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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숨진 이씨·증권가 주변/“작전관련 보복살해” 루머에 충격

    ◎30대가 50평형아파트 등 소유 주위 부러움/“얌전하고 성실한 사람” 동료들 말끝 흐려 ▷증권가 분위기◁ 동방페레그린증권사의 이형근(32·영업관리부)대리가 지난 12일 고양의 한 음식점 주차장에서 흉기에 찔린 피살체로 발견되자 최근 증권가는 전율과 충격에 휩싸여 있다.그의 죽음이 단순한 「살인」이 아닌 주식시장의 시세조종인 「작전」과 관련,「보복살해」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루머가 나돌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는 특히 지난 3월 D증권사 직원 이모씨가 고객 김모씨의 허락없이 주식 임의매매로 손해를 입힌 뒤 이를 감추기 위해 김씨를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쳐 실형까지 받은 전례도 있어 이번 사건을 예사롭게 보지 않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 루머가 사실이라면 증권사상 주가조작을 둘러싼 초유의 살인사건이라는 점에서 충격적일 수밖에 없다』며 몸을 떨었다. ▷이씨주변◁ 이씨는 서울의 덕수상고를 졸업한 지난 82년 Y증권(총무과)에 입사했고,군복무(83∼86년)후 복직했다.지난 93년3월에 동방페레그린 압구정지점에 스카우트된 뒤 지난해 중반부터 본사에서 근무해왔다.술·담배를 안하고 마음을 터놓지 않는 사람에게는 말도 잘 걸지 않는 지극히 내성적인 성격으로 알려졌다. 직장 동료들은 『얌전하고 성실한 사원이었는데 갑자기 변을 당해 허탈하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씨는 주로 Y증권 입사동기 4∼5명과 자주 어울렸고 최근에는 이들과 포커판을 벌이거나 가끔 골프를 즐긴 것으로 알려졌다. 가정은 지난 91년10월 분당의 시범 한양아파트(50평)에 입주,부모와 처(30),아들(3),동생(30·회사원)과 함께 살았다.지난 1월에는 3천만원을 일시불로 내고 그랜저승용차를 구입했다.가족은 이씨로부터 『주식을 불려 모은 돈으로 샀다』고만 들었을 뿐 정확한 자금출처는 모른다고 말했다. 가족은 그러나 『부모에 대한 효성이 지극했고 형제간 우애도 두터웠다』며 『남에게 원한을 살 만한 일은 절대로 하지 않는 성격이어서 졸지에 살해될 이유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주식「작전」관련설◁ 숨진 이씨는 사건당일 함께 있었던 L모씨 등 고교동창 및 Y증권 입사동기 몇몇과 K통신주의 시세차익을 노린 「작전」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K사 주식은 전문작전조직을 이끄는 K증권의 도곡동지점 P모씨가 주도,지난 7월 한달간 「작전」에 들어가 한달 사이에 주가가 1만5천∼1만6천원대에서 3만6천원으로 2배이상 수직상승하는 이변을 보였다.이 회사 주식은 현재 1만8천원대로 다시 떨어졌다.이 「작전」에는 각 증권사 직원,펀드메니저,일반투자가그룹,대학 또는 고교동창그룹 등도 5∼6명 또는 10∼20명씩 조를 이뤄 대거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이씨의 경우 「작전」에 가담한 뒤 주식값이 올랐을 때 먼저 팔아 함께 참여한 사람에게 손해를 입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그러나 이씨가 이 작전에 참여했다는 확실한 증거는 아직 포착되지 않고 있다. ◎「작전」이란/특정주식 대량매입후 루머 유포/가격 오르면 팔아 큰차익 챙겨 증시에서 「작전」이란 집단(증권사지점 등)이나 개인이 특정상장사의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인 후 갖가지 헛소문을 퍼뜨려 가격을 올려 큰 차익을 노리는 불법시세조종행위를 일컫는다.이같은 행위는 우리 증시에 보편화돼 있어 암적 존재로 지적된 지 오래다. 작전의 유형은 주로 ▲지점간 계좌관리자 ▲지역(강남·반포 등)의 특정위탁자그룹 ▲기관간 사전약조 등의 형태로 이뤄진다.이들은 주식이 적정가격이 됐을 때 대량매집,뜬소문을 퍼뜨려 주가를 올리는 수법을 주로 동원한다. 작전 가담자들은 특히 루머를 퍼뜨린 뒤 『몇월 며칠에 몇주를 산다』는 식의 주식 매입일정을 미리 짜놓고 인위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린다.또 전장부터 상한가로 주식을 매집하고 종장때 주식을 대량매집해 올리거나 중소형주(자본금 1백억원 안팎)를 소량으로 꾸준히 사들여 주가를 관리하는 수법도 쓴다.때문에 증시를 잘 모르는 일반투자가는 조금만 방심하면 이들의 헛소문에 속아 돈을 날리기 일쑤다. 작전행위는 고도의 수법이 동원되기 때문에 증권사 직원 등 주식전문가들이나 주식투자를 오래한 사람이 아니면 감히 「작전」을 펼 수 없다. 증권감독원은 올해 들어서만도 B약품·D섬유·S피혁·S물산·R전기 등 5개사의 「작전」과 관련,10여명의 증권사 직원을 적발,형사고발했다.그러나 작전행위가 워낙 점조직으로 이루어져 적발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 김익창씨 등 「9인의 전신자」 역추적/4천억설 조사/발설자 추적

    ◎전달과정서 「내용 뻥튀기」 됐을지도/뜬소문에 속아 「실언 해프닝」 가능성 전직대통령의 가·차명 계좌보유설의 최초 「진앙지」는 과연 어디일까. 검찰은 9일 이 사실을 공개한 서석재 전 총무처장관을 소환조사한데 이어 발설 관련자 9명도 차례로 소환조사함으로써 최초 발언진앙지를 규명하는데 수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검찰은 그러나 서전장관에게 계좌보유설을 전한 김일창씨가 편법 실명전환가능성을 타진한 인물로 전두환 전 대통령의 동생이자 5공화국의 「실세」였던 전경환씨라고 멋대로 말한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발설자 역추적작업의 성과에 큰 기대를 걸고 있지는 않다. 지금까지 검찰조사결과 진앙지는 김일창­송석린­이우채­이삼준­이종옥­양재호­김서화­박영철­김종환씨 순으로 옮겨지고 있다.「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 탓에 어디까지 갈지는 오리무중이다. 이들을 상대로 최초 발설자를 역추적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검찰은 이들의 진술에 그리 신빙성을 두지 않는 눈치다.이들의 말을 쫓다보면 결국 「번지없는 주막」으로 끝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지금까지 검찰의 진앙지 추적결과 거둔 소득이라면 당초 5·6공 두 전직대통령으로까지 겨냥됐던 4천억원설의 주인의 범위와 액수가 「카지노 혹은 빠찡꼬업주」및 「1천억원」으로 가닥이 잡혔다는 점이다. 검찰은 비자금 보유 발언의 이같은 전달 경로가 서전장관과 김씨,김씨와 송씨 등 각각 개별적인 친분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에 의해 전달되는 과정에서 확대 재생산됐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조사결과 서전장관과 김씨는 야당시절의 친분관계로,김씨와 송·이우채씨는 배드민턴 연합회 관계로,이우채씨와 이삼준씨는 동서간이고,이삼준씨와 이종옥씨는 사업관계로,이씨와 양재호씨는 처사촌동서,양씨와 김서화씨는 친구소개로 아는 사이이고,김씨와 박영철씨는 고향선후배 관계,박씨와 김종환씨는 친구사이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보유설이 전달된 양 당사자를 제외하고는 관련자들이 서로 알지 못하며 서전장관에게 전달되기 까지의 기간도 1년 이상 걸린 것으로 추정된다. 검찰은 따라서 발설자의 가장 아래에 있는 인물의 말이 서전장관에게까지 전달되는 과정에서 내용이 엉뚱한 방향으로 부풀려 졌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조사중이다. 검찰은 발설선상에 있는 누군가가 최초의 「진앙지」를 흐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제3의 인물을 만들어 냈을 경우도 계산에 넣고 있다.이 경우 비자금설은 사실로 드러날 수 도 있지만 사실상 이같은 가능성은 희박하다는게 검찰주변의 관측이다. 검찰관계자는 『현재까지의 조사진행과정 및 진술내용 등으로 미뤄 진앙지추적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말해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결국 이 사건은 서전장관이 몇 사람을 중심으로 조작된 뜬소문에 속아 희대의 「실언」을 한 해프닝으로 끝날 가능성이 점차 농후해지고 있다.
  • 「6·27 선택」은 이렇게/김승희 시인(기고)

    ◎“철새”·신뢰성 없는 후보 배제해야 역사적인 지방자치 선거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요즈음 분위기를 보면 네가지 선거에 동시에 투표하는 일이 대부분의 유권자에겐 처음 있는 일이기 때문에 그냥 막막하고 혼란스러운 것 같다.그리고 한 선거에 입후보한 후보들도 많기 때문에 너무 많은 정보앞에서 유권자들은 오히려 낯선 무지의 벽을 느끼고 있기도 하다.그래서 가장 편하게 무관심,고정관념에 따르기,막연히 인기로 판단하기 등이 더 기승을 부리지나 않을까 걱정스럽다. 그런 무지와 게으름을 깨뜨릴 수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풀뿌리 민주주의의 주인인 우리들의 「알려는 의지」라고 생각한다.아무리 내 고장을 사랑하고 자기 고장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강해도 어리석은 선택을 하면 소용이 없다.좋은 선택을 하기 위해선 우선 입후보자들에 관해 「알려는 의지」를 가져야 하고 철저하게 알고 난 다음에 선택을 하는 지성이 필요한 것이다.그냥 게으르게 얻어진 정보에 의존하거나 냉소주의에 빠져 적당히 기분으로 찍어 놓고 난 다음 아무리 후회를 하고 혐오를 해도 소용이 없느니만치 올바른 선택을 위한 고민을 반드시 가져야 하겠다.고민없이 하는 일에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을 본 적이 있는가.아무리 바빠도 선관위에서 보내온 후보들의 홍보물을 좀 쌓아 놓고 한 30분쯤 고민을 해보자.만약 자식이 무엇을 하느냐고 물으면 『우리지역의 살림을 맡길 참일꾼을 선택하느라고 고민을 하고 있다』고 대답해주자.그것이 바로 가장 좋은 민주주의 교육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중요한 미래를 위해 30분 정도를 바치는 것은 전혀 아까운 일이 아니니 제발 고민을 해야 한다.우리가 낸 우리의 돈을 횡령하고 낭비하는 끔찍한 경우를 무수히도 보고 격한 분노에도 지친 우리들이 아닌가. 우리의 살림을 3년간 맡을 살림꾼을 뽑는 일이다.아무리 가장이 돈을 잘 벌어도 주부가 계획성이 없고 허풍이 세며 낭비가 심하고 부정부패에 물들어 돈이나 빼돌리고 몸치장이나 하고 남의 환심이나 사려고 한다면 집안꼴이 어떻게 되겠는가.그런 집안은 장래성이 없을 뿐더러 도덕도 희망도 없는 개판이 되고 말 것이다.입만 살아 떠드는 사람보다 살림에 대한 감각이 있는 사람,도덕성을 갖춘 깨끗한 사람,사심과 흑심이 없는 사람,우리 지역에 대한 전진적 비전을 가진 착실한 사람을 뽑아야 할 것이다.경력을 변조했다거나 파렴치범 소리를 듣는 사람은 제발 낙선시키자.과거에 부정부패로 물러난 사람이거나 석연치 않은 철새의 경력을 가진 신뢰성없는 인간도 절대로 낙선시켜야 한다.말 잘하는 사람,인기있는 사람은 또 꼭 의심해보자.인기지상주의의 허풍에는 어지간히 속아본 우리들이 아닌가. 노예로 타락하고 싶으면 주인될 자를 뽑고 주인이 되고 싶으면 좋은 일꾼을 뽑으라는 말이 있다.우리의 선택만큼만 우리는 대우를 받을 수 있다는 냉혹한 말이다.그러니 부정부패를 안할 후보를 뽑자.강자 보다는 약자에게,가진자 보다는 못가진자에게,잘난 사람보다는 복지정책이 꼭 필요한 소외계층에 관심과 애정을 가진 후보를 뽑자.큰 것을 이야기하는 거대지향주의자 보다는 다리를 안무너뜨릴,가스관을 폭발시키지 않을,수돗물에서 암유발물질이 나오지 않게 해줄 그런 정직하고성실한 살림꾼을 뽑아야만 우리가 낸 세금에 대한 온당한 대우와 주인다운 대접을 받을 수 있겠기에.
  • “국민들 분열선동 안 속을것”/“의사표현 자유 박탈 말아야”

    ◎여야,김대중씨 정치재개 공방 여야는 16일 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의 「정치재개」문제를 놓고 성명·논평등을 통해 공방전을 펼쳤다. 민자당의 박범진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김이사장 자신의 정치적 야심을 채우기 위해 교언영색으로 국민을 이간시키고 분열시키는 선동행위에 속아 넘어갈 국민은 없을 것』이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박대변인은 이어 『김이사장의 지역등권론은 13대 대선때 영남을 분열시키고 충청도를 떼어낸 뒤 호남만 단결하면 이길 수 있다는 4자필승론을 새로 포장한 위장된 호남패권주의』라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의 김대식 선거대책본부장은 『책임 있는 집권여당이 국민의 기본권인 정치적 의사표현의 자유마저 박탈하려는 행위는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며 『민자당은 김이사장에 대한 비난에만 골몰할 것이 아니라 국민의 정치적 갈등이 어디에서 비롯되고 있는지 철저한 자기반성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지원 대변인은 『민자당이 남총련학생의 시위를 김이사장의 유세와 연관시켜 용공음해를 시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이농현상/개방바람 타고 돈벌이 찾아 도시로(두만강 7백리:14)

    ◎문혁이후 젊은이 떠나고 부녀자만 남아/7백가구 부동촌엔 농사꾼 한사람도 없어 연변의 조선족들은 지금 식생활에는 걱정이 없다.해방전 대지주들 보다 더 잘 먹고 산다.옛날의 지주집이래야 호주만 이밥을 먹어대고 다른 식구들은 조밥에 된장국이 고작이었다.그러나 요즘은 웬만하면 모두가 이밥을 밥상에 올려놓는다. ○옛 지주보다 더 잘살아 농촌의 소득도 높아졌다.용정시 백금향의 1인당 연간수입은 1천6백원으로 조사되었다.화룡시 숭선진은 1천3백원,두만강 연안 산골의 향진지역도 1천2백원을 웃돌았다.문화대혁명 시기 뙤약볕에서 동이땀을 이틀은 흘려야 10원을 벌었던 때에 비하면 천양지판이다.당시 편지 한통 부치는데 8원이었으니 기가 막힌 노임이었다.그래서 문화대혁명 이야기만 나오면 목청 안 높이는 사람이 없다. 『사시사철 뼈 빠지게 일하고도 굶기는 밥먹듯 했수다.쑥에 소나무 껍질에 안먹어 본 별식이 없드랬시요.그런 주제에 밭고랑 타고 앉아서 세계 혁명에 관심을 가지라고 족쳐댑데다.미친 광대놀음을 한 거디요.등소평동지 개혁개방 안했더라면 모두 굶어죽었을 겁네다』 연변지역 신문에는 농촌소식들이 왕왕 실린다.예전같이 해방전 살림에 비교하는 잠꼬대는 없어졌으나 농촌수입이 해마다 올라간다는 기사가 많아졌다.그런데 물가가 오른 것을 생각하면 농촌소득 높아진 것 만을 자랑할 수 없는 일이 아닌가 한다.이러한 사실은 농가와 인구가 함께 줄어드는 것을 보아도 알수 있다.화룡시 숭선진의 경우 지난 1990년 1천25가구의 농가가 지금은 9백90가구로 줄었다.호적만 숭선진에 두고 도시로 빠져나간 사람만도 6백20명이나 된다. ○초가집 한채에 1천원 두만강 연안에 임자를 잃은 밭들은 풀이 무성하고 마을마다 주인없는 집들이 쓸쓸히 서 있다.화룡시 노과진 호곡촌은 무산과 마주한 오붓한 17호 인가를 가진 마을이었는데 지금은 3개의 굴뚝에서만 연기가 날뿐이다.그리고 화룡시 덕화진 부동촌은 독립군 안무 일가가 자리잡고 항일을 해온 유서깊은 마을로서 광복후 7백여호였다.그런데 이제는 황폐해져 농사꾼은 한 집도 없다.두만강 언덕에 자리 잡은 초가들은 문짝이 떨어져나가고 대머리 모양으로 볏짚이엉이 훌렁 벗겨져 귀신 살기 알맞는 마을이 되었다.그같이 을씨년스러운 마을에 유독 한 집만이 앞마당에 닭 몇마리가 구구구 모이를 쪼고 개가 행인을 보고 콩콩 짖는다. 지나가던 걸음에 그 집을 들렀다.늙은 양주가 따뜻한 온돌에 앉아서 이불을 꿰매고 있다가 내가 들어서니 대단히 반가워했다.아이들 소꿉장난 모양으로 개와 닭 하고 동무하며 적적하게 살아가던 양주는 낯도 성도 모르는 길손이지만 찾아온 것이 무척 기뻤던 모양이다.인간무리에서 살면 인간이 혐오스럽다가도 인간이 없는 곳에 살면 오히려 그리워 한시도 인간을 떠나 살수 없는 것이 사람인가 보다. 주인의 이름은 이성국(60)인데 화룡시에 거주하는 퇴직 노동자였다.지난해 8월 4백원에 버린 집을 사서 들었다고 한다.오랜 간염환자라 공기 좋고 물 좋은 곳으로 휴양삼아 와 있다는 것이었다.화룡시에 있는 자식들이 쌀이며 채소며를 날라오기도 하고 어떤 때는 영감이 운동삼아 자전거를 타고 십리 밖 남평에 가서 사오기도 한다는 것이다.농사꾼들이 삶을찾아 버리고 간 산수 좋은 이 땅은 서서히 주인이 바뀌고 있다.텃밭이나 가꾸면서 여생을 즐기려는 사람들의 휴양지로 변해가고 있다. ○도시인 「별장」 구입 늘어 도문시 위자구진 하남촌은 20여호의 마을인데 2∼3년 사이에 절반정도의 초가를 도시에서 퇴직한 노인들이 차지했다.연길에서 40리 거리라 집값이 꽤나 비싸다고 하는데 한채의 초가가 1천원 내외다.마을을 통째로 산다고 해도 3만원이면 남는다.한국을 드나들면서 현대 문명에 머리가 튼 젊은 사람들은 초가를 사서 주말 별장삼아 쓰고 있다. 화룡시 덕화진 용현촌 박서양(69)노인은 일제때 울릉도에서 속아 이민을 온 사람이지만 연변의 농촌을 지키고 있다.일본인들이 만주로 가면 들판에서 해가 뜨고 지는데 감자가 하도 커서 둘이서 하나를 다 못먹는 복지라고 하는 말을 듣고 19 38년 고향을 등졌다.그런데 웬걸,무산에서 두만강을 건넜더니 하늘만 보이는 산골이었다.아름드리 나무를 베어 부지런히 농토를 개간,그런대로 배불리 먹었다. 그러다 해방에 이어 문화대혁명을 맞았다.문화혁명 시기에는 겨우 감자톨을 구워먹으면서도 거지로 빌어먹고 산다는 고향(한국)으로 돌아가지 안은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웠는지 모른다.고향에서 연변땅 밀림지대로 함께 이주했던 24가구가 해방 이후 거의 귀국해버린 뒤였다.혼자 남은 그는 그저 공산당 은덕에 감사했다. 『일본놈한테 속고 공산당에 속아 살다가 이 나이가 됐제.지난 90년에 고향 울릉도에 갔더니 없는게 없이 살데.나도 밥술이나 먹어 잘 사는줄 알았더니 그게 아이데.그래도 여기 살수 밖에 없제.땅파먹고 사는 사람은 땅 떠나면 몬 산다구…』 노인은 「농자천하지대본」이 다시 올 날을 기다렸다.고지식한 땅을 믿는 노인 역시 고지식한 마음으로 또 한해 농사철을 맞고 있다.
  • 「소설 약사법」 소고(송정숙 칼럼)

    「약사법」에만 시달리다 만 것처럼 비쳐졌던 1년 미만의 보사부장관직을 물러나자 출판일을 하는 ㅂ씨가 『소설 약사법을 집필하면 출판하겠노라』는 제안을 했다. 그것이 비록 ㅂ씨방식의 우정있는 농담에 지나지 않음을 알면서도 그 제안의 재치있음에 무릎을 쳤다.아닌게 아니라 「그 약사법」은 소설의 소재로도 충분할 만큼 사연과 곡절이 많았다. 소설이 된다면,1980년 3월에 제정되어 그 다음달인 4월에 실시가 유보되었고 그렇게 13년 동안이나 사문화되다시피 하다가 급기야는 삭제되는 운명에 처하고 삭제된 뒤에 더욱 유명해진 약사법 시행규칙 제11조 1항 7호가 그 주인공이 될 것이다. 「약국에는 재래식 한약장이외의 약장을 두어 이를 깨끗이 관리하여야 한다」 이것이 그 시행규칙의 전문이다.태어나자 마자 가사상태가 된 이 시행규칙은 약사들의 한약 조제판매에 결정적인 억지력을 발휘하지는 못하면서도 한의사들에게는 약사의 한약조제를 불법화하고 있는 법적 근거로 여겨지게 했던 절묘한 구절이다. 표면만으로는 이렇게 애매하기만 한,깃털처럼 가벼운 한 구절이지만 태산만큼 육중한 이기주의들 사이에서 평형을 유지해준 고도로 기능적인 한 구절이었다.「민족의학」이 겪어온 오랜 세월의 설움과 피해의식이 집약되어 한풀이로 탈환한 고지와도 같으면서도 여러가지 상황논리의 중량에 압도되어 출발부터 기형이 되어버린 기구한 팔자의 이 시행규칙은,이미 죽어 사망신고가 끝난 시점에 와 있건만 또다시 해괴한 구설수에 말려들고 있다.옛 상사와 부하가 『속았다』느니『속인일 없다』느니 하며 벌이는,난센스 코미디같은 시비다. 미필의 「소설 약사법」 주인공「시행규칙」은 그를 단칼에 베어내는 용기를 발휘했다가 온갖 곤욕에 휘말리고 불이익을 감내하게 되는 현직 공무원을 등장인물로 동반하고 있다.당시의 약정국장인 그가 밝히는 약사법 삭제의 당위론은 이렇다.「모법이,약사의 한약 조제를 불법으로 규정하지 않고 문제의 시행규칙은 이미 사문화되었으며,그런데도 걸핏하면 공직자를 범법자로 모는 빌미만 주는 조항이므로 정리를 하고 그대신 한의학 발전을 위한 근본적인 정책대안을 세우기 위해」삭제를 품신했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주장에 신념이 대단해서 그를 청문한 국회상임위원회에서는 그에게 「확신범」이라는 별명을 붙여 줬을 지경이다.그런 그와 이 일을 함께 처리했던 그의 옛상사는 뒤늦게 그에게 『속아서』 결재를 했노라고 말한 것이다.느닷없이 사신을 띄워 그렇게 말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필적 「소설 약사법」의 소설적 요소는 바로 이렇게 알 수 없는 사연들에 있기도 하다.시행규칙을 단두대로 보내고 그 원한에 대한 보복의 위협이 두려워 타향을 유전하는 또하나의 등장인물 「옛상사」.그가 해원을 위해 마련해본 사신이 간신히 가라앉아 가던 지난 일을 되살려 놓은 것일 수 도 있다.더욱 소설적이다. 13년 동안 무사히 넘어 왔듯이 『그때 그 한 구절만 자르지 않았더라면…』하는 회한이 깊어져서 모든 허물을 「괘씸한」 옛부하에게 떠넘기게 되었고 「속은 것」이라는 허상도 만들게 되었는지 모르겠다.그러나 그 점에서는 「확신범」인 전약정국장은 단호하다.『그건 공직자의 무사안일이다.엉거주춤한법규들로 행정이 왜곡되고 있는데도 계속 외면해온 그런 무사안일을 누군가는 손질해야 한다고 생각했다.이런 결과까지 예측못했던 잘못은 인정하지만 신념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한다.그 신념이 어느 특정단체를 이롭게 했대서 로비 혐의를 받은 그는 감사도 받고 검찰조사도 받았다.그러나 혐의는 입증되지 못했다.『내가 돈을 벌고 싶었으면 진작 약국을 차렸지 고위공직으로 성공하고 싶어서 선택한 내공직인생을 뇌물로 더럽혔겠는가』하는 것이 조사를 무사히 넘긴 뒤 그의 말이었다. 그토록 숱한 곡절을 겪으며 관속에 들어가 한참이 된,주인공(약사법 시행규칙)이 망령처럼 나타나 해묵은 갈등을 재연하려 한다.아마도 그가 혼자 하는 일은 아닐 것이다.깃털처럼 가벼운 구절이 균형을 잡아주는 동안 탐욕스럽게 이익을 추구할 수 있었던,좋았던 시절에 연연해서 무슨 일인가를 꾸며 보고 싶어하는 세력이 그 배후에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징조는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다. 법이 바뀌고 벌써 저세상으로 가버린 시행규칙을 가지고 또한번 판을 벌이고 싶어하는 사람들 속에서 「소설 약사법」의 주인공은 아직도 구천을 헤매고 있는 느낌이다.
  • “재일교포 「반쪽발이」라며 멸시”/귀순 오씨가족 일문일답

    ◎탈북자 늘자 감시·통제 심해져/북 선전에 회의… 아들이 탈출 권유 ­귀순동기는. ▲명선씨=북한에서의 생활은 더이상 무의미하다고 생각했다.특히 자본주의 국가에서 생활해 온 부모들의 영향도 컸으며 남한방송을 듣고 북한의 선전이 거짓이라는 점을 알았다.북송교포라는 신분도 동기로 작용했다. ­탈출을 언제 결심했나. ▲명선씨=탈출은 지난해 8월쯤으로 군생활하다 만난 친구 철만이에게 더 추워지기 전에 가자고 말했다.그러다 그해 9월5일 함경남도 금야로 출장간다며 철만이를 만나 최종결심했다. ­탈출에 어려움은 없었나. ▲오씨=아들이 함경남도로 출장간다고 집을 비운뒤 한달간 나타나지 않자 안전부 보위부등에서 아들의 행방을 조사했으나 평소 내가 당에 열성이었기 때문에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았다.그러다 아들이 탈출을 권유해 주저하지 않고 감행했다. ­고향출신인 여만철씨의 탈출소식은 알고 있었나. ▲명선씨=보위부등에서 흘러나와 알았다.고향의 대부분 사람들은 여씨가 남한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소문에 잘됐다는 반응이었다.그러나 그후부터 주민을 감시하는 인민반등을 통해 감시가 철저해 졌고 규율도 엄격했다. ­김일성의 사망때 주민들이 정말 슬퍼했나. ▲명선씨=북한에서는 자기감정을 제대로 표현할수 없기 때문에 각자의 마음속을 알수 없다.개인적으로는 죽었다는 말이 정말인지,거짓인지도 모르겠고 슬픈지 기쁜지도 몰랐다.다만 공장에서는 집단적으로 꽃다발을 준비해 동상앞에 찾아가 시키는대로 엎드려 절한 것으로 안다. ­북한에도 세대차이가 있나. ▲철만씨=큰 차이는 잘 모르겠다.다만 늙은이들은 일제시대를 거쳐 자본주의를 알고 있어 인생에 대한 회의로 가득차 있다는 느낌이었다. ­탈출 소감은. ▲초미씨=땅에 떨어져도 흙이 묻지 않는다고 거짓선전에 속아 살아온 북한생활은 다시 떠올리기 싫다.탈출한 사실이 아직도 꿈만 같다. ◎작년 12월29일 새벽 압록강 도착/기다리던 밀항 나타나자 “살았다”/긴장의 탈출 순간 『걸리면 마지막이다』 가난과 굶주림,「반쪽발이(재일교포출신)」라는 멸시속에서 삶을 연명하다 북을 탈출한오수룡씨 가족들은 탈출을 감행하던 순간의 긴장감을 이 한마디로 대신했다. 지난해 12월29일 동이 트기 시작할 무렵인 새벽 5시50분쯤 오씨 일가족 5명은 평북 신의주시 압록강변 갈대숲을 숨을 죽이며 헤쳐나갔다. 오씨 아들 명선씨는 큰딸 인화(4)를 업고 둘째 딸 수화(2)를 안은 아버지와 어머니 김초미씨를 인도했다. 명선씨는 이미 3개월전인 9월17일 친구 박철만씨와 함께 압록강을 자동차 튜브를 이용,압록강을 건너갔다가 부모님을 모시러 3개월여만에 죽음의 땅을 다시 넘었던 것이다. 명선씨는 북의 생활은 더이상 희망이 없다는 생각을 품어오다 군대에서 만나 친하게 지내던 철만씨가 같은해 9월5일 함남에서 장사차 자기 집에 들르자 탈출 결심을 털어놓았다. 철만씨는 명선씨의 심정을 이해하면서도 함남에 있는 부모와 처자식 걱정에 명선씨의 제의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고민하다 다음날 꿈도 희망도 없는 북한땅을 떠날 결심을 굳혔다. 명선씨는 함흥으로 출장간다는 핑계를 대고 철만씨와 함께 같은달 17일 어둠을 틈타 내의와 양복·구두를비닐봉투에 넣고 자동차튜브를 이용,압록강을 건너 중국 단동에 이르렀다. 『중국말도 못하는데다 수상한 사람으로 오인받을 것을 우려,잠도 자지않고 거닐었지요』 그후 명선씨는 하얼빈·대련등을 전전하다 친절한 조선족 사람을 만나 그 의 도움으로 생활하다 부모님을 자유의 품으로 모셔올 계획을 세웠다고 회상했다. 명선씨는 밀선을 타고 부모님이 계시는 신의주 집에 몰래 숨어들어 『고향으로 가고픈 한을 풀자』면서 부모님과 떠날 시각을 정한뒤 이웃들의 눈을 피해 다른 곳에서 쉬다 부모와 합류,목숨을 건 탈출길에 나선 것이다. 이때 오씨의 가족들은 산책하듯이 집을 나섰다. 막상 명선씨가 가족을 데리고 약속장소에 도착했을때 기다려야 했던 밀선은 보이지 않았다.명선씨는 강으로 뛰어들어 배를 찾았다.10분쯤 지나자 밀선이 나타났다. 『밀선이 우리쪽으로 오더니 갑자기 방향을 바꾸더군요.그때 다 죽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명선씨는 방향을 틀어 오던 배를 오해한 것이었다. 명선씨 일행을 태운 배에 지옥의 땅을 뒤로하고 살을 에는듯한 추위속에서 물살을 가르며 미끄러져 나갔다.
  • 당하는 쪽의 허물/석지명 청계사주지·철학박사(굄돌)

    세상에는 사기 당했다거나 배반당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전문적인 사기단에 의해서 피해를 입거나,어떤 목표를 위해서 같이 손을 잡고 나가던 상대에 의해서 버림받는 수도 있다.그런데 이런 것은 아주 극단적인 예이고,일상 사회생활에서도 크고 작은 일로 『억울하게 당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분명히 사기친 쪽이 나쁘다.그렇지만 사기 당한 사람 쪽에 욕심이 없으면 사기사건은 성립될 수가 없다.사기사건에서 가해자와 피해자 가운데 누가 나쁘냐에 대해서는 답이 바로 나오지만,어느 쪽이 더 머리가 좋으냐에 대해서는 쉽게 대답하기가 어렵다.왜냐하면 사기꾼들의 머리가 피해자의 머리보다 더 좋다기 보다는 사기를 당하는 사람이 자기의 욕심에 눈이 멀어서 속아주는 점이 더 많기 때문이다.어쩌면 피해를 당하는 쪽에서 제딴에는 머리를 더 굴리는 지도 모른다. 어떤 목표를 향해서 같은 길을 가던 사람이 배신해서 억울하게 손해를 보았다고 하는 경우에도,마찬가지이다.배신이 있으려면 그 이전에 많은 사람이 공동으로 누려야 할 권리나 이익을 몇몇 사람이 중간에서 갈취해 가지고 나누어 쓰자는 음모가 있어야 한다.그런데 그러한 음모를 한 사람이라면 그는 다른 이에게 배신을 말하기 이전에 자기 자신이 먼저 다른 사람을 배신한 셈이 된다.남의 것을 일방적으로 빼앗았기 때문이다. 물론 사기꾼이나 배신자가 안되어야 한다.더욱이 그들로부터 당하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된다.과욕을 품지 말라는 말이다.
  • 새해에는…/성기호 성결교 신학대학 총장(굄돌)

    설날 아침을 한자로는 원단이라 한다.단자는 지평선(일)위로 해(일)가 떠오르는 모양을 나타내는 글자로 「아침」또는 「새벽」을 의미하고,아침이 일년 365일 날마다 찾아오나 많은 아침들 중에서 가장 으뜸(원)되는 아침이 설날 아침이기 때문에 정월 초하루가 되는 신정아침을 원단이라고 부른다.다른 말로는 정단,세단 이라고도 하고,아침이라는 「조」자를 써서 원조 또는 정조라고 부른다. 무궁에서 무궁으로 흐르는 세월을 옛 사람들은 연과 계 그리고 달(월)로 나누어 계획을 세우고 일을 추진해 나갔다.열두달과 사계절이 들어있는 일년은 세월의 구분중 가장 큰 구획이었다.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달을 맞거나 새로운 계절을 맞을 때 보다 더 경건해 지고 더 깊은 의미를 느끼게 된다.지나간 한해를 돌이켜 보며 후회를 하고 새로이 주어진 새해에 대한 기대와 소망을 갖게도 된다. 희랍신화에 보면 두 얼굴을 가진 야누스(Janus)라는 신이 두 얼굴로 앞과 뒤를 각각 바라보며 한 얼굴로는 웃고 한 얼굴로는 우는 모습을 하고 있다.정월 한달은 지난 해를회상하며 한 얼굴로는 울고,또 한 얼굴로는 다가오는 앞날을 바라보고 기뻐하며 웃기 때문에 야누스를 닮은 달이라 하여 서양 사람들은 정월을 January라 부른다. 그러나 어거스틴이 말한 것처럼 과거는 이미 지나가 버렸기에 없어진 것이고,미래는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이기 때문에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오늘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과거에 집착할 시간이 없으며 영원히 오지 않을 수 있는 내일에 속아가며 살 여유가 없다.다만 오늘이라고 부르는 하루 하루,순간 순간을 최선을 다해 성실하게 살아감으로 허락받은 한 해와 주어진 일생을 값있고 보람있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원단을 맞으며 세우는 계획이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 성취되는 복된 한 해가 펼쳐지기 기원한다.물질적인 풍요 못지 않게 도덕성과 인간의 영성이 회복되는 소망스런 새해가 되기 바란다.
  • 한해가 또 저물어 간다/최호중 한국 자유총연맹 총재(시론)

    또 한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하도 어수선하고 짜증스러운 한해였던 탓인지 홀가분한 느낌마저 든다.이제 우리 모두 지난 일을 훌훌 털어버리고 밝은 마음으로 새해를 맞자.해가 바뀐다고 하루 아침에 모든 것이 새로워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마음가짐에 따라서 또 하기에 따라서는 어제와 다른 내일을 열어나갈 수 있지 않겠는가. 지난 한해가 개의 해였던 탓인지 모두 이리저리 마구 뛰다보니 어처구니없는 일들과 차마 눈감아 줄수없는 잘못이 여기저기서 저질러졌던 것 같다.또 뛰다 지쳤는지 아니면 남의 눈치를 살피려함이었는지 배를 땅에 깔고 길게 누운채 눈만 두리번거리는 그런 꼴도 많이 눈에 띄었다.이제 그런 일들은 지난날의 잘못으로 돌리고,다시는 그런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굳은 마음가짐으로 새해를 맞이하자. 새해는 돼지의 해인 만큼 먹을 것은 얼마든지 있을성 싶다.먹어야 사는데 먹을 것이 많은 것은 좋은 일임에 틀림없지만,꿀꿀대면서 남이 가져다 주는 것을 거져 받아먹기만 하는 돼지의 모습은 떳떳하지도 아름답지도 못하다.우리 모두 남보다 뛰어난 힘과 재주로 부지런히 일해서 저 먹을 것을 스스로 만들고 벌겠다는 끌끌한 마음가짐으로 새해를 맞이하자. 새해에는 할 일이 참으로 많을 것 같다.이제 우물안 개구리 테를 벗고 저 넓은 바깥으로 뛰어들 채비를 갖추어야 하기 때문이다.우리가 아직 어리고 힘이 모자랐을 때는 울어도 보고,떼도 써보고 또 없는 것을 있는 것처럼 속이기도 하면서 그럭저럭 자라날 수 있었지만 이제는 그렇지가 않다.힘이 없고,재주가 없고 그리고 뜻이 없으면 살아 남기가 힘들게 된 것이다. 어찌 그 뿐인가.우리들에게는 남과는 또 다른 꼭 해내야할 큰 일 하나가 따로 있다.아직도 둘로 갈라진 채 서로 맞서고 있는 우리 땅 우리 겨레를 다시 하나로 묶는 일이다. 하나였다가 우리 뜻과는 달리 둘로 갈라졌으니 다시 하나로 뭉쳐져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가 다 바라는 일인데,언제 어떻게 해서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인지 이런 저런 말은 많지만 어느 하나 고개를 끄덕일 만한 것이 못된다.아무도 잘은 모르는 것이다.그러나 왜 하나가 돼야 하고 어떤하나가 돼야 하는지는 누구나 다 안다.한 겨레인 만큼 다같이 오순도순 잘 살수 있는 그런 하나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한때 못살아도 좋으니 하나가 되고 보자는 말을 내세우는 사람들이 목청을 높인 일이 있었지만 그것은 옳지 못하다.살다보면 알게 모르게 저지른 잘못을 바로 잡느라고 많은 애를 써야하는 일이 있게 마련이지만,한번 잘못해 놓으면 다시는 바로 잡을 수 없게 돼버리는 일도 적지 않다.우리가 하나로 뭉치는 일도 바로 그 하나이다. 가난하고 못살았던 지난 날에는 보리밥 한 그릇도 나누어 먹고,누비 이불 한장도 같이 덮고 사는 것이 무슨 아름답고 올바른 삶의 길인 것처럼 여겨지기도 했었지만 이제는 다르다.못살아도 좋으니 하나가 돼서 내내 그렇게 살아가도 괜찮을 수는 없다.모두 다 마음놓고 넉넉하게 살 수 있는 그런 하나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우리는 북녘에서 사는 우리 겨레가 쌀밥에 고깃국·비단옷에 기와집을 마련해 주겠다는 말에 속아오면서,지금도 하루 두끼로 겨우겨우 목숨을 이어가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불쌍한그네들에게 다시 사람답게 그리고 오붓하게 살수 있는 길을 되찾아 주기 위해서 우리는 반드시 하나로 뭉쳐져야 하고 그것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은 것이다. 그런데 다시 하나가 되는데는 엄청나게 많은 돈이 든다고 몹시 겁을 내면서 서둘러 하나가 될 것 없지 않느냐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그러나 이것도 옳지 못하다.그 돈을 써 없애버리려는 것이 아니라 다같이 잘 살수있게 하는데 쓰려고 마련하는 목돈인 것이다. 그렇다고 돈만 마련하면 다되는 것도 아니다.돈 말고 우리가 갖추어야 할 것이 또 하나 있다.왜 북쪽에서 따르고 있는 길이 옳지 못하고 우리가 걷고 있는 길이 올바른지를 제대로 깨닫고 이를 바탕으로 남을 일깨워 줄 수 있는 힘을 기르는 일이다.그러려면 우리가 뜻하는 일,해나가고 있는 일들이 모두 잘돼야 한다.제 모습이 떳떳하지 못하고 그 꼴이 말이 아니면서 남에게 나를 본받아 내 뒤를 따르라고 타이를 수는 없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저 할일은 안하고 남을 탓하기만하는 못된 버릇을 고쳐야 한다.남이 잘되는 것을 배아파하고 남이잘못되는 것을 고소해하는 나쁜 마음가짐도 버려야 한다.입으로는 한다고 해놓고 끝내 하지 않거나 안한다고 한일을 손바닥 뒤집듯 해버리고는 아무런 뉘우침이 없는 그런 뻔뻔스러운 꼴도 보이지 말아야 한다.그래야만 우리 모두 서로 믿고 마음과 힘을 한곳으로 모아 훌륭한 나라를 이룩해 나갈 수 있지 않겠는가. 밝아오는 새해를 내다보며 마음이 마냥 부풀어 오는 느낌을 갖는다.그러나 그 많은 일을 하려면 어려운 고비도 적지 않을텐데 잘 해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그렇지만 겁낼 것은 없다.우리가 살아오면서 보아온 바로는 안된다기 보다는 된다는 마음가짐으로,어두운 쪽 보다는 밝은 쪽을 내다보며 닥쳐온 일에 부딪쳤을 때 보다나은 열매를 맺어오지 않았던가. 우리 모두 하면 된다는 밝고 굳센 마음가짐으로 새해를 맞이하자.정말로 신나게 한번 살아보자구나.
  • 취업연수제 도입년… 실태 점검(심층취재)

    ◎형편없는 임금/작업사고 빈발/부당처우 일쑤/외국인 산업연수생 “3중고”/네팔 등 10개국서 1만8천명 유입/대부분 3D업종… 산재혜택 못받아/고임유혹에 사업장 이탈 속출… 범죄도 늘어 국내 취업연수 명목으로 입국해 산업현장에 투입된 아시아 개발도상국 연수생들과 관련된 부작용이 갈수록 불거져 이제 근본 치유책을 모색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지경에까지 이르렀다.이른바 「코리안 드림」이 여지없이 깨어지면서 이들은 인권의 사각지대에 방치되거나 범죄에 연루되기 일쑤이며 심지어는 「현대판 노예제도」라는 비판마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국내의 「3D현상」을 극복하고 후발개도국에 산업기술협력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도입된지 만 1년이 되는 외국인 산업연수생제도는 결국 인력 브로커의 농간과 업주의 횡포,연수생의 무지,당국의 방관 등으로 큰 생채기를 남겼다.그 실상을 짚어 본다. 네팔인 무크타 바하두르씨(27·대학원졸)는 지난 6월부터 경기도 고양시의 B가구공장에서 한달에 2백10달러(한화 17만2천여원)씩 받고 일하는 산업연수생이다. 말이 좋아 연수생이지 하루 8시간동안 하는 일은 가구부품을 접착하는 일 등 단순작업 뿐이다. 『한국에 가면 월 3백74달러씩 벌 수 있다』는 현지 인력송출회사의 광고를 보고 네팔 한달 임금의 10배에 해당하는 1천5백달러(한화 1백20만원상당)를 이웃에게 빌려 수수료등으로 지불했다. 그러나 노부모까지 8명의 생계를 떠맡고 있는 무크타씨의 「코리안드림」은 여지없이 깨졌다. 임금이 광고내용의 60%도 안되는 2백10달러에 불과한데다 인력회사가 지정 업체에서의 이탈을 막는다며 매달 임금의 20%를 보증금으로 떼내 관리했고 11달러씩의 인력관리비까지 별도로 공제했다. 결국 고향에 송금되는 돈은 월 1백57달러뿐이다.이대로라면 빚 갚는데만 10개월이 걸린다. 그나마 이 돈을 인력회사가 고국에 대신 송금하기로 했으나 무슨 이유에선지 4개월동안 한푼도 전달되지 않은 사실을 뒤늦게 형의 편지를 통해 알고 심한 좌절감에 휩싸였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건설현장에서 3년동안 일하다 이 곳에 온 네팔인 자이쇼르 포델씨(28)는 『사우디에서의 임금 4백달러보다 더 많이 벌 수 있다고 해 왔는데 오히려 훨씬 적다』고 불평했다. 농사꾼 출신으로 영어를 전혀 모르는 네팔인 프렘 바하두르씨(27)는 기초적인 의사소통마저 안돼 힘들기 짝이 없는 연수 생활을 하고 있다. 지난 8월부터 경기도 한 가구공장에서 월 30만원씩에 일하던 조선족 연수생 이모씨(32)는 지난달 「임금이 적어」 공장을 빠져나간 뒤 철제공작소에 불법취업했다가 프레스기계에 오른쪽 손가락 3개가 잘려나갔다. 흑룡강성에서 공무원으로 일하다 수수료에 웃돈·급행료까지 얹어 월급의 40여배인 3백여만원을 인력회사에 털어넣은 이씨는 산업재해 보상은 커녕 강제출국당할 것을 우려해 지방 여관을 전전하고 있다. 하얼빈시 출신의 조선족 김모씨(27)도 『잘하면 1백만원도 받을 수 있다』는 말에 솔깃해 지난달 연수업체를 뛰쳐나가 막노동판을 전전하다 4m높이 공사장에서 추락,뇌출혈을 일으켰으나 병원에도 가지 못하고 잠적한 상태다.병원에 머물다가 관계당국에 신분이 적발되면 강제 출국당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지난 8월부터 목포의 한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네팔인 산트 바하두르씨(31)는 『일요근무를 거부한다는 이유로 한국인 작업반장에게 주먹으로 얼굴을 두들겨 맞았으며 이를 지켜보던 동료 18명은 무서워서 울기만 했다』고 말했다. 업주와 인력회사측이 이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고향에 편지나 전화도 못하게 막는다는 것이다. 이들은 브로커에게 속아 산업연수와 관련한 공식절차를 밟지 않은채 관광비자 등으로 입국한 불법취업자 신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입국한 네팔인 묵다지엠씨(26)는 최근 연수생 인권실태 토론회에서 『밤에도 도망 못하게 감시당한다』면서 『8월28일에는 당초 계약조건과 다른 것을 항의하다 인력회사 사무실로 끌려가 수갑이 채인채 발과 주먹으로 온몸을 얻어맞고 마구 짓밟혔다』고 호소했다. 방글라데시인 루울 아민씨(25)는 지난 8월 경기도 부천의 한 고무공장에서 보름남짓 취업연수생으로 일하다 기계에 왼쪽 손가락 2개가 잘려 나가는 사고를 당했다. 마땅히 병원에서 열흘이상 입원치료를 받아야 했지만 그는 업주의 채근과 협박으로 이틀만에 강제 퇴원 당했다.보다 못한 동료가 시민단체에 딱한 사정을 알려왔으나 확인전화를 받은 업주는 사실자체를 계속 부인했고 지금은 루울씨의 행방도 묘연한 실정이다. 지난 3월에는 베트남 연수생 미티환씨(30)가 대전 D백화점에서 의류 40만원어치를 훔치다 경찰에 붙잡혔고 6월에는 중국인 연수생 왕명훈씨(32)가 술에 취해 동료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로 구속되는등 이들의 범죄도 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국내 3D업종의 인력난을 완화하고 후발개도국에 산업협력을 제공한다는 목적으로 외국인 취업연수생제도를 도입,민간단체인 중소기업협동중앙회에 업무를 이관했다. 올해 3만명을 목표로 지금까지 네팔·몽골·중국·베트남 등 10개국에서 1만8천여명이 들어와 4천2백여개 제조업체에 투입됐다. 중앙회측은 이 가운데 8백여명이 1∼2개월만에 연수업체를 이탈했다고 밝혔다. 업체관계자들은 그러나 일부 업체의 이탈률이 70%이상에 이르는등 실제 이탈자 수는 수천명에 이르렀으며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고있다. 공식 연수생의 경우 한달 임금이 기본연수수당 2백∼2백60달러에 각종 수당을 포함해도 35만∼40만원선이지만 몰래 취업한 불법체류자는 65만∼70만원이상으로 2배가량 많기 때문이다. 스스로 업체를 빠져나가 불법체류 신세를 택하는 연수생도 있지만 이들을 부추기고 불법취업을 알선하는 브로커도 활개를 치고 있다. 이들은 인력기관등에서 연수생과 업체 명단을 입수,「돈벌이 좋은」 불법취업을 알선해 주고 한사람당 10만원이상의 수수료를 챙긴다. 물론 처음부터 불법취업을 목적으로 들어와 계획적으로 이탈하는 「얌체」 연수생도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내년쯤 연수생 임금을 현실화하는 방안도 검토중이지만 국내업체의 반발이 만만찮다. 연수생들은 또 법적으로 근로자 신분이 아니므로 국내 노동법의 보호를 전혀 받지 못한다. 국가가 운영하는 산재보험 대상이 되지 못하므로 혜택 폭이 적고 연수업체가 보험료를 부담하는 상해보험에만 가입돼 있다.「법적 임금」이 아닌 「연수수당」을 받을 뿐이며 이를 못받아도 「임금체불」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같은 신분상 불이익때문에 이들은 인력회사와 업체등에 일방적인 횡포를 당하기도 한다. 중앙회가 선정한 연수업체와 연수생을 연결해주는 브로커역할을 하는 해외인력회사의 한국지사는 모두 23개로 이들은 연수생이 지정 사업장에서 달아날 경우 인력송출권 박탈등 불이익을 당하기 때문에 연수생들에 대한 감시를 심하게 하고 폭행까지 일삼고 있다. 국내업체의 인권유린 실태도 심각하다. 중앙회의 한 관계자는 『심지어 연수생에게 자신의 발을 씻게 하는등 노예 취급하는 업주들도 있다』면서 『업체선정 과정에서 복지시설·업주자질등을 점검해야 하지만 업체들을 일일이 방문,점검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중앙회는 연수생 인권보호를 위해 내년부터 각 도에 연수생 민원상담실을 운영할 방침이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일부에서는 또 중앙회가 지금까지 연수생들에게 수수료명목으로 50억여원을 거둬들였다며 이 역시 지나친 처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측은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뚜렷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채부처간 이해가 엇갈리고 있다. 연수생의 실태를 파악,이를 토대로 중장기정책방향을 마련한다는 정부 방침에도 불구하고 부처간 눈치보기로 이들의 인권은 오늘도 사각지대에 내팽개쳐져 있는 실정이다. 일각에서 「현대판 노예」라고까지 비판하는 연수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지 선발과정에서부터 연수업체 선정,연수생의 사후관리에 이르기까지 민관이 합동으로 체계적인 관리와 통제를 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전문가의견/「노동력 이동」 국제규범 따라야/그들의 문화·인권 인정… 정당한 대우 필요 지난해 문민정부 출범 이후 국정의 최우선 과제를 국가경쟁력 강화로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 근로자·사업주·공무원등 모든 국민이 국제화·세계화를 통해 경쟁력을 키울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국제화·세계화는 WTO체제 출범후 세계 모두 국가가 무한경쟁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불가피한 추세이기도 하다.이에 따라 세계는 지금 상품과 자본의 이동 뿐만 아니라 국제 노동력의 이동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보통 국제 노동력은 저개발국가에서 선진국으로,저임금국에서 고임금국으로 이동하는데 최근 수년간 우리나라의 경제가 크게 신장하고 임금수준이 높아지면서 우리 근로자들이 취업을 기피하는 분야에 외국근로자들의 유입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8월 기준으로 우리나라에는 7만여명의 외국인이 산업현장에 들어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분류해 보면 교수등 전문인력으로 취업허가를 받은 외국인이 4천5백명,불법취업자가 5만여명,산업기술연수생이 1만7천여명으로 법무부는 집계하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 취업자수는 법무부가 출입국 관리차원에서 관리하고 있는데 최근 몇년간 불법취업자가 급증하고 올해에도 2만명의 외국인 산업기술연수생 도입 등이 이루어지면서 외국인 근로자 정책을 근본적으로 정립해야 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정부의 기본입장은 국내인력으로 대체가 불가능한,전문적 지식과 기술을 갖춘 외국인은 국제화·세계화를 촉진하기 위해 필요에 따라 충분히 받아들이되 단순저기능인력은 국내인력으로는 충당이 어려운 부분에 한해 한시적·제한적으로 활용하되 다소간 기능전수도 가능한 연수생 형태로 도입한다는 것이다. 외국인력의 합리적인 활용방안 등을 강구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지난 7월 관계부처·연구기관및 관계전문가들로 구성된 「외국인력정책연구반」을 구성,외국인 취업실태와 문제점및 개선방안,외국인력의 적정수요 추정,연수생의 계속활용 여부,외국인 연수생기능실습제 도입과 이를 관리할 전담기구 설치및 노동허가제 도입 여부 등을 연구하고 있다. 정부는 이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공청회 등을 통한 여론수렴과정과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외국인력에 대한 종합대책을 강구해 나갈 방침이다. 그러나 외국인력정책은 부처·기관및 학자들에 따라 외국인력 도입을 적극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과 긍정적 효과보다는 장기적으로 경제·사회적 부작용이 훨씬 크다는 주장이 날카롭게 대립돼 있어서 국민적 공감대를 갖는 정책방향수립이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 결국 외국인력정책은 우리의 경제·사회적 사정에 따라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대처해 국익에 도움이 되도록 하면서도 우리나라에 입국하는 외국인에 대해서는 국제간 노동력 이동에 따른 규범과 그들의 문화·인권 등을 중시해 한국에 대해 호의적이고 긍정적인 시각을 갖도록 정당하게 대우해 주어야 하는 점을 함께 고려해야 될 것이다.
  • “각서 서명위조” 주장/김동길의원 소환 조사

    신민당의 「합의각서」사건을 조사중인 서울지검 서부지청 형사1부(김윤호부장검사)는 8일 하오 양순직·임춘원의원등에 의해 피소된 김동길의원을 재소환,합의각서의 서명이 위조된 것이라고 주장한 경위등에 대해 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김의원이 진본임을 알면서도 고의로 『위조된 것』이라고 주장한 사실이 드러나면 명예훼손등의 혐의로 불구속기소할 방침이다. 김의원은 검찰조사에 앞서 『검찰이 완벽한 위조수법에 속아 넘어갔다』면서 『양의원측이 진본이라고 주장하는 합의각서는 본 기억도 없으며 당연히 서명한 적도 없다』고 혐의사실을 부인했다. 김의원은 그러나 『양의원이 주장하는 3월8일 작성된 합의각서가 아닌 3월12일날 작성된 두줄짜리 합의서에는 서명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 “평양은 「속빈 핵카드」로 서방 농락”

    ◎김 대통령이 미국에 충고하는 까닭/“북한은 정상적 협상상대 아니다/한국경험 활용,강경대응 해야 굴복” 김영삼대통령이 원칙을 앞세워 미국과 북한 회담에 대해 충고를 아끼지 않는 까닭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김대통령은 최근 뉴욕타임스와의 회견,청와대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CNN과의 회견에서 북한을 「아무것도 가진 것도 없으면서 허풍으로 가득 찬 신뢰할 수 없는 집단」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비췄다.이는 북한이 핵을 가졌을지도 모르고,북한을 협상파트너로 대접해야 한다는 미국의 인식과 대치된다.여기서 한국과 미국 사이에 미국과 북한의 회담에 대한 전술전략상의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고 미국의 유약한 북한전략에 대한 김대통령의 파상적인 충고가 이어지고 있다. 김대통령은 북한이 아무것도 없으면서 안개속의 신비로 서방세계를 농락하고 있다고 믿는 눈치다.마치 소련이 개방될 때까지 엄청난 힘을 가진 것으로 서방세계에 비쳐졌듯 북한 또한 같은 허구의 카드를 사용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막상 그 안개를 걷고 보면 체제유지에도 허덕이는 본 모습이 있는데도 미국이 이를 보지 못하고 북한에 끌려다닌다는 평가이기도 하다. 김대통령은 청와대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한국은 모든 면에서 북한의 우위에 있다』고 말했다.여기서 더 나가 『북한이 남한을 교란시키고 적화통일을 하겠다는 망상은 가능성도 없고 쓸모도 없으며 외화만 낭비하는 일』이라고 단언했다.김대통령은 특히 CNN과의 회견에서 『북한에는 핵이 없고 카드로만 사용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우리가 그 핵카드에 속아서는 안되며,오히려 협상을 간절히 바라는 쪽은 우리가 아닌 북한이라고 이야기했다. 북한을 정상적인 협상파트너로 인식해서는 안된다는 대통령의 인식은 보다 직설적인 형태를 띤다.그는 청와대기자단과의 오찬에서 『우리는 4백회가 넘게 남북대화를 했지만 그들이 지킨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그는 이를 들어 CNN과의 회견에서나 뉴욕타임스와의 회견에서 『분명한 것은 그 누구보다도 우리가 북한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다는 점』이라면서 미국이 우리측의 견해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을 역설했다. 이같은 인식을 바탕으로 김대통령은 대화에만 매달리는 미국의 자세를 비판하고 있다.또한 스스로 남북한 대화에 당당하게 임할 것이며 조급하게 판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렇다면 김대통령이 생각하는 바람직스러운 핵협상전략은 무엇인가.이 부분에 대해 김대통령은 지금까지 분명한 프로그램을 제시하지는 않고 있다.그는 다만 청와대기자단과의 오찬간담회에서 『핵개발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팀스피리트훈련을 재개할 수밖에 없다』는 뜻을 밝혔다.또한 제네바회담에서 타결되지 않는다면 유엔안보리에 회부하는 길밖에 없다고 잘라 말한 바 있다. 이런 발언들은 김대통령이 핵협상은 어떤 선(양보의 정도나 시기)을 그어놓고 그 범위안에서 이루어져야 하고 범위를 넘으면 실력행사로 들어가야 한다는 것으로 정리될 수 있을 것이다.팀스피리트훈련이나 유엔안보리회부는 이른바 실력행사에 해당한다.북한은 실제 아무것도 가진 게 없기 때문에 실력행사를 하면 할수록 전쟁의 위기가 고조되는 것이 아니라 핵협상의 타결전기가 마련된다는 것이 김대통령의 생각인 듯하다.이런 탓에 실력행사는 주저하면서 양보의 폭을 늘리더라도 대화로만 해결하려는 미국의 자세는 못마땅할 수밖에 없게 돼 있다. 김대통령은 미국의 우유부단함으로 인해 자신의 임기중 귀중한 1년7개월을 남북문제에서 허송세월을 했다고 생각한다.김대통령은 임기중에 통일의 기반을 조성한 대통령이 되려고 한다.미국의 태도가 차질을 주고 있는 셈이다.
  • 북핵 해결의 마지막 기회다(사설)

    1년만의 미·북고위급회담(3단계)이 8일 마침내 제네바에서 시작된다.북한의 핵개발계획 동결통보와 남북정상회담 개최합의등 전례없이 낙관적인 분위기속의 회담이다.북핵문제가 이번에는 정말 끝장을 보는 것인가.거의 마지막일 것으로 생각되는 이번기회에 거는 우리와 세계의 기대는 크다.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남북정상회담의 준비는 실무협의까지 마무리되는 단계에 와있다.정상회담준비에 임하는 북한태도가 의외로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것으로 전해지고있다.기회만 있으면 트집을 잡던 과거와는 놀라울만큼 달라졌다는 것이다.북한의 필요에 따른 결심이건 중국의 작용때문이건 진심이라면 고무적인 변화다. 하지만 아직은 북한의 진의를 그대로 믿을수 없는것 또한 우리의 솔직한 심정이다.그동안 너무 많이 속아왔으며 아직까지는 말잔치로 일관되었지 구체적 행동이나 결실로 이루어진것은 없기때문이다.그런 의미에서 미·북 3단계고위급회담은 또한차례 북한의 진의를 가늠하는 중요한 고비가 될것이다.북한측은 진의를 구체화하고 행동으로 증명해야할것이다. 우리나 미국의 입장에서 미·북3단계회담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물론 북한의 핵투명성 보장에 있다.과거·현재·미래의 완전한 투명성 보장인 것이다.그것을 위해서 남북정상회담은 물론 미·북3단계회담도 갖고 대북경협이나 경수로지원 그리고 한·미·일의 대북관계 정상화등도 검토하고 있는것이다.이점 북한은 물론 미국도 명심해야 할것이며 본말전도의 혼돈이 있어서는 안될것이다. 이번 돌파구의 계기가 된 카터 전미국대통령의 평양방문을 전후해서 북핵문제와 관련한 과거불문설이 미국에서 나온 사실을 우리는 특별히 주목하고 있다.현재와 미래만 보장된다면 과거는 불문에 부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현재와 미래부터 보장받고 난 다음 과거를 논의하겠다는 것이 미국의 해명이다.그렇다면 굳이 반대해야할 이유가 없을것이다.차라리 그것이 보다 현실적인 대안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렇지않고 약간의 플루토늄이나 원시적 핵탄 한두개 가졌을지 모를 과거는 적당히 묵인하고 어물쩍 넘어가려는 방편이며 북한이 전례없이 이상할만큼 적극적으로 나오는 이유가 그러한 유혹에 있는것이라면 그것은 심각한 문제다.그래가지고는 현재와 미래의 보장도 불가능할뿐 아니라 북한의 선의도 믿을수 없을것이기 때문이다. 그렇지않기를 우리는 바란다.현재와 미래는 물론 과거도 반드시 보장하는 협상과 합의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그것을 기초로 하는 것이라면 우리의 대북 경수로지원을 포함,북한이 원하는 일괄타결도 하등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 6·25의 비극 다시는 없게해야/홍성유(남북정상회담에 바란다)

    언젠가 어느 잡지에서 「만약 젊어질 수 있다면」하는 제하의 앙케트성 원고를 청탁받은 일이 있다.정말 젊어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잠시 허망한 망상을 굴려본 일이 있지만,다음 순간 내가 겪은 젊음을 또 다시 되풀이 하는 대가로 젊어지는 것이라면 구태여 젊어질 것도 없다고 생각했다.나의 젊음이 유달리 참담했기 때문은 아닌 것이다.나의 젊음이 참담했었다면 그것은 순전히 6·25전쟁 때문이었다.그 비극이 얼마나 끔찍한 것이었는가는 여기에 새삼스레 늘어놓을 수가 없지만 바꾸어 말하면,6·25전쟁을 또 다시 되풀이 하는 대가로 젊어지는 것이라면 구태여 젊어질 것도 없겠다 싶은 것이다. 그렇다.6·25와 같은 비극을 또 다시 되풀이 해서는 안된다.어떠한 대가,어떠한 희생을 치르는 한이 있더라도 이를 막아야 한다. 조국분단 반세기만에 첫 남북정상회담이 오는 7월25일 평양에서 열리게 되었다. 국제적인 기류의 급격한 변화와 남북 모두의 국내적인 정세변천을 실감하면서 그 첫번째 회담지가 하필이면 평양이냐 하는 다소의 불만과북측의 정상회담 제의가 유엔의 대북제재를 일시적이나마 회피하려는 술책이 아닐까 하는 일말의 기우심을 가지면서도,우선은 민족적 화해의 장에 한발짝 다가선게 아닌가 싶어 환영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것으로 조국의 평화적 통일의 기틀이 마련되는 것이라고 믿지도 기대도 하지는 않지만 동족상잔의 비극을 또 다시 되풀이 해서는 안된다는 절대절명의 명제가 있기 때문에,그나마의 환영의 빛을 보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하지만 그동안 북측이 완고하게 닫았던 철문을 빠끔히 열어 보였다고 해서 이번 정상회담으로 남북간의 오랜 대결의 앙금이 단번에 풀리리라고 기대하지는 말자. 핵문제로 야기된 한반도의 위기가 단숨에 해소되리라고도 기대를 하지 말자. 이산가주의 고통이 아무리 뼈아픈 것이라 할지라도 재결합의 기쁨이 바로 눈앞에 있는 것처럼 미리부터 흥분을 하지 말자. 하지만 우리는 정상회담이 가져 올 화해를 바탕으로 남북간에 가로놓여 있는 여러가지 난제를 하나씩,둘씩 조심스럽게 그리고 슬기롭게 해결할 방법을 찾아 나가야 한다고한가닥의 희망을 걸어 본다. 남북정상회담 합의의 보도를 접하고 그 의외성에 놀랐으면서도,이를 전적인 낭보로 받아 들이지를 못하고 떨떠름하게 환영의 빛을 보이는 데에는 나로서는 나름대로의 까닭이 있다. 「서울 불바다」를 회담장에서 서슴없이 뇌까린 북측이,카터의 방북을 계기로 무슨 쑥덕공론이 있었는지 돌연 남북정상회담을 제의해 온 저의를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그만큼 우리는 북측에 속아 왔으니 말이다.그 단적인 예가 6·25다.꾸준히 면밀하게 전쟁준비를 하고 있으면서 조만식선생과 이주하·김삼용을 교환하자는 평화적인 제스처를 부리고 돌연 남침해 온 것이 그 좋은 예다. 마르크스­레닌주의가 붕괴되었고 붕괴되어 가고 있는 현재와,당시는 상황이 다르다는 의견이 있는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역사의 거센 흐름이 냉전의 시대에서 화합의 시대로 흐르고 있다는 것도 알고는 있다. 그러나 마르크스­레닌주의의 이념은 종언 되었는지는 몰라도 이른바,「주체사상」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끝나기는 커녕,극히 소수일 망정,남한땅에서까지 「주체사상」을 부르짖는 세력이 있는 판국이다. 아마도 북측은 미군만 철수하면 남한쯤은 어깨만 툭 치기만 해도 뒤로 나자빠질 것처럼 여기고 있을지도 모른다. 여기서 77년 당시 카터대통령의 미군 철군정책에 반대했다가 해임된 싱글로브 전 미8군 참모장의 경고를 참고할 필요가 있겠다. 북한의 김일성이 잘하는 일은 전쟁준비 뿐이며 『남한에 대한 적화야욕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면서 『우리가 허점을 보이면 그만큼 도발위험이 높아진다』고 경고한 것이다. 다행히 정상회담에 임할 김영삼대통령은 『한개의 원자탄이 아니라,반개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아래 굳건한 안보의식과 한·미유대를 다짐하고 있으니 김일성이 아무리 노회할지라도 민주화운동으로 산전수전 다 겪은 문민정부의 대통령으로서 꿀리지 않는 의연한 솜씨로,조국의 평화 정착에 크게 기여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 마침내 남북정상회담 열린다(사설)

    마침내 남북의 정상이 만나게 되었다.분단 반세기만에 처음이다.실로 역사적인 대사건이라할 새로운 상황 전개다.우리는 어제 남북의 예비회담에서 남북정상회담을 내달 25일 평양에서 개최하기로 합의를 본것을 환영한다.남북간에 신뢰와 화해,협력과 통일의 새로운 역사를 여는 획기적인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신뢰구축의 전기 어제 남북접촉은 좋은 조짐이다.한번의 협상으로 매듭지은것은 북한이 과거와는 달리 남북정상회동의 실현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인것으로 평가된다.물론 북한의 의도나 성실성은 더 두고보아야할 것이다.그동안 너무나 여러번 속아왔기때문에,더구나 핵문제의 투명성이 현안이 되고있는 상황이므로 대북 불신이 깊은 것은 사실이다.제재를 모면하기위한 책략인지 아니면 새로운 노선의 시도인지는 앞으로 검증될 것이다. 그러므로 남북정상회담이 진실로 남북간의 대립과 반목을 해소하고 신뢰와 화해의 토대를 쌓아가자면 북한의 태도변화와 가시적인 실천이 관건이다.우리는 북한이 시대의 변화를 직시하고 지금까지의 자세와는다른 성실한 모습을 보여줄것을 먼저 기대한다.과거와같은 속임수나 시간벌기등의 행태를 보인다면 먼저 우리국민이 용납하지않을 것임을 직시해야할 것이다.우리의 정책결정과정에서 국민여론의 합의가 중요한 요소임을 북한도 알아야한다. 남북정상회담의 의미는 문제를 해결하는 결과가 가장 중요하다.최고책임자가 모든결정을 내리는 북한체제의 성격상 의지만 있다면 정상회담은 우리의 역사를 바꾸는 결과를 가져올수도 있을것이다.뿐만아니라 만남자체가 갖는 상징성과 역사성 또한 작지않다.무력이나 대립이 아닌 대화와 협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며 긴장도 해소할수가 있다.정상회담은 전쟁과 대립,불신과 반목을 거듭해온 냉전시대의 남북관계를 청산하고 화해와 신뢰 협력과 통일의 새로운 방향으로 거보를 내딛는 큰 계기가 될수있다. ○북의 태도변해야 또한 동서냉전체제가 종식된 이후에도 유일한 냉전지대로 남아있는 한반도의 낡은 체제가 와해되는 조짐으로 볼수도 있을것이다.자유민주주의체제의 발전을 겨냥한 문민정부의체제정비가 이루어진 단계에서 맞게되는 역사상 최초의 남북정상회담은 우리가 이런 역사인식과 자신감을 가지고 주도해나가야 할것이다. ○총체적 단합필요 역사적인 중요성과 현안해결의 기대가 클수록 정부의 접근은 주도면밀하게,냉정하게 해야할것이다.핵문제,이산가족상봉,경협,신뢰구축,통일방안등 많은 과제가운데 우선순위를 두어서 완급을 가려서 대처해야할 것이다.기왕의 남북간의 합의가 충실히 이행되도록 보완해나갈 필요도 있다.핵문제를 포함하여 전후질서의 청산문제등 주변국들의 이해와 관련되는 문제들은 긴밀한 공조하에 추진해야한다.무엇보다도 우리국민의 수준에 맞는 당당하고 열매있는 회담이 되도록 준비에 중지를 모아야겠다. 정상회담은 한번으로 끝나는 축제적 행사가 아니라 남북의 문제를 논의하는 대화체제가 되어야한다.그런 관점에서 대화시대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내부적 대화체제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남북정상회담의 국면은 위기대응에 못지않은 우리내부의 총체적 단합을 요구한다.우리내부에서 북한의 노선을 추종하는전위조직들이 대화국면을 틈타 준동할때 남북정상회담과정은 왜곡되고 저해받을 가능성이 큰것이다.이런 반대화세력에대해서는 북한에 오판을 주지않기위해서도 더욱 엄정히 대처해야한다. ○차분하고 냉정하게 그런점에서 우리는 야당과 재야등 정부에 반대하는 세력들이 자제와 분별을 실천해야한다고 본다.남북정상회담이 진행되는 과정에서는 통상적인 국내정치적 시각으로 접근하지말고 민족의 장래를 내다보는 초당적인 협력자세를 실천해주기바란다.회담에 임하는 정상을 나무위에 올려놓고 흔드는 어리석음을 범해서는 그 피해가 국가와 국민에게 돌아갈수 있음을 알아야할 것이다.국론을 통일하고 국력을 모으는 데 협조함으로써 정상의 협상력을 강화시켜주는 것이 정치인들의 책임있는 태도이다. 남북정상회담이라는 유례없는 대화기회를 생산적인 것으로 만들어가는 열쇠는 국민들의 성숙한 자세다. 정상회담의 합의는 이제 천리길을 내딛는 첫걸음이다.성급한 기대나 통일환상은 금물이다.정부를 신뢰하고 확고하게 밀어주는 슬기와 차분하고 신중한자세로 남북정상회담이 열매를 거두도록 해야한다.
  • 정쟁 중지(외언내언)

    『결코 두려움때문에 협상을 하지는 맙시다.그러나 협상을 두려워하지도 맙시다』­잘 알려진대로 존 F 케네디 미국대통령의 33년전 취임사의 한토막이다.동서 데탕트시대의 개막을 알린 이 케네디수사는 『양편 모두 편을 갈라놓는 문제를 찾으려 애쓸것이 아니라 단합시키는 문제를 찾아나섭시다』로 이어진다. 전쟁위기론에서 협상국면으로 급진전한 북핵상황에서 남과 북이 가져야할 자세로 받아들일만한 얘기다.남북정상회담의 논의와 관련한 우려와 기대는 그런 자세를 더욱 절실하게한다. 제재국면의 전쟁불감증과 전쟁불안감처럼 대북협상에대한 반응은 엄중경계론과 무조건대화론이 좌·우의 넓이만큼이나 멀다.대통령이 조기성사의 적극적 입장을 선택하고 주도적인 조치를 취하고있는 여당안에서도 계파에따라 다른 목소리다.대표위원은 북한의 술수에 말릴 우려가 있다는 불신론인데비해 주류측은 역사적인 전기가 될수 있다는 적극론이다. 민주당은 환영일색이다.북한에대한 유화론의 연장에서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고있다.메신저 노릇을 한 카터를 두고도 여당은 비판적이고 야당은 두둔하고있다.한마디로 여야는 성사된다면 민족적 행사가 될 남북정상회담을 두고도 건설적인 대화보다는 정치싸움을 벌이고있다. 시중에는 걱정도 많다.우리측이 너무 떠들썩해서도 안되고 북한을 자극해서도 안되며 속아서도 안된다.형식적으로 만나서도 안된다는 의견과 만남자체만도 의미가 크다는 해석이 엇갈린다.민주사회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당연한 일이지만 이렇게 갈라지고 걱정이 많아서야 역사적인 정상회담이 성공할수있을지 걱정이다. 국론의 통일은 위기보다 대화국면에서 더 긴요하다.이런 때일수록 국정최고책임자에게 힘을 모아주는게 선진국의 모습이다.그런점에서 국민당·신정당이 정쟁과 사회적 갈등의 한시적 중지와 범국민적 지원체제구축을 제의한 것은 어쨌거나 작지만 신선한 충격이다.
  • 북핵대비는 계속해야 한다(사설)

    대결국면으로 치닫던 북핵문제가 다시 대화국면으로 돌아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김일성이 평양을 방문중인 카터전미국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이고있기 때문이다.북한은 미국과의 대화재개를 희망하면서 국제원자력기구 사찰팀을 추방하지않을 것이며 새 타협안도 준비돼 있다고 밝히는등 대화공세를 전개했다. 클린턴대통령의 반응처럼 그것이 진심이며 궁극적인 핵개발계획 동결및 투명성보장의 확실한 의사표시라면 거부할 이유가 없으며 환영할 일일 것이다.그러나 불행히도 우리는 북한의 그러한 대화공세를 신뢰했다가 실망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핵확산금지조약 탈퇴와 유보 그리고 두차례에 걸친 미국과의 고위급회담과 사찰수락및 방해의 교차속에 대결과 대화를 되풀이하지 않았는가.북한은 또 예의 위기모면 전술을 구사하고 있는것이 아닌가 의문을 갖게되고 신중해지지 않을 수 없다. 아직 정확한 내용을 자세히 알수 없으나 이제까지 밝혀진 바로는 당연한 의무의 이행과 그동안 해온 희망의 되풀이이며 특별히 새로울 것이 없는것같다.제재아닌 대화에 의한 해결을 갈망하는 희망적 생각의 결과일지 모르지만 그것을 놓고 당장 긍정적이라든가 중대한 진전 운운하는 것은 시기상조라 생각한다. 우려했던대로 북한은 카터를 순전히 이용만 하고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무르익는 제재분위기의 김을 빼기위한 전략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알고 당하는 일이지만 CNN방송등을 통해 카터를 들러리로 미국과 온세계에 요란한 선전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가.사태의 발단이 된 일방적 연료봉교체 만용에 대한 비판은 어디로 가고 제재의 주장만 무색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한번 속는셈치고 북한의 제의들을 진심에서 나온 것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을것이다.제재도 대화해결을 위한 수단이며 역시 가능하다면 제재나 전쟁보다는 대화에 의한 평화적 해결을 더 원하기 때문이다.그러나 이번에도 그동안처럼 순수하게 신뢰하고 속아서는 안될 것이다.북·미3단계회담 등 대화에 응하면서 북한의 진의를 정확히 확인하는 일을 서둘러야 할것이다.그리고 또다시 북한이 마각을 드러낸다면 지체없이 제재로 갈수있는 준비도 병행해야 할것이다. 대화국면으로의 전환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북핵 대화해결의 전망에 대해 낙관하지 않는다.북한이 붕괴되기 전에는 절대로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것이 최근 많은 국제전문가들의 솔직한 시각이다.북한이 대화에 응하더라도 가능하면 핵은 포기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대화국면에 안도하지 말고 제재를 위한 준비는 물론 최악의 시나리오에도 철저히 대비해 나가야 할것이다.
  • 동명이인 폭력 피의자/재판청구에 누명 벗어/진범은 이미 복역

    수사기관이 동명이인의 인적사항을 도용한 범인에 속아 무고한 시민을 기소한 사실이 재판과정에서 밝혀졌다. 서울형사지법 박성덕판사는 10일 이찬수피고인(37·경기 파주군 법원읍)에 대한 폭력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사건 선고공판에서 『피고인에 대한 지문감식 결과 실제범인이 경찰서에 연행돼 찍었던 지문과 다르게 판명됐다』며 검찰의 공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실제범인인 58년 10월 21일생 이찬수가 57년 10월 20일생인 피고인과 성명·생년월일이 비슷한 점을 도용,검찰이 이를 오인해 기소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씨는 범인 이씨가 91년 6월 30일 서울 동작구 상도4동 192의2 호프집에서 옆자리에 있던 김모씨 등을 폭행한 혐의로 연행돼 이씨의 인적사항을 대고 조사받은 뒤 경찰이 이에따라 같은해 12월 벌금 20만원을 통보하자 정식재판을 청구,누명을 벗게 됐다. 실제범인인 이씨는 폭력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죄 등으로 이미 2월 18일 징역 1년6월을 선고받고 복역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 “북 방사능노출 환자 많아”/귀순자 3명 일문일답

    ◎어린이들 제대로 못먹어 키 안자라/주민 10%정도 남한방송 몰래 청취 북한을 탈출한 김대호씨등 3명은 9일 하오 2시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에서는 가정환경이 불순한 사람에 대한 차별대우가 심한데다 극심한 식량난을 겪고 있어 탈출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 ­탈출동기와 경로는. ▲(김씨)장인이 6·25때 치안대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차별대우를 받고 사회적 발전을 기대하지 못해 새로운 길을 모색하게 됐다.그러던 차에 남포 수산기지의 책임자로 있을 때 차용한 거액의 외화를 사기당해 탈출을 결심했다.지난해 2월2일 두만강을 넘어 연변의 친척집에 숨어 있다 인민군 군관이 남한에 귀순해 후한 대접을 받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귀순하게 됐다. (황군 형제)87년에 어머니가 협동농장에서 강냉이를 훔쳤다는 이유로 15년형을 선고받고 교화소에 복역하게 됐다.이 일로 사회적 냉대를 받게돼 탈출하기로 했다.작년 6월 5일 우리 형제는 두만강을 도강,친척을 찾아 헤맸으나 결국 찾지 못하고 어느농촌집에서 일하며 숨어 있다가 남한 사회교육방송을 듣고 남한 배를 몰래 탔다. 중국에 있는 동안 탈북자를 북한 공안원이 코를 꿰어 체포해 갔다는 말을 들었다. ­북한의 핵시설은. ▲우라늄 광산이 평남 순천등 3곳에 있고 채광된 원석은 남천화학등 2곳의 정련공장에 보내진다.여기서는 순도 40%정도의 우라늄을 생산하는데 최근에는 원석 운반차를 움직일 휘발유가 없을 정도로 경제난에 시달려 생산량이 떨어지고 있다. ­직업병을 가진 노동자는 없나. ▲많은 노동자들이 방사능에 노출돼 간염·백혈구·감소증·탈모증·결핵등에 시달리고 있으나 변변한 치료시설도 없다. ­북한 주민들의 동향과 남한방송 청취정도는. ▲10%정도 된다.주민들의 남한 방송청취는 주파수를 고정시켜 버리기 때문에 어려운 점이 많다.북한주민들은 강냉이도 못 먹는 현실을 한탄하며 속아 살았다고 불평하고 있다.어떤 사람들은 이씨왕조가 5백년을 갔는데 김부자도 5백년을 갈까 걱정이라고 숨어서 말한다. ­북한의 식량사정은. ▲(황군 형제)북한에 있을 때는 키가못 먹어서 1백57㎝밖에 되지 않았고 갈비뼈가 드러날 정도였다.중국으로 탈출해서 몸이 많이 좋아졌다.아이들은 두달이 지나도 걷지 못하고 구루병에 걸린 아이들도 40∼50%나 된다.2∼3개월이나 식량을 배급받지 못해 들쥐굴을 파 강냉이를 구하기도 한다.군인들이 보초를 서는동안 닭이나 돼지등을 도둑질하는 일도 흔히 있다.먹을 것은 물론이고 간장이나 된장,치약 칫솔 빨래비누도 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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