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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 톨게이트 농성, 1979 김경숙의 눈물 보인다

    2019 톨게이트 농성, 1979 김경숙의 눈물 보인다

    YH무역 사장 회삿돈 빼돌리고 폐업 부당함 알리던 김경숙은 농성 중 숨져 40년 지났지만 노동 환경은 아직 열악 1970년대 노동운동 상징의 두 축 전태일·김경숙 열사 함께 기억되길“1970년대 노동운동은 전태일에서 시작해 김경숙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두 사람이 함께 기억됐으면 좋겠습니다.” 최순영(66) 전 YH무역 노동조합 지부장은 전태일 열사 49주기를 하루 앞둔 12일 경기 부천의 한 카페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하며 이렇게 말했다. 민주노동당 비례대표로 17대 국회의원을 지낸 최 대표는 전태일기념관 추진위원장을 지냈으며, 김경숙 열사 기념사업회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김 열사는 유신정권 붕괴의 도화선이 됐던 1979년 ‘YH무역 사건’ 때 신민당사에서 추락 사망한 여성 노동자다. 노동운동과 무관한 삶을 살던 최 대표는 가발업체인 YH무역에 입사한 뒤 노동조합의 존재를 알게 됐다. 그는 “1966년 자본금 100만원으로 시작한 YH무역은 급성장했지만 노동자 임금은 그대로였다”면서 “하지만 사장은 1973년 10억원을 빼돌릴 정도로 착취 구조가 이어졌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YH무역 노동자들은 1979년 회사의 부당한 폐업 조치에 항의하기 위해 당시 신민당사를 점거했다. 최 대표는 “노동자들이 겪는 어려움은 언론을 통해 단 한 줄도 알려지지 않았던 시절이었다”며 “‘노조 탓에 회사가 망했다’는 이야기가 사실인 것처럼 퍼졌다. 억울함을 알리려고 농성을 계획했다”고 설명했다. 경찰 진압 과정에서 노조 조직차장이었던 김 열사가 숨진 것도 동료들은 뒤늦게 알았다. 최 대표는 “그 자리에 있었던 누구라도 희생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전태일과 김경숙은 가난했지만 주변 동료들의 어려움을 헤아리면서 살았다는 점에서 닮았다”며 “가 버린 사람의 뜻을 이어 가고 살려 내는 건 산 사람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김 열사가 떠난 지 40여년이 흐른 지금도 국내 노동 현실이 크게 바뀌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최 대표는 “빈부격차는 더 커졌고 노노 갈등까지 생겼다”며 “가난이 대물림되고 비정규직으로 살아야 하는 청년들은 희망마저 포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여성 노동자가 중심이 된 톨게이트 노조의 농성을 두고는 “1978년 2월 동일방직 여성노동자들이 경찰 앞에서 속옷만 입고 맞선 지 40년이 지났지만 비슷한 일이 또 일어났다”며 “쓸모없어지면 버린다는 태도는 달라진 게 없다”고 말했다. 김경숙 열사 기념사업회는 2014년부터 연말에 노동 현장에서 투쟁하는 여성 노동자들을 상대로 ‘김경숙상’을 시상하고 있다. 앞서 KTX 열차 승무지부 조합원들이 상을 받았다. 최 대표는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의 활동을 지원할 수 있도록 기념관 건립도 추진하려 한다”며 “영화나 드라마 등 대중문화를 통해서도 김 열사의 정신이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정미애 체중 감량 “어깨 라인 달라져, 팔뚝 살도 빠졌다” 미소

    정미애 체중 감량 “어깨 라인 달라져, 팔뚝 살도 빠졌다” 미소

    ‘미스트롯’ 정미애가 체중 감량 후 달라진 모습으로 등장해 화제다. 지난 11일 방송된 Olive 예능프로그램 ‘오늘부터 1일’에서는 혹독한 다이어트를 진행한 정미애의 모습이 담겼다. 이날 정미애는 1차 솔루션 이후 몸의 변화가 있는지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정미애는 이전에는 벨트를 하지 못했던 빨간 원피스를 여유롭게 입고 나왔다. 정미애는 “전에는 보정 속옷을 안에 입고 입었는데 이젠 그냥 입을 수 있다”고 뿌듯해했다. MC들은 “목에서 어깨로 내려오는 라인이 깔끔해지고 팔 살도 빠졌다. 특히 얼굴살이 많이 빠졌다”고 말했다. 이에 정미애는 “지금 입은 게 66 반인데 (이제는) 좀 남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자 MC들은 “목표를 어느 정도 달성한 것 아니냐”며 기뻐했다. 정미애는 운동을 열심히 했다며 “허벅지 근육이 없으니까 다리가 후들거렸다”고 말했다. 이후 본격 2차 솔루션이 시작됐다. 트레이너는 간단하게 따라할 수 있는 유산소 운동을 가르쳐주며 “소녀시대도 무대 오르기 전에 이 동작을 했다”고 말했다. 식단관리 스케쥴도 다시 짰다. 정미애는 “라면을 거의 끊었다”며 독한 모습을 보여 앞으로 달라질 모습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사진=Olive ‘오늘부터 1일’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유통단신] 남영비비안 겨울속옷 출시

    [유통단신] 남영비비안 겨울속옷 출시

    비비안 내복 4종 출시… 천연·기능성 소재 사용남영비비안의 대표 브랜드 비비안이 겨울 내복 4종을 출시했다. 천연소재를 사용해 얇고 편안한 착용감의 제품 2종과 기능성 소재를 적용해 보온성을 강화한 내복 2종이다. 천연 소재는 감촉이 부드럽고 두께가 얇아 착용감이 편안하다. 여기에 겨울철 대표 보온 소재인 울을 섞어 보온성을 강화했다. 비비안의 ‘울텐셀’ 내복은 울과 천연 소재 텐셀을 혼방한 원단을 사용했다. 너도밤나무에서 추출한 섬유인 모달과 울을 혼방한 ‘울모달’ 내복도 선보였다. 다양한 보온 기능성 소재에 기모를 더해 따뜻함을 강조한 제품도 있다. 흡습발열 기능성 소재 ‘XF웜 기모’ 내복은 피부에서 방출되는 미세한 수증기를 흡수해 열을 발생시킨다. 단열 기능성 소재를 적용한 ‘에어로웜 기모’ 내복도 있다. 섬유 사이사이에 공기층을 형성해 열이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 준다. 가벼운 착용감도 장점이다. 대형마트서 美 유명 아이스크림 ‘벤앤제리스’ 판매 미국의 유명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앤제리스’가 국내 대형마트에서 출시된다. 롯데마트는 벤앤제리스를 11일부터 서울역점과 서초점, 잠실점 등 전국 25개 점포에서 체리 가르시아·바닐라·청키몽키(이상 각 473㎖)·초콜릿 퍼지 브라우니(458㎖) 등 네 가지 맛으로 판매한다고 10일 밝혔다. 홈플러스도 벤앤제리스 아이스크림 4종을 이날부터 판매한다. 전 세계 40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벤앤제리스는 성장 촉진 호르몬을 사용하지 않고 키운 젖소에서 짜낸 우유를 사용하며 인체에 유해한 합성 향료, 인공색소 등을 쓰지 않는 프리미엄아이스크림이다. 국내 빙과시장은 최근 수년간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이지만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은 커지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 9월 미국의 저칼로리 아이스크림 ‘헤일로탑’을 출시한 후 두 달간 아이스크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8% 신장했다고 밝혔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가슴축소수술 위해 펀딩 시작한 40HH 사이즈 英여성 사연

    가슴축소수술 위해 펀딩 시작한 40HH 사이즈 英여성 사연

    가슴축소수술을 위해 공개적으로 펀딩 모금을 시작한 20대 여성의 사연이 알려졌다. 영국 메트로의 4일 보도에 따르면 브라이트에 거주하는 26세 여성 헬렌 크리스티는 가슴 사이즈가 40HH에 달해 일상생활과 사회생활 모두에서 불편함을 호소했다. 크리스티는 16세 무렵 갑자기 가슴 크기가 눈에 띄게 커지기 시작해 C~D컵에 이르렀다. 10년이 흐른 현재의 사이즈는 40HH에 달한다. 이 여성은 메트로와 한 인터뷰에서 “어떤 여성들은 날 부러워하겠지만, 내게 지나치게 큰 가슴은 불편 그 자체였다”면서 “10대 중반 무렵 가슴 사이즈가 갑자기 커졌을 때, 나는 사람들이 날 보며 수군거리거나 야유하는 것을 고스란히 느꼈다. 특히 남성들의 시선이 매우 불편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사람들의 시선을 느낄 때마다 자존감이 낮아지고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큰 가슴을 가리기 위해 헐렁한 옷을 입었지만, 오히려 이러한 옷들은 나를 더 뚱뚱해 보이게 할 뿐이었다”고 덧붙였다. 지나치게 큰 가슴은 그녀의 마음뿐만 아니라 일상도 불편하게 만들었다. 가슴의 무게 때문에 편안한 자세로 숙면을 취하기 어려워 항상 불면증에 시달려야 했다. 꼭 맞는 속옷을 찾는 일이 어려웠고, 어렵게 찾은 속옷은 터무니없이 비싸 경제적인 부담도 느껴야 했다. 이 여성은 “길을 걸을 때마다 사람들 앞에서 벌거벗은 느낌”이라면서 “지나치게 큰 가슴 때문에 10년을 넘게 우울감과 불면증, 허리와 어깨 통증 등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자신을 속박하는 큰 가슴에서 벗어나기로 결심한 그녀는 체코 수도 프라하에서 가슴 축소 수술을 받기로 하고 현재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하고 있다. 영국 내에서 수술을 받는 것이 불가능하진 않지만, 수술 전 지역 주치의가 주도하는 NHS(영국 국민건강서비스) 소속 의료커미셔닝그룹(CCG)의 까다로운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크리스티는 “NHS(영국 국민건강서비스)를 통해 수술을 받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판단이 들어 해외에서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다”면서 “가슴축소수술은 내 삶을 바꿔 날 자유롭게 해주고, 결국 평범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며 도움을 호소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롯데홈쇼핑, 미디어커머스 전문기업 ㈜어댑트에 40억 투자

    롯데홈쇼핑, 미디어커머스 전문기업 ㈜어댑트에 40억 투자

    롯데홈쇼핑은 1일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본사에서 미디어커머스 스타트업 ㈜어댑트에 40억 원을 직접 투자하는 업무 협약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는 지난해 발표한 롯데홈쇼핑의 중장기 비전인 ‘퍼스트 앤 트루 미디어커머스 크리에이터(First & True Media Commerce Creator)’ 추진의 일환으로, 협약식에는 이완신 롯데홈쇼핑 대표, 박정하 어댑트 대표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최근 미디어와 유통이 융합된 ‘콘텐츠 커머스(Contents add Commerce)’, ‘DD2C(Digital Direct to Consumer)’ 시장이 확산함에 따라 V커머스 중심의 미디어커머스 스타트업과의 협업으로 미디어 채널 변화에 대응, 상품 콘텐츠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라며 “이에 지난 7월 인도네시아 대표 미디어 플랫폼 기업 ‘엠텍(Emtek)’과의 업무협약에 이어 국내 미디어커머스 기업에 전략적 투자자로 나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투자로 롯데홈쇼핑은 어댑트의 2대 주주로 등극하게 된다. 앞으로 어댑트가 가진 콘텐츠 제작 능력과 소셜 미디어를 기반으로 소비자들이 필요로 하는 제품을 직접 기획하고, 타깃에 맞는 제품 홍보 영상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콘텐츠 마케팅을 활용해 상품 인지도를 확산하고 매출을 극대화해 젊은 층의 유입을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그 밖에 어댑트의 상품 기획 능력을 활용해 아이디어 상품을 공동 개발하고, 해외 콘텐츠 마케팅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협업도 확대할 예정이다. 이날 이완신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으로 마케팅 채널이 변화하고 V커머스 소비자도 확대되고 있다” 며 “이번 투자로 기존 홈쇼핑 사업에서 벗어나 V커머스 역량을 강화해 롯데홈쇼핑이 미디어커머스 기업으로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어댑트는 2017년에 설립된 미디어커머스 전문 기업으로 현재 콘텐츠 제작과 온라인 쇼핑을 결합한 사업 구조로 D2C 비즈니스를 개척해 성장한 대표 기업으로도 꼽힌다. ‘95PROBLEM이너핏‘(남성보정속옷) 등 제품 영상 콘텐츠를 비롯해 ‘푸드올로지’(건강기능식품), ‘랍셍스’(향수) 등 12개의 자사 브랜드가 인터넷과 SNS상에서 젊은 층에 인기를 끌고 있다. 작년 매출 92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200억 원을 돌파했으며, 내년 1000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롯데홈쇼핑은 2016년부터 직∙간접적인 형태로 157억 원을 스타트업 등에 투자했다. 이 중 스타트업 펀드 조성으로 70억 원의 간접 투자를 했고, 이번 ㈜어댑트 외에도 인공지능(AI) 관련 스타트업 ‘스켈터랩스’, 롯데 사내벤처 1호인 ‘대디포베베’에 직접 투자했다. 30억 원을 투자한 ‘스켈터랩스’는 지난 4월 지능화된 챗봇을 도입했으며, ‘대디포베베’에는 17억 원을 투자해 내달 중 특허 기술을 보유한 유아용품(기저귀)을 론칭할 예정이다. 서울비즈 biz@seoul.co.kr
  • “피해소녀 의식 無, 성폭행 아냐”…스페인 집단성폭행 5명 무죄 선고

    “피해소녀 의식 無, 성폭행 아냐”…스페인 집단성폭행 5명 무죄 선고

    스페인 법원이 10대 소녀를 집단으로 성폭행한 남성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스페인 일간지 ‘엘 파이스’는 31일(현지시간) 바르셀로나 법원이 14세 소녀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남성 5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보도했다. 단 성학대 혐의는 인정했다. 보도에 따르면 피고인 5명은 2016년 10월 카탈루냐 북동부 만레사의 한 폐공장에서 당시 14살이었던 피해자를 집단으로 성폭행했다. 소녀의 속옷에서는 피고인 중 한 명의 DNA가 검출됐지만, 5명 모두 혐의를 부인했다.재판에 참석한 피해 소녀는 그때 일에 대한 기억의 거의 없으며, 누군가 총을 들고 있었던 기억은 난다고 진술했지만 협박으로 간주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법원은 소녀가 술과 마약에 취해 의식이 온전치 않은 상태였고, 성관계에 그 어떤 강제성도 없었으므로 성폭행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스페인은 물리적인 힘이나 협박을 사용했을 경우에만 강간 및 성폭행으로 인정하고 있다.사건을 담당한 판사는 판결문에서 “피해자는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하고 있지 않은지 전혀 알지 못하는 상태였고, 따라서 성관계에 대한 동의든 거부든 할 만한 능력이 없었다”면서 “이 때문에 남성들은 그 어떤 물리적 폭력을 사용하지 않고도 성관계를 가질 수 있었으므로 성폭행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성학대 혐의는 인정해 피고인들에게 10~12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성폭행 혐의가 적용됐다면 15년~20년의 징역형을 받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법원은 또 피해 소녀에게 1만2000유로(약 1564만 2000원)의 피해보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스페인 법원, 14세 소녀 성폭행 남성 5명에 무죄 선고한 기막힌 이유

    스페인 법원, 14세 소녀 성폭행 남성 5명에 무죄 선고한 기막힌 이유

    스페인 법원이 14세 소녀를 집단 성폭행한 5명의 남성을 무죄라고 판결했다. 소녀가 의식을 잃은 상태였기 때문에 굳이 완력을 사용하지 않아도 됐다는 피고인들의 주장을 받아들인 결과였다. 피고인들은 2016년 10월 북동부 카탈루냐의 만레사에 있는 버려진 공장 안에서 ‘보떼욘(Botellon)’이란 술마시기 관습을 행하던 중 만취해 쓰러진 소녀를 범했다. 같은 해 일어난 ‘늑대떼’ 사건과 비슷하다는 이유로 ‘만레사의 늑대떼’ 사건으로 불렸다. 늑대떼 사건이란 팜플로나에서 역시 5명의 남성이 18세 소녀를 집단 성폭행한 사건인데 피해 소녀가 “수동적이었으며 격렬하게 저항하지 않았다”는 경찰 수사 결과를 받아들여 나바라 법원은 훨씬 가벼운 폭행 등을 유죄라고 판단해 9년형을 선고해 여성단체들을 중심으로 격렬한 반대 시위가 이어졌다. 지난 6월 대법원은 성폭행이 분명하다고 판결해 징역 15년형씩으로 높였다. 이미 지난해 스페인 총리는 가해자가 완력을 행사하거나 위협하지 않으면 강간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규정한 법에 문제가 많다는 여론을 받아들여 개정을 위한 연구위원회를 설치하라고 지시했다. 이런 상황인데도 바르셀로나 법원은 31일 기소된 6명 가운데 한 명은 완전 무죄이며 5명의 폭행죄만 유죄라고 판시, 10~12년형을 선고했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성폭행 혐의가 인정됐더라면 15~20년형으로 상향될 상황이었다. 검찰은 피고들이 소녀에게 술과 약물을 먹여 정신을 잃게 한 뒤 차례로 범했으며 한 피고인이 친구들에게 “이제 너희 차례야. 일인당 15분씩이야. 시간 끌면 안돼”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피해 소녀는 당시에 일어난 일에 대해 기억하는 것이 많지 않지만 한 남자가 자신을 향해 총을 겨누고 있었던 사실은 기억한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피고인들은 모두 강간죄 혐의를 부인했다. 한 명의 DNA가 소녀의 속옷에서 검출됐는데도 그랬다. 판결문은 “원고는 자신이 한 일과 하지 않은 일도 구분하지 못한다. 그 결과로 피고인들과 성관계에 동의하는지 거부하는지를 결정할 수 없었다. 피고인들은 어떤 형태의 폭력이나 위협을 행사하지 않고도 성행위를 할 수 있었다”고 적혀 있다고 엘 파이스는 보도했다. 다만 법원은 가해자들이 “대단히 심각한 공격과 함께 헐뜯었다”며 피해 소녀에게 1만 2000 유로(약 1562억원)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한국당, ‘벌거벗은 문 대통령’ 잠정 삭제…黃 “상중이라 부적절”

    한국당, ‘벌거벗은 문 대통령’ 잠정 삭제…黃 “상중이라 부적절”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대통령을 ‘벌거벗은 임금님’에 빗대 풍자한 애니메이션을 잠정 삭제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30일 건국대학교 특별강연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애니메이션 삭제 사실을 알렸다. 한국당은 이날 오전 홈페이지와 공식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에서 해당 동영상을 내렸다. 삭제 배경에 대해 황 대표는 “지금 문재인 대통령 어머니께서 돌아가신 것 때문에 계속 유지하는 게 옳지 않다고 해서 내렸다”고 설명했다. ‘아예 삭제하라는 요구도 있다’는 질문에는 “우리 당에서 알아서 판단하겠다”고 답했다. 한국당은 지난 28일 공개한 ‘오른소리가족’ 애니메이션 2편에서 문 대통령을 동화 ‘벌거벗은 임금님’으로 묘사했다. 문 대통령은 동화 속 임금님처럼 겉옷을 걸치지 않은 속옷 차림으로 등장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수갑을 찬 채 체포되는 장면도 담겼다. 이에 더불어민주당과 청와대는 “국민들 보기 부끄럽지 않나”, “천인공노할 소재”, “국민 모욕 동영상”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바른미래당도 “품격을 지켜야 한다”고 비판에 가세했다. 이에 황 대표는 “진의를 잘 보고 판단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황 대표는 특강에서 조 전 장관에 대해 “우리 조 아무개 장관, 이름이 잘 기억이 안 난다”며 “정말 공정하고, 정의롭고, 아주 멋쟁이”라고 한 뒤 “청문회를 하면서 보니까 온갖 편법은 다 쓴 것”이라고 비꼬았다. 그는 “(조 전 장관) 가족들이 다 그렇게 한 거다. 그래서 지금 국민들이 많이 분노하고 계시다”며 “가치가 비정상화가 됐다. 가치가 정상화되는 나라가 되게 하자”고 말했다. 황 대표는 특강을 마치고 문 대통령 문상을 위해 부산으로 향했다. 그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 어머님이 돌아가신 점에 대해서 애도를 표하러 가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씨줄날줄] 레깅스 논쟁/이순녀 논설위원

    [씨줄날줄] 레깅스 논쟁/이순녀 논설위원

    레깅스를 입은 여성의 뒷모습을 몰래 촬영한 남성이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아 레깅스 논쟁에 다시 불이 붙었다. 해당 남성은 지난해 버스 안에서 레깅스를 입은 여성의 하반신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하다 적발됐다. 1심은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으로 벌금 70만원과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24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그러나 2심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레깅스는 운동복을 넘어 일상복으로 이용되고 있다. 몰래 촬영이 피해자에게 불쾌감을 유발한 것은 분명하지만 성적 수치심을 줬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몸매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레깅스 패션이 유행하면서 공공장소에서 보기 민망하고, 불편하다는 비판과 패션의 자유라는 주장이 첨예하게 맞서 왔다. 미국처럼 패션에 상당히 개방적인 나라도 레깅스 논쟁은 골치 아픈 사회문제가 된 지 오래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7년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이 레깅스를 입은 10대 여성의 비행기 탑승을 거부했다가 곤혹을 치른 일이다. 지난 3월 인디애나주 가톨릭계 사립대인 노트르담대학 신문에 레깅스 패션을 ‘노예 의상’이라고 비판하는 기고문이 실리자 일부 학생들이 ‘레깅스를 입을 자유’를 외치는 ‘레깅스 프라이드 데이’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운동복의 일종인 레깅스가 일상복이냐는 견해는 개인의 가치관이나 취향에 따라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이번 판결에서 레깅스가 일상복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이유로 몰카에 무죄를 선고한 것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피사체의 당사자가 심히 불쾌감을 느꼈는데도 몰카가 죄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다면 자칫 무분별한 촬영을 해도 괜찮다는 오해를 확산시킬 우려가 있다. 여성의 특정 패션이 성적 대상화 논란에 휘말리는 경우는 드물지 않다. 속옷이 비치는 ‘시스루룩’, 속옷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의 겉옷을 착용하는 ‘란제리룩’, 아주 짧은 바지로 마치 하의를 입지 않은 것 같은 착시 효과를 내는 ‘하의 실종 패션’ 등이 유행할 때마다 사회적 논란이 반복됐다. 최근엔 브래지어를 착용하지 않고 외출하는 ‘노브라 패션’도 유사한 논쟁을 빚었다. 과거 미니스커트를 과다 노출로 보고 경범죄처벌법으로 단죄하던 때가 있었다. 지금은 티팬티를 입은 남성이 커피숍을 휘젓고 다녀도 죄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여성이 노출 많고, 몸매가 드러나는 옷을 입는 것이 몰카나 성범죄를 유발한다는 식의 주장은 시대착오적이고 반인권적이다. 마음대로 옷 입을 자유가 누구에게나 존재한다는 인식을 공유해야 한다. 다만 시간과 장소, 시대 상황에 걸맞은 의상을 입는 배려 또한 남녀 구분 없이 필요하지 않을까.
  • ‘벌거벗은 文’ 파문 확산… 박지원 “한국당에 역풍”

    여야 정치권은 29일 자유한국당이 문재인 대통령을 `벌거벗은 임금님’에 빗대 조롱하는 영상을 공개한 것을 두고 공방을 이어 갔다. 앞서 한국당은 지난 28일 공식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에서 속옷만 걸친 문 대통령과 수갑을 찬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모습을 패러디한 애니메이션을 방송해 파문을 일으켰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한국당 공식 유튜브에서 국가 원수인 대통령을 조롱하고 모독하는 애니메이션을 방영했다”며 “대통령을 모독한 사건에 대해 사죄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을) 속옷바람으로 묘사하고 ‘부지런히 일하는 소가 낫겠소’ 같은 막무가내 표현을 동원하고 재앙이라는 입에 담기 어려운 모욕까지 퍼부었다”며 “문 대통령 하야가 공식 입장인 것이냐, 아니면 문 대통령이 공산주의를 집행하려 한다는 것이 공식 입장인 것이냐, 아니라면 극우집회에 당 지도부가 한두 번도 아니고 왜 매번 참석을 하는 것인가. 분명한 대답을 기다린다”고 했다.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도 한 라디오에 출연, “아무리 풍자극이라고 하지만 대통령을 발가벗기는 사람들에 대한 지지도는 안 오른다. (한국당이)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과거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일 때 (한국당이) ‘환생 경제’라는 풍자 연극을 만들어 가지고 얼마나 역풍을 맞았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잘 알려진 동화로 문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한 것”이라며 “문 대통령은 주변에 눈과 귀를 가리는 사람들의 말만 듣지 말고 국민과 직접 소통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알바그다디 속옷으로 벌써 은거 확신, 쿠르드 요원이 도왔는데

    알바그다디 속옷으로 벌써 은거 확신, 쿠르드 요원이 도왔는데

    미군이 이슬람국가(IS) 수괴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를 급습하기 전에 이미 문제의 주택에 그가 숨어 지낸다는 것을 100% 확신했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사실 쿠르드 비밀요원이 결정적 공헌을 세웠는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섣부른 철수 공표로 터키의 시리아 진입에 길을 터준 셈이다. 쿠르드 계열 시리아민주군(SDF)의 선임 참모인 폴랏 캔은 28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의 첩보 활동을 상세히 공개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그는 “지난 5월 15일 이후 우리는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알바그다디를 추적하고 감시하기 위해 계속 협력해왔다”며 “우리 정보 소식통은 작전을 조율하고 공중 낙하지점을 지시하는 등 작전의 최후 순간까지 참여해 성공을 이끌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알바그다디는 은신처를 매우 자주 바꿨다”면서 자신들의 정보자산이 IS 수괴의 은신 장소로 여겨지는 곳에 잠입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알바그다디에게 접근할 수 있었던 우리 요원이 DNA 테스트 목적으로 그의 속옷을 가져왔다”면서 “문제의 인물이 알바그다디가 (100%) 맞는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고 밝혔다. 그는 시리아 북서부 이들립주(州)에서 미군이 알바그다디를 급습해 제거할 수 있었던 것은 대체로 SDF의 첩보 활동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터키가 지난 9일 시리아 쿠르드족에 대한 공세를 시작한 것이 작전을 조금 지연시켰을 뿐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지난 27일 알바그다디 사망 소식을 전하면서 시리아 쿠르드군이 “일정 부분 우리를 지원할 수 있었던 데” 대해 감사를 표했다. 그는 또 상세한 내용을 밝히지 않은 채 DNA 현장 테스트를 통해 알바그다디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와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특수부대원들은 돌무더기 밑에 깔려있던 알바그다디의 신체 일부를 회수해 DNA 검사를 했고, 미국 정부가 갖고 있던 그의 DNA 정보와 일치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휴대 가능한 최신 DNA 검사 기계를 사용하면 약 90분 안에 정확한 신원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검사 기계 크기도 전자레인지만큼 작아 군용 헬리콥터에 쉽게 장착할 수 있다고 한다. 미군이 보유한 알바그다디의 DNA 정보는 2004년 2월 그가 이라크와 쿠웨이트 국경 부근에 있는 부카 캠프에 구금돼 있던 시절 확보됐다. 그는 10개월 만에 석방됐는데 ‘이브라힘 아와드 이브라힘 알바드리’라는 이름을 사용했던 알바그다디의 지문과 DNA 샘플뿐만 아니라 키, 몸무게, 흉터의 위치 등 생체정보를 파악했다. 신원 확인을 위한 DNA 검사에는 가까운 친척의 DNA와 비교하는 방법도 있는데, 이를 위한 DNA 정보를 알바그다디의 딸이 자발적으로 제공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미국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벌거벗은 文, 수갑 찬 조국… 도넘은 한국당 유튜브

    벌거벗은 文, 수갑 찬 조국… 도넘은 한국당 유튜브

    靑 “국격 깎아내려” 민주 “천인공노”자유한국당이 대국민 소통을 강화하려 만든 공식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의 캐릭터가 속옷만 걸친 문재인 대통령과 수갑을 찬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모습을 풍자하는 ‘무리수’로 논란을 일으켰다. 한국당은 28일 공개한 동영상 ‘오른소리 가족편’에서 문 대통령을 덴마크 동화 ‘벌거벗은 임금님’에 빗댔다. 동영상에서 문 대통령은 실체가 없는 ‘안보 재킷’과 ‘경제 바지’를 입는 설정의 속옷 차림으로 등장한다. 문 대통령의 안보·경제 실정을 풍자한다는 취지다. 문 대통령이 ‘인사 넥타이’를 매는 장면에서는 조 전 장관이 체포되는 장면이 그려졌다. 속옷 차림의 문 대통령이 두 팔에 수갑을 차는 조 전 장관에게 “안 그래도 멋진 조 장관이 은팔찌(수갑의 은어)를 차니 더 멋지구나”라고 말한다.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해당 영상을 공개하는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황 대표는 “오른소리라는 이름처럼, 국민 입장에서 옳은 소리를 하는 정당으로 인식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에 대해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상대를 깎아내림으로써 자신을 높이려 하는 것이 과연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이는 일인가”라고 반박했다. 또 “청와대의 입장을 논의하거나 비서진이 의견을 모으지는 않았다”면서도 “지금의 대한민국 국민에게 어울리는 정치 행태인가”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충격을 금할 수 없는 내용으로 채워졌고, 문 대통령에 대한 조롱과 비난이 인내력의 한계를 느끼게 한다”며 “그런 천인공노할 내용을 소재로 만화 동영상을 만들어 과연 누구에게 보여 주겠다는 것인지 말문이 막힐 따름”이라고 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한국당, ‘벌거벗은 문 대통령’ 비판에 “전래동화 소재일 뿐”

    한국당, ‘벌거벗은 문 대통령’ 비판에 “전래동화 소재일 뿐”

    자유한국당은 28일 논란이 된 애니메이션 ‘오른소리가족’에 대해 논평을 내고 “‘벌거벗은 임금님’이란 ‘오른소리가족’ 동영상은 욕설도, 모욕적 표현도 아닌 국민 모두가 알고 있는 전래동화를 소재로 한 내용의 동영상일 뿐”이라고 밝혔다. 한국당은 이날 공식 유튜브 채널인 ‘오른소리’에서 속옷만 걸친 문재인 대통령, 수갑을 찬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모습을 애니메이션으로 풍자해 논란이 일었다. 이창수 한국당 대변인은 “‘벌거벗은 임금님’이라는 전래동화는 권력 앞에 진실을 이야기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모습, 민심을 외면한 채 듣기 좋은 말만 듣는 위정자에게 깨달음을 주기 위한 교훈을 담고 있다”며 “이런 기본적이고 상식적인 선의 쓴소리마저 여당과 청와대가 나서서 ‘천인공노’라는 비난을 가하며 표현의 자유에 재갈을 물리려 드는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아무래도 ‘부처님의 눈과 돼지의 눈’이라는 무학대사의 고사가 생각나게 하는 언행들”이라며 “부디 비판보다 자성을 앞세워 전래동화를 토대로 한 ‘벌거벗은 임금님’ 동영상의 내용과 진의를 보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 “야당의 진심, 국민의 진심에는 눈을 닫고 보고 싶은 것만 향하는 ‘돼지의 눈’을 버리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동영상에 등장한 문 대통령은 실체가 없는 ‘안보재킷’과 ‘경제바지’를 입고 ‘인사 넥타이’를 맸다. 안보·경제·인사 등 국정 운영에서 난맥상을 드러냈다는 취지다. 문 대통령이 안보재킷을 입는 장면에서는 ‘북나라가 즉위를 축하하는 축포를 쐈다’며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도발을 연상시킨다. 또 경제바지를 입고 나자 ‘소득주도성장과 길거리에 나앉은 국민들’ 모습을 보여준다.인사 넥타이를 매는 모습 옆으로는 조 전 장관이 체포되는 장면을 그려 넣었다. 그는 두 팔에 수갑을 차고 있었는데, 이를 보면서 벌거벗은 문 대통령은 “안 그래도 멋진 조 장관이 은팔찌(수갑의 은어)를 차니 더 멋지구나”라고 했다. 청와대와 여야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한국당을 겨냥해 “상대를 비난하더라도 서로 지켜야 하는 예의와 도리가 있는 것”이라며 “국민들 보기 부끄럽지 않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고 대변인은 “대한민국 제1야당이 내놓은 유튜브 콘텐츠가 이것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실망을 금할 길이 없다”며 “대통령을 깎아내림으로써 자신을 드높이는 것이 21세기 대한민국 제1야당이 추구하는 정치라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야당 간에 정책에 대한 논쟁을 벌일 수는 있지만, 상대를 폄훼해서는 미래가 있을 수 없다”며 “부디 대한민국 제1야당으로서 더는 대한민국의 국격을 떨어뜨리지 말아달라”라고 촉구했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한국당이 공개한 동영상은 충격을 금할 수 없는 내용으로 채워졌고, 문 대통령에 대한 조롱과 비난이 인내력의 한계를 느끼게 한다”며 “그런 천인공노할 내용을 소재로 만화 동영상을 만들어 과연 누구에게 보여주겠다는 것인지 말문이 막힐 따름”이라고 맹비난했다. 이 대변인은 “한국당은 국민 모욕 동영상 제작 관련자 모두를 엄중 문책하고 국민께 즉각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원내대변인은 “지지를 받건, 받지 못하는 대통령이건, 대한민국 대통령을 추하게 풍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며 “날카로운 비판을 하더라도 품격을 지켜야 한다”고 논평했다. 이에 황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정부가 듣기 좋은 소리만 듣지 말고, 쓴소리도 들었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이해했다. 진의를 잘 보고 판단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의 문책 요구에도 “동화를 잘못 읽었다고 처벌하면 되겠느냐”고 반박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고민정, ‘벌거벗은 文’ 한국당에 “부끄럽지 않나…예의 지켜야”

    고민정, ‘벌거벗은 文’ 한국당에 “부끄럽지 않나…예의 지켜야”

    高 “제1야당 콘텐츠 이것밖에 안되나”“상대 폄훼해서는 미래 있을 수 없다”한국당, 동화 빗댄 文비판 애니메이션서속옷만 걸친 文, 수갑 찬 조국 영상 담아與 문책요구에 黃 “진의 보고 판단하라”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28일 속옷만 입은 문재인 대통령이 나오는 자유한국당의 애니메이션 ‘오른소리가족’ 편에 대해 “국민들 보기 부끄럽지 않느냐”면서 “제1야당 콘텐츠가 이것밖에 안되느냐. 국격을 떨어뜨리지 말아달라”고 비판했다. 한국당은 이날 공식 유튜브 채널인 ‘오른소리’에서 동화 ‘벌거벗은 임금님’에 빗대 문 대통령을 비판하는 애니메이션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속옷만 걸친 문재인 대통령과 수갑을 찬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모습이 담겼다. 고 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한국당을 겨냥해 “상대를 비난하더라도 서로 지켜야 하는 예의와 도리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 대변인은 “대한민국 제1야당이 내놓은 유튜브 콘텐츠가 이것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실망을 금할 길이 없다”면서 “대통령을 깎아내림으로써 자신을 드높이는 것이 21세기 대한민국 제1야당이 추구하는 정치라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야당 간에 정책에 대한 논쟁을 벌일 수는 있지만, 상대를 폄훼해서는 미래가 있을 수 없다”면서 “미래가 보이지 않는 세상이 제1야당이 원하는 대한민국의 모습인가”라고 반문했다.고 대변인은 “지금이라도 국민을 위해 정치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면서 “부디 대한민국 제1야당으로서 더는 대한민국의 국격을 떨어뜨리지 말아달라”라고 촉구했다. 한국당이 이날 동영상 제작에 참조한 원작 동화 ‘벌거벗은 임금님’은 어리석은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는 특별한 옷이라는 말에 속은 임금님이 벌거벗은 채 거리를 활보했지만, 주위에선 자신의 ‘어리석음’이 탄로날까봐 아무도 말을 하지 못했다는 내용의 덴마크 동화다. 동영상에 등장한 문 대통령은 실체가 없는 ‘안보재킷’과 ‘경제바지’를 입고 ‘인사 넥타이’를 맸다. 안보·경제·인사 등 국정 운영에서 난맥상을 드러냈다는 취지라고 한국당은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안보재킷을 입는 장면에서는 ‘북나라가 즉위를 축하하는 축포를 쐈다’며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도발을 연상시켰다. 또 경제바지를 입고 나자 ‘소득주도성장과 길거리에 나앉은 국민들’ 모습을 겹쳐 보여줬다. 인사 넥타이를 매는 모습 옆으로는 조 전 장관이 체포되는 장면을 그려 넣었다. 그는 두 팔에 수갑을 차고 있다. 이를 보면서 벌거벗은 문 대통령은 “안 그래도 멋진 조 장관이 은팔찌(수갑의 은어)를 차니 더 멋지구나”라고 말했다.한국당은 이날 오전 의원회관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오른소리가족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옳은 소리’와 ‘오른(우파) 소리’라는 중의적 표현이다. 조부모, 부모, 자녀와 반려견 등 7개의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인형극 형식의 발표회에선 황교안 대표가 반려견 ‘덕구’ 인형을 손에 끼고 등장했다. 황 대표는 “오른소리라는 이름처럼, 가짜·거짓이 난무하는 시대에서 우리 당의 이해를 떠나 국민 입장에서 옳은 소리를 하는 정당으로 인식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한국당이 공개한 동영상은 충격을 금할 수 없는 내용으로 채워졌고, 문 대통령에 대한 조롱과 비난이 인내력의 한계를 느끼게 한다”면서 “한국당은 국민 모욕 동영상 제작 관련자 모두를 엄중 문책하고 국민께 즉각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원내대변인도 “지지를 받건, 받지 못하는 대통령이건, 대한민국 대통령을 추하게 풍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면서 “날카로운 비판을 하더라도 품격을 지켜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에 황 대표는 “동화를 잘못 읽었다고 처벌하면 되겠느냐”고 반박한 뒤 “정부가 듣기 좋은 소리만 듣지 말고, 쓴소리도 들었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이해했다. 진의를 잘 보고 판단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현직에 있던 2017년 1월에는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연 전시회에서 박 전 대통령을 나체 상태로 묘사한 ‘더러운 잠’(프랑스 화가 에두아르 마네의 ‘올랭피아’를 패러디한 작품)이 전시돼 논란이 된 적이 있다. 2004년에는 한나라당(한국당의 전신) 의원극단 ‘여의도’가 노무현 당시 대통령을 풍자한 연극 ‘환생경제(還生經濟)’를 연출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 연극은 노 전 대통령을 ‘노가리’로 비꼬면서 원색적인 욕설과 성적비하 대사를 쏟아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리얼돌, 남성 성적환상과 지배욕 담아낸 빈 그릇…여성혐오 간과”

    “리얼돌, 남성 성적환상과 지배욕 담아낸 빈 그릇…여성혐오 간과”

    윤지영 건국대 교수 ‘리얼돌’ 비판적 논문 발표“인형 위상은 남성중심사회서 女위상 상징”“언제든 짓이거나 훼손·폐기 가능한 취약성”대법, 리얼돌 ‘성기구’ 인정…국내 수입 허용여성의 신체를 본뜬 남성용 성인용품 ‘리얼돌’이 여성용 성인용품과 달리 여성의 신체를 장악하고자 하는 지배 의지를 담고 있다는 비판적 논문이 발표됐다. 이 논문은 “리얼돌은 남성의 성적환상과 지배욕을 담아내는 빈 그릇”이라면서 “여성 신체 형상이 이미 우리 사회에서 성기구화되는 여성 혐오적 현실을 철저히 간과했다”고 지적했다. 28일 학계 등에 따르면 윤지영 건국대 부설 몸문화연구소 교수는 지난 18일 이화여대 이화인문과학원과 공동 개최한 학술대회에서 ‘리얼돌, 지배의 에로티시즘’ 논문을 발표하면서 이렇게 밝혔다. 논문에서 윤 교수는 리얼돌에 대해 “여성과 닮아 보이긴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남성의 성적 환상을 충실히 담아내는 남성 욕망의 빈 그릇”으로 규정했다. 윤 교수는 “인형은 일방적으로 예뻐해 주고 귀여워해주며 사랑해주는 대상임과 동시에, 언제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짓이거나 훼손 가능하며 대체, 폐기 가능한 취약성을 의미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인형의 위상은 남성중심적 사회에서 여성이 갖는 위상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이와 관련, 지난 8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6월 대법원의 리얼돌 수입판매 허용 판결과 관련해 리얼돌 수입판매를 금지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당시 해당 청원은 청와대 답변을 들을 수 있는 동의 20만을 넘겼고, 청와대는 “관련 규제와 처벌을 더욱 엄격히 하겠다”고 답했다. 반면 ‘개인의 성적 결정권에 국가가 개입하지 마라’며 리얼돌 수입 판매를 허용해달라는 국민 청원도 덩달아 올라왔다. 리얼돌 논란은 2017년 7월 20일 인천세관이 리얼돌을 ‘풍속을 해치는 물품’으로 규정해 수입통관을 보류하며 시작됐다. 현행 관세법에 따르면 정부는 헌법 질서를 문란하게 하거나 공공의 안녕질서, 풍속을 해치는 물품의 수입은 금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리얼돌 수입업자는 “개인의 성적 결정권에 국가가 간섭해 헌법상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반발해 인천세관을 상대로 소송을 냈고 대법원은 지난 6월 리얼돌 수입을 허용하는 확정 판결을 내렸다. 지난해 9월 당시 1심 인천지방법원(정성완 부장판사)은 “리얼돌이 실제 여성의 신체 부위와 비슷하게 형상화되어 있고 사람의 존엄성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왜곡하였다고 평가할 정도로 특정 성적 부위를 적나라하게 묘사했다”며 인천세관의 손을 들어줬다.반면 2심 서울고등법원(김우진 부장판사)은 올해 1월 리얼돌을 ‘성기구’로 인정하며 리얼돌 수입업자에게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리얼돌을 개인적 성기구라 규정하며 “성기구를 일반적인 성적 표현물인 음란물과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2013년 헌법재판소 결정을 인용했다. 2심 재판부는 “성기구는 인간의 은밀한 성적행위에서 사용되는데 이런 사적이고 은밀한 영역에는 국가가 되도록 개입하지 않는 것이 인간의 존엄과 자유를 실현하는 길이 된다”고 판단했다. 앞서 윤 교수는 최근 걸그룹 에프엑스(f(x)) 출신 가수 겸 배우 설리가 악성 댓글에 대한 고통을 호소하며 극단적인 선택에 한 데 대해서도 “설리 악플 사건은 우리 사회 ‘여성혐오’ 문제”라고 밝혀 주목을 받았다. 설리는 속옷 착용 논란과 관련해 “브래지어는 건강에도 좋지 않고 액세서리일 뿐”이라며 ‘여성의 노브라 권리’를 소신껏 주장해 사회적 관심을 받았지만 이로 인해 인터넷에서 악성 댓글에 시달렸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벌거벗으셨어”…자유한국당, 문 대통령 조롱 영상 논란

    “벌거벗으셨어”…자유한국당, 문 대통령 조롱 영상 논란

    자유한국당이 동화 ‘벌거벗은 임금님’을 토대로 문재인 대통령을 조롱하는 영상을 만들어 논란이 일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자유대한민국을 이끄는 오른소리가족’ 제작 발표회를 열고 ‘오른소리가족-벌거벗은 임금님’을 방영했다. 한국당이 만든 영상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임금님 역할로 나와 안보자켓, 경제바지, 인사넥타이를 입은 줄로 착각해 속옷만 입은채로 등장한다. 인사넥타이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경찰차 앞에서 수갑을 차고 있는 모습으로 등장하며 문 대통령 캐릭터는 “안그래도 멋진 조 장관이 은팔찌를 차니 더 멋있구나”라는 발언을 하고, 백성들은 “어머 임금님이 벌거벗으셨어”라고 말한다. 마지막에는 할아버지가 손주에게 “이것이 바로 끊이지 않는 재앙! 문.재.앙! 이란다”라고 가르치고 손자는 “저는 나중에 똑똑하고 훌륭한 대통령을 뽑을 거예요”라고 답하며 끝난다. 황교안 대표는 “우리 당을 대표하는 캐릭터 오른소리가족이 드디어 탄생했다. 정당사에 당 차원의 가족 캐릭터를 만들어 국민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려 하는 시도는 아마 최초일 것”이라며 “한국당의 역동적인 변화를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국회 정론관 현안브리핑을 통해 “자유한국당이 공개한 동영상은 충격을 금할 수 없는 내용으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조롱과 비난이 인내력의 한계를 느끼게 한다”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아동을 대상으로 한 교육용이라면 아동에 대한 인격침해요, 국민을 대상으로 한 정치 교재라면 국민 모독”이라며 “지난 2004년 한나라당 의원연찬회에서 ‘환생경제’라는 이름으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온갖 잡스런 욕설을 퍼부어 국민들의 공분을 샀던 일이 어제 일처럼 떠오른다. 왜 자유한국당은 시대는 바뀌었는데 본질은 그대로인가. 깃털처럼 가볍고 균형감각이라곤 찾아 볼 수 없는 것이 자유한국당의 DNA인가 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변인은 “부디 자유한국당은 국민을 두려워할 줄 아는 상식에 입각한 건전한 정치를 해주길 비감한 마음으로 재삼, 재사 당부한다”며 “자유한국당은 국민모욕의 동영상 제작과 관련된 모두를 문책하고 국민께 즉각 사과하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사람들 뇌리서 잊힐까 두려워… 옳은 것 증명하려 끝까지 싸울 것”

    “사람들 뇌리서 잊힐까 두려워… 옳은 것 증명하려 끝까지 싸울 것”

    농성장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꿉꿉한 냄새가 환영하는 듯했다. 곳곳에 주렁주렁 널려 있는 셔츠, 속옷, 양말, 수건 등 눅진한 빨랫감이 풍기는 냄새였다. 출입문은 물론 창문까지 막힌 건물 안은 햇볕이 들지 않고 환기도 이뤄지지 않는다. 이들에게 허용된 공간은 잠을 자는 2층과 화장실로 쓰이는 3층, 그나마 운동할 수 있는 4층이 전부다. 이모(48)씨는 “4층 벽을 따라 걸으면 한 바퀴에 400걸음, 25바퀴를 걸으면 1만보”라고 전했다. 농성장의 하루 일과는 오전 8시 20분 조회, 10시 아침 식사, 오후 2시 집회, 5시 저녁 식사, 6시 집회와 종례로 이뤄진다. 저녁 집회로 하루 일과가 마무리되자 목욕 바구니를 들고 화장실로 향했다. 세면대 앞에서 익숙하다는 듯 옷을 벗은 사람들이 바가지로 물을 받아 몸에 끼얹었다. 기자 옆에서 기다리던 한 여성이 “늦게 오면 찬물만 나온다”고 귀띔했다. 줄이 길어 결국 샤워를 포기하고, 침낭에 몸을 밀어 넣었다. 바닥에는 박스와 돗자리가 겹겹이 깔려 있었지만, 어디선가 계속 찬 기운이 올라와 등과 허리가 시렸다. 김씨는 “농성 첫날에는 어렵게 구한 박스조각에 새벽 내내 엉덩이를 댔다가, 허리를 댔다가 하면서 버텼다”면서 “더 추워지면 어떻게 버틸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새벽 6시, 눈이 저절로 뜨였다.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소리, 웅성거리는 소리에 신경이 곤두서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이곳저곳에서 터져 나오는 기침 소리도 잠을 방해했다. 장미화(46)씨는 “환기가 안 돼 모두 기침을 많이 한다”면서 “기침이 터져 나올 것 같으면 입을 틀어막고 참는다”고 말했다. 식사도 여의치 않다. 하루 두 끼가 외부에서 반입되지만 늦게 가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이날은 양상추, 콩나물무침, 김치에 된장국이 나왔다. 기자가 배식받을 차례가 됐을 땐 된장국은 국물만 남아 있었다. 해고 노동자들은 “잊혀지는 게 가장 두렵다”고 했다. 나경화(57)씨는 “대법원 판결 이후 금방 복직할 줄 알았다”면서 “사람들이 ‘떼쓴다’고 비난하거나 투명인간 취급하는 게 두렵다”고 말했다. 대법원은 지난 8월 이들이 제기한 근로자 지위확인 소송 상고심에서 ‘수납 노동자들의 용역업체 근무는 불법 파견으로 봐야 하고 도공의 직원으로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도공은 “남은 재판에선 대법원 판결과 다른 결론이 나올 수 있다”며 일부 노동자만 직접고용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이들이 계속 싸우는 이유는 하나다. 여성 노동자로서의 삶을 지키고 싶기 때문이다. 전남 담양에서 근무한 정모(52)씨는 “수십년간 누군가의 엄마, 아내, 며느리로 살았는데 이제는 내 인생을 찾아 멋있게 살고 싶다”면서 “직접고용을 주장하는 건 노동자로서 더 안정적으로 생활하고 싶은 당당한 요구”라고 강조했다. 여성 노동자들은 좁은 농성장에서 우울함을 이겨 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정씨는 “대충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아침마다 화장도 하고 조회 때는 동료들과 ‘출근하자’고 말한다”면서 “모두 힘들지만 서로를 보며 의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민아(46)씨는 “농성 이후 이강래 사장과의 교섭은 한 번도 없었다”면서 “대법원 판결은 따르지도 않고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방안만 ‘중재안’이라고 제시하는데 그걸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지칠 만하면 법원에서 우리 주장을 뒷받침하는 판결이 나온다. 최근에도 서울고법에서 근로자 지위보전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면서 “결국 우리가 옳았음이 증명될 것이다. 절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 김천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사람들 뇌리서 잊힐까 두려워… 옳은 것 증명하려 끝까지 싸울 것”

    “사람들 뇌리서 잊힐까 두려워… 옳은 것 증명하려 끝까지 싸울 것”

    건물 안 농성장에는 셔츠부터 속옷, 양말, 수건 등 눅진한 빨랫감이 꿉꿉한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출입문은 물론 창문까지 막힌 건물 안은 햇볕 한 줌 들지 않고 환기도 이뤄지지 않는다. 건물 안에서 이들에게 허용된 공간은 잠을 자는 2층과 화장실로 쓰이는 3층, 조금이라도 움직일 수 있는 4층이 전부다. 이모(48)씨는 “4층 벽을 따라 걸으면 한 바퀴에 400걸음, 25바퀴를 걸으면 1만보”라고 전했다. 해고 노동자들은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잊혀지는 게 가장 두렵다”고 했다. 나경화(57)씨는 “대법원 판결 이후 금방 복직할 줄 알았다”면서 “사람들이 ‘떼쓴다’고 비난하거나 우리를 완전히 없는 사람 취급하는 게 두렵다”고 말했다. 대법원은 지난 8월 이들이 제기한 근로자 지위확인 소송 상고심에서 ‘수납 노동자들의 용역업체 근무는 불법 파견으로 봐야 하고 도공의 직원으로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도공은 “남은 재판은 대법원 판결과 다를 수 있다”며 일부 노동자만 직접고용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길어지는 농성에 피부병에 걸리는 등 건강이 악화된 노동자도 늘고 있다. 하루 일과가 마무리되자 목욕 바구니를 든 사람들이 화장실로 향했지만, 씻지 못하거나 찬물 샤워를 해야 하는 경우가 다수였다. 기자 옆에서 기다리던 한 노동자는 “늦게 오면 찬물만 나온다”고 귀띔했다. 잠자리도 열악했다. 바닥에는 박스와 돗자리가 겹겹이 깔려 있었지만 계속 찬 기운이 올라와 등과 허리가 시렸다. 김씨는 “농성 첫날에는 아무것도 없어 어렵게 구한 박스조각에 엉덩이를 댔다가, 허리를 댔다가 하면서 밤을 지새웠다”면서 “앞으로 더 추워지면 어떻게 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다음날 새벽 6시, 알람이 울리지도 않았는데 눈이 번쩍 뜨였다. 밤새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소리, 웅성거리는 소리에 신경이 곤두서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이곳저곳에서 터져 나온 기침 소리도 잠을 방해했다. 장미화(46)씨는 “환기가 안 되니 공기가 나빠 사람들이 기침을 많이 한다”면서 “기침이 터져 나올 것 같으면 입을 틀어막고 참는다”고 말했다. 식사도 여의치 않다. 하루 2번 노조 쪽에서 외부 음식을 반입해 제공하지만 늦게 가면 음식이 부족하다. 이날은 양상추, 콩나물무침, 김치에 된장국이 나왔다. 기자가 배식을 받을 땐 된장국에 국물만 남아 있었다. 이들이 계속 싸우는 이유는 하나다. 여성 노동자로서의 삶을 지키고 싶기 때문이다. 전남 담양에서 근무한 정모(52)씨는 “수십 년간 누군가의 엄마, 아내, 며느리로 살았는데 이제는 내 인생을 찾아 멋있게 살고 싶다”면서 “직접고용을 주장하는 건 노동자로서 더 안정적으로 생활하고 싶은 당당한 요구”라고 강조했다. 여성 노동자들은 좁은 농성장에서 우울함을 이겨 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정씨는 “대충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아침마다 화장도 하고 조회 때는 동료들과 ‘출근하자’고 말한다”면서 “모두 힘들지만 서로를 보며 의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민아(46)씨는 “도공 농성 이후 이강래 사장과의 교섭은 단 한 번도 없었다”면서 “대법원 판결은 따르지도 않고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방안만 ‘중재안’이라고 제시하는데 그걸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힘들고 지칠 만하면 법원에서 노조 주장을 뒷받침하는 판결이 나온다. 최근에도 법원에서 근로자 지위보전 가처분 신청 인용 결정이 있었다”면서 “결국에는 우리가 옳았다는 게 증명될 거다. 절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김천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나는 59세, 톨게이트 해고 노동자… 단 하루라도 정규직으로 살고 싶다

    나는 59세, 톨게이트 해고 노동자… 단 하루라도 정규직으로 살고 싶다

    “생일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언니의 생일 축하합니다….” 지난 24일 밤 10시, 경북 김천 한국도로공사 본사 로비 농성장에는 생일 축하 노래가 나지막이 퍼졌다. 주인공은 만 59세가 된 톨게이트 수납원 조미경씨. 동료들이 정성껏 준비한 케이크와 치킨, 음료수까지 받아 든 조씨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20년 가까이 전북 진안톨게이트에서 일하다 해고된 그는 도로공사의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차가운 바닥에서 몇 달째 쪽잠을 청하고 있다. 조씨는 “이제 농성장이 내 집 같고 동료가 가족 같다”면서 “복직해도 내년이면 정년퇴직해야 하는 나이지만 하루라도 좋으니 정규직으로 살고 싶다”고 말했다. 톨게이트 수납 노동자들이 도공 본사를 점거하고 벌이는 농성이 28일이면 50일째다. 지난여름 내내 청와대 앞에서 노숙 농성을 벌이던 노동자들이 지난달 9일 이곳으로 왔다. 경부고속도로 서울톨게이트 캐노피(지붕처럼 생긴 구조물)에서 고공 농성을 하던 이들도 합류했다. 도공은 외부인의 접근을 엄격히 막고 있다. 정문은 경찰 수십명이 지키고 있고 주차장으로 통하는 유일한 출입구는 사원증 확인을 거친 직원만 드나들 수 있다. 지난 9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의 조건부 직접고용 중재안을 받아들인 한국노총 조합원들이 농성장을 떠난 뒤에는 민주노총 소속 노동자 150여명만 남았다. 90% 이상이 여성, 평균 연령은 55세인 해고 노동자들은 ‘외딴 섬’에서 싸우고 있었다. 남인천영업소에서 근무한 김미숙(50)씨는 “청와대 앞 천막에 비하면 벽도 있고 지붕도 있는 도공 본사는 호텔 수준”이라면서도 “실내에만 있으니 너무 갑갑하다”고 말했다.농성장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꿉꿉한 냄새가 환영하는 듯했다. 곳곳에 주렁주렁 널려 있는 셔츠, 속옷, 양말, 수건 등 눅진한 빨랫감이 풍기는 냄새였다. 출입문은 물론 창문까지 막힌 건물 안은 햇볕이 들지 않고 환기도 이뤄지지 않는다. 이들에게 허용된 공간은 잠을 자는 2층과 화장실로 쓰이는 3층, 그나마 운동할 수 있는 4층이 전부다. 이모(48)씨는 “4층 벽을 따라 걸으면 한 바퀴에 400걸음, 25바퀴를 걸으면 1만보”라고 전했다. 농성장의 하루 일과는 오전 8시 20분 조회, 10시 아침 식사, 오후 2시 집회, 5시 저녁 식사, 6시 집회와 종례로 이뤄진다. 저녁 집회로 하루 일과가 마무리되자 목욕 바구니를 들고 화장실로 향했다. 세면대 앞에서 익숙하다는 듯 옷을 벗은 사람들이 바가지로 물을 받아 몸에 끼얹었다. 기자 옆에서 기다리던 한 여성이 “늦게 오면 찬물만 나온다”고 귀띔했다. 줄이 길어 결국 샤워를 포기하고, 침낭에 몸을 밀어 넣었다. 바닥에는 박스와 돗자리가 겹겹이 깔려 있었지만, 어디선가 계속 찬 기운이 올라와 등과 허리가 시렸다. 김씨는 “농성 첫날에는 어렵게 구한 박스조각에 새벽 내내 엉덩이를 댔다가, 허리를 댔다가 하면서 버텼다”면서 “더 추워지면 어떻게 버틸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새벽 6시, 눈이 저절로 뜨였다.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소리, 웅성거리는 소리에 신경이 곤두서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이곳저곳에서 터져 나오는 기침 소리도 잠을 방해했다. 장미화(46)씨는 “환기가 안 돼 모두 기침을 많이 한다”면서 “기침이 터져 나올 것 같으면 입을 틀어막고 참는다”고 말했다. 식사도 여의치 않다. 하루 두 끼가 외부에서 반입되지만 늦게 가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이날은 양상추, 콩나물무침, 김치에 된장국이 나왔다. 기자가 배식받을 차례가 됐을 땐 된장국은 국물만 남아 있었다. 해고 노동자들은 “잊혀지는 게 가장 두렵다”고 했다. 나경화(57)씨는 “대법원 판결 이후 금방 복직할 줄 알았다”면서 “사람들이 ‘떼쓴다’고 비난하거나 투명인간 취급하는 게 두렵다”고 말했다. 대법원은 지난 8월 이들이 제기한 근로자 지위확인 소송 상고심에서 ‘수납 노동자들의 용역업체 근무는 불법 파견으로 봐야 하고 도공의 직원으로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도공은 “남은 재판에선 대법원 판결과 다른 결론이 나올 수 있다”며 일부 노동자만 직접고용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이들이 계속 싸우는 이유는 하나다. 여성 노동자로서의 삶을 지키고 싶기 때문이다. 전남 담양에서 근무한 정모(52)씨는 “수십년간 누군가의 엄마, 아내, 며느리로 살았는데 이제는 내 인생을 찾아 멋있게 살고 싶다”면서 “직접고용을 주장하는 건 노동자로서 더 안정적으로 생활하고 싶은 당당한 요구”라고 강조했다. 여성 노동자들은 좁은 농성장에서 우울함을 이겨 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정씨는 “대충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아침마다 화장도 하고 조회 때는 동료들과 ‘출근하자’고 말한다”면서 “모두 힘들지만 서로를 보며 의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민아(46)씨는 “농성 이후 이강래 사장과의 교섭은 한 번도 없었다”면서 “대법원 판결은 따르지도 않고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방안만 ‘중재안’이라고 제시하는데 그걸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지칠 만하면 법원에서 우리 주장을 뒷받침하는 판결이 나온다. 최근에도 서울고법에서 근로자 지위보전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면서 “결국 우리가 옳았음이 증명될 것이다. 절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 김천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선우은숙 “남편 이영하 속옷서 립스틱 흔적 발견한 적도”

    선우은숙 “남편 이영하 속옷서 립스틱 흔적 발견한 적도”

    선우은숙이 남편 이영하의 속옷에서 립스틱 묻은 흔적을 발견한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지난 26일 방송된 MBN 예능 프로그램 ‘동치미’에서는 선우은숙이 남편 이영하 관련 일화를 공개했다. 이날 선우은숙은 “일을 끝낸 후 집에 돌아왔는데 가사도우미가 나를 부르더라. 이것 좀 보다고 보여주는데 팬티, 옷에 립스틱 자국이 묻어 있더라”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어 “속옷에 묻어 있는 게 이해가 되지 않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남편이 영화배우지 않나. 영화 촬영하다 묻었을 거라고 이해했다”고 말했다. 선우은숙은 “그때는 멜로 영화 찍으면 노출 장면이 많았다. 난리난 가사도우미에 저는 차분하게 배우이니까 촬영하다가 묻은 거 같다고 말했다. 이것에 대해 할 한마디 한 적 없다”며 “배우니까 이해해야 하지 않나”고 덧붙였다. 사진=MBN ‘동치미’ 방송 캡처 연예팀 seoul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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