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역사 두 할인점 ‘용호상박’
서울 도심의 고속철도(KTX) 역사에 할인점 개점 경쟁이 치열하다.롯데마트 서울역점이 지난 6월 문을 연데 이어,같은 상권으로 분류되는 반경 3㎞ 안에 신세계 이마트 용산역점이 7일 문을 열었다.후발주자인 이마트는 친환경상품 코너와 와인전문 숍,고급 완구·스포츠용품 코너,선발주자인 롯데마트는 간편조리식품·여행자상품·테이크아웃 코너를 ‘전략 기획매장’으로 내세워 소비자 유치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부촌 끼고 있는 이점 살려
용산 민자역사 복합 쇼핑몰인 ‘스페이스9’내 지하 1∼2층에 자리잡은 이마트 용산역점은 매장 면적이 2840평.이촌동·한남동·여의도 등 소득수준이 높은 부촌을 타깃으로 삼는 도심형 광역상권 점포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이다.특히 지상 1층부터 9층까지의 복합 쇼핑몰에 전자상가와 CGV영화관(11개관)이 8일 오픈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매장은 친환경상품 코너와 와인 전문 숍,고급 완구·스포츠용품 코너 등.친환경상품 코너는 부촌을 상권으로 하는 만큼 백화점에 버금가는 고급 식품과 수입 가공식품의 전문매장 형태로 꾸몄다.80여종에 불과하던 기존 점포의 친환경상품을 110여종으로 대폭 확대한 것은 물론 수경재배 상품까지 선보였다.여기에다 무농약 현미와 유기농 흰쌀 등 친환경 곡물 16종,메로·연어·가리비 등 고급 수입생선과 300일 이상 곡물사료로 키운 최고급 품종의 호주산 달링다운 쇠고기도 판매한다.
와인숍은 양주와 와인을 혼합 진열하고 있는 다른 점포들과는 달리,와인만을 취급하는 전문숍 형태로 운영된다.고가 와인과 유기농 와인을 중심으로 230여종을 내놓았다.와인냉장고 2개 모델을 처음으로 연관 진열하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지능개발용 고급 완구 코너는 스웨덴 왕실 지정 고급 완구인 ‘브리오’와 일본 교육완구인 ‘가베’가 플라스틱이 아닌 목재 원료를 사용해 아이들의 EQ(감성지수)를 높여주는 완구를 선보였다.특히 ‘가베’는 완구 선생님이 나와 상품 설명도 곁들여준다.
스포츠용품 코너는 스포츠용품 가운데 이슈상품인 ‘화이텐’ 팔찌와 목걸이 등을 주요 상품으로 마련했다.‘화이텐’ 팔찌와 목걸이는 유명 스포츠선수들이 착용하고 게임에 나갈 정도로 백화점과 직영점을 통해서만 판매되는 고가 제품이다.오용균 이마트 용산점장은 “소득수준이 높은 소비자들을 타깃으로 삼고 있는 만큼 백화점에 버금가는 고급 상품들을 강화했다.”며 “등산용품 브랜드인 ‘밀레’,프랑스 화장품 브랜드인 ‘로레알 파리’와 일본 화장품 브랜드인 ‘시세이도’ 등이 대표적인 제품”이라고 밝혔다.
●철도승객을 잡아라
서울고속철도 역사에 있는 롯데마트 서울역점은 영업면적이 3200평으로 이마트 용산역점보다 400평 가까이 넓다.사무실이 밀집된 도심과 서울 중구·종로구민을 비롯해 수원 등 수도권 주민,부산·대구 등 지방 사람들을 모두 모두 아우르는 전국구 상권 점포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이다.
이 덕분에 간편조리식품 코너와 테이크아웃 코너,여행자상품·사업자용 대용량제품 코너 등이 인기를 누리고 있다.간편조리식품 코너는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고 싱글족이 늘어나는 사회 풍조를 반영하고 수원을 출퇴근하는 유동인구를 겨냥해 대폭 강화한 전략이 맞아떨어졌다.물에 끓이기만 하면 바로 먹을 수 있는 버섯 전골,돼지찌개 등 각종 찌개류,양념불고기,닭갈비,돈까스 등 30여개 품목을 내놓았다.
천안·대전·대구·부산 등 철도여행객을 겨냥한 테이크아웃 코너는 샐러드·초밥·죽·어묵·튀김·닭요리·소시지·떡 등 17종 100여개 품목을 판매하고 있다.해파리·장어초밥 등 초밥류는 500원대,전복·호박·단팥죽 등 죽류는 3000원대,호박·시루·절편·송편 등 떡류(팩)는 2000∼5000원이다.지난달 테이크아웃 식품 매출액이 5억 5000만원을 기록해 롯데마트 다른 점포의 평균 매출액(3억원)보다 80% 이상이나 많다.
여행자용 스피드숍은 간편한 여행용 상품 50여개 품목을 한자리에 모아 놓았다.세면도구 세트와 소용량 치약,비누,면도기,속옷,생리대 등 간단한 상품들을 한자리에 모은 덕분에 여행자 상품의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다.세면도구세트 2900원,일회용 면도기(5개들이) 600원,팬티·양말 각 980원 등이다.
대용량제품 코너는 인근 음식점 사업자들을 주소비층으로 삼고 있다.코너에 마련된 100여개 품목을 구매하는 사업자에 대해서는 10% 할인해주고 마일리지 포인트도 일반 개인 회원(0.1%)보다 훨씬 높은 0.6%를 적립해준다.라면사리(110g×48) 1만 800원,태양초 고추장(14㎏) 4만 4100원,네프킨 전용용기를 1575원에 판매한다.
남창희 롯데마트 마케팅실장은 “개점 3개월만에 한달 평균 매출액 115억원,쇼핑객 100만명,구매 소비자 30만명을 돌파함으로써 롯데마트 가운데 최상위 점포로 도약했다.”며 “특히 가족단위 쇼핑객을 겨냥해 친환경 유아휴게실과 가족 화장실 설치 등 백화점과 같은 고객서비스 제공이 매출 증대에 한몫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