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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30] 간밤의 알코올 잡는 우리의 속풀이법

    [20&30] 간밤의 알코올 잡는 우리의 속풀이법

    술 먹은 다음 날 찾아오는 숙취와 속쓰림은 ‘애주가’들의 영원한 숙제(?)다. 머리는 터질 듯 지끈거리고 속은 부글부글 끓어 화장실에 들락거리다 보면 제대로 앉아 있기 조차 힘들다. 그러나 한방에 이런 고통을 날려버릴 수 있는 ‘마법의 약’ 따위는 없다. 숙취해소 음료 시장이 연간 600억원 규모로 알려져 있지만 절대강자 없이 새로운 제품들이 명멸을 거듭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꿀물이나 북어국, 콩나물국, 해장국 같은 검증된 속풀이 방법 외에도 ‘20&30’들이 갖가지 시행착오 끝에 체득한 자기만의 노하우를 알아봤다. 5년차 직장인 성모(28·여)씨의 해장 파트너는 초코 도넛과 핫초코다. 대학에 다닐 때는 설렁탕으로 쓰린 속을 달랬지만 언젠가부터 설렁탕에 대한 내성이 생기기 시작했다. ●느끼함으로 쓰린 속 달랜다 도넛 마니아인 성씨는 지난해 여름 술을 마신 다음 날 D사 체인점 앞을 지나다가 초코 도넛에 시선이 꽂혔다. 성씨는 “초코 도넛을 한 입 베어물면 울렁거림이 싹 사라져요. 거기에 핫초코를 곁들이면 입안에 향긋한 기운이 남아 해장에는 짱이에요.”라고 말했다. 성씨는 “초콜릿 특유의 기분 좋아지게 하는 느낌이 술 마신 다음 날 찾아오는 후회와 두통까지 날려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회사원 김모(28)씨는 술 먹은 다음 날 중국집을 애용한다. 다만 동료들이 짬뽕이나 짬뽕밥, 기스면 등을 시킬 때 김씨는 자장면을 고집한다. “원래 맵고 국물 있는 음식을 좋아하지 않아서 해장국 종류는 거의 안 먹는 편이죠. 자장면으로 위와 장을 훑어 주는 게 최고예요. 기름기가 나쁜 성분들을 함께 씻어내주는 것 같기도 하고 든든해져서 좋습니다.” 김씨가 자장면을 해장 친구로 맞이한 것은 대학 1학년 때부터다. 전날 술을 마시고 해장을 못해서 속이 쓰라렸는데 마침 좋아하는 여자 선배가 점심을 사준다며 따라오라 했다. 선배가 쏜다는데 싫다고 할 수도 없어 중국집에 갔는데 의외의 효과를 봤다고 한다. 회사원 장지수(30)씨도 ‘느끼한 음식으로 쓰린 속을 다스린다.’는 주의다. 피자나 치킨 버거·치즈 버거 등에 마요네즈를 듬뿍 뿌려서 먹는다. 기름기로 위를 덮어준다는 생각으로 먹는데 생각처럼 느끼하지도 않고 속이 편안해지며 머리도 맑아진다는 게 장씨의 설명이다. 장씨는 “한번 이렇게 해장을 시작했더니 다른 음식은 입에 못 대겠더라고요. 평소 치즈 종류를 좋아하는 편인데 술 마신 다음 날 속이 허할 때는 정말 특효약입니다.”라고 말했다. 은행원 최영준(30)씨는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해장 비법이 있다. 아버지가 형과 영준씨에게 전수해준 비법은 ‘냉면 해장’이다. 단골인 S면옥에 가서 먼저 뜨끈한 육수를 두 컵 정도 ‘후후∼’ 불어마시면 땀이 주루룩 흐른다. 충분히 땀이 빠졌다고 생각되면 머릿속까지 얼얼해지는 물냉면으로 깔끔하게 마무리를 한다. 쓰라림이 사라질 뿐 아니라 뱃속까지 든든해지는 1석2조의 효과다. 스포츠센터를 운영하는 현모(36)씨는 두 단계에 걸쳐 아픈 속을 달랜다. 술자리가 끝나고 집에 가기 전에 동네 설렁탕 집에 가서 뱃속을 채우고 들어간다. 따뜻하고 기름기 있는 걸죽한 국물로 쓰라린 위벽을 덮어주는 효과를 노린 것이다. 현씨는 다음 날 눈을 뜨면 냉장고로 달려간다. 가장 먼저 찾는 것은 딸기우유다. 목구멍을 ‘열고(?)’ 딸기우유를 부으면 밤새 괴롭혔던 갈증이 사라지고 속도 편안해진다. 전날 음주량에 따라 딸기우유를 한 꺼번에 두 개 이상 마시기도 한다. ●검증된 전통 방법으로 해장한다. 오랜 세월을 통해 검증된 전통적 해장법들도 일부 20&30들 사이에서 여전히 지지를 얻고 있다. ‘주류(酒流)’에 뛰어든지 15년째라는 회사원 강모(34)씨는 북어국 신봉자다. 강씨는 “대학 다닐 때 술을 먹고 들어온 다음 날이면 어머니가 항상 북어국을 끓여주셨다. 북어에서 우러나오는 깊고 개운한 국물맛은 어떤 영약보다도 효과가 만점”이라고 말했다. 직장 생활을 시작한 뒤 아침을 못 먹고 나오는 일이 잦아졌지만 회사 근처에서 찾아낸 허름한 북어국 전문점에서 아쉬운 대로 해결하고 있다고 강씨는 귀띔했다. 회사원 오승엽(30)씨는 오로지 콩나물 해장국 외에는 눈길도 주지 않는다. 단, 콩나물 건더기는 거의 안 먹고 오로지 국물만 훌훌 마신다.2003년 입사한 뒤 회사 근처에서 딱 입맛에 맞는 콩나물 해장국을 만난 것은 오씨에게 행운이었다. 오씨는 “콩나물 국물을 들이켜면 땀이 쭉 나면서 몸이 부르르 떨리는 느낌이죠. 먹을 땐 땀이 비오듯 쏟아지지만 먹고 나면 깔끔하게 숙취가 가신답니다.”라고 밝혔다. 로펌에 다니는 윤모(31)씨는 복지리(맑은 복국) 애호가다. 술 마신 뒤 유난히 갈증을 심하게 느끼는 윤씨는 생수나 이온음료 병을 들고 다니면서 오전 내내 목을 축인다. 갈증이 어느 정도 풀린 뒤 점심시간에 찾는 곳은 회사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복지리 전문점이다. 가격이 다소 부담되지만 아프고 헐벗은 속을 달래는 데는 복지리만한 것이 없다는 게 윤씨의 투철한 믿음이다. 복지리에 나오는 미나리와 콩나물을 조금 먹다보면 어느새 말간 국물이 보글보글 끓고 있다. 윤씨는 “국물을 덜어서 후루룩 마시면 언제 술을 마셨냐는 듯 뱃속이 편안해져요. 국물을 충분히 마신 다음에 복 몇 점과 촉촉하게 끓인 죽으로 허기진 뱃속을 달래면 술 몇잔쯤은 다시 마셔도 괜찮을 것 같은 기분이 들죠.”라고 말했다. 물론 해장술은 몇 배의 고통이 돌아오는 ‘쥐약(?)’이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가급적 피한다고 윤씨는 귀띔했다. 은행원 김모(31)씨는 술 마신 다음 날이면 아침 일찍 일어나 회사 앞 사우나에 들렀다 출근을 한다. 주위에선 ‘술 먹고 사우나 갔다가 큰 일 난다.’며 말리지만 김씨에게는 이만한 숙취 해소법이 없다. 사우나에 들어가서 10분 정도 지나면 땀이 조금씩 나기 시작한다.20분 정도면 온 몸에서 비 오듯 쏟아지는데 이 정도면 몸 속의 알코올 기운은 이미 다 빠져나간 뒤다. 사우나에서 나오자 마자 물을 잔뜩 마시면 깔끔하게 마무리된다. 김씨는 “몸속에 쌓인 알코올을 싹 빼내고 물을 마시면 마치 새로운 피가 도는 느낌이에요. 땀을 빼준 뒤 수면실에서 10∼15분 정도만 졸아도 머리가 맑아지죠.”라며 자랑을 늘어놓았다. 이밖에 숙취해소용 드링크나 약국에서 판매하는 각종 앰플도 상당한 지지세를 확보하고 있다. 대학원생 김모씨는 “숙취해소 드링크 A와 약국에서 파는 앰플을 함께 먹으면 그만입니다. 아무리 끝내주는 해장국도 이것만한 효과는 없어요.”라고 강조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나라마다 다양한 해장법 주당들에게 속 푸는 노하우는 술을 잘 마시는 방법만큼이나 ‘절대적 지식’이다. 각국 술꾼들이 개발, 전수해 온 해장법은 오랜 숙취의 고통을 이겨내고 탄생시킨 ‘땀의 결실’인 셈이다. 개인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뜨거운 국물’이 굳건하게 왕좌를 지키고 있는 한국의 해장문화와는 달리 해외의 해장법은 각양각색이다. 러시아 사람들은 술 마신 뒤 뜨거운 고깃국을 먹고 뜨거운 물에 샤워한 뒤 30분 이상 잔다. 양배추와 오이즙에 소금을 넣어 만든 ‘라솔’이란 음료도 즐겨 마신다. 라솔은 2차 세계대전 승전기념일로 러시아인들이 대취하는 5월9일 저녁 특히 사랑받는다. ‘해장술로 해장’하는 고수들이 한국에만 있는 건 아니다. 영국은 술을 마신 다음날 ‘개털(Hair of the Dog)’을 마신다. 개털이란 어젯밤 술 마신 바로 그 술집에 가서 마시는 해장술을 일컫는데, 개에 물린 상처에 자신을 문 개의 털을 뽑아 덧대면 상처가 낫는다는 속설에서 나온 말이다. 일본인들은 감과 매실을 절인 우메보시를 즐겨 먹고, 중국인들은 ‘싱주링’이란 전통차를 마신다. 싱주링은 인삼, 귤껍질, 칡뿌리 등의 천연재료를 넣어 달인 차로 기원전 200년부터 중국인들이 숙취 해소를 위해 즐겨 마셨다. 느끼한 음식의 왕국인 태국에선 해장음식도 느끼할 듯하다. 기름에 튀긴 삶은 달걀에 매콤한 소스를 듬뿍 얹은 ‘까이 룩 꿰이’라는 음식이 전통적인 해장 음식이다. 아주 특이한 해장법도 있다. 몽골인들은 삭힌 양의 눈알을 토마토 주스에 넣어 마시고, 푸에르토리코인들은 겨드랑이 밑에 레몬즙을 발라 쓰린 속을 달랜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위식도 역류성 질환’ 대처법

    ‘위식도 역류성 질환’ 대처법

    과음한 다음날이나 맵거나 자극적인 음식을 먹은 후에 신물이 올라오거나 속이 쓰린 경험을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소화불량이나 과음의 후유증 정도로 알고 소화제나 제산제를 복용하고 넘기기 쉽다. 그러나 이런 증상이 잦다면 한번쯤 위식도 역류성 질환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위에서 분비된 위산이 식도를 타고 역류해 말썽을 일으키는 병이 ‘위식도역류성 질환’이다. 가슴이 쓰리고 아파 마치 속살에 고춧가루를 뿌린 것처럼 따갑다. 그런가 하면 목에 뭔가 걸려있는 느낌에다 감기도 아닌데 마른 기침이 떨어지지 않는다. 증상도 ‘화병’과 비슷해 헷갈리기도 한다. 앞서 열거한 현상을 통틀어 ‘역류성 식도질환’이라고 한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와는 상관없는 ‘서양병’이었지만 최근 들어 식습관과 생활습관이 서구화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기름진 서구형 음식과 음주, 흡연, 빨리 먹고, 과식하며 간식을 즐기는 것도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 위식도 역류질환, 왜 생길까? 식도와 위 사이에는 밥을 먹거나 트림할 때만 열리는 식도 괄약근이 있다. 이 괄약근의 조이는 힘이 약해지면 위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한다. 이 때 위 속의 위산이 음식과 함께 역류해 식도 점막을 지속적으로 자극하면 역류성 식도염이 생긴다. 이런 역류현상은 위 내용물이 증가하는 식후, 위의 유문부 협착, 위산 과분비 상태, 위 내용물이 위와 식도의 경계 부위까지 차있는 경우, 식도 탈장, 위의 압력을 증가시키는 비만과 임신, 복수 등이 주요 원인이다. 이렇게 발생한 식도염은 식도궤양이나 협착, 식도선암으로 발전할 수 있으며, 위산이 식도를 지나 기도까지 넘어오면 목이 쉬거나 후두염, 천식, 만성 기침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증상은 화병, 협심증과 비슷해 오해를 하기도 한다. 가슴이 타는 듯한 통증이 있고, 등에도 통증이 느껴지며, 목에 뭔가 걸려 있는 느낌이 있다. # 유사한 증상도 있다 심혈관 질환인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때문에 생기는 흉통은 역류성 식도질환을 진단하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고 넘어가야 할 문제. 역류성 식도질환을 진단받은 사람이라도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이 생긴 것을 놓치지 않으려면 흉통의 양상이 평소와 달라지거나 강도가 심해질 경우 다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위식도 역류증상의 가장 큰 특징은 복압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증상이 심해진다는 것. 식사 후, 눕거나 앞으로 구부린 자세를 취할 때, 갑자기 살이 쪘을 때가 여기에 해당된다. 반대로 물을 마시거나 껌을 씹어 침을 많이 삼킬 때, 제산제를 복용했을 때는 증상이 완화된다. # 속쓰림과 쉰 목소리 진단에는 임상적인 증상이 중요하다. 매주 한 번 이상, 생활에 지장 받을 정도로 심한 속쓰림이 있으면 ‘1차 의심 대상’이다. 눕거나 구부릴 때 쓰린 증상이 심해지며, 물을 마시거나 제산제를 복용하면 나아지는 경우, 쉰 목소리와 목의 이물감도 주요 증상이다. 원인 불명의 쉰 목소리는 3분의1가량이 위·식도 역류와 관련이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내시경으로 식도 점막의 손상 여부를 확인할 수도 있지만 환자의 절반가량이 이 검사에서 정상 소견을 보이기 때문에 식도조영술, 위식도 동위원소 촬영 등 복잡한 검사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여기에서 역류성 식도질환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일단 약물치료를 시도하면서 반응을 살핀다. # 우선 식습관을 바꿔야 치료를 위해서는 식습관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저녁식사는 다소 이른 시간에 적은 양을 천천히 먹고, 잘 때는 상체를 높여 눕는 것이 좋다. 과식, 기름기 많은 음식, 초콜릿, 음주, 오렌지 주스와 탄산음료, 커피, 담배는 삼가며, 식후 3시간 안에는 눕지 않아야 한다. 기름진 음식은 위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 역류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에 삼가야 하며, 식사 때 많은 양의 국이나 물을 먹는 것도 피해야 한다. 비만이라면 체중 감소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식사 후에 껌을 씹어 침 분비를 증가시키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위·십이지장 궤양 치료에 쓰이는 위산분비 억제제를 고용량으로 한두 달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역류질환은 재발이 잦은 만성질환이어서 약을 장기적으로 복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젊은 환자라면 생활습관 교정을 병행하는 것도 권할 만하다. 수술 치료도 가능하나 질환 발생률이 서양보다 훨씬 낮은 우리나라에서는 약물치료에 실패한 사람에 대해서만 수술을 고려하는 추세다. ■ 도움말:박영태 고대 구로병원 내과 교수. 이지현 선병원 소화기센터 과장.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위식도 역류성 질환자 59% “자가진단·처방으로 병 키워”

    우리나라 위식도 역류성 질환자 10명 중 6명은 잘못된 자가진단과 처방으로 병을 키운 것으로 조사됐다. 고려대 구로병원 내과 박영태 교수 등 연구팀은 지난해 10월에서 올 1월까지 고대구로병원 등 전국 70개 주요 종합병원에서 치료 중인 20∼60대 위식도 역류성 질환자 7274명(남자 3854명, 여자 34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의 58.5%가 위장보호제 등 원인 치료와는 무관한 약물을 복용하다가 치료 적기를 놓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는 위식도 역류성 질환의 증상과, 그 증상이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위식도역류질환 영향지수(GIS)조사’ 형태로 수행됐다. 조사 결과, 환자들이 느끼는 증상으로는 위 내용물 역류로 인한 신물(75.7%), 명치 끝 통증이나 속쓰림(77.1%)이 가장 많았다. 이어 가슴 또는 가슴뼈 안쪽이 타는 듯한 느낌(68.6%), 위액의 역류로 인해 목이 쉬는 증상(56.5%)도 상당수가 경험하는 등 이 질환의 증상이 매우 광범위할 뿐 아니라 위·식도 질환과는 무관한 것처럼 자가진단할 소지도 많아 주의해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증상을 느끼는 빈도를 묻는 질문에 30% 이상이 ‘매일’ 또은 ‘자주’라고 답했으며,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이 질환의 고통으로는 수면장애(57.9%), 식사나 음료 섭취의 어려움(55.9%), 업무에 지장 초래(57.2%) 등을 들었다. 특히 조사에 참여한 환자의 절반이 넘는 55.2%가 왕성하게 사회활동을 하는 20∼40대로 나타나 이 질병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이 클 것으로 추정됐다. 앞서 지난 2월 열린 제6회 한·중·일 헬리코박터 심포지엄에서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는 국내 위식도 역류성 질환자가 2001년 3.5%에서 2006년 5.13%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내시경으로 관찰되는 역류성 식도염 소견도 1996년 3.5%에서 2006년에는 7.9%로 두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이를 방치할 경우 식도염이나 식도 협착, 식도암의 전 단계인 바렛(Barrett)식도나 식도암으로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당신의 혈관, 안녕하십니까?

    당신의 혈관, 안녕하십니까?

    최근 들어 트랜스지방이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트랜스지방으로 발생하는 질병에 대한 관심도 크게 늘고 있다. 체내에서 ‘나쁜 콜레스테롤(LDL)’ 수치를 높일 뿐 아니라 ‘좋은 콜레스테롤(HDL)’의 수치까지 낮추는 것으로 알려진 트랜스지방의 문제는 오래 전부터 제기돼 왔다. 특히 트랜스지방은 혈관을 좁혀 심근경색 등 심혈관질환과 뇌졸중 등의 위험을 높이는 등 혈관질환의 최대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다 서구식 식생활이 일반화되면서 관련 질병 발병률도 급증하고 있다. 최근 건강보험공단의 조사에 따르면 2002년부터 2005년까지 4년 사이에 국내에서 뇌혈관질환과 심장질환을 앓는 환자가 각각 30%,24%나 늘었다. 트랜스지방의 위험성과 함께 혈관건강에 대한 각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심혈관질환은 예방이 중요 심혈관질환은 심장을 비롯한 정맥, 동맥에 생기는 혈관질환을 이른다. 혈액순환이 안돼 혈액 속 콜레스테롤과 지방 함량이 높아져 생기는 고지혈증, 노쇠한 동맥이 점차 굳어져 경화상태로 치닫는 동맥경화증, 뇌혈관이 막혀 뇌에 손상을 주는 뇌졸중, 심장근육에 이상이 생겨 나타나는 심근경색증 등이 대표적인 혈관질환이다. 특히 심혈관질환은 1980년대 이후 전통 식단이 서구형으로 바뀌면서 급격하게 늘기 시작해 지금은 한국인 사망원인의 25%를 차지할 만큼 치명적인 질환으로 부각됐다. 더구나 이런 질환은 사전에 별다른 예고증상이 없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초기 발견이 어렵고, 한번 발병하면 완치가 어려운 만큼 예방이 최선의 대책으로 꼽힌다. #식습관 개선과 꾸준한 운동 심혈관질환 발병은 유전적 요인도 원인이지만 운동 부족, 흡연,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 등이 가장 큰 위험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런 만큼 평소 꾸준한 건강관리를 통해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기도 하다.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식습관이 중요하다. 트랜스지방, 콜레스테롤 등의 섭취를 줄이고 올리브유와 해바라기유에 많이 들어 있는 불포화 지방산과 꽁치, 고등어, 정어리 등 등푸른 생선을 많이 먹는 것이 좋다. 취나물은 혈전을 예방하는 혈액응고 억제효과가 뛰어나며, 혈액 정화작용을 방해하는 지방을 효과적으로 배출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혈전 용해 식품으로는 청국장이 으뜸으로 꼽힌다. 콩이 발효할 때 혈전을 녹여주는 단백질 분해효소가 다량 생성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효소는 섭씨 100도 이상 가열하면 모두 파괴되므로, 가볍게 살짝 끓이거나 익히지 않고 날로 먹어야 좋다. 이 외에도 붉은 색 과일이나 야채는 심장과 혈액에 좋다. 특히 혈전은 비타민이 부족할 때 많이 생기는데, 토마토와 당근에는 비타민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혈전 예방효과가 뛰어나다. 규칙적인 운동도 심혈관질환 예방의 중요한 조건이다. 규칙적인 운동은 심장을 튼튼하게 하고, 혈중 콜레스테롤을 줄여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며, 적정 체중을 유지하도록 한다. 특히 걷기나 조깅, 수영, 자전거타기 등의 유산소운동이 심혈관질환 예방에 효과적이다. #혈관질환과 약물 당연히 식습관 개선과 규칙적인 운동이 혈관 건강의 전제조건이지만 최근에는 심혈관질환을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는 좋은 약제도 많이 개발돼 관심을 끈다. 특히 아스피린류의 약제는 이미 일반화돼 많은 사람들이 이를 복용하고 있기도 하다. 현재 국내에서는 보령제약(아스트릭스)을 비롯해 한미약품 등 국내 제약사와 다국적 제약사인 바이엘(프로텍트) 등에서 혈심혈관질환 1차 예방용으로 아스피린 제제를 보급하고 있으며, 일반의약품으로 구매도 까다롭지 않다. 아스트릭스의 경우 하루 1캡슐만 복용하도록 설계돼 있으며, 위장관 장애를 줄이기 위해 장용성 소과립의 캡슐로 만들어져 속쓰림, 위출혈 등의 부작용을 최소화한 것이 특징. 현재 시장점유율이 30%를 넘어 국내 혈관제제 중 가장 높으며, 이와 유사한 기전의 한미 아스피린도 2003년 시장 점유율 1.5%에서 출발해 지난해 8.4%에 이르는 등 급속한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바이엘 프로텍트는 아스피린의 대명사격인 제품으로 주성분인 아세틸살리실산이 혈전 생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프로스타글라딘의 합성을 억제하는 항혈소판제로,6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송윤희 보령제약 약사는 “혈전 예방을 위해서는 규칙적인 운동과 식생활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도 저용량 아스피린을 심혈관질환 예방약으로 권장하고 있다.”며 “최근 돌연사, 심장마비 등과 밀접한 혈전의 위험성이 알려지며 예방제제를 상용하는 인구도 빠르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메디컬 라운지] 액상형 소염진통제 출시

    대웅제약이 덱시부프로펜 성분의 액상형 소염진통제 ‘이지엔 6프로’를 출시했다. 대상 질환은 관절염 및 류머티즘 질환, 염증, 통증과 발열을 수반하는 각종 감염증 등이다. 덱시부프로펜은 이부프로펜 성분 중 약효 성분만을 분리한 것으로 기존 이부프로펜 진통제의 절반 용량으로도 동일한 효과를 나타내며, 액상형으로 효과가 빠를 뿐 아니라 속쓰림과 같은 위장관 부작용 문제도 해결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 [31일 TV 하이라이트]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40분) 천혜의 관광자원으로 잘 알려진 코스타리카가 IT 강국으로 부상할 꿈을 키우고 있다. 빈약한 IT인프라 대신 인적자원을 키우겠다는 전략으로 20여년 전부터 초중고에서 컴퓨터 교육을 의무화했다. 초중고생의 절반이상이 컴퓨터를 능숙하게 다루고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컴퓨터회사에 곧장 취직한다.   ●살림의 여왕(EBS 오전 11시) 헌옷을 이용해 만드는 올 가을 유행 예감. 니트로 만든 볼레로와 털모자 그리고 청바지 주머니로 만들어본 우리아이 미니 크로스백까지 헌옷의 가치를 200% 올려주는 손바느질 리폼의 간단한 비결을 알아본다. 또 ‘뷰티라인’코너에서는 얼굴로 하는 운동, 얼굴이 작아지는 페이스 요가를 배워본다.   ●TV종합병원(SBS 오후 7시5분) 소아비만의 80%가 심각한 성인 비만으로까지 이어진다고 한다.40세 이상 세대에 주로 걸리는 질환으로 생각됐던 대표적인 성인병들이 최근에는 10세 이하의 어린이들에게서도 발병하고 있다. 이 같은 어린이 성인병은 지난 10년 사이에 급격히 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인데….   ●얼마나 좋길래(MBC 오후 8시20분) 순심은 옷 장사를 하는 선주를 이해할 수 없다며 속상해한다. 선주는 갖고 나간 옷을 다 팔아 신이 나고, 추어탕을 해보겠다며 미꾸라지를 사들고 간다. 필두는 징그럽다며 미꾸라지를 잘 만지지도 못하는 선주가 귀엽기만 하고, 옥심은 마치 금방이라도 죽을 사람처럼 서두르는 선주가 황당하다.   ●인간극장(KBS2 오후 8시55분) 길을 헤매는 바람에 수업에 늦은 사랑이. 앉자마자 통역에 들어간 사랑이가 땀을 뚝뚝 흘리며 무사히 통역수업을 끝낸다. 그날 오후 사랑이와 엄마 이모 세명이 산책길에 올랐다. 중학교 1학년 1학기만 다니고 학교를 그만둔 사랑이는 알아서 공부할 때 공부하고 운동할 때 운동하는 요즘의 생활이 만족스럽다.   ●생로병사의 비밀(KBS1 오후 10시) 위와 십이지장 점막에 상처가 생김으로써 나타나는 위·십이지장궤양. 처음에는 단순한 속쓰림 증상으로 시작되지만 이 상태를 오래 방치할 경우, 점막이 파열돼 출혈이 일어나고 장으로 연결되는 입구가 좁아지는 협착 증세 등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위·십이지장궤양의 증상과 원인, 예방법을 알아본다.
  •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둘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둘

    글 김성동 | 사진 이승희 길이 끝나는 곳에는 공항이 있었다. 가없고 위 모를 하늘길 좇아 어디론가 떠나고 또 돌아오는 하늘 밑에 벌레들로 공항 기다림방(대합실)은 저자바닥이었는데, 견딜 수가 없었다. 오박육일 동안 필사적으로 곡차만 마셨으므로 화두가 자꾸 끊어졌다. 금방이라도 무엇이 넘어올 듯 구역질이 치밀어오르면서 라리라라리 삼삼은 구요 구구는 팔십일로 어지럽고 울렁거리고 빠개지듯 골치는 또 쑤셔오는 것이었다. 날카로운 쇠붙이로 애를 훑어내리는 것 같은 속쓰림을 달래기 위해서는 다시 또 곡차를 마셔야 할 것이었는데, 사바하. 주막은 보이지 않았고 향고양(담배) 또한 올릴 수 없었다. 눈이 내리고 있었다. 어머니가 시집올 때 풀솜할머니(외할머니)가 원앙금침에 넣어주셨다는 햇솜처럼 희고 탐스러운 함박눈이 만다라꽃잎처럼 쏟아져내리고 있었다. 네 둘레는 온통 깨끗하게 빨아 넌 옥양목 호청 빛깔이었는데 뿡빵뿡빵 자동차들이 달려오고 있었다. 동구권에는 눈이 드물다는데, 손뼉 소리인가. 알제리 바닷가에서 비롯될 토굴생활을 북돋워주는 축하의 박수 소리. 길게 내어뿜는 망상번뇌 너머로 보이는 것은 비행기였고, 나는 숨을 삼키었다. 길라잡이하는 번역원 사람은 내가 인천공항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알고 차례를 밟고 있지만, 미안하다. 나는 알제리 보살과 뫼르소 바닷가로 갈 것이었다. 우리는 남몰래 짬짜미(밀약)를 하였고 이제 그 처녀보살 마하살만 나타나면 된다. 길라잡이한테 인생 노선이 바뀐 것을 말하고 알제리 가는 비행기표를 끊으면 된다. 나는 바지 속에 손을 넣어 강연료가 담긴 봉투를 만져보았다. 청춘의 한 시절이 빗살처럼 스치고 지나간다. “눈을 감으셔요.” “눈을 감으라구요?” “얼르응.” 나는 눈을 감았고 여자사람이 말하였다. “꼭 감으셔야 돼요.” “꼬오옥.” “꼬옥.” 감고 있던 두 눈을 힘주어 더욱 감던 나는 “아” 하고 숨을 삼키었다. 숨이 멎는 것 같았다. 내 입술에 와 닿는 내 것이 아닌 입술의 느낌을 똑똑하게 알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뫼르소 바닷가로 갑니다.” 다식판으로 박아낸 것처럼 선이 뚜렷한 입술을 떠올리며 나는 몸을 돌리었지. 그리고 옆허구리(옆구리) 서늘한 산죽山竹 밭 틈서리로 희미한 치받이(오르막)를 도두밟아(발끝에 무게를 두어 힘들게 밟아) 올라가는데, 아흐. 귀여운 처녀였지. 어여쁜 여자였지. 사랑스러운 보살이었지. 오도독오도독 소리가 나게 이빨로 꼭꼭 깨물어주고 싶을 만큼 너무도 귀엽고 너무도 어여쁘며 너무도 사랑홉아서(사랑스러워서) 아흐 숨 한 번 쉬는 동안에도 팔만사천 번씩 입 주기를 하여주고 싶은 사람이었지. “우우-” 퍼부어내리는 눈발을 향하여 소리를 질렀는데, 대답이 없다. “우우-”는 그 여자사람과 짬짜미한 군호(암호)였다. 산속에서 길을 잃었을 때는 물론하고 보고 싶을 때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입 주기를 하고 싶을 때면 쓰기로 한 비밀주였다. “알제리이이-” 산속 아닌 바닷가라서 거시기하기는 하지만 그곳 또한 중생들 사는 사바세계리니. 무엇을 하든 두 사람 밥이야 굶겠는가. 유럽·아프리카 중생들하고 참선도 하고 명상도 하고 바둑도 두다가 안 되면 진서도 가르치고 붓글씨도 가르치고 정 안 되면 콩트라도 쓰고 에세이라도 써서 알제리보살이 번역해서 원고료 받으면 되지 않겠는가. 지아비는 씨 뿌리고 지어미는 밭 매면 되지 않겠는가. 땀 흘려 일하는 틈틈새새로 본디 성품자리 들여다보면 되지 않겠는가. 나날 삶이 이와 같을진대 서방정토로 가지 않고 또 어디로 가겠는가. 알제리여, 횃불을 밝히지 말라. 우리 함께 어둠 속을 걷자. 그렇다. 집시가 되자. 나는 염불을 때릴 테니 너는 알제리와 불가리아 민요를 불러라. 알제리는 오지 않는데, 나는 무엇을 기다리는가. 진실로 내가 기다리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아침부터 밤까지 그리고 또 아침부터 밤까지 내가 얼을 기울여 기다리고 있는 것은 짜장(정말) 무엇이란 말인가. 부처를 이루기 위한 위없는 깨달음의 세계인가. 한뉘(한평생)를 던져서라도 오직 한 장 그림으로 건지고 싶은 관음보살 미소인가. 영육을 던져 한 자루 뼈로 합쳐질 수 있는 오롯한 여인인가. 넋의 문학인가. 죽음인가. “전화 좀 받아보세요.” 길라잡이한테 잡혀 기다림방으로 들어가는데 손전화기를 건네준다. 알제리였다. “나는 알제리를 못갑니다.” “그런 법이….” “부모님한테 들켰어요.” 서쪽에서 왔다가 동쪽으로 갔고 동쪽에서 왔다가 서쪽으로 갔다니 우습구나 달마 찾는 중생이여 동쪽에서 오면 서쪽이 되고 서쪽에서 오면 동쪽이 되니 온 곳은 어디요 간 곳은 또 그 어드메더란 말이뇨. 내 마음 김성동_열여덟에 고등학교를 자퇴, 출가하였고 스물아홉에 운명처럼 환속했습니다. 하산 이태 후에 대표작 <만다라>(1978)를 세상에 냈고, 그때 평단은 “우리 문학계도 드디어 순도 높은 구도소설 한 점을 얻었다”며 그의 비범한 역량에 찬사를 보냈습니다. 그간 작가는 소설 <풍적風笛> <피안의 새> <꿈> <길>, 산문집 <미륵의 세상 꿈의 나라> <생명기행> 등을 통해 존재의 근원에 대한 치열한 고뇌를 보여주었습니다. 월간<샘터>2006.09
  • 뒤틀린 위·식도 “가슴이 쓰라려”

    뒤틀린 위·식도 “가슴이 쓰라려”

    서구식 식생활과 비만인구 증가, 노령화 등으로 위·식도 역류질환이 늘고 있다. 이 질환은 자연 치유가 어렵고, 식도암 등 치명적인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어 반드시 치료가 병행되어야 하는 소화기 질환이지만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이 질환을 가볍게 여긴다. 위·식도 역류질환이란 간단하게 ‘위장의 내용물이 식도를 타고 거꾸로 넘어와 가슴쓰림, 신물 등의 증상을 일으키거나 식도 점막을 손상시키는 질환이다. 이런 증상이 없더라도 역류에 의해 식도 점막이 손상된 경우라면 포괄적인 위·식도 역류질환으로 본다. 대표적인 증상은 식도를 따라 느껴지는 가슴의 쓰라림. 흔히 하트번(heart-burn)이라고 불리는 이 증상은 대부분 식습관과 연관된 질환이라는 것이 전문의들의 견해다. 그러면 위로 내려간 음식이 왜 역류할까. ●원인 원인은 식도 아래쪽 괄약근이 제 기능을 못해 음식이 역류하도록 문을 열어주기 때문이다. 이 근육은 음식이 위로 내려가면 역류하지 못하도록 식도와 위 연결 부위를 닫아주게 되는데, 이 괄약근이 다른 이유로 열리면 강한 위산과 뒤섞인 음식물이 역류하게 된다. 위처럼 위산에 대한 보호막이 없는 식도는 이런 경우 심한 손상을 입게 되고, 이런 현상이 반복되면 위염과 식도염, 식도암 등을 유발한다. 이 질환자들이 트림을 자주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정상적인 경우 음식을 먹을 때만 식도괄약근이 열려 이후 1시간에 2차례 정도 트림을 하게 되지만 이 근육의 기능이 손상되면 잦은 트림을 하게 된다. 하부 식도 괄약근의 기능손상 원인은 위산 과다분비로 인한 식도의 운동장애와 식도 전체의 기능 이상이 대부분이다. 위장이 지나치게 팽창하면 위압이 올라가 위장의 내용물이 훨씬 쉽게 식도를 타고 역류하게 된다. 역류 현상이 흔히 과식 후에 나타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잠자리에 들기 3시간 이내에는 식사를 하지 않아야 하며, 평소 과식을 하지 않는 것이 소화기 증상을 막는 중요한 예방법이다. 횡경막의 일부인 횡문근도 위·식도 역류를 막는 기능을 하는데, 이 근육이 식도열공헤르니아 등으로 기능이 떨어져도 같은 질환이 나타날 수 있다. 이 밖에 임신이나 비만도 복압을 증가시켜 역류성 질환을 일으키곤 한다. 인체의 자연적인 방어기전이 훼손된 경우에도 역류현상이 나타난다. 역류현상이 발생해도 상당 부분은 침에 의해 중화되거나 식도 운동으로 역류한 내용물을 위장으로 다시 내려 보내게 되는데, 자연적인 방어기전, 즉 침의 분비나 식도운동에 문제가 있다면 당연히 역류질환이 나타나게 된다. 또 위의 내용물은 소장으로 내려가게 되는데 이때 내용물의 위장 체류시간이 길어도 역류질환이 나타날 수 있다. ●증상 전형적인 증상으로는 위나 가슴 아래쪽에서 목을 향해 타는 듯한 속쓰림이나 가슴 쓰림이 느껴지는 흉부 작열감과 산이 역류해 입에서 신맛이 느껴지는 증상이 있다. 비전형적인 증상으로는 가슴통증, 만성기침, 뭔가 목에 걸린 듯한 느낌, 구토, 충치, 쉰목소리, 삼키기 어려운 증상, 천식, 흡인성 폐렴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진단 원인이 다양하고 복잡해 내시경검사와 24시간 산도검사, 식도내압검사 외에 약제로 증상이 개선되는지를 확인하는 방법 등이 사용된다. 내시경검사에서 이상이 없더라도 약물로 증상의 변화가 있으면 위·식도 역류질환으로 진단하기도 한다. 산도검사는 산을 측정할 수 있는 관을 식도에 삽입한 뒤 24시간 동안 산도를 측정하는 검사로, 약물에 반응이 적은 경우 등에 제한적으로 사용한다. ●치료 증상을 완화시키는 치료와 재발을 막는 유지치료를 6개월 정도 지속해야 한다. 약물은 위산분비 억제제나 소화관 운동촉진제 등을 증상에 따라 처방하며, 대부분 4주 정도면 증상이 호전된다. 약물로 증상이 호전되어도 환자의 40%는 치료를 중단한 지 6개월만에 재발하므로 생활습관의 개선과 유지치료를 병행하게 된다. ●음식과의 상관성 특정 음식이 위·식도 역류질환의 원인으로 작용하지는 않지만 개인에 따라 증상을 유발하는 음식은 피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기름진 음식과 술 담배 커피 홍차 양파 마늘 박하 초콜릿 수면제와 통풍약 등은 하부 식도괄약근의 기능을 약화시키며, 커피 후추 등 향신료와 너무 뜨겁거나 맵고 짠 음식, 신맛이 나는 주스와 콜라, 사이다 등 탄산음료는 식도 점막을 자극하므로 조심해야 한다. 또 바람직한 식습관으로는 ▲과식하지 말고, 식후 바로 눕지 않는다 ▲잠들기 3시간 이내에 음식물 섭취를 자제한다 ▲타액이 음식에 잘 섞이도록 천천히, 꼭꼭 씹어 먹는다. ■ 자료 제공:하이닥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생활의 지혜] 신경성 위장염에는

    신경성 위장염이 있으면 아침 공복에 감자와 양배추를 알맞게 썰어 믹서에 넣고 요구르트를 부어서 갈아 마신다. 속쓰림에도 좋다.
  • [베리타스·한국법학교육원과 함께하는 PSAT 실전강좌]

    논리적 판단은 논점을 설정하고 분석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내재적인 분석방법을 말한다. 논리적인 추론능력을 요구하는 문제다. 먼저 사실을 분석하고 합리적인 추론능력을 동원해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나가야 한다. 그러나 대개 매우 복잡한 상황이 설정돼 있기 때문에 한 번에 결과를 도출하기는 까다롭다. 따라서 빨리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조건의 형상화가 필수적이다. 표나 그림, 수직선 등을 이용해 주어진 조건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는 테크닉이 있어야 한다. 다음의 문제는 형상화를 하지 않고 논리적인 추론을 몇 번 반복하는 것을 통해 해결할 수도 있지만 시간을 아끼기 위해서는 표로 형상화를 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문제)두 기업이 5억원을 걸고 입찰 경매를 한다. 각 기업이 써낸 액수를 동시에 공개해서, 더 높은 액수를 쓴 사람이 건 돈을 갖는다. 대신 진 기업에는 진 기업이 써낸 액수만큼을 준다고 하자. 만일 같은 액수를 써 냈다면 5억원을 그대로 나누어 가진다. 입찰가의 단위는 1억원이라고 할 때 얼마를 써내는 것이 더 좋은 전략인가? (1)4억원 (2)5억원 (3)6억원 (4)7억원 (5)8억원 정답:(3) (풀이)5억원을 기준으로 분류를 한다. 만일 5억원보다 적은 액수를 써낸다면 상대 기업이 그 금액보다 적은 액수를 쓰지 않는 한 당연히 손해가 발생하게 된다. 또한 지나치게 많은 액수를 써내면 이겨도 상대 기업이 5억원보다 많은 액수를 쓴 경우에 손해가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내가 이겨도 상대가 5억원을 초과해서 받을 수 없고, 내가 지더라도 5억원보다 많은 액수를 받을 수 있는 6억원을 쓰는 것이 가장 이익이 된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이 논리적으로 서술되지 않거나 비교할 것이 없어서 확신이 들지 않는다면 섣부르게 답을 찾기가 곤란하다. 따라서 종합적인 상황을 형상화할 수 있는 테크닉이 필요하다. 아래의 표는 손익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작성한 표이므로 이를 보고 판단해 보기로 한다. (논점의 설정) 글의 진술 방법과 방향을 통해 ‘의논상의 쟁점’을 파악하는 일이다. 상황판단에서 추구하는 논점이란 주어진 글 속으로 주제를 축소해 글쓴이의 핵심적인 주장과 쟁점을 선정하는 것이다. 추론과는 다르기 때문에 문장에 나타나지 않은 사실까지 확대 해석하지 말아야 한다. (문제)다음의 (A)에서 (D)까지의 서술은 감기에 대해 일반인들이 잘못 알고 있는 상식에 대한 내용이다. 아래 서술로부터 진실을 확인할 수 있는 잘못된 상식을 모두 고르면? (A)겨울보다는 밤낮의 기온차가 큰 환절기에 인체의 방어능력이 떨어지면서 감기 등 호흡기질환에 걸리기 쉽다. 또한 난방을 심하게 해도 바깥과 방안 공기의 기온차가 커져 체내 면역력이 쉽게 떨어진다. 추위는 다만 우리 몸의 방어력을 약화시켜 바이러스가 침투하기 쉬운 상태로 만든다. 감기예방을 위해서는 보온에 신경 쓰기보다는 평소 규칙적인 운동과 올바른 영양섭취로 면역력을 키우고 바이러스가 전염되지 않도록 개인청결에 힘쓰는 것이 더 중요하다. (B)우리가 흔히 먹는 감기약은 치료제라기보다는 기침, 고열, 통증 등을 억제시켜 몸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을 줘 감기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저항력을 키워주는 약이다. 몸이 안정되고 감기에 대한 면역능력이 생기면 몸은 스스로 바이러스를 극복할 수 있다. (C)위중한 질환 중에는 초기 증상이 감기와 비슷한 것이 많다. 때문에 감기 증상을 소홀히 했다가는 자칫 내 몸의 중요한 신호를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또한 말 그대로 ‘감기’일 뿐이라 하더라도 증상이 심할 경우 기관지염이나 폐렴 등 합병증이 올 수 있다. 일주일 이상 계속되는 감기는 의사의 진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 (D)약국에 갔을 때 약을 쥐어주며 약사가 꼭 하는 한마디는 “식후 30분 후에 드세요.”라는 것이다. 감기약이 다른 약에 비해 위에 부담이 많이 가기 때문이다. 공복에 먹게 되면 위에 무리가 가서 염증이나 속쓰림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에 음식이 소화되는 식후 30분이 적당하다. 가. 감기에 걸렸을 때는 소주에 고춧가루가 최고다. 나. 감기약은 빈속에 먹어야 약발이 잘 듣는다. 다. 감기에도 특효약이 있다. 라. 감기에 걸리는 것은 날씨가 추워서이다. 마. 감기는 주사 한 방이면 씻은 듯이 낫는다. (1)가, 다, 마 (2)나, 다, 라 (3)가, 나, 다, 마 (4)가, 다, 라, 마 (5)나, 다, 라, 마 정답은 (2) (해설) 전체논점:감기에 대한 잘못된 상식 (A)논점:감기에 걸리는 것은 날씨가 추워서이다. (B)논점:감기에도 약이 있다. (C)논점:감기 자체는 병도 아니다. (D)논점:감기약은 빈속에 먹어야 약발이 잘 듣는다. 이승일 에듀PSAT 연구소 소장
  • [아침해결 이곳에서] 역삼~선릉역

    [아침해결 이곳에서] 역삼~선릉역

    서울 강남 테헤란밸리는 오전 7시쯤 전운이 감돈다. 역삼역과 선릉역 근처에 토스트와 김밥 노점상이 ‘아침식사 전쟁’을 준비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야채와 베이컨 햄 계란 등이 들어간 토스트와 각종 재료를 푸짐하게 넣은 김밥을 1000∼2000원이면 먹을 수 있다. 이 곳에 사무실을 둔 삼성테스코 홈플러스, 메가박스, 메타커뮤니케이션, 커뮤니케이션스 플러스, 참진한의원, 아가방 직원들이 추천하는 아침맛집을 탐방했다. ●맛집의 보고, 스타타워 역삼역 근처에 자리한 스타타워가 아침맛집의 산실이다. 지하2층 미단은 오전 7시에 문을 열어 소라죽 야채죽 떡국을 3500∼4000원에 판매한다. 떡카페로 유명한 곳이지만, 아침 출근시간에는 죽이 주메뉴다. 아가방 황은경 부장은 “담백하고 목넘김이 좋아 간편하게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층 스타가든은 다양한 샌드위치와 생과일 주스, 커피를 파는 곳이다. 모닝빵 2개로 샌드위치를 만든 모닝샌드위치가 인기다. 계란에 각종 야채를 넣고 버무려 영양만점이라고. 모닝세트 3000원. 오전 6시30분에 오픈하는 케이크하우스 엠마는 김밥크기로 만든 샌드위치가 이색적이다. 계란 참치 야채 햄 등을 넣은 샌드위치를 골고루 담았다.3500∼4500원. 나눠먹기도 좋고, 종류별로 맛볼 수 있어 물리지 않는다고. 스타타워와 포스틸 사이에는 조샌드위치와 오코아가 있다. 푸짐한 양으로 알려진 조샌드위치는 오전 7∼9시 샌드위치 반 조각에 생과일이나 커피 등을 묶어 3000원에 내놓는다. 베이컨·햄치즈·계란·치킨데리야키 등을 선택할 수 있다. ●아침세트 1900원부터 오코아(OCOA)는 오전 8∼10시 커피 등 음료(1900∼3000원)를 주문하는 고객에게 머핀이나 샌드위치 반개를 무료로 준다. 어른 주먹보다 큰 머핀은 다 먹으면 배가 부를 정도로 푸짐하다. 종류는 초코, 블루베리, 호두 등 3가지. 메가박스 최근하 대리는 “초코머핀과 스팀밀크 한잔이 최고의 궁합”이라면서 “1000원짜리 2장으로 아침이 행복해 진다.”고 말했다. 특허청 뒤편에 있는 믹스앤베이크는 오전 7시30∼9시30분에 빵·수프·샐러드 등 아침부페를 3000원에 제공한다. 선릉역 옆편에 자리한 김밥나라는 근처 분식점 가운데 최고로 꼽힌다. 아침 출근시간에는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 김밥 1000∼2000원, 라면 2000∼3000원. 박병수(39)사장은 “재료를 아끼지 않고 듬뿍 넣는다.”면서 “20년 동안 김밥을 말아온 주방장 손맛이 일품”이라고 자랑했다. 선릉역 5번출구에서 역삼역 방향으로 가는 길 파리바게뜨도 신선하고 다양한 빵으로 직장인의 발길을 잡는다. 빵에 크림치즈를 넣고 아몬드를 골고루 뿌린 크림치즈 페스추리가 맛있다. 삼성테스코 홈플러스 정선희씨는 “데니시 페스추리, 치즈호두빵 등 독특한 빵이 많고, 아침에 갓 구워낸 것이라 따끈하다.”고 설명했다. ●속쓰림을 달랠 곳은 전날 과음으로 국물이 먹고 싶을 때는 황태설렁탕, 원대구탕, 소마루, 다인을 찾으면 된다. 포스틸 뒤편에 자리한 황태설렁탕은 8시부터 설렁탕, 효종갱(해장국), 매생이굴탕을 5000∼7000원에 판매한다. 스타타워 후문 맞은편에 있는 원대구탕은 국밥인 얼큰냄비를 5000원에 내놓는다. 아세아타워 옆쪽 소마루는 24시간 영업음식점. 해장국(5000원), 갈비탕(6000원), 돌솥비빔밥(5000원)이 아침 인기메뉴다. 포장도 가능하다. 제일모직 빌딩 지하 1층에 자리한 다인은 콩나물국밥(4000원)과 해장라면(2500원)이 유명하다. 국밥은 새우젓으로 간해 깔끔하고 라면은 해물을 듬뿍 넣어 푸짐하다. 반찬 5가지가 나오는 백반이 3000원. ●노점상에도 등급이 있다. 매일 생기고 없어지는 노점상 속에서 ‘맛집’은 있다. 우선 역삼역 1번출구 아세아 타워 바로 앞에 위치한 곳이 꼽혔다.1년 넘게 이곳에 터를 잡고 토스트와 김밥, 우유를 팔고 있다. 웰빙 메뉴로 녹차 토스트를 출시, 건강을 챙기는 직장인에게 사랑받고 있다. 역삼역 3번 출구로 나와 왼쪽에 자리한 토스트도 인기다. 참진한의원 나미리(24) 간호사는 “지하철에서 나올 때 토스트 냄새가 기가 막혀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고 칭찬했다. 선릉역 5번 출구로 나와 30m 걷다보면 주먹밥 노점상을 만난다.3가지 주먹밥을 담은 레이디세트(3000원)가 대표 메뉴. 따뜻한 장국이 몸을 녹여준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선생님이 쓰는 신나는 과학] ‘생활속 해독제’ 중화반응

    [선생님이 쓰는 신나는 과학] ‘생활속 해독제’ 중화반응

    한해를 마무리할 시기가 다가오면서 송년회 등 술을 마실 기회가 많아지게 된다. 이럴 때일수록 속쓰림을 호소하는 직장인들이 늘게 된다. 속쓰림은 식도나 위, 십이지장 등 소화기관이 자극받았을 때 나타나는 증상이다. 우리는 흔히 위산 과다에 의한 속쓰림을 완화시키기 위해 제산제를 복용한다. 제산제는 산과 염기의 중화반응을 활용한 것이며, 이같은 중화반응은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생활주변 곳곳에서 응용되고 있다. ●산+염기→물+염 위산의 성분은 염산(HCl)으로 강한 산성을 띤다. 우리가 복용하는 제산제에는 탄산수소나트륨(NaHCO3), 수산화마그네슘(Mg(OH)2), 탄산수소칼륨(KHCO3) 등 약한 염기성 성분이 들어 있어 염산과 중화반응을 일으켜 속쓰림을 줄일 수 있다. 다음은 제산제 가운데 수산화마그네슘의 중화반응이 일어나는 반응식을 나타낸 것이다. 2HCl+Mg(OH)2 → MgCl2+2H2O 중화반응은 산과 염기가 반응, 물과 염류를 만드는 것이다. 이 가운데 산은 물에 녹아 수소이온(H+)을, 염기는 물에 녹아 수산화이온(OH-)을 내놓은 물질이다. 중화반응은 주변의 온도상승, 전류의 변화, 지시약의 색 변화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중 전류 세기의 경우 중화반응을 통해 물의 양은 증가하지만 물 속에 녹아 있는 이온 수는 줄어들어 점점 약해지게 된다. 특히 지시약의 색 변화는 중화반응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보통 염기성에서 작용하는 지시약인 페놀프탈레인 용액을 이용한다. 먼저 페놀프탈레인 용액을 염기성 용액에 넣으면 색깔이 붉은색을 나타낸다. 여기에 산성 용액을 넣어주면 어느 시점부터 용액의 색깔이 무색으로 변하게 된다. 페놀프탈레인 용액이 중성에서는 무색이 되기 때문이며, 이는 결국 중화반응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증명해 준다. ●염산과 양잿물을 먹어도 멀쩡한 이유 맹독성 물질인 염산이나 양잿물로 알려진 수산화나트륨을 먹으면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러나 염산과 수산화나트륨을 각각 같은 양으로 섞어 마시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정답은 ‘아무일도 없다.’이다. 산과 염기 사이에 중화반응이 일어나 염산과 수산화나트륨의 독성은 깨끗이 사라지고, 인체에 무해한 소금물로 변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보통 사람의 경우 위벽 세포가 산성인 위산에 끄떡없이 견딜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세포가 특수한 점액으로 감싸져 있기 때문이며, 위산에 의해 세포가 죽더라도 위벽 세포는 시간당 3억개씩 새롭게 생성되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속이 쓰릴 경우 제산제를 너무 많이 복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속쓰림의 원인으로는 소화성 궤양이 대표적이지만, 지속적으로 제산제를 복용할 경우 위염이나 위암 등 더욱 심각한 병의 증세를 모르고 지나칠 수 있다. 또 제산제에 포함된 염기가 다른 약물과 위장에서 결합해 약물 흡수를 방해할 수 있어 다른 약물과 다른 시간대에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생활속 어떻게 활용되나 생활 속에서 활용되는 중화반응의 예로는 또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우선 생선회를 먹을 때 레몬즙을 뿌리는 것도 이에 해당한다. 생선에서 나는 비린내는 암모니아에 의해 발생하는 아민이라는 물질이 유발하며, 이 물질은 약한 염기성을 띠고 있다. 여기에 시트르산이라는 약한 산성 물질을 포함하는 레몬즙을 뿌려주면 아민과 중화반응이 일어나 비린내를 제거할 수 있는 것이다. 또 우리가 벌에 쏘이거나 개미에 물렸을 경우 살갗이 벌겋게 부어오르고 따갑게 된다. 이 때 상처 부위에 암모니아수를 바르면 통증이 가라앉는다. 이 역시도 벌이나 개미의 침 속에 들어 있는 산성 물질이 염기성 물질인 암모니아수와 중화반응을 일으킨 것이다. 아울러 푹 시어버린 김치에 소다(Na2CO3)를 넣으면 신맛을 없앨 수 있다. 산성을 띠고 있는 신 김치에 염기성 성분인 소다를 넣으면 신맛을 중화시켜 김치의 맛을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중화반응은 다양한 방법으로 경험할 수 있다. 게다가 중화반응을 이용하는 다양한 방법들이 개발되고 있어 앞으로는 더욱 많은 분야에서 이 원리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배준우 서울 숭문고 교사
  • ‘제2의 노충국’ 3명 더있다

    암 투병 중 지난달 사망한 고 노충국씨를 비롯해 전역 후 암 판정을 받은 박주연·김웅민·오주현 씨 등도 군의관의 진단 착오로 암과는 무관한 진료를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방부는 10일 “최근 민원을 제기한 4명을 대상으로 진료·조치의 적정성과 의료접근권 보장 여부, 군 의료체계의 실태와 문제점 등을 중심으로 조사한 결과 이같이 밝혀졌다.”고 자체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국방부는 노씨 사건 등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면서 이번 사건의 핵심인 담당 군의관의 진료기록 조작에 병원장 등 ‘윗선’의 개입이 있었는지조차 밝혀내지 못해 수박 겉핥기식 감사라는 비난을 자초했다.●군 병원 잘못된 진단·처방 심각한 수준 군 감사팀이 확인한 군 병원의 노씨 진료기록에 따르면, 내시경 소견서에는 ‘다발성 미란 및 궤양’, 조직검사 의뢰서에는 ‘소화 불량’이라고 적혀 있었다. 당초 의료기록에는 위암이나 위암의증이라는 기록이 전혀 없었고, 담당군의관이 위암 가능성을 환자에게 알려주었다는 주장도 사실과 달리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전역 6주만에 각각 위암 3기, 위암 4기 판정을 받은 박씨와 김씨도 군 병원에서는 위궤양 치료만 받았으며 내시경 결과에 대한 군의관의 소견은 ‘이상 없음’으로 조사됐다. 오씨의 경우는 설사·복통·속쓰림·복부팽만감 등으로 고생하면서도 군 병원에도 가보지 못한 채 소속 부대의 의무대에서 5회에 걸쳐 위장약만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전역 후 오씨는 위장과는 전혀 무관한 췌장암 판정을 받았다. 이번 국방부 자체 감사의 핵심은 노씨 사건의 경우, 담당군의관의 진료기록 조작에 병원장 등 ‘윗선’의 개입이 있었는지 등을 밝히는 것이었다. 그러나 감사팀은 “담당군의관과 병원장의 진술이 엇갈려 군 수사기관(합동조사단)에서 수사하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담당군의관인 이모 대위는 지난 8월10일 광주병원장 직무대리인 황모 대위, 광주병원장 홍모 대령에게 ‘가필’ 사실을 보고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두 상관은 들은 바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아침을 먹자] 아침은 곧 보약이드래요

    [아침을 먹자] 아침은 곧 보약이드래요

    아침 먹기 습관은 늪과 닮았다. 건강해지는 걸 몸으로 느끼기에 한번 들여놓으면 빠져나오기가 어렵다. 하지만 첫 발을 내딛기란 쉽지 않다. 서울신문은 CJ㈜와 함께 ‘아침을 먹자’는 건강캠페인을 시작한다. 바쁜 직장인과 학생, 가족들에게 매주 목요일 아침도식락 30개를 무료로 배달하는 행사다. 비용과 시간을 고려해 도시락은 5개단위로 배달한다. 대상 지역은 서울 전지역과 강남구 삼성동에서 퀵서비스로 한시간 이내에 있는 경기지역으로 제한한다. 매주 수요일 오전까지 아침을 먹자 게시판(www.seoul.co.kr)이나 이메일(breakfast@seoul.co.kr)로 사연과 함께 도시락을 신청하면, 사연을 보고 대상그룹을 선정한다. 서울신문은 캠페인을 시작하면서 아침을 반드시 챙겨먹는 세 가족을 만나 이들로부터 ‘아침 예찬론’을 들어봤다. 이들은 규칙적인 생활을 즐겼다. 휴일이라고 해가 중천에 뜰 때까지 늘어지는 일이 없다. 굶거나 폭식도 적었다. 육류보다는 야채와 생선을, 백미 보다는 현미와 잡곡을 좋아했다. 그리고 어린시절부터 아침 먹는 습관을 가지고 있었다. ■ 아침도시락 어떻게 만드나 서울신문과 CJ㈜가 함께하는 ‘아침을 먹자’ 건강캠페인의 아침도시락은 쿠킹스튜디오 ‘노다플러스’(Noda+)가 만든다. 부부 푸드 스타일리스트 김노다(31), 김상영(28) 부부가 웰빙두부 ‘백설 행복한 콩’을 활용해 개발했다. 주 메뉴는 두부샐러드와 두부셰이크. 부부는 매주 수요일 밤 12시∼1시 서울 서초구 하나로클럽 양재점에서 샐러드용 야채를 고른다. 신선한 채소를 구입하려 산지에서 올라온 채소가 매장으로 나오는 밤시간에 쇼핑을 나서는 것이다. 요리 시작은 새벽 5시. 아침 9시까지 도시락을 배달하기 위해서다. 게다가 샐러드는 만든 지 3시간 이내에 먹어야 제맛이 난다. 도시락 배달지역을 서울·경기로 제한한 것도 비용과 더불어 맛을 고려한 선택이다. 도시락에는 행복한 콩 두부(235g)와 미소참깨 드레싱(100g), 야채 샐러드(100g), 깍두기 모양으로 자른 두부(150g), 두부 셰이크(430㏄)가 들어간다. 셰이크는 두부에 우유와 땅콩, 아몬드, 잣 등 건과류를 섞어 갈아 만들었다. 소금으로 간을 맞춰 약간 짭짤하다. 거품이 꺼져 텁텁해지면 빨대나 젓가락으로 저어주면 맛이 살아난다. 야채 샐러드에는 양상추와 유기농 야채 9종류 적양파 양파 파프리카 새싹채소 옥수수 과일 등을 넣었다. 김씨 부부는 청결을 유지하기 위해 1회용 비닐장갑에 마스크까지 착용하고 요리한다. 우선 양파 적양파 파프리카 양상추 등은 얇게 슬라이스한 후 찬물에 담근다. 매운 맛을 없애고 채소를 싱싱하게 만들기 위해서다. 그러나 새싹 채소는 그대로 사용한다. 물에 씻으면 영양소가 파괴되기 때문. 깍두기 모양의 두부에 샐러드 야채를 넣어 드레싱을 곁들이면 웰빙 아침식사가 완성된다. 직장에서도 쉽게 버무려 먹도록 종이펄프 용기에 내용물을 담았다. 인체에 유해한 환경호르몬이 나오지 않는 고급 소재로 전자레인지에도 사용 가능하다. 배달비용과 시간을 고려해 도시락 5개를 한 세트로 묶어 보낸다. 아침도시락이 필요한 사연과 함께 도시락을 5개,10개,15개씩 신청하면 된다. 김씨는 “몸에 좋은 아침 먹거리를 나눠준다는 사명감으로 도시락을 만들 것”이라고 다짐했다. 글 사진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오늘, 아침은 드셨나요.” 챙기지 못했다면 서울신문 홈페이지를 방문해 보세요. 매주 목요일 아침, 아침도시락 30개가 당신을 찾아갑니다. #신청방법 ●누구:아침 도시락이 필요한 독자는 ●언제 수요일 오전까지 ●무엇을 도시락이 필요한 사연과 연락처를 ●어디에 아침을 먹자 게시판(www.seoul.co.kr)이나 이메일(breakfast@seoul.co.kr)로 보내세요. ■ 아침밥 가족(1) 단란한 핵가족 웅진쿠첸 기술연구소 전준섭(38) 차장은 결혼하며 아침식사형으로 바뀐 ‘행운아’다. 어머니가 해주던 아침을 먹다가도 결혼하면 굶기 십상인데 그는 아침을 챙겨 먹는다. “대학 다니며 자취할 때는 아침식사 못 챙겼죠. 아침을 꼭 먹어야 하는 아내를 만나니까 자연스레 습관이 바뀌더군요.” 아내 문수량(36)씨에게 아침식사는 필수과목이다. 평생 아침밥을 굶은 횟수가 열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아침을 거르면 기운이 없어서 밖에 나가지도 못해요.” 경남 양산시 원동면 시골마을에서 자란 장씨는 어려서부터 온가족이 둘러앉아 아침을 먹었다. 그 습관은 자취하며 직장을 다닐 때도, 결혼 후 10년 동안 변하지 않았다. 부모 덕에 딸 소희(10)·재현(6)양도 아침을 거르는 일이 없다. 인천 연수구 청학동에 사는 전씨 가족의 아침식사는 그리 이르지 않다. 남동공단에 자리잡은 웅진쿠첸 기술연구소가 집에서 차로 10분거리이기 때문. 초등학교 4학년인 소희양 학교도, 재현양 유치원도 10분 안팎이다. 부부가 일어나는 시간은 아침 7시30분. 남편이 출근을 준비하면, 아내는 아침상을 차린다. 백미와 현미를 7대3으로 섞은 현미밥은 남편이 개발한 ‘황동 IH 압력밥솥’으로 짓는다. 불리지 않아도 높은 압력과 화력 덕에 20분이면 쫀득한 밥이 나온다. 아내는 그 사이 조개살에 무와 호박, 풋고추, 두부를 넣은 된장찌개를 끓인다. 7시50분, 이제 아이들이 일어날 시간이다. 밥을 맛있게 먹도록 아침식사 10분 전에 깨운다. 남편은 어느새 식탁에 앉았다. 야근이 잦은 아빠가 하루 중에 아이들과 마주하는 유일한 시간이기도 하다. 소희·재현양은 졸린 눈을 비비면서도 자연스레 식탁에 자리한다. 엄마는 반찬을 숟가락에 올려주며 과제물은 다 챙겼는지, 짝궁과 잘 지내는지 물어보곤한다. 소희가 밥맛이 없는지 시래기국에 밥을 말았다. “밥 먹기 싫을 때도 있어요. 그럼 엄마가 빵과 우유를 주죠. 그것도 안 먹으면 학교 못가요.”소희양이 속삭였다. “아이들이 투덜거리면, 아침을 거르면 머리가 깨어나질 않아 공부가 안된다고 타일러요. 한참 클 때라 빈 속으로는 학교를 보낼 수 없죠.” 부지런한 부모가 건강한 아이를 키우는 법이다. ■ 아침밥 가족(2) 맞벌이 부부 “따르릉∼ 따르릉∼.” 6시 30분 자명종 소리에 눈을 뜬다. 결혼 3년차인 경영전문 잡지 엑셀런스 코리아(Excellence Korea) 유승용(31)편집장과 대한YWCA연합회 조영미(30)팀장 부부의 아침이 열렸다. 부인 조씨는 일어나자 마자 밥솥 불부터 켠다. 지난 밤에 안쳐놓은 잡곡밥을 짓는 것. 현미에 검정쌀, 발아현미, 콩 등을 섞었다. 밤새 불린 터라 금방 익는다. 씻고 나올 때면 어느새 밥이 ‘칙칙폭폭’ 요란하다. 기다리던 남편은 불을 끄고 목욕탕으로 향한다. 반찬 챙기기는 조씨가 맡는다. 주말에 만든 밑반찬을 냉장고에서 꺼내고, 지난밤에 끓인 국이나 찌개를 데운다. 남편이 나와 밥을 푸고, 국과 수저를 식탁에 올리면 아침식사 준비 끝. 부부의 조찬모임이 시작된다. 오늘 해야할 일이나 가족·친구들 얘기를 나누며 밥을 먹는다.20분은 쏜살같다. 마무리는 남편 몫. 반찬을 집어넣고, 밥그릇을 개수대에 담근다. 그리고 나란히 출근길에 오른다. 구리시에서 서울 명동과 강남구 수서동으로…. “아침식사는 하루를 준비하는 시간이죠. 얘기를 나누다 보면 정리도 되고, 계획도 세워지죠. 빼먹으면 숙제를 안한 것처럼 하루종일 찜찜하죠.” 조씨는 어려서부터 아침을 꼭 챙겨먹었다. 아침을 거르면 어머니가 학교를 보내지 않았단다. “아침 6시이면 어머니가 창문을 열고, 음악을 틀었죠. 그 소리에 깨어 아침 식탁에 둘러앉곤 했어요.” 결혼할 때도 부모님은 “아침식사를 꼭 함께하라.”고 당부했다. 하루를 함께 시작하는 부부가 서로를 이해할 수 있다는 가르침이었다. 남편 이씨가 집안일을 ‘아내의 일’이 아니라 ‘가족의 일’이라 생각하는 것도 아침식사를 편하게 만든다. 청소, 빨래는 물론 식사 준비도 부부가 함께한다. 남편 이씨는 “보고 자란 것”이라고 했다. 아버지가 7남매를 키우는 어머니를 늘상 도왔기 때문. 명절 때면 부엌에서 야채를 다듬고, 전을 부쳤단다. 부인 조씨는 반조리식품이나 가공식품으로 요리를 하지 않는다. 조미료 대신, 멸치와 표고버섯을 갈아 사용하고, 다시마로 국물을 우려낸다. “아침식사도, 요리도 직접 해보세요. 귀찮기보다는 행복함이 밀려와요.” ■ 아침밥 가족(3) 싱글족 속이 아파서 아침을 먹기 시작했다. 귀찮은 것보다, 더부룩한 게 더 싫어서. 청아출판사 편집부 공영아(31) 과장은 혼자 자취하면서도, 경기 부천에서 파주출판단지까지 출퇴근을 하면서도, 아침을 챙겨먹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중학교 때 아침을 먹지 않고 등교하는 습관이 들었어요.1년쯤 지나니까 속이 쓰리고 아프더라고요.” 병원에 갔지만 신경성이라며 별다른 처방이 없었다. 부모님 걱정에 아침밥을 챙겨 먹었더니 속쓰림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그때부터 ‘아침밥 먹기’가 시작됐다. “대학 때 친구들과 자취를 했지만, 아침식사를 거르지 않으려 노력했어요. 조금만 부지런을 떨면 하루가 편안했거든요.” 그러나 직장생활을 시작해 야근이 잦아지자 아침 식사에 소홀해졌다. 증상은 금세 나타났다. 명치 끝이 아프고, 속이 쓰려 앉아 있기조차 어려웠다. 병원 응급실로 달려갔다. 신경성 위염이라고 했다. 스트레스로 인한 것이라 별다른 치료약도 없었다. “예민하거나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몸이 먼저 신호를 보낸 거예요.” 더부룩한 속을 달래려고 다시 부지런을 떨었다.30분 먼저 일어나 밥을 짓고, 반찬을 차렸다. 한 숟가락이라도 먹으니 속이 나아졌다.“아침을 먹으면 점심에 폭식할 일이 없어요. 규칙적으로 먹으니까 위도, 대장도 건강해지더군요.” 배고픔에 허겁지겁 먹지 않아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란다. 공씨는 바쁘더라도 예쁜 접시에 반찬을 가지런히 놓아 먹는다. 그는 “습관”이라 말했다. 그래도 홀로 반찬 만들기란 만만치 않단다. 그래서 어머니가 경주에서 1∼2개월에 한번씩 택배로 보내주는 밑반찬이 너무나 반갑다. “나물을 데친 뒤 냉동고에 넣어 얼려 보내세요. 별로 녹지 않은 채로 배달되니까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죠.”된장, 고추장, 간장도 할머니와 어머니가 담근 것만 먹는다. 요즘에는 점심도시락까지 들고 다닌다. 식당음식이 지겨워져서다. 남편이 아침밥을 먹기 싫어하면 어떻게 할거냐고 물었다.“설득해야죠. 아내를 위해 아침밥을 먹고, 건강을 유지할 의무가 있다고요. 처음엔 힘들어하겠지만 나중에는 고마워할 거예요.” 그는 자신만만했다. 글 사진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20&30] 고달픈 ‘젊은날의 초상’

    [20&30] 고달픈 ‘젊은날의 초상’

    ‘사오정’(45세 정년), ‘오륙도’(56세까지 회사에 있으면 도둑). 가정과 회사를 위해 젊음을 다 바쳐 일한 40·50대의 절망을 희화화한 단어들이다. 그러나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사회의 급격한 변화는 꼭 40,50대들에게만 절망을 주는 것은 아니다.‘이태백’(20대 태반이 백수),‘삼팔선’(38세 퇴출)이란 말이 등장한 지 이미 오래다. 치열한 경쟁 속에 힘겨워하는 2030들이 겪는 고통은 무엇인지 통계를 통해 들여다본다. ■ 통계로 본 2030의 삶 미래를 향해 꿈을 키워야 할 20대 초반에는 대학등록금이 걱정이다. 인생을 설계해야 할 20대 중·후반에는 직장을 찾아 이리저리 헤매야 하고, 가정을 꾸릴 30대 초반에는 곤궁한 경제사정이 목을 죈다.30대 후반의 든든한 사회기반은 꿈꾸지 마라. 이때쯤이면 퇴직의 불안이 시작되니까. 밝은 보름달도 곧 기울듯 2030의 ‘희망’ 밑에는 ‘현실’이라는 어두운 그늘이 자리한다. 청년실업, 조기퇴출이 우리사회의 평범한 현상으로 굳어지면서 그늘은 더욱 길어지고 짙어졌다. 최근 6개월간 취업전문 업체인 잡코리아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종합해 보면 이런 힘겨운 현실이 그대로 드러난다. 숨 막힐 듯한 입시경쟁에서 해방됐다고 생각하는 순간부터 20대 젊은이들은 대학등록금과 생활비로 심각한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생 159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전체의 3분의1이 넘는 35.5%가 빚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의 평균 부채규모는 500만원. 결코 적지 않은 액수다. 주목할 만한 것은 빚이 1000만원 이상인 대학생이 10명 중 2명꼴인 17.6%나 됐다는 것이다. 학생들이 빚을 지는 가장 큰 이유는 학비였다. 빚이 있다고 답한 대학생의 88%는 학비를 구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돈을 빌리게 됐다고 답했다. 대학과 학과마다 차이는 있지만 한 학기 300만∼500만원에 달하는 등록금을 한번에 구하기는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이 대학 4년 동안 진 빚을 자력으로 갚을 수 있는 길은 오로지 취업뿐이다. 빚 있는 대학생의 60.2%가 대출금 상환을 졸업 이후로 미루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대졸자들에게 취업 현실은 어둡기만 하다. 대학생들이 한해에 취업을 위해 투자하는 사교육비가 평균 161만원이라는 조사결과가 이를 방증한다. ●취업 사교육비 年161만원… ‘바늘구멍´ 입사 대학생 701명을 대상으로 한 사교육 현황조사에 따르면 대학생 10명 중 6명이 취업을 위해 학원에 다니고 있었다. 치열한 취업경쟁을 뚫기 위해 사교육을 받아야만 하는 현실은 대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렇게 학교 안밖에서 나름대로 노력하지만 취업의 문은 멀기만 하다.20대 중·후반의 대졸 구직자 384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일자리를 찾고 있는 젊은이 2명 중 1명은 자기 진로를 결정하기 못한 채 방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적인 어려움을 감수하고 겨우겨우 마친 대학생활이 취업에 현실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었다. 구직자들이 방황하는 이유는 ▲학창시절 다양한 경험을 해보지 못했기 때문 35.3% ▲직장 업무에 대한 경험부족 30.6% ▲대학교육과정에 취업과 직업에 대한 정보부족 20.2% ▲지도교수가 학생취업에 대한 열의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 11.3% 등으로 나타났다. 그러다 보니 스트레스가 대단하다. 조사 대상자의 64.8%는 대학 졸업 후 바로 취업을 해야 하는 사회적 인식이 매우 부담스럽다고 답했다. 이러한 사회적 부담감은 적성이나 미래 가능성에 대해 생각없이 무턱대고 일자리부터 얻고 보자는 ‘묻지마 취업’으로 연결되기도 하고 입사 후 회사생활의 갈등 요인이나 조기퇴사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실제로 우리나라 30대 직장인 중 자기가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10명 중 1명뿐이었다. 전국 남녀 직장인 138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행복만족도 조사를 보면 현재 스스로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직장인은 전체의 12%에 불과했다. 직장인들이 겪는 주요 스트레스는 ▲과중한 업무 40% ▲경제적 어려움 28.4% ▲자신의 무능력 14.4% 순으로 나타났다. ●직장인 10명중 1명만 “행복”… 76% 만성 질병 특히 직장인들의 행복에 경제적 능력이 미치는 영향도 큰 것으로 조사됐다. 연봉 수준별로 직장인의 행복도를 살펴보면 연봉 5000만∼7000만원인 직장인이 행복하다고 답한 비율은 31.8%인 반면 3000만∼5000만원은 19.9%,2000만∼3000만원 13.5%,2000만원 미만 8.6%로 연봉규모에 비례했다. 직장인들의 건강 상태에도 많은 문제가 있었다. 직장인 56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75.7%가 회사생활을 하면서 만성 질병을 얻었다고 했다. 가장 많이 앓는 질환은 위궤양, 속쓰림, 변비, 설사 등 소화기 장애(35.9%)였다. 이어 ▲스트레스 질환 26.4% ▲근골격계 질환 17% ▲두통 5.6% ▲우울증 5.6% ▲호흡기 질환(기침·가래 등) 1.9% ▲당뇨·고혈압 1.9% 순으로 나타났다. 직장생활의 스트레스와 건강 문제는 30대 회사원들이 이직과 퇴직을 고민케 하는 주 원인이기도 하다. 경력 5년 미만 직장인 595명의 설문조사에서는 65.7%가 만약 명예퇴직을 권고받는다면 퇴직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반드시 명예퇴직을 신청할 것이라는 응답자도 22.9%나 됐다. 반면 명예퇴직을 신청하지 않겠다고 답한 사람은 34.3%였다. 퇴직을 신청하지 않겠다고 답한 이유로는 ‘다시 취업하기 어렵기 때문에’가 58.3%로 압도적이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직장인 75% “소화기 만성질환”

    직장인 75.7%가 회사생활을 하면서 만성 질환을 얻은 것으로 조사됐다. 위궤양, 속쓰림, 변비, 설사 등 소화기 장애질환이 가장 일반적이었다. 온라인 리크루팅업체 ㈜잡코리아가 28일 직장인 56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5.7%(424명)가 “직장생활로 만성적으로 앓게 된 질병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질병이 없다.”고 한 사람은 24.3%(136명)에 그쳤다. 직장인들이 가장 많이 앓고 있는 질환은 위궤양, 속쓰림, 변비 등 ‘소화기 장애’가 35.9%로 가장 많았다.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내부고발자 67% “자살 충동”

    내부고발자 67% “자살 충동”

    철도청에 근무하던 A씨.1998년 동료 4명과 함께 조직내 부패와 안전소홀 실태를 언론사에 알리면서 ‘내부고발자’가 됐다. 익명으로 폭로했지만 금세 신원이 노출됐고, 그것은 낙인이 됐다. 전혀 연고가 없는 강릉으로 발령났고, 징계위원회는 그를 형편없는 직원으로 평가했다. 자녀 학비 문제로 큰 빚을 졌고 부인은 파출부 일을 해야 했다. 좌절감과 생활고를 못 이긴 그는 2000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군인이었던 B씨는 97년 관행화된 군사물자 납품비리를 시민단체에 고발했다. 세 번에 걸친 전보 조치와 “잠자코 있지 않으면 죽여버리겠다.”는 협박을 못이겨 그해 전역을 했다. 새로운 일에 대한 스트레스와 경제적 어려움으로 그의 건강은 급속히 악화됐다. 키 178㎝의 건장한 체격에 감기 한번 안 앓던 그는 신경성 장염, 불면증, 십이지장궤양이 겹치면서 2002년 사망했다. 국내 한 재벌그룹에서 근무했던 C씨. 사내 부정을 알리면 포상한다는 시책에 따라 자재 납품 비리를 보고했지만 오히려 승진누락 등의 피해를 봤다. 이 과정에서 여러 차례 쓰러지고 뇌출혈로 장기간 입원도 했다. 회사 이미지 광고를 볼 때마다 혐오감을 느낀다는 그는 지금도 우울증, 소화불량, 악몽에 시달린다. 피폐한 삶을 살고 있는 내부고발자들의 사례들이다. 정부나 기업의 불법이나 부정을 외부에 알리는 내부고발자들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면서 사회적으로 매장되고 건강이 위협받는 데서 그치지 않고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다. 25일 서울대 보건대학원 신광식(전 참여연대 맑은 사회만들기 실행위원장)씨의 박사과정 논문 ‘한국사회 공익제보자의 스트레스와 건강문제’에 따르면 내부고발자들은 제보를 한 뒤 각종 보복을 받고 큰 경제적 피해를 보았을 뿐 아니라 신체적·정신적인 질병을 얻은 것으로 드러났다. 신씨는 2002년 말부터 1년 4개월간 국내 유명 공익제보자 9명을 인터뷰했다. 국내에서 내부고발자의 건강과 스트레스에 대한 연구가 심층적으로 이뤄진 것은 처음이다. 연구에 따르면 8명 중 7명이 스트레스로 인해 우울증, 불면증, 실신, 두통, 악몽과 같은 정신병 증상을 보였다. 또 8명 가운데 6명은 소화불량,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설사, 건망증, 속쓰림과 같은 증상을 보였다. 또 9명 중 6명은 가정 및 가족 관계에서 불화가 생기는 등 ‘사회적 건강’면에서도 어려움을 겪었으며 자살하거나 자살 충동을 느낀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 입원을 하거나 약을 복용한 경우도 9명 중 5명에 이르렀다. 그 이유는 징계·해고, 따돌림, 사법조치, 명예훼손, 물리적 테러, 블랙리스트 등재, 경제적 조치, 공갈 협박 등으로 조사됐다. 신씨는 “여러 요인 가운데 명예훼손과 따돌림 등의 경우 건강문제가 더 심각했다.”면서 “공익제보자에 대한 보호와 경제적 인센티브 외에 이들의 도덕성을 존중해 줄 수 있는 장치가 절실하다.”고 밝혔다. 그는 내부고발자들에 대해 정부가 경제적인 도움뿐 아니라 공무원 대상 강연회에 초청하는 등 예우를 해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참여연대 이재근 간사는 “현재 국내에는 2002년 발효된 부패방지법에만 부패신고자 보호조항이 있을 뿐”이라면서 “신분상 불이익 방지 등이 명문화돼 있지만 질적이나 양적인 면에서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열린우리당 정성호 의원측에서 정부뿐만 아니라 민간기업의 내부고발자까지 보호할 수 있는 내용의 법안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7일 TV 하이라이트]

    ●어여쁜 당신(KBS1 오후 8시25분) 죽은 아내와 인영 사이의 애틋한 감회에 사로잡힌 재민 앞에서 인영은 슬픔의 눈물을 떨구고 만다. 친구를 만나던 진아는 이 광경을 목격하자마자 집으로 달려가 새 언니에게 남자가 있다고 떠벌리고, 이야기를 전해들은 옥진은 기가 막혀 할 말을 잃는다. ●여자 플러스(SBS 오전 11시10분) 빡빡한 스케줄 속에서도 활기찬 모습을 보여주는 탤런트 김형자에게는 그만의 건강 노하우가 있다.‘제철 음식’이 첫 번째 건강 방법이라는 김형자는 봄철이면 한창 살 오른 대게로 충분한 영양을 공급받는다. 양배추즙으로 신경성 속쓰림을 고쳤다는 김형자의 양배추 예찬도 들어본다. ●생방송 쟁점토론(YTN 오후 3시5분) 표지에 독도가 ‘자기 땅’이라며 사진까지 실어 과거 침략의 역사를 합리화하는 등 일본 역사교과서가 개악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런 일은 일본 정부가 주도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더하다.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 무엇이 문제이고, 우리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토론해 본다. ●EBS스페셜-독일의 역사교육(EBS 오후 10시) 600만명의 유태인을 대량 학살했다는 전무후무한 과거를 가진 독일. 그들은 자신들의 이런 부끄러운 역사를 후손들에게 철저히 가르친다. 다시는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다. 과거사 교육의 모범이라 할 수 있는 독일의 역사교육 현장에서 바른 교육이 무엇인지를 모색해 본다. ●논스톱5(MBC 오후 6시50분) 정이의 학과 선배 테이가 논씨네 아이들에게 자신의 신곡 ‘그리움을 사랑한 가시나무’의 뮤직비디오 제작을 의뢰한다. 뮤직비디오의 주인공은 경준과 수아에게 부탁한다. 수아와 경준이 함께 연기하는 일이 아무렇지 않다는 진우의 말에, 출연을 꺼려했던 수아는 발끈해서 경준과 찍겠다고 나선다. ●마법전사 미르가온(KBS2 오후 6시40분) 마패와 장미의 사이가 좋지 않자 미르와 가온은 걱정스럽다. 원로회의파와는 말하지 않겠다며 마법반지로 공격을 하려는 장미 때문에 마패는 충격을 받고, 과거 장미와 함께 마녀회의파였던 자루를 인간세계로 부른다. 마패는 자루의 도움으로 장미가 꿈 조종마법에 걸렸다는 것을 알게 된다.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64)영산강 그리고 홍어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64)영산강 그리고 홍어

    봄 바다에 진달래 꽃빛이 드리울 무렵이면 홍어의 북상이 시작된다. 한류성 어족인 홍어가 남쪽 바다에서 자취를 감추면 봄이 완연하다는 증거이다.‘자산어보’에도 ‘동지 후에 비로소 잡히나 입춘 전후라야 살이 두껍고 제맛이 난다.2∼4월이면 몸이 쇠약해져 맛이 떨어진다.’고 했다. 요즘 사람들,‘흑산도 홍어’를 입에 달고 산다. 당연히 흑산도를 홍어문화의 본산지로 안다. 홍어 주산지가 흑산도임은 분명하지만, 홍어 식도락문화의 본향은 영산포다. 잡힌 홍어들이 배에 실려 구비구비 영산강 뱃길을 따라 일주일여를 올라와 옛 남도의 물류거점이었던 영산포에 닻을 내리면 어느새 홍어는 ‘푸욱∼’ 발효되어 예의 ‘썩은 홍어’가 되고 만다. 냉장시설이 없던 시절, 먼 뱃길을 따라 올라오는 사이에 자연발효돼 독특하고 절묘한 맛을 연출하는 것. ●1915년 우리나라 유일의 강변등대 설치 영산포는 흑산도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곳이다. 흑산도 앞 영산도 사람들이 왜구들을 피해 몰려와 살면서 ‘영산포’라는 지명이 붙었기 때문이다. 섬과 강변, 바다와 강은 이렇게 하나로 연계되었다. 정작 흑산도 사람들은 ‘싸하게 썩힌’ 홍어보다 생물을 좋아한다니 역시 홍어 원조는 영산포임에 틀림없다. 사실 홍어는 백령도 근해에서도 많이 잡힌다. 그러나 경기 일원에는 판로가 없다. 제값을 받으려면 백령도에서 잡은 홍어도 영산포까지 가져와야 했다. 뱃길로 보름여, 혹은 차에 실어 먼 길을 내려오다 보면 그 새 홍어는 삭아 제 살에 다른 맛을 들이곤 했으니,‘실크로드’에 견줄 서해안의 ‘홍어길’이 아니겠는가. 오늘날 영산강은 이름만 옛 강이로되 사람도, 풍광도 옛것이 없다. 하구언이 막히면서 물길이 끊겨 ‘끝발 날리던 포구’의 영화도 막을 내리고 말았다. 조운선이 진을 치고, 남도의 숱한 어선들이 모여들어 도회를 이뤘던 영산포에는 홍어뿐 아니라 흑산도·낙월도 등지에서 올라온 소금과 온갖 해산물이 철철이 산을 이뤘고, 이 ‘갯것’들은 ‘염질’을 거쳐 광주 등 내륙의 대처로 팔려나갔다. 등대는 바다의 상징이다. 누구나 그렇게 아는 등대가 이곳 영산포에는 바다가 아닌 강에 서있다. 우리나라 유일의 강변 등대이다.1915년에 설치됐는데, 그 시절 얼마나 많은 배들이 몰려들었으면 여기에 등대를 세웠겠는가. 그 관록의 강변에는 지금도 홍어집들이 즐비해 옛날의 영화를 증언하고 있다. 필자가 영산포에 들어선 날, 마침 한 방송국의 홍어문화 촬영을 위해 이곳을 찾은 영화배우 오정해씨와 조우했다. 목포에서 태어나 이곳을 자주 찾는다는 오씨는 ‘장군의 아들’을 촬영했던 이곳 옛 거리에 깊은 애착을 갖고 있었다.“일제시대에 지어진 이런 건물들을 잘 보존해서 교훈으로 삼어야 쓸 것인디, 자고 나면 없어지고 해서 정말 안타깝지요.” 이곳 선창의 창고 건물이나 가게터들은 근대 백년의 확실하고도 소중한 증거들이지만 그 노쇠함이 도도한 개발 붐을 버텨내지 못한다. 천만 다행으로 ‘영산포선창 근대거리’를 조성하는 계획이 입안되고 있다. 나주시 김종순 학예사는 “근대 문화유산의 보고인 영산포거리 보존은 영산포뿐 아니라 남도 포구문화의 핵심을 지키는 일이기도 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토종 홍어 빈자리 칠레산이 대신 옛적, 일제는 널디 너른 나주평야의 쌀들을 영산포에 모았다가 일본으로 실어냈고, 지금도 남아 있는 정미소 건물은 이런 수탈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개항과 더불어 왜인들이 이곳에도 몰려왔으니, 영산포는 영산강 하구의 목포와 쌍벽을 겨누던 침략의 대상이기도 해 당시 동양척식회사의 문서고가 지금까지도 남아 있다. 이제 흑산 앞바다에서 잡히는 홍어는 거의 없다. 그나마 올해는 예기치 못한 풍어로 뜻밖에 홍어 맛을 보기는 하지만 값이 비싸 범접이 쉽지 않다. 그런 탓일까.‘민주당 홍어’라는 말에서 읽히듯 홍어는 정치권에서도 고급 선물용으로 으뜸이다. 한화갑 민주당 대표에게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홍어 두 마리를 선물로 보낸 일화가 홍어의 위상을 웅변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이 목포 인근이라는 사실과 결부되어 ‘홍어정치’라는 말까지 나왔으니, 아마도 물고기 중에서는 가장 높고, 크게 노는 게 홍어 아니겠는가. 토종 홍어의 빈자리를 칠레산 등 수입산이 채운다. 칠레 홍어를 처음으로 들여다 판 사람은 ‘영산강 지킴이’로 불리는 양치권(영산강홍어 대표)씨. 부산으로 유학을 떠나 수산대학을 졸업한 양씨는 20여년 전인 지난 83년에 원양어선을 타고 칠레까지 진출해 그곳 홍어를 알게 됐다. 주변에서 그를 ‘홍어잡이와 보급, 홍어식도락에 일생을 바친 사람’이라고 평하거니와 남도문화의 중심 먹을거리에서 전국구 음식으로 퍼져나가는 홍어 붐의 배경에 양씨의 숨은 노력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는 “냄새도 못맡던 사람들이 홍어의 진미를 알고 찾는 것만도 고마운 일”이라며 넉넉하게 웃는다. 하구언 때문에 막힌 것은 물길만이 아니다. 국산 홍어 자체의 수급도 막히고 말았다. 이제 흑산 앞바다에서 잡히는 홍어는 거의 없다. 잡히지 않는 홍어가 수급조차 안 되니 눈길은 자연히 칠레 등 외국으로 돌릴 밖에. 말이 칠레산이지 전문가들이 우리 홍어와 맛이 가장 닮은 것을 용케 골라 수입하기 때문에 때깔도 그렇거니와 삭혀 놓으면 맛까지 흡사하다. 물론 살 씹히는 맛이야 우리 것을 따를 수는 없지만…. 홍어를 칠레에서만 들여오는 건 아니다. 아르헨티나·미국·뉴질랜드산도 한 자리를 잡고 앉으니 홍어어물전만큼 세계화에 일찍 눈뜬 곳도 없다. 물론 수입산도 맛이 제각각이다. 예부터 오방풍토부동(五方風土不同)이라 했다. 풍토가 다른 데 맛이 같을 수 없다. 홍어는 남도 사람들의 관혼상제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별식이다. 오죽하면 “홍어 빠진 잔치는 잔치도 아니여.”라는 말이 나왔을까. 전라도와 무관한 서울 사람들의 혼례식에까지 홍어가 등장하는 것은 그만큼 문화 전파의 힘이 강력함을 의미한다. 홍어문화는 전라도 특유의 것이되 20세기 후반부터 차츰 북상하여 이제는 가히 전국구로서 손색이 없다. 문화변동의 중요 사례로 역사에도 기록해 둘 일이다. ●홍어요리의 제왕 ‘홍탁삼합’ 알싸한 맛 그만 홍어는 정말이지 버릴 게 없다.‘애’라고 부르는 내장은 날것으로도 먹지만 요즘 철에 보리 새싹을 뜯어넣고 끓여낸 홍어탕은 맛의 고향이라는 이곳에서도 ‘맛을 못보면 한 철 땡친다.’고 할 만큼 선호도가 높다. 보리싹이 어우러진 홍어탕은 쑥국, 냉잇국과는 또 다른 격조의 식도락이다. 연한 뼈가 오독오독 씹히는 튀김에 무침과 전, 찜, 회, 탕, 심지어 새로 개발된 탕수육까지 홍어요리의 지평은 자꾸 넓어진다. 그러나 이런 것을 모두 제압하는 것이 바로 ‘홍탁삼합’이다. 홍어에 막걸리와 묵은 김치, 기름 뺀 돼지고기 수육을 곁들이는 삼합의 도도한 취흥은 어떤 음식도 따를 수 없는 홍어문화의 절정이다. 군동내 풍기는 묵은 김치와 익힌 돼지고기를 곁들여 막걸리 한 사발을 들이켜면 그것으로 ‘끝’이다. 이 절정의 중심에는 홍어와 ‘환장하게 잘 맞는’ 김치가 있다. 진한 젓갈로 맛을 내 겨우내 곰삭힌 김치맛이 삼합의 묘미를 보장하는 것인지라, 같은 홍어라도 다른 곳 김치에 싸먹으면 그 맛이 영 아니다. 그 홍어식도락은 홍어 삭힘이 전부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푹푹 찌는 두엄더미 속에 묻어 사나흘 푸욱∼ 썩힌 홍어의 아린 맛과 특유의 향내는 홍어식도락의 절정이다. 외국인들이야 이 냄새와 맛에 저절로 나가 떨어지지만 그 ‘치명적’인 향내야말로 홍어를 가장 홍어답게 하는 것이니, 누가 그 절차에 시비를 걸겠는가. 썩은 두엄더미 속에서 썩혔어도 세상에 홍어먹고 탈났다는 이가 없으니 이 절묘한 과학성과 문화성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홍어의 발효과학은 아직 미궁이다. 분명한 것은 다른 물고기보다 10배나 많은 요소가 발효 과정에서 암모니아로 변하면서 알칼리성으로 숙성된다는 점. 현장의 발효실에 들어서니 마치 온 몸을 소독하는 기분이다. 양치권씨는 코를 내두르는 필자에게 “만병통치실에 들어온 소감이 황홀하지 않느냐.”며 너스레를 친다. 홍어가 내뿜는 기운이 워낙 강해 이곳 일꾼들은 피부병을 모르거니와 홍어를 안주 삼아 술을 마신 뒤 속쓰림이 없는 것도 홍어의 강력한 알칼리성 때문이다. 홍어. 요즘의 ‘웰빙’ 개념에 딱 들어맞는 발효식품이다. 홍어를 민간에서 천식과 관절염, 골다공증 등에 좋다고 여긴 것도 강한 냄새와 뼈까지 씹어먹는 섭생 특징에서 비롯됐으리라. 최근에는 홍어가 항암성분을 가졌다는 연구 결과까지 제시돼 잘나가는 판에 날개를 단 형국이다. 영산포 사람들에게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는다. 남도 사람들은 덜 익은 홍어를 즐기는 반면 서울사람들 중에 간혹 옛 맛을 잊지 못하는 팬들은 남도 사람들도 코가 얼큰할 만큼 쏘는 맛이 강한 놈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진짜 강력한 맛을 본바탕보다 서울 사람들이 선호한다니 맛의 유전인자가 갖는 강력한 이동성의 증거가 바로 여기에 있지 않을까. ● 하구언 없는 영산강의 진짜 봄을 꿈꾸며 전라도 속담에 ‘만만한 게 홍어 거시기’란 말이 있다. 그토록 귀하고 맛있는 홍어가 왜 ‘만만한 것’으로 비유됐을까. 솔직히 필자도 홍어를 찾아나서면서 그 대목이 가장 궁금했다. 수컷의 생식기는 한 쌍으로 꼬리 양쪽에 길게 늘어져 있는데, 이게 아무짝에 쓸모가 없다. 그래서 어부가 숫놈을 잡으면 우선 홍어거시기부터 잘라 버려 ‘만만한 게 홍어 거시기’가 되었단다.‘자산어보’에 ‘수놈에는 양경이 있다. 그 양경이 곧 척추이다. 모양은 흰 칼과 같은데, 그 밑에 알주머니가 있다. 두 날개에는 가는 가시가 있어서 암수가 교미할 때에는 그 가시를 박고 교합한다. 낚시를 문 암컷을 수컷이 덮쳐 교합하다가 함께 잡히기도 한다. 결국, 암컷은 먹이 때문에 죽고, 수컷은 간음 때문에 죽어 음(淫)을 탐내는 자의 본보기가 될 만하다.’고 적었다. 실제로 암수가 붙은 채로 끌려 올라오는 경우가 많은데, 그 놈들은 갑판 위에서도 떨어질 줄을 모른단다. 그래서 어부들은 ‘그 꼴이 거시기 해’ 수놈의 양물을 싹둑 잘라 버리니 ‘만만한 게 홍어 거시기’ 아니겠는가. 낚시를 문 암컷을 덮치는 수놈, 그 처절한 섹스의 미학을 홍어가 연출하는 셈이니, 과연 놀라운 섭리라 하겠다. 하구언 때문에 바닷길이 막힌 강변을 따라 걸었다. 봄빛이 완연하다. 그 옛날, 얼음이 녹으면 겨우내 잠자던 배들도 이곳 영산포로 뱃머리를 돌렸으리라. 하구언 없는 영산강의 진정한 봄은 과연 언제쯤 맞을 수 있을까. 한 쪽에서 일고 있는 ‘하구언 없애기’야말로 영산강에 대한 축복이며, 생태환경에 대한 각성이 없었던 지난 시절에 대한 통렬한 반성의 증표가 아닐까. 홍어에만 글을 받쳤지만 어찌 영산강에 홍어문화만 있었을 것인가. 남도 사람들의 온갖 애환을 실어나른 영산강 뱃길문화의 복구야말로 바다와 강이 만나는 문화 다원성의 값진 복원 아니겠는가.
  • ‘소주파·맥주파’ 술 마니아 세계

    ‘소주파·맥주파’ 술 마니아 세계

    술은 우리에게 어떤 존재인가.‘술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술이 너무 좋으니 마셔서 없애자.’는 등 술에 대한 평가도 다양하다. 술에 대한 평가가 무엇이든 술 없는 세상이 올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술 소비량은 슬로베니아에 이어 세계 2위다. 우리가 즐겨마시는 술은 소주와 맥주다. 경제난이 심각할수록 술 소비가 늘어난다는 통계를 보면 ‘화풀이’나 ‘사교용’ 등 각종 만남에서 술을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다. 불경기에 술 소비량이 늘어나지만 지갑이 가벼워서인지 소주 증가율이 맥주 증가율을 뛰어넘는다는 수치도 나와 있다. 지난해 국내 소주 소비량은 모두 108만 1833㎘(360㎖들이 30억 509만병)로 1년사이 3.8%, 맥주는 173만 4331㎘(34억 6866만병)로 1.2% 늘었다. 불경기를 나타내는 지표라 할 수 있다.20세 이상 성인 3500만명을 기준으로 국민 1인당 소주 86병, 맥주 99병을 마신 셈이다. 양으로만 따지면 맥주가 소주를 앞선다. 여러 동호회 가운데 소주면 소주, 맥주면 맥주만 찾아다니는 별난 마니아들도 있다. 이들의 별난 세계로 살짝 들어가 보자. “한국을 대표하는 술은 뭐니뭐니 해도 소주라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대표 술 동아리를 자부한다는 ‘소사모’(소주를 사랑하는 모임) 운영자 최경석(36·서울 송파구 송파동·인터넷마케팅)씨는 큰 부담 없이 진솔한 대화 속에 나눌 수 있는 술이 바로 소주라고 강조한다. ●“왜 술로 뭉쳤나” 지난 6일 오후 5시 서울 지하철 2호선 신천역 인근의 한 음식점에서 그와 동아리 회원들을 만났다. “술을 매개로 하지만, 일상생활에 지쳐 쫓기며 술을 마시는 게 아니라 편안한 이웃으로 정(情)을 나누자는 게 동호회의 취지입니다.”. 비슷한 차원에서 볼링으로 심신의 피로를 푸는 ‘망치회’와 전국 각지로 여행을 떠나는 ‘소나무회’라는 소모임도 거느렸다. 최씨는 “지금까지 회원끼리 결혼한 커플만 해도 12쌍에 이른다.”고 자랑을 늘어놓는다. “술 동호회 하면 이상하게 쳐다보지는 않는지…. 주변에서 ‘소사모’를 취재한다고 하니 음주를 부추기는 게 아니냐고 하던데요.”라고 되물었다. “천만에요. 그냥 술을 마구 마시기만 하는 모임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예컨대 와인을 즐기는 모임이라면 문화적인 것처럼 여기는 인식이 잘못이지요. 그런 성격이라면 굳이 동호회까지 만들 필요가 없는 것 아니겠어요.” 다시 물었다.“왜 하필 소주인지 궁금합니다. 일반적으로 술은 나쁘게 비쳐지지는 게 사실이고, 더군다나 소주는 독주인데 마시다 보면 동료들 사이에 더러 실수도 따르잖아요.” 이번엔 옆에 있던 소사모 회원 명현숙(31·여·서울 강남구 압구정동·회사원)씨가 곧바로 맞받아쳤다. “명색이 같은 취향으로 뭉친 사람들이어서 주정한다거나 나쁜 모습을 보인 경우, 일부러 배척하는 것은 아니지만 모임에 나타나지 않게 돼요. 또 알코올 중독의 기미가 있는 사람은 대부분이 혼자 즐기는 편이랍니다.” ●“가장 ‘술’스러운 소주” 소주 동아리는 1999년 6월 첫 발을 뗐다. 당시만 해도 그냥 술 동아리는 많은데 한국의 술 하면 내놓을 수 있는 고유의 소주에 대한 모임은 없다는 점에 착안했다. 출범한 지 한달 만에 회원 1000명을 돌파해 스스로도 놀랐단다. 현재 정식 회원은 전국적으로 1840여명이다. 나이를 따지면 26∼50세, 직종으로는 학교 선생님에서부터 자영업자까지 다양하다. 최씨는 “어떤 사이든 ‘쐬주 한잔 어때?’라는 말이 상대방을 친근하게 여기는 정감의 표시인 데다, 부담 없는 가격에 진솔한 얘기를 나누도록 만드는 게 바로 소주”라며 웃었다. 소주 서너잔이 돌았을까 말까 할 무렵 또 다른 회원 김한수(32·서울 마포구 아현동)씨도 거들었다. “누구든지 만취는 아니고 어느 정도 술 기운이 돌 때면 솔직해집니다. 위스키와 같이 너무 독하지도 않으면서 맥주에 비해서는 약간 도수가 높은 술이라 적당한 편에 속하잖아요.” 그는 “아직도 일반적으로 직장 등에서 갖는 술자리는 거의 반강요에 의한 게 많은 듯하다.”면서 “기분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마시는 술은 반드시 탈을 부른다.”고 덧붙였다. 최씨도 “직장에서 불편한 자리에 갔다가 어색하게 술을 마신 뒤, 편안하게 한잔 하자며 새벽에 회원끼리 연락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원래 맥주를 많이 마시다가 술자리에서 웬만큼 취하면 목소리가 높아지는 등 ‘오버’하는 버릇이 있어 소주로 술버릇을 고치려다가 동호회에 가입했다는 얘기를 들려줬다. 맥주로는 가늠하기가 매우 어렵지만 소주의 경우 주량이 조금씩 높아지면서 ‘매너’도 배우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들은 신바람나는 만남일 경우 소줏잔이 웬만큼 돌아도 걱정될 정도로 취하지 않는다는 증거를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를 하나 손꼽았다. ●20명이 236병 거뜬히 “새천년을 앞둔 1999년 10월의 마지막 밤을 추억으로 남기기 위해 강원도 강릉에서 모였을 때입니다.” 소사모 회원 20명은 낯설지만 경치가 빼어난 바닷가에서 소주 236병을 비웠다고 했다. 오후 7시에 시작해 다음 날 오전 11시까지, 무려 16시간이나 술을 들이켰다는 얘기다. “아니, 그러고도 아무 일 없었느냐.”고 묻자 이들은 “티끌 만한 사고도 일어나지 않았다. 대화를 많이 하기 때문이다. 다른 술자리에서는 어정쩡하게 놀며 묵묵히 술만 마시는 사람이 꼭 뒤탈을 낸다. 말이 곧 안주인 셈”이라고 고개를 내저었다. 편한 술자리일수록 많은 얘기를 나누기 때문에 술도 덜 취한다는 근거에 대해 거짓말같은 얘기도 나왔다. 체내 알코올은 10% 정도가 호흡기를 통해 배출되기 때문이란다. 음주 뒤 노래를 부르거나 심호흡을 자주 하는 것도 숙취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실제 빨대로 술을 마시면 빨리 취하는 것도 다름 아니라 호흡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회원들은 한 사람의 주량이 평균 3병 정도 된다고 설명했다. 안주를 잘 하는 음식점을 찾아다니는 일도 빼놓을 수 없다. 서로 정보를 주고받기도 하고, 뜻이 뭉쳤다 하면 그런 곳으로 모여든다고 한다. 서울 서대문구 신촌 등 몇몇 곳에는 아예 회원들의 아지트도 생겼다고 한다. ●소주 감별에도 자신감 명씨는 “서울시내에 찍어둔 맛집만 30곳은 된다. 그런데 하루는 후배가 맛집을 소개하는 방송 프로그램에 나왔길래 웬 일이냐고 물어봤더니 동원됐다고 하더라”면서 “특정 방송사의 맛집 지도는 어딘가 짜맞춘 듯한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최씨는 서울신문의 송기원의 맛집 코너에 믿음이가 스크랩까지 한다고 거들었다. 안주에 대한 얘기로 돌아가자 최씨는 중요한 게 있다며 끼어들었다. “보통 소주 하면 ‘진 안주’, 다시말해 국물 있는 안주가 좋다고 하는데 천만의 말씀입니다. 소주라고 해서 그런 것은 아니고, 씹을 것이 나아요. 위장에도 물 종류만 들어가는 건 나쁘다고 하니 소주의 경우에도 들어맞지요.” 이들은 매월 둘째주 토요일에 각 지역마다 대표자들이 주선하는 정기적인 모임을 갖는다. 전국 모임도 갖는다. 전국 8개 지역에서 유통되는 소주를 회원들이 각자 갖고 참석하는 게 흥미로운 점이다. 소사모에는 특유의 퀴즈게임이 있다. 무작위로 술잔에 부어놓고 8개 지역별 소주의 생산지를 알아내는 방식이다. 같은 회사의 제품이라도 맛이 공장별로 다르다고 입을 모은다. “맛이 다르다는 점을 진짜로 알 수 있느냐.”고 하자 명씨는 기다렸다는 듯 “이 소주는 경기도 ××시에서 생산된 제품인 것 같은데….”라더니 병을 들어 확인까지 해줬다. ●“폭탄주, 소주가 아깝다” 이들의 소주 자랑은 계속됐다. 김씨는 “2002년 신혼여행을 호주로 갔는데 소주가 수출돼 값이 국내에 비해 훨씬 높더라.”고 했고 명씨는 “일본인들은 소주를 우리들이 양주를 마실 때처럼 술집이나 음식점에 ‘키핑’도 해놓는다.”고 알려줬다. 또 최근에 와서야 업체들에 의해 브랜드로 만들어졌지만 소주의 역사는 기록상 고려 성종 때인 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소개했다. 이들은 ‘국민들이 소주를 즐겨 마시는 게 애국심 때문’이라는 묘한 말도 꺼냈다. 외국이나 다른 주종의 경우 업체에서 홍보에 엄청난 힘을 쏟는데 상대적으로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한 데도 소비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소사모 회원들이 말하는 ‘술 빨리 깨는 방법’이 아주 흥미롭다. ‘속이 좋지 않으면 반드시 토한다, 술자리에서는 담배를 삼간다, 술 한잔에 안주 한 점, 한 자리에서 뿐만 아니라 차수를 변경해도 절대 섞어 마시지 않는다, 술 마시기 전에 꼭 식사를 한다.’는 내용이다. 술로 생기는 부작용을 해결하는 방법도 한번쯤 짚어 볼 만하다. 두통과 속쓰림에는 식초 생강차를 권한다. 얇게 썬 생강을 식초에 4∼5일 정도 절여 뒀다가, 술 마신 다음날 아침에 이 생강을 2∼3조각 컵에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 적당량의 벌꿀을 섞어 마시면 된다. 숙취가 남아 있어 몸의 상태가 별로 좋지 않으면 매실차를 마신다. 매실을 구워 놓았다가 잔에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 잘 으깬 다음에 마시면 좋단다. 시금치로 만든 주스도 숙취해소에 ‘딱’이라는 점도 참고사항이다. 녹차도 잎에 있는 폴리페놀이라는 물질이 혈중 포도당을 증가시켜 숙취해소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맥주밖엔 난 몰라! ‘소사모’와 달리 우리나라 대표 맥주가 없어 안타까운 나머지 맥주를 직접 만들어 마시는 모임도 있다. 홈 브루어리(Home brewery·자가양조 맥주) 모임 ‘맥주 만들기 동호회’(맥만동)이 그것이다.2002 월드컵축구대회 무렵 발족해 현재 정회원이 전국에 400여명이다. 그러나 실제 모임에 참여하지 않을 따름이지 자가 양조를 즐기는 인구는 1만 4000여명이나 된다고 입을 모은다.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씩은 ‘하우스 맥주’나 집에서 만든 맥주를 돌아가며 맛보기 위해 끼리끼리 모여든다. 지난 5일 오후 6시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인근 맥주집에서 맥만동 회원 6명을 만났다. 회원 최원규(36·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회사원)씨는 “독일로 출장 갔다가 마신 맥주 맛에 빠졌는데 국내에서는 판매하는 곳이 없어 수소문 끝에 동호회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맥주는 종류를 따지면 100가지도 넘는데 입맛에 맞는 맥주의 세계에 빠지면 벗어나기 힘들고, 시중에서는 가격이 비싸 거품을 빼자니 스스로 만들어 마시는 방법을 택했다. 경기도 파주에서 모임이 있을 때마다 달려온다는 사아랑(34)씨는 “원래 소주파였는데 친구와 우연히 다른 종류의 하우스 맥주를 마신 뒤 이런 맛도 있구나 하는 생각에 맥만동에 가입했다.”면서 “회원들은 맥주 만들기에 쓰는 발효통 3∼5개에 원액캔과 영업용 냉장고까지 갖추고 있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우리들의 입맛에 길들여져 있는 미국식 라이트 맥주는 마케팅 전략으로 다양한 맥주의 맛을 빼앗아 버린 술이라는 게 회원들의 얘기다. 맥주 만들기는 기구소독→원액 녹이기→원액 끓이기→1·2차 발효 과정으로 이뤄진다. 최근에는 초보자들이 학습용으로 쓸 수 있는 ‘홈 브루어리’ 세트를 판매하는 업소도 늘고 있다. 맥만동 역시 맥주를 만드는 정보를 주고 받으며 건전한 음주문화 가꾸기에 힘쓰는 것은 소사모와 같다. 경기도 수원에서 왔다는 성강옥(44·여)씨는 “지난달 28일 집에서 남편 등 회원 17명이 모임을 가졌는데 맥주 20ℓ를 만들어 오후 7시부터 7시간이나 이어졌다.”면서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이 이웃처럼 많은 대화을 나누고, 즐기는 새로운 음주문화여서 좋았다.”고 말했다. 최씨는 “술을 섞어 마시면 한꺼번에 두가지 물질을 분해하는 데 부담을 갖는 인체의 특성상 폭탄주는 금물”이라고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 “만들어 마시다 보니 생강, 인삼, 계피, 심지어 고춧가루를 넣은 맥주 등 다양한 실험까지 가능해져 회원들과 나누어 마시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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