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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아직 선진국이 아니다/김세정 바르샤바 SSW 프래그마틱 솔루션스 변호사

    [열린세상] 아직 선진국이 아니다/김세정 바르샤바 SSW 프래그마틱 솔루션스 변호사

    은연중에 그냥 코로나바이러스와 같이 살기로 한 것인지 적당히 잊고 살다가 순간 깜짝 놀라면서 아직 팬데믹 상황이었다고 새삼 깨닫는 듯한 시절이다. 사실 적응하지 않고서야 어떻게 살아가겠나. 20세기 초 세계를 휩쓴 스페인 독감도 햇수로 3년 지속됐다니 어쩌면 코로나19 역시 한동안 갈 수도 있겠다는 불길한 예감이 든다. 아직 끝난 것은 아니지만, 코로나19 시절을 지내면서 소위 ‘국뽕’이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선진국으로 불리는 국가들이 누구도 겪어 보지 못한 감염병 사태를 맞아 줄줄이 방역에 실패하고 엄청난 수의 확진자 및 사망자를 내면서 우왕좌왕하는 동안 한국은 시민들의 일상생활을 극도로 제한하는 방법을 사용하지 않으면서 차분하고 질서정연하게 대처하는 것으로 보였다. 전 세계가 한국을 주목했고, 이제 진정으로 선진국 반열에 들어섰구나 내지 세계를 선도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감동이 생겼다. 이 감동은 N번방, 손정우 인도 불허, 안희정 전 충남지사 모친 장례식,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사망 등 일련의 사건에 관한 논쟁을 접하면서 상당히 식어 버렸다. 엄밀히 말하면 사건 자체보다도 이들 사건에 한국 사회가 반응하는 방식 때문이다. 사실 사건들 자체도 하나같이 충격적인 것들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주로 미성년자들을 유인해 속옷 사진 등을 받아 낸 후 이를 주변에 알리겠다고 협박해 점점 더 강도 높은 성폭력을 자행하고 이 장면을 팔고 다른 쪽에선 돈을 지불하고 구경한 것이 N번방 사건이었다. 손정우는 세계 최대의 미성년자 성착취물 사이트를 개설해 국제적인 수사 대상이었는데도 한국 법원에서 겨우 1년 6개월의 형을 선고받았다. 안 전 지사는 비서에게 가한 성폭력으로 인해 3년 6개월의 징역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박 전 시장은 비서가 성추행을 당했다며 고소를 하자마자 자살을 했다. 앞의 두 사건은 세계 최고 수준의 온라인 환경을 이용해 미성년자들을 대상으로 저지른 것이고, 뒤의 두 사건은 소위 진보적인 진영에 속해 있다는 고위 공직자들이 한국 사회 특유의 강력한 상하관계를 이용해 저지른 것이다. N번방 사건에 대해서는 애초에 빌미 잡힐 일을 했다는 이유로 피해자들을 탓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사건에 가담한 가해자의 규모를 축소하려 하기도 했다. 손정우 사건에 대해서는 자국민 보호라는 이유로 불인도 결정을 옹호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 사건들에서 사용된 성착취물을 그저 포르노 영상이라고 간주해 보고 싶어 하거나 본 사람들을 두둔하는 경우도 있었다. 안 전 지사의 모친 장례식에 참석한 정치인들은 그가 성폭력 범죄자가 아니라 억울하고 명예스러운 옥살이를 하는 것처럼 굴었다. 박 전 시장의 지지자들은 스스로 선택한 죽음임에도 그의 죽음을 피해자의 탓으로 돌려 맹렬히 비난했다. 이와 같은 일련의 반응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성범죄를 다른 범죄와 달리 취급하고 더 나아가 범죄로 보기보다 성적인 요소에 주목해 관음하는 시각이다. 범죄가 발생했을 때 비난을 받아야 하는 것은 범인이지 피해자가 아니다. 그런데 유독 성범죄에서는 피해자를 탓하는 목소리가 드높다. 피해자의 태도를 논하거나 가해자에게 감정이입하고 동정한다. 그 정도면 범죄가 아니라며 피해의 수위를 가지고 왈가왈부하거나 심지어 유죄로 확정된 성범죄임에도 범죄 자체가 아니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더구나 더 실망스러운 것은 한국 사회가 보여 주는 피해자에 대한 무감함이다. 같은 사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난 끔찍한 범죄에 관해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 대한 동정도 그리 없고, 사회가 그들을 보호하지 못했다는 미안함은 언감생심이고, 피해자들이 지고 살아갈 상처에 대한 우려도 별로 보이지 않고, 앞으로 동종의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는 다짐 같은 것도 찾기 어렵다. 감염병을 잘 통제해 세계적인 칭송을 받는 것, 음악이나 드라마 같은 한국형 콘텐츠를 통해 문화를 선도하는 것은 훌륭한 일이고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가질 만한 일이다. 그런데 그런 선진적인 사회에서 성범죄를 논의하고 피해자를 취급하는 방식은 어떤가. 외부에 비춰지는 발전된 모습에 비해 많이 취약하다고 할 것이다. 아직은 갈 길이 멀다.
  • [포토] ‘SI 올해의 루키’ 황현주, 명품 S라인 자태

    [포토] ‘SI 올해의 루키’ 황현주, 명품 S라인 자태

    한국 최고의 슈퍼모델에서 세계적인 슈퍼모델로 거듭난 황현주가 올해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수영복 특집판을 장식했다. 세계적인 스포츠잡지인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는 1964년을 시작으로 매년 수영복 특집판을 발행하고 있다. 황현주는 특집판에 ‘올해의 루키’로 이름을 올리며 화려한 자태를 뽐냈다. 올해의 루키는 신인모델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영광이다. 황현주는 블랙과 화이트의 비키니와 모노키니로 황금몸매를 뽐냈다. 특히 황현주는 56년의 역사에서 동양인 최초로 발탁되는 영광을 안았다. 그동안 제시카 고메즈, 미아 강 등이 이름을 올렸지만 모두 혼혈미인들이다. 황현주는 “이번에 최초로 동양인 모델을 기용한 것 대해 현지에서도 이슈가 되고 있다. 지난 21일부터 잡지 발매가 시작됐다. 세계적인 잡지와 일하게 돼 기쁘다. 세계최고의 모델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서울대 출신으로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황현주는 2013년 ‘도전 슈퍼모델 코리아 4’에서 2위를 차지하며 이름을 알렸다. 2016년에는 ‘SBS 슈퍼모델 선발대회’에서 ‘슈퍼모델 카파상’을 받았다. 서울패션위크 등을 통해 한국을 대표하는 모델로 명성을 쌓은 후 지난해 세계최고의 속옷업체인 빅토리아 시크릿의 모델로 발탁된 데 이어 특집판도 장식해 세계적인 이슈가 되고 있다. 사진제공=황현주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단독] 6층 사람들 ‘비서 매뉴얼’로 반격… 피해자측 “위험 경고 못했을 것”

    [단독] 6층 사람들 ‘비서 매뉴얼’로 반격… 피해자측 “위험 경고 못했을 것”

    성추행 피해호소 묵인 여부 집중 수사측근 ‘인수인계서’ 무죄 입증자료 주장문서엔 ‘시장 비서의 자부심’ 등 언급경찰, 어떤 배경에서 작성됐나 확인 중여성단체 “방조 혐의 피할 증거 못 돼”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과 주변 비서진의 묵인·방조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이번 주부터 전·현직 비서진을 불러 조사한다. 이른바 박 시장의 측근으로 구성된 ‘6층 사람들’에 대한 소환조사에 나선 것이다.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여부와 이를 알고도 묵인했는지가 수사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경찰은 소환대상자 스스로 “무죄를 입증할 자료”라고 주장하는 서류 등을 제출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가 다른 곳으로 전보될 당시 지난해 7월 작성한 업무 인수인계서도 포함돼 있다. 이 문서에는 ‘시장 비서의 자부심’ 부분이 언급돼 있어 경찰도 관련 내용이 어떤 배경으로 작성됐는지 등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서울신문 취재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박원순 사건 태스크포스(TF)는 이르면 27일부터 박 전 시장의 전·현직 비서관을 포함한 핵심 인물들을 소환조사한다. 전직 인사 담당 비서관을 비롯해 고소인의 성추행 피해 호소를 묵인했다는 이들을 대상으로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변호인인 김재련 변호사는 지난 22일 “피해자는 4년이 넘는 시간 약 20명의 전·현직 비서관에게 박 시장이 보낸 속옷차림 사진 등을 보여 주는 등 (성추행에 대한) 고충을 털어놓으며 전보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소환조사자들을 대상으로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알고도 묵인했는지 ▲피해자의 인사이동 요구가 있었는지 여부 등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가 2015년 7월부터 4년 동안 비서실에 근무하는 동안 비서실장은 총 4명이다. 다만 수사는 쉽지 않아 보인다. 경찰이 강제추행 방조 혐의를 입증하려면 박 전 시장의 성추행 혐의부터 밝혀야 하는데 피고소인이 사망해 주변 증거로만 성추행 사실을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시장실이 있는 신청사 6층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돼 관련 물증도 제대로 확보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서울청 관계자는 향후 압수수색 여부에 대해 “매일 진행되는 수사 상황을 확인해 주긴 어렵다”고 말했다. 경찰은 박 전 시장의 전·현직 비서진으로부터 각종 자료를 받아 검토하고 있다. 여기에는 피해자가 지난해 7월 전보될 당시 작성한 인수인계서도 포함돼 있다. 이 인수인계서는 피해자의 후임 비서들에게 전달됐다. 여기에는 시장 비서로서의 임무를 비롯해 마음가짐 등이 담겨 있다. 특히 비서로서의 자부심이 담겨 있는 만큼 주변인들이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의심하지 못했을 거라는 얘기도 있다. ‘◎비서’ 항목에는 “너무 사소하고 하찮은 일이라 가끔 자괴감 느낄지라도, 시정운영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낮은 곳에서 작은 일부터 챙기는 역량 기르는 시간이라 생각하기”라는 대목이 있다. 또 “★상사를 위한 일이 아니라 함께 일하는 분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하면 좋음”과 “★빈 공간에서 그분의 흔적과 대화하며 그분의 생활패턴, 습관, 철학 이해하기”도 있다. ‘◎최초 3선 서울시장, 민선 7기 시장 비서의 자부심’ 항목도 있다. “다른 부속실 비서들과 절대 다르니 자부심 느끼기. 인생에서 다시 없을 특별한 경험(장관급, 차기 대선주자, 인품도 능력도 훌륭한 분이라 배울 것이 많음)”이란 내용이 있다. 피해자 측 김 변호사는 “해당 문서가 피해자가 작성한 것이 맞는지 대책위와 함께 논의해 보겠다”며 “피해자가 담당 업무를 후임에게 인수인계를 하는 처지에서 박 전 시장이 위험인물이니 조심하라는 말을 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해당 문건이 관계자들이 방조·묵인 혐의를 피할 증거가 될 수는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여성단체 관계자는 “설사 피해자가 작성한게 맞더라도 일부 표현을 들어 (6층 사람들이) 성희롱 의혹을 몰랐다고 주장하는 것은 논리적 비약이며 전형적인 피해자다움 강요”라고 주장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단독]경찰, 이번주 ‘6층 사람들’ 소환 나선다…‘자부심’ 담긴 비서 인수인계서 확보

    [단독]경찰, 이번주 ‘6층 사람들’ 소환 나선다…‘자부심’ 담긴 비서 인수인계서 확보

    경찰, 이번주 박원순 전 시장 전·현직 비서진 소환이르면 27일, ‘6층 사람들’ 불러 성추행 의혹 등 조사피해자 지난해 7월 전보 때 작성한 인수인계서 확보‘자부심’ 등 담겨있는 배경 조사할 것으로 보여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과 주변 비서진의 묵인·방조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이번 주부터 전·현직 비서진을 불러 조사한다. 이른바 박 시장의 측근으로 구성된 ‘6층 사람들’에 대한 소환조사에 나선 것이다. 박 시장의 성추행 여부와 이를 알고도 묵인했는지가 수사에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경찰은 소환대상자 스스로 “무죄를 입증할 자료”라고 주장하는 서류 등을 제출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가 다른 곳으로 전보될 당시 지난해 7월 작성한 업무 인수인계서도 포함돼 있다. 이 문서에는 ‘시장 비서의 자부심’ 부분이 언급돼 있어 경찰도 관련 내용이 어떤 배경으로 작성됐는지 등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서울신문 취재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박원순 사건 태스크포스(TF)는 이르면 27일부터 박 전 시장의 전·현직 비서관을 포함한 핵심 인물들을 소환조사한다. 전직 인사 담당 비서관을 비롯해 고소인의 성추행 피해 호소를 묵인했다는 이들을 대상으로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변호인인 김재련 변호사는 지난 22일 “피해자는 4년이 넘는 시간 약 20명의 전·현직 비서관에게 박 시장이 보낸 속옷차림 사진 등을 보여주는 등 (성추행에 대한) 고충을 털어놓으며 전보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소환조사자들을 대상으로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알고도 묵인했는지 피해자의 인사이동 요구가 있었는지 여부 등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가 2015년 7월부터 4년 동안 비서실에 근무하는 동안 비서실장은 총 4명이다. 다만, 수사는 쉽지 않아 보인다. 경찰이 강제추행 방조 혐의를 입증하려면 박 전 시장의 성추행 혐의부터 밝혀야 하는데 피고소인이 사망해 주변 증거로만 성추행 사실을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시장실이 있는 신청사 6층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돼 관련 물증도 제대로 확보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서울청 관계자는 향후 압수수색 여부에 대해 “매일 진행되는 수사 상황을 확인해주긴 어렵다”고 말했다.경찰은 박 전 시장의 전·현직 비서진들로부터 각종 자료를 받아 검토하고 있다. 여기에는 피해자가 지난해 7월 전보될 당시 작성한 인수인계서도 포함돼 있다. 이 인수인계서는 피해자의 후임 비서들에게 전달됐다. 여기에는 시장 비서로서의 임무를 비롯해 마음가짐 등이 담겨 있다. 특히 비서로서의 자부심이 담겨 있는 만큼 주변인들이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의심하지 못했을 거라는 얘기도 있다. ‘◎비서’ 항목에는 “너무 사소하고 하찮은 일이라 가끔 자괴감 느낄지라도, 시정운영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낮은 곳에서 작은 일부터 챙기는 역량 기는 시간이라 생각하기”라는 대목이 있다. 또 “★상사를 위한 일이 아니라 함께 일하는 분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하면 좋음”과 “★빈 공간에서 그분의 흔적과 대화하며 그분의 생활패턴, 습관, 철학 이해하기”도 있다. ‘◎최초 3선 서울시장, 민선 7기 시장 비서의 자부심’ 항목도 있다. “다른 부속실 비서들과 절대 다르니 자부심 느끼기. 인생에서 다시 없을 특별한 경험(장관급, 차기 대선주자, 인품도 능력도 훌륭한 분이라 배울 것이 많음”이란 내용이 있다. 피해자 측 김 변호사는 “해당 문서가 피해자가 작성한 것이 맞는지 대책위와 함께 논의해보겠다”라며 “피해자가 담당 업무를 후임에게 인수인계를 하는 처지에서 박 전 시장이 위험인물이니 조심해라 라는 말을 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걱정돼서 女투숙객 방에 갔다” 성폭행 게스트하우스 아들 징역 5년

    “걱정돼서 女투숙객 방에 갔다” 성폭행 게스트하우스 아들 징역 5년

    제주에 여행을 온 스무살 여성 투숙객의 방을 찾아가 강제로 성폭행한 제주의 한 게스트하우스 주인 아들이 법원에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가해자가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에 대한 미안함이나 반성 없이 ‘성관계 합의’ 운운 등 범죄 사실을 정당화하는 데 대해 철퇴를 내렸다. 제주지법 형사2부(장찬수 부장판사)는 24일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주거침입강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24)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과 장애인복지시설에 7년간 취업 제한을 명했다고 밝혔다. “토할까 걱정돼서” “성관계 합의” 주장에판사 “잘못 반성 없고 은폐 정당화” 일침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A게스트하우스 업주의 아들이자 매니저였던 김씨는 2018년 5월 10일 새벽 만취 상태의 투숙객인 B(20·여)씨를 도와주는 척하며 객실에 침입해 B씨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재판 과정에서 B씨의 방에 들어간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B씨가 만취해 구토하지 않았을까 걱정이 돼 확인을 위해 들어간 것이므로 주거침입에 해당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또 김씨는 “B씨와 합의 하에 성관계를 했으며 B씨를 제압하기 위해 폭행이나 협박을 가한 사실이 없다”고도 강변했다. 김씨는 같은 방에서 B씨의 친구가 잠을 자고 있었기 때문에 B씨가 쉽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었다며 공소 사실을 부정했다. 하지만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피해자 B씨의 피해 사실에 대한 진술이 자연스럽고, 모순이 없을 뿐더러 허위 진술의 동기도 없다며 속옷에서 나온 정액 반응 등 물리적 증거와 종합해 김씨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판사 “피해자가 허위 진술할 동기 없다” 재판부는 “게스트하우스에 다른 직원이 없는 틈을 타 B씨의 객실에 침입해 객실 안에 B씨의 친구가 자고 있었음에도 대담하게 범행을 저질러 B씨에게 끔찍한 공포와 성적 수치심을 남겼다”고 질타했다. 이어 재판부는 “김씨는 피해자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나 자신의 행동이 잘못된 것인지 진지한 고민 없이, 잘못을 은폐하고 정당화하려고 했다”면서 “범행 전력이 없는 점과 나이, 환경,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 수단 및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단독] 박원순 피해자엔 “시장 허락받으라”더니 후임은 7개월만에 발령

    [단독] 박원순 피해자엔 “시장 허락받으라”더니 후임은 7개월만에 발령

    박원순 고소 A씨, 분기별로 인사이동 요구했으나 묵살후임 B·C씨 요청엔 정기인사철 아닌데 조기 전보 발령 고 박원순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A씨는 비서로 근무하는 4년간 분기마다 인사이동을 요청했지만 묵살당했다. 그러나 A씨의 후임인 여성 비서 B씨와 C씨는 각각 1년과 7개월만에 인사이동을 요청해 정기인사철이 아닌 올해 2월 다른 부서로 발령났다. 정식 공무원 임용 전 실습 기간인 시보 신분으로 시장 비서실로 발령난 뒤 전보도 번번이 실패한 A씨의 인사를 두고 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A씨는 2019년 7월 다른 부서로 발령이 났고, A씨와 반년간 근무를 같이한 B씨가 A씨의 업무를 이어받았다. 공석에는 C씨가 추가로 왔다. A씨가 나간 지 7개월이 된 올해 2월, B씨와 C씨 모두 “비서 업무를 하지 못하겠다. 다른 부서로 가겠다”고 요청하자 다른 부서로 발령이 났다. 한 서울시 관계자는 “A씨의 후임 비서들이 ‘내가 왜 이런 일을 하느냐’고 업무에 대해 항의를 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A씨 측은 지난 13일 1차 기자회견에서 “A씨가 시장이 운동을 마치고 시장실에서 옷을 벗고 샤워하는 동안 새 속옷을 챙겨줬고, 남자 수행원이 있는데도 내실에 들어가 박 시장을 깨우는 업무를 했다”고 주장했다. 서울시 정기 인사는 매년 1월과 7월이다. B씨와 C씨는 인사 이동을 요구했다는 이유로 정기 인사철이 아닌 2월에 전보 발령이 났다. 반면 피해자 A씨측은 전날 2차 기자회견에서 “인사담당자가 ‘박 시장에게 직접 허락 받아라”고 말했다고 폭로했다. A씨는 2016년 1월부터 분기별로 인사이동을 요청했지만 묵살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올해 2월 여성 비서 B씨와 C씨가 갑자기 그만두자 A씨에게 다시 비서 업무를 맡아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례적인 인사에 대해 김태균 시 행정국장은 “정기 인사철이 아니어도 직원 인사를 할 수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다. A씨는 정식 공무원으로 임용되기 전인 시보 시절, 서울시 산하 사업소에서 근무하던 중에 비서로 발령이 났다. A씨 측은 시장 비서직으로 지원한 사실이 없고, 시청에서 연락을 받고 근무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A씨가 여러 차례 전보를 요청했는데도 묵살된 반면, B씨와 C씨는 정기인사철이 아닌데도 인사 발령을 내 준 경위도 석연치 않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박원순 성추행 호소에 돌아온 대답…“예뻐서 그래”(종합)

    박원순 성추행 호소에 돌아온 대답…“예뻐서 그래”(종합)

    텔레그램 보여주며 피해 사실 말했지만“남은 생활 편하게 해 줄테니 다시 와라”인사담당자에 오히려 회유성 발언 들어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전 비서 측이 당시 서울시 인사담당자에게 피해 사실을 말했지만 오히려 회유성 발언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피해자 A씨의 법률대리인을 맡고 있는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변호사는 22일 열린 ‘2차 기자회견’에서 “추행 방조에 있어 관련자가 피해자에 대한 추행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 이 범행을 용이하게 해줬는지를 봐야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피해자는 자신이 당하는 고충을 인사담당자에게 직접 설명했다. 박 전 시장이 보낸 속옷 사진과 그의 대화가 있는 텔레그램도 보여줬다. 김 변호사는 “고충을 호소하는 A씨에게 인사담당자는 ‘남은 30년 공무원 생활 편하게 하도록 해 줄테니 다시 비서실로 와 달라’, ‘(네가) 예뻐서 그랬겠지’, ‘(인사 이동은) 시장에게 직접 허가를 받아라’라고 대응했다”면서 “만약 이런 점이 인정된다면 추행 방조 혐의가 성립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주장했다.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은 “피해자는 4년이 넘는 동안 성고충 전보 요청을 20명 가까이 되는 전·현직 비서관들에게 말해 왔다. 그러나 시장을 정점으로 한 업무체계는 침묵을 유지하게 만드는 위력적 구조였음이 드러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 구조가 바뀔지 확신되지 않는 상황에서 서울시 공무원으로 계속 근무하게 될 직원들이 내부 조사에서 진실된 응답을 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 소장은 “피해자 지원단체와 법률대리인은 이 사건에 대해 서울시 자체 조사가 아니라 외부 국가기관이 조사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라면서 “국가인권위원회가 조사를 진행하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피해자 측은 박 전 시장으로부터 성추행·성희롱을 당했다는 추가 증거를 언론에 공개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김 변호사는 “증거를 공개해야 피해자가 덜 공격받을 수 있다는 말씀이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그러나 피해자 증거자료는 수사기관에 제출했고, 추가 확보 자료도 수사기관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구체적 피해를 말하면 그것을 이유로, 구체적인 내역을 제시하지 않으면 또 그것을 이유로 피해자를 공격하는 것은 합리적 이유가 없는 피해자에 대한 책임 전가이자, 2차 피해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피해자 “논점 흐리지 않고 진실에 집중해 달라”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피해자 A씨가 보내온 글도 공개됐다. 지난 13일 1차 기자회견에 이어 이번 회견에도 A씨가 직접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았다. A씨는 이 소장이 대독한 글에서 “문제의 인식까지도 오래 걸렸고, 문제 제기까지는 더욱 오랜 시간이 걸린 사건”이라면서 “피해자로서 보호되고 싶었고, 수사 과정에서 법정에서 말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 어떤 편견도 없이 적법하고 합리적인 절차에 따라 과정이 밝혀지기를 기다리겠다. 본질이 아닌 문제에 대해 논점을 흐리지 않고 밝혀진 진실에 함께 집중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부하직원이 혐오감 느꼈다면 ‘성희롱’

    부하직원이 혐오감 느꼈다면 ‘성희롱’

    양성평등 강사가 말하는 ‘위계 성희롱’ “동등한 관계에서 친밀함을 나타내는 행동과 위계 관계에서의 성희롱은 완전히 다릅니다. 같은 행위라도 상대방이 똑같이 받아들일 수는 없어요.” ●박 前시장 두둔하며 조롱… 성희롱 이해 부족 기업과 공공기관 대상 양성평등교육 전문 강사인 이은희(58) 씨는 2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난 16일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등으로 고소한 전직 비서 측이 근무 때 겪은 성차별과 성희롱 피해를 추가로 알리자 온라인에서 피해자에 대한 비난 강도가 한층 거세졌다. 박 전 시장을 두둔하며 다른 사람과 팔짱 낀 사진을 올려 “나도 성추행범이냐”고 조롱하거나 고소인에게 “직접적인 증거가 없으면 고소인도 범죄자다”, “비서가 시장에게 속옷 정도 가져다줄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날 선 반응이 터져 나왔다. 14년 동안 양성평등 교육을 담당해 온 이 강사는 “회식 자리에서 술을 강권하는 등의 일반 ‘갑질’에 대한 인식은 많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성(性)과 관련해서는 왜 더 빨리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느냐며 피해자를 탓하는 경향이 있다”며 위력에 의한 성희롱에 대한 이해 부족을 꼬집었다. 현재 양성평등기본법과 남녀고용평등법 등은 성희롱 행위자가 상급자라는 직장 내 지위를 이용해 피해자에게 성적 굴욕감과 모욕감을 주는 행위를 하면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하는 것으로 넓게 보고 있다. 이 강사는 “박 전 시장이 비서에게 보냈다는 속옷 사진의 경우 일각에서는 ‘박 전 시장이 원래 소탈한 성품이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도 속옷 셀카를 올린다’고 주장하지만, 누구나 볼 수 있는 SNS에 공개한 것과 업무 외 시간에 개인적으로 부하 직원에게 보낸 것은 다르다”고 지적했다. ●“직장 관계자는 퇴근 후 메시지 자체가 잘못” 결혼한 상사가 미혼인 직원에게 ‘20대로 돌아가고 싶다’, ‘데이트를 하고 싶다’ 등 성적인 뉘앙스를 내포한 발언을 하는 것도 위계에 의한 성희롱으로 볼 수 있다는 게 이 강사의 설명이다. 실제 늦은 밤이나 주말에 동료 여직원에게 업무와 관련없이 사적인 만남을 강요하는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보낸 행위를 성희롱으로 보고 징계한 처분은 적법하다고 한 과거 판결도 있다. 당시 재판부는 “메시지를 보낸 사람은 성적 동기나 의도가 없었다고 해도 객관적으로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 행위”라고 봤다. 이 강사는 “회사에 갓 들어간 어린 직원은 직장생활에서의 도움을 위해 당연히 상사에게 잘 보이려 하는데, 상급자는 이를 이성으로서의 호감으로 느끼는 경우가 많다”며 “기본적으로 친한 친구가 아닌 직장 내 관계에서는 퇴근 이후 사적인 메시지를 보내는 것 자체가 잘못일 수 있다는 교육이 더 많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박원순 문자’ 왜 성희롱이냐구요?” 양성평등 강사가 답했다

    “‘박원순 문자’ 왜 성희롱이냐구요?” 양성평등 강사가 답했다

    “동등한 관계에서 친밀함을 나타내는 행동과 위계 관계에서의 성희롱은 완전히 다릅니다. 같은 행위라도 상대방이 똑같이 받아들일 수는 없어요.” 기업과 공공기관 대상 양성평등교육 전문 강사인 이은희(58)씨는 2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난 16일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등으로 고소한 전직 비서 측이 근무 때 겪은 성차별과 성희롱 피해를 추가로 알리자 온라인에서 피해자에 대한 비난 강도가 한층 거세졌다. 박 전 시장을 두둔하며 다른 사람과 팔짱 낀 사진을 올려 “나도 성추행범이냐”고 조롱하거나 고소인에게 “직접적인 증거가 없으면 고소인도 범죄자다”, “비서가 시장에게 속옷 정도 가져다줄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날 선 반응이 터져 나왔다. “회식은 ‘갑질’ 알면서 성희롱은 왜 피해자만 탓하나요” 14년 동안 양성평등 교육을 담당해 온 이 강사는 “회식 자리에서 술을 강권하는 등의 일반 ‘갑질’에 대한 인식은 많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성(性)과 관련해서는 왜 더 빨리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느냐며 피해자를 탓하는 경향이 있다”며 위력에 의한 성희롱에 대한 이해 부족을 꼬집었다. 현재 양성평등기본법과 남녀고용평등법 등은 성희롱 행위자가 상급자라는 직장 내 지위를 이용해 피해자에게 성적 굴욕감과 모욕감을 주는 행위를 하면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하는 것으로 넓게 보고 있다. 이 강사는 “박 전 시장이 비서에게 보냈다는 속옷 사진의 경우 일각에서는 ‘박 전 시장이 원래 소탈한 성품이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도 속옷 셀카를 올린다’고 주장하지만, 누구나 볼 수 있는 SNS에 공개한 것과 업무 외 시간에 개인적으로 부하 직원에게 보낸 것은 다르다”고 지적했다.친구 아닌 직장 내 관계는 사적 메시지 자체가 문제될 수도 결혼한 상사가 미혼인 직원에게 ‘20대로 돌아가고 싶다’, ‘데이트를 하고 싶다’ 등 성적인 뉘앙스를 내포한 발언을 하는 것도 위계에 의한 성희롱으로 볼 수 있다는 게 이 강사의 설명이다. 실제 늦은 밤이나 주말에 동료 여직원에게 업무와 관련없이 사적인 만남을 강요하는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보낸 공무원의 행위를 성희롱으로 보고 징계한 처분은 적법하다고 한 과거 판결도 있다. 당시 재판부는 “메시지를 보낸 사람은 성적 동기나 의도가 없었다고 해도 객관적으로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 행위”라고 봤다. 이 강사는 “회사에 갓 들어간 어린 직원은 직장생활에서의 도움을 위해 당연히 상사에게 잘 보이려 하는데, 상급자는 이를 이성으로서의 호감으로 느끼는 경우가 많다”며 “기본적으로 친한 친구가 아닌 직장 내 관계에서는 퇴근 이후 사적인 메시지를 보내는 것 자체가 잘못일 수 있다는 교육이 더 많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권력형 성범죄의 방조자·방관자들/이순녀 문화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권력형 성범죄의 방조자·방관자들/이순녀 문화부 선임기자

    ‘K좀비’의 진화를 보여 주는 ‘반도’와 ‘#살아있다’가 쌍끌이 흥행 중인 요즘 극장가에서 외화 한 편이 조용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미국 보수 언론의 상징인 로저 에일스 전 폭스뉴스 회장이 간판 앵커 등 수십 명 여성의 성추행 폭로로 추락한 실화를 그린 영화 ‘밤쉘: 세상을 바꾼 폭탄선언’이다. 2017년 미국 내 미투 운동의 시발점이 된 할리우드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폭력 사건이 공론화되기 1년 전 일이다. 지난 8일 개봉 이후 열흘간 13만명이 관람한 영화에는 직장 내 성희롱, 특히 권력형 성범죄에 대한 의미 있는 명대사가 여럿 나온다. 에일스를 성희롱으로 고소한 첫 내부고발자 그레천 칼슨은 ‘소송으로 뭘 원하느냐’는 변호인에게 “그런 행동(성희롱)을 멈추게 하는 것”이라고 잘라 말한다. 다른 범죄 피해자와 달리 성범죄 피해자들은 자주 폭로의 의도와 배경을 의심받는다. 당연하면서도 본질적인 이 한마디를 실현하기 위해 법에 의지해야 하는 현실이 참담하게 다가온다. “직장 내 성희롱은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어떤 행동을 했고, 무슨 말을 했으며, 뭘 입었는지를 되묻게 한다.” 신입 앵커 케일라 포스피실의 대사는 피해자인데도 자책에 시달려야 하는 여성의 입장을 대변한다. 경력과 진실 사이에서 갈등하다가 폭로 대열에 합류한 메긴 켈리가 ‘늦게 했다고 욕을 먹는다’고 토로하는 장면은 어떤가. 가까스로 용기를 낸 피해자에게 “왜 이제서야…”라는 무심한 질문이 얼마나 잔인한지를 보여 준다. 제왕적 권력을 쥔 에일스가 피해자들에게 던진 올가미는 ‘충성심’이었다. ‘내 말을 잘 들으면 원하는 것을 주고, 그렇지 않으면 자르겠다’는 암묵적 위협을 조직에 대한 충성심이란 고상한 단어로 포장한 것이다. 위계에 의한 권력형 성범죄의 전형적인 패턴이다. 권력형 성범죄 문제의 심각성은 조직 내부에 방조자 또는 방관자를 만들 여지가 크다는 데도 있다. 개인적으로 영화에서 가장 불편했던 장면은 회장의 비서가 열정 넘치는 포스피실에게 회장과의 독대 자리를 주선하는 대목이다. 영화 안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노년의 여성 비서는 회장의 성희롱 행위를 방조하고, 심지어 도와주기까지 한다. 자신의 충성심을 증명하는 방식인 셈이다. 인권운동가, 시민활동가로 명망 높았던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 사건은 권력형 성범죄의 위험성이 도처에 널려 있다는 사실을 역설적으로 보여 줬다. 성희롱 개념조차 없던 1998년 ‘서울대 우조교 사건’ 변호인으로 국내에서 처음 성희롱 승소 판결을 이끌어 낸 당사자였기에 충격은 더 컸다. ‘페미니스트’를 자처하면서 서울시의 성인지 감수성 향상을 위해 젠더특보까지 신설했던 그가 권력형 성범죄의 가해자로 지목된 현실을 우리는 어느 때보다 냉철히 돌아봐야 한다. 피해자 측 주장을 보면 서울시 비서실의 성인지 감수성이 일반 시민보다 오히려 낮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피해자는 시장의 속옷을 챙기고, 낮잠을 깨우고, 기분을 좋게 하는 ‘기쁨조’ 역할을 강요받았다고 폭로했다. 2016년부터 4년간 8차례 인사이동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도 했다. 민간 기업에서 벌어졌다고 해도 공분을 살 일이 어떻게 1000만 도시 서울시장 비서실에서 자행될 수 있었는지 믿기지가 않는다. ‘6층 사람들’로 불렸던 정무직 인사들은 하나같이 “성추행 의혹을 몰랐다”며 입을 닫고 있다. 대신 고소 사실이 알려진 뒤 피해자를 회유하려 했던 정황들이 드러나고 있다. 임순영 젠더특보의 언행도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고인의 최측근이었던 이들의 그릇된 충성심이 피해자를 오랫동안 고통에 시달리도록 방관 혹은 방조한 건 아닌지 씁쓸하고 안타깝다. coral@seoul.co.kr
  • [핵심은] 이젠 박원순이 남긴 의혹들을 풀어야 시간

    [핵심은] 이젠 박원순이 남긴 의혹들을 풀어야 시간

    죽은 자를 향한 애도의 시간은 지나고, 이젠 산 자를 위한 진실을 규명할 때입니다. 서울특별시장(葬)으로 5일간 치러진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장례 절차는 지난 13일로 끝났습니다. 박 전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A씨 측은 발인까지 마친 시점인 이날 오후 2시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용기를 내 고소장을 접수하고 밤새 조사를 받은 날, 저의 존엄성을 해쳤던 분께서 스스로 인간의 존엄을 내려놓았다” A씨는 자신이 경찰 조사를 받은 다음 날 실종되고 그 이튿날 숨진 채 발견된 박 전 시장에 대해 이 같은 심정을 토로했습니다. 그는 “용서하고 싶었다. 법치국가 대한민국에서 법의 심판을 받고 인간적인 사과를 받고 싶었다”고도 했습니다. ■ 핵심 ① 박원순 죽음으로 안갯속 묻힌 진실 “무릎에 나 있는 멍을 보고 자신의 입술을 접촉했다”“집무실 안 내실이나 침실로 불러 ‘안아달라’고 했다”“지속적으로 음란한 문자나 속옷만 입은 사진을 전송했다” A씨가 주장하고 있는 피해 사실 중 일부입니다. A씨는 지난 8일 박 시장을 성폭력특례법 위반(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행위)·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강제추행 혐의로 서울지방경찰청에 고소했습니다. 그는 피해 사실을 뒷받침하기 위해 자신이 쓰던 휴대전화도 함께 제출했다고 밝혔습니다. 현직 공무원인 A씨는 서울시청이 아닌 다른 기관에서 근무하다 서울시의 요청을 받고 4년간 시장 비서직을 수행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A씨의 법률대리인인 김재련 변호사는 박 시장이 텔레그램을 통해 A씨에게 부적절한 메시지와 사진을 자주 보냈고, A씨는 그 내용을 지인과 동료들에게 보여주며 고통을 호소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서울시청에 관련 사실을 알리고 부서 이동을 요청하기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김 변호사는 특히 “범행은 피해자가 비서직을 수행하는 4년 동안, 그리고 다른 부서로 발령이 난 이후에도 지속됐다”는 점을 들어 그 심각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진실을 밝힐 도리가 없어졌습니다. 박 전 시장이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성추행 사건은 이대로 종결됐습니다. 피의자가 사망할 경우,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됩니다. ■ 핵심 ② ‘2차 가해·성추행 방조’ 책임 묻는다 피해자의 절규에 돌아온 건 손가락질이었습니다. 박 전 시장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직후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급속도로 퍼졌습니다. 한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고소인이 존재하기는 하나’, ‘비서야, 그동안 뭐 하다가 지금 나타났냐’ 등의 글이 다수 올라왔습니다. 나아가 ‘미투 공작을 뿌리 뽑아야 한다’며 미투 운동 자체를 폄훼하는 표현까지도 등장했습니다. 일부 이용자는 서울시장 비서실에서 근무한 이들의 명단을 뒤져 고소인을 색출하겠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습니다. 또 특정 인물을 고소인으로 지목하고 확인되지 않은 신상정보를 유포하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이에 A씨 측은 “피해자가 2차 피해로 더한 고통을 겪고 있다”면서 “온·오프라인상으로 가해지고 있는 2차 가해에 대한 추가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습니다. A씨는 14일 2차 가해와 관련된 조사를 받기 위해 경찰에 출석했습니다. 서울시 관계자들이 성추행 사실을 알고도 침묵하며 방조했다는 비판도 제기됐습니다. 가로세로연구소는 16일 허영, 김주명, 오성규, 고한석 등 박 전 시장의 전직 비서실장들과 서울시 부시장을 지낸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강제추행 방조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고발했습니다. 경찰은 수사에 힘을 싣고자 전담 TF를 격상하고 서울시 관계자들의 피해 사실 묵인과 2차 가해 관련 수사에 대규모 수사 인력을 투입할 방침입니다. ■ 핵심 ③ 박원순 피소 사실 누가 귀띔해줬을까 임순영 서울시 젠더특보는 지난 8일 오후 3시쯤 박 전 시장을 찾아가 ‘최근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냐’고 물어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저녁에는 다른 일정을 마친 뒤 비서진 2명과 함께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대책 회의를 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박 전 시장에 대한 고소장은 같은 날 오후 4시 30분쯤 접수됐습니다. 임 특보는 그보다 1시간 30분가량 앞선 시점에 관련 내용을 박 전 시장에게 알린 셈입니다. 피소 사실은 서울경찰청에서 경찰청을 거쳐 8일 저녁 청와대에 보고됐습니다. 그리고 박 전 시장은 다음날인 9일 실종돼 10일 자정쯤 숨진 채로 발견됐습니다. 이 사이에 정보를 입수한 누군가 박 전 시장 측에 흘렸다는 게 의혹의 핵심입니다. 청와대와 경찰은 모두 박 전 시장에게 피소 사실을 알린 적 없다며 부인했습니다. 서울시는 피소 사실 자체를 몰랐다는 입장입니다.대검찰청은 경찰청·청와대·서울시청 관계자들을 공무상비밀누설 등 혐의로 수사해달라는 내용의 고발 4건을 16일 서울중앙지검에 배당했다고 밝혔습니다. 중앙지검은 담당 부서를 지정하고 직접 수사할지, 경찰이 수사하도록 지휘할지 곧 결정할 계획입니다. 의혹을 풀 결정적 단서는 박 전 시장의 휴대전화 속에 담겨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현재 경찰은 박 전 시장이 숨진 현장에서 나온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증거 분석)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다만 잠금장치 해제가 까다로운 아이폰인 만큼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입니다. 경찰은 박 전 시장의 통화내역도 확인하기 위해 박 전 시장이 숨진 장소에서 나온 1대와 개인 명의로 개통된 다른 2대 등 휴대전화 3대에 대해 통신영장을 신청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강제수사의 필요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기각했습니다. ■ 핵심 ④ 왜 ‘피해자’ 아닌 ‘피해 호소인’인가 고소인을 두고 ‘피해자’와 ‘피해 호소인’ 중 어떤 용어가 더 합당한지 논쟁도 일었습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15일 민주당 내 연이은 성 추문과 관련해 “피해 호소인이 겪는 고통에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이런 상황에 대해 민주당 대표로 다시 한번 통절한 사과를 말씀드린다”고 말했습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10일 박 전 시장 빈소 조문을 마친 뒤 “피해 호소인에 대한 신상털기는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일”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청와대와 박 전 시장의 장례위원회 역시 이번 사건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며 ‘피해 호소인’이라고 지칭했습니다. 정치권이 양분된 여론을 의식해 부담감을 덜고자 의도적으로 ‘피해 호소인’이라는 모호한 표현을 쓴다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변형된 표현도 등장했습니다. 15일 민주당 이낙연 의원은 ‘피해 고소인’이라 불렀습니다. 서울시는 같은 날 입장 발표를 하면서 ‘피해호소 직원’이라는 용어를 썼습니다. 홍성수 숙명여대 교수는 15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형사 절차상 주의해야 하는 것은 범죄자(가해자)를 확정 판결 전에 유죄추정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며 “피해자를 피해자라고 부르는 것에 주의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죽음은 생의 모든 가능성을 차단합니다. 자신에게도 주변 사람들에게도 잔인한 선택입니다. 죽음은 해결책이 아닙니다. 있었던 일을 없었던 것처럼 되돌릴 수 없으며 하지 않은 사과를 한 것처럼 여길 수도 없습니다. 그렇기에 떠나간 이를 애도하되, 진실은 반드시 밝혀야 합니다. 피해자를 비롯해 남겨진 이들은 상처를 고스란히 안고 또다시 삶을 이어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토요일 아침, 한 주간 가장 뜨거웠던 이슈의 핵심을 짚어드립니다.
  • “박원순 셀카 공세에 수신차단”…협력사 여직원 ‘미투’

    “박원순 셀카 공세에 수신차단”…협력사 여직원 ‘미투’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게 사적인 사진들을 수시로 받았다는 40대 여성의 주장이 나왔다. 17일 한국경제 보도에 따르면 2018년 서울시와 함께 행사를 진행했던 외부 사업체의 프로젝트 참여자 A씨는 박 전 시장과 명함을 주고받은 후 모바일메신저로 박 전 시장이 셀카를 보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A씨는 “박 전 시장이 업무와 관련 없이, 집무실에 앉아 있는 모습을 비롯한 일상이 담긴 사진을 수시로 보내왔다”면서 “부담스럽고 불쾌했지만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상황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생각에 문제 제기를 하지 못하고 휴대전화 수신을 차단했다”고 해당 매체에 털어놨다. 앞서 박 전 시장의 전직 비서 B씨는 박 전 시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지난 8일 고소장을 제출했다. B씨 측 변호사는 박 전 시장에 대해 “집무실 안 내실이나 침실로 피해자를 불러 ‘안아달라’고 신체적 접촉을 하고, 텔레그램 비밀 대화방에 초대해 지속적으로 음란한 문자나 속옷만 입은 사진을 전송해 피해자를 성적으로 괴롭혀왔다”고 주장했다. 한편 박 전 시장이 9일 극단적 선택을 함에 따라 성추행 의혹과 관련한 고소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다. B씨 측은 이후 쏟아진 2차 가해 행위에 대해 추가 고소장을 13일 제출한 상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포토] 심으뜸, 명품 속옷 화보

    [포토] 심으뜸, 명품 속옷 화보

    트레이너 겸 방송인 심으뜸이 속옷 화보로 완벽한 보디라인을 자랑했다. 심으뜸은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저는 유지어터로서 지금의 제 몸이 마음에 들어요. 완벽하다는 게 아니라 스스로 충분히 만족감을 느끼는 거죠”라는 글과 함께 한 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 심으뜸은 베이지색 속옷을 입고 화보 촬영에 임하고 있는 모습.마치 빚어낸 듯한 완벽한 복근과 아름다운 근육 라인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한편, 심으뜸은 최근 유튜브 채널 ‘마이너스 라이프’를 운영 중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박원순 시장 기분 좋게 만드는 ‘기쁨조’ 역할 강요받았다”

    “박원순 시장 기분 좋게 만드는 ‘기쁨조’ 역할 강요받았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전직 비서 A씨 측이 16일 피해 사실을 추가로 폭로했다. 피해자 A씨는 박 전 시장의 비서로서 시장의 기분을 좋게 유지하는 ‘기쁨조’ 역할을 강요받았다고 주장했다. 피해자 A씨를 돕는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한국여성의전화는 이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서울시장 비서 업무의 성격은 시장의 기분을 좋게 하는 것이었으며 상식적인 업무 수행이 아닌 여성 직원의 왜곡된 성역할 수행으로 달성됐다”면서 “이는 사실상 성차별이며 성폭력 발생과 성역할 수행에 대한 조장, 방조이자 묵인과 요구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피해자 측은 ‘시장이 마라톤을 할 때 여성 비서가 오면 기록이 더 잘 나온다’는 이유로 주말 새벽 출근해야 했고, 서울시 인사들이 결재를 잘 받을 수 있게 시장의 기분을 살피라며 심기 보좌 또는 기쁨조 역할을 강요했다고 밝혔다. 시장이 운동을 마치고 시장실 샤워실에서 씻을 때 비서가 속옷을 가져다줘야 했으며 샤워를 마친 시장이 벗어둔 운동복과 속옷을 챙기는 일도 비서 업무였다고 피해자 측은 밝혔다. 피해자는 아침저녁으로 시장의 혈압을 재야 했는데 박 전 시장으로부터 “자기(피해자)가 재면 내가 혈압이 높게 나와서 기록에 안 좋아”라는 성희롱 발언을 듣기도 했다. 성추행 피해를 호소하는 피해자를 서울시는 철저히 무시했다. 피해자는 2016년 1월부터 반기마다 인사이동을 요청한 끝에 지난해 7월에야 비서실을 나갔다. 올해 2월 다시 비서 업무를 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피해자는 인사 담당자에게 “성적 스캔들 등의 시선이 있을 수 있어 고사하겠다”고 얘기했지만 인사 담당자는 문제 상황을 파악조차 하지 않았다고 피해자 측은 밝혔다. 피해자 측은 A씨 외에도 서울시에서 발생한 성추행 피해 제보를 받았다고 했다. ▲회식 때 노래방에서 허리 감기 ▲술 취한 척 뽀뽀하기 ▲집에 데려다준다며 택시에서 추행하기 ▲바닥 짚는 척 다리 만지기 등이 여성 직원들을 상대로 일상적으로 벌어졌다는 것이다. 피해자 측은 “성폭력 사안 발생 시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도입했지만 지난 4월 행정직 비서관에 의한 성폭력 사건에 이를 적용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피해자가 지난 8일 박 전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뒤 전현직 고위 공무원과 임기제 정무 보좌관, 비서관 등이 피해자에게 연락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정치적 진영론과 여성 단체에 휩쓸리지 말라’, ‘힘들었겠지만 기자회견은 아닌 것 같다’, ‘확실한 증거가 나오지 않으면 힘들 거다’라는 식의 위로를 가장한 2차 가해성 메시지로 피해자를 심리적으로 압박한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 측은 “서울시가 전날 내놓은 진상규명 대책으로는 사건을 제대로 규명할 수도, 할 의지도 없어 보인다”면서 “서울지방경찰청이 서울시청 6층(비서실)에 있는 증거를 보전하고 수사 자료를 확보하라”고 요구했다. 서울시와 더불어민주당, 여성가족부 등에는 “진상규명 필요를 말하면서도 피해자를 피해 호소인 등으로 호칭하는 이중적 태도를 멈추고 적극적인 성폭력 문제 해결과 문화 개선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박원순 낮잠 깨우기, 여성 비서만…샤워 때 속옷도 챙겨”(종합)

    “박원순 낮잠 깨우기, 여성 비서만…샤워 때 속옷도 챙겨”(종합)

    A씨 돕는 여성단체, 구체적 피해 상황 밝혀“‘혈압 네가 재면 높게 나와’ 성희롱 발언피해자 전보 요청, 박 전 시장이 직접 불허서울시 전현직 공무원들이 압박성 연락도”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 사건의 피해자인 전직 비서 A씨 측이 또 다른 구체적인 피해 상황을 밝혔다. A씨를 돕고 있는 한국여성의전화와 한국성폭력상담소는 16일 ‘서울시 진상규명조사단 발표에 대한 입장’이라는 제목의 서면 자료를 내고 “시장은 건강 체크를 위해 아침, 저녁으로 혈압을 쟀는데 피해자(A씨)는 ‘가족이나 의료진이 하는 것이 맞는다’고 의견을 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채) 여성 비서의 업무로 부여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 전 시장이 “자기(피해자를 지칭)가 재면 내가 혈압이 높게 나와서 기록에 안 좋아” 등의 성희롱적 발언을 하기도 했다고 이 단체들은 주장했다. 이 단체들은 A씨 등 직원 증언을 토대로 박 전 시장으로 추정되는 인물의 또 다른 성 비위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들은 자료에서 의혹의 당사자를 ‘시장’이라고만 기재했다. 일례로 자료에는 “시장이 마라톤을 하는데 여성 비서가 오면 기록이 더 잘 나온다면서 주말 새벽에 나오도록 요구했다”는 증언 내용이 적혀 있다. 또 “시장이 운동 등을 마치고 온 후 시장실에서 그대로 들어가 샤워할 때 옷장에 있는 속옷을 비서가 근처에 가져다 줘야 했다. 샤워를 마친 시장이 그대로 벗어두면 운동복과 속옷을 비서가 집어 봉투에 담아 시장의 집에 보냈다”는 내용도 나온다. 자료에는 “시장은 시장실 내 침대가 딸린 내실에서 낮잠을 잤는데 이를 깨우는 것은 여성 비서가 해야 했다”면서 “일정을 수행하는 수행비서가 깨워 다음 일정으로 가면 효율적이지만, (서울시 관계자 등이) ‘여성 비서가 깨워야 기분 나빠하지 않으신다며’ (피해자에게) 해당 일을 요구했다”는 증언도 기재돼 있다.이들은 또 박 전 시장이 직접 A씨의 인사이동 요청을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들에 따르면 A씨는 ‘승진하면 다른 부서로 이동한다’는 박 전 시장의 인사 원칙을 근거로 전보 요청을 했다. 그런데 박 전 시장은 “누가 그런 걸 만들었느냐”, “비서실에는 해당 사항이 없다”며 인사 이동을 만류하고 승인을 하지 않았다고 A씨는 이 단체 측에 진술했다. A씨는 2016년 1월부터 반기별로 인사이동을 요청했으나 번번이 좌절되다가 지난해 7월 근무지를 이동했다고 이 단체들은 전했다. 이 단체들은 A씨가 박 전 시장을 고소한 후 서울시 전 현직 고위 공무원, 별정직, 임기제 정무 보좌관, 비서관 등으로부터 압박성 연락을 연이어 받았다고 밝혔다. 전화를 걸어 온 사람들은 “너를 지지한다”면서도 “정치적 진영론에, 여성단체에 휩쓸리지 말라”고 말하거나 “힘들었겠다”고 위로하면서도 “기자회견은 아닌 것 같다”고 만류하는 얘기 등을 했다고 이 단체들은 전했다. 때로는 “문제는 잘 밝혀져야 한다”면서도 “확실한 증거가 나오지 않으면 힘들 거야”라는 압박성 전화 내용도 있었다고 이 단체들은 주장했다. 아울러 이 단체들은 “서울시청 6층에 있는 증거를 보전하고 수사자료를 확보하라”고 경찰에 촉구했다.서울시 “조사단 구성 제안 응해 달라” 입장문 양 단체의 발표 후 서울시는 ‘여성단체 발표에 대한 서울시 입장’을 냈으나 전보 불허, 여성 비서의 업무 내용, 피해자가 받은 압박성 연락 등 구체적인 주장 사안에 대한 해명이나 반박은 빠져 있었다. 서울시는 “조사단 구성을 위한 제안을 15일과 16일 등 두 차례에 걸쳐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한국여성의전화에 공문으로 보냈으나 회신이 없는 상태”라면서 “16일 두 단체가 입장 발표를 통해 요구한 제안사항도 대폭 수용해 조사단 구성에 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조사단 구성을 위한 서울시 제안에 (양 단체가) 조속히 응해 주시길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포토] ‘서울대 출신’ 황현주, 한국인 최초 SI 올해의 루키 슈퍼모델

    [포토] ‘서울대 출신’ 황현주, 한국인 최초 SI 올해의 루키 슈퍼모델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슈퍼모델인 황현주가 올해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수영복 특집판(Sorts Illustrated Swimsuit Magazine, 이하 SI)을 장식하며 전세계인들에게 자신의 매력을 알렸다. 황현주는 최근 발매된 특집판속에서 옆 라인이 대부분 절개된 블랙 모노키니를 입고 화려한 자태를 뽐냈다.황현주는 올해 SI 선정 ‘올해의 루키’에 뽑히며 탄탄대로를 걷고 있다. ‘올해의 루키’는 올해의 신인상과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올해 SI 커버를 장식한 혼혈미녀 재스민 샌더스도 지난해 ‘올해의 루키’에 뽑힌 바 있다. 세계최고의 인기와 수입을 올리고 있는 케이트 업튼도 ‘올해의 루키’를 거치며 세계 최고의 모델로 거듭났기 때문에 황현주의 행보도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SI와의 인터뷰에서 모델일과 함께 배우 활동을 미래의 꿈으로 꼽은 황현주는 “20세기 초 패션의 꽃을 피운 프랑스 파리를 가보는 것이 꿈이다. 그리고 라흐마니노프가 직접 연주한 1928년도 자작곡 ‘피아노 협주곡 2번’을 듣는 것이 취미”라며 풍부한 감수성을 전달했다.서울대 출신으로 미모와 지성을 겸비한 황현주는 2013년 ‘도전 슈퍼모델 코리아 4’에서 2위를 차지하며 이름을 알렸고 2016년에는 ‘SBS 슈퍼모델 선발대회’에서 ‘슈퍼모델 카파상’을 받았다. 그동안 서울패션위크 등을 통해 한국을 대표하는 모델로 명성을 쌓았다.174㎝의 늘씬한 키를 자랑하는 황현주는 SI 뿐 아니라 세계최고의 속옷업체인 빅토리아 시크릿의 모델로도 발탁돼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서울
  • [여기는 남미] 내 속옷에 음란 메시지? 아르헨티나, 변태 절도범에 몸살

    [여기는 남미] 내 속옷에 음란 메시지? 아르헨티나, 변태 절도범에 몸살

    아르헨티나의 한 지방도시에서 변태 절도범이 등장, 여성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현지 언론은 "부에노스아이레스주 라플라타에서 여자들의 속옷을 훔친 뒤 외설적인 메시지와 함께 되돌려주는 절도범이 출현했다"며 최근 이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최소한 3명 이상이다. 6개월 전 라플라타로 이사를 갔다는 카롤리나도 피해자 중 한 명이다. 카롤리나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4개월 전부터 빨래한 속옷이 없어지기 시작하더니 최근엔 없어졌던 속옷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 속옷들이 없어졌을 때는 밖에 널었던 빨래가 바람에 날려간 게 아닌가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사라졌던 속옷이 나타나고 보니 공포감이 든다"고 했다. 사라졌던 카롤리나의 속옷을 발견한 건 남편이었다. 그의 남편은 세탁기 뚜껑이 위로 열려 있는 걸 보고 닫으려다 속에 놓여 있는 카롤리나의 속옷을 발견했다고 한다. 속옷엔 누군가 펜으로 쓴 외설적인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 카롤리나는 "차마 입에 담을 수도 없는 표현도 들어 있었다"면서 "극심한 성적 수치심과 공포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취재에 나선 현지 언론에 따르면 카롤리나와 비슷한 피해를 입은 여성은 최소한 2명이 더 있다. 범행수법은 동일했다. 세탁 후 집안에 널어놓은 속옷이 사라졌고, 이후 외설적인 메시지가 적힌 상태로 집안에서 발견됐다. 피해 여성들은 "누군가 자유롭게 집을 드나들고 있다는 뜻이 아니냐"면서 "문단속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지만 불안감에 밤잠을 이루지 못할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경찰은 신고를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했지만 용의자 특정은커녕 아직 뚜렷한 단서조차 잡은 게 없다. 주민들은 라플라타에 사는 한 청년을 용의자로 의심하고 있다. 언젠가 길에서 어린 여자어린이를 앞에 세워 두고 음란 행위를 하다가 들켜 주민들의 항의와 보복을 받은 적이 있는 청년이다. 경찰은 그러나 "과거의 행적만으로 혐의를 두긴 힘들다"며 "아직까지는 청년에게서 발견된 용의점이 없다"고 밝혔다. 사진=인터뷰 중인 피해자 (출처=라디오미트레)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배우 먹는 물 온도까지… ‘물 샐 틈 없는’ 무대 뒤

    배우 먹는 물 온도까지… ‘물 샐 틈 없는’ 무대 뒤

    3022석 규모의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을 꽉 채우는 175분 분량의 뮤지컬 무대는 숫자만으로도 화려하다. 배우 40명, 스태프 100여명, 30인조 오케스트라까지 170여명이 쉴 새 없이 무대 안팎을 누빈다. 의상 500벌에 가발이 110개인데, 이번 시즌엔 소품 100가지가 새로 추가됐다. 이 모든 걸 품고 있는 곳이 뮤지컬 ‘모차르트!’의 백스테이지다. 지난 14일 화려한 무대 뒤에서 초연 10주년을 맞은 ‘모차르트!’를 만들어 가는 이곳을 탐방했다.천재 음악가의 운명과 자유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차르트의 삶을 그린 이 작품에는 김준수·박강현·박은태(모차르트)와 신영숙, 김소현, 손준호, 김연지, 해나 등 스타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코로나19로 조심스레 막을 올린 만큼 무대가 더욱 소중한 스태프들은 더 멋진 공연을 만들기 위해 쉴 새 없이 움직여 금세 땀범벅이 된다. 땀이 차오르는 건 배우들도 마찬가지. 그들의 땀을 말려야 하는 사투까지 더해졌다.모차르트 시대를 표현하기 위해 모든 배우가 각자 2~3개의 가발을 쓴다. 인모 가발을 쓰고 무대에 나갔다 온 배우 머리엔 땀이 한가득이다. 분장 및 가발 디자이너인 김유선 감독이 20년 전 청계천에서 발품을 팔아 개발한 대형 헤어드라이어이자 오븐기의 원리를 빌린 가발 스티머가 수시로 가발을 말려 주고, 롤을 만 가발의 스타일링을 하기도 한다.청바지와 청재킷을 입는 모차르트를 제외한 나머지 배우는 18세기 서양 의상을 입는데, 속옷부터 페티코트(속치마)를 포함해 300세트에 달한다. 앙상블 배우들은 최소 10초 만에 한 벌을 갈아입어야 한다. 무대 뒤에 마련된 ‘퀵 체인지 룸’의 깜깜한 공간에서도 옷부터 신발, 스타킹까지 갈아신는다. 배우 한 명에겐 5~6명의 의상팀 스태프가 달라붙어야 한다. 옷을 갈아입는 시간이 배우들에겐 물을 마시거나 분장을 고치는 등 잠시 숨을 돌릴 수 있는 틈이기도 해 의상팀에서 배우들의 컨디션을 세밀히 챙긴다. 오유경 의상진행팀장은 “무대 뒤에서 노랫소리만 들어도 배우들의 상태를 알아 마시는 물의 온도까지 체크한다”고 말했다. 10년간 여섯 차례의 시즌에서 모두 의상을 디자인한 한정임 의상 디자이너의 무대의상은 눈에 띄는 색상은 물론 자수와 비즈까지 빈틈이 없었다. 1세트에 10벌까지 되는 의상을 몸에 얹다 보니 무대를 내려온 배우들이 벗어 놓은 옷에 그 열기가 고스란히 남는다. 매일 드라이클리닝을 하고 블라우스는 바로 손빨래를 한 뒤 말린다.200여 종류의 소품은 앙상블 배우들이 10장씩 들고 노래하는 악보에도 모차르트의 필체를 그대로 담을 정도로 디테일하다. 지폐, 동전, 술병까지 어느 하나 대충 만들어진 것이 없었다. 작품 프로듀서인 김지원 EMK뮤지컬컴퍼니 부대표는 “어려운 시기에 10주년을 맞아 다시 공연을 올린 만큼 소중히 한 회씩 공연하고 있다”며 “한 작품을 위해 250명에 달하는 문화예술종사자가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땀과 노력으로 가득 채운 무대…초연 10주년 뮤지컬 ‘모차르트!’ 백스테이지

    땀과 노력으로 가득 채운 무대…초연 10주년 뮤지컬 ‘모차르트!’ 백스테이지

    3022석 규모의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을 꽉 채우는 175분 분량의 뮤지컬 무대는 숫자만으로도 화려하다. 배우 40명, 스태프 100여명, 30인조 오케스트라까지 170여명이 쉴 새 없이 무대 안팎을 누빈다. 의상 500벌에 가발이 110개, 소품 200여 종류. 이번 시즌에 100가지의 소품이 새로 추가됐다. 이 모든 걸 품고 있는 곳이 뮤지컬 ‘모차르트!’의 백스테이지다. 지난 14일 화려한 무대 뒤에서 초연 10주년을 맞은 ‘모차르트!’를 만들어 가는 이곳을 탐방했다. 천재 음악가의 운명과 자유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차르트의 삶을 그린 이 작품에는 김준수·박강현·박은태(모차르트)와 신영숙, 김소현, 손준호, 김연지, 해나 등 스타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코로나19로 조심스레 막을 올린 만큼 무대가 더욱 소중한 스태프들은 더 멋진 공연을 만들기 위해 쉴 새 없이 움직여 금세 땀범벅이 된다. 땀이 차오르는 건 배우들도 마찬가지. 스태프들에겐 그들의 땀을 말려야 하는 사투까지 더해졌다.모차르트 시대를 표현하기 위해 모든 배우가 각자 2~3개의 가발을 쓴다. 배우마다 각자의 두상을 본떠 만든 인모 가발을 쓰는데 뜨거운 조명과 열정 담긴 연기가 합해져 무대에 나갔다 온 배우 머리엔 땀이 한가득이다. 가발 속 실핀이 녹슬어 오는 배우도 있다. 분장 및 가발 디자이너인 김유선 감독이 20년 전 청계천에서 발품을 팔아 개발한 대형 헤어드라이어이자 오븐기를 원리를 빌린 가발 스티머가 수시로 가발을 말려 준다. 롤을 만 가발을 스티머에 넣으면 스타일링도 가능하다. 청바지와 청재킷을 입는 모차르트를 제외한 나머지 배우는 18세기 서양 의상을 입는다. 무대에 오르는 의상이 속옷부터 페티코트(속치마)를 포함해 300세트에 달한다. 장면 전환마다 빠르게 옷을 갈아입는 앙상블 배우들은 최소 10초 만에 한 벌을 갈아입어야 한다. 무대 뒤에 마련된 ‘퀵 체인지 룸’의 깜깜한 공간에서도 옷부터 신발, 스타킹까지 갈아신는다. 10초마다 옷을 갈아입기 위해선 배우 한 명에게 5~6명의 의상팀 스태프가 달라붙어야 한다. 옷을 갈아입는 시간이 배우들에겐 물을 마시거나 분장을 고치는 등 잠시 숨을 돌릴 수 있는 틈이기도 해 의상팀에서 배우들의 컨디션을 세밀히 챙긴다. 오유경 의상진행팀장은 “무대 뒤에서 노랫소리만 들어도 배우들의 상태를 알 수 있어 마시는 물의 온도까지 체크한다”고 말했다.10년간 여섯 차례의 시즌에서 모두 의상을 디자인한 한정임 의상 디자이너의 무대의상은 조명에 비췄을 때 눈에 확 띄는 색상에 자수와 비즈까지 빈틈이 없었다. 1세트에 10벌까지 되는 의상을 몸에 얹다 보니 무대를 내려온 배우들이 벗어 놓은 옷에 그 열기가 고스란히 남는다. 매일 드라이클리닝을 하고 블라우스는 바로 손빨래를 한 뒤 말린다. 200여 종류의 소품은 앙상블 배우들이 10장씩 들고 노래하는 악보에도 모차르트의 필체를 그대로 담을 정도로 디테일하다. 지폐, 동전, 술병까지 어느 하나 대충 만들어진 것이 없었다. 작품 프로듀서인 김지원 EMK뮤지컬컴퍼니 부대표는 “어려운 시기에 10주년을 맞아 다시 공연을 올린 만큼 소중히 한 회씩 공연하고 있다”며 “한 작품을 위해 250명에 달하는 문화예술종사자가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포토] 수영복 특집판 커버 3인방

    [포토] 수영복 특집판 커버 3인방

    슈퍼모델 재스민 샌더스, 케이트 보크, 올리비아 컬포가 올해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수영복 특집판(Sports Illustrated Swimsuit magazine 이하 SI)의 커버를 장식했다. SI는 15일 오전 자사 사이트와 SNS에 커버사진을 올리며 샌더스, 보크, 컬포 등 3인조 슈퍼모델의 자태를 공개했다. 샌더스와 보크는 블랙의 초미니 비키니로, 컬포는 블랙 모노키니로 고급스럽고 섹시한 매력을 뽐냈다. 세명의 모델이 커버를 장식하기는 2014년 이후 처음이다. 2014년에는 SI 발매 50주년을 맞아 니나 아그달. 릴리 알드리지, 크리시 티건이 커버를 장식했다. 지난해에는 원조 슈퍼모델 타이라 뱅크스가 45세의 나이로 커버를 장식해 화제를 일으켰다. 샌더스는 지난해 ‘올해의 루키’에 선정된 데 이어 1년 만에 커버를 장식해 초고속 성장세를 보여줬다. 샌더스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을 아버지로, 독일계 어머니를 부모로 둔 혼혈 미인으로 10대부터 모델로 활동했다. 175cm의 큰 키와 탄력 넘치는 라인으로 수많은 코스메틱 브랜드의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지적인 용모를 자랑하는 보크는 모델 활동 외에 반려동물들을 위한 캠페인에 앞장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보그와 엘르 등 일급 패션잡지를 장식했던 보크는 2013년부터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수영복 특집판에 모습을 보이며 남성팬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후 세계적인 속옷 업체인 빅토리아 시크릿의 모델을 꿰차기도 했다. 컬포는 2012년 세계 최고의 미인대회인 미스 유니버스에 우승하며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라틴계 특유의 미모와 탄력으로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모델일은 물론 다수의 영화에 출연하며 배우로서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한편 SI는 세 명을 커버로 한 특집판 외에 한명씩 개별적으로 특집판도 제작해 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SI는 1964년에 창간된 이후 크리스티 브링클리, 이리나 샤크, 바 레파엘리, 사만사 후크, 케이트 업튼 등 수많은 슈퍼모델들을 배출했다. 스포츠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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