과 투자를 가능하게 하는 제재 해제다.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가 지난달 20일 핵과 경제의 병진노선 중 핵을 포기하고 향후 추구하겠다고 선택한 것이 경제 발전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다시는 인민의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북한을 정상 국가로 만들어 경제 발전을 이루고 인민 생활을 풍족하게 하며, 국제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 올라서게 하겠다는 약속인 것이다. 김 위원장의 이런 원대한 계획을 이루는 데 핵은 수단이기도 했지만 장애물이기도 했다. 북한의 비핵화 결단은 그런 맥락에서 이뤄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김 위원장 결단의 진정성을 이해하고 정전 이후 첫 정상회담을 하는 데 주저하지 않은 것이다. 북·미 막후 협상의 주역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북한의 비핵화 이후 미국 민간 기업의 대대적인 대북 투자를 암시하고 있다. 미국 기업의 투자야말로 제재의 완벽한 해제를 의미하며 북한의 잠재적인 가능성에 눈독 들이는 세계의 자본을 북한 곳곳에 끌어들이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다. 중국의 개혁·개방을 이끈 지도자 덩샤오핑은 1979년 미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뒤 ‘흑묘백묘론’을 폈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되듯 자본주의든 공산주의든 중국 인민을 잘살게 하면 제일이라는 뜻이다. 지금 북한이 처해 있는 상황이 바로 그때와 비슷하다. 김 위원장이 집권하면서 경제개발구법을 제정해 만든 경제특구가 20개를 넘었다. 경제특구의 요체는 외국 자본이다. 제재가 풀리고 자본이 들어가 북한 경제 동맥에 대규모 ‘수혈’을 단행하면 순식간에 두 자릿수의 경제성장이 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한국은행이 그제 낸 북한 경제 분석 보고서가 흥미롭다. 북한이 20년간 제한적인 개방이지만 그를 통해 얻은 무역이익이 실질소득의 최대 4.5% 수준에 달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북한이 비핵화를 하고 본격적인 개방에 나서면 상당한 경제적 편익을 얻는다는 결론을 내린다. 한은 분석이 아니더라도 2016년 성장률이 우리보다 1.0% 높은 3.9%를 기록한 북한이었다. 제재가 풀려 무역이 활성화되고 국제사회 돈이 들어가면 250억 달러인 북한 국내총생산(GDP)이 우리의 고도성장기를 방불케 하는 비약적 확대를 이룰 것이라는 예상은 어렵지 않다. 이런 것들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속전속결의 비핵화다. 김 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지도부가 충분히 이런 점을 인식하고 있을 것이다. 14일부터 중국을 방문 중인 ‘친선 참관단’도 제재 해제를 염두에 둔 행보로 보인다. 개방이 중국식이든, 베트남식이든, 외국 돈이 자본주의의 한·미·일 것이든, 사회주의의 중국 것이든 북녘의 2500만을 잘살게 하는 것이라면 북한의 미래는 밝다.
  • 19일 ‘홍대 모델 몰카’ 편파수사 규탄 대회... 여성만 참가 가능

    19일 ‘홍대 모델 몰카’ 편파수사 규탄 대회... 여성만 참가 가능

    경찰이 불법촬영 사건을 피해자 성별에 따라 편파적으로 수사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의 집회가 오는 19일 서울 혜화역 인근에서 열린다.15일 다음 카페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 운영진은 19일 오후 3시부터 오후 7시까지 혜화역 2번 출구 앞 인도에서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 시위’를 열겠다고 밝혔다. 서울 혜화경찰서에 따르면 주최 측은 참가인원을 1000명으로 신고했다. 애초 강남역이나 광화문이 후보로 거론됐지만 이들 지역엔 이미 다른 집회 또는 공연이 예정돼있거나 공간이 협소해 혜화역으로 장소를 정했다고 주최 측은 밝혔다. 운영진은 “이전 시위 참여 수요조사에 약 1만2000명의 여성이 답했고 그중 70%가 참여할 수 있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운영진은 집회 당일 광주·부산·대구·대전에서 출발하는 버스를 운영할 예정이다. 주최 측은 생물학적 여성만 해당 시위에 참여할 수 있다고 못박았다. 드레스코드는 ‘여성의 분노를 보여주자’는 의미에서 빨간색으로 정했다. 집회 비용은 800만원 상당의 후원금으로 충당한다. 주최 측은 집회의 목적이 “사법불평등과 편파수사를 규탄하고 공정수사를 촉구하고 ‘몰카’ 촬영과 유출, 소비에 대한 해결책 마련을 요구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수사당국이 불법촬영 사건에 있어 가해자와 피해자의 성별에 따라 ‘성차별 수사’를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최근 경찰이 ‘홍익대 남성 누드모델 몰카’를 인터넷에 유포한 혐의로 안모씨(25· 여)를찾아내 구속하자, 일각에서는 피해자가 남성이어서 속전속결로 적극적인 수사가 이뤄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여성이 피해자인 대부분 불법촬영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가 이보다 미온적이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이주민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지난 14일 “(홍대 남성 누드모델 몰카 사건은) 범행 장소나 참여한 사람이 특정됐던 사안”이라며 “성별에 따라 (수사) 속도를 늦추거나 빨리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해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6·12 북미 정상회담] 美, 북핵 분해해 미국에 ‘봉인’… 2년 내 완벽한 비핵화 끝낸다

    [6·12 북미 정상회담] 美, 북핵 분해해 미국에 ‘봉인’… 2년 내 완벽한 비핵화 끝낸다

    북·미 정상회담을 한 달가량 앞둔 가운데 미국이 주장하는 비핵화 로드맵의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오는 23~25일 풍계리 핵시험장을 폐기한 뒤 현재 보유한 핵무기·핵물질을 분해해 미국으로 이전하는 방식이다. 핵물질을 생산하는 시설도 제거된다. 생화학무기 폐기 및 북한 내 핵과학자 관리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한마디로 ‘완벽한 비핵화’다. 핵심은 속도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임기인 2020년까지 북한의 비핵화와 대북 체제안전보장(북·미 관계 정상화, 평화협정) 교환을 마치겠다는 것이다.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3일(현지시간) ABC방송 인터뷰에서 밝힌 ‘비핵화 빅딜’은 핵탄두·핵물질 반출, 핵시설·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대한 개방적 사찰, 핵폭탄 원료인 플루토늄·고농축우라늄 재처리 능력 제거, 생화학무기 폐기 등 네 가지다. 북한이 23~25일 실시하겠다고 밝힌 풍계리 핵시험장 폐기까지 감안하면 이미 보유한 ‘과거핵’과 ‘미래핵’을 모두 없애는 조치다. 또 폐기된 핵을 미 테네시주 오크리지로 가져간다는 것은 미국이 직접 2020년까지 북한 핵무장을 해제하겠다는 뜻이다. 윤곽이 드러난 북한의 비핵화 모델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모델이다. 속전속결이라는 점에서는 리비아식과 비슷하고, ‘완성 핵무기’를 반출한다는 점에서 리비아식 및 카자흐스탄식과 흡사하며, 개방적 사찰은 이란식과 맥을 같이한다. 리비아는 2003~2004년 고농축우라늄 생산에 필요한 원심분리기를 반출하는 식으로 2년 내에 비핵화를 마쳤다. ‘선(先) 핵포기 후(後) 보상’의 속전속결형으로 불린다. 카자흐스탄은 1992년부터 1996년까지 핵무기 1000여기를 러시아에 넘기는 식으로 비핵화를 진행했다. 이란은 전면안전조치협정(CSA·핵물질과 저장시설 모니터)과 추가의정서(AP·연구시설 및 해당국 동의하에 의심 지역 사찰)를 뛰어넘는 AP+를 진행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지목한 의심시설에 대해 이란이 사찰을 거부하려면 24시간 이내에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북한이 아직 구체적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미국은 핵물질·ICBM 은닉 우려 때문에 개방적 사찰이 필수라는 입장이지만 북한은 ‘영토 주권’을 주장할 수 있다. 또 북·미가 빅딜을 시사하고 있지만 북한이 주장하는 ‘단계적·동시적 조치’와 미국의 ‘선 핵포기 후 보상’ 이견이 어느 선에서 봉합될지도 관건이다. 핵무기와 ICBM을 제외한 생화학무기,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단거리미사일 등은 다음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이 아니라 향후 별도의 남·북·미 군축회담을 통해 본격적으로 협의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만명 규모의 북한 핵·미사일 전문가에 대한 관리는 중장기 과제로 꼽힌다. 파키스탄 핵개발에 기여한 압둘 카디르 칸 박사가 이란, 북한, 리비아 등에 고농축우라늄 제조에 필요한 원심분리기 기술을 전수한 사례가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완전한 핵폐기에 대한 보상을 언급하면서 북·미 간 빅딜이 예상보다 구체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비핵화 보상책으로는 대북 체제안전 보장과 경제제재 완화, 국제기구의 대북 융자 지원, 미국 민간 자본 투자 등이 예상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미국이 신속한 핵반출을 언급할 정도면 이미 북한에 구체적인 경제제재 완화 방안을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며 “볼턴 보좌관은 협상용 ‘채찍’을, 폼페이오 장관은 ‘당근’을 언급해 역할 분담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北 핵무기 조기반출·美 제재 완화… 핵 완전폐기 빅딜론 탄력

    北 핵무기 조기반출·美 제재 완화… 핵 완전폐기 빅딜론 탄력

    과거 단계별 보상 패키지 대체 北 비핵화 진정성 확인 의도 “양측 긍정적 분위기로 논의중” 폼페이오 방북 동행 미국 관리 “트럼프 첫 임기 2020년까지 北 완전화 비핵화 가능하다” 최근 북한을 방문했던 미국 관료가 1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임기 내인 2020년까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다음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공동 선언을 통해 2020년을 비핵화의 완성 시점으로 못박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브라이언 훅 미 국무부 선임 정책기획관은 이날 PBS 방송 인터뷰에서 ‘불가역적 비핵화는 얼마나 걸리나. 트럼프 행정부의 첫 임기 4년이 끝날 때까지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그렇다. 가능하다”고 답변했다. 이어 “그것(비핵화 마무리)은 정말로 북한 사람들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훅 기획관은 국무부 내 최고의 핵협상 전문가로 지난 9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두 번째 북한 방문을 수행했던 인물이다.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가 ‘첫 임기 내’에 가능하다고 비핵화의 구체적 시간표를 명시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북한이 조속한 비핵화에 나선다면 한국에 버금가는 번영을 이룩하도록 협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훅 기획관은 또한 “우리의 정책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북한의 비핵화(CVID)”라며 “이것이 북·미 정상이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논의할 대상”이라고 말했다. 비핵화 대가로 어떤 보상을 줄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미국은 북한과 그 주민들을 위해 기꺼이 매우 밝은 미래를 제공할 의향이 있다”면서 “그러나 이것은 그들이 핵 프로그램을 폐기한다는 ‘매우 큰 가정법’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미국이 속전속결식 일괄 타결 프로세스를 강조하면서 북핵 문제의 해결 시점이 2020년으로 수렴될 것이라는 전망은 꾸준히 제기됐다. 2021년 1월 첫 번째 임기를 만료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11월 대선을 치르게 된다. 일본 주간지 니케이아시안리뷰는 “미국은 2020년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 승리를 가져올 2년의 일정표를 제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2020년은 핵·경제 병진 노선에서 경제 총력 노선으로 방향을 튼 북한의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이 종료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미가 2005년 당시 9·19 공동성명처럼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한다는 큰 목적에 동의하고 그 시기는 향후 2년 정도인 2020년까지 완료하겠다는 최종 시한까지 논의를 마쳤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관건은 미국의 대북 제재 해제 시점인데 이 문제에 대해서는 논의가 계속 진행 중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위해 활용하려면 2020년 여름 정도까진 (북한의 비핵화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트럼프 입장에서는 2020년 여름이 마지노선이고 그 이후로 넘어가면 극적 효과가 줄어든다”고 말했다. 북·미 간에는 북한이 핵탄두와 핵물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일부를 정상회담 이후 수개월 내에 국외 반출하고 미국은 그 대가로 대북 제재를 완화하는 방안도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 중단뿐 아니라 ‘보유 핵’ 폐기 문제까지 의제에 올리겠다는 구상이다. 그동안 단계적·동시적 조치를 요구해 온 북한에 핵 폐기의 최종 단계라 할 수 있는 보유 핵 폐기 문제를 제시하며 완전한 비핵화의 진정성을 확인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2005년 남북한과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6자회담 참가국들이 마련한 9·19 공동성명은 핵 동결과 불능화 단계의 합의를 각각 만들어 ‘행동 대 행동’으로 이행하는 식으로 과정을 진행했지만, 핵 신고 내용에 대한 검증 단계를 넘어서지 못해 비핵화의 최종 단계인 보유 핵 문제는 합의서조차 만들지 못했다. 이에 따라 미국이 보유 핵무기 폐기 문제를 북·미 정상회담의 의제로 전면 배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러나 핵탄두 등의 조기 반출 요구에 대한 북한의 구체적인 반응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을 계기로 북·미 양측이 긍정적인 분위기로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북한의 반응이 부정적이지는 않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홍대 누드몰카 편파수사 규탄시위 열린다...국민청원 20만명 돌파

    홍대 누드몰카 편파수사 규탄시위 열린다...국민청원 20만명 돌파

    홍익대에서 회화과 수업 중 남성 누드모델을 찍어 인터넷에 올린 여성 모델이 구속된 가운데, 여성이 피해자인 불법촬영 범죄에도 수사 당국이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을 촉구하는 시위가 19일 열린다.지난 10일 개설된 다음 카페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에는 13일 오후 2시 기준 약 1만 5000명의 여성들이 가입했다. 해당 카페는 여성만 가입할 수 있게 설정돼 있다. 시위는 19일 서울 시내에서 열릴 예정이며 드레스코드는 여성의 분노를 상징하는 빨간색으로 정해졌다. 카페 운영자는 “몰카 범죄에 대한 이중적인 태도 때문에 시위를 계획했다”면서 “우리는 항상 몰카범죄에 노출돼 있고 신고를 하더라도 솜방망이 처벌은 물론 수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매우 부당한 일이고 더 나아가 여자들을 곤경에 빠뜨리는 일”이라며 “수많은 남성 가해자들이 제대로 처벌을 받아 상처를 받는 일이 줄어들도록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사 당국이 여성이 피해자인 불법촬영 범죄에 지나치게 미온적으로 대응해왔다는 논란은 지난 10일 홍대 누드모델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마포경찰서가 여성 모델 안모씨(25)를 용의자로 특정해 입건하면서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지난해 11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출받은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불법촬영 검거 인원 중 남성은 1만 5662명으로 98%를 차지했으며 여성은 총 359명으로 2%에 그쳤다. 반면 같은 기간 불법촬영 범죄 피해자 2만 6654명 중 여성은 2만 2402명으로 84%에 달했다. 남성은 600명으로 2.3%를 차지했다. 불법촬영 범죄의 가해자 대부분이 남성, 피해자 대부분이 여성인 상황에서 이번 사건의 피의자 입건부터 구속까지 수사 과정 전체가 ‘속전속결’로 이뤄지는 것은 물론, 피해자 2차 가해도 수사 당국이 적극 대처하는 점은 이례적이라는 것이다. 이를 증명하듯 지난 11일 청와대 홈페이지 내 국민소통 광장 코너에는 ‘여성도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성별 관계없는 국가의 보호를 요청합니다’라는 청원이 게시됐고, 참여 인원은 이틀 만에 청와대가 공식 답변을 주기로 한 인원인 20만 명을 넘어섰다. 해당 청원의 게시자는 “피해자가 여성이기 때문에 아무렇지 않게 넘어가고 피해자가 남성이기 때문에 재빠른 수사를 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여성과 남성 둘 다 동등한 대한민국의 국민이기 때문”이라며 “누구나 범죄를 저질렀다면 벌을 받고 누구나 피해자가 되었다면 국가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대한민국을 절실히 바란다”고 밝혔다. ‘위장·몰래카메라 판매금지와 몰카범죄 처벌을 강화해주세요’라는 청원 역시 지난 3월 22일 등록된 후 한 달 만에 20만명 이상 참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북·미 ‘만족한 합의’는 완전한 비핵화여야

    CVID, 체제보장 빅딜 순조로운 듯 로드맵 디테일과 이행 기간이 관건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 날짜와 장소가 확정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어제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나의 매우 기대되는 만남은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다”고 전격적으로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재방북해 억류돼 있던 한국계 미국인 3명과 함께 귀국한 직후다. 폼페이오 장관이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 회담 날짜와 장소를 최종 결정한 뒤 트럼트가 승인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남북·미 회담을 염두에 두고 희망했던 판문점이 제외된 것은 아쉽다. 싱가포르로 최종 확정한 것은 북한과 미국 어느 쪽에서 볼 때도 중립지대이고 상대방 수도에서 정상회담을 갖는 부담을 피하자는 의도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관영매체는 이례적으로 폼페이오 장관이 김 위원장과 만난 사실과 함께 북·미 정상회담 보도를 시작했다. 조선중앙TV는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구두 메시지를 전해 듣고 “대통령이 새로운 대안을 가지고, 조미 수뇌상봉에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데 대해 사의를 표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폼페이오 회담에서 “만족한 합의를 봤다”고 덧붙였다. 우리는 북한 매체가 밝힌 ‘만족한 합의’에 주목하고자 한다. 폼페이오 장관과 김영철 부위원장이 서로를 치켜세운 것으로 미뤄 보면 미국이 요구하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와 북한이 바라는 불가침 약속, 북·미 수교 등 체제보장의 빅딜이 순조롭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의 지난 8일 발언은 대북 비핵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으로 이해된다. 그가 북한에 요구한다는 1992년 남북 비핵화 공동선언에는 ‘핵무기를 시험, 제조, 생산, 접수, 보유, 저장, 배비(配備), 사용하지 아니한다’와 ‘핵에너지를 오직 평화적 목적에만 사용하고 핵 재처리시설과 우라늄 농축시설을 보유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있다. 김 위원장이 핵무기와 핵물질은 물론 핵시설을 폐기하고 검증하는 데 동의하고, 그 시한도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2년 이내로 설정했다면 이상적인 비핵화 프로세스라고 볼 수 있다. 미국은 이란 핵합의가 불완전하다며 탈퇴를 결정했다. 이런 핵합의 파기를 목도한 김 위원장이 ‘만족한 합의’를 했다고 평가한 정도라면 북·미 정상회담은 성공이 보장된 세기적인 회담이라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남은 것은 비핵화·체제보장 로드맵에 관한 디테일, 비핵화 기간이다. 미 정보기관이 파악하고 있는 핵무기와 핵물질, 핵시설 외에 북한이 숨겨 둔 핵을 얼마나 내놓을지가 관건이다. 또한 과거에도 경험했듯 속전속결로 비핵화와 체제보장 약속을 진행하지 않으면 악마와도 같은 장애, 방해가 돌출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도사리고 있다. 북·미 중재자로서 우리의 역할이 비핵화 입구부터 출구까지 전 과정에서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 트럼프·김정은, 비핵화 시한·검증방법 ‘통 큰 합의’ 이룰까

    트럼프·김정은, 비핵화 시한·검증방법 ‘통 큰 합의’ 이룰까

    ‘파격적 결단, 노련한 수싸움’을 공통적으로 겸비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비핵화 담판이 5월 하순 판문점에서 개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북·미 정상회담의 장소·일시가 윤곽을 드러내면서 양측이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남북 정상회담 ‘판문점 선언’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명시된 만큼 미국의 비핵화 원칙인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에는 양측이 어느 정도 공감대를 이뤘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미국의 리비아식 속전속결형 해법과 북한의 단계적·동시적 접근법을 절충해 비핵화 시한을 도출하고 핵무기 등 사찰·검증 방법을 정하는 일이다. 또 비핵화 단계에 따라 미국이 어느 시점에 대북 경제 제재를 풀지가 북한의 가장 큰 관심사인 만큼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1. 비핵화 완료 시한 美 리비아식·北 이란식 비핵화 선호 시간끌기 막는 1~2년 절충안 거론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5월 하순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이뤄질 비핵화 로드맵 협상에서 미국의 리비아식 ‘속전속결형 해법’과 북한의 ‘단계적·동시적 조치’를 둘러싸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팽팽한 기싸움이 예상된다. 1일 북핵 외교가에 따르면 국제사회에서 통용되는 비핵화 정의인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와 협상 방식인 ‘일괄타결’은 어느 정도 타협점이 보이는 상태다. 일괄타결은 북한의 비핵화와 미국이 보상으로 북한에 제공할 체제안전보장(평화협정, 북·미 관계 정상화)을 단번에 타결하는 방식이다. 남은 쟁점은 실행 단계다. 미국의 리비아식은 먼저 북한이 핵폐기를 하면 검증한 뒤 보상 조치를 하겠다는 것이다. 반면 북한의 단계적·동시적 방식은 단계를 나눠 비핵화와 보상을 동시에 주고받는다. 리비아식이라고 해서 아예 단계가 없지는 않지만 북한의 방식이 더 세분화된다. 하지만 미국은 2003~2008년 6자회담에서 북한이 단계를 늘리는 시간 끌기 전술을 쓰면서 핵무기 개발 시간만 벌었다고 본다. 다만 리비아는 핵무기 개발을 추진하는 단계였지만 북한은 핵무기 완성을 선언했고 미 본토를 겨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완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차이가 있다. 리비아처럼 핵물질을 한번에 반출하고 단번에 검증하기는 힘들다는 뜻이다. 최근 미 정가에서 나오는 절충안은 1~2년의 비핵화 시한을 못박는 것이다. 북한이 주장하는 단계적 접근이지만, 시간 끌기는 막는 방식이다. 다만,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서는 시한이 2년 6개월을 넘을 것이라고 지적한 것처럼 비핵화 시한을 두고 양측의 줄다리기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판문점 선언’에 명시된 ‘핵 없는 한반도’에 미국의 핵우산·핵항모 등 전략핵이 포함될지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미국은 1992년 체결된 남북기본합의서를 준용하자는 입장이다. 합의서는 핵무기, 우라늄 농축, 플루토늄 재처리 등을 포기하는 내용인데 남북이 체결 당사자로 미국은 제외된다. 2. 비핵화 검증 방법 美, 미신고 핵활동도 사찰 요구할 듯 미사일·생화학무기 포함 여부 관건 5월 하순에 열릴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로드맵과 함께 비핵화 검증 방법도 구체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북한의 국제원자력기구(IAEA) 복귀와 핵확산금지조약(NPT) 재가입에는 큰 무리 없이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 쟁점은 검증 강도와 사찰 범위에 미사일 및 생화학무기를 포함할지 여부 등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1992년 모든 평화적 핵활동하에 있는 핵물질 검증을 위한 전면안전조치협정(CSA)을 맺으면서 NPT에 가입했으나 2차 북핵 위기로 2003년 탈퇴했다. CSA는 북한이 전체 핵물질을 신고하면 IAEA가 사찰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실제 플루토늄 신고량과 IAEA의 추정치 간에 중대한 불일치가 발견됐다. 또 그동안 40~50㎏의 플루토늄을 추출한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은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추출된 플루토늄 양은 추정이 가능하지만 고농축우라늄(HEU)은 기술적 확인이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번 협상에서 미국은 검증 강화를 위한 협정인 추가의정서(AP)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언제, 어디든 확인할 수 있도록 미신고 핵활동 등 신고 대상과 사찰권한을 강화하는 것이다. 북한이 국토 주권 문제로 받아들일 수 있는 상황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수용할지가 관건이다. 미국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같은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미사일, 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를 검증 대상에 포함할 수 있다. 이 경우 북한 전역에 산재된 미사일과 발사대 등을 모두 사찰하는 과정이 추가된다. 핵물질만 해도 사찰 범위가 넓어 미국이 원하는 속전속결 비핵화가 가능할지 의문이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영변 지역의 핵 관련 시설만 400개, 북한 전체로 2000개에 이르기 때문에 2년 내 사찰은 어려울 수 있다”며 “물론 단번에 전부 폭파시키면 되지만 해당 지역의 치유·복원이 힘들기 때문에 결국 핵물질을 해외로 반출하는 선에서 마무리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3. 대북제재 해제 시점 北 “비핵화 로드맵 맞춰 제재 완화” 美 “핵폐기 확인 후 경제원조 가능” 국제사회의 강화된 대북 제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밝히면서 북·미 정상회담에 나서는 주요 이유다. 김 위원장이 천명한 경제건설 총력을 위해서는 제재 완화가 필수다. 하지만 미국은 비핵화 이전에 대북 제재를 풀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있어 북·미 간 어느 선에서 타협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유엔 회원국 내 소득이 있는 북한 노동자 전원을 2년 내에 북한으로 송환하도록 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2397호(2017년 12월 채택)가 풀리면 분명한 제재 완화 조치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27일 남북 정상 간 ‘판문점 선언’에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설치, 남북 철도 연결 등 경제협력(경협)을 위한 포석들이 포함됐다. 현재 북한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는 대북 제재는 안보리 결의 2397호다. 달러를 벌어 오던 해외 노동자들의 강제 송환으로 돈벌이 통로가 막히고 있어서다. 한 대북 소식통은 “북한은 정상국가화를 통해 트럼프타워, 맥도날드 등 미국 자금 투자까지 원할 정도”라며 “빠른 경제 제재 완화를 위해 북한이 통 큰 비핵화 결단을 내릴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따라서 북한은 비핵화 로드맵에 맞춰 제재 완화 로드맵을 구축하는 방안을 북·미 정상회담 석상에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안보리가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대북 제재뿐 아니라 미국의 독자 대북 제재도 한꺼번에 풀기가 쉽지 않다. 미국은 특히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전에 대북 제재를 풀 마음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 다녀온 비행기는 180일 내에 미국에 들어오지 못한다’ 등 대통령 행정명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뜻대로 폐지할 수 있지만, 대북 제재법 등은 미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평화협정 체결 과정에서 테러지원국 제재, 적성국교역국 제재, 인권탄압국 관련 제재 등이 단계적으로 완화 또는 해제되려면 결국 북한이 비핵화에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 판문점 선언 조속 이행·군사적 신뢰 구축 ‘속전속결’

    남북 정상회담 직전 대북 확성기 방송을 선제적으로 중단했던 군 당국이 대북 확성기 철거도 1일부터 선제적으로 단행한다. 이는 남북 정상 간 ‘판문점 선언’에 명시된 대로 상대방에 대한 적대행위 중지를 조속히 이행하는 차원으로 보인다. 국방부 최현수 대변인은 30일 정례브리핑에서 “5월 1일부터 대북 확성기 철거를 시작한다”고 밝힌 뒤 “판문점 선언을 준수하는 행동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군 안팎에서는 5월 중 열릴 남북 장성급회담의 주요 의제 가운데 하나로 대북·대남 확성기 철거 문제가 대두될 것으로 예상했다. 최 대변인은 “군사적 신뢰 구축을 위한 초보적인 단계로서 가장 쉽게 시작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서 먼저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판문점 선언 이행과 관련한 다양한 조치들이 장성급 회담과 무관하게 단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측의 확성기 철거 호응 및 대남 전단 살포 중단 선언 등이 예상 가능하다. 무인기나 잠수정 도발 중단 선언도 나올 수 있다. 이런 선제적 조치와 상대 측의 호응은 군사적 신뢰 구축을 한층 앞당기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박홍환 선임기자 stinger@seoul.co.kr
  • ‘비핵화 시한 조율’ 관건… 北 “단계적·동시적” 美 “속전속결”

    ‘비핵화 시한 조율’ 관건… 北 “단계적·동시적” 美 “속전속결”

    27일 2018 남북 정상회담의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에서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명시(명문화)되고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하면서 향후 비핵화 로드맵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남북 정상이 비핵화 로드맵의 ‘길잡이’로서 충분하고 분명한 성과를 거두면서 이제 공은 5~6월 중 열릴 북·미 정상회담으로 넘어갔다.우선 비핵화 일괄타결 및 단계별 시행방식에는 북·미 간에 큰 이견은 없어 보인다. 비핵화와 북한의 체제안전보장(북·미 관계 정상화, 평화협정)을 교환하는 방안을 한 번에 타결하되, 실제 실행단계에서는 북·미가 단계별로 서로 주고받는 식이다.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비핵화 협상 조건인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enuclearization) 중 ‘완전한 비핵화’(Complete Denuclearization)를 확인하면서 분위기가 일단 긍정적이다. 북·미 정상은 그러나 비핵화 시한, 비핵화 범주, 비핵화 방식 등에 대해 구체적 합의를 이뤄내야 한다. 북한은 ‘단계적·동시적 조치’를, 미국은 ‘속전속결형 비핵화’를 원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2003년부터 시작했던 6자회담(남·북·미·중·일·러)에서 북한이 보여 준 소위 ‘살라미 전술’(의제를 최대한 잘라 보상 극대화) 등 시간 끌기 전술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북한의 비핵화 시한이 이번 비핵화 로드맵에서 중요한 이유다. 미국은 조속한 비핵화를 위해 최대 2년의 시한을 두길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문정인 대통령외교안보특보는 지난 26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 메인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 전문가 토론회’에서 “북한이 단기간에 사찰단을 수용해도 정말 북한이 핵폐기를 하고 있다고 검증하려면 2년 반보다 훨씬 더 걸린다”고 분석했다. 핵탄두용 핵물질 폐기 이외에 각각 미국 본토와 괌·일본을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비핵화 범주에 포함하느냐도 관건이다. 김 위원장이 지난 20일 노동당 제3차 전원회의에서 핵실험 중단과 ICBM 실험발사 중지를 함께 선언하면서 미사일 폐기도 비핵화 범주에 포함된다는 전망이 나온다. 북한은 아직 확실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ICBM의 파괴력이 5층 건물을 부술 정도에 불과해 핵물질 폐기만으로 비핵화를 완성할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이에 대해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핵물질 폐기가 최우선이지만 깊은 북·미 불신의 골을 감안할 때 북한의 핵물질 폐기가 검증된 뒤에도 미국은 은닉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할 것”이라며 “따라서 ICBM·IRBM을 비핵화 범주에 넣으려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미 정상은 비핵화 방식도 합의해야 한다. 미국 입장에서는 모든 핵무기 폐기가 하나의 목표지만, 북한은 현재 상태에서 핵무기 생산을 중단하는 것과, 과거에 만든 핵무기를 폐기하는 것을 각각 다른 의제로 접근한다. 북한의 핵무기 사찰 및 검증 등의 기술적 문제는 향후 실무선에서 다루게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핵물질 및 관련 시설들을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신고하면 사실관계를 검증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하지만 더 확실한 검증을 위해 IAEA가 원할 때마다 의심시설을 점검하는 방식도 검토될 수 있다. 영변 등에 관련 핵시설이 집중돼 있는 핵물질과 달리, 북한 전역에 산재된 ICBM과 발사장을 모두 사찰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더 복잡할 수 있다.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로드맵이 무난히 합의되면, 한국이 올해 내 개최를 추진하는 3자(남·북·미) 혹은 4자(남·북·미·중) 회담에서 정전체제의 평화체제 전환을 의미하는 ‘평화협정’이 협의될 전망이다. 이는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보상으로 미국이 제공할 북한의 체제안전보장 중 하나다. 평화협정으로 평화체제가 장기간 유지되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7월 ‘베를린 구상’과 이날 ‘판문점 선언’에서 언급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이 현실화된다. 아직 길은 멀지만 차근차근 나아가고 있는 셈이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서울광장] 일본의 대담한 대북 외교를 기대하며/황성기 논설위원

    [서울광장] 일본의 대담한 대북 외교를 기대하며/황성기 논설위원

    비핵화 문을 힘차게 열 2018 남북 정상회담이 이틀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세계를 놀라게 할 결과가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문재인 대통령·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장시간 회담을 거쳐 타전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남북 정상이 비핵화와 평화체제의 윤곽을 잡고 한 달 뒤쯤 북한과 미국이 정상회담에서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할 것이다. 아무도 가 본 적 없는 비핵화·평화 프로세스가 4·27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구상에서 경험하지 못한 속전속결의 북핵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가 ‘한반도 모델’로 교과서에 기록되기를 기대한다. 평창동계올림픽을 전후한 남북 특사 교환 이후 3·27 북·중을 시작으로 4·18 미·일 등 정상 외교가 눈에 띈다. 5월 한·중·일, 6월 한·러 정상회담처럼 확정된 일정 외에도 북·중, 한·미 정상회담이 예상된다. 한반도와 주변국 정상이 몇 달 사이 자주 만나는 일은 21세기 들어 없던 일이다. 한반도 평화시대라는 전환기에 강대국들이 그들의 이해를 담아 개입하려는 정치적 계산이 분주하다. 열강들의 한반도 개입이 역사의 트라우마처럼 다가오지만 이 땅이 다시는 전쟁의 길에 빠지지 않고, 민족의 경제공동체를 일구는 대장정을 하려면 이들의 역할이 필요하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김정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서 일본인 납치 문제를 제기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약속을 받아냈다. 그가 미국에 머무는 동안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내정자의 4월 초 평양 방문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6월 중 평양 답방 소식이 흘러나왔다. 요동치는 한반도 정세에 일본만 뒤처지는 느낌이지만 정작 당사자는 위기감이 없는 듯 보인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한 회견에서 ‘재팬 패싱’을 묻는 일본 기자의 질문에 “전혀 그렇지 않다”고 부정했다. 과연 그럴까. 아베 총리는 올해 초만 해도 일본 외교가 역사상 최고점에 있다고 자화자찬했다. 역대 어느 총리보다도 많이 해외를 다니며 국익을 추구하는 ‘아베 외교’를 펼쳐 부러움을 샀다. 그러나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일어날 한반도의 지각변동은 예측을 못 하지 않았나 싶다. 일본 정부가 한반도 정세를 오독(誤讀)한 시점은 지난해 11월 북한의 ‘국가 핵무력 완성’ 선언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봐야 한다. 그 선언을 김정은 정권의 ‘핵 담판’으로 읽었다면 남북, 북·미 정상회담이 발표되기 전까지 ‘대화 없는 제재와 압박’을 외치는 일은 없었을지 모른다. 오죽하면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영원히 평양행 차표를 구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했을까. 비핵화 열차의 종착역은 북·미 수교이다. 그 열차에 오를지는 전적으로 일본 정부에 달렸다. 일본은 남북, 북·미 정상회담 결과를 보고 대북 외교의 방향을 결정하겠다는 자세다. “하도 북한에 속아서” 돌다리도 몇 차례고 두들겨 보고 건너려는 신중함이 느껴진다. 일본에서는 ‘버스를 놓쳤다면 무리해서 올라타기보다 일시정차할 때 타면 된다’는 얘기들을 한다. 그런 신중한 태도를 탓할 수는 없다. 일본 정부는 ‘납치, 핵, 미사일 등의 제 현안을 포괄적으로 해결하고 불행한 과거를 청산해 일·조(북·일) 국교정상화 실현’을 기본방침으로 하고 있다. 비핵화가 되더라도 납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북·일 수교는 어렵다는 얘기다. 2002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납치 고백이 일본의 북한 때리기를 초래해 국교정상화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 경험이 있다. 같은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북한은 납치에 관한 모든 것을 넘겨주고, 일본도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 북·미의 비핵화 해결 방식으로 거론되는 ‘원샷’, ‘빅뱅’ 등의 대담한 타결이 북·일 관계에서도 필요한 까닭이다. 북한은 일본이 전후 처리를 하지 않은 유일한 나라다. ‘불행한 과거를 청산할’(2002년 북·일 평양선언) 책임, 일본에 있다. 문재인·트럼프 대통령에게 납치 문제를 제기해 달라는 아베 총리의 요청, 충분히 이해한다. 이제 스스로 대북 외교에 나서 비핵화 한반도와 협력하는 대국 일본의 역할을 할 때다. marry04@seoul.co.kr
  • 남·북·미 모두 CVID 공감대… 관건은 속도

    핵사찰 범위·검증 강도 등 조율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9일 언론사 사장단 초청 간담회에서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를,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남·북·미 모두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에 이견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3국이 북핵 문제에 접점을 찾으면서 비핵화 로드맵의 첫 조치 실행 시점과 비핵화 완성 시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20일 기자들과 만나 전날 문 대통령의 발언이 CVID 중 ‘불가역적인 비핵화’는 뺀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통령의 의도는 CVID 전체를 말한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문 대통령은 “(미국과 북한이 생각하는) 비핵화의 개념에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도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로드맵이 타결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오는 27일 남북 정상회담에서는 비핵화 및 종전·평화체제, 남북 관계 발전 논의가, 5월 또는 6월 초 북·미 정상회담에서는 비핵화의 로드맵과 북한 체제안전보장 방안이 구체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관건은 비핵화 속도다. 미국은 ‘속전속결형’을 선호한다. 미국은 비핵화 완료 시점에 대해 1년 이내를, 한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임기를 감안해 2년 이내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단계적·동보적 조치’를 주장한다. 비핵화와 체제안전보장(평화협정, 북·미 관계 정상화)을 단계적으로 맞바꾸되 북·미가 각 단계의 조치를 동시에 하자는 의미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동시적 조치가 꼭 한날 한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만일 양측이 60일 안에 첫 조치를 하기로 합의하고 실행한다면 이 역시 실질적인 의미에서 동시적 행동이 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북한이 60일 안에 영변 핵시설 중 일부를 시범적으로 해체하고 미국은 북·미 연락사무소 설치를 위한 논의를 개시한 뒤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식이다. 하지만 지난한 실행 과정에서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 핵물질과 미사일의 완벽한 사찰 가능성, 북핵 사찰 범위 및 검증 강도의 결정, 북한 내 핵무기 전문가들에 대한 관리법 등이 향후 세부적 조율 단계에서 예상되는 문제들이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북·미 회담 비핵화 로드맵 합의할 듯… 문제는 실행 과정”

    속전속결 vs 단계적 접점 찾아야 미·일 vs 북·중·러 구도 우려도 북·미 간 비핵화 로드맵 타결의 ‘길잡이’가 될 남북 정상회담이 9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각자의 이해를 반영하려는 주변국들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5월 또는 6월 초에 열릴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와 체제안전보장(평화협정, 북·미 관계 정상화)를 맞바꾸는 일괄적 타결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후 실행 과정에서 6개국의 이해관계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17일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북한과 미국은 우선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로드맵을 합의할 것으로 보이지만 문제는 실행 과정”이라며 “특히 북한이 대(對)중·러 외교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미·일 대 북·중·러 구도로 갈릴까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일본 언론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6월 북한을 방문해 답방 형식의 북·중 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지난 10일 4년 만에 러시아에서 북·러 외교장관 회담을 가졌고, 북·러 정상회담 가능성도 예상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날 미·일 정상회담 참석차 미국으로 떠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북한의 비핵화를 실현하도록 지속적 대북 압박 기조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의 역할을 감안할 때 2003년 6자회담의 대결 구도가 재현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재자’로 나선 한국은 오는 27일 남북 정상회담을 마치고, 5월 초 한·중·일 정상회담에 참석할 계획이다. 한·미 정상회담도 추진하고, 오는 6월 한·러 정상회담도 예상된다. 비핵화 문제의 경우 로드맵 일괄 타결 후 미국이 원하는 ‘속전속결 비핵화 이행’과 북한의 ‘단계적·동보적 이행’의 접점을 찾는 것이 숙제다. 북한의 비핵화 이행 기간을 정하는 것이 관건으로 미국은 1년을, 한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인 2년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남·북·미·중·일·러 6개국의 이해 관계에 접점을 찾아야 한다. 북한은 체제안전, 정상국가화, 경제개발 등을 꿈꾸고 미국은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비가역적 핵폐기’(CVID)가 목표다. 중국은 미국의 한반도 영향력 강화를 차단하기를 원하고, 일본은 납북자 문제 해결과 함께 한·미·일 안보 협력 유지를 바란다. 러시아도 동북아 국제정치에서 역할 회복과 극동경제 활성화가 목표다. 다만 6개국 모두 비핵화 대화를 명확하게 지지하고 있다. 한국이 바라는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는 비핵화가 전제돼야 한다. 한 대북 소식통은 “최근 북한 학자에게서 ‘6자회담은 죽었다’는 말을 들었지만 완전히 버릴 수는 없다”며 “형식은 과거와 같이 6자가 참여하더라도 비핵화는 남·북·미가, 평화협정은 남·북·미·중이 협상하는 등 내용과 구도는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남북, 비핵화 논의 준비… ‘시리아 변수’ 없을 듯

    오는 27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이 1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정상회담 표어인 ‘평화, 새로운 시작’처럼 평화의 새 시대가 열리는 계기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분단 68년 만에 북한 수장으로는 처음으로 남쪽 땅을 밟는다. 특히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손을 맞잡고 화합하는 역사적 장면이 연출될지 관심을 끈다. 남북이 비핵화 논의를 위한 준비가 착실히 진행되는 가운데 북한 매체도 ‘뜻깊은 사변’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사정에 밝은 대북 소식통은 16일 “북한 외무성, 정찰총국 등이 참여하는 합동소조가 정상회담 준비 상황 보고서를 만들면 김정은 위원장이 검토하는 식으로 회담 준비를 진행하는 것으로 안다”며 “한국에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준비위원장을 맡듯 북도 비서실장격인 김창선(국무위원회 부장) 서기실장이 같은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북한 매체 ‘조선의 오늘’은 이날 “온 겨레와 세계를 무한히 격동시키는 북남 수뇌 상봉과 회담은 원수님(김정은)의 탁월하고 세련된 정치와 조선노동당의 일관한 자주통일 노선에 의해 마련되는 뜻깊은 사변”이라고 남북 정상회담의 의미를 강조했다. 한국 정부는 이번 정상회담을 ‘의제에 제한 없는 허심탄회한’ 대화의 장으로 만든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번 회담은 비핵화 및 평화체제 구축, 남북 관계 개선 등 다목적 창구의 역할을 해야 한다. 무엇보다 남북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비핵화 로드맵은 한·미 및 한·중·일 정상회담의 조율을 거쳐 5월 또는 6월 초에 열릴 북·미 정상회담에서 담판을 지을 밑그림이다. 2500여명의 전 세계 기자들이 운집한 가운데 공식적인 비핵화 선언, 즉 ‘4·27 공동 선언’이 도출될지가 관건이다. 특히 한국은 미국의 ‘속전속결형 비핵화’와 북한의 ‘단계적 타결, 동보적 이행’ 간에 큰 간극을 조율하는 막중한 책무를 맡고 있다. 북·미가 비핵화와 체제안전보장(평화협정, 북·미 관계 정상화)을 맞바꾸는 일괄적 타결을 하고 이를 단계적으로 이행하되 북의 비핵화 완료 시한을 6개월, 1년, 2년 등으로 한정하는 방안이 부상하고 있다. 남북은 지난달 29일 고위급회담에서 정상회담 날짜를 정한 뒤 한 번의 경호·의전·보도 실무회담과 두 번의 통신 실무회담을 열었다. 18일 2차 경호·의전·보도 실무회담에서 실무 논의를 끝내고, 곧 열릴 고위급회담에서 의제 논의도 마무리할 계획이다. 최근 발생한 시리아발(發) 중동 정세 악화와 이에 따른 미·러 간 신(新)냉전 재현 가능성이 예상치 못한 변수로 부상했지만, 전문가들은 북핵 문제에 직접적 영향은 없을 것으로 봤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냉전은 이념, 철저한 편 가르기, 군사적 행동이 특징이었지만 현재는 미·러에 양다리를 걸친 국가도 많기 때문에 오히려 현실주의적 ‘파워 폴리틱스’(권력정치)로 볼 수 있다”며 “이런 관점에서 북핵 문제는 세계적 위협이기 때문에 미·중·러도 협력이 필요함을 잘 알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사설] 北, 美에 밝힌 비핵화 의지 식언하는 일 없어야

    청와대 핵심 관계자가 어제 기자들과 만나 5월로 예상되는 북한과 미국의 정상회담과 관련한 양측 접촉에 대해 “잘 진행되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북·미의 실무 접촉과 관련한 미국 언론의 보도는 있었으나 청와대 관계자가 확인해 준 것은 처음이다. 월스트리트저널과 블룸버그통신 등 미 언론들은 “미국 측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기꺼이 논의할 의향이 있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CNN은 국무부 장관에 지명된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CIA 내부 전담팀을 이끌고 비밀리에 실무적 성격의 북·미 접촉을 그것도 몇 차례나 진행해 왔다고 전했다. 북·미 정상회담까지 순항을 예고하는 청신호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미국은 그동안 김정은 위원장을 면담한 남측 특사단으로부터 북한의 비핵화 의향과 대화 용의를 전달받았으나 북한 당국으로부터 직접 이런 뜻을 듣지 못했다는 입장이었다. 북·미 정상회담이 표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일각에서 제기됐으나 기우에 불과했다. 현재 북·미는 정상회담 개최 장소와 시기를 놓고 집중적인 협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은 평양에서, 미국은 워싱턴에서 개최하자는 입장이 맞선다는 보도도 있고 제3국인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 개최설도 나돈다. 남북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실무회담이 두 차례 정도 더 열린다. 경호·의전·보도 회담과 정상 간 핫라인 구축을 위한 회담이다. 핫라인은 이르면 이번주 중에 설치될 가능성도 있다. 김 위원장이 남측 특사에게 정상회담 전 핫라인을 연결해 연락을 하자고 한 만큼 역사적인 남북 정상의 통화도 곧 이뤄질 것이다. 통화 시기는 18일쯤 열리는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결정할 예정인데, 문재인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의 장소로 평양과 워싱턴이 아닌 판문점이나 제주를 김 위원장에게 제안해도 좋을 것이다. 비핵화 방법론의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북·중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의 ‘한·미의 단계적 조치 후 비핵화 문제 해결’ 언급 이후 아직 이러쿵저러쿵 말들이 많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협상하지 않는 한 어떤 답이 나올지 예측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청와대가 “합의는 포괄적으로 하고 이행은 단계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고 정리한 것처럼 어떤 예단도 현재로선 의미가 없다. 어쩌면 한 차례 정상회담으로는 모자라 몇 차례건 트럼프·김정은 회담이 필요할 수도 있지만 관건은 톱다운 방식의 속전속결이다. 북·미 정상이 비핵화의 문을 함께 여는 게 중요하다. 한반도 분단 이후 누구도 가보지 못한 미답의 길이다. 17일 남은 4·27 남북 정상회담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첫 걸음이다. 역사적인 두 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 끝까지 긴장의 끈을 늦춰서는 안 될 것이다.
  • 91분 만에 합의 도출… 점심 거르고 속전속결 브리핑

    판문점 북측 지역인 통일각에서 29일 열린 2차 남북 고위급회담은 점심도 거른 채 4시간여 만에 속전속결로 끝났다. 양측 대표단이 회담 석상에 앉은 시간은 불과 91분에 불과했다. 모두 발언부터 밀고 당기기와 실랑이 없이 시종 화기애애했다.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모두 발언에서 “(남측 대표단) 표정을 보니 회담이 잘될 것 같다”고 말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도 웃으면서 “이미 마음을 다 들킨 것 같다”고 화답했다. 평창동계올림픽 전후 남북 고위급과 실무진 간 만남이 이어진 만큼 남북 정상회담 개최에 대해선 이견이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조 장관과 천해성 통일부 차관,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등 남측 대표단 3명은 29일 오전 7시 30분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를 출발해 1시간 13분 뒤 판문점 남측 지역 자유의집에 도착했다. 회담 직전 군사분계선을 넘어 통일각으로 이동한 대표단은 현관에서 리 위원장 등 북측 대표단 3명과 인사를 나눴다. 로비에는 북한 신진작가 5명이 지난 2월 완성한 13㎡ 크기의 백두산 풍경 수채화가 걸려 있었다. 80일 만에 다시 만난 리 위원장은 대표단의 개인적 신상까지 거론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리 위원장은 조 장관에게 “내 기억엔 통일각에 한 서너댓 번 오지 않았나”라고 말을 꺼냈다. 조 장관이 “그 이상 되고 마지막 왔던 게 2007년 8월 평양 올라가는 길에 잠시 있다가 올라간 것”이라고 답하자 리 위원장은 “10년이 넘었으니까 감회가 깊겠다”고 말했다. 리 위원장은 통일각이 1985년 8월 완공됐다는 점을 들어 “8월 15일은 우리 민족 해방의 날이 아닌가, 천 차관이 8월 15일 생일이니 남다른 인연을 맺고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리 위원장은 “남측 대표 선생들의 표정이 밝은 것을 보고 통일각서 진행된 과거 회담을 봐도 오늘 회담이 잘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장관도 지난번 회담이 열린 남측 평화의집을 언급하며 “평화와 통일이 이렇게 연결되는 좋은 의미가 그 자체에서 있지 않겠냐”고 화답했다. 한편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고위급회담에 대해 “북남 수뇌 상봉과 관련한 실무적인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협의하고 공동보도문을 채택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매체가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언급한 것은 지난 6일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단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면담에서 합의한 정상회담 개최 사실을 발표한 지 23일 만이다. 다만 통신은 정상회담의 구체적 장소와 시간은 밝히지 않았다. 통일부공동취재단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反洪 “홍 대표 서울시장 출마하라”

    反洪 “홍 대표 서울시장 출마하라”

    洪 “핵심적 인물 한두명이면 돼”지방선거 공천을 둘러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당 중진 사이의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출마 제안을 거부하는 사례가 잇따르자 “홍 대표가 직접 출마하라”는 등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홍 대표는 20일 지방선거 총괄기획단 전체회의에서 “한국당이 인물 기근이라고 하는데 나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선거에서 될 만한 핵심적 인물 한두 사람씩만 있으면 된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이어 “지금 더불어민주당 인물이 풍년인가. ‘깜’도 안 되는 사람이 나와서 몇 사람 설친다고 그게 인물 풍년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당내 일부 반대 세력이 지방선거에 힘을 합치기보다 철저히 방관하거나 언론에 당을 흠집 내는 기사를 흘리며 지방선거에 패하길 기다리고 있다”며 ‘반(反)홍준표’계 인사들을 성토하기도 했다. 홍 대표는 서울과 충남, 경남 등 전략공천 지역을 제외하고 대부분 지역 공천을 단수 추천으로 마무리했다. 전날 비공개회의에서는 경기도지사(남경필 지사)와 대전시장(박성효 전 시장), 강원도지사(정창수 전 국토해양부 1차관) 후보 공천이 결정됐다. 이처럼 3개 지역에 대한 ‘단수 공천’이 속전속결로 마무리되자 ‘홍준표식 사천(私薦)’이라는 불만은 더욱 커졌다. 한국당은 김성태 원내대표 주재로 21일 ‘중진의원·상임위원장 연석회의’를 개최하기로 해 이날 회의에서 홍 대표 리더십에 대한 불만이 공개적으로 표출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속전속결 文…비핵화 ‘다자 구도’ 나설 듯

    靑-백악관NSC 의견 바로 주고받아 정의용·서훈 귀국 후 中·러·日 방문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 외교로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되면서 북핵 문제가 새 국면을 맞게 됐다. 미국과 북한을 태운 채 실제 운전석에 앉은 문 대통령은 비핵화 현실화를 위해 주변국과 논의하고 지지를 확보하는 작업도 병행해야 한다. 북·미 간의 정상회담 결정까지 문 대통령은 속전속결을 택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시사하자 이튿날 바로 남북 고위급회담 개최를 제안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도 두 차례 통화해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평창올림픽 뒤로 연기하고, 대북 특사단 파견을 직접 설명했다. 특히 외교부와 미 국무부의 정통 채널이 아니라 청와대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가 바로 의견을 주고받았다. ‘비밀 중재’라는 특성상 시간이 길어지면 오해와 반목이 생기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이제 비핵화 대화가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문 대통령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의 선순환과 함께 주변국까지 포함하는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의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우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은 10일 방미 일정을 마치고 돌아와 각각 중국·러시아, 일본을 방문한다. 비핵화 선언은 북·미 간 이뤄지지만 북측의 핵동결 및 폐기, 검증 등 비핵화 과정은 다자 구도가 필요하다. 남북 및 미·중·일·러의 6자 구도, 남북·미·중 4자 구도, 남북·미 3자 구도 등을 다시 가동할 가능성이 있다. 외교부는 최근 6자회담의 유용성을 거듭 강조했다. 다만 남북 및 북·미 관계가 빠르게 진전되면서 ‘재팬 패싱’, ‘차이나 패싱’ 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미국은 통상 갈등 등으로 중국의 개입을 원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북한은 국제사회의 제재 완화를 타진하기 위해서라도 주변국과의 관계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오는 4월 남북 정상회담이 개최되고 5월에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되면 북한은 6월부터 북·중, 북·러, 북·일 정상회담을 연속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국제사회와의 공조 강화가 더욱 필요한 상황인 것이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트럼프, 중간 선거 앞두고 비핵화 승부수” “북미 정상회담 과정서 이견 조율 역할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정상회담 제안을 받아들이자 전문가들은 실제로 북·미 정상회담이 이뤄지기까지는 지켜봐야 하며 특히 남북 정상회담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미 정상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이 구두 약속을 한 것일 뿐 미국이 원하는 방식의 비핵화에 북한이 호응하지 않으면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 나올지 모른다”며 “북한이 비핵화를 위해서 좀더 진전된 입장을 밝히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북·미 정상회담의 의제는 ‘비핵화’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열수 성신여대 국제정치학과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미국이 해온 대북정책의 실수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명확한 생각을 가지고 있어 속전속결로 비핵화를 하려 할 것”이라며 “바로 차기 대선에서의 승패와도 연계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홍순직 국민대 한반도미래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비핵화를 통한 관계정상화가 의제가 될 텐데 우리가 원하는 궁극적 목표인 비핵화에는 시간이 걸릴 듯하고 일단 각자가 원하는 것을 얻어가는 수준에서 협상이 마무리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북·미 정상회담이 극적으로 추진될 수 있었던 것은 미국의 대북 제재와 압박 속에 정부의 대화 의지 등이 복합적으로 진행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탐색전도 없이 남북 대화나 북·미 대화의 진행 속도가 너무 빠르다”며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군사 공격이 쉽지 않기 때문에 자신만의 압박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했다는 성과를 얻는다면 중간선거에서 큰 이점이 될 거라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홍 수석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이 바라는 건 체제 안정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군사 위협 해제와 경제개발이 필요하다”며 “경제개발은 북·미 관계 개선 없이는 안 되고 여기에 다리를 놔줄 한국 정부도 보수 정부가 아니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도 모든 조건이 맞았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북·미 정상회담 추진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패싱’당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진욱 리쓰메이칸대 객원교수는 “북·미 대화를 성사시키면서 사실상 정부의 역할은 끝났다고 볼 수 있다”며 “앞으로 한국은 밀려나지 않도록 북·미 관계를 잘 모니터링하고 우리의 이익을 관철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영호 강원대 정치외교학부 초빙교수는 “2000년 말 조명록 차수가 특사로 백악관에 갔고 북·미가 공동코뮈니케를 발표했음에도 이후 북·미 관계는 엉망이 됐다”며 “북·미 정상회담 전까지도 한국 정부는 미국, 북한과 정보를 공유하고 중간에서 이견을 조율하는 역할을 계속해야 한다”고 밝혔다. 첫 북·미 정상회담이 이뤄질 장소로 평양과 워싱턴 혹은 하와이, 제주도 등 다양한 지역이 언급되는 가운데 특히 판문점이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홍 수석연구위원은 “판문점은 유엔 관할 지역이라 북·미 모두 부담이 없는 장소”라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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